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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팡의 ‘소갈비 배신’

    40대 직장인 김상인(가명)씨는 지난해 8월 쿠팡에서 소갈비 세트를 사 본가와 처가에 각각 보냈다. ‘특S급’ 호주산 청정우라는 점에 마음이 끌렸다. 그러나 며칠 뒤 김씨는 아버지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평생 이렇게 질긴 고기는 처음이었다. 씹을 수 없어 다 버렸다.”는 것이었다. 김씨는 “곧바로 쿠팡 홈페이지 게시판을 확인해 보니 ‘먹을 수 없는 고기를 팔았다’는 항의 글로 도배가 돼 있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4일 헐값의 호주산 소갈비를 최상급으로 허위 광고한 쿠팡(포워드벤처스 한국지점)에 시정 명령을 내리고 과태료 800만원을 부과했다. 쿠팡은 인터넷몰(coupang.co.kr)에서 호주산 갈비 세트를 팔면서 ‘부드러운 육질의 특S급 소갈비’ 등으로 광고했다. 그러나 호주산 소고기 등급 중 특S급은 없다. 실제로 판 제품은 기름이 많고 질긴 42개월령 이하 암소로 ‘S’급이었다. S는 11개 호주산 소고기 등급 중 9번째다. 한우 기준으로는 최저 3등급이나 등급 외에 해당한다. 쿠팡은 이 제품을 52% 할인된 5만 7120원에 판매한다’고 광고하고 사흘 만에 모두 팔아 1억 17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쿠팡은 지난 5월에도 등산용 배낭에 대한 허위 광고로 공정위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았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한화 김승연 회장 항소심 첫 공판

    한화 김승연 회장 항소심 첫 공판

    회사에 수천억원대의 손실을 입힌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로 기소된 한화그룹 김승연(60) 회장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주장하며 첫 공판부터 검찰과 열띤 공방을 벌였다. 22일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윤성원)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김 회장 측 변호인은 “김 회장은 계열사 지원으로 조금도 이득을 받은 바가 없다.”면서 “회사 측의 조치는 사회·경제적 파급효과를 막기 위한 최선의 자체 해결 방안이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준비해 온 프레젠테이션(PT)을 통해 1심 판단을 세세하게 언급하며 무죄를 호소했다. 그는 “부실 계열사에 지급보증을 한 것은 연쇄부도를 방지하기 위한 경영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면서 “근본적인 채무 해소를 위해 내부 부동산 거래를 한 것이므로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간 LIG건설과 웅진홀딩스 등을 언급하며 “한화는 이들과 다르게 계열사 간 거래로 문제를 자체 해결해 시장에 피해를 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동일석유 주식을 김 회장의 누나에게 헐값에 매각한 부분과 관련해 “어머니 소유의 주식을 누나에게 넘겨준 것일 뿐”이라며 “이를 그룹 전체에 대한 배임 행위로 보는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검찰도 40여분간의 프레젠테이션으로 변호인 측의 주장에 맞섰다. 검찰은 “부실한 기업에 자금을 지원해 줬다면 이후에 자금을 변제했더라도 배임죄가 성립된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면서 “원심이 법리를 오해해 지급보증과 관련된 업무상 배임 혐의를 일부 무죄로 판단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회장은 자신의 범행으로 거액의 피해가 발생했는데도 반성하지 않고 있다.”면서 “재벌 비리의 악순환을 끊으려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의식한 듯 변호인 측은 “기업 총수에 대해 무조건 실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대중선동일 뿐”이라면서 “(양형은) 사안에 따라 달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하늘색 수의를 입고 목발을 짚은 채 법정에 나타난 김 회장은 공판 내내 굳은 표정으로 침묵을 지켰다. 김 회장은 구치소에서 이동하던 중 왼쪽 발목을 접질려 금이 간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치열한 공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다음 재판은 다음 달 5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2012 대선후보 심층분석] (11) 안철수 쟁점행적(상)

    [2012 대선후보 심층분석] (11) 안철수 쟁점행적(상)

    시중에서는 최고경영자(CEO) 출신의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착한 이명박’으로 회자되곤 한다. 기업인 중 드물게 공익적 마인드를 갖추고 도덕성을 겸비했다고 하지만 그 역시 경제적 이윤에 민감한 자본가적 속성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안철수 비판론자들은 ‘안철수의 두 얼굴’을 얘기하며, 그를 유력 대선주자로 자리매김하게 하는 데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기부행위를 종종 예로 든다. 안 후보의 출마설로 투기성 자본이 유입되면서 안랩의 주가가 이상 급등했을 때 주식을 팔아 재단을 설립했다는 것이다. 안랩의 주가는 안 후보가 정치 행보를 시작하기 전인 지난해 7월까지 2만원대에 머물러 있었다. 한때 15만~16만원대로 1년만에 다섯 배 이상 올랐다. 김재경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9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2만원 대에 있던 주식이 안 후보의 지속적인 대선 관련 발언으로 16만원까지 올라갔고, 안 후보는 14만원대에 주식을 팔았다.”며 “이는 명백한 주가조작”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후보가 기부와 나눔을 실천했지만, 정치테마주에 투자한 소액투자자의 돈으로 자신의 정치적 자산이 된 ‘안철수 재단’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는 남아있다. ‘안철수 재단’은 선관위가 ‘안 후보의 이름을 딴 재단 명의의 기부는 공직선거법 위배’라는 유권해석을 내리자 명칭 변경 대신 기부활동 중단을 선택했다. 당시 정치권에선 이를 두고 안철수 재단이 사실상 선거전의 전초기지였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 아니냐는 말들이 많았다. 안 후보는 안랩의 보유지분을 사회에 모두 기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에는 ‘선거에서 승리하면’이란 단서가 붙었다. ●“안랩 BW 저가발행… 수백억 차익”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 소장은 안 후보의 수천억원 대 재산의 상당부분이 1999년 10월 초 발행했던 안랩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한다. 그는 당시 안랩이 BW를 저가발행해 안 후보가 수백억원의 차익을 챙겼다고 폭로했다. 황 소장은 저서 ‘안철수, 만들어진 신화’에서 “1999년 10월 7일 안랩은 2001년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오너의 경영권 방어를 명분으로 안철수 개인에게 주당 5만원에 5만주, 즉 25억원의 BW발행을 승인했다.”며 “BW발행 직후인 10월27일 192.3%의 무상증자로 안랩의 발생 주식 총수는 25만주가 늘어나 총 38만주가 됐다.”고 밝혔다. 이후 2000년 2월 9일 액면분할을 통해 주식 수는 열 배인 380만주가 됐고, 2000년 10월 13일 안 후보가 BW를 행사해 총 146만여주를 취득함으로써 2000년 말 총 주식수가 526만여주로 늘어나게 됐다는 것이다. 당시 안랩의 주주는 안 후보와 삼성SDS, 한국산업은행, LG투자조합, 나래앤컴퍼니였지만 BW는 안 후보에게만 발행됐다. 일종의 특혜를 준 셈이다. 그는 안랩이 BW를 발행하면서 시세를 4분의1 이하 수준으로 낮게 책정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 안랩이 BW를 발행한 직후 안랩 주주인 나래이동통신이 주당 20만원에 1만 1500주를 매입하는 장외거래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당시 안랩 주식이 5만원 이상으로 장외거래 됐다면 안랩의 BW행사는 배임, 횡령이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용석 전 한나라당 의원도 지난 2월 “(안 후보가) 2000년 10월 3만~5만원 상당의 안랩 주식을 주당 1710원에 사들이고 1년 후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400억~700억원의 이득을 올렸다.”며 안 후보를 BW 헐값 인수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검찰은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안 후보 측 금태섭 상황실장은 당시 페이스북 ‘진실의 친구들’을 통해 “BW발행이 다른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안랩에서는 투명하게 주주총회를 열고 주주들의 동의를 구해 BW를 발행했다.”며 “(안 후보가)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BW를 발행하려고 했다면 당연히 반대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안 후보에게만 BW를 발행한 것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서였다는 설명이다. 또 “안 후보가 BW발행 당시 행사한 금액 5만원은 회계법인 평가금액 3만 170원보다 높은 금액이고 당시 안랩에 투자한 누구보다도 높은 금액이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황 소장은 “당시 안랩의 주가를 평가해줬던 삼일회계법인의 부대표는 고성천씨로 현재 안철수재단 이사”라며 객관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 밖에 부인 김미경 서울대 의대 교수와 동생 안상욱씨가 안랩 BW발행 당시 각각 이사와 감사로 재직하며 회사 경영에 직간접으로 참여했다는 점도 논란이 됐다. ●국민은행·포스코 사외이사 논란 안 후보가 국민은행 사외이사로 재직했던 때에는 해당 은행이 주관한 온라인 복권(현 로또복권) 사업입찰에 안랩이 참여해 입방아에 올랐다. 안 후보는 공정성 문제가 제기되자 2002년 1월 19일 사외이사직을 사임했다. 당시 안랩이 참여했던 KLS컨소시엄은 이 사업 수주전에 뛰어들어 안 후보 사임 이후 9일 만인 1월 28일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됐다.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14일 “당시 24개 컨소시엄에 보안업체가 반드시 들어와야 했기 때문에 안철수연구소(안랩)는 보안업체로 참여했을 뿐이고, 국민은행 사외이사는 사업수주와 관련한 권한이 없다.”고 해명했다. 공정성을 위해 엄격하게 사외이사직을 수행했을 뿐 문제될 게 없다는 설명이다. 당시 국민은행 측은 안 후보의 사임에 대해 “공정성 시비를 미리 차단하기 위해 사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 사외이사 시절에는 2005년부터 6년 동안 급여 3억 8000만원과는 별도로 받은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행사해 3억 7000만원의 차익을 남긴 것도 논란이 됐다. 안 후보는 사외이사로 선임된 해 스톡옵션으로 받은 주식 2000주를 지난 4월까지 전량 행사했다. 스톡옵션은 기업이 임직원에게 자사주를 액면가나 시세 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매입해 일정기간이 지난 뒤 처분할 권리를 주는 제도다. 임직원에게는 ‘대박’의 기회지만,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며 주가하락으로 이어져 개인투자자들의 손해로 돌아간다. 특히 임직원은 회사 내부 정보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논란이 많다. 안랩 임직원 8명도 최근 정치테마주인 안랩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수억원대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진복 새누리당 의원은 안 후보가 안랩 주식을 통해 브이소사이어티에 속한 지인이 수백억원의 시세차익을 얻게 도와줬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포스코 사외이사 때 받은 또 다른 특혜도 검증대상이다. 안 후보는 미국 유학 시절(2005년 3월~2008년 4월) 포스코로부터 13차례에 걸쳐 일등석 항공권을 제공받아 이사회에 참석했다. 당시 제공된 항공권 가격이 1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나자, 안 후보 측은 “다른 사외이사들과 동일한 대우였다.”고 해명했다.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은 11일 금융감독원 공시자료를 확인한 결과 안 후보가 “2005년 2월부터 지난해 2월 사이 열린 이사회의 의결안 235건 가운데 226건에 대해 찬성했다.”며 “실제로 그는 경영진이 제시한 안건을 대부분 통과시키는 역할에 머물렀다.”고 비판했다. 또 “안 후보가 포스코 사외이사 및 이사회 의장을 할 당시인 2007년부터 2010년까지 4년간 포스코는 38개 자회사가 증가해 재벌 가운데 계열사 증가수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브이소사이어티… 재벌개혁가? ‘친재벌’ 논란은 안 후보가 재벌 2·3세와 벤처기업인 모임인 브이소사이어티에서 활동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 커지기 시작했다. 특히 안 후보가 분식회계 혐의로 구속된 이 모임의 주선자 최태원 SK회장의 구명 탄원서에 서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이 쏟아졌다. 안 후보 측은 브이소사이어티 40여명 전원이 서명했고 안 후보는 그중 한 명일뿐 특별한 관계는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재벌 개혁을 외치는 안 후보가 최 회장의 구명운동을 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그의 신뢰성은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브이소사이어티에 부인 명의로 지분 투자를 한 것도 차명투자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안 후보의 부인 김 교수는 브이소사이어티에 3만 6000주의 지분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는 지분을 모두 정리한 상태다. 안 후보 측은 “안 후보가 개인 대출을 받기 어려워 부인 자금으로 투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국감 하이라이트] 정무위, 朴-文-安 증인 불참 속 흠집내기 난타전

    대선 후보들과 관련된 증인들의 출석 요청으로 ‘상대 후보 때리기’가 예측됐던 금융감독원 국정감사 현장은 잇단 ‘증인 결석’으로 다소 맥이 빠진 채 시작됐다. 그러나 여야 의원들의 대선주자 흠집내기 공방은 계속됐다.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금감원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 국감에서 여야는 한목소리로 대선 주자 관련 인사들의 불출석을 질타했다. 문재인 통합민주당 대선 후보 관련 증인만 일부 출석했고 박근혜 한나라당 대선 후보,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와 관련된 증인들은 나오지 않았다. 박 후보의 조카 사위로 주식 불공정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박영우 대유신소재 회장이 해외 골프장 방문을 이유로 불출석한데 대해 송호창 의원은 “박 후보가 친인척 비리를 엄단하겠다고 했는데, 조카사위가 국회법을 위반하고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특히 국감장에서는 당 대선 후보 검증 설전이 주를 이뤘다. 김기준 민주통합당 의원은 “박영우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스마트저축은행은 주변 시세보다 최대 20배에 달하는 비상식적으로 비싼 보증금을 박 회장에게 지급하는 계약을 맺었다.”면서 “스마트저축은행과 박 회장에 대한 특별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권혁세 금감원장이 “계약은 정상적 거래로 보이며 추후 저축은행 정기검사 때 점검해보겠다.”고 답변했다. 특별 검사나 추가 조치는 없을 것이라는 금융당국 수장의 입장에 대해 야당 의원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새누리당도 문재인·안철수 후보 등을 겨냥하며 역공에 나섰다.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은 법무법인 부산의 정재성 변호사를 증인으로 세워 문 후보가 대표 변호사로 있던 시절 사건 수임료 등에 대해 물었다. 박 의원은 “3년치 부산저축은행 관련 사건을 맡아 59억원을 받았다는 게 세간의 의혹”이라며 “다른 법무법인이 제안해서 함께 맡았다는데 단순히 사건이 많아서 떼어주는 경우는 없다.”고 다그쳤다. 그러나 정 변호사도 사실 관계를 따져가며 강하게 반박했다. 안철수 후보 측과 연관된 이홍선 전 나래이동통신 사장과 원종호 안랩 2대 주주가 불참했지만 여당은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은 신주인수권부사채(BW) 헐값 인수 의혹과 관련해 “안 후보가 5만원에 사들인 BW를 불과 4개월 후 나래이동통신이 20만원에 사들였다.”면서 “안 후보가 BW를 저가로 매입했다는 증거이고 회사에 손실을 끼친 만큼 배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대선 전초전’ 19대 첫 국감

    ‘대선 전초전’ 19대 첫 국감

    2012년 국정감사가 5일부터 시작된다. 19대 국회 들어 처음이자 이명박 정부 마지막 국감인 동시에 대선을 70여일 앞둔 시점이어서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151개 기관을 대상으로 24일까지 계속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4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황식 국무총리가 대독한 마지막 시정연설에서 “굳건한 안보는 국가의 생존과 번영의 기초이며 이제 미래형 전쟁에 대비하는 선진 강군을 만들기 위해 군을 체질적으로 변화시키는 국방개혁을 보다 강도 높게 추진해야 할 시점”이라며 ‘국방개혁법’의 조속한 입법을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또 새해 예산안 편성과 재정운용 방향에 대해 “이번 예산안은 다음 정부가 더 잘할 수 있고, 미래 세대에 희망을 주는 ‘경제활력·민생안정 예산’으로 편성했다.”면서 “내년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수지는 균형재정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어려운 경제여건을 감안해 총지출을 최대한 확대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국감에서는 대선 후보들과 관련한 검증 공방전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 모두 이번 국감을 ‘대선 전초전’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후보 흠집 내기’로 변질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야 간 뜨거운 격돌이 예상되는 상임위는 정무위다. 민주당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조카사위인 박영우 대유신소재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박 회장의 주가 조작을 통한 시세 차익 의혹을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박 후보의 올케인 서향희 변호사의 삼화저축은행 관련 의혹 등도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에서는 안철수 무소속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 대한 철저한 검증계획을 세웠다. 정무위는 안랩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헐값 인수 의혹 관련 증인으로 이홍선 전 나래이동통신 사장, 안랩 2대 주주였던 원종호씨를 채택했다. 또 법무법인 부산의 대표변호사이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인 정재성 변호사를 증인으로 채택, 참여정부 시절 ‘법무법인 부산’의 급성장을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지경위에서는 안 후보의 재벌회장 구명 탄원 논란과 브이소사이어티 활동을 다룰 예정이다. 안 후보의 포스코 사외이사 활동, 재개발 ‘딱지’ 거래 및 아파트 ‘다운계약서’ 작성 논란 등도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문방위와 교과위에서는 박 후보와 관련해 정수장학회의 장학금 지급 선거법 위반 문제와 ‘사회 환원’ 문제 등이 집중 제기될 전망이다. 김효섭·황비웅기자 newworld@seoul.co.kr
  • 국감 도마에 오를 ‘아킬레스건’

    대선을 불과 2개월여 앞두고 열리는 19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는 사실상 대선주자 3인에 대한 검증 무대가 될 전망이다. 여야 모두 상대 진영 후보에 대한 현미경 검증에 국감을 활용하겠다며 날을 벼르고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 검증을 위해 관련 증인을 무더기로 채택했고, 민주당은 각 상임위에서 박근혜 후보의 도덕성 의혹을 검증하는 데 전력을 쏟기로 했다. 대선 전초전의 막이 오른 셈이다. 새누리당에서는 문재인·안철수 후보를 둘러싼 각종 의혹들을 정무위와 교과위에서 집중 검증할 계획이다. 특히 9일 정무위의 금융감독원 국정감사가 최대 공세의 장이 될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문 후보가 속한 법무법인 ‘부산’이 저축은행 변론을 맡아 고액의 수임을 한 데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로 하고, ‘부산’의 대표변호사이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인 정재성 변호사, 유병태 전 금융감독원 국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유 전 국장은 문 후보가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을 지냈던 2003년 당시 부산저축은행에 대해 신중하게 처리해 달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안 후보에 대해서도 정무위에서 안랩이 신주인수권부사채(BW) 헐값 인수로 부당한 이득을 챙겼다는 의혹을 놓고 이홍선 나래이동통신 사장과 안랩의 2대 주주인 원종호씨 등을 불러 질의할 예정이다. 교육과학기술위에서는 안 후보와 부인 김미경 교수의 서울대 채용을 둘러싼 특혜 의혹을 집중 추궁하기 위해 당시 서울대 정년보장심사위원회에 참석했던 김모 교수를 증인으로 신청키로 했다. 민주당도 박 후보에 대한 고강도 검증공세를 준비하고 있다. 초점은 박 후보의 역사인식 논란, 정수장학회 문제, 올케인 서향희 변호사의 삼화저축은행 관련 의혹, 고 장준하 선생의 타살 의혹에 맞췄다.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는 정수장학회 사회환원 공세를 펴기로 했고, 교과위는 정수장학회가 ‘이사장 박근혜’명의로 장학금과 장학증서를 지급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선거법 위반 문제를 추궁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민간인 불법사찰, 대통령 친인척 및 측근비리 의혹을 파헤쳐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부각시키고 이에 대한 박 후보의 책임을 묻기로 했다. 안 후보에 대해서는 ‘협력적 방어’ 자세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2일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 쪽에서 국감과 관련해서 방어 좀 해달라고 전화가 많이 왔었다.”며 “대놓고 (방어는) 못 해도 속 좁다는 소리는 듣지 않도록 과하지 않게 협력적 방어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현정·허백윤기자 hjlee@seoul.co.kr
  • SSCP 상장폐지… 정부 697억 날릴판

    정부가 상속세 명목으로 받은 주식이 상장 폐지되면서 국고 손실이 우려되고 있다. 19일 기획재정부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정부는 전자소재 전문기업으로 코스닥에 상장됐다가 지난 18일 최종 부도처리된 SSCP<서울신문 9월 19일자 15면>의 주식 217만 1448주를 갖고 있다. 거래소는 20일부터 이 회사 주식의 정리 매매에 들어가 29일 상장 폐지시킬 계획이다. 문제는 재정부가 SSCP의 주식을 아직 팔지 못했다는 점이다. 오정현 SSCP 사장은 2008년 증여세 697억원이 나오자 현금 대신 주식으로 세금을 냈다. 재정부 관계자는 “SSCP 부도는 우리뿐만이 아니라 당일 아침 시장에서도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2008년 이후 4년간 주식가격이 상속세로 받았을 때보다 떨어졌기 때문에 헐값에도 팔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재정부는 해당 주식을 비상장주식으로 관리해 공매에 들어갈 계획이다. 법원이 SSCP의 회생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아 청산절차를 밟게 되면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날 SSCP는 부도설로 개장 1초 뒤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불과 1초 사이에 8억원어치 주식이 거래돼 논란이 일었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부평 식구파 일당 66명 검거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9일 인천 최대 폭력조직인 ‘부평식구파’ 두목 주모(40)씨 등 22명을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4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달아난 6명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 중이다. 부평식구파는 두목 주씨가 운영하던 스포츠센터가 경영 악화로 경매에 넘어가자 이를 헐값에 낙찰받기 위해 2010년 9월 인천지법 경매 법정에 조직원 20여명을 동원해 위압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일반인의 경매 참여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실제로 박모(46)씨가 낙찰받자 박씨에게 유치권 명목으로 3억원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고 이에 이들은 2011년 1월 스포츠센터 주차장에서 박씨를 폭행하고 8000만원을 갈취했다. 또 2001년부터 최근까지 부평구, 계양구 유흥업소 4곳에서 보호비 명목으로 매월 200만∼400만원을 갈취하는 등 모두 9억 8000만원을 갈취해 조직 운영 자금으로 사용했다. 부평식구파는 지난해 10월 인천 장례식장 앞에서 벌어진 조폭 난투극 당시에도 동맹 폭력조직을 지원하기 위해 20여명을 집결시켜 위력을 과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한전, 고령군 고압선 토지보상 어느날 갑자기 일방중단… 왜

    한국전력공사가 고압 송전선 선하지(고압선 아래 땅) 보상을 특별한 이유 없이 중간에 중단했다. 토지 소유주들은 “가뜩이나 송전선로로 피해를 입고 있는 주민들을 두번 울리는 처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9일 한전 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1975년에 건설한 345㎸ 서대구~고령 송전선로가 지나는 경북 고령군 운수면 신간리~법리 2㎞ 구간 토지 소유주들을 대상으로 지난해부터 선하지 보상을 하고 있다. 대상은 토지주 79명, 66필지로 보상액은 2억 700만원이다. 한전이 36년 만에 뒤늦게 보상에 나선 것은 토지주 A씨가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한전은 지금까지 토지주 57명, 47필지에 대해 1억 5300만원을 보상했다. 그러나 한전은 최근 별다른 안내도 없이 보상을 일방적으로 중단했다. 한전 업무 담당자인 손인호씨는 “예산이 부족해 보상을 일시 중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보상 토지주들은 “한전이 예산 부족 핑계를 대고 보상에 응하지 않는 토지주들을 길들이려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토지주들의 불만은 이뿐만 아니다. 토지주들에 따르면 한전은 보상에 앞서 관련 주민 설명회를 단 한 차례도 갖지 않았다. 반면 한전은 상속이 필요한 선하지에 대해 상속 절차를 밟도록 했고, 금융기관 등에 권리(근저당권, 압류 등)가 설정된 선하지에 대해서는 구분 지상권 설정 등 까다로운 보상 조건을 요구했다. 토지주들은 “한전의 송전선로 때문에 수십년째 인근 토지보다 지가가 낮게 형성되는 등 정신적·물질적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면서 “40년 가까이 무상으로 사용하다 이제 와서 공시지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보상하겠다는 것은 족쇄를 채우려는 것과 다름없어 이번 보상은 횡포에 가깝다.”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한전 용지보상 관계자는 “선하지 보상은 관련 법에 따른 것”이라면서 “지금이라도 미보상 토지에 대한 협의가 오면 보상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령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박근혜·안철수 제2 전면전 예고

    정치권의 검증 공세에 끌려가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새누리당 불출마 협박 의혹’ 폭로를 신호탄으로 정면 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안(安)의 반격이 그에게 어떤 유불리로 작용할지는 불확실하나 대선 속도감을 가속화하는 기폭제가 됐다. 여권 공세에 대한 안 원장의 대응은 투트랙이다. 공적 영역에 대한 검증은 반론권을 행사하지만 사생활 영역은 음해성 공세로 규정해 정면 대응하고 있다. 30대 목동 여성 교제설 등 정체불명의 루머로 기존 ‘안철수 이미지’를 흠집내는 네거티브는 ‘불법사찰 프레임’에 가두는 역공 전략까지 폈다. 금태섭 변호사의 지난 6일 긴급 기자회견 후 안 원장 측은 추가 대응을 자제한 채 소강 국면을 맞고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당장 정기국회에서 대대적 공세로 맞불을 지필 태세고, 안 원장도 수세적 대응에서 공격적 대응으로 전환한 이상 ‘제2의 전면전’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현재까지 제기된 의혹에 대해 안 원장 측은 대부분 “사실무근”으로 반박했지만 말끔히 해소된 건 많지 않다. 안 원장의 ‘전세살이’ 논란과 포스코 사외이사로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수억원의 차액을 남긴 의혹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새누리당은 정치적 자산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정기국회 상임위를 통해 안 원장의 재산 형성 과정, 즉 신주인수권부사채(BW) 헐값 인수 의혹, 산업은행의 안랩 투자, 포스코 사외이사 활동 등이 ‘현미경 검증’ 대상으로 꼽힌다. 특히 국정감사를 명분으로 정부에 관련 자료를 요청할 경우 또 다른 논란거리가 될 수 있다. 새누리당은 안철수 검증팀도 공식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검증이 사찰로 비치는 것을 차단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박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안 원장과 관련된 제보 중 실명을 밝힌 제보들은 신뢰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선 국면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안 원장 간의 대결 구도로 부각되는 만큼 폭로 공방의 여진이 지속되고 있다. 합리적이고 온건한 이미지를 보이는 안 원장이 여권에 대한 반격을 통해 정치적 카리스마를 만드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거대 조직과 정치력을 가진 여권에 대항하는 야권 주자의 위상을 보였다는 점이다. 향후 그의 지지율에 긍정적 작용을 할 수도 있다. 안 원장의 ‘폭로’ 직후 지난 6~7일 중앙일보와 리얼미터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는 47.3%의 지지율로 안 원장(44.3%)을 앞섰으나 두 사람 모두 1%내의 미세한 지지율 하락세를 보이는 등 ‘불출마 협박’파문이 미친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동환·이현정기자 ipsofacto@seoul.co.kr
  • 남해안 식중독균 검출 5개월 꽉 막힌 수출길… 답답한 어민들

    남해안 식중독균 검출 5개월 꽉 막힌 수출길… 답답한 어민들

    “햇굴 채취가 이달 중순부터 시작되는데, 미국 수출길이 꽉 막혀 답답합니다. 노로바이러스(식중독 원인균)가 검출된 이후 수출이 전면 중단돼 이미 채취한 냉동 굴과 굴 통조림까지 폐기처분해야 할 상황이라 인건비도 못 건질 햇굴 캐기가 불안하기만 합니다.” 남해안 굴 양식 어민과 가공업체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5월 채취한 굴이 냉동창고에 가득 쌓여 있는 터에 햇굴 채취시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냉동 굴이 햇굴 출하시기와 겹쳐 헐값으로 시장에 쏟아지면 가격 폭락이 불가피하다. 2일 통영 굴수협과 경남도 등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난 3월 남해안 ‘지정해역’에서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되자 5월부터 패류 수입을 전면 중단했다. 이어 캐나다와 타이완이 뒤를 따랐고, 일본과 유럽연합(EU)까지 검사를 강화하면서 수출길이 완전히 끊겼다. ●피해액 793억원 추산 굴수협 측은 수출 중단에 따른 피해액은 냉동 굴 2000t(166억원)을 비롯해 굴 통조림 5000t(287억원), 미채취 굴 6000t(340억원) 등 793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어민들은 지난해 수출한 냉동 굴 가운데 리콜을 받은 855t과 올 4월까지 수출한 483t 등에 대한 폐기 비용까지 부담해야 할 형편이다. 통조림은 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HACCP)에 따라 생산돼 미국 바이어들이 확인까지 거쳤지만 리콜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또 올해 생산해 수출용으로 냉동창고에서 보관 중인 997t을 내수로 돌려야 하지만 식용 수요가 많지 않고 사료용 등으로 판매하면 생산비도 못 건질 상황이다. 여기에다 지난해 채취하지 못해 해를 넘긴 ‘월하굴’ 6000여t이 햇굴(연간 20여만t)과 함께 한꺼번에 출하되면 가격폭락은 불가피하다. 유일한 희망은 미 FDA가 다음 달 남해안 지정해역에 대한 위생 재검진을 통해 한국산 어패류의 미국 수입을 재개해 주는 것이다. 경남지역에서 생산되는 연간 20여만t의 굴 가운데 1만 8000여t이 미국 등에 수출되고 있다. FDA는 1972년 교환한 ‘한·미 패류위생협정’ 등에 관한 양해각서에 따라 한산~거제만 등 7개소 3만 4435㏊를 ‘지정해역’으로 등록·관리하고 있다. ●새달 FDA 재검진 통과위해 ‘안간힘’ 경남도 관계자는 “굴 수출이 다음 달 재개되면 큰 문제가 없지만, 계속 중단되면 피해는 내수물량까지 확대될 게 뻔하다.”면서 “어민들과 함께 FDA 재검을 통과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영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씨줄날줄] 화성돈 공사관/노주석 논설위원

    화성돈(華盛頓)은 워싱턴(Washington)의 음역어이다. 음역어란 한자를 이용해 외국어의 음을 나타낸 말이다. 주로 중국이나 일본에서 음역한 말을 한국식 한자음으로 읽기 때문에 원래의 소리와 차이가 나는 게 보통이다. 국명이나 지명, 인명에 음역어가 많다. 구라파(歐羅巴·유럽), 아세아(亞細亞·아시아), 불란서(佛蘭西·프랑스), 독일(獨逸·도이칠란트), 이태리(伊太利·이탈리아), 서반아(西班牙·스페인), 월남(越南·베트남), 인니(印尼·인도네시아), 몽고(蒙古·몽골), 소련(蘇聯·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연방), 희랍(希臘·그리스)은 병행 사용할 정도로 많이 쓰이는 음역어이다. 이 밖에 나성(羅城·로스앤젤레스), 성항(星港·싱가포르), 백림(伯林·베를린), 애급(埃及·이집트), 서전(瑞典·스웨덴)도 빈도수가 높은 편이다. 러시아를 한때 아라사(俄羅斯)라고 불렀는데 아라사국 공관으로 고종이 옮겨갔다는 아관파천(俄館播遷)은 거기서 연유됐다. 기독(基督·그리스도), 야소(耶蘇·예수), 유태(猶太·유대), 구락부(俱部·클럽), 호열자(虎列刺·콜레라) 등도 대표적인 음역어의 범주에 든다. 음역어는 19세기 말, 20세기 초 개화기의 역사적 산물이다. 맞춤법조차 없던 시절이라 한자음을 이용한 외래어 표기가 불가피했다. 지금도 신문기사나 책에 자주 쓰이다 보니 젊은 사람들이 “알아먹을 수가 없다.”라고 불평하는 것을 자주 듣게 된다. 신세대 활용사례도 있다. ‘석호필’이 그것이다. 미드(미국 드라마) 선풍을 가져온 ‘프리즌 브레이크’의 주인공 스코필드에게 음절 구조와 발음을 고려해 재치 있는 한국식 이름을 붙여준 것이다. 미국 워싱턴 DC에 있던 ‘대조선주차(大朝鮮駐箚) 미국 화성돈 공사관’을 102년 만에 되찾았다고 한다. 대한제국 때 고종이 내탕금 2만 5000달러를 주고 사들여 1891년부터 외교권을 빼앗긴 1905년까지 공사관으로 쓰던 유서 깊은 건물이다. 일제가 1910년 단돈 5달러에 매입해 10달러에 미국인에게 팔아치운 것을 정부가 이번에 350만 달러를 주고 되사들였다. 한국전통문화 전시공간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하니 다행스러운 일이다. 헐값에 팔고 비싸게 사 준 서울 정동의 러시아 공사관이 생각난다. 1890년 고종은 러시아 공사관 부지를 2200멕시칸달러(2000년 기준 2억여 원)를 받고 팔았다. 이후 우리 정부는 옛 배재학당 터에 러시아 대사관 건립 부지를 제공하는 등 3000억원 이상의 대가를 치렀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쌍용건설 매각시도 ‘5전 5패’

    이랜드의 쌍용건설 인수가 무산됐다. 이로써 쌍용건설 매각 시도는 5전 5패로 돌아갔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자산관리공사(캠코)는 이날 오후 열린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 매각소위원회 회의에서 쌍용건설 매각을 위한 주식매매계약 가격협상 과정을 보고했다. 협상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인수후보인 이랜드는 쌍용건설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발채무에 대한 보증을 더 해주고 가격을 깎아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캠코와 이랜드는 쌍용건설 지분을 900억원에, 제3자 배정방식의 신주를 1500억원에 사고파는 조건으로 협상을 벌였으나 난항을 거듭했다. 캠코 측은 최근 이랜드에 대한 평판 악화, 헐값매각 시비 등을 우려했다. 당장 쌍용건설은 올해 1000억원 넘게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갚아야 하는 등 유동성 문제에 봉착할 전망이다. 캠코는 2002년 부실채권정리기금을 이용해 쌍용건설 부실채권을 사들인 뒤 출자전환을 거쳐 최대 주주가 됐다. 부실채권정리기금 운용시한은 오는 11월 22일까지다. 이 기간까지 팔지 못하면 쌍용건설 주식은 정부의 공적자금 상환기금으로 현물로 반납하게 된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이랜드의 인수 반대” 쌍용건설 노조 ‘태클’

    쌍용건설 노조가 이랜드그룹의 쌍용건설 인수에 ‘태클’을 걸었다. 이랜드그룹이 인수 우선협상자로 결정된 지 4일 만이다. 노조는 “쌍용건설 지분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이랜드그룹의 인수를 반대한다.”고 6일 밝혔다. 쌍용건설 노조의 인수 반대는 통상 팔리는 기업이 간판을 바꿔 달아야 하는 데 대한 거부감과는 다르다. 쌍용건설 우리사주조합은 지분의 10.04%를 보유한 주요 주주다. 쌍용건설이 매각될 경우 매각 대상 지분의 24.72%를 우선협상 대상자의 인수 가격과 같은 값에 우선 인수할 권리도 쥐고 있다. 2007년 쌍용건설 노조와 우리사주조합은 이랜드와 동국제강 등의 인수에 반대하며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를 추진해 매각이 무산됐었다. 이 때문에 쌍용건설 노조의 입장은 최종 매각 성사 여부를 좌우하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노조가 이랜드그룹의 인수를 반대하는 주된 이유는 ‘헐값 매각’이다. 노조는 주가가 곤두박질친 현 상황에서 매각을 서두르는 것은 특정 업체에 특혜를 주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한다. 2008년 동국제강의 인수 추진 당시와 비교하면 쌍용건설 주가는 6분의1에 불과하다. 반대 이유에는 인수 합병 시너지 효과에 대한 불신과 ‘건설 명가’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속내도 들어 있다. 이랜드는 유통으로 성장한 기업이라서 건설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것으로 노조는 판단한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헐값·특혜논란 쌍용건설 매각 진통예고

    헐값·특혜논란 쌍용건설 매각 진통예고

    쌍용건설 매각이 궤도에 올랐지만 ‘헐값 매각’과 ‘특혜 논란’이 불거지면서 또다시 난항을 겪고 있다. 중견 유통업체인 이랜드그룹은 올해에만 세 차례 유찰된 쌍용건설 인수를 위해 최종 견적서를 제출했지만 안팎으로 반대 여론에 시달리고 있다. 1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쌍용건설의 대주주인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이랜드와 가격조정이 마무리되는 대로 본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이랜드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이번 주중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쌍용건설 노조를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 상당한 진통을 예고하고 있다. 논란의 중심은 헐값 매각에 따른 특혜 여부다. 주가가 바닥을 친 가운데, 굳이 매각을 서두르는 것은 정권 말 특정업체에 특혜를 주는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2008년 동국제강의 인수 추진 때와 비교하면 현재 쌍용건설 주가는 6분의1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매각을 차기정권으로 미루자는 주장까지 등장했다. 노조는 아울러 이랜드의 이종기업 인수가 앞서 대우건설, 극동건설을 인수했던 금호아시아나, 웅진처럼 ‘승자의 저주’를 불러올 것이라고 우려한다. 408%가 넘는 이랜드의 부채비율과 부족한 건설 경험도 반발을 사고 있다. 이랜드는 이랜드건설을 보유했지만 지난해 매출 976억원에 영업손실 66억원으로 ‘곁다리’에 그쳤다. 쌍용건설의 가치가 훼손될 것이란 게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는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금융위원회 앞에서 매각 중단을 요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김성한 노조위원장은 “이랜드의 M&A 과정을 지켜보면 정상적 자금이라기보다 차입이 많아 부채비율이 높아졌다. ”고 주장했다. 노조 반발과 인수자금 출처가 이슈가 된 2010년의 현대건설 인수전에선 우선협상대상자까지 결정된 상태에서 인수자가 뒤바뀌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캠코로선 부실채권정리기금의 운용기한인 11월까지 매각 작업을 마쳐야 하는 상황이다. 쌍용건설은 5000억원대의 우발채무를 갖고 있고, 당장 다음 달부터 500억원가량의 만기채권이 도래한다. 순차적으로 갚아야 할 채무만 1500억원이 넘는다. 반면 대주주가 캠코라 워크아웃이나 사재출연, 출자전환을 택할 수도 없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공익재단-부자의 상상력을 기부하라] 선진 공익재단 현장을 가다 (6)미국 부자와 아프리카 농부의 꿈

    [공익재단-부자의 상상력을 기부하라] 선진 공익재단 현장을 가다 (6)미국 부자와 아프리카 농부의 꿈

    아프리카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서 동북쪽으로 73㎞ 떨어진 무랑가 지역의 사바사바 마을에서 만난 중년 여성 사비나(64)는 이웃 주민들이 모두 부러워하는 성공한 농부다. 고작해야 소 몇 마리 키우거나 소규모 농사를 짓는 영세 농가가 대부분인 이 마을에서 사비나는 소의 이력추적시스템을 도입한 과학적 축산을 하고, 7000㎡(약 2100평) 규모의 바나나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학교 문턱에도 가 보지 못했다는 사비나는 독학으로 글을 깨칠 정도로 활달한 성격과 진취적 성향이 두드러진 여성이었다. 하지만 재작년까지만 해도 그녀 역시 다른 소농들과 마찬가지로 경제적 개념은 희박했다. 그저 열심히 소를 키우고, 농사를 지었을 뿐 수확물을 어떻게 팔아야 제값을 받을 수 있을지, 또 농가소득을 지속적으로 늘리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딱히 고민하지 않았다. 그녀의 눈을 뜨게 한 것은 ‘아프리카녹색혁명동맹’(AGRA)이 케냐 최대 은행인 ‘에쿼티 뱅크’와 손잡고 개설한 경제교실 프로그램이었다. 사비나는 지난해 12주 과정을 수료하고, 인증서를 받았다. 이를 계기로 에쿼티 뱅크에서 농가를 위한 저리 자금을 대출받아 물 펌프를 설치하고, 외양간을 증축하는 등 농사에 비즈니스 개념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그 덕에 지난해 연 소득은 4만 실링(약 480달러, 55만원)으로 늘었다. 케냐의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이 467달러이고, 케냐 인구의 70%가 농업에 종사하지만 농업 소득은 국내총생산(GDP)의 30%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고소득이다. 사비나는 “착실하게 돈을 모아 나이로비에 건물을 짓는 게 목표”라며 활짝 웃었다. 아프리카 농부 사비나의 꿈은 대서양 건너편 미국 부자와 연결돼 있다. 사비나가 도움을 받은 AGRA는 2006년 록펠러재단과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이 아프리카 농가들의 빈곤 타파를 목적으로 기금을 출연해 설립한 비영리 기구다. 나이로비에 본부를 둔 AGRA는 케냐를 비롯해 아프리카 각국의 농가를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AGRA는 사바사바 마을 전체에도 영향을 미쳤다. AGRA의 교육 지원으로 2008년 마을 협동조합이 설립됐다. 기껏 농사를 지어도 중간도매상의 농간에 헐값으로 농작물을 넘겨야 했던 농가들이 힘을 합쳐 생산과 가공, 판매를 주도하면서 가격 경쟁력이 증대됐고, 농산물의 부가가치도 높아졌다. 알렉스 가마우(55)조합장은 “조합이 생기기 전에는 바나나 1㎏에 40실링을 받았는데 이제는 70실링을 받는다.”며 흐뭇해했다. 슈퍼 부자의 기부가 아프리카의 농가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는 나이로비에서 동쪽으로 180㎞ 거리에 위치한 키투이 지역에서도 목격할 수 있었다. 영국 식민지배를 거치며 이 지역은 케냐의 다른 농촌 마을들처럼 전통 농작물 대신 값싼 외국 농작물 종자를 수입해 농사를 지어 왔다. 마나구(가지의 일종) 같은 전통 농작물은 명맥이 끊기다시피 했고, 외국 농작물 비중은 80%를 넘었다. 그러다 2008년부터 생물다양성 연구를 위한 비영리 기구인 ‘바이오버시티 인터내셔널’(BI)의 지역 특산 농작물 지원 프로그램에 힘입어 10여종의 전통 채소를 다시 재배하기 시작했다. 1주일에 두 차례 열리는 마을 장터에서 가장 인기 있는 채소는 단연 마나구였다. 채소 판매상 레나 무상기(35)는 “마나구는 각종 영양소가 풍부해 갖다 놓기 무섭게 팔린다.”고 말했다. 이때 한 청년이 장터를 돌며 상인들에게 뭔가를 팔고 있는 게 눈에 띄었다. 취재에 동행한 BI의 일본인 연구원 모리모토 야스유키 박사는 “BI가 구입한 마나구 씨앗을 싼값에 판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료로 나눠 주는 것보다 소액의 돈을 받고 파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이탈리아에 본부가 있고, 나이로비 등에 지부를 둔 BI는 농업생물자원의 다양성을 확보해 개발도상국의 빈곤과 기아퇴치를 돕는 연구·교육 기관이다. 국제농업연구협의그룹(CGIAR)에 속해 있는 BI는 재정의 대부분을 각국 정부와 CGIAR로부터 지원받지만 일부는 민간 기부금으로 충당한다. 모리모토 박사는 “케냐 빈곤 계층, 특히 여성과 아동의 영양 확보와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한 연구에 게이츠 재단이 1억 달러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게이츠 재단이 아프리카 농가를 위해 기부한 사례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국제축산연구소(ILRI)를 통해 아프리카 농업 혁명을 이끌 과학자들을 후원하는 기금 조성에 동참하고 있다. ILRI의 회의실에는 2009년 빌 게이츠가 연구소를 방문해 연구원들과 기념촬영한 사진이 걸려 있다. ILRI 파견연구원인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의 조창연 박사는 “아프리카 각국 과학자들이 연구소에서 3~6개월간 연구하고 귀국해 현장에 새로운 지식을 접목한 뒤 다시 연구소로 돌아와 연구를 지속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부자들의 자선행위가 단순한 기부에 그치지 않고, 미래를 위한 투자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본 케냐의 농촌은 여전히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조금씩 발전하고 있었다. 부자들의 기부는 그런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하지만 농민 대다수는 그런 사실을 알지 못했다. 사바사바 마을의 농부도, 키투이의 채소 상인도 미국인 갑부 빌 게이츠가 자신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눈치채지 못했다. 게이츠 재단을 비롯한 민간 공익재단들이 농가에 돈이나 물품을 직접 지원하는 대신 전문가 조직을 통해 시스템 자체를 바꾸는 간접 지원 방식을 철저히 고수한 까닭이다. 키투이에서 만난 마을 지도자 피터 물라(43)는 “빌 게이츠가 우리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줬다면 금방 사라져버렸을 것”이라며 “효과가 늦게 나타나더라도 간접 지원이 낫다.”고 말했다. 당장 눈앞의 성과에 연연하기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부자들의 기부 방식은 아프리카 농부들의 삶에 실핏줄처럼 연결돼 있었다. 글 사진 나이로비(케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설 땅 잃는 MVNO

    설 땅 잃는 MVNO

    낮은 요금제를 앞세운 ‘이동통신재판매’(MVNO·일명 알뜰폰) 사업이 출범 1년 만에 어려움에 빠졌다. 시중의 인기 단말기를 구하기 어려운 데다,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는 탓이다.삼성전자는 휴대전화를 대형마트 등에서도 구입할 수 있는 ‘단말기 자급제(블랙리스트제)용 첫 스마트폰 ‘갤럭시M스타일’을 26일부터 판매한다고 25일 밝혔다. 갤럭시M은 지난 1월에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를 통해 출시된 기존 모델이다. 두께 9.9㎜에 4인치 슈퍼 아몰레드(AMOLED) 화면을 쓴다. 다만 이번 자급제용 모델에는 통신사의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이 탑재되지 않았다. 가격은 40만원대 후반이다. LG전자도 자급제용 스마트폰 출시를 위해 기종을 물색하고 있다. 해외에서 판매되고 있는 ‘L스타일’ 등 인기 모델 가운데 1종을 우선 선정해 공개할 예정이다. 팬택 역시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자급제용 모델을 찾고 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속속 자급제용 모델을 선보이고 있지만, 정작 MVNO 사업자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인기가 많은 ‘갤럭시S3’(삼성전자) 등 전략 제품들이 포함되지 않아서다. 적극 마케팅에 나서고 있는 CJ헬로비전도 ‘아이폰4S’(애플) 등 인기 제품은 임직원 전용으로 극소량만 공급하고 있다. 스마트폰 제조사 관계자는 “전략 스마트폰을 론칭하려면 100~200명 인력이 1년 넘게 이통사들과 협의하며 끊임없이 커스터마이징(고객의 요구에 맞춰 주문제작)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면서 “전략 제품은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도 MVNO 사업자에게는 공급하지 않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LTE 서비스가 되지 않는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현재 국내 MVNO 가입자는 약 20만명으로, ‘규모의 경제’를 논하기에는 턱없이 적다. 이통 서비스 및 스마트폰 시장이 LTE 서비스로 재편된 상황인 만큼, LTE망도 개방해야 한다는 게 MVNO 업체들의 입장이다. 하지만 이통사들은 “LTE 망투자비도 회수하지 못한 시점에서 임대 논의는 너무 이르다.”는 입장인 데다, 방송통신위원회도 LTE 시장이 성숙 단계에 도달할 때까지 통신 3사의 사업권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난항이 예상된다. 이통사들이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선불요금제 가입자를 늘리는 관행 또한 MVNO 사업자에게 타격을 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MVNO 업체 관계자는 “MVNO라는 게 고객들이 원하는 요금제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인데, 자신이 원하는 단말기를 구할 수 없으니 ‘돈 없는 사람이나 가입하는 헐값 통신 서비스’라는 이미지가 굳어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곽노현 교육정책에 희생양 된 계약직들

    서울시교육청이 지난달 30일 10년째 시행해 온 “학교도서관 지원 사업을 종료한다.”며 교육청이 운영하는 공공도서관에서 무기계약직으로 근무하던 순회사서 45명을 일방적으로 해고했다. 그러나 시교육청은 사업종료라는 해고 사유와 달리 각 도서관의 학교도서관지원과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데다 최근에는 정규직 직원 2명을 추가로 채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시교육청은 지난달 30일 정독·남산 등 5개 도서관에 소속된 45명의 순회사서들에게 해고 통지서를 보냈다. 해고 사유의 실질적인 이유는 학교도서관 지원사업가 아닌 곽노현 교육감이 지난해 발표한 ‘서울교육 발전계획’에 따라 서울 시내 중학교에 학교사서가 배치되자 더 이상 순회사서의 지원업무가 필요하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시교육청 측은 “중학교에 사서가 배치되면서 순회사서와 예산이 중복돼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2007년 경력 2년 이상의 순회사서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면서 작성한 근로계약서에 ‘사업종료시 해고가 가능하다’는 단서조항이 명시돼 있었다.”면서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10년 동안 일한 직장을 잃은 순회사서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시교육청 측은 지난 13일 순회사서들에게 합의안을 제시했다. 이미 학교사서가 배치돼 있는 초등학교나 중학교의 사서보조로 채용될 수 있도록 예산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순회사서들은 “일방적으로 해고한 뒤 10개월짜리 계약직으로 가라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며 거부하고 있다. 사서보조가 되면 한달 140만원가량의 월급은 90만원으로 낮아지고 학교장과 직접 계약을 맺어야 해 직업안정성도 보장받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남산도서관에서 순회사서로 근무했던 이보경(43·여)씨는 “교육청은 비정규직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헐값에 부려먹으려고 한다.”면서 “사서들의 처우도 조금씩은 나아져야 일할 희망이 생기지 않겠느냐.”며 합의안을 거부한 배경을 설명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눈길 끄는 불황타개 신풍속도] 못난이 농산물 온라인쇼핑몰서 불티

    재배 및 출하 과정에서 생긴 흠집으로 상품성이 떨어진 ‘못난이’ 농수산물들이 경기 불황 덕에 온라인쇼핑몰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폭우에 떨어진 사과, 울퉁불퉁한 토마토, 찢어진 오징어 등이 대표적인 ‘못난이’ 상품으로, 정상 제품보다 절반 이상 싸면서 맛과 영양에는 차이가 없어 알뜰 소비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13일 오픈마켓 옥션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4~6월) ‘못난이 상품’의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증가했다. 같은 기간 G마켓에서도 품목에 따라 판매량이 10~138% 늘어났다. 그동안 흠집 상품이라는 이유로 헐값에 도매로 넘겨야 했던 상품을 농민들이 온라인을 통해 직거래로 내놓으면서 상품 수도 크게 늘었다. 옥션의 식품 카테고리에서 ‘못난이’로 검색하면 관련 상품만 40여개가 나온다. 특히 주스용으로 많이 사용하는 사과, 오렌지, 수박 등 과일이 인기다. 통상 이런 품목은 정상 제품 대비 50~70% 싸다. 옥션에서는 수확 및 건조 과정에서 구멍이 난 흠집 오징어의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증가했으며 G마켓에서도 66% 늘어났다. 꼬마 새송이, 모양이 예쁘지 않아 외면받는 피망·양파·감자 등도 30%가량 싼 가격에 나온다. 작아서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전복도 ‘꼬마 전복’, ‘라면 전복’ 등의 이름으로 초복을 앞두고 인기가 상한가다. 이에 옥션은 ‘못난이 기획전’을 열어 흠집 농수산물을 최대 50%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기도 했다. 옥션 관계자는 “못난이 상품 판매로 소비자는 맛과 영양 면에서 전혀 차이가 없는 상품을 싼 가격에 사고 농민은 새로운 유통 판로를 통해 추가 소득을 얻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밝혔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김병화, 민주 6명 전원 반대표… 결국 낙마하나

    김병화, 민주 6명 전원 반대표… 결국 낙마하나

    고영한·김병화·김신·김창석 등 대법관 후보 4명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13일 마무리된 가운데 서울신문의 긴급 설문조사 결과 국회 대법관 인사청문특위 위원들의 의견이 여야로 팽팽히 갈렸다. 김병화 후보 등 일부 인사의 낙마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인사청문특위 내부 기류만 놓고 보면 여야 간 논란에도 불구하고 낙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다만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김 후보의 경우 도덕성과 자질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오는 16일 국회 본회의에 앞서 청문보고서가 채택될지 관심이 쏠린다. 청문보고서가 채택되려면 특위 위원 중 과반수가 찬성해야 한다. 이들의 임명 동의 여부는 본회의에서 가려진다. 국회는 청문보고서 내용을 참고로 본회의에서 무기명 비밀투표를 실시한다. 통과하려면 재적 의원 과반수 참석에 과반수 찬성이 있어야 한다. 서울신문이 이날 여야 대법관 후보 인사청문특위 전원에 대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청문위원 13명 가운데 6명이 김병화 후보의 대법관 채택에 반대표를 던졌다. 6명은 민주당의 박영선·박범계·우원식·이언주·이춘석·최재천 의원이다. 이 중 우원식·최재천 의원은 종교 편향 발언과 한진중공업의 김진숙 지도위원에 대한 이행강제금 판결 등을 내린 김신 후보자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김병화 후보자는 위장전입 2건, 다운계약서 3건, 세금탈루 3건, 특히 저축은행 로비 정황이 확실하게 드러났다. 모든 언론과 심지어 여당에서도 지적하고 있기 때문에 자진사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압박했다. 민주당은 김병화 후보와 김신 후보를 낙마 대상자로 논의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일단 특위 위원장인 이주영 의원을 제외한 이한성·노철래·김도읍 의원이 후보 4명 모두에 대해 찬성 입장을 밝혔다. 새누리당 간사인 이한성 의원은 “김병화 후보에 대한 의혹은 있지만 결정적인 증거나 확인된 바 없다. 낙마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인숙 의원과 경대수 의원은 “청문내용을 좀 더 검토해야 하며 아직 판단하기에 이르다.”며 입장을 보류했다. 실제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민심을 자극할 수 있는 저축은행 로비 의혹이 제기되는 김병화 후보의 채택에 대해서는 역풍이 불 우려가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한편 이날 마지막 청문회를 치른 김창석 후보에 대해서는 김 후보자의 과거 판결 중 ‘삼성 봐주기 판결’ 의혹과 쌍용자동차 파업 관련 판결 등이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2009년 8월 서울고법 부장판사였던 김 후보자가 삼성 이건희 회장의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및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 헐값 발행 관련 배임사건 파기환송심에서 파기환송 전과 동일한 형량을 선고해 집행유예가 됐던 점을 문제 삼았다. 이 의원은 “당시 이 회장에게 손해액 227억원에 달하는 배임죄가 추가됐음에도 전혀 형량이 늘지 않았다. 일반인들이 이를 이해할 수 있겠느냐.”고 따졌다. 이에 김 후보자는 실형을 선고하지 않은 이유로 삼성이 손해액 227억여원 이상을 삼성SDS에 납부, 피해가 회복됐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자 박영선 의원은 “당시 삼성이 지급했다는 확인서는 허위였고, 공시도 되지 않았다. 삼성이 제출한 확인서를 그대로 믿고 확인하지 않은 것은 판사로서의 일종의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강주리·송수연·최지숙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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