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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경부 인사설로 ‘술렁’

    재정경제부가 인사설로 술렁이고 있다. 복수차관 신설이 4월에서 6월로 늦춰졌음에도 차관과 1·2급 승진 등에 관한 하마평이 무성하다. 일각에서는 김광림 재정경제부 차관의 ‘5월 사퇴설’까지 제기하고 있다. 한덕수 부총리는 29일 정례브리핑에서 직원들이 안정을 못찾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동요하는 재경부 분위기에 쐐기를 박았다. 하지만 하마평은 익을 대로 익었다. 차관 후보로는 일단 재경부 내에서 행시 17회 동기인 박병원 차관보와 진동수 국제업무정책관(차관보), 윤대희 정책홍보관리실장 등이 거론된다. 복수차관제와 관계없이 박 차관보나 진 차관보 중 1명은 차관이 될 것이라는 게 재경부내 시각이다. 외부에선 행시 14회 동기인 최경수 조달청장과 김광림 차관의 동서인 15회 김용덕 관세청장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재경부 관계자는 “청와대가 수레바퀴를 뒤로 돌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림 차관도 행시 14회여서 동기생 가운데 차관이 다시 배출될지 주목된다. 그러나 재경부 관계자는 “재경부에서 ‘복도통신’이 사라진 지 오래됐다.”며 “참여정부 들어 차관 이상 정무직을 점치는 것은 무척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내부에서 차관이 나올 경우 1급 자리에는 행시 20∼21회 출신들이 거론된다. 현재 재경부에 18∼19회 출신의 2급 국장들이 없기 때문이다. 유재한 정책조정국장과 임영록 금융정책국장, 이철환 국고국장 등은 20회다. 임 국장은 금융정책국장을 맡은 지 8개월 밖에 안돼 자리를 옮기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21회인 김경호 홍보관리관(공보관)도 유력한 1급 승진 후보로 거론된다. 그는 이헌재 부총리 시절 1급 승진을 전제로 홍보관리관을 맡았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금융정책국장 자리도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경부에선 이미 행시 23회(김석동 금융정보분석원장)에서 1급을 배출했다. 김 홍보관리관이 자리를 옮길 경우 후임으로는 행시 23회인 김교식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이 바통을 이어받을게 유력시된다. 김 국장은 본인도 바라는 데다 외환위기 당시 공보과장을 지낸 경력 등으로 홍보관리관 자리를 놓고 현 김 홍보관리관과 경합을 벌였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장애인 생산품 정부조차 외면

    장애인 생산품 정부조차 외면

    정부가 물품 구매시 장애인들이 생산한 제품을 최우선적으로 구매하는 장애인 우선구매제도를 만들었으나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별로는 법을 만들고 해석하는 최고 헌법기관인 대법원, 헌법재판소, 국회 등의 준수율이 가장 낮아 의외였다. ●대법원·국회도 준수율 낮아 서울신문이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과 보건복지부 등을 통해 입수한 ‘2003년 공공기관 장애인 생산품 우선구매 현황’ 등 관련자료를 분석한 결과 헌법기관, 중앙행정기관, 광역자치단체, 시·도 교육청 등 85개 공공기관 가운데 34%인 29개 기관이 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규정을 어긴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헌재는 행정봉투, 복사용지, 면장갑, 재생화장지 등을 구매하면서 장애인 생산품을 하나도 구입하지 않아 가장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 대법원은 5개의 의무구매품목을 구매했지만 모두 정해진 기준을 넘지 못했다. 국회는 재생화장지는 기준을 충족시켰지만 복사용지는 장애인 생산품을 외면했다. 중앙행정기관의 경우 50개 중 16개(32%) 기관이 우선구매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 청소년보호위원회는 장애인 생산품을 단 1원어치도 구매하지 않았다. 과학기술부는 5개 품목 구매액이 모두 기준을 넘지 못했다.16개 광역자치단체 중에서는 서울시와 인천시 2곳(12.5%)만이 우선구매제도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16개 시·도 교육청에서는 절반인 8곳이 기준을 지키지 않았다. 반면 경찰청과 보건복지부 등은 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제도를 가장 잘 지키는 기관으로 나타나 대조를 이뤘다. 품목별로는 칫솔, 행정봉투, 복사용지, 면장갑, 재생화장지 순으로 우선구매제도가 지켜지지 않았다. 한편 정부의 물품구입총액 7564억여원 가운데 5개 품목(광역단체의 경우 쓰레기봉투 구입액까지 포함)에 대한 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합계액은 317억여원으로 4.2%에 지나지 않았다.1개 기관당 3억 7000여만원씩 구매한 셈이다. 현재 전국 290개의 직업재활시설 및 지역사회재활시설에서 5352명(2001년 기준)이 보호를 받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시설당 1억 900여만원, 중증장애인 1인당 592만원의 연매출을 거둔 것으로 계산된다. 하지만 장애인 생산품 우선구매총액은 매년 큰 폭으로 증가했다. 도입 초기 49억여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514억원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강제조항이나 처벌규정 없어 장애인 생산품 우선구매제도가 잘 지켜지지 않는 것은 의무조항이기는 하나 이를 지키지 않아도 강제할 법적 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해부터 행정기관 평가 항목에 장애인 생산품 우선구매제도 준수 여부가 포함돼 관련 예산 배정시 인센티브 등을 줄 수 있게 됐다. 기관 구매담당자들이 관련 제도를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무시했던 점도 지적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해 기관평가 항목에 추가된다고 알려진 뒤 각 기관 구매 담당자들로부터 제도를 설명해 달라는 문의가 쏟아졌다.”면서 “이는 구매 담당자들이 제도를 정확하게 숙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고금석 서재희기자 kskoh@seoul.co.kr
  • 공직자 백지신탁제 도입 논란

    공직자 백지신탁제 도입 논란

    ‘백지신탁제’를 골자로 하는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이 4월 임시국회의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백지신탁제의 핵심은 재산공개 대상자(정무직과 1급이상 공직자 및 배우자, 직계 존비속)가 보유한 주식을 매각 또는 백지로 위임신탁하는 것이다. 그 취지는 공직자가 관련 정책을 결정할 때 부당한 방법으로 재산을 증식하지 못하게 막자는 것이다.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의 문제제기에 부응, 지난해 6월 한나라당 권영세 의원이 개정안을 제출한 뒤 8월에 정부안과 한나라당 박재완, 민주노동당 이영순 의원의 개정안이 잇따랐다. 그러나 지난해 정기국회가 국가보안법 등 4대 쟁점법안을 둘러싸고 파행을 거듭하면서 개정안은 국회 행정자치위에서 동면에 들어갔다. 그러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과 정·재계 인사들이 반부패투명사회 협약을 체결한 뒤 정치권에서 관련 법안 처리에 팔을 걷어붙이기 시작했다. 여기에 이기준 교육부총리를 신호탄으로 이헌재 경제부총리, 최영도 인권위원장 등 고위공직자가 ‘부동산 투기 의혹’ 등으로 잇따라 낙마하자 공직자윤리법 개정안 처리는 급물살을 탔다. ●도입엔 공감대·부동산 매매 제한 등은 논란 개정안별로 백지신탁 하한액수나 첫 신탁된 주식의 처분기간, 대상자 범위 등에는 차이가 있지만 여야 모두 4월 임시국회 회기내 처리엔 동의하고 있다. 특히 재임 기간 중 부동산 매매를 제한하는 것을 놓고는 정부안과 한나라당안이 차이를 보인다. 한편 일부에서는 백지신탁제나 부동산 매매 제한에 대해 위헌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송보경 서울여대 교수도 “부동산 매매를 제한한 뒤 유형별로 판단하면 될 것”이라고 말한 뒤 “위헌 주장은 가능하겠지만 법안의 본질이 공직을 이용한 재산 증식 과정을 막기 위한 것이지 소유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기에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윤태범 방송통신대 교수도 “임용기간 중 업무 관련 주식 소유를 제한하는 것이지 소유와 취득을 제한하는 게 아니기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일부에선 “본말 전도” 지적 반면 현재 제출된 개정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윤태범 교수는 “백지신탁제는 공직 수행과 사적 이익 연결 여부를 가리는 게 선결돼야 하는데 제출된 모든 법안은 이 과정을 생략하고 주식이냐 부동산이냐 논의만 무성해 본말이 전도됐다.”고 지적했다. 또 “정치권에서 명분에만 집착하고 실현 가능성을 간과한 면도 있다.”고 꼬집은 뒤 부동산 매매 제한에 대해 “양도세·재산세 등 세제로 보완하면 될 것”이라고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한편 정치권의 경쟁적 법안 제출에 대한 시각도 곱지 않다. 행정개혁시민연합 서영복 사무처장은 “충정에서 비롯된 것이길 바라지만 마치 선명성 경쟁을 벌이는 것 같다.”면서 “협상과정에서 취지가 변질될 가능성도 높다.”고 내다봤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재경부 경제총괄부서 위상 찾는다

    “개별부처로서 맡은 일은 잘하고 있지만 부총리급 총괄부처로서 역할은 미흡한 것 같다.”(지난달 24일 재정경제부 혁신워크숍에서 한덕수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 재경부가 경제정책 총괄부처로서 위상을 되찾기 위해 변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거시, 금융, 세제, 외환 등 재경부 고유의 업무에 매달리다 보니 전체 경제부처를 아우르며 국가의 미래비전을 디자인하는 기능이 많이 퇴화돼 있다는 내부 반성에 따른 것이다. 이런 분위기는 지난달 15일 취임한 한 부총리가 주도하고 있다. 한 부총리는 동북아시아 중심국가 육성, 저성장·저출산·고령화 사회에 대한 대비, 지역 균형발전 등 종합적인 비전을 세울 곳이 재경부밖에 없는데도 그 기능이 그동안 단기부양, 구조조정 등 업무에 가려져 있었다고 취임 초부터 지적해 왔다. 특히 “전임 이헌재 부총리가 경제팀을 이끌면서 신용불량 사태 등 급한 불은 어느정도 껐기 때문에 앞으로는 우리나라가 무엇을 해서 어떻게 먹고 살지를 집중적으로 다루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재경부는 최근 사안별로 19개 사업팀을 구성했다. 국가 주요사업의 추진상황을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지원방안을 검토하자는 취지다. 이에 따라 고령화·저출산팀, 국민연금팀, 새만금사업팀, 고속철2단계사업팀,J/S프로젝트팀(서남해안 개발사업 담당), 국민임대건설사업팀 등 19개 팀이 만들어졌다. 재경부 관계자는 “1997년 외환위기 때 재정경제원(부총리급)이 재정경제부(장관급)로 바뀐 이후 재경부의 정책총괄과 미래비전 수립 기능이 크게 약화됐고, 이후 부총리급으로 격상된 뒤에도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경부 안팎에서는 한 부총리의 행보를 놓고 성장, 시장, 구조조정 등으로 대표되는 ‘구원투수’형 전임자(이헌재 부총리)가 아니라 미래비전에 대한 ‘선발투수’로서의 자기 색깔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서울광장] 땅 투기부르는 엉성한 도시계획/이상일 논설위원

    [서울광장] 땅 투기부르는 엉성한 도시계획/이상일 논설위원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휘말려 경제부총리와 건설교통부 장관, 인권위원장 등이 줄줄이 낙마한 후에도 개선안을 놓고 사회적인 논의가 겉돌고 있다. 기껏해야 공직자의 자세, 즉 윤리적인 측면만 거론한다. 공직자 재산의 백지신탁을 의무화한다, 청와대공직자윤리법 개정안에 부동산 매매 금지 조항을 포함시킨다,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을 강화한다는 등 변죽만 울리는 대안이 나오고 있다. 토지차익을 초래하는 원인에 대한 정부의 고뇌는 찾아볼 수 없다. 토지차익이 잘못된 것이란 인식도 사회적으로 보편화되어 있지 않다. 낙마한 이들을 정부 일각에서조차 언론과 시민단체의 “여론 몰이의 결과”로 간주했고 “옛날에는 다 (위장전입으로 농지매입)그랬다.”는 말도 나왔다. 그러니 당사자나 가족들도 아주 억울해할 만하다.‘땅을 자주 사고 판 것도 아니고 오래 갖고 있다가 주위 개발로 이익을 얻었기로서니 그렇게 비난받을 일인가.’또 ‘나만 그런가.’ 토지 차익에 대한 이같은 인식은 땅이 없는 서민들이 느끼는 깊은 절망감이나 상실감과 큰 괴리가 있다. 노동력을 팔아 근근이 살아가는 근로자들이나 자영업자들은 “가만히 있었는데 수십억원을 벌었다.”는 말을 듣고 이 사회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근거로 삼을지 모른다. 토지와 투기차익 관리시스템을 이대로 두었다가는 우리는 오래지 않아 제 2의 이헌재, 강동석, 최영도를 보게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땅 문제로 추가 낙마할 인사의 이름이 나돌고 있다. 사회적으로 이름깨나 날리는 인사들의 뒤를 뒤져보면 무사할 사람이 드물 것이란 예단도 그래서 나온다. 토지차익의 수혜계층은 일부 불행한(?)공직자만도 아니며 토지 보유자 모두다. 실제 땅보유자들이 어떻게 수억 내지 수십억원을 벌었는가는 물러난 공직자의 케이스를 보면 분명해진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부인은 경기도 광주 초월면의 땅 2만평을 1979년에 사둔 지 20여년만에 수십억원을 벌었다. 최영도 전 인권위원장의 부인과 장남은 1982년 “선영을 만들기 위해” 경기도 용인시 모현면에 5600평을 샀는데 국도가 뚫리면서 땅값이 올랐다. 강동석 전 건교부 장관을 낙마시킨 이유중의 하나는 바로 그가 인천국제공항공사 재직중 처제와 고교동창이 인천공항 주변 땅을 산 의혹 때문이었다. 이들은 땅을 산 후 별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는데도 주위가 개발되면서 이익을 봤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불로 개발이익을 누리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선진국과 달리 우리 사회에서는 우발적인 개발이익이 도처에 널려 있는데도 손쓸 방법이 없는 게 문제다. 즉 행정수도 이전 발표만으로 충청도의 땅값이 다락같이 오르고 모 정치인이 서울공항의 이전 필요성을 언급만 해도 주변 땅값이 난리다. 여기에 더해 도시계획이 발표되거나 전답이 대지로 지목이 변경돼도 땅값이 오른다. 땅만 갖고 있으면 온갖 재료가 차익을 부풀려주는 구조다. 한국은 대부분의 개발 차익을 땅 보유자가 갖게 되어 있으며 나중에 극히 일부만 세금으로 거둘 수 있다. 이런 막대한 우발적인 개발이익을 토지소유자가 독식하게 만드는 것은 상당부분 엉성한 도시계획 시스템에 있다는 국토연구원의 최근 연구결과는 경청할 만하다(‘도시계획결정과 사회적 정의에 관한 연구’, 박재길 등).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선진국처럼 정부와 지자체가 개발행위 허가를 엄격히 하고 지목 변경도 개발행위로 간주해 쉽게 내주지 않아야 한다. 토지의 개발권 자체를 정부가 쥐고 계획개발을 유도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하다. 토지의 막대한 차익 발생 문제를 이제는 제도 개선을 통해 정공법으로 다루어야 할 시점이다. 이상일 논설위원 bruce@seoul.co.kr
  • “인간배아 세포규정 생명윤리법은 위헌”

    “배아(胚芽)도 헌법이 보호하는 ‘인간’이다.” “난치병 치료목적의 배아 연구는 허용해야 한다.” 뜨거운 찬반 논란을 불러일으킨 배아 연구가 헌법재판소 재판정에 선다. 헌재는 국내 법학교수와 윤리학자, 의사, 대학생 등 11명이 올해부터 시행된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생명윤리법)이 “인간의 존엄성과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지난달 31일 헌법소원을 냈다고 5일 밝혔다. 원고인단에 남모·김모씨 부부로부터 채취된 정자와 난자가 인공수정돼 생성된 ‘배아’도 포함돼 있다. 원고들은 청구서에서 “수정 후 생명이 시작되기에 인간 배아는 헌법의 보호를 받는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지닌다.”면서 “인간배아를 단순한 세포군으로 정의, 배아와 체세포복제 배아를 생명공학 연구를 위한 도구로 전락시킨 생명윤리법은 위헌”이라고 주장했다.“임신 후 남은 잔여 배아 연구를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에 위임, 사실상 제한 없는 인간배아 연구를 허용하고 있는 것은 배아의 생명권 침해에 면죄부만 부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고인단은 또 “불임 탓에 정자와 난자를 제공한 부모도 남은 배아를 연구에 이용하도록 동의할 수밖에 없어 평등권이 침해당하고 있다.”면서 “인공수태 시술을 받았다는 사실이 연구기관에 노출돼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배아복제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서울대 황우석 교수는 “배아세포 연구는 난치병 치료의 희망을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여러가지 의견이 있지만, 연구자는 실험에 충실할 뿐”이라고 말했다. 민법은 일반적으로 권리 주체인 자연인을 세상에 태어난 사람으로 본다. 어머니 체내에 있는 태아는 물론이고 분만 중인 태아도 온전한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반면 형법은 어머니가 진통을 느껴 분만을 시작하면 자연인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에 분만 중인 영아를 살해하면 ‘살인죄’로 처벌받는다. 정은주 홍희경기자 ejung@seoul.co.kr
  • 학교용지 주민부담 위헌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김경일 재판관)는 31일 지방자치단체가 300가구 이상 공동주택 입주자에게 학교용지 부담금을 부과토록 한 ‘옛 학교용지 확보에 관한 특례법’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헌법은 국민 모두가 초등교육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면서 “부담금 등 별도의 재정수단을 동원해 특정 집단에 의무교육 비용을 충당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고 밝혔다.“의무교육이 아닌 중등교육에 관한 부담금을 징수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일정한 요건을 갖춰야 한다.”면서 “분양입주자의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학교용지 부담금은 2001년 처음 제정된 이후 위헌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정부는 지난 24일부터 학교용지 부담금을 100가구 이상으로 하향조정하고, 부담 주체도 개발사업자로 변경했다. 그러나 이날 헌재가 학교용지 부담금 자체가 위헌이라고 인정함에 따라 행정소송과 헌법소원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한 변호사는 “학교용지 부담금을 고지받은 뒤 90일 안에 행정소송을 제기하면 부담금을 내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헌재에 따르면 전국의 지자체는 2001년부터 2004년 6월까지 3370억원의 부담금을 징수했고,2431억원을 사용했다. 인천지법은 2003년 인천시 서구청으로부터 학교용지 부담금을 부과받은 인천 서구 P아파트 등 3개 아파트 주민 150명의 신청을 받아들여 위헌법률 심판을 제청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삼성경제硏 ‘산증인’ 최우석 부회장 은퇴

    삼성경제硏 ‘산증인’ 최우석 부회장 은퇴

    국내 대표적인 민간 경제연구기관인 삼성경제연구소의 ‘산 증인’ 최우석(65) 부회장이 10년만에 연구소를 떠나며 은퇴했다. 29일 삼성에 따르면 최 부회장은 지난 1일자로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삼성전자로 소속을 옮겨 현재 중앙일보 빌딩내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다. 공식적인 업무가 없는 ‘상담역’으로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것이다. 관례상 앞으로 2년 정도는 상담역으로 자리를 지킬 전망이다. 최 전 부회장은 1995년 5월∼2003년 9월 삼성경제연구소 2대 소장으로 재직하며 연구소의 대내외 위상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62년 한국일보 기자로 출발해 중앙일보 편집국장·주필·전무를 거친 그는 언론계 출신답게 발빠른 ‘기획보고서’로 내부용에 그쳤던 연구성과를 국가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정착시켰다. 2003년 정구현 소장에게 바통을 넘겨줬지만 연구소 부회장 직책으로 활발한 대외 활동을 벌이다가 이번에 현직을 떠난 것이다. 한편 연구소는 지난해 영입키로 했다가 시민단체 등의 반발에 부딪혔던 김병기 전 재정경제부 기획관리실장이 5월부터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간다. 김 전 실장은 지난해 8월 사장급 영입 사실이 알려진 뒤 퇴직 공직자의 취업제한 조항(업무와 관련된 민간기업에 곧바로 옮기는 것을 금지한 조항)에 어긋나는 것이라는 시민단체의 비난을 받았다. 참여연대는 김 전 실장의 ‘취업’을 부탁한 것으로 알려진 이헌재 전 부총리를 조사하라며 부패방지위원회에 신고하기도 했다. 때문에 김 전 실장은 지난해 말 모든 의혹이 해소됨에 따라 1월부터 출근할 수 있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강동석 건교 사표수리] “건강 때문이지… 의혹 탓 아니다”

    김완기 청와대 인사수석은 28일 강동석 건교부 장관의 사표수리를 발표하면서 후임 인선의 말도 꺼내지 말라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이기준 전 교육부총리·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최영도 전 국가인권위원장 등 잇따른 고위직의 사퇴 도미노 현상에 곤혹스러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표현이다. 청와대는 강 전 장관의 사표를 수리하면서 강 전 장관에 대한 의혹과 건강을 철저히 별개의 사안으로 분리했다. 사표수리는 강 전 장관의 건강 때문이지, 의혹 때문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 수석은 “부동산과 아들 문제는 교체의 사유가 되지 않는다.”면서 “현 단계에서 이런 문제로 경질할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강 전 장관이 11일째 병가를 얻어 고혈압 치료를 받아왔고 자신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면서 혈압이 다시 올라가 재입원해야 할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김 수석은 “사표를 수리하게 돼 매우 안타깝고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전 장관의 사표 수리과정에 여권 386과의 갈등설이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는 등의 설이 난무하고 있다. 이런 탓에 ‘청와대가 강 전 장관을 지키려는 의지가 없었던 게 아니냐.’는 추측도 일부에서 나온다. 김완기 수석은 이에 대해 “의혹이 제기되고 의혹에 대한 조사가 진행중인데 며칠이라도 있다가 사표를 수리할 수도 있었을 텐데 건강이 악화돼 감당하기 어려웠겠다 싶어 거부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강 전 장관의 부인이 여동생의 인천국제공항 땅 매입과정에 현장을 함께 방문했고, 부동산 중개업소에도 함께 갔다고 공개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강 전 장관이 차명으로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확인한 결과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는 얘기다. 한편 강 전 장관은 초기 뇌졸중 증세를 보여 현대아산병원에서 지난 9일부터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강 전 장관은 사표가 수리된 이날 아산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귀가했다. 박정현 김성곤기자 jhpark@seoul.co.kr
  • [강동석 건교 사표수리] 이총리, 언론보도에 불편한 심기

    강동석 전 건설교통부 장관의 사임과 관련, 이해찬 국무총리가 28일 언론보도에 강한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본인이 소명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있는 대로 파헤쳐 타격을 입힌다.”는 게 요점이다. 이 총리는 이날 총리실 간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최근 공직자와 관련한 언론 보도가 본인이 소명도 하기 전에 터져 나와 (해당 공직자가)타격을 입는 경우가 많다.”면서 “해당 공직자는 진실하고 솔직하게 대응해 공직사회가 동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에 이어 강 전 장관마저 정도를 넘어서는 언론의 의혹 보도로 물러나게 됐다는 불만이 묻어나는 발언이다. 이 총리는 “언론 보도가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어떤 경우는 전혀 근거가 없다.”고 전제하고 “이런 행위는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존재하는 공기(公器)라고 보기 어렵다.”며 “이런 행태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잘 검토해 철저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총리는 일례로 최근 자신과 관련한 한 월간지 인터넷판의 보도를 꼽았다. 이 총리가 과거 주민등록증을 북한에 넘김으로써 간첩행위를 한 의혹이 있다는 내용으로, 이 총리는 “인터넷에 띄웠다가 문제될 듯 싶으니까 얼른 내리고 도망가는 수법을 쓰는 전형적인 사이버폭력”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측근은 “법적인 검토를 마쳤으며 조만간 이 월간지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이 총리는 강 장관 퇴진과 관련,“어제(27일) 만났는데 본인이 고혈압 등 지병으로 입원해 있던 차에 이런 문제가 발생해서 더 이상 직무를 수행하기 곤란하다는 얘기를 했다.”면서 “그래서 청와대에 그런 뜻을 전달하고 사표를 수리하는 방향으로 건의했다.”고 밝혔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강동석 건교 사의표명] 청탁·투기의혹에 고위직 사퇴 도미노

    올해 들어 현직 장관을 비롯한 참여정부 고위 인사들의 중도하차가 줄을 잇고 있다. 마치 ‘도미노’가 시작된 양상이다. 강동석 건설교통부장관이 27일 아들 입사청탁 의혹 등으로 사의를 표명하자 정·관가에선 “다음은 또 누구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올들어 고위인사의 잇따른 퇴진은 지난 1월7일 이기준 교육부총리의 사퇴로부터 시작됐다. 이후 이헌재 경제부총리, 최영도 국가인권위원장이 잇따라 물러났다. 강 장관까지 석 달도 안돼 3명이 퇴진했고,1명이 사의를 표명한 것이다. 이들은 모두 ‘땅과 자녀’와 관련된 의혹으로 불명예 퇴진했다는 공통점을 안고 있다. 이 전 교육부총리는 서울대 총장 시절 사외이사 겸직과 장남의 병역기피 의혹, 판공비 과다지출 문제가 처음 불거진 뒤 관련 의혹을 부인했으나 장남의 한국국적 포기 사실, 경기도 수원 땅 투기의혹이 뒤따르자 두 손을 들고 취임 57시간 만에 사퇴했다. 이 전 경제부총리는 지난달 공직자재산공개를 통해 부동산 투기의혹이 제기돼 지난 7일 사퇴했다.2000년 8월 재경부장관 퇴직 당시 25억여원이던 재산이 경기도 광주시의 부동산 매매차익 등으로 지난해 부총리로 복귀할 당시 86억여원으로 껑충 늘어난 사실이 지난달 24일 공직자재산공개를 통해 드러났고, 이후 부인의 위장전입 및 허위계약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결국 퇴진했다. 최 전 인권위원장은 이달 초 부인의 경기도 용인 땅 위장전입 문제로 투기의혹이 제기되자 이를 부인했었다. 그러나 도덕성 논란과 함께 비난여론이 거세지자 결국 10여일 만인 지난 19일 자진사퇴했다. 이들이 물러나는 과정 또한 비슷하다. 부동산 투기의혹 제기-본인 부인-청와대 의혹 일축-추가의혹 제기-비난여론 비등-사의 표명-청와대 경질의 수순이다. 강 장관의 사의표명을 계기로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은 다시 한번 여론의 뭇매를 맞을 전망이다. 강 장관 아들의 인사청탁 의혹은 취임 직후의 일인 만큼 제쳐 놓더라도 처제와 동창의 인천공항 주변 땅 투기의혹은 검증작업을 통해 걸러 냈어야 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로스쿨’로 뛰는 대학들] (5)중앙대

    [‘로스쿨’로 뛰는 대학들] (5)중앙대

    ‘정중동(靜中動)’ 로스쿨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중앙대 법대의 최근 모습이다. 중앙대가 로스쿨을 유치해야 하는 당위성을 외부에 적극적으로 알리기보다 조용히 내실을 쌓고 있는 것이다. 학교내에 14층짜리 법대 건물을 신축하는 것이 외형적인 준비라면, 강좌 및 교재개발을 위해 프로젝트팀을 만든 것은 내부적인 준비에 해당한다. ●국내 최대 법대 건물 신축중 중앙대내 교수연구동 맞은편에는 건축공사가 한창이다. 바로 지난해 착공한 7000평 규모의 법대건물 공사장이다. 지상 14층으로 법대 단일건물로는 전국 최대다. 2006년 완공되는 법대 신축건물에는 모의법정, 정보화시설, 국제회의실, 어학실습실 등의 교육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대형식당과 카페테리아, 휴게실 등 후생복지시설도 만들어진다. 지상 1∼2층에는 2000평 규모의 첨단 멀티미디어 법학도서관이 들어선다. 중앙대는 필요한 공간만큼의 법대건물을 추가로 짓지 않고 아예 초대형 규모의 법대건물을 짓기로 했다. 로스쿨에 대한 중앙대의 추진력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랄 수 있다. 임중호 법대 학장은 “로스쿨은 하나의 건물에서 연구하고, 가르치고, 세미나를 해야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 “국내 최대로 짓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좌 및 교재개발 연구팀 발족 중앙대는 로스쿨의 성패가 강좌 및 교재개발에 있다고 지적한다. 로스쿨에 입학한 비법대생들을 3년 동안 이론과 실무를 모두 가르쳐야 하기 때문에 강좌 및 교재가 부실하면 로스쿨도 함께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4년동안 이론만 가르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강좌 및 교재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필수라는 설명이다. 중앙대는 변호사 출신인 전병서 교수를 중심으로 4명의 전임교수가 연구팀을 꾸렸다. 이들은 우리와 법체계가 비슷하면서 지난해부터 로스쿨을 도입한 일본 사례는 물론 로스쿨의 본고장인 미국 교과과정을 철저히 벤치마킹했다. 중앙대는 우선 통합교재를 만들 계획이다. 실체법인 형법과 절차법인 형사소송법을 합쳐 ‘형사법 연습’ 교재를 만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살인사건이 발생했을 때 살인죄를 규정하고 있는 형법과, 살인범이 기소돼 재판을 받는 과정, 살인범에 대한 공소장 작성 요령 등을 형사법 연습 교재를 통해 가르친다는 구도다. 이같은 방법으로 민법과 민사소송법을 합쳐 ‘민사법 종합연습’ 교재 등을 만들 예정이다. 헌법과 행정법을 합친 ‘공법종합’ 등의 교재개발도 연구중이다. 전 교수는 “이론은 물론 법률문서작성, 재판실무를 한꺼번에 가르쳐야만 진정한 의미의 로스쿨이 될 수 있어, 이에 대한 교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기본이 충실한 법대 요즘 웬만한 법대는 졸업하기 전까지 모의재판을 1∼2차례 한다. 모의재판을 위한 모의법정도 설치된 학교가 많다. 중앙대는 이같은 모의재판을 1954년 국내대학 가운데 처음 실시했다. 그때부터 이론과 실무를 합친 법학교육의 중요성을 파악한 것이다. 모의재판의 역사만도 50년이 넘었다. 중앙대는 1955년에는 법대 학술지인 ‘법정논총’을 창간했다. 법대 교수와 중앙대 법대생들의 논문을 실은 학술지다. 법정논총의 자리가 잡히면서 저명한 외국교수들의 논문이 소개되기도 했다. 상법학회의 태두라 할 수 있는 최태영 교수가 심혈을 기울인 ‘사권(私權)의 상대성’,‘사권(私權)의 규범적 범신론’ 등의 논문은 지금도 훌륭한 논문집으로 분류되고 있다. 중앙대 관계자는 “모의재판이나 학술지 등의 역사가 바로 기본이 충실한 중앙대 법대를 설명해주는 지표”라고 자랑했다. ■ 임중호 법대학장 “대중문화·예술 소송 특화 계획” “변호사자격시험 합격률 1위의 로스쿨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임중호 중앙대 법대 학장은 어떤 분야를 특화시킨 로스쿨을 만들 계획이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특정 분야를 특화시키는 것보다 기본을 튼튼히 하는 교육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기본이 충실하면 변호사자격시험 합격률도 1위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임 학장은 “사법시험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법학관내 학습센터를 만든 것도 장기적으로는 로스쿨 유치에 대비한 것”이라면서 “사법시험 1·2차 합격생이 급격히 늘어나는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무형 교수의 충원계획도 내비쳤다.“현재 21명의 전임교수 가운데 변호사 자격을 갖고 있는 교수는 2명에 불과하다.”면서 “하지만 올해에만 법원·검찰 등 재조경험이 있는 실무형 교수를 5명 채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전임교수를 30명까지 늘리고, 이중 실무형 교수를 10명으로 늘릴 방침이라고 소개했다. 전임교수가 아니더라도 현재 초빙교수로 있는 김진세 전 대전고검장 등 내로라하는 법조인들을 초빙교수·겸임교수·객원교수 등의 명목으로 강의에 투입할 계획도 갖고 있다. 중앙대는 기본교육에 충실하면서도 중앙대만이 갖고 있는 예술적인 기질은 충분히 살린다는 복안이다. 임 학장은 “최근 급증하는 소송 가운데 하나가 바로 대중문화와 관련된 소송”이라면서 “중앙대 출신 문화·예술인이 많은 것을 감안, 앞으로 만들 문화예술법센터를 중심으로 대중문화 소송을 전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이상경 헌재재판관등 200여명 배출 중앙대가 지금까지 배출한 법조인은 200여명에 달한다. 규모로는 전국 대학 가운데 10위권이다. 이 대학 법대 초대 법조인은 1954년 제6회 고등고시 사법과에 합격한 길기수(50학번) 변호사다.2년 뒤 제8회 고시 사법과에는 4명이 합격했다. 김형준(51학번)·강달수(52학번)·송병철(52학번)·박태운(54학번) 변호사 등이다. 64학번인 이상경 헌법재판소 헌법재판관은 중앙대 출신 법조인의 대표주자 격이다. 제10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이 재판관은 대구지법원장, 부산고법원장 등 법원내 요직을 거쳐 헌재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해 전국민의 관심사였던 ‘신행정수도건설 특별법’ 헌법소원 사건의 주심을 맡았다. 인천지방변호사회 회장인 이기문(71학번·사시 24회) 변호사는 인권변호사로서 무료변론 활동 등을 해오다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에 당선돼 입법활동을 하기도 했다. 재조에는 모두 34명이 포진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판·검사가 각각 17명씩 근무 중이다. 법원에는 79학번인 이경철 남부지법 부장판사와 김성곤 의정부지법 부장판사를 필두로 중앙대 출신 최초의 여성 판사인 한숙희(87학번) 서울가정법원 판사가 있다. 검찰에는 79학번인 이동호 법무부 감찰담당관을 비롯해 권성동(80학번) 대검찰청 범죄정보담당관, 이정만(81학번) 의정부지검 부부장검사 등이 활약하고 있다. 90학번은 지금까지 18명이 사시에 합격, 가장 많은 동기 법조인을 배출했다. 당시 입학정원이 110명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합격률이다. 법대 출신 정·관계 인사로는 노동부장관과 제15·16대 국회의원으로서 민주당 사무총장과 원내대표를 역임한 유용태(58학번) 법대 동창회장, 김효은(57학번) 전 경찰청장, 백인호(59학번) 광주일보 사장, 박중배(61학번) 전 충남도지사, 손정수(72학번) 농업진흥청장 등을 꼽을 수 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씨줄날줄] 온라인 통치/김경홍 논설위원

    헌법 제66조에 의하면 대통령은 국가의 원수로서 외국에 대하여 국가를 대표하며, 국가의 독립과 영토의 보전에 대한 책무를 진다. 또 제73조는 ‘대통령은 선전포고(宣戰布告)와 강화(講和)를 한다.’고 되어 있고, 제74조는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군을 통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대통령의 국가에 대한 책임과 권한은 무한에 가깝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게재한 ‘한·일관계 관련 국민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일본과 우리국민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독도문제뿐 아니라 과거사까지 거론하며 단호하게 대처할 것임을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각박한 외교전쟁도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전쟁도, 경제전쟁도 전쟁은 전쟁이다. 대통령의 대국민 선언에서 ‘외교전쟁’이라는 용어가 나왔다면 보통 일이 아니다. 외교권과 선전포고권을 갖고 있는 대통령의 외교전쟁이라는 표현이 갖는 의미는 뭘까. 온 나라가 들끓고 있다. 영토침범 의사를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는 일본에 대해 영토보전의 책임을 지고 있는 대통령이 외교전쟁도 불사하겠다고 대응한 것은 한국민이라면 누구라도 속이 시원할 것이다. 하지만 걱정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대통령의 강단이 그 형식이나 절차뿐 아니라 경제상황이나 국제관계에 걸맞은가 하는 지적들이 그런 걱정이다. 대통령이 청와대 홈페이지를 통해 이런 어마어마한 선언을 한 것은 아무리 온라인 시대라고는 하지만 부족한 느낌이 든다. 외교적 사안이나 영토문제라면 대통령이 직접 내외신 기자회견을 할 수도 있다. 아니면 청와대 대변인도 있고, 외교부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등 정부기관도 얼마든지 대통령과 정부의 뜻을 공식적으로 밝힐 수 있었을 것이다. 노 대통령은 최근 공무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정부혁신을 독려한 적이 있고,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가 낙마했을 때도 온라인을 통해 심경을 밝힌 적이 있다. 국내문제나 정치라면 대통령의 ‘온라인 통치’는 진솔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국제관계나 영토문제 등 무거운 주제에는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헌법 제82조는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문서로써 하며,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이 부서한다.’고 되어 있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 盧대통령의 ‘행정수도 건설’ 소회

    盧대통령의 ‘행정수도 건설’ 소회

    노무현 대통령이 22일 청와대 홈 페이지(president.go.kr)에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올렸다. 컴퓨터 앞에 앉아 ‘행정수도 건설을 결심하게 된 사연’이라는 제목의 글을 직접 키보드로 쳤다고 한다. 노 대통령은 지난 1975년 사법연수원 시절에 수도권 집중을 막아야 한다는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의 강의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았다고 소개했다.77년 대전지법 판사시절에는 고향인 경남 진영(김해)을 오가면서 행정수도가 대전 부근으로 오면 좋겠다는 은근한 기대를 가졌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결정적으로 행정수도 이전을 생각하게 된 것은 대통령 후보가 되고 난 뒤의 일”이라면서 진념 경기도 지사 후보를 지원하면서 당시 뜨거운 쟁점이던 수도권 규제문제와 관련해 수도권 규제해제 대신 수도권의 계획적 관리개념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행정수도 이전계획은 수도권 문제 해결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면서 행정중심복합도시 특별법이 공포됐으니 원칙을 가지고 차근차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독재를 지지하지는 않지만 그 분이 행정수도 이전을 시도한 것은 사리사욕이 아니라 국가의 장래에 대한 지도자로서 안목을 가지고 한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이 이달 초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의 사표를 수리한 뒤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에서 소회를 밝힌 적은 있으나, 현안이 아닌 일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평소 생각하신 것을 정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공직자 윤리와 부동산] 도덕성 잣대 ‘껑충’…공직자 윤리는 ‘제자리’

    [공직자 윤리와 부동산] 도덕성 잣대 ‘껑충’…공직자 윤리는 ‘제자리’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고위 공직자들이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줄줄이 낙마하면서 공직자의 재산 증식 문제가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특히 여야 정치권이 도입을 추진 중인 주식백지신탁제도에 부동산도 포함하는 방안을 본격 제기하면서 정치권의 화두로 또다시 부각되고 있다. 이를 계기로 공직자에 대해 부동산 투기와 투자를 구분하는 합리적인 잣대가 서둘러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1993년 공직자 재산공개 제도가 도입된 이후 부동산은 국회의원, 장·차관, 고위 공직자들의 ‘무덤’이 돼 왔다. 여론은 공직자에게 공직을 택할 것이냐, 재산을 택할 것이냐를 때로는 강요하고 있다. 무엇보다 부동산의 과다 보유를 문제삼던 초기에서, 취득 과정의 불법성 여부나 매각과정의 투명함을 요구하는 쪽으로 시각이 전환돼야 한다는 지적이 각계각층에서 제기되고 있다. ●공직자의 투기 잣대는 강화중 부동산 소유문제가 논란이 될 때마다 시민단체는 ‘투기’라고 공격하고, 공직자는 ‘단순 투자’라며 방어해 왔다. 그러나 일단 논란이 되면 해당 고위 공직자들은 여론재판에 떠밀려 대부분 낙마하거나, 어렵게 임용된다고 해도 도덕성에 상당한 타격을 입어 업무수행에 차질이 생기기 마련이었다. 한화 리서치센터장 이종우 이사는 “선진사회로 진행하면서 도덕성의 잣대는 계속 강화될 수밖에 없다.”면서 “미국처럼 공직을 맡는 사람은 국민의 최소 의무인 국방·납세의 의무를 준수했는지 여부가 임명의 잣대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서강대 손호철 교수는 “사회 지도층은 본질적으로 반성해야 한다. 불법적 행위가 공소 시효가 지났다고 해서 국민들이 눈감아주지는 못한다.”면서 “앞으로는 부정한 재산 증식이 있어서는 고위 공직자가 될 수 없다는 시금석이 이헌재 전 부총리 등의 사례”라고 지적했다. 김영삼 정부 때 도입된 이 제도의 첫 희생자는 뜻밖에도 여당 소속의 국가 서열 2위이자 입법부의 수장인 박준규 전 국회의장이었다. 1993년 3월 1차 재산공개에서 아들을 포함해 고위 공직자로서 지나치게 많은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는 비난에 직면한 박 전 의장은 결국 국회의장직을 사퇴했고, 나중에는 의원직까지 내놨다. 당시 들끓었던 여론의 비난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짐작할 만한 상황이다. ●매도과정 적법성도 중시 경제전문가뿐만 아니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공직자의 부동산 과다소유를 두고 투자 또는 투기라고 딱 잘라서 말하지 못한다. 경제적 논리로만 볼 경우 투기도 투자의 일환이라고 경제전문가들은 말한다. 즉 높은 위험을 감수해 많은 이윤을 얻어내는 투자기법이라는 논리다. ‘토지정의시민연대’ 남기업 사무국장은 “투기와 투자를 구별하기는 어렵다.”면서 “전국민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부동산 투자의 진흙탕 속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분석한다. 그는 그러나 “고위 공직자들은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므로 ‘여론재판’이라는 지적이 있더라도 엄격한 잣대로 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전 경제부총리의 사퇴를 몰고온 ‘부동산 취득 및 매각’과정은 그러나 현재 국민들이 갖고 있는 ‘도덕성의 잣대’가 무엇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그의 부동산 파문은 경기 광주 소재의 전답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당시 전답은 현지인이 아니면 소유할 수 없으므로 주소지 이전을 통해 부동산을 취득했다. 이것은 위장 전입으로 ‘불법’이 된다. 국민들은 고위 공직자의 부동산 매수뿐만 아니라 매도 과정도 적법한가, 또 그 과정에서 부가되는 세금을 제대로 냈는지를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초기 재산공개를 보면서 ‘국민정서법’이 작용했다면 이제 ‘법적 합법성’을 더 강조하는 상황이다. ‘참여연대’ 이재근 투명사회국 간사는 “우리가 문제삼는 것은 투기와 투자의 분류가 아니라, 재산축적 과정의 불법성 여부”라면서 “이헌재 전 부총리나 최영도 전 인권위원장은 모두 20년 전의 일이라고 해도 위장 전입을 통해 토지를 취득했고, 그것은 명백한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투기 의혹 부동산을 기증하기도 투기 논란을 ‘증여’ 등을 통해 해결한 공직자들도 있다. 한나라당 박세일 의원은 지난해 부동산투기 의혹이 일자 문제의 경기 동두천의 70평짜리 땅을 ‘지구촌 나눔운동’에 기부했고, 충남 홍천의 임야 3000평도 ‘탄허불교재단’에 기증해버렸다. 이보다 앞서 이명박 서울시장은 민자당 비례대표시절 과도한 부동산 소유로 문제가 되자 서초동 주변의 노른자위 땅을 공시가격 이하의 무척 싼 가격에 매각해 여론을 무마해 나갔다. 참여정부의 공직자 검증 강화는 다른 한편으로는 현직의 공직자들에게 반면교사 역할도 하고 있다. 중앙부처 공무원의 한 부인은 최근 5억원 상당의 서울 강남의 재개발 아파트를 처분하려고 했으나 양도세가 3000만원이라 ‘방법’을 찾고자 했다. 양도세를 피하기 위해 무주택자인 동생에게 ‘위장 매매’를 통해 세금을 줄여보려고 했지만, 최종적으로 그 부인은 현재 참여정부의 공직자 인사검증이 강화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해 탈세행위를 포기했다. 중앙부처의 또 다른 고위 공무원도 지방발령으로 갑작스레 서울집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당시 아파트 가격이 한 차례 폭등한 탓에 양도세는 2500만원 수준이었다. 그는 아파트 구매자가 취득세를 적게 낼 수 있도록 매매가를 낮춘 ‘다운계약서’를 작성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나 “사문서 위조”라며 거절했다. 현재는 부동산 실명제와 실거래가 신고 등이 도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70·80년대식 불법·편법의 사례들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 부동산 업계의 이야기다. 현재 시중에서 동원되는 불법·편법의 방식으로는 ▲주소지 이전을 통한 농지구입 ▲가족이나 친척의 이름으로 명의신탁하는 경우 ▲형질변경전까지 현지주민 이름으로 위장매입 ▲매매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작성하는 ‘다운(Down)계약서’ 작성을 통한 탈세 등이 거론된다. 문소영 박준석 김준석기자 symun@seoul.co.kr ■ 공직자는 ‘부동산 완패’? ‘부동산 불패’라는 말이 있다. 부동산에 투자하면 절대 손해보지 않는다는 것을 빗댄 말이다. 그러나 이제 고위 공직자들은 부동산문제에 걸리면 웬만해선 살아올 수 없다는 ‘부동산 완패’의 두려움에 떨고 있다. 올해도 부동산의 덫에 걸려 낙마한 ‘높으신 분들’이 속출하고 있다. 반면 의혹은 받았지만 여론재판을 무사히 통과한 인사도 있다. 요즘 공직자들 사이에선 부동산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면 고위직은 어렵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 최근 물러난 최영도 전 국가인권위원장,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이기준 전 교육부총리는 청와대가 이들을 구하기 위해서 안간힘을 썼지만 허사로 돌아간 경우이다. 아무리 사회기여도가 높더라도 부동산에서 깨끗하지 못하면 ‘국민정서법’이 가만 두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이기준 전 총리는 부임 57시간 만에 물러났다. 안동수 전 법무장관이 지난 2001년 43시간 만에 사퇴한 것에 이은 역대 2위의 단명장관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 전 총리는 미국 국적의 장남 명의로 거액의 부동산을 은닉한 의혹을 받았다. 잠잠하던 부동산 망령은 지난달 말 다시 불거졌다. 경제수장인 당시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도마에 올랐다. 공직자 재산공개과정에서 부동산 분야만 재산이 7년 사이에 46억원이 불어 투기의혹이 강하게 제기됐다. 이어 부인이 경기 광주시 전답을 매입하면서 위장전입을 했다는 것이 추가로 드러났다. 올해 국정 최대의 화두를 경제회복으로 잡은 청와대로서는 이 부총리를 살리려고 했지만 끝내 여론에 두손을 들고 말았다. 최근엔 높은 도덕성이 필수적인 최영도 국가인권위원장마저 부동산 덫에 걸려들었다.20여년전 농지를 사면서 위장전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최 위원장은 사퇴는 하지 않겠다고 끝까지 버텼다. 청와대도 위장전입한 때가 오래 됐고 사회봉사활동을 높이 사 그냥 넘기려고 했다. 그러나 결론은 마찬가지였다. 반대로 이주성 국세청장, 허준영 경찰청장은 인사청문회에서 부동산 관문을 무사히 뚫었다. 크고 작은 부동산 의혹이 제기됐지만 설득력있는 해명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주성 국세청장은 미성년자인 장남이 외조모로부터 아파트를 물려받은 사실에 대해 “우리부부가 장모를 모시고 살아 손자를 배려하는 차원이었을 것이다.”고 말했다.‘효’를 내세워 의원들을 설득했다. 허 청장도 2003년 부인이 대전에 아파트를 산 뒤 1년도 안돼 되판 사실에 대해 행정수도 이전에 따른 투기라는 의혹을 받았다. 이에 허 청장은 “동생이 아버지의 노후를 위해 구입했다가 되판 것”이라고 말해 역시 ‘효’를 내세워 청문회 의원들의 예봉을 피했다. 뚜렷한 부동산 의혹이 제기되지 않은 양승태 대법관은 청문회에서 단번에 합격점을 받았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로스쿨’로 뛰는 대학들] (4)이화여대

    [‘로스쿨’로 뛰는 대학들] (4)이화여대

    이화여대 법대는 명실공히 ‘여성법조인의 산실’이다. 지난 1950년 개설된 이후 211명의 여성법조인과 23명의 법학교수를 배출해 냈다.사법시헙 합격자 규모 전국 6위, 법대 종합 순위 전국 5위라는, 겉으로 드러난 지표도 자랑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 보면 여느 남녀공학 법대 못지 않은 탄탄한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10년 전부터 로스쿨 준비” 로스쿨을 향한 이대의 도약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정태윤 법대 교학부장은 “이대는 로스쿨 도입방안이 처음 논의되던 지난 1995년부터 로스쿨 도입이 대세라고 판단, 이미 10년 전부터 로스쿨로의 전환을 준비해 왔다.”고 소개했다. 이대는 이미 지난 1999년 연면적 2400여평의 법대 독립건물을 마련, 전용 모의법정과 법대 도서관을 설치했다. 함께 완공된 초현대식 법대 전용기숙사인 ‘솟을관’도 일반 기숙사와 차별화된 동영상강의실, 세미나실, 정보학습실 등을 갖춰 최고의 법대 기숙사로 평가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제2의 법학관도 완공을 1년여 앞두고 있다.2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최첨단 대형강의실 4개와 실제 법정과 동일한 모의법정, 법학도서관 등을 갖춘 신관을 현 법학관 옆에 신축하고 있다. 또한 법대 전용 기숙사를 내년에 추가로 세운다는 계획이다. ●국내 최고수준의 교수진 무엇보다 이대의 자랑은 국내 최고 수준의 교수진이다. 실무형 교수진을 포함한 30여명의 교수진 모두가 국내에서 손꼽히는 법학자들이다. 대표적으로 신인령 총장은 총장이기에 앞서 노동법 분야의 독보적인 학자다. 현재 법제처장으로 재직 중인 김선욱 교수는 내로라하는 법여성학자다. 형법의 이재상 교수도 손꼽힌다. 검사출신인 그를 빼놓고 형법을 얘기할 수 없을 정도다. 이 교수의 교과서는 사시 수험생들에게 ‘바이블’로 통하고 있다. 민법의 송덕수, 상법의 오수근 교수, 행정법의 김유환 교수 등은 이대에서 최우수 교수로 선정돼 법학자로서뿐만 아니라 교육자로서도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헌법의 김문현 교수는 학계에서 존경받는 헌법학자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행정심판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대외활동도 활발하다. 국제법 교수진도 탄탄하다. 최원목 교수는 외무고시 출신으로 외무부에서 사무관으로 근무한 실무가다. 최 교수는 특히 행정고시에도 합격한 이력을 자랑하며 미국 변호사 자격까지 갖추고 있다. 김영석 교수 역시 외시에 합격, 외교통상부 근무 경력을 갖고 있는 등 이대 국제법 교수진은 이론과 실무를 두루 갖춘 전문가들이다. 최희경 헌법 교수는 “이대는 헌법·민법·형법 등 기본법은 물론, 세법·법여성학·국제통상법·도산법 등 개별법 역시 분야별 최고 교수진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대는 로스쿨 도입에 대비해 실무경험을 갖춘 교수진을 10명 정도 충원한다는 방침이다. ●판·검사 평균임용률 25% 넘어 이대 출신들의 활동도 활발하다.44회 합격자 39명 가운데 올해 판·검사로 신규임용된 연수원 수료생은 12명으로 임용률이 30%를 넘는다. 역대 사시 합격자 210명 가운데 판·검사는 모두 53명으로 평균 임용률이 25%를 넘는다. 사시합격자비율은 전국 6위지만, 판·검사 임용률은 단연 톱이다. 특히 한때 ‘금녀구역’이었던 검찰쪽 진출이 활발해졌다. 올해 임용된 신규검사 85명 가운데 이대출신은 10명에 달한다. 서울대 33명에 이어 연세대(10명)와 함께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이다. 더욱이 여성신규검사만 따로 놓고보면 35명 가운데 이대출신이 30%를 육박하는 등 최근 법조계에 불고 있는 여풍을 이끌고 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양명조 법과대학장 “세법·국제법 국내 최고 수준” “전문성과 실용성을 겸비한 법학교육을 추구합니다.” 양명조 이대 법과대학장은 2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대 법학교육의 좌표를 이같이 밝혔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로스쿨이 실용성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전문적인 법학교육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양 학장은 “로스쿨이 다양한 전공지식을 기반으로 한 법률가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법률가로서의 전문성”이라면서 “현재의 학부 4년 과정을 로스쿨 2년동안 집중적·집약적으로 교육시킨 뒤 3년차부터 실무교육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대 법대가 전문성과 실용성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양 학장은 “현재 이대 법대는 기본법 과목에서도 법조계 내에서 인정받고 있지만, 세법·국제법·도산법·노동법 등의 전문분야에 있어서도 국내 최고 수준의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느 한 분야 빠짐없이 최고의 교수진이 포진해 있다는 설명이다. 전 분야에 걸친 다양한 커리큘럼도 이대 법대의 강점이다. 이대 법대의 자신감은 지금까지 이대가 배출한 법조인과 법학자들에 대한 두터운 신뢰에서도 비롯된다. 양 학장은 “국내 여성법학교수는 모두 50여명인데 이 가운데 50%에 육박하는 23명이 이대 법대 출신”이라며 “이대출신들은 법조인뿐만 아니라 법학자의 층도 두텁다.”고 강조했다. 탄탄한 인적 네트워크에 최고의 교육시설까지 마련돼 있어 이대 법대의 전망은 밝다는 것이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전효숙 헌재재판관등 법조인 211명 배출 이화여대가 배출한 법조인은 여성 최초의 사법고시 합격자인 고(故) 이태영(1936년 졸업) 박사를 필두로 모두 211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26명의 판사와 27명의 검사를 배출했다. 이들 이대 출신 법조인들에게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낯설지 않다. 최초 여성법조인인 이 박사는 1952년 제2회 고등고시 사법과에 합격, 최초의 여성변호사로 활동하며 여성 법조인의 문을 열었다. 전효숙(69학번) 헌법재판관에게도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1975년 제17회 사법시험에 역대 네번째 여성법조인으로 합격했다. 사법고시가 사법시험으로 바뀐 1963년 이후 이대가 배출한 사시 합격자 210명 가운데 최초이기도 하다. 서울지방법원 부장판사 등을 거쳐 지난 2003년 여성 최초로 헌재 재판관에 임명됐다. 그는 특히 탄핵심판과 수도이전 헌법소원 등을 통해 주목을 받았다. 이선희(69학번·사시 20회) 변호사는 서울지방법원 부장판사로 재직하던 지난 2001년 친일파 후손의 토지반환소송에 대해 “헌법정신으로 볼 때 반민족행위자가 반민족행위로 취득한 재산의 보호를 구하는 것은 현저히 정의에 어긋난다.”며 기각판결을 내린 바 있다. 김선욱(71학번) 법제처장은 여성으로는 국내에서 몇 안되는 법여성학자로 손꼽힌다.82학번인 금덕희(사시 20회) 판사와 노정희(사시 29회) 판사는 각각 대전지법과 광주지법에서 활동 중이다. 김은미(82학번) 변호사는 33회 사시 수석합격자다. 같은 학번의 이명숙 변호사는 사시 29회로 가정법률 전문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이명숙 변호사의 가정법원’이란 라디오 방송 진행과 저서 ‘딸들아 일어나라 깨어라’로 대중과도 친숙하다. 이들 외에 사시 32회에 합격해 현재 대구고등법원에 재직 중인 이영숙(87학번) 판사도 이대 출신이다. 검사로는 서울북부지검 노정연(86학번·사시 35회) 검사가 대표적이다.‘이대 출신 첫번째 검사’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천사표 검사’로 유명한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 최정숙(86학번·사시 33회) 검사는 올해 초 폭력혐의로 입건된 불우 청소년에게 처벌 대신 온정을 베풀어 세간의 화제가 됐다. 이밖에 차정일 특검팀 특별수사관으로 활동한 이영희(90학번) 변호사 등 88명이 연수원 졸업 직후 개업해 변호사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사설] 인권위원장 사퇴 부른 국민 눈높이

    최영도 국가인권위원장이 마침내 사퇴 의사를 밝혔다. 올 들어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해 사퇴한 고위 공직자는 이기준 전 교육부총리와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에 이어 벌써 3번째다. 왜 한 달에 한 번꼴로 최고위급 공직자가 낙마했을까. 청와대의 고위공직자 검증제도가 엉망이라서 그런지, 공직자들의 부동산 투기가 새삼스럽게 늘어나서 그런지 이 시점에서 냉정하게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최근 ‘타의에 의해’ 물러난 공직자들은 전문성과 능력이나 업무실적에 있어서 최고수준의 평가를 받아 왔던 사람들이다. 과거 시절이라면 이 정도의 의혹은 몰랐거나, 문제가 됐더라도 사퇴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십수년 전의 의혹까지 책임지라고 요구하는 것은 이제 ‘국민들의 눈높이’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마음만 먹으면 특정인의 과거가 발가벗겨질 수 있는 인터넷 시대라는 데 그 해답이 있다. 물론 이런 변화가 정당한 평가와 비판보다는 공개재판식 여론 형성과 교조적 중우정치의 수단으로 변질될 위험도 있다. 시대의 변화는 받아들이되 위험요소들에 대한 검증장치나 국민의식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 고위 공직자들의 잇따른 낙마에 대해 청와대측은 대체적으로 ‘안타깝다. 곤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그 정도라면 괜찮을 것’이라는 판단은 일반 국민들의 생각과는 거리가 있다. 온정주의도 곤란하다. 물론 청와대의 공직검증 기준을 강화한다고 하더라도 한계는 있을 것이다. 또 불법과 도덕성을 드러난 자료만으로 검증하기는 충분치 못할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고위 공직자의 불법이나 도덕성에 대한 국민의 평가기준이 높아졌다는 흐름을 거스르는 일은 더이상 없어야 할 것이다. 공직자들의 자기평가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 재산이나 도덕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될지는 인사권자보다 본인이 더 잘 알 것이다. 감추거나 어물쩍 넘어가던 시대는 갔다. 공직을 요청받는다면 나아갈지, 고사할지를 먼저 판단해야 할 것이다.
  • [사설] 인권위원장 투기의혹 서글프다

    최영도 국가인권위원장이 위장전입을 통해 농지를 매입했다는 투기의혹과 관련, 대국민 사과와 함께 이해를 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젊은 시절 사려깊지 못한 과오”라고 자책하면서 국가인권위원장을 마지막 봉사의 자리로 삼고 싶다고 희망을 피력했다. 불과 2주일 전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투기의혹을 명쾌하게 떨쳐버리지 못한 채 중도 낙마하는 과정을 지켜본 국민들로서는 씁쓸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참여연대 공동대표, 민변 회장, 대한변협 인권위원장 등을 역임하면서 시민운동의 ‘도덕성’처럼 떠받들어지던 인물에게서 탈법과 투기의 전형(典型)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최 위원장의 해명처럼 20,30년 전에는 부유층 사이에 위장전입을 통한 농지 매입이 별다른 죄의식 없이 행해졌다. 최 위원장의 경우 막대한 돈을 쏟아부어 해외 밀반출되려는 토기를 사들여 국가에 기증하고 무료 변론에도 앞장서는 등 나름대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려고 노력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국가인권위원장이라는 자리에 앉은 이상 이러한 공(功)도 탈법 투기라는 허물을 덮지는 못한다. 게다가 자신의 잘못은 감싸면서 어떻게 남의 잘못을 꾸짖고 소외층의 인권을 보듬을 수 있겠는가. 공직자의 기본자세는 남에게는 도량을 베풀더라도 자신에게는 엄격해야 한다. 우리는 최 위원장이 여론의 향배를 살필 게 아니라 그러한 흠결을 안은 채 공명정대하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를 자문해봐야 한다고 본다. 상대방의 눈에 한점의 의혹도 남기지 않을 자신이 없다면 자진해서 물러나는 것이 옳다. 공직자들은 투기문제로 국민을 더이상 슬프게 해선 안 된다.
  • [여담여담] 폭탄주와 경제/안미현 산업부 기자

    직업상 ‘폭탄주’를 접할 기회가 더러 있다. 제조자에 따라 이 폭탄주에도 개성이 실린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제조법은 이영회 전 수출입은행장이 즐겨 했던 ‘지부지처주’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사무총장으로 해외에 나가 있는 그는 ‘신사’라는 별명답게 술에도 개인차가 있음을 십분 인정했다. 그래서 ‘지가 부어 지가 처마신다.’는, 다소 험악한 용어의 자율 폭탄주를 만들어냈다. 로펌으로 자리를 옮긴 김경림 전 외환은행장의 제조법에는 샐러리맨들의 생활상이 익살스럽게 배어 있다. 전날 술을 덜 마셔 컨디션이 좋을 때는 ‘회람주’를 돌린다. 회람에는 열외가 없다.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부행장 전결주’를 외친다. 부행장 선에서 전결처리가 되는 덕분에 행장 자신은 살짝 빠질 수 있다.‘지점장 전결주’ ‘대리 전결주’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러나 평사원에게 전결권을 주는 곳은 거의 없기 때문에 말단직원들은 어떤 경우든 꼼짝없이 마셔야 한다. 중국 상하이에서 태어난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는 “중국은 홀수를 싫어한다.”며 일단 ‘병권’(제조권)을 잡으면 꼭 두번씩 돌리곤 했다. 전날 모 기업체 임원과의 저녁 자리에서도 이 폭탄주가 화제가 됐다. 서울시가 매주 월요일을 ‘절주(節酒)의 날’로 정한 만큼 이제 폭탄을 추방하자는 비주사파(非酒思派)의 ‘절규’에도 불구하고 어김없이 ‘소폭’(소주와 맥주를 섞어만든 폭탄주)이 등장했다. 덧붙여 주사파들은 “소주 팔려 소주업자들 좋고, 맥주 팔려 맥주업자들 좋고, 매상 올라 술집 좋고, 음주운전 못하니 대리기사들 좋고, 적당히 기분좋아 노래라도 부르게 되면 노래방 매출도 오르고 일석다조”라며 “경기 회복을 위해서도 적당한 폭탄주는 필요하다.”고 궤변 아닌 궤변을 늘어놓았다. 이렇게 시작된 술자리 논쟁은 또 어김없이 ‘경기’ 얘기로 이어졌다. 접하는 이가 경제계 인사들이 많다 보니 이제는 익숙해진 풍경이다. 독도문제며, 진폭이 심한 주식시장이며, 술기운까지 얹어져 다들 걱정이 대단했다. 다음날 출근길. 쓰린 속으로 화창한 봄햇살이 쏟아져 들어왔다. 불현듯 전날 저녁의 객기가 발동하며 이 햇살만큼이나 우리 경기도 화사해졌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주말 아침부터 뜬금없이 폭탄주에 실없는 소리까지 얹는다며 비웃는 이도 적지 않겠지만…. 안미현 산업부 기자 hyun@seoul.co.kr
  • 재경부·한은 ‘新밀월시대’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의 공조체제가 전보다 한결 탄탄해지는 국면이다. 이른바 ‘신(新)밀월시대’를 점치는 성급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17일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박승 한은 총재를 오찬에 초대한 것을 계기로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무르익어가고 있다. 금리 및 환율 등 거시경제 전반에 대한 격의없는 논의가 오갔고, 박 총재도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 재경부와의 공조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4·4분기 재경부와 한은이 정책금리 인하 및 환율방어 등 주요 정책 사안마다 티격태격 싸우는 듯한 분위기와는 사뭇 대조적이다. 올 들어 내수회복 기대감이 살아나면서 금리 및 환율정책에 대해 보여왔던 긴밀한 공조관계가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는 양측간의 이해관계와도 맥이 닿아있다. 거시·금융쪽에 취약하다는 평을 받고 있는 한 부총리로서는 금리·환율 등 금융지표의 향방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박 총재와의 공조가 절실하다. 정부정책과 금융시장의 스탠스가 엇갈릴 경우 시장불안으로 이어지면 한 부총리로서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한은도 재경부와의 관계 개선을 통해 그동안 쌓였던 앙금을 털어내면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시킬 수 있는 기회를 맞고 있다. 특히 화폐도안 변경과 고액권발행 추진 등은 재경부의 도움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이는 박 총재의 숙원사업이기도 하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재경부의 금융정책 라인이 바뀌면서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했던 화폐도안 변경 문제도 다시 거론될 가능성이 높다. 운용자산의 위탁 및 운용주체 등을 둘러싸고 묘한 신경전을 벌였던 한국투자공사(KIC) 출범에 따른 운영 문제도 시각차를 좁혀가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그동안 재경부가 KIC설립을 통해 한은의 외환보유액 가운데 200억달러를 운용하겠다고 나오자 한은은 강한 불만을 표출해왔다. 한은 관계자는 “두분이 한번 만난 게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그러나 경제를 살리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공조관계를 유지하다 보면 다른 현안들도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헌재 전 부총리 시절 중단됐던 한은 총재의 경제정책조정회의 참석 전망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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