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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헌재 ‘공무원·교사 정치 활동 금지’ 합헌 결정

    헌법재판소가 27일 공무원과 교사의 정치 활동을 금지한 현행 정당법과 국가공무원법에 대해 합헌 결정을 했다. 헌재는 민주노동당에 후원금을 냈다는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이었던 정진후 정의당 의원 등이 정당법 22조 등에 대해 제기한 헌법소원에서 재판관 5(합헌) 대 4(위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헌재는 “공무원이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고 초·중등학교 교사들이 당파적 이해관계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교육의 중립성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입법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한철 재판관 등은 “정당 가입 금지 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고 정당 가입의 자유 및 평등 원칙에 위배돼 위헌”이라며 반대 의견을 밝혔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서울 문화소식 ‘놀이터’에 다 있다

    서울시는 각종 문화공연, 전시, 체험 프로그램 정보를 담은 방송 프로그램 ‘서울 문화놀이터’를 교통방송을 통해 첫방송한다고 27일 밝혔다. 문화생활을 하고 싶어도 몰라서 못하고 있는 시민들에게 재미있게 정보를 제공하고자 기획됐으며, 이날부터 월 2회 제작돼 TBS 및 다중이용 공간에 설치된 각종 전광판 및 모니터를 통해서도 함께 송출할 예정이다. 첫방송에서는 개그콘서트 ‘끝사랑’ 코너에 ‘김여사’로 출연하는 김영희가 재능기부로 진행을 맡아 유행어인 “앙돼요”처럼 놓치면 후회할 문화행사 소식을 알렸다. 문화놀이터에선 전문 진행자가 시내 주요 문화행사 등 여가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재미를 곁들인 5분가량의 영상으로 시민들에게 제공한다. 전시·공연·체험 프로그램으로 나눠 문화행사를 안내한다. 문화소식이나 문화정보 등의 유용한 정보도 제공한다. 시는 방송을 짧은 분량(20초)으로 편집해 지하철이나 옥외전광판 등 시내 다중이용 공간에서도 송출할 방침이다. 또 시 홈페이지 및 시 관련 온라인 홈페이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첫 회는 북서울 미술관의 ‘콘택트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개관 소식과 4월 1~2주간의 다양한 공연과 체험행사 소식을 담았다. 첫방송 이후에는 ‘삐에로빈’이 격주로 문화소식을 알린다. 기상예보와 같이 주기적으로 시내의 문화정보를 제공하고 기상예보보다 친근하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전할 계획이다. 서울메트로 1기 아티스트로 선정된 ‘삐에로빈’은 코믹마임, 마술, 저글링 등을 가미해 문화행사 소식을 전하는 ‘재미’를 덧칠한 문화 알리미로 활동하게 된다. 서울 문화놀이터는 6월까지 시범적으로 시행하고 향후 시민들의 의견수렴 및 성과를 평가해 송출 매체 확산 등 확대 시행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정헌재 서울시 문화정책과장은 “시민들이 일상에서 접하는 홍보매체를 활용해 정보제공 방식을 다양화하고 재미있는 문화행사 소개 프로그램을 운영, 시민들에게 문화행사를 더 폭넓게 알리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태국 헌재, 조기총선 무효 결정

    태국 헌법재판소가 지난달 치러진 조기총선을 무효라고 결정했다. 조기총선을 거부했던 야당이 다시 치러질 총선에 참여하면 정국이 안정화될 수 있다. 그러나 무효 결정을 계기로 여당의 힘이 빠지고, 이 틈을 이용해 야권과 시위대가 다시 거리로 쏟아져 나오면 혼란은 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헌재 대변인은 21일 “지난 총선이 같은 날 전국적으로 실시되지 않아 헌법에 위배됐다”면서 재판부가 찬성 6, 반대 3으로 무효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국민권익 구제기관인 옴부즈맨사무소와 일부 반정부 시민단체는 총선 당시 남부 28개 선거구에서 후보등록이 무산되고 전체 유권자의 약 10%만 투표에 참가하는 등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선거 무효를 주장해 왔다. 잉락 친나왓 총리는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자 정국을 타개하기 위해 조기 총선을 강행했다. 그러나 제1야당인 민주당은 선거 불참을 선언하고 시위대와 함께 방콕 셧다운 투쟁에 나섰다. 헌재 결정에 대해 집권 푸어타이당 대변인은 “조기총선 무효 결정으로 나쁜 선례를 남기게 됐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헌재의 결정으로 쿠데타를 18차례나 겪은 태국은 다시 한번 반전을 맞게 됐다. 여야 합의로 총선이 치러지면 민주주의의 기틀을 새로 놓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지만, 여야가 향후 정치 일정에 합의할지는 미지수다. 도시 중산층 및 보수층의 지지를 받는 민주당은 유권자 다수를 차지하는 농민들의 지지를 받는 푸어타이당을 지난 20년 동안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다. 민주당은 선거 대신 인민위원회 형식의 과도정부 구성을 주장하고 있다. 최근까지 벌어진 반정부 시위로 23명이 숨지고 700여명이 부상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모닝 브리핑] 헌재 “남성에게만 병역의무 부과 합헌”

    헌법재판소가 남성에게만 병역의무를 부과한 병역법 규정은 합헌이라고 다시 한번 확인했다. 헌재는 현역병 입영 대상 처분을 받은 이모(22)씨가 ‘남성에게만 병역의무를 부과한 병역법 3조 1항은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제기한 헌법소원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로 합헌 결정했다고 11일 밝혔다. 헌재는 “남성이 전투에 더 적합한 신체적 능력을 갖추고 있고, 여성은 신체적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생리적 특성이나 임신, 출산 등으로 훈련과 전투 관련 업무에 장애가 있을 수 있다”며 “최적의 전투력 확보를 위해 남성만을 병역의무자로 정한 것이 현저히 자의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징병제를 시행하는 70여개 국가 가운데 여성에게 병역의무를 부과하는 곳은 이스라엘 등 극히 일부”라면서 “남성에게만 병역의무를 부과한 것을 평등권 침해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앞서 2010년 11월과 2011년 6월에도 같은 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이씨는 남성에게만 병역의무를 부과한 것은 차별 조치로 인생의 중요한 시기에 취업 준비를 못해 입는 불이익이 크며, 여성의 신체 능력도 군 복무를 이행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라며 2011년 헌법소원을 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진보적 민주주의는 北과 연관” vs “민주화 운동 때 탄생한 개념”

    11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 및 활동 정지 가처분 사건의 세 번째 변론에서는 법무부와 진보당 측이 내세운 참고인들이 진보당과 북한의 연관성을 놓고 ‘대리전’ 공방을 벌였다. 법무부 측 참고인으로 나선 유동열 전 치안정책연구소 연구관은 “북한은 여전히 적화통일을 추구하고 있고, 진보당의 강령은 그러한 북한의 노선과 일치한다”며 “진보당이 말하는 민중중심 민주주의와 북한식 사회주의의 DNA(유전자)가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진보당이 강령으로 내세운 진보적 민주주의는 북한의 김일성이 언급한 개념과 용어가 같을 뿐 아니라 내용과 구성 체계가 일치한다”며 “북한의 인민주권론과 진보당의 민중주권론은 동일하고, 코리아연방제 역시 북한의 주장과 동일하다”고 주장했다. 유 전 연구관은 “이석기 의원이 이번 RO(혁명조직) 사건 당시 압수당한 이적표현물, 홍순석 경기도당 부위원장이 진보적 민주주의의 어원은 수령님(김일성)이라고 한 점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진보당 측 참고인인 정창현 국민대 교양과정학부 겸임교수는 “주한미군 철수 등은 정부 입장이나 정책과 일부 다른 주장일 뿐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에 위배된다고 평가할 수 없다”며 “민중 주권, 진보적 민주주의 등의 개념은 오랜 민주화 운동 속에서 탄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법무부가 주장하는 북한의 연방제 통일론은 1980년대의 것으로,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이후 변화한 통일노선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헌재는 다음 달 1일 열리는 4차 변론에서는 법무부가 제출한 서류에 대한 증거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헌재가 이날 이석기 의원 등 RO 사건 수사 및 재판기록을 헌재로 보내달라는 법무부의 문서송부촉탁이 헌재법 등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함에 따라 관련 기록을 증거로 채택할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양측은 이날 변론에서 RO사건 관련 기록의 증거 인용 여부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권위자에게 듣는 판례 재구성] 헌법:긴급조치 제 1·2·9호 위헌 판결

    ‘판례의 재구성’ 2회에서는 지난해 3월 21일 헌법재판소에서 옛 긴급조치령에 대한 위헌을 결정한 유신헌법 제53조 등 위헌소원(2010헌바70·132·170 병합) 판결을 소개한다. 역사적 판결의 의미와 해설은 헌법 분야의 권위자인 허영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에게 듣는다. 지난해 3월 21일 헌법재판소 재판관 전원 일치 판결로 1000여명의 피해자들이 명예를 회복하고 배상받을 길이 열렸다. 과거 유신헌법에 따른 대통령 긴급조치 제1, 2, 9호에 대한 위헌 판결이었다. 헌재는 헌법의 역사성 등을 근거로 현행 헌법을 심사 기준으로 삼아 위헌 결정을 내렸다. 긴급조치는 유신헌법을 부정, 반대, 비방하거나 유신헌법의 개정 또는 폐지를 주장, 청원하는 등의 모든 행위를 금했다. 유언비어를 날조, 유포하는 행위도 전면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면 비상군법회의 등에서 재판해 처벌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했다. 이른바 ‘국가 안전과 공공질서 수호’를 위해 불가피하다는 이유로 대통령이 유신헌법 제53조에 근거해 발령한 것이었다. 유신 체제에서 수많은 국민이 이 긴급조치에 의해 처벌받았지만 당시에는 처벌을 감수하는 길밖에 없었다. 헌법이 긴급조치에 대한 사법 심사를 금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민주화 시대가 되고 국민의 인권 의식이 높아짐에 따라 권리를 구제받으려는 피해자가 많아져 긴급조치를 근거로 한 확정 판결에 대한 재심 신청과 긴급조치에 대한 위헌심판 제청 신청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법원은 유신헌법 제53조는 위헌법률심판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거나 긴급조치는 재판의 전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위헌심판 제청 신청을 각하 또는 기각했다. 다행히 헌법재판소법은 제68조 제2항에 국민이 직접 헌재에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해 긴급조치의 위헌 여부가 헌재에서 다뤄질 수 있었다. 앞서 대법원은 2010년 12월 16일 긴급조치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법 제107조 제2항을 근거로 유신헌법에 의해 행해진 긴급조치는 형식적 의미의 법률이 아니므로 당연히 대법원이 그 위헌 여부에 대한 심판권을 갖는다는 논리를 바탕으로 했다. 이번 판결은 긴급조치가 헌법을 근거로 발령되고 법률적 효력을 갖더라도 법치주의 원칙이 살아 있는 한 언젠가 그 ‘정당성과 합법성’에 대한 재평가가 반드시 이뤄진다는 역사적 교훈을 남긴 결정이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권위자에게 듣는 판례 재구성] 정치적 표현 과도하게 제한·집회 자유·참정권 등 침해

    헌법의 개정이나 다른 내용의 헌법 모색은 가장 강력히 보호돼야 할 국민의 권리에 해당한다. 더불어 집권 세력의 정책과 도덕성, 정당성에 대한 정치적 반대 의사 표시는 헌법이 보장하는 정치적 자유의 핵심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정부에 대한 비판 일체를 원천적으로 배제하고 처벌하는 긴급조치 제1호와 제2호는 기본권 제한에 있어 준수해야 할 ‘목적의 정당성’과 ‘방법의 적절성’이 인정되지 않았다. 또 국가긴급권 발동이 필요한 상황과 무관하게 헌법에 관해 자신의 견해를 단순 표명하는 모든 행위를 처벌하는 등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함으로써 국가긴급권이 갖는 내재적 한계도 일탈했다. 더불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을 위배하고 ▲참정권과 국민투표권 ▲영장주의 및 신체의 자유 ▲법관에 의해 재판을 받을 권리 등을 침해했다. 긴급조치 제9호는 학생의 모든 집회·시위와 정치 관여 행위를 금지하고 위반한 학생은 해당 장관이 제적을 명하고 소속 학교의 휴교 및 폐쇄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집회·시위의 자유, 학문의 자유와 대학 자치의 원칙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것이다. 또 행위자의 소속 학교나 단체 등에 대한 불이익을 규정해 헌법상 ‘자기책임의 원리’에도 위반되며 긴급조치 제1, 2호와 마찬가지로 명확성의 원칙, 참정권 등의 침해에도 해당한다. 헌법재판소는 이런 판단에 앞서 1)국가긴급권의 행사도 헌재 심판 대상이 되고 2)긴급조치에 대한 사법심사 배제 조항을 둔 유신헌법 제53조 제4항은 입헌주의에 대한 중대한 예외이며 3)현행 헌법에 따라 긴급조치의 위헌성을 다툴 수 있음을 재판의 전제로 하고 있다.
  • [권위자에게 듣는 판례 재구성] 허영 경희대 석좌교수 해설

    [권위자에게 듣는 판례 재구성] 허영 경희대 석좌교수 해설

    유신헌법에 따른 긴급조치에 대한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은 법리상 여러 쟁점을 담고 있다. 우선 대법원과 헌재 중 어느 기관에 그 위헌심판권이 있느냐 하는 점이다. 헌법 제107조 제2항을 피상적으로만 보면 대법원의 주장처럼 긴급조치는 분명히 국회가 제정한 형식적 법률도 아니고 사후에 국회 승인 절차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대법원에 위헌심사권이 있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유신시대의 긴급조치나 현행 헌법상의 긴급재정·경제명령 또는 긴급명령은 비록 형식적인 의미의 법률은 아니지만 효력이 법률과 동일하기 때문에 제정 주체보다 ‘효력’을 기준으로 위헌 심사 기관을 정해야 한다. 법률에 의한 기본권 침해는 법률의 효력 때문에 생기는 일이라서다. 따라서 대법원의 주장과 달리 헌재가 위헌심사권을 갖는다고 보는 것이 옳다. 다음으로 유신헌법에 따른 긴급조치의 위헌 여부를 판단하는 심사 기준이 유신헌법인지, 현행 헌법인지가 문제다. 대법원은 주로 유신헌법과 그 당시의 정치 상황을 심사 기준으로 삼아 긴급조치가 유신체제에 대한 국민적 저항을 탄압하기 위한 것이어서 목적상의 한계를 벗어났을 뿐 아니라 헌법이 정하는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긴급조치를 발동해 법치주의 원리를 어기고 기본권을 침해해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현행 헌법에 비춰 보더라도 위헌이라고 짧게 언급하고 있다. 반면 헌재는 긴급조치에 대한 위헌 심사의 기준은 유신헌법이 아니라 현행 헌법이라고 판단한다. 유신헌법에 따라 위헌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유신헌법에 대한 반성을 토대로 기본권을 강화하려는 주권자’인 국민의 뜻을 담아 제정한 현행 헌법의 역사성에 반한다고 설명했다. 필자가 저서에서 이미 1980년부터 헌법의 특질로 설명한 헌법의 역사성을 판례에 반영한 것이다. 헌재처럼 현행 헌법을 심사 기준으로 삼는 경우 유신헌법에 따른 긴급조치의 위헌성을 확인하는 데 논증상 어려움은 없다. 현행 헌법을 기준으로 판단하면 긴급조치에 대한 사법 심사를 금지하는 유신헌법 규정부터 당연히 효력을 가질 수 없게 된다. 나아가 신체의 자유, 표현의 자유 등 중요하고 광범위한 국민의 기본권을 본질적 내용까지 제한하는 긴급조치가 위헌임은 다툼의 여지가 없다. 대법원처럼 유신헌법만을 심사 기준으로 삼는 입장이나, 헌재처럼 현행 헌법만을 심사 기준으로 판단하는 입장은 둘 다 아쉬움을 남긴다. 대법원의 경우 긴급조치의 사법 심사를 금지하는 유신헌법 규정에도 불구하고 그 위헌성을 심사하기 위해선 유신헌법의 정당성과 국가긴급권의 본질에 대한 설명이 선행돼야 하는데 이 부분의 언급이 미흡하다. 또 헌재는 현행 헌법에 따른 심사의 근거로 ‘헌법의 역사성’을 들고 있는데 기왕에 헌법의 역사성을 심사 기준의 논거로 삼을 바에야 유신헌법이 갖는 역사성도 함께 살폈어야 한다. 현행 헌법이 유신헌법에 대한 반성과 인권 및 법치주의 발전의 필연적 산물로서 역사성을 갖는다면 유신헌법은 집권자의 권력 강화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장식적 헌법으로서의 역사성을 갖는다. 따라서 이런 장식적 헌법의 역사성을 바탕으로 유신헌법과 그에 따른 긴급조치를 평가하고 그 결과를 심사 기준으로 삼았어야 한다. 그럼에도 헌재가 유신헌법에 따른 심사를 완전히 배제한 것은 논증의 완결성 측면에서 아쉬운 점이다. 유신헌법에 따른 긴급조치의 위헌 여부 심사에서는 유신헌법과 현행 헌법을 함께 심사 기준으로 삼아 판단하는 게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헌법의 역사성은 정치 공동체의 과거, 현재, 미래의 동질성을 보장하는 의미를 갖는다. 그런데도 긴급조치가 발령된 당시의 헌법적인 규정을 완전히 배제한 채 현행 헌법만을 기준으로 그 당시의 긴급조치에 대해 위헌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연속적인 역사성을 단절시키는 것이어서 어색한 느낌이 든다. 유신헌법이 갖는 역사성에 비춰 보더라도 당시의 긴급조치에 관한 헌법 규정은 국가긴급권의 본질을 어긴 초헌법적인 국가 권력을 창설한 것이어서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국가긴급권은 헌법 보호의 비상 수단에 불과한데도 긴급조치를 대통령의 ‘비상대권’(非常大權)으로 규정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긴급조치에 대한 사법 심사의 금지가 이를 가장 직접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국가긴급권을 비상대권이라고 인식하는 고전적인 헌법 이론에 따르더라도 국가긴급권이 통치권자가 갖는 가장 강력한 권한이라면 국민은 그에 대응할 수 있는 저항권을 가져야 한다. 국가긴급권과 저항권은 상호 보완적인 견제 장치다. 그런데 보완적인 견제장치는 고사하고 사법 심사조차 배제하는 내용의 국가긴급권은 처음부터 국가긴급권으로 성립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국가긴급권의 본질에 대한 인식 변화와 함께 이제는 거의 사라진 논리 형식이지만 ‘헌법에 위반되는 헌법 규범’이라는 명제가 그래서 한때 성립했다. ■허영 교수는 ▲1936년 충남 부여 ▲경희대 법학과 ▲독일 뮌헨대 법학 박사 ▲뮌헨대 교수 ▲한국공법학회 회장 ▲헌법재판소 자문위원회 위원 ▲헌법재판연구소 이사장 ▲헌법재판연구원 원장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 [용어 클릭] ■비상대권(非常大權) 국가비상사태 때 국가원수가 평시의 법치주의에 의하지 않고 특별한 비상조치를 취할 수 있는 권한.
  • 통합진보당 헌법소원 모두 ‘기각’

    통합진보당이 정당해산심판 및 정당활동정지 가처분 사건과 관련해 제기한 헌법소원이 모두 기각됐다. 헌법재판소는 27일 진보당이 헌재 심판절차와 관련해 민사소송법을 준용하도록 한 헌재법 40조 1항 등에 대해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과 관련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헌재는 “민소법 준용 조항은 절차진행 규정을 보완해 심판절차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헌법 재판의 성질에 반하지 않는 범위에서만 민소법을 준용토록 하고 있기 때문에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헌재는 정당 해산과 관련해 선고 시까지 활동을 정지할 수 있도록 규정한 가처분 조항에 대해서도 “헌법 질서 유지와 수호를 위해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신중하고 엄격한 심사가 이뤄지는 데다 결정될 때까지의 임시적인 조치인 점 등을 감안하면 기본권 제한이 크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다음 달 11일 예정된 3차 변론에서 진보당 강령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는지, 북한과의 연계성이 있는지 등과 관련해 참고인 진술을 듣기로 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통진당 정당해산심판 관련 헌법소원 모두 기각 왜?

    통진당 정당해산심판 관련 헌법소원 모두 기각 왜?

    통진당 정당해산심판 관련 헌법소원 모두 기각 왜? 정당해산심판 및 정당활동정지 가처분 사건과 관련해 통합진보당 측이 제기한 헌법소원이 모두 기각됐다. 이번 기각 결정은 정당해산심판에서 민사소송법을 준용하고 헌재가 정당활동정지 가처분도 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27일 진보당이 헌재 심판절차와 관련해 헌재법 40조 1항과 57조에 대해 제기한 헌법소원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모두 합헌이라고 결정했다. 헌재법 40조 1항은 헌재의 심판절차와 관련, 헌법재판의 성질에 반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민사소송법을 준용하고 탄핵심판은 형사소송법을 준용하며 권한쟁의심판 및 헌법소원심판의 경우에는 행정소송법을 함께 준용한다고 정하고 있다. 57조는 정당해산심판 청구와 관련해 헌재가 종국결정 선고시까지 정당 활동을 정지하는 가처분 결정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민소법 준용조항은 불충분한 절차진행규정을 보완해 심판절차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한 것”이라며 “민소법을 준용하도록 한 것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헌재는 또 “헌법재판의 성질에 반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만 민소법을 준용하도록 범위를 한정하고 있어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지도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가처분 조항에 대해서도 “헌법 질서의 유지·수호를 위해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신중하고 엄격한 심사가 이뤄지며 종국결정 시까지 임시적인 조치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기본권 제한이 크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이수 재판관은 “큰 틀에서는 민소법을 준용하되 위법수집증거나 임의성이 의심되는 자백에 대해서는 증거능력을 배제한 형사소송법 규정을 준용해야 한다”는 별개 의견을 냈다. 진보당 대리를 맡은 이재화 변호사는 “이번 결정은 헌재가 지난해 제출한 개정안 의견과도 다르고 사건의 성질을 보면 형소법 준용이 맞다”며 유감을 표했다. 이 변호사는 “민소법을 준용하더라도 재판부가 엄격하게 증거를 채택하기 바라며 가처분도 실질적으로 본안판결과 같은 것이기 때문에 곧바로 결론을 내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진보당 대리인단은 지난달 “정당해산심판은 탄핵심판과 유사한데도 헌재가 민사소송법을 준용하기로 해 피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했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또 “헌법에는 정당활동정지 가처분과 관련한 명시적인 위임이 없는데도 헌재법 57조에 헌재가 가처분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진보당 헌법소원 기각…정당해산심판 민소법 준용

    진보당 헌법소원 기각…정당해산심판 민소법 준용

    진보당 헌법소원 기각…정당해산심판 민소법 준용 정당해산심판 및 정당활동정지 가처분 사건과 관련해 통합진보당 측이 제기한 헌법소원이 모두 기각됐다. 이번 기각 결정은 정당해산심판에서 민사소송법을 준용하고, 헌재가 정당활동정지 가처분도 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27일 진보당이 헌재 심판절차와 관련해 헌재법 40조 1항과 57조에 대해 제기한 헌법소원에 대해 모두 합헌이라고 결정했다. 헌재법 40조 1항은 헌재의 심판절차와 관련, 헌법재판의 성질에 반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민사소송법을 준용하고 탄핵심판은 형사소송법을 준용하며 권한쟁의심판 및 헌법소원심판의 경우에는 행정소송법을 함께 준용한다고 정하고 있다. 57조는 정당해산심판 청구와 관련해 헌재가 종국결정 선고시까지 정당 활동을 정지하는 가처분 결정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진보당 대리인단은 지난달 “정당해산심판은 탄핵심판과 유사한데도 헌재가 민사소송법을 준용하기로 해 피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했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또 “헌법에는 정당활동정지 가처분과 관련한 명시적인 위임이 없는데도 헌재법 57조에 헌재가 가처분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기름유출 몸으로 막아 ‘생명보험의인상’

    기름유출 몸으로 막아 ‘생명보험의인상’

    남해지방해양경찰청은 부산 앞바다 기름유출 사고 때 연료탱크 파손 부위를 막은 신승용(왼쪽 두 번째·42) 경위와 이순형 경위(세 번째·36)가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 주는 ‘생명보험의인상’을 받았다고 25일 밝혔다. 이날 남해해경청에서 열린 수여식에서 두 사람은 상장과 각 5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특수구조단 소속인 신 경위와 이 경위는 지난 15일 부산 앞바다에서 화물선과 유류공급선의 충돌로 발생한 기름유출 사고 때 위험을 감수하고 화물선 파손 부위를 막아 오염 피해를 줄이는 데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 생명보험의인상은 급박한 상황에서 국가, 공동체, 타인의 생명을 위해 헌신한 경찰, 소방공무원, 일반인을 발굴해 지원하기 위해 제정됐다. 천안함 실종자를 구조하던 중 순직한 한주호 준위,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 등이 수상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통합진보당 정당해산 심판 헌재법 헌소 27일 선고

    헌법재판소는 통합진보당이 헌재 심판절차와 관련해 민사소송법을 준용하도록 한 헌재법 40조 1항 등에 대해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을 27일 선고한다고 25일 밝혔다. 진보당은 지난달 “정당해산심판은 탄핵심판과 유사함에도 불구하고 헌재가 민사소송법을 준용하기로 해 기본권을 침해했다”며 민사소송법을 준용하도록 규정한 헌재법에 대해 헌소를 제기했다. 또 “헌법에는 정당활동정지 가처분과 관련한 명시적인 위임이 없다”며 가처분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한 헌재법 57조에 대해서도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진보당 측은 그간 자신들이 제기한 헌소 사건에 대한 결정이 먼저 이뤄지고 나서 해산심판 사건을 심리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헌재는 지난달 28일 열린 정당해산심판 1차 변론에서 “헌소 사건을 먼저 결정한 뒤 정당해산 사건의 증거 채택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했다. 27일 선고 이후 3차 변론에서 기존처럼 민사소송법을 준용해 증거를 채택할 것인지 진보당의 주장처럼 형사소송법을 준용할 것인지 방침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학자금 저금리대출 지원사업 시행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학자금 저금리대출 지원사업 시행

    2012년부터 3년째 사회공헌사업, 연 1.0%~2.0%로 저금리 학자금 및 전환대출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공동위원장 이경룡 서강대 명예교수, 김규복 생명보험협회 회장)와 사회연대은행은 작년에 이어 2014년에도 대학생 학자금 대출 지원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가기로 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는 19개 생명보험회사가 사별 사회공헌활동과는 별도로 생보 업계 공동 사회공헌활동을 위하여 ‘생명보험 사회공헌사업 추진을 위한 협약(2007.11.20)에 따라 설치한 기구다. 2012년부터 총 200억 원 규모로 대학생 학자금 부채상환 지원사업을 시행해 오고 있는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는 대학생이 학자금 부채 탓에 금융채무 불이행자로 전락하는 것을 방지하여 안정적인 학업수행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사회 안전망 역할도 하고 있다. ‘착한 학자금 대출‘은 2013년 10월에 대출금리를 기존 연 3.0%에서 2.0%로 낮추고 성적기준을 폐지하는 등 대출조건을 완화하여 더욱 많은 학생에게 수혜 혜택을 넓힌 바 있다. 학자금(등록금) 대출 및 전환대출은 소득 7분위(월소득 약 450만원) 이내 가정의 대학 재학생과 휴학생이면 누구나 가능하고, 사회연대은행 콜센터나 인터넷 홈페이지(http://liscc.bss.or.kr)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대출한도는 1인당 최대 1천만 원(전환대출과 학자금 대출 합산)까지며 성실 상환자에 대해 이자납부 총액의 50%를 대출자에게 환급하는 혜택도 제공한다. 상환조건은 전환대출은 3년 거치 3년 상환이고, 신규 학자금 대출은 5년 거치 5년 상환으로 원리금 균등분할 상환방식이 적용된다. 한편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는 국민의 성원과 신뢰에 보답하기 위해 2007년부터 20년간 1조 5000억원을 조성, 생명보험업계 공동의 사회공헌사업을 펼쳐오고 있다. 2007년부터 2013년까지 7년 동안 총 사회공헌 출연재원은 2207억원이며, 올해 1월에는 2014년 생명보험 공동사회공헌사업을 위해 총 295억원의 재원을 사회공헌재단, 사회공헌기금 및 61개 지정법인에 전달한 바 있다. 조성된 재원은 저출산 해소 및 미숙아 지원, 어린이집 건립, 희귀난치성 질환 지원, 자살 예방 지원, 금융보험교육, 노후준비문화 인식제고, 장학사업, 대학생학자금대출, 청년층의 사회적 일자리 창출 지원, 사회복지단체 차량지원, 저소득 치매 노인 지원 등 전 연령을 아우르는 사회공헌활동에 쓰이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꼭꼭 숨기는 퇴직공직자 취업정보

    꼭꼭 숨기는 퇴직공직자 취업정보

    공무집행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퇴직 공직자를 대상으로 시행되고 있는 취업제한 심사 결과를 국가기관이 ‘정보공개법’을 어기면서까지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서울신문이 국회, 대법원, 헌법재판소를 상대로 ‘2012~2013년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제한 심사 현황’을 정보공개 청구한 결과 세 기관 모두 취업제한 심사를 받은 공직자의 인적사항을 ‘비공개’로 처리했다. 이 기간에 국회 공직자윤리위로부터 심사를 받은 퇴직 공직자는 8명이다. 이 중에는 전직 국회의원과 고위공무원(1, 2급)인 국회사무처 소속 수석전문위원·전문위원이 포함돼 있다. 또 대법원 공직자윤리위 취업심사 대상자는 대법관, 법원장, 판사 등 9명이고 헌재 공직자윤리위는 헌법재판관 2명과 헌법연구관 1명 등 3명을 상대로 심사를 실시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18조는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제3자에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정보공개법) 제9조는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는 정보 중 성명·주민등록번호가 포함돼 있는 정보는 원칙적으로 비공개 대상이지만 ‘직무를 수행한 공무원의 성명·직위’는 비공개 정보에서 제외하고 있다. 따라서 취업제한 심사를 받은 퇴직 공직자의 성명과 직위는 공개 대상 정보인 셈이다. 하지만 나라의 법을 만들고 지키는 국회와 대법원, 헌재 등은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신고 대상자인 총 20명의 성명을 공개하지 않았다. 특히 국회사무처는 심사 대상자가 퇴직 전 5년 동안 소속돼 있던 부서와 직위마저 비공개로 분류했다. 퇴직 전 5년간 소속된 부서는 퇴직 공직자의 취업예정 업체 및 직위와의 직무 관련성을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다. 장유식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소장은 “현행 법률이 공개를 보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공직 사회의 투명성을 높이고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서라도 취업제한 심사를 받은 퇴직 공직자의 성명과 소속 부서, 직위 등은 마땅히 공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코리아 연방제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반” “단순한 강령으로 위헌성 판단해선 안돼”

    “코리아 연방제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반” “단순한 강령으로 위헌성 판단해선 안돼”

    “구체적인 위험이 없다 해도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고 태극기와 애국가를 부정하는 등의 기존 행동 등을 종합적으로 보면 위헌성을 판단할 수 있다.”(법무부 측 참고인) “민주적 기본질서를 제거하려는 정당의 의도와 폭력을 행사하거나 이를 선동하는 등 구체적인 위험을 유발해야 해산 요건이 충족된다고 볼 수 있다. 단순한 강령 문구 등으로는 위헌성을 입증할 수 없다.”(통합진보당 측 참고인) 18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진보당 해산 심판 및 활동 정지 가처분 사건의 두 번째 변론에서는 양측이 내세운 참고인들이 ‘대리전’ 공방을 벌였다. 이날 변론에서는 진보당의 활동 등이 정당 해산 요건에 해당하는지와 진보당 강령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는지가 쟁점이 됐다. 지난 17일 수원지법이 RO(혁명조직)의 실체 및 위헌성을 인정함에 따라 법무부 측은 “이석기 진보당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 등 은폐된 당의 목표가 드러난 활동 등을 보면 진보당은 위헌 정당”이라며 진보당을 압박했다. 이에 진보당 측은 “당원의 행위를 정당 전체의 행위로 규정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주장이 아닌 사실관계 입증이 필요하다”고 방어에 나섰다. 법무부 측 참고인으로 나선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는 “진보당은 계급주의, 사회주의적 색채를 지닌 정당”이라며 “강령에 적시된 코리아 연방제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반한 데다 북한이 주장하는 방식과 유사하다”고 전제했다. 이어 “이 의원의 당원 자격을 정지하지 않고 오히려 지원하는 것은 우리나라 법질서를 수용하지 않는다는 의심이 들게 한다”면서 “북한과 대치하는 상황에서 위협이 현실화된 뒤 해산 심판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드러난 강령 외에 당 간부들이 법치주의를 부인하고 당원들이 계급투쟁적 성격을 갖는 활동을 했는지를 검토한 뒤 진보당이 폭력 혁명 등을 시도했다면 당연히 해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진보당 측 참고인들은 정당 해산은 보다 엄격한 기준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맞섰다. 정태호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당 해산은 예방적 차원으로 이뤄져서는 안 되고 구체적인 위협성을 검토해야 한다”면서 “헌재가 진보당 해산을 결정하면 사상 공세가 심각한 현실에서 진보 정당의 운신 폭이 좁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기춘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법무부의 주장은 사실관계가 입증되지 않았고 진보당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는가에 대한 입증도 없다”면서 “정당 해산 제도는 정당의 존속을 보장하기 위한 의미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관용과 국민의 기본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원칙에 따라 심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과 관련해서는 “당원의 행위가 곧 정당 전체의 행위라고 볼 수 없다. 정당 자체의 자정 가능성이 없을 때 최후의 수단으로 정당 해산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이어 “정당에 대한 선택은 국가가 과도하게 나설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판단에 맡겨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다음 변론에서는 진보당 강령 중 북한 관련 부분에 대해 참고인 진술을 듣기로 했다. 3차 변론은 다음 달 11일에 열린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검찰 “남한체제 전복 의도” vs 변호인단 “국정원의 정치이벤트”

    검찰 “남한체제 전복 의도” vs 변호인단 “국정원의 정치이벤트”

    검찰이 내란 음모 등의 혐의로 기소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등 피고인 7명에게 3일 중형을 구형한 것은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고 국가 존립에 해를 끼치는 세력에 대해 장기간 사회 격리가 필요하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 의원은 국회의원임에도 헌법적 가치를 부정하면서 폭동을 주도하고 직분을 내세워 각종 국가 기밀을 빼내려 한 점에 죄를 묻지 않을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그러나 최고 45년형까지 구형할 수 있는데도 이를 절반으로 내린 것을 두고 검찰이 혐의 입증에 자신이 없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검찰은 이날 2시간 30분에 걸쳐 이 피고인 등의 내란 선동과 음모, 이적 동조 등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사실, 법률 적용 및 정상 관계 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특히 헌정 사상 처음으로 청구된 정당 해산 심판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게 될 내란 음모 혐의 부분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검찰은 “이 의원 등 130명이 ‘RO’라는 비밀 조직에 몸담고 전시에 남한 체제를 전복하기 위해 인명 살상과 후방 교란을 모의했다”고 지적했다. 정신이상자에 의해 시민 120여명이 사망한 대구 지하철 방화 사건을 예로 들며 “기간시설은 마비될 경우 안보와 국민 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초래하는데도 피고인은 자신의 계획이 실행될 경우 무수한 희생을 예상하면서도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또 피고인 모두를 겨냥해 “피고인들이 속한 RO와 같은 지하혁명조직은 적발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이러한 조직이 얼마나 더 있을지조차 알 수 없지만 이 사건을 통해 체제 위협 세력에 엄중한 경고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최후진술을 통해 혐의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국정원이 제공한 온갖 ‘카더라’식 소설을 대대적으로 받아쓴 언론의 여론재판(마녀사냥)이 저를 결국 의사당에서 끌어내어 이 자리에 서도록 했다”며 “저를 둘러싼 일련의 사건들은 나 한 사람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진보진영의 중심이라고 할 통합진보당을 겨냥한 것”이라고 말했다. 변호인단도 최후 의견진술을 통해 “이번 사건은 대선 개입 의혹으로 수세에 몰린 국정원이 국면전환을 위해 조작한 ‘정치이벤트’”라고 규정했다. 판결은 오는 18일 열리는 헌재의 진보당 해산 심판 심리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재판부의 판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재판 장면이 10여분간 언론에 공개된 것은 ‘사건이 갖는 역사적 의미가 커 자료로 남겨둘 필요가 있다’는 변호인단 의견을 재판부가 수용한 데 따른 것이다. 한편 민현주 새누리당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중형이 구형된 것은 헌법 질서 준수를 통한 국가 정체성 확립의 중요성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허영일 민주당 부대변인은 서면 논평을 통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가감 없이 규명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진보당 관계자들은 수원지법 앞에서 ‘내란 음모 조작 사건 검찰 구형 규탄 기자회견’을 가졌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국회 못 간 정당도 후보 낼 수 있다

    국회의원 선거에 참여해 의석을 얻지 못하고 유효투표 총수의 2% 이상을 득표하지 못한 정당의 등록을 취소하도록 한 현행 정당법 조항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8일 정당법 44조 1항 3호와 41조 4항은 위헌이라는 녹색당과 청년당, 진보신당 등의 신청을 받아들여 서울행정법원이 제청한 위헌법률심판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했다. 이에 따라 오는 6월 4일 지방선거부터 녹색당 등의 이름으로 후보를 낼 수 있고 총선에서 2% 미만으로 득표했더라도 정당 등록을 유지하게 된다. 헌재는 “정당 등록 취소는 정당의 존속 자체를 박탈해 모든 형태의 정당 활동을 불가능하게 하므로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어긋난다”면서 “해당 조항은 대통령 선거나 지방선거에서 아무리 좋은 성과를 올리더라도 국회의원 선거에서 일정 수준의 지지를 얻는 데 실패하면 등록이 취소될 수밖에 없어 불합리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번 결정은 국회의원 선거에서 원내 진출에 실패한 정당이라도 실질적으로 국민의 정치적 의사 형성에 참여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 한 그 정당에 대한 등록 취소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녹색당 등은 2012년 4·11 총선에서 의석을 얻지 못하고 2% 이상 득표도 하지 못해 법에 따라 정당 등록이 취소되자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내면서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黃 “진보당 해산, 국가 수호에 불가피”…李 “민주주의 급격 후퇴 극명한 사례”

    黃 “진보당 해산, 국가 수호에 불가피”…李 “민주주의 급격 후퇴 극명한 사례”

    “통합진보당은 헌법상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는 위헌 정당이다. 정당 해산 심판 청구는 대한민국의 헌법과 국가 안위를 수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 “민주주의의 급격한 후퇴를 극명하게 보여 주는 사건이다. 정부의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청구는 헌법 정신에 위배된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 28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진보당 해산 심판 및 활동정지 가처분 사건의 첫 변론에서 황 장관과 이 대표의 팽팽한 설전이 오갔다. 사상 처음으로 정부 대표 자격으로 변론에 나선 황 장관은 “진보당의 최고 이념인 ‘진보적 민주주의’와 강령의 구체적 내용은 현 정권을 타도하고, 북한과 연방제 통일을 이루겠다는 것”이라면서 “이는 곧 북한식 사회주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변론을 시작했다. 황 장관은 “특히 진보당 핵심 세력인 RO(혁명조직)는 북한의 대남혁명전략에 따라 내란을 음모해 대한민국 파괴·전복을 시도했다”면서 “반국가 활동 전력자들을 당 요직에 배치해 반국가 활동을 도모하고 있다”며 북한과의 연계성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황 장관에 앞서 정부 측 대리인으로 나선 정점식 법무부 위헌정당·단체 관련 대책 태스크포스(TF) 팀장은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 등 북한의 도발 사건 등이 담긴 동영상을 법정에서 상영하기도 했다. 황 장관은 동영상 내용을 언급하면서 “진보당은 이러한 북한의 반국가적, 반민주적, 반인권적 행태에 대해 비판하거나 반대의 뜻을 나타낸 적이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황 장관은 재판부에 “진보당에 대한 해산과 그 소속 국회의원에 대한 의원직 상실 및 정당활동 정지 결정을 내려 달라”고 요구했다. 이 대표는 “진보당이 추구해 온 것은 실질적인 국민주권 실현”이라면서 강력히 반박했다. 이 대표는 “이번 정당 해산 청구는 민주주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독재”라면서 “왜곡을 거듭하는 정부의 태도는 ‘나에게 한 문장만 달라. 그러면 누구도 범죄자로 만들 수 있다’고 말한 나치의 요제프 괴벨스 태도와 같다”고 말했다. 이어 법무부 측이 주장하는 진보당의 목적과 활동, 조직의 위헌성에 대해서는 “법무부 측의 증거 상당수는 당과 무관한 개인의 활동 자료이거나 관련 형사사건에서 위법하게 수집한 것으로 증거에서 배제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정부는 진보당이 북의 지령에 따라 강령을 개정했다고 주장하지만, 누구를 통해 당에 지령이 전달됐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 자인했다”면서 “엄밀한 증거조사를 통해 정부 주장의 왜곡과 과장이 법정에서 드러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보당 측 대리인으로 나선 김선수 변호사도 이번 사건의 절차적 하자를 지적하면서 지원 사격에 나섰다. 김 변호사는 재판부가 이날 변론기일을 연 것을 염두에 둔 듯 “사건의 중요성과 자료의 방대함 등에 비춰 무언가에 쫓기듯 졸속적인 심리가 이뤄져 피청구인의 방어권을 제대로 보장하지 못하는 등 절차적 공정성에 흠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진보당이 헌재 심판절차에서 민사소송법을 준용하도록 규정한 헌법재판소법 40조 1항 등에 대해 헌법소원을 낸 것을 고려해 헌법소원 사건 결정을 먼저 한 뒤 정당해산 사건의 증거 채택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2차 변론은 다음 달 18일 오후 2시에 열린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집행유예자도 투표할 수 있다

    헌법재판소가 집행유예 기간이 만료되지 않은 사람의 선거권을 제한하는 공직선거법 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수형자와 가석방 중인 사람에게 선거권을 제한하는 조항에 대해서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투표권자 수가 11만 5000여명 늘어나 오는 6·4 지방선거 판도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헌재는 28일 공직선거법 제18조 제1항 제2호가 수형자 등의 선거권을 과도하게 제한해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며 구모씨 등이 낸 헌법소원 가운데 집행유예자의 선거권을 제한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했다. 헌재는 “범죄자의 선거권을 제한할 필요가 있더라도 저지른 범죄의 경중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모두의 선거권을 제한하는 것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어긋난다”면서 “집행유예자는 교정시설에 구금되지 않고 일반인과 동일한 사회생활을 하고 있어 이들의 선거권을 제한해야 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밝혔다. 수형자와 가석방 중인 사람의 선거권을 제한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려 2016년 1월 1일부터 효력을 상실하도록 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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