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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정부 화폐개혁 확실한 입장 밝혀라

    화폐 단위를 줄이는 리디노미네이션,즉 화폐개혁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문제는 찬반 여부를 떠나 국민을 헷갈리게 한다는 점이다.정치권에서 느닷없이 리디노미네이션의 필요성을 제기해 어리둥절하게 하더니,정부도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해 국민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 있다.현행 1000원을 1환으로 줄이는 화폐 개혁을 하겠다는 것인지,아닌지 말만 무성해 뭐가 정답인지 궁금증을 크게 하고 있다. 지금까지 진행된 상황을 보면 정치권이나 정부,한국은행의 입장은 제각각이다.열린우리당은 화폐 단위 변경의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 크게 보도되자,지난 8일 ‘당에서 논의하거나 제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발을 뺐다.이헌재 부총리는 지난 16일 국회 답변에서 “구체적 검토의 초기 단계에 와 있다.”고 발언했다.그는 부연 설명을 통해 물가상승 우려 등을 언급하기는 했으나 화폐개혁이 현실화하는 것으로 인식하게 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한은은 일부 언론에 화폐개혁이 구체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처럼 보도되자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사항이라고 해명했다.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는 시행 여부를 논의하는 것이 적절치 않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혀 주목된다. 화폐 개혁은 국민생활에 끼치는 영향이 워낙 크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일본도 위조지폐 방지를 위해 오는 11월1일 화폐를 전면 교체하지만,화폐개혁은 40년 이상 하지 않고 있다.정부는 화폐 단위 변경과 관련해 어물어물할 것이 아니라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다.지금은 경기회복이 최우선 과제이기 때문에 논의를 접어둔다거나,아니면 시행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감안해 지금부터 논의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등 방침을 제시해 더 이상 혼란을 빚지 않게 해야 할 것이다.
  • 보석등 13개품목 특소세 뒤집기에 ‘날벼락’

    경제정책의 신뢰성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정부와 집권당이 합의해 국민을 상대로 발표한 ‘특별소비세 폐지품목’이 뒤집히는가 하면,한사코 아니라고 손사래치는 데도 화폐개혁론(리디노미네이션)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이 계속되면 정책이 시장에서 먹히지 않는 부메랑에 경제가 발목잡히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정치논리에 무기력한 黨政 21일 업계에 따르면 특소세 폐지대상에 포함됐다가 하루 아침에 백지화라는 ‘날벼락’을 맞은 보석·귀금속·고급시계·고급가구·향수류 등 13개 품목 관련 업체들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이들 업계는 “정부 발표만 믿고 특소세 인하분을 미리 가격에 반영해 판매해왔는데 갑자기 없던 일로 하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특소세 인하에 맞춰 짜놓은 판매전략과 ‘가을 혼수특수’공략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것. 한 보석상은 “귀금속은 안되고 요트는 되는 (특소세 폐지)기준이 뭐냐.”면서 “애초부터 특소세 폐지대상에 넣지 않았으면 고객들도 아예 기대하지 않았을 텐데 실망감으로 구매심리가 더 얼어붙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탄식했다.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는 “폐지대상에서 제외된 항목의 대다수가 중소기업의 노동집약적인 제품”이라며 이날 각 정당에 특소세 추가폐지를 건의했다.기협중앙회는 “대기업이 생산하는 벽걸이형 TV 등은 폐지대상에 들어가 형평성에 어긋날 뿐 아니라 중소기업의 경영의욕도 꺾고 있다.”면서 “밀수와 무자료거래를 부추기고 시대흐름에도 뒤떨어지는 특소세는 조속히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13개 품목의 특소세수는 500억원에 불과하다. ●국회 본회의서 또다시 번복?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특소세 폐지방침을 발표한 직후 ‘부자들을 위한 세금잔치’라는 비판이 대두되자 “고급시계와 보석 등은 부유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보통사람들의 혼수 수요가 상당히 많다.”며 편협한 시각이라고 일축했었다.그러나 국회 상임위원회 심의과정에서 한나라당 등 야당이 “부자에게만 혜택이 돌아간다.”며 일부 품목의 폐지를 반대하자 여당과 정부는 무기력하게 물러섰다.한나라당은 ‘부자들부터 돈을 쓰게 해야 한다.’는 이헌재 부총리의 주장에 앞장서 박수를 쳤던 정당이다. 서강대 김광두 교수는 “정체성이 의심스러운 한나라당도 문제이지만 집권당과 정부의 논리 빈곤과 뚝심 부재도 심각하다.”면서 “국민들의 소비와 투자를 가로막는 것은 세금 몇 푼이 아니라 자꾸 뒤집히는 정부정책”이라고 비판했다.특소세 방안은 국회 본회의에서 또다시 뒤집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니라던 화폐개혁도 ‘들썩’ 돈 단위를 일률적으로 떨어뜨리는 화폐개혁도 정부발표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대표적 사례로 지적된다.정치권에서 공을 넘겨받은 재정경제부는 이날 “제도도입을 전제로 한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지 않다.”며 공식 부인자료를 냈다.벌써 세번째다.김 교수는 “이 부총리의 애매모호한 태도와,정치권과 한국은행 주변의 군불때기가 계속되고 있어 누구 말을 믿어야 할 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한 기업인은 분사기업에 대해 창업에 버금가는 각종 세제혜택을 주기로 했던 정부방안이 국회 제동에 걸려 무산됐던 몇달전 사례를 환기시키며 “정부 발표만 믿고 행동에 나섰다가는 낭패보기 십상”이라고 푸념했다.고려대 이필상 교수는 “국회 심의과정에서 정부정책이 변형될 수도 있고 때로는 타협도 필요하지만 최근들어 그 수위가 위태롭다.”면서 “가뜩이나 비경제적 요인에 의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마당에 정책당국과 경제주체들간의 신뢰성마저 흔들려서는 안될 것”이라고 주문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데스크 시각] 놀이터와 장터/주병철 경제부 차장

    얼마전 알고 지내던 한 이코노미스트를 만났다.늘 그렇듯이 화두는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느냐는 것이었다.그는 최근 청와대 고위 인사들을 만난 얘기를 들려줬다.만나지 않은 것보다 못했다는 단서를 달면서.시장에서 왜 불안해 하느냐고 묻기에 정책이 불확실하다며 이것저것 얘기해줬는데,아주 듣기 거북해 하더라는 것이다.당시 목구멍까지 넘어왔지만,참고 넘어갔던 ‘솔직한 얘기’를 이렇게 털어놨다. “참여정부의 시장정책은 술파는 가게(시장)앞에서 음주단속(질서 바로잡기)하는 것과 흡사하다.술파는 가게 앞에서 음주단속을 하면 손님이 끊겨 주인으로서는 장사하는 의욕을 잃기 마련이다.그런데 시장질서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단속이 꼭 필요하고,그래서 가게앞에 지키고 서있는데 뭐가 잘못됐느냐 식으로 반격을 하니….” 그는 “시장개혁의 초점이 재벌 오너들의 불법·편법 상속 차단에 맞춰졌다면,이 정부 들어 만들어 놓은 ‘포괄적 상속·증여세법’이란 그물망으로 충분히 막을 수 있다.”며 “그런데도 기업들이 죽겠다고 아우성치는 출자총액제한제 등을 유지하겠다고 고집할 이유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비슷한 얘기지만,잘 나가던 공직생활을 접고 국내 굴지의 그룹 계열사 임원으로 자리를 옮긴 한 인사는 이런 말을 했다.“얼마전 후배(공무원)들을 만났는데 이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코드가 맞지 않아 고민이라고 하더라.”며 “자리가 없느냐.”고 농반진반으로 물었을때 내심 놀랐다고 했다. 우연히 청와대에 파견나가 있는 한 관료를 만났더니 “시장에서는 청와대의 특정 인사를 분배주의자,좌파성향의 인물로 몰아세우는데,알고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며 경험담을 털어놨다.시장이 지레 겁을 먹고,실체를 잘못 인식하고 있을 뿐 그분(?)은 분명 시장주의자”라고 설명했다. 참여정부의 경제정책에 불안감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모그룹의 임원에게 이런 얘기를 건넸더니 “참여정부가 시장경제를 너무 모른다.”고 대뜸 열을 받았다.그는 “대기업들이 수십조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이유가 뭔지 아느냐.”고 물었다.“이 만한 돈이면 이 정권이 끝날 때까지 가만히 있어도 먹고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뼈있는 말을 던졌다.그러고는 “기업들의 먹을거리는 해외에 있다.기업들이 해외에서 죽기살기로 경쟁자들과 싸우고 있는데,정부는 뒷짐만 지고 있고,그것도 모자라 뒷다리만 잡으려 한다.이런데 누가 투자하려 들겠는가.”라고 되받았다. 듣고 보면 어느쪽 하나 틀린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하지만 서로 다른 입장에서 보면 모순덩어리다.자기 주장은 옳고,상대방 주장은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는 논리다.이헌재 부총리는 지난 2월 취임하면서 “시장은 놀이터가 아니다.”며 시장참여자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 적이 있다.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지금 시장은 경제주체,그리고 이를 둘러싼 주변 세력들에 의해 유린되고 왜곡되고 있다.시장은 놀이터도 아니지만,누군가가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개혁의 대상도 아니다.더구나 시장에는 좌(左)도,우(右)도 없다.그저 생존논리만 통할 뿐이다. 경제 주체들은 ‘자신의 덫’에서 벗어나야 한다.시장의 파이(크기)를 키우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그래서 훼방놓고,장난질이 난무하는 ‘놀이터’가 아니라 생기가 도는 ‘장터’로 만들어야 한다.장터에 힘찬 기운이 돌아야 생산자도,소비자도,정부도 모두 산다. 주병철 경제부 차장 bcjoo@seoul.co.kr
  • “좌파니 사이비니 이념논쟁 말라”

    이헌재(얼굴)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최근 잇따르고 있는 참여정부 경제정책을 둘러싼 이념논쟁에 엄중한 경고메시지를 보냈다.“좌파니 사이비니 식의 소모적인 거대담론을 확대 재생산하지 말라.”는 주문이다.“1차 경고를 했는데도 말을 듣지 않는다.”며 노기(怒氣)까지 드러냈다.특히 참여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이 봇물처럼 쏟아졌던 지난 17일의 금융연구원 주최 학술토론회에 대해서는 노골적으로 질타했다. 이 부총리는 18일 과천 정부청사에서 경제장관간담회를 주재하면서 “금융기관들이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마당에 금융연구기관들이 이념논쟁을 부추기고 있다.”면서 “금융쪽에서 이런 이야기가 자꾸 나와 장관들께 죄송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전날 있었던 금융연구원의 학술토론회(‘한국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정책과제’)를 구체적으로 지목하며 “좌파니 사이비니 하면서 담론을 자꾸 키우면 답은 그런 쪽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면서 “금융기관들에 실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지는 않고 (쓸데없이)거대담론을 끌고 나온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 부총리는 “지난 10일 금융연구원 조찬강연회에서도 이런 이야기를 했는데 말을 듣지 않는다.”며 “금융기관들이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마당에 연구원들이 좀 더 시장의 수요를 정확히 읽고 부응해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구체적이고 미시적인 연구에 역량을 집중하라는 주문이다. 일각에서는 의도야 어찌됐든 “참여정부 경제정책은 중도우파”라고 여러차례 공언했던 이 부총리 자신도 ‘이념논쟁 자극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한다. 금융연구원의 관계자는 “당시 토론회는 참석자들의 견해일 뿐,연구원의 연구방향과는 무관하다.”고 애써 해명하면서도 “정부 입장에서 거북스러운 내용이 있다고 해도 학술토론회의 다양한 견해는 그 자체로 존중돼야 하는데 이를 문제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李부총리 “화폐단위 변경 구체검토”

    李부총리 “화폐단위 변경 구체검토”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16일 화폐단위 변경(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과 관련,“연구검토 단계를 지나 구체적 검토의 초기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이날 국회 예결특위에 출석,“화폐단위 변경과 관련해 정부는 어느 단계에 와 있느냐.”는 열린우리당 박병석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부총리는 “화폐단위 변경은 최단 3년,최장 5년의 기간이 걸린다.”고 말하고 “다만 논의 자체를 언제 시작하느냐의 여부는 지금 판단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10만원권 발행에 대해서는 “고액권을 지금 발행해도 결국 4,5년 뒤의 경제규모로 보면 화폐단위 변경을 다시 검토해야 할 상황이 올 것”이라며 “당장 경제적 비용이 들더라도 고액권 발행은 참는 것이 좋고,근본적인 화폐제도 개선을 위해 검토하는 게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화폐단위 변경의 부정적인 효과에 대해 “화폐단위를 바꾸는 과정에서 끝자리 수를 사사오입하게 되면 낮은 금액에 있어서 반올림에 따른 물가 상승 가능성이 있다.”면서 “물가와 직결돼 있는 그 부분에 대해 물가수준을 어떻게 완화하느냐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화폐단위 변경의 장단점과 관련,이 부총리는 “우리 경제의 크기에 맞춰 화폐단위를 적절한 수준으로 가져갈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자기 자산가치에 대한 상실감과 같은 심리적·정서적 거부감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화폐단위 변경이) 고액권 발행보다 국민 정서에 부합하는 측면이 있으나 인플레 우려도 있다.”면서 “자판기나 화폐 관련 기자재들을 다 검토해 보면 내수를 일부 자극하는 측면이 있는가 하면 영세 사업자의 부담이 늘어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이헌재부총리 “現정부 경제정책 중도우파”

    이헌재부총리 “現정부 경제정책 중도우파”

    이헌재(얼굴)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5일 “참여정부의 경제정책은 이념적으로 약간 우파에 가깝다.”고 재차 강조했다.참여정부 성향이 ‘좌향좌’로 회귀하고 있다는 국내외 투자자들의 불안섞인 시선을 누그러뜨리고,최근 다시 꿈틀대는 청와대 핵심세력과 자신간의 ‘경제철학 갈등설’을 무마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이 부총리는 올해 5%대 성장이 가능하다는 자신감도 밝혔다.하지만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원(KDI)은 이날 5% 성장은 어렵다고 엇갈린 전망을 내놓았다. 이 부총리는 서울 여의도 렉싱톤호텔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 현 정부의 경제정책이 좌파적이라는 지적에 대해 “과거 정권인수위원회 참여자 가운데 일부 진보적인 인사가 있었기 때문에 그런 지적이 있으나 오히려 (참여정부 경제성향은)우파쪽에 가깝다.”고 평가했다.이어 “우파라는 표현은 경제정책의 골간이 자유시장 경제체제를 지향한다는 의미이며 중도라는 표현은 지속적인 시장경제를 위해 사회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최근 경제상황과 내년 전망에 대해서도 그동안 밝혀온 5%대 성장론을 강조했다.앞서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제1차 미래한국 심포지엄에서는 “고령화로 인해 한국경제에 남은 시간은 불과 15년에 불과하다.”며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는 2019년까지 우리 경제를 선진국 경제로 한단계 도약시켜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나 비슷한 시각,KDI 김중수 원장은 연세대 경제대학원 총동창회가 주최한 조찬 세미나에서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5%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올해 5% 성장도 어렵다.”고 진단했다.“그렇다고 경기부양 위주의 성장정책을 선택하면 과거 일본처럼 상당한 부작용이 초래될 것”이라는 경고도 덧붙였다.김 원장은 “잠재성장률이 5%대가 되려면 생산성이 매년 2%포인트 늘어야 하는데 주5일 근무제 도입과 중소기업 구조조정 지연 등으로 생산성 향상이 부진하다.”고 꼬집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연체율 높아져 경영난…‘서민금융’ 흔들린다

    연체율 높아져 경영난…‘서민금융’ 흔들린다

    “지금 서민을 위한 금융시스템이 살아있기는 한지 의문이다.”(금융학계 관계자) 신용도와 담보능력이 떨어져 은행대출을 못받는 사람들을 위한 ‘서민금융’의 존립기반이 갈수록 취약해지고 있다.경기침체에 따른 높은 대출연체로 상호저축은행(옛 상호신용금고),신용협동조합,마을금고 등의 부실이 심해지면서 서민대출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특히 2001년 서민들의 자금융통을 쉽게 할 목적으로 시작된 저축은행 소액신용대출(300만원 이하)은 업체에 따라 연체율이 80%에 이르고 있다. ●저축은행 건전성 이하 여신 4223억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6월 말 현재 자산규모 상위 20개 저축은행의 소액신용대출 중 고정(대출건전성 등급) 이하 여신비율은 전체 1조 2468억원의 33.9%인 4223억원에 달했다.통상 ‘부실대출’로 통하는 고정이하 여신 비율은 2002년에만 해도 전체의 8.2%에 불과했지만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대손충당금 적립비율도 2002년 103.3%에서 올 6월말 85.2%로 악화됐다.저축은행들이 자금부족으로 제대로 충당금을 못 쌓은 탓이다. 전체 저축은행의 연체율도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3개월 이상 연체대출의 비율은 지난해 6월 말 14.8%에서 12월 말 15.7%로 뛴 데 이어 올 6월 말에는 16.5%를 기록했다.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도 올 6월말 8.32%로 1년 전(9.95%)에 비해 급감했다. ●높아진 저축은행 문턱 서민금융기관의 경영사정이 나빠지면서 서민들의 자금융통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저축은행의 가계대출은 올 2분기 말 8조 6239억원으로 1분기 말 8조 6702억원보다 오히려 줄어들었다.저축은행 가계대출 감소세는 2002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특히 담보·보증을 요구하는 곳이 늘면서 신용대출 규모도 줄고 있다.저축은행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3038억원에서 올 6월 말 1504억원으로 반년새 반토막이 됐다. 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고리(高利)의 대부업체로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금감원은 최근 정식 대부업체로 등록하고서도 몇백%대(법정상한 66%)의 높은 이자를 뜯어온 대부업체 58곳을 적발,관계기관에 통보했다.금감원 관계자는 “악덕 대부업체들이 기승을 부린다는 것은 그만큼 불리한 조건에라도 돈을 쓰려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고 서민금융의 약화를 악덕 대부업체가 기승을 부리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했다. ●“서민금융 살려야 경기 산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기업대출이 줄어 자금운용이 어려워진 은행들이 대출범위를 서민을 포함한 가계로 대폭 확대하다보니 저축은행의 사정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즉 ‘우량 서민’을 은행들이 대거 흡수하면서 저축은행에는 ‘부실 서민’들만 남게 됐다는 얘기다. 외환위기 이후 시중자금이 은행으로 쏠린 것도 서민금융 위축의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이헌재 경제부총리는 최근 “경제위기 이후 은행쪽으로 자금이 집중되었으나 (은행들이)중소기업과 서민들의 자금지원을 무조건 기피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올 국정감사에서 서민금융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예정인 문학진(열린우리당) 의원은 “서민금융 체계의 붕괴는 경기회복의 디딤돌이 돼야 할 내수 활성화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면서 “정부 차원에서 서민들의 자금난 완화와 금융기관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씨줄날줄] 순혈주의/오승호 논설위원

    세계 2위의 소프트웨어 제조회사인 미국의 오라클 최고경영자(CEO)인 래리 엘리슨은 지난 2월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오라클 앱스월드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었다.‘오라클 비즈니스 시스템을 사용하는 기업들이 앞으로는 경쟁사인 시벨시스템스,SAP의 제품도 같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그는 오라클이 이같은 연동 작업을 도울 수도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엘리슨은 경쟁사의 프로그램을 연결해 사용하는 행위를 강력히 비난했던 인물.그런 그가 정보시대의 과제인 ‘데이터 분열’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순혈주의를 버린 것이다. 국내 기업들도 시민단체나 외국계 투자 펀드 등에 의해 순혈주의 포기를 강요받고 있다.기업들은 경영에 대한 외부 간섭을 막기 위해 기업이 원하는 인물들로 이사진을 구성해 왔다.그러나 경영투명성 확보 등을 위해 외부인을 이사진에 참여시켜야 한다는 외부의 ‘공격’을 받고 있다. 이헌재 부총리와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이 금융기관 순혈주의에 대한 입장을 피력,궁금증을 크게 하고 있다.이 부총리는 지난주 금융연구원 조찬 강연에서 “금융기관의 폐쇄성과 순혈주의는 극복해야 하지만,반드시 외부에서 CEO를 발탁해야 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밝혔다.윤 위원장도 같은 날 저녁 출입기자들과의 토론회에서 “우리나라 금융기관처럼 순혈주의와 폐쇄성이 짙은 나라는 없다.”고 강조했다.경제부처 수장과 금융감독 책임자의 인식 차이를 지적하려는 것은 아니다.김정태 국민은행장이 회계 처리 위반 문제로 문책 경고를 받아 연임 불가가 확정된 날,발언이 나왔다는 점이 문제다.더욱이 10월 말 임기가 끝나는 김 행장 후임이 거론되고 있다. 정책의 최고 책임자들이 국민은행장 선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발언을 하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옳았다.국민은행은 완전 민영화됐다.외국인 지분율도 지난 10일 현재 77.87%나 된다.내부 발탁 인사를 할지,외부인을 영입할지는 행장후보추천위원회와 주주들이 결정할 사항이다.순혈주의와 외부인 영입에 대한 흑백논리는 바람직하지 않다.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탄력적으로 대응해 고객 편의와 주주 이익을 중요하게 여기고 나라경제도 생각하는 인물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 [사설] 정부·재계 엇박자부터 잡아야

    지난 주말 강원도 용평에서 열린 한국 CEO포럼 정기총회에서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뱉은 쓴소리와 CEO들의 설문조사 결과는 우리 경제의 현주소를 그대로 드러냈다고 할 수 있다.이 부총리는 외환위기 이후 확산된 안전제일주의와 기업가 정신 실종이 지금의 무기력한 경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고 진단했다.정부주도 경제체제에서 시장경제체제로 바뀌었음에도 기업인들은 적응 실패의 책임을 정부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꼬집었다.반면 CEO들은 경제 불안의 1차적 요인을 경영과는 무관한 정치적 불안정성으로 지목했다.특히 정부가 경제 상황의 심각성을 제대로 모를 뿐 아니라 장단기 정책과제 선정도 잘못됐다고 성토했다. 정부측 시각에서 본다면 이 부총리의 말이 맞고,재계의 시각에서는 CEO들의 말이 맞다.바로 이러한 인식의 간극이 투자 기피,상호 불신 등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따라서 언제까지 ‘네탓’ 공방만 할 게 아니라 간극을 좁히는 데 정치권과 정부,재계,노동계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본다.이 부총리의 지적이나 CEO들의 불만 가운데 상당 부분은 오해나 잘못된 선입견에서 증폭된 측면이 있다.서로 가슴을 열고 접근하면 충분히 공감대를 마련할 수 있다.첨예하게 맞서는 부분이 있다면 국민경제라는 큰 틀에서 절충점을 찾으면 된다. 한 민간경제연구소는 어제 우리 경제가 미래산업에 대한 준비 부족과 고령화,노사갈등,고비용 저효율구조 등으로 잠재성장률이 5%대에서 4%대로 추락했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구조적인 저성장의 덫에 빠졌다는 충격적인 진단이다.상당기간 동안 1만달러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한다는 얘기도 된다.각 경제주체는 말할 것도 없고 정치권이 앞장서 돌파구를 모색할 것을 촉구한다.
  • 늘어나는 세금 감면

    내년부터 현금영수증제가 시행됨에 따라 소득세법상 간이기장(간편장부) 대상인 음식·숙박업 등 소규모 개인사업자가 장부를 성실하게 기재할 경우 늘어나는 세금에 대해 일정기간 감면해 주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11일 한국CEO포럼 주최 연례회의에 참석,“(음식·숙박업 등 소규모 사업자가) 간이기장을 많이 하면서 영수증을 안 주고 신용카드도 받지 않는 등 문제가 있다.”며 이같은 내용을 연내 조세특례제한법에 포함시키겠다고 밝혔다.이어 “소규모 사업자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이 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ERP)을 도입하거나 정식기장으로 바꾸면 세 부담 증가를 흡수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소득세법상 간편장부 대상 사업자는 도·소매업의 경우 연간 매출액이 3억원 미만이다.여기에는 연 매출액 4800만원 미만인 부가가치세 간이과세사업자도 포함된다.이에 따라 이들이 신용카드·현금영수증 매출 등을 성실히 기재할 경우 소득세·부가세를 일정 부문 감면받게 된다. 재경부 관계자는 “현금영수증을 많이 발급하는 업종의 경우 세 부담에 따른 소득 노출을 꺼릴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면서 “증가분 전액이 아니라 업종별 평균신장률을 초과하는 만큼만 감면하게 되며,면제기간은 2년가량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1998년 신용카드 활성화에 따른 세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해 성실기장 사업자에 대해 일정 금액의 초과신고시 세금 증가분을 깎아준 사례가 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CEO들 기업가정신 부족”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이 최고경영자(CEO)들을 향해 쓴소리를 내뱉었다.예전의 기업가들보다 기업가 정신이 부족하고,변화에 적극 대비하지 않으려 한다고 꼬집었다.이를 안전한 게임만 하고 모험을 걸지 않으려는 ‘외환위기증후군’이라고 표현했다. 이 부총리는 11일 강원도 평창 용평리조트 드래건밸리 호텔에서 열린 한국CEO포럼 제3회 연례회의에 참석해 “기업가는 유전자에 박아서 나온다는 얘기가 있다.”면서 “운명적으로 기업가정신을 타고난 사람은 무슨 일이든 저지르고 다니지,정부가 규제한다고 기업가정신을 발휘 못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80년대 대우 근무시절에 겪은 김우중 회장의 일화도 한토막 소개했다.당시 한 나라로부터 대금을 못받아 런던에서 대책회의를 가진 뒤 자신은 저녁 술자리로 1시간 만에 회의 내용을 까맣게 잊었으나 김 회장은 밤늦게까지 고민하다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왔다는 것.그는 “이런 점이 기업가와 맥없이 따라다니는 직원과의 차이”라면서 “그때처럼 한없이 휘젓고 다니는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또 “기업가정신을 갖고 일선에서 뛰던 직원들은 상처를 받고 떠나고 재무·인사 등에서 경영자가 돼 조직의 활력이 떨어지는 사례를 많이 봤다.”면서 “공격적인 전문경영인보다 ‘기업관료’가 더 행세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2세 경영체제의 한계도 기업가정신 실종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이 부총리는 “2세 경영인들은 대부분 미국에서 MBA(경영학석사)를 따고 파이낸스를 전공해 항상 리스크(위험)관리를 하기 때문에 소극적이며,공격적으로 경영을 하다 손실을 보고 사회적 공격을 받느니 조용히 가는 것이 좋지 않으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골프회원권 4개월새 수천만원까지 폭락

    골프회원권 4개월새 수천만원까지 폭락

    골프장 회원권의 ‘불패신화’가 흔들리고 있다.골프장 건설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회원권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중저가 골프장의 바로미터격인 경기 용인 리베라CC 회원권은 10일 현재 76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이 회원권은 지난 5월 중순 1억 2500만원에 매매됐다.저가 골프장의 대표격인 용인 한원CC 회원권은 가격이 4개월 사이 무려 40%나 급락했다.지난 5월 6700만원에서 현재 4000만원에 매매된다. 용인 화산CC도 지난 5월 4억 7000만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4억 1000만원까지 떨어졌다.골프 회원권은 매년 10% 정도 가격이 상승해 부유층 사이의 재테크 수단으로도 사랑받아 왔다.그러나 향후 가격이 계속 빠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회원권 가격이 연일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불패 신화가 무너진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이날 발표한 ‘골프장 회원권 가격 분석’에 따르면 전국 90개 골프장 회원권 평균 가격은 지난 5월 1억 5114만원에서 지난 8일 현재 1억 2496만원으로 17.3% 내렸다.지난해 11월부터 지난 5월까지 28% 오르는 등 이상적인 급등세를 이어가다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반등 기미가 없다. 가격대별로는 5000만∼1억원 미만의 중저가 회원권 가격의 하락폭이 19.5%로 가장 컸다.1억∼1억 5000만원 미만은 12.9%,1억 5000만∼2억원 미만은 16.5%,2억∼3억원 미만은 16%,3억원 이상은 15.8% 내렸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골프장의 평균 가격이 1억 5272만원으로 18.5% 떨어져 하락폭이 가장 컸다.이어 강원 17.0%,제주 16.4%,영남 16.3%,충청 11.0%,호남 8.7% 등의 순이다. 지난 7월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이 “230여개의 골프장 허가를 넉달 안에 내주겠다.”며 ‘골프장 경기부양론’을 띄운 게 주요 원인이란 분석이다.전북 새만금에 540홀짜리 세계 최대 골프장 건설 계획까지 나오는 등 전국이 골프장 건설 신드롬에 빠지면서 수요 세력이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경제연구소 김범식 수석연구위원은 “골프는 상류층이 즐기는 스포츠인 만큼 폭락 원인은 골프장 건설에 따른 회원권 보유 기대수익률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업계 관계자는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골프장 공급도 증가한다는 발표가 나온 만큼 회원권 불패신화는 종지부를 찍은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반등할까 에이스회원권거래소에 따르면 전국 53개 골프장 회원권의 평균 가격은 지난 2003년 9월 1억 1942만원에서 올 9월 1억 3054만원으로 9.3% 올랐다.건설되는 골프장보다 골프를 즐기는 인구가 더 빨리 증가하는 만큼 회원권 가격은 전년 대비 여전히 상승 추세에 있다. 그러나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서천범 소장은 “오는 2010년까지 회원제 골프장 100개가 추가되면 가격이 지금보다 최고 43%까지 상승할 수 있고,200개가 공급되면 최대 34%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업계 관계자는 “수도권에 들어서는 골프장 수는 제한된 만큼 가격이 추석을 기점으로 다시 반등하겠지만 그 폭은 최고 5%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관측도 있다.정부가 골프장 230개를 허가해 준다고 했지만 그 중 수도권에 들어설 수 있는 골프장은 30개 이하가 될 것이라며 실제 인·허가를 받고 문을 여는 골프장 수는 제한적일 것이기 때문에 일본처럼 회원권 가격이 폭락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김정태 국민은행장 중징계 확정

    김정태 국민은행장 중징계 확정

    국민은행 회계기준 위반을 둘러싼 논란이 금융감독위원회가 10일 김정태 행장에 대해 문책경고 처분을 내림으로써 일단락됐다. 하지만 국민은행은 13일 이사회 소집 이후로 공식 입장표명을 유보하는 등 금융당국의 제재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고,시장에서도 김 행장의 징계에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어 사태가 쉽사리 수그러들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김 행장은 이날 ‘잠행’에 들어갔다. ●이번 사태가 남긴 것 서로가 적지 않은 상처를 입었다.국민은행에 대한 혐의는 국민카드와의 합병 및 상각카드채권 등의 처리과정에서 모두 5억 5000만원 규모의 회계기준을 위반했으며,부실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덜 쌓는 등 자산 건전성 분류업무를 부당하게 취급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김 행장은 문책경고를,당시 재무담당인 윤종규 부행장은 3개월 감봉 조치를 각각 받았다.리스크관리담당인 도널드 매킨지 부행장과 이성남 전 상근감사(현 금융통화위원)는 각각 주의적 경고와 주의적 경고 상당의 징계를 받았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이번 사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신 관치금융’이란 비난을 받았다.이헌재 부총리는 “김 행장에 대한 제재는 전적으로 금감위,그중에서도 제재심의위원회 판단사항”이라며 “금감회 멤버인 재경부 차관도 회의에서 어떤 견해도 밝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하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보인 행보를 보면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말한다. ●낙마한 김 행장,평가 엇갈려 김 행장 제재에 대해 금융권과 국내외 투자자들은 ‘안타까움’과 ‘불확실성 해소’ 등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한 은행 관계자는 “김 행장이 자기 고집을 지나치게 내세운 면도 있지만 은행권을 대표한 경우가 많았다.”면서 “경영자의 거취 문제는 주주가 결정해야지 정부 논리로 결정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김 행장이 너무 스타의식에 빠져 국민은행의 내부통합을 이루지 못해 현재의 난국을 초래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번 징계 조치로 김 행장은 오는 10월 임기 만료 이후에는 3년간 은행권에 몸담을 수 없게 된다.2001년 합병은행에서 받은 스톡옵션 70만주 가운데 경영성과에 따라 추가로 행사할 수 있는 20만주도 받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호’의 앞날은? 국민은행이 향후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금융당국의 제재를 수용해 김 행장이 사퇴하면 후임 행장 선출의 과정을 밟게 된다.올초 만들어진 행장추천위원회를 통해 행장 후보를 추천해 주총 등을 거치는 방식이 유력하다. 이 때문에 후임 행장은 내부발탁보다 외부영입 가능성이 더 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합병에 따른 불협화음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어느 쪽 출신의 내부인사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또 관치시비를 불식하기 위해 관료출신보다 전문경영인이 우선시될 것이란 얘기도 있다. 금융권에서는 심훈 부산은행장,박철 한국은행 고문,이덕훈 금통위원,홍석주 증권금융사장,김상훈 전 국민은행 이사회의장,김승유 하나은행장 등이 거론되며 내부 인사로는 합병에 중립적인 최범수 전 부행장,이성규 부행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하지만 재심요청,소송 등 법적 대응의 수순을 밟게 되면 사정은 달라진다.외국인 주주들의 이해관계 등을 고려할 때 어렵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적지 않다. 김 행장이 물러나더라도 국민은행의 향후 앞날은 간단하지 않다.주택은행과 국민은행의 통합과정에서 생긴 내부적인 갈등이 쉽사리 봉합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이번 사태에서도 주택·국민 노조들의 극심한 시각차를 보였다. 결국 이번 사태는 국민은행이 13일 이사회 개최를 통해 어떤 식으로 입장을 정리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미경 김유영기자 chaplin7@seoul.co.kr
  • 李부총리 “금통위 콜금리 동결 아쉽다”

    李부총리 “금통위 콜금리 동결 아쉽다”

    국내경제를 진단하고 정책방향의 ‘큰 그림’을 짜는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 이같은 엇박자가 계속될 경우,정책의 예측가능성을 떨어뜨리고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워 투자와 소비 회복을 더 더디게 한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0일 정례브리핑에서 “금융통화위원회가 어제(9일) 콜금리를 동결한 것은 매우 아쉬운 결정”이라고 밝혔다.이는 콜금리를 내렸어야 했다는 의미로, 추가 인하의 필요성을 강력히 촉구한 것이어서 시사하는 점이 크다. 이 부총리는 “금통위가 아직 가계소비 회복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경기요인과,물가가 우려된다는 물가요인을 균형되게 판단한 것 같다.”면서 “금통위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쉽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물가는 (금통위 판단과 달리)유류와 농산물을 빼고는 비교적 안정적인 추세”라면서 “금통위가 좀 더 경기상승을 위한 정책적 배려를 했어야 했고,앞으론 그런 시그널을 시장에 보낼 것이라는 기대감을 여전히 갖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방향에 대해 공개적 언급을 자제해 왔던 이 부총리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발언이다.시장에서는 다음 달 콜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금통위 의장인 박승 한은 총재는 지난 9일 콜금리를 동결하면서 “재경부가 지난달에 콜금리를 0.5%포인트 내렸어야 했다고 해서 이달에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시장의)큰 오산”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올해 물가상승률이 3%대 중반에서 멈출 것이라는 이 부총리의 주장과 달리,박 총재는 “4%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다.경기상황과 관련해서도 박 총재는 “경기가 전반적으로 상향세보다는 하향세가 우세하다.”며 비관적 관측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이 부총리는 “경기가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에 더 안 좋을 것이고,적절한 정책을 쓰지 않으면 더 내려갈 것이라는 한은 나름의 판단”이라면서 “내수가 6월말을 기점으로 완만하게나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재경부의)판단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부총리는 올해 성장률과 관련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로 다시 오르지 않는다면 5%에 걸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이는 “국제유가 상승세가 연말까지 지속되더라도 5% 성장은 가능하다.”던 종전 발언에 비해 물러선 것이다. 여차하면 5% 턱걸이가 안 될 수도 있다는 얘기이기 때문이다.박 총재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5.2%에서 “5% 안팎”으로 수정해,이 부총리와 ‘그나마’ 인식을 같이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씨줄날줄] 젖은 장작/우득정 논설위원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지난달 말 “체감경기가 가시적으로 회복되기까지 앞으로 1년 정도 더 걸릴 것”이라며 낙관론을 접은 데 이어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전반적인 경기 동향이 상향세보다는 하향세가 우세하다.”는 보다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연초부터 ‘곧 좋아질 것’이라더니 빈속을 채우기도 전에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 한단다.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반도체와 정보기술(IT)의 생산 둔화로 경기가 완만히 하강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통계청이 내놓은 8월의 소비자 전망 조사결과는 훨씬 더 우울하다.소비자 기대지수와 향후 전망을 나타내는 경기지수가 모두 곤두박질치고 있다.돈 많은 사람,젊은 층이 지갑을 굳게 닫은 탓이다.여권이 앞장서 재정을 확대하고 세금을 깎아주는 경기 진작책을 내놓았지만 약발이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노무현 대통령이 최근 방송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강력한 성장정책이 참여정부 말년 또는 다음 정부에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무지개를 아득히 먼 곳에 걸쳐 둔 것도 이러한 상황을 감안한 언급으로 해석된다. 그래서 경제학자들은 지금의 한국경제를 ‘젖은 장작’에 비유한다.장작이 젖은 탓에 불을 지피려고 경기진작책이라는 불쏘시개를 쑤셔 넣어도 매운 연기만 날 뿐 불은 피어오르지 않는다는 것이다.‘외팔이는 경제학자가 될 수 없다.’는 농담처럼 본시 경제학자들이란 ‘이럴 수도 있고,저럴 수도 있다.’며 항상 양팔이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그런 경제학자들이 한 팔을 접고 외팔이가 돼 비관 쪽만 가리킨다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젖은 장작을 태우려면 기름을 쏟아부으면 된다.하지만 기름이라는 인위적인 부양책은 쓰지 않겠다는 것이 노 대통령과 참모들의 확고한 의지다.그렇다면 젖은 장작을 햇볕에라도 말려야 하는데 그럴 뜻도 별로 없는 듯이 비친다.솥과 밥사발만 열심히 닦고 있는 형국이다.운동권 노랫말이 된 어떤 시 구절처럼 언젠가 때가 되면 활활 타겠지 하는 심사인 것 같다.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날로 찌들면서 인심마저 강퍅해지고 있다.누가 장작을 적시는 비를 멈추게 할 것인가.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공적자금委 민간위원장 박영철씨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9일 민간위원장에 박영철(65) 고려대 교수를 호선으로 선임했다. 박 교수는 지난 2일 공자위 민간위원으로 위촉됐으며 이헌재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공동으로 위원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 소비심리 환란때보다 ‘꽁꽁’

    소비심리 환란때보다 ‘꽁꽁’

    당국이 지난달 ‘금리 인하’라는 깜짝선물을 안겼음에도 국민들의 ‘경제하려는 의지’는 더욱 움츠러들었다.그도 그럴 것이 연말이 다가올수록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자꾸 내려가고,물가상승률은 슬금슬금 올라가고 있다.이런 탓에 소비심리가 환란 때보다 더 얼어붙었다.국내외 경제적 악재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정부와 정치권이 정책혼선 등 최소한 비경제적 불확실성만이라도 서둘러 걷어내는 노력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원유·공산품·농축산물값 인상이 부채질 통계청이 9일 발표한 ‘8월 소비자 전망조사’에 따르면 소비자기대지수는 87.0을 기록했다.2000년 12월(82.2) 이후 최저치다.기대지수가 100을 밑돌면 6개월 후의 경기·생활형편 등이 지금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보는 소비자가 좋아질 것이라고 보는 소비자보다 많다는 뜻이다. 나이와 소득수준을 불문하고 모든 계층에서 일제히 지수가 추락했다.특히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그토록 ‘부자소비론’을 강조했음에도,월평균소득이 400만원 이상인 계층의 기대지수(91.0)가 2002년 1월 통계작성을 시작한 이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소비회복의 관건인 ‘내구재 소비’ 기대지수(84.8)도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9년 3월(81.1) 수준으로 급락했다.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소비자평가지수(63.1)도 환란 때와 비슷했다.통계청 전신애 통계분석과장은 “내수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8월에 원유와 공산품,농축산물 가격이 크게 올라 소비심리가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금융통화위원회의 예상 밖 콜금리 인하와 여당의 감세정책 발표가 모두 8월에 집중됐음을 감안하면,소비심리 악화의 심각성을 더해준다.경제주체들이 대통령과 정부,여당의 ‘경제 올인’ 공언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9월에 안정된다던 물가도… 이 부총리는 지난달 27일 정례브리핑에서 “7∼8월엔 물가가 급등했지만 9월에는 상승률이 크게 둔화될 것”이라고 자신있게 전망했었다.하지만 정부는 9일 소집한 ‘추석물가 관계부처 대책회의’에서 “9월 이후 물가여건도 낙관하기만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태풍 ‘송다’ 등 기상조건이 악화된 데다 추석 수요증가 등 물가위협 요인이 도사리고 있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한두달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생산자물가가 8월에 5.6%(전년동월 대비)나 오른 점도 9월 소비자물가를 안심하지 못하게 하는 대목이다. 재경부 김봉익 물가정책과장은 “이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월보다는 떨어지겠지만 4%대 밑으로 내려가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해 석달 연속 4%대 행진이 이어질 것임을 시사했다.올 들어 1월부터 8월까지 물가상승률은 3.6%.정부는 가급적 연간 물가상승률을 목표치인 3%대 중반에서 안정시키겠다는 의지이지만 버거워 보인다.한국은행은 이날 올해 물가상승률이 4%에 이를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올해 5%성장 회의론 재부상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일 낸 ‘8월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반도체·정보기술(IT) 생산 둔화로 경기가 완만히 하강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국책연구기관이 경기하강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한국은행 박승 총재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5.2%에서 ‘5% 내외’로 수정한 것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이에 앞서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지난 8일 한국의 올해 성장률이 4%에 못미칠 수도 있다며 3%대 추락 가능성을 경고했다.미국 씨티그룹도 한국성장률 전망치를 5.0%에서 최근 4.3%로 하향조정했다.“국제유가 상승세가 연말까지 지속되더라도 올해 5%대 성장은 가능하다.”고 자신했던 이 부총리가 10일 정례브리핑에서 어떤 견해를 밝힐지 주목된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우리당 386의원 모임 ‘신의정연구센터’ 전문경영인 초청

    우리당 386의원 모임 ‘신의정연구센터’ 전문경영인 초청

    이헌재 경제부총리에게 ‘경제를 모르는 386’이라고 핀잔을 들었던 열린우리당 386의원들이 삼성경제연구소(SERI)와 공동 세미나를 여는 등 ‘실물경제 살리기 올인’에 들어갔다.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 그룹으로 분류되는 이광재·이화영·백원우 의원 등이 소속된 ‘신의정연구센터’는 13일 오후 1시 서울 여의도 산은캐피탈 건물에서 ‘경제 재도약을 위한 10대 제안’ 세미나를 연다.세미나의 주제는 ‘돈을 벌자(Make Money)’이다. SERI의 윤순봉 부사장이 기조 발제를 하고,한나라당 원희룡 의원과 열린우리당 김종률 의원,캠브리지대학 장하준 교수 등이 토론자로 참석한다.이 세미나에서는 새롭고 미래 지향적인 아이디어로 구체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사업들이 제시될 예정이다.디지털·정보통신(IT)산업 강화,웰빙형 그린투어 발굴,농업벤처의 미래 등이 소개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 행사를 앞두고 연구센터는 최근 전문경영인 출신인 열린우리당 이계안의원을 회원으로 영입했다.1000원이라도 직접 돈을 벌어본 사람의 경험을 배워야 할 필요성 때문이라고 한다. 이광재 의원은 “센터의 고문인 강봉균 의원은 경제부총리 출신으로 거시경제를 책임지고,김혁규 의원은 기업 소유주지만 경남도지사 경험이 더 많은 분이라,실물경제를 잘 아는 선배를 모셔 역량을 강화하고자 했다.”고 이계안 의원의 영입 이유를 밝혔다. 신의정연구센터의 가입비가 1000만원으로 부담이 없지는 않지만,이계안 의원은 가입 제안을 받고 흔쾌히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토론자로 한나라당 원 의원이 참석하는 데 대해 연구센터 실무자는 “경제 앞에 여야가 따로 없다.”고 설명했다. 신의정연구센터는 지난달 18일 창립총회를 공개한 것과 달리,13일 세미나를 비공개로 진행한다는 원칙이다.실무자는 “SERI의 세미나에 항상 1000명 정도 참석하는데,장소가 협소해 제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이날 세미나에는 SERI가 관리하는 경제CEO포럼에 소속된 전문 경영인 50명과 연구센터 소속 의원 15명 등 국회의원 40명 가량이 참석할 예정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정책혼선에 시장불안 ‘증폭’

    정책혼선에 시장불안 ‘증폭’

    최근 들어 감세·화폐개혁 등 중요 경제정책이 번번이 흔들리면서 정책혼선이 위험수위에 이르렀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경제현장에서는 “이렇게 불확실성이 큰데 투자나 소비할 마음이 생기겠느냐.”며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경제전문가들은 “우리 경제가 시행착오를 감내할 만큼 한가롭지 못하다.”면서 “지금부터라도 당·정·청 삼각협의체를 재정비하고,정책의 우선순위를 확실히 하라.”고 주문했다. ●정책혼선 위험수위 정치권에 의해 재점화된 ‘리디노미네이션(돈의 단위를 일률적으로 줄이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이는 애초 이 주장을 제기한 한국은행 박승 총재와 경제팀 수장인 이헌재 부총리가 ‘당분간 폐기처분’키로 했던 사안이다.당시 내세웠던 이유는 ▲한은 차원의 준비작업이 덜 됐고 ▲경기가 회복되지 않고 있으며 ▲국정이 안정되지 않았다는 것.그 후 넉달.경제지표는 더 악화됐고 국정은 ‘국가보안법 논쟁’으로 더 혼란스럽다.그런데도 여당은 불쑥 화폐개혁을 들고 나왔다.물론 열린우리당이 8일 스스로 논의를 거둬들였고,정부도 “결정된 내용이 아무 것도 없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지만 경제계는 그저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감세는 여당에 의해 정책방향이 아예 뒤집힌 사례다.이 부총리는 지난달 27일 “이자소득세를 내릴 생각이 없다.”고 했다.그러나 바로 다음날,열린우리당은 이자소득세 인하방안을 발표했다.이 부총리가 “부자에게만 혜택을 준다.”며 반대했던 근로소득세 인하도 포함돼 있었다.부동산정책의 실무기획단이 재경부에 꾸려지면서 커져갔던 시장의 기대감도 “집값안정이 최우선”이라는 대통령의 말에 다시 경직됐고,급기야 주택거래신고지역 부분해제가 유보되기까지 했다. ●경제리더십 흔들,시장불안감 증폭 서강대 김광두 교수는 “이제는 경제부총리가 얘기해도 대통령이나 여당의 입을 바라본다.”면서 “이견이야 얼마든지 있을 수 있지만 정부발표가 공개적으로 뒤집히면 정부가 어떻게 시장을 이끌고,시장은 어떻게 정부를 믿겠느냐.”고 성토했다.이어 “시장에서는 경제팀과 청와대 핵심참모들간에 심각한 균열이 생긴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다시 커지고 있다.”며 “그런 것이 아니라면 내부협의체를 제대로 복원시켜 사전조율을 야무지게 하라.”고 주문했다. 경제정의실천연합 상임집행위원장인 권영준 경희대 교수는 “집권여당과 정부가 해야 할 것은 안 하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은 하고 있다.”며 “가뜩이나 비경제적 악재가 많은데 경제정책의 파열음까지 겹치면서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고 비판했다.권 교수는 “경제주체들,특히 정부가 요즘 목을 메고 있는 부자들은 변화를 가장 싫어한다.”면서 “화폐개혁 운운하는 얘기가 나오는데 부자들이 돈을 쓰고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겠느냐.”고 반문했다.연세대 정갑영 교수도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책의 우선순위이며,그 우선순위는 안정적인 성장”이라고 역설했다. 강봉균·김진표·정덕구 의원 등 여당내 관료출신 경제통들의 ‘가교’ 역할도 아쉽다는 지적이다.부총리를 지낸 김 의원은 취임초에 법인세를 내리지 않겠다고 했다가 청와대가 뒤집는 바람에 리더십에 적잖은 타격을 입었었다.정부 관계자는 “최근 일련의 정책들은 야당에 선수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정치적 불가피성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그렇더라도 누구보다 정책조율의 필요성을 잘 아는 여당내 경제통들이 논리와 경험을 바탕으로 좀 더 가교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털어놓았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열린세상] 실체없는 反시장주의 논란/임춘웅 언론인

    요즘 들어 부쩍 시장주의 논란이 분분해졌다.한국경제가 시장주의 원칙을 무시하고 반시장주의 길로 가고 있다는 게 시비의 골간인데 어떤 이는 노무현 정권이 좌파정권이라고 단정적으로 규정한다.이 정권이 좌파고 정책이 좌파적이기 때문에 경제가 안 되고 있다는 논리다. 그런데 우리는 한국 경제의 어떤 부분이 반시장적이고 현 정부의 어떤 정책이 좌파적인지를 솔직히 알지 못하고 있다.그래서 혼란스러운 것이다.그 때문에 시비를 하는 사람들이 그런 부분에 대해 명확한 증거를 제시해 주기 바란다.실체는 없이 성토만 있는 괴이한 현상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닌 까닭이다. 본시 시장주의란 자본주의의 다른 이름이다.그런데 최근에는 이헌재 경제부총리까지 나서서 한국에서 시장주의를 과연 할 수 있을지 의문이란 발언을 해 작은 파문이 일었다.그러나 이헌재 부총리도 시장주의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인 부분의 내용이 무엇인지를 밝히지 않았다. 어느 경제연구원의 책임자는 우리 경제가 평등주의 정치논리의 덫에 걸려 정체성을 잃고 있다고 했고 모 대학 교수는 현정권이 좌파적 가치에 함몰해 있다고 비판했다.이런 주장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평등주의와 좌파정책의 실례들을 적시해야 한다.그런데 시비의 핵심은 피한 채 엉뚱하게도 “과연 한국의 민주화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바람직했던가?”란 터무니없는 의문을 던지기도 했다.민주주의가 경제를 망치고 있다는 말로 들린다. 한국경제의 어떤 부분이 반시장적인가를 알아보기 위해 경제전문가 몇분을 만났다.그러나 아무도 구체적 정책사례를 제시하지 못했다.어떤 이는 수도이전 추진이 증거라고 했다.국토의 균형발전론이 평등주의라는 것이다.어떤 이는 공기업 민영화를 중단하고 있는 게 증거라고 했다.어떤 이는 세법개정 추진이 그것이라고 했다. 그나마 가장 설득력 있는 답변은 구체적 정책이 아니라 이 정권이 구사하는 레토릭(수사)이 문제라는 것이었다.이 정권의 분위기가 그렇기 때문에 기업이 투자를 안 하려 하고 경제가 위축되고 있다는 논리였다. 황당한 논리의 비약이고 또 하나의 색깔논쟁이다.경제가 어려운 진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구체성 없이 좌파정권 운운하는 비판이 오히려 경제환경을 어지럽히는 한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한 정권의 성격과 추구하는 목표에 대해서는 면밀한 검색과 토론이 있어야 한다.국민은 그것을 알고 있을 권리가 있다.그러나 실체없는 비판은 무익하고 무책임하다. 더구나 시장주의가 마치 성경말씀처럼 돼가는 풍조도 생각해 볼 문제다.시장경제 외에 다른 대안이 없는 게 현실이지만 자본주의가 만능이란 발상은 곤란하다.근대 경제학의 시조라 할 수 있는 애덤 스미스가 본다면 작금의 미국까지도 자본주의가 아니라 사회주의라고 분개할지도 모른다.정부가 금리를 조정하는 것 자체가 자본주의 원리가 아닌 것이다.시장경제는 꾸준히 수정되고 스스로 연마하며 오늘에 이른 것이다.많은 경제학자들도 규제되지 않는 자본주의가 가져올 도덕적 허무주의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 특히 세계화하는 세계에서 무절제한 시장자본주의는 위험하기 짝이 없다.미국의 저명한 언론인 윌리엄 파프는 “세계화된 시장자본주의가 영향력 측면에서만 보자면 레닌주의보다도 훨씬 급진적이며 혁명적인 힘을 갖고 있다.”고 경고했다.그는 이어 “규제되지 않는 자본주의의 세계화는 역사상 엄청난 파괴력을 발휘했던 전쟁이나 배타적 민족주의에 맞먹는 힘을 갖고 있으며 이는 핵무기보다도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시장경제는 만능이 아니다.시장경제의 야만적 속성을 다스리지 못하면 그것은 인류의 재앙이 될지도 모른다.국가만이 그것을 다스릴 수 있는 것이다.세계화 시대에 국민국가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임춘웅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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