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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D롬 타이틀 판매가 “천차만별”/소보원 조사결과

    ◎업소따라 최고 6배차/비매품도 헐값에 대량 유통 개인용 PC의 보급확대와 함께 날로 수요가 늘고있는 CD­ROM 타이틀이 업소별로 판매가 차이가 크고 비매품이 변칙 유통되는 등 문제점이 많은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16일 최근 18개 일반 판매점 및 5개 통신판매 업체를 대상으로 CD­ROM타이틀 10개 제품의 판매점별 가격을 조사한 결과 「즐거운 놀이방」의 경우는 최저 7천원에서 최고 4만3천원으로 판매업소에 따라 약 6.1배의 차이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또 「엄마 이게 뭐야」 최저가와 최고가가 각각 5천원과 2만7천5백원으로 5.5배,「이브의 유혹」은 8천원과 3만5천6백40원으로 약 4.5배에 달했다.10개 품목중 가장 차이가 적은 제품인 「NHK 술술 일본어」도 최저가와 최고가가 각각 5만4천원과 8만8천원으로 약 1.6배의 차이를 나타냈다. 또 비매품이 같은 내용의 정품보다 1/3∼1/5 정도 싼 가격으로 대량 유통되고 있어 장기적으로 유통시장의 왜곡을 초래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 분단 반세기… 통계로본 남북경제·사회 지표

    ◎남한 국력 압도적… GNP 북의 16배/북 외채비율 50%넘어 상환불능 상태/자동차 3만여대생산… 남의 10% 수준/재래장비·병력 등 군사력은 북이 우세 한반도 분단 50년사는 남북한이 서로 다른 체제아래 극단적으로 대조적인 발전전략으로 국력의 우위를 겨루는 긴 여정이었다.결론적으로 말해 다원주의와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한 남한체제가 성공적인 공업화를 통해 경제적으로 선진권에 접근하는등 눈부신 상승궤도를 달리고 있다.반면 이른바 주체사상으로 무장한 북한의 중앙통제식 계획경제체제는 그 동안의 비효율성이 누적됨으로써 이제 존립 그 자체가 위태롭다는 관측마저 낳고 있다. 물론 국력은 ▲정치 및 사회관리능력 ▲경제력 ▲교육역량 및 과학기술력 ▲군사력 ▲외교역량등 여러 구성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남북한간 단순비교가 어렵다.이 과정에서 주관적인 기준이 적용될 수도 있는 탓이다. 그러나 계량화가 가능한 최근의 각종 경제·사회지표는 남한이 훨씬 앞서가고 있음을 분명히 입증해주고 있다.한마디로 남북간의 체제경쟁은 남한의 압도적 우위로 판가름난 것이다. 한국은행등 정부당국이 추계한데 따르면 국민총생산(GNP)·무역액·예산규모등 거의 모든 경제지표에서 한국이 북한에 대해 절대우위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유엔등 국제기구들도 보고받은 객관적인 자료들을 바탕으로 군사력을 제외하고는 경제력·외교역량·과학기술력등 모든 면에서 남한쪽이 우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처럼 종합적 국력에서 남쪽이 북쪽을 확실히 앞지르기 시작한 것은 70년대 중반 이후이다.1960년만 하더라도 각종 자원이 상대적으로 풍부한 북한이 한사람당 국민소득 1백37달러로 94달러에 그친 남한보다 앞서 있었다. 그러던 것이 75년에 이르러 남한 5백91달러,북한 5백79달러로 역전됐다.그뒤 한국경제가 비약적 발전을 거듭한 반면 북한은 이른바 「우리식 사회주의」의 모순이 쌓여가면서 경제력의 격차가 더욱 커졌다. ▷경제력◁ 94년 현재 경상 GNP는 남한이 3천7백69억달러인데 비해 북한은 2백12억달러로 약 16분의 1 수준에 그쳤다.한사람 앞 GNP도 남한이 8천4백83달러인데 비해 북한은 9백23달러였다. 경상 GNP에 대한 외채비율도 남한이 15.1%인데 반해 북측은 무려 50.1%에 이르러 북한의 수출능력을 감안하다면 거의 상환불능 상태임을 말해주고 있다. 각산업부문별 생산량도 남북간의 격차가 천양지차로 벌어지고 있다.이를테면 남한의 자동차 생산량은 64년에는 북한의 90% 수준에 그쳤으나 지난해에는 3백15만3천대를 생산,3만3천대에 그친 북한의 96.5배로 엄청나게 역전됐다.TV수상기 생산량은 남한이 북한의 71.1배,냉장고는 26.2배에 이른다. 생활의 질 이같은 총량지표상의 남한의 상대적 우세는 평균수명·학교수·병원수·에너지 소비량등 대부분의 각종 사회지표의 우세로도 고스란히 연결되고 있음은 물론이다.이를테면 90년 기준으로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71.3세인데 비해 북한주민은 64.32세로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다. 남북한간의 양적인 소득격차는 생필품에 대한 구매력등 물질적 생활수준의 격차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북한 국영상점에서 두부 한모에 남한돈으로 41원(이하 남한돈 기준),돼지고기 한근(6백g)에 1천4백원 정도의 정가표가 붙어있어 남한기준으로는 헐값이다.하지만 항상 품귀현상을 빚어 북한의 주부들은 결국 암시장을 이용해야 한다.암시장에서는 그나마 두부 한모가 1천23원,돼지고기 한근이 6천1백원쯤 되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감히 구입할 엄두도 못내는 실정이다. 91년 기준으로 남한의 사무원은 한달 평균 59만9천원을 버는 반면 북한 사무원은 2만1천9백80원에 그치고 있다.이 돈으로 남한 사무원은 한해에 컬러TV 16대를 살 수 있다.그러나 북한사무원은 1년 8개월을 한푼도 안쓰고 모아야 컬러TV 한대를 마련할 수 있다.더욱이 임시장에서 산다면 20년 월급을 몽땅 바쳐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외교력◁ 외교역량 면에서도 한국이 상대적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외무부 집계에 따르면 95년 10월 현재 한국은 전세계 1백80개국과 국교를 맺고 있는 반면 북한은 1백33개국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외채난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이 올들어 상당수 재외공관을 폐쇄함으로써 재외 공관수에서도 1백40대 64로 남한이 크게 앞서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지난 11월8일 유엔총회 선거에서 96∼97년 임기의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에 피선됐다.이는 인도네시와 함께 안보리에서 아주그룹을 대표하게 됐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국제무대에서 북한에 대한 발언권의 「비교우위」를 확실히 보장받게 된 것이다. ▷군사력◁ 그러나 상비 및 예비병력수나 각종 재래식 무기등 양적인 군사력에선 여전히 북한이 우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특히 북한은 한반도 전역을 사정권에 둔 미사일과 이미 초보단계의 핵무기 몇개를 만들수 있는 플루토늄을 비축했다는 미확인 첩보가 제기되고 있어 사뭇 위협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한미군이나 남한쪽이 앞서고 있는 경제력 때문에 한반도의 불안정한 균형이 유지되고 있다고 볼수 있다. 물론 남북간 군사력도 점차 균형점을 향해 접근해 가고 있다.북한은 소련의 붕괴와 한·중수교로 대외군사협력체제가 약화되고 있는 반면 남한은 압도적 경제력을 바탕으로 전력극대화를 위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 디자인 후진국(외언내언)

    미국이나 유럽사람들은 자동차를 살때 제작사와 함께 차의 형태,즉 얼마나 디자인이 유려한가,세련미를 보이는가를 따진다.구입조건의 첫번째 항목인 것이다.자동차뿐만 아니라 컴퓨터나 카메라등 공산품의 선호도 디자인이 좌우한다.값비싼 양주병이나 향수병을 보면 마치 예술품을 보는 느낌이 들 정도다. 우수한 기술만을 무기로 제품을 팔던 시대는 지나갔다.뛰어난 기술과 함께 세련된 감각의 디자인이 아니고서는 고객의 관심을 끌 수 없게 된것이다.디자인은 또한 높은 부가가치도 창출한다.신부가 정성들여 화장을 하듯이,제품에 문화적 가치를 첨가하는게 디자인이고 마무리 포장이다. 우리나라는 디자인에서 아직 낙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93년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한국이 기술면에서는 대만·싱가포르에 앞서 있지만 디자인면에서 뒤져 있다고 분석한 기사를 실었다.한국을 1백으로 했을때 대만의 디자인 수준은 1백43,싱가포르는 1백28.한국이 아시아의 「추락하는 용」으로 전락한 것은 디자인의 미숙때문이란 진단도 내렸다.미국은 2백35,일본은 2백57로 나타났다. 최근 통상산업부 자료에 따르면 한국산 실크 넥타이 수출가는 개당 2천7백60원.이는 프랑스제 넥타이 수입가의 5분의1,이탈리아제의 4분의1에도 미치지 못하는 헐값이다.이렇게 대접받지 못하는 이유는 디자인의 다양성·세련성 부족때문이라고 한다. 정부는 지난 93년을 산업디자인 원년으로 정하고 5백억원의 진흥 기금을 조성하고 있는 중이다.미국은 클린턴 취임후 대통령 직속으로 디자인 카운슬을 두었을 정도.이탈리아는 전국 디자인학교에서 한해 수만명의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그에 비하면 우리의 디자인 교육은 비교가 안될만치 영세하다. 빨리 디자인전문 교육기관을 설립해서 낙후성을 극복하지 않고선 세계일류 대열에 들어서지 못하게 되어있다.우선 국립 디자인학교의 설립을 서둘러야 한다.
  • “연희 1·2동 풍치지구 해제하라”/주민들 구청에 진정서 제출

    ◎서울 요지 불구 땅값 싸고 거래없어/“전·노씨 때문에 잃었던 권익 찾을터” 『지금까지는 두분의 대통령을 배출한 동네라 명예롭게 생각해 불이익을 감수해왔지만 이제는 연희동에 산다는 게 창피하고 그동안 잃은 우리의 권익도 되찾겠다는 생각입니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1∼2동 주민은 31일 연희동 200일대 32만평에 달하는 전용주거지역 및 풍치지구해제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관활 서대문구청에 제출했다. 전용주거지역과 풍치지구로 동시에 묶여 개발이 제한돼 있는 곳은 서울에서 연희동이 유일하다.이 때문에 연희동은 서울의 요지임에도 땅값이 평당 4백만원을 밑도는 것은 물론 부동산매매도 거의 전무한 상태다. 최근 다른 지역에는 다세대주택이 늘고 있지만 연희동은 전용주거지역으로 묶여 2층이상 건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들어오는 사람도 없고 집값이 헐값이라 집을 팔려고 내놓을 엄두도 못낸다. 이런 탓에 거주인원이 아주 적다.연희1동의 경우 전용주거지역이 아닌 시민아파트 A지구가 조밀지역으로 꼽히지만 5천7백가구에 1만7천여명이살고 있어 가구당 3.5명에 불과하다. 상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높은 사람이 많이 사는 고급주택가이지만 그 사람들 어디 이 동네에서 과자 하나라도 사갑니까.쌀은 경기도 이천에서,배추는 어디에서 등등 좋다는 물건을 현지에서 한꺼번에 사오는 게 대부분입니다』라고 입을 모은다. 주민은 노씨와 전씨를 위해 사람이 적게 사는 조용한 거리로 유지하려는 탓에 서울시에서 이러한 규제를 10여년이상 풀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30년을 넘게 이곳에서 산 윤주환(65·건축업·연희동 전용주거·풍치지구해제추진위 주민대표)씨는 『전씨와 노씨가 대통령직을 마치고 연희동으로 돌아왔을 때 주민은 정말 따뜻한 마음으로 맞았지요.노씨집 앞 장희빈 생가 우물도 주민모금으로 복원시키고 방범초소 지을 때 함께 거들기도 했습니다』라며 노씨에 대한 섭섭한 감정을 토로했다.
  • 가짜 유명약 국제시장 대량 유통/미 IACC 청문회 제출자료

    ◎타이레놀·잔탁 포함 27종… 밀가루 “가득”/인니·브라질 등 제3세계서 헐값 거래 【워싱턴 연합】 진통제 타이레놀과 에드빌,궤양약 잔탁,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치료제 AZT등 많은 유명약제의 가짜상품이 특히 제3세계를 비롯,국제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다고 미국의 한 민간단체가 밝혔다. 워싱턴의 국제유사품퇴치연합(IACC)은 지난주 상원 법사위가 마련한 가짜상품문제에 대한 청문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IACC는 또 이 자료와 함께 인도네시아·인도 및 브라질에서 가짜약이 어떤 피해를 냈는지 구체적으로 밝힌 스탠퍼드대학이 92년 발간한 조사보고서도 제시했다. IACC자료는 국제시장에서 유통중인 가짜약 가운데는 진통제 타이레놀과 에드빌,에이즈 치료제 AZT,궤양약 잔탁과 항생제 암피실린의 가짜약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또 당뇨병치료제인 유글루컨,피임약 오불렌­21,궤양치료제 타가메트,항생제 린코친,신경안정제인 렉소탄과 고혈압치료제 하이그로톤 등 모두 27개 약제의 가짜제품이 나돌고 있는 것으로 IACC는 지적했다. 스탠퍼드대가 발간한 「나쁜 약­제 3세계의 처방약현황」이라는 보고서는 「가짜약문제가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면서 「가짜약이 겉모양·색깔과 맛 등은 진품과 비슷하지만 표시된 성분이 10%정도이거나 아예 없는 대신 밀가루나 녹말가루로 채워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는 이같은 가짜약이 「진품보다 싸게 팔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문제는 최악의 경우 이 가짜약이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특히 제3세계의 가짜약유통이 심각하다면서 한 예로 「브라질은 병원밖에서 통용되는 약중 최소 20%가 가짜인 것으로 분석됐음」을 상기시켰다.
  • 연재물 「시베리아 대탐방」을 보고/이창재

    ◎엄청난 시장… 한·러 경협의 핵심/문화·경제 심층보도 시베리아 이해 큰 도움 80년대 말 오랫동안 단절되어 왔던 소련과의 문이 열리자 국내에서 소련에 대한 관심은 대단했었다.공산주의의 종주국으로서의 소련,천연자원의 보고인 광활한 시베리아 대지는 많은 사람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하였다. 그러나 양국간 왕래가 증대되면서 소련의 실상이 드러나고,또한 소연방이 와해되고 신생 러시아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혼란과 시행착오가 지속되면서,러시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점차 확대되었다.러시아의 경제하락,높은 인프레이션 및 마피아 등 온갖 부정적인 면이 언론매체를 통해 부각됨에 따라 경제협력의 대상으로서 러시아에 대한 관심 및 이미지도 함께 저하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와같은 어려움속에서도 한국과 러시아간의 경제협력은 꾸준히 증대하여 왔다. 86년 8천만 달러에 불과했던 한·소교역은 91년 12억달러에 달해 15배로 증가하였고,94년 한·러교역은 22억달러에 이르렀으며 금년들어 8월까지 양국간 교역액은 이미 20억 달러에 기록하고 있다. 사실 양국간 경제협력의 초기부터 양측 모두의 관심이 집중되었던 분야는 우리 기업의 러시아내 직접투자였다.러시아의 미개발된 풍부한 부존자원 및 거대한 시장을 감안할 때,우리 기업의 대 러시아 진출 전망은 매우 유망시되었기 때문이다.89년 진도가 모스크바에 진출한 이래 우리 기업의 대러투자는 계속 증가하고는 있지만,94년말 현재,우리 기업의 대러시아 투자건수는 44건에 달하며 실제 투자액은 3천5백45만 달러에 이르고 있어,교역에 비해 우리의 대러투자는 아직까지 본격화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우리 기업의 대러시아 진출 초기에는 모스크바가 주요 대상지역이었으나,점차 우리기업의 관심은 우랄산맥 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듯 하다.흔히 우랄산맥 동쪽지역은 시베리아로 통칭되고 있으나,실제 이 지역은 서시베리아,동시베리아 및 극동지역으로 구분되는데,우리 기업의 대러투자의 과반수가 우리와 가장 근접해 있는 극동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넓게는 시베리아,좁게는 러시아 극동지역이부존자원의 보고라는 점은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그러나 동시에 열악한 기후외에도 사회간접자본의 부족,제도상의 미비,중앙정부 및 지방정부간의 책임소재 불확실등 이들 지역의 개발을 위해서 넘어야 할 장애물이 산재해 있으며,특히 러시아의 부존자원을 외국인들이 헐값에 갖고 가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대다수 러시아인의 의식속에 깊이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따라서 시베리아 및 극동지방의 자원개발 및 지역개발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균형잡힌 시각과 장기적 안목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된다.첫째,단기적 어려움을 직시하면서도 이 때문에 장기적 잠재력을 과소평가하는 누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둘째,시베리아 개발은 지역의 방대함과 같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요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진출계획도 몇년 단위가 아닌 수십년 후를 내다보고 세워야 할 것이다.셋째,흔히 시베리아 및 극동지역은 자원개발의 대상지역으로만 인식되고 있으나,풍부한 자원에서 나오는 구매력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상품시장으로서도 가능성이 있으며,특히 건설시장으로서의 중요성도 충분히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90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온 러시아 경제도 내년부터는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물론 오는 12월 총선과 내년 6월로 예정되어 있는 대통령선거가 변수로 남아 있지만,92년부터 추진해 온 러시아 경제개혁이 마침내 열매를 맺어 러시아 경제는 새로이 형성된 시장경제체제하에서 성장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따라서 한·러 경협도 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시베리아 및 극동지역에서의 자원개발을 포함한 우리 기업의 대러투자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한·러경협이 그 잠재력을 다하기 위해서는 우리측의 노력도 요구되며,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러시아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중요하다 하겠다.이러한 맥락에서 러시아내 우리의 최대 관심지역인 시베리아의 역사,문화,경제 및 사회를 폭넓고 심도있게 다루고 있는 서울신문의 장기 기획연재물 「시베리아 대탐방」은 한·러 경협의 발전에 기여하고 우리기업의 진출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2천여품목 약값 인하/실거래 「공장도」보다 낮아/복지부

    ◎내달중 가격고시… 10월부터/병원용 30∼50% 할인공급 확인 보건복지부는 16일 실제 거래가격 보다 높게 책정된 2천여 품목의 의료보험약 고시가격과 일반의약품 표준소매가격을 낮추기로 했다. 복지부는 감사원과 합동으로 13개 국공립병원의 병원용 의약품 거래 실태를 조사한 결과 약 8백10여개 품목이 공장도 가격보다 30∼50% 낮은 값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약값을 인하하기로 했다. 복지부는 감사원이 인하를 요청한 8백10여개 품목과 같은 성분으로 제조된 의약품을 포함하면 전체 인하대상품목은 2천여개가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복지부는 헐값 거래를 지적 받은 제약업체의 청문자료를 검토,다음달안에 인하가격을 고시해 10월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료보험용 의약품이 덤핑 공급되면 차액을 의료보험에서 부담하므로 감사에서 적발된 품목의 가격을 인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 관수시멘트 4만9천포 빼돌려/서울지검 적발

    ◎4개건설사 직원·공무원 등 19명 구속 아파트 건설과 지하철공사등 각종 관급 공사에 사용될 시멘트 1억5천여만원어치 4만9천여부대를 조직적으로 빼돌린 업자와 공무원 36명이 무더기로 검찰에 적발돼 19명이 구속·기소됐다. 서울지검 특수2부(황선태 부장검사·오세경 검사)는 16일 관수용 시멘트를 민수용으로 빼돌린 (주)대한통운 영등포지점 전소화물소장 조영호(37)씨등 대한통운 관계자 7명을 업무상횡령등 혐의로,이들로부터 시멘트를 헐값에 싸들인 이동욱(62)씨등 2명을 장물취득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또 대한통운 직원들과 짜고 관수용 시멘트를 빼돌린 (주)대양건설 현장소장 채규헌(47)씨를 비롯,(주)일신진흥건설·(주)중앙건설·(주)진흥기업등 4개 시공업체 현장직원 7명도 업무상횡령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이와함께 시멘트 불법유출 등을 눈감아주는 대가로 시공업자들로부터 6백만원을 받은 서울시 도시개발공사 단지2과장 심인섭(44)씨등 공무원 2명을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1억8천여만원을 받은 서울시 도시개발공사 방화동 택지개발사업 단지조성공사 현장감독 전경준(47)씨등 공무원 7명을 수배했다. 검찰은 회사공금으로 비자금 23억원을 조성,공무원들에게 1억8천여만원의 뇌물을 제공하는가 하면 서울과 대구 지하철공사의 일부 공구를 무면허 건설업자에게 싼 가격으로 하도급을 준 (주)일신진흥건설 대표 이대성(50)씨를 횡령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대한통운 전소화물소장 조씨는 93년 1월 창구에 보관되어있는 서울 강서구 방화동 도시개발 아파트 건설공사에 사용될 관수용시멘트를 빼돌리기 위해 시공업체인 대양건설 현장소장 채씨등과 짜고 허위로 시멘트 출하전표와 출고지시서·운행일지등을 작성,관수용 시멘트 5백부대를 부정유출하는 등 지난 6월까지 4만9천여부대를 빼낸 혐의를 받고있다.
  • 한국에선…/범람하는 왜색가요(한국속의 일본,일본속의 한국:10)

    ◎안방까지 침투한 「일본노래」 바람/대학가 음반·뮤직비디오 복제품 “불티”/「신토불이」 모르는 10대에 유행병처럼 번져/위성방송 타고 확산… 표절가요도 한계수위 서울 동숭동 대학로 바탕골소극장 앞마당.현란한 옷차림의 젊은이 10여명이 무언가를 빙 둘러싸고 있다.가까이 가보니 일명 「길보드 차트」 또는 「손수레 기획」이라고 불리는 불법복제 음악테이프를 판매하는 노점상.몇백개의 테이프가 좌판을 빼곡히 채우고 있는 가운데 쓰요시 나가부치,야스이 이노우에,구와다 밴드 등 기성세대에겐 낯선 이름들이 눈길을 끈다.모두 일본가수나 그룹의 이름.국내 수입이 금지되고 있는 일본가요를 테이프 한개당 2천5백원씩의 헐값에 드러내놓고 팔고 있는 것이다.이 「길보드 차트」「손수레 기획」의 주요고객은 이곳에 놀러나온 학생이다. ○주요 고객은 학생 서울 세운상가의 종로4가쪽 육교상가에도 슬레이트로 상자처럼 지은 레코드가게 여러 개가 있다.외양은 허름하지만 복제레코드 5천원,CD원판 3만원,복각판 1만5천원을 비롯,5만∼10만원에 이르는 레이저디스크까지 일본가요음반 수백종을 갖추고 손님을 끌고 있다.주인은 『일본서 나온 유행가요는 거의 다 갖추고 있다』고 자랑 아닌 자랑(?)을 늘어놓는다. 일본가요의 국내 침투는 이처럼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상설단속반을 자체운영,지속적인 단속을 펴고 있기 때문에 불법복제돼 팔리는 소위 「빽판」은 발붙일 데가 없을 것』이라고 문체부 영상음반과 관계자는 말하지만 『지난 2∼3년간 이곳의 노점상은 두배 가까이 늘었다』는 게 대학로에서 카페를 열고 있는 김기환(29)씨의 얘기다. 일본가요의 국내 침투가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다는 점은 이밖에도 곳곳에서 확인된다.압구정동 한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휴학생 김대현(22)군은 『예전엔 일본음반을 사려면 세운상가까지 나가야 했지만 요즘엔 집앞 레코드가게 중에도 음반을 구해주는 곳이 생겼다』면서 『웬만한 나이트클럽이나 앞구정동,홍대앞의 록카페 등에서 일본가요 몇곡쯤 트는 것은 기본』이라고 전했다. 명목상 수입금지되고 있는 일본 대중가요가 이미 우리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는 것이다.뼈아픈 일제 36년간 일본의 엔카에 무력하게 노출됐던 우리 대중가요는 해방후에도 늘 왜색시비에 휘말려왔지만 지금의 상황은 과거와는 차원을 달리한다. 트로트의 뿌리가 엔카라는 주장 아래 이미자의 「동백아가씨」,문주란의 「동숙의 노래」 등 1백50여곡이 왜색으로 몰려 무더기 금지된 것이 지난 65년.이때만 해도 금지조치 하나로 무자르듯 왜색을 몰아낼 수 있으리라 믿을 만큼 일본가요는 단지 정서의 문제였다. 하지만 일본 가요음반의 수요가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음지에서 꾸준히 커져가고 있는 현재,문제는 산업적 차원으로 확대된다.서울음반 홍보과장 박영민씨는 『불법 일본음반이 우리 가요팬의 입맛을 길들일대로 길들이고 난 뒤 개방이 될 경우 일본 음반회사들은 그 수요층을 손 하나 까딱 않고 흡수할 수 있게 된다.자본력에서 취약한 우리 음반산업이 첫판부터 치명타를 맞고 비틀거릴 것은 불을 보듯 훤한 일』이라고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음반산업 치명타 최근 7∼8년 사이 일본가요가 이처럼급속히 국내에 파고 든 배경은 매체의 발달,해외여행자유화 등이라는 것이 현대방송 음악프로 구성작가 최재민씨의 말.그는 『80년대말 위성방송을 타고 흘러든 일본가요를 접한 강남 일부층이 해외여행자유화와 함께 일본에서 직접 음반을 들여오면서 불법복제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면서 『개방과 자유화가 진행될수록 단속보다 국민의 성숙한 의식만이 일본색을 막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일본가요가 난무하자 나타난 또 다른 부작용이 국내 작곡가들의 일본노래 표절이다.MBC 라디오국의 조정선 PD는 『우리 가요의 일본노래 베끼기는 이제 한계수위에 이르렀다는 게 일선 PD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전했다.PC통신 가요동호회방에 가입자들이 올려놓은 사례는 우리의 가요표절이 얼마나 중증인지를 잘 드러내고 있다.「모가수의 3집앨범에 실린 모곡은 일본 모그룹의 곡 처음 16소절을 리듬진행부터 코러스,바이브레이션까지 그대로 베꼈다」 「언제 엠티가 다 들은 곡이 있는데 일본 그룹 몇번째 앨범 몇번째 트랙에 있는 곡과 똑같더라」며 전문가에 가까운 지식으로 표절을 성토하던 가입자 사이에선 「이젠 표절도 실력」이라는 자조적인 말까지 나돌고 있다. 지난 93년 공윤 가요심의위원회(이하 가심위)는 각각 일본 구와다 밴드,사카이 노리코의 곡을 베낀 이상은의 「사랑할 거야」,신성우의 「내일을 향해」 등을 포함,18곡의 가요를 무더기 표절판정했다.바로 그 가심위가 지금은 휴면상태다.가심위의 홍창기 부장은 『표절은 법적으로 표절당한 당사자만이 고소할 수 있는 신고제인데다 6명의 심의위원이 하루 몇백곡씩의 신곡을 일일이 연구할 수도 없는 형편』이라며 『지난해부터 표절심의는 일체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남의 것 베끼기를 통해 손쉽게 인기를 끌어보려는 작곡가들이 이를 걸러낼 인력이나 제도의 미비를 틈타 아무 의식 없이 표절을 일삼고 있는 것이다. ○가수들 베끼기 앞장 개방을 눈앞에 두고 이처럼 갈수록 득세하는 일본가요가 우려스러운 또 하나의 이유는 가요에 가장 쉽게 노출되는 계층이 비판능력 없는 청소년이라는 데 있다.일제를 체험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일본에 대한 민족감정의 골이 엷은 청소년에게 일본가요는 「그냥 노래」일 뿐이다.가요평론가 강헌씨는 『미국이나 유럽 것과 달리 일본가요는 자극적인 멜로디로 철저히 틴에이저를 겨냥하고 있다.청소년이 솜에 물젖듯이 받아들이게끔 돼 있다』면서 『민족적 주체성을 아랑곳하지 않고 돈벌이에 급급한 어른의 의식이 먼저 바뀌지 않는 한 우리는 다시 한번 일본의 문화식민지로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 채권시장 활성화의 길(사설)

    재정경제원이 지난주 발표한 채권시장 정비방안은 채권시장을 일반시민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금융시장으로 육성하자는 데 목표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이 방안은 국채뿐 아니라 금융채와 일반채권도 만기 7년 이상짜리를 발행할 수 있게 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채권을 발행할 때 경제장관회의나 별도의 중앙정부협의체의 협의를 거치도록 하며 첨가소화채권을 증권거래소에서 유통시키는 것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 방안은 자본시장개방에 맞춰 채권시장의 하부구조를 정비,자금조달 시장으로서의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의를 얻고 있다.또 금융소득 종합과세를 앞두고 장기채권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시기에 개선방안을 내놓은 것은 잘한 일이다.이번 방안은 이밖에도 여러가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먼저 정부나 금융기관이 증권시장에서 장기자금을 안정적으로 차입할 수 있는 길이 트였고 장기자금에 대한 금리예측이 가능해지게 되었다. 또 정부가 지방자치 단체의 채권발행을 조정할 수 있는 장치를 제도화한 것은 지자체의 채권발행 남용을 억제하는 효과이외에 전체 채권시장의 안정성확보라는 두가지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하겠다.지방자치단체가 지나친 채권발행으로 재무구조가 부실해지는 것을 막으면서 전체 채권시장의 금리상승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방안은 이밖에 채권시장에 대한 일반시민의 좋지 않는 이미지를 불식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각종 법률에 따라 강제로 첨가채권을 인수한 시민들이 수집상에게 헐값에 팔지 않고 증권회사에 제 값에 팔 수 있게 된 것은 채권시장에 대한 이미지개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번 조치로 인해 채권시장은 어느 정도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정책당국은 계속해서 채권전문딜러제 도입과 채권물량조절제도 개선 및 지방채 유통활성화 등 보다 본질적인 과제를 보완,채권시장의 기능을 최대한 강화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특히 본격적인 지자제시대를 맞아 지방채문제는 주요과제이다.
  • 지자단체장 선출이후 지원중단 실태(심층취재)

    ◎관변단체/더부살이 “청산” 홀로서기 “비상”/서울­1백85개 사무실 연말까지만 무상 사용”/경인­강제 폐쇄조치에도 일부선 「버티기」 연명/영남권­새마을지회 등 “옮길곳도 돈도 없다” 탄식/호남권­내년부터 임대료 부과… 회비갹출 등 모색/충청·강원·제주도 지원중단 통고 받고 “초상집” 정부의 행정 및 재정적 지원을 바탕으로 활동해 온 관변단체들이 시련을 맞고 있다.자치단체들이 사무실을 무상으로 빌려주고 돈까지 대주었으나 민선단체장이 들어서며 앞다투어 직·간접적인 지원을 전면 중단키로 했기 때문이다.일부 단체는 뒤늦게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며 일부는 계속적인 지원을 호소하지만 지방 조직이나 활동은 곧 마비될 위기를 맞고 있다.관변단체의 실정을 지역별로 점검하고 이들의 대응책과 진로를 모아본다. ▷서울◁ 바르게살기 운동협의회,새마을운동 중앙협의회 등 관변 단체가 본청에서 6개,일선 구청에서 1백79개 사무실을 공짜로 쓰고 있다. 서울시의 권혁모 재산관리과장은 『연말까지 무상으로 쓰도록 하고 내년부터는모두 내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이 방침은 즉각 각 단체에 알려져,불평을 털어놓지만 별다른 묘책은 없다. 노고산에 있는 시청 별관의 사무실을 쓰는 바살협 김억도 사무차장은 『많은 회원들이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어,사무실을 제공하지 않으면 묘안이 없다』고 털어놨다. 옛 종로구청에 사무실을 둔 새마을 지회는 다른 곳으로 이사하기로 하고 장소를 물색 중이다. 이런 사정은 25개 서울의 전 구청이 모두 비슷하다. ▷경기·인천◁ 관변단체가 무상으로 쓰는 시·군의 사무실은 모두 12개이다.지난 해까지만 해도 1백35개를 쓰고 있었으나 1백1개는 올들어 비웠다. 새마을,바살협,자유총연맹,직장새마을 등 5개 단체가 입주한 성남시의 경우 지난 해 4월부터 사무실을 비워주도록 요청했으나 1년이 넘도록 나가지 않고 있다. 민선 단체장이 들어서면서 고액의 임대료를 물리거나 단전·단수 조치 등으로 강제 폐쇄키로 했지만 결과는 역시 불투명하다. 6개 단체가 들어있는 과천시의 경우 저마다 버티는 바람에 6개의 단체들이 2개의 사무실을 공동으로 쓰도록 했다.이런 편법도 올해로 끝이다. 인천은 지난 해 3월 관변단체 지원중단 지시가 내려진 직후 시청 및 8개 구 청사에 입주해 있던 단체들을 모두 내보냈다. 지난 3월 시로 편입된 옹진군의 경우만 사정이 다르다.아직까지 인천시 중구 신흥동에 있는 군 청사에서 재향군인회와 행정동우회 등 12개 단체가 3개의 사무실을 쓰고 있다.역시 민선 군수가 비워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구·경북◁ 문희갑 대구시장 취임 직후 새마을 지회가 무상으로 쓰는 시청별관의 사무실을 올 연말까지 비우라고 요구했다.공공 재산의 경제적 관리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 이유이다. 새마을 관계자는 『20여년간 나라를 위해 일해온 단체를 아무 대책없이 내쫓는 것은 지나치다』며 『옮길 곳도,돈도 없다』고 탄식했다. 구청도 마찬가지이다.이명규 북구청장은 올해 새마을에 1천7백80만원,바살협에 1천만원을 지원했으나 내년부터 모두 끊기로 했다.그러나 『지역발전에 이바지하는 사회 및 시민 단체에는 선별적으로 행정지원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경북 포항시의 청사와 산하 공공시설을 공짜로 쓰는 단체는 새마을,바살협,자유총연맹 등 3개이다. 62.8㎡(19평)의 시청 사무실을 쓰는 바살협은 당장 사무실을 비워야 할 판이다.시청 산하 공공건물 1백35.3㎡(41평)를 쓰는 새마을과 44.1㎡(13.4평)를 사용하는 자유총연맹은 내년 1월부터 시중 임대료만큼 내야 한다. 바살협 지부장 박성록씨는 『공익 단체라 임대료 마련이 불가능하다』며 『비워줄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광주·전남 광양시의 4층짜리 구 광양군 의회건물을 바살협,새마을,시 체육회,문화원,행정동우회,농어민 후계자 연합회 등 7개 단체가 통째로 쓴다.광양시는 지난 1월 초 『각종 지원을 중단한다』는 정부 방침을 통고받았지만 지금까지 그대로 두고 있다.그러나 내년 1월부터는 임대료를 부과하겠다고 통보했다. 바살협 박노회 회장은 『각 읍·면·동에서 활동하는 회원 4백여명에게 얼마간의 회비를 거둬 임대료로 충당할 수 밖에 없다』며 『회원들이 따라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여천시의 경우 쌍봉동 동사무소 2층 별관에 새마을협의회,대한무공자 수훈회,바살협,자유총연맹 등 4개 단체가 무상으로 들어있다.역시 민선 시장이 즉각 비워줄 것을 요구했다. 새마을 협의회 조종수(60) 회장은 『지역발전을 위해 헌 적으로 일한 공로도 모르고 아무 대책도 없이 쫓아내려 한다』고 반발했다. 목포시는 시 청사를 무료로 쓰는 체육회,번영회,자유총연맹 등 9개 단체에 재정지원을 중단하고 내년부터 임대료를 내거나 이전하라고 통보했다. 연간 1억2천여만원을 지원받는 체육회는 『재정지원이 중단되면 파산이 불가피하다』며 『법적인 지원 근거가 있으므로 사무실이라도 무료로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시 관계자는 『지원근거는 임의 규정일 뿐이며,어려운 재정 형편을 고려할 때 계속적인 지원은 어렵다』고 말했다. 광주시의 경우 이미 새마을,자유총연맹 등이 지난 연말 모두 나갔다.시의회가 이들에게 지급하던 사무실과 보조금 전액을 삭감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5개 구청 청사에 민주평화 통일자문 협의회만 남았으나 동구청을 빼고는 사무실 반환을 요구하지 않고 있다.「평통」은 헌법기관이고 자치단체가 평통업무를 대행하기 때문이다. ▷전북◁ 관변단체들이 쓰는 사무실은 모두 91개.새마을 16곳,바살협 17곳,자유 총연맹 12곳,문화원 10곳,체육회 3곳 등이다.이 가운데 38개는 임대료를 내지만 53개는 무상이다. 고창군을 제외한 13개 시장·군수에 야권 인사가 당선돼 재정지원의 중단은 물론 사무실도 대부분 비우라고 했다.이에 앞서 전북도는 시·군 청사를 공짜로 쓰는 관변단체의 사무실을 기초 단체장의 판단에 따라 모두 정리하라고 시달했다. 김세웅 무주군수는 『관변단체가 그동안 군청사를 무상으로 쓰고 예산지원까지 받은 것은 특혜』라며 『이들 사무실을 빠른 시일 안에 모두 옮기도록 하고 지원금도 삭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단체들은 운영경비를 대폭 줄이고 사무실 유지비와 활동비 등을 회비로 충당해 자생력을 갖추고 일정한 기간이 지난 뒤 행정 및 재정 지원을 다시 요청할 생각이다. ▷대전·충남◁ 대전시와 충남도의 경우 바살협 3개,새마을 3개,자유총연맹 3개 등 11개의 사무실을 공짜로 쓴다.대전시의 경우 교통기획과 등 일부 실·과가 임대료를 주고 이웃 건물에 세들어 있는 형편이나 아직 뚜렷한 방침은 정하지 않았다. 충남도청에는 체육회,행정동우회,새마을,바살협 등 7개 단체가 입주해 있고 15개 시·군에는 바살협,자유총연맹,문화원,노인회까지 모두 62개의 관변단체가 사무실을 차지하고 있다. ▷충북◁ 새마을 지도자 협의회,새마을 부녀회,직장 새마을 협의회,새마을문고 충북지부 등이 각각 도청 직속인 청주의료원의 사무실을 쓰고 있다.충북도는 올해 새마을지회에 운영비로 2천5백만원을,일선 시·군은 각 지부에 각각 1천7백80만원씩을 지원했다. 충북도는 최근 이들 새마을 단체에 보조금의 전면 중단은 물론 사무실까지 비우라고 통고했다. 새마을 지회는 이를 예견하고 지난 해부터 고유 부동산을 활용한 유료주차장 운영,저공해 비누 제조 및 판매 등 자구책을 추진해 왔으나 결실은 없다.급한대로 회비를 늘리기로 했다. 바살협도 마찬가지이다.올해 충북도가 지원한 1천5백40만원이 내년부터 전면 중단되고 청주의료원의 2개 사무실도 임대료를 물어야 한다. ▷경남◁ 이상조 밀양시장은 취임사에서 관변단체 등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순수 봉사단체로 바꿔 재정의 낭비를 줄이겠다고 선언했다.이 때문에 지금까지 월별로 일정액씩 지원하던 관변단체에 대한 보조금은 결재가 나지 않는다.바살협은 지난 8일 2백여만원의 6∼7월분 보조금을 받지 못했다. 시 소유인 밀양회관을 공짜로 쓰는 관변단체 관계자들은 밀양시가 조만간 임대료를 요구할 것으로 보고 있다.그러나 자구책이 없어,종전처럼 사무실의 무상사용과 재정지원을 계속 요청키로 했다. 강 원 춘천시 석사동 구 공무원 교육원 건물은 관변단체 전용청사이다.새마을,자유총연맹,바살협 등 10개 단체를 비롯,경우회 민족통일협의회 통일교육전문위원회 대한무공수훈자회 지부 한국국악협회 지회 등이 함께 쓰고 있다.무상은 아니다. 93년까지만 해도 모두 공짜였으나 문민정부 이후 유상으로 바뀌었다.그러나 헐값이다.건물 감정가액의 5%만 임대료로 낸다. 새마을,바살협,자유총연맹 등의 10개 단체는 올해 강원도로부터 운영비로 9억6천4백만원을 지원받았다.임대료를 받으며 뒷돈을 대준 셈이다. 그러나 최근 사정이 달라졌다.강원도는 최근 재정지원을 전면 중단키로 했다.새마을 관계자는 『재원부족으로 읍·면은 물론 통·반까지 조직돼 있는 새마을 단체들이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며 『묘안이 없다』고 말했다. ▷제주◁ 올들어 도청을 비롯,시·군 청사에 있던 새마을·바살협 등 관변단체들이 사업소 건물 등 산하기관 건물로 일제히 옮겼다.그러나 임대료를 내는 곳은 한 곳도 없다. 제주도는 정부의 지원중단 지시에도 불구하고 올해 새마을에 5천만원을,바살협에 3천80만원을 지원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과세표준액을 기준으로 사용료를 철저히 받기로 했다.재정지원도 아예 없애거나 대폭 줄일 방침이다.
  • 라이터 생산/트로닉스(앞서가는 기업)

    ◎부도딛고 러 진출… 시장 10% 점유/5천달러 투자… 연매출 6백만달러/구소과학자 고용 첨단기술 개발도 단돈 5천달러를 투자,러시아 라이터 시장을 휩쓸고 있는 중소기업인이 있다.국내에서의 부도를 딛고 재기에 성공한 그의 성공담은 현지에서도 화제다. 트로닉스사의 유시흥 사장(50)이 그 주인공.연 3백만개의 라이터를 생산,전체 러시아 시장의 10%를 차지하고 있다.라이터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현실에서 현지 생산업체 가운데 최고의 점유율이다. 유사장은 지난 90년 모스크바를 방문,라이터가 절대 부족한 것에서 사업아이디어를 얻었다.『시장조사를 위해 국산 1회용 라이터 5백개를 가져가 크렘린 궁 앞에서 팔아 봤더니 순식간에 동이 났다』는 것이다. 그러나 91년 현지 투자를 위한 상담을 진행하던중 자신의 국내 라이터 제조업체가 연대보증에 얽혀 부도를 냈다.이것저것 다 정리하고 손에 남은 것이 5천달러.유사장은 러시아가 무덤이라는 생각으로 모스크바로 향했다. 현지 한국인들과 러시아인 파트너의 도움을 받아 현지 라디오 공장내 2백평을 연간 1백50달러에 2년 동안 빌리고 월 20달러의 인건비로 30명의 현지인을 고용했다.10만달러짜리 라이터 생산기계도 3천달러에 얻었다.지금은 말도 안되는 헐값이지만 당시엔 혼란기라 가능했다고 한다.현재 인건비는 모스크바의 경우 2백달러에 육박하고 교외도 1백달러 선이다. 『언어문제는 현지 한국인을 고용,해결했지만 러시아인들은 자존심이 강해 융합이 어려웠습니다.무리한 독촉은 피하고 서서히 한국식 경영을 이해시키는 방법으로 생산을 늘렸습니다』 라이터가 귀한만큼 여러차례 사용하는 주입식을 생산,1∼2달러 선에 8가지 모델을 개발했다.생산규모는 급성장,시작 당시 30명에 불과했던 근로자수가 현재 5백여명에 이르고 있다.매출도 10만달러에서 지난 해 6백만달러로 급성장했고,지난 해부터 시작한 금속가공 등이 호조를 보여 올해는 1천만달러로 목표를 높였다. 유사장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93년부터 사업 다각화에 나서 축적된 자본으로 기술개발업에 승부수를 던졌다.구소련이 무너지면서 실업자가 된 과학자 10명을 고용,이곳의 첨단 무기기술을 산업화하는 작업을 시작한 것이다.냉각기술과 소각로 등 3건의 기술을 개발,한국의 세화 플랜트사와 대광산업 등에 로열티를 받는 조건으로 기술이전을 하는 실적을 올렸다.유사장은 『일본에서 기술이전을 구걸하기보다 이곳의 고급인력을 활용,첨단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빠르다』며 『풍부한 원자재를 현지에서 조달할 수 있고 현지 중소기업의 가동률이 저조해 소비재 분야에서 유망한 시장』이라고 지적했다.
  • 기초과학에 우선 투자를/한민구 서울대교수·전기공학과(일요일아침에)

    공학자의 입장에서 보면 공학과 사회의 발전과는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다.산업이 발전하고 국가 경제가 융성해지고 국민생활이 윤택해지려면 지금보다 그리고 다른 나라보다 좋은 기술과 제도를 가져야 한다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는 명제이다.제도는 문화와 사회의 여러 요소를 반영하기 때문에 매우 느리게 개선되어가게 마련이며,또 급격히 바꾸어도 곤란하다.따라서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은 보다 윤택한 사회를 만드는 좋은 방법중의 하나이다.기술이 발전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주는 학문이 공학이다. 사회발전의 핵심인 기술,즉 공학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있었고 과거와는 달리 국내에서 필요한 기술은 국내에서 개발하여 기술자립을 이루자는 것이 얻어진 방침이다.이를 실생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이제 이견이 있다.기초과학 연구를 지원할 것인가,또는 응용공학 연구를 지원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제품을 만들어서 이익을 얻는 것을 사과를 따는 것에 비유해 보자.과거에는 사과가 주렁주렁 열린 과수원에 입장료를 내고들어가거나 몰래 들어가서 돈주고 산 사다리나 가위로 사과를 따서 팔았다.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우선 과수원에 몰래 들어가는 것은 엄청난 벌금 때문에,또한 지위때문에 엄두도 못낸다.다음으로 기술로열티인 입장료도 올랐다.어떤 과수원은 돈을 준대도 싫다고 한다.용케 과수원에 들어가서도 문제다.제작 장비나 부품인 사디리나 가위값도 올랐고 더러는 안 판다고 한다.대학강사로 발령받느니 대학을 설립하는게 빠르겠다는 인문계 박사학위자의 푸념처럼 과수원 차리는게 더 나을 수도 있다.또 앞으로는 그래야 할 것이다.과수원 차리기는 쉬운가? 말할 필요도 없이 외롭고 괴로운 길이다.땅의 성분을 조사하고 거름을 주어서 기름지게 하고 좋은 씨앗을 뿌려서 열매를 따기까지 몇년을 가꿔야 한다.열매가 잘 열렸다고 성공한 것이냐 하면 꼭 그렇지 않다.수입농산물이 헐값에 들어오면 소비자의 식성이 그새 바뀌어 버리면 헛농사를 지은 것이다. 연구로부터 제품생산까지는 1차산업이다.농업이나 어업과 다를 바가 없다.처음 하는 연구라면 1차산업이다.그러나 같은 또는 관련된 제품의 연구라면 더이상 1차산업이 아니고 선진국의 산업이 그것을 입증하고 있다.우리나라에서는 과수원을 차린 예가 극히 드물다.반도체 메모리나 자동차가 비슷한 예중의 하나이나 아직도 많은 기술과 부품,제작장비를 수입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모든 분야에서 기술자립을 이루어야 하겠지만 이것은 모든 농축산물·수산물을 생산하는 인력 및 장비·기술을 개발하겠다는 것과 같은 이야기이므로 이는 불가능하다.우리나라의 재정능력과 인력·기술에는 한계가 있다.결국 어떤 과일·어떤 제품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기술과 연구·인력은 무엇인가를 따지고 지원을 하게 된다.이것이 현재 국가적인 연구프로젝트인 G7 프로젝트이다. 우리나라 제품이 외국에서 받는 비판중의 하나가 전체적인 성능은 좋으나 사소한 결함이 있으며 극히 우수한 성능이 없다는 것이다.세계 최고의 제품이기 위해서는 아주 사소한 결점도 허용해서는 안된다.이런 사소한 결점을 보완하려면 여러분야의 연구결과가 총괄적으로 묶여야 한다.즉,문제의식이 뚜렷한연구는 값어치가 있고 즉시 활용된다. 기초과학 연구를 지원할 것인가,응용공학 연구를 지원할 것인가 하는 물음은 어리석은 것이다.요컨대 우리 형편에서 쓸모가 있느냐 없느냐,투자의 효용가치가 어떠하냐에 지원의 여부가 결정되어야 한다.응용공학은 비교적 효용가치가 쉽게 판정되지만 기초과학은 그렇지 못하다.그러나 응용공학에서 연구개발을 필요로 하는 기초과학 분야는 효용가치가 크다고 할 수 있다.수년내에 활용될 기초과학연구는 수십년 이후에 활용될 기초과학연구보다는 우선적으로 지원되어야 한다.
  • “안녕” 케이프타운(작가 김주영 아프리카기행:14·끝)

    ◎“대자연은 관광자원” 원주민 인식 높아져/금렵지에 살며 생태계·환경보호 한몫/관광객 여행가이드맡아 수입도 올려/공원마다 백인물결… 흑인 아픔 덜날은 언제… 유럽인들이 케이프타운에 정착하게 된 것은 아이러니컬하게도 그들이 겪었던 우연한 해난사고의 결과였다.그것은 1647년의 일로 거슬로 올라간다.그때 동양과의 무역이 한창 절정에 이르렀을 때 동양에서 사들인 비단과 일용품을 잔뜩 실은 네덜란드의 상선 한 척이 대서양을 횡단하다가 풍랑을 만나 난파할 위기에 놓이게 되었다. 그러나 악전고투로 풍랑을 헤치고 아프리카 남부의 한 반도에 지친 몸으로 상륙하게 되었다.배를 잃은 그들은 그 해변에 캠프를 차리고 견디다가 이듬해에 지나갈 무역선단의 구조를 기다려 보기로 하였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않아 그들은 자신들이 캠프를 친 그 땅도 두고온 고향과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발견했다.여러가지 식물과 채소를 기를수 있었고 정기적으로 캠프촌 이웃을 지나가는 유목민들에게서 거의 공짜라해도 무방할 헐값으로 소나 말을 사들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이듬해 그들이 예견하고 있었던 대로 해역을 지나가던 상선단에 의해 구조되었다. 고국으로 돌아온 그들은 자신들이 머물렀던 아프리카 땅에 대한 온갖 정보를 정부에 보고하였다.네덜란드의 동양주식회사는 얀반 피이크 선장을 보내어 그들이 갖고 온 정보에 대한 진실성을 조사하기로 하였다. ○풍랑만나 아주와 인연 1652년,케이프반도에 도착한 얀반 피이크는 난파선의 선원들이 보고한 정보에 거젓이 없다는 것을 밝혀냈다.뒤이어 동양주식회사에서 파견되어 온 사람들은 케이프반도에 새로운 기지를 건설하게 되었다.그들이 기지를 건설하면서 맨 먼저 착수한 일은 반도 앞의 해역을 지나가는 상선들에게 신선한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채소를 재배하는 일이었다. 당시 네덜란드의 동양주식회사에서 일궈놓은 채소밭의 흔적은 아직도 케이프타운 교외에 남아있다.많은 수효는 아니지만 수세기가 지난 지금에도 야생화된 배나무들에 열매가 맺고 있다. 그로써 오랜시간 동안의 항해에 지친 선원들은 케이프반도에서 닻을 내리고 정박해서 신선한채소와 과일 그리고 물을 공급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이 반도에 생겨난 도시는 바다의 선술집(Tavern of the Sea)라는 별명을 얻게 된다.1665년부터 1679년까지 15년에 가까운 세월에 걸쳐 벽돌을 쌓아 지은 희망성(Castle of Good Hope)은 아직도 희망봉 뒤편에 건재한다. 케이프타운에는 에드워드 시대와 빅토리아 시대의 건출물들도 잘 보존되어 있고 작품성이 뛰어난 전형적인 네덜란드 건축물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바다의 선술집” 별명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가장 큰 관광자원은 물론 아프리카의 여느 나라와 마찬가지로 막대한 야생의 동식물들이다.이스턴 트랜스바알과 나탈지역은 국제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관광지이다.그러나 많은 야생동물들이 사냥꾼과 농부둘,유목부족들에게 살육되거나 마땅한 서식지를 잃고 지금은 보호지역에서만 서식하고 있다. 야생동물 보호지역 중에 가장 규모가 크고 유명한 곳은 크루거 국립공원(Kruger National Park)으로 아프리카에선 가장 큰 야생동물원이다.남아공화국의 야생자원에 대한 관광화 작업은 매우 계획적이고 세심해서 우리가 보았던 물개섬 하나에도 하루종일 관광객을 실은 배가 작은 섬을 들락거렸다.물개들에 먹이를 제공해서 그 섬을 떠나지 않고 머물도록 한 것이다. 세계의 다른 어느 지역과 마찬가지로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도 산업화와 문명화의 무대 뒤에 생태계의 파괴가 자행되어 왔다.그러나 오늘날에는 무엇을 우선순위로 해야 하는 가에 대한 인식이 달라져서 생태계와 환경을 보호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었다. 이와함께 국가의 정책을 결정하고 수행해 나가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도 야생의 자연을 보호함으로써 그것을 관광자원화 하는 것이 더욱 경제적이라는 것을 깨닫고 있다.아프리카의 원주민들도 이제는 야생을 보호하고 관광자원화 하려는 추세에 편승해서 자신들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무엇인가를 눈뜨기 시작한 것도 사실이다. ○선술집에 흑인만 북쩍 나탈주의 금렵지인 핀다 금렵지(Phinda Reserve)가 그 좋은 예로써 그 지역에 살던 원주민들은 주거지를 백인들에게 내주고 옮겨가는 대신 그 지역에 그대로 눌러살면서 야생환경을 보호하는데 협조하고 관광수입의 일부를 나누어 받는다.관광객들은 관광객들대로 손쉽게 여행가이드를 구할 수 있고 또한 원주민들이 살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어 그야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거래가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2만여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는 공원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가족들 중에서 혹은 공원길에 만날 수 있었던 사람들중에 흑인들의 얼굴은 찾아볼 수 없어 이 나라의 아픔이 어디에 있는가를 가리키고 있었다.케이프타운에 살고 있는 흑인들은 낮에는 시가지 한가운데 있는 회사나 혹은 해변의 대저택에서 일하다가 해가 기울기 시작하면 교외에 있는 자신들의 거주지로 돌아가게 된다.그러나 그 주거지의 형편은 낮에 일하던 집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모습을 하고 있다. 우리 일행은 케이프타운의 저녁거리를 구경하고 선술집이 있으면 한번 들어가 오랜 여독을 풀어볼까 하고 밤거리를 나섰다.대로를 따라 보석가게를 여러번 지나서 언덕 위에 자리 잡은 선술집 골목으로 들어섰을 때 우리는 문득 한가로운 저녁거리를 구경하겠다고 나선 것이 만용이었다는 것을 느꼈다.그들 선술집은 흑인들의 거리나 마찬가지였고 그들은 낯선 동양인들을 보자 야유를 하거나 혹은 접근해서 무엇을 얻어내려는 심산인 것 같았다.우리는 당초의 소박했던 계획을 깨끗이 단념하고 희미한 불빛들이 명멸하는 그 선술집 골목을 벗어나야 했다.그러한 괴리는 언제 메워질 수 있을까.아프리카를 떠나면서 그러한 질문이 뇌리에 자리잡기 시작했다.
  • 명동국립극장 살릴수 없나/반영환 논설고문(시론)

    옛 명동국립극장이 철거위기를 일단 모면했다.구사일생으로 살아난 것이다. 건물소유주인 대한투자금융이 이 건물을 헐고 그 자리에 10층 사옥을 신축하려던 계획을 유보한 덕분이다.연극인을 비롯한 문화예술단체들의 보존요청 여론을 수용한 결과다.그러나 이 결정은 잠정적인 것일 뿐,장기적으로는 정부에 매각하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일단 발등의 불은 껐지만 철거문제가 언제 또 튀어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옛 명동국립극장은 우리 공연문화의 산실이자 메카.일제 때인 1934년에 건립돼 57년이후 16년동안 우리나라의 유일한 국립극장으로 연극과 무용공연의 요람구실을 해왔다.그러나 73년 현재의 장충동국립극장이 문을 열면서 퇴역,76년 민간에 불하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명동국립극장은 공연의 산실이었을 뿐만 아니라 건축사적으로도 평가되고 있는 건물이다. 유서깊은 국립극장건물을 아무 생각없이 팔아버린 정부의 결정은 반문화적인 단견이었다.국립극장은 하나만 있으면 된다는 생각이었을 것이다.전통극장과 현대극장이 별도로 존립해야 한다는 인식을 왜 못했을까.지나간 일이지만 안타깝다.비원앞 운니동 삼환기업자리에 있던 국악사 양성소도 72년 문화재관리국에 의해 처분되었다.고풍스런 이 기와집은 구한말 금위영 건물로 일제 때 이왕직 아악부가 사용했으나 「재원확충」이란 구실로 팔려 하루아침에 헐려버린 것이다. 그동안 개발과 도시계획의 위세에 밀려 유서깊은 건물이나 사적이 얼마나 많이 헐려나갔는가.일제가 경복궁·경희궁등의 옛 건축물과 서대문·동소문등을 철거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해방후 우리 손으로도 「문화의 파괴」는 계속됐다.그 결과 6백년 고도인 서울은 이제 5대고궁을 제외하면 고도다운 면모를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게 돼버렸다.파리는 가로수수종을 바꾸는데 수년이 걸렸다.시민들이 새 수종이 문화도시 파리에 맞지 않는다고 반대했기 때문이다.그 신중성과 여유를 우리 사회는 갖고 있지 못한 것이다. 우리는 옛 것은 무조건 낡고 고루하며 무가치한 것이란 편견을 갖고 있는 것 같다.그런 편견이 우리의 전통문화를 훼손하는데 큰 몫을 담당했다.70년대초 새마을운동이 전국적으로 기세를 떨칠 때 부락공동체의 구심체인 당집과 민속의 상징인 성황당이 미신타파의 이름으로 마구 헐렸다.같은 이유로 마을어귀에 세워진 장승들도 뽑혀 불태워졌다.민중들의 기층문화인 민간신앙의 유산들이 미신으로 단죄된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시행착오였다. 서울 인사동의 태화기독교 사회관이 헐린 것은 유서깊은 건물의 철거에 우리 사회가 얼마나 무신경한가를 잘 보여준 사례다.1938년에 세워진 태화관은 한·양식을 절충한 독보적인 건물로 건축가 강연의 작품이다.우리의 전통미를 살린,독특한 개성을 지닌 건물이었다.더구나 태화관이 있던 자리는 3·1운동 때 민족지도자 33인이 모여 독립선언서를 낭독했던 역사의 현장이 아닌가.그러나 80년 이렇다 할 반대나 제지없이 태화관은 헐리고 그자리에 12층 빌딩이 신축되었다. 명동국립극장을 살리기 위해 「문화를 생각하는 모임」에서는 모금운동 사적지정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하지만 공시가격 6백억∼7백억원을 무슨수로 모금한단 말인가.사적으로 지정된다해도재산권침해의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결국 아직은 묘책을 못찾고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이같은 보존과 개발의 갈등을 성공적으로 조화시킨 사례를 그리스 아테네에서 찾아볼수 있다.아테네시내에는 보존해야할 유적위로 그리스정교의 성당이 덧지어진 건물이 있다.마치 암탉이 병아리를 품고 있는 듯한 형상이다.건축물의 중첩으로 과거와 현재를 접목시킨 새로운 발상이다.궁여지책이긴 하지만 이 방법을 명동국립극장에 적용시킬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전통과 유서를 헐값에 팔아넘기고 허물고 나서 우리 문화는 지금 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다.보존과 개발의 사이,그 어려운 과제를 우리는 「밀어붙이기」로 간단히 해결해 버렸다.다시 되풀이해서는 안될 반문화적 악몽이다.
  • 미술품 양도세(외언내언)

    미국 단편작가 오 헨리의 「마지막 잎새」에 등장하는 화가 못지않게 우리사회에서 지난 50∼60년대에 미술품 창작활동을 하던 사람들은 끼니걱정에서 벗어나기 힘들었던 것 같다.다른 예술가들의 처지도 좋지는 않았지만 특히 화가들은 작품의 판로가 별로 없었으므로 유달리 생계유지에 애를 먹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당시로서는 돈을 가장 많이 벌고 튼튼한 기관인 각 은행에서 가난한 화가들의 작품을 떠맡다시피 헐값으로 사들여 널찍한 은행장실이나 객장 또는 복도 곳곳에 걸어놓곤 했었다.구입명분은 금융산업이 예술창작활동을 뒷받침해 우리 문화수준을 높인다는 것이었다.꽤나 오랜기간 은행건물벽에 버려지듯 매달려 있던 이들 그림은 70년대말쯤 해서 명작의 진가를 발휘한다. 부동산투기등으로 양산된 졸부들이 대거 미술품으로 몰려 값을 마구 올려놓으며 사재기에 나섰기 때문이다.전반적인 국민소득이 급증하고 예술품감상 등의 여유시간을 즐길 정도로 국민의 삶의 질이 개선된 것도 물론 그림값을 오르게 한 요인이다. 어떤 은행간부는값이 엄청나게 뛴 자기사무실의 그림을 집으로 옮겨 걸었다가 구설수로 다시 갖고 오는 추태를 부리기도 했지만 어쨌든 은행들은 보유자산이 크게 늘어나는 횡재를 한 셈. 국민소득 1만달러시대의 오늘에 있어 이제 우리사회의 웬만한 중견화가들이라면 가난과는 거리가 멀다.그림값이 우편엽서 한장크기 정도인 호당 1억원짜리도 있다고 한다.그래서 재벌급인사들은 비싼 그림이나 조각·골동품 등을 투자대상으로 삼아 매매하거나 탈세목적의 상속·증여를 관행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특히 내년부터는 금융소득 종합과세가 실시됨에 따라 이러한 미술품투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세무당국이 양도소득세를 물릴 방침인 것으로 전해지지만 대부분이 음성거래여서 과연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는 두고 볼 일이다.
  • 그림가격 파괴(외언내언)

    우리나라의 그림값은 가히 세계적이다.인기있는 대가나 중진의 경우 호당(엽서한장 크기)5백만∼6백만원 호가는 보통이다.소품에 해당되는 4호크기 그림값이 2천만원.그래도 금방 팔리는 화가들이 있다.웬만한 중진·중견들의 그림도 호당 1백만원이 넘는다.애호가들이 언감생심 넘겨보지도 못할 값이다. 문제는 국내에서만 위세를 떨칠 뿐,외국에서는 맥도 못춘다는 데 있다. 수년전만해도 파리에서 우리화가의 그림을 한두점 사오면 여행경비가 충당되었을 정도.한국의 A급 동양화가가 미국순회전에서 참패,교포들이 헐값으로 「동정구입」을 해준 일도 있다. 더욱 불합리한 것은 호당 얼마라는 가격산정법.잘 그렸거나 못 그렸거나 값이 산술적으로 같다.또 서양화에서 나온 크기의 단위인 호수가 동양화에도 함께 적용되고 있는 일이다.그렇다면 동양화의 여백은 호당계산에서 제외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5월초 화랑협회에서는 전국에서 1백17개 화랑이 참여한 가운데 모든 출품작품을 1백만원미만에 파는 1주간의 축제를 가졌었다.「미술의 해」를 맞아 「한집 한그림걸기」의 취지로 기획된 이 행사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 개막 당일 출품작이 거의 팔려나갔을 정도.인기화가의 작품에는 10여명이 몰려 추첨을 통해 주인을 정해야 했다.문을 열기도 전에 화랑앞에 장사진을 이루는 진풍경도 보였다. 터무니없이 비싼 그림값은 일반애호가들과 그림의 관계를 소원하게 만든다.그림의 대중화를 가로막는 요인이다.지난번 축제는 그 장벽을 허물었다는 점에서 신선한 기획이라 하겠다. 16일 개막된 홍익조각회전(서울시립미술관)에서도 1백만원미만에 작품을 판매하기로 했다.서울시가 마련한 「미술과 시민의 만남」의 첫번째 행사다.이제 미술계에도 가격파괴시대가 오는 것 같다.바람직한 현상이다.
  • 비리공직자 무더기 구속/구청직원 등 14명

    ◎돈받고 국유건물에 술집 허가/3명은 입건 서울지검 특수3부(이정수 부장검사)는 26일 서울 노원구청 전 건설관리과장 김수남(53)씨와 노원구청 건설관리과 직원 윤정구(59)씨등 구청·경찰서·세무서·보건소직원 11명의 공무원을 포함,모두 14명을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또 성덕콘크리트대표 강인철(42)씨와 서울 강남구청 재무과 유희청(38)씨 등 3명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노원구청 건설관리과장 김씨는 92년 3월 도시계획으로 공장부지가 도로에 편입돼 이전하게 된 노원구 상계2동 무허가 벽돌기계제조공장 대표 송갑주(53·구속)씨로부터 『이전 보상금 1억8천만원보다 5배 이상 더 받는 공장폐업에 따른 폐지보상으로 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8억9천7백여만원의 공장폐지보상금을 지급받게 해준 뒤 4천만원을 사례금으로 받아 직원 윤씨와 나눠 쓴 혐의를 받고 있다. 감정평가사 민병오(43·구속)씨 등은 벽돌기계제조공장 대표 송씨로부터 8백만원을 받고 영업폐지에 따른 보상평가액을 높게 책정해 주었다는 것이다. 수배된 강남구청 유씨는 지난해 5월 국유재산인 강남구 신사동 536 백제장 호텔 지하1층을 N룸살롱 대표 김윤수(38)씨에게 수의계약으로 헐값에 임대해준 뒤 유흥업소 허가까지 내주고 3천만원을 받았다.
  • 캠퍼스의 봄/김종양 한양대 총장(일요일 아침에)

    경칩을 딛고 봄이 성큼 다가섰다.교정의 양지바른 바위 틈새에서 봄비에 젖은 진달래가 꽃망울을 터뜨렸다.그것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아! 하고 탄성을 질렀다. 그런 내 모습이 쑥스러워 뒤를 돌아다보니 한 학생이 빙긋이 미소 띠며 인사를 건넨다.수줍은 듯 피어난 꽃봉오리와 싱그러움이 넘치는 젊은이들.오랜만에 느껴 보는 캠퍼스의 정경이다. 대학의 총장직을 맡은 지 어언 두해.어느 분께선 지난 2년간의 세월이 20년인지 두달인지 갈피를 못잡겠다는 술회를 했다던가.그 말의 속뜻을 이심전심으로 깨달을만 하다.아직은 지천명의 연륜에도 채 미치지 못했는데 귓가엔 서리가 내려 주위의 연민어린 눈총을 받는다. 주인없이 텅빈 내 연구실이 문득 그리워진다.앞으로 남은 2년간의 세월은 또 얼마만한 무게로 나를 짓누를 것인지 마냥 두렵기만 하다. 우리 사회의 구석구석을 휩쓰는 세계화의 바람은 대학의 캠퍼스에도 어김없이 불어온다.대학이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 나가도 시원찮은 판에 거꾸로 사회가 침체된 대학을 걱정하게끔 되었다.참으로 면목없는 꼴을 드러낸 셈이다. 속맘 같아선 단숨에 정체의 늪을 갈아엎고 싶다.그러나 불가능한 일이다.교육은 백년대계를 바탕으로 세워져야만 한다는 당위성에 눌려 변화의 속도나 폭이 지지부진하기만 하다.한걸음 한걸음을 속으로 되뇌이면서 스스로를 달랠 수밖에 없다. 이제 대학도 안주의 숲을 떠나 적자생존의 룰이 지배하는 허허벌판에 내던져졌다.자율이란 어쩌면 눈에 보이지 않는 냉혹한 힘겨루기 일수도 있다.천편일률적인 만물상을 닮은 양적 팽창의 대학성장이 아닌,그야말로 각자의 교육이념이나 여건에 맞는 차별적 특성화만이 대학의 살 길이다. 한해에 70만명이 넘는 입시 지원생들을 획일적인 기준에 의해 등급을 매겨 놓은채,일류니 이류니 하며 대학의 순위에 따라 두부모 자르듯 나눠가지는 현행의 입시제도 아래선 대학의 경쟁력은 발붙일 틈이 없다.각자의 적성이나 소양은 간곳 없고 사설 입시학원의 자의적인 배점표에 따라 지망대학과 학과가 좌우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들을 언제까지나 내팽개쳐 둘 것인가. 이러한 풍토에선 똑똑한 학생을 뽑아 바보로 만드는 교육의 역기능을 피할 길이 없다.더욱이 입학후엔 전과의 기회가 극도로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잘못 첫발을 내디딘 학생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마음에도 없는 공부를 강요받게 된다. 따라서 억지 춘향식으로 딴 학점은 졸업장과 맞바꾸는 헐값으로 증발해 버리고,사회 진출후의 역할은 전공과 전혀 동떨어진 분야에서 새로 시작 되어진다.좋은 예로 각 기업들이 신입사원 선발후 교육과 훈련에 막대한 비용을 쏟아 붓는다는 불평을 하게 됨은 당연한 귀결이다. 이제 대학은 사회에 실질적으로 쓰일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게끔 판을 다시 짜야 한다.그 길만이 대학교육에 대한 공급자(대학)와 수요자(기업등)간의 괴리현상을 막을 수 있는 첩경이다.쓸만한 재목을 찾기 어렵다는 구인난과 일할 곳을 찾아 헤매는 구직난이 한데 겹쳐지는 아이러니를 무엇으로 설명할 것인가. 일류대학이란 사회적 고정관념은 하루빨리 사라져야 한다.그자리에 일류학과라는 새로운 인식의 틀이 들어서야 한다.각 대학이 얼마나 많은 일류 학과를 거느릴 수 있는가에 경쟁의 초점이 맞춰질 때 사회도 살고 대학도 산다.그를 위하여 먼저 대학자체가 바뀌어야 함은 물론이다. 이런 저런 상념에 젖어 본관으로 발걸음을 옮기자니,어느 틈에 화창하던 하늘엔 먹구름이 몰려와 때아닌 눈발을 흩뿌린다.꽃샘 추위 속에서도 꽃망울을 터뜨리는 계절의 정직함이 교육의 현장에서도 철칙으로 통용될 것이라는 믿음을 애써 다져 본다. 춘래불사춘,정녕 캠퍼스에도 봄은 왔건만 앞으로의 할일들이 태산 같은 무게로 온몸을 짓누른다.
  • 문화재 문맹(외언내언)

    일제때 우리농촌에서 있었던 일이다.농가에 들렀던 골동상의 눈에 꾀죄죄한 개밥그릇인 번쩍 띄었다.골동상은 집주인에게 누렁이를 팔라고 졸랐다.후한 값을 치르기로 했다.개를 풀어주자 골동상은 누리끼리한 개밥그릇도 달래서 들고 나왔다.그가 거저 얻은 그릇은 조선시대의 걸작 분청사기.일본인들이 사족을 못쓰는 「자왕」(다완)이었다.일본의 중요미술품(중요문화재)으로도 지정돼 있다. 일인들의 기록에 보면 조선통감 이토(이등박문)가 열심히 고려청자를 수집하는 걸 보고 고종이 『어느나라 물건이냐』고 물었다는 대목이 나온다.아마도 이토의 문화재약탈을 합법화 하려는 술책이었으리라 여겨진다.문화재에 대한 조선사람의 무지를 과장표현 했을지도 모르는 일. 합방이후 서울 진고개(지금 충무로)에는 엿목판에 수북히 조선백자가 실려 나왔다.그 가치조차 모르는 「문화의 문맹」들로부터 헐값으로 도자기를 사모은 일본사람이 있었다.이조백자의 예술성과 가치를 꿰뚫어본 그는 아사카와(천천백교)형제들 뒤에 이조백자의 전문가가 되고 「이조백자」란 저술도 남긴다. 최근 국제미술품시장에서 한국의 골동품이 대접을 받고 있다.세계유수의 경매상인 소더비나 크리스티에서 우리의 옛그림이나 도자기가 파격적인 비싼 값으로 팔리고 있는 것.91년 뉴욕 크리스티경매장에서 14세기 고려불화 한점이 1백76만달러(14억원)에 팔렸다.지난해 4월에는 같은 장소에서 조선초 청화백자접시 한점이 24억6천만원(3백8만달러)에 낙찰됐다.이 가격은 세계도자기 경매사상 최고가.중국·일본도자기의 콧대를 꺾어놓은 것이다.『세계 주요골동품 수집가들이 한국의 고화와 도자기에 탐욕스런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고 외신은 전한다. 진가를 몰랐던 어리석은 후손이었지만 지금 우리로서는 비싼값에 편승한 문화재의 해외유출이라도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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