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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 체코요구 수용… 통합 마지막 걸림돌 제거

    유럽연합(EU) 정상들이 EU 기본권 헌장에서 체코가 요구한 예외 사항을 인정키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리스본조약으로 불리는 EU 개정조약 발효의 마지막 걸림돌이 제거됐다. BBC 등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순회의장국인 스웨덴이 폴란드와 영국이 포함된 기본권 헌장의 예외조항 ‘프로토콜 30’에 체코를 추가하자고 제안했고 27개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프레드리크 레인펠트 스웨덴 총리는 “리스본조약이 발효될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아일랜드가 국민투표에서 비준동의안을 통과시키고 10일 폴란드가 비준을 마치면서 체코는 리스본조약에 서명하지 않은 유일한 국가가 됐다. 그동안 바츨라프 클라우스 체코 대통령은 리스본조약의 위헌 여부를 가리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리겠다며 시간을 끌었다. 그러나 실제 내건 요구조건은 바로 예외 조항 인정이었다. 2차 세계대전 후 체코 법에 따라 재산을 압류 당한 독일계와 헝가리계 주민들이 기본권 헌장을 근거로 유럽사법재판소에 재산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하려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이에 스웨덴이 이번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 체코 측에 이번에 합의된 내용을 제안했고 클라우스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였다. 얀 피셔 체코 총리는 정상회담 전날 “27일 오후 늦게 클라우스 대통령을 만나 체코의 요구 조건을 해결해 주면 비준하겠다는 확인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제 남은 과정은 헌재의 결정이다. 체코 헌재는 지난 27일 유럽 통합에 반대하는 상원의원 17명이 제기한 리스본조약 위헌심판청구건을 심리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새달 3일 다시 심리키로 했으며 이날 결정이 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체코 헌재는 이미 지난해 11월 리스본조약이 체코 헌법에 부합한다고 결정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에도 합헌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헌재 결정까지 나오면 체코는 더 이상 서명을 미룰 명분이 없게 된다. 체코가 연내 비준 절차를 마무리하면 리스본조약은 예정대로 내년 1월1일 발효된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방통위 “종편선정 TF 새달 2일 출범”

    방송통신위원회가 다음달 2일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 방송채널사업자 선정을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정식 가동한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30일 “종편 및 보도 채널 정책 방향을 정하기 위해 내달 2일 내·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TF팀을 발족할 것”이라면서 “헌재 판결로 법 효력이 명확해진 만큼 정책을 차근차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준상 방통위 방송정책국장을 중심으로 꾸려질 TF팀은 여론수렴 및 현황조사 등을 거쳐 신규 방송사업자 선정 시기와 자격요건 및 심사기준, 선정 방식, 사업자 수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최 위원장은 개정안에는 ▲일간 신문의 방송진출 시 전체 발행 부수와 유가 판매 부수 자료를 인증받도록 하고 ▲지상파방송과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간의 상호진입을 33%까지 허용하며 ▲가상 및 간접광고의 크기를 전체화면의 4분의1, 광고시간은 100분의5 이내로 허용하는 방안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종편 및 보도채널 선정 원칙과 관련해서는 “광고시장을 키우고, 글로벌미디어그룹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으며, 세계가 공감할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사업자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에서 방송법을 둘러싼 진통이 다시 시작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최 위원장은 “상상할 수 없다.”면서 “그렇게 되면 내년 1월1일부터는 법이 없는 상태가 돼버린다.”고 말했다. 종편 및 보도 채널 사업자 선정은 내년 2∼3월쯤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나, 신문사들의 과열 양상과 정치적 부담으로 내년 6월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새국면 세종시·미디어법 주도권잡기… 요동치는 정치권

    새국면 세종시·미디어법 주도권잡기… 요동치는 정치권

    ■절정으로 치닫는 세종시 정운찬 국무총리가 30일 세종시 건설 현장을 방문하는 등 세종시 문제에 드라이브를 걸자 정치권이 달아오르고 있다. 여권은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대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지만, 정작 한나라당 안에서조차 엇갈린 기류가 흐른다. 일단 수도권 지역 의원과 친이 주류 진영에서는 10·28 재·보선도 끝난 만큼 세종시 수정론을 본격 제기, 해법 찾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 이상 세종시 문제를 미룰 수 없고, 대안 제시가 늦어질수록 정치권의 소모적인 논쟁만 가열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수도권 출신의 한 재선 의원은 이날 “당장 세종시 문제에 대해 논의를 시작해 올해 안에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이 쪽의 한 핵심 의원은 “세종시 문제는 전 정권의 잘못된 정책판단을 바로잡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면서 “방치를 막기 위해 정부 안을 마냥 기다릴 게 아니라 당에서도 논의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례대표인 임동규 의원은 세종시의 성격을 행정중심 복합도시에서 녹색첨단 복합도시로 바꾸고 행정도시로 중앙부처를 이전하는 계획의 폐지를 주요 내용으로 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특별법 개정안을 전날 발의해 논의에 불을 댕겼다. 하지만 당내 반대 여론도 적지 않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이미 ‘원안 고수’ 입장을 천명한 상황이다. 충청 출신의 비례대표 정진석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세종시를 수정한다면 모법인 행정도시특별법을 바꿔야 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원안 고수’ 의견을 분명히 했다. 정 의원은 “야당이 바라는 것은 여권의 분열이다. 당에서 빨리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기에 남경필 의원 등 일부 수도권 의원도 ‘원안 고수’ 입장에 동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핵심 당직자는 “자칫 야당의 ‘꽃놀이패’가 될 수 있는 만큼 마냥 속도를 높여서는 안될 것”이라고 신중론을 주문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원안 고수’를 위해 총력 투쟁할 태세다. 변재일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지금 이명박 대통령과 정 총리가 걱정하는 일부 행정의 비효율성 문제는 처음부터 제기된 것으로, 법 제정 당시 한나라당과 합의하에 정부가 그 대책을 마련하도록 법에 명시한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변 부의장은 이어 “더 이상 충청권 주민을 우롱하지 말아야 한다. 수도권 주민도 더 이상 인구가 수도권으로 유입되는 것은 원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충남 천안갑 출신인 양승조 의원은 “세종시 건설은 지난 대선 때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기 위해 500만 충청인에게 약속한 것이며, 한나라당이 집권하기 위해 온 국민에게 공약한 내용”이라면서 “이를 지키지 않으면,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은 충청인은 물론 국가균형발전을 염원하는 국민의 정권퇴진 운동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유선진당은 이날 ‘세종시 백지화 저지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개정안을 공동 발의한 한나라당 임 의원 등 10명을 ‘세종 10적’으로 규정했다. 김지훈 허백윤기자 kjh@seoul.co.kr ■‘붉은넥타이’ 맨 미디어법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30일 붉은색 넥타이를 맸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난 5월 이후 5개월 남짓 만이다. 10·28 재·보선 승리를 계기로 탄력을 받은 정 대표가 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뜻을 이어 ‘야성(野性)’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조문 기간을 마치고 ‘상복’을 벗은 셈이다. 특히 전날 헌법재판소의 미디어법 무효청구 기각 결정에 따라 정 대표의 야성은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민주당이 헌재 결정에 반발하며 ‘미디어법 재개정’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어 또 한차례 원내 격돌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헌재가 미디어법 처리 과정의 심의·의결권 침해, 일사부재의 원칙 위배 등 절차상 위법을 인정한 만큼 국회에서 정치적인 재협상을 통해 미디어법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대화가 가능하면 대화를 통해, 여당이 대화에 응하지 않는다면 국민과 함께 모든 가능한 방법을 동원해 언론악법 재개정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결기를 보였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소속 의원들과 율사 출신인 이춘석·조배숙 의원 등을 중심으로 ‘무효 언론악법 폐지 투쟁위원회’를 꾸렸다. 위원장을 맡은 박주선 최고위원은 “1996년 당시 신한국당이 날치기 처리한 노동법과 안기부법에 대해서도 헌재의 판시 요지에 따라 신한국당과 민주당이 협상해서 1997년 3월20일 재의결했다.”면서 “선례가 있고, 미디어법도 위법성이 인정됐기 때문에 한나라당도 폐지 작업에 함께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투쟁위는 늦어도 다음주 중반까지 미디어법 폐지를 골자로 하는 개정안을 마련하고, 이를 토대로 미디어법 재개정 논의를 위한 원내대표 협상을 한나라당에 제안할 예정이다. 한나라당은 단호하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한나라당은 헌재의 미디어법 결정에 승복하지만, 미디어 산업발전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어떤 요구를 해도 재논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안 원내대표는 이어 “민주당은 헌재 결정을 ‘정치적 판단’이라고 규정하면서 헌법기관을 부정하고 법 제도에 불복종하고 있다.”며 날을 세웠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법조계 “헌재 스스로 사명 포기한 것”

    헌법재판소가 미디어법 권한쟁의 심판 사건에서 ‘절충안’을 내놓자 30일 법조계에서 논란이 뜨겁다. “헌재의 사명을 포기한 것”이라는 비판 여론이 거센 가운데 “압도적인 찬성으로 가결된 법안을 부인하기 곤란했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헌재는 권한 침해를 인정한 만큼 국회의장이 신문법·방송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진화에 나섰다. ●“표결절차 침해됐다면 무효” 헌법학회 회장인 김승환 전북대 교수는 “헌재의 결정은 ‘대리시험은 위법하지만 합격은 인정한다.’는 표현이 적절하다.”면서 “국회를 ‘치외법권’으로 인정하고 국회법과 헌법을 무시해도 된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헌재 연구관 출신의 한 법조인은 “정치적인 판단으로 최고 심판 기관으로서의 지위를 스스로 내놓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법안에 대한 심의·표결 절차가 침해되었다면 그 후의 절차는 모두 무효라고 판단해야 한다.”면서 “논란을 자초한 꼴”이라고 말했다. 검찰의 한 부장검사도 “헌재가 미디어법에 대한 부담감이 컸을 것이란 점은 이해가 되지만 법률가로서도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신평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미디어법 처리 당시 의결정족수가 넘는 의원이 법안을 가결했다는 사실을 무시할 수가 없고, 그 적법성을 부인해서도 곤란하다.”면서 “법안 강행처리는 일어나서는 안 되고 부끄러운 일이지만 (일단 벌어진 이상) 사소한 흠이 있더라도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법안 가결을) 용인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헌재 “국회서 위법성 바로 잡아야” 이에 대해 헌재가 권한 침해를 인정했으니 국회의장이 방송법·신문법의 위법성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헌재 관계자는 강조했다. “헌법재판소법 제67조는 ‘헌법재판소의 권한쟁의심판의 결정은 모든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를 귀속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면서 “이는 피청구인(국회의장)이 기존의 위헌·위법상태를 제거해 합헌·합법적 상태로 회복할 의무까지 부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헌재의 결정과 관련해 민주당 등 야당은 ‘권한 침해’ 판단을 근거로 미디어법 재협상을 요구한 반면 한나라당은 개정법이 유효하다는 판단을 내세워 공세를 차단하는 등 정치적 논란이 더해졌다. 1997년 7월 당시 여당인 신한국당이 노동관계법과 국가보안법 등 5개 법안을 기습처리한 것에 대해 헌재가 “국회의원의 권한을 침해했지만, 헌법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 가결 선포 자체는 무효가 아니다.”라고 결정했고 결국 국회는 법안을 개정했다. 정은주 오이석기자 ejung@seoul.co.kr
  • [헌재 ‘미디어법 유효’ 결정] 미뤘던 사업자 선정·시행령 처리 급물살

    헌법재판소가 국회의 신문법·방송법 등 미디어법 처리 과정에 부적절한 부분이 있지만 결과적으로 유효하다는 결정을 내림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의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 채널 사업자 선정 작업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방송 진출을 준비해온 신문사들의 행보도 빨라질 전망이다.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헌재 판결 직후 방통위 상임위원들과의 간담회에서 “공은 이제 우리에게 왔다.”면서 “서둘지 말고 지체하지도 말고 합리적으로 준비하자.”고 말했다. 이태희 대변인은 “법 개정 취지를 살려 미디어산업 발전과 공익성 제고를 위해 책임을 다할 것”이라면서 “방송법 시행령 개정과 종편 사업자 선정 등 후속조치를 절차에 따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통위는 그동안 미뤄왔던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 처리에 힘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야당 추천 상임위원들이 야당의 미디어법 재개정 주장을 수용해 후속 조치 논의에 계속 불참한다고 해도 최시중 위원장과 나머지 상임위원들이 시행령 개정안 처리를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방송법 발효 시기가 당장 11월1일인데 법제처 심사, 차관회의 및 국무회의 의결, 관보게재 등도 남아 있어 법률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방통위가 결정을 빨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시행령 개정안에는 일간신문의 방송 진입시 제출 자료와 공개방법, 허가 유효기간, 미디어다양성위원회 구성, 가상광고 및 간접광고 시행 기준 등의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헌재가 법 처리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했기 때문에 방통위가 마냥 가속도를 낼 수만도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치권의 행보를 주시하며 시행령을 11월 중순 이후에 처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또 방통위가 종편 및 보도 채널과 관련해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방송사업 전반을 재검토하고 있기 때문에 사업자 선정을 위한 계획 발표는 12월이나 내년 초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헌재 결정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언론노동조합 김순기 수석부위원장은 “절차에 문제가 있음을 인정했다는 것은 그동안 우리의 주장이 옳았음을 증명한다. 적법한 절차에 의해 재논의·재투표될 때까지 싸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창구 홍지민 강병철기자 window2@seoul.co.kr
  • 헌재 “미디어법 절차 위법… 가결은 유효”

    헌재 “미디어법 절차 위법… 가결은 유효”

    7월 국회에서 통과된 신문법과 방송법 등 ‘미디어법 개정안’이 처리 절차상 문제가 있었으나 효력은 유효하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헌재의 이번 결정으로 미디어 관련 산업은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야당이 여당에 재협상을 주장하고 나서 정치적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헌재 전원재판부는 29일 야당 의원 93명이 김형오 국회의장 등을 상대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한 사건에 대해 신문법 개정안은 7대2, 방송법 개정안은 6대3의 의견으로 의원들의 권한침해가 인정된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신문법 처리 과정에서 권한침해 여부에 대해 “신문법에 대한 표결처리 과정에서 국회의장단이 질의·토론 절차를 생략했으며, 대리투표를 하는 등 위법한 행위가 있었다.”면서 “국회의원들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했다.”고 밝혔다. 이어 방송법 표결 당시 재투표가 이뤄진 것이 일사부재의 원칙에 어긋나는지에 대해 6명의 재판관이 “투표 집계 결과 재적의원 과반수에 미달한 경우 국회의 의사는 부결로 확정된다.”면서 “이를 무시하고 재표결을 해 방송법안의 가결을 선포한 것은 일사부재의 원칙에 위배된 것”이라고 침해의견을 냈다. 하지만 재판부는 신문법 가결선포행위를 무효로 해달라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서는 “법률안 심의·표결권 침해가 없었기 때문에 무효 확인 청구는 이유가 없다.”거나 “헌재에서는 권한 침해만 확인하고 사후 조치는 국회에 맡겨야 한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6명의 재판관이 기각의견을 냈다. 또 방송법 가결 선포가 무효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일사부재의 위반은 인정되지만 가결 선포를 취소하거나 무효로 할 정도의 하자는 아니다.”면서 재판관 7명의 의견으로 기각결정했다. 헌재는 미디어법과 함께 심판 대상에 오른 IPTV법과 금융지주회사법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재판관이 절차적으로 문제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오이석 장형우기자 hot@seoul.co.kr
  • [헌재 ‘미디어법 유효’ 결정] 미디어법 신문·대기업, 신방 겸영 허용

    신문법과 방송법 등 ‘미디어 관련 법’의 핵심 내용은 신문과 대기업의 방송 지분 참여를 허용해 신문·방송 교차소유를 인정한 것이다. 특히 방송법은 신문과 대기업이 소유할 수 있는 지상파방송의 지분을 10%로 제한하고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전문채널의 지분은 모두 30% 이내에서 소유할 수 있도록 했다. 지상파 방송과 관련해서는 2012년까지 신문·대기업의 경영권을 유보하되 지분 소유는 허용키로 했다. 아울러 방송법은 신문 구독률이 20%가 넘는 일간신문사의 경우 방송 진출을 할 수 없도록 규제장치를 뒀으며 신문의 광고수입과 발행 부수, 유가 부수 등을 공개하는 신문사만 방송에 진출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이 같은 구독률 20%를 넘는 신문사가 없는 점을 고려하면 대형 신문사의 방송 진출이 불가능하지는 않다. 방송법은 또 여론 독과점 제한을 위한 사후규제 방안으로 방송사업자의 시청점유율이 30%가 넘으면 방송사업 소유제한, 방송광고시간 제한, 방송시간의 일부양도 등 제한조치를 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대리시험은 쳤지만, 점수는 유효” 패러디 봇물

    헌법재판소의 ‘미디어법 개정안’ 결정을 두고 네티즌의 패러디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30일 헌재는 지난 7월 국회에서 통과된 ‘미디어법 개정안’이 절차상 문제가 있었으나 효력은 유효하다고 결정했다.’과정은 위법하지만 가결은 유효’라는 내용이다.  이 결정을 두고 네티즌들은 이해가 안되는 결정이란 반응이다.처리 절차가 잘못됐음을 인정하면서도 그 결과물의 효력을 유지시키는 헌재의 판단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상당수 네티즌은 “헌재의 논리가 난해하다.”라며 역설적인 문법을 지적했다.  헌재 결정을 인용한 다른 패러디물도 많다.  ’실업급여 반납… 두번 우는 행정인턴’ 기사(본지 30일자 보도)의 댓글에서 rookieXXXX는 ‘과정상 문제는 위법이나 이미 지급된 것은 합법이니 반납할 필요 없음’이라며 행정인턴들을 두둔했다.  미디어다음의 한 네티즌은 여자 수영복 사진 게시물에 “게시판 운영원칙에 위배될 소지는 있으나 이미 게시되어 있으므로 적법한 게시물로 인정한다.”고 의견을 더했다.또 연예인의 주가조작 논란에 대한 기사에서는 “주가 조작은 했지만 시세 차익은 유효하다.”는 등의 댓글이 달려있다.  헌재 결정에 대한 네티즌들의 패러디물을 모아보면 다음과 같다.  “수능 대리시험은 쳤지만, 점수는 유효하다.”  “술먹고 운전은 했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다.”  “훔친 물건이지만, 그 물건은 네 것이다.”  “강제로 지장을 찍었으나, 거래는 유효하다.”  “무임승차는 했지만, 이 자리는 내 자리다.”  “주거침입은 인정되나, 집에서 살권리는 유효하다.”  ”오프사이드는 맞지만 이미 들어간 골은 골로 인정된다.”  ”위조 지폐임이 분명하나 화폐로서 효력은 없다 할 수 없다.”  ”한일합방은 절차상 문제가 있었지만, 무효는 아니다.”  ”허위로 혼인신고 했지만 결혼은 유효하다.”  ”금지약물 복용은 인정하지만, 메달은 유효하다.”  ”회사 자금을 횡령했지만 소유권은 인정된다.”    한편 민주당은 헌재가 위법성을 인정한 만큼 미디어법 폐지를 위한 법안 재개정을 관철시킨다고 방침을 세웠다.한나라당은 “재논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후속 대책 마련에 몰두하는 모습이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항소심 선고전 수사기록 공개 기대”

    29일 오전 서울 용산 남일당 건물 근처 근경빌딩 2층. 용산참사 유가족의 공동생활공간인 이곳에서 고 이성수씨의 부인 권명숙씨는 눈물을 떨궜다. 권씨는 “전날 용산참사 농성자에 대한 사법부의 유죄 판단에 유가족들은 분노를 참을 수가 없다.”며 울먹였다. 1심 재판부의 유죄 선고가 나올 무렵 차남 상현이는 대학 수시모집 합격 통보를 받았다. 신구대 시각디자인과에 붙었다는 소식이었다. 누구보다 기뻐했을 아버지가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에 뜬눈으로 밤을 새운 권씨는 이날 새벽 펜을 들었다. 경기 가평군 맹호부대에 있는 장남에게 “마음 편하게 군대생활 못하게 해서 미안하다. 우리를 잊어버리고 잘 지내라.”는 내용의 편지를 썼다. 용산참사 유가족과 범국민대책위원회는 28일 참사 당시 농성자들에게 징역 5~6년의 중형이 선고된 뒤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곧바로 항소를 제기하는 한편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통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규명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유가족과 범대위는 “항소심 선고 전에 헌재의 판단이 내려지기를 기대한다.”면서 “수사기록을 공개하라는 판결이 나오면 경찰과 검찰의 사건 은폐 및 조작 의혹이 낱낱이 밝혀질 것”이라고 밝혔다. 협상과정에서 정부가 ‘범대위 제외’라는 입장을 고수하는 데 대해 유가족들은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유가족들은 “9개월 넘게 동고동락해왔기 때문에 범대위가 우리 사정을 가장 잘 안다. 앞으로도 범대위를 통해 공식적인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족과 범대위는 30일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항소 일정과 단식 농성을 확대하는 방안 등 향후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헌재 ‘미디어법 유효’ 결정] 민주 사직서 제출 3인 거취

    29일 헌법재판소가 미디어법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기각함에 따라, 미디어법 강행처리에 반발해 의원 사직서를 제출한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천정배·최문순 의원의 거취가 관심사다. 여기에 이날 오후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소속인 장세환 의원도 헌재 결정에 반발해 사직 의사를 밝혔다. 당 안팎에서는 이들을 두고 “국회에서 싸우기 위해 원내로 돌아오는 게 좋겠다.”는 분위기가 일고 있다. 헌재가 인정한 ‘절차적인 위법성’에 초점을 맞춰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려면 이들의 힘이 절실하다는 얘기다. 이들에게 원내 복귀의 명분이 생겼다는 의견도 나온다. 미디어법의 개정안 준비 등을 두고 원내에서 다시 여야의 갈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다. 이 같은 분위기는 전날 재·보선 승리로 3석을 추가로 얻으면서 더욱 힘을 받고 있다. 문희상 국회부의장, 김영진·김충조 의원, 시니어모임 간사인 김성순 의원 등 민주당 중진의원들은 이날 오전 긴급 모임을 갖고 “헌재 결정 내용에 상관없이 사직 의사를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 같은 의견을 이강래 원내대표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당장 이들이 복귀할지는 불투명하다. 지난 7월 사직서를 제출할 때부터 워낙 확고한 입장을 보인 정 대표 등을 어떻게 설득할지가 관건이다. 정 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진지한 논의를 통해 어떻게 국민의 뜻을 받들지 진로를 결정해 가겠다.”고 밝혔다. 천 의원은 헌재 결정을 확인한 뒤 “국민과 함께 역사의 법정에서, 헌재의 결정과 이명박 정권의 만행을 심판할 수 있도록 사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 의원도 여전히 ‘국민들과 함께’를 강조했다. 이와 관련 소속 의원들은 이날 의총에서 자유토론을 갖고 이들의 거취를 논의했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본인들은 여러가지 생각이 많겠지만, 단 한석이라도 필요한 만큼 사직서를 반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주류인 이종걸 의원은 “본인들의 진정성을 존중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헌재, 학원 심야교습 제한 5:4 합헌

    학원 심야교습을 금지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는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29일 지난해 서울시와 부산시가 학원의 심야교습을 제한하는 조례를 만들자, 서울과 부산의 학부모와 학생, 학원장, 학원강사 등이 학습권과 평등권을 침해한다면서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5대4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학원 교습시간 제한이 학생들의 자유로운 인격 발현을 침해하는지, 학원장 및 강사의 직업 선택의 자유를 해치는지, 서울과 부산에 거주하는 청구인들이 다른 지방에 비해 평등권을 침해받고 있는지 등이 쟁점이었다. 이강국·이공현·김종대·민형기·목영준 재판관은 “학원의 교습시간을 제한해 학생들의 수면시간 및 휴식시간을 확보하고 학교 교육을 정상화하며,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려는 이 사건 조례의 입법목적은 정당하다.”면서 “학원의 교습시간을 제한하게 되면 학생들이 보다 일찍 귀가해 여가와 수면을 취할 수 있으므로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고 합헌 의견을 밝혔다. 이들은 또 “이 조항으로 인해 제한되는 사익은 일정한 시간 학원이나 교습소에서의 교습이 금지되는 불이익인 반면 조항이 추구하는 공익은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 학교 교육의 충실화, 부차적으로 사교육비의 절감이므로 법익 균형성도 충족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조대현·김희옥·이동흡·송두환 재판관은 “학교 밖의 교육 영역에 있어서 교습시간 자체를 규제함으로써 학교 교육의 충실화를 유도한다는 것은 정당한 입법목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현 입시체제 아래에서 학생들은 학교나 독서실에서의 자율학습, 개인과외교습 및 심야에 이뤄지는 인터넷 교습 등으로 인해 여가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으므로 학원 등에서 교습시간을 제한하더라도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보호 및 학교 교육의 충실화라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반대의견을 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헌법재판소의 이 같은 결정에 따라 불법 및 편법으로 운영하는 학원에 대한 단속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교과부 이동호 평생학습정책과장은 “그동안 헌법소원이 제기돼 다소 미온적이었던 학원 단속을 이번 헌재 결정을 계기로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갑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민주 1석·친박 3석 되찾는다

    선거범죄로 당선무효가 된 비례대표 국회의원의 의원직을 승계할 수 없도록 한 공직선거법 조항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이에 따라 민주당과 친박연대는 대법원의 확정판결로 잃어버린 비례대표 1석과 3석을 각각 되찾게 됐다. 헌재는 29일 친박연대 비례대표 9순위 후보자 김혜성씨 등이 “당선인이 선거 범죄로 당선무효가 됐을 때 승계를 제한하는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면서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8대1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현행 비례대표 선거는 유권자가 특정후보가 아닌 정당에 투표하는 것”이라면서 “선거범죄를 저지른 당선인 본인의 의원직 박탈에 그치지 않고 의석승계를 제한하는 것은 비례대표 국회의원 의석을 할당받도록 한 선거권자들의 정치적 의사표명을 무시하는 결과가 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6월 헌재는 잔여임기가 180일 이내인 비례대표 지방의회 의원의 궐원이 생길 경우 차순위 후보자가 승계할 수 없도록 하고 있는 공선법 제200조 2항 단서부분에 대해서도 재판관 8대1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한 바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헌재에서 관련 사건에 대한 위헌 통지를 문서로 통보받으면 비례대표 승계 절차에 착수하게 된다.”면서 “결정통지까지는 최대 1주일을 넘지 않을 것이고, 선관위 내부의 승계절차는 하루를 넘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성규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헌재 ‘미디어법 유효’ 결정] 4대강·세종시 이은 ‘정국 뇌관’으로

    [헌재 ‘미디어법 유효’ 결정] 4대강·세종시 이은 ‘정국 뇌관’으로

    ■ 여야 반응·파장 헌법재판소가 29일 미디어법 무효청구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리자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강력 반발했다. ‘정치적 결정’이라며 미디어법을 원점에서 다시 협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종시 수정 문제, 4대강 사업, 내년도 예산안 등 하반기 정국을 좌우할 현안이 산적한 상태에서 이날 헌재의 결정은 여야 대립각을 더욱 날서게 만들 요인이 될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이날 헌재 선고 직후 “의회의 자율성을 존중해온 사법부의 전통적 입장을 견지한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미디어법 후속 조치에 속도를 내겠다고 천명했다. 민주당에서는 반발 강도가 높아졌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소속 장세환 의원은 사직 의사를 밝히며 “헌재가 미디어법 날치기 과정에서 야당 의원들의 입법권이 침해됐다는 점을 인정하고도 이를 합법화함으로써 집권여당인 권력의 손을 들어줬다.”고 주장했다. 우윤근 원내수석부대표는 “절차가 위법하고 일사부재의 원칙을 침해한 것을 놓고 효력이 있다고 한 것은 건전한 법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강기정 당 대표 비서실장은 “법 처리 과정이 불법인데 위헌은 아니라는 것 자체가 정치재판”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어 헌재 결정에 대한 향후 대처 방법, 언론악법 무효투쟁, 의원사직서 처리 문제 등을 놓고 끝장 토론을 벌였다. 과거와는 달리 모두 공개토론이었다. 그럼에도 야당이 이 문제를 마냥 전면에 내세울 것 같지는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본적으로 ‘사법부의 판단’이기 때문이다. 유감은 표명하되 그동안 사법부를 존중해온 전통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가 “부득이하게 절차적 흠결이 있더라도 국회 스스로 결정하면 되는 것이지 헌재가 입법 과정에 관여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야권의 목소리도 나뉜 상태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의 논평은 “비록 기각결정이 났지만 의회민주주의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절차적 정당성이 충분히 담보돼야 한다.”는 정도에 그쳤다. 대신 야권은 헌재가 지적한 ‘절차적 하자’에 초점을 두고 대국민 홍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여당에 법 개정을 요구하며 재협상을 시도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사실 ‘입법 절차’는 모두 끝난 상태다. 대신 정부로서도 채널사업자 선정과 시행령 마련에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한 만큼 이 과정에서 야권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사설] 미디어법 ‘유효’ 헌재 의견 존중해야

    헌법재판소가 ‘미디어법 유효’ 결정을 내렸다. 헌재가 어제 방송법·신문법·인터넷멀티미디어법(IP TV법) 등 이른바 미디어 3개법에 대한 ‘권한쟁의심판 청구 및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함으로써 미디어법은 비로소 효력을 갖게 됐다. 헌재는 지난 7월 국회가 미디어법 개정안을 처리하면서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한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미디어법 가운데 신문법과 방송법 가결 선포를 무효로 해달라는 야당 의원들의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표결 절차에 문제가 있지만 효력은 인정한다는 어정쩡한 헌재의 결정으로 인해 미디어법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야당은 “정치적 판결”이라며 정치권에서 법안을 재협상해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우리는 비록 기각 결정이 났지만 헌재도 지적했듯 야당 의원들의 입법권이 침해되는 등 의회민주주의의 절차적 정당성이 훼손된 데 대한 여당의 반성이 필요하다고 본다. 야당과 시민사회 또한 더 이상 미디어법을 정쟁 대상으로 삼지 말아야 함은 물론이다. 언론장악 운운하는 포퓰리즘적 미디어법 투쟁 양상을 재연해선 안 된다. 미디어법의 대의(大義)는 매체 간 장벽을 허물어 경쟁력 있는 미디어산업으로 신문과 방송을 키워나가자는 것이다. 미국 타임워너사가 세계 최대 미디어그룹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규제완화에 따른 시장개방임은 공지의 사실이다.미디어법은 이제 새달 1일부터 시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새 방송법에 맞춰 시행령부터 개정해야 한다. 야당 추천 상임위원들 또한 헌재 판결 이후부터 논의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온 만큼 후속 작업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 산업의 규제를 풀어 경쟁을 유도하되 여론의 다양성과 공정성을 훼손하지 않는 보완책을 마련하는 데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 [헌재 ‘미디어법 유효’ 결정] “심의·표결권 침해… 취소사유는 아니다”

    헌법재판소는 29일 미디어법이 국회를 통과한 지 정확하게 100일 만에 ‘절차는 위법하나 결과는 위법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헌재는 7월2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신문법과 방송법이 통과하는 과정을 각각 단계별로 구분해 위법성 여부를 판단, 이를 종합해 국회의장의 법률안 가결선포행위가 야당의원들의 국회 표결·심의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국회의장의 법안 가결선포행위는 무효로 볼 수 없다고 결론냈다. 이로써 헌재는 1997년 노사관계법 날치기 사건에 이어 또다시 정치적 판단을 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대리투표 증거조사로 3건 확인 헌재는 신문법 통과 과정에서 제안취지 설명을 컴퓨터 단말기로 대신한 뒤 질의·토론을 하지 않은 것을 국회법 제93조 위반으로 판단했다. 또 논란이 됐던 대리투표도 증거조사로 3건이 확인됐고, 나머지 일부에 대해서도 대리투표의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타인의 단말기를 사용해 투표하는 행위는 그 동기나 경위가 무엇이든 국회법에 위배돼 다른 국회의원의 헌법상 권한인 표결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방송법에 대해 헌재는 질의·토론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과 1차투표가 부결된 뒤 실시한 재투표는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국회의장이 “제안설명은 단말기 회의록으로 대체한다.”고 밝힌 것을 근거로 법안제안 취지는 설명됐다고 봤다. 재판부는 “1차 투표 때 재적의원 과반수에 미달됐음이 확인된 이상 법안에 대한 국회의 의사는 부결됐다.”면서 “국회의장이 확정된 부결의사를 무시하고 재표결을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가결을 선포한 것은 일사부재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헌재는 국회의장의 미디어법 가결선포를 무효로 해달라는 야당의 청구는 기각했다. ●미디어법 유·무효 판단은 국회 몫 재판부는 “헌재는 국회의 자율권 존중의 의미에서 심의·표결권 침해만 확인하고 위헌·위법 상태의 시정은 국회에 맡겨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거나 “일사부재의 원칙 및 국회법 위반 사실은 인정되지만 입법절차에 헌법위반 등 법률의 취소·무효 사유는 아니다.”는 등의 이유로 신문법에 대해 6명, 방송법에 대해 7명이 기각 의견을 냈다. 반면 송두환·조대현·김희옥 재판관은 “법률안에 대한 국회의 의결이 국회의원들의 심의·표결권한을 침해한 경우 권한침해행위들이 집약된 결과로 이뤄진 가결선포행위의 무효를 확인하거나 취소해야 한다.”면서 “위헌성·위법성을 시정하는 문제를 국회의 자율에 맡기는 것은 모든 국가작용이 헌법질서에 맞춰 행사되도록 통제해야 하는 헌법재판소의 사명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무효 의견을 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야간 옥외집회 첫 무죄 판결

    헌법재판소가 야간옥외집회 금지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이후 이 조항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촛불집회 참가자에게 처음으로 무죄가 선고됐다. 이번 판결은 국회가 법을 개정해야 하는 2010년 6월까지 현행 조항이 잠정 적용돼 재판부의 유죄 판단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전국에서 진행 중인 900여명의 ‘촛불 재판’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7단독 이제식 판사는 28일 야간 촛불집회에 참가, 도로를 점검해 기소된 권모(42)씨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적용된 일반교통방해 혐의는 유죄로 인정해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다. 권씨는 지난해 8월5일 오후 7시36분부터 8시20분까지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 등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가하고 도로를 점거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이번 헌법불합치 결정은 위헌 결정의 일종이라는 것이 법원 및 학계의 일반적 견해로 현행 조항을 잠정 적용하게 했다고 해서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을 위헌결정에서 합헌결정으로 바꾸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이 조항은 헌재 결정일로부터 헌법불합치결정의 효력이 발생해 위헌·무효임이 확인됐다고 봐야 하므로 옥외집회에 대한 부분은 처벌할 법규가 없어 죄가 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지금으로서는 어떤 시간대에 개최된 옥외집회가 피고인을 처벌할 수 있는 합헌집회인지 여부를 확정할 수 없는 이상 죄형법정주의 및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 재판해야 한다는 형사법상의 대원칙 등에 따라 범죄 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법원의 판결은 헌재의 결정에 정면으로 배치될 뿐 아니라 법리적으로 오류”라면서 항소할 뜻을 밝혔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법적으론 30분 실제는 고작 5~10분’

    이달 중순 00교도소에 수감된 어머니를 만나러 간 A씨.서울의 집에서 나와 기차를 타고 교도소가 있는 △△시에 내려 다시 시내버스를 타고 3시간을 넘겨서야 도착했다.그런데 어머니와 마주 한 시간은 자신이 알고 간 30분 정도가 아닌 고작 7분이었다.사기사건의 피의자인 어머니의 자유가 구속된 것은 법치국가에서 당연하다는 생각이었지만 말을 나누기엔 7분은 너무 짧았다.A씨는 얼마전 □□구치소에서는 수감된 친구를 12분간이나 면회했다.어머니와 친구는 같은 미결수이고 두 곳 다 평일 오전에 면회를 했기 때문에 접견시간이 다를 이유가 없었다.민원실 직원은 “접견인 수가 날짜·시간대별로 차이나고 직원의 근무형태,기·미결의 수용자 현황이 다르기 때문에 기관마다 접견시간이 차이난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했다.하지만 A씨는 면회시간이 너무 짧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교도소를 찾는 접견인(면회인)들이 법적으로 보장된 접견권(시간)을 거의 활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신문이 최근 전국의 10여개 교도소 및 구치소의 접견 시간을 조사한 결과,대부분의 수용시설이 ‘1회당 30분 이내’의 규정시간보다 짧은 10분 내외로 허용하고 있었다.의왕 서울구치소는 10분,안양교도소 8분,수원구치소 오전 12분·오후 10분,대전교도소 평일 7분·토요일 5분,광주 10분,대구구치소 7분,부산구치소는 6~7분이었다. ●시행령에는 ‘30분 이내’,실상은 10분도 안돼  수용자 접견에 관한 법률인 ‘형 집행 및 수용자 처우에 관한 법률’ 시행령 58조 2항에는 ‘접견시간은 회당 30분 이내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상당수 교도소와 구치소에서 시행령에 명시된 접견시간을 3분의 1도 허용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법무부는 이에 대해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법무부 관계자는 “접견이 근무시간 ‘이내’라고 돼 있기 때문에 근무시간내에서만 허용하면 괜찮은 것”이고 말했다.이어 “최대한 많은 인원을 접견시키기 위해 각 교도소·구치소 등 수용기관 사정에 따라 접견시간을 배정하고 있다.”면서 “민원인이 원할 경우 시간을 조금 늘려주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의 설명과 달리 30분 전후의 시간 연장은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서울 영등포구치소에 접견을 간 A씨는 “지방에서 시간을 어렵게 내 연장을 요청했지만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아쉬워 했다.그는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10여분의 면회시간은 무척 짧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그는 “감옥이라는 곳이 낯설고 면회 대상자가 범죄와 관련돼 있어 면회인들이 적극적으로 문제점을 지적하지 못하는 것같다.”고 주장했다.접견 관련 교도행정을 근본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접견 종료시간 규정보다 1시간 빨라  접견이 오후 6시가 아닌 오후 5시에 끝나는 것도 접견인들의 큰 불만 사항이다.  법률 시행령 58조 1항에는 “접견은 …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9조에 따른 근무시간(오전 9시~오후 6시)내에서 한다.”고 돼 있다.하지만 실제 접견은 오전 9시에 시작,오후 5시이면 끝난다.근무 시간인 오후 6시보다 1시간 이르다.또 접수는 오전 8시30분 시작하지만,오후 4시까지 신청을 해야 접견을 할 수 있다.  이같은 실정을 모르고 방문한 면회인들은 다음날 다시 와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실정이다.  최근 영등포구치소에서 만난 접견인 B씨는 “법규엔 6시까지 면회가 된다고 정확히 명시해 놓고 수용기관의 편의만을 생각하는 게 아니냐.”고 불만을 터뜨렸다.법무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수용자의 일과가 끝나는 시간이 통상 오후 5시이고, 인원 점검 등을 해야 이 시간에 ‘폐방’이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법규와 현장, 따로 간다  이같은 문제들이 도출된 것은 관계 기관의 개선 의지와 홍보의 미흡 등이 주요 요인이다.수용기관의 접견업무 증가 탓도 있다.A씨는 “관계 기관의 몸에 밴 타성 때문인지 개선 의지가 별로 보이지는 않아 보인다.”고 따끔한 충고를 했다.  일부 직원은 접견 관련 지침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지난 17일 천안소년교도소에서 주말 접견업무를 맡고 있던 한 직원은 “(10분 이상의 시간연장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또 다른 직원은 “접견시간 연장은 법적으로 해야 하는 게 아니라 편의를 봐주는 것”이라는 엉뚱한 설명을 했다.  하지만 시행령 59조 1항에는 ‘소장은 제 58조 제 1항 및 제 2항에도 불구하고 수형자의 교화 또는 건전한 사회복귀를 위하여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접견 시간대 외에도 접견을 하게 할 수 있고 접견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또 홍보 미흡으로 민원인 태반이 시간연장이 가능한 사실을 알지 못한다.교정본부 홈페이지 접견안내 코너에는 ‘연장’에 관한 문구가 하나도 없어 ‘일방적 행정’의 일면을 보여줬다. ●규정 바꿔라 해도 못들은 척  지난 해 6월 천주교인권위원회는 관련 법률의 시행령 개정안을 두고 “접견시간 ‘30분 이내’를 ‘30분까지’로 바꿔 최소시간을 보장해야 한다.”고 법무부에 의견서를 제출했다.접견시간 규정을 ‘30분 이내’로 명시해 마치 30분까지 접견이 허용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5~10분 정도의 접견만 허용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이 단체는 의견서에서 심하게 말하면 ‘사기’라는 내용도 담았다.하지만 이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조백기 천주교인권위원회 상임활동가는 최근 기자와 통화에서 “법이 수용자에 대해 처벌을 할 목적이 아니라 사회복귀가 목적이라면 중요한 수단으로 어느 정도 보장받아야 하는 게 접견권”이라며 “횟수랑 시간이 시행령으로 위임될 게 아니라,모법에서 정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무부 “시간 제한 불가피…헌재 판결도 있어”   한편 법무부는 “최대한 많은 민원인의 접견을 보장하기 위해서 접견 시간의 제한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 “접견인의 편의를 위해 원래 접견이 없는 토요일에도 직원이 출근,접견을 실시하고 있다.”고 해명했다.이어 “‘접견시간은 관계 행정청의 재량에 속한다’는 헌법재판소 판결도 있다.”고 덧붙였다. ●짧은 접견에 마음만 바빠  접견시간이 짧다보니 접견인들은 시간을 아끼려 전할 내용을 미리 적어가곤 한다.못다한 말은 민원실에 있는 편지지에 적어 내부 우편함에 넣는 경우도 있다.아는 이는 전화·인터넷 등을 통해 예약하거나, 면회인이 적은 주말보다 평일,오후보다 오전을 택해 시간 연장을 활용한다.하지만 이런 경우가 법적으로 보장된 접견권을 근본적으로 대신할 수 없는 것이다.만난 접견인들은 예약접견과 현장접견의 시간 차등화와 예약접견 홍보강화 등의 기본 방안들부터 찾아 법적인 면회시간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생각나눔 NEWS] 누굴 위한 군가산점제인가…다른 대안엔 어떤게 있나

    [생각나눔 NEWS] 누굴 위한 군가산점제인가…다른 대안엔 어떤게 있나

    군필자가 정부기관 등에 채용될 때 2.5%의 가산점을 부여하겠다는 병무청의 발표(9일 국정감사)로 위헌 결정이 난 군 가산점 제도가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뜨겁다. 헌법재판소는 10년 전 여성과 장애인의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위헌 결정을 내렸다. 병무청은 가산점 비율(5%→2.5%)을 줄이고, 응시횟수와 대상자(합격자의 20%)를 제한하는 등 피해 범위를 최소화했기에 위헌 소지가 없다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 ●사회적 약자 불이익 부를 수도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위헌성이 여전하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정부가 일체의 경제적 부담을 지지 않고 군필자를 지원하려 하고, 결과적으로 그 부담이 군복무를 하지 않거나 할 수 없는 여성과 장애인에게 돌아간다는 점은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헌법상 보장된 평등권과 공무담임권 침해로 볼 수 있다. 헌재는 1999년 “가산점제도는 아무런 재정적 뒷받침 없이 제대군인을 지원하려 한 나머지 결과적으로 이른바 사회적 약자들의 희생을 초래하고 있으므로 우리 법체계의 기본질서와 체계 조화성을 깨고 있다.”고 군 가산점제를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김하열 고려대 교수는 “새로운 가산점제도는 옛 제도에 비해 완화된 내용과 방법을 채택했지만 근본적인 헌법적 문제점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군 복무자에 대한 지원책 자체를 헌재는 부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군필자에 대한 취업알선, 직업훈련, 교육비에 대한 감면, 의료보호 등의 사회 정책·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건강한 남자라는 이유로 징집돼 신체의 위험을 감수했고, 이로 인해 학업, 취업 등에서 불이익을 받는 것을 정부가 합리적·실질적으로 보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군 가산점제처럼 ‘손 안 대고 코 푸는 식’의 지원책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합리적인 지원책이란 어떤 것일까.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2007년 8월 20~30대 남자 1000명에게 ‘군 가산점제 이외의 제대 군인에게 필요한 보상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32.3%가 제대 군인을 위한 취업지원센터 운영을 1순위로 꼽았다. 민간 기업에서 군경력 인정의 법제화(26.1%), 학자금 장기 저금리 융자(14.1%), 국민연금 군의무 복무기관 반영(14%), 세금 및 의료보험 할인 적용(11.5%) 등이 뒤따랐다. ●독일 복무기간 연금 정부서 대신 지급 우리나라처럼 징병제를 채택한 독일과 타이완 정부의 지원책을 눈여겨볼 만하다. 독일 정부는 복무기간 중 사회보장연금을 대신 지급하고, 제대하고 취업하지 못하면 1회에 한해 생계보조비도 준다. 타이완에서도 국방부와 민간 기업이 공동으로 제대자를 위한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군인의 급여에는 소득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군 가산점제는 실질 혜택자가 군필자(연간 30만명)의 1%도 못 미치는 ‘상징적인 보상’이다. 그런데도 대다수의 남자가 찬성하는 것은 정부가 다른 지원책을 마련하지 않기 때문이다. ▲군필자의 취업지원체계 확립 ▲대학학자금 융자의 법제화 ▲군 복무기간 국민연금 가입 인정 ▲건강보험법료 정부 대납 ▲제대 후 실업수당 지급 등 실질적인 지원책을 정부가 내놓는다면 얘기가 달라질 것이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월드이슈] 政·財·言 한손에… 견제세력 없는 현대판 카이사르

    [월드이슈] 政·財·言 한손에… 견제세력 없는 현대판 카이사르

    나이 73세. 이탈리아 최대 민방 메디아셋과 유명 축구클럽 AC밀란을 소유한 억만장자. 각종 추악한 스캔들을 몰고 다니면서도 총리만 세 차례 오른 정치인. 바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다. 질긴 정치적 생명력을 자랑하던 그에게도 고민이 생겼으니 좌파 세력들이 자신을 모함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하지만 온갖 비판의 목소리에도 아랑곳 없이 승승장구해 왔던 베를루스코니의 정치 인생은 이런 고민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헌법재판소의 면책특권 박탈이 “좌파 사법부, 좌파 대통령의 음모”라는 그의 성토에서도 왠지 모를 자신감마저 묻어 나온다. 그 자신감의 원천은 무엇일까. 왜 이탈리아는 여전히 그를 ‘사랑’하는 것일까. 지난 9일(현지시간) 수도 로마 키지궁전의 기자회견장에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이 나라를 이끌 유일한 적임자는 바로 나”라며 목소리를 높일 때 인근 티베르강 맞은편에서는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이날 진보진영의 학생·근로자들은 “우리의 미래를 훔친 XX”라며 총리를 성토했지만 주목 받을 정도의 규모는 아니었다. 시위대의 구호는 금세 허공 속으로 사라졌고 일부는 패배주의적 모습까지 보이기도 했다. 시위에 나선 고교생 실비아 칸니조(16)는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2008년 총선에서 공산당이 2차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원내 진출에 실패했음을 상기시키며 “좌파진영은 이미 산산조각 났다.”고 말했다. ●대안없는 이탈리아 정치 이탈리아 헌법재판소가 7일 총리 등 고위 공직자의 면책법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리며 베를루스코니는 사법적 철퇴를 맞았다. 하지만 그가 순순히 총리직을 내놓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베를루스코니가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헌법을 개정하자.”는 이탈리아 일간 일 지오르날레의 12일 보도는 그의 정치적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케 한다. 전문가들은 온갖 추문과 부패 혐의에도 베를루스코니가 건재할 수 있는 비결로 견제세력의 부재를 꼽는다. 그가 1994년 처음으로 총리에 오를 수 있었던 원동력도 바로 ‘마니 풀리테’(90년대 정계를 뒤흔든 정치자금수사) 이후 이탈리아 정계가 초토화됐기 때문이었다. 당시 유일하게 명맥을 유지했던 정당은 공산당뿐이었고, 역설적으로 베를루스코니는 손쉽게 우파 세력을 연합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견제세력이 없기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특히 중도좌파 정부를 이끌다 지난해 1월 사임한 로마노 프로디 전 총리 이후 이탈리아의 좌파 정당들은 사실상 국민의 머릿속에서 ‘증발’됐다.”고 전했다. 헌재의 위헌 결정 당일 여론조사에서도 베를루스코니의 지지율은 68%에 이르렀다.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이 56%대였던 점과 비교하면 그의 지지율이 얼마나 높은지 짐작할 수 있다. 국민 여론의 미묘한 변화도 감지되지만, 야당 내 유력한 대항마가 없는 상황에서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결정적 호재는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지적이다. 적은 오히려 내부에 있다는 분석도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연정 파트너인 지역주의 정당 북부동맹이 더 많은 재정적 자치권을 원하며 베를루스코니를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정적 이미지에서 스캔들 메이커로 일각에서는 그를 현대판 ‘카이사르’에 비유한다. 끊임없는 정치적 야망과 여성 편력, 위기관리 능력 등이 카이사르를 연상케 한다는 의미다. 그는 이미지 관리에도 큰 성공을 거둔 인물로 평가받는다. 1994년 총선 승리 당시 베를루스코니는 국민에게 자신의 가족 사진첩을 선물했다. 그의 어릴 적 모습과 아내와의 다정한 한때, 성공한 기업가가 된 모습 등을 담은 사진첩은 국민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각종 추문으로 얼룩진 그가 ‘가정적 남편’이라는 상반된 이미지를 갖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또 1978년에는 슈퍼마켓으로 재건축될 뻔했던 밀라노의 유서 깊은 극장인 ‘테아트로 만조니’를 인수하며 ‘문화재 지킴이’의 명성을 얻기도 했다. ●전체 방송시장 90% 점유 북부보다 소외됐던 남부지역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대한 것도 그의 뛰어난 정치적 감각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야당 지지도가 높았던 남부 이탈리아인들은 정부의 엄청난 재정적 지원과 함께 ‘이등 국민’ 의식을 자연스럽게 잊을 수 있었다. 하지만 정치적 성공의 가장 큰 배경으로 ‘언론장악’을 꼽지 않을 수 없다. 3개의 민영방송은 물론 공영방송 RAI의 이사진까지 장악한 그는 전체 방송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다. 또 그는 2차대전 이후 가톨릭 문화가 지배하던 방송에 ‘성문화’를 주입시킨 장본인이다. 낯 뜨거운 TV 영상은 정치 무관심을 불러왔고, 이는 각종 추문에도 그가 정치인으로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배경이 됐다는 얘기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국감 하이라이트] “조두순 형량 너무 낮다” “국민 법감정 맞게 조정”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법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각급 법원장들이 ‘조두순 사건’과 관련, 아동 성범죄에 대한 법원의 양형과 국민 법감정 사이에 큰 괴리가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술 취한 상태를 심신미약으로 인정해 감경하는 형법 조항의 개정 필요성도 제기했다. ●박영선 “12년형 선고 법원 잘못” 이날 여야 의원들이 한목소리로 조두순 사건의 양형이 너무 가볍다고 성토한 것에 대한 반응이다. 법사위는 이와 관련, 오는 20일 열리는 대법원 국정감사에 양형위원회 위원장을 출석시킬 예정이다. 이태운 서울고등법원장은 “이번 사태로 법원의 양형실무와 국민의 법감정 및 평가 사이에 상당한 괴리가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법률상 감경을 해도 15년형까지 선고할 수 있었는데 징역 12년을 선고한 것은 법원의 잘못이 아니냐.”고 묻자 이 법원장은 “일반인들이 보기에 잘못했다고 평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또 “양형위원회가 종전 사례 분석 결과를 토대로 성폭력 사건, 특히 아동 성폭력 사건의 형량을 종전 양형관례보다 높였는데, 이는 그만큼 양형기준이 낮았다는 것을 반성적으로 고려한 결과”라면서 “아동 성범죄에 대한 법원의 양형이 낮다는 지적을 겸허히 수용할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법원 “주취감경제 폐지 검토” 이재홍 수원지법원장은 조두순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한 데 대해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판결이지만, 징역 12년이 국민의 법감정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 “만취상태에서 범행을 했을 경우 형량을 절반으로 깎아줘야 한다는 형법과 현행법이 국민 법감정에 맞는지, 아니면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필요하다면 주취감경제를 폐지하든지 현재 법관이 필요적으로 이 부분을 판단하게 되어 있는 것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형량을 절반으로 깎는 현재 조항을 10~20%만 깎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여러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이렇게 하면 판결과 국민의 법감정이 일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헌법재판소의 야간옥외 집회금지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른 재판 속개 여부도 쟁점이 됐다. 민주당 이춘석 의원이 “헌재의 결정은 본질적으로 이 조항이 위헌이라는 것인데 법 개정 때까지 관련 재판들을 중지해야 하지 않느냐.”고 묻자 이인재 중앙지법원장은 “유죄냐 무죄냐, 아니면 입법을 기다려야 할지 법관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각 재판부에서 알아서 판단할 문제이지 획일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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