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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이전 위헌 파장] 청와대 “시간갖고 검토”

    [수도이전 위헌 파장] 청와대 “시간갖고 검토”

    “행정수도 이전과 관습헌법을 연결시키는 것은 처음 듣는 이론이다.” 21일 헌법재판소의 행정수도 이전 위헌 결정 직후의 노무현 대통령 발언이다. 경국대전을 들면서 ‘서울=수도’라는 점이 관습헌법으로 성립된 불문헌법에 해당된다는 헌재의 결정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노 대통령은 이날 집무실에서 TV로 헌재의 결정 발표를 지켜본 뒤 이같이 밝히고 “충분한 시간을 갖고 (대책을)검토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고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청와대는 헌재 결정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유보해 놓은 상태다. 김종민 대변인은 헌재의 결정 40여분 뒤 브리핑을 갖고 “결정 내용과 취지, 타당성, 효력범위 등을 심층 검토해 입장을 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헌재의 결정을 존중하는지에 대해 “지금 뭐라고 답변하기 어렵다.”고 즉답을 피했다. 청와대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개헌 추진, 국민투표 실시, 수도 이전계획 백지화 등 세 가지로 모아진다. 변호사 출신인 노 대통령의 “처음 듣는 이론”이라고 반응한 것이나, 청와대의 기류를 보면 청와대가 수도이전 완전 포기로 가닥을 잡을 것 같지는 않다. 노 대통령은 여론 추이를 지켜보며 당분간 관망한 뒤 정면 돌파하는 ‘승부수’를 띄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권의 명운과 대통령직을 걸고 행정수도를 이전하겠다.’던 그동안의 언급이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노 대통령은 행정수도 이전 반대 여론에 대해 “대통령 흔들기의 저의도 감춰져 있다.”거나 “불신임운동, 퇴진운동으로 느끼고 있다.”고 언급해 왔던 터다. 특히 이날 위헌 결정으로 국가 균형발전, 지방분권 등 참여정부의 핵심 과제들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김종민 대변인은 정권의 명운을 걸고 추진하겠다고 밝혀온 만큼 수도 이전을 계속 추진할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 문제까지 포함해서 전체적으로 시간을 갖고 검토를 해본다는 게 기본방침”이라고 말해 계속 추진의 여지를 부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승부수 찾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수도이전 위헌 파장] 공주·연기 “뒤통수 맞았다” 서울·경기 “그럴줄 알았다”

    [수도이전 위헌 파장] 공주·연기 “뒤통수 맞았다” 서울·경기 “그럴줄 알았다”

    ■ 토지수용지역 주민은 환영분위기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에 대한 위헌 결정이 나온 뒤 충청지역 주민들과 자치단체는 망연자실해 있다. 그러나 신행정수도 예정지 주민들은 반기는 분위기다. 경기도와 인천시 등 수도권 지방자치단체도 대체로 환영했다. 그동안 값이 크게 뛰었던 충청지역 부동산값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공주시 장기면 송문리 이용운(65)씨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라며 “수도가 들어서면 논·밭을 팔아 편히 살려고 했는데 다 글렀다.”고 말했다. 대전시 서구 둔산동 강완서(36·회사원)씨는 “기대가 컸었는데 무척 실망스럽다.”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충북 청원군 강외면 오송리 주민 홍두표(44)씨도 “헌재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아쉬운 점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대전·충북주민들 아쉬움 반면 토지수용지역인 충남 연기군 남면 주민대책위원회 위원장 임만수(59)씨는 “우리들이 바라는 대로 잘됐다.”며 “수백년간 살아온 고향을 떠난다는 사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헌재 결정을 반겼다. 신행정수도가 들어서는 공주시 장기면과 연기군 남면·동면 등의 주민들은 마을마다 수도이전반대 플래카드를 내걸고 거세게 이전반대 운동을 벌여왔다. 동면 매천리 주민 강현식(51)씨는 “주민 중에도 농지를 적게 갖고 있거나 부안 임씨 등 집성촌 주민들의 반대가 심했다.”면서 “우리 지역은 발전 가능성이 전혀 없는 곳이어서 일부 주민은 보상만 제대로 된다면 떠날 생각이 있었다.”고 전했다. 충남도는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못한 채 망연자실해 있다. 충남도 행정수도건설추진지원단은 지난 19일 출범했는데 곧바로 해체될 운명에 놓였다. 공주시 관계자도 “헌법에 의해 구성된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제정한 특별법이 위헌이란 건 이해가 안 된다.”며 머리를 흔들었다. 대전시와 충남·북도 3개 시·도지사는 22일 오전 7시30분 대전 유성관광호텔에서 헌재의 위헌결정에 대한 충청권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손학규지사 “이젠 민생 총력을” 한편 행정수도 이전을 반대해 온 손학규 경기지사는 “오늘은 헌법이 엄연히 살아 있고 존엄성을 확인할 수 있는 역사적인 날”이라면서 “헌재 결정으로 수도이전 특별법은 완전 소멸됐다.”고 선언했다. 손 지사는 “이제 사회적 갈등과 반목을 종식시키고 국론을 통합해 나가며 경제회복과 민생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경제자유구역의 안정적 개발을 위한 명분으로 공개적으로 찬반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인천시도 드러내 놓고 환영 의사는 표시하지는 않았으나 반기는 분위기가 뚜렷했다. 한 간부는 “수도가 이전되면 인천은 손해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자명하지만 중앙 정부와의 원활한 협조관계 유지를 위해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던 것”이라며 “헌재 결정이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서울 송한수기자 sky@seoul.co.kr ■ ‘수도이전’ 관습법 적용 헌법학자 기고문 화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 논리가 서울대 최대권 교수의 ‘시민과 변호사’ 8월호 기고문과 일맥상통해 관심을 끌고 있다. 최 교수는 ‘신행정수도 이전 특별조치법은 위헌이다’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서울이 수도라는 점은 헌법에 적혀 있지 않지만, 일종의 관습법으로 헌법개정에 준하는 절차에 따라 개정돼야 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회에서 여당과 야당의 합의로 법률이 통과됐다고 해도 관습헌법을 국민투표로 결정하지 않았다면 위헌”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독도의 경우 헌법에 명문규정이 없지만, 국회가 ‘일본에 귀속됐다.’고 의결할 수 없는 사항”이라면서 “헌법에 명시되지 않아도 국민 대다수가 동의하는 기본규칙은 성문헌법과 동일하게 다뤄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행정수도건설특별법은 국민투표는커녕 국회법이 요구하는 공청회도 회피하는 등 최소한의 국민 여론 수렴 과정까지 소홀히 했다면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최 교수는 “북한도 1948년 최초 헌법에 수도를 서울이라 규정했고, 이후 평양으로 개정했다.”면서 “수도 이전은 대통령뿐만 아니라 국가의 상징을 옮기는 일인데 국회의원의 동의만 받은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헌재 결정이 내려진 뒤 자신의 기고문과 헌재의 결정이 유사한 것과 관련,“헌재도 관습헌법에 대해 상당히 고민한 듯하다.”고 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이명박시장 “국민 모두의 승리” 이명박 서울시장은 21일 오후 ‘신행정수도 건설특별법’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내려진 직후 서울시청 태평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헌재의 위헌 결정은 서울 시민의 승리라기보다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승리”라며 크게 반겼다. 이 시장은 “서울시장으로서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위해 역사적인 결정을 내려준 헌법재판소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시장은 “이제는 모두가 하나 되어 국민이 갈망하는 경제살리기에 온 힘을 모아야 한다.”며 “그동안 수도이전 반대가 지역이기주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님을 분명히 밝혀두며, 앞으로 서울의 발전뿐만 아니라 지방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도 깊은 관심을 갖고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 시장은 또 현 정부가 수도이전을 강행하기 위해 국민투표를 하려고 할 경우 “전 국민을 대상으로 수도이전 반대 홍보 및 설득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또한 “수도이전 문제는 백번 양보하더라도 국가정책 우선순위에서 앞서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하고 수도이전 반대운동에 필요한 예산도 당당하게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임동규 서울시의회 의장은 위헌 결정과 관련,“국민의 여망에 부응하는 헌재의 결정에 존경과 찬사를 보낸다.”며 “국민의 공감을 얻지 못한 어떤 정책도 자의적으로 이뤄질 수 없다는 교훈을 남긴 역사적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임 의장은 28일 예정된 수도이전 반대 집회에 대해 “위헌 결정이 난 만큼 시민의 날로 정하고 축제의 분위기로 개최하겠으며 수도이전 반대 서명운동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 시장과의 일문일답. 헌재의 결정을 사전에 알았나. -알지 못했다. 하지만 국민의 70% 이상이 수도이전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 헌재의 판단을 기대한 것은 사실이다. 헌재의 결정을 앞둔 어제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정부가 국민투표로 가고자 할 경우 어떻게 하겠나. -국민투표 부의는 대통령의 정책결정에 달려 있다. 현 시점에서 서울시가 논의하기는 아직 이르다. 그러나 현 정권이 국민투표 분위기로 몰아간다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수도이전 반대 타당성에 대한 홍보와 설득에 앞장서겠다. 수도이전반대 운동 관련 예산지원은. -합법적인 만큼 당당하게 지원하겠다. 수도이전 반대운동에 대한 정당성이 확보됐다고 보는가. -거듭 밝히지만 지역 균형발전 자체를 반대한 것은 아니다. 충청권과 대결하자는 것도 아니다. 영남·호남·충청권 등 모든 지역이 발전해야 하며 무엇보다 중앙 정부가 지방분권과 재정자립을 위한 정책결정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서울시의 행보는. -수도이전은 통일시대를 내다보고 신중히 결정할 사안이다. 정부가 어떻게 나오는지 지켜보고 거기에 맞춰 대응하겠다. 분명한 것은 수도이전 반대 주장이 지역이기주의나 특정지역의 기득권 보호를 위해 한 것이 아니다. 국가정책에는 우선순위가 있기 마련이다. 수도이전 문제는 백번 양보하더라도 우선순위에 앞서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소모적 논쟁보다 경제살리기에 나서야 한다. 서울시도 일자리 확보에 힘쓰겠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신행정수도 추진 일지 ●2002년 9월 30일 노무현 후보,“충청권에 행정수도를 건설, 청와대와 중앙부처부터 옮겨가겠다.” (민주당 선거 대책위원회 출정식) ●2003년 4월 14일 신행정수도 건설추진기획단. 지원단 발족 ●7월 21일 신행정수도 특별법안 입법예고 ●7월 22일 특별법안 공청회 개최 ●10월 15일 특별법안 국무회의 심의·의결 ●12월 29일 국회,‘신행정수도의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 통과(찬성167, 반대13, 기권14표) ●2004년 1월 16일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공포 ●4월 17일 특별법 및 시행령 시행 ●6월 2일 이석연 변호사,“신행정수도 건설특별법 헌법소원 추진” ●7월 5일 신행정수도 후보지 평가결과 발표.‘연기·공주 지구 1등’ ●7월 12일 신행정수도 건설특별법 헌법소원 및 가처분 신청 접수 ●9월 8일 정부, 서울시와 연기·공주 주민 주장 반박의견서 제출 ●10월 21일 헌재,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위헌 결정
  • 노대통령 “수도권 이기적 단결 안된다”

    행정수도 이전 위헌 여부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하루 앞둔 20일 청와대는 차분한 분위기였다.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은 “헌재 판결을 앞두고 정리·분석 같은 것은 없었다.”면서 “전문가들은 법리적·합리적인 판결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 탄핵 때와는 분위기가 전혀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청와대에서는 헌재의 판결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상황”이라면서 “하지만 만약 위헌 판결이 나오면 상당한 타격을 받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행정수도가 옮겨가는 충남 공주·연기와 이웃한 충북 제천을 방문, 수도권의 집단 이기주의를 비판하면서 양보를 촉구해 눈길을 끌었다. 노 대통령은 “힘이 강하거나 가진 사람, 지역은 자신들만의 위해 단결해서는 안 되고 모두를 끌어안고 나누면서 함께 가야 한다.”면서 “수도권은 국가 전체의 안목을 갖고 국가를 위해 단결해야 한다.”고 양보를 촉구했다. 노 대통령은 “(행정수도 이전이 안될 경우)사회적 격차를 강화시키고 갈등을 격화시키며 심각한 낭비를 가져오는 악순환에 빠져들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수도 이전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어 행정수도를 이전하면 서울에서 살다온 공무원은 집 두 채를 사고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의 제일 목표는 나라가 발전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지방 발전”이라면서 “첫번째 목표가 달성되려면 두번째 목표가 성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방이 발전하지 못하면 국가 발전이 심각한 장애에 빠지게 될 것이라며 “지방 발전이 첫번째 전략”이라고 역설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정부·여-한나라…21일 ‘수도이전 위헌여부’ 선고 앞두고 촉각

    정부·여-한나라…21일 ‘수도이전 위헌여부’ 선고 앞두고 촉각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여부 결정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는 20일 헌재의 결정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저마다 헌재 결정에 따른 시니리오별 대책 마련에 분주했다.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여야간 희비가 교차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각하’ 또는 ‘기각’ 결정이 내려질 경우 행정수도 이전 반대를 당론으로 정한 한나라당이 적잖은 타격을 입게 된다. 반면 ‘위헌’ 결정이 내려지면 정부와 여당은 수도이전 사업을 일단 중단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與,“기각 또는 각하” 기정사실화 주력 정부와 여당은 “기각 또는 각하될 것”이라며 낙관하는 분위기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헌재에서 기각이나 각하를 통해 합헌 결정을 내리면 한나라당도 이를 수용, 더이상 불필요한 소모적 정쟁은 매듭짓고 행정수도 이전사업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며 ‘합헌’ 결정을 기정사실화했다. 국회 건설교통위원장인 김한길 의원은 “제가 알아본 법리로는 법에 어떤 하자도 없다.”면서 “헌재가 제대로 판결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그동안 기회 있을 때마다 행정수도 이전의 타당성을 역설하고 야당의 반대운동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왔다. 대전 출신인 이상민 의원은 “국민투표는 대통령의 의무 사항도 아니고, 신행정수도 건설은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에 속하는 정책사항이므로 사법부의 심사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해 ‘각하’ 결정을 기대했다. 그는 또 야당이 헌재 결정과 상관없이 수도이전 반대운동을 계속 벌이겠다고 밝힌 데 대해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전폭적으로 수용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면서 “본인들의 입맛에 맞으면 옳고, 맞지 않으면 거부하는 것은 민주주의 소양 부족”이라고 지적했다. ●“헌재 결정은 법률적 해석일 뿐” 한나라당은 헌재의 결정에 크게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헌재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데다 헌재가 결정 시기를 앞당긴 사실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고위 관계자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헌재의 ‘탄핵’ 결정도 정치적 결정이었다.”며 헌재에 대한 불신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이어 “정부가 국가 안위에 관한 중대한 사안을 국민투표에도 붙이지 않고 추진하고 있는데도 헌재가 ‘각하’ 또는 ‘기각’ 결정을 내린다면 헌재는 스스로 ‘정치재판소’임을 자임하는 격”이라고 덧붙였다. 이한구 정책위의장도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내일 헌재 결정은 의미가 크지만 그것은 전적으로 법률적 측면만 얘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장은 그러나 “헌재가 위헌 결정을 내린다면 정부는 졸속으로 추진하고 있는 수도이전사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한가닥 기대감을 남겨뒀다. 특히 오는 28일 수도이전 반대 100만인 궐기대회를 준비중인 수도이전반대 범국민운동본부 이재오 의원은 “헌재가 어떤 결정을 해도 정부가 수도이전 중단을 선언하지 않는 한 28일 대회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행위원장인 박계동 의원도 “각종 조사에서 반대 여론이 60% 이상이고, 추진결정 과정에 국민여론이 제대로 수렴되지 않은 만큼 여권은 수도 이전을 일방적으로 강행해선 안 된다.”고 거듭 주장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헌재, 행정수도 이전 위헌 여부 21일 선고

    헌재, 행정수도 이전 위헌 여부 21일 선고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이상경 재판관)는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에 대한 헌법소원(수도이전 헌소) 청구사건을 21일 오후 2시 선고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로써 지난 7월12일 헌소가 접수된 이후 100일만에 행정수도 이전의 위헌 여부가 가려지게 됐다. 헌재 전종익 공보담당 연구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신행정수도의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 위헌확인 사건’을 선고하기로 했다.”면서 “당사자 및 관련 기관에 이같은 사실을 공식 통보했다.”고 말했다. 헌재가 헌법소원 청구를 기각, 또는 각하하면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원회는 예정대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되고, 헌소를 받아들여 위헌 결정(인용)을 내리면 추진위 활동이 전면 중단된다. 헌재가 통상적으로 사건접수 후 180일 이내에 결론을 내리는 헌법소원 사건을 100일만에 마무리짓는 것은 이례적이다. 청구인측 대리인단의 이석연 변호사는 “헌재가 사안의 중요성과 국민적 관심을 감안해 헌법 정신에 따른 합리적인 해결을 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측 대리인인 하경철 변호사는 “여론은 갈리고 있지만 법리적으로는 당연히 기각 또는 각하결정이 내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시 의원 50명을 포함, 대학교수와 공무원, 대학생 등 169명으로 구성된 청구인단은 “수도이전이 국민투표 없이 강행돼 참정권과 납세자로서의 권리가 침해됐고, 서울시와 협의하지 않아 서울시 공무원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했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경제전문기관들 ‘이름값 못하네’

    경제전문기관들 ‘이름값 못하네’

    ‘이보다 더 빗나갈 수는 없다?’ 정부는 물론 국내외 주요 연구기관 가운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비슷하게라도’ 맞힌 곳이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틀리기 위해 전망한다.’는 경제학자들의 자조섞인 변명을 감안하더라도 오차범위가 너무 크다는 지적이다. 특히 경기가 상승할 때는 하락을, 하락할 때는 상승을 점쳐 추세적 진단에서조차 허점을 드러냈다. 이헌재 부총리가 언급한 대로 전미경제연구기구(NBER)와 같은 전문 경제예측기관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대목이다. 19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나라경제를 운용하는 재경부는 물론 경제예측에 관한 한 국내 최고 권위를 자랑한다는 한국은행, 국책·민간연구소의 대표주자격인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삼성경제연구소, 외환위기 이후 국내 영향력이 커진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내외 할 것 없이 2001년 이후 제시한 한국 성장률 전망치는 실제 성장률과 크게 차이났다(표 참조). 우리 경제가 3%대 성장에 머무른 2001년에는 5∼6%대 갑절 성장을, 거꾸로 6%대 반등에 성공한 2002년에는 3∼4%대 반토막 성장을 점쳤다. 머쓱해진 정부와 국내외 기관들은 2003년 심혈을 기울여 ‘5%대 성장 유지’를 합창했으나 실제 성장률은 무참하게 3%대로 고꾸라졌다. 올해도 5∼6% 성장을 외치다가 ‘중간성적’이 신통찮자 부랴부랴 하향 수정에 나섰다. 한 경제학자는 “전망은 틀릴 수밖에 없다느니 외국기관은 더 엉터리라느니 판에 박힌 변명만 늘어놓지 말고 정부든 민간기관이든 경제예측의 전문성을 높이는 실력배양과 투자가 요구된다.”고 꼬집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수도이전 헌소’ 조기선고 안팎

    ‘수도이전 헌소’ 조기선고 안팎

    헌법재판소가 수도이전의 위헌 여부를 가려달라는 ‘신행정수도특별법 헌법소원’ 사건을 예상보다 훨씬 빠른 21일 마무리짓기로 한 것은 국론분열의 장기화로 인한 후유증이 클 것이라는 각계의 우려를 받아들인 결정으로 풀이된다. ●국론분열 장기화되면 후유증 심각 지난 8월11일 신행정수도 예정지가 확정 발표된 이후 서울시 등 수도권 지방자치단체 주민들의 수도이전 반대시위가 갈수록 격화되고 있고 일부 시위와 관련, 정치권에서 ‘관제데모’ 공방을 벌이는 등 정치적 소용돌이가 가라앉지 않고 있는 상황을 헌재도 걱정하고 있는 듯 보인다. 헌재는 헌법소원 사건의 경우, 통상적으로 접수 후 180일 이내에 결론을 내린다. 과외금지 등 복잡한 사안의 경우, 몇 년을 끄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헌재 전원재판부는 지난 7월12일 접수된 이번 사건을 100일만에 종결짓는다. 이는 헌재의 ‘손’에서 오래 끌면 끌수록 논란만 부채질할 뿐이라는 현실적 판단을 내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번 노무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도 3월12일 접수돼 두달여만인 5월14일 결정을 내렸다. ●수도권 지자체 반대 시위 격화 그러나 찬반 양론과 관련단체, 주민의 이해가 뚜렷하게 엇갈리는 사안이어서 헌재의 신속한 결정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잠복될지는 미지수다.21일의 결정은 인용, 기각, 각하 세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헌재가 합헌 결정(기각 또는 각하)을 내려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선언을 해놓았다. 위헌 결정(인용)의 경우, 정부·여당 및 충청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불보듯 뻔하다. 위헌 결정은 9명의 재판관 중 6인 이상의 의견이 일치할 때, 각하는 재판관 5인 이상이 일치할 때 내릴 수 있고, 나머지 경우는 모두 기각 결정이 된다. ●공개변론 없이 서면심리로만 결론 헌재는 지난 7월12일 이번 사건 접수 직후 이상경 재판관을 주심으로 정하고, 본격적인 심리에 착수했다. 이어 다음날인 13일 전원재판부 회부를 결정했으며 2주에 한번씩 목요일마다 재판관 전체회의인 ‘평의’에서 이 사건을 심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건설교통부와 법무부 등 정부측과 서울시 등이 각각 의견서를 헌재에 제출했으며, 헌재는 공개변론 없이 서면심리만으로 이번 사건의 결론을 내리게 됐다. 주심인 이상경 재판관 등 9명의 헌재 재판관들은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 이어 올들어 두번째로 역사적 사건의 심판대에 올라 주목을 받게 됐다. 박홍환 박경호기자 stinger@seoul.co.kr
  • 최저가 낙찰제 확대 유보 시사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9일 분양원가 공개 철회는 어렵지만 ‘최저가 낙찰제’ 확대 계획은 유보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이는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해 재계가 요구한 사항 중 일부를 수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건설수주가 급감하면서 경착륙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도 정부의 일보 후퇴를 이끌어냈다. 이 부총리는 이날 국무회의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건의한 최저가 낙찰제 확대 유보와 관련,“신중히 검토를 해보려고 한다.”고 밝혀 수용 의사를 시사했다. 그러나 분양원가 공개 철회 요구에 대해서는 “당정간에 간신히 합의를 한 지 얼마나 됐다고…. 손대기가 쉽지 않다.”고 말해 부정적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부는 현재 500억원 이상 공사에 대해 적용하고 있는 최저가 낙찰제를 내년부터 100억원 이상, 내후년부터는 규모에 관계없이 모든 공사에 적용한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가장 낮은 가격을 써낸 업체에 공사권을 줌으로써 가격 경쟁을 유도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지만 일선 건설업체들은 무리한 헐값 입찰로 수익성 악화를 야기한다며 반발해왔다. 일각에서는 건설경기 악화를 핑계로 정부의 개혁의지가 후퇴했다는 비판도 들린다. 재경부측은 “최저가 낙찰제 전면시행이 원칙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건설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 현실을 외면할 수도 없다.”면서 “어느 정도의 가격이 보장되는 최저가 낙찰제 보완책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올 가계빚 472조… 내년엔 주택대출 40조 만기

    올 가계빚 472조… 내년엔 주택대출 40조 만기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소비가 내년에 회복될 것이라고 했다. 주된 근거로 가계부채 조정을 들었다. 소비할 여력을 앗아갔던 가계빚 증가세가 최근 1∼2년간 조정국면을 거치면서 둔화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살아난 소비가 내수경기를 자극해 체감경기가 좋아질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민간경제연구소와 금융현장의 진단은 다르다. 가계빚의 덫을 아직 벗어던지지 못했다는 경고다. 특히 2002년 끝물에 나갔던 주택담보대출의 만기가 내년에 집중적으로 돌아온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이 관측이 맞다면 내년 경기의 한 축(소비)이 무너져 4∼5%대 성장에 찬물을 끼얹게 된다. 또다른 한 축인 건설경기도 붕괴 조짐이 적지 않아 우려감을 키운다. ●내년 만기도래 주택담보대출 40조원+α 18일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내년과 내후년에 걸쳐 돌아오는 주택담보대출은 76조 4000억원이다. 금융권은 ‘빚내서 집사자.’는 붐이 2002년말까지 계속됐고, 대출기간이 통상 3년이었던 점을 들어 내년에도 올해 수준(42조 3000억원)의 빚이 돌아올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은 주택담보대출 등을 포함한 전체 가계빚이 올 6월 458조원에서 연말에 472조 2000억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이자부담만 39조원에 육박한다. ●정부가 낙관하는 이유 그러나… 이 부총리는 지난 15일 정례브리핑에서 “내년에 주택담보대출 만기가 많이 돌아오는 것은 사실이지만 금융시장의 파국을 가져올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낙관하는 이유는 크게 세가지다. 첫째, 주택담보대출 만기연장률이 8월말 현재 86.4%로 매우 원활하다는 점이다. 둘째, 주택담보가격 대비 대출비율(LTV)이 은행권 평균 59.3%로 집값이 40% 이상 급락하지 않는 한 대출금을 떼일 위험이 작기 때문이다. 셋째, 일반 연체율에 비해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낮다는 점이다. 금융연구원 최공필 연구위원은 “금융당국의 강력한 지도로 만기연장이 이뤄지고 있지만 대부분 1년 단위로 연장시켜 놓은 상태”라면서 “정상적인 만기도래분에 올해 미뤄놓은 연장분까지 얹어져 내년에도 가계들은 빚더미에 짓눌릴 것”이라고 반박했다.LTV 비율만 하더라도 2003년 이후 은행권이 인색하게 적용하면서 평균치가 낮아졌을 뿐,2002년 대출분은 여전히 높다고 꼬집었다. 실제 금감원 조사에 따르면 전체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LTV비율이 60∼90%인 대출금 비중이 42%,90% 초과도 5%나 된다. 이들 대출금은 집값이 10% 이상 하락하면 떼일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 일부 은행들이 만기연장을 해주면서 LTV비율을 하향조정, 차액만큼 상환을 요구하는 것도 가계의 자금사정 경색을 야기하는 요인이다. 금융연구원 강종만 선임연구위원은 “1%를 밑돌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2002년 이후 꾸준히 상승, 올 6월에는 1.6%까지 오른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내년 소비 또 발목 잡히나 재경부 김석동 금융정책국장은 “시중은행의 3년짜리 주택담보대출을 주택금융공사의 장기 모기지론으로 갈아타도록 적극 유도할 방침”이라면서 “만기연장때 종전 LTV비율을 그대로 적용토록 창구지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만기연장 상황을 실시간 점검하고 있다.”는 그는 “현재로서는 별 문제가 없으며 뾰족한 대책도 없다.”고 털어놓았다.LG경제연구원 오문석 상무는 “금리 인하에 따른 이자부담 경감효과를 감안하더라도 내년에 돌아오는 주택담보대출이 워낙 많아 소비 여력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면서 “내년 민간소비 증가율은 정부 전망치의 반토막인 2%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장들도 집값 하락 부담이 겹친 탓에 가계빚 후유증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공필 연구위원은 “무엇보다 담보가치(집값)를 안정시키는 노력이 시급하다.”면서 “무조건 만기연장을 채근할 것이 아니라 악성 연체금은 과감히 부도처리해 서서히 거품을 빼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국감 초점] 법사위 헌재 ‘국보법 합헌’결정 공방

    “대통령 탄핵건은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野) “아직도 대통령 탄핵에 미련이 있는가 보다.”(與) 18일 헌법재판소 국감에서는 탄핵 공방 2라운드가 펼쳐졌다. 한나라당은 “아쉽다.”는 표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냈고, 열린우리당은 “절차상 아무 문제가 없었다.”면서 맞받아쳤다. ‘신(新)저격수’를 꿈꾸는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은 “헌재가 대통령의 위법 사실을 구체적으로 적시했지만, 살아 있는 최고 권력의 벽을 넘지 못했다.”고 포문을 열었다. 장윤석 의원도 바통을 이어받아 “대통령은 재직 중에 형사 소추가 되지 않지만, 만일 검찰이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사실을 기소했다면 최소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선고됐을 것”이라면서 “국회의원으로 치면 당선 무효에 해당하는 위중한 사안인데, 헌재도 탄핵이다 아니다만 정하지 말고 형량도 결정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최용규 의원은 “탄핵 심판은 이미 언론에 다 공개된 대통령 발언을 근거로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자료 수집·검토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면서 “당시 다수당(한나라당)의 눈치를 보느라 시간이 오래 걸린 것 아니냐.”고 말했다. 최재천 의원도 “대통령의 법 위반 정도가 중대한 사항은 아니었다.”고 주장해 지원 사격에 동참했다. 답변에 나선 헌법재판소 이범주 사무처장은 “판사는 재판으로 말한다고 했듯이 이 자리에서 제가 답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비켜갔다. 국보법 개폐 논란에 대해서는 한나라당 김성조 의원 등이 “헌재가 이미 합헌이라고 했는데, 대통령이 폐지를 주장한 것은 국민 앞에서 현행 법률의 정당성과 법치국가 정신을 무시한 것”이라고 강력하게 성토했다. 그러나 여당의 우윤근 의원은 “헌재가 어떤 법률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해서 반드시 존치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盧대통령 “소비·투자 노력”…경기부양 신호?

    盧대통령 “소비·투자 노력”…경기부양 신호?

    노무현 대통령의 경제정책이 변화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단기적이고 부작용이 예상되는 경기부양책은 쓰지 않는 정책기조를 유지하면서, 투자와 소비를 늘리기 위해 적극적인 경제활성화 정책을 펴겠다는 방침이다. 러시아·카자흐스탄·인도·베트남 등의 해외순방에서 ‘기업의 투자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이후 나타나는 현상이어서 주목된다. 노무현 대통령은 18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투자와 소비 활성화를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김영주 정책기획수석으로부터 ‘경제활력 종합투자촉진방안’을 보고받고 이같이 강조했다. 투자촉진방안은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지난주 언급했던 ‘한국판 뉴딜정책’의 내용을 담고 있으며, 대단위 건설 개발 등 건축수요 확대, 레저·관광개발 및 DM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 등을 통한 소비수요 창출, 설비투자나 연구개발(R&D) 투자확대 등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들에게 “잘못된 부양책을 쓰지 않겠다는 것이지 재정지출 등 필요한 정책수단을 반대했던 것은 아니다.”고 강조하고 “정책의 일관성이 흔들리지 않도록 관리해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지난 16일 부마 민주항쟁 25주년 기념식에 보낸 영상메시지에서도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는데 힘과 지혜를 모아가자.”고 주문했다. 김종민 대변인은 “대통령의 언급은 무리한 부양정책을 펴지 않겠다는 정책기조에서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경제활성화 정책을 동원하지 않는다는 오해가 있어 이를 분명히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권과 경제계에서는 경기부양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노 대통령은 앞으로 본격적인 경제살리기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나성린 한양대 교수는 “‘뉴딜정책’은 그동안 조금씩 벌여오던 경기부양정책을 국채발행을 늘려 크게 추진하겠다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경제 외의 분야에서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는 한 경기부양책은 소용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부총리 ‘트로이카체제’로

    오명(吳明·64) 과학기술부 장관이 18일 청와대에서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임명장을 받음으로써 ‘부총리 트로이카 시대’가 열렸다. 이헌재 경제·안병영 교육 부총리에 이어 세번째 부총리의 공식탄생이다. 초대 과기부총리라는 개인적 영예와 동시에 ‘리트머스 시험지’라는 짐을 안게 됐다. 지난해말 과기장관 발탁때 노무현 대통령에게 ‘부총리 격상’을 일찍이 귀띔받았으나 이후 정부조직법 개정이 지연되면서 부총리 합류가 늦어졌다. 이 부총리가 큰 틀의 경제정책 등 거시경제를 아우른다면 오 부총리는 기술성과의 산업화 등 실물경제를 책임지게 된다. 연간 6조원이 넘는 국가 R&D(연구개발) 예산을 조정하고 19개 부처(청)에 배분하는 막강한 권한을 거머쥐었다. 신설되는 과학기술장관회의도 주재한다. 하지만 세 명의 ‘시어머니’를 모시게 된 일선 부처의 걱정도 적지 않다. 효율적인 운용의 묘는 세 부총리에게 주어진 몫이다. 오 부총리는 이날 취임 기자회견에서 “두 분 부총리와 충분히 사전교감을 나눴다.”며 과기부가 부처간 업무 상충 조정에 오히려 윤활유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어 얼마전 방한한 아랍에미리트 왕세자가 해수 담수화 프로젝트에 우리나라 ‘스마트 원자로’ 활용을 즉석에서 가계약한 사례를 소개한 뒤 “노동과 자본 대신 기술혁신으로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앞당기겠다.”고 강조했다. 개인적 야심작인 ‘우주인 선발’로 새 바람을 일으킬 작정이다. 늘 웃는 얼굴이지만 밀어붙이는 추진력도 대단하다. ‘직업이 장관’이라는 별칭답게 체신부·교통부·건설교통부 장관을 지냈다. 경기고·육군사관학교를 거쳐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학력도 이채롭다.1967년 부처 명함도 못달고 ‘처’(과학기술처)로 출발한 과기부로서는 약 40년 만에 ‘쾌거’를 이뤄낸 셈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피감기관 해도 너무해](하)시간과의 전쟁

    [피감기관 해도 너무해](하)시간과의 전쟁

    “위원장도 알지만 5분씩 질문한다. 질문하면 5초 생각하고 답변하는데 제대로 된 것이 없다. 명백한 의사진행 방해라고 생각한다.” 지난 12일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얻어 이렇게 지적했다. 답변을 미리 생각한 뒤 축약해서 해달라는 요구였다. 금감위·금감원 국감이 이날 오후 2∼4시 TV로 생중계되자 종전 20분씩으로 돼 있는 의원 1인당 질의시간이 5분으로 축소되면서 이런 신경전이 벌어진 것이다. 역대 최다인 457곳의 피감기관을 대상으로 한 17대 국회 첫 국감은 의원들에게 ‘발언시간 총량제’를 적용한 탓에, 의원들은 짧은 시간 내에 피감기관과 언론에 문제제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답변을 듣기 위해 ‘시간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피감기관장이나 증인들의 답변이 너무 느리면 즉각 시정을 요구하고, 답변이 질의 내용과는 엉뚱한 방향으로 가거나 길어지면 나중에 답변하라고 면박을 주기도 한다. ●업무보고 3분 넘기면 “서면으로 하라” 이헌재 경제부총리도 느리고 어눌한 말투로 답변을 이어가 도마에 올랐다. 지난 11일 재경위의 재경부 국감에서 한나라당 김애실 의원은 갑자기 이 부총리의 답변을 가로막으면서 “시간도 없고 하니 가급적 말씀을 빨리 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이 부총리는 “저는 말을 빨리 하면 혀가 꼬여서….”라며 예의 느린 말투로 답변을 계속했다. 이번 국감에서 나타난 특징 중의 하나는 피감기관의 업무보고가 3분을 넘으면,“나중에 서면으로 보고하라.”고 커트되기 일쑤다. 한 의원 보좌관은 “피감기관이 당일 국감과 상관없는 일상적인 업무보고를 너무 장황하게 해 시간을 좀먹고 있다.”면서 “의원들의 질의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만큼, 피감기관들이 도와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평했다. 13일 국립의료원에 대한 보건복지위 국감에서는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가 이례적으로 10분간이나 질의한 것도 구설수에 올랐다. 평소 언론 노출이 잦은 당 대표나 원내대표의 경우 자신에게 할당된 시간을 동료 의원들에게 나눠주는 ‘미덕’을 발휘하는 관행과는 달랐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일부 의원은 “발언시간 총량제 적용으로 가뜩이나 질의시간이 부족한 마당에 당 지도부까지 질의를 하면….”이라며 볼멘소리를 했다. ●“죽어도 보충질의 하실 분만 하세요” 진풍경 의원들의 의욕적인 질의가 논란을 빚기도 한다.18일 법사위의 헌법재판소 국감에서 최연희 위원장은 “우리가 오늘 오후에 피감기관 두 곳을 더 방문하고, 특히 오후 3시까지 경기 화성의 외국인 보호소에 도착해야 한다.”면서 “정말 질의할 시간이 촉박한데,‘죽어도’ 보충 질의를 해야 한다고 하는 분만 하시고, 가능하면 서면 질의로 해달라.”고 이례적으로 협조 요청을 하기도 했다. 지난 7일 부패방지위원회에 대한 법사위 국감에서 역시 최 의원장은 “위원님들, 밤이 깊어갑니다. 위원 여러분이 5분씩만 추가 질의해도 1시간 넘게 걸립니다. 이 점 꼭 양해하시고 짧게 질문해 주십시오.”라고 몇 번이나 ‘애원’했다. 지난 12일 정무위의 금감위 국감에서는 양당 간사간에 추가 보충질의를 않는다는 합의를 했음에도 한나라당 유승민 의원이 “야당 의원이 보충질의 좀 하자는데 왜 그렇게 반대하냐.”며 밀어붙여 간사 합의는 보기좋게 깨졌다. 동료 의원들의 항의성 불평이 쏟아진 것은 물론이다. 문소영 전광삼 박지연기자 symun@seoul.co.kr
  • 李부총리 WEF 국가경쟁력 발표에 ‘발끈’

    정부가 세계경제포럼(WEF)이 최근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을 11계단(18위→29위)이나 떨어뜨린 데 대해 “엉터리 통계”라며 발끈하고 나섰다. 청와대 국정브리핑은 물론 경제부총리, 금융감독위원장, 각 부처 장관까지 가세해 전방위 반박전을 펼치는 양상이다. 한마디로 “믿을 만한 조사가 못되니 국민들은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말라.”는 주문이다. 그러나 정작 정부가 지나치게 일비(一悲)하고 있다는 냉소도 있다. ●정부, 이유 있는 반박 이헌재 부총리는 15일 “WEF의 국가경쟁력 조사라는 게 해당국가의 기업인들에게 주관적인 생각을 물어본 뒤 단순집계해 국가간 비교를 한다.”면서 “매년 조사대상자가 다른 데다 설사 같은 사람이더라도 동일 기준으로 응답했다고 보기 어려워 대단히 정치(정교·치밀)하지 못한 조사방식”이라고 비판했다. 그 예로 우리나라의 환율수준이 지나치게 고평가돼 있다며 이 부문 순위를 전년도 32위에서 올해 63위로 대폭 끌어내린 점을 들었다. 실제 세계 각국은 우리나라의 환율이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다며 WEF와는 정반대의 지적을 내놓고 있다. 이 부총리는 “우리 경제성장률이 3.1%로 급락했던 작년에는 뜬금없이 국가경쟁력을 전년 25위에서 18위로 끌어올렸다.”며 “내가 그 조직(WEF)에 있다면 창피해서 도저히 발표못할 것”이라고도 했다. 설문조사가 ‘대통령 탄핵정국’이었던 4월에 이뤄진 점도 평가의 객관성을 의심케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7월에 나온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비슷한 통계도 덩달아 도마에 올랐다. 금감위 박대동 감독정책1국장은 이 날 브리핑을 통해 “IMD가 우리나라의 은행감독을 세계 꼴찌로 평가했으나 그 근거잣대는 국내기업 최고경영자 400여명에게 던진 ‘은행감독이 우리 경제의 경쟁력에 장애요인이 아니다.’라는 단 1개의 질문에 불과했다.”고 꼬집었다. 금감위는 감독개선 실태에 관한 홍보서한을 윤증현 위원장 명의로 기업인 1000여명에게 발송하기도 했다. 국정홍보처도 이날자 ‘국정브리핑’에서 “WEF 통계는 설문조사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어 평가에 한계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경제전문가들은 정부의 반박에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너무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설문조사만 하더라도 객관성은 분명 떨어지지만 어차피 우리나라 경제주체들의 시각과 인식이 반영된 ‘체감지수’라는 얘기다.WEF가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을 끌어 올렸을 때는 ‘홍보수단’으로 인용하다가 대폭 끌어 내리자 ‘못믿을 통계’라고 성토하는 것도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지적이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는 “이번 순위 추락을 경제정책의 일관성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李부총리 “나도 종합부동산세 대상”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5일 자신도 ‘종합부동산세’(가칭) 대상이라면서 예정대로 내년 1월 집부자·땅부자를 상대로 종합부동산세를 도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이날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종합부동산세 기준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전에 살던 집이 아직 팔리지 않아 (본의 아니게 다주택자가 된 만큼)과세대상에 들어갈 것이 분명하다.”면서 “올해 보유세도 많이 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 부총리는 서울 강남의 한 빌라에 살다가 지금의 한남동 대형빌라로 이사했다. 이 부총리는 “내년 1월 종합부동산세 도입 방침에는 전혀 변화가 없다.”면서 “다만,(관련법을 통과시킬)국회 사정에 달린 만큼 예정대로 추진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가구 다주택 보유현황 등)데이터베이스 취합이 늦어져 종합부동산세 기준선정이 다소 지연되고 있다.”면서 “이달말이나 내달초에는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보유세제 개편이 비싼 집에 살수록 세금을 많이 내게 하는 형평성 개선작업이라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내년 ‘한국판 뉴딜정책’ 편다

    시장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한국판 ‘뉴딜정책’은 정보기반 사업과 공공시설 확충사업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12월께 종합발표된다.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5일 정례브리핑에서 한국판 뉴딜정책이 소문만 무성하다는 지적과 관련,“12월 발표할 내년도 경제운용계획에 담아 내놓겠지만 그 전에라도 (프로젝트별로)산발적 발표가 가능할 것”이라면서 “뉴딜이라고 부를 만큼 거창하지는 않다.”고 말해 시장의 지나친 기대감을 경계했다. 이 부총리는 “현재 경기순환기적 저점과 구조적 전환과정으로 인한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국가 데이터베이스 업그레이드 작업과 각종 건설공사 등의 사업을 전 부처 차원에서 머리를 맞대 종합처방을 만들고 있다.”면서 “연기금의 여유자금을 노인정, 관공서, 학교 교사, 사회간접자본(SOC) 등에 투자하는 내용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새로운 건설 프로젝트를 만들기보다 내년 예산안에 반영시킨 정보화사업 등을 활용하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돼 시장의 실망감이 나오고 있다. 이 부총리는 또 “기업도시가 땅투기 수단이 되는 것은 절대 용인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기업이 땅을 잔뜩 확보해 놓았다가 ‘기업도시 재료’로 땅값만 부풀린 뒤 이런저런 핑계로 중도포기, 땅을 팔고 나가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하지만 구체적인 강제수단이 없어 효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 부총리는 또 “최근 중소기업 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만기도래 규모를 둘러싸고 우려감이 커지고 있으나 금융시장의 파국을 가져올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다.”면서 “(은행에서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2단계 방카슈랑스도 예정대로 내년 4월 시행하겠다.”고 재차 밝혔다. 아울러 2010년까지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물가상승 등 부작용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 최고치)은 5% 이상을 유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국내외 예측기관마다 성장률전망 ‘오르락 내리락’

    국내외 예측기관마다 성장률전망 ‘오르락 내리락’

    정부는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깎아내린 국제통화기금(IMF)에 최근 정중하지만 강도높게 이견을 전달했다. 시각이 다른 결정적 변수는 ‘소비’다.IMF 등이 소비 부진을 들어 내년도 성장세를 비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과 달리, 정부는 민간소비가 내년에 4%가량 증가하면서 살아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가 예측기관에 따라 3∼6%대까지 편차가 큰 것도 이처럼 소비 진단이 달라서다. 또하나의 핵심관건인 ‘건설경기’에 대해서는 정부든 민간기관이든 나쁘다는 데 별 이견이 없다. ●소비 4% 증가 현실성 있나 내년도 민간소비 증가율을 가장 비관적으로 본 기관은 골드만삭스와 LG경제연구원(각 2.0%). 가장 후하게 본 기관(글로벌 인사이트,6.9%)과의 차이가 무려 세 배 이상이다. 대개는 2∼3% 증가를 점쳤다. 반면 재정경제부는 내년도 세수(稅收)를 추계하면서 민간소비가 3.8% 늘 것으로 전망했다. 이헌재 부총리는 소비 회복을 낙관하는 근거로 “오랫동안 소비를 짓눌러온 가계빚과 신용불량자 문제가 조정국면에 들어섰고, 내수와의 핵심 연결고리인 건설경기가 연착륙하면서 고용을 창출할 것”이라는 점을 들었다. 아울러 빚까지 내가며 늘리기로 한 ‘재정지출 확대정책’이 소비를 0.4∼0.5%포인트 끌어올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렇게 되면 소비가 4% 이상 늘면서 내수가 살아난다는 것이다. 이 부총리가 “내년에 경제지표는 나빠도 체감경기는 좋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소비전망이 빗나가면 무슨 일이… 재경부는 지난해 이맘때쯤 올해 세수를 짜면서 민간소비 증가율을 4.0%로 예측했다. 결과는 참담. 아직 몇 달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민간연구소(-0.2%)와 재경부(0.5%) 추산을 감안할 때, 사실상 제로 상태다. 이 때문에 올해 세수는 1조원 가까이 ‘펑크’날 것이 확실시 된다. 정부는 들어올 돈(세수)을 토대로 쓸 돈(예산)을 배분하기 때문에 ‘소비 오진’은 국가경제 운용에 큰 부담을 야기한다. 그도 그럴 것이 민간소비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60%나 된다. LG경제연구원 오문석 상무는 “가계빚이 조정국면에 들어선 것은 맞지만 정부가 한 가지를 간과했다.”면서 “2002년에 폭증한 3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이 올 하반기부터 내년에 걸쳐 집중적으로 돌아온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 빚을 갚느라 소비할 여력은 여전히 없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구상중인 대규모 건설프로젝트도 소비를 반짝 끌어올릴 수는 있어도 재정 건전성 부담 때문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삼성·현대경제연구소도 고용 부진과 정부정책의 불확실성 등을 들어 내년에도 본격적인 소비 회복은 어렵다고 고개를 저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건설급랭 ‘네탓 공방’

    건설급랭 ‘네탓 공방’

    빈사상태에 빠진 부동산시장을 놓고 정책 책임자들이 서로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비버 플랜’(가칭)이라는 거창한 건설 프로젝트를 준비중이라지만 말만 무성하다.그 사이 부동산시장은 겨울을 맞고 있다. ●이헌재·이정우 서로 “네 탓” 지난 12일 재정경제부 국정감사장.건설경기 급랭을 따져묻는 국회의원들의 지적이 쏟아졌다.이헌재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작년에 부동산투기가 빨리 진행됐고,투기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일부 정제되지 못했거나 보완책이 따르지 못한 제도들이 도입됐다.”고 해명했다.언뜻 보면 자신의 오류를 시인한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이 부총리가 취임한 것은 올 2월11일.이 부총리는 ‘정제되지 못한 정책’이 도입된 시점으로 ‘작년’을 지목했다.지난해 부동산정책을 진두지휘했던 이는 김진표 전 부총리(현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와 이정우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은근히 전임자를 탓한 셈이다.공교롭게 두 사람은 국감장에서 이 부총리와 함께 앉아 있었다. 이 부총리와 더불어 집중포화를 맞은 이 위원장은 “부동산시장이 지금 최악의 상황을 맞은 것은 지난 수십년간 부동산정책이 온탕냉탕을 오갔기 때문”이라며 과거정권을 탓했다.한 야당의원이 “참여정부의 부동산정책이 집값을 더 떨어뜨리겠다는 것인지,현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것인지 헷갈린다.”며 이 위원장을 직접 겨냥하자 “나도 헷갈린다.”는 말로 빠져나갔다.최근들어 부동산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이 부총리에게 교묘히 책임을 돌린 것이다. ●‘비버 플랜’ 언제 나오나 이렇듯 정책 책임자들이 네 탓 공방을 하는 동안,부동산시장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지난해 103조원으로 정점에 이른 건설수주액은 올 연말 80조원대로 급락할 것으로 관측된다.재건축·재개발 수주액은 불과 1년새(2조 73억원→1235억원) 바닥권으로 추락했다.물론 정부도 상황의 심각성은 인정한다.재경부 박병원 차관보는 “올해 화두가 투자 활성화였다면 내년 경제운용계획의 핵심은 건설경기 연착륙”이라며 조만간 ‘비버플랜’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비버플랜이란 이 부총리가 시사한 수조원대 건설 프로젝트로,‘물 속의 위대한 건축가’로 불리는 비버에서 착안했다.비버가 물 속에 댐을 짓듯,수조원대의 토목공사를 일으켜 건설경기를 되살리겠다는 뜻이다.재경부는 당초 건설 프로젝트에 이 이름을 붙이려 했으나 ‘토종 동물’이 아니라는 일부 반대의견에 부딪쳐 공모로 틀었다.최근 마감한 공모에는 500여명의 네티즌이 참여했으나 무릎을 칠 만한 ‘이름’이 없어 정부가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어찌됐든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도 지난 12일 “한국판 뉴딜정책에 버금가는 건설 프로젝트를 정부와 추진 중”이라고 밝혀 기대감을 키웠다.이 부총리 역시 국감에서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포함해 부동산 거래 위축을 시정할 합리적 대안을 검토 중”이라고 거듭 밝혔다. ●시장 냉소속에 경착륙 주장도 시장에서는 “(정부의 건설경기 연착륙 유도방안이)말만 무성하다.”며 아직은 냉소적인 반응이 대부분이다.한 부동산중개업자는 “재경부 얘기만 들으면 뭔가 후속조치가 곧 나올 것 같은데 청와대쪽을 쳐다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고 꼬집었다. 그 예로 투기지역 추가해제와 투기과열지구 해제가 감감무소식인 점을 들었다.굿모닝신한증권 강관우 애널리스트는 “건설업이 경기 방어를 해낼 수 있을지 아직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국감장의 국회의원들과 일부 건설업자들은 한술 더 떠 “건설경기가 이미 (심한 생채기를 내며)경착륙했다.”고 주장한다.긍정적인 관측도 있다.삼성증권 허문욱 애널리스트는 “정부 발언을 종합해보면 부동산 규제정책의 완급 조절 가능성이 엿보인다.”며 건설주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사설] 저성장 충격 대비책 서둘러야

    지난달 아시아개발은행(ADB)과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 기구 들이 내년도 한국의 성장률을 잠재성장률에 못 미치는 4%대로 전망했을 때 발끈했던 당국이 그 가능성을 공식 인정하기에 이르렀다.이헌재 경제부총리는 국회 국정감사에서 고유가와 내수 부진이 지속되면 내년도 성장률이 잠재성장률(4.7∼5.2%)보다 0.9∼1%포인트가량 밑돌 수 있다고 말했다. 김중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올해의 성장률도 4%대 후반으로 떨어질 가능성을 시사했다.특히 인위적인 부양책에 극도의 거부감을 나타냈던 이정우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조차 경기부양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우리 경제가 당국의 희망이나 예상과는 달리 회생의 실마리를 좀체 찾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 부총리는 내년도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별도의 건설경기 연착륙대책과 사회간접자본(SOC) 민자유치 확대 등 경기부양책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이 위원장도 ‘마약’을 사용해선 안 된다면서도 얼어붙은 내수를 부추겨야 할 절박성에 대해서는 공감을 표시했다.당국이 늦게나마 경고음에 귀 기울이게 된 것을 다행으로 여기면서도 아직도 성장과 분배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집착을 버리지 못하는 것에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경기부양을 위해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시기에 또다시 역량이 분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추가적인 재정 확대 외에 금리 인하,유류세 인하를 포함한 감세 등 경기부양책을 총동원할 것을 촉구한다.그리고 부양책에 더이상 이념적인 논란이 개입돼선 안 된다.갈수록 내려앉는 경기를 되살리자는 데 이론이 있을 수 없다.정부와 정치권은 이번 국감을 통해 경제 활성화에 역량을 총집결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당부한다.
  • 李부총리 “외환시장 개입했다”

    李부총리 “외환시장 개입했다”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2일 ‘환율 방어’를 위해 외환 파생상품 시장에 개입한 사실을 공식 시인했다.국회가 이 과정에서 2조원에 가까운 손실이 발생했다며 감사청구 방침을 밝혀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정부가 ‘여유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설립하려던 한국투자공사(KIC)의 국회 승인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과천정부청사에서 이 날 열린 재경부 국정감사에서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올들어 8월까지 지급한 외국환평형기금채권 이자비용이 재경부와 한국은행 자료간에 1조 8000억원이나 차이난다.”면서 “정부가 통례를 깨고 역외선물환시장(NDF)에 개입한 것이 아니냐.”고 추궁했다(서울신문 10월12일자 5면 참조).이 부총리는 “지난해 하반기에 외환시장의 투기적 거래가 비정상적으로 늘어나 일시적으로…(들어갔다)”라고 답변했다.심 의원은 “투기를 막기 위해 (정부가)투기를 했다는 것이냐.”고 재차 따져물었고,이 부총리는 “투기가 아니라 효과적이고 방어적인 방법을 찾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나라당 이종구 의원은 “정확한 개입 규모와 손실액수,그리고 책임자를 밝히라.”고 주문한 뒤 “정부의 외환시장 투자능력이 아직 미숙하다는 반증이기도 한 만큼 KIC 설립은 신중히 재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의 윤건영 의원은 “정부가 투자위험이 매우 높은 외환파생시장에 들어간 것은 외평채 발행한도를 사전에 동의해준 국회 취지에 어긋난다.”며 국회법 위반인 만큼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국회법을 전혀 위반하지 않았다.”고 맞섰다.이어 “다른 나라들도 이 정도의 개입은 다 한다.”면서 “공개석상에서 이 문제를 오래 이야기하는 것은 (국익에)바람직하지 않다.”고 제동을 걸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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