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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우! 지구촌] 3~7달러 헐값에 팔려가는 아기들...그곳에선 왜?

    [나우! 지구촌] 3~7달러 헐값에 팔려가는 아기들...그곳에선 왜?

    남미 볼리비아에서 헐값에 아기들이 팔리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볼리비아 산타크루스 경찰이 1살 된 아들을 200볼리비아노(약 3만원)에 팔아버린 여자를 10일(현지시간) 긴급 체포했다. 경찰은 아기를 파는 여자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 아기를 산 부부를 특정했다. 수사는 급물살을 타면서 아기를 판 여자의 신원을 확인한 경찰은 즉시 검거에 나섰다. 여자는 이제 갓 태어난 둘째 아들을 또 팔아넘기려 협상을 벌이다 덜미가 잡혔다. 경찰은 "돈을 주고 아기를 산 부부와 인신매매에서 중개인 역할을 한 2명의 여자도 함께 체포했다"면서 "사법부의 명령에 따라 용의자는 모두 바로 구속됐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아기를 판 비정한 여자는 보호센터에서 자란 고아였다. 보호센터 관계자는 아기를 판 여자에게 약간의 지적장애가 있다면서 선처를 당부했지만 사법부는 단호하게 구속수사를 결정했다. 사법부 관계자는 "개인사정을 막론하고 자식을 매매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절차에 따라 재판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첫 아이를 판 여자가 연이어 둘째를 또 팔려고 하는 등 죄질이 나빠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볼리비아에서는 매년 어린아이 인신매매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경우 아이들은 헐값에 팔리고 있다. 2012년 볼리비아에선 14달러(약 1만5000원)에 아들을 판 여자가 경찰에 체포됐다. 같은 해 120달러(약 13만원)를 받고 한꺼번에 아들 2명을 팔아넘긴 여자도 쇠고랑을 찼다. 빈민이 사는 지역에선 그야말로 터무니없는 가격에 아이들이 팔리고 있다. 볼리비아의 옴부즈맨은 "극빈 지역에선 아이들이 3~7달러(약 3250원~7600원)에 팔리고 있다"면서 "가난을 견디다 못한 여성들이 자식을 팔아넘기고 있다."고 고발했다. 사진=자료사진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3만원에 1살아들 판 비정母, 둘째까지 팔려다 쇠고랑

    3만원에 1살아들 판 비정母, 둘째까지 팔려다 쇠고랑

    남미 볼리비아에서 헐값에 아기들이 팔리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볼리비아 산타크루스 경찰이 1살 된 아들을 200볼리비아노(약 3만원)에 팔아버린 여자를 10일(현지시간) 긴급 체포했다. 경찰은 아기를 파는 여자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 아기를 산 부부를 특정했다. 수사는 급물살을 타면서 아기를 판 여자의 신원을 확인한 경찰은 즉시 검거에 나섰다. 여자는 이제 갓 태어난 둘째 아들을 또 팔아넘기려 협상을 벌이다 덜미가 잡혔다. 경찰은 "돈을 주고 아기를 산 부부와 인신매매에서 중개인 역할을 한 2명의 여자도 함께 체포했다"면서 "사법부의 명령에 따라 용의자는 모두 바로 구속됐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아기를 판 비정한 여자는 보호센터에서 자란 고아였다. 보호센터 관계자는 아기를 판 여자에게 약간의 지적장애가 있다면서 선처를 당부했지만 사법부는 단호하게 구속수사를 결정했다. 사법부 관계자는 "개인사정을 막론하고 자식을 매매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절차에 따라 재판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첫 아이를 판 여자가 연이어 둘째를 또 팔려고 하는 등 죄질이 나빠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볼리비아에서는 매년 어린아이 인신매매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경우 아이들은 헐값에 팔리고 있다. 2012년 볼리비아에선 14달러(약 1만5000원)에 아들을 판 여자가 경찰에 체포됐다. 같은 해 120달러(약 13만원)를 받고 한꺼번에 아들 2명을 팔아넘긴 여자도 쇠고랑을 찼다. 빈민이 사는 지역에선 그야말로 터무니없는 가격에 아이들이 팔리고 있다. 볼리비아의 옴부즈맨은 "극빈 지역에선 아이들이 3~7달러(약 3250원~7600원)에 팔리고 있다"면서 "가난을 견디다 못한 여성들이 자식을 팔아넘기고 있다."고 고발했다. 사진=자료사진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가뭄 속 우리 지역 물 왜 파나”… 주민 불만 타깃 된 네슬레

    사상 최악의 가뭄을 겪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주민들의 불만이 이 지역 국립공원을 취수원 삼아 마구잡이로 물을 퍼 올리는 다국적 회사를 향해 폭발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민단체들은 강수량이 1850년 이래 최저를 기록하면서 호수와 저수지의 수위가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으나 다국적 기업인 네슬레가 여전히 헐값에 지하수를 퍼내 다른 지역에 판매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민 15만여명은 주 정부에 네슬레가 가뭄 동안 물을 퍼 올리지 못하게 막아 달라고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서에 서명했다. 최근 주 정부가 25%가량 물 사용을 줄이도록 주민들에게 강권하고 있으나 네슬레에는 이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가디언은 특혜에 가까운 취수가 이뤄지는 데는 생수회사들의 연간 생산량을 규제하는 법안에 전임 주지사인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거부권을 행사한 것이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지역 활동가들의 말을 인용해 연간 700만 갤런(약 2649만ℓ)의 지하수가 캘리포니아에서 생수 생산에 사용된다고 전했다. 이는 이 지역 주민들이 사용하는 물의 12%에 해당한다. 반면 네슬레는 생수사업이 가장 규모가 적고 이익도 적게 내는 사업부로, 이번 가뭄의 원인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성완종 리스트 파문] ‘강골’ 문무일 팀장, BBK 의혹 파헤친 특수통

    [성완종 리스트 파문] ‘강골’ 문무일 팀장, BBK 의혹 파헤친 특수통

    ‘성완종 리스트’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12일 구성된 검찰 특별수사팀에는 내로라하는 ‘특수통’ 검사들이 대거 차출됐다. 팀장은 대표적인 ‘강골’인 문무일(54·사법연수원 18기) 대전지검장이 맡았다. 호남 출신인 문 지검장은 대전지검 논산지청장, 대검찰청 중수1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을 거쳤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측근 비리 특검팀에 파견돼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구속기소한 바 있다. 대검 중수1과장 때는 신정아 스캔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시절에는 방송계 로비 의혹과 김경준 전 BBK 대표 기획입국 의혹,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사돈인 효성그룹 비자금 의혹 등을 수사했다. 검찰 관계자는 “특수수사 경험도 많고 검사장급 중에서 가장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인천 출신 구본선(47·23기) 대구지검 서부지청장과 대구 출신 김석우(43·27기)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도 전격 투입됐다. 특별수사팀 부팀장을 맡은 구 지청장은 지난 2월까지 역대 최장기 대검 대변인을 맡았던 경험을 살려 이번 사건에서도 대언론 창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2006~07년 대검 중수부에 근무하면서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 사건을 맡아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 등을 구속기소하는 등 기획·특수 분야를 두루 경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부장검사는 2012년 광주지검 특수부장 시절 박광태 전 광주시장이 연루된 ‘상품권 깡’ 사건과 한국수력원자력 원전 부품 납품 비리 사건 등을 파헤쳤다. 특별수사팀에는 또 서울중앙지검 소속 특수부 검사 10여명이 합류한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고양시, 킨텍스 용지 헐값 매각 의혹

    고양시, 킨텍스 용지 헐값 매각 의혹

    경기 고양시가 킨텍스 지원시설용지에 있는 토지를 헐값에 매각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8일 시에 따르면 시는 2012년 11월 고양시 대화동 2603 일대 업무시설용지 42만여㎡를 3.3㎡당 1100여만원에 매각 공고했으며 단독 응찰한 P개발이 1410여억원에 낙찰받았다. 이 가격은 2010년 예정 가격(3.3㎡당 1600만원)보다 30%가량 떨어진 것이다. 반면 2011~2012년 시가 매각한 근처 다른 토지들은 2010년 감정가보다 5~10% 하락했을 뿐이다. 인접 한류월드 내 복합시설용지도 2008년 8월 경기도가 3.3㎡당 2400만원에 매각했고, 계약 해지된 후 다시 이뤄진 2013년 6월에는 2172만원에 매각 공고됐다. 시의 매각 가격보다 2배 가까이 높은 금액이다. P개발은 이곳에 1880가구의 복합주거단지를 조성해 다음달 분양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김영선 전 고양시의원은 “2010년에는 300가구밖에 지을 수 없었던 토지를 지구단위계획변경을 통해 1100가구로 늘려 주고 30%가량 값을 낮춰 준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정”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감정평가법인이 광평수(대규모 토지)라는 이유로 15%, 장래 동향 항목에서 15% 하락 요인이 있다며 총 30% 감정가를 낮춰 준 것은 일반적인 사례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S감정평가법인 관계자는 “킨텍스나 한류월드에서는 평가 선례를 찾기 힘들지만 2011년 4월부터 2012년 10월까지 (일산서구에서의 부동산 가격 추이) 비교해 봤을 때 제시된 가격 하락 요인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시 관계자는 “감정평가법인 2곳이 제시한 감정가를 절대적으로 신뢰했고 가격이 떨어진 부분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영역이기 때문에 아무런 의심 없이 매각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사설] 31조원 투입된 자원개발, 옥석 가려 손실 줄여야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인 실정(失政) 가운데 하나로 지탄을 받는 해외자원 개발사업에 대한 감사원의 1차 감사 결과가 지난 주말에 나왔다. 에너지 공기업인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가 자원개발에 투자한 돈은 31조 4000억원이나 되는데 겨우 4조 6000억원만 회수했다는 것이다. 나머지 27조원은 회수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말인데 더욱 기가 찬 것은 앞으로 사업을 포기하지 않으려면 무려 34조 3000억원을 더 투자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이럴 수도 없고, 저럴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결과는 대통령의 독려에 발맞추기 위해 공기업들이 실적 경쟁에 매달렸기 때문이다. 임기만 채우면 되는 공기업 사장들은 해외자원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지도 않고 빚을 내 마구 사들였다. 목표를 채우려고 매장량이나 수익률을 부풀려서 비싼 값에 매수하기도 했다. 그러고는 사업이 어떻게 되는지 상관도 없다는 듯 떠나버렸다. 참으로 한심하고 무책임한 경영자들이다. 민간기업이라면 과연 이런 무분별한 투자를 했을까. 에너지원을 확보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경쟁이 치열해 해외자원 개발은 이명박 정부 이전부터 해 왔던 사업이다. 산업을 굴러가게 할 동력을 일찌감치 선점하는 것은 현 정부도 게을리해서는 안 될 국가적 과업이기도 하다. 세계 1위의 경제 대국을 눈앞에 둔 중국이 우리보다 한발 빠르게 움직여 아프리카나 남아메리카의 자원을 싹쓸이하다시피 해 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중국에 뒤지지 않으려고 앞뒤 가리지 않고 마구잡이로 사들이라는 말은 물론 아니었다. 비용 대비 효과를 철저하게 분석해서 가치가 뛰어난 자원은 과감하게 사들이고 그렇지 않다면 포기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31조원이라는 투자금이 대부분 차입금이고 앞으로 그만 한 돈을 더 퍼부어야만 사업을 이끌어갈 수 있다는 현실은 더욱 절망적이다. 그렇다고 해서 한탄만 하고 여기서 그만둘 수도 없는 노릇이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사업을 재편성해야 한다. 수익성이 없는 사업은 신중한 논의를 거쳐 정리하는 결단도 필요하다. 그래도 희망이 보이는 사업은 투자비용을 최대한 줄여서 경제성을 확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옥석(玉石)을 가려 내야 한다. 문제가 있다고 해서, 희망이 보이는 사업을 헐값에 처분해서는 안 된다. 이익을 보지 못한다면 손실을 줄일 길을 다각도로 찾는 게 지금부터 할 일이다. 세 공기업은 자원개발에 매진하는 와중에 부채가 많게는 20조원까지 늘었다. 빚더미에 있으면서도 가스공사의 평균 연봉은 8000만원이 넘는다. 직원들이 무슨 죄가 있느냐고 할 수 있겠지만 신용등급 추락, 나아가 공기업 부도라는 비극에 이르지 않으려면 임금과 복지 혜택을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현실이 이런데도 이 전 대통령은 자원외교에 대해 발뺌과 해명에만 급급하고 있다. 국가와 국민에게 큰 부담을 주고 있는 자원외교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자원외교에 관한 국회의 국정조사부터 조속히 정상화돼야 한다. 책임자와 관련자에 대한 처벌은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 檢, 정동화·성완종 이번주 줄소환… 포스코·경남기업 수사확대 분수령

    檢, 정동화·성완종 이번주 줄소환… 포스코·경남기업 수사확대 분수령

    포스코·경남기업에 대한 검찰 수사의 ‘불똥’이 금융권·정치권으로도 튈지 주목된다. 두 회사는 이명박(MB) 정부 당시 핵심 실세들의 지원 등 특혜를 입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공통적으로 금융권·정치권 연루설이 제기되는 이유다. 정동화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 등 최고위급 경영진의 소환이 예상되는 이번 주가 수사 확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2일 검찰 등에 따르면 자원외교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임관혁)는 2013년 경남기업이 3차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 개선작업)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금융권의 특혜가 있었는지 주목하고 있다. 앞서 1999년, 2009년 두 차례 워크아웃을 거쳤던 경남기업은 2년여 만에 또 다시 워크아웃을 신청해 주채권은행(신한은행)의 승인을 얻었다. 비슷한 시기 벽산건설·우림건설·풍림산업 등 부실 건설사 대부분은 워크아웃보다 수위가 높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특히 경남기업은 최근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들어가, 일부 채권단은 신한은행에 불만을 토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크아웃 결정 당시 현직 국회의원이었던 성 회장이 국회 정무위원회 활동을 했다는 점에서 검찰은 외압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현재 감사원은 금융감독원과 신한은행을 대상으로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해외 자원개발 사업과 관련한 융자금에 대해 경남기업이 제출한 소명 자료를 분석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일부 용처는 증빙 서류가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건설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특수2부(부장 조상준)는 포스코그룹 전반에 대한 수사의 ‘열쇠’로 성진지오텍 인수·합병 건을 살펴보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통화옵션 상품인 ‘키코’에 투자, 2000억원 가까운 적자를 기록하는 등 부도 직전에 몰렸던 이 회사 전모 전 회장을 구원한 것은 주채권은행(산업은행)과 포스코였다. 2009년 산업은행은 성진지오텍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445만주를 200억원에 매입한 뒤 포스코의 경영권 인수로 주가 상승이 예견되던 상황에서 주당 9620원, 총액 229억원에 성진 측에 되팔았다. 당시 미래에셋 사모펀드의 매각가(주당 1만 1000원)에 견줘 헐값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그런데 포스코는 성진지오텍 주식 440만주를 시세보다 비싼 주당 1만 6330원에 사들였다. 전 전 회장은 가만히 앉아서 295억여원의 매각 차익을 올렸다. 당시 전 전 회장이 MB정부 실세인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과 상당한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석연치 않은 성진지오텍 인수·합병 과정에 대한 의혹을 부채질했다. 전 전 회장은 2008년 11월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남미 순방길에도 쟁쟁한 대기업 회장들과 동행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포스코건설 비자금 조성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이 회사 베트남법인장 출신 박모 상무를 수십억원 규모의 횡령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기획] 걸리면 ‘로또’...무기중개상의 세계

    [기획] 걸리면 ‘로또’...무기중개상의 세계

    탤런트 클라라와 진실공방을 벌이며 의도치 않게 유명세를 탔던 이른바 ‘클라라 회장님’이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에 의해 체포됐다. 체포된 이규태 회장은 유명 연예인이 소속된 매니지먼트 업체인 일광폴라리스엔터테인먼트가 소속된 일광그룹의 수장으로 ‘클라라 카톡 사건’이 불거지기 전에는 무기중개업계에서 꽤 알려진 무기중개업자였다. 합수단은 일광그룹의 계열사인 일광공영이 지난 2009년 공군의 전자전훈련장비 도입 사업에서 터키 업체의 국내 에이전트 역할을 하면서 장비 원가를 부풀려 과도한 이익을 챙긴 뒤 이를 비자금으로 조성한 혐의로 이 회장을 체포하고 그룹 계열사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 회장이 체포됨에 따라 과거 ‘린다 김 사건’에 이어 ‘무기중개상’이 또 한 번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 도대체 이 ‘무기중개상’이라는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하고, 얼마나 많은 돈을 버는 것일까? -성공하면 로또 부럽지 않은 대박 무기중개상, 이른바 로비스트로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은 역시 린다 김이다. 지난 2007년 방영되었던 드라마 ‘로비스트’에서 故 장진영이 열연했던 배역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그녀는 김영삼 정부 시절 공군의 통신감청용 정찰기 획득사업인 이른바 ‘백두사업’에서 미국 방산업체의 에이전트로 활동하면서 성능 미달의 장비 납품 계약을 성사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녀는 이 계약 성공에 대한 대가로 미국 방산업체로부터 1,000만 달러에 달하는 수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그녀는 불혹이 넘은 나이에도 빼어난 화술과 미모를 무기로 주요 무기 도입 사업 중개에 뛰어들어 공군의 무인공격기 도입사업(600억 원), 공대지 미사일 도입사업(2,000억 원), 전자전 장비 도입사업(685억 원) 등 국내외 주요 무기도입 사업에서 로비스트로 활약했다. 무기중개업으로 큰돈을 번 그녀는 부동산 개발 사업에 잠시 손을 댔지만, 곧 ‘본업’인 무기중개업으로 돌아왔다. 중개업만큼 벌이가 쏠쏠한 일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지난 2007년 모 방송에 출연해 “로비스트는 개인적 능력과 프로젝트별로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인 직업을 가진 사람들보다 수십 배의 돈을 벌어들인다”고 밝힌 바 있었다. 실제로 그녀가 지난 2008년 사들였던 서초동 일대의 땅은 수십 억대 규모에 달한다. 린다 김 외에도 수백억 대 자산가로 알려진 재미교포 무기중개상 故 조풍언 회장은 DJ정부 ‘얼굴 없는 실세’로 위세를 떨쳤고, 지난 2012년 자택에서 1,400억 원을 강도들에게 털려 이슈가 됐던 무기중개상 김영완 씨는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자금 관리인 중 한명으로 불법 대북송금 사건에 연루되어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을 정도로 정권과 깊은 유착 관계를 맺기도 했다. 무기중개상들이 막대한 돈과 권력을 쥘 수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이 중개하는 품목 자체가 워낙 천문학적인 가격을 자랑하는 물건들이며, 거래 과정 일체가 ‘군사비밀’이라는 장막에 가려져 어느 정도 비리가 있더라도 밖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무기중개상들이 돈과 권력을 쥐는 프로세스는 대략 다음과 같이 알려져 있다. "...군에서 대형 무기도입 사업을 시작하면 해외 업체와 손을 잡고 입찰에 참가한다. 입찰 참가 직후 소요 제기 부서나 그 윗선의 정책결정자들과 수시로 접촉해 사업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중개상 대부분이 소요 제기 부서나 계약 담당 부서에 근무했던 예비역 장교나 군무원이기 때문이다. 가격이나 계약조건 협상에 나서는 현역 군인들과 군무원들은 협상 테이블에서 과거 자신들의 상관이었던 사람들과 대면하는 경우가 많다. 중개상들은 현역군인들의 소득 수준이나 생활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리베이트를 제시하거나 용돈 명목으로 돈봉투를 쥐어주고 자신들이 중개하는 업체를 선정해 줄 것을 요구한다. 사업 규모가 수 조원에 달하는 대형 사업일 경우 중개상들은 실무자들뿐만 아니라 그보다 윗선의 정책결정자들과도 접촉해 전역 또는 퇴직 후 취업 알선이나 리베이트 제공을 제시하고, 정책결정자가 정치인일 경우 스폰서 역할을 해주기도 한다. 정책결정자들과 중개상들은 사관학교 선후배 관계로 엮여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접촉도 쉽고 ‘딜’이 성사되기도 쉽다..." '중개상들은 고위급 정치인들을 움직여 군이 필요하지 않은 무기를 들여오게 해서 막대한 리베이트를 챙기고 군의 전력증강에 차질을 빚게 만들기도 한다'는 것이 관련업계에서 기정사실처럼 거론되기도 한다 가령 국민의정부 때 정치적 필요에 의해 이루어진 불곰사업으로 들여온 T-80U 전차나 BMP-3 장갑차는 극심한 부품난 때문에 애물단지 취급을 받다가 조기퇴역이 결정되었고, 무레나 공기부양정은 인천해역방어사령부 연간 유류 소비량의 반 이상을 잡아먹는 ‘기름 먹는 괴물’로 악명을 떨치고 있다는 것. 이면의 진실과 과정이야 어쨌든 거래가 성사되어 사업 수주에 성공하면, 중개업자들은 총사업비의 1~5% 가량을 수수료 명목으로 받는다. 국제무기시장에서 중개업자들이 챙기는 수수료는 총사업비의 5% 정도가 관례지만, 수수료율은 사업비와 반비례 관계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령 이번에 체포된 일광공영 이규태 회장은 3억 1000만 달러 규모의 러시아 무기 도입사업을 중개하고 수수료 명목으로 2,380만 달러를 받았고, 지난 2002년 FX 사업에서 5조 4천억 원 규모의 F-15K 전투기 도입을 중개한 모 중개업자는 중개 수수료로 300억 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중개 수수료가 이렇게 큰 것은 무기 가격이 그만큼 비싸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중개업자인 중고차 딜러가 2000만~3000만 원짜리 자동차를 판매하고 수십만 원의 수수료를 챙기는 것과 달리 무기 거래는 일반적인 자동차 거래가격에 ‘0’이 2~3개 더 붙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한 번에 적게는 수 십대에서 많게는 수백 대씩 계약하는 전차의 경우 싼 것은 대당 30억 원, 비싼 것은 대당 120억 원에 달한다. 120억 원짜리 전차 100대 매매 계약을 중개하고 수수료로 1%만 받아도 120억 원을 챙길 수 있다. 전차는 그래도 싼 편이다. 대당 1,000억 원을 훌쩍 넘는 전투기 구매 계약을 성사시키고 중개 수수료로 1%를 받으면 대당 10억 원이다. 전투기는 부대 편성을 위해 20대 단위로 구매하기 때문에 1개 대대분만 팔아도 200억 원의 수수료를 챙길 수 있는데, 구매 규모가 40~60대로 커지면 중개업자가 챙길 수 있는 수수료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흔히 ‘인생 한방’의 유일한 대안이라는 ‘로또’ 1등의 확률이 840만 분의 1이고, 이마저도 당첨 되더라도 금액이 수십억 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확률도 높고 액수도 더 큰 무기중개업에 퇴역 군인들이 몰리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무기중개업으로 갑부가 된 사람들 한국 여성과 결혼해 국내에서는 ‘캐 서방’으로 불리는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영화 ‘로드 오브 워(Lord of War)'에서는 성공한 무기중개상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영화 속 주인공 유리 오로프는 소총부터 헬기까지 막대한 양의 무기를 팔아 부를 축적해 부귀영화를 누리며, 어릴 적부터 꿈에 그리던 탑모델을 아내로 맞는 등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삶을 산다. 일부 과장된 면이 있지만, 영화 속 유리 올로프는 ‘죽음의 상인’으로 유명한 빅토르 부트(Victor Bout)라는 실존 인물이 모델이다. 소련 정보기관 KGB에서 장교로 근무했던 부트는 냉전이 끝난 직후 화물운송회사를 설립하고, 그 회사를 통해 각지에 방치되어 있는 구소련군의 무기를 수집, 세계 각지의 반군과 테러리스트들에게 팔았다. 부트는 지난 2008년 태국에서 미국 마약단속국(DEA) 요원들의 함정수사에 걸려 체포될 때까지 약 20여 년에 걸쳐 수백억 달러의 어치의 무기를 팔아치웠고, 여기서 60억 달러, 우리 돈으로 6조 7000억 원 이상의 순이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막대한 돈을 벌어들인 방법은 대단히 간단했다. 소련이 망하면서 월급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군 지휘관들에게 접근해 푼돈을 쥐어주고 부대에 방치된 각종 무기들을 고철 값도 안 되는 헐값에 사들인 뒤 내전이 한창인 국가나 테러리스트들에게 비싸게 파는 수법이었다. 하지만 부트의 실적은 무기중개업 분야에서 전설적인 인물로 평가되는 바실 자하로프(Basil Zaharoff)에 비하면 새 발의 피에 불과하다. 터키 태생이지만 주로 영국에서 활동했던 자하로프는 ‘죽음의 슈퍼 세일즈맨’이라 불렸으며, 20세기 초에 벌어진 대부분의 전쟁에 개입해 천문학적인 무기를 팔아 치웠다. 그가 무기중개상으로 처음 발을 내딛었었던 1877년, 그는 한 무역회사의 그리스 주재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그는 그리스 정부에 당시로서는 혁명적인 무기였던 잠수함 1척을 판매한 뒤, 곧바로 이스탄불로 가서 “당신들의 적성국이 최첨단 무기인 잠수함을 구입했다”고 알려 터키 정부에 2척의 잠수함을 팔았다. 계약이 체결된 직후 모스크바로 날아간 자하로프는 “터키가 잠수함으로 흑해의 입구인 보스포러스 해협을 막으면 러시아의 안보가 흔들린다”고 위협해 4척의 잠수함을 팔았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이었다. 자하로프의 능력을 높이 산 영국 최대의 방산업체 비커스(Vickers)는 그를 임원으로 고용하고 로비스트로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벌어진 제2차 보어전쟁부터 러일전쟁, 발칸전쟁, 제1차 세계대전 등 대규모 전장에서 적과 아군을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무기를 팔아 치웠다. 제1차 세계대전 중 그의 중개로 거래된 무기는 전함 4척, 순양함 5척, 잠수함 54척, 전투기 및 비행선 5,500여 대, 야포 2,300여 문과 기관총 10만 정 등이다. 그는 의도적으로 전쟁을 일으켜 무기를 팔아먹는 ‘자하로프 시스템'(Zaharoff system)을 만들어 낸 것으로도 악명이 자자하다.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정치인들에게 직접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잘생긴 외모와 14개 국어에 능통한 유창한 화술을 바탕으로 유력 정치인들의 부인을 침대로 끌어들인 뒤 이들을 조종해 정치인들을 움직여 전쟁을 일으킨 뒤 전쟁 당사국 모두에게 무기를 팔았다. 이러한 무기중개업을 통해 그가 벌어들인 돈은 추정조차 불가능하다. 다만 국가를 움직여 전쟁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의 천문학적인 돈이 있었고, 원활한 무기 공급으로 전쟁에 기여했다고 영국에서 기사 작위를, 프랑스에서 레지옹도뇌르 훈장을 받을 정도로 부와 정치적 영향력이 막강했다는 사실 정도만 알려져 있다. 무기중개업은 말 그대로 인명을 살상하는 도구를 사고파는 행위를 중개해주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 것이다. 국가의 무기 거래는 국가안보라는 차원에서 필수불가결한 것이고, 무기중개업 역시 필요악이지만, ‘살상도구를 사고파는 것을 알선한다’는 점에서 무기중개업은 합법과 불법 여부를 떠나 도덕적인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래서 무기중개상들은 그 누구보다 준법정신과 애국심, ‘정의’에 대한 가치관이 바로잡혀 있어야 하지만, 최근 ‘줄줄이 비엔나’처럼 쏟아져 나오는 국내 방산비리 사범들을 보면 우리나라는 아직도 갈 길이 먼 것 같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린다 김에서 ‘클라라 회장님’까지...무기중개상의 세계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린다 김에서 ‘클라라 회장님’까지...무기중개상의 세계

    탤런트 클라라와 진실공방을 벌이며 의도치 않게 유명세를 탔던 이른바 ‘클라라 회장님’이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에 의해 체포됐다. 체포된 이규태 회장은 유명 연예인이 소속된 매니지먼트 업체인 일광폴라리스엔터테인먼트가 소속된 일광그룹의 수장으로 ‘클라라 카톡 사건’이 불거지기 전에는 무기중개업계에서 꽤 알려진 무기중개업자였다. 합수단은 일광그룹의 계열사인 일광공영이 지난 2009년 공군의 전자전훈련장비 도입 사업에서 터키 업체의 국내 에이전트 역할을 하면서 장비 원가를 부풀려 과도한 이익을 챙긴 뒤 이를 비자금으로 조성한 혐의로 이 회장을 체포하고 그룹 계열사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 회장이 체포됨에 따라 과거 ‘린다 김 사건’에 이어 ‘무기중개상’이 또 한 번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 도대체 이 ‘무기중개상’이라는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하고, 얼마나 많은 돈을 버는 것일까? -성공하면 로또 부럽지 않은 대박 무기중개상, 이른바 로비스트로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은 역시 린다 김이다. 지난 2007년 방영되었던 드라마 ‘로비스트’에서 故 장진영이 열연했던 배역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그녀는 김영삼 정부 시절 공군의 통신감청용 정찰기 획득사업인 이른바 ‘백두사업’에서 미국 방산업체의 에이전트로 활동하면서 성능 미달의 장비 납품 계약을 성사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녀는 이 계약 성공에 대한 대가로 미국 방산업체로부터 1,000만 달러에 달하는 수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그녀는 불혹이 넘은 나이에도 빼어난 화술과 미모를 무기로 주요 무기 도입 사업 중개에 뛰어들어 공군의 무인공격기 도입사업(600억 원), 공대지 미사일 도입사업(2,000억 원), 전자전 장비 도입사업(685억 원) 등 국내외 주요 무기도입 사업에서 로비스트로 활약했다. 무기중개업으로 큰돈을 번 그녀는 부동산 개발 사업에 잠시 손을 댔지만, 곧 ‘본업’인 무기중개업으로 돌아왔다. 중개업만큼 벌이가 쏠쏠한 일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지난 2007년 모 방송에 출연해 “로비스트는 개인적 능력과 프로젝트별로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인 직업을 가진 사람들보다 수십 배의 돈을 벌어들인다”고 밝힌 바 있었다. 실제로 그녀가 지난 2008년 사들였던 서초동 일대의 땅은 수십 억대 규모에 달한다. 린다 김 외에도 수백억 대 자산가로 알려진 재미교포 무기중개상 故 조풍언 회장은 DJ정부 ‘얼굴 없는 실세’로 위세를 떨쳤고, 지난 2012년 자택에서 1,400억 원을 강도들에게 털려 이슈가 됐던 무기중개상 김영완 씨는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자금 관리인 중 한명으로 불법 대북송금 사건에 연루되어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을 정도로 정권과 깊은 유착 관계를 맺기도 했다. 무기중개상들이 막대한 돈과 권력을 쥘 수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이 중개하는 품목 자체가 워낙 천문학적인 가격을 자랑하는 물건들이며, 거래 과정 일체가 ‘군사비밀’이라는 장막에 가려져 어느 정도 비리가 있더라도 밖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무기중개상들이 돈과 권력을 쥐는 프로세스는 대략 다음과 같이 알려져 있다. "...군에서 대형 무기도입 사업을 시작하면 해외 업체와 손을 잡고 입찰에 참가한다. 입찰 참가 직후 소요 제기 부서나 그 윗선의 정책결정자들과 수시로 접촉해 사업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중개상 대부분이 소요 제기 부서나 계약 담당 부서에 근무했던 예비역 장교나 군무원이기 때문이다. 가격이나 계약조건 협상에 나서는 현역 군인들과 군무원들은 협상 테이블에서 과거 자신들의 상관이었던 사람들과 대면하는 경우가 많다. 중개상들은 현역군인들의 소득 수준이나 생활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리베이트를 제시하거나 용돈 명목으로 돈봉투를 쥐어주고 자신들이 중개하는 업체를 선정해 줄 것을 요구한다. 사업 규모가 수 조원에 달하는 대형 사업일 경우 중개상들은 실무자들뿐만 아니라 그보다 윗선의 정책결정자들과도 접촉해 전역 또는 퇴직 후 취업 알선이나 리베이트 제공을 제시하고, 정책결정자가 정치인일 경우 스폰서 역할을 해주기도 한다. 정책결정자들과 중개상들은 사관학교 선후배 관계로 엮여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접촉도 쉽고 ‘딜’이 성사되기도 쉽다..." '중개상들은 고위급 정치인들을 움직여 군이 필요하지 않은 무기를 들여오게 해서 막대한 리베이트를 챙기고 군의 전력증강에 차질을 빚게 만들기도 한다'는 것이 관련업계에서 기정사실처럼 거론되기도 한다 가령 국민의정부 때 정치적 필요에 의해 이루어진 불곰사업으로 들여온 T-80U 전차나 BMP-3 장갑차는 극심한 부품난 때문에 애물단지 취급을 받다가 조기퇴역이 결정되었고, 무레나 공기부양정은 인천해역방어사령부 연간 유류 소비량의 반 이상을 잡아먹는 ‘기름 먹는 괴물’로 악명을 떨치고 있다는 것. 이면의 진실과 과정이야 어쨌든 거래가 성사되어 사업 수주에 성공하면, 중개업자들은 총사업비의 1~5% 가량을 수수료 명목으로 받는다. 국제무기시장에서 중개업자들이 챙기는 수수료는 총사업비의 5% 정도가 관례지만, 수수료율은 사업비와 반비례 관계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령 이번에 체포된 일광공영 이규태 회장은 3억 1천만 달러 규모의 러시아 무기 도입사업을 중개하고 수수료 명목으로 2,380만 달러를 받았고, 지난 2002년 FX 사업에서 5조 4천억 원 규모의 F-15K 전투기 도입을 중개한 모 중개업자는 중개 수수료로 300억 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중개 수수료가 이렇게 큰 것은 무기 가격이 그만큼 비싸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중개업자인 중고차 딜러가 2000만~3000만 원짜리 자동차를 판매하고 수십만 원의 수수료를 챙기는 것과 달리 무기 거래는 일반적인 자동차 거래가격에 ‘0’이 2~3개 더 붙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한 번에 적게는 수 십대에서 많게는 수백 대씩 계약하는 전차의 경우 싼 것은 대당 30억 원, 비싼 것은 대당 120억 원에 달한다. 120억 원짜리 전차 100대 매매 계약을 중개하고 수수료로 1%만 받아도 120억 원을 챙길 수 있다. 전차는 그래도 싼 편이다. 대당 1,000억 원을 훌쩍 넘는 전투기 구매 계약을 성사시키고 중개 수수료로 1%를 받으면 대당 10억 원이다. 전투기는 부대 편성을 위해 20대 단위로 구매하기 때문에 1개 대대분만 팔아도 200억 원의 수수료를 챙길 수 있는데, 구매 규모가 40~60대로 커지면 중개업자가 챙길 수 있는 수수료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흔히 ‘인생 한방’의 유일한 대안이라는 ‘로또’ 1등의 확률이 840만 분의 1이고, 이마저도 당첨 되더라도 금액이 수십억 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확률도 높고 액수도 더 큰 무기중개업에 퇴역 군인들이 몰리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무기중개업으로 갑부가 된 사람들 한국 여성과 결혼해 국내에서는 ‘캐 서방’으로 불리는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영화 ‘로드 오브 워(Lord of War)'에서는 성공한 무기중개상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영화 속 주인공 유리 오로프는 소총부터 헬기까지 막대한 양의 무기를 팔아 부를 축적해 부귀영화를 누리며, 어릴 적부터 꿈에 그리던 탑모델을 아내로 맞는 등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삶을 산다. 일부 과장된 면이 있지만, 영화 속 유리 올로프는 ‘죽음의 상인’으로 유명한 빅토르 부트(Victor Bout)라는 실존 인물이 모델이다. 소련 정보기관 KGB에서 장교로 근무했던 부트는 냉전이 끝난 직후 화물운송회사를 설립하고, 그 회사를 통해 각지에 방치되어 있는 구소련군의 무기를 수집, 세계 각지의 반군과 테러리스트들에게 팔았다. 부트는 지난 2008년 태국에서 미국 마약단속국(DEA) 요원들의 함정수사에 걸려 체포될 때까지 약 20여 년에 걸쳐 수백억 달러의 어치의 무기를 팔아치웠고, 여기서 60억 달러, 우리 돈으로 6조 7000억 원 이상의 순이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막대한 돈을 벌어들인 방법은 대단히 간단했다. 소련이 망하면서 월급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군 지휘관들에게 접근해 푼돈을 쥐어주고 부대에 방치된 각종 무기들을 고철 값도 안 되는 헐값에 사들인 뒤 내전이 한창인 국가나 테러리스트들에게 비싸게 파는 수법이었다. 하지만 부트의 실적은 무기중개업 분야에서 전설적인 인물로 평가되는 바실 자하로프(Basil Zaharoff)에 비하면 새 발의 피에 불과하다. 터키 태생이지만 주로 영국에서 활동했던 자하로프는 ‘죽음의 슈퍼 세일즈맨’이라 불렸으며, 20세기 초에 벌어진 대부분의 전쟁에 개입해 천문학적인 무기를 팔아 치웠다. 그가 무기중개상으로 처음 발을 내딛었었던 1877년, 그는 한 무역회사의 그리스 주재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그는 그리스 정부에 당시로서는 혁명적인 무기였던 잠수함 1척을 판매한 뒤, 곧바로 이스탄불로 가서 “당신들의 적성국이 최첨단 무기인 잠수함을 구입했다”고 알려 터키 정부에 2척의 잠수함을 팔았다. 계약이 체결된 직후 모스크바로 날아간 자하로프는 “터키가 잠수함으로 흑해의 입구인 보스포러스 해협을 막으면 러시아의 안보가 흔들린다”고 위협해 4척의 잠수함을 팔았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이었다. 자하로프의 능력을 높이 산 영국 최대의 방산업체 비커스(Vickers)는 그를 임원으로 고용하고 로비스트로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벌어진 제2차 보어전쟁부터 러일전쟁, 발칸전쟁, 제1차 세계대전 등 대규모 전장에서 적과 아군을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무기를 팔아 치웠다. 제1차 세계대전 중 그의 중개로 거래된 무기는 전함 4척, 순양함 5척, 잠수함 54척, 전투기 및 비행선 5,500여 대, 야포 2,300여 문과 기관총 10만 정 등이다. 그는 의도적으로 전쟁을 일으켜 무기를 팔아먹는 ‘자하로프 시스템'(Zaharoff system)을 만들어 낸 것으로도 악명이 자자하다.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정치인들에게 직접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잘생긴 외모와 14개 국어에 능통한 유창한 화술을 바탕으로 유력 정치인들의 부인을 침대로 끌어들인 뒤 이들을 조종해 정치인들을 움직여 전쟁을 일으킨 뒤 전쟁 당사국 모두에게 무기를 팔았다. 이러한 무기중개업을 통해 그가 벌어들인 돈은 추정조차 불가능하다. 다만 국가를 움직여 전쟁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의 천문학적인 돈이 있었고, 원활한 무기 공급으로 전쟁에 기여했다고 영국에서 기사 작위를, 프랑스에서 레지옹도뇌르 훈장을 받을 정도로 부와 정치적 영향력이 막강했다는 사실 정도만 알려져 있다. 무기중개업은 말 그대로 인명을 살상하는 도구를 사고파는 행위를 중개해주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 것이다. 국가의 무기 거래는 국가안보라는 차원에서 필수불가결한 것이고, 무기중개업 역시 필요악이지만, ‘살상도구를 사고파는 것을 알선한다’는 점에서 무기중개업은 합법과 불법 여부를 떠나 도덕적인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래서 무기중개상들은 그 누구보다 준법정신과 애국심, ‘정의’에 대한 가치관이 바로잡혀 있어야 하지만, 최근 ‘줄줄이 비엔나’처럼 쏟아져 나오는 국내 방산비리 사범들을 보면 우리나라는 아직도 갈 길이 먼 것 같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길섶에서] 에누리 스트레스/서동철 논설위원

    설 연휴를 TV 보기로 소일했다. 오락 프로그램의 홍수 속에서 이른바 여행 리얼리티의 인기는 여전했다. 동남아시아 지역을 찾아간 프로그램에서 어김없이 등장한 장면은 물건값 깎기였다. 출연자들은 갖가지 애교를 동원해 결국 헐값에 먹거리를 구입하곤 했다. 주어진 경비가 매우 적다는 설정이니 이것도 여행 과정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재미의 하나라고 생각했나 보다. 동남아 특정 지역을 소개하며 ‘물건값을 절반 깎아 놓고 흥정하는 것이 좋다’고 써 놓은 여행 안내서도 본 적은 있다. 그런데 대도시도 아닌 궁벽한 시골 동네에서까지 무리하게 에누리하는 모습은 재미있지 않았다. 무엇보다 다국적 기업의 음료나 맥주는 거의 부르는 값을 치르면서 현지 농민의 달걀이며 채소값은 무지막지하게 후려치는 장면은 생각해 볼 대목이 아닌가 싶다. ‘에누리’에는 ‘값을 깎는 일’ 말고도 ‘받을 물건값보다 더 많이 부르는 일’이라는 뜻도 있다. 그렇게 주거니 받거니 하는 재미가 있는 것이다. 문제는 출연자 얼굴에는 ‘깎는 재미’가 가득했지만, 현지인의 표정에서는 ‘깎아 주는 재미’를 조금도 찾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 모습을 보는 것이 스트레스였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팬택 새 주인에 원밸류에셋 이르면 설 이전에 확정될 듯

    팬택의 유일한 인수 희망자로 나선 원밸류에셋의 팬택 인수가 이르면 설 전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법원은 팬택의 ‘헐값 매각 시비’를 막기 위해 한 곳의 인수 후보가 나타나더라도 공개 경쟁 매각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었으나 최근 이를 취소했다. 원밸류에셋 측은 13일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에 인수금액과 인수조건을 수정·보완한 계약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매각 주관사 관계자는 “(원밸류에셋 측의) 인수 여력이 확실하면 채권자들의 양해를 구해 수의계약으로 전환해 매각할 수 있다”면서 “법원 허가가 떨어지면 본계약만 남는다. 팬택 매각 일정이 훨씬 앞당겨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원밸류에셋은 인수 직후 팬택 정상화 방안을 공개했다. 월밸류에셋은 “중국 기업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중국과 인도 시장을 적극 공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존 직원들과 회사를 떠난 직원들의 고용 승계도 약속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격동의 한·일 70년] “독립 70년 지나도 유공자 후손은 행복하지 못해”

    [격동의 한·일 70년] “독립 70년 지나도 유공자 후손은 행복하지 못해”

    경기 양평군에서 지역 유지로 풍족하게 살아왔던 양옥모(74) 할머니의 가족이 어려워지게 된 것은 1919년 3·1운동 직후부터다. 당시 일제강점에 대항해 전국적으로 만세운동이 일어나자 양 할머니의 조부인 고 양건석씨도 태극기 100여개를 만들어 거리로 뛰쳐나갔다. 이후 건석씨는 주모자 색출을 벌이는 일본 순사를 피해 전답을 헐값에 처분한 뒤 중국 지린(吉林)성으로 떠났다. 건석씨는 만주 벌판에서 독립운동에 힘썼다. 신흥무관학교에서 군사훈련을 받은 뒤 1920년 김좌진 장군 휘하에서 청산리 전투에 참가했다. 건석씨는 이 전투에서 왼쪽 어깨에 총상을 입은 후에도 배재고보 4학년에 재학 중이던 아들 고 양승만씨까지 만주로 데려와 함께 조국 해방을 위해 힘썼다. 하지만 건석씨는 평생 청산리 전투 총상 후유증으로 고생하다 병이 악화돼 1937년 4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아들 승만씨도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독립운동을 펼쳐 나갔다. 해방이 되고 나서도 승만씨는 만주를 떠나지 않고 고국으로 돌아가는 동포들을 도왔다. 이 과정에서 중국 정부와 마찰이 발생해 36일간 구금되기도 했지만 승만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1986년 11월 고국에 돌아와 만난 독립운동 동지가 ‘왜 혼자만 귀국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우리 동포가 모두 귀국한 후에야 귀국하겠다는 결심 때문”이라고 말할 정도로 승만씨는 투철했다. 양 할머니가 한국으로 돌아온 것은 2011년이다. 정부에서 지원한 정착금으로 서울 용산구 동빙고동의 한 주택 반지하에 세를 들어 살면서 70대의 몸으로 식당이나 병원을 돌며 일을 했다. 독립유공자 연금도 둘째 언니가 받고 있어 결국 양 할머니는 모아 둔 돈 조금과 매달 나오는 20만원의 기초노령연금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다. 이제 양 할머니에게 남은 소원은 중국에 있는 자녀의 식구를 한국에 데려오는 것이다. 자녀의 초기 정착금을 구하기 위해 간간이 돈을 모으고 있다. 양 할머니는 “탈북자의 경우 직업을 구하기 전 자격증을 따거나 공부를 할 수 있게끔 지원해 준다고 들었는데 독립유공자 후손들에게는 이러한 배려가 다소 부족한 것 같다”며 “자녀가 한국에 와서 제대로 정착할 수 있을지 조금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담담히 힘들었던 지난날을 털어놓을 때도 동요하지 않았던 눈시울이 자녀들 얘기에는 금세 붉어졌다. 독립 70년이 지난 지금도 독립유공자 후손인 양 할머니는 아직 행복하지 못하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Without You’ 원곡가수 배드핑거 비극 ‘멤버 2명이 스스로 목숨을..’

    ‘Without You’ 원곡가수 배드핑거 비극 ‘멤버 2명이 스스로 목숨을..’

    ’위드아웃 유’(Without You) 원곡가수의 배드핑거의 비극 8일 오후 방송된 MBC ‘서프라이즈’에서는 인기 가수들의 리메이크로 세계적 인기곡이 된 ‘위드아웃 유’(Without You)의 원곡 가수 배드핑거를 다뤘다. 영국의 4인조 밴드인 배드핑거는 제 2위 비틀즈로 큰 주목을 받은 이들. 피트 햄, 톰 에반스, 마이크 기빈스, 조이 몰란드가 멤버였다. 데뷔 당시 당대 유명 음악잡지 롤링스톤즈는 “제 2의 비틀즈의 재림”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1970년 비틀즈의 해체와 함께 뜻하지 않게 배드핑거가 비난받게 됐다. 팬들의 받은 분노와 상처가 배드핑거를 향한 비난의 화살이 됐던 것. 그럼에도 배드핑거는 2집을 준비했다.’위드아웃 유’(Without You)는 절친한 친구 사이였던 피트 햄과 톰 에반스가 작사 작곡한 노래였다. 그러나 ‘위드아웃 유’(Without You)가 수록된 배드핑거의 1971년 2집 앨범은 ‘비틀즈 아류’라는 비난 속에 빛을 보지 못하고 실패했다. 그러던 어느 날 미국 싱어송 라이터 해리 닐슨이 이들을 찾아와 ‘위드아웃 유’(Without You)의 리메이크 판권을 사고 싶다고 제안했고, 배드핑거는 헐값에 판권을 넘겼다. 그러나 해리 닐슨의 1971년 ‘위드아웃 유’ 리메이크는 빌보드 차트 4주 연속 1위에 오르며 그해 최고의 인기곡이 됐다. 배드핑거는 그럼에도 실망하지 않고 음악 활동을 계속했으나 관객으로부터 외면 받았고, 리더 피트 햄과 톰 에반스는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 ’Without You’ 원곡가수 배드핑거의 비극, ‘Without You’ 원곡가수 배드핑거의 비극, ‘Without You’ 원곡가수 배드핑거의 비극 사진 = 방송캡처 (’Without You’ 원곡가수 배드핑거의 비극) 연예팀 chkim@seoul.co.kr
  • [격동의 한·일 70년] “반출 문화재 모두 반환 인식 바꿔야”

    [격동의 한·일 70년] “반출 문화재 모두 반환 인식 바꿔야”

    “일각에서 ‘일본에 있는 한국 문화재는 전부 불법적으로 취득한 것이기 때문에 한국에 원칙적으로 반환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 현실성이 없다. 일본에 있는 문화재가 전부 한국으로 돌아올 수도 없고 돌아올 필요도 없다. 지나친 국수주의나 민족주의적인 시각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 이근관(51·국제법 전공)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일본 소재 한국 문화재 반환 논의에서 인식의 전환을 요구했다. 우리나라 문화재가 도굴, 도난, 약탈 등 불법적인 방법으로 일본에 반출되기도 했지만 일본인들이 헐값에 사가거나 선물로 받아가기도 했기 때문이다. “외국 박물관에 방문하는 한국 사람들은 중국관이나 일본관은 잘 돼 있는데 한국관은 보잘것없다고 한다. 불법적으로 반출되거나 반드시 반환돼야 하는 게 아니면 현지에서 활용할 수도 있다.” 이 교수는 유네스코 ‘불법이전 문화재 반환 촉진 정부간위원회’(ICPRCP) 의장, 프랑스 소재 외규장각 도서반환 자문위원회 위원 등 국내외에서 국외 소재 문화재 반환 활동에 힘을 쏟고 있다. ‘인식 전환’은 ICPRCP 의장 등 경험에 따른 결론이다. 국제법에 근거해 일본으로 반출된 문화재를 찾아올 방법이 없어서다. “현재 국제 법규·법칙에는 식민지 시기 국외로 반출된 문화재를 문화재 기원국으로 돌려줘야 한다는 의무 조항이 없다. 국제법에 그런 내용이 명기돼 있다면 영국 대영박물관,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에 소장된 이집트 등 다른 나라 문화재는 모두 모국으로 돌아갔을 것이다. 양국 간 협상밖에 없다.” 일본은 2011년 궁내청에서 보관하던 도서 1205책을 반환했다. 1965년 한·일협정에 의해 문화재 1326점이 돌아온 이후 대규모 귀환이다. 2010년 11월 ‘도서에 관한 대한민국 정부와 일본국 정부 간 협정’에 따른 조치다. 협정 제1조에는 ‘일본국 정부는 양국 및 양국민 간 우호관계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특별조치’라고 기록돼 있다. “일본은 1965년 한·일협정 체결에 의해 양국 간 문화재 반환 문제는 모두 종결됐다고 주장한다. 그 이후의 문화재 반환은 예외적인 사항으로 접근하고 있다. 특별조치는 언제든 있을 수 있다.” 이 교수는 ‘마스터플랜’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뭔가 나올 때마다 일본과 협상할 수는 없다. 원칙을 세워야 한다. 어떤 문화재가 반드시 한국에 돌아와야 하는지를 정하고 협상 전략을 통해 환수해야 한다.” 일본인들의 자발적 기증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분위기 형성도 중요하다. “한국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일본인 전체를 매도하는 건 좋지 않다. 일본 사람들에게 ‘문화재를 창조한 모국인 한국에 돌려줘야 문화재의 가치가 더 돋보인다’는 생각을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동영상)전자담배 상점 턴 중학생들 CCTV에 덜미

    (동영상)전자담배 상점 턴 중학생들 CCTV에 덜미

    전자담배를 훔쳐 판 중학생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3일 전자담배를 훔쳐 판 혐의(특수절도 등)로 중학생 이모(15)군 등 2명을 구속하고 김모(15)군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군 등은 지난달 26일 관악구 신림동에 위치한 전자담배 가게 네 곳을 돌며 200만원 상당의 전자담배와 액상 등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사흘 뒤인 29일 이미 전자담배를 훔쳤던 가게를 찾아 다시 범행을 시도하다 덜미가 잡혔다. 경찰은 이들의 범행 당시 모습이 찍힌 폐쇄회로(CC)TV 영상도 함께 공개했다. 영상에는 창을 골프채로 부수고 가게 안으로 들어가 물건을 훔치는 대담한 범행 순간이 담겨 있다. 이들은 이렇게 훔친 전자담배를 지인과 중고 사이트를 통해 헐값에 처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조사에서 전자담배를 훔친 이유를 묻자 “담배값이 올라 전자담배가 인기라는 걸 알았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허가 없이 온‧오프라인에서 담배를 사고파는 행위는 불법”이라며 “담배를 산 사람들도 추적 중”이라고 전했다. 사진·영상=서울 관악경찰서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유일한 낙 TV 시청…전기세 겁나 그나마 짬짬이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貧’]

    유일한 낙 TV 시청…전기세 겁나 그나마 짬짬이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貧’]

    “지난해에 큰 맘 먹고 거금 120만원을 주고 3D TV를 샀습니다. 일거리가 없는 날이면 눈을 떴을 때부터 감을 때까지 보는 TV에 ‘사치’를 부린 거죠.” 서울 강북 지역의 임대아파트에 사는 A(55)씨의 ‘재산목록 1호’는 TV다. 3년간 매달 3만~4만원씩 모은 돈으로 최신 TV를 샀다. 그가 공사판에서 버는 한 달 수입(100만원)을 훌쩍 넘기는 ‘사치품’이다. 다른 가구들은 재활용센터 등에서 헐값에 사들이거나 버려진 걸 주워 왔지만 TV는 달랐다. 스포츠뿐 아니라 평소 즐겨 보는 SF 영화도 기존에 쓰던 구형 브라운관 TV 대신 3D TV로 보니 현장감이 훨씬 살아났다. A씨는 “TV가 없으면 딱히 낙이 없고 뉴스라도 봐야 세상 돌아가는 걸 알 수 있다”면서 “서너 달 생활비 전부를 TV 사는 데 썼어도 별로 아깝지 않다”고 했다. 놀기 위해서는 돈과 여유가 필요하다. 먹고사느라 고달픈 절대빈곤층에게는 그래서 TV가 유일한 여가 수단인 경우가 많다. 그저 켜놓는 것만으로도 온갖 ‘문화생활’을 브라운관을 통해 간접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경기 안산에 거주하는 독거 노인 B(76)씨에 비하면 A씨는 ‘호사스러운’ 축에 든다. B씨는 TV를 보고 싶어도 전기요금 걱정에 손이 잘 가지 않기 때문이다. B씨가 단칸방에서 매일 아침 눈뜨는 시간은 오전 4시. 하지만 딱히 할 게 없다. 아직 밖이 깜깜해 산책할 수 없는 시간이다. TV라도 보고 싶지만 기초생활수급비로 생활하는 처지라 전기비 걱정에 잘 틀지 않는다. 가만히 누워서 천장을 보며 해가 뜨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그렇게 시간을 보낸 뒤 아침을 간단히 먹고 오전 10시쯤 동네 경로당을 찾는다. 거기서 인근 노인들과 어울리며 줄곧 TV를 시청한다. B씨는 “집에서는(공중파만 나와서) 채널이 몇 개 안 되지만(케이블 채널을 갖춘) 경로당 TV는 채널이 많아서 더 볼 게 많다”면서 “저녁 때 집에 오면 밥 먹으면서 TV를 잠깐 보다가 끄고 8시면 잠자리에 든다”고 했다. 경기 광명에 사는 독거 노인 C(83·여)씨는 노환 등으로 거동이 불편하다. 그의 유일한 낙은 TV 시청이다. 하지만 낮 대신 밤에만 본다. 하루 종일 TV를 틀어 놓기에는 전기요금이 감당이 안 되기 때문이다. C씨는 “오후 6시 이후 3시간이 TV 시청 시간”이라면서 “TV로 영화를 보고 싶어도 (공중파에서는) 늦게 영화를 틀어 주니까 요즘엔 제대로 본 게 없다”고 했다. 조금 더 여유가 있는 빈곤층은 PC방에서 여가를 보내기도 한다. 서울 서대문구의 매입임대빌라에 사는 D(45)씨는 2주에 한 번꼴로 일 없는 날을 골라 PC방에서 ‘게임 데이’를 즐긴다. 보통 한 번 가면 13시간 정도 게임을 한다. 한때 20시간 연속으로 죽치고 앉아 게임에 몰입한 적도 있다. 1만원이면 13시간 정도 게임을 할 수 있어 점심으로 짜장면을 시켜 먹거나 컵라면 등 간식을 먹어도 2만원이면 하루를 날 수 있다. D씨는 “게임방에서 오락을 하다 보면 서너 시간이 훌쩍 가 있을 정도로 시간을 보내기 좋다”면서 “게임 도중 채팅에서 만난 사람 소개로 경기 인근 지역에서 일주일 동안 막노동을 한 적도 있다”고 했다. 대다수 빈곤층은 제대로 된 여행을 꿈꾸기 힘들다. 국가인권위원회의 ‘2014년 비수급 빈곤층 인권 실태조사’에 따르면 1년에 한 번 이상 2박 3일 이상의 여행을 다녀오지 못한 빈곤층(기초생활수급대상자)은 98.0%로, 전체 가구 평균(22.4%)의 4배가 넘는다. C씨는 평생 여행다운 여행을 다녀온 기억이 없다. 젊은 시절 명절 때 고향인 광주를 오고 간 것 외에는 순전히 여가를 위해 버스 등을 타고 나간 적이 없다. 더욱이 몸을 맘대로 움직일 수 없는 요즘 들어 여행은 꿈도 못 꾼다. 그는 “재작년 노인복지관에서 여는 무료 나들이에 따라 갔다가 몸살이 걸려 꼬박 일주일을 누워 지냈다”면서 “사는 게 심심하고 따분해 죽을 날만 기다리는 셈”이라고 했다. 빈곤층 아이들 역시 여행이나 나들이를 쉽게 가지 못한다. 부모가 형편이 안 되는 데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일 때문에 아이들과 시간을 보낼 짬이 없는 탓이다. 아름다운지역아동센터 관계자는 “지난해 여름 서울 지역 저소득 가정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강에서 역사와 문화 체험을 하는 무료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한강에 처음 와봤다’는 아이들이 적지 않았다”고 했다. 여행을 떠나고 싶지만 쉽사리 가지 못하는 빈곤층의 약점을 노리는 ‘사기’도 종종 벌어진다. 서울 송파구 거여동의 빈곤층 E(74·여)씨는 지난가을 황당한 일을 당했다. 낯선 이들이 E씨가 자주 가는 동네 경로당을 찾아 “공짜로 세종시 구경을 시켜 주겠다”면서 전세버스에 오를 것을 종용했다. E씨와 주변 노인들은 의심 없이 따라나섰다. 그러나 이들이 내린 곳은 세종시가 아닌 서울 외곽의 허름한 가건물 강의실이었다. 이들은 노인들을 앉힌 뒤 녹용과 옥장판 등을 파는 강의를 4시간 넘게 진행했다. 항의하는 이들에게는 “자꾸 이러면 못 간다”며 윽박질렀다. E씨는 “강의와 호객 행위가 끝난 뒤 차로 다시 경로당에 데려다준 게 다행이었다”면서 “그 이후에는 누가 ‘공짜 여행을 보내 준다’고 해도 절대 안 따라간다”고 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겨우 의식주만 해결하는 수준을 도와주는 현재 우리나라의 빈곤층 지원 시스템으로는 빈곤층이 여가라는 걸 누릴 수 없다”고 했다. 반면 ‘정보 검색’에 능한 빈곤층 중 복지단체에서 지원하는 무료 여행의 기회를 잡은 경우도 있다. 경기 안산에 거주하는 기초생활수급 대상 싱글맘 E(40)씨는 2013년 여름 강원도 속초로 2박3일 휴가를 다녀왔다. 초등학교 6학년인 큰아들과 2살 딸 외에 100일이 갓 지난 막내딸까지 네 식구가 함께했다. 그러나 돈은 한 푼도 들지 않았다. 모 복지재단이 한부모가정 등을 대상으로 주최한 여름휴가 프로그램에 참가했기 때문이다. 주최 측이 숙박과 교통, 식사비 일체를 무료로 제공했다. 앞서 그녀는 지난해 11월에는 아이들과 함께 제주도 여행도 다녀왔다. 이 역시 싱글맘 관련 협회의 후원 덕분이었다. 아이들은 물론 E씨 역시 비행기를 탄 건 처음이었다. E씨는 “아이들을 위해 1년에 한 번은 어떤 수를 쓰더라도 함께 여행을 가려고 한다”면서 “집에만 있는 애들을 생각하면 무료 여행을 갈 좋은 기회가 없을까 여기저기 찾아보게 된다”고 했다. E씨는 미혼모 관련 협회가 여는 ‘부모 교육’ 강의를 20차례 수강하면 제주도 여행을 무료로 할 수 있다는 정보를 인터넷에서 검색한 덕택에 행운을 잡을 수 있었다. 영화 관람도 빈곤층에게는 쉽지 않다. 노년 빈곤층에서는 최근 수십년간 영화관을 찾은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사례가 수두룩했다. 특히 한창 영화 관람에 맛을 들일 젊은 층이 돈 때문에 참아야 하는 일은 ‘고문’이나 다름없다. 그렇다 보니 다양한 방식이 동원된다. 서울의 한 사립대에 재학 중인 ‘스튜던트 푸어’ F(27)씨는 밥 먹을 돈을 아껴 영화를 볼 정도로 영화 애호가다. 하지만 영화 관람비는 지갑이 가벼운 그에게 큰 부담이다. 이런 이유로 그는 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 대신 스크린을 적게 내거는 군소 영화관에 주로 간다. F씨는 “멀티플렉스는 관람비는 1만원에 가깝지만 단관 극장은 6000원 정도만 내면 된다”면서 “이것조차 부담스러우면 인터넷으로 영화 파일을 공짜로 내려받아 본다”고 했다. SF 영화를 즐겨 보는 G(34)씨도 “극장에서 영화 한 편 보는 데 1만원이나 내야 하니 최근 6년간 극장 문턱도 밟지 못했다”면서 “대신 가끔 동대문시장 등에서 복제한 최신 영화 DVD를 5편에 1만원 주고 사서 집에서 본다”고 했다. 서울 종로 탑골공원은 예나 지금이나 빈곤 노년층의 놀이터다. 강서구에 사는 H(82)씨도 매일같이 정오쯤 탑골공원으로 출근한다. 공원 팔각정 주변에 자리 잡은 뒤 허리에 찬 소형 카세트 라디오를 들으며 공원을 천천히 산책한다. 팔각정에 앉아서 주변 친구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기도 한다. 한 달 소득이 국민연금 40만원에 노인연금 16만원 정도가 고작인 처지라 탑골공원 만큼 ‘경제적인’ 소일거리 공간이 없다. 주변 식당들의 밥값이 저렴한 것도 장점이다. 국밥 한 그릇에 소주 한 병 시키면 6000원 정도면 충분하다. 친구들과 함께 소주잔을 기울이다 보면 한두시간은 훌쩍 간다. H씨는 “지하철 요금은 공짜이니 밥값 정도를 빼면 돈이 별로 들 일이 없다”면서 “날씨가 좋을 때는 청와대 앞까지도 놀러간다”고 했다. I(71)씨도 매일 아침 경기도 성남에서 탑골공원으로 나오는 ‘터줏대감’이다. 그는 “밖에서 밥을 챙겨 먹지 않으면 한 달 용돈은 10만원이면 충분하다”면서 “잠실 석촌호수 부근도 우리 같은 사람들이 찾는 장소”라고 했다. 봉사 활동으로 여가를 보내는 빈곤 노년층도 일부 보인다. 경기도 광명에 사는 독거 노인 J(82·여)씨는 10년째 지역 노인복지센터 뜨개질 교실에서 다른 노년층을 가르친다. 그녀는 “그냥 놀 바에야 다른 사람들을 위해 움직이는 게 훨씬 보람 있다”고 했다. 이두걸 유대근 송수연 기자 douzirl@seoul.co.kr
  • [문화마당] 허리케인 죠를 읽다/김경주 시인

    [문화마당] 허리케인 죠를 읽다/김경주 시인

    새해 첫 독서로 만화 ‘내일의 죠’(국내엔 ‘허리케인 죠’로 알려져 있다)를 읽었다. 우리나라에선 애니메이션으로도 꽤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인기 만화가 지바 데쓰야의 대표작이다. 종전 후 1950~60년대 황폐한 일본을 배경으로 어렵고 가난한 사람들 속에서 한 날건달이 복싱을 통해 자기 삶을 개척해 간다는 내용의 만화다. 일명 ‘헝그리 정신’을 강조하는 스토리로 죠는 죽을 힘을 다해 얻어 맞고, 쓰러지고, 다시 일어난다. 페이지가 철철 흐르는 땀 냄새로 가득하다. 내가 죠에 탐닉하게 된 이유는 무엇보다 주인공 죠가 희망이 거의 보이지 않는 싸움만 해 나가는 설정이 호기심을 당겼기 때문이다. 죠는 부랑아로 살면서 사기와 공갈 협박, 폭력에 노출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단페이 영감이라는 스승 겸 친구를 만나게 되면서부터 삶이 변하기 시작한다. 영감은 전직 프로 복서 출신이었지만 알코올 중독으로 살아가고 있었는데, 죠를 보고 그를 대단한 복서로 키울 의지를 가지면서 생의 반전을 꿈꾸는 캐릭터다. 복싱 따위에는 관심도 없었던 죠는 소년원과 경찰서를 들락거리지만 결국 소년원 시절 필생의 라이벌인 리키시의 동기 부여로 복싱계에 입문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얻어맞는다. 근성과 패기, 열정으로 범벅이 된 죠는 뚜렷한 목적(의지) 없이 친척집(인생)에 들렀다가 박대당하는 우리들의 삶에 강한 타격을 준다. ‘인생이 우리하고 정말 가장 가까운 친척 같은 것일까’ 하는 의문을 죠는 계속 갖고 있었다. 곰곰 생각해 보면 촌스러운 맷집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누군가에겐 삶을 대하기에 적당한 타이틀이기도 할 것이다. 이 땅엔 챔피언이 되는 것보다 한번 제대로 겨뤄 보고 싶은 링이 필요한 사람들도 많을 테니까. 만화방을 한참 드나들던 시절이 있었다. 90년대 초반까지 지방에 살던 나는 중학교에 올라가면서 열심히 만화책을 보기 시작했다. 그땐 웹툰이 지금처럼 성행하던 시기가 아니었다. 이현세와 박봉성, 허영만 등이 주류를 이루었고 드래곤볼과 북두신권은 당시만 해도 잔혹한 장면이나 청소년 정신 건강에 위기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검게 탈색거나 덧칠돼 있었다. 수업 시간에 우리는 책상 밑으로 그 음란물(?)을 몰래 돌려 가면서 하교 때까지 자기 차례를 기다리며 마음을 졸이곤 했다. 내신을 학교에 헐값에 넘기는 일이 잦았다. 나는 그때 한참 그림 그리는 일이 즐거웠던 시기였다. 인문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것보단 예술고에 가서 미술을 전공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물론 부모님의 반대는 우리의 의지를 언급할 때마다 야생마처럼 펄떡 뛰곤 했다. 휴일이면 만화방으로 달려가서 하루 종일 죽을 치곤 했다. 인생도 연습장이 참 많았으면 좋겠다 싶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나는 ‘내일의 죠’를 만나게 됐다. 나에겐 말썽꾸러기 외삼촌이 여럿 있었다. 공업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었는데 서클로 복싱부를 하고 있었다. 어느 날 삼촌은 내 방문을 두드리고 나에게 ‘내일의 죠’ 전질을 툭 던져 주었다. “너도 보면 좀 나아질 거야.” 그게 처음으로 죠를 만나게 된 날이다. 호세 멘도사와의 마지막 경기 중 단페이 영감과 나누는 대화에서 죠는 이렇게 말하고 다시 일어선다. “불완전 연소된 인생을 살고 싶진 않아.” “부탁이야 영감, 부탁이야, 아무 말도 하지 마. 새하얀 재가 될 때까지 하도록 내버려 둬.”
  • 전 産銀 부행장, 재직 시절 388억 임의 출연… 임직원 ‘돈 잔치’

    전 産銀 부행장, 재직 시절 388억 임의 출연… 임직원 ‘돈 잔치’

    올해 공공부문 개혁이 화두인 가운데 정부 예산이 관련된 금융 공공기관 역시 국민을 향한 공적 역할보다 임직원만을 위한 ‘제 밥그릇 챙기기’가 여전했다. 감사원은 한국산업은행 수석부행장 시절 방만 경영을 문제 삼아 김모 현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의 인사 자료로 활용되도록 통보했다. 감사원은 15일 국내 11개 금융 공공기관을 상대로 경영 관리 실태를 감사한 결과 금융위원장에게 김 이사장의 비위 내용을 인사 자료로 활용하도록 통보했다고 밝혔다. 감사 대상은 한국은행,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중소기업은행, 한국거래소, 한국정책금융공사 등이다. 김 이사장은 2012년 5월부터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으로 재직하며 금융위원회 결정으로 2013년도 예산에서 급여성 복리후생비 120억원이 삭감되자 이를 보전하기 위해 사내복지기금 190억원을 출연하도록 지시해 임직원들과 나눠 가졌다. 이 과정에서 기금의 필요성과 적정성을 따지지 않았고 당시 산업은행이 ‘기타공공기관’에서 제외됐다는 이유로 추가 출연금에 대해 금융위와 협의도 하지 않는 등 관련 법 예산 규정을 위반했다. 김 이사장은 산업은행 경영이 더욱 악화되고 민영화 방침이 사실상 철회된 2013년 7월에도 같은 식으로 198억원을 사내복지기금으로 출연하도록 하는 등 두 차례에 걸쳐 388억원을 임의로 운영했다. 2013년 7월 198억원 추가 출연 전에도 산업은행 직원 1인당 받는 사내복지기금은 3200만원에 이르렀으며 연간 총 86억원의 복리후생비나 수당이 부당 지급된 것으로 지적됐다. 산업은행은 과거 감사에서도 이 같은 방만 경영이 지적됐지만 노사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부분의 문제를 고치지 않았다. 한국거래소는 임대재산 계약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부당이득을 몰아준 것으로 드러났다. 거래소는 임직원이 조합원으로 있는 신용협동조합과 수의계약을 통해 연간 10억원 상당의 수익이 발생하는 여의도 서울사옥의 지하주차장을 연간 2억 7700만원에 임대해 줬다. 또 주차장에 차량통제시스템을 설치해 주고 인건비까지 지원함으로써 신협이 2011~2013년 19억 6100만원의 특혜성 이익을 챙기도록 했다. 거래소는 지하상가와 커피숍 또한 수의계약으로 신협에 헐값에 임대해 줬고, 이를 통해 신협은 3년간 3억 2600만원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간 신협의 조합원 배당률은 이자수익만 감안한 배당률(연 4.42~5.19%)에 비해 2배 가까이 높은 연 7.51~9.14%에 이른다. 중소기업은행 등 6개 금융 공공기관은 2009년 7월 ‘이사대우’ 등 별도 직급을 폐지하겠다고 기획재정부에 보고하고도 보수와 처우가 비슷한 ‘집행간부’ 등 직급을 신설해 운영하다가 적발됐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210만원 티켓을 30만원에? 항공사 실수 ‘반전’

    210만원 티켓을 30만원에? 항공사 실수 ‘반전’

    실수로 파격적인 가격에 마일리지상품을 판 항공회사가 "실수였지만 구매한 고객에겐 그대로 권리를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칠레 항공회사 란은 휴가철을 맞아 최근 인터넷홈페이지에 마일리지 할인상품을 띄웠다. 마일리지 10만 km를 특별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며 회사가 내건 가격은 20만 칠레 페소, 우리돈으로 약 36만원이다. 10만 km면 칠레에서 미국까지 가기에 충분한 거리다. 칠레~미국 항공티켓을 사려면 최소한 2000달러 이상을 지불해야 한다. 초특급 할인가격에 나온 마일리지 상품은 구매심리를 바짝 자극했지만 란 항공은 얼마 되지 않아 판매공지를 내렸다. 가격이 잘못 표시된 때문이다. 란 항공은 원래 10만 km를 120만 칠레 페소(약 210만원)에 팔 예정이었다. 하지만 광고를 제작하면서 란 항공은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렀다. 회사는 "(화폐) 단위를 (외화에서 페소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며 가격을 수정해 다시 광고를 띄웠다. 그러면서 란 항공은 발빠르게 헐값에 마일리지를 구입한 고객에겐 "10만 km 비행기를 탈 수 있는 권리를 그대로 인정하겠다"고 약속했다. 란 항공은 "항공서비스와 관련된 광고는 투명하고 명확해야 한다"며 "회사의 실수로 고객이 피해를 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내부규정에 따라 당연한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단순하게 봐도 회사가 손실을 봐야 하는 게 자명하다"고 말했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210만원 항공티켓이 30만원? 실수였지만 그대로 팝니다~”

    “210만원 항공티켓이 30만원? 실수였지만 그대로 팝니다~”

    실수로 파격적인 가격에 마일리지상품을 판 항공회사가 "실수였지만 구매한 고객에겐 그대로 권리를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칠레 항공회사 란은 휴가철을 맞아 최근 인터넷홈페이지에 마일리지 할인상품을 띄웠다. 마일리지 10만 km를 특별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며 회사가 내건 가격은 20만 칠레 페소, 우리돈으로 약 36만원이다. 10만 km면 칠레에서 미국까지 가기에 충분한 거리다. 칠레~미국 항공티켓을 사려면 최소한 2000달러 이상을 지불해야 한다. 초특급 할인가격에 나온 마일리지 상품은 구매심리를 바짝 자극했지만 란 항공은 얼마 되지 않아 판매공지를 내렸다. 가격이 잘못 표시된 때문이다. 란 항공은 원래 10만 km를 120만 칠레 페소(약 210만원)에 팔 예정이었다. 하지만 광고를 제작하면서 란 항공은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렀다. 회사는 "(화폐) 단위를 (외화에서 페소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며 가격을 수정해 다시 광고를 띄웠다. 그러면서 란 항공은 발빠르게 헐값에 마일리지를 구입한 고객에겐 "10만 km 비행기를 탈 수 있는 권리를 그대로 인정하겠다"고 약속했다. 란 항공은 "항공서비스와 관련된 광고는 투명하고 명확해야 한다"며 "회사의 실수로 고객이 피해를 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내부규정에 따라 당연한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단순하게 봐도 회사가 손실을 봐야 하는 게 자명하다"고 말했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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