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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서라] 윤석열의 ‘아픈 손가락’ 영화 ‘블랙머니’와 론스타 수사

    [법서라] 윤석열의 ‘아픈 손가락’ 영화 ‘블랙머니’와 론스타 수사

      [편집자주] 전국 최대 법원과 최대 검찰이 몰려 있는 서울 서초동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뿐만 아니라 그들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있습니다. 일반 국민의 눈으로 보는 법조계는 이상한 일이 참 많습니다. 법조의 뒷이야기와 속이야기를 풀어드리는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약칭 ‘법서라’를 토요일에 선보입니다. 최근 개봉한 영화 ‘블랙머니‘는 론스타 펀드의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을 다루고 있습니다. 외환은행은 대한은행으로, 론스타펀드는 스타펀드로 나옵니다. 영화와 실제 사건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등장 인물은 허구이지만, 배우 조진웅이 연기하는 ‘막프로’ 양민혁 검사는 여러모로 윤석열 검찰총장을 떠오르게 합니다. ‘막프로‘는 막나가는 검사라는 뜻인데, 양 검사는 우연한 기회에 대한은행 헐값 매각 사건 수사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 소속인 그는 대검 중수부가 수사하는 스타펀드 수사와 별개로 진실을 파헤치며 부당한 외압에 맞서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배우 조진웅과 윤 총장의 외모가 비슷한 편입니다. 극 중에서 양민혁 검사가 기자회견에서 수사 외압을 밝히는 장면은 윤 총장이 2013년 국정원 댓글 수사 당시 국정감사장에서 윗선의 수사 개입을 폭로한 장면을 연상하게 합니다. 무엇보다 결정적인 건 윤 총장이 2006년 대검 중수부에서 론스타 수사를 담당했다는 겁니다.   ●박영수, 채동욱, 윤석열…대검 중수부 전원 투입  당시 대검 중수부장은 박영수 특검, 수사기획관은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었습니다. 윤 총장은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부부장검사였지만 현대차 비자금 조성 첩보를 듣고 중수부로 파견옵니다.  최고의 ‘칼잡이’들이 모여있는 대검 중수부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에 배당된 사건을 가져왔고, 2006년 3월 30일 서울 역삼동의 론스타 본사와 임원 자택 등 8곳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으로 강제 수사의 신호를 알렸습니다.  오광수 중수2과장 등 4명의 검사로 출발한 수사팀은 그해 8월 중수1과 인력이 전부 투입됐고, 검사 20여명을 포함해 수사팀은 전체 약 100명에 달했습니다. 국정농단 특검팀의 규모가 검사 20명을 포함해 약 100명 상당인 것을 비교해보면 검찰이 얼마나 사활을 기울인지 알 수 있습니다. 중수 1과에는 최재경 과장, 윤석열 부부장, 이동열 부부장, 여환섭·윤대진·한동훈 검사가 있었고 중수2과에는 오광수 과장, 임진섭 부부장, 이복현·이영상 검사가 있었습니다.  론스타는 수사부터 재판까지 온갖 기록을 양산했습니다. 수사 때는 관련자 구속영장이 연거푸 기각되며 법원과 검찰이 강하게 충돌했습니다. 당시 이상훈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 부장판사, 민병훈 영장전담 부장판사와 박영수 대검 중수부장, 채동욱 수사기획관이 만나 영장 기각 관련 의견을 나눴다는 일화도 유명합니다. 영화 ‘블랙머니‘ 말미에는 ‘이 사건으로 구속된 사람은 하나도 없다’는 문구가 나오는데,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은 기각됐지만,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이 구속됐습니다. 검찰은 유회원 론스타코리아 대표에 대해 4차례, 변양호 전 국장에 대해 2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법조계에서는 구속영장을 둘러싼 법원과 검찰의 갈등이 론스타 수사에서 시작됐다고 봅니다. 법원이 연달아 기각하자 검찰은 항의의 의미로 영장 내용을 토씨 하나 바꾸지 않고 그대로 재청구하며 반박 성명을 내기도 했습니다. 정상명 검찰총장마저 “승복할 수 없다”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고, 검찰 고위 관계자는 “법원이 (영장을 기각하며) 검찰 수사에 인분을 뿌리고 있다”는 원색적인 말로 법원을 비판했습니다.   ●1·2·3심 전부 무죄…검찰의 완패  검찰은 약 9개월간 수사 끝에 2006년 12월, 수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검찰은 2003년 론스타가 한국의 대형은행을 헐값에 사들인 뒤 단기간에 팔아치워 이득을 보려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과정에서 금융 당국 책임자들이 로비스트에 매수됐다고도 했습니다. 결국 검찰은 변 전 국장과 이 전 행장 등을 배임 등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영화 ‘블랙머니’의 시놉시스에는 ‘자산가치 70조 은행이 1조 7000억원에 넘어간 희대의 사건 앞에서 양민혁 검사는 금융감독원, 대형 로펌, 해외펀드 회사가 뒤얽힌 거대한 금융 비리의 실체와 마주하게 되는데…‘라고 돼 있습니다. 시놉시스 역시 검찰 수사 결과 내용과 일맥상통합니다.  법원 재판도 순탄치 않았습니다. 당시만해도 사상 최다인 86차례 공판 끝에 1심이 마무리됐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1심이 100회의 공판을 진행한 것과 비견되는 수준입니다. 그러나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핵심 쟁점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 자본 비율 전망치 산출과 론스타의 인수자격을 부여하는 과정에 변 전 국장의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당시 외환은행은 BIS 비율 전망치를 비관적으로 작성했는데, 이는 인수 가격을 낮추려는 배임의 목적이 아니라 협상 결렬 가능성을 줄이려 한 목적이라는 것입니다. 론스타가 원하는 대로 매각하는 것이 불가피했다고 본 것이죠. 이 판결은 대법원에서 확정됐습니다.  이와 별도로 외환카드 주가 조작으로 증권거래법 위반 등 유죄판결이 확정됐지만, 핵심인 헐값 매각에서는 전원 무죄가 나왔습니다.   ●현 윤석열 사단, 대부분 론스타 수사팀 소속  윤 총장을 중심으로 당시 수사팀에 속했던 검사는 현재 ‘윤석열 사단’으로 불립니다. 검찰에 남아있는 대부분 검사가 중책을 맡고 있습니다. 당시 중수부에 있던 여환섭, 윤대진, 한동훈 검사는 검사장이 됐습니다. 1심 판결문에 주임검사로 이름을 올린 구본선, 심재돈, 조상준, 이복현, 이두봉, 윤석열 중 심재돈 검사를 제외하고 모두 현직입니다. 구본선, 조상준, 이두봉 검사도 현직 검사장입니다.  영화 ’블랙머니‘의 정지영 감독은 윤 총장을 시사회에 초청하려고 했지만 불발됐다고 합니다. 정지영 감독은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윤 총장이 당시 론스타를 수사한 검사 중 한명이었는데, 실제 당시 사건을 수사한 검사 중 착안한 게 있느냐’는 질문에 “실제 론스타 사건을 수사했던 검사들과 영화 속 검사들이 닮았을 수도 있고 전혀 아닐 수도 있다. 그건 관객의 몫으로 남기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윤 총장은 검사 생활을 하면서 많은 부침을 겪었습니다. 중수부 시절 현대차 비자금과 론스타 수사, 그를 ‘강골 검사’로 알린 국정원 댓글 수사 이후에는 한직을 전전했습니다. 특검팀에서는 국정농단 수사를 담당했고, 서울중앙지검장 시절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심판대에 올렸습니다. 화려한 이력의 윤 총장이지만 론스타 수사만큼은 아쉬울 수밖에 없을 겁니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윤 총장이 론스타를 수사하면서 사모펀드에 정통하게 됐고, 그때 경험이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모펀드 의혹에 대해 수사를 결심하게 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결국 론스타는 2012년 한국 정부때문에 매각이 지연됐다며 5조3000억원 규모의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을 제기했습니다. 하나금융지주에 제기한 1조원대 손해배상 중재는 지난 4월 하나금융이 승소했습니다. 이를 근거로 정부에 제기한 소송도 유리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금수저 집주인’ 224명 세무조사

    ‘금수저 집주인’ 224명 세무조사

    30대 이하 74%… 미성년자 6명 포함국세청이 서울 강남 등의 고가 주택을 사들인 ‘금수저 집주인’에 대한 세무조사를 진행한다. 특히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부모로부터 현금을 받아 수십억원짜리 아파트를 사들인 것으로 의심되는 30대 이하가 집중 조사 대상이다. 국세청은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자금으로 고가의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사거나, 고가 주택에 전세로 거주하는 사람 중 탈세가 의심되는 224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12일 밝혔다. 조사 대상자는 차세대국세행정시스템(NTIS)으로 파악된 과세 정보와 국토교통부의 자금조달계획서, 금융정보분석원(FIU) 정보 등을 취합해 선정됐다. 224명 가운데 30대 이하는 165명으로 전체의 73.6%를 차지했다. 미성년자도 6명이나 됐다.이들 중 상당수는 최근 주택 가격이 많이 오른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 경기 과천 등에서 고가 주택을 거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에서는 ‘대대광’(대구·대전·광주)으로 불리는 집값 급등 지역의 고가 주택 거래자들이 포함됐다. 국세청 관계자는 “30대 이하의 경우 사회 초년생으로서 월급으로 자산을 축적할 수 있는 기간이 제한적이라 고가 부동산을 매입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탈세 사실이 확인되면 조세범 처벌법에 따라 고발 등 엄정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주택·상가 등 부동산 매매를 하면서 세금을 피하기 위해 거래 가격을 허위 신고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와 개발 호재 지역 주변의 땅을 헐값에 사서 허위 광고로 판매하는 기획부동산 업체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한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누가 동네 서점을 죽였나… 다시 펼쳐진 도서정가제 논란

    누가 동네 서점을 죽였나… 다시 펼쳐진 도서정가제 논란

    “작은 서점 다 망친 도서정가제 폐지하라” “폐지 땐 온라인 서점만 생존… 유지해야” 업계 내부에서도 찬반 팽팽하게 대립 중 소비자 “질 낮춰서라도 가격 인하 필요 소장본 고급화 등 시장 다변화 모색을”“도서정가제가 작은 서점 다 망쳤죠. 대형 서점과 경쟁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서울 관악구 독립서점 주인 A씨) “책 시장이 위축된 건 스마트폰 등 다른 독서 방식이 나와서일 뿐 정가제 때문은 아니에요.”(서울 영등포구 개인서점 주인 B씨) 과도한 가격 할인 경쟁을 막아 동네 서점을 보호하려는 취지로 도입된 ‘도서정가제’의 존폐를 두고 논란이 뜨겁다. 도서정가제 폐지를 주장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의 동의자 수가 20만명을 넘는 등 호응을 얻었지만 업계에서는 완전히 상반된 의견이 나오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신간·구간 도서의 할인 폭을 최대 15%로 규제한 현행 도서정가제는 최근 독자들을 중심으로 폐지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애초 취지와 달리 대형 서점만 배 불리고, 독서 인구는 감소시켰다는 비판 때문이다. 지난달 14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올라온 ‘도서정가제의 폐지를 청원합니다’라는 글은 20만 3000여명(4일 오후 기준)의 동의를 받았다. 하지만 이 제도를 없애는 건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 사이에서도 이해관계에 따라 의견 차가 워낙 크다. 도서정가제 폐지를 주장하는 측은 ▲독서 인구 감소 ▲평균 책값 인상 ▲출판사 매출 규모 감소 ▲도서 초판 평균 발행 부수 감소 등의 악영향을 낳았다고 비판한다. 일부 업자는 최근 새로운 서적 유통구조를 만들어 보겠다며 ‘완전 도서정가제에 반대하는 도서소비자·생산자·플랫폼 준비모임’(완반모)을 발족하기도 했다. 배재광 완반모 대표는 “도서정가제라는 독점 가격은 소비를 위축시켜 시장을 감소시키고, 대형 출판사와 온오프라인 서점의 독점력만 강화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현행 도서정가제를 유지하거나 오히려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도서정가제 탓에 책값이 비싸졌고 책 소비가 위축됐다는 주장은 철저한 오해라는 것이다.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는 “정가제를 깨 버리면 책값은 헐값이 돼 마케팅할 여력이 있는 대형 서점의 온라인 매장만 남고 오프라인 책방은 죽게 될 것”이라며 “비싼 책 가격이 문제라면 정가를 낮추면 되지 정가제 폐지 뒤 할인 이벤트를 할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오히려 할인을 원천 봉쇄해 책 가격을 같게 하는 ‘완전정가제’를 내세우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에 대해 독자들의 근본적 불만을 읽지 못한 겉핥기식 논란일 뿐이라고 비판한다. 월정액 전자책 서비스 이용자 정모(32)씨는 “정가제 청원은 현재의 책 시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 표출 창구였을 뿐”이라며 “정부는 단순한 대안을 내놓을 것이 아니라 업계와 함께 치열하게 고민해 외국처럼 책의 질을 좀 낮추더라도 책값을 내리고 수집용 책을 비싸게 받는 등 구체적인 시장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고서점을 주로 이용하는 이정현(29)씨는 “독서 인구가 줄어 출판시장에 침체가 왔다는 건 업계의 핑계일 뿐 중고서점은 항상 구매자가 많다”면서 “소비자는 책값이 비싸다고 인식하는데 업계는 이를 외면하며 단가를 내릴 생각은 하지 않고 겉치장에만 집착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걷다가 벼락 맞은 것 같은 한 해…올해는 하늬 하고 싶은 거 다 해

    걷다가 벼락 맞은 것 같은 한 해…올해는 하늬 하고 싶은 거 다 해

    ‘극한직업’ 차기작 론스타 다룬 ‘블랙머니’ 형사·검사 이어 변호사까지 연기 변신 미인대회·엄친딸 이미지 편견 딛고 연기 “작품은 선물 같다” 한·佛 합작 드라마도 3년 전 예능 프로그램(‘SNL코리아’ 시즌7)에 나와 “헤이~ 모두들 안녕? 내가 누군지 아니?” 했던 미스코리아는 이제 자기 이름이 무엇이냐고 물어볼 필요가 없는 흥행 배우가 됐다. 올 초 개봉한 영화 ‘극한직업’으로 관객 1600만명을 동원하고, 이어 방영된 SBS 드라마 ‘열혈사제’에서 시청률 20%를 가뿐히 넘긴 배우 이하늬(36)다. 2019년을 ‘하늬 하고 싶은 거 다 해’로 보낸 그를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전날 2019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에서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을 받은 그는 올해는 “선물 같다 못해 기적 같은 해”라고 했다. “1600만명이 넘는 영화를 만난다는 건, 배우 입장에선 걷다가 벼락 맞는 일이 아닐까 싶어요. 얼떨떨하면서도 너무나 감사한 일이에요. 하지만 빨리 내려놓고 다음 캐릭터와 에너지를 준비해야죠.” 한 해의 막바지, 이하늬가 들고 나온 영화는 뜻밖에 ‘부러진 화살’(2011), ‘남영동 1985’(2012) 등 사회적 메시지가 강한 영화들을 연출한 정지영 감독의 ‘블랙머니’다. 2003년 외환은행을 헐값에 인수한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2012년 하나금융에 다시 매각하는 과정을 영화화했다. 이하늬는 ‘극한직업’의 형사, ‘열혈사제’의 검사에 이어 이번엔 변호사로 변신한다. 정 감독은 이하늬가 출연했던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은밀하고 위대한 동물의 사생활’을 보고 캐스팅을 결정했단다. 프로그램에서 그가 다큐멘터리 감독으로서 친구를 독려하고 리더십을 발휘한 주도적인 모습을 보인 게 정 감독의 눈에는 영화 속 국제통상 전문 변호사 김나리의 당당한 캐릭터와 겹쳤다.김나리를 만들기 위해, 정 감독이 이하늬에게 주문했던 네 글자는 ‘자신만만’이었다. 김나리는 냉철한 엘리트이면서도 사회 정의에 귀 기울일 줄 아는 감성을 가진 입체적인 인물이다. 이하늬는 “‘나 단단한 여자야’라고 표출하는 게 아니라 내재된 단단함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자신의 분석을 소개했다.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 유학파 변호사이자 외국 펀드의 법률 고문인 김나리의 영어 구사에 특히 힘을 쏟았다. “한국 사람이 한국에서 한국식 영어를 배워서 하는 정도가 아니라, 미국에서 오랫동안 살았고 일을 하고 있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경제 용어도 일상 용어처럼 입에 붙이는 작업들을 많이 했어요.” 그런 노력 끝에 영어로 국제 회의를 주관하는 김나리의 모습에는 전혀 위화감이 없다. 이하늬의 영어 연기에 도움을 준 건 2008년 미국의 연기 스튜디오로 떠났던 유학 경험이다. 오랫동안 국악을 수련해 온 사람이기에, 무대 서는 일의 무거움을 알았던 까닭에 결정한 일이었다. 2006년 미스코리아 진으로 데뷔한 이래 특별한 수식어가 없던 시절이지만 마음이 조급하진 않았다. “누군가는 ‘쟤 뭐하는 거야’ 할지언정, 저는 가고자 하는 방향이 분명했어요. 그래서 좀더 초탈해서 광범위하게 활동할 수 있었고요. ‘어떤 캐릭터든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연기하겠습니다’라는 마음들이 조금 전해진 거 같아요.” 남부러울 거 없는 ‘엄친딸’ 이미지이지만 그는 스무살 이후로 부모님으로부터 용돈을 받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유학 생활도 경제적으로 녹록지 않았다. 연기를 처음 할 때 한 카메라 감독이 한 말에 적잖이 충격을 받기도 했다. 감독은 “너는 왜 이걸 하려고 그러냐? 안 해도 되잖아. 시집갈 수 있을 때 가라”는 말은 던졌다. 그때 그는 다짐했다고 털어놨다. “네, 시집가기 전에 배우로 잘 한 번 성장해 보겠습니다.” ‘극한직업’ 이병헌 감독에게는 코미디의 타이밍을, 정 감독에게선 배우로서 현장에서 누리는 자유로움을 배웠다. 현재 진행형으로 진화 중인 배우 이하늬에게 다음 목표는 뭘까. “배우로 아직은 이끼가 더 많이 껴야 하는 ‘중간에 있는 돌’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열려 있는 작업을 더 많이 하고 싶어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인도도 좋고, 할리우드, 유럽, 아프리카도 좋아요. 물론 배우에게는 작품은 선물처럼 와야 하는 거라 그 시기도 작품도 알 수 없지만 마음 한켠엔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미국 최대 연예 에이전시와 전속계약을 맺은 이하늬는 김지운 감독이 연출하는 한국·프랑스 합작 드라마 ‘클라우스47’(가제) 촬영을 앞두고 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경실련, “재벌 부동산 투기 감시제도 전무”

    경실련, “재벌 부동산 투기 감시제도 전무”

    재벌 소유 부동산, 취득원가 대비 62배까지 올라경실련, “투기 감시할 제도 마련해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가 재벌의 부동산 투기와 이를 통해 얻은 불로소득를 견제할 감시제도 마련을 촉구했다. 경실련은 11일 민주평화당과 함께 국회 정론관에서 재벌의 부동산 투기 실태 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관련 법 개정과 함께 국정감사에서 재벌의 부동산 투기·불로소득에 대한 지적과 개선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올 초부터 조사한 재벌들의 부동산 보유 현황 중 롯데그룹에 대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1970년대 박정희 정부와 노태우 정부를 거치며 서울의 요지를 헐값에 사들였고,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 때 이 땅의 가격이 급등했다. 롯데그룹이 보유한 주요 부동산 5곳의 취득가는 1871억원이었지만, 지난해 공시지가 기준 11조 6874억원으로 조사됐다. 추정 시세는 27조 4491억원이다. 경실련은 “분석 결과를 종합해보면, 특혜와 낮은 가격으로 취득한 토지에 대해 턱없이 낮은 보유세율과 법인세 이연, 토지 양도세와 법인세 합산과세로 인한 불로소득이 발생했다”며 “이명박 정부 시절 자산 재평가를 활용한 기업가치 증대와 재무구조개선으로 지배주주의 사익편취와 대출을 늘릴 수 있는 기반을 조성했다”고 지적했다. 경실련 관계자는 “재벌의 부동산 투기 등을 감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전무하다”며 “이런 불평등과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공공재인 토지를 이윤추구 수단으로 이용하는 행위에 대해 강력한 규제와 불로소득 환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경실련은 재벌 부동산 투기에 대한 대안으로 자산 5조원 이상의 공시대상 기업집단은 보유 부동산에 대한 목록 등을 사업보고서에 의무적으로 공시하는 방안, 연도별 비업무용 토지 현황 및 세금납부 실적 현황 공시, 종합부동산세 별도합산토지 세율(0.7%)을 최소 2% 이상으로 상향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2년 넘게 멈춰버린 군산… “현대重 재가동 공약은 희망고문”

    2년 넘게 멈춰버린 군산… “현대重 재가동 공약은 희망고문”

    20명 남짓 남은 공장은 교도소처럼 적막 빈 원룸 50%·아파트 헐값에도 거래 ‘0’ 사람도 상권도 빠져 지역 상인들 울상 정부 고용 지원에도 재취업 고작 150명 市 “관광·신재생에너지 육성방안 추진”“한때 5000명도 넘게 북적이던 공장에 이제 20여명만 남으면서 군산은 희망을 잃은 도시로 전락했습니다.” 지난 8일 오후 전북 군산시 비응도동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2년 넘게 가동을 중단한 공장은 텅 빈 채 황량한 분위기다. 현대중공업이 자랑하는 1650t짜리 골리앗 크레인은 멈춰 선 지 오래다. 직원들이 출퇴근하던 회색빛 철문은 굳게 닫혀 외부와 단절된 교도소 담장처럼 보였다. 바로 옆 통근버스 승강장 주변은 잡초가 무성히 자라 쓸쓸함을 더했다. 군산은 지난 2017년 시작된 제조업 구조조정으로 도시 전체가 마비된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2017년 문을 닫은 데 이어 지난해 한국GM 군산공장이 폐쇄돼 산업 기반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조선업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말이 들리지만 군산과는 상관없는 이야기가 된 지 오래다. 정부는 지난해 4월 군산을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했고 지난 4월 지정기간(1년)을 한 차례 연장했지만 경기가 살아날 산업 호재가 없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미지수다.현대중공업과 한국GM 직원들이 몰렸던 오식도동 원룸단지는 오가는 사람조차 보기 힘들었다. 이곳에 빽빽하게 들어선 500여 동의 원룸단지 공실률은 50%에 이른다.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으로 85개 협력업체 가운데 67개가 문을 닫아 4000여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는 1만명의 대량 실업 사태를 가져왔다. 근로자가 없다 보니 경기가 좋을 때는 월세 30만~40만원을 줘도 구하기 힘들었던 방이 요즘은 반값인 20만원에도 나가지 않는다. 한 부동산 업체 관계자는 “아예 원룸을 팔아달라며 열쇠를 통째로 맡겨놓은 집주인들이 줄을 잇고 있다. 식당가도 손님이 없어 문을 닫는 분위기”라면서 “현대중공업 재가동 전에 군산 경제가 살아날 가망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도시를 지탱하던 산업 기반이 무너지면서 군산 경제 전체가 실종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청에서 발행한 군산사랑상품권으로 골목상권과 자영업자들이 근근이 연명하고 있다. 인근 골목시장에서 의류매장을 운영하는 B(54)씨는 “대기업 두 곳이 빠져나간 뒤 매출이 반 토막 났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치킨집을 운영하는 C씨는 “영업해서 본전도 못 건진다. 도시 전체가 너무 우울해졌다”며 울상을 지었다. 정부가 군산의 고용을 늘리기 위해 지원하고 있지만 별다른 소용이 없다. 지난 2년간 고용위기 해소를 위해 국가예산 1680억원이 투입됐고 18억원은 고용위기 종합센터 설립에 쓰였지만 재취업은 고작 150명에 그쳤다. 인구는 줄고 실업률은 높아졌으며 부동산 경기마저 된서리를 맞았다. 군산시 인구는 2012~2015년 27만 8000명을 유지했으나 지난 9월 말 27만 880명으로 최근 2년 동안 7000명 넘게 감소했다. 빠져나간 인구는 대부분 일자리를 찾아 떠난 젊은이들이다. 도시가 활력을 잃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부동산 경기도 바닥이다. 한국감정원의 지난 2분기 기준 군산시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25%다. 네 집 가운데 한 집은 빈 점포다. 아파트는 신축 물량도 거래가격이 분양가를 밑돌 만큼 제값을 받지 못한다. 분양가보다 2000만~3000만원 떨어진 헐값에 내놓아도 거래가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정부에 대한 원망만 커지고 있다. 군산시민들은 “현대중공업 재가동을 약속한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은 ‘희망고문’에 지나지 않는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지역경제를 떠받치던 대기업 두 곳이 문을 닫은 충격으로 대량실업과 경기침체 공포가 현실로 엄습한 만큼 보다 실질적이고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한다. 한편 군산시는 무너진 지역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대기업 의존도가 높았던 산업체질을 바꾸는 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체감하기는 이르다. 김성우 군산시 지역경제과장은 “단시일 내에 경기회복은 어렵지만 강소기업과 시민주도 관광산업, 신재생에너지산업 육성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10% 할인한 가격으로 공급하는 군산사랑상품권이 4000억원 판매실적을 올려 골목상권 등에 단기적 응급처방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GM군산공장을 인수한 명신이 2021년부터 전기차를 생산하고 군산형일자리 사업이 확정되면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기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 사진 군산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야만과 광기에 희생된 예술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야만과 광기에 희생된 예술

    20세기에 들어서자 베를린은 새로운 예술 중심지가 됐다. 파리는 건재하는 듯 보였지만 지는 해였다. 보불전쟁의 승리로 힘이 커진 프로이센은 그 여세를 몰아 다른 독일 연방국들을 설득, 회유해 통일을 이루었다. 통일된 독일 제국은 경제적, 문화적으로 무섭게 성장했다. 프로이센의 수도에서 독일 제국의 수도로 위상이 높아진 베를린은 그 중심이었다. 1905년 키르히너는 드레스덴공대 친구들과 ‘다리파’라는 작은 그룹을 만들었다. 이들은 1911년 베를린으로 활동 무대를 옮겼다.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직전 불과 2~3년 사이에 다리파는 새롭고 독특한 세계에 도달했다. 반 고흐와 고갱의 업적을 흡수해 그들을 뛰어넘은 것이다. 키르히너는 독일 표현주의의 대표 화가다. 표현주의는 기존의 미술 언어로는 전달할 수 없는 강렬한 감정, 충동, 힘을 표현하기 위해 묘사의 사실성을 희생했다. 키르히너는 단순 명료하고 날카로운 선과 서너 가지 원색의 조합으로 강렬한 효과를 만들어 냈다. 익명의 군중이 어깨를 부딪치며 오가고, 깃털 모자로 치장한 매춘부들이 어슬렁거리며 고객을 찾는다. 현대 도시로 팽창한 베를린 거리의 역동성과 소외가 모던하게 표현돼 있다. 그러나 나치는 아방가르드 미술을 혐오했다. 그 속에 들어 있는 사회 비판 정신을 불온시했고, 형태 왜곡은 독일 민족의 순수함을 위협한다고 보았다. 1933년 집권하자 표현주의, 신즉물주의, 추상 등 아방가르드 미술을 전부 ‘퇴폐미술’로 규정하고 말살 정책을 폈다. 미술관에 소장된 현대 미술 작품을 압수했고, 1937년 그 작품들로 ‘퇴폐미술전’을 열어 모욕하고 조롱했다. 순회 전시회를 마친 후 작품들을 헐값에 처분하고 나머지는 불태워 버렸다. 한 시대의 문화가 돌이킬 수 없이 파괴된 것이다. 키르히너는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화가 중 하나였다. 전시회는 취소됐고 미술관에 걸렸던 작품은 뜯겨 나갔으며 베를린 예술아카데미는 그를 쫓아냈다.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정신질환을 얻은 키르히너는 오랫동안 병과 싸우며 작품에 매달렸다. 그러나 1937년의 폭풍에는 더이상 버티지 못했다. 절망과 극도의 불안에 시달리던 키르히너는 1938년 권총으로 생을 마감했다. 미술평론가
  • [사설] 조성욱 공정위 후보자 “편법승계 엄정 대응” 주목한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위원장 후보자는 어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공정경제 정책이 후퇴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모두 발언에서 “갑을 관계에서 발생하는 불공정행위를 철저하게 감시, 제재하는 한편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상생협력 체계를 구축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호반건설의 내부거래와 택지 전매에 대해 조사할 의향이 있느냐”는 김선동 자유한국당 의원 질의에 “공정거래법상 부당 지원 및 일감 몰아주기에 해당될 경우 법과 절차에 따라 엄정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답변했다. 앞서 조 후보자는 국회에 보낸 서면 답변서에서는 “기업의 내부거래, 일감 몰아주기, 편법적 경영권 승계 등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했다. 자본력과 기술력이 약한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대기업과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공정위의 당연한 역할이다. 조 후보자는 이를 위한 법적, 행정적 지원을 소홀히 해서는 결코 안 된다. 하지만 일부 기업들은 협력을 가장해 공정위의 제재를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건설사 등 몇몇 중견기업들은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에만 적용하는 규제 법망을 피해 일감 몰아주기, 공공택지 헐값 매각 등 각종 편법을 일삼고 있어 공정위가 엄격히 살펴야 할 것이다. 특히 자본력을 앞세운 중견 건설사들이 경영적으로 취약한 전통 언론사들을 마치 먹잇감을 사냥하듯 마구잡이식 인수하는 것은 언론의 공공성을 크게 위협하는 만큼 공정위가 철저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전국언론노동조합과 함께 서울신문사 주식 19.4%를 매입한 호반건설그룹의 언론사 주주 적격성 검증을 해 왔다. 그동안 검증에서 호반건설그룹 회장과 그 아들 등은 편법 승계를 통해 그룹과 계열사의 최대주주가 된 것으로 파악됐다. 또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 등으로 매출을 불리고 주식을 챙기는 등 호반건설그룹의 공정거래행위 위반 의혹을 다수 발견, 주식 인수 철회 등을 요구하고 있다. 조 후보가 공정거래위원장에 취임하면 “불공정거래행위에 엄정히 대응”한다는 기조는 행정력으로 발휘돼야 한다.
  • [여기는 중국] 게임중독 부잣집 아들, 집안 살림 모두 팔고 노숙자된 사연

    아버지가 출장 간 사이 집안 살림을 몰래 팔고 도주한 아들의 사연이 화제다. ‘게임 중독’ 탓에 인터넷에서 알게 된 사람들과 공모, 부모님이 집을 비운 동안 집 안에 있던 고가의 가전제품을 몰래 팔아치운 채 1년 간 도주 생활을 한 것. 중국 충칭시 출신 주 씨(51)는 지난 8일 행방불명된 지 1년 만에 노숙자 신세로 전락한 아들 샤오저우 군(27)의 소식을 공안으로부터 전해 들었다. 해당 지역 공안국은 둥관시(东莞) 공원과 거리 일대에서 노숙을 하는 젊은 청년의 신분을 조사하던 중 1년 전 부재자 신고가 접수된 샤우저우 군이라는 것을 확인했던 것. 알려진 바에 따르면, 기업가 출신 주 씨를 아버지로 둔 덕분에 어린 시절부터 유복한 환경에서 자란 샤우저우 군은 20대가 된 이후부터 줄곧 심각한 게임 중독에 빠져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판단 능력이 낮아진 상태에서 가지고 있던 현금이 바닥나자, 일용직을 전전하며 광저우, 선전, 둥관 등의 도시를 유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여러 도시에서 노숙하는 동안에도 수중에 돈이 생기면 곧장 PC방을 찾아 게임을 할 정도로 그의 게임 중독 증상은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돈이 있을 시 먹고, 자는 비용을 충당하는 대신 게임방을 찾아 온라인 게임에 돈을 탕진한 탓에 샤우저우 군의 겉모습은 친아버지인 주 씨 조차 한 눈에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왜소해진 상태였다. 샤오저우 군이 심각한 게임 중독 상태에 이른 것은 그가 중학생 무렵에 시작됐다. 샤오저우 군의 아버지 주 씨는 농민공 출신으로 대도시에 정착하기 위해 짐꾼, 길거리 리어카 음식점 운영, 일용직 노동자 등을 전전했던 탓에 성공한 사업가로 이름을 알린 이후부터는 줄곧 아들에게 충분한 용돈을 지급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 씨는 “어려서 아내와 내가 돈이 없다는 이유로 갖은 고생과 무시를 당한 것이 마음에 사무쳤다”면서 “아들만큼은 내가 당한 수모를 겪게 하고 싶지 않아서 남들이 받는 월급보다 더 많은 돈을 용돈으로 준 것이 화근이었다”고 회상했다. 실제로 주 씨는 아들 샤오저우 군이 초등학교에 입학한 무렵부터 줄곧 1주 평균 500~1000위안(약 8만 5000원~17만 원)의 용돈을 손에 쥐어줬다. 하지만 주 씨의 이 같은 방식의 자녀 사랑은 곧 아들 샤오저우 군이 용돈의 대부분을 게임에 탕진하는 등 게임 중독에 빠지는 지름길이 됐다. 당시 중고교 시절의 샤오저우 군은 하교 후 온 종일 집 안에서 컴퓨터 게임에 집중, 학업 성적 하락은 물론이고 온라인에서만 친구를 사귄 탓에 오프라인 상에서는 친구를 사귀는 것 자체를 힘겨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수업 중 집중력이 떨어진 탓에 고등학교 졸업 이후에는 아르바이트 등 단순 업무 조차 담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주 씨는 아들의 사회 적응력을 돕기 위해 1개월 동안의 기한을 두고 아르바이트 업무를 완료할 시 10만 위안(약 1700만 원)을 상금으로 지급한다는 약속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샤우저우 군은 단순 업무의 아르바이트 직에서 단 15일 만에 퇴사, 아버지가 약속한 10만 위안의 돈만 갈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무렵 주 씨는 아들이 좋은 여자 친구를 만나면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것이라 기대, 가입비만 2~3만 위안(약 340만 원~510만 원)에 달하는 유명 만남 주선업체에 아들을 등록하기도 했다. 좋은 여성을 만나 결혼 등을 통해 샤오저우 군이 사회에 적응해 살아가길 원했던 것. 하지만 샤오저우 군은 해당 업체가 주선하는 여성과의 만남 일체를 거부했다. 이후에도 그의 횡포는 날이 갈수록 심각해졌는데, 가족 또는 오프라인 상에서 알게 된 이들과는 일체의 소통을 거부하기 시작했던 것. 더욱이 아버지와 어머니가 이틀 동안 집을 비운 지난해 샤오저우 군은 부모님 집 안 살림을 온라인 중고 사이트에 헐값에 넘긴 뒤 도주했다. 당시 출장 후 집에 돌아온 주 씨 부부는 자신들의 집이 강도의 침입을 받은 것으로 착각하고 공안에 신고했을 정도로 집 안 살림이 남아있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주 씨는 곧장 자신의 아들 샤오저우 군이 사건의 범인이라는 것을 알게 된 직후 신고를 취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1년 만에 둥관시 거리를 떠돌던 아들 샤오저우 군을 만난 주 씨는 “아버지의 그릇된 사랑 방식 탓에 아들의 인생이 망가졌다”면서 눈물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게임 중독 상태가 심각한 수준의 샤오저우 군은 아버지와의 만남에도 크게 기뻐하지 않았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다만 아버지 주 씨가 아들 샤오저우 군의 두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가길 간청하자, 그는 아버지 뜻에 따르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과 관련, 공안국 소속 선전 인민병원 정신의학과 왕주옌 주임 의사는 “현재 샤오저우 군은 정신적으로 심각한 게임 장애 등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후에 유사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그의 사회적응 능력을 키워주는 치료가 시급하다. 큰 병원을 찾아 정신과 정밀 진단을 받아보길 추천한다”고 말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해직 언론인 상징’ 이용마 MBC기자 암투병 끝 별세

    ‘해직 언론인 상징’ 이용마 MBC기자 암투병 끝 별세

    文대통령 “치열했던 그의 삶 기억할 것” 이낙연·박지원 등 정치권 추모 잇따라 내일 오전 MBC앞 광장서 시민사회장2012년 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해고됐던 이용마 MBC 기자가 암 투병 끝에 5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이 기자는 21일 오전 6시 44분 서울아산병원에서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았다. 해직 기간 발견된 복막 중피종으로 투병한 그는 최근 병세 악화로 치료마저 거의 중단한 상태였다. 전북 남원 출생인 고인은 전주고,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1994년 MBC에 입사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방위적으로 취재하면서 산림보전지역 내 호화 가족묘지 고발,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 감사 등을 보도하기도 했다. 2012년 3월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홍보국장으로서 공정방송을 위한 170일 파업을 이끌다 해고됐다. 해직 후 국민라디오에서 ‘이용마의 한국정치’를 진행했고 정치학 박사로서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투병 중에도 파업콘서트에 참여해 동료들을 격려하는 등 언론 민주화를 위한 목소리를 냈다. ‘방송 민주화 투쟁의 상징’이라는 평과 함께 제5회 리영희상을 수상했고, 저서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MBC 뉴스 이용마입니다’를 펴내 한국 사회와 언론의 문제점을 냉철하게 분석했다. 최승호 MBC 대표이사의 해직자 복직 선언에 따라 2017년 12월 11일 휠체어를 타고 출근하며 “한 번도 의심해 본 적 없는 일인데 오늘 막상 현실이 되니 꿈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언론은 비판과 감시를 하는 게 본연의 역할이지만 동시에 사회적 약자를 끊임없이 대변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사흘 후부터 치료에 전념하기 위해 더이상 출근하지 못했다. 고인을 두 차례 문병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치열했던 삶과 정신을 기억하겠다”며 “이용마 기자가 추구했던 언론의 자유가 우리 사회의 흔들릴 수 없는 원칙이 되고 상식이 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고 애도했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박지원·표창원·이재정 등 여야 의원들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언론노조도 입장문을 내고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언론개혁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수영씨와 쌍둥이 아들 현재·경재군이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다. MBC는 언론·시민사회단체, 유족과 의논해 23일 오전 9시 마포구 상암동 MBC 앞 광장에서 시민사회장으로 영결식을 열기로 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내 꿈 기억해주길” 이용마 기자 별세, 복막암 악화 [MBC 공식입장]

    “내 꿈 기억해주길” 이용마 기자 별세, 복막암 악화 [MBC 공식입장]

    2012년 MBC 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후 암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이던 이용마 기자가 21일 별세했다. 향년 50세. 21일 전국언론노동조합에 따르면 이 기자는 이날 오전 서울아산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최근 복막암 병세가 악화해 치료를 거의 중단했다. MBC는 2012년 공정방송을 요구하며 170일간의 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이 기자와 최승호 사장(당시 MBC PD) 등 6명을 해고했다. MBC 노조는 이에 반발, 사측을 상대로 해직자 6인의 해고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해 1심과 2심에서 모두 승소했다. 이후 2017년 12월 취임한 최 사장은 MBC 노조와 해직자 전원 복직에 합의했고, 이 기자를 비롯한 해직 언론인들은 약 5년 만에 MBC로 돌아왔다. <이하 MBC 공식입장 전문> 공영방송 수호에 앞장섰던 본사(문화방송) 이용마 기자가 오늘 (8월 21일) 오전 06시 44분 서울 아산병원에서 별세했습니다. 해직기간 중 발견된 ‘복막 중피종’으로 치료를 받아 온 그는, 오늘 오전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향년 50세로 영면했습니다. 1969년 전라북도 남원에서 태어난 고(故) 이용마 기자는 전주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및 동대학원을 거쳐 1996년 문화방송 기자로 입사했습니다. 그는 입사 후 본사(문화방송) 보도국 사회부, 문화부, 외교부, 경제부, 정치부 등을 두루 거쳤습니다. 우리 사회의 구석구석을 취재하면서 한결같이 성역을 두지 않았고, 우리사회 각계각층에 공고히 자리잡은 기득권 세력에 의한 폐해를 날카롭게 비판해왔습니다. 특히 특유의 날카롭고 정의로운 시선으로 산림보전지역 내 호화가족묘지 고발 기사,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 감사 과정에 대한 밀착취재 등 다수의 특종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2011년부터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홍보국장을 맡았으며, 공정방송 사수를 위한 파업을 이끌다 2012년 3월 5일 부당 해고되었습니다. 해직 기간 중에도 인터넷 방송, 연구와 강의 및 저술 활동 등을 통해 공영방송 정상화 투쟁을 꾸준히 이어나갔습니다. 해고 5년 9개월만인 2017년 12월 8일 본사(문화방송)에 복직했고, 12월 11일 마지막으로 출근했습니다. 이날 그는 “ 2012년 3월에 해고되던 그 날 이후로 단 한 번도 오늘이 올 것을 의심해본 적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정정당당한 싸움을 했고 정의를 대변했다고 생각해서입니다”라며 “한 번도 의심해본 적 없는 일인데 오늘 막상 현실이 되고 보니까 꿈같습니다. 깨어나고 싶지 않은 꿈, 그런 꿈. 정말 다시 깨고 싶지 않은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습니다.”고 복직 소감을 밝혔습니다. 또 “오늘 이 자리에 우리가 서게 된 건 작년 엄동설한 무릅쓰고 나와준 촛불 시민들의 위대한 항쟁 그게 없었다면 오늘 우리가 여기서 있을 수 있을까요”라면서 “언론이 비판과 감시하는 게 본연의 역할이지만, 동시에 사회적 약자 끊임없이 대변해야 합니다”라고 동료들에게 당부했습니다. 고 이용마 기자는 저서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에서 두 아들에게 쓰는 편지 형식으로 “나의 꿈을 기억해주기 바란다. 너희들이 앞으로 무엇을 하든 우리는 공동체를 떠나 살 수 없다. 그 공동체를 아름답게 만드는 것, 그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 나의 인생도 의미가 있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남기기도 했습니다. 본사(문화방송)는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해 뜨겁게 싸웠던 고 이용마 기자를 기리기 위해 장례를 사우장으로 치를 계획입니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수영 씨와 자녀 현재, 경재씨가 있습니다. 빈소와 발인 일정 등은 추후 다시 알려드리겠습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아베 위해 공문서 조작한 공무원 결국 ‘무혐의’

    아베 위해 공문서 조작한 공무원 결국 ‘무혐의’

    지난해 봄 일본에서는 “산케이도 아베를 버렸다”는 말이 화제가 됐다. 보수우익을 내걸고 아베 신조 총리를 옹위하던 ‘정권의 나팔수’ 산케이신문에조차 아베 총리에 삐딱한 시선을 보내는 기사들이 실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당시 아베 총리의 정치적 입지는 불안 그 자체였다. 국민 지지율은 여론조사기관마다 2012년 그의 2차 집권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제는 스스로 물러날 때가 된 것 아니냐는 말이 여권에서조차 나왔다. 그 진원지는 아베 총리 부부가 깊숙히 연루돼 있다는 의혹을 받았던 ‘모리토모 스캔들’이었다. 그 비리사건에 관련된 정부 관계자 등에 대한 검찰 수사가 완전히 종결됐다. 결국 아베 총리가 이 의혹으로부터 완전한 면죄부를 얻게 됐다. 오사카지검 특수부는 지난 9일 오사카시에 있는 극우성향 사학재단 모리토모 학원에 국유지를 헐값 매각한 의혹에 휘말려 배임 및 공문서 변조 등 혐의로 고발됐던 사가와 노부히사 전 국세청 장관과 재무성 직원 등 10명에 대해 최종적으로 불기소처분을 내렸다. 이로써 지난해 일본을 떠들썩하게 했던 모리토모 스캔들에 따른 형사 책임은 누구도 지지 않은 채 사건이 종결됐다. 오사카지검은 지난해 5월 사가와 전 장관 등 총 38명을 혐의 불충분 등을 들어 불기소처분했다. 그러나 오사카 제1검찰심사회는 올 3월 이들 중 10명에 대한 불기소처분은 부당하다고 의결했다. 검찰심사회는 검찰의 기소독점권이 제대로 행사되고 있는지 감시하는 기구다. 이에 오사카지검은 10명에 대한 기소 여부를 다시 검토했다. 사가와 전 장관 등 6명은 공문서 변조 등 혐의를, 다른 4명은 배임 혐의를 받았다. 그러나 검찰은 이번에 다시 최종적으로 불기소처분이 맞다고 확정했다. 모리토모 스캔들은 아베 총리 부인인 아키에 여사의 지인이 이사장으로 있던 모리토모 학원이 2016년 6월 쓰레기 철거 비용 등을 인정받아 감정평가액보다 8억엔(약 91억원) 정도 싸게 국유지를 사들이는 과정에 아베 총리 부부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다. 그러나 재무성과 산하기관 등이 이 의혹과 관련된 정부문서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아사히신문이 2017년 2월 처음 보도한 뒤 주무부처인 재무성 이재국은 관련 공문서에서 아키에 여사 관련 기술 등 문제가 될 부분을 삭제하도록 오사카 지방 관할 긴키재무국에 지시하는 등 14건의 문서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나 큰 파문이 일었다. 특히 헐값 매각 서류를 고치는 데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긴키재무국 직원이 지난해 3월 ‘상사로부터 문서를 고쳐쓰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내용의 메모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하지만 오사카지검은 “쓰레기 철거 비용으로 인정했던 액수에 문제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매각에 관여한 공무원들이 국가에 손해를 끼칠 목적이 있었다고도 볼 수 없다“며 불기소처분을 최종 확정했다. 검찰 관계자는 “검사심사회 지적을 토대로 필요한 수사를 벌였지만 기소하기에 충분한 증거를 수집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아베 총리는 모리토모 학원 의혹 이외에도 자신의 미국 유학시절 친구가 이사장으로 있는 학교법인 가케학원의 수의학부 신설 과정 특혜 의혹에도 연루돼 언론들은 2개의 사건을 묶어 ‘모리가케 스캔들’로 불러왔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법인세·취득세 온갖 특혜 줬더니…‘부동산 투기’ 수확한 농업법인

    법인세·취득세 온갖 특혜 줬더니…‘부동산 투기’ 수확한 농업법인

    농업법인의 부동산 투기 등 불·탈법이 도를 넘고 있다. 농업법인은 설립 땐 법인세·등록세를, 토지 매입 때는 취득세 등을 감면받는 등 각종 특혜를 누린다. 법인을 활용해 부동산을 사들인 뒤 목적 외 용도로 사용하거나 가격을 부풀려 되판 후 법인을 해산하는 ‘먹튀’ 사례도 허다하다. 경쟁력 있는 농업경영체 육성을 위해 도입된 제도의 취지와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 농업법인 제도는 ‘농어촌발전특별조치법’에 따라 1990년 도입됐다. 정부는 일정 요건을 갖추면 보조금과 각종 세제 혜택을 주고 있으나 사후 관리·감독은 뒷전이고, 그 틈새를 노려 불·탈법이 판을 친다.●‘배임’ 대표이사 포함한 일가 3명 檢 수사 광주의 한 농업법인도 제도상 허점을 이용해 막대한 재산을 부풀린 혐의 등으로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올랐다. 한국농어촌공사 광주지사는 21일 광주 광산구 수완동 한두레농산㈜ 대표이사 한모씨와 계열사 공동 대표 등 일가 3명을 배임과 강제집행면탈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가 농업용 저수지를 헐값에 사들인 뒤 도시계획시설 변경 등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는 의혹<서울신문 7월 10일자 23면>이 가려질지 주목된다. 농어촌공사는 2009년 농업법인인 한두레농산이 광산구 수완제(농업용 저수지) 부지 1만여㎡(약 3000평)에 지하 1층, 지상 3층, 전체면적 9200㎡ 규모의 농산물산지유통센터를 건립하는 것을 허용했다. 건립 10년 후인 올해 건물 가등기를 설정해 주고, 20년 후(2029년)에는 기부채납받는 조건을 달았다. 저수지 땅 지분은 농어촌공사가 74.2%, 농업법인이 25.8%를 소유했다. 농어촌공사는 20년 동안 연평균 1억여원의 임대료(20여억원)를 받기로 약정했다. 현재 3분의1 정도인 6억~7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두레농산이 가등기를 해 주기로 약속한 10년을 6개월여 앞둔 지난해 8~10월 채권자들이 무더기로 이 법인 재산을 가압류했다. 이 회사 계열사인 H건설이 89억여원의 공사대금 지급을 요구하며 부동산을 가압류했다. 역시 이 농업법인 대표의 가족이 운영하는 M주택산업과 H레포츠도 34억원과 7억 5000여만원의 대여금 지급을 요청하며 건물에 대한 강제 경매에 돌입했다. 건물의 감정평가액이 95억원인 데 비해 법인 빚은 한순간 130여억원으로 늘어났다. 유통센터가 빈 껍데기로 변해 버린 것이다. 농어촌공사는 뒤늦게 이 농업법인을 형사 고소한 데 이어 손해배상 소송 등 민사적 책임을 묻기로 했으나 채권 회수 여부는 불투명해 보인다. 이 사건은 표면적으론 농어촌공사와 농업법인의 재산권 다툼으로 비친다. 그러나 한 꺼풀 벗겨 보면 민간 회사의 탐욕과 공공기관의 묵인·방조·유착 의혹 등으로 얼룩진 복마전이다. 한두레농산이 사업 제안서를 낸 것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회사는 같은 해 3~12월 농어촌공사와 수완제를 공동 활용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 저수지 부지 1만 7300여㎡에 유통센터를 건립한 뒤 20년 후에 기부채납하는 조건이었다. 저수지 부지는 생산녹지지역으로, 농업회사 법인이 아니면 관련 시설물을 지을 수 없다. 관할 광산구는 이를 토대로 2008년 4월 유통센터 건립을 허가했다. 한두레농산은 허가가 나오자 속내를 드러냈다. 같은 해 7월 농업 관련 시설물 이외의 용도로 사용이 불가능한 저수지 일부인 7260여㎡를 계열사인 H레포츠에 넘겼다. 소유주인 농어촌공사는 사전 토지 사용을 승낙하는 등 H레포츠의 골프연습장 사업을 ‘사실상’ 측면 지원했다. H레포츠는 이어 이 저수지 땅에 대해 체육시설용지로 용도변경을 추진했다. 광산구는 대상 토지의 80%를 미리 확보해야 하는 규정을 무시한 채 용도를 변경해 줬다. 특히 저수지에 수익시설인 골프연습장이 들어설 수 있도록 인근 사유지에 대해 수용권까지 발동했다. 감사원은 2010년 “광산구가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사업자에게 도시계획시설 사업시행자 지정 및 실시계획 인가를 내주고 편입토지에 대한 보상·수용권을 부여하는 등 특혜를 줬다”며 해당 공무원 징계를 요청했다. 농어촌공사도 이를 눈감았다. 또 엉터리 감정평가로 시세의 3분의2 수준으로 땅(저수지)을 팔면서 6억 2000여만원의 손해를 끼쳤던 사실이 나중에 감사원 감사에서 밝혀지기도 했다. ●설립 당시 총 30억 4000만원 지원받아 한두레농산은 농업법인 설립 당시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17억원, 광주시와 광산구로부터도 각각 6억 5000만원 등 모두 30억 4000만원을 지원받았다. 회사는 이 돈으로 지하 1층, 지상 3층 건물을 짓고 지하 1층 4271㎡는 농산물산지유통센터로, 나머지 1~3층은 농산물직판장과 사무실 등으로 활용했다. 회사는 이어 초창기 1~2년 동안 사업 제안서대로 목적에 걸맞은 농산물 판매 관련 시설로 운영했다. 이후 지하 1층을 제외한 지상층은 마트와 식당 등으로 바꾼 뒤 수익사업에 나섰다. 협약 주체인 농어촌공사나 농식품부·광주시 등 보조금을 지원한 기관도 이의를 달지 않았다. 농업법인 관리·감독 기간은 10년이다. 지자체는 보조금을 지급한 뒤 매년 현장 지도·점검을 해야 한다. 위반사항 적발 시엔 시정명령을 내리고, 이행하지 않을 경우 보조금을 회수 조치해야 한다. ●“실태조사 나서자 법인등기 서둘러 폐지” 그러나 한두레농산은 10년을 몇 개월 앞둔 지난해 10월부터 경매절차가 개시됐는데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았다. 이어 정확히 10년이 되는 시점인 지난 2월 13일 농업법인 등기 자체를 폐쇄해 버렸다. 회사의 대주주는 앞서 증자와 주주 변경을 통해 설립 당시와 달리 비농업인인 특수관계인에게 주식지분을 편법 증여한 의혹도 받고 있다. 그럼에도 채권자인 농어촌공사 등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 나 몰라라 했다. 심지어 광산구는 지난해 10월 법원으로부터 해당 건물에 대한 경매개시 내용을 통보받고도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았다. 이로써 이 회사는 농어촌공사와 협약한 가등기 또는 기부채납 조건 이행이 불가능해졌다. 농식품부와 광주시 등 보조금을 지원한 기관의 관리·감독에서도 완전히 벗어났다. ●등기 폐쇄 전 논밭 대량 매입 등 투기 의혹 한두레농산은 등기 폐쇄 전에 논밭 등을 대량 매입하는 등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다. 일반 법인이나 비농업인이 논밭을 매입할 경우 영농계획서를 제출해야 하는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회사는 농업회사 설립 직후인 2008년부터 법인 명의로 유통센터 인근의 논 등 농업용지 수천평을 매입했다. 농업법인이 누릴 수 있는 각종 세금 감면 혜택도 받았다. 회사는 이같이 구입한 해당 지역 농지 등을 골프연습장과 주유소 등으로 개발해 막대한 시세차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13년 11월 전남 곡성군 일대 토지 11만 5000여㎡를 농업회사 법인 명의로 구입한 뒤 비업무용으로 보관해 오다가 최근 특수관계인에게 넘기는 등 탈법을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이 회사가 농지법을 위반한 투기 행위를 감추고 당국이 정기적으로 하는 실태조사를 피하기 위해 농업회사 법인등기 자체를 서둘러 폐지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현재 당초 농업법인 대주주 일가 소유로 넘어간 수완동 저수지 일대의 땅은 매입 당시 평당 62만원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1000만원을 호가한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여기는 남미] 페라리가 5000만원?…짝퉁 슈퍼카 만든 아빠와 아들 체포

    [여기는 남미] 페라리가 5000만원?…짝퉁 슈퍼카 만든 아빠와 아들 체포

    "슈퍼카를 단돈 5000만원에 살 수 있다고?" 슈퍼카를 꿈꾸는 사람에게 현실로 만들어주던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브라질 경찰이 이른바 짝퉁 슈퍼카를 만들어 헐값에 팔던 부자를 체포했다고 현지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짝퉁 슈퍼카 제작소가 숨어 있던 곳은 브라질 남부 산타카타리나주의 항구도시 이타자이.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아버지와 아들은 은밀하게 운영해온 공장에서 짝퉁 슈퍼카를 제작, 개인에게 판매했다. 안전을 위해 거래는 철저히 주문 방식으로만 진행했다. 부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주문을 받고 계약금이 입금되면 짝퉁 슈퍼카를 제작, 주문한 사람에게 넘겨주는 방식을 고집했다. 부자가 생산한 짝퉁 슈퍼카는 브라질 청년들이 특히 선호하는 페라리와 람보르기니다. 경찰은 두 사람이 페라리와 람보르기니의 어떤 모델을 짝퉁으로 생산했는지 밝히진 않았지만 "2개 브랜드를 집중적으로 생산한 건 맞다"고 확인했다. 이렇게 생산된 짝퉁은 진품에 비해 턱없이 낮은 가격에 팔렸다. 경찰에 따르면 부자는 18~25만 헤알(약 5550~7000만원)에 짝퉁 슈퍼카를 팔았다. 1000만원대 자동차가 많은 브라질 자동차시장에선 만만치 않은 가격이지만 진품에 비하면 황당하게 싼 가격이다. 브라질에서 페라리나 람보르기니는 모델에 따라 최소한 150만 헤알(약 4억6700만원), 많게는 300만 헤알(약 9억3700만원)을 줘야 장만할 수 있다. 한편 경찰은 페라리와 람보르기니 브라질 판매사의 고발을 접수, 수사에 착수해 부자를 검거했다. 현지 언론은 "은밀하게 짝퉁 페라리와 람보르기니가 싼 가격에 판매된다는 사실을 안 판매사들이 재산권 침해 혐의로 부자를 고발했다"고 보도했다. 압수수색을 벌인 공장에선 한창 조립 중인 짝퉁 슈퍼카 8대가 발견됐다. 경찰은 짝퉁 슈퍼카 제작에 사용된 엠블럼 등을 증거로 압수했다. 사진=이타자이 경찰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무심히 앉아 있는 절망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무심히 앉아 있는 절망

    카페에 한 쌍의 남녀가 앉아 있다. 나란히 앉아 있지만 서로 대화를 나누지도, 쳐다보지도 않는다. 여자는 압생트잔을 앞에 놓고 초점 잃은 눈으로 앞을 바라보고, 남자는 담뱃대를 문 채 화면 바깥쪽으로 시선을 던지고 있다. 숙취 해소용 냉커피가 앞에 놓여 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체념의 분위기가 떠돈다. 뒤쪽 거울에 비친 검은 그림자가 우울함을 더해 준다. 왼쪽 아래 사선으로 잘린 테이블엔 신문과 성냥갑이 놓여 있다. 이 사선 구도가 이 그림에 우연히 포착된 스냅숏 같은 느낌을 불어넣는다. 압생트는 향쑥에서 추출한 엑기스에 허브를 혼합한 싸구려 증류주를 말한다. 옅은 녹색을 띤 시큼하고 쓴 음료로 도수가 엄청 높았다. 19세기 파리 노동자들은 값싸게 빨리 취하는 이 술을 ‘초록 요정’이라 부르며 즐겨 마셨다. 더 빨리 취하려고 소량의 아편을 섞기도 했다. 1915년 생산과 판매가 금지됐지만, 이미 많은 사람과 가정을 망가뜨린 뒤였다. 이 한 쌍의 남녀는 에밀 졸라의 소설 ‘목로주점’(1876)에 등장하는 노동자들을 연상하게 한다. 실업과 가난, 병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은 압생트에서 유일한 낙을 구하다가 알코올 중독이 돼 죽어 간다. 실제로 졸라는 드가의 그림에서 힌트를 얻어 소설의 몇몇 장면을 구성했다고 고백했다. 비슷한 주제를 다루었지만, 소설가와 화가의 처지는 달랐다. ‘목로주점’은 성공해 졸라에게 전원주택을 마련할 만한 돈을 안겨 주었다. 드가는 ‘압생트’를 제2회 인상주의 전시회에 냈지만, 인상주의에 대한 반응은 부정적이었고 그림은 헐값에 영국인 수집가 헨리 힐에게 팔렸다. 1893년 런던 전시에서 이 그림을 둘러싸고 소란이 벌어졌다. 관객들은 매춘부와 알코올 중독자가 해장술을 마시는 장면이라고 생각해 불쾌감을 느꼈다. 비평가들의 의견은 둘로 갈라졌다. 한쪽은 드가가 아무런 교훈적 의도를 내비치지 않고 이 장면을 범상하게 묘사한 데 분개했다. 다른 한쪽은 바로 그 점 때문에 걸작이라고 치켜올렸다. 전시회가 끝나고 이사크 드 카몽도 백작이 작품을 사들여 파리로 되돌아오게 됐다. 카몽도 백작은 1908년 자신의 컬렉션을 정부에 기증한 후 세상을 떠났다. 미술평론가
  • [여기는 중국] ‘썩은 망고+싱싱한 망고’ 반반 섞어 음료 판 中 유명 업체

    유명 음료 업체의 불량한 위생상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중국의 유명 음료 전문 프랜차이즈 업체 ‘간차두'(甘茶度)에서 제작, 판매되는 다수의 음료가 위생 불량이라는 지적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이번 사건은 베이징 지역 언론 ‘BTV’의 취재 하에 직원 내부 고발로 외부에 알려졌다. 지난 5일 방영된 BTV ‘셩화쩌이커'(生活这一刻) 프로그램에는 현지에서 유명세를 얻은 음료 업체 간차두의 위생 상태가 담긴 4분 40초 짜리의 영상이 공개됐다. 해당 프로그램이 전파를 탄 이후 간차두에서 판매한 상당수 음료가 썩은 과일로 제조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은 일파만파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간차두는 지난 2012년 항저우시를 기반으로 설립된 버블티, 생과일 전문 프랜차이즈 업체다. 특히 현지에서 방영된 영상 속에는 해당 업체 직원 다수의 증언이 확보됐다는 점에서 문제의 업체에 대한 불신의 분위기가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의 영상 속에는 업체 직원들이 썩은 과일과 신선한 과일을 혼합, 음료를 제조한 뒤 판매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또 해당 브랜드 일부 지점에서는 구입 시기부터 이미 상한 과일을 헐값에 매입, 과즙음료를 제조해 판매하는 식으로 수익을 얻은 것을 전해졌다. 원료 절감 차원에서 이 같은 비위생적인 매장 운영을 지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같은 운영 방식에 평소 불만을 제기하는 직원에 대해 매니저급 매장 관리자는 “불만 제기하지 말고 썩은 과일을 사용해라”면서 “썩은 과일은 냉동한 뒤 신선한 제품과 섞어서 사용하면 아무도 모른다”고 강요했던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양상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문제의 매장에서 올 초부터 줄곧 아르바이트 생으로 근무했다는 정 씨는 “음료 업체에서 일하기 전에는 버블티를 즐겨 먹었다”면서 “특히 음료에 각종 생과일과 사이드 메뉴를 첨가해 마시는 걸 좋아했었는데, 이곳에서 일한 이후에는 외부에서 파는 음료는 보지도, 마시지도 않게 됐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해당 업체 측은 직원들을 위한 위생 장갑 등 위생 용품 지급에도 평소 인색한 모습을 보였다는 진술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일체의 위생 용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는 것. 때문에 매장 내부에서는 주문 받은 음료 제조 시 위생 장갑을 착용하지 않은 채 맨 손으로 제품을 제조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쓰레기를 버리거나 휴대폰을 만진 후에도 손을 세척하지 않고 맨손으로 과일을 썰거나 음료를 제작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한편, 이 같은 위생 문제가 외부로 알려진 직후 해당 업체 측은 프랜차이즈 전 지점을 대상으로 위생 문제를 추가 조사할 것이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현재 중국 전역에 약 6천 곳의 지점을 운영 중인 간차두 측은 6일 성명문을 공개, 전역에 대한 위생 진단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꾸렸다며 위생 문제가 있는 지점을 폐점, 점주를 교체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강경입장을 밝힌 상태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토지 헐값 강요”… 포스코인터내셔널, 미얀마 주민들에 소송 당해

    2009년 쩍퓨지역 가스터미널 추진 미얀마 주민들이 국내 기업 포스코의 계열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을 상대로 소송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미얀마에서 가스 채굴에 나서면서 현지 주민들에게 토지를 헐값에 넘기도록 강요했다는 것이다. 우리 기업이 해외에서 자원개발을 하면서 현지 주민에게 소송을 당한 것은 처음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09년 3월 미얀마 쩍퓨 지역에 가스터미널 공사를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당시 대우인터내셔널이 토지를 소유한 현지 주민들에게 금전적인 보상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게 주민들이 소송을 건 배경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주민들은 “한국 기업이 허락 없이 땅을 가져가 더는 사용할 수 없게 됐다”면서 “토지를 넘기라는 서명을 강요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송은 고려대 로스쿨과 국내 법무법인이 현지 주민 12명을 대리해 진행되며 이날 법원에서 첫 심리가 열렸다. 이에 대해 포스코인터내셔널 측은 “당시 공청회를 열어 주민들에게 소상히 설명했고, 최대한의 보상을 해 줘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면서 “몇몇 분들이 토지 보상에 불만을 제기하는 것 같은데 법적인 조치가 다 이뤄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농수산물 유통·가격안정에 관한 법령 개정 촉구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농수산물 유통·가격안정에 관한 법령 개정 촉구

    산지에선 헐값, 시장에선 금값, 그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시의회가 그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촉구했다. 서울특별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위원장 유용)는 20일 회의를 열어 유통주체 모두가 상생 발전할 수 있도록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령 개정 촉구 건의안(이하 “건의안”)’을 의결했다. 건의안에서는 “소비자와 생산자 간 농수산물 가격 차이는 낙후한 도매시장 환경과 전근대적인 유통구조보다,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령’(이하 “농안법령”)이 급변하는 농수산물 유통환경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데 근본 이유가 있다”라고 밝혔다. 위원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33개 공영도매시장의 농수산물 거래 물량은 2014년 7518천 톤에서 2017년 7343천 톤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전국 최대 공영도매시장인 가락시장의 도매시장법인들은 지난 5년간 매년 평균 13.2%의 당기순이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도매시장법인이 주주에게 지급한 배당금 비율은 무려 33.2%에 달했다. 건의안은 또한 수도권 시민이 이용하는 가락시장의 판매 가격은 전국 시장의 기준이 되지만, 생산자나 출하자, 소비자의 의견이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중앙도매시장의 업무규정을 조금이라도 변경하려면 일일이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반면 일본의 “도매시장법”은 업무규정에 대한 포괄적 가이드라인만 제시하고 시장개설자에게 세부사항은 위임하고 있다. 이와 같이 도매시장을 둘러싼 각종 불합리한 규제를 개혁하기 위해 기획경제위원회는 농안법령을 정비할 것을 다음과 같이 촉구했다. ▲ 농수산물 도매시장의 개설·운영은 지방자치단체의 고유사무인데도 농안법령으로 지방정부의 자치권을 지나치게 규제하고 있어 이에 대한 개정이 필요하다. ▲ 도매시장법인이 상장하기에 적합하지 아니한 농수산물을 확대·명확화하여 도매시장 내 불필요한 분쟁을 방지하고, 생산자와 소비자의 이익을 보호한다. ▲ 도매시장별 위탁수수료를 달리 정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정액수수료 설정 권한과 관련하여 혼란이 없도록 관련 조항을 정비한다. ▲ 도매시장법인과 시장도매인의 평가와 재지정권은 해당 도매시장의 특성을 반영한 평가방법 등이 반영되어야 하므로, 도매시장 개설자인 지방자치단체장에게 권한을 이양한다. ▲ 중앙정부 차원의 대금정산조직 설립에 대한 지원을 규정하여 출하자의 부담을 덜고, 도매시장의 효율성을 높인다. 유용 위원장은 “자치분권 확대 기조에 맞춰 거래제도 변경, 비상장 품목 지정 등에 있어 중앙 관치가 심각하다”라며 “논란이 되는 법령을 명확하게 정비해 소비자와 출하자의 이익을 보호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건의안은 28일 서울시의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가결되면 국회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이송되어 후속 조치가 이뤄지게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선배들 제친 윤석열 검찰총장 지명자 “무거운 책임감 느껴”

    선배들 제친 윤석열 검찰총장 지명자 “무거운 책임감 느껴”

    사법연수원 기수 선배들을 제치고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윤석열(59·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은 17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여러가지 잘 준비하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윤 후보자는 검찰 개혁과 관련해서는 “차차 지켜봐 달라”며 말을 아꼈다. 윤 후보자는 이날 지명 발표 직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많이 도와달라”며 이렇게 말했다. 다만 그는 검찰 수사권 조정이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검찰 개혁안과 관련한 질문에는 “차차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즉답하지 않았다. 현 문무일 총장보다 연수원 5기수나 후배인 점 때문에 적지 않은 검찰 간부들이 옷을 줄줄이 벗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서도 “오늘 말씀드릴 사안은 아닌 것 같다. 차차 지켜봐 달라”고 말을 줄였다. 윤 후보자가 취임할 경우 현재 검찰의 관행대로라면 연수원 19기부터 윤 후보자 동기인 23기까지 검사장급 이상 간부 30여 명이 옷을 벗어야 한다. 이 때문에 연수원 동기와 선배 일부가 검찰에 남아 조직 안정에 힘을 보태는 방안이 거론된다. 그러나 동기가 전부 남더라도 현직 검사장 가운데 절반 정도인 20여 명이 교체되는 역대급 후속 인사가 불가피하다는게 중론이다. 윤 후보자는 이날 평소와 다름없이 서울중앙지검에 출근해 집무실에서 업무를 처리했다. 대검찰청은 이른 시일 내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을 마련해 청문회에 대비할 계획이다. 검찰총장은 국무회의 의결과 국회 인사청문 절차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오는 18일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윤 후보자에 대한 안건이 통과되면 청와대는 국회에 바로 임명 동의안을 제출하게 된다. 국회는 임명동의안을 제출받은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청문회를 마쳐야 한다.검찰 내 ‘특수통’ 대표주자인 윤 후보자가 지명되면서 검찰 본연의 임무인 부정부패 척결 작업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윤 후보자는 2016년 12월 국정농단 특검팀에 수사팀장으로 합류한 이후 2년 6개월여 동안 거의 모든 적폐청산 수사에 관여했다. 서울대 법학과를 나와 1994년 서른넷에 검찰에 발을 들였지만 지난 25년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1·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 주요 수사 보직을 두루 거치며 탁월한 수사력과 거침없는 추진력으로 검찰 내 대표적 ‘특수통’으로 이름을 날렸다. 2006년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2007년 변양균·신정아 사건, 씨앤(C&)그룹 비자금 수사, 부산저축은행 수사 등을 주도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에는 ‘오른팔’ 안희정 현 충남지사와 ‘후원자’ 고(故) 강금원 회장을 구속하기도 했다. 박근혜 정권 초기이던 2013년 4월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특별수사팀장을 지내며 정권 눈치를 보는 윗선의 반대에도 용의 선상에 오른 국정원 직원을 체포하는 등 소신 있는 수사를 강행했다. 그해 10월 열린 국정감사장에서 검찰 수뇌부의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하며 이른바 ‘항명 파동’의 중심에 섰고, 이 일로 수사 일선에서 배제된 뒤 대구고검, 대전고검 등 한직으로 취급받는 곳을 전전했다. 당시 국감에서 “(검찰) 조직을 대단히 사랑하고 있다”면서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발언은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그때의 사회면] 한 명이 아파트 100채 신청…

    [그때의 사회면] 한 명이 아파트 100채 신청…

    부동산 투기 광풍은 서울의 강남 개발과 맞물려 있다. 1960년대 말 정부가 ‘남서울 개발 계획’을 발표한 뒤 영동지구, 특히 말죽거리를 중심으로 투기 바람이 휩쓸고 지나갔다. 1970년대 중반에 고급 아파트들이 지어지면서 잠잠했던 광풍이 재연됐다. 1975년 무렵의 투기가 어느 정도인지는 기사를 통해 알 수 있다. 고속버스터미널과 교대가 들어서기 전의 서초동뿐만 아니라 서쪽의 화곡동도 몇 달 만에 땅값이 두 배로 뛰었다. 필수인 서류나 세금 관계는 따지지도 않고 중개업자 말만 믿고 거래가 이뤄졌다. 감정평가는 물론 고려되지 않았고 호가로만 거래됐다. 이러다 보니 계약서 한 장만으로 하루에 평당 1만원(현재 가치 최고 100만원 추정) 이상의 차익을 보는 일이 벌어졌다(매일경제 1975년 3월 21일자). 땅 사기 규모도 상상 이상이어서 국유지 10만평을 서류를 위조해 사기 매매하거나 100만평을 불법 전매한 사기꾼들이 붙잡혀 처벌을 받았다. 분양과 전매 절차와 규정이 정교하지 않았을 때 현장 불법 전매가 판을 쳤다. 서울 여의도 S아파트 분양 현장. 당첨된 부인 상당수가 300만원짜리 당첨권을 즉석에서 450만원에 팔아넘겼다(경향신문 1976년 4월 23일자). 청약 가점 같은 제도는 아예 없던 때여서 돈만 있으면 복부인들은 여기저기 분양하는 아파트들에 모조리 분양 신청서를 냈다. 선착순 분양도 있어서 서초동 K아파트를 분양받으려는 부인들이 전날 밤부터 몰려 밤을 지새우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규정도 허술하고 자격증도 없던 당시 중개인들의 부추김으로 부동산 투기는 과열됐다. 신청에 제한이 없어 1977년 여의도 M아파트 분양에는 한 사람이 계약금 2억원을 내놓고 100채를 신청했다. 312가구를 분양한 이 아파트 분양 창구엔 1만 3900여명이 몰려 유리창이 박살 나고 경찰관이 떠밀려 다치기도 했다. 이미 기업형 부동산 투기꾼들이 설쳤고 피해는 무주택 실수요자들에게 돌아갔다. 개발 붐에 따른 투기와 땅값 급등은 비단 서울만의 일이 아니었다. 영동고속도로 개통 이전에 강릉 경포대의 땅값은 평당 900원이었는데 개통 이후 1976년에는 9만원으로 100배나 뛰었다. 자금력을 동원한 재벌들의 땅 투기는 규모도 어마어마했거니와 이익도 컸다. 일례로 삼성은 충남 태안 연포해수욕장 주변의 땅 7만평을 매입했는데 평당 가격이 50원이었다. 이 땅은 5년 만에 600배가 뛰어 3만원에 이르렀다(동아일보 1976년 6월 30일자). 물론 용인 에버랜드나 안양베네스트 골프장 등을 건설하는 명목으로 헐값에 사들인 토지들도 엄청나게 뛰었다. 손성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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