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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가 멘토링 열풍

    외톨이 생활, 자살 충동 등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대학생들이 정신적·심리적인 위기를 겪는다는 사실이 보도되면서 대학생의 정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멘토링(Mentoring) 프로그램이 대학가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멘토(Mentor·상담자) 혹은 멘티(Mentee·상담을 받는 사람)로 참가하는 대학생들은 동문 선배들에게서 진로상담을 받거나 혹은 중·고생을 대상으로 직접 고민상담·학습지도 자원봉사를 하면서 인간관계와 사회생활에 대한 자신감을 얻어가고 있다. 숙명여대 취업경력개발센터는 2003년부터 국내 대학으로는 처음으로 교수·자문위원 멘토프로그램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교수 멘토프로그램은 한 학기 15시간 수강에 1학점으로 인정되며 올해는 47개 강좌가 개설됐다.‘법학전공을 살리는 취업준비’,‘영화 공부와 영화 페스티벌 준비’등 전공과 취업을 연계한 과목들이 많다. 자문위원 멘토 프로그램에는 외부 인사나 동문들이 참여한다. 대기업 임원이나 전문직에 종사하는 동문 선배가 멘토가 되어 3∼6개월 동안 개인 상담을 해주는 것은 물론 현장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현재 모두 60여개팀에 1000여명의 멘티가 참가하고 있다. 기업탐방이나 보고서 작성 등 실무교육을 체험하고 마케팅 공모전, 기업 인턴십에도 참가하는 등 변화된 채용시장에서 남보다 앞서가는 체험을 하는 점이 특징이다. 외부 인사로 김순진 ㈜놀부 회장, 민병진 서울치과병원 원장, 동문으로는 방송인 이금희 아나운서, 임영신 전 HSBC은행 전무 등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2학기에 스탭스 주식회사 박천웅 대표이사의 ‘물고기 잡는 법’을 수강한 수학과 문숙영(22)씨는 “예전에는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겁부터 먹었지만, 멘토링을 받은 뒤부터 이제는 도전을 즐기게 됐다. 번지점프, 지하철에서 자기소개하기, 강남역에서 헌팅하기 등을 통해 많은 추억을 쌓은 것은 물론 자신감도 생겼고 이력서에 쓸거리도 풍부해졌다.”며 뿌듯해했다. 강좌를 함께 들은 10여명의 학생들은 강좌가 끝난 뒤에도 온라인 모임을 통해 정보도 나누는 등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한신대는 멘토링을 학생 자원봉사 프로그램으로 연계시켜 운영하고 있다. 대상은 종합사회복지관이나 건강가정지원센터, 주몽사회복지관 등 오산과 군포 지역 사회복지시설이다. 학생들은 멘토링 자원봉사자로서 저소득층이나 맞벌이 가정, 새터민, 장애인 가정 자녀들에게 공부를 가르치고 있다. 오산종합사회복지관 백민례(26) 복지사는 “학생들이 공부방 교사로 참여하면서 ‘스스로에 대해 새로운 면을 발견하게 된다.’며 보람을 느끼더라. 학교에서는 개별적인 관심을 못 받던 아이들이 대학생 선생님과 친밀하게 지낼 수 있어 매우 즐거워하고, 부모들도 만족해한다.”고 말했다. 연세대도 지난해부터 리더십 개발원을 통해 ‘리더십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연세대가 세운 가양4종합사회복지관과 연계, 재학생들이 사회복지 서비스가 필요한 청소년들에게 공부는 물론 문화활동 등을 함께 즐기고 있다. 올해에도 벌써 60여명의 학생들이 활동하고 있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책꽂이]

    ●인터넷을 믿지 마세요(이지영 지음, 에세이 펴냄) 지난 2001년 등단한 수필가 이지영씨가 에세이집 ‘인터넷을 믿지 마세요’(에세이 펴냄)를 냈다. 오타를 인터넷으로 검색하는 과정의 에피소드를 소재로 삼아 ‘믿음’의 의미를 되새겨본 표제작을 비롯해 최근까지 쓴 50여편의 글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엄마, 아빠를 부르며 살려달라고 울부짖는 아들의 손을 잡아주는 것 말고는 해줄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에 가슴엔 시퍼런 멍만 깊이 새겨졌다. 그러나 그것은 다가올 고통의 전주곡에 불과하다는 것을 어찌 알았으랴.”(‘인생의 폭풍이 지난 후에’ 가운데) 콩팥 옆의 림프관이 막혀 있어 림프액이 소변과 함께 배출되는 ‘유미뇨’라는 희귀병을 앓았던 아들의 투병과 회복과정을 그린 작품에서는 주변의 걱정과 도움을 고마워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시조시인 이상범씨의 딸인 작가는 “감당하기 벅찬 시련이 연달아 닥쳐왔던 지난 10년간 글쓰기는 커다란 위안이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1만원. ●킬러, 형사, 탐정클럽(외르크 폰 우트만 지음, 김수은 옮김, 열대림 펴냄) 1434년 영국과의 전쟁에서 돌아온 프랑스군 원수 질 드 레는 흑마술에 빠져들었고 그 과정에서 140명의 아이들을 잔혹한 방식으로 살해했다. 그는 푸르스름하게 빛나는 수염을 가져 ‘푸른 수염의 사나이’로 불렸다. 영화나 문학작품을 통해 살인사건을 접하는 경우도 많다. 히치코크 감독의 영화 ‘사이코’는 공포의 명장면을 남겼고,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죄와 벌’에서는 대학생 라스콜리니코프가 전당포 여주인을 죽인다. 아버지를 살해한 오이디푸스 왕부터 O.J. 심슨 사건에 이르기까지 살인사건을 둘러싼 이야기를 소개한다.1만 2800원. ●로마의 역사(장 이브 보리오 지음, 박명숙 옮김, 궁리 펴냄) 로마 건국설화는 늑대의 젖을 먹고 자란 로물루스가 팔라티노 언덕을 중심지로 정하고 암소와 황소에 쟁기를 달고 사각형의 경계선을 그어 로마가 탄생했다고 전한다. 그러나 고고학 연구성과에 따르면 로물루스가 로마를 건국했다는 기원전 753년 이전에도 고대 로마인은 조직적인 삶을 살고 있었다. 카이사르와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치세를 거치며 로마는 세계제국의 중심으로 발전했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했고, 시인 베르길리우스는 로마에 ‘영원한 도시’라는 별칭을 붙였다. 로마의 쇠락은 4세기경부터 시작됐다. 북방 이민족의 침입에 시달리던 콘스탄티누스 황제는 325년 로마를 떠나 콘스탄티노플로 향했다. 로마제국에 힘입어 영화를 누리던 로마가 제국으로부터 버림받는 순간이었다.2700여년에 걸친 로마의 방대한 역사를 조명한 책.2만 5000원. ●중화사상과 동아시아-자기최면의 역사(이희진 지음, 책세상 펴냄) 동아시아 ‘역사전쟁’의 허위성을 지적하고, 그 기저에는 중화사상이 자리잡고 있다고 주장한다. 중국의 주변국들이 오히려 중국적 사고방식을 역이용해 실리를 취했으며 이런 역사를 통해 각국이 자국중심적 사고를 갖게 됐다는 것. 이것이 바로 저자가 말하는 자기최면이다. 한국도 중화사상의 모방에 있어 예외가 아니다. 요컨대 혈통과 문화를 근거로 발해를 우리 역사로 편입하고 말갈족의 역사를 지우려는 논리가 동북공정의 논리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역사를 ‘아와 비아의 투쟁’으로 보는 신채호 등의 초기 민족주의 주장은 국수주의의 단초를 지니고 있다는 견해도 밝힌다.3900원. ●지식의 충돌 책vs책(권정관 지음, 개마고원 펴냄) 문화비평가가 비슷한 사안에 대해 상반된 해석이나 주장을 펼친 책 18권을 비교 분석한 서평집. 하랄트 뮐러는 저서 ‘문명의 공존’에서 종교를 중심으로 문명충돌론을 주장한 새뮤얼 헌팅턴을 겨냥해 그가 가진 위기의식의 근저에 서구 문명의 쇠락과 함께 나타난 스스로의 불안이 내재돼 있다고 지적한다. 문명충돌론은 서구의 정체성에 대한 불안이 만들어낸 가상의 적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헌팅턴이 단순화의 주술에 걸려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제기하며, 뮐러의 저서에 대해서는 전지구적 시장논리에 경도돼 있다고 비평한다. 애드거 스노의 ‘중국의 붉은 별’과 장융·존 핼리데이 부부가 쓴 ‘마오’도 비교한다. 스노의 책이 마오쩌둥에 관한 영웅적 신화가 만들어지는 데 기여했다면, ‘마오’는 그에 대한 온갖 추문과 스캔들을 통해 극단적 이면을 추적한 책이라는 설명이다.1만 2000원. ●육조(六朝)시대의 남경(南京)(류쑤펀 지음, 임대희 옮김, 경인문화사 펴냄) 타이완의 중국사 연구자인 저자가 1993년 펴낸 ‘육조의 성시(城市)와 사회’ 중에서 상편에 해당하는 ‘건강성’(建康城)’만을 떼어내 단행본으로 정리했다. 건강이 도성이 된 원인과 그 흥망의 역사, 도시구조, 동시대 북조의 중심도시인 낙양과의 비교 등을 시도한다. 남경과 건강은 모두 같은 지역을 가리키는 말로, 지금의 중국 장쑤성(江蘇省) 성도(省都) 난징을 말한다. 이곳은 동오(東吳) 이후 동진ㆍ송ㆍ제ㆍ양ㆍ진에 이르는 육조시대에 줄곧 도읍이었다.1만 7000원.
  • “고국에 ‘스티브J& 요니P’ 선보여 기뻐”

    “고국에 ‘스티브J& 요니P’ 선보여 기뻐”

    긴 머리에 헌팅캡,‘포와르 형사’ 같은 콧수염, 보라색 벨벳 넥타이. 뽀글거리다 못해 파뿌리가 된 머리에 비스듬히 얹은 망사 레이스 모자. 한국에서 나고 자라 현재 영국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부부 디자이너 정혁서(30)·배정연(29)씨는 이렇게 외모부터 독특했다. 유명 브랜드 ‘탑샵’ 런던 매장에 ‘스티브요니 스튜디오’를 개장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삼성패션 펀드도 수상한 패션계의 신성이다. 이들은 13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7회 ‘프레타포르테 부산 F/W’를 통해 한국에서 처음 자신들의 브랜드 ‘스티브J& 요니P’ 컬렉션을 선보였다. 패션쇼가 끝난 뒤 이들은 첫 쇼의 설렘 때문인지 무척 상기된 표정이었다. “초청받아서 아주 행복했습니다. 그동안 한국에서 저희 옷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좋은 기회가 됐습니다.” 쇼에 선보인 옷들은 그들의 차림새만큼 남달랐다. 티베트란 나라에 푹 빠져있다는 이 커플의 옷에는 한국, 영국, 티베트 3개국의 문화가 다 녹아들어 있었다. 영국 신사풍의 재킷에 티베트의 전통 십자가가 새겨진 긴 털목도리를 두르고, 우리네 할머니들이 신던 겨울 털신에서 착안한 구두를 신는 식이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아이템들을 섞는 재주가 비상하다. “저희 옷을 보고 호주의 시드니헤럴드지가 비비안 웨스트우드와 경쟁할 만한 브랜드가 나타났다고 해서 깜짝 놀랐었죠.” 한성대 의상학과 1학년 때 만나 함께 브랜드 론칭의 꿈을 키우던 두 사람은 더할 나위 없는 파트너다. 아직 신인이라고 겸손해 하지만 이들의 옷은 현재 파리와 모스크바에서도 만날 수 있다. 최근 일본쪽 바이어들이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고. 물론 언젠가 한국에도 매장을 낼 계획이다. 부산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이색&뜨는 新직업] (8) 헤드헌터

    [이색&뜨는 新직업] (8) 헤드헌터

    “요즘은 일감보다 그 자리에 꼭 맞는 사람 찾기가 정말 힘들어요. 사업주의 요구 조건이 더욱 까다로워졌다고는 하지만….”26일 만난 ㈜서치라인 권오서(60) 대표는 푸념부터 늘어놓았다. 고객이 원하는 인재 찾기가 갈수록 어려워진다고 했다. 헤드헌팅사 대표인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곳은 호황이란 뜻이 된다.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회사 사무실 책상 위에는 이력서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주 고객은 중견·외국계 회사 헤드헌팅이란 전문인력을 필요로 하는 회사로부터 인재 공급을 의뢰받아 맞춤인재를 찾아주는 회사 밖의 외부 스카우트 전문조직으로 보면 된다. 용역업체가 단순 노무인력을 공급하는 반면 헤드헌팅사는 전문가, 간부 등을 찾는다는 점이 다르다. 스카우트가 성사되기까지는 크게 인재의뢰, 인재찾기, 사후관리 등 3단계 과정을 거친다. 권 대표가 이력서를 꼼꼼히 챙기는 것은 고객들이 요구하는 경력과 경험, 자질 등을 두루 갖춘 맞춤인재를 찾기 위한 2단계 작업으로 핵심업무다. 고객이 원하는 인력을 찾아 성공하기까지는 보통 3∼5개월가량 걸린다. 고객은 국내 사정에 밝지 않거나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외국인 회사들이 주를 이루지만, 보험회사 등 국내 중견기업들도 많다. 요구하는 인재는 마케팅 전문가, 경영전략기획 전문가, 임원, 전문 CEO 등이다. 권 대표는 그동안 200곳이 넘는 회사에 300명이 넘는 우수 인재를 찾아줬다. ●5년 뒤 유망 직종 그는 8년째 헤드헌팅사를 운영하고 있다. 사원은 단 2명뿐으로 대표이자 헤드헌터이다. 초창기에는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몇 개월 동안 단 1건도 수주(고객)를 받지 못한 적도 있다. 하지만 3년 전부터 영역을 넓혀가기 시작해 이제는 고객 확보보다 인재 찾기가 어렵다고 하소연할 정도로 여유가 생겼다. 연간 1억 5000만∼2억원 정도의 매출은 거뜬하다고 한다. 현재 직원 30∼40명을 거느린 대형 헌팅사를 포함해 국내에는 300여개사가 활동하고 있다.95%는 서울에서 영업 중이다. 한해 평균 50여개사가 생겨나고 50여개사 정도는 사라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시장규모는 3000억원대 정도로, 미국의 대형 헤드헌팅사 1곳의 매출 규모밖에 안 된다고 한다. 성장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고 볼 수 있다. 고용시장이 유연화되고 있는 추세도 헤드헌터 지망생에게는 반가운 일이다. 올초 취업전문업체 커리어는 헤드헌터를 5년 뒤 유망직업 9위로 선정했다. ●헝그리 정신과 원만한 대인관계 헤드헌터는 결혼을 성사시키기보다 어렵다는 게 정설이다. 권 대표는 “기업이 요구하는 인물이 갈수록 전문화되고 세분화돼 꼭 맞는 인재를 찾기는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한다. 경험이 많은 권 대표도 1명의 전문인력을 찾는 데 1년 걸린 적도 있다고 한다. 특히 “초년병들은 고객잡기조차 어려워 1년은 버틸 수 있는 꾸준함이 필요하다.”면서 헝그리 정신을 강조했다. 혼자 견뎌낼 수 있는 힘이 생기는 시점이 바로 3년차쯤은 되어야 한다는 게 권 대표의 조언이다. 대학 전공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20∼30대에 여러 기업체에서 인사나 총무업무 경험을 많이 쌓았다면 유리하다. 국내 1000명이 넘는 헤드헌터 가운데 80%가 30∼40대로 알려져 있다. 수입은 고객사와의 계약 수준에 따라 다르지만 찾아준 인재가 받는 연봉의 20% 정도가 일반적이다. 커플매니저나 부동산중개사와 달리 고객사에서만 받는다. 그래도 워낙 연봉을 많이 받는 전문인력들이라 수입은 짭짤하다. 연봉 1억원 수준의 간부를 소개해줬다면 고객사로부터 1건당 2000만원을 받는다. 경력 3∼4년쯤의 노하우를 터득하면 연봉 1억원은 가능하다는 것이 권 대표의 주장이다. 헤드헌터는 폭넓은 대인관계와 투철한 서비스 정신을 요구한다. 헌팅 과정에서 다반사인 실패를 이겨내고 영업을 넓혀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권 대표는 “40∼50대의 직장 경험을 갖춘 퇴직자에게 오히려 유리한 직종”이라고 권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여성&남성] 여, 섬세함 발휘하고 남, 여성성 인정하라

    연하의 여성 선배와 연상의 남성 후배. 다소 껄끄러운 관계가 직장 내에선 이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헤드헌팅 문화가 도입되던 1990년대 초중반 이후부터 전문성을 무기로 한 연하 여성 상사들이 회사 외부에서 영입돼 오기 시작했다.‘역지위’ 상황을 맞은 나이 많은 남성 부하 직원들과 부딪히는 예가 많았지만, 여성들이 지위에 걸맞은 능력을 발휘하면서 갈등은 다소 완화됐다. 최근 들어 같은 조건이라면 섬세함과 권위적이지 않은 태도를 가진 여성 임원을 선호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연하 여성 상사와 연상 남성 부하직원’의 구도는 더 이상 ‘특이한 그림’이 아니다. ‘생물학적으로’ 어색한 관계 때문에 마찰이 발생할 수는 있지만, 마찰을 풀어 나가는 방식에 따라 갈등 요소도 많이 완화시킬 수 있다. 전문가들은 여성에겐 자신의 여성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남성에겐 선배의 여성성을 적극 인정할 것을 조언한다. 김기태 커리어다음 대표는 “여성 선배가 남성 후배를 휘어잡기 위해 과도한 카리스마를 발휘할 땐 오히려 갈등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면서 “실제로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감성을 살릴 때 남성들이 더 인정해 주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IT업계에서 일하는 김모(35)씨는 “나이 어린 여자 선배와 일하게 됐을 때 처음엔 껄끄러웠지만, 항상 겸손한 자세로 팀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는 모습 덕분에 우리 팀은 언제나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일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반면 남성의 경우 “선배의 여성성을 단점이 아닌 장점으로 인정할 뿐 아니라, 자신에게 알맞게 유도하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일례로 연하의 여성 선배 밑에 배치된 두 명의 연상 남성 후배 중 선배를 인정하지 못하는 쪽은 끊임없는 갈등을 보이는 반면, 선배와 친화적인 쪽은 업무 면에서도 더 우수한 성과를 보이는 사례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바람피기 좋은날’ 윤진서-김혜수 연기대결

    ‘바람피기 좋은날’ 윤진서-김혜수 연기대결

    도발적인 제목에다 등장인물 모두 유쾌하게 웃고 있는 포스터만 봐도 이 영화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8일 개봉하는 ‘바람피기 좋은날’은 유부녀들의 일탈을 유쾌하게 다루고 있을 뿐이어서 여기에 도덕적인 잣대를 들이대며 혀를 끌끌 차는 것은 격에 맞지 않는다. 그랬다간 감상에 방해만 되기 십상이다. 영화는 그저 편안한 자세로 이들의 바람을 파도 타듯 즐기라고 얘기하는 듯 하다. 특히 남성 관객들은 어떨지 몰라도 여성 관객이라면 극명하게 다른 두 여자 주인공의 모습에 자신들을 대입시켜 보는 재미도 있지 않을까. 3년 전 외도한 남편에 대한 복수로 남자 헌팅을 시작한 이슬(김혜수). 이 여자 참으로 대담하고 뻔뻔하다. 연하의 대학생(이민기)과 모텔을 전전하며 벌이는 애정 행각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급기야 남편(박상면)은 경찰을 대동하고 불륜현장을 급습한다. 대부분의 여자들이라면 죽을 죄를 졌다며 싹싹 빌겠지만 그녀의 기세는 여전히 하늘을 찌른다. 경찰차 안에서 “니 둘다 감옥에 쳐 넣을거야.”라며 씩씩거리는 남편을 향해 “나는 널 지옥에 쳐 넣을거야!”라며 한술 더 뜨는데 그녀를 보면서 속이 확 풀리는 관객이 없진 않을 듯. 친구들 대학갈 때 결혼해 가정을 꾸린 작은새(윤진서). 과묵하지만 성실한 경찰이자 남편과 외동딸을 두고 남부럽지 않은 가정을 꾸리고 살지만 언제부턴가 가슴은 뻥 뚫린 것만 같다. 유일한 낙인 채팅에서 만난 남자 여우두마리(이종혁)와 6개월째 온라인 데이트 중이다. 가녀린 외모에 여전히 소녀 같은 감성을 지닌 이 여자, 그런데 보통이 아니다.‘세상에서 제일 나쁜 여자가 줄듯 말듯 안주는 여자’라는 남자들의 농담처럼 처음 만난 여우두마리의 애간장을 살살 녹인다. 몸이 아니라 말이 먼저 통해야 한다면서. 그러던 그녀가 점차 본색을 드러낸다. 여우두마리를 상대로 남편과는 꿈도 꿀 수 없는 자신의 성적 판타지를 실현시키려 하고 여우두마리의 근무처를 찾아가 대낮 뜨거운 정사신도 불사하려 한다. 남자는 여자가 서서히 무서워지기 시작한다. 영화에서 바람은 여자들의 일상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기는 하지만 그 일상을 완전히 깨뜨리는 장치는 아니다. 때문에 온통 밝은 색감으로 넘쳐나는 스크린에 불행한 남편과 아이의 모습은 등장하지 않는다. “세월가면 잊혀질까. 그렇지만 다시 생각날걸. 바람아 멈추어다오.” 영화 전·후반에 흘러나오는 가수 이지연의 히트곡 ‘바람아, 멈추어다오’처럼 여자 주인공들은 가정을 깨뜨리는 바보짓을 하지 않는다. 한때의 아찔한 줄타기로 잃어버린 삶의 활력을 되찾고자 할 뿐. 불륜을 이토록 가볍게 다뤄도 되나 하는 것보다 이 영화의 타깃층이 분명하다면 그들의 판타지를 충족시킬 만하냐는 것에 딴죽을 걸고 싶다. ‘행복한 장의사’로 국내외 평단의 찬사를 받았던 장문일 감독이 10년 만에 내놓은 작품.18세 이상 관람가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세계적 석학이 말하는 지구촌 전망] “태평양시대 아시아 경제공동체 필수적”

    [세계적 석학이 말하는 지구촌 전망] “태평양시대 아시아 경제공동체 필수적”

    |파리 이종수특파원|자크 아탈리(64)와의 인터뷰는 쉽지 않았다. 빡빡한 일정 탓인지 날짜를 확정한 뒤에도 시간대를 4차례나 조정해야 했다. 파리 기온이 처음으로 영하로 떨어진 23일(현지시간) 오후. 샹젤리제 거리 뒷골목에 있는 그의 사무실 옆 호텔 로비에서 만났다. 틀에 매이기 싫었던 듯 미리 보낸 질문지를 읽지 않았다고 했다. 자연히 ‘준비된 질문’과 ‘날 것의 대답’이 오갔다. 먼저 오는 31일 한국에서 강연할 주제를 물어봤다.“역사를 통해 한 국가가 어떻게 강국이 되며, 영향력을 유지하는지를 총체적으로 조명할 것이다. 이어 한국의 강점을 활용할 최선책과 약점을 극복할 방안을 다룰 예정이다.” 30년 전 그가 예측했다는 ‘태평양 시대’에 대한 조감도가 궁금했다.“세계의 중심이 되려면 미래 테크놀로지, 즉 정보기술(IT)·나노·에너지 기술 등을 확보하고 항구를 갖춰야 한다. 태평양 지역에는 이 조건을 갖춘 나라가 많아 일찍이 주목했다. 한국은 다방면에 잠재력이 있고 일본도 여전히 건재하다. 중국의 성장 잠재력도 주목할 만하다.” 그는 이런 성장잠재력을 실현하려면 아시아 지역의 공동시장 등 경제공동체 구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공동경제구역 구축을 가능케 하는 모든 것, 특히 유로화와 같은 단일통화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물론 현실화되려면 상당 시간이 걸릴 것이다. 전 단계로 상품과 자본이 자유롭게 유통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 佛대선 전망 그의 ‘자상한 안내’에 힘입어 화제는 90여일 앞으로 다가온 프랑스 대통령선거로 넘어갔다. 가장 큰 관심은 중도우파인 집권당 대중운동연합의 수성이냐, 아니면 13년만에 사회당의 정권 탈환이냐였다. 진단은 신중했다.“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고 독립적 입장에서 관찰하고 있다. 역대 대선에서 집권당 후보가 늘 패배했기 때문에 우파 진영이 패배할 것이라고 전망할 수 있다.” 그러나 달라진 두 가지 정치 풍토가 변수라고 내다봤다.“이번 대선은 매우 특이하다. 유력 후보 2명 모두 처음 출마했다. 전례가 없다. 지금까지는 주요 후보 가운데 최소한 한 명은 대선에 출마했던 사람이었고, 출마 경험이 더 많은 사람이 이기곤 했다.” 사회당 루아얄 후보가 내세운 ‘참여 민주주의’는 그가 주창한 것이다. 그 인과관계를 묻자 “그녀와 7년 동안 일하며 잘 알게 됐다. 아주 친한 친구지만 우리 대화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웃음)고 말했다. 대신 ‘루아얄이즘’, 혹은 ‘루아얄 현상’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한 배경에 대해 “그녀는 참신하면서도 경험있는 인물이라는 두 가지 절묘한 측면이 어우러진 후보”라고 했다. #신음하는 EU 진단 동구의 노동인력 유입과 유럽헌법 부활 등 여러 문제로 신음하고 있는 유럽연합(EU)의 전망에 대한 ‘석학’의 진단은 어떠할까.“EU는 기이한 공동체이다.27개 회원국으로 확대됐고 단일통화도 있다. 경제적 측면에서 크게 성공한 공동체다. 그러나 회원국 모두 정치적으로 통합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면서 ‘유럽연합 내의 연합’이라는 독특한 전망을 제시했다.“프랑스·이탈리아·독일·벨기에·네덜란드 등 몇몇 국가들이 EU 내에서 제한적 소규모 그룹을 형성하여, 공동 군사력을 갖추고 공동의 외교정책을 수립할 것이다. 이 형태가 내가 희망하는 것이다.” 그 연장선에서 EU헌법도 27개 회원국이 모두 참여하는 형태는 불가능하고 7∼8개국만의 공동헌법이 제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새로운 노마디즘 화제는 지구촌 공통의 문제로 넓혀졌다. 그는 온난화, 물 부족 등 환경 재앙에 대해 준엄하게 경고한 뒤 ‘새로운 노마디즘’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설명했다.“곧 지구촌 인구의 대이동이 시작된다. 기후도 한 이유가 된다. 아프리카를 떠나 더욱 살기 좋은 지역으로 옮겨갈 것이다. 중국에서 러시아로 옮겨가는 인구도 크게 늘어날 것이다. 자원이 풍부하고 환경 보전이 잘된 시베리아가 살기 좋은 지역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러시아 국경은 인구 이동과 천연자원 확보를 위한 갈등으로 21세기의 거대한 분쟁 지역이 될 것이다.” #문명의 충돌 역설 중동과 유럽을 감싸는 이슬람과 서방의 긴장에 대해서는 낙관론을 폈다.“이슬람 인구는 10억에 이르고, 서방도 10억가량의 인구가 있다. 극소수의 광분한 이슬람그룹이 있지만 주된 흐름은 현대화·민주화로 간다. 이슬람교의 성향 자체가 민주주의와 대치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그래서인지 새뮤얼 헌팅턴이 진단한 ‘문명의 충돌’에 단호하게 반대했다.“그가 문명의 충돌을 이야기할 때 문명의 의미가 무엇이었는가. 이슬람 문명, 아랍 문명은 존재하지 않았다. 이슬람 문화·문명은 획일적이지 않다. 이것이 이슬람의 힘이다. 이슬람은 보편적인 종교이며 문명을 초월해 있다. 그것은 이슬람이 극도로 추상적인 종교이기 때문인데 이 점에서 이슬람은 특정 문명에 의해 정체성을 찾으려고 하지 않는다.” #인류 미래 예측 다양한 각론을 거쳐 마침내 ‘인류의 미래’에 도착했다.“자본주의는 앞으로 3단계의 보편화 과정을 거칠 것이다.▲향후 20∼25년은 미국 주도 ▲한국 등 11개국 주도의 다극체제 ▲시장논리만 통하는 거대제국(Hyperempire)이 그것이다.” 그의 논리에 따르면 거대제국 단계에서 국가·민족·도덕은 의미가 없다. 이익만 추구하는 집단의 지배로 온갖 갈등이 분출하는 ‘대충돌(Hyperconflit)’시대가 온다. 그러나 그가 그리는 미래는 밝다. 인간은 늘 자유를 제약하는 모든 억압에 대항했듯이, 국제적 비정부기구(NGO) 등이 중심이 돼서 합리적 돌파구를 찾는 ‘초국적민주주의(Hyperdemocratie)’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vielee@seoul.co.kr ■ 자크 아탈리의 노마디즘 인생 |파리 이종수특파원| 경제학자·정치인·관료·저술가·사회운동가·소설가·언론인…. 자크 아탈리의 지적 여정이다. 읽기에도 숨가쁜 전방위 활동은 자신이 만든 말 ‘디지털 노마드(유목)’를 빼닮았다. 1943년 알제리에서 쌍둥이로 태어난 그는 한 곳에만 들어가도 수재로 통하는 프랑스의 그랑제콜 4곳을 졸업했다. 에콜폴리테크니크(공학), 에콜데민(토목), 정치대학원(정치학)을 거쳐 프랑스 최고지도자의 산실인 국립행정학교(ENA)까지 졸업한 뒤 소르본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전공이 뭐냐는 질문에 “수학을 시작으로 역사·법학·경제학·철학·음악 등을 공부했다.”고 말했다. 지적 탐험은 끝이 없는 듯 “중요하다고 여긴 모든 것은 소화한 뒤 독서·만남·지적 자유를 통해 배웠다.”고 설명했다. 이공계와 인문사회학을 넘나드는 학문 탐험에 힘입어 활동도 전방위에 걸쳐 있다.1975년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과는 경제 고문으로 인연을 맺은 뒤 1981년부터 엘리제궁에서 대통령 특보로 10여년간 활동했다. 그래서 ‘미테랑의 쌍둥이’란 별명이 붙어 다닌다. 숱한 ‘양지’에서 일하면서도 시민운동에도 적극 참여했다.1979년 비정부기구 ‘빈곤퇴치 행동’을 세웠고, 1989년 방글라데시에 ‘국제 수재 방지 행동프로그램’을 출범시켰다. 또 지난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무하마드 유누스 그라민 은행 총재의 ‘소액금융’운동에 공감,1998년 프랑스에 플래닛 파이낸스(Planet Finance)를 설립하고 대표를 맡고 있다. 폴리테크니크·도핀대 등에서 경제학 교수를 역임하면서 40여권의 저서와 소설을 발표했다. 그의 저서 가운데 ‘마르크스 평전’ ‘미테랑 평전’ ‘호모 노마드’ ‘인간적인 길’ 등이 국내에 번역 소개됐다. vielee@seoul.co.kr ■ ‘비전 2030 글로벌 포럼’은 미국·일본의 비전·미래 전략을 검토하면서 한국의 ‘비전 2030’의 보편적 의미를 점검하는 행사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이사장 이종오)가 주관하는 포럼은 오는 31일 기조 연설 및 환영행사,2월1일 한국·미국·일본의 미래비전 정책에 대한 집중 토론으로 이어진다. 구체적으로 ‘미래를 위한 세계의 준비’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 구조’ ‘미래의 성장 동력 육성방안’ 등의 주제를 놓고 한국의 ‘비전 2030’에 해당하는 미국의 ‘해밀턴프로젝트’와 일본의 ‘21세기 비전’을 입안한 전문가들이 주제 발표와 토론에 참석한다. 아탈리는 “장기적 안목으로 자국의 미래에 대해 성찰하고 성장을 위협하는 요인을 숙고하는 나라는 매우 드문데 한국이 이런 행사를 마련한 것은 흥미롭다.”고 말했다.
  • [데스크시각] 영어가 ‘신분’이 되지 않게 하려면/이석우 국제부 부장급

    “우린 아이들을 한국대학에 다 보내요. 이제 아이들을 외국 대학에 유학시키는 동료들은 거의 없죠. 이전 선배 세대하고는 정반대예요.” 대사 등 해외공관장을 여러차례 지내고 퇴임을 앞둔 한 시니어 외교관이 최근 지인들 모임에서 유학열풍이 화제가 되자 “외교관들은 자녀를 도리어 한국 대학에 보내는 게 유행”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해외 사정에 밝은 외교부 사람들 입장에선, 자녀들이 미국 대학을 나와 미국에서 좋은 일자리를 얻을 확률보다 한국대학을 나와 국내에서 더 좋은 일자리를 얻을 확률이 훨씬 높다고 보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교육 내용이나 학문 수준이 해외 명문들보다는 처지지만 취업 기회와 안정성 등을 고려할 때 한국 대학을 졸업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대졸자가 연봉 수십만달러를 거머쥐는 예는 극소수예요. 좋은 회사에 취직했다는 명문대 졸업자들도 한국에 비해 많지 않은 연봉 4만∼5만달러 수준이지요.” 함께 자리했던 한 기업체 임원도 “세계 경제가 일체화되면서 교포 2세 등 영어에 능통한 ‘글로벌 인재’들의 국내 진출도 부쩍 늘고 있다.”고 거들었다. 이들 외교관 자녀들이 미국에서 백인들과 경쟁해서 일류 기업에 들어가기란 하늘의 별따기란 설명도 이어졌다. 대신 국내기업은 물론 한국이나 아시아에 나와 있는 다국적기업 자회사나 지점에서 일할 기회를 더 쉽게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교관 자녀들에게 한국에 “취업 기회가 널려 있다.”는 사실은 그들의 뛰어난 영어실력과 무관치 않다. 해외에서 외국학교를 다니며 어린시절의 상당 기간을 해외에서 보낸 그들에게 영어는 모국어나 다름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경을 무력화시키는 교류 확대의 급물살속에 세계화가 본격화되면서 영어는 더 위력을 발휘하고 있고 이들,‘영어의 달인’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고 있다. 우리 경제가 더 개방되고 세계경제와 상호의존성이 두께를 더하면서 이같은 현상은 두드러진다. 이런 속에 영어는 점점 더 신분같은 것이 되고 있다.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상류층과 그러지 못하는 ‘우수마발(牛馬勃)’이 양분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차세대 경제대국으로 뜨고 있는 인도의 강점으로 영어가 빠지지 않고 거론된다. 인도에선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1억 5000만명과 그러지 못하는 사람들의 사회·경제적 차이는 말 그대로 하늘과 땅의 차이가 난다. 그곳에서 영어는 신분이며 계층이다. 한국이 설마 그렇게 돼가는 것은 아니겠지만 영어를 모국어처럼 구사하는 글로벌 인재 양성은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발등의 불이다. 그런데도 공교육은 뒷짐진 채 시늉만 하고 가정과 개인에게 실제 책임을 다 지우는 것은 불평등 조장이나 다름없다. 서민들이 자녀의 조기 영어교육을 뒷받침하기도 어렵고 ‘강남사람들’처럼 외국인 과외에 방학때면 초·중학교 학생들을 해외 연수나 조기 유학을 내보낼 수도 없는 노릇이다. 기회 균등의 지평을 넓히겠다는 것이 참여정부의 정책목표이고, 각오라면 생각을 바꿔야 한다. 정부 재원이 부족하다면 개인적인 교육열과 민간 자본력을 교육부문으로 흘러들게 하는 열린 자세가 아쉽다. 서울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회의가 이틀째 진통 중이다. 법률·의료 등 전문직 서비스 시장도 열라는 압력이 격렬한 반발마저 일으키고 있다. 지구촌 화두가 된 FTA 물결을 거스르기엔 우리에겐 부존자원도 적고 해외시장에 대한 의존도도 높다. 우리 젊은이들이 지구촌 전역에서 일자리를 ‘헌팅’하고 더 넓은 세계에서 춤추고 뛰놀며 자신의 역량을 맘껏 발휘하게 하기 위해선 영어 교육과 영어로 상징되는 공적 교육 서비스에 대한 반성과 새로운 각오가 필요한 때다. 이석우 국제부 부장급 jun88@seoul.co.kr
  • [2007 월드 포커스] (10)·끝 지구촌 문명·종교 충돌

    [2007 월드 포커스] (10)·끝 지구촌 문명·종교 충돌

    |파리 이종수특파원|지구촌의 고질병 가운데 하나인 이슬람과 서방의 대립은 올해도 누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9·11 뉴욕 테러로 촉발된 ‘반(反) 무슬림 정서’가 2005년 7·7 런던 지하철테러 참사를 징검다리로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슬람 혐오증을 뜻하는 ‘이슬라모포비아’란 말이 유행할 정도다.‘이슬람=테러·폭력’이란 논리가 유럽이 자랑하던 ‘다문화주의’를 얼어붙게 했다. 반 이슬람 정서의 확산은 유럽연합(EU)의 1800만명 이슬람인들에 대한 인종·종교 차별을 낳았다.‘유럽 인종주의 및 외국인혐오 감시센터(EUMC)’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의 인종주의 폭력은 두 배가량 늘어났고 아랍계 인종에 대한 폭력은 세 배 이상 증가했다. 보고서는 이슬람이 교육·직업·주택 등에서 인종 차별과 이슬람 혐오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한 뒤 이런 현실이 프랑스 이민자들의 소요사태를 낳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슬람과 서방의 대립이 일상화되면서 ‘감정 충돌’ 양상을 빚고 있다. ●반 이슬람 정서,‘감정 충돌’ 양상 지난해 유럽 대륙에서는 마치 ‘유럽판 문명 충돌론’을 보는 것처럼 크고 작은 사건들이 잇따라 터졌다. 노르웨이·프랑스·독일 등의 언론이 마호메트 만평을 게재하면서 이슬람권의 반발은 전 세계로 번져갔다. 시간이 지날수록 폭력 양상마저 보였다. 이 사태는 아랍단체가 제기한 소송 결과에 따라 다시 불거질 수 있는 휴화산이다. 여기에 기름 부은 것은 교황 베네딕토 16세. 이슬람이 폭력과 결부돼 있는 듯한 내용을 담은 발언이 이슬람의 공분을 일으켰다. 폭력 항의 집회가 이어졌고 가톨릭 신부와 수녀가 피살되는 유혈 사태마저 낳았다. 반 이슬람 정서와 이슬람의 반발은 다양한 모습으로 변주됐다. 이슬람교가 폭력을 미화한다는 글을 기고했던 프랑스 교사 등은 살해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일터에서 얼굴과 머리를 가리는 무슬림 여성의 전통 의상 착용을 둘러싼 소송과 갈등이 확산일로에 있다. ●진단과 해법 이슬람과 서방사이에 고조되는 긴장은 지난 1993년 새뮤얼 헌팅턴이 제기한 도발적 담론인 ‘문명 충돌론’이 힘을 실어 주었다. 반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남아공의 데스먼드 투투 주교 등 저명인사들로 구성된 ‘유엔 현인회의’ 보고서는 폭력적인 이슬람 저항운동의 확산에 대해 서방과 중동 권위주의 정권의 공동책임론을 제기했다. 유럽정책센터의 미르잠 디트리흐 정책분석가는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과격행동으로 인해 ‘문명 충돌론’이 현실화되는 것을 막으려면 유럽 국가들은 유럽 속의 무슬림 공동체에 다가서려는 노력을 해야 하며 무슬림은 극단주의자들의 주장에 선을 그으며 강한 비판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EUMC는 EU 회원국의 사회통합정책을 촉구하면서 구체적으로 인종·종교차별을 방지하기 위해 경찰·교사에 대한 교육 강화와 언론의 균형잡힌 보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vielee@seoul.co.kr
  • [서울광장] 사람 떠나는 걸 무서워하라/함혜리 논설위원

    [서울광장] 사람 떠나는 걸 무서워하라/함혜리 논설위원

    지난 6월 스위스 로잔에 있는 국제경영개발원(IMD)을 찾았었다.IMD 산하 국제경쟁력연구소(WCC)의 스테판 가렐리 소장은 국가경쟁력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 꼽힌다. 한국이 그동안 구조조정하느라 허리띠를 졸라매고 개혁하느라 피눈물을 흘렸는데 국가 경쟁력은 도리어 후퇴한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국가 경쟁력이 왜 중요한지를 물었다.2006년 한국의 경쟁력은 61개 경제권(국가 및 지역) 가운데 38위로 지난해보다 9계단 내려앉았다. 중국이 12계단, 인도가 10계단 각각 상승한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가렐리 소장은 올림픽 경기의 100m달리기에 비유해 국가경쟁력을 설명했다.“내가 아무리 열심히 달려도 남이 더 빨리 달리면 뒤처지는 것은 당연하다. 비교한다는 것은 가혹하지만 경쟁 사회에선 비교우위를 지녀야 살아남을 수 있다.” 세계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모든 것이 하나의 틀 속에서 돌아가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한 국가가 번영을 이루는 방법은 경쟁력을 키우는 것 외에는 없다. 그렇다면 국가 경쟁력은 누가 키우나?바로 사람이다. 달리기 경주에 나갈 선수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지식기반 사회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인적자원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글로벌 기업은 물론 각국 정부가 고급 인재확보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근호는 기획특집 ‘브레인파워 전쟁(the battle for brainpower)’에서 요즘 고급 인재난이 1990년대 말 닷컴 붐이 일었을 때보다 더 심각한 양상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과거에는 미국이 전세계 인재들의 블랙홀이었지만 최근 들어선 중국과 인도가 더 무서운 기세로 인재들을 빨아들이고 있는 것이 하나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이 두나라에 진출한 자동차, 유통, 미디어, 제조업, 텔레콤, 금융 서비스 분야의 외국기업들 사이에 최근 R&D 투자붐이 일면서 인력 수요는 엄청나다. 두나라 정부도 경쟁하듯 각종 인센티브를 제시하며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중국 인사청은 해외 헤드헌팅 연락사무소를 대폭 늘리고 해귀파(해외유학 귀국파)들에게 각종 지원을 해준다. 인도에는 최첨단 주거시설과 교육시설을 갖춘 해외거주 인도인(NRI·Non-Resident Indians) 단지가 곳곳에 들어서고 있다. 한국의 현실은 어떤가. 세계의 인재들이 대거 모여드는 중국이나 인도와는 정반대로 핵심인력들이 속속 빠져 나가고 있다. 한국과학기술평가원(KISTEP)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로 나간 고급기술인력은 9000여명에 이른다. 중국 기업들은 정보통신, 자동차, 선박, 디자인 등 한국의 고급 기술인력을 사냥한다. 일본도 노령화로 인한 일손 부족을 한국에서 메우려 한다. 해외 유학생은 급증하고 있지만 돌아오지 않는 사람이 많아 두뇌 유출로 연결된다. 인재유출은 위기의 신호다. 조직이든 국가든 마찬가지다. 인재들은 당장에 좋은 보수와 대우를 찾아 떠난다. 하지만 이들이 떠나는 근본적인 이유는 희망을 읽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핵심인력의 유지 여부는 기업에 있어서는 시장가치와, 국가에 있어서는 경쟁력과 직결된다. 인재 없이는 국가의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 뇌가 비어 있는 사람을 상상하고 싶은가?인재 없는 국가를 상상하고 싶은가?그렇지 않다면 사람들이 떠나는 것을 무서워해야 한다. 그리고 인재들을 어떻게 확보하고, 유지하고, 관리할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김형기의 영화, 99가지 모놀로그] 우리는 다시 시작한다!

    [김형기의 영화, 99가지 모놀로그] 우리는 다시 시작한다!

    사람들에게 물었다. 당신에게 있어 시작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누군 새로 태어날 것처럼 마음먹다가 본래의 나로 돌아온다며 리뉴얼이라 했고, 또 누군 ‘의지’와 ‘의욕’이라고 했으며, 누군 한숨과 함께 ‘정리’라고 했다. 그녀는 무언가를 시작할 때 항상 주변부터 정리한다고 했다. 책상도 정리하고, 집 청소도 하고…. 한 해의 마무리를 할 즈음에 저마다의 사연과 고단한 일상 속에서 정리와 새로운 다짐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 터. 우리가 겪었을 법한 그 시간을 앞서 산 이들의 이야기를 빌려본다. ‘귓 윌 헌팅’(Good Will Hunting,1997년)에서 윌 헌팅은 MIT 공대의 청소부다. 밤이면 친구들을 만나 놀러 다니는 일이 전부. 술집에 가면 주로 잘난 척하는 대학생들과 시비가 붙는다. 자주 싸움을 벌이고, 폭력전과가 수두룩하다. 혼자 있을 때는 책을 읽는다. 그리고 모두 기억한다. 좋아하는 것은 수학과 화학. 어느 날 공대의 램보 교수가 학생들에게 풀어보라며 낸 수학문제를 순식간에 풀어낸다. 윌은 이름도 밝히지 않고, 복도의 칠판에 해답을 써놓는다. 그의 능력을 간파한 램보 교수는 수학연구를 함께 할 것을 제안하고, 윌은 기꺼이 그의 제안을 받아들여 램보를 ‘살리에르의 고뇌’에 빠트리게 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참가하지만, 상담치료는 의도적으로 거부한다. 마음이 다급해진 램보는 대학시절 룸메이트였던 숀 맥과이어 교수에게 윌을 부탁한다. 윌이 숀과 처음 만나던 날, 윌은 숀의 상처를 들추어내 가슴을 아프게 만든다. 하지만 숀은 이런 윌의 모습을 보고 윌에게 부족한 것이 타인의 사랑이며 그 때문에 정신적 성장에 장애를 겪고 있음을 간파한다. 윌의 유일한 희망은 심리학 교수인 숀 맥과이어. 숀은 윌이 가진 내면의 아픔에 깊은 애정을 갖고 관찰하면서 윌에게 인생과 투쟁하기 위해 필요한 지혜를 가르쳐 준다. 엉뚱한 상상과 공상이 가득한 신세계 정신병원. 그리고 둘만 아는 비밀, 그녀는 싸이보그다! 자기도 보통이 아니면서 서로가 더 특별해 보이는 그들! ‘싸이보그지만 괜찮아’(2006년)는 영화의 완성도를 떠나서 오랜만에 갑론을박의 비평거리를 관객에게 제공했다. 밥을 먹으면 안 된다는 생각 때문에 점점 야위어만 가는 영군을 위해 일순은 자신의 능력을 총동원한다.‘수면 비행법’을 훔쳐 영군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해주고 ‘요들송’ 실력을 훔쳐서 우울해하는 영군에게 노래도 불러준다. 그리고 특별히 영군의 ‘동정심’을 훔쳐 그녀의 슬픔을 대신 느낀다. 이 영화의 장점은 다른 것에 있다.‘자신만의 세계를 갖고 있는 인물들이 공존하는 열린 공간’에서 보통의 삶과 ‘다름’없이 자유로우며, 화이트 컬러를 주로 사용하면서 파스텔 톤의 독특한 패턴을 조화롭게 배치한 화면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같은 공간으로 탄생시켰다. 그리고 그 공간 안에서 사랑의 충전을 경험하며 다시 삶을 시작하게 한다. 해마다 겪는 일이지만 이맘때가 되면 끝과 동시에 시작을 경험하게 된다. 그럼에도 그것이 맞닿아 있을 또 한 해를 살아가면서 간과하고 만다. 그러므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새로운 계획과 결심이 아니라 그것을 이루지 못했을 때 끝이라고 생각지 말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마음의 굳건함이겠다. 시나리오 작가
  • [열린세상] 소위 ‘인문학 위기’에 관해/이성형 이화여대 국제정치학 교수

    인류학자 레나토 로살도는 필리핀 루손 지역의 북부에 살고 있는 일롱고트 족의 한 노인에게 물었다. 왜 다른 부족의 머리를 자르는 사냥(헤드 헌팅)에 참가하느냐고. 그 노인은 주변에 누가 죽은 뒤 느끼는 상실감에 기인하는 분노를 처리하기 위해서라고 대답했다. 로살도는 이게 도대체 무슨 이야기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상실에 기인하는 분노라니. 하지만 같이 현지조사를 하던 부인이 실족해 죽자, 오랫동안 이해되지 않던 그 말을 몸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그 역시 상실에 기인하는 비통함, 또 그 비통함에 뿌리를 둔 엄청난 분노와 직접 대면했기 때문이다. 의문을 가진 지 14년 만에 답을 얻게 된 것이다. 여기서 그는 민족지를 서술하는 자신의 위치가 ‘입장을 가진 주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인문학의 위기’가 사회에 회자되고 있다. 이제는 하도 들어서 식상할 정도이다. 선언문이 나돌고, 연구비가 증액되었다는 말도 들린다. 인문학이 위기라니? 대체 누구의 위기란 말이냐. 요즘 쏟아져 나오는 인문학 관련 서적들이 얼마나 많은데. 시간을 쪼개가며 읽어도 서가에 쌓여만 가는 인문학 관련서적들을 보면 위기란 말은 가당치 않다. 만일 당신이 책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지금의 한국은 단군 이래 최고의 인문학 르네상스를 맞이하는 중이라고 평가할 것이다. 역사서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매일 밤을 새워도 읽어내기 힘들 정도로 많은 양서들이 출간되고 있지 않은가? 필자가 가끔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젊은 인문학도들도 ‘위기’ 담론에 시큰둥하다. 이들은 오랜 시간을 강사로 보내면서 제도권에 터전을 잡기를 거의 포기했다. 처음에는 분노가 솟구쳐 올랐지만 이제 거의 체념으로 기가 죽은 사람들이다. 간혹은 간발의 차이로 제도권에 진입하는 데 성공한 사람도 있지만,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말한다. 가능성이 희박한 제도권 진입은 꿈도 꾸지 않으니, 제발 인문학자로서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시간강사 월급이나 정상화하라고 말한다. 기아 임금 문제는 제쳐두고 회자되는 ‘인문학의 위기’란 이들에겐 ‘당신들의 위기’밖에 되지 않는다고. 사실 제도권 안팎의 젊은 인문학자들의 연구와 출판 활동은 활발하다. 위기가 아니라 새로운 변화의 조짐이 보이는 봄철 분위기 같다. 이들에겐 실험정신이 있다. 고답적인 분위기의 인문학적 글읽기와 글쓰기를 혁파하며 새로운 인문학 전통을 세우려 노력하고 있다. 좋은 책을 열심히 번역하기도 한다. 물론 생계를 위협받고 있지만 자신의 노동에 의미를 부여하며 즐겁게 일을 한다.1980년대 반독재 데모 시절 모두 막걸리집에서 벤야민과 보들레르, 아도르노와 스트라빈스키를 토론했고, 예술과 문학과 사회과학에 탐닉했던 세대였다. 그때는 모두가 인문학도들이었다. 이들은 위기의 징후를 달리 본다. 강고한 분과 학문의 벽, 고답적인 교과목, 그리고 학내에 사라진 토론과 실험정신이다. 어느 때부터인지 대학 내 활기찬 지적 토론이 사라졌다. 학자들의 대화도 격이 떨어져버렸다. 명강의라 불릴 만한 강좌도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런데 연구비를 증액한다고 이런 문제가 해결되느냐고 이들은 반문한다. 게다가 최근 진입하는 학생들은 책을 거의 읽지 않은 인문학 무지의 세대이다. 괴테를 읽어본 적이 없는 학생이 독문학에 관심을 가질 리가 없고, 발자크나 도스토옙스키를 읽지 않은 학생이 프랑스 문학이나 러시아 문학을 전공하겠다고 달려들 리가 없다. 책을 읽지 않고 요약본을 암기하며, 학원에서 배운 앙상한 삼단논법을 글쓰기라고 생각하는 세대를 양산시킨 현행 논술시험 제도도 대학 내 인문학의 수요를 급감시킨 주요인이 아닐까. 차라리 논술시험에 동서양 고전도서 목록을 지정해 주면서 그것만이라도 열심히 읽게 만드는 것이 좀 나은 대안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성형 이화여대 국제정치학 교수
  • 도둑이 ‘용기’가 넘쳐 간이 배 밖에 나온다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곳이 오히려 가장 안전한 곳이다.” 중국 대륙에 이같은 속담을 믿은 양경장수가 대담하게도 공안(경찰)기관을 털려고 몰래 들어갔다가 훔치기는 커녕 되레 덜미를 잡히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중국 중부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 훙산(洪山)구에 살고 있는 한 젊은 사내는 ‘용감하게’ 후베이성 공안기관의 물품을 후무리기 위해 잠입했다가 이를 지켜보고 있던 초병에게 붙잡히는 바람에 쇠고랑을 차는 멍청한 일이 발생했다고 초천도시보(楚天都市報)가 29일 보도했다. 옛날 속담을 너무 믿다가 ‘금팔찌’를 차게 된 장본인은 이제 20대 중반의 혈기방장한 양(楊)모씨.나이 스무살이 되도록 변변한 직업이 없어 뜬벌이 생활을 하다가 결국 좀도둑으로 하루하루 호구를 연명하고 있는 ‘인간 쓰레기’일 뿐이다. 게을러질대로 게을러터진 양은 그동안 턴 장물을 처분해 근근이 생활해왔으나 돈이 떨어지자 또다시 남의 물건을 훔치기 위해 ‘도둑질 기획’에 들어갔다.그런데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봐도 털어도 꼬리를 잡히지 않을 맞춤한 ‘가게’를 제대로 찾아내지 못했다. 방안에서 한참을 뒹굴면서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던 그는 갑자기 무릎을 탁 쳤다.옛날 속담에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곳이,어쩌면 가장 안전한 장소일 수 있다.”는 말이 불쑥 떠오른 것이다. “그래,그 말이 사실일 것이야.그렇지 않으면 그 말이 어떻게 생겼겠는가.속담은 경험의 산물인 만큼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같이 생각한 양은 고대 범행 장소 헌팅에 나섰다.그의 사정거리 안에 들어온 타깃은 후베이성 공안청.목표물이 사정거리에 들어왔으면 실행에 옮겨야 하는 법이다.그것도 아주 늠름하고 대담하게 대낮에 실행하기로 마음을 먹었다.그리고 며칠동안 주위를 배회하며 염탐도 하고…. D-데이인 지난 27일 오후 1시45분쯤.양은 당당하게 후베이성 공안청 서쪽 담을 마치 물찬 제비처럼 훌쩍 뛰어넘었다.담을 가볍게 넘은 그는 미리 봐둔 사무동 쪽으로 힘차게 걸어들어갔다. 하지만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뒤에서 지켜보고 있으리라고는 양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후베이성 공안청 한 초병이 그가 서쪽 담을 넘는 순간부터 두눈에 불을 켠 채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양이 사무실을 문을 밀고 들어가려는 순간,공안청의 초병은 곧바로 동료 초병을 불러 그의 뒷덜미를 낚아챘다.초병은 양의 호주머니를 뒤져 도둑질에 필요한 만능 열쇠 등을 증거물로 압수했다.공안청이 재건축 중이어서 어수해진 틈을 타 한건 하려던 그에게는 싸늘한 쇠고랑이 기다리고 있었던 셈이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고대 세계의 만남/제리 벤틀리 지음

    서로 다른 문화 사이에서 공통분모를 찾고 그것을 더욱 확대해가는 절충주의적 태도야말로 문화간 만남의 가장 중요한 양상이다.‘고대 세계의 만남’(제리 벤틀리 지음, 김병화 옮김, 학고재 펴냄)의 저자(하와이대 역사학 교수)는 그 한 예로 중국에 불교가 들어올 때 도가의 용어와 이론 틀을 빌린 사실을 든다. 외국의 문화 전통을 받아들이고 채택하는 과정을 ‘사회적 개종’이라 부르는 저자는 새뮤얼 헌팅턴의 ‘문명충돌론’에 대한 비판의 의도도 드러낸다. 이는 저자가 특별히 “신앙의 문제에 관해 강요는 없다.”는 코란의 경구를 언급하며 이슬람 역사를 조망하는 대목만 봐도 알 수 있다. 책은 문명의 접경지대에서 활약한 다채로운 인물들의 이야기도 소개한다. 흉노로 망명한 뒤 중국에 대항한 중국 관료 출신의 중항렬, 칭기즈칸의 재상을 지낸 거란 귀족 야율초재 등이 그들이다.1만 5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英 ‘맞춤아기’ 세계 첫 탄생

    선천성 질병을 물려받지 않도록 인공 수정 이후 배아 상태에서 유전자 검사를 거친 건강한 ‘맞춤 아기’가 영국에서 세계 최초로 태어났다. 유전 질환을 가진 부모도 마음놓고 아기를 낳을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나 버려지는 배아가 생명 윤리에 위배된다는 비판도 있다. BBC인터넷판은 14일 프레디 그린스트리트와 토머스 그린스트리트 쌍둥이 형제가 2주전 런던 가이스 앤드 성토머스 병원에서 건강하게 태어났다고 보도했다. 아이의 부모는 난치병인 낭포성 섬유증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미 이 병에 걸려 고생하는 다섯살 난 쌍둥이 딸을 두고 있었다. 쌍둥이의 부모는 건강한 아기를 낳기 위해 배아를 자궁에 이식하기 전 질병에 걸렸는지를 검사하는 ‘착상전 유전자 진단(PGH·pre-implantation genetic haplotyping)’ 검사를 받았다.PGH는 낭포성 섬유증뿐만 아니라 헌팅턴병, 척수성 근위축증, 듀센 근이양증 등 최대 6000종의 질병을 유전자 검색을 통해 미리 알아낸다. PGH는 배아의 유전자 결함을 발견하는 사전 이식 유전 진단법(PGD·pre-implantation genetic diagnosis)보다 진보한 것이다.PGD는 200여종의 유전질병을 검진할 수 있지만,PGH는 30배나 많은 숫자의 질병을 판별해 낸다. 게다가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배아세포의 전체 유전자 정보를 검사해 보다 빨리 질병을 찾아낸다. 또 건강한 어머니에게서 아들에게 유전될 수 있는 X염색체성 열성유전형 질병도 진단될 수 있다. 유전병이 있는 혈통에서 그 병을 일으키는 유전자가 무엇인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어도 질병이 있는 배아 판별이 가능하다. 영국 의료진은 그린스트리트 부부의 배아가 낭포성 섬유증에 걸렸는지를 검사한 후에 건강한 배아만을 골라 엄마의 자궁에 이식했다. 가이스 앤드 성토머스 병원은 올 6월 새 배아 검사법 개발을 발표했다. 연간 100여 부부 이상에게 이 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발표 당시 치명적 유전병을 가진 부부 5쌍이 새 검사법을 통해 건강한 아기를 임신중이었다. 킹스칼리지 부인과의 피터 브로드 교수는 “자궁 이식 전 배아 유전자 검사는 계속해서 아기를 유산했거나 혹은 심각한 선천성 질병으로 고통을 받거나 사망한 아기를 둔 가정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간단체인 생식윤리논평의 조세핀 퀸타발은 “어떤 배아는 죽고 어떤 배아는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의사들이 앉아서 결정한다는 사실은 소름끼치는 일”이라며 배아 검사를 우려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Form나게 Beauty나게] 악마는 정말 프라다를 입을까

    [Form나게 Beauty나게] 악마는 정말 프라다를 입을까

    내용만큼 연기자, 무대디자인, 색감, 혹은 의상에 많은 집중을 하게 되는 영화가 있다. 특히 어떤 영화는 마지막 크레디트까지 확인해야만 자리를 뜰 수 있게 만든다.‘스캔들, 남녀상열지사’의 정구호 디자이너가 그랬고,‘친절한 금자씨’‘타짜’의 조성경 디자이너가 그랬다.‘역시’라는 생각을 하며 온몸에 전율이 짜릿하게 흐르는 기분은 말로 표현하지 못한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우리에게 이미 잘 알려진 ‘섹스 앤 더 시티’의 감독 데이비드 프랭클과 스타일리스트 패트리샤 필드가 참여했다는 것만으로도 이슈가 됐다. 다행인 것은 사라 제시카 파커 대신 ‘프린세스 다이어리’로 촌스러운 듯 청순하면서도 섹시한 앤 해서웨이가 주인공이라는 것. 영혼을 파는 슈즈와 잡지화보 속 의상을 ‘시’로 둔갑시킬 ‘패션지상주의’가 영화로 나올 뻔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영화는 ‘옷은 날개가 될 수 있지만, 전부는 아니다’는 아름다운 결론을 보여준다. 초반 ‘앤드리아’(앤 해서웨이)는 패션을 ‘도구’라고 말한다. 그러다 ‘패션은 작품’이라고 여기는 패션잡지 편집장 ‘미란다’(메릴 스트립)와 패셔너블하지 않으면 사람으로 치지 않는 그의 추종자들과의 치열한 경쟁구도 속에서 그녀는 변신한다. 사회초년생의 깜찍 발랄한 스타일에서 보이시, 레트로, 심플을 거쳐 자신의 스타일을 찾아가는 멋스럽고, 맵시있는 섹시한 그녀로. 첫 장면부터 길게 늘어지는 액세서리, 앞코가 짧고 뾰족한 얇은 굽의 힐, 부츠, 빅숄더 백, 벨트·퍼 트리밍 등 트렌드세터들의 모습을 패션과는 무관한 앤드리아와 대비시켜 보여준다. 코트는 대체로 1980년대 레트로 혹은 벨티드의 슬림한 라인으로 세련되면서도 심플하고, 코트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헌팅캡도 훌륭한 코디매치를 보여준다. 또한 앤드리아는 점점 멋스러워지면서 네크라인이 깊어지고 섹시한 프로패셔널한 여성으로 그녀에게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아간다. 레이어드의 대세를 보여주듯 화이트 셔츠와 블랙 니트의 레이어드와 앤드리아뿐만 아니라 미란다에게서도 볼 수 있는 여러개를 레이어드한 듯한 길게 늘어뜨린 목걸이. 레이어링의 가장 중요한 벨트도 같은 계열의 색상보다는 보색이나 대비되는 색상으로 포인트를 준다. 올 가을 겨울, 어느때 보다도 부츠의 유행을 잠재울 수 없다. 영화 내내 보여준 부츠는 약간 슬림하게 붙는 혹은 스키니한 부츠로 보디 라인을 강조했다. 가방은 그녀의 친구가 열광한 백처럼 모든 잡동사니를 다 넣을 수 있는 빅 숄더백이면 충분하다. 스타일컨설턴트 이혜숙(www.cyworld.com/colorism02)
  • 9·11테러 5주년 세계질서의 변화 미국 ‘퓨포럼’ 두 석학 인터뷰

    9·11테러 5주년 세계질서의 변화 미국 ‘퓨포럼’ 두 석학 인터뷰

    2001년 9월11일 뉴욕 테러가 발생한 이후 5년 동안 국제사회는 근본적인 질서의 변화를 목격해왔다. 특히 서양의 기독교 문화와 중동의 이슬람 문화의 충돌 양상이 더욱 뚜렷하고 강력해지고 있다. 종교와 공공사회의 문제를 연구하는 미국의 퓨포럼은 9·11 5주년을 맞아 ‘문명 충돌’(1996년)의 저자인 사무엘 헌팅턴 하버드대 교수와 헌팅턴 교수의 이론에 비판적인 악바르 아흐메드 아메리칸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를 인터뷰한 뒤 그 내용을 발표했다. ■ 사무엘 헌팅턴 하버드대 교수 헌팅턴 교수는 “아직까지 문명의 충돌이 절정에 이르지는 않았다.”고 진단하면서도 “머지않은 장래에 그같은 시점에 이를 것”이라고 예견했다. ▶종교와 문화가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고 말해왔다. 그 의미는 무엇인가. -종교란 사람의 문화를 구성하는 요소 가운데 하나다. 언어가 문화의 핵심적 요소일 수 있겠지만 종교 역시 중요하다. 왜냐하면 종교는 바깥 세상을 보는 시각의 틀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언어가 외부와 소통을 가능하게 해주지만 역시 소통의 틀을 종교가 제공하는 셈이다. ▶국제관계 전문가들은 문명충돌 이론이 미국의 외교정책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에 대한 생각은. -그렇다면 나로서는 기쁜 일이다. 책을 처음 출간했을 당시에는 조금 놀랍기도 했다. 영향력을 갖는 이론들은 주장하고자 하는 논리가 명확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실질적이다. 그러나 또하나 중요한 것은 바로 그같은 이론이 나오는 타이밍이다. 내 책이 5년 전이나 5년 후에 발간됐다면 상황은 달랐을 것이다. ▶다른 학자들보다 종교의 중요성을 먼저 깨달은 것인가. -나는 당시 사고의 조류 속에 서있던 한 사람일 뿐이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종교라는 전제를 깔고 문제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9·11을 예견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9·11이 발생할 수 있는 맥락을 예견했던 것 아닌가. -그점에 대해서는 논쟁을 하고 싶지 않다. ▶9·11은 미국과 서구를 이슬람과 충돌시키려는 오사마 빈 라덴의 시도였다고 말했다.5년이 지난 지금 빈 라덴의 시도는 성공했다고 보는가. -지난 몇 년간 이슬람과 서방의 관계가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어려움의 많은 부분은 이슬람 국가들이 서방의 식민지였던 역사적 사실로부터 기원한 것이다. 물러나는 외부세력과 떠오르는 국내 세력간의 긴장관계는 피할 수 없는 것이다. ▶현재의 상황이 본격적인 문명충돌이라고 볼 수 있나. -단순하게 하나의 충돌이라고 하기보다는 문명간의 충돌들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충돌의 양상을 잘 보면 문명간의 충돌보다는 문명내의 충돌이 많은 상황이다. 유럽의 역사를 보라. 유럽의 국가들도 늘 싸워왔다. 현재의 세계는 많은 수의 주요 문명들이 존재하는 다극화된 사회이다. 미국이 압도적인 힘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세계를 위계적인 질서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 어떤 나라든 다른 나라의 반응을 고려하면서 행동해야 한다. ▶이슬람 세계와의 갈등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좀더 마음을 가라앉히고 그들의 생각이 무엇인가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슬람 내에서도 종파와 국가간에 많은 차이가 있다. 그들 하나하나를 모두 이해하고 수용해야 한다. ▶앞으로 올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무엇일까. -이슬람 국가들이 연합해서 과거에 통치했던 서방 지역들을 되찾아가겠다고 나서는 것이다. 그들은 스페인과 프랑스 남부까지 통치했던 역사가 있다. ▶미국의 핵심은 앵글로-프로테스탄트(앵글로색슨 인종에 개신교도)라고 말한 바 있다. 개신교도의 선교 정신이 문명충돌의 원인이 되는 것은 아닌가. -개신교도 국가라고 해서 반드시 선교 국가는 아니다. 물론 미국은 종교적인 그룹들에 의해 건립됐다. 따라서 근원적으로는 종교적인 국가다. ▶이라크 전에 대해 비판적인가. -그렇다. 이라크에 갈 이유가 없었다. 미국은 페르시아 만의 안정이 필요했고 급진적인 이란의 영향력 확산을 막을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이란을 침공할 이유는 없었다. ▶이라크에서 나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문제는 어떻게 이라크를 더욱 큰 혼란 속으로 빠뜨리지 않고 나올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내부적으로 시간표를 정해서 이라크 안정의 책임을 걸프만 지역 국가들과 유럽 국가들에 조금씩 넘겨가는 것도 방법이다. ▶미국이 미래를 어떻게 보는가. -미국은 다원적이고 다양한 그룹으로 이뤄진 국가이다. 민족, 인종, 종교, 정치적 신념이 다 다르다. 미국은 그러나 남북전쟁이라는 예외를 제외하면 화합을 이루며 살아왔다. 그리고 이처럼 강대하고 풍요로운 사회를 건설해낸 것이다. 미국은 여러 가지 한계에도 불구하고 표현과 종교의 자유를 가진 민주적인 사회이다. ■ 악바르 아흐메드 아메리칸대 교수 “문명의 충돌이 아니라 문명간의 대화가 세계 질서의 주된 흐름이 돼야 한다.” 악바르 아흐메드 아메리칸 대학 국제학과 교수는 헌팅턴 교수의 문명충돌론에 반대해 지난해 3월 ‘테러 이후:문명간의 대화 촉진’이라는 저서를 발간한 인물이다. 파키스탄 출신인 아흐메드 교수는 드물게 이슬람과 서구 문명을 모두 연구한 학자이다. 최근에는 브루킹스 연구소의 ‘국제화시대의 이슬람’ 연구 프로젝트의 대표 연구자를 맡기도 했다. ▶9·11이 발생했을 때 무슨 생각이 들었나. -그 당시 아메리칸 대학의 강의실에 있었다. 막 강의를 시작하려던 참이었다. 뉴스를 처음 듣게 된 순간 앞으로 나에게 가장 어려운 시기가 올 것이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직감했다. 무슬림으로서, 그리고 이슬람을 가르치는 학자로서. ▶학자로서 무엇이 힘들다고 본 것인가. -지난 10년간 영국에서 기독교와 이슬람간의 상호 대화를 시도하는 노력을 모색해왔다. 영국은 사우디아라비아를 식민지로 삼는 등 이슬람 세계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교류를 해온 역사가 있다. 그러나 미국은 이슬람 세계와 오랜 기간 교류해온 경험이 없다. 따라서 이슬람 세계에 대한 이해도 어려운 것이다. ▶문명충돌이라는 패러다임에 여전히 반대하고 있나. -나는 학자다. 따라서 문명충돌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는 없다. 충돌은 지난 1000년간 존재해왔기 때문에 지금도 존재하는 것이다. 지난 1000년간 십자군의 전쟁이 있었고, 서구 열강의 식민지화가 있었다. 그것이 이슬람과 서구의 관계를 복잡하고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서구와 이슬람은 또한 화합과 문화적 교류 및 융합의 시대도 경험했다.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은 무슬림들이 기록을 남겼다가 유럽 사람들에게 전해준 것이다. 지금도 수백만명의 무슬림들이 유럽과 미국의 시민으로서 살고 있지 않는가. 미국을 처음으로 국가로 인정해준 나라도 이슬람 국가인 모로코였다. 문명의 충돌뿐만 아니라 화합도 분명히 역사의 일부였다. 그러나 9·11 이후 미국의 우파 정부와 언론은 헌팅턴의 이론을 부각시켰다.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이슬람 9개국을 방문했다. 현지에서 느낀 반미 감정은 어땠나. -반미주의와 반유대주의가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했을 만큼 강렬했다. 방문국에서 정치지도자와 종교지도자, 교수와 학생을 모두 만났다. 그들을 분노하게 만드는 것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뿐만이 아니었다. 서방의 미디어가 이슬람교를 비난하고 예언자 마호메트를 조롱하는 것을 보며 무슬림들은 이슬람 세계가 서방사회의 총체적 공격을 받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그같은 상황에서 이슬람 세계에서는 어떤 리더십이 떠오르는가. -세 가지 모델이 떠오르고 있다. 첫번째는 현재의 상황을 인내하자는 것. 두번째는 이슬람과 서구의 문화를 융합하자는 것. 세번째는 이슬람만의 철옹성을 쌓자는 것이다.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와하비스가 대표적인 세번째 모델이며 문명충돌의 사례이다. 그러나 반미감정 때문에 세번째 모델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은 첫번째와 두번째 모델이 힘을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최근의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은 부유하고 교육도 받은 사람들이다. 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서구사회는 아직도 폭력을 빈곤의 산물로 생각하고 있다. 미국은 미국의 시각으로만 세계를 본다. 특정 인종이 범죄를 저지르는 경향이 크다고 규정해버리는 식이다. 이를 이슬람에도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이슬람 부족들은 복수를 통해 명예를 회복한다는 전통을 갖고 있으며 그것이 무슬림 젊은이들을 행동으로 모는 것이다. 지금 무슬림들은 명예가 위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미국인들도 9·11 이후 마찬가지의 위협을 느끼며, 아랍 국가들에 둘러싸인 이스라엘 사람들도 위협을 느낄 것이다.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문화가 다양한 대도시에 살지 않는다. 그들은 무슬림들이 어떤 사람들인지도 모를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대화가 가능할까. -나의 주장은 미국 사람들뿐만 아니라 무슬림들에게도 해당되는 것이다. 상대방의 예배당을 방문해보고 축제를 경험해보라는 것이다. 이슬람에는 아브라함을 기리는 축제가 있다. 기독교인과 유대인들이 아브라함을 통해 공통의 끈을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정리 워싱턴 이도운특파원 dawn@seoul.co.kr
  • [책꽂이]

    ●알라 외에 다른 신은 없도다(레자 아슬란 지음, 정규영 옮김, 이론과실천 펴냄) “이슬람은 구원의 종교는 결코 아니었다. 이슬람은 전사의 종교다.”(막스 베버).“이슬람은 ‘유혈이 낭자한 국경’으로 퍼져나가는 종교”(새뮤얼 헌팅턴) 이슬람은 많은 사람들에게 ‘무지와 두려움의 대상’이다. 그러나 종교란 모름지기 아름다운 것. 호메이니의 이란혁명 때 미국으로 망명한 저자는 무슬림 공동체의 진정한 초상을 그린다. 책은 무하마드가 9명의 여인과 결혼한 것은 당시 유대교나 기독교의 왕(다윗, 솔로몬 등), 예언자(아브라함, 야곱, 모세 등)들이 그랬던 것과 같은 행위라고 말한다.2만원.●암소와 갠지스(김경학·이광수 지음, 산지니 펴냄) 인도는 동부와 남부의 해안지대를 제외하면 건조지대에 속해 연 강수량이 1000㎜에도 못 미치는 물 부족 국가. 이 책은 인도인들이 성스러운 대상으로 추앙하며 어머니라 부르는 암소와 갠지스를 통해 인도사회를 통찰한다. 인도인들의 ‘소 복합(cow complex)’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미국 실리콘 밸리의 창업기업 10개 가운데 4개가 인도계 소유이며, 엔지니어의 약 3분의1이 인도인이다.1만 3000원.●파우스트-한 편의 비극1·2(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김수용 옮김, 책세상 펴냄) 1만2111행으로 이뤄진 ‘파우스트’는 괴테가 60여년에 걸쳐 집필한 필생의 역작. 학자의 길을 버리고 세상 속으로 뛰어들어 인류에게 주어진 모든 것을 체험하려는 파우스트와 그를 유혹하기로 신과 내기를 한 악마 메피스토텔레스의 장구한 노정을 담았다. 괴테 자신은 이 작품을 ‘괴테라는 이름을 가진 집단의 작품’으로 규정했다. 정본으로 공인된 도이처 클라시커사의 ‘파우스트’를 텍스트로 삼았다.1권 6900원,2권 7900원.●미술과 범죄(문국진 지음, 예담 펴냄) 인간은 누구나 무의식중에 범죄충동을 일으키는 야누스를 품고 있다. 그것은 긍정적이거나 혹은 부정적인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런 인간의 원초적인 범죄심리가 위대한 상상력의 프리즘을 통과하면 아름다운 명화로 거듭난다. 이중자화상으로 스스로를 참수시킨 카라바조. 단 한 점의 초상화도 남기지 않은 그는 여러 그림에 등장하는 살인자 혹은 살해당한 자의 얼굴을 자신의 얼굴로 바꿔치기 했다. 명화에 깃든 인간의 범죄심리 이야기.2만원.●새벽녘 초당에서 온 편지(박석무 지음, 문학수첩 펴냄) 베트남의 공산주의자 호찌민은 지하에서 투쟁하던 시절, 쫓기는 길이 아무리 급해도 ‘목민심서’는 꼭 들고 다녔다고 한다. 그는 다산 정약용의 제삿날마다 극진하게 제사를 지냈으며, 지금도 베트남 하노이 시에 있는 호찌민의 유물을 전시한 방에는 ‘목민심서’ 전권이 보퉁이에 싸인 채 보관돼 있다고 한다. 중세의 어둠을 헤치고 근대의 여명을 밝힌 실학의 개척자이자 학문의 전복자.‘다산 전도사’인 저자가 다산의 삶과 사상을 이야기로 풀어 썼다.9000원.●납북(정진석 지음, 기파랑 펴냄) 미국은 북한에서 6·25전쟁 때 죽은 군인들의 유해를 찾는 작업을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 우리는 어떤가. 언론학자인 저자는 “돌아오지 못하는 납북자를 포기하는 정부는 인권과 과거사를 말할 자격이 없다.”고 말한다. 북한은 6·25전쟁을 일으킨 후 남한에서 적어도 8만 3000명 이상의 비전투 민간인을 북으로 끌고 갔다. 이 책은 납북·살해된 언론인 280여명의 비극을 다룬다.1만 2000원.
  • [토요영화]

    ●드럭스토어 카우보이(MGM 오후5시15분) 일명 ‘약방의 카우보이’.‘약방의 감초’처럼 좋은 의미는 결코 아니다. 여기서 드럭(Drug)이란 다름 아닌 마약이기 때문이다.197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마약에 절어 사는 젊은이들을 그렸다. 이들은 조금이라도 더 약에 취하기 위해 강도 짓도 서슴지 않는다. 그 가운데 짭짤한 방법은 병원·약국에 보관된 마약성분이 함유된 약이나 주사제를 탈취하는 것. 그러나 지나치면 외려 화를 부른다. 동료 가운데 한명이 약물과다로 죽자 이들은 변화를 시도하는데…. 미국독립영화의 희망으로 꼽혔던 구스 반 산트 감독의 1989년 장편데뷔작이다. 젊은이들의 감수성을 예민한 감각으로 집어냈다며 평론가들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아, 이런저런 비평가상을 휩쓴 수작이기도 하다. 이 영화의 의미는 단순히 수작이라는 데 그치지 않는다. 사실 그동안 구스 감독은 대중적인 상업영화 감독으로 인식돼 왔다.‘굿 윌 헌팅’,‘사이코’,‘파인딩 포레스터’ 등과 같은 90년대 대표작들이 이를 상징한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구스 감독의 영화는 확 변했다. 두 청년의 사막횡단여행을 그린 ‘게리’(2002년), 컬럼바인 총기 난사사건을 다룬 ‘엘리펀트’(2003년), 얼터너티브 록밴드 ‘너바나’의 리더 커트 코베인을 조명한 ‘라스트데이즈’(2005년) 등이 그것이다. 구스 감독은 여기서 마치 ‘난 모른다.´는 듯 심심하고도 무미건조한 영상을 선보였다.“예전 독립영화 시절을 잊은게 아니다.”라고 선언이라도 하듯이. 그런 점에서 ‘드럭스토어 카우보이’는 이들 세 작품이 어떻게 나올 수 있었는지, 구스 감독의 뿌리는 어디에 놓여있는지 가늠해볼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마약 관련 영화라 한국에 제대로 소개되지 못한 채 방치됐다가 최근 DVD가 새롭게 발매됐다. 한때 ‘제2의 제임스 딘’으로까지 불렸던 맷 딜런의 풋풋한 모습도 찾아볼 수 있다.100분. ●방콕 데인저러스(EBS 오후11시) 우리에겐 익숙지 않은 태국영화. 그러나 얕봐서는 안 된다. 동시에 전혀 낯설기만 한 것은 아니다. 홍콩 누아르가 태국에서 부활했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웰메이드 상업영화로 꼽힌다.2001년 부천영화제를 통해 국내에 소개됐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방콕 뒷골목 살인청부업자의 삶을 다뤘다. 화려한 영상과 환락가 등을 배경으로 한 스피디한 전개 등은 눈에 띄지만, 스토리가 부실해 단순한 ‘똥폼’영화에 지나지 않는다는 혹평도 있다.105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휴가지 ‘머스트-해브’ 아이템5

    휴가지 ‘머스트-해브’ 아이템5

    월드컵이 끝나니 이제 여름 휴가로 관심이 옮겨간다. 지치고 피곤한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휴가 시즌. 휴가 일정과 장소를 정했다면, 다음은 휴가의 기쁨을 두 배로 만들어 주는 아이템들을 고려해야 한다. 평소에 시도하지 못했던 화려한 치장이나 옷차림, 행동들이 모두 용서되는 휴가지에서는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까. 올 여름 패션 트렌드와 맞물려 더욱 멋스러운 패션을 만드는 아이템 5가지를 꼽았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1) 선글라스-크면 클수록 좋다 여름 선글라스의 핵심어는 ‘크다’,‘화사하다’, 그리고 ‘독특하다’이다. 가능하면 자외선이 얼굴에 닿는 부분을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여름철 선글라스는 큰 게 각광받는다. 멋스러운 것과 실용적인 부분이 맞닿으면서 올여름 큰 선글라스의 인기는 계속된다. 가장 눈에 띄는 커다란 선글라스 디자인은 단연 보잉 스타일. 비행기 조종사를 위한 디자인이라 ‘에비에이터(aviator)’라 불리기도 한다. 비, 이효리, 세븐 등 스타가수들이 즐겨 사용해 젊은 층에게 특히 사랑받는다. 올해는 기본에 충실한 보잉 스타일뿐만 아니라 분홍, 노랑 등 밝은 색상과 부드러운 프레임(안경테)으로 여성을 겨냥한 디자인도 상당수 나와 있다. 커진 렌즈와 함께 다채로운 프레임 색상도 특징이다. 검정, 갈색, 금색 등의 무난한 색상은 기본. 의류의 트렌드의 중심인 ‘화이트 무드’에 힘입어 쓰는 것만으로도 확 튀는 하얀색 선글라스도 다양하게 나와 있다. 노랑, 주황, 분홍 등 발랄한 색상은 의상에 즐거움을 더한다. 렌즈와 안경다리의 이음새 부분 장식은 더욱 화려한 패션을 완성한다. 렌즈의 양 옆부터 템플(안경다리)까지 자연스럽게 와이(Y)자 형태를 이루는 디자인은 광대뼈가 도드라진 얼굴 형태를 커버할 수 있다. 브랜드 개성을 드러내는 독특한 이음새도 눈에 띈다. 돌체앤가바나는 링 귀고리와 같은 큰 원형 이음새로, 불가리는 반짝이는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로, 또 페라가모는 손뜨개를 한 듯한 모양으로 화려함을 내세웠다. ■ 도움말:룩소티카, 룩옵틱스 (2) 신발-물에 강한지 살펴보라 많이 걷는 배낭여행이나 느긋한 휴식을 취하는 리조트에서나, 편안하고 멋스러운 차림을 만드는 데 신발을 빼놓을 수 없다. 휴가지에서 어떤 활동을 할 것인지에 따라 적어도 두 종류의 신발을 챙겨가는 것이 좋다. 아쿠아슈즈는 신은 채 물놀이를 즐길 수 있고, 빨리 마르므로 물가에 가는 여행이라면 하나쯤 들고 가야 한다. 시원한 망사 소재와 고무 밑창으로 미끄러짐을 방지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어 유용하다. 발을 그대로 감싸는 디자인에서, 스니커즈 형태를 띠는 것도 있어 선택의 폭도 넓다. 도심 여행에는 가벼운 캔버스화로 패션에 포인트를 주자.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이 있는 캔버스화는 멋진 옷차림을 마무리한다. 끈이 없는 슬립온 스타일이나 발목 부분까지 올라오는 하이컷 모두 여름철 코디에 좋다. 여성의 경우 짧은 치마나 바지에 입으면 귀엽고 활동적인 이미지를 준다. 해변이나 가까운 곳에 여행을 갈 때는 조리 샌들을 신으면 딱이다. 코코넛, 젤리, 왕골, 실크 등 가지각색의 소재에 큐빅이나 꽃으로 장식해 화려하다. 천연 코코넛 소재로 만든 것은 항균 기능으로 발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다. 천연소재의 탁월한 발수 및 통기성을 갖추고 있어 물에 젖어도 빨리 말라 물가에서 신어도 좋다. ■ 도움말:ABC마트 반스·호킨스 (3) 헤어-헝클어진 머리가 더 매력넘친다 여기저기 흘러내린 잔머리, 하나로 질끈 묶은 포니테일…. 맨 얼굴이 예뻐야 진짜 미인이라며 소위 ‘쌩얼’이 유행하는 것처럼 이제는 머리 모양도 안꾸민 듯 자연스럽게 연출하는 것이 인기다.‘다소 헝클어진 머리’는 자유를 만끽하는 휴가지에서 연출하기에도 매력적인 스타일이다. # 머리 묶어 올리기 긴머리라면 헐렁하게 뒤통수부터 땋은 머리를 연출해도 되고, 비녀로 돌돌 말아 올려도 멋스럽다. 보다 깨끗하고 단정한 느낌을 원할 때는 앞머리까지 모두 빗어넘긴 포니테일 스타일이 제격이다. # 비녀 사용하기 ‘머리를 돌돌 말아 비녀를 척 꽂은’ 스타일은 쉬워보이지만 단단히 고정하기가 다소 어렵다. 하지만 공식만 알면 예쁘게 올라가고,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는 잔머리가 환상의 조화를 이루는 모양으로 만들 수 있다. 아무래도 약간의 곱슬기가 있을 때 연출이 더욱 쉽고 완성도가 높아진다. 파마를 하지 않은 생머리라면 고데기나 세팅기로 웨이브를 주고 시도해보자. ■ 도움말:박은경 원장(박은경 뷰티살롱) (4) 네일-큐빅으로 치장해도 좋아 손톱과 발톱에 온갖 꽃그림, 하트모양, 물방울 무늬를 그리거나, 손톱·발톱을 길러 달랑거리는 큐빅을 다는 등 여름에는 손과 발 끝에도 한껏 멋을 부려도 좋다. # 집에서도 전문가처럼 손톱관리하기 손톱깎이를 이용해 손톱을 자르면 손톱 모양을 예쁘게 만들기 힘들다. 손톱이 많이 길다면 손톱깎이로 적당한 길이로 자르고, 손톱 모양을 다듬을 때는 파일을 이용한다. 손톱의 물기를 없애고 면봉에 리무버(네일컬러를 지우는 액체)를 묻혀 손톱의 유분기와 각종 먼지를 닦는다. 전문도구인 푸셔(pusher)나 면봉에 큐티클을 관리해주는 제품을 묻혀 손톱에 있는 각질을 제거한다. 큐티클을 제거하는 니퍼(nipper)로 큐티클을 조심스럽게 다듬는다. 손톱 보호를 위해 베이스 코트를 바르고, 위에 네일컬러를 칠한다. 두번 정도 바르면 본래의 색상을 만들 수 있다. 톱코트를 바르면 네일컬러가 더욱 오래간다. # 초보자를 위한 색상 선택법 손이 하얗다면 어떤 색상도 다 잘 어울린다. 그 중에서도 우윳빛을 섞은 듯 밝고 부드러운 파스텔 컬러가 최상이다. 누렇게 떠 보이는 손은 차분한 파스텔 색상이 가장 좋다. 연한 분홍, 회색이 감도는 파랑, 진한 살구색이 딱이다. 검고 칙칙한 손이라면 밝은 빨강이나 검정, 금·은색 등 원색적인 것이 좋다. 파스텔 색상은 초라해 보일 수 있다. 마디가 굵은 손가락은 사선으로 라인을 넣거나, 손톱 끝에 장식을 붙여 시선을 분산시키는 게 좋다. 짧고 통통한 손가락이라면 손톱 끝에 펄, 큐빅 등을 붙인다. 사선으로 색상을 바르는 프렌치 스타일은 손을 조금 길어보이게 한다. 일자 프렌치는 손이 더 짧아 보인다. # 발톱은 시원하게 발톱을 꾸미는 페디큐어를 할 때 손톱과 같은 방법으로 관리를 해준다. 발톱 색상은 진하고, 조금 튀는 것으로 하는 게 좋다. 빨강, 노랑, 파랑 등 원색으로 개성있는 연출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도움말:DHC코리아·금강제화 (5) 모자-차양이 다시 커지고 있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휴가지에서 스타일과 자외선 차단,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모자’를 잊어서는 안된다. 가장 쉽게 떠오르는 모자는 트러커(머리 부분을 망사로 처리한 야구모자), 창만 있는 선캡 등. 이외에도 여름철 휴가지에서 쓰면 멋스럽고 시원한 모자는 많다. 여름하면 떠오르는 소재는 바로 밀짚이다. 밀짚을 엮은 것은 통풍이 잘 돼 시원한 느낌을 더한다. 서로 다른 색상의 소재로 엮은 것은 독특한 색상을 만들어내 더욱 멋스럽다. 이국적인 풍경 속에서 화려함을 부각시킨다. 대표적인 여름철 소재로 꼽히는 마, 면으로 만든 모자도 자연스러운 색상과 시원한 질감으로 휴가지에서 쓰기에 좋다. 중절모 디자인은 정갈한 멋을, 헌팅캡 스타일은 활발함을 드러낸다. 차양이 넓은 것은 확실하게 자외선을 차단해 주면서 여성스러운 멋을 낸다. 크고 넓은 차양의 모자는 한때 ‘너무 공주스럽다’는 이유로 외면당했지만 이제는 다르다. 더욱 폭이 넓어진 ‘복고’의 유행에 따라 크고 넓은 차양의 모자가 ‘우아한 여성미’의 표현이 됐다. ■ 도움말:플랫폼 캉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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