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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31 지방선거-유권자가 희망이다](3)어떤 후보에 투표하나

    [5·31 지방선거-유권자가 희망이다](3)어떤 후보에 투표하나

    지난날 선거에서는 찍지 말아야 할 후보로 이번 정당공천제의 폐해처럼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하고 공약을 남발하는 사람 등이 주로 거론됐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선거풍토가 상대적으로 깨끗해지고 검증시스템이 강화되면서 ‘후보 감별법’도 다각화·심층화되고 있다. 2004년 총선에서 총선시민연대는 낙선대상자 선정기준으로 부패·비리행위와 선거법 위반, 반인권·민주헌정질서 파괴전력, 경선 불복이나 대세추종과 같은 반의회·반유권자적 행위 등을 적시했었다. 하지만 이번에 치러질 지방선거는 정치적 성향보다는 시민들을 위해 실질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뽑는 게 요체다. 그만큼 평가기준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우선적으로 중시되어야 할 잣대는 자질과 도덕성, 정책비전 등이다.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지난 11년간 이들의 자질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됐기 때문. 지금까지는 주로 사업이나 장사 등을 통해 부를 축적한 사람이 명예를 얻기 위한 차원에서 지방의원 등으로 진출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다 보니 돈공천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지방선거에 대한 시민들의 무관심도 자격미달자의 양산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따라서 이번 지방선거 출마자에 대해서도 재산형성 과정이나 출마의도, 도덕적 수준 등을 면밀하게 따져봐야 한다. 직접적인 검증이 어려울 경우에는 후보자가 속한 지역이나 집단 등의 평판을 참고하면 될 것이다. 선거관리위원회와 시민단체 등이 밝힌 후보자 정보공개사항도 꼼꼼히 살필 필요가 있다. 지방선거는 지역일꾼을 뽑는 것이어서 정국상황 등에 대한 고려는 가급적 배제하는 것이 좋다. 또한 정책에 대한 식견과 비전을 지닌 인물을 선택해야 한다. 지방행정은 지역에서 일어나는 모든 분야를 관리·집행하는 종합행정이다. 이 때문에 세분화된 정책이 이슈가 되는 중앙무대와는 달리 전반적인 사안을 꿰뚫을 수 있는 식견이 요구된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전문가 집단보다는 주로 명망가들이 단체장 등에 진출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번 선거에서는 행정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사람들이 다수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님비현상이 날로 심각해짐에 따라 결단력을 갖추고, 지자체가 겪는 문제해결의 한계를 중앙정부 및 시민사회와의 의사소통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인혁당 관련 16명 ‘민주화운동’ 인정

    박정희 군사독재 시절 대법원 상고가기각된 지 20여시간 만에 사형이 집행된 도예종씨 등 인혁당재건위 사건 관련자 16명이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돼 명예를 회복하게 됐다.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는 23일 제157차 회의에서 인혁당사건 관련자 16명의 민주화운동 인정여부에 대한 심의를 벌여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명예회복이 이뤄진 인혁당 관련자는 서도원, 도예종, 하재완, 송상진, 여정남, 정만진, 전재권, 이태환, 장석구, 이창복, 전창일, 강창덕, 라경일, 이재형, 김종대, 임구호씨 등이다. 이 가운데 서도원씨 등 5명은 사망자로, 이창복씨는 상이자로 각각 인정 받았다. 민주화심의위는 인혁당 사건이 수사당국의 가혹한 고문에 의해 조작됐고, 이 사건 관련자들의 행위가 민주헌정질서 회복을 위한 민주화운동이라고 판단돼 이들 16명을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했다고 말했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독일식 국방옴부즈맨’ 추진

    국방부가 병영문화 개선의 일환으로 독일식 ‘국방 옴부즈맨’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27일 “경기도 연천 최전방 GP 총기난사와 같은 유사사건을 막고 군인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는 병영문화개선 후속대책의 일환으로 독일에서 운영하고 있는 국방 옴부즈맨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병영문화 개선 후속대책으로 11월부터 군 옴부즈맨 제도의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안을 마련해 윤광웅 국방장관의 결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내년 1월까지 이 제도의 도입 여부를 최종 결정해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한다는 일정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독일군 사병들이 자율 위주의 내무생활을 하는 등 앞으로 우리 군이 지향해야 할 방향과 흡사하다고 보고, 옴부즈맨 제도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방부의 김승열 차관보가 12월10일부터 독일을 방문해 국방옴부즈맨 제도의 운영 전반에 관한 자료를 수집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국방부가 추진하는 군 의무발전계획 업무를 총괄하는 김 차관보의 독일 방문은 독일군의 선진 의무제도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려는 차원 외에 운영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 국방옴부즈맨은 군인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군의 ‘내부지휘원칙’이 준수되도록 감독해 군을 헌정질서와 민주사회에 통합되도록 한다는 것이 주요 임무다.연방의회에서 비밀투표에 의해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선출되는 임기 5년의 국방옴부즈맨(1인)은 군인과 군인가족의 청원접수, 부대방문, 자료요청 등의 방법으로 군인 기본권 향상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한편 국방부는 비전투 분야의 과감한 아웃소싱을 위해 독일의 ‘GEBB’와 같은 민군(民軍)합동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으며 민자 유치를 위해 ‘국방투자전문회사법’(가칭) 제정을 장기 과제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청와대·문희상의장 “정부 매도 더 못참겠다”

    청와대·문희상의장 “정부 매도 더 못참겠다”

    “민주헌법에 따라 국민이 선출한 참여정부를 매도하는데 인내심의 한계에 왔다.”(김만수 청와대 대변인) 한나라당이 18일 ‘대여 구국운동’을 선언한데 대해 청와대와 여권이 야당의 과거를 들춰내면서 초강경 맞대응을 하고 나섰다. 한달여전까지만 해도 대연정의 파트너로 삼았던 제안이 무색할 정도로 야당 비난의 톤이 높았다.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정무관련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한나라당이 색깔론과 구국운동을 펴는 것은 국민을 모독하는 오만불손한 일”,“박근혜 대표의 발언은 유신시대 구국봉사대가 연상된다. 소가 웃을 일”이라는 등의 비난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고 한다. 청와대는 ‘역사의 시계추를 유신독재로 되돌리자는 것인가’란 제목으로 청와대 입장을 밝히는 글에서 “박 대표에게 묻는다.”라고 박 대표를 거론하면서 “냉전시대의 반공주의를 자유민주주의와 혼동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1975년 4월9일 새벽 간첩으로 몰린 8명의 지식인들이 대법원 판결 20시간 만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면서 인혁당 사건을 들면서 “이런 야만의 시대에 뿌리를 두고 있는 한나라당이 법무장관의 합법적인 수사지휘를 검찰권 훼손으로 몰아가는 것은 언어도단”이라고 했다. ‘유신시대의 망령’을 거론하면서 박 대표와 유신시대를 연결지었다. 박 대표가 제기한 정체성 논란에 대해 “대한민국의 정체성은 진정한 자유민주체제”라면서 “독재와 인권유린으로 얼룩진 지난 역사에 뿌리박은 한나라당이 원하는 냉전수구체제가 아니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문희상 의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나라당의 장외투쟁 선언은 국민분열을 조장하는 분열주의 정당이자 헌정질서 파괴정당임을 스스로 밝힌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민생이 중요한 시기에 선거에만 올인하다가 엉뚱한 색깔 트집을 잡아 대규모 장외투쟁 운운하는 것은 국민을 협박하는 행위이자 제1야당으로서 너무나 무책임한 처사”라며 “한나라당의 민생은 정략형 민생이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극우적 냉전체제를 부활시키려는 시대착오적 기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는 청와대의 시각은 앞으로 청와대-열린우리당과 야당의 전면전이 상당히 지속될 것임을 예고한다. 박정현 이지운기자 jhpark@seoul.co.kr
  • “盧 2년반 5亂의 시대”

    ‘국민에게 상처만 안겨준 개혁’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24일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 절반’에 대해 내린 총평이다. 박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취임 초 획기적 개혁을 기대했으나 어느 분야에서도 제대로 된 게 없다.”며 “남은 임기에서 올바른 국정운영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이날 ‘전방위 쓴소리’를 날렸다. 대변인실은 ‘900일은 대통령 맘대로 900일은 대통령 뜻대로’라는 평가서를 내고 조목조목 비판했다. 평가서는 지난 900일을 ▲헌정질서 문란 ▲이념 세력 소란 ▲인사제도 교란 ▲국정전반 대란 ▲가치체계 혼란 등 ‘5란의 시대’로 규정했다.구체적으로 ‘위헌 불사 사례’로 ▲수도이전 ▲과거사 시효 배제 ▲신문법 등을 지적했다. 또 ‘대통령 맘대로 사례’로 ▲권한분할(내각제 추진 등) ▲막말하기(‘식물 대통령’,‘대통령 못해먹겠다’) 등을 열거했다.‘용두사미 사례’로는 ▲동북아균형자 ▲소득 2만달러, ‘모욕을 느껴야 할 사례’로 ▲재보선 참패 ▲브로커에 놀아난 정권 ▲국가경쟁력 추락 등을 각각 꼽았다.‘실정 부각 릴레이’는 맹형규 정책위의장의 주최로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로 이어졌다. 정치·경제·통일외교안보·교육·복지 등 분야별 전문가들은 낮은 점수를 줬다. 박효종 서울대교수는 정치영역 평가에서 “탈권위주의적 리더십 실현과 개혁의 진정성은 인정한다.”면서도 “비통합적·반화합적 리더십이 두드러졌고 ‘화해와 포용’에 대한 노력을 소홀히 했다.”고 진단했다.강원식 관동대교수는 통일외교안보분야 평가에서 ▲대북관의 혼란 ▲남북관계의 주도권 상실 ▲실현 불가능한 동북아균형자론으로 한·미동맹관계 위기 초래 등의 문제점을 지적한 뒤 “노무현 정권의 북핵정책은 어떤 상황에서도 국익에 유리한 결과를 가져다 주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비판했다. 한편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공동 명의의 보도자료에서 “참여정부에 서민은 없었다.”고 꼬집었고,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논평에서 “남은 임기 동안 민생 개선에 집중하라.”고 촉구했다.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살인 15년… 고문 5년 불과

    살인 15년… 고문 5년 불과

    ‘국가권력 남용에 의한 인권침해 범죄’와 관련된 법조항은 여럿 있다. 관련 범죄를 규정하고 있는 법률은 형법과 군형법, 특정범죄가중처벌법 등이 있다. 형법에는 내란·외환의 죄, 직무유기,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체포감금(직권남용), 독직(폭행 및 가혹행위), 범인은닉, 위증, 증거인멸 등이 있다. 국가기관(또는 국가기관의 구성원)이 정당한 이유없이 살인 또는 고문을 하거나 관련 사실을 은폐했을 경우, 처벌할 수 있는 조항들이다. 이 범죄들의 공소시효는 최단 3년에서 최장 15년. 이 가운데 내란·외환죄와 집단살해죄 등의 공소시효는 15년이었지만 1995년에 제정된 ‘헌정질서파괴범죄 공소시효 특례법’에 의해 공소시효가 배제됐다. 고문이나 그 사실을 은폐했어도 5년이 지나면 처벌할 수 없다. 2001년 말 ‘수지김 살해사건’ 수사 때 검찰은 수지김의 남편 윤모씨를 공소시효 완료(15년)를 목전에 두고 기소하면서도 정작 은폐를 지시한 87년 당시 안기부 고위 관계자들은 시효가 지나 처벌하지 못했다. 범죄행위가 종료된 후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형벌권이 소멸하는 공소시효제도는 오랜 시일이 지나면 증거가 사라진다는 수사상의 문제, 공소시효 기간에 가해자는 심리적인 처벌을 받았다는 등의 이유에서 채택하고 있다. 현행 공소시효는 범죄의 경중에 따라 1년,2년,3년,5년부터 7년(10년 이상징역),10년(무기징역), 최고 15년(사형)까지다. 하지만 98년 ‘국제형사재판소에 관한 로마규정’ 제정 이후 각국은 반인륜범죄 및 반인도범죄, 전쟁범죄 등에 대해서는 공소시효를 배제하는 쪽으로 법규를 바꾸는 추세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사설] ‘내각제 수준 권한이양’ 진의 뭔가

    노무현 대통령이 어제 “내각제 수준으로 대통령의 권한을 이양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모처럼 중앙언론사 편집·보도국장단을 청와대로 불러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밝힌 내용이다. 전후 맥락을 따져보면 노 대통령이 무슨 생각을 가졌는지 짐작은 간다. 정치권이 지역구도 해소를 위해 선거·정치제도 개혁에 합의하고, 뜻을 같이하는 정당과 연정이 이뤄졌을 때 국회 다수파에 내각구성권을 줄 수 있다는 의미로 들린다. 이는 노 대통령이 여러차례 언급해왔던 내용이기도 하다. 하지만 덜 정제되고, 앞뒤가 생략된 채로 중요 발언이 불쑥 튀어나오니 국민들은 불안하고 정국이 혼란스럽다. 내각제에서 대통령은 국가를 상징할 뿐, 실질 권한은 없는 자리다. 정치권에 조각권을 나눠준다고 해서 ‘내각제 수준 대통령’으로 바로 비유해선 안 된다. 우리 헌법은 국회의 국무위원 해임건의권, 정부의 법안제출권 등 내각제 요소가 있지만 근본적으로 대통령제를 지향하고 있다. 국군통수권을 비롯, 대통령에게 막중한 권한과 책임이 부여되어 있다. 정치판의 구조적 문제점은 하루이틀 사이에 생겨난 것이 아니므로 끈기있게 개선해 나가면 된다. 그 때문에 당장 나라가 결딴나지도 않는다.“우리 정치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한다면 대통령 권력을 내놓겠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것은 임기가 있는 대통령으로서 무책임하게 비쳐질 수 있다. 노 대통령의 진정성을 이해하더라도 헌정질서가 흔들린다는 느낌을 주는 일은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본다. 노 대통령은 집권 초기 여소야대 상황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지난해 총선후 여대야소에서도 마음먹은 대로 현안을 처리하지 못했다. 이제 세상은 바뀌었고, 의석과 관계없이 집권쪽의 일방통행식 정국운영은 불가능해졌다. 야당과 대화·타협을 이루려면 불만스럽더라도 여당의 양보가 불가피하다.4월 재·보선으로 여소야대가 됐어도 여당이 과반에서 부족한 의석은 불과 몇석 안 된다. 정치력을 발휘하면 오히려 여대야소때보다 능률적으로 정국을 이끌 수 있다.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국방장관 해임건의안 부결은 여당이 나아갈 바를 보여준다. 투쟁일변도에 벗어나도록 야당에 요구하기에 앞서 여권부터 통합·조정력을 키워야 한다. 그럼에도 노 대통령은 “여소야대 정치는 오래가지 않으며 어떤 식으로든 여대(與大)로 전환한다.”고 ‘여대’에 대한 집념을 보였다. 과도한 집념은 정치적 오해를 낳는다. 노 대통령이 내각제까지 운운하면서 ‘여대’를 강조하니까 당연히 개헌 의도를 의심받게 된다. 연정론으로 일단 정치판을 흔든 뒤 개헌으로 이어가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런 부분이 노 대통령과 청와대, 그리고 여당이 분명히 정리해야 할 대목이다. 야당과 사안별 정책연합을 놓고는 정치권의 거부감이 적고, 여론 지지도가 높다. 사안별 정책연합으로도 부족함을 느끼면 연정을 추진해도 된다. 다만 그 방식이 과거처럼 밀실야합이거나 지역구도를 심화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특정 야당과 정책적 지향점을 같이하니까 연정을 하겠다고 떳떳이 밝히면 여론이 비판 일변도로 흐르지는 않으리라 예상한다. 최근 연정 관련 여론조사에서 찬반이 엇비슷하게 나오고 있다. 모호한 언급으로 정치권, 나아가 국가 전체를 혼란스럽게 하지 말고, 연정을 하고 싶으면 방향성을 확실히 잡아야 한다. 마침 민주노동당이 다음주 의원단워크숍에서 연정론을 논의할 예정이다. 여권은 민노당이건, 민주당이건 연정상대를 골라 연정을 해야 되는 이유를 밝히고, 국민과 정치권의 이해를 구해야 할 것이다. 지금 국민들은 권력구조 논쟁보다는 경제, 교육, 안보에 빈틈이 없기를 바라고 있다. 노 대통령이 정치와 경제를 함께 챙기겠다고 말했지만, 국가틀을 바꿀 수 있는 권력구조 문제를 쟁점화하면 관심이 그곳에 쏠릴 수밖에 없다. 노 대통령이 이 정도 화두를 던져놓았으니, 청와대 참모들과 여당 지도부가 정제해 차분하게 구체적 밑그림을 그리는 게 좋겠다. 그리고 노 대통령이 간담회에서 밝혔듯 부동산투기 근절, 대입제도 혼선방지와 북핵 해결 등 외교안보 분야에 정부·여당이 혼신의 힘을 쏟을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정치가 혼란스럽고, 정책이 혼선을 빚는 상황은 이제 끝내야 한다.
  • [논술이 술술] 시사키워드/과거사 청산

    [논술이 술술] 시사키워드/과거사 청산

    이른바 ‘과거사법’으로 불리는 ‘진실 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기본법안’이 지난 3일 국회에서 통과됐다. 과거사법은 일제 강점기 이후 권위주의 정권 시절의 주요 과거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법안이다.4대 개혁법안의 하나로 지난해말 타결 직전까기 갔다가 조사범위와 조사위원회 구성, 조사위원 자격조건 등을 놓고 여야가 대립하는 바람에 국회 통과가 미루어져 오다 극적인 타결을 보게 된 것이다. 이 법이 암울했던 과거의 의혹들을 풀어줄 수 있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권위주의 정권 때 국민들을 탄압했던 인권침해 사건들의 진상이 규명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 법이 여야의 타협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반쪽자리 법안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일부 강경파 의원들은 인혁당 사건 등 중요한 사건의 진실을 파헤칠 수 없는 법이라며 발효도 되기전에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과거사법의 내용 과거사법이 규정하고 있는 진실규명의 범위는 다음과 같다.▲일제 강점기 또는 그 직전의 항일독립운동 ▲일제 강점기 이후 우리나라의 주권을 지키고 국력을 신장시키는 등의 해외동포사 ▲광복 이후 한국전쟁 전후의 불법 민간인 집단 희생사건 ▲광복 이후의 헌정질서 파괴행위나 부당한 공권력의 행사로 발생한 사망·상해·실종사건, 그 밖의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과 조작의혹 사건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거나 대한민국을 적대시하는 세력에 의한 테러·인권유린·폭력·학살·의문사 ▲위원회가 진실규명이 필요하다고 인정한 사건 ▲진실규명 범위에 해당하는 사건이라도 법원의 확정판결을 받은 사건은 제외하되, 위원회가 의결한 재심의 사유가 있는 사건 등이다. 이와는 별도로 지난해 말 통과된 ‘반민족행위 진상규명특별법’에 따른 친일진상조사위 활동과 국가정보원 등이 자체적으로 진행중인 진실규명위원회 활동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번에 국회에서 과거사법이 통과됨으로써 ‘올바른 과거사 되찾기’가 궤도에 오르는 셈이다. 하지만, 얼핏 조사 대상이 광범위해 보여도 여야의 생각이 달라 대상 선정을 놓고 대립하고 다투는 일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사 과정에서 좌우 대립 또는 색깔 논쟁이 불거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여당은 좌익의 독립운동에 대한 재조명과 발굴, 김구 선생 암살사건, 장준하 선생 의문사, 유서대필 등을 재조사해야 한다는 주장하고 있는 반면 한나라당은 김신조 간첩 사건이나 이승복 어린이 사건, 이한영 피살사건 등을 조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국가정보원과 경찰, 검찰 등 국가기관의 과거사건 조사활동과 중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 ●뒷탈 많은 과거사법 특히 여당과 민주노동당의 일부 의원들은 이 법안이 지도부의 막판 타협으로 ‘누더기 법안’이 되었다고 비판하고 제정 철회, 또는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국가공권력에 의한 부당한 인권 침해 사건의 진실을 규명한다는 입법 취지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이들이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는 부분은 법원의 확정 판결이 난 경우는 조사대상에서 제외하되, 조사위원회가 재심사유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때에만 재조사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한 규정이다. 민·형사소송법의 재심 조건이 매우 엄격해 사실상 확정판결이 난 사건은 재조사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혁당 사건이나 5·18 민주항쟁 등은 재조사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또 조사 범위에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거나 적대시하는 세력에 의한 테러 등’을 포함한 조항은 국가보안법이 애매한 규정으로 민주화운동가를 탄압했던 것과 같은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위증을 검증하고 처벌할 제도적 장치인 청문회와 진상규명을 위해 필수적인 압수·수색 규정이 빠진 점, 위원 자격을 변호사·공무원·교수·성직자로 못을 박은 점, 교수의 경우 ‘전임 10년 이상’이라고 제한해 특별법을 마련하는 데 기여한 교수 대부분이 배제된 점 등도 문제점으로 꼽고 있다. 강경파 의원들은 이에 따라 이번 법이 ‘당리당략의 산물’‘밀실 논의로 만든 법’‘민주인사를 부관참시하려는 입법’이라고 강력히 비난하고 있다. 실제로 표결에서도 여당 의원 122명 중 59명만이 찬성한 반면, 한나라당은 109명 참석에 92명이 찬성 표를 던지는 기묘한 상황이 벌어졌다. 여당 지도부들 사이에서도 찬반표가 엇갈리는 등 여당의 당론이 분열됐다. ●과거사 청산 어떻게 볼 것인가 원점으로 돌아가서 과거사 청산은 왜 필요한가. 과거사를 정리하지 않고서는 공공질서를 올바르게 작동시킬 수 없다. 역사는 한번 묻어버리면 시간이 흐를수록 진실을 밝히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과거를 밝히는 것은 미래를 위한 역사 바로세우기인 것이다. 일본의 과거사 망언과 교과서 왜곡을 볼 때 과거를 올바로 정립하지 않으면 현재와 미래가 큰 제약을 받는다. 잘못된 과거를 덮어두는 사회는 정의가 없는 사회로서 구성원 통합이 어려워진다. 또 역사적 책임을 물음으로써 사회적 규범을 확립하고 재발을 방지한다. 가해자의 책임을 밝혀 침해받은 인권을 회복하고 피해자와의 진정한 화해를 유도하는 것도 목적이다. 그러나 조사활동을 하는 동안 우리 사회가 과거사를 놓고 갈등을 겪고 대립할 개연성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문제점을 지적하는 사람들이 있다. 과거에 연연함으로써 정치적 공방을 확대시키는 것의 폐해 또한 분명하다. 실제 과거청산이 독재세력에 의한 반대파의 숙청 수단으로 쓰였던 예도 적지 않았다. 과거에 대한 부정적이고 왜곡된 시각을 국민들이 갖게 된다는 점, 초법적인 여론재판을 부른다는 점도 과거청산 작업이 초래할 수 있는 폐단으로 지적된다. 그러나 이같은 폐단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오로지 과거의 진실을 밝히려는 신념 아래 과거사법을 제대로 운용해야 한다. 당리당략의 도구로 정쟁의 소용돌이로 몰아서는 목적을 달성하기도 전에 국민을 통합하기보다는 분열을 조장하고, 과거를 청산하기보다는 현재와 미래의 발전을 저해할 뿐이다. 손성진 기자 sonsj@seoul.co.kr
  • 에콰도르 진정국면

    루시오 구티에레스 대통령을 축출한 에콰도르가 내각을 새로 짜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으나 향후 정국전망은 불투명하다. 의회에 의해 대통령에 취임한 알프레도 팔라시오 전 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내무·외무·국방·경제·통상 등 5개 장관을 임명했다. 그는 또 현 의회가 국민의 신임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수개월내 헌법개정과 총선을 약속했다. 특히 빈민층을 위한 좌파 성향의 경제장관을 지명, 지지기반을 넓히려는 의도를 보였다. 의사당을 점령할 만큼 격렬했던 시위도 대통령 축출 이후 크게 진정됐다. 그러나 일부 시위자들은 구티에레스의 망명을 허용해선 안되며 에콰도르에서 부패 등 그의 여죄를 추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팔라시오 정권과의 접촉은 시인했으나 새 정부로서 공식 승인하지는 않았다. 리투아니아를 방문중인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조기 총선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선거를 위한 헌법 절차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미주 대륙의 안보·외교협의체인 미주기구(OAS)도 에콰도르 정부에 구티에레스 축출 과정의 설명을 요구하고 22일 특별회의를 열어 이후 사태를 논의했다. 중남미 각 국은 외무장관 대표단을 구성, 에콰도르를 방문하기로 하는 한편 중남미국가공동체(CSN) 명의로 에콰도르의 헌정질서가 흔들리고 있는데 우려를 표시했다. 정치 분석가들은 에콰도르에서의 정치적 인지도가 극히 낮은 팔라시오가 다양한 정파와 분열된 국론을 추스를 능력이 있는지 커다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에콰도르 정부는 구티에레스의 브라질 망명을 허용했으며 북서부 한 공군기지에서 브라질 공군기편으로 국경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아프리카 ‘피플파워’ 바람

    아프리카에 ‘피플 파워’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집트가 26일 사상 처음으로 직선제 개헌을 수용했으며, 대서양에 접한 서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토고에서는 쿠테타로 집권한 대통령이 25일 반정부 시위로 물러났다. 호스니 무바라크(76) 이집트 대통령은 국영 TV로 방영된 연설에서 국민들이 직접 대통령을 뽑는 헌법 개정을 의회에 제의했다고 밝혔다. 집권 국민민주당(NDP)은 놀라움을 표시했고, 야당은 환영하면서도 “정당만 후보를 내게 한 것은 미흡하다.”고 비판했다. 현행 헌법에 따르면 이집트는 의회 의원 3분의2 찬성으로 임기 6년의 단일후보를 내고 국민투표로 대통령을 확정한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1981년 안와르 사다트 대통령의 암살 이후 이같은 방식으로 24년간 집권했음에도 오는 9월 다섯번째 임기에 도전할 뜻을 비쳐 국민들의 반발을 샀다.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무바라크의 장기집권 의도에 직선제 개헌을 요구하며 각종 시위를 주도했다. 특히 지난달에는 신생 야당 알 가드의 대표이자 차기 대통령후보감으로 거론되는 이만 누르가 창당신청서 위조혐의로 연행되면서 정치적 위기는 고조됐다. 미국은 ‘심각한 우려’를 표시하며 다음주로 예정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이집트 방문을 연기, 압박을 가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결국 직선제 개헌요구를 수용했다. 의회는 9주 내로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쳐야 한다. 통과되면 올해 처음 이집트의 직선 대통령이 탄생할 전망이다. 하지만 야당이 무바라크를 이길지는 미지수다. 25일 사임한 파우레 그나싱베(39) 토고대통령은 지난 5일 군사쿠데타로 집권했다.38년간 철권통치를 휘두른 아버지 에야데마 그나싱베 전 대통령이 심장마비로 죽은 직후다. 그러나 토고 국민들은 ‘독재의 세습’을 거부했다.11일부터 수도인 로메에서는 매일 수백에서 수천명이 참가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그나싱베는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모든 정치활동을 즉각 금지했고 시위대에 강력 대응하라고 보안군에 명령했다. 의회에는 2008년까지 아버지의 임기를 자신이 맡도록 압력을 가했다. 급기야 보안군의 발포로 시위자 10여명이 죽고 수십명의 부상자가 발생하자 19일엔 토고 국민 550만명 가운데 2만여명이 대규모 시위에 가세, 헌정질서 회복을 외쳤다. 다급해진 그나싱베는 정치활동 금지를 풀고 60일 이내로 대통령선거를 치르겠다고 물러섰다. 그러나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 OWAS)와 아프리카연합(AU)까지 토고에 제재를 가했고,AU 의장인 나이지리아는 그나싱베의 사임을 요구했다.‘3주 천하’로 끝났으나 그나싱베는 4월 대선에 출마할 것으로 전해졌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31일로 4년 활동 마감 의문사委 한상범 위원장 인터뷰

    31일로 4년 활동 마감 의문사委 한상범 위원장 인터뷰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오는 31일 공식활동을 마감한다. 의문사위원회는 2000년 10월 출범한 이후 의문사 30건의 진상을 밝혀내는 성과를 거두었다. 반면 허원근 일병 타살의혹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국방부와 격렬한 공방을 벌이고, 비전향장기수의 민주화운동 연관성을 인정함에 따라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8일 대국민 보고서 발표를 앞둔 한상범(韓相範·68) 위원장을 만나 의문사위의 어제와 오늘을 알아보고,‘역사청산’과 관련한 앞으로의 과제도 들어보았다. 한상범 위원장은 인터뷰가 시작되자 대화내용을 모두 녹음하겠다고 ‘통보’했다. 언론과 만난 뒤 자신의 뜻이 왜곡되어 보도되는 일이 너무 잦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그는 “40년 이상 지상논쟁 등을 무던히도 해왔는데 요즘 같은 경우는 없었다.”고 했다. 한자리에 앉아 대화를 나누면서도 나중에 ‘딴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증거를 남겨야 하는 현실은 그에게도, 기자에게도 착잡한 일이었다. 한 위원장은 할 말이 많은 듯했다. 그는 질문을 받기도 전에 “우리는 ‘7월 소동’에 대한 비망록을 다 만들어 놓았다.”고 털어놓았다.‘7월 소동’이란 지난여름 ‘불법 강제전향에 대한 항거는 민주화에 기여한 것’이라는 의문사위 결정에 뒤이은 일련의 논란을 지칭한다. 당시 그는 ‘빨갱이 한상범 체포조’ 수십명이 집으로 몰려오는 바람에 봉변을 당할 뻔한 일도 있었다. “어젯밤 윌리엄 블룸이라는 사람이 쓴 ‘불량 국가’라는 책을 읽었어요. 일본의 우익을 대변하는 오카사키 히사히코가 쓴 ‘요시다 시게루 전기’에 나오는 미·일관계를 언급하는 대목에서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을 ‘빨갱이’로 규정해 놀랐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소련과 손잡았으니 빨갱이라는 것이지요. 그런 논법은 ‘네오콘’으로 불리는 미국의 신보수주의자나 우리 보수진영과도 비슷해요. 자기 마음에 안들면 ‘타깃’을 가지고 조이는 것이 결국 빨갱이 논리더라고요.” ‘하지만 간첩을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한다는 결정은 보수진영뿐 아니라 보통사람에게도 자극적으로 들렸던 것 같다.’고 살짝 끼어들었다. 한 위원장은 “그들의 전력을 두고 간첩이라고 하는데 우선 그 문제는 처벌이 끝났고, 또 빨갱이든 흰둥이든 최소한 생명권이 침해되어서는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그들에게는 사상의 자유를 중대하게 제약하는 제도가 잘못됐다고 목숨을 걸고 주의를 환기시킨 나름의 노력이 있는 것”이라면서 “양심과 사상의 자유와 생명권을 함부로 침해하면 안 된다는 인식을 차분히 할 수 없도록 단순논리로 포장해 ‘빨갱이를 두둔했다.’고 하면 곤란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가 이처럼 최근 우리사회에서 가장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조직의 수장에 오른 것은 1기 위원회가 활동기간을 5개월 남겨둔 2002년 4월. 양승규(梁承圭) 초대 위원장을 이은 그는 2기까지 연임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1961년 이후 동국대에 재직한 법학자이다.1964년 한·일협정 반대 교수단 서명을 주도한 이후 40년 이상 인권운동가로 사회 참여에 앞장섰다. 이 해에는 또 동국대 농업경제학과 학생이 대한극장 앞에서 한·일협정 반대시위를 벌이다 경찰봉에 맞아 사망한 사건이 일어났다. 그는 진상조사단 간사로 경찰에 타살의 불법성을 시인하고 사과·보상을 요구하다 정보기관의 추적과 감시를 당하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그의 인생에 있어 ‘의문사 진상규명’의 서막이었던 셈이다. 한 위원장은 취임한 직후 “반민특위처럼 겉핥기만 하다 끝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기도 했다. 의문사위 활동이 마무리되어 가는 시점에서 그는 “내 가슴에 맺힌 응어리 가운데 첫째가 내 능력의 한계이고, 둘째는 이 기구의 태생적 한계”라면서 “그렇지만 우리 구성원들이 악조건 아래서도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고 자평했다. 한 위원장은 취임 당시 의문사위 조직이 ‘공중분해 일보직전’이었다고 돌아봤다. 국정원·기무사·헌병대·검찰·경찰·국정홍보처·행정자치부·외교통상부 출신에 민간조사관까지 가세한 ‘짬뽕’인력에 3년도 길지 않은 인권문제를 ‘6개월 안에 조사를 끝내야 한다.’는 규정은 속된 말로 ‘죽 쑤다 말라는 얘기’였다는 것이다. ‘국가기관의 비협조’에는 더욱 아쉬운 듯했다. 그는 “구 기득권 세력이 건재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금까지도 국가기관에는 과거 의문사에 책임있는 사람이 상당수 있어요. 전·현직 불문하고 수백명의 명단을 뽑을 수도 있습니다. 이들에게 우리 활동은 음양으로 기분나쁠 수밖에 없겠지요. 자기 정치생명이나 공직자로서도 문제가 되니까 방해하는 것입니다.” 의문사위가 다하지 못한 과거사 규명은 ‘진실화해위원회’에 맡긴다는 것이 열린우리당의 복안이다. 그는 “사람이 하는 일이니까 지켜봐야 하겠지만….”이라는 단서를 달면서도 “우리가 하던 일의 범위를 넓혀 도마에 올리는 것이니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 현대사에서 의문사위가 차지하는 위치는 어디쯤 되겠느냐.’는 질문에 한 위원장은 블룸의 ‘불량 국가’ 얘기를 다시 꺼냈다. 블룸은 국가가 자체적으로 과거사를 조사해서 화해하고 참회하고 청산한다는 것이 가능하겠느냐고 의문을 표시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미국 같은 강대국에는 전혀 없고,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몇 나라에만 있는 이런 움직임이 ‘인류 문명의 시험대’라고 기대를 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위원장은 “광복 이후 60년 만에 시도되는 과거 청산은 아주 중요한 ‘터닝포인트’지만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새로운 위원회에 참여할 사람들에게는 “일제시대 친일파 문제도 현재진행형”이라면서 “기득권이나 권력을 자발적으로 포기할 사람이 없으니 어느 정도 갈등은 각오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조언했다. 그는 언젠가 “인간의 죄악을 함부로 용서해주는 것도 죄악”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는 이날도 “용서의 주체는 피해자”라면서 “납득할 만한 가해자의 참회가 있어야 용서하는 것이지, 피해자의 이해가 없다면 용서가 아니라 방치가 아니겠느냐.”고 되묻는 것으로 1시간30분에 걸친 인터뷰를 마무리지었다. 글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사 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한상범 위원장 주요 약력 ●1960∼1961년 조선대 교수 ●1961∼2002년 동국대 교수 ●1995∼1999년 한국법학교수회장 ●1991년∼ 아시아태평양공법학회장 ●1995∼2003년 참여연대 고문 ●1999년∼ 인권정보센터 회장 ●2001∼2003년 민족문제연구소장 ●2001∼2003년 국제사면위원회 한국지회 법률가위원회 부위원장 ●2002년 4월∼ 대통령 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 ■ 의문사 규명 앞으로는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해체되면 아직 밝혀지지 않았거나, 앞으로 발생하는 의문사는 어떻게 처리될까. 의문사위의 기능은 ‘진실화해위원회’(가칭)가 대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열린우리당이 ‘4대 법안’의 하나로 입법을 추진하는 ‘진실규명과 화해를 위한 기본법’이 이 조직의 설립근거가 된다. 법안은 ‘새 위원회가 의문사위에서 해결되지 않은 사건을 승계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여당 안대로 법안이 통과되면 새 위원회의 조사 범위와 권한은 크게 확대된다.‘정부수립 이후 권위주의 통치 아래서 헌정질서 파괴행위 등 위법 또는 부당한 공권력의 행사로 발생한 사망·상해·실종사건’으로 넓혀 놓았기 때문이다. 의문사위는 ‘1969년 3선개헌 이후 공권력에 의한 직·간접적 위법 행사에 의해 사망했다고 추정되는 사건 가운데 민주화와 관련된 사건’으로 조사범위가 한정되어 있었다. 여기에 자료제출요구권, 압수수색영장 청구의뢰권, 청문회실시권, 통신자료요구권, 동행명령권이 부여되는 등 조사권한도 강화된다. 다른 국가기관에는 국가기관 상호간 협조 의무도 부과된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조사기구의 성격을 학술원 산하 위원회로, 조사 권한도 출석요구, 자료제출요구 등으로 한정하고 있어 조사범위나 권한이 최종적으로 어떻게 결정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편 새 법안에서 규정하지 않고 있는 최근 사건은 국가인권위원회로 일부 넘겨질 가능성도 있다. 인권위 김창국 위원장은 “최근 발생했거나, 앞으로 일어날 군 의문사는 인권위가 직권조사할 수 있도록 권한이 확대돼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인권위법 개정안에는 이러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정치플러스] 野, 이목희의원 윤리위 제소 검토

    한나라당은 14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헌법재판소의 행정수도 이전 위헌결정을 ‘사법쿠데타’라고 규정하는 등 헌재와 헌재 재판관을 비판한 열린우리당 이목희 의원의 발언을 ‘헌정질서 유린’,‘국기문란행위’로 규정, 국회 윤리위 제소 등 제재를 검토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또 전날 본회의에서 야당 의원 발언도중 김원기 국회의장과 김덕규 부의장이 일방적으로 마이크를 끄며 발언을 제지한 것에 대해서도 강력 항의, 의장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등을 요구키로 방침을 정했다.
  • 靑 여론수렴 분주…행정도시대책 틀 잡았나

    “앞으로 2주 정도면 의견수렴 절차가 완성될 것같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26일 국무회의에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에 대해 ‘헌정질서 혼란 우려’라는 입장을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청와대 관계자들의 입에서 대책이 나올 시점이 거론되고 있다. 신행정수도 건설특별법에 대한 헌재의 위헌 결정 이후 청와대는 후속 조치를 마련하기 위해 여론수렴에 나서는 등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노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서울시장과 손학규 경기지사 등 전국 16개 시·도지사를 초청해서 갖는 간담회도 그런 과정의 하나다.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은 “헌재의 결정이 공공기관 이전과 국토구상 계획 등 국가균형발전과 관련된 정책 전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의견을 듣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대전·충남·충북 등 충청지역 시도지사와는 간담회에 이어 비공개로 접견을 가질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자리는 위헌 결정 이후 충청지역 주민들과 단체장들이 겪는 좌절감을 달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날 행사로 대책의 큰 가닥이 잡힐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어 국가 원로들의 의견 수렴, 여야 대표회담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의견을 수렴해 나갈 것 같다. 김종민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국가 원로와 면담을 가질지에 대해 “구체적인 일정이 잡혀 있지는 않지만 직·간접적인 다양한 방식이 있다.”고 말해 원로들의 의견 수렴을 배제하지 않았다. 여야 대표회담에 대해서는 “노 대통령이 직접 만나는 것만은 아니고, 열린우리당이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는 데 2주일 정도 걸릴 것이라는 얘기다. 의견수렴 절차는 노 대통령이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등을 위해 출국하는 다음달 12일 이전에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고 청와대가 노 대통령의 순방 출국 이전을 목표로 하는 것은 아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대책이 나오는 것과 순방 일정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국가균형발전위 관계자는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이라는 신행정수도 건설정책의 본질적인 목표가 달성되는 게 중요하지 단순한 민심 달래기나 정국 돌파를 위한 ‘반짝’정책으로 밀고나갈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3권분립 강조… 헌재 우회적 비판

    침묵하던 노무현 대통령이 26일 입을 열었다. 노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을 정면으로 비판하기 보다는,3권분립 원칙을 들어 우회적인 방법으로 헌재 결정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노 대통령은 여야 합의로 통과된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이 무효 결정됨으로써 입법권이 무력화되는 일이 반복된다면, 헌정질서의 혼란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헌재의 결정이 3권분립에 어긋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셈이다. 입법부의 의결 사항이 번번이 헌재에서 위헌 결정날 경우 3권분립의 원칙 자체가 흔들린다는 진단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헌재의 결정은 무조건 옳고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신화를 버려야 한다.”면서 “헌재는 이번 결정을 통해 새로운 헌법을 만들었고, 결과적으로 3권분립을 침해하고 성문헌법에 없는 권력을 행사했다.”고 비판했다. ●野 추가 헌소 움직임 압박용? 여권이 추진하는 국가보안법 폐지 등 4대 입법을 대상으로 한나라당이 위헌소송을 제기하려는 움직임도 의식한 것같다. 앞으로 헌재가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을 위헌 결정했던 것과 같은 결정을 줄줄이 내놓을 경우 엄청난 정치적 혼란과 소용돌이는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이 신뢰에 타격을 받은 정치권과 지도자들이 권능 회복을 위해 스스로 노력하라고 주문한 것은 야당도 위헌 결정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한나라당에게는 위헌 결정을 정치적으로 활용하지 말고, 추가적인 헌소 제기 움직임을 자제하라는 압박으로도 받아들여진다. ●한나라 “대통령이 원인 제공자” 한나라당은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이 헌정질서 혼란의 원인제공자”라고 전제, 노 대통령이 헌재 결정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이라며 발끈하고 나서 앞으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전여옥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탄핵 때도 원인은 노 대통령이었고,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위헌 결정도 노 대통령에서 비롯됐다.”면서 “노 대통령이 ‘개혁’이라는 이름 아래 헌정질서를 흔들리게 하고, 파괴를 기도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 임종석 대변인은 “대통령의 발언은 헌재의 결정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기 위한 전면적 논쟁이 아니다.”면서 “헌재 결정의 효력을 인정하고 그 테두리 안에서 대안을 찾아나가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발언은 청와대가 헌재의 위헌 결정 이후 5일 동안 장고 끝에 나온 종합 판단의 한 자락이다. 앞으로 위헌 결정을 놓고 한바탕 벌어질 논란의 예고편일 수 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與 과거사 기본법안 발표…정책적 사안 포함

    與 과거사 기본법안 발표…정책적 사안 포함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는 13일 과거사 진상규명 법률안을 확정,발표했다.정식 명칭은 ‘진실규명과 화해를 위한 기본법안’으로 했다.초안보다 조사범위를 약간 축소하되,조사기구의 권한은 대폭 강화한 게 특징이다. 그런데 열린우리당의 법안은 한나라당이 별도로 마련한 ‘현대사정리기본법안’과는 조사범위와 조사기구의 권한 등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국회 논의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역사책을 새로 쓴다” 열린우리당이 마련한 최종안의 조사범위를 보면,가히 우리 현대사를 새로 쓰려는 의지가 읽혀진다.특히 (1)‘식민지 지배권력의 개입 및 권위주의적 통치로 인해 왜곡되거나 밝혀지지 않은 항일 독립운동’과 (2)‘1948년 건국 이후 권위주의 통치 하에서 헌정질서 파괴행위 등 위법 또는 부당한 공권력의 행사로 발생한 사망·상해·실종사건’ 등 현대사에서 논란의 중심이 돼온 두 축을 조사범위로 광범위하게 규정한 대목은 예사롭지 않다.조사결과에 따라서는 기존에 믿어왔던 역사의 선(善)과 악(惡)이 일거에 뒤바뀌는 극단적 형태의 충격파도 배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1)의 경우,항일 독립운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권위주의 통치 하에서 정치적인 이유로 왜곡된 사건과 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의 복권(復權)에 진상규명의 초점이 맞춰질 것 같다.(2)는 사실상 박정희 전 대통령 시대를 겨냥한 것이라 할 만하다.특히 ‘헌정질서 파괴행위’라는 대목과 관련,열린우리당 관계자는 “5·16 군사쿠데타도 해당될 수 있다.”고 밝혀 3∼4공화국의 정통성을 통째로 부정하는 결과를 부를 수도 있게 됐다.이 부분은 곧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정체성과도 연결되는 문제여서 여야간 논란의 핵으로 부상할 공산이 크다. 구체적 의혹사건으로는 인혁당,통혁당,민청학련 사건,유서대필 사건,정인숙 사건,김형욱 납치사건 등이 조사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박정희 시대 이전의 의혹사건으로는 김구 선생 암살사건 등이 대상이 될 것이 확실시 된다. 이밖에 열린우리당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이란 항목을 조사범위로 명기,한·일국교정상화 협상 등 정책적 사안까지도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해방과 한국전쟁 사이에 불법적으로 이뤄진 민간인 집단 희생사건’도 조사범위로 명시했지만,노근리사건 등은 이미 별도의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는 이유로 제외했다.초안에 포함시켰던 일제하 강제동원도 같이 빠졌다. 반면,한나라당은 북한정권 및 좌익세력에 의한 테러와 민주화운동을 가장한 친북 이적행위 등을 조사범위에 포함시키자는 입장이어서 앞으로 치열한 논란이 예상된다. ●조사기구 권한 세다 열린우리당의 최종안에 따르면 조사기구인 ‘진실화해위원회’의 성격은 국가기구로 하되,입법·사법·행정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완전 독립기구로 국가인권위원회와 같은 위상을 갖고 있다.위원은 대통령이 국회의 동의를 받아 임명하지만 조사기간 중 대통령의 지시와 통제를 받지 않으며 최종보고서만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것으로 했다. 권한은 기존의 의문사위에 비해 대폭 강화했다.자료제출요구권,압수수색영장청구의뢰권,청문회실시권,통신자료요구권,동행명령권,국가기관 상호간 협조의무 등을 부여했다.다만 금융자료제출 요구권은 금융기관들의 자료보관기간이 5∼10년을 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로 배제했다. 특히 동행명령을 거부하는 피조사인에게는 2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도 있도록 했고,자료제출을 거부하는 국가기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청구를 검찰에 의뢰할 수 있게 했다.또 위원장에게는 위원회에 파견되는 공무원의 교체와 승진을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자문기구도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반면,한나라당은 조사기구의 성격을 민간기구인 학술원 산하 위원회로 하고,조사권한도 ‘인권침해방지’를 이유로 출석요구,자료제출요구 등 최소한으로 국한하고 있어 한판승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李총리 “허위사실 유포 집회 단호 대처”

    이해찬 국무총리는 5일 최근 잇따르고 있는 집회·시위와 관련,“합법적인 집회는 보장하되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헌정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에는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해외순방 기간 중 집회와 시위가 잇따르고 있는 점을 지적한 뒤,내각에 집회·시위에 대한 철저한 관리를 지시했다고 정순균 국정홍보처장이 전했다. 이 총리는 지난 4일 종교·보수단체의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 집회와 원전수거물관리시설(원전센터) 반대집회 등에 대한 동향을 보고받고 “참가자의 주장이 도에 지나친 경우가 있다 하더라도 정부는 인내력을 갖고 임하되 집시법에 어긋남이 없도록 철저하게 관리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특히 지난 4일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종교·보수단체의 국보법폐지 반대 집회에 대해 “주중에 대규모 집회를 열어 시민들의 불편을 가중시킨 데 대해 유감스럽다.”면서 “집회로 인해 시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시론] 국보법, 보안에서 평화로/양길현 제주대 정치학 교수·명예논설위원

    [시론] 국보법, 보안에서 평화로/양길현 제주대 정치학 교수·명예논설위원

    국가보안법 개폐 논쟁은 사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법을 그대로 두어야 한다는 입장부터 소폭 또는 대폭 개정,그리고 폐기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각각의 입장에 따른 논리와 정당화 주장은 이미 오래전 제기되어 잘 알고 있는 사안이다.이렇게 국보법 개폐를 둘러싸고 각각의 입장이 조정되지 않고 평행선을 긋게 된 까닭에는,북한을 바라보는 시각과 인권신장의 가치에 대한 판단을 둘러싸고 서로 다른 견해가 자리하고 있다. 문제는 1953년 국보법 제정 이후 50여년간 세상이 많이 변했지만,우리의 생각이나 입장은 그렇게 쉽게 변하는 것이 아니라는 데에 있다.이 때문에 국보법에 대해 오랫동안 의견을 달리해 왔던 두 입장을 조정하기가 어렵게 된 것이다.여야가 홍보전을 펼치고 원로들이 성명을 발표하는 등 설전을 벌이는 것으로는 이렇게 해묵은 난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국보법 개폐와 관련해 여야뿐만 아니라 정부기관간의 견해도 엇갈려 입장 조정이 더욱 어려워 보인다.인권위원회의 국보법 폐지론,헌법재판소·대법원의 국보법 존치론은 각 기관의 존재이유와 기본적 성향에 비추어 예견된 것이다. 만약 인권위원회가 인권신장이라는 목표에 비추어서 인권침해법인 국보법을 폐지해야 한다는 권고를 하지 않는다면,인권위는 주어진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면할 길이 없다. 이에 반해 헌재·대법원의 국보법 폐지 반대 입장은 헌정질서 보위에 대한 사법부의 막중한 책임감의 표시일 것이다.그렇지만 헌재·대법원이 이 문제에 대해 집단적으로 의사 표명한 것은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왜냐하면 사법부가 인권신장보다는 국가보위에 치우치는 편향성을 보임으로써 결국은 운신의 폭을 줄이고 조정자적 역할을 맡기가 어렵게 되었기 때문이다. 다만 헌재·대법원의 위상을 존중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민주주의 발전에 도움이 되리라 보기 때문에,국보법 논쟁은 소폭 개정이냐 대폭 개정이냐로 축소되는 듯싶었다. 국보법을 어떻게 개정할 것이냐로 흘러가던 논쟁은 노무현 대통령이 국보법 폐지 당위성을 언명하면서 방향을 바꾸게 되었다.소폭개정이냐 대폭개정이냐의 논의에서 대폭개정이냐 폐지(대체입법 내지는 형법 보완)냐의 논의로 방향을 틀게 된 것이다.국가안보를 책임진 노 대통령의 의중이 국보법 폐기로 전해지면서 이제 국보법 폐기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되었다. 국회 의석 판도로만 보면 열린우리당-민노당-민주당의 폐지론이 한나라당-자민련의 개정론보다 수적 우위에 있어서 결국 대통령과 집권 여당의 결심이 중요하게 되었다.이 때문에 패배의식을 느낀 한나라당과 보수 원로들의 반대 입장 개진이 잇따르고 있다.국보법 논쟁은 이렇게 2004년 가을 정국에서 인권신장이라는 대의와 국가보안이라는 전통적 정서 사이의 첨예한 의견 차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현 시점에서 해결책은 국회에서의 정치적 결단이다.인권신장이라는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당론이 중요하다.다만 헌재·대법원의 위상과 한나라당의 입장을 존중해 주는 방향으로의 조정을 위해서 단계적 접근은 어떤가.첫 단계는 인권신장을 위해 일단 국보법은 폐지하는 것이다.그러고는 다음 단계에서 헌재·대법원·한나라당 등의 정서적 우려를 부분적으로 반영하면서 남북화해라는 21세기적 정세 변화에 적극적으로 조응하는 방식으로,예를 들면 ‘평화촉진법’(가칭) 등 새로운 이름의 법을 제정하자는 것이다.왜냐하면 안보는,국보법보다는 평화를 창출·증대·확산시킴으로써 더욱 공고히 되는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양길현 제주대 정치학 교수·명예논설위원
  • 與 “박정희시대 집중 조사”

    김구 선생 암살사건,송진우 선생 피살사건,민청학련사건,인혁당사건,KAL기 폭파사건…. 열린우리당이 15일 과거사 진상규명 대상에 포함시키겠다고 밝힌 사건들이다.이들 사건은 몇가지 예에 불과하다.열린우리당이 조사대상으로 삼은 시간적 범위는 일제시대부터 노태우 정권 때까지 거의 100년을 망라한다.상황에 따라서는 우리 근·현대사를 다시 쓰게 될지도 모를 상황이다. 열린우리당의 ‘과거사 진상규명을 위한 태스크포스팀(단장 원혜영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회의를 갖고,▲일제하 징용 등 강제 동원 ▲한국전쟁 전후 국군 또는 인민군,빨치산 등에 의한 양민 학살 사건 ▲정부 수립 이후 정부 공권력에 의한 인권 유린과 반민주적 행위,헌정질서 파괴·위협행위 등을 조사범위로 삼기로 결론을 내렸다고 법안 작성 책임을 맡은 문병호 의원이 밝혔다. 문 의원은 특히 “아무래도 박정희 시대의 사건이 많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해 여야간 논란을 예고했다. 문 의원은 “조사 범위는 권위주의 정권 때까지,즉 김영삼 정권 이전 정권까지로 끊었다.”고 말했다.노 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난 1993년 2월까지를 조사범위로 삼는다는 얘기다. ‘언론인 대량 해직 사건’에 대해 그는 “준(準) 국가기관이 개입한 인권침해 사건이므로,자연스럽게 과거사 진상규명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또 “광주민주화운동과 제주 4·3사건 등은 의문사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불만이 있는 피해자가 진상 규명을 요청해 올 경우 조사 대상으로 하겠다.”고 덧붙였다. 논란을 빚은 동행명령장 발부권과 공소시효 정지 여부,국가기관의 정보 공개 거부 등과 관련해 문 의원은 “여러 지적들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키로 했다.”고 전향적 자세를 보였다.문 의원은 “오는 22일까지 법 조문작업을 마치고 의원총회 등을 거쳐 당론으로 확정한 뒤 다음달 초 법안을 발의,11월 안에 국회에서 통과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한숨짓는 ‘民生’…헌신짝 된 ‘相生’

    한숨짓는 ‘民生’…헌신짝 된 ‘相生’

    답답하다.경제는 극심한 내수 침체 속에 고(高)유가·고물가·주가폭락이라는 3중고에 허덕이며 도무지 회생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머리를 맞대고 타개책을 모색해야 할 정치권은 그럼에도 과거사와 국가정체성 논란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여야 모두 경제회생에 당력을 쏟겠다는 다짐을 되뇌지만 말뿐이다.진정한 경제 위기의 원인은 눈과 귀를 닫은 채 입만 열어 놓은 정치권이라는 지적만 높아간다. ■ 경제는… 우리 경제가 갈수록 내리막길로 치닫고 있다는 ‘신호’가 동시다발로 나타나고 있다. 주가는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금리는 정책수단의 기능을 상실한 지 오래다.환율도 수출 떠받치기에 바쁘다.한마디로 금융지표가 엉망이다.여기다 물가는 올해 목표치인 3%대를 훌쩍 넘어 4%를 넘보고 있고,연일 치솟는 유가,원자재가격 등 대외 여건도 경기회복에 발목을 잡고 있다. 이 여파로 경제 주체인 개인과 기업들의 한숨소리는 날로 커지고 있다.부동산대출 등 260조원을 넘는 은행권 가계부채로 서민·중산층들의 살림살이는 더 어려워지고,기업은 투자는커녕 일할 의욕마저 잃고 있다.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기업의 체감경기도 3개월째 연속 하락해 ‘수출동력’이 멈추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깊어가는 서민·중산층 주름살 서민은 물론 자영업자들도 빚더미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지난 6월말까지 최근 1년간 중소기업의 업종별 연체율 현황을 비교 분석한 결과,경기에 가장 민감한 숙박·음식업종이 지난 6월말 현재 6.4%로 지난해 6월말의 0.5%에 비해 불과 1년 만에 무려 13배로 급등했다.나머지 중소기업 업종도 같은 기간 연체율이 부동산·임대업은 0.9%에서 2.9%,도소매업은 8.1%에서 9.8%,건설업은 1.9%에서 3.5%,제조업은 4.0%에서 5.0% 등으로 상승했다. 가계 부실도 심상찮다.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각하다는 분석도 있다. 대신경제연구소는 가계의 자산과 부채,저축률,실업률 등을 토대로 가계부실지수를 산출한 결과,올 1·4분기 127.9로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외환위기가 닥친 1998년에는 123.5였다. 지난 3월말 현재 가계 금융부채 잔액은 535조 5000억원으로 연간 이자 부담액은 33조 1000억원에 달한다. 외환위기 이전에 10% 초반에 머물던 근로자 가계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부채 상환 비율이 올 1·4분기에는 25.9%로 상승해 소득의 4분의 1 이상을 부채 상환에 쓰고 있다.문병식 대신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고령화 사회에 따른 노년 부양비 지출 증가,계층별 소득의 양극화현상 심화,임시·일용직 증가 등 고용의 질 악화,주택담보대출 상환과 신용불량자문제 등으로 인해 가계의 소비 부진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내수부진,기업에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내수부진의 여파로 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생산활동에 대한 체감경기가 악화되고 있다.3일 한국은행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내놓은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이를 여실히 반영한다. 한국은행이 2485개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7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 업황 BSI는 70으로 6월의 78보다 8포인트 떨어져 3개월 연속 하락했다.지난해 8월의 67 이후 11개월 만에 최저치다.특히 내수기업의 업황BSI가 75에서 69로 6포인트 떨어진데 비해 수출기업의 업황 BSI는 85에서 74로 11포인트 급락해 내수기업의 하락폭을 크게 웃돌았다.전경련도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월 BSI가 86.4로 지난 6월 이후 3개월 연속 기준치(100)를 밑돈 것으로 조사됐다. 내수침체 장기화와 함께 고유가,원자재가격 상승,하반기 수출둔화 우려 등 국내외적인 악재가 겹치면서 향후 경기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주병철 김경두기자 bcjoo@seoul.co.kr ■ 정치는… 여야는 3일에도 과거사 청산과 국가 정체성 문제를 둘러싼 논란을 이어갔다.여야 대표간에 상생과 민생정치를 표방하며 약속한 ‘5·3협약’은 잊어버린 지 오래다.입으로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정쟁을 중단하자.”고 외치면서도 서로에게 쉼 없이 주먹질을 해대는 형국이다.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에 정체성 논란 중단을 촉구하면서도 내부 회의에서는 박근혜 대표를 공격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한나라당 역시 “경제 위기의 본질은 집권세력의 모호한 정체성”이라고 주장하는 한편 민주노동당 등 야4당 공조를 통해 ‘카드대란 국정조사’를 추진키로 하는 등 본격적인 여당 옥죄기에 나섰다.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은 오전 기획자문위 회의에서 “한나라당은 정체성 위기가 경제난의 원인이라고 비약하며 공세를 펴고 있다.”면서 “난데없는 정체성 논란은 색깔론의 연장일 뿐”이라고 공격했다.그러면서 “유신체제는 5·16보다 상위의 헌정질서 유린행위”라고 덧붙였다. 문희상 의원은 “송두율씨 재판과 북방한계선(NLL) 문제,의문사진상조사위 문제를 갖고 정체성 논란을 제기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공격했다.장영달 의원은 “정부 수립 후 6·25전쟁과 박정희 쿠데타,12·12사태 등 세차례의 정체성 위기가 있었으나 박 대표는 유신독재를 구국의 선택이라고 했다.”고 비난했다. 김한길 의원은 “박 대표가 퍼스트레이디를 할 때 긴급조치로 감옥에 있는 아버님 면회가면서 세월을 까먹었다.”고 가세했다.민병두 의원은 “한나라당이야말로 정체성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김희선 의원은 친일반민족진상규명법 문제를 들어 “(박 대표의 반발은)도둑이 제발 저린 격”이라고 비꼬았다. 이에 맞서 박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헌법을 지키는 것은 생명을 지키는 것과 같다.”면서 “헌법을 지키지 못하면 ‘대한민국’이라는 간판을 내려야 한다.”고 국가 정체성 수호를 거듭 강조했다.또 “내가 정체성 얘기만 꺼내면 여당에선 하루종일 아버지 얘기만 한다.”며 “(한나라당은)국가적인 문제를 얘기하는데 여당은 항상 개인적인 얘기만 한다.”고 반박했다.앞서 CBS라디오 인터뷰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을 겨냥,“왜 개인문제만 공격하고 (국가정체성에 대해서는) 당당하게 얘기하지 못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입장 표명을 거듭 요구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여당이 국내에서는 과거사를 청산하겠다고 하면서 왜 일본 앞에서는 과거사 문제가 국내용이라며 비굴하게 구는 것인지 국민은 알고 싶어한다.”며 “이 정권은 국가 정체성을 뒤흔들어 놓은 엄청난 잘못을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야의 공방은 다음 주 열린우리당의 ‘진실·화해·미래위원회’ 추진 구상이 윤곽을 드러내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이 기구는 사실상 여권의 ‘3공 청산’작업으로 전개될 전망이어서 박 대표를 비롯해 한나라당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이에 맞서 한나라당은 지난 대선과정에서 불거졌던 ‘노 대통령 3대 의혹사건’을 규명하기 위한 당내특위를 구성하기로 했다. 한나라당은 또 민주노동당·민주당·자민련 등과 카드대란 국정조사를 비롯해 예결특위의 상임위 전환,기금관리기본법 개정,경제 위기 진단 대국민토론회 개최 등을 추진키로 합의하는 등 대여(對與) 야4당 공조에 나섰다. 진경호 전광삼기자 jade@seoul.co.kr
  • [정가카페] “한나라도 답방 환영하나”

    ‘강경 보수파’ 김용갑 한나라당 의원이 돌아왔다. 대북문제와 관련해 초강경 입장을 고수하다 지난해 말 “정부와 한나라당의 대북 정책과 대응방안을 당분간 지켜보겠다.”며 목소리를 자제해온 김 의원이다. 그런 그가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문제와 관련해 7일 포문을 열었다.성명을 내고 “김정일 답방이 통일로 가는 고속도로라도 되는 양 분위기 띄우기에 들뜬 모습”이라며 “한나라당도 김정일 답방에 인공기 휘날리며 환영할 것이냐.”고 당 지도부의 침묵을 비판했다.또 “대통령 직속 위원회에서 간첩과 빨치산 활동이 민주화 운동이라고 주장하며 국기를 흔들고,헌정질서를 파괴하고 있는데도 바로잡을 생각조차 못한다면 한나라당이 존재해야 할 가치가 있느냐.”고도 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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