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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호사 vs 법·변·세 연합군 ‘밥그릇 쟁탈전’

    변호사 vs 법·변·세 연합군 ‘밥그릇 쟁탈전’

    변호사 업계와 법무사·변리사·세무사 등 비(非)변호사 업계 간 갈등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로스쿨 도입으로 변호사가 2만명에 가까워지면서 변호사 업계의 내부 경쟁이 격화된 가운데 업무가 겹치는 관련 전문 업계와의 영역 싸움이 치열해진 결과다. 특히 변호사 증가로 시장을 잠식당할 위기에 놓인 변리사와 세무사 업계가 전면전을 선포한 양상이다. 이들은 최근 변호사에게 변리사와 세무사 자격을 자동으로 부여하는 변리사법과 세무사법을 개정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그동안 변호사 업계는 업무 영역 확대를 위해 전방위 노력을 기울여 왔다. 변호사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던 하창우(61·사법연수원 7기) 변호사가 올 1월 제48대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에 당선되면서 업계의 변화가 예견됐지만 당초 전망 이상의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반발과 잡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 당장 변협은 법리 관련 실무를 다루는 법무사와 변리사, 세무사회와 이권을 둘러싸고 다투고 있다. 법무사 단체와는 국회가 추진하고 있는 법안을, 변리사·세무사 단체와는 현행 법 조항을 두고 대립하고 있다. 모두 변호사와 해당 직무 종사자의 ‘밥그릇’이 걸려 있다는 게 공통점이다. 변협과 대한법무사협회는 새누리당 홍일표 의원이 발의한 ‘민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두고 설전을 이어 오고 있다. 이 법률안은 ‘대법원의 민사소송 사건은 소송 대리인으로 변호사를 필수적으로 선임하도록 하고, 변호사를 선임하지 못하는 사람은 국선변호사를 선임한다’는 게 뼈대다. 민사소송은 변호사에 비해 선임 비용이 저렴한 법무사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변호사들은 이 법안을 반기는 반면 법무사협회는 국민의 소송 비용 증가 등을 주요 내용으로 공청회와 거리 홍보전을 진행하는 등 집단 반발하고 있다. 변리사와 세무사들은 법무사들보다 다급한 처지다. 현행 변리사법과 세무사법의 각각 제3조는 변호사가 등록만 하면 해당 자격을 부여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변리사회는 지난 6일부터 변리사법 제3조를 폐지하는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국회에서는 한국세무사회의 청원에 따른 세무사법 제3조 폐지를 골자로 한 세무사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변협 관계자는 이에 대해 “변리사나 세무사 등은 원래 변호사의 고유 영역이지만 과거 변호사가 부족했던 시절 특정 영역의 문턱을 낮춰 줬던 것에 불과하다”면서 “지금은 로스쿨에서 특성화 교육을 받은 변호사들이 배출되고 있어 별도 제도가 불필요하고, 대법원 상고심에 변호사 선임을 강제하더라도 법무사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변호사 업계는 가장 버거운 상대인 대법원과도 대립하고 있다. 포문은 변협이 열었다. 변협은 지난 3월 퇴임한 차한성 전 대법관의 변호사 개업 신고서를 반려한 데 이어 박상옥 당시 대법관 후보자에게 대법관 재직 뒤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요청했다. 법조계의 고질적인 폐단으로 꼽히는 전관예우를 막겠다는 취지였다. 사법부에서는 “법적 근거도 없이 직업 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4개월 뒤 대법원의 반격이 나왔다. 지난달 23일 대법원은 대법관 13명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를 열고 형사사건에서 변호사들이 의뢰인과 맺는 성공 보수를 무효화했다. 대법원 역시 전관예우 근절과 연고주의 타파 등을 판결 배경으로 꼽았지만 변협에 대한 ‘괘씸죄’가 반영된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서울 지역의 한 판사는 “당초 해당 사건은 사회적으로 새로운 기준을 만드는 전원합의체에 회부될 정도의 사안이 아니었지만 변협의 최근 행보에 부정적이었던 대법원의 의중이 반영됐다”고 귀띔했다. 변협은 대법원 판결에 불복, 해당 재판 결과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청구했지만 헌재는 법률이 아닌 재판 결과는 헌법소원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오영근 한양대 로스쿨 교수는 “변협 등 각종 단체의 찬반 논리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지만 정작 법률 서비스 소비자인 국민의 입장이 빠져 있다”면서 “법조계 단체라도 그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서는 입법 청원을 통할 수밖에 없는 만큼 국회에서 특정 단체가 아닌 국민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도록 잘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헌재 “대선 예비후보 등록 기탁금 합헌”

    대통령 선거에 예비후보자로 등록하려면 6000만원을 기탁금으로 내도록 하는 공직선거법 관련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선거 등에 예비후보로 등록하려면 선거 기탁금의 20%를 관할 선거구 선거관리위원회에 내도록 한 공직선거법 60조 2항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에서 재판관 6(합헌)대 3(위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14일 밝혔다. 대통령 선거는 기탁금이 3억원이며 예비후보 등록 시 6000만원을 납부해야 한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예비후보자 기탁금 제도가 예비후보자들의 난립을 방지하고 책임성과 성실성을 담보하는 취지로, 대통령선거는 진지하지 않은 예비후보자들이 선거에 나올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른 폐해가 심각하다”고 판시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독해진 몰카 범죄… 처벌은 더 약해지나

    독해진 몰카 범죄… 처벌은 더 약해지나

    여성의 주요 신체 부위를 몰래 촬영하는 ‘몰래카메라 범죄’가 해마다 늘고 있는 가운데 몰카 범죄자 처벌을 완화하는 취지의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몰카 범죄자를 일반 성범죄자와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게 헌법재판관들의 판단이지만 헌재가 몰카 범죄를 단순 경범죄 수준으로 보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헌재는 성범죄 혐의가 확정된 사람의 신상정보를 국가가 20년간 보존, 관리하도록 한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45조 1항’에 대해 재판관 7(헌법 불합치) 대 2(위헌) 의견으로 헌법 불합치 결정을 했다고 11일 밝혔다. 헌법 불합치는 해당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만 사회적 혼란을 막기 위해 법 개정 때까지 그 효력을 인정하는 결정을 말한다. 법무부는 2016년 12월 31일까지 해당 조항을 개정해야 한다. 성폭력 특례법에는 성범죄에 따른 신상정보 등록 대상자를 정한 ‘등록규정’(제42조 1항)이 있고 해당 정보를 20년간 보존, 관리토록 한 ‘관리규정’(제45조 1항)이 있다. 두 법 조항은 여성의 신체 부위를 몰래 찍거나 찍으려다 기소된 이모씨 등 5명이 “죄질을 가리지 않고 모든 성범죄자에게 동일한 규정을 적용하는 것은 평등권과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내면서 헌재의 판단을 받게 됐다. 청구인인 이씨는 서울의 한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에서 앞서 올라가는 여성의 치마 속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등 97회에 걸쳐 같은 범죄 행위를 반복했고 PC방 화장실에 스마트폰을 설치한 혐의가 확정됐다. 전체 성범죄에서 차지하는 몰카 범죄 비중은 2012년 10.5%에서 지난해 22.4%로 두배 넘게 불었다. 헌재는 성범죄의 재범 위험성이 범죄 종류나 등록 대상자의 특성에 따라 다른 만큼 등록 기간을 차등화해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제한을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특히 교화 가능성이 있는 소년범에게도 같은 규정을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몰카 범죄자도 신상정보 등록 대상에 포함한 이 법 등록규정에 대해서는 재판관 5(합헌) 대 2(위헌) 대 2(헌법 불합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이번 헌재의 결정에 대해 여성·청소년 인권단체 등을 중심으로 ‘성범죄를 가볍게 취급한 보수적 결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청소년 성폭력 상담소를 운영 중인 시민단체 ‘탁틴내일’의 이현숙 대표는 “몰카 범죄는 피해자에게 신체 위해를 직접 가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경범죄로 취급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피해자가 범죄 사실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일어나고, 몰카 사진이나 동영상이 인터넷 등에 공개되면 그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진다”고 지적했다. 김보람 여성변호사회 변호사는 “인터넷에는 몰카 사진을 공유하는 사이트들도 있고 그에 따른 범죄 피해가 심각한데 이를 타 성범죄보다 경미하다고 보는 시각에 대해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열린세상] 금연구역 추가 정비 필요하다/김현호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기획실장

    [열린세상] 금연구역 추가 정비 필요하다/김현호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기획실장

    여름의 절정이라 그런지 날씨가 후덥지근하다. 불쾌지수가 높아질 수 있는 이즈음이다. 엊그제 아이와 함께 마을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낯선 두 사람이 담배에 불을 붙였다. 곁에 있던 아이와 함께 엉겁결에 담배 연기를 마실 수밖에 없었다. ‘생’담배 연기를 맡기가 싫어서 아이와 함께 자리를 슬쩍 피하고 말았다. 물론 이런 현상이 예전보다 많이 줄어들고 있기는 하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버스 정류소 등에서의 흡연을 자제하고 있고, 흡연에 대해 사회적으로 관대했던 분위기가 바뀌어 간접흡연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제도가 속속 정비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연시설이나 금연구역도 증가하고 있다. 무엇보다 1995년 국민건강증진법이 제정되면서 금연구역을 설치할 수 있게 된 이유가 크다. 2004년 금연구역 지정을 두고 사생활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위헌 소송까지 있었다. 헌재는 흡연권은 개인의 행복추구와 사생활의 자유를 중심으로 하는 것이고 혐연권은 여기에 더해 개인의 생명권에까지 연결되는 가치이므로 혐연권이 흡연권보다 상위의 기본권이라고 보았다. 상위 기본권 우선의 원칙에 따라 하위 기본권이 제한될 수 있으므로 흡연권은 혐연권을 침해하지 않는 한에서 인정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국민의 건강인 공익이 제한되는 사익의 흡연권보다 크기 때문에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않아서 합헌이라는 것이었다. 2012년 12월 면적 150㎡ 이상의 음식점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다시 올 초부터 면적에 관계없이 모든 업소로 금연구역이 확대됐다. 또 국민건강증진법은 금연구역 지정의 권한이 지방자치단체에 있음을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자체에서는 간접흡연을 금지하는 조례 설치를 통해 대로변, 광장, 특화거리 등 길거리 금연구역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 결과 전국의 금연구역(2014년 6월 말 기준)이 61만 5381곳에 지정돼 있으며 그 가운데 음식점이 16만 3992곳으로 가장 많다. 서울에는 1만 2141곳의 금연구역이 있다. 문제는 대중이 많이 이용하는 장소가 아직도 금연구역으로 지정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마을버스 정류소가 대표적이다. 상당수 지자체는 아직까지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고 있지 않다. 이런 곳의 금연구역 확대는 지자체의 재량이라서 이를 시행하는 지자체에 대해서는 적정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평가를 통해 우수 지자체를 시상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물론 이렇게 해도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금연구역이 확대되더라도 흡연자들이 이면도로나 흡연 규제가 없는 곳으로 몰리면 비흡연자의 간접흡연 가능성은 오히려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연구역이 늘어나는데 간접흡연이 늘어나는 역설이다. 서울 사당사거리를 두고 관악구 정류소 도로변은 금연구역으로 지정됐지만 동작구 지역 정류소는 그렇지 못해 흡연자들이 동작구로 몰려들었던 사례도 있다. 반대로 흡연자들의 불만도 높다. 금연구역만 늘리고 흡연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고, 설령 그것이 있다 하더라도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본의 삿포로처럼 도시 전역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고 역사 내의 특정한 공간에만 흡연공간을 설치하는 방법도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처방은 너무 극단적이다. 대신 적정한 흡연구역을 지역 여러 곳에 설치하는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분리형 금연정책이 훨씬 실효성이 클 것이다. 흡연구역 확보가 흡연자들에게는 맘 편하게 흡연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할 뿐 아니라 비흡연자들에게는 간접흡연을 피할 수 있는 상생 전략이 되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도 이 점에 착안하고 있다. 싱가포르도 흡연구역을 따로 정해 두고 그 외 지역에서의 흡연을 엄격히 처벌하고 있다. 흡연구역을 금연 홍보 장소로 이용하고 있기도 하다. 흡연구역을 죽어서 들어가는 관 모양으로 표기해 흡연의 위험을 알려 주고 있는 것이다. 이탈리아, 프랑스도 이와 비슷하다. 이제 보다 많은 수를 차지하는 비흡연자의 생명 보호 권리를 확대하는 차원에서 마을버스 정류소, 택시 승강장 등까지 금연구역을 확대하되 흡연이라는 개인의 기호도 존중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흡연 공간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
  • “선거 표현자유보다 비방규제 중요”… 선관위와 의견 다른 憲裁

    인터넷 실명제 자체는 헌법에 위배되지만 선거 기간 중 한시적 적용은 가능하다는 게 30일 헌법재판소 판단의 핵심이다. 2010년 선거 관련 인터넷 실명제에 대한 첫 번째 판단 당시에 비해 ‘위헌’ 의견을 낸 재판관이 2명에서 4명으로 늘었지만, 전체적으로는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보다는 흑색선전·허위사실 유포 방지 등 규제가 더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선거 관련 인터넷 실명제는 이미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국회에 ‘폐지’ 의견을 냈고, 국회에서도 법 개정이 진행 중이지만 헌재의 합헌 결정으로 일단 효력은 유지하게 됐다. 2010년 헌재는 재판관 7대2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당시 김종대·송두환 재판관은 “해당 법률 조항은 의사 표현 자체를 위축시켜 민주주의 근간을 이루는 자유로운 여론 형성을 방해하며 유익한 익명 표현까지 사전적·포괄적으로 규제해 오히려 선거의 공정이라는 입법 목적 달성에 장애가 된다”고 했다. 헌재는 이날 두 번째 판단에서도 같은 결론을 냈지만 2012년 정보통신망법상 인터넷 실명제가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폐기된 만큼 더 많은 반대 의견이 나왔다. 이정미·김이수·이진성·강일원 재판관은 적어도 선거 운동 기간만큼은 국민의 정치적 의사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할 필요가 있다며 위헌 입장을 제시했다. 정치적 의사표현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핵심 기간인 선거 운동 기간에 익명 의사 표현을 불가능하게 해 선거의 공정성을 해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인터넷 선거 범죄에 대해서는 여러 제재 수단이 마련돼 있는데도 수사 편의와 선거 관리의 효율성에만 치우쳐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용석 딴지일보 편집장은 이날 “우리나라 정치 현실이 자기표현을 자유롭게 해도 보복을 당하지 않을 상황이라면 실명제를 실시해도 되지만 지금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헌재 결정에 아쉬움을 표했다. 반면 다음카카오는 “헌재 결정을 존중한다”고 했다. 네티즌 사이에서는 찬반이 엇갈렸다. 한 네티즌은 “헌재 결정은 앞으로도 선거 기간에 여론을 통제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네티즌은 “근거 없는 정보 살포는 선거에서 없어야 하기 때문에 인터넷 실명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헌재 “선거기간 인터넷 실명제 합헌”

    선거운동 기간 중 언론사 홈페이지 등에 후보자나 정당에 대한 글을 올릴 때 실명을 확인하도록 규정한 ‘공직선거법상 인터넷 실명제’가 앞으로도 계속 유지된다. 정보통신망법상 인터넷 실명제(제한적 본인 확인제)가 2012년 8월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사라지며 선거 관련 인터넷 실명제도 위헌 결정이 예상됐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헌재는 30일 선거 관련 인터넷 실명제를 규정한 공직선거법 제82조의 6항에 대해 재판관 5(합헌) 대 4(위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위헌 의견은 헌재가 2010년 이 조항에 대해 첫 판단을 내렸을 때의 2명보다는 늘었다. 헌재는 “선거운동 기간 인터넷 언론사 게시판 등을 통해 흑색선전이나 허위사실이 유포될 경우 언론사 공신력과 지명도에 기초해 광범위하고 신속한 정보 왜곡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 “선거 공정성 확보를 위해 해당 조항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또 “실명 확인에 별다른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지 않고, 실명 확인 후에도 글쓴 사람의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이 조항이 정치적 익명 표현의 자유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인터넷신문 ‘딴지일보’ 운영자 김어준(47)씨 등과 다음커뮤니케이션(현 다음카카오)은 인터넷 홈페이지에 익명 댓글창을 유지하고, 토론 게시판인 ‘아고라’를 비실명으로 운영했다는 이유로 각각 900만원과 100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자 “표현의 자유를 억제해 자유로운 여론 형성을 방해하고 있다”며 2012~2013년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헌재 “천수만 상펄어장 나눠 가져야”…홍성-태안 관할권 5년 다툼 마무리

    헌재 “천수만 상펄어장 나눠 가져야”…홍성-태안 관할권 5년 다툼 마무리

    서해 죽도 인근의 상펄어장을 둘러싼 충남 홍성군과 태안군의 다툼이 두 지자체가 해역을 나눠 갖는 것으로 5년 만에 마무리됐다. 헌법재판소는 30일 홍성군이 태안군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 심판에서 재판관 6대3 의견으로 헌재가 제시한 기준에 따라 해역을 나누라는 결정을 내렸다. 홍성군과 태안군을 남북으로 가르는 천수만 중간 지점에 있는 죽도는 원래 서산군 안면읍 죽도리 소재였다. 그러나 1989년 서산군에서 태안군이 분리되면서 홍성군 서부면 죽도리로 관할이 변경됐다. 태안군은 그간 줄곧 해오던 대로 주민들에게 죽도 인근 상펄어장의 어업면허를 내줬다. 그러나 홍성군은 죽도가 홍성군 관할로 변경됐다면 이 일대 해역도 홍성군 관할이기 때문에 태안군이 이곳에 어업면허를 내줘서는 안 된다고 반발하며 2010년 5월 권한쟁의 심판을 냈다. 헌재는 “등거리 중간선 원칙을 기본으로 하되 관련법의 현황과 연혁적인 상황, 행정권한의 행사 내용, 사무 처리의 실상, 주민의 사회·경제적 편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합리적이고 공평하게 해상 경계를 나눠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펄어장을 중심으로 바다 위에 두 지점을 찍은 뒤 이를 기준으로 오른쪽은 홍성군, 왼쪽은 태안군 관할이라고 결정했다. 그동안 홍성군은 지자체가 해상에 대해서도 관할권을 가진다는 입장이지만, 태안군은 바다에 대한 지자체의 관할권은 없다며 맞서왔다. 헌재는 2011년 4월 공개변론을 열었지만 이후 재판관들이 대거 교체되며 올해 4월 재차 공개변론을 열었다. 앞서 3월 말에는 주심인 서기석 재판관이 현장을 찾아 검증을 벌이기도 했다. 2004년 헌재는 충남 당진군·경기 평택시 사건에서는 바다에 대해서도 지방자치단체의 권한이 존재하고, 그 경계는 국립지리원의 도면상 해상 경계선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10여년간 해상 경계 분쟁이 이어지며 도면상 해상 경계선이 갖는 법적 효력에 대한 논란도 많았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변협 ‘성공보수 무효’ 헌법소원 청구…“대법원 판결 헌법 위반”

    변협 ‘성공보수 무효’ 헌법소원 청구…“대법원 판결 헌법 위반”

    ‘변헙 성공보수 무효 헌법소원’ 변헙이 ‘성공보수 무효’ 판결에 대해 헌법소원을 냈다. 대한변협은 27일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 대상에서 제외한 헌법재판소법 68조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을 이날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대한변협은 성명서에서 “모든 성공보수 약정을 획일적으로 무효로 선언한 이번 대법원 판결은 계약 체결의 자유 및 평등권을 위반한 것”이라며 “이런 위헌적 판결을 바로잡는 방법은 헌재가 심판을 하는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위헌성이 있는 판결에 대해 헌법소원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헌재가 위헌 법률은 통제하면서 법률 아래에 있는 위헌적인 판결은 통제할 수 없는 불합리한 결과가 된다”고 강조했다. 현행 헌법재판소법은 헌법소원을 청구할 대상을 규정하며 ‘법원의 재판을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한변협은 이 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받아내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헌법소원을 내겠다는 계획이다. 대한변협은 또 “형사사건 성공보수 약정을 전부 무효로 할 경우 착수금을 지급할 능력이 없어 판결을 선고받은 후 성공보수를 지급할 수밖에 없는 국민은 변호사를 선임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성공보수 약정은 돈 없는 서민을 위해 필요한 경우도 있다”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툭하면 관할권 송사 담 쌓는 이웃 지자체

    툭하면 관할권 송사 담 쌓는 이웃 지자체

    ‘이웃 사촌’은 이제는 옛말이다. 인접한 지방자치단체끼리 관할권을 놓고 벌이는 송사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최근 경남 남해군과 전남 여수시가 세존도와 금오도 사이에 있는 ‘멸치 황금어장’을 놓고 벌이는 분쟁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대법원이 전라남도 쪽에 유리한 해상경계를 확정하자 경남 어민들은 어선 수백척을 동원해 해상 시위를 벌였다. 경상남도는 다음달 헌법재판소에 해상경계를 제대로 만들어 달라는 권한쟁의 심판 청구를 할 방침이다. 26일 헌재에 따르면 현재 제기된 권한쟁의 심판 86건 중 지자체 분쟁이 17건에 달했다. 권한쟁의 심판은 국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사이에 다툼이 생긴 경우 헌법 해석을 통해 분쟁을 해결하는 제도다. 충남 홍성군과 태안군은 죽도 인근 해역 관할권을 두고 5년째 헌재 심리를 받고 있다. 헌재는 두 차례 공개변론을 열고, 최근 주심 재판관이 현장 검증까지 했다. 하지만 헌재 결정에 따라 어느 한 쪽은 어업 활동에 타격을 받게 돼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남 고성군과 사천시는 삼천포 화력 발전소 부지 관할권을 두고 대립 중이다. 한국전력이 1984년 공유수면을 매립해 만든 부지는 이듬해부터 고성군이 관리해 왔지만, 사천시는 지난 2월 해상경계선으로 보면 일부는 사천시 관할이라고 주장하며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다. 제주도와 전남 완도군도 무인도인 사수도(장수도)의 관할권을 놓고 법적 다툼을 벌였다. 2005년 제기된 이 권한쟁의는 2008년 헌재가 1945년 기준으로 제주도 지정공고에만 사수도가 등록되어 있다며 제주도 부속섬으로 인정하면서 일단락됐다. 관할권 다툼은 대법원으로 불똥이 튀기도 한다. 경기 평택시와 충남 당진시는 평택·당진항 매립지 관할권 문제로 대립하고 있다. 2000년 당진시가 권한쟁의 심판 청구를 냈고, 2004년 헌재는 당진시의 손을 들어줬다. 그런데 2009년 매립지 관할 결정 주체가 행정자치부 장관으로 바뀌자 평택시는 중앙분쟁조정위원회에 관할조정을 신청했다. 올해 4월 조정위가 평택시 관할권을 인정하자 당진시는 이를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대법원에 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믿음이 키웠다… 2억명 ‘국경 없는 금융국가’

    믿음이 키웠다… 2억명 ‘국경 없는 금융국가’

    지난 11일(현지 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19세기 중반 금광 도시로 이름을 날렸던 미국 중서부의 고산 도시에 65개국에서 3150명이 모여들었다. 1년에 한 번 전 세계를 돌며 열리는 ‘세계신협협의회’(WOCCU, 이하 워큐)에 참석한 신협 조합원들이다. 이날 개막식에서 기조 연설에 나섰던 브라이언 브랜치 워큐 사무총장의 발언은 신협의 단면을 잘 보여준다. “어제 워큐에 참석하기 위해 덴버를 찾은 한 조합원을 만났습니다. 이 사람은 독일 국적이지만 일본에서 태어나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자랐다고 합니다. 국적을 초월해 전 세계인들이 한곳에 모인 ‘빅 자이언트 멜팅 포트’(Big giant melting pot, 거대한 인종 용광로)가 바로 신협이죠.” 실제 워큐는 전 세계 105개국에서 5만 7480개의 신협 조합이 가입돼 있는 대규모 국제 조직이다. 조합원 수 2억 1737만명에 총자산만 1조 7929억 달러(한화 약 1950조원)다. 국적과 피부색은 달라도 신용협동조합(Credit Union) 정신으로 똘똘 뭉친 인구 2억명의 ‘금융 네이션’이다. ●세계신협협의회, 전 세계 5만 7480개 조합 가입 전 세계 신협 운동의 뿌리는 18세기 중반 영국의 산업혁명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자본주의 초기의 공업화 과정에서 불거지는 빈부 격차, 열악한 노동환경, 지배계급 횡포 등을 극복하기 위해 노동자들 스스로 ‘상호 부조 원칙’에 따라 설립한 조직이 바로 신협이다. 근대 협동조합의 효시라 할 수 있는 영국 로치데일협동조합은 28명의 노동자가 1파운드씩 출연해 28파운드의 자본금으로 출발했다. 조합원의 의식주를 해결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 식료품과 의료품 구매를 위한 점포를 만들고 주택을 건설했다. 일자리가 없는 조합원들을 위해선 토지를 사들여 경작하게 했다. 한국의 신협운동은 1960년 태동했다. 그해 5월 메리 가브리엘라 수녀가 부산에서 국내 최초인 성가신협을 설립했고, 6월에 장대익 신부가 서울에 가톨릭중앙신협을 세웠다. 한국전쟁 이후 폐허가 된 판자촌에서 빈민들을 구제하기 위해 시작된 자립운동이 바로 한국신협운동의 출발점이다. 55년이 흘러 한국 신협은 올 6월 말 현재 913개 조합, 조합원 수 578만명, 총자산 63조 23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미국, 캐나다, 호주에 이어 세계 4위 수준이다. 전 세계 2억명의 신협 조합원들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신협 운영 원칙’은 시대와 국적을 초월해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 원칙은 ▲인종·국적·성·종교 및 정치적 이유로 차별하지 않으며 ▲모든 서비스는 조합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을 목표로 하고 ▲조합원과 지역사회 권익에 최대한 기여한다는 것 등이다. ●월가 탐욕에 지친 2030… 美 매년 200만명 가입 신협의 가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재조명받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차가운 상업은행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나는 계기가 됐죠. 월가 탐욕시위(2011년)는 대안금융에 대한 사람들의 갈증을 보여주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미국에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이메일, 온라인 공간을 통해 신협 운동을 접한 젊은 세대들이 신협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어요.” 브라이언 사무총장의 얘기다. 실제 미국에서는 해마다 20~30대를 중심으로 약 200만명의 신규 조합원이 유입되고 있다. 캐나다 밴쿠버에 위치한 ‘밴시티’(Van city) 신협은 신협이 추구하는 대안금융을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 곳이다. 밴시티는 밴쿠버가 속한 브리티시컬럼비아주를 기반으로 지점 49곳에 조합원 50여만명을 두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 규모가 186억 달러(약 21조 3000억원)로 캐나다 신협 중 최대 규모다. 태머라 브루먼 밴시티 최고경영자(CEO) 겸 전무는 “돈으로 좋은 일을 한다는 것, 다시 말하면 착한 수익을 창출하는 게 밴시티 신협의 핵심 가치”라고 말했다. ●밴시티, 계약직도 최저임금 2배 지급 ‘꿈의 직장’ 밴시티는 지난해부터 서민들을 위한 소액신용대출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캐나다 상업은행들은 긴급 생활자금이 필요한 저신용자들에게 소액 신용대출인 ‘페이데이 론’(Payday Loan)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일수’와 비슷한 개념이다. 무담보로 돈을 빌린 뒤 매일 이자를 갚아나가며 2주 안에 상환해야 한다. 2주 뒤 돈을 갚지 못하면 돈을 빌렸던 은행에 다시 수수료를 물고 돈을 또 빌려야 한다. 이렇게 ‘돌려 막기’를 하다보면 어느새 이자율은 연 600%로 치솟는다. 밴시티는 긴급한 자금이 필요한 조합원이 고금리 대출의 덫에 걸리지 않도록 1인당 2500달러(약 286만원) 한도로 연 19% 금리를 적용해 돈을 빌려준다. 대출 상환 기간도 2년으로 늘려 잡았다. 리차드 서레스 밴시티 마케팅 부사장은 “저신용자를 위한 소액신용대출 사업을 시작하면서 부실률을 걱정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대출심사 때) 심층면접을 통해 돈을 빌려주다 보니 일반 신용대출과 연체율에서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신협이 사회적 금융(관계형 금융)을 실천하기 때문에 리스크가 크지 않다는 얘기다. 1946년 출범한 밴시티는 캐나다 금융 역사상 선구적인 이정표를 여럿 세우며 금융산업 발전에도 기여했다. 캐나다에서 남성의 보증 없이도 여성에게 최초로 대출을 취급한 금융기관이 바로 밴시티이다. 직원들 복지를 위해 계약직에게도 캐나다 최저임금(시간당 10달러)보다 두 배나 많은 시간당 20달러 임금을 주고 있다. 이 때문에 밴시티는 ‘캐나다 대학생들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직장’으로 꼽힌다. ●반세기 거친 한국 신협 “서민금융 가치 되살릴 것” 우리나라 신협도 지난해 문철상 신협중앙회장 취임 이후 ‘신협 가치 회복’을 전면에 내세우며 변신을 꾀하고 있다. 성장 과정에서 무분별하게 시중은행과 경쟁하다가 몸집(자산)과 부실을 동시에 키웠던 과거에 대한 반성이다. 오는 9월 신협사회공헌재단에서 출시하는 ‘희망대출’(가칭)이 대표적인 자성의 산물이다. 이 상품은 서민 취약계층에 300만원의 재활자금을 무이자로 빌려준다. 재원은 신협 임직원 1만 400명이 지난해부터 매월 1만원씩 출연해 마련한 15억원이다. 앞으로 취약계층을 위한 ‘자립대출’(가칭)과 ‘자족적금’(가칭)도 선보일 예정이다. 예를 들어 자립대출의 경우 신협에서 취급하는 조합원 신용대출 금리가 연 7%라면 취약계층에는 3.5%만 적용한다. 나머지 이자 3.5%는 신협사회공헌재단에서 보전해줄 방침이다. 문 회장은 “(올해 55년째인) 한국 신협이 어느덧 반백년의 역사를 갖게 됐다”며 “새로운 50년은 수익을 조합원과 함께 나누며 서민금융의 든든한 지원군으로 자리매김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역사회 소외계층을 위해 몸을 낮추던 신협의 본래 가치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다. 덴버(미국)·밴쿠버(캐나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공무원 “민간인처럼 근로자의 날 휴무를” 헌소

    공무원들이 “근로자의 날이 관공서 공휴일로 인정되지 않는 것은 위헌”이라며 또다시 헌법소원을 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 소속 조합원 214명은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제2조’(대통령령)에 대한 위헌 확인 소송을 헌법재판소에 제기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소송에는 임용 후 처음으로 근로자의 날을 경험하며 기본권 침해 사실을 알게 됐다는 신임 공무원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소장에서 “해당 조항이 5월 1일 근로자의 날을 공휴일로 정하지 않아 헌법에 규정된 평등권,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관공서에서 근무하는 다른 민간 근로자들도 덩달아 쉬지 못하고 일을 해야 하는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2013년 5월 법원 공무원들은 같은 취지의 헌법소원을 냈고, 헌재는 지난 5월 “공무원과 일반 근로자는 직무 성격 차이로 인해 근로조건 및 법정 유급휴일을 정할 필요성이 다르다”며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단독] [대한민국 노블레스 오블리주] 법조계 직계비속 현역 비율 88%… 행정·입법부보단 높아

    [단독] [대한민국 노블레스 오블리주] 법조계 직계비속 현역 비율 88%… 행정·입법부보단 높아

    2006년 장관급 공직후보자 인사청문회제도가 도입된 이후 법무부 장관 후보자 본인과 자녀의 병역 문제는 의혹을 부른 단골 메뉴였다. 김성호 전 장관(차남 면제)과 정성진 전 장관(장·차남 면제), 김경한 전 장관(본인 면제 및 아들 보충역 복무), 권재진 전 장관(장남 산업기능요원 복무), 황교안 전 장관(현 국무총리·본인 면제 및 아들 병역 특혜 의혹) 등이 자녀의 병역을 둘러싼 각종 의혹 탓에 청문회장에서 진땀을 빼야 했다. 국내 사법기관에는 차관급(고등법원 부장판사·검사장급) 이상 공직자만 200여명 몰려 있는 만큼 병역 등 사회적 책무 수행에 대한 국민적 기대치가 높지만 청문회장 풍경이 보여 주듯 현실은 영 딴판이었다. 19일 병무청 등에 따르면 법무부, 각급 검찰과 법원, 헌법재판소, 법제처 등 사법·행정부의 법조기관 5곳에 속한 판검사 등 4급 이상 공직자 직계비속(아들·손자) 1479명의 현역 복무율(복무 중이거나 징병검사 결과 현역 판정을 받은 인원까지 포함)은 88.5%였다. 비슷한 연령대인 만 21~26세 전체 현역 복무율(90.9%·징병검사 당시 기준)을 밑도는 수치다. 다만 다른 중앙행정부처와 국회의원 등 입법부 소속 공직자의 직계비속 현역 복무율이 각각 84.6%, 83.2%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다소 높았다. 사법기관 내 공직자 중 차관급 이상의 직계비속 220명의 현역 복무율은 87.9%로 전체 평균보다 낮았다. 기관별로는 헌법재판소 4급 이상 공직자 직계비속의 현역 복무율이 83.3%로 가장 낮았다. 박한철 헌재소장 등 재판관 9명의 아들 8명(징병검사 대상자 제외) 전원이 현역 복무했거나 복무 중이었지만 헌재 내 다른 고위공직자 아들의 현역 복무율이 크게 떨어졌다. 법제처가 87.5%로 다음으로 낮았고 법무부 88.0%, 법원 88.7%, 검찰청 89.2% 순이었다. 직계비속의 면제율을 기준으로 보면 헌법재판소(8.3%)와 법무부(4.2%), 검찰청(4.1%), 법원(2.0%) 등의 순으로 높았다. 대를 이어 현역병으로 복무한 비율은 높지 않았다. 사법기관의 차관급 공직자 중 본인과 아들이 모두 현역 복무했거나 복무 중인 경우는 조용구 사법연수원장 부자 등 58.2%뿐이었다. 부자간 면제 사유에도 차이를 보였다. 병역면제 처분을 받은 차관급 법조 공직자 27명 가운데 김수남 대검찰청 차장 등 15명(55.6%)이 근시를 이유로 군 복무를 하지 않았고 생계곤란 1명(곽종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고령 1명(임정혁 법무연수원장)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직계비속의 경우 사구체신염(김진태 검찰총장 장남), 불안전성 대관절(우성만 대구고등법원장 차남), 궤양성 대장염(박홍우 대전고등법원장 장남) 등 다양한 이유로 군 면제 판정을 받았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국회선진화법 개정 힘 받나… 새누리, 의원 152명 찬성 확보

    새누리당이 17일 헌법재판소에 국회선진화법의 위헌성 여부에 대한 조속한 심리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당 소속 의원 160명 가운데 152명(95%)이 서명함에 따라 선진화법 개정 찬성론자 수는 재적의원(298명)의 과반을 달성했다. 새누리당의 단독 개정 움직임에도 동력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당 법률지원단장인 김회선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국회선진화법에 대한 권한쟁의 심판 청구 안건을 최우선 안건으로 상정해 달라”며 헌법재판소에 탄원서를 냈다. 김 의원은 “국정의 발목을 잡은 선진화법이라는 나쁜 유산을 청산하지 않고서는 국회의 정상화와 국가적 위기 상황을 해결할 수 없다”며 조속한 심리를 촉구했다. 헌법재판소의 위헌성 판단과 투트랙으로 선진화법 개정 움직임도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지난 13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선진화법을 여야 합의로 개정해 의회민주주의를 정상화시키겠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당·청 회동에서도 선진화법 개정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탄원서 서명을 통해 선진화법 개정 찬성론이 사실상 당론 수준에 도달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는 점도 선진화법 개정에 힘을 더하고 있다. 개정을 위한 강력한 명분이 하나 더 생긴 셈이다. 서명하지 않은 의원 8명 가운데 5명은 해외 일정과 구속 수감 등 개인 사정으로 서명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내 선진화법 개정 반대론자가 ‘입법의 주역’인 황우여 사회부총리와 김세연·황영철 의원 등 3명에 불과하다는 게 드러난 것이다. 선진화법 개정안도 일반 법률안이기 때문에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 찬성으로 가결된다. 하지만 최대 난관은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운영위원회를 통과하는 일이다. 여야 간사가 합의하면 다수결로 가결되지만, 미합의 시에는 신속처리대상안건 지정을 위한 재적의원 5분의3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한국 신용협동조합 운동 르네상스 이끌어 나갈 것”

    “한국 신용협동조합 운동 르네상스 이끌어 나갈 것”

    “한국 신용협동조합 운동의 르네상스(부활)를 이끌어 나가겠습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덴버에서 열린 세계신협협의회(WOCCU) 정기총회에서 이사로 재선된 문철상(왼쪽) 신협중앙회장의 포부다. 임기는 2년으로 2017년 7월까지다. 문 회장은 14개국 이사회 멤버 가운데 유일하게 아시아 출신이다. 한국 신협은 단위조합 917개, 조합원 573만명, 총자산 62조 5252억원으로 미국, 캐나다, 호주에 이어 세계 4위 규모를 자랑한다. 문 회장은 ‘신협 정신 회복’을 강조했다. “신협이 그동안 은행처럼 수익률 위주의 영업을 펼친 탓에 신협 고유의 정신이 퇴색했습니다. 앞으로는 지역사회 공헌과 서민경제 지원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생각입니다.” 이 일환으로 오는 9월 신협사회공헌재단에서 ‘희망대출’(가칭)을 출시한다. 신협사회공헌재단은 지난해 10월 기부협동조합으로 출범한 곳이다. 신협 임직원 1만 400명이 매월 1만원을 출연해 현재 기금 약 15억원이 적립됐다. 신협 단위조합 33곳에서 취약계층 33명을 추천받아 300만원의 재활자금을 무이자로 대출해줄 예정이다. 문 회장은 “저소득층을 위해 소액신용대출을 지원하는 방글라데시 그라민은행이 잘 알려져 있지만 담보 없이 무이자로 자활 자금을 제공해주는 것이 희망대출의 차별점”이라며 “신협 단위조합에서 자활을 위한 컨설팅과 영업지원을 통해 대출실행 5개월 안에 대출 원금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부실이 발생하면 해당조합도 대출액의 30%를 책임지게 해 도덕적 해이를 예방할 작정이다. 올해로 출범 55주년을 맞은 한국 신협은 몽골, 스리랑카 등 아시아 저개발 국가에 신협 모델도 전수 중이다. 브라이언 브랜치(오른쪽) 세계신협협의회 사무총장은 한국 신협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중소 단위조합의 통폐합’을 제안했다. 그는 “저금리 추세로 이자수익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비용 절감과 규모의 경제를 위해 영세 단위조합의 구조조정이 경쟁력 강화 방안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젊은 조합원 유치’ 필요성도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기존 상업은행의 대안으로 신협이 주목받고 있다. 해마다 20~30대를 중심으로 약 200만명의 신규 조합원이 유입되고 있다. 브랜치 사무총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홍보와 모바일 뱅킹과 같은 온라인 지급결제 시스템 도입 등 금융 환경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한 것이 주효했다”고 전했다. 올해로 21회째인 WOCCU 정기총회에는 전 세계 65개국에서 약 3150명의 조합원들이 참석했다. 덴버(미국)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오늘의 눈] 경제적 살인을 말라/오상도 국제부 기자

    [오늘의 눈] 경제적 살인을 말라/오상도 국제부 기자

    1998년 6월 18일. 이날은 ‘대마불사’의 신화가 깨지고 한국 경제가 기나긴 시련의 터널에 들어서는 순간이었다. 금융감독위원회 회의실에선 이헌재 당시 금융감독위원장과 배찬병 상업은행장의 ‘입’에 온통 이목이 쏠렸다. 두 사람은 55개 퇴출 대상 기업의 명단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삼성, LG, SK, 현대 등 대그룹 계열사까지 포함됐다. 1997년 11월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 금융을 요청한다고 발표한 지 7개월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IMF의 지원으로 고비는 넘겼지만 뒤따르는 희생은 불가피한 듯 보였다. 구조조정의 한파가 몰아쳤고 ‘평생직장’의 개념이 여지없이 무너졌다. ‘잘나가던’ 은행원과 대기업 직원들은 하루아침에 거리로 내몰렸다. 그해 말까지 100여 금융기관이 문을 닫았다. 알짜 기업으로 꼽히던 종합금융사에 다니던 아버님이 낭인(浪人)으로 전락한 것도 이즈음이었다. 금융사 경영진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까지 도입되면서 가족들은 10여년간 이중고를 겪어야 했다. 모든 혐의가 벗겨졌지만 생채기는 여전하다. 돌이킬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진 수많은 가족들을 생각해 보면 불행 중 다행이라 할 수 있겠다. 정부가 2001년 8월 구제금융을 모두 갚고 IMF 체제의 조기 졸업을 선언했지만 마냥 기뻐할 수만 없었던 이유였다. 당시 벌어진 빈부격차는 요즘 더 커지고만 있다. 옛말에 “사주는 대대로 유전된다”는 얘기가 있다. 요즘 우리 사회의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딱 들어맞는 듯하다. 강남 출신 부유층 자제로 넘쳐나는 로스쿨과 의학전문대학원을 가리켜 “개천에서 용이 나던 시대가 끝났다”고 말하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 과연 왕후장상의 씨는 따로 있는 것일까. 계층 간 이동이 수월했던 기회마저 희석시킨 단초는 1990년대 말의 IMF 사태였다. 지난해 여름 한국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런 우리 사회의 허점을 꿰뚫고 있는 듯했다. “살인하지 말라”는 십계명 구절을 바꿔 “경제적 살인을 하지 말라”고 얘기했다. 부끄러움도 모른 채 탐욕스럽게 변해 가는 세상에 대한 외침이었다. 문득 바다 건너 그리스 사태를 돌이켜본다. 3차 구제금융 획득의 8부 능선을 넘은 그리스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1998년 외환위기 때 우리에겐 팥쥐 엄마보다 독하게 굴었던 IMF가 왜 그리스에게는 순한 양처럼 돌변했느냐는 푸념이다.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라는 양치기 소년의 외침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일까. 가디언 등 외신들은 최근 나날이 피폐해져 가는 그리스 국민들의 삶을 전했다. 50%에 육박하는 실업률과 유럽연합(EU) 국가 중 가장 많은 노동시간과 가장 적은 시간당 임금이 이를 방증한다. 50명 넘는 직원을 거느렸던 중견기업 사장은 거리를 헤매는 넝마주이로 전락했다. ‘21세기 자본론’으로 주목받은 프랑스의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는 돈이 돈을 버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불평등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내 국가들 사이에서도 예외는 아닌 듯하다. 우리도 멀리 바라볼 일만은 아니다. 현 정권이 경제민주화와 민생을 챙겨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sdoh@seoul.co.kr
  • 새누리, 국회선진화법 위헌 심리 촉구… 헌재에 탄원서 내기로

    새누리당이 국회선진화법의 위헌 여부에 대한 신속한 판단을 촉구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헌법재판소에 내기로 했다. 지난 1월 30일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권한쟁의 심판청구서에 대한 심리가 지지부진하다는 판단에서다. 당 법률지원단장인 김회선 의원은 13일 탄원서 제출에 동의를 구하는 내용의 서한을 당 소속 의원 전원에게 보냈다. 김 의원은 서한에서 “선진화법은 사실상 야당에 거부권을 줘 국회 의결 절차를 다수결 원리가 아닌 만장일치제로 만들었다”면서 “비정상의 국회를 정상화시킬 수 있도록 신속한 심리 진행을 촉구하기 위해 당 차원에서 헌법재판소에 탄원서를 제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안의 중대성과 시급성을 감안해 응답이 없을 경우 ‘동의’하시는 것으로 알겠다”고 덧붙였다. 서명 기한은 오는 16일까지다. 첨부된 A4지 3장 분량의 탄원서에는 “권한쟁의 심판 청구를 한 지 6개월이 됐는데 헌법재판소에서는 변론기일을 지정하지 않고 있다. 심판기간 180일을 고려할 때 심판 절차가 지나치게 지체되고 있다”며 위헌 여부에 대한 심리를 촉구하는 내용이 기술됐다. 또 “탄원인들은 국회 운영의 파행과 정쟁으로 인한 국정 마비를 더이상 다음 국회에 넘겨줄 수 없다”는 주장도 담겼다. 김무성 당 대표도 이날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다수결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것은 위헌”이라며 임기 내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양심적 병역거부 양측 주장 팽팽 “대체복무 허용” vs “병역 기피 우려”

    양심적 병역거부 양측 주장 팽팽 “대체복무 허용” vs “병역 기피 우려”

    ‘양심적 병역거부’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입영을 거부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형사처벌 대신 대체복무를 허용해야 할까. 2004년과 2011년에 이어 세 번째로 위헌심판대에 오른 병역법 조항을 놓고 9일 헌법재판소가 공개변론을 열고 각계의 의견을 들었다. 이날 변론에서는 양심적 병역거부권이 헌법상 보장되는 기본권인지, 대체복무 기회를 주지 않고 형사처벌하는 것이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인지가 쟁점이 됐다. 종교적 이유로 입영을 거부한 김모씨 등 3명은 병역을 면제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대체복무할 기회를 달라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청구인 측 대리인 오두진 변호사는 “전세계에 양심적 병역거부로 수감된 젊은이의 90% 이상이 한국 감옥에 있다”며 “양심적 병역거부를 허용하지 않는 것은 국제적 표준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주민 변호사는 “최근 현역에 필요한 자원이 남아 6000여명이 보충역으로 전환되기도 했다”며 “한해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600여명임을 고려할 때 대체복무제를 도입해도 병역자원 손실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수정 변호사는 “대만에서 대체복무제를 실시한 결과 병역회피 시도는 발생하지 않았고, 인권수준을 높였다는 국제사회 평가까지 받았다”며 “우리 국방부도 2007년 대체복무법안을 발의해 필요성을 인정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국방부안은 이듬해 백지화됐다. 참고인으로 나온 한인섭 서울대 로스쿨 교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형사 처벌은 양심의 자유를 절박하고 심각하게 해치는 것이라고 힘을 보탰다. 한 교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걸러내기 어렵다거나 병역기피자가 양산될 수 있다는 문제는 대체복무를 현역보다 불리하게 만들어 해결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측 대리인인 정부법무공단의 서규영 변호사는 우리나라의 특유한 안보 상황을 고려할 때 대체복무제 도입은 곤란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서 변호사는 “우리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이라며 “병역 정의를 실현하려면 의무 부과가 평등하게 이뤄져야 하고, 회피하는 행위에는 강력한 제재를 가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형벌을 가하지 않으면 양심을 빙자한 병역 기피자가 급증할 것”이라며 “인간의 내면에 있는 신념을 객관적 기준으로 어떻게 가려낼 수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국방부 측 참고인 장영수 고려대 로스쿨 교수도 양심적 병역거부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병역 기피를 위한 수단으로 오남용 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각자의 양심결정을 존중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무제한 존중할 수는 없다며 대체복무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만큼, 이에 대한 논의는 헌재가 아닌 국회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일원·이정미 재판관은 진정한 양심적 병역기피자를 어떻게 구별해낼 수 있는지를 물었고, 김이수 재판관은 국제적으로 부끄러운 인권 현실로 지적되고 있고 병역법 개정안도 발의됐던 점을 고려하면 양심적 병역거부를 도입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기도 했다. 현행 병역법은 정당한 사유 없이 병역 의무에 응하지 않으면 3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하고 있고, 대체복무는 허용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병역법 위반으로 기소돼 법원에서 대부분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있다.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으면 제2국민역으로 편입돼 병역을 면제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군에 가는 대신 교도소 생활을 하는 셈이다. 2004년 서울남부지법이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처음으로 무죄를 선고했지만, 이후 대법원은 유죄를 선고했고 헌재도 앞서 두 차례 모두 합헌 결정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 허용” vs “병역 기피 우려”

    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 허용” vs “병역 기피 우려”

    ‘양심적 병역거부’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입영을 거부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형사처벌 대신 대체복무를 허용해야 할까. 2004년과 2011년에 이어 세 번째로 위헌심판대에 오른 병역법 조항을 놓고 9일 헌법재판소가 공개변론을 열고 각계의 의견을 들었다. 이날 변론에서는 양심적 병역거부권이 헌법상 보장되는 기본권인지, 대체복무 기회를 주지 않고 형사처벌하는 것이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인지가 쟁점이 됐다. 종교적 이유로 입영을 거부한 김모씨 등 3명은 병역을 면제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대체복무할 기회를 달라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청구인 측 대리인 오두진 변호사는 “전세계에 양심적 병역거부로 수감된 젊은이의 90% 이상이 한국 감옥에 있다”며 “양심적 병역거부를 허용하지 않는 것은 국제적 표준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주민 변호사는 “최근 현역에 필요한 자원이 남아 6000여명이 보충역으로 전환되기도 했다”며 “한해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600여명임을 고려할 때 대체복무제를 도입해도 병역자원 손실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수정 변호사는 “대만에서 대체복무제를 실시한 결과 병역회피 시도는 발생하지 않았고, 인권수준을 높였다는 국제사회 평가까지 받았다”며 “우리 국방부도 2007년 대체복무법안을 발의해 필요성을 인정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국방부안은 이듬해 백지화됐다. 참고인으로 나온 한인섭 서울대 로스쿨 교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형사 처벌은 양심의 자유를 절박하고 심각하게 해치는 것이라고 힘을 보탰다. 한 교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걸러내기 어렵다거나 병역기피자가 양산될 수 있다는 문제는 대체복무를 현역보다 불리하게 만들어 해결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측 대리인인 정부법무공단의 서규영 변호사는 우리나라의 특유한 안보 상황을 고려할 때 대체복무제 도입은 곤란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서 변호사는 “우리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이라며 “병역 정의를 실현하려면 의무 부과가 평등하게 이뤄져야 하고, 회피하는 행위에는 강력한 제재를 가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형벌을 가하지 않으면 양심을 빙자한 병역 기피자가 급증할 것”이라며 “인간의 내면에 있는 신념을 객관적 기준으로 어떻게 가려낼 수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국방부 측 참고인 장영수 고려대 로스쿨 교수도 양심적 병역거부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병역 기피를 위한 수단으로 오남용 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각자의 양심결정을 존중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무제한 존중할 수는 없다며 대체복무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만큼, 이에 대한 논의는 헌재가 아닌 국회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일원·이정미 재판관은 진정한 양심적 병역기피자를 어떻게 구별해낼 수 있는지를 물었고, 김이수 재판관은 국제적으로 부끄러운 인권 현실로 지적되고 있고 병역법 개정안도 발의됐던 점을 고려하면 양심적 병역거부를 도입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기도 했다. 현행 병역법은 정당한 사유 없이 병역 의무에 응하지 않으면 3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하고 있고, 대체복무는 허용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병역법 위반으로 기소돼 법원에서 대부분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있다.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으면 제2국민역으로 편입돼 병역을 면제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군에 가는 대신 교도소 생활을 하는 셈이다. 2004년 서울남부지법이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처음으로 무죄를 선고했지만, 이후 대법원은 유죄를 선고했고 헌재도 앞서 두 차례 모두 합헌 결정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체복무 기회를” vs “형평성 문제”… 세 번째 헌재 오른 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 기회를” vs “형평성 문제”… 세 번째 헌재 오른 양심적 병역거부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국방의 의무를 진다’(헌법 제39조).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헌법 제19조). 병역을 모든 국민의 의무로 규정하고 있는 헌법은 양심의 자유도 보장하고 있다. 두 헌법적 가치는 분단국가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입영을 거부하는 이른바 ‘양심적 병역거부자’ 논란을 낳았다. 2004년과 2011년 두 차례에 걸쳐 합헌 결정을 받은 ‘병역 거부자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이 9일 헌법재판소의 위헌 심판대에 4년 만에 다시 올라 대심판정을 달궜다. 이날 열린 헌재 공개변론에서는 양심적 병역거부권이 헌법상 보장되는 기본권인지, 대체복무 기회를 주지 않고 형사처벌하는 것이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인지가 쟁점이 됐다. 앞서 종교적 이유로 입영을 거부한 김모씨 등 3명은 “병역을 면제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다른 형태로 대체 복무할 기회를 달라는 것”이라며 병역거부자를 형사처벌하도록 한 병역법 제88조 1항 등에 대해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청구인 측 대리인 오두진 변호사는 “전 세계에 양심적 병역거부로 수감된 젊은이의 90% 이상이 한국 감옥에 있다”며 “양심적 병역거부를 허용하지 않는 것은 국제적 표준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주민 변호사도 “최근 현역에 필요한 자원이 남아 6000여명이 보충역으로 전환되기도 했다”며 “한 해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600여명임을 고려할 때 대체복무제를 도입해도 병역 자원의 손실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방부 측 대리인인 정부법무공단의 서규영 변호사는 “우리나라의 특유한 안보 상황을 고려할 때 대체복무제 도입은 곤란하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우리나라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이라며 “병역 정의를 실현하려면 의무 부과가 평등하게 이뤄져야 하고, 회피하는 행위에는 강력한 제재를 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형벌을 가하지 않으면 양심을 빙자한 병역 기피자가 급증할 것”이라며 “인간의 내면에 있는 신념을 객관적 기준으로 어떻게 가려낼 수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사설] 석차는 끝내 공개 않겠다는 반쪽짜리 변호사 시험

    법무부가 변호사 시험 성적을 공개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치러진 1~4회 시험의 성적을 어제부터 인터넷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성적 공개를 금지한 변호사법이 알권리를 침해한다고 지난달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린 데 따른 조치다. 그동안 성적이 일절 공개되지 않아 변호사 시험을 통한 법조인 선발은 끊임없이 공정성 시비를 낳았다. 그런 점에서 다행스런 결정이지만 형평성 논란은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험 점수만 공개할 뿐 석차는 비공개 원칙을 고수하기 때문이다. 헌재 결정에 마지못해 점수만 공개한다는 인상이 짙다. 눈 가리고 아웅 식의 반쪽짜리 공개란 비판이 들린다. 이래 가지고서는 변호사 시험이 조만간 완전 폐지될 사법시험의 대체 카드로 손색없다는 주장이 힘을 얻기는 어렵다. 그 어떤 시험보다 공정해야 할 법조인 선발 과정에 툭하면 특혜 시비와 ‘카더라’ 통신이 끊이지 않는 현실은 심각한 사회문제다. 어느 고관대작의 아들딸이 무슨 특혜를 어떻게 받았다더라라는 식의 개운찮은 의혹들에 국민의 박탈감과 피로감은 이제 위험 수위를 넘었다. 지난달 처음 임용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경력 법관들에게 온전한 신뢰를 보내지 못하고 있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로스쿨 출신의 신규 판사 37명이 명문대 출신인 데다 태반이 법원에서 근무한 재판연구원이었다. 실력을 객관화할 엄정한 기준이 없으니 국민들은 말할 것도 없고 법조계와 로스쿨 내부에서조차 께름칙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것은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못하는 일이다. 성적과 석차가 사법연수원 입소 단계에서부터 에누리 없이 공개되는 사법시험에서는 최소한 이런 근원적인 불신이나 잡음은 끼어들 여지가 없다. 변호사 시험 성적 공개 논의에는 당연히 석차 공개의 의미도 포함됐다. 석차까지 밝혀지면 지나친 시험 경쟁으로 로스쿨의 취지가 훼손된다는 우려도 없진 않다. 자격 시험인데 왜 석차가 필요하냐는 반박도 있다. 로스쿨을 ‘현대판 음서제’로 바라보는 많은 국민들에게는 한가한 아전인수격 논리로 들린다. 가뜩이나 여러 폐단으로 존립 자체에 시비가 걸리는 로스쿨 제도다.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신뢰 회복부터 하고 볼 때다. 투명한 운영으로 국민들의 인정을 받는 일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석차 비공개 시비를 남겨 둘 이유가 대체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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