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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권위 “조직축소 권한쟁의심판 청구”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안경환)는 정부의 인권위 조직 축소와 관련, 오는 31일 조직축소안이 국무회의에 상정되기 전에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는 동시에 가처분신청도 내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안 위원장은 이날 “행정안전부는 직제령 개정 과정에서 인권위에 구체적인 근거와 자료를 제시하지 않았고, 타 부처와의 형평성 측면에서도 납득할 수 없는 안을 제시했다.”면서 “이미 차관회의를 통과한 만큼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제사회가 한국의 인권위 축소를 우려하고 있으며 실제 축소안이 통과될 경우 국제사회가 우리 정부를 상대로 제재에 들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행안부측은 “조직 효율성을 제고하라는 것은 대통령이 직접 지시한 내용인데 인권위가 헌재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는 것은 대통령에게 대응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한편 인권위를 출입하는 12개 언론사 출입기자단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정부가 강제적으로 인권위를 축소한다면 국내외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온 인권국가로서 위상이 흔들리게 된다.”면서 “행안부는 직제개편안을 국무회의에 상정하는 방침을 일단 유보하고 인권위와 대화를 통해 합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공직자 재산공개-입법부·사법부·지자체] 헌법재판관 평균 32억으로 최고

    경기 침체 여파로 지난해 법무·검찰 고위간부와 고위 법관, 헌법재판소 재판관 가운데 절반 정도가 재산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황한식 서울고법 부장판사 6억여원 손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27일 공개한 법조계 고위 공직자 193명의 지난해 재산 변동 내역을 분석한 결과 45.5%인 88명의 재산이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평균 감소액은 1억1000여만원이었다. 재산이 증가한 법조계 인사가 105명으로 조금 더 많았지만, 평균 증가액은 8600여만원으로 감소액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기관별로 보면 법무·검찰 고위간부 42명 가운데 28명(66.7%)의 재산이 줄어들었고, 헌재 재판관 등 재산 공개 대상자 11명 가운데 7명(63.6%)이 손실을 봤다. 특히 고위법관의 경우 140명 가운데 63명(45.0%)의 재산이 감소했는데 이는 2008년 공개대상자 133명 가운데 재산이 순감소한 대상자가 30명(22.6%)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2배나 늘어난 수치다. 이는 경기 침체 심화로 인한 주식 평가액 감소와 실물경기 침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고위 법관 가운데 황한식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펀드 평가액 감소로 6억여원의 손실을 봐 재산이 가장 많이 줄어들었다. 지난해 대법관 재산은 평균 2900여만원 감소했는데, 아파트와 건물 공시지가 하락 및 펀드 손실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대법관 가운데 9명이 서초·강남·송파구에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 1년 새 재산이 가장 많이 줄어든 검찰 간부는 김정기 제주지검장으로 5억 7000만원이 감소했는데, 전년 말 기준 9억원대에 달했던 부인 소유의 주식 가치가 반으로 뚝 떨어져 5억 1000만원의 손실을 봤다. 헌재 하철용 사무처장도 투자상품의 평가금액이 떨어져 재산이 6억 4000여만원 줄었다. ●25명은 10억 이상 증가… 상속, 증여 덕 경기 불황에도 재산이 10억원 이상 늘었다고 신고한 공직자는 25명이나 됐다. 재산이 늘어난 고위공직자는 대부분 상속·증여 덕을 봤다. 재산 순증액 1위는 오세빈 전 서울고등법원장으로 외할아버지에게 상속받은 재산 등 15억 4000여만원이 늘었다고 신고했다. 김용헌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장모에게서 토지를 증여받아 4억 6000여만원, 강형주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장인에게서 비상장주식을 상속받아 3억 9000여만이 증가했다. 고위공직자 평균 재산총액은 20억여원이었다. 기관별로는 헌재 32억 9000여만원, 법원 20억여원, 법무부 및 대검찰청 16억 5000여만원으로 차이가 났다. 재산총액 1위는 104억 4000여만원을 신고한 부산고법 김동오 부장판사가 차지했다. 총액 기준으로 상위 10위 가운데 8명이 전·현직 고위 법관이었다. 헌재에서는 하철용 사무처장이 69억여원으로, 법무·검찰 고위 간부 중에는 김경한 법무부장관이 52억 6000여만원으로 유일하게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재산이 10억원 이상이라고 신고한 공직자는 전체의 74.1%인 148명으로 전년도 82.7%보다는 줄었다. 하지만 헌재는 신고대상 11명 전원이 모두 10억원 이상의 재산을 가지고 있었다. 검찰·법무부는 신고대상자 42명 중 34명(81.0%)이 10억원 이상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경한 법무부 장관은 골프장 회원권 가격 매도 등으로 전년보다 4억6000여만원이 줄었지만 재산 총액으로는 1위를 차지했다. ●미술품, 저작권 등도 재산으로 신고 고가의 미술품, 저작물 등 ‘이색 재산’도 눈에 띄었다. 대검 김진태 형사부장검사는 1960년대 박생광의 작품 ‘석류도’를 재산 내역에 포함시켰다. 김희옥 헌재 재판관은 ‘형사소송법의 쟁점’ 등 본인이 저술한 책 10여권을 지적재산권으로 기재했다. 보석으로 ‘부인 사랑’을 과시한 공직자들도 있었다. 목영준 헌재 재판관은 배우자 명의로 1.4캐럿짜리 다이아몬드를, 임채진 검찰총장은 1캐럿짜리 다이아몬드를 신고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대통령 WSJ 기고문에 네티즌 “생색내지 마” 성인오락실은 경찰 비리창고 식지않은 꿈 있나요 박진영 ‘이혼’ 홈피에 밝힌 이유 은행 대출금리의 두얼굴
  • 선거 금품향응 50배 과태료 ‘헌법 불합치’

    선거와 관련해 음식물 등을 제공받은 경우 받은 물품 액수의 50배에 해당하는 과태료를 물게 한 공직선거법 조항은 지나치게 과중,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물품을 제공받은 경위 등을 기준으로 지금보다 액수를 줄여 부과하라는 취지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26일 부산지법이 공직선거법 261조 5항 1조에 대해 제청한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7대2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 조항은 100만원 이하의 물품·음식물·서적·관광 기타 교통편의 등을 제공받은 사람에게 과태료 50배를 물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오모씨 등 74명은 지난 2006년 지방선거 때 부산시장 후보에게서 9000원 상당의 건어물 1상자씩을 택배로 받은 뒤 선관위에 적발됐다. 이들은 1심 법원에서 건어물값 50배에 해당하는 과태료 45만원을 부과받자 즉시항고를 제기하고 법원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으며,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여 제청 결정을 했다. 헌재는 과태료 부과 기준이 획일적이고, 액수가 지나치게 많아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물품 제공의 경위와 방식, 물품을 주고받은 이들의 관계, 사후 정황 등에 따라 위법성 정도에 큰 차이가 있는데도 개별적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정해진 액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은 책임에 상응하는 제재를 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100만원 이상의 물품을 제공받은 경우 물게 되는 벌금형 최고액이 500만원인 데 비해 이보다 경미한 사안, 예를 들어 100만원짜리 물품을 제공받은 경우에 5000만원의 과태료를 부담하게 되는 것은 경미한 제재로 받아들여질 수 없다.”면서 “과태료 ‘50배’가 아니라 ‘50배 이하’로 정하는 등 액수를 완화해도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한다는 입법목적은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헌재의 헌법 불합치 결정에 따라 ‘과태료 50배’ 조항의 적용은 법 개정때까지 중지됐다. 하지만 헌재의 위헌 결정은 기준과 액수에 대한 것이지 과태료 부과 자체에 대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선거와 관련해 불법으로 물품 등을 제공받으면 과태료를 물게 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즉, 4월29일 실시되는 재·보선 때까지 법 개정이 되지 않더라도 불법으로 음식물 등을 제공받는다면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얼마를 물지는 사후 개정되는 법 조항에 따라 정해지게 된다. 통상의 헌법 불합치 결정과 달리 언제까지 법을 개정하라는 입법 개선 시한을 정하지 않은 데 대해 헌재 관계자는 “시한까지 법을 개선하지 않으면 법 조항 자체가 효력을 잃게 되는데, 이런 공백사태를 막기 위해 최대한 빨리 개정하라는 취지로 시한을 정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군인연금법 ‘퇴역자 절반 삭감’ 위헌

    퇴역연금 지급 대상자인 퇴직 군인이 정부 출자 기관 등에 취업했을 때 연금의 2분의1을 주지 않아도 되도록 한 구 군인연금법 조항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이에 따라 현재 소송이 계류중인 퇴역 군인은 받지 못한 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게 됐다. 헌재 전원재판부는 26일 서울고법이 퇴역연금 일부를 지급하지 않도록 한 구 군인연금법 21조 5항 2호에 대해 제청한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가 위헌으로 판단한 부분은 지급 정지액이 연금액의 절반 이하인 경우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경북·충남 시·군의회 선거구 조례 ‘헌법 불합치’

    헌법재판소가 충청남도 및 경상북도 일부 지역의 시·군의회의원 선거구 및 선거구별 의원 수를 정하는 조례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려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헌재 전원재판부는 26일 충남 홍성군 가·예산군 가 및 경북 상주시 마·영천시 다·김천시 라 선거구민들이 ‘시·군의회의원 선거구와 선거구별 의원정수에 관한 조례 별표’에 대해 제기한 헌법소원을 받아들여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올해 12월31일까지 개정하라고 밝혔다. 해당 조례 별표는 시·군의회의원 지역선거구를 획정하고 있으며, 주민들은 다른 선거구와 인구 편차가 심해 헌법상 보장된 선거권과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구·시·군의회 의원 선거구의 획정 기준은 가장 중요한 요소인 인구비례의 원칙과 우리나라의 특수사정인 의원의 지역 대표성, 또 인구의 도시 집중으로 인한 도시와 농어촌간의 극심한 인구 편차 등 3개 요소를 합리적으로 참작해 결정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이미 지난 1997년 공직선거법 별표 2 ‘시도의회의원 지역선거구구역표’ 가운데 경기와 전북 부분에 대해 헌법불합치를 선고하면서 ‘인구 편차 상하 60%’를 기준으로 정한 바 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불법파업 철도노조 70억 배상”

    쟁의행위를 금지하는 직권중재 회부 결정을 무시하고 나흘 동안 불법 파업을 강행한 철도공사 노조에 파업으로 인한 손실액 70억원을 물어내라는 판결이 나왔다. 이는 파업과 관련한 역대 손해배상액 가운데 가장 많은 금액으로 알려졌다. 서울고법 민사2부(부장 김상철)는 23일 한국철도공사가 전국철도노동조합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1심이 인정한 51억 7000만원보다 많은 69억 9000만원을 배상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철도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가 직권중재 회부를 결정했음에도 2006년 3월1일부터 4일까지 철도 상업화 철회, 현장인력 충원, 비정규직 차별철폐 등을 주장하며 총파업에 들어갔다. 이로 인해 KTX열차, 새마을호, 전철 등의 승객 수송과 화물 운송 업무에 큰 차질이 빚어졌다. 당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는 철도공사 같은 필수공익사업에서 쟁의가 발생할 경우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직권으로 중재회부 결정을 하면 노조는 15일 동안 쟁의행위를 할 수 없도록 규정되어 있었다. 직권중재 조항은 필수공익사업장 노조의 파업권을 원천적으로 막는다는 지적이 일어 2006년 12월 폐지됐고 개정법은 지난해부터 시행됐다. 철도공사는 “당시 파업은 목적의 정당성은 물론 노조법상 직권중재 회부 결정이 난 뒤 이뤄진 것으로 절차적 적법성도 인정되지 않는다.”면서 이로 인한 손해 150억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서부지법 1심 재판부는 2007년 10월 “노조는 직권중재가 근로자의 단체행동권 등 노동권을 침해하고 필수공익사업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를 차별해 헌법에 어긋난다고 주장하지만 헌재 결정 등에 비춰볼 때 합헌이어서 직권중재에 회부된 뒤 파업한 것은 적법하지 않다.”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같은 취지로 “파업의 위법성을 인정하고 전체 손해액의 60%를 배상하게 하는 책임 제한비율은 1심과 같이 판단했다.”면서도 “파업 종료 다음날인 20 06년 3월5일에도 전철과 KTX 이용률이 감소했고 일반 열차와 화물 열차도 정상 가동률을 회복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날 발생한 손해도 추가로 인정했다.”고 판시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송도국제도시 관할권분쟁 헌재로

    인천 송도국제도시 행정구역에 대한 자치단체간 관할권 다툼이 결국 헌법재판소로 가게 됐다. 인천시 중구는 17일 “인천시가 해상 공유수면을 매립해 조성한 송도국제도시를 연수구로 편입시킨 것은 무효”라며 인천시장과 연수구청장을 상대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청구 소송을 냈다. 남동구와 남구도 곧 같은 내용의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이들 지자체는 인천시가 송도국제도시 5·7공구(6.41㎢)와 9공구(4.68㎢)를 연수구로 토지등록한 것에 대해 “원칙과 절차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결정했다.”며 강하게 반발해 왔다. 남동구는 “승기천이 기준이 된 육상경계선을 연장한 해상경계선이 송도국제도시 행정구역의 기준이 돼야 한다.”면서 송도 5·7공구에 대한 관할권을 주장하고 있다. 남구는 “지난 1979년 정해진 해상경계선을 기준으로 할 경우 송도 9공구는 남구 관할”이라는 입장이다. 중구는 “송도 9공구는 항만배후지원시설을 조성하기 위해 매립됐기 때문에 인천항 관할인 중구에 편입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인천시는 송도국제도시 5·7공구와 9공구를 연수구로 등록한 데 이어 앞으로 매립될 10공구(6.2㎢)와 11공구(10.24㎢) 등 송도국제도시 모두를 연수구로 일괄 통합하기로 했다. 이에 대한 남동구와 중구 등의 반발은 예견된 것이다. 시는 이미 연수구에 편입된 송도국제도시 1∼4공구 외에 추가 매립된 5·7공구와 10·11공구는 남동구에, 9공구는 중구에 편입시키는 것으로 지난해 6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당시 시는 지적법, 지방자치법, 공유수면매립법 등 적용할 수 있는 모든 법률을 검토했으나 행정구역을 결정할 마땅한 법률을 찾지 못해 대법원 판례에 따라 해상경계선을 마련한 뒤 관할권을 조정했다. 이에 대해 남동구와 중구는 송도국제도시 일부분을 관할하게 됐다며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국내외적으로 뜨고 있는 송도국제도시를 관할할 경우 세수증대 외에도 지자체 위상 제고 등 메리트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적자공룡 한전 ‘손쉬운 해법’

    적자공룡 한전 ‘손쉬운 해법’

    ‘공룡 공기업’ 한국전력공사가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환율 상승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전은 이런 ‘돈 가뭄’을 해소하기 위해 부동산 개발사업 진출과 전기료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잘나갈 때는 흥청망청 쓰고, 아쉬울 때만 손 벌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뼈를 깎는 내부 구조조정보다 본업이 아닌 손쉬운 장사로 경영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계산도 엿보인다. 16일 한전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적자는 3조 6592억원, 순손실 규모는 2조 9524억원을 기록했다. ●한전 “전기료 15~20% 올려야” 적자의 주요 원인으로 연료값 상승과 환율 상승 등이 꼽힌다. 한전은 이미 지난해 11월 전기료를 4.5% 인상했지만 적자를 줄이기 위해 전기료 인상을 또 요구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적자를 메우기 위해 전기료를 15~20% 인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전은 특히 연료비와 연동된 요금제를 도입해 수지타산을 맞추겠다는 의도다. 부동산 개발업 진출도 서두르고 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한국전력이 보유 부동산을 개발할 수 있도록 관련법 개정을 요구해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전이 부동산개발사업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서울 삼성동 한전 본사 부지(7만 9342㎡) 개발 때문이다. 이 땅의 가치는 현재 1조 2000억원대 수준이지만 이를 개발해 매각하면 수조원대의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전국에 있는 한전 변전소 부지를 개발해 막대한 이익을 챙길 수도 있다. 지경부가 법률을 개정하면 한전은 손쉽게 막대한 부동산개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배당은 없고 이사 보수는 오르고 한전이 적자를 줄이기 위한 수단을 내부보다 외부에서 찾으려는 시도에 곱지 않은 시선도 쏟아지고 있다. 그동안 투명하지 못한 경영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국가청렴위는 한전 납품비리 신고자에게 역대 최고의 보상금을 줬다. 지난해 감사원 감사에선 상여금 과다 지급이 적발되기도 했다. 반면 내부 허리띠를 죄는 구조조정은 더디기만 하다. 2012년까지 정원(2만 1734명)의 11%(2420명)를 단계적으로 줄여야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한전은 1989년 상장 이후 첫 대규모 적자로 인해 올해 주주 배당을 하지 않기로 했다. 또 돈이 없다는 이유로 지자체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전봇대 지중화사업도 중단했다. 하지만 적자 경영에 책임져야 할 이사들의 보수 한도는 소폭 오른다. 지난해 21억 1436만원에서 올해 21억 4357만원으로 증가한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가기] 신대법관, 헌재소장에 위헌심판 조속 처리 부탁 딱 잡아떼거나 순순히 인정하거나 사내루머 대처법 겁 많은 박희태 대표님 [WBC] 멕시코전 완승 이끈 삼위일체 국회의장 모욕하는 의원님 저택 호화로움 재산순 아니더라 여자운전자 황당 사고 모듬
  • “경제 살리기 올인” 재·보선 정쟁화 불끄기

    “경제 살리기 올인” 재·보선 정쟁화 불끄기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4·29 재·보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16일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박 대표는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전 국민이 경제살리기에 심혈을 바쳐야 할 때이며 저 역시 계속해서 경제살리기에 올인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 휴가 때 집사람과 경상북도 북부지역을 여행하다 예천의 삼강주막이란 곳에서 낙동강을 내려다보며 ‘저렇게 유유히 살자.’라고 이미 (스스로) 결정을 내렸다.”고 소개했다. 박 대표의 불출마는 최근 며칠 사이 재·보선 분위기가 한층 가열되면서 청와대를 비롯한 여권이 부담을 느낀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한광옥 전 의원과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김덕룡 대통령 국민통합특보와 민주당 김근태 전 의원 등의 출마설이 제기되면서 재·보선이 ‘미니 총선’으로 흐르는 양상이었다. 특히 청와대는 지난 15일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집단으로 정 전 장관의 출마 선언에 반발하자, 크게 놀란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총선 공천에서 배제됐던 박 대표에게도 제기될 수 있는 문제라는 데 위기의식이 더해졌다고 한다. “청와대와 여권은 당내 안정성을 다져온 박 대표 체제의 지속을 강력히 원한 데다, 이상과열된 재·보선 분위기를 냉각시킬 필요가 있었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이날 오후 갑자기 간담회가 잡힌 배경이기도 하다. 당초 이번 주로 예정된 청와대 회동은 불출마를 위한 재가를 받는 모습으로 비춰질까 피했다는 후문이다. 출전 가능성을 한껏 높였다가 경제살리기를 고리로 불출마로 선회한 박 대표로서는 명분과 실익을 모두 챙긴 것으로 보인다. 우선 재·보선 결과에 따른 인책론에서 자유로워졌다. 한나라당이 진다면 대표 사퇴론이 거론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했다. 어디로 출마하든 생환 가능성도 장담할 수 없다. 박 대표는 오는 10월 재·보선 출마의 여지도 남겨뒀다. “10월에도 불출마하는 것이냐.”라는 질문에 박 대표는 “10월의 일은 하늘만 안다. 그런 일을 국민 앞에 얘기하는 것은 빠르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 당의 한 주요 인사는 “박 대표가 청와대로부터 분명한 시그널을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인천 부평을 출마가 거론되던 김 특보도 출마 명분을 찾기가 쉽지 않게 됐다. 김 특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재외국민의 해외참정권 추진실태 세미나’에 참석, 기자들과 만나 “아직까지 생각해본 일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 특보는 “내 의사와 관계없이 18대 국회 진출이 좌절돼서 미련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특별한 인연이 있는 곳도 아닌데 내가 나설 입장이 아니지 않으냐.”며 여운을 남겼다. 전략공천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는 “깊이 생각해 보지는 않았다.”고 즉답을 피했다. 김 특보의 가장 큰 고심은 출마의 모양새다. 부인의 공천 헌금 수수 파문 때문에 지난 공천에서 낙천한 데다, 박 대표가 불출마를 선언한 마당에 선거에 나서기엔 명분이 약하다. 청와대도 김 특보의 출마에 냉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운 김지훈기자 jj@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가기] 신대법관, 헌재소장에 위헌심판 조속 처리 부탁 딱 잡아떼거나 순순히 인정하거나 사내루머 대처법 [WBC] 멕시코전 완승 이끈 삼위일체 한전 손쉬운 적자 해소 방법 국회의장 모욕하는 의원님 저택 호화로움 재산순 아니더라 여자운전자 황당 사고 모듬
  • [신영철대법관 재판참여 조사결과] ‘대법원장 업무보고’ 申대법관 일부 작문

    [신영철대법관 재판참여 조사결과] ‘대법원장 업무보고’ 申대법관 일부 작문

    이용훈 대법원장이 ‘면죄부’를 받았다. 지난해 10월14일 보낸 ‘대법원장 업무보고’라는 이메일은 신영철 대법관이 일부 작문한 것이라고 대법원 진상조사단이 발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강국 헌법재판소장은 지난해 10월 신 대법관과 만나 위헌제청 사건의 조속한 처리를 부탁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진상조사단에 따르면 신 대법관은 지난해 10월14일 오전 9시26분부터 49분까지 23분간 대법원장을 만나 야간집회 금지 조항에 대해 박재영 전 판사가 위헌법률 심판을 제청했다고 업무보고를 했다. 보고가 끝난 직후인 오전 10시42분, 신 대법관은 “통상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대법원장이 말씀하셨다.”고 단독판사들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그러나 신 대법관은 진상조사에서 “평소 생각을 대법원장의 권위를 빌려 판사들에게 전달, 설득하려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지난 6일 이 대법원장이 기자들과 만나 “(신 대법관의 이메일이) 대체적으로 내가 말한 원칙과 일맥상통한다.”고 말한 취지나 대법원장의 말을 멋대로 만들어낸 책임을 신 대법관에게 물을 것인지에 대해 진상조사단은 밝히지 않았다. 한편 헌재의 해명과 달리 신 대법관이 지난해 10월13일 헌재 소장을 만난 것으로 드러났다. 신 대법관이 야간집회 위헌심판의 빠른 처리를 부탁하자 헌재 소장은 “주심의 해석에 따라 심판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또 헌재 연구관과 변호사들과 접촉해 재판관 평의나 공개변론 일정을 파악한 신 대법관이 “촛불재판 통상 처리가 대법원과 헌재의 일치된 의견”이라고 과장해 말했다고 진상조사단은 발표했다. 신 대법관의 이메일이 공개된 지난 5일 헌재는 “사건에 대해 신 대법관과 헌재가 의견을 교환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가기] 딱 잡아떼거나 순순히 인정하거나 사내루머 대처법 겁 많은 박희태 대표님 [WBC] 멕시코전 완승 이끈 삼위일체 한전 손쉬운 적자 해소 방법 국회의장 모욕하는 의원님 저택 호화로움 재산순 아니더라 여자운전자 황당 사고 모듬
  • [박대출 선임기자 정가 In&Out] 국회의장 모욕하는 국회의원

    지난 10일 국회의장단 3인이 모였다. 김형오 의장실에서 티타임을 가졌다. 매주 화요일 오전 9시반이면 모인다. 취임 이후 정례화했다. 별일이 없으면 만난다. 이전 국회에는 없던 자리다. 김 의장은 개탄했다. “국회의장에게 이러는 국회는 처음이다.”, “비판도 좋지만 기본 예의는 지켜야 한다.” 문희상 부의장이 거들었다. 오후엔 인터넷에 글을 올렸다. “국회의 국회의장 모독, 다시는 있어서 안 된다.”고 했다. 국회의장은 국가 의전서열 2위다. 대통령 다음이다. 승용차 번호는 ‘1001’이다. 의전 예포는 19발이다. 대통령보다 두 발 적다. 대통령도 못하는 게 있었다. 세뱃돈 풍습이다. 과거 국회의장들은 공관에서 새해 인사를 받았다. 옆엔 세뱃돈 봉투가 놓였다. 세배객들에게 하나씩 건넸다. ‘국회 어른’이기에 가능했다. 복을 주고받는 풍습이었다. 박준규 전 의장은 ‘만석꾼 아들’이다. 그가 건넨 봉투엔 5만원이 들었다. 황낙주, 김수한 의장 때는 3만원 혹은 2만원이었다. 김형오 의장은 올해 세배를 못 받았다. 대치 국회 탓이었다. 내년엔 받을까 생각 중이다. ‘외유 의원 1000달러 지원’ 논란과는 다른 문제다. 그 ‘어른’이 망가지고 있다. 국회의장 수난시대다. 모욕과 조롱을 받는다. 주동자는 국회의원들이다. 민주당은 윤리위에 제소했다. 의장의 윤리위 제소는 55년 만이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자해행위”라고 했다. 자해는 친정인 한나라당에서 더했다. ‘한밤에 분칠’, ‘자리 연연’, ‘의장 불신임’, ‘공천배제’ 등 막말을 쏟아냈다. 전엔 금도가 있었다. 박관용 의장 때다. 초선 의원 의정연찬회가 열렸다. 열린우리당 김현미 의원이 보이콧을 제안했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의결에 항의하는 뜻이었다. 집단 지각으로 표시했다. 일부는 자리를 뜨기도 했다. 다수는 모욕스런 언사를 자제했다. 김성호 의원 정도가 경계를 넘었다. 그는 탄핵 때 구두를 던졌다. “구두보다 쓸모없는 의장”이라고 했다. 이만섭 전 의장은 날치기를 거부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과 껄끄러워졌다. 이윤성 부의장은 그를 ‘모델’로 삼는다. “여당을 보고, 야당을 보고, 국민을 보고, 양심의 의사봉을 세 번 친다.”는 지론도 상기시켰다. 반면 김 의장은 ‘직권상정 권한’을 고수한다. 협상 독려용이라는 논리다. “직권상정 때문에 협상이 타결됐다.”는 자평도 내놨다. 그에게 혹평만 있는 게 아니다. 이정현 의원은 “용감한 사람”이라고 했다. ‘10점 만점에 10점’이라고 평점도 줬다. “품격 국회의 원년으로 삼겠다.” 김 의장의 지난해 취임 일성이다. 하지만 의장 품격은 훼손되고, 국회 위상은 추락이다. 비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비판 받을 처신을 했다면 자업자득이다. 문제는 비판의 품격이다. 법을 만드는 국회는 더 높아야 한다. 국회의장은 국회의 대표다. 국회에도 어른이 필요하다. 기자는 1993년 영국 의회 연수를 다녀왔다. 하원 의장은 베티 부스로이드였다. 1992년부터 2000년까지 의장을 지냈다. 본회의장 토론을 참관했다. 의원들이 논쟁을 벌였다. 수시로 소란했다. 부스로이드 의장이 필요하면 나섰다. ‘오더(order)’란 말을 한두번 외쳤다. 의석은 한순간에 조용해졌다. 우리 국회는 어떤가. 의장의 주의에도 아랑곳없다. 영국 의회가 부럽다. dcpark@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가기] 신대법관, 헌재소장에 위헌심판 조속 처리 부탁 딱 잡아떼거나 순순히 인정하거나 사내루머 대처법 겁 많은 박희태 대표님 [WBC] 멕시코전 완승 이끈 삼위일체 한전 손쉬운 적자 해소 방법 저택 호화로움 재산순 아니더라 여자운전자 황당 사고 모듬
  • [신영철대법관 재판참여 조사결과] “이메일 유출 판사 법적문제 없어”

    [신영철대법관 재판참여 조사결과] “이메일 유출 판사 법적문제 없어”

    김용담 대법원 진상조사단장은 16일 이메일을 유출한 판사들에 대해 “법률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이강국 헌법재판소장에 대한 별도의 조사는 없었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 조사단장의 일문일답. →헌재소장에 대한 조사나 사실확인은 있었나. -사건의 본류와 연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사하지 않았다. →이메일 유출경위에 대한 부분 조사는. -진상조사단이 그 부분을 조사하면 일선 판사들의 솔직한 답변을 듣지 못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사하지 않았다. 법률적으로 문제가 된다면 조사하겠지만 아직은 법률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신 대법관의 행동이 재판 관여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한 기준은. -우리나라에는 법원의 행정절차와 재판 관여를 구분하는 마땅한 기준이 없다. 그래서 조사단은 독일연방법원의 판례와 기준 등을 검토해 적용 기준으로 삼았다. 이 기준에서 신 대법관의 행동은 객관적으로 재판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봤다. →지난 9일 오후 신 대법관이 조사중단을 요청했을 때 어떤 내용을 조사하고 있었나. -신 대법관과 허만 수석부장판사를 함께 조사할 때 서로 말이 어긋나는 등 굉장히 착잡한 심정을 내비치며 힘들어했다. 그래서 쉬면서 이메일 등을 보고 난 뒤 조사에 임하겠다고 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2030]사내 루머에 대처하는 2030의 자세

    [2030]사내 루머에 대처하는 2030의 자세

    연예계는 눈만 뜨면 새로운 소문이 쏟아지는 동네다. 따끈따끈한 열애설부터 누구나 거치는 성형설, 알면서도 쉬쉬하는 스폰서설 등 종류도 제각각이다. 연예인들은 나름의 노하우로 소문에 대처한다. 소문에 시달리는 건 연예인뿐만 아니다. 하루종일 일하는 사무실, 그 좁은 공간에서도 소문은 안개처럼 피어오른다. 동료들 입을 옮겨다니며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소문은 직장인들의 두통거리다. 시기와 오해가 빚어낸 루머에 대처하는 20&30의 자세를 들여다봤다. ● 맞불작전 공기업에 다니는 7년차 직장인 이모(30·여)씨는 회사 안에 퍼지는 온갖 소문을 잠재우기 위해 직접 발 벗고 나섰다. 공기업의 특성상 각 지사마다 10년 넘도록 터줏대감 노릇을 하고 있는 왕언니격 여직원들이 있었다. 이들은 후배 여직원들과 ‘이너서클’을 조직해 좋지 않은 소문을 만들어냈다. 입사 후 3개월쯤 됐을 때 이씨에게도 시련이 닥쳤다. 점심식사 뒤 화장실에서 나오려는 찰나, 밖에서 자신을 욕하는 여선배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순간 이씨는 변기 위에 주저앉고 말았다. 선배들은 “○○씨가 그렇게 건방지다며?”, “최고참 여선배한테도 안하무인이래요.”라며 수군거렸다. 토론하기 좋아하는 성격에 똑 부러지는 말씨가 꼬투리를 잡혔던 것이다. 이씨는 한동안 일에 의욕이 생기지 않았다. 그러나 이대로 당하고만 있기엔 너무 억울했다. 이씨는 반전을 준비했다. 10년차 선배와 직접 맞서는 건 역부족이라 게릴라전을 선택했다. 사교성 좋은 이씨는 선배, 동기들과 부지런히 맥주 모임을 가지면서 ‘반 이너서클’을 규합했다. 이너서클이 만든 소문의 피해자들이 많아 사람을 끌어모으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6개월쯤 지나자 멤버가 20명 가까이 불어났다. 어느 순간 이너서클 멤버들도 이씨가 만든 모임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이씨는 “통쾌하기도 했지만 한편 씁쓸했어요. 회사 분위기가 하찮은 모임 하나에 좌지우지되다니요.”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유명 금융회사에 다니는 박모(27·여)씨는 입사 초 근거 없는 악성 루머에 시달렸다. 박씨는 손꼽히는 명문대 출신이 아니었다. 학점도 3점대 초반에 700점대의 토익점수가 전부였다. 박씨의 ‘초라한 스펙’은 얄궂은 소문의 근원지가 됐다. 동료직원 몇 명이 “박씨가 임원의 딸이 아닌 이상 어떻게 입사했겠냐.”며 쑥덕이기 시작했다. 소문은 삽시간에 사내 곳곳으로 퍼졌다. 회사 선배들은 “아버지는 잘 지내시냐.”며 농담반 진담반으로 빈정거렸고, 친하게 지내던 동기들마저 “소문이 사실이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했다. 박씨는 헛소문을 퍼뜨리는 동료들에게 대거리라도 하고 싶었지만 이내 마음을 고쳐먹었다. 말싸움으로 에너지를 소모하는 대신 업무 성과로 실력을 보여주기로 결심했다. 밥 먹듯이 야근을 하며 업무에 매달린 박씨는 입사 첫 해, 같은 기수 사원들 중 가장 좋은 성과를 냈다. ‘낙하산 루머’가 자취를 감춘 건 당연한 일이었다. 박씨를 비아냥대던 선배들도 입을 다물었다. 박씨는 “한마디, 한마디에 항변해 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실력으로 보여주니 꼼짝 못하더군요.”라고 말했다. 직장인 정모(35)씨는 지난해 12월 어이없는 루머에 휩싸였다. 직속 상사가 자신을 ‘배신자’라고 부르고 동료들마저 자신에게 등을 돌렸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정씨의 아내 이모(32)씨가 딸을 낳고 출산휴가를 받아 집에서 쉬고 있었다. 정씨도 5일간 휴가를 내고 아내와 아이 옆에 있었다. 3일째 되던 날 밤, 상사인 윤모(42)과장이 갑자기 전화를 해 왔다. “긴히 접대할 거래처가 있는데, 나와서 술을 좀 마셔줘야겠다.”는 것이었다. 정씨는 “아이가 밤에 보채는 경우가 많아 아내 곁에 있어줘야 한다.”며 거절했다. 휴가를 마치고 회사에 복귀해 보니 정씨는 ‘상사의 명령에 불응한 조직의 배신자’로 낙인찍혀 있었다. 화가 난 정씨는 상사에게 직접 따지고 싶었지만 더 큰 분란이 일어날까 봐 일단 참았다. 대신 ‘맞불작전’에 돌입했다. 메신저로 사건 전말을 동료들에게 알렸던 것.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던 동료들도 진상을 알게 되자 “윤 과장,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며칠 지나지 않아 윤 과장을 제외한 거의 모든 동료들이 정씨의 편을 들게 됐다. 정씨는 “화가 난다고 정면으로 부딪쳐 일을 크게 만드는 것보다는 뒤에서 조용히 나의 입장을 밝히는 게 사회생활에 훨씬 효과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 일보후퇴 영업사원 임모(31)씨는 하루하루가 고역이다. 술 때문이다. 임씨는 삼수 후 대학에 입학하고 1년간 백수생활을 한 뒤, 서른이라는 늦은 나이에 신입사원이 됐다. 군 장교 출신의 아버지 밑에서 장남으로 자란 덕분에 ‘남성다움’과 ‘어른다움’이 최고의 미덕이라는 말을 들으며 가정교육을 받았다. 입사 동기들 중에서 항상 맏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 이런 생각은 술 자리라고 예외가 없었다. 임씨는 동기는 물론 선배, 상사들 앞에서 술 취한 모습을 한 번도 보이지 않았다. 늘 끝까지 살아남아 술자리를 지켰다. 덕분에 자타가 공인하는 대표 술고래가 됐다. 상사들은 회식자리에 그를 빼놓지 않고 부르고, 쉼 없이 술잔을 건넸다. 하지만 그는 원래 술을 좋아하지도, 잘 마시지도 못한다. 오로지 정신력으로 버티는 것뿐이다. 즐겁지도 않은 술자리에서 생글거리고 나면, 다음날은 어김없이 변기통을 붙잡고 있어야 한다. 늦잠 자다가 겨우 시간 맞춰 출근해 자리에 앉아 있으면, 선배들이 다가와 “어제 새벽 2시까지 달렸다면서 이렇게 멀쩡해? 타고난 영업사원이네.”라며 어깨를 툭 치고 지나간다. 임씨는 쓰린 속을 몰라주는 그들이 야속하기만 하다. 임씨는 “제가 파놓은 무덤이니 어쩔 수 없지만, 이렇게 살다간 제 명에 못 죽을 것 같아요.”라며 울상을 지었다. 지난해 말 입사에 성공한 새내기 은행원 김모(28)씨는 직장을 얻은 뒤 지인들로부터 “성격이 변했다.”는 소리를 곧잘 듣는다. 살갑기로 유명한 김씨가 입사 뒤 무뚝뚝해졌다는 것. 김씨는 “나름의 사연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입사 뒤 김씨가 처음 맡은 업무는 창구에서 고객들을 응대하는 일이었다. 김씨는 특유의 넉살과 입담으로 여성 고객들을 사로잡았다. 입금하러 왔던 중년 여성들이 20대 총각의 언변에 반해 펀드 등 다른 상품에 가입하는 사태도 빚어졌다. 김씨는 은행 여직원들의 여심도 사로잡았다. 공연기획사에 다니는 친형으로부터 얻은 티켓을 건네며 “함께 공연 보러가자.”는 김씨의 달콤한 제안에 여직원들은 흔쾌히 응했다. 그러던 어느 날 김씨 귀에 이상한 소문이 들리기 시작했다. 자신이 여성고객과 동료 여직원 사이에서 ‘양다리’를 걸치고 있다는 이야기가 퍼지고 있었다. 물론 루머였다. 김씨는 억울한 마음에 평소 친하게 지내던 남자 동료를 붙잡고 하소연했지만 돌아온 것은 위로가 아닌 “행실 똑바로 하라.”는 따끔한 일침이었다. 이후 김씨는 오해를 살 만한 행동을 일절 삼가고 있다. 친하게 지내던 여성 동료들과는 멀어졌지만 떠돌던 루머는 가라앉힐 수 있었다. 김씨는 “제가 경솔했죠. 루머를 겪고 나니 사람을 대할 땐 두 번 더 생각하게 되더군요.”라고 말하며 입술을 깨물었다. ● 백기투항 직장인 이모(28·여)씨는 첫 직장에서 시달렸던 ‘나쁜 소문’을 생각하면 지금도 화가 솟구친다. 이씨는 2006년 6월 한 중소기업 홍보팀에 취직했다. 대학 졸업 뒤 2년간 백수로 지내다 힘겹게 입사했다. 그런 만큼 고마운 마음으로 남들보다 더 열심히 일하겠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입사 한 달째부터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같은 팀의 한 남자 선배와 열애설이 불거진 것. 상냥한 성격과 어딜 가도 빠지지 않는 미모를 지닌 이씨는 남성동료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소문은 이상하게 변질됐다. ‘나이트클럽에서 꼬리쳤다더라.’, ‘술에 취한 척해서 남자 선배를 유혹했다더라.’등 온갖 ‘카더라’ 통신이 떠돌았다. 회사 사람들은 이씨를 차갑게 바라봤다. 소문의 당사자인 선배도 곤혹스러워하며 이씨를 멀리했다. 이씨는 이를 악물고 참으려 했지만 더는 버틸 수 없었다. 입사 4개월 만에 사표를 냈다. 말리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이씨는 “몇 명이 작당하면 사람 하나 생매장시키는 건 일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새로 옮긴 직장에서는 무덤덤하게 지내요. 더는 소문에 상처받고 싶지 않아요.”라며 고개를 숙였다. 직장인 최모(35)씨는 이직한다는 사내 루머에 휘말려 실제로 퇴직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제약회사의 잘나가는 영업사원이었다. 개인병원을 부지런히 뚫고 다닌 덕에 그의 영업실적은 분기마다 동기 직원들을 압도했다. 회사도 그를 남달리 보고 때마다 보너스를 두둑히 얹어주곤 했다. 어느 날 최씨는 평소 거래하던 병원장에게 날벼락 같은 질문을 받았다. “P사로 옮긴다면서요? 잘나가더니 경쟁사에서 스카우트해가나 보네? 병원마다 얘기가 벌써 파다해요.” 이직률이 높은 제약회사 영업직이지만 근거없는 소문이었다. 최씨는 같은 약을 파는 동기가 경쟁에서 자꾸 뒤처지자 여기저기 말을 지어내고 다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최씨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어가기로 했다. 그러나 소문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말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사가 직접 최씨를 불러 “자네 P사로 간다면서 왜 아직 사표도 안 내고 있나?”라고 물었다. 일이 심상치 않음을 직감한 그는 펄쩍 뛰며 해명했다. 그러나 회사는 이미 그의 퇴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었다. 뒤늦게 진화에 나섰지만 소용이 없었다. 사람들은 “최씨가 조용히 이직을 준비하다 막판에 일이 틀어져 주저앉았다.”며 수군댔다. 최씨는 결국 6개월도 안 돼 사표를 냈다. 그는 “다행히 제3의 회사로 옮길 수 있었어요. 아직도 그때만 생각하면 눈앞이 캄캄해져요. 지금 회사에선 행여 실적 때문에 적을 만들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오달란 박성국 유대근기자 dallan@seoul.co.kr 그래픽 김선영 기자 ksy@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가기] 신대법관, 헌재소장에 위헌심판 조속 처리 부탁 겁 많은 박희태 대표님 [WBC] 멕시코전 완승 이끈 삼위일체 한전 손쉬운 적자 해소 방법 국회의장 모욕하는 의원님 저택 호화로움 재산순 아니더라 여자운전자 황당 사고 모듬
  • 사법부 인적쇄신 뇌관되나

    신영철 대법관의 촛불재판 압력 의혹이 여야간 정쟁을 넘어 전·현 정권 사이의 보·혁 갈등으로 비화하는 양상이다.신 대법관의 자진 사퇴를 종용하고 있는 민주당은 정작 신 대법관의 이메일에 등장하는 이용훈 대법원장이나 이강국 헌법재판소장의 연루 의혹이 확대될까 안절부절하는 모양새다.반면 한나라당은 이명박 정부 들어 임명된 신 대법관에 대한 야당의 공세에 “진보 진영의 공격”이라며 ‘색깔론’까지 거론하면서도 비교적 관망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때문에 여야가 서로 엇갈린 셈법을 하고 있다는 말이 정치권 곳곳에서 나돌고 있다. 표면적으로 여야는 “‘최후의 보루’인 사법부가 정쟁의 대상이 되어선 안 된다.”는 원칙론을 앞세우고 있지만 속으로는 ‘사법부 인적 쇄신’이라는 폭탄이 터질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것이다.실제로 민주당 내부에선 자칫 신 대법관과 관련된 의혹이 참여정부 때 임명된 사법부 수뇌부로까지 불똥이 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신 대법관이 지난 10일 대법원 진상조사팀 첫 출석일에 “생각할 시간을 달라.”며 무언가 중요한 결정을 내리려 하다가 다음날 다시 조사에 응한 사실을 놓고 속사정이 무엇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각에선 신 대법관이 용퇴를 결심하고 윗선에 사퇴의사를 밝혔다가 어떤 이유 때문인지 만류를 당했다는 소문도 들린다. 지난해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 참여정부 당시 임명된 대법원장이나 헌재소장 등에 대한 인적 쇄신 문제가 거론됐던 게 이번 사건을 계기로 현실화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곁들여지고 있다.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12일 당 안팎의 우려에 대해 “안 그래도 여러 소리를 듣고 있다. 하지만 설마 정부와 여당이 그렇게(사법부를 흔들려고)까지 하겠나.”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도 “이명박 정부가 모든 현안을 게임논리로 풀려고 하다가 나라를 곤경에 빠뜨렸는데 사법부 문제까지 게임논리로 풀어가려 한다면 굉장히 위험한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도 이날 당 제1정조위원회 주최로 열린 촛불재판 개입 사건 관련 정책토론회에서 “신 대법관은 스스로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고 적절히 처신하는 것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란 것을 자각해야 한다.”며 거듭 신 대법관의 조속한 사퇴 결단을 촉구했다. 신 대법관의 사퇴로 이번 사태가 마무리되길 바라는 민주당 내부의 기류를 반영한 것으로 읽혀진다.여야의 엇갈린 셈법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법조인은 “사법부의 문제를 정치적 잣대로 판단해선 안 된다.”면서 “사법부 문제는 사법부 스스로 풀어가야 하는 게 원칙”이라고 강조했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독자의 소리] 교통사고 중상해기준 명확히 하길/서울 구로구 유동진

    헌법재판소가 얼마전 교통사고로 중상해를 입힌 가해자를 종합보험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형사 처벌할 수 없도록 한 교통사고처리특례법(교특법) 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1997년 합헌 결정을 12년 만에 뒤집은 것이다. 그러나 헌재 결정으로 시급히 뒤따라야 할 후속 조치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헌재가 새로 형사처벌 대상으로 포함시킨 ‘중상해’의 범위를 정해야 한다. 헌재는 형법을 인용해 ‘생명에 대한 위험이 발생하거나 불구 또는 불치에 이르게 된 경우’를 기준으로 제시했지만 여전히 모호하다. 판례에도 기준이 없다니 법을 개정할 때 그 범위와 종류를 명확히 해야 한다. 실무 가이드라인이 없으면 경찰의 혼선은 불가피하다. 전과자가 무더기로 생겨나고 합의를 조건으로 금품을 요구하는 등 악용하는 사례가 나올 가능성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안전운전 의식이 높아져 교통사고를 줄이는 데는 기여하겠지만 전과자를 양산하는 쪽으로 흐르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서울 구로구 유동진
  • 신영철대법관 “법대로 하자는 얘기였을뿐”

    ‘촛불재판 재촉’ 논란 이메일을 보낸 신영철 대법관은 6일 퇴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사퇴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신 대법관은 “헌법재판소법 제42조 제1항은 위헌 제청을 하면 해당 재판은 정지하지만, 나머지 사건은 그대로 진행한다는 게 ‘법원의 명령’”이라며 “그런 취지를 판사들에게 보낸 것인데 법대로 한 것을 압력이라고 하면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재판 독립성을 침해한 것이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법대로 하자는 얘기였고, 위헌 제청이 안 된 사건은 그대로 진행하는 게 현행법에 맞다.”고 답했다. 헌법재판소와 교감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이강국 헌법재판소 소장과는 가끔 전화도 주고받고, 인사하는 사이”라면서도 “구체적으로 언제 무슨 얘기를 했는지는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메일 자체를 갖고 있지 않다.”면서 “대외비라고 생각해서 바로 지워서 메일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 대법관은 자진사퇴 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신 대법관의 해명에 대해 헌재 연구관 출신의 한 변호사는 “‘법원의 명령’이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그런 학설은 들어본 적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제42조 1항은 당해 사건에 대해서만 거론했지 다른 사건은 어떻게 하라 마라는 것이 없다.”면서 “판사가 각자 알아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야간집회 유죄’ 현행법따라 처리 촉구

    ‘야간집회 유죄’ 현행법따라 처리 촉구

    신영철 대법관은 촛불집회 재판이 ‘위기’를 맞을 때마다 판사들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형사단독 판사들이 몰아주기 배당에 이의를 제기할 때, 현직 판사가 촛불 재판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했을 때,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을 기다리며 일부 재판이 심리를 중단했을 때이다. 신 대법관은 이용훈 대법원장이나 헌재와도 교감하고 있다고 내비치며 압력을 가했다. 이메일을 받은 한 판사는 “재판에 관여한다고 느껴졌고, 굉장히 불편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6월 서울중앙지법에 촛불집회 사건 8건이 들어왔다. 당시 신 법원장과 허만 형사수석부장은 이 사건을 형사13단독 부장판사에게 몰아준다. 7월14일 다른 단독판사 10여명이 점심을 먹으며 ‘몰아주기 배당’에 문제가 있다고 뜻을 모았다. 7월15일 오전 9시 신 대법관은 20분 뒤 간담회를 개최한다는 긴급 단체메일을 보낸다. 첫 번째 이메일이다. 이 자리에서 신 대법관은 “정치적인 냄새가 나는 사건을 집중 배당한 것은 양형을 통일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 메일은 8월14일 보내졌다. 형사7단독 박재영 판사가 재판 중 촛불집회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해 일부 언론이 강하게 비판한 다음날이었다. 신 대법관은 “재판상 언행으로 쓸데없는 물의가 빚어지지 않도록 해 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또 “집중배당으로 달성하고자 했던 보편적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해 달라”고 강조했다. ‘튀는 판결’을 하지 말라는 뜻이다. 박 판사가 10월9일 야간집회를 금지한 집시법을 위헌이라 판단하고 재판을 중지하자 신 대법관은 다급해졌다. 닷새가 지난 10월14일 신 대법관은 ‘대법원장 업무보고’라는 세 번째 메일을 보냈다. “(업무부고에서 이용훈) 대법원장이 저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들었다.”고 전했다. “나머지 사건은 현행법에 의해 통상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메시지도 전했다. 야간집회를 금지한 집시법이 위헌으로 결정나면 촛불집회는 처벌 대상이 안 된다. 그러니 서두르라는 얘기다. 11월 6일 ‘야간집회 관련’이란 메일에서는 “야간집회 위헌여부의 심사는 12월5일 평의에 부쳐져, 연말 전 선고를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며 현행법을 적용해 유죄 판결하라고 촉구한다.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내외부(대법원과 헌재 포함)의 여러 사람들의 거의 일치된 의견”이라고 강조했다. 11월24일과 25일 같은 내용의 메일을 잇달아 보내며 수위를 높여 갔다. 그래도 촛불 재판을 진행하지 않은 판사들에게 개별 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민주노동당 설계부터 잘못됐다” 노 전대통령 정치하지 말라 해놓곤… 교육 의료에 자본의 논리 불어넣자고? WBC 타이완전 지상파로 본다 열차와 트럭에 깔리고도 멀쩡한 사내 어느 연예 전문기자의 소신
  • [사설] 신영철 대법관 ‘이메일 지침’ 진실 밝혀야

    신영철 대법관이 서울중앙지법원장으로 있던 지난해 촛불사건을 맡은 형사단독판사들에게 여러 차례 이메일을 보내 재판에 관여하고 간섭한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그 중에서도 야간집회를 금지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조항에 대해 위헌심판제청이 이뤄졌는데도 “나머지 (촛불) 사건은 통상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독려한 부분은 사실상 현행법에 따라 유죄판결을 내리라는 지침을 제시한 것으로 여겨진다. 법원이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면 해당법률 관련사건의 재판은 헌재의 결정이 나기까지 연기된다. 그런데도 재판을 계속하라고 한 것은 법률과 양심에 따라 재판을 해야 할 판사들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요 지시라고밖에 볼 수 없다.신 대법관은 더욱이 ‘현행법에 따라 통상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대법원장의 뜻이고,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내외부(대법원과 헌재 포함) 여러 사람들의 거의 일치된 의견”이라며 대법원과 대법원장, 헌재까지 끌어들였다. 사실이 그렇다면 사법부의 기본이 흔들리는 심각한 사태다. 사법부의 수뇌부가 일선 판사들의 재판에 관여하고 지시한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헌재는 사실 무근이며 당시 신 법원장과 어떤 접촉도 없었다고 밝혔다.대법원은 이번 사태를 봉합하려 해서는 안 된다. 촛불 사건 재판을 특정판사에게 몰아서 배당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여러번 말을 바꾸는 바람에 아직도 내부 통신망에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판사들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이번에도 형식적인 조사에 그친다면 일선판사들은 물론 국민의 불신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대법원은 사태의 전말과 진상을 철저하고 투명하게 밝혀 사법부 쇄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신 대법관의 거취 문제도 협의해야 할 것으로 본다.
  • 신영철 대법관이 ‘촛불’ 판사들에 보낸 이메일엔…

    신영철 대법관이 ‘촛불’ 판사들에 보낸 이메일엔…

     신영철 대법관이 서울중앙지법원장으로 재직하면서 촛불시위 사건 담당 판사들에게 여러 차례 이메일을 보내 재판에 관여한 사실이 드러났다.  신 대법관은 수 차례에 걸쳐 여러 명의 판사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촛불사건을 ‘신속하고 통상적으로’ 처리할 것을 요청했다.  그는 지난해 10월14일 ‘대법원장 업무보고’라는 제목으로 판사들에게 촛불집회 사건 재판의 신속한 진행을 요구했다.당시 촛불시위 재판은 서울중앙지법의 각 형사단독판사들에 배당돼 있었다.이 이메일은 박재영 전 판사가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의 야간집회 금지 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지 5일이 지난 후 발송됐다.  신 대법관은 이 이메일에서 “오늘 아침 대법원장님께 업무보고를 하는 자리가 있어 야간집회 위헌제청에 관한 말씀도 드렸다.대법원장님 말씀을 그대로 전할 능력도 없고, 적절치도 않지만 대체로 나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으신 것으로 들었다.”고 적었다.그는 또 “사회적으로 소모적인 논쟁에 발을 들여놓지 않기 위하여 노력해야 하고,법원이 일사불란한 기관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도 나머지 사건은 현행법에 의해 통상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대법원장의 뜻”이라고 덧붙였다.  신 대법관은 같은 해 11월6일 ‘야간집회 관련’이란 제목으로 형사단독 판사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보냈다.이 이메일에는 신 대법관이 “부담되는 사건을 후임자에게 넘기지 않고 처리하는 것이 미덕이다.구속여부에 관계없이 통상적으로 사건을 처리하는 것이 어떠냐.”는 내용이 적혀 있다.  또 “이런 생각이 이 재판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를 포함한 내외부 여러 사람들의 일치된 의견”이라는 내용도 적혀 있었다.  신 대법관은 이 같은 내용을 대내외에 비밀로 할 것을 당부하면서 본인이 직접 읽어보라는 뜻의 ‘친전(親展)’이란 한자어도 달았다.  이 이메일들이 발송된 시기는 집시법 위헌법률 심판제청으로 촛불집회 사건을 맡은 재판부 상당수가 결론을 미루고 있는 상태였다.  신 대법관은 같은 달 24일 또 한번 판사들에게 이메일을 보냈다.이 이메일에는 “피고가 위헌 여부를 다투지 않고 결과가 신병과 관계없다면 통상적인 방법으로 재판을 끝내고 현행 법에 따라 결론을 내달라.”는 당부가 적혀 있다.이 세 번째 이메일에는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내외부(대법원과 헌법재판소 등)의 여러 사람들의 거의 일치된 의견이기도 하다.”는 내용도 들어있었다.신 대법관의 당부가 자신만의 생각이 아니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신 대법관은 이틀 뒤에 또 이메일을 보내 “부담되는 사건을 적극 해결해 달라.”고 주문했다.신 대법관은 “내년 2월이 되면 형사단독재판부의 큰 변동이 예상된다.”고 언급하면서 “머물던 자리가 아름다운 판사로 소문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 현직 판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 이메일과 관련, “나중에 유죄 판결로 유도하려고….”라는 말로 신 대법관의 이메일이 법관들에게 실질적인 영향을 줬을 것이라 고 추측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신 대법관은 5일 “압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야간집회 금지조항에 대해 위헌심판이 제청된 뒤 판사들 사이에 혼란이 있는 것 같아 이메일을 보냈다.”고 해명했다.  신 대법관의 “내외부의 여러 사람들의 거의 일치된 의견” 언급에 헌법재판소측은 불쾌하다는 입장이다.헌재 관계자는 “헌재의 평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는다.법원장에게 전달될 리도 만무하다.”며 “신 전 지법원장과는 어떠한 접촉도 없었다.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개인 의견을 전제로 “각 판사가 알아서 할 추정을 하지 말고 재판을 진행하라고 한 것은 개인으로서 국가기관이자 사법부인 판사의 독립성,법률과 양심에 따라 재판을 해야할 판사에 대한 부당한 지시”라고 비판했다.  한편 대법원은 이번 ‘이메일 파문’과 관련 “사태가 심각하다고 인식하고 있다.”면서 “신속한 진상조사를 위해 자체 진상조사팀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연기·공주 행정도시 지정 합헌

    행정중심복합도시를 충남 연기군과 공주시 등에 지정하도록 한 행정도시건설특별법 제11조 2항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헌재 전원재판부는 행정도시반대남면대책위원회 임모 위원장과 충남 인근 농민들이 “행정도시 예정지를 연기·공주로 한정한 것은 수십년간 살아온 주민들의 거주 및 이전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면서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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