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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CB, 급한 불은 껐지만…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 국가의 국채를 무제한 사들이겠다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결정에 시장은 즉각 호응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금리는 하락했고, 전세계 증시는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이 시장의 기대를 충족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재정위기에 대한 근본 대책으로 보기 힘들고 장애물도 많아 단기 호재에 그칠 우려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아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 ECB가 재정위기국의 차입비용을 낮춰주기 위해 국채 매입을 재개해도 높은 실업률과 불투명한 경제성장 전망 등으로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국채 매입이 단기적으로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소비와 투자가 계속 위축돼 이 같은 조치의 효과가 경기에 반영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WSJ의 분석이다. 파이낸셜타임스도 ECB 결정으로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채권 수익률이 크게 떨어졌지만 하락세를 이어가기엔 여전히 걸림돌이 많다고 지적했다. 당장 넘어야 할 산은 오는 12일 독일 헌법재판소의 유로안정화기구(ESM)에 대한 판결이다. 총 5000억 유로(약 715조원) 규모의 재원으로 출범하는 유럽의 영구구제기금인 ESM에 대해 독일 헌재가 합헌 판결을 내릴 가능성이 높지만 만약 위헌 판결이 내려지면 유로존 자체가 붕괴될 위험에 처하게 된다. 이달 말로 예정된 무디스의 스페인 신용등급 평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무디스는 스페인의 국가신용등급을 현재 ‘Baa3’에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디스가 스페인의 신용등급을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따라 스페인 국채금리는 다시 치솟을 수 있다. ECB 결정에 대한 독일 내 반발 움직임도 변수다. ECB의 국채 매입에 반대해온 독일중앙은행 분데스방크는 회의 직후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결정으로 ECB가 회원국 납세자들에게 상당한 위험성을 전가할 우려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이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ECB의 결정에 대해 지지의 뜻을 밝히며 강경파 추스르기에 나섰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출마 임박?…安, 저명 원로와 잇단 만남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최근 각계 각층의 저명한 원로들과 잇따라 만남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안 원장이 대선 출마 선언에 앞서 최종 의견 수렴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5일 안 원장 측 유민영 대변인에 따르면 안 원장은 지난 7월 19일 대담집 ‘안철수의 생각’을 발간한 뒤 이헌재 전 부총리와 소설가 조정래씨, 최상용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조용경 포스코 엔지니어링 부회장 등을 만났다. 이 전 부총리와의 만남은 지난 6월 말 안 원장이 이 전 부총리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이후 두 번째다. 지난해 청춘 콘서트 당시 원로 자문단이었던 최 교수는 자주 만나 조언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설가 조씨, 조 부회장과의 만남은 지난달에 처음으로 이뤄졌다. 유 대변인은 “각각의 분야에서 경륜과 경험을 가진 분들이기에 전반적으로 의견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안 원장의 출마 임박설에 더욱 무게가 쏠리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통합당의 대선 후보 경선이 끝난 뒤 추석 전후를 출마 시점으로 예상하고 있다. “8년간 전세 거주했다” 한편 안 원장 측 금태섭 변호사는 이날 전세 생활 기간을 두고 제기된 의혹과 관련해 “안 원장 가족이 자기 집이나, 부모 소유의 집이 아닌 다른 사람 집에서 전세로 거주한 기간은 8년”이라고 밝혔다. 최근 안 원장은 ‘안철수의 생각’에서 ‘저도 오랫동안 전세살이를 해봐서 집 없는 설움을 잘 안다’고 밝힌 것과 달리 신혼 시절 부모로부터 도움을 받아 입주권을 구입해 거주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전세살이에 대한 의혹을 산 바 있다.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사후매수죄’ 곽노현 대법에 선고 연기요청

    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후보자를 매수한 혐의로 기소돼 상고심 재판을 받고 있는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이 헌법재판소가 후보자 사후매수죄의 위헌 여부를 결정할 때까지 자신에 대한 선고를 연기해 달라고 대법원에 요청했다. 30일 대법원 등에 따르면 곽 교육감은 지난 28일 변호인을 통해 재판부인 대법원 제2부에 ‘선고 기일 지정에 관한 의견서’를 제출했다. 곽 교육감은 의견서에서 “대법원 선고는 이른바 사후매수죄로 불리는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2호에 대한 헌재 결정 이후 내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곽 교육감은 지난해 11월 1심 재판부에 사후매수죄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가 기각되자 올해 1월 직접 헌법소원을 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위안부 증거 있다] “정부 해결 촉구” 헌재 결정 1년… 한치의 진전도 없었다

    [위안부 증거 있다] “정부 해결 촉구” 헌재 결정 1년… 한치의 진전도 없었다

    30일이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정부의 해결을 촉구한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온 지 꼭 1년이 된다. 헌재 결정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있어 정부의 부작위(不作爲·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음)에 대한 엄중한 경고였다. 그럼에도 지난 1년간 위안부 문제는 한 치의 진전도 없었다.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의 전략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일본 정부를 중심으로 압박하는 단선적 전략에서 벗어나 국제 외교 무대 등에서 일본을 압박하는 복합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문정인 연세대 교수(정치외교)는 29일 “우경화로 치닫는 정치 기류 자체를 변화시키지 않는 한 위안부 문제 해결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며 큰 틀에서의 접근법을 제시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단순히 일본 제국주의가 저지른 과거사 문제가 아니라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훼손한 반인륜 범죄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유엔 총회나 인권위원회 등에서 위안부 문제를 보다 강하게 거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채널 이외에 국제 인권단체나 시민단체들과 연계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역사의 증인인 위안부 생존자들을 통한 역사적 기록 작업을 강화해 일본 측 주장의 허구성을 깨뜨리는 사실 발굴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편 정부는 위안부에 대한 일본의 책임 회피 움직임에 대해 “일본 정부는 위안부 피해자들의 상처와 고통을 치유하는 해결방안을 하루속히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아베 “집권땐 고노담화 수정” 韓 “스스로 한 반성을 부정”

    독도 파문에 이어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한·일 관계를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 노다 요시히코 총리를 비롯한 일본 여야 수뇌부들이 연일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하고 사죄 반성한 ‘고노담화’ 수정을 공식화하면서 노골적인 과거사 왜곡에 착수한 것이다. 급격하게 우경화되고 있는 일본이 과거사 문제에 대해 강경 외교노선으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당분간 양국 관계가 급격히 냉각될 것이란 분석이 적지 않다. 노다 총리에 이어 아베 신조 전 총리도 28일 위안부 공세에 가세했다. 그는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민당이 다시 집권하고, 내가 총리가 된다면 미야자와 담화와 고노 담화, 무라야마 담화 등 침략전쟁에 대한 반성을 담은 그동안의 일본 정부 입장을 모두 고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야자와 담화는 1982년 역사교과서 파동시 미야자와 당시 관방장관이 “일본 정부가 책임지고 교과서 기술을 시정하겠다.”고 밝힌 내용으로 일본은 이에 근거해 교과서 검정 기준에 ‘근린 제국 (배려) 조항’을 집어넣었다. 1993년 고노 담화는 일본군 위안부 강제연행을 인정하는 내용이고, 1995년 무라야마 담화는 일본이 전후 50년을 맞아 식민지 지배와 침략에 대해 총체적인 사죄와 반성의 뜻을 표명한 것이다. 오는 10월이나 11월에 치러질 차기 총선에서 자민당이 2009년 민주당에 내준 정권을 되찾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다음 정권에서 실제로 과거사 사죄 담화가 수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국이다. 이에 조태용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자가 전시 여성 인권을 유린한 중대 범죄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동원의 강제성을 부정하는 것은 과거 사과의 반성을 무효화하는 행위로밖에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악화일로로 치닫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핵심 쟁점은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 문제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양국의 시각차는 하늘과 땅 차이다.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에 법적인 책임이 존재한다.”는 입장이다. 1996년과 2003년 유엔 인권이사회의 여성폭력 특별보고관 보고서와 1998년 맥두걸 유엔 인권소위 보고관 보고서 등에 적시된 것처럼 위안부 문제는 국제사회가 인정한 보편적 인권의 문제란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일본은 “한·일 청구권 협정에 의해 위안부 문제가 해결됐기 때문에 도의적 책임 외에 법적 책임은 없다.”고 맞서고 있다. 우리 정부는 청구권 협정에 의해 배상청구권이 소멸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일본은 이 협정으로 배상청구권이 소멸됐다고 반박하고 있다. 1주년(30일)을 맞는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 역시 일본의 ‘법적 책임’과 관련이 있다. 헌재 판결의 핵심은 청구권 협정에 대한 양국 간 해석이 엇갈린다면 정부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해결 노력을 보여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정부는 앞으로 일본 정부에 강한 압박과 국제 외교전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세웠다. 일본과 양자 차원의 협상을 계속하면서 유엔 총회나 인권이사회 등을 무대로 국제사회를 향해 지속적인 문제 제기를 계획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일본이 법적 책임을 인정하는 것이 진짜 협상의 출발점”이라며 “지난 1년간 두 차례의 양자회의를 제안하는 등 모든 외교채널을 동원해 200차례 가까이 일본과 접촉했지만 성과가 없었다.”며 일본의 무성의를 지적했다. 한편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도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일본 정부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공식 사죄 및 피해배상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결의안은 일본 정부가 제2차 세계대전 기간에 성노예 착취를 자행한 것은 인류보편적 가치에 반하는 범죄 행위임을 강조하고, 일본 정부에 책임 인정과 피해자들에 대한 공식 사죄와 법적 피해배상을 촉구했다. 서울 오일만·김효섭기자 도쿄 이종락특파원 oilman@seoul.co.kr
  • “인터넷 실명제 업체 자율”

    인터넷 실명제 폐지를 두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제한적 본인확인제’(인터넷 실명제)에 대한 위헌 결정에도 인터넷 사업자들은 자체적으로 인터넷 실명제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4일 헌재의 위헌 결정은 인터넷 본인확인제 그 자체에 관한 것이 아니고, 정부가 본인확인제를 ‘의무화’한 법 조항을 대상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인터넷 사업자가 자율로 본인확인제를 시행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라고 밝혔다. 김재문 방통위 네트워크정책국장은 “헌재의 결정은 정부가 인터넷 실명제를 의무화한 것에 대해 위헌으로 판단한 것”이라면서 “따라서 인터넷 사업자들이 자율적으로 인터넷실명제를 시행하는 것은 문제될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실명제 위헌 결정으로 악성 댓글이나 명예훼손 등은 물론 공직선거법 등 다른 법이 적용되는 경우를 제외하면 이제는 공개게시판의 경우 비실명 회원도 글쓰기를 할 수 있게 돼 악성 댓글을 차단할 수 있는 제동장치가 줄었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헌재의 판결에도 정부가 인터넷 민주주의에 역행하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홍혜정기자 jukebox@seoul.co.kr
  • [2012 대선 인맥 대해부] 안철수의 사람들(하)

    [2012 대선 인맥 대해부] 안철수의 사람들(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인맥은 그가 몸담고 있는 재계와 학계뿐 아니라 시민사회까지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기성 정치권의 대선 주자들이 주로 성향이 비슷한 인사들과 인연을 맺는 반면 안 원장은 진보, 보수와 폭넓게 교류하는 게 특징이다. 그를 보는 시각에 따라 안 원장의 정치 성향을 진보나 중도 보수로 제각각 판단할 정도로 이념적 스펙트럼이 넓다. 대선 가도에서 안 원장을 후원할 수 있는 잠재적 인맥이 적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관계를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의 정치적 확장 가능성과도 연계될 수 있다. 안 원장은 지난해 9월 ‘청춘콘서트’에서 멘토가 300명이라고 밝혔다. 1년이 지난 현재 안 원장의 최측근들은 특정 인사와 안 원장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300인 중의 한 명”이라고 답한다. 1년 전 맺은 ‘멘토단’이 대부분 유지되고 있다는 의미다. 박경철 안동 신세계연합클리닉 원장 등 그의 초기 인맥은 대부분 청춘콘서트를 매개로 형성됐다.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도 그런 인연이다. 그는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선거 때 안 원장이 박원순 후보에게 힘을 보태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지지를 표시했다. 이후 자신의 발언이 정치적으로 해석되고 ‘폴리페서 논쟁’이 불거지자 “상처를 핥고 내공을 쌓겠다.”며 스스로 선을 그었다. 그러나 안 원장이 대선 출마를 하면 앞장서 도울 인물군에 이름이 오르내린다. 지난 6월 안 원장이 일부러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만났던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도 잠재적 지원 그룹으로 분류된다. 안 원장은 당시 이 전 부총리의 회고록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1시간을 머물렀다. 부산대 강연 이후 한달 만의 공식 행보였다. 안 원장과 이 전 부총리의 인연은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때 벤처 산업 관련 회의 석상에서 맺어진 것으로 알려진다. 재계 인맥은 화려하다. 주로 2~3세들로 안 원장과 학맥이 겹친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장남인 구광모 LG전자 차장,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장남 허세홍 전무, 구자홍 LS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구본웅 하버퍼시픽캐피탈 대표가, 안 원장이 벤처비즈니스 과정을 수료했던 미국 스탠퍼드대 출신이다. 펜실베이니아 와튼스쿨 동문으로는 김신배 SK 부회장, 김용성 두산인프라코어 사장, 안용찬 제주항공 대표이사 등이 알려져 있다. 현재는 직접적 연결 고리로 평가되지는 않지만 이장희 한국외대 교수 등 52명의 교수들이 안 원장을 공개 지지했고 안 원장이 최근 전주에서 만난 강준만 전북대 교수와 이상록(전북대), 원도연(원광대), 변주승(전주대) 교수도 향후 자문 그룹이 될 수 있다. 자발적인 ‘안철수 팬심’도 지지층을 이룬다. 최근 발족한 안 원장 지지 모임인 ‘CSKorea재단’에는 의문사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고(故) 장준하 선생의 장남 장호권 박사가 참여하고 있다. 도올 김용옥 원광대 석좌교수도 안 원장에 대해 공개적으로 관심을 드러냈다. 그는 최근 펴낸 저서 ‘사랑하지 말자’에서 안 원장에 대해 “이 시점에 한민족에게 내려주신 하느님의 축복”이라고 극찬했다. 하지만 안 원장을 만나고 싶다는 편지를 써서 인편으로 보냈는데도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내 인생 처음 당한 모독 같은 느낌이었다..”고 서운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안 원장의 ‘멘토’로 알려진 법륜 스님이 이끄는 평화재단도 후원 그룹이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사설] 인터넷 실명제 폐지 이후 대책 뭔가

    인터넷 공간의 자정 기능이 더욱 절실해졌다. 헌법재판소가 그제 인터넷 실명제(본인확인제)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림에 따라 온라인 문화가 한층 혼탁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인터넷 실명제는 2007년 무책임한 댓글 등에 따른 사회적 폐해를 줄인다는 ‘공익적’ 이유로 도입됐다. 그러나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 왔다. 또한 헌재도 인정했듯 실명제 시행 이후 불법 게시물이 크게 줄지 않았고, 이용자들이 해외 사이트로 도피하는 등 국내외 사업자 간 역차별이 발생한 점 등을 고려하면 공익 효과도 제대로 거두고 있지 못하는 셈이다. 우리는 득보다 실이 크다면 실명제는 폐지하는 게 불가피하다고 본다. 그러나 폐지의 당위성을 십분 인정한다 하더라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인터넷 공간이 그동안 온갖 언어폭력과 명예훼손, 불법정보 유통의 장이 돼 왔다는 점이다. 그나마 실명제의 보호막마저 걷히면 불순한 의도를 가진 누리꾼들이 익명성의 그늘에 숨어 무슨 ‘쓰레기 언어’를 쏟아낼지 모른다. 그 가공할 후유증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후속 대책이 시급하다. 온라인상의 명예훼손이나 허위사실 유포 등에 대한 강력한 대응체제를 갖춰 나가야 한다. 네이버·다음 등 주요 포털 업체들이 악의적인 비방이나 허위사실이 담긴 게시판 글에 대해 자체적으로 감시하고 스스로 삭제하도록 의무화하는 자율규제 조처가 필요하다. 사이버 범죄에 대한 처벌도 강화해야 한다. 상습적으로 악플을 올리는 이용자 등에 대해서는 벌점제를 도입해 글을 쓰지 못하도록 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아무리 강력한 조처라 해도 이용자 스스로 인터넷 윤리의식을 내면화하지 않는 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자정 운동을 지속적으로 벌여 나가야 한다. 건전한 인터넷 문화의 정착을 위한 전 사회적 대응이 긴요한 시점이다.
  • 인터넷 실명제 ‘위헌’ 5년만에 폐지된다

    인터넷 실명제 ‘위헌’ 5년만에 폐지된다

    인터넷에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아 온 ‘인터넷 실명제’(본인 확인제)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23일 일일 평균 이용자 수가 10만명 이상인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 인적사항을 등록한 뒤에야 댓글 또는 게시글을 남길 수 있도록 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44조 1항에 대해 제기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8명 전원 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번 결정으로 2007년 7월 악성댓글 등에 따른 사회적 폐해를 막고자 포털 게시판 등을 중심으로 도입된 인터넷 실명제가 5년여 만에 폐지됐다. 헌재는 “표현의 자유를 사전에 제한하려면 공익의 효과가 명확해야 한다.”면서 “(인터넷 실명제) 시행 이후 불법 게시물이 의미 있게 감소하지 않았고 오히려 이용자들이 해외사이트로 도피했다는 점, 국내외 사업자 간 역차별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공익을 달성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이어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위축시키고 주민등록번호가 없는 외국인의 인터넷 게시판 이용을 어렵게 한다는 점, 게시판 정보의 외부 유출 가능성이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불이익이 공익보다 작다고 할 수 없어 법익의 균형성 역시 인정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손모씨 등 3명은 본인 확인 과정을 거친 뒤에야 인터넷 게시판에 댓글 등을 게시할 수 있도록 한 법 조항이 표현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며 2010년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인터넷 매체 미디어오늘도 방송통신위원회가 2010년 자신들을 ‘본인확인제 적용대상 사업자’에 포함, 익명으로 의견을 인터넷에 올리지 못하게 한 결정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직업수행의 자유 침해’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김승훈·홍인기기자 hunnam@seoul.co.kr
  • [인터넷 실명제 위헌 파장] “그동안 인터넷 생태계 왜곡” “자율규제 강화”

    인터넷 업계는 23일 헌법재판소의 ‘인터넷 실명제’(제한적 본인 확인제) 위헌 결정을 적극 환영했다. NHN과 다음커뮤니케이션, SK커뮤니케이션즈, 구글 등 주요 포털 업체들로 구성된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인터넷 실명제는 인터넷 생태계를 왜곡시켰던 대표적인 갈라파고스 규제였다.”며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저해하는 요인을 폐지해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헌재의 결정이 한국 인터넷 산업의 혁신과 발전을 가로막는 여러 가지 현행 규제들에 대해서도 전반적인 개선을 검토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NHN 관계자는 “인터넷 실명제 위헌 결정은 표현의 자유와 인터넷 게시판을 통한 이용자 확대라는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반겼다. 그는 “다만 일부 이용자에 의한 타인의 명예훼손 게시글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는 글들에 대해서는 기존과 같이 적절히 대응할 방침”이라며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 환경을 만드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도 헌재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관련법 개정에 착수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헌재 결정문을 받아본 후 어떤 부분이 부합하지 않았는지 확인하고 조항을 개정하겠다.”면서 “명예훼손 분쟁처리 기능 강화와 사업자 자율규제 활성화 등 보완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0년 이후 트위터 등 해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확산으로 인터넷 소통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인터넷 실명제 폐지 요구가 잇따랐다는 게 인터넷 업계의 설명이다. 인터넷 실명제가 해외 SNS에는 적용되지 않고 국내 포털에만 적용되는 등 국내 기업에 역차별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정보기술(IT) 강국의 이미지를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 등도 제도 개선 근거로 삼았다. 홍혜정기자 jukebox@seoul.co.kr
  • [인터넷 실명제 위헌 파장] “늦었지만 당연한 결정” “비정상적 소통 우려”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아 온 ‘인터넷 실명제’에 대해 23일 헌법재판소가 재판관 전원일치로 위헌 결정을 내리자 시민단체와 누리꾼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당연한 결정”이라는 환영 분위기가 대부분인 가운데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번 헌재 소송 과정을 진두지휘해 온 진보네트워크센터 장여경 정책국장은 “이미 개인정보가 유출된 후여서 많이 늦은 감이 있지만 헌재에서 표현의 자유를 인정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장 국장은 “이미 유엔이 한국 정부에 2008년 주민번호 민간 수집을 금지하라고 권고했는데 여전히 통신사, 신용정보회사는 관련 정보를 받고 있다.”면서 “위헌결정이 난 만큼 게임실명제 등 다른 유형의 실명제에 대해서도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연대 이원재 사무처장도 “헌재가 당연한 결정을 내렸다. 이번 헌재 결정이 인터넷 실명제에 그칠 것이 아니라 주민번호 본인 확인제 등에까지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일반인도 술렁였다. 교사 최민희(28·여)씨는 “민주국가에서 자유로운 비판이 제한당했던 게 코미디다. 당연한 권리지만 늦게나마 이번 헌재 판결로 보장받을 수 있게 돼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트위터 이용자 ‘khpar***’는 “너무 늦었지만 그래도 환영”이라고 했고 ‘insomnia****’는 “헌재가 간만에 상식적인 판결을 했다.”는 글을 올렸다.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회사원 박동민(35)씨는 “사이버 세상에서 건전한 의견교환보다는 무책임한 행위가 많이 나올까봐 솔직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다음 아이디 ‘bluera**’도 “실명제는 필요하다. 몇몇이 여론을 호도하고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등 이미 정상적인 소통공간이 아니다.”라고 반대 의견을 냈다. 후폭풍이 예상되는 통신사와 게임업체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KT 측은 “아직 공식 입장은 정해진 게 없다.”고 답변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도 “글을 쓸 때 필요한 인증 절차 정도만 바꾸면 된다.”고 말했다. 조은지·명희진기자 zone4@seoul.co.kr
  • “시청자에 대한 사과 방통위 제재는 위헌”

    앞으로는 TV에서 방송사의 ‘시청자에 대한 사과’를 볼 수 없게 될 전망이다. 헌법재판소는 23일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사업자 규정위반 제재의 하나로 시청자에 대한 사과를 명할 수 있도록 한 방송법 100조 1항이 헌법에 위배된다며 MBC의 청구로 서울행정법원이 제청한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7(위헌) 대 1(합헌)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방통위는 방송사업자가 심의규정을 위반하더라도 ‘시청자에 대한 사과’는 명하지 못한다. 단, 주의나 경고 등 다른 제재는 기존처럼 할 수 있다. 헌재는 “시청자에 대한 사과는 방송에 대한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한 방송사업자의 사회적 신용이나 명예를 저하시키고 법인격의 자유로운 발현을 저해한다.”면서 “방송사업자의 인격권에 대한 제한 정도가 공익에 비해 결코 작다고 할 수 없어 법익의 균형성 원칙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2008년 12월과 2009년 1월 방영된 MBC의 ‘뉴스 후’가 방송법 개정 문제를 다루면서 객관성과 공정성을 위배했다고 판단해 시청자에 대한 사과 처분을 내렸다. 그러자 MBC는 서울행정법원에 제재조치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직권으로 방송법 100조 1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헌재 “낙태 시술한 조산사 처벌은 합헌”

    낙태 시술을 한 조산사 등을 징역형에 처하도록 한 형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3일 조산원을 운영하는 송모씨가 낙태 시술을 한 조산사를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한 형법 270조 1항에 대해 제기한 헌법소원 심판 사건에서 합헌 결정을 내렸다. 재판관 4(위헌) 대 4(합헌)로 동수를 이뤄 위헌 결정 정족수(6명)에 미치지 못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임부가 낙태하는 것 자체를 처벌하는 자기낙태죄와 관련해 낙태를 처벌하지 않거나 형벌보다 가벼운 제재를 가하게 된다면 현재보다 훨씬 더 낙태가 만연하게 될 것”이라면서 “자기낙태죄 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전제했다. 헌재는 “낙태가 대부분 의료업무 종사자를 통해 이뤄지는데 태아의 생명을 박탈하는 시술을 한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면서 “경미한 벌금형은 범죄 억제력을 가지기 어려운 만큼 징역형으로만 처벌하도록 규정한 것은 헌법상 평등 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헌재 관계자는 “이번 사건 심판 대상은 조산사에 관한 부분이지만 형법에서는 ‘의사, 한의사, 조산사, 약제사 등이 낙태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나와 있는 만큼 의사 등에게도 같은 취지의 결정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강국, 이동흡, 목영준, 송두환 재판관은 반대 의견을 통해 “적어도 임신 초기에는 임부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해 낙태를 허용해 줄 필요성이 있다.”면서 “자기낙태죄 조항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배된다.”는 의견을 냈다. 이들은 “자기낙태죄 조항이 임부의 임신 초기 낙태까지 일률적으로 처벌한다는 점에서 위헌이므로 임부의 촉탁 또는 승낙을 받아 낙태 시술을 한 조산사를 처벌하는 법률 조항도 이 범위 내에서 위헌이다.”라고 주장했다.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조산원을 운영하던 송씨는 2010년 원치 않는 임신을 했다며 태아를 낙태시켜 달라는 김모씨의 부탁을 받고 임신 6주인 태아를 낙태하는 시술을 했다. 그러나 낙태 시술 당시 동행했던 김씨의 애인 박모씨로부터 고소를 당해 부산지법에서 재판을 받게 되면서 위헌 제청 신청을 했으나 기각되자 헌법소원을 했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인터넷 실명제 위헌 파장] 공익보다 ‘익명표현 자유·개인정보 보호’의 손을 들다

    [인터넷 실명제 위헌 파장] 공익보다 ‘익명표현 자유·개인정보 보호’의 손을 들다

    ”본인 확인을 거쳐야 하는 이용자들은 자신의 신원 노출에 따른 규제나 처벌 등을 염려해 표현 자체를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 본인확인제 시행 후 명예훼손 등 불법정보 게시가 의미있게 감소했다는 증거도 찾아볼 수 없고, 국내 인터넷 이용자들이 해외 사이트로 도피하는 등 당초 목적과 같은 공익을 실질적으로 달성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헌법재판소의 판단) 숱한 논란을 낳았던 ‘인터넷 실명제’(본인확인제)가 헌법재판소 위헌 결정으로 도입 5년 만에 폐지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후속 대책 마련에 착수하는 등 인터넷 규제 정책 개선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무분별한 인신 공격성 악플로 유명 가수와 연예인이 자살까지 한 사례가 있는 만큼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 실명제 폐지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게 관건이 될 전망이다. 헌재의 인터넷 실명제 위헌 결정은 표현의 자유, 개인정보보호 및 프라이버시를 더 중요하게 판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종수 연세대 법학과 교수는 “이번 판결로 인터넷 실명제의 공익적 필요성보다 1차적으로는 익명 표현의 자유, 2차적으로는 개인정보보호가 더 중요성을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인터넷 실명제는 익명성을 악용한 불법 정보나 인신공격을 막아 건전한 인터넷 문화를 조성하자는 취지로 2007년 도입됐다. 헌재는 입법 취지는 정당하다고 봤지만 인터넷 실명제가 그 목적 달성에 필요한 범위를 넘는 과도한 제한을 하는 것으로 침해의 최소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민주주의의 근간인 표현의 자유를 합리적 이유 없이 제약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헌재는 “본인 확인을 거쳐야 하는 이용자들은 자신의 신원 노출에 따른 규제나 처벌 등을 염려해 표현 자체를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시했다. 최근 포털사이트 해킹 등 개인정보 집단 유출에 따른 개인 피해 위험성도 크게 봤다. 헌재는 “본인확인제에 따라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는 게시물이 삭제되지 않는 한 이용자 개인정보를 무기한으로 저장할 수 있다.”며 “개인정보가 유출되거나 부당하게 이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유튜브가 2009년 본인확인제에 반대해 국내 게시판 기능을 없앤 점은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새로운 의사소통 수단 등장도 고려했다. 헌재는 “본인확인제 적용을 받지 않는 모바일 게시판, SNS 등 새로운 의사소통 수단의 등장으로 본인확인제는 아주 제한된 범위에서만 실현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헌재의 이번 판결로 허위 정보를 통한 여론 오도, 연예인을 비롯한 유명 인사에 대한 인격 폄하 등의 악성 댓글이 범람하는 등 부작용도 만만찮을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2007년 가수 유니는 네티즌의 악플 때문에 자살했다. 이어 2008년 10월에는 배우 최진실씨도 악플 때문에 자살했다. 이 때문에 인터넷 실명제에서 나아가 인터넷 현명제(아이디가 아닌 실명으로 글을 올리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 상태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헌재는 인터넷 주소 등을 통해 가해자를 찾아낼 수 있고, 게시판 관리자가 정보를 삭제하거나 민·형사상 소송으로 피해자를 구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사후 규제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사전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이번 헌재 결정으로 기존의 인터넷을 활용한 선거운동 제약도 많이 완화될 전망이다. 헌재는 선거운동 기간 인터넷 언론사 게시판에 특정 정당이나 후보에 대한 지지 또는 반대의 글을 올릴 경우, 실명확인 절차를 거치도록 한 공직선거법 조항에 대해 합헌이라는 결정을 2010년에 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헌재 관계자는 “이번 위헌 결정으로 2010년 결정의 효력이 바로 없어지진 않는다.”면서 “하지만 이번 판결에 합치하는 방향으로 해석해 앞으로는 그 효력을 감소시킬 것이고, 2010년 합헌 결정이 내려진 조항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법 개정을 하면 효력이 상실된다.”고 말했다. 김승훈·홍인기기자 hunnam@seoul.co.kr
  • 공립中 학교운영비 ‘위헌’

    공립중학교에서 학교운영지원비를 걷는 것은 헌법이 규정한 의무교육 무상원칙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이에 따라 앞으로 공립중학교에서 학교운영비는 거둘 수 없게 됐다. 기존에 학교운영비를 낸 학생이 반환청구 소송을 할 경우, 교육 당국은 이를 돌려줘야 한다. 헌재는 23일 “학교운영지원비는 기본적으로 학부모의 자율적 협찬금 성격을 갖는다.”면서 “그러나 이를 자율적으로 징수할 수 있도록 하지 않아 헌법에서 규정한 의무교육 무상원칙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헌재는 사립중학교 학부모들의 청구에 대해서는 “세입 조항이 ‘국공립중학교’에만 적용될 뿐 ‘사립중학교’에서 징수하는 학교운영지원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면서 “사립중학교 학부모들의 청구 부분은 재판의 전제성을 갖추지 못해 적법하지 않다.”라고 각하했다. 학교운영비는 학교 전기료나 수도료 등에 사용되는 경비다. 1945년 이후 기성회비나 육성회비 등의 이름으로 징수되다 2002년 중학교가 의무 교육이 되면서 폐지 여론이 일었다. 김승훈·홍인기기자 hunnam@seoul.co.kr
  • 곽노현 대법 판결 9월 넘기나

    곽노현 대법 판결 9월 넘기나

    지난 4월 항소심 판결이 내려진 뒤 이달 말로 예상됐던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에 대한 대법원 선고기일이 또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대법원이 지난 2일 신임 대법관을 임명하고 3개 소부 구성을 마치면서 이번달 마지막 대법원 소부 선고가 예정된 23일 최종결론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대법원이 통상 선고 1~2주 전까지 당사자에게 선고기일을 통보해온 것과 달리 19일 현재까지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선고기일을 다음 달 말 이후로 점치기도 한다. 곽 교육감에 대한 판결이 늦어지는 것은 이 사건이 공직선거법상 사후매수죄가 적용된 첫 사례인 데다 현재 헌법재판소에서 사후매수죄와 관련한 헌법소원이 진행되고 있어서다. 곽 교육감은 1심 판결 직후인 지난 1월 27일 사후매수죄에 대한 위헌 여부를 판단해 달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지난 16일 ‘정치검찰규탄·곽노현·서울교육지키기를 위한 범국민공동대책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어 “헌재에서 심리 중인 사안에 대한 판결은 부적절하다.”면서 대법원의 판결 유보를 주장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이지만 이미 교육감 재선거에 대비한 20여명의 예비후보들이 각축전에 돌입했다. 교육시민단체 주축으로 단일후보 추대 준비위원회를 꾸린 보수진영에서는 ▲김걸 전 용산고 교장 ▲김경회 전 서울시부교육감 ▲김영숙 전 덕성여중 교장 ▲김진성 공교육살리기국민연합 공동대표 ▲남승희 전 서울시 교육기획관 ▲박정수 이화여대 교수 ▲서정화 홍익대사범대부속고 교장 ▲송광용 전 서울교대 총장 ▲송하성 경기대 교수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 ▲이규석 전 교육과학기술부 학교교육지원본부장 ▲이영만 전 경기고 교장 ▲이원희 한국사학진흥재단 회장 ▲이준순 서울교총 회장 등 14명이 경쟁 중이다. 진보진영에서는 ▲송순재 서울교육연수원장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 ▲이수일 전 전교조 위원장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 ▲이부영 전 서울시 교육위원 ▲조국 서울법대 교수 ▲최홍이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 등 7명이 예비후보로 거론된다. 대법원이 대선 한 달 전인 오는 11월 19일 이전에 곽 교육감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항소심의 판결을 확정할 경우 서울교육감 재선거는 대선과 함께 치러진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엘리트·향판 ‘발탁’… 여성·재야는 또 외면

    엘리트·향판 ‘발탁’… 여성·재야는 또 외면

    양승태 대법원장은 16일 임기가 만료된 김종대·민형기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임으로 이진성(왼쪽·56·사법연수원 10기) 광주고등법원장과 김창종(오른쪽·55·12기) 대구지방법원장을 지명하기로 했다. 대법원은 “헌재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대법원장에게 헌재 재판관을 지명하도록 한 취지를 유념해 정치적 현안에서도 중립적 위치에서 균형추 역할을 할 수 있는 후보자를 지명하고자 했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이 내정자는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대전지법 강경지원장과 법원행정처 차장, 서울중앙지법원장 등을 역임했다. 김 내정자는 영신고와 경북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대구지법 의성지원장 대구지법·고법 수석부장판사 등을 지낸 대구지역 향판(지역법관) 출신이다. 법원 안팎에서는 지난 대법관 인선에 이어 여성·재야 후보들이 배제되며 또다시 다양성을 외면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인선 기준을 정치적 중립성에 맞춘 결과다. 특히 헌재 파견 경험이 있는 인사들이 재판관으로 지명되던 전례에 비춰 두 내정자는 상대적으로 헌재와의 관련성이 적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법원행정처 차장을 거친 이 내정자는 헌법재판소법 개정 논의에서 법원을 대표해 참여했으며, 이전 세 차례나 대법관 후보로 추천되기도 했다. 양 대법원장으로서는 충분히 검증된 인물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법원 내 엘리트 코스를 거치며 법원의 이익을 대변했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헌법정신을 구현하는 헌재 재판관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반론도 없지 않다. 양 대법원장은 김 내정자를 선택하며 김신 대법관에 이어 향판 출신에 대한 믿음을 다시 나타냈다. 법관 생활 전부를 재판에만 매진해 온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설명이지만, 대법관을 인선하듯이 헌재 재판관을 지명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법원장급 인사들이 후보로 지명된 점에 대해 대법원은 평생법관제 정착을 추구하는 양 대법원장의 의사가 반영됐다고 밝혔다. 윤성식 대법원 공보관은 “(후보자의) 기수가 너무 낮아지면 퇴직 법관이 생길 수 있어 기수를 배려했다.”고 설명했다. 양 대법원장은 수일 내로 이들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로 보내게 되며, 인사청문회를 거친 뒤 대법원장이 헌법재판관으로 지명하게 된다. 이번 지명은 다음 달 14일 김종대·이동흡·목영준·민형기 헌재 재판관이 퇴임하는 데 따른 인선이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헌재 재판관 후보 서기석·유남석 유력

    양승태 대법원장이 이르면 오는 16일 헌법재판소 재판관 2명을 지명한다. 13일 대법원 등에 따르면 양 대법원장은 18일 동유럽 순방에 앞서 16일이나 17일 헌재 재판관 후보를 지명한다. 후보는 서기석(59·사법연수원 11기) 수원지방법원장과 유남석(55·13기) 서울 북부지방법원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둘 다 법원 내 헌법연구회 회장을 지냈고 헌재 파견 근무 경험도 있다. 각각 출신지가 경남 함양과 전남 목포로 지역 안배 측면에서 유리하고, 특히 유 법원장은 우리법연구회 창단 멤버로 정치적 균형을 맞춘 지명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헌재가 대법원 판결에 위헌 소지가 있다는 결정을 내려 두 기관 간 갈등이 불거진 뒤 진행된 이번 지명과 관련, 양 대법원장의 고민이 적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통상 법원장급에서 후보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번 지명은 다음 달 14일 김종대·이동흡·목영준·민형기 헌재 재판관이 퇴임함에 따라 대법원장 몫 2명, 여당 몫 1명, 여야 합의 몫 1명을 새로 인선하는 데 따른 조치다. 민주당은 조용환 후보자 탈락으로 1년 넘게 공석이 된 조대현 전 재판관 후임으로 김이수(59·9기) 사법연수원장을 내정한 상태다. 재판관 9명 중 5명이 바뀌는 것으로 양 대법원장의 지명 이후 정치권과 사법부의 재판관 후임 인선 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한편 대법원은 이번 재판관 지명과 함께 김창석 대법관의 취임으로 공석이 된 법원도서관장 인사도 단행할 방침이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공천헌금’ 현영희 아웃돼도 새누리 비례대표 승계 가능

    공천 헌금 의혹을 받고 있는 현영희 비례대표 의원이 제명(출당)되더라도 유죄판결로 의원직을 상실한다면, 새누리당은 후순위 의원직 승계가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8대 국회에서 미래희망연대(옛 친박연대) 비례대표 양정례·김노식 의원이 서청원 대표에게 공천 대가로 수십억원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당선무효형을 받았는데, 당시 의원직을 승계하지 못한 후순위자들이 헌재에 위헌확인소송을 냈고, 이후 승계가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공직선거법 200조 2항은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유죄판결로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면 후순위자가 의원직을 승계할 수 있지만, ‘선거범죄로 당선이 무효가 된 경우’에는 예외로 하는 단서조항을 달고 있다. 이 조항은 2009년 위헌판정을 받은 이후 2010년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단서조항이 삭제됐지만, 정당 관계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 새누리당 지도부도 이러한 사실을 잘 몰라 현 의원이 제명되면 의원직 승계 기회가 박탈된다는 점 때문에 고민해 왔다. 새누리당 경대수 윤리위원장은 8일 “6일 열린 윤리위 전체회의에서 논의되지는 않았지만, 법조항을 재차 확인하고 나서야 이런 내용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당 최고위원회가 현 의원에 대한 ‘탈당 권유’를 결정해 윤리위원회에 통보했음에도, 당 윤리위가 이보다도 더 강력한 ‘제명 결정’을 신속하게 내린 것도 이런 점을 감안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 최고위원은 “현 의원의 선거법 위반사항이 7가지나 되기 때문에, 수사 결과 의원직이 상실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선거법상 내년 10월 10일까지는 현 의원에 대한 최종판결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한편 새누리당은 이날 공천 헌금 의혹 파문을 자체 조사할 진상조사위원회 위원 9명을 내정하고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출신인 이봉희 변호사를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진상조사위는 9일 오전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구성이 확정되며 곧바로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농지-주소지 가깝지 않으면 쌀직불금 지급 제외는 합헌”

    헌법재판소는 농지가 주소지와 가까이 있지 않다는 이유로 쌀직불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한 ‘쌀 소득 등의 보전에 관한 법률’ 시행령 4조가 헌법에 위배된다며 박모씨가 낸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4(합헌)대 4(위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6일 밝혔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주소지와 농지가 멀리 떨어져 있으면 농지를 소유한 사람이 실(實) 경작자가 아닐 가능성이 높고, 쌀직불금은 시혜적 조치로 광범위한 재량이 인정된다.”면서 “해당 시행령은 입법재량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반면 민형기 재판관 등은 “교통수단의 발달로 주소지와 농지가 연접하지 않고도 농지를 경작할 수 있어 농지의 연접성은 실 경작자 여부를 가리는 합리적 기준이 될 수 없다.”고 반대의견을 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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