고객확보후 정보보호 뒷짐
국내 인터넷 가입자 10명 가운데 6명의 개인정보가 불법 유출돼 시중에 떠돌고 있다. 이처럼 개인정보를 헐값에 마구 팔아넘긴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인터넷 전체 가입자 1240만명의 62.2%에 이르는 무려 771만명의 개인정보를 사고판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경북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3일 KT, 두루넷, 파워콤, 하나로통신 등 국내 4대 인터넷 서비스업체의 고객명단을 빼돌려 1000만원을 받고 판매한 혐의(정보통신망의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송모(29·서울 화곡동)·김모(27·텔레마케팅회사 대표·경기 시흥시)씨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로부터 명단을 사들여 인터넷서비스망 영업활동을 한 박모(25·텔레마케팅회사 대표·부산 사상동)씨 등 9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송씨 등은 유명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영업실적을 올리기 위한 데이터베이스 공동구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린 뒤 이를 보고 접속한 이씨 등에게 개인정보 ‘1건당 1원’ 정도씩을 받고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에 불법 유통된 정보는 국내 4대 인터넷 서비스업체 가입자들의 고객이름과 주소,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아이디뿐 아니라 일부의 경우 고객 가족관계 정보까지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개인정보가 1원에 불과한 것은 그만큼 유출이 광범하다는 점을 반증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김씨는 모 인터넷서비스업체 총판매점을 운영하면서 본사 전산망에 접속할 수 있는 권한을 악용, 정보를 판매한 것으로 드러나 개인정보 취급·접속권한자에 대한 관리가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음을 그대로 보여줬다. 명단을 산 이씨 등은 이 정보로 타사 고객들에게 접근,“경쟁사에 합병되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우리회사로 계약을 옮기면 사은품·현금을 보상받을 수 있다.”며 허위광고를 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인터넷을 통한 개인정보가 무더기로 불법 유통되는 것은 인터넷업체간의 치열한 신규고객 유치전 때문이라고 경찰은 분석했다.
경찰은 송씨 등에게 가입자 명단을 건네준 인터넷서비스업체 관계자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이들이 불법 정보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인터넷사 관계자의 개입 가능성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경찰은 “개인정보 불법 유출에 대해서는 끝까지 수사를 벌여 엄단할 방침”이라며 “불법 개인정보 유출방지를 위해서는 각종 인터넷관련 가입시 이름 등 최소정보만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