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헌재
    2025-12-23
    검색기록 지우기
  • 정부세종청사
    2025-12-23
    검색기록 지우기
  • 김민희
    2025-12-23
    검색기록 지우기
  • 북극
    2025-12-23
    검색기록 지우기
  • 강병철
    2025-12-2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627
  • 성매매처벌법 위헌 신청한 성매매 여성, 결국 벌금형

    성매매처벌법 위헌 신청한 성매매 여성, 결국 벌금형

    착취나 강요 없이 자발적으로 성(性)을 판매하더라도 처벌하도록 한 ‘성매매처벌법’(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에 위헌법률심판을 제기한 성매매 여성이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 이후 재개된 재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4단독 박진영 판사는 성매매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모(45·여)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김씨는 2012년 7월 동대문구에서 13만원을 받고 성매매를 한 혐의로 기소돼 그해 12월 재판을 받다가 성매매처벌법 제21조 1항이 ‘위헌’이라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재판부에 신청했다. 이 조항은 ‘성매매를 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고 규정해 성을 판 사람과 산 사람을 모두 처벌하도록 했다. 성매매 외에는 생계수단이 사실상 없는 상황이던 김씨는 “성매매 여성을 처벌하는 것은 기본권과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재판부는 국가가 착취나 강요 없는 성인 사이의 성행위까지 개입해서는 안 된다며 김씨의 신청을 받아들여 위헌심판을 제청했고, 김씨 재판은 헌재 결정이 날 때까지 중단됐다. 2004년 시행 이후 찬반양론이 극명히 엇갈린 성매매처벌법이 다시 위헌 심판대에 오르자 논란이 또 불붙었다. 성매매 여성들이 헌재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고, 헌재 공개변론에서 찬반 양측의 격론이 벌어졌다. 결국 헌재는 지난 3월 31일 재판관 6(합헌)대 3(위헌) 의견으로 합헌을 결정했고, 김씨의 형사 재판도 재개됐다. 김씨는 재판부에 ‘현재까지의 삶을 후회하고 있고, 앞으로는 성매매를 하지 않을 것이며 건강도 좋지 않다’며 관대한 판결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박 판사는 “김씨가 상당히 오랜 기간 성매매를 해오면서 여러차례 같은 죄로 벌금형을 받은 바 있고, 기소 후에도 최근까지 성매매를 하는 등 여러 요소를 참작했을 때 약식명령 벌금액(100만원)보다 더 낮은 액수의 벌금형을 선고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박 판사는 또 “성 판매자에 대한 형사처벌 여부에 관하여는 많은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개인의 성행위라 할지라도 그것이 외부로 표출돼 사회의 건전한 성 풍속 등을 해칠 경우에는 법의 규제를 받아야 하고, 우리나라의 사회 현실에 비추어 볼 때는 더더욱 그러하다”고 판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수사 위한 제한된 정보만 받아” “사생활·개인정보보호법 침해”

    수사기관이 피고인 등의 건강보험 진료 기록을 열람하는 것이 헌법에 위배되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공개변론이 16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렸다. 헌법 소원의 대상은 수사기관이 개인의 진료 기록을 영장 없이도 열람하도록 한 형사소송법 199조 2항과 개인정보보호법 제18조 등이다. 이번 헌법 소원은 2013년 불법 파업 혐의로 기소된 김명환 전 철도노조위원장과 박태만 전 수석부위원장이 제기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수사 과정에서 두 사람의 소재지를 파악하기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이들의 진료 기록을 요청해 요양급여 내역과 정형외과 진료 내역 등을 제공받았다. 두 사람은 재판 기록을 열람등사하는 과정에서 건강보험공단이 자신들의 동의 없이 경찰에 정보를 제공한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1심과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두 사람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받았다며 2014년 5월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위헌’을 주장하는 쪽은 공공기관이 자신들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수사기관에 제공해 기본권을 침해받았다고 주장한다. 이유정 법무법인 원 변호사는 “수사기관의 사실 조회 행위는 사실상 수색과 같은 기능을 하기 때문에 영장이나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구인 측 참고인으로 나온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요양급여 내역은 혐의 사실 입증의 직접 증거가 아니고 소재 추적에 꼭 필요한 정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용산경찰서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대리인으로 나선 서규영 정부법무공단 변호사는 “수사기관에 제공되는 정보는 소재 파악에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는 내용에 국한되기 때문에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경찰 측 참고인인 유주성 경남대 법학과 교수도 “정보 주체 권리를 보호하는 적절한 통제 방안은 필요하지만 정도에 따라 수사의 신속성과 효율성 저하 문제를 부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양심적 병역거부’ 엇갈린 법원 판결

    헌재 세 번째 결정 앞두고 관심 입영을 거부한 여호와의증인 신도에 대한 판결이 엇갈려 논란이 되고 있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4단독 류준구 판사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모(21)씨와 신모(21)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0월과 11월 각각 현역병 입영 통지서를 받고도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병역을 기피한 혐의로 기소됐다. 류 판사는 “병역법 제88조 1항은 신체적·정신적 건강 상태와 학력, 생활환경 등을 고려해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처벌하지 않는 것으로 규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쟁을 대비해 훈련하는 군대에 입영하는 것은 집총 여부, 보직 여하를 불문하고 여호와의증인 종파의 본질적인 교리에 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 “이 종파의 독실한 신자에게 군대 입영을 강제하는 것은 종교의 자유뿐 아니라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여호와의증인 신도들의 비폭력·평화주의에 기초를 둔 범국가적 반전 활동도 국가의 안전보장에 기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전주지법 제2형사부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은 이모(21)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이씨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해 말 현역병 입영 통지서를 받았지만 “여호와의증인 신도로서 양심에 따라 병역을 거부했고 병역법 제88조 제1항의 예외 사유인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헌법재판소는 병역법 제88조 제1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며 원심 판결이 정당했다고 판시했다. 종교적인 문제로 병역을 거부한 사람은 2006년 이후 10년간 여호와의증인 신도 5685명 등 모두 5723명이며 이 가운데 5215명이 처벌을 받았다. 헌재는 조만간 병역법 88조의 위헌 여부를 세 번째로 심판한다. 2004년과 2011년에는 합헌 결정을 내렸다. 부천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독실한 신자에게 병역 강요는 양심의 자유 침해” vs “헌법에 위배되지 않아 유죄”

    입영을 거부한 여호와의 증인 신도에 대한 판결이 엇갈려 논란이 되고 있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4단독 류준구 판사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모(21)씨와 신모(21)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0월과 11월 각각 현역병 입영 통지서를 받고도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병역을 기피한 혐의로 기소됐다. 류 판사는 “병역법 제88조 1항은 신체적·정신적 건강상태와 학력, 생활환경 등을 고려해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처벌하지 않는 것으로 규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쟁을 대비해 훈련하는 군대에 입영하는 것은 집총 여부, 보직 여하를 불문하고 여호와의 증인 종파의 본질적인 교리에 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 “이 종파의 독실한 신자에게 군대 입영을 강제하는 것은 종교의 자유뿐 아니라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이 비폭력·평화주의에 기초를 둔 범국가적 반전활동도 국가의 안전보장에 기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전주지법 제2형사부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은 이모(21)씨 항소심에서 이씨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해 말 현역병 입영통지서를 받았지만 “여호와의 증인 신도로서 양심에 따라 병역을 거부했고 병역법 제88조 제1항의 예외사유인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헌법재판소는 병역법 제88조 제1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며 원심판결이 정당했다고 판시했다. 종교적인 문제로 병역을 거부한 이는 2006년 이후 10년간 여호와의 증인 신도 5685명 등 모두 5723명이며 이 가운데 5215명이 처벌을 받았다. 헌재는 조만간 병역법 88조의 위헌 여부를 세 번째로 심판한다. 2004년과 2011년에는 합헌 결정을 내렸다. 부천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나눔계좌·재능기부로 온기 팍팍… 이천의 ‘따뜻한 성장’ 이끈다

    [자치단체장 25시] 나눔계좌·재능기부로 온기 팍팍… 이천의 ‘따뜻한 성장’ 이끈다

    행정가 출신인 조병돈 경기 이천시장은 이천 토박이다. 이천에서 태어나 초·중·고교를 나왔으며 공직생활의 절반가량을 이천에서 보냈다. 지역에 대한 애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공직 경험을 지역 발전을 위해 쏟아부었다. 집무실 문턱을 낮춰 시민 누구나 찾아와 자신의 고충과 민원을 털어놓도록 여건을 만들었다. 하이닉스 공장 증설, 신도시 개발, 특전사 유치, 복선 전철 착공, 도민체전 성공 개최, 아트홀 개관 등 굵직한 성과가 돋보인다. 2년 전 지방선거 당시 전통적인 여당 성향의 지역에서 야당으로 당을 바꿔 출마한 그를 이천시민들은 외면하지 않았다. 시민들을 위한 열정과 진정성이 통했기 때문이다. 조 시장은 3선을 한 탓에 2년 후에는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간다. 그는 평소 “제 남은 인생의 방향은 지역 발전과 시민 행복”이라고 강조한다. 또 “남은 임기 동안 ‘행복한 동행’, ‘따뜻한 성장’에 주안점을 두고 시정을 펴 나가겠다”고도 했다. 지난 3일 오전 9시 이천시 월례조회가 조 시장을 비롯한 전 직원과 사업소장, 읍·면·동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시청 소통큰마당(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조회에서는 다른 자치단체에서는 볼 수 없는 이색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요즘 이천에서 뜨겁게 달아오르는 ‘참시민, 이천행복나눔 운동’ 영상을 전 직원이 함께 시청하는 것이었다. 행복나눔 운동은 조 시장이 이천시민들에게 설파하고 있는 ‘행복한 동행’과도 맥을 같이한다. ●하이닉스 공장 증설·신도시 개발 등 성과 그는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 담배꽁초와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행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 욕설, 불친절과 차별, 법 위에서 떼쓰는 행위 등을 근절하는 게 운동의 첫 단계”라며 “배려와 나눔으로 행복한 도시를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시민의 의식변화를 통해 선진도시를 만들고 선진 대한민국의 초석을 만들어 가자는 것이다. 행복한 동행은 ‘1인 1나눔 계좌(1000원) 갖기 운동’과 ‘재능기부’로 확산되고 있다. 월례조회를 마친 조 시장은 집무실로 찾아온 사단법인 이천한우회 소속 회원들을 맞았다. 이 자리에서 윤상헌 회장을 비롯한 회원들은 매월 한우고기 10㎏을 기부하기로 조 시장과 약속했다. 시는 기부받은 한우를 이천사랑나눔푸드마켓을 통해 저소득층에게 나눠 줄 계획이다. 그동안 501명이 재능기부 행렬에 동참했으며 2014년 2309명, 지난해 4769명, 올해 지난달 현재 2218명의 서민들이 재능기부의 도움을 받았다. 또 1인 1나눔 계좌 갖기에는 시민 4329명과 공무원 850명 등 모두 5179명이 참여해 10억 4200만원을 모금했다. 이 돈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위기 가정에 대한 생계비, 의료비, 주거환경개선비 등으로 쓴다. 조 시장은 “돈 없어 밥 굶고, 병원 못 가는 사람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게 나의 지론”이라고 강조했다. 오전 11시 집무실을 나온 조 시장은 장호원 풍계3리 마을회관으로 향했다. 이동 중에도 전화로 업무를 보고받거나 지시를 내렸다. 지역이 넓다 보니 이런 일은 생활화가 됐다. 풍계3리 마을회관에서는 생명사랑 녹색마을 협약 및 현판식 행사가 있었다. ‘녹색마을 협약’은 농약의 안전한 보관과 폐농약병 회수를 위해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과 한국자살예방협회에서 농약보관함을 마을에 지원하는 사업이다. 늘어나는 농촌 지역 노인들의 음독자살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면서 시작됐다. 이날 협약에 따라 장호원 지역 5개 마을에 농약보관함 251개와 농약수거함 7개를 설치한다. 행사를 마친 조 시장은 마을회관에서 주민들과 함께 잔치국수로 점심을 했다. 조 시장은 “2013년 호법면과 설성면을 대상으로 사업을 추진한 결과 생명존중 인식 수준이 높아졌고, 현재까지 자살 사고가 한 건도 없는 성과를 올렸다”고 설명했다. 조 시장은 오후에 반드시 지키는 행사가 있어 서둘러 결재 등 업무를 처리한 뒤 1층 민원실로 내려갔다. ‘시장과 시민 소통의 날’을 맞아 자신을 기다리는 주민 2명을 만나러 갔다. 조 시장은 2014년 8월 7일부터 매주 2차례 민원인 만나는 일을 한 번도 거른 적이 없었다. 주민 염대선(61)씨 등은 “마을 주변에서 공장 및 창고 등 대규모 건축이 진행되면서 5m 높이의 옹벽 설치 공사가 추진돼 주거환경 피해가 우려된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조 시장은 염씨가 보여 준 주변 지적도와 담당 공무원들의 현지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시공 업체 측에 옹벽 높이를 최대한 낮추도록 권유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염씨는 “시장님이 명쾌하게 답변해 줘 속이 다 시원하다. 법으로 안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어떻게든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려는 모습에 감동했다”며 고마워했다. ●서울 강남까지 40분… 이천 전철시대 활짝 조 시장은 “법적으로 애매한 사안은 담당 공무원들도 결론을 내리기 쉽지 않다. 이럴 때 단체장이 방향을 제시해 주면 직원들도 부담 없이 일을 처리하고 문제가 쉽게 풀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그동안 모두 135차례 ‘소통의 날’을 가졌으며 각종 민원과 건의사항 등 460건을 접수, 이 중 393건을 해결했다. 시 홈페이지 ‘칭찬합시다’ 코너에는 조 시장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글이 잇따른다. 민원인들과 꼬박 1시간을 보낸 조 시장의 다음 목적지는 신둔면 고척리 ‘이천도자예술촌’이다. 이천은 도자기의 고장이다. 전국의 도공들이 몰려들면서 전국 최대 규모의 도예마을을 형성했다. 2005년에는 도자산업특구로 지정됐으며 2010년 7월에는 국내 최초로 공예 및 민속 예술 분야 유네스코 창의도시로 지정됐다. 도자기를 빚는 예술인들이 많이 살고, 도자 산업 전반에 대한 인프라가 잘 구성된 점을 인정받았다. 지난 4월 29일부터 5월 22일까지 열린 ‘제30회 이천도자기축제’에는 44만명이 방문했다. 조 시장은 “이천도자기축제는 지난 30년간 이천도자기의 혼과 역사를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다”며 “한국도자기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천시는 이런 유·무형의 자산을 한곳으로 집적화시켜 도자산업을 종합문화콘텐츠 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포석으로 도자예술촌을 조성하고 있다. 연말 완공 예정으로 국·도비와 시비 등 모두 729억원이 들어간다. 공방 221곳과 문화·휴게시설이 들어서고 인근에는 호텔도 지어진다. 조 시장은 현장을 꼼꼼히 살피면서 “예술촌에 조성되는 카페거리 조감도를 보면 건물이 너무 획일적이다. 쉽게 빨리 짓겠다는 과욕은 버려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고교와 대학에서 토목을 전공하고 기술직 공무원으로 경기도건설본부장 등을 지낸 그에게 ‘대충’, ‘빨리빨리’라는 용어는 허용되지 않았다. 중부고속도로 이천휴게소에서 이천도자예술촌으로 바로 연결되는 하이패스IC도 설치된다고 했다. 이천휴게소는 중부고속도로, 중부2고속도로 이용 차량의 집결지여서, 나들이객을 도자예술촌으로 이끄는 데 하이패스IC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이패스IC 설치공사는 다음달 시작해 내년 12월 완공할 계획이다. 이어 대월면사무소 광장에서 열린 ‘참시민으로 향하는 항해 릴레이’에 참석한 조 시장은 행사가 끝나자마자 성남~이천~여주 복선전철 부발역 공사현장을 찾았다. 오는 9월부터 전철이 운행되면 판교까지 25분, 강남까지 40분이 걸린다. 조 시장은 “여기에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맞춰 원주~강릉 간 복선전철이 건설 중에 있고 여주~원주 간 전철사업도 추진된다. 바야흐로 이천에도 전철 시대가 활짝 열리게 된다”고 소개했다. 조 시장은 이날 저녁에는 18세 이하 축구국가대표팀 한국과 잉글랜드의 친선경기를 참관한 후 대회 관계자들과 만찬을 가졌다. 이후에도 주민과의 간담회 등 2건의 일정을 소화한 후 밤 11시 가까이 돼서야 집으로 향했다. 이천시장의 하루는 이렇게 저물어 갔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자정~오전 7시 옥외집회 금지’ 추진한다

    6년째 야간집회 제재법 공백 한국인 평균 기상 6시 34분 심야 집회 안전 고려해 마련 2009년 9월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심야 옥외집회 금지 조항’에 대해 경찰이 자정부터 오전 7시까지 옥외집회를 제한하는 내용으로 개선안을 마련한다. 경찰청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제10조 중 심야 옥외집회 금지 조항에 대해 개정안을 마련해 이번 주에 입법예고한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야간 집회를 제재할 수 있는 법이 전혀 없는 상황이 6년이 됐다”며 “18, 19대 국회에서 의원 입법으로 발의된 집시법 개정안이 무산된 만큼 이번에는 정부가 직접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집시법 10조는 누구든지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에는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단 집회 성격상 부득이해 주최자가 질서유지인을 두고 미리 신고한 경우에는 관할 경찰서장이 심야 옥외집회를 허용할 수 있다. 하지만 2008년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 혐의로 기소된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팀장의 재판을 맡았던 서울중앙지법 박재영 판사는 안 팀장의 신청을 받아들여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헌법재판소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고 2010년 6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해당 조항을 적용케 했다. 당시 헌재는 ‘일몰 후∼일출 전’이라는 집시법 10조의 ‘야간’ 개념이 광범위하고 일출·일몰 시간은 연중 계속 달라지므로 해가 진 이후 옥외집회를 모두 제한하는 것은 헌법과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2010년 6월 30일 이후부터 야간 옥외집회는 허용되고 있다. 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 윤재옥 의원은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로 명시한 집시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야당에서 심야 옥외집회 전면 허용을 주장하면서 개정안은 폐기됐다. 경찰 관계자는 “한국갤럽이 2013년 발표한 한국인의 평균 기상 시간이 오전 6시 34분인 점을 고려해 야간 옥외집회 제한 시간대를 자정∼오전 7시로 두는 개정안을 마련했다”며 “직장인 및 학생에게도 공평하게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라는 헌재 결정 취지도 보장하고 심야 시간의 옥외집회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사고 위험도 차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개정안이 이번 주 입법예고되면 관계 부처 의견 조회,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등을 거쳐 대통령 재가를 받은 후 국회로 넘어간다. 지난해 총 4만 7843건의 집회 시위 중 자정에서 오전 7시에 끝난 경우는 643건으로 1.3%였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Save the Earth” 미래숲, 지구살리기 사막워크캠프

    “Save the Earth” 미래숲, 지구살리기 사막워크캠프

    2016년도 외교부 공공외교 협력 사업의 일환으로 ‘지구살리기 사막워크캠프’가 개최된다. 미래숲은 중국 공청단과 협약을 맺고 지난 2002년부터 2500여명의 한중 녹색봉사단을 파견해 황사의 주요 발원지인 중국 쿠부치사막 2700ha 대상지에 840만 그루를 식수했다. 산림청, 경기도, 대한항공, 쌤소나이트코리아, GKL사회공헌재단 등이 미래숲의 녹색장성 조성사업에 동참했다. 이번 사막워크캠프에는 대한농아인체육연맹의 협조로, 농아인 국가대표 선수 등 청각장애인 청년들을 포함한 국내외 대학생 및 청년 50여명으로 이뤄져 있다. 이들은 5월 30일부터 6월 5일까지 일주일 동안 중국에 체류하며 지구살리기 캠페인을 진행한다. 몽고자치구 쿠부치사막에서 녹색장성 조성 및 녹색생태마을 복원 활동을 펼친다. 또한 사막 인근 롱토우과이(龙头拐) 마을을 찾아 농촌봉사와 환경정화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도현 국제교류팀장은 “이번 사막워크캠프 참가자들은 전 세계적 토지황폐화 문제와 현지 주민들의 고단한 삶을 이해하면서 세계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아울러 사막 생태계의 기적 같은 변화를 몸소 체험하면서 가치의 선순환을 깨달을 수 있는 소중한 기산이 될 것이다”고 전했다. 한편 미래숲은 국가산림조성사업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달 대통령표창을 받았으며, 2013년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청화대학 연설에서 ‘한중간 민간 협력의 모범사례’로 언급하기도 했다. 미래숲 한중 녹색봉사단 사업은 지난해 외교부 공공외교 협력 사업으로 지정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국회선진화법 딜레마 풀 곳은 법 만든 국회뿐

    헌법재판소는 어제 국회선진화법으로 불리는 국회법 일부 조항이 국회의원의 표결·심의권을 침해했다며 새누리당 의원 19명이 국회의장 등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 심판 청구를 각하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2014년 12월 정의화 국회의장이 북한인권법안 직권상정을 거부하자 국회선진화법 위헌 소송을 준비하면서 권한쟁의 심판 청구를 했다. 이번 각하 결정은 일반적으로 청구행위가 부적법한 것이어서 내용에 대한 판단 없이 종료하는 법률 행위다. 국회 선진화법 관련 문제는 국회 스스로 해결할 문제지 헌재의 처분에 맡길 성격이 아니라는 의미다. 헌재는 이러한 결정을 내리면서 “의사 절차에 대한 국회의 권한을 존중해야 하고, 표결 실시 거부행위가 청구인들의 표결권을 침해하거나 침해할 위험성이 없다”고 결정했다. 선진화법 자체가 다수결의 원리나 의회민주주의에 반하지 않는다는 해석이다. 선진화법은 2012년 5월 18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돼 19대 국회부터 시행된 것으로 여야가 합의하지 못한 쟁점법안의 경우 국회의원 재적 5분의3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하도록 한 것이다. 다수당의 일방적인 독주를 막고 날치기 통과 등의 악순환을 끊었지만, 야당의 반대로 인한 입법 교착 상태가 장기화되는 문제점도 노출해 19대 국회가 식물국회로 전락하는 주요한 원인이 된 것도 사실이다. 헌재의 이번 판결로 국회 선진화법의 현행 유지로 가닥을 잡았지만 여야 합의로 통과시킨 법안의 위헌 여부를 묻는 자체가 창피한 노릇이다. 국민의 뜻을 받들어 민주주의를 실천한다는 국회가 법안 통과 절차를 규정한 국회법을 둘러싼 갈등을 외부 기관에서 해결해 달라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나 다름없다. 4·13 총선 결과로 형성된 여소야대 정국에서 국회 선진화법을 둘러싼 논쟁 자체가 무의미해졌다. 여야 3당 체제에서 누구도 과반을 차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일방적인 독주는 불가능해졌고 소통과 협치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선진화법 현행 유지가 결정되자 여야는 즉각 “협치의 정신을 살려 양보하고 타협하는 성숙한 의회 민주주의를 실천하겠다”고 입을 모았지만 최근 파행으로 막을 내린 5·18 기념식이나 상시 청문회법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 상황을 보게 되면 우려가 앞선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 최적의 공통분모를 이끌어내는 것이 바로 정치의 묘미다. 19대 국회가 여야의 대치와 파행으로 얼룩진 것은 국회 선진화법 때문이 아니라 ‘균형과 견제’라는 민주주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총선 이후 소통과 협치를 하겠다고 대통령은 물론 여야 수뇌부들조차 합창을 하고 있지만 아직 제대로 실천에 옮겨지지 않고 있다. 최악의 상황인 남북관계, 민생문제, 노동개혁, 기업구조조정 등은 소통과 협치가 없이는 해결될 수 없는 현안이다. 대통령과 여야 정치인이 심기일전하여 19대 국회와 차별화된 희망의 정치를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새누리당은 집권당으로서 위상을 되찾고 국회 권력을 장악한 야권도 책임감을 갖고 수권정당으로서 면모를 보여주길 기대한다.
  • “선진화법, 巨野 견제 무기” 누그러진 與… 속으로 웃지 못한 野

    “선진화법, 巨野 견제 무기” 누그러진 與… 속으로 웃지 못한 野

    “악법 중의 악법” 뜯어고치려던 與 “개선 위해 종합대책 마련” 논평 ‘개정’ 아닌 ‘개선’으로 표현 주목 2野, 새누리 요구 각하 겉으론 끄덕 속내는 “개정 필요하다면 논의할 것” 개정 결사반대 19대 국회 때와 달라 새누리당이 국회선진화법 조항(국회법 85조의 2)이 위헌이라며 헌법재판소에 제기한 권한쟁의심판 청구가 26일 각하되면서 정치권의 분위기가 묘해졌다. 19대 국회 내내 선진화법 개정에 목소리를 높였던 여당과 이에 반대한 야당 모두 고민 끝에 “헌재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20대 국회가 ‘여소여대’ 정국으로 전환되면서 선진화법에 대한 여야의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와 만나 “우리가 협치를 통해 좀 더 양보하고 타협하고 성숙된 의회 민주주의를 이루라는 뜻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민경욱 원내대변인은 “오늘 결정에 따라 곧 출범할 20대 국회에서 선진화법의 모순을 해결해야 하는 큰 과제를 안게 됐다”면서 “선진화법 개선을 위한 종합적인 대책 마련에 앞장설 것”이라고 논평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악법 중의 악법’이라며 뜯어고쳐야 한다던 새누리당의 입장이 상당히 누그러진 셈이다. 또 ‘개정’이 아니라 ‘개선’으로 표현한 대목도 주목된다. 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의 발목을 잡았던 선진화법이, 과반이 붕괴된 20대 국회에선 거대 야당을 견제할 수 있는 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으로 인식된다. 야당은 새누리당의 요구가 각하된 데 대해 겉으로는 끄덕였지만, 속으로는 차마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재경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선진화법은 여야가 타협과 합의의 정치를 하라는 국민의 뜻을 받들어 만든 법이다. 헌재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이용호 국민의당 원내대변인도 “극히 상식적이고 당연한 귀결이다. 선진화법의 취지에 따라 대화와 타협을 통해 생산적인 국회를 만드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속내는 달랐다. 20대 국회에서 개정에 나설 것이냐는 질문에 양당 모두 “개정할 필요가 있다면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더민주 측은 “새누리당이 헌재까지 들고 갈 만큼 중대한 사안이라면 20대 국회에서 개정 필요성을 제기할 경우 논의의 테이블에는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선진화법 개정 결사반대를 외쳤던 19대 국회 때와 입장이 사뭇 달라진 것이다. 선진화법은 국회 상임위원회의 재적위원 5분의3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소수 정당이 다수 정당의 날치기 처리 등 횡포를 막기 위해 도입됐지만 극심한 정쟁을 유발하면서 ‘식물국회’를 낳았다. 법을 개정하려 해도 5분의3의 동의가 필요해 20대 국회에서도 개정은 난망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헌재, 국회의 자율성 존중한 판단

    헌법재판소가 26일 국회법(일명 국회선진화법) 권한쟁의심판 청구사건에 대해 ‘각하’ 결정을 한 논거는 크게 청구 자체의 부적법성과 국회의 자율성 존중 두 가지다. 새누리당 의원 19명은 지난해 1월 심판을 청구하면서 국회의장과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이 각각 법률안에 대한 직권상정(심사기간 지정)과 신속처리 대상안건 지정을 거부한 행위가 국회의원의 권한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2014년 12월 국회의장이 북한인권법안 등에 대한 직권상정 요청에 대해 ▲천재지변 ▲국가비상사태 ▲여야 합의 등 3가지로 지정사유를 제한한 국회법 85조 1항을 근거로 거부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 조항이 사실상 만장일치를 요구해 헌법상 다수결의원칙과 의회주의원리를 위배해 위헌이라는 것이 청구인 측 논리였다. 헌재는 “해당 조항이 위헌으로 선언되더라도 국회의장과 기획재정위원장 등에게 직권상정이나 신속처리 안건 지정의 의무가 발생하지 않으므로 의원의 권한이 침해될 가능성 자체가 없다”고 판단했다. 예를 들어 여야가 합의한 경우 등 직권상정 요건을 갖췄더라도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을 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해당 조항이 위헌으로 결정되더라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는 것이다. 헌재는 2015년 1월 기재위원장이 국회법 85조의 2항을 근거로 서비스산업발전법의 신속처리안건 지정을 거부한 것에 대해서도 “요건을 갖춘 신속처리안건 지정 동의가 소관 위원장에게 제출돼야 비로소 위원장이 지정 여부의 표결을 실시할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며 “이 사건은 이런 요건을 갖추지 못했으므로 지정을 위한 표결 실시 거부 때문에 청구인의 표결권이 직접 침해당할 가능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헌재 관계자는 “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요구할 당시 요건인 재적 과반수(14명)에 못 미치는 의원(11명)만 참여했기 때문에 의결 종족수 규정(재적의원 5분의3 이상 찬성)은 따져볼 의미가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가 직권상정을 요청했을 때도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입법부작위에 의한 위헌’이라는 청구인 주장 역시 국회 입법권 존중을 근거로 각하했다. 국회 선진화법 조항 도입 자체가 국회의원의 표결·심의권을 침해했다는 주장도 부적법하다고 헌재는 판단했다. 재판관 9명의 의견이 각하 5, 기각 2, 인용 2로 나뉜 것은 그만큼 헌재 내부에서도 국회선진화법에 대한 의견이 엇갈렸음을 뜻한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서울포토] 헌재 “국회선진화법, 의원 권한침해 없다”

    [서울포토] 헌재 “국회선진화법, 의원 권한침해 없다”

    박한철 헌법재판소장과 재판관들이 26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심판정에 앉아 있다. 헌재는 이날 필리버스터(합법적의사진행 방해)와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 찬성해야 법안을 상정할 수 있는 일명 ’국회선진화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며 주호영 의원 등 새누리당 의원 17명이 제기한 국회의원과 국회의장 등 간의 권한쟁의 심판을 각하 결정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 헌재 국회선진화법 내일 선고… 청구인용 땐 재개정 불가피

    “자율해결 않고 권한쟁의 부적절” 재판관 9명 중 5명 이상 찬성 결정 국회의장의 직권상정과 국회 다수당의 일방적인 법안 처리를 막기 위해 2012년 개정된 국회법(일명 국회선진화법)을 둘러싼 권한쟁의심판 청구사건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오는 26일 결론을 낸다. 지난해 1월 주호영 의원 등 새누리당 의원 19명이 정의화 국회의장과 정희수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을 상대로 심판을 청구한 지 16개월 만의 결정이다. 이번 헌재 결정은 지난 4·13 총선을 통해 여소야대의 구도가 된 20대 국회의 운영 향배와 여야의 정국 대응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26일 오후 2시 헌재 대심판정에서 이뤄질 국회법 권한쟁의 심판 결정은 헌법소원 사건과 달리 헌법재판관 9명 중 5명 이상의 찬성에 의해 가려진다. ‘청구인용’과 ‘청구기각’ 혹은 ‘각하’ 등 세 가지로, 청구인용 결정이 내려지면 국회선진화법은 절차상 하자로 인해 원인무효가 돼 재개정이 불가피하다.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한 새누리당 의원들은 국회법 85조 1항에 규정된 신속처리 안건 지정 요건이 헌법이 정한 다수결의 원칙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신속처리 안건은 재적 의원 5분의3 이상 찬성으로 지정되도록 하고 있다. 이들은 헌법 49조에 ‘국회는 헌법 또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돼 있다는 것을 핵심 근거로 꼽고 있다. 청구인들은 특히 ▲천재지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국회의장과 각 교섭단체 대표가 합의한 경우 심사기간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 사실상 만장일치를 강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지난 1월 실시된 공개변론에서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은 청구인 자격으로 출석해 “헌법에 따라 의사결정은 일반 다수결 원칙을 적용해야 하는데 그게 안 되다 보니 국회의원 개개인이 갖고 있는 헌법상 권리가 침해받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점을 고려해 정 의장도 신속처리안건 지정 기준을 과반 이상으로 변경하는 국회법 수정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헌재는 기본적으로 헌법 논리 등 법리 판단이 결과를 가를 것이라는 입장이다. 지난 3월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은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법리 문제, 헌법 이론, 여러가지 쟁점과 각국 입법례를 검토해 심리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19대 국회 회기 전에 마무리 짓겠다”고 말했다. 헌재 결정을 앞두고 과연 이번 청구소송이 헌재에서 다룰 문제인지에 대해선 헌재 및 법조계 내에서 부정적인 기류도 감지된다. 공개변론 당시 박 소장은 “입법부 다수를 구성하는 의원이 입법권 침해를 주장하고 있다”며 “자율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를 헌재로 가져와 권한쟁의를 따지는 것은 부적절해 보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진성 재판관도 “지금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는 사태의 원인은 법률조항에 위헌성이 있어서라기보다 교착상태를 타개할 법을 입법하지 못한 입법 부작위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헌재 연구관도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을 헌재에 떠넘기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해석은 정치권이 하는 것이지 우리가 할 일은 아니다”라며 조심스러워했다. 헌재는 최근 재판관 평의를 통해 최종 결정문 검토작업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헌재는 이날 옛 통합진보당이 헌재가 내린 정당해산 결정에 대해 지난해 2월 청구한 재심 사건도 선고한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꼬이는 구조조정… 삼각 팀플레이로 풀어라

    꼬이는 구조조정… 삼각 팀플레이로 풀어라

    최근 ‘경제 위기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지만 발등의 불인 기업 구조조정은 꼬여만 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헌재(전 경제부총리)가 와도 어렵다”고 말한다. 이 전 부총리는 외환위기 때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했던 사령탑이다. 그만큼 지금의 구조조정이 어렵고 복잡하다는 얘기다. 고차원 방정식을 풀려면 “지금 이대로는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과거와 가장 다른 점은 복잡해진 채권 구조에 있다. 외환위기 때는 기업들이 돈을 조달한 창구가 대부분 은행이었다. 지금은 회사채, 주식, 선주(船主) 등 다양하다. 한 시중은행장은 “외환위기 때는 속된 말로 은행 팔만 비틀면 됐지만 지금은 채권자들의 이해관계가 너무 복잡하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수출 경기가 좋지 않은 점도 구조조정을 어렵게 한다. 예전에는 자금 숨통만 트여주면 수출을 통해 기업이 재기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구조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2000년대 들어 무역협정이 늘어나면서 통상 마찰 우려가 커진 점도 걸림돌이다.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에 대한 출자전환과 보조금 지원이 문제가 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당했던 것처럼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정부가 대놓고 구조조정 전면에 나설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결국엔 정부가 주도할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민간에는 구조조정 전문 조직이나 인력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해운·조선 분야의 대기업 구조조정에는 정책금융기관이 오랫동안 개입을 해 왔고 산업 전체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정부가 나설 수밖에 없다”면서 “표면적으로는 시장에 맡기는 모양새를 띠더라도 정부가 실질적인 컨트롤타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 통로는 ‘미워도 다시 한번’ 산업은행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것이다. 외환위기 때 현대건설과 하이닉스 구조조정 등을 전담했던 이연수 당시 외환은행 부행장(현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부회장)은 “지금처럼 이해관계가 복잡한 구도 아래서는 채권단에만 맡겨서는 합의를 도출하기 어렵고 시간만 끌게 된다”면서 “유일호 경제부총리 지휘 아래 정부 부처들이 역할과 책임을 분담해 큰 그림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권 고위 인사는 “언제부터인가 유 부총리도 뒤로 빠지고 임종룡 금융위원장 혼자서 모든 (구조조정) 총대를 메고 있다”면서 “현대상선,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해운업의 명운이 걸려 있는데도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나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뒷짐 진 채 구경꾼 모양새”라고 비판했다. 개각을 하지 않을 것이면 지금이라도 최소한 구조조정에 관한 한 팀장과 팀원을 명확히 하고 팀플레이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전직 경제관료도 “유 부총리가 중심이 돼서 이미 부실해진 기업은 금융위원장이, 아직 살아 있는 기업은 산업부 장관이 역할 분담을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는 시장 주도 구조조정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미국처럼 민간 주도의 구조조정을 하려면 벌처펀드(부실 자산을 싼값에 사서 가치를 올린 뒤 되팔아 차익을 내는 펀드)가 나와야 하는데 우리는 인수·합병(M&A) 시장이 발달돼 있지 않아 대기업 구조조정을 할 수 있는 사모투자펀드(PEF)가 없는 실정”이라며 “PEF 자산운용 규제를 풀어 대기업도 시장에서 구조조정을 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은 대기업의 문어발 확장을 막기 위해 자산이 5조원이 넘는 PEF는 대기업으로 지정하고 설립 15년 이내 청산하도록 하는 등 제한을 두고 있다. 정재규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선임연구위원은 “대규모 구조조정에는 국민세금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데 ‘이익의 사유화, 손실의 사회화’라는 냉소가 파다하다”면서 “이런 저항을 극복하려면 부실 책임이 있는 대주주와 경영진, 채권단에 책임을 확실히 묻고 구조조정 과정에서의 면책 범위도 명확히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박한철 헌재소장 “로스쿨과 사법시험, 양자 택일의 문제 아냐”

    박한철 헌재소장 “로스쿨과 사법시험, 양자 택일의 문제 아냐”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은 13일 사법시험 존치 논란에 대해 “로스쿨과 사법시험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법조인 양성 시스템이 국가발전과 합치할 수 있도록 고민하면서 답을 구해가겠다”고 밝혔다. 박 소장은 이날 오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서 가진 특강에서 “로스쿨이 적응 단계에서 문제가 부각됐다고 하더라도 로스쿨 제도가 올바르게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같은 의견은 로스쿨 재학생이 사법시험 존치와 관련된 헌법소원에 대해 박 소장의 개인적인 견해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고시생들이 지난해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하며 ‘사시 폐지’를 규정한 법 조항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박 소장은 이어 “로스쿨 도입 당시 논란이 충분한 것이었느냐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으나 여하튼 시행됐고 빨리 자리잡아서 사법 시스템을 뒷받침해야 한다”면서 “모든 제도가 하루 아침에 정착할 수는 없고 20~30년은 걸린다”고 말했다. 또 “사법시험을 통해 로스쿨에 가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만들어주는 것이 적절하냐는 것은 복잡한 문제”라면서 법조인 양성 시스템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 소장은 이날 ‘꿈꾸는 모든 것이 미래가 된다-헌법과 헌법재판’을 주제로 특강을 갖고 이어진 질의응답을 통해 헌법재판소의 사회통합 기능을 강조했다. 박 소장은 “헌법재판은 적극적인 행정 영역이 아니라서 사회통합이나 정치통합에 한계가 있다”면서 “주어진 여건 아래에서, (사회구성원 간) 존재하는 갭을 메워 기회의 균등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재판관들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헌법재판관들의 고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통합진보당 해산 관련 사건 기록의 분량이 총 17만 5000쪽이어서 주말에도 쉬지 못하고 일하느라 눈병이 걸릴 지경이었다면서 사건이 끝나자 안경을 새로 맞추고 입원하기도 했다는 일화를 털어놨다. 박 소장은 “헌법재판관끼리 대화를 하다 보면 언쟁 수준까지 가고 때에 따라서는 얼굴을 붉혀 싸움하는 것처럼 보이는 일도 부지기수”라며 “평의가 있을 때는 반드시 저녁식사를 같이 해 개인 감정을 풀고, 별도 접촉을 통해 의견을 줄여나가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글 전용, 기본권 침해” “한자 사교육 조장”

    한글만을 우리 고유문자로 규정한 국어기본법이 헌법재판소의 심판대에 올랐다. 2005년 국어기본법이 제정된 이후 11년 만이다. 헌재는 12일 국어기본법 제3조 등을 대상으로 제기된 헌법소원 사건의 공개 변론을 가졌다. 2012년 10월 어문정책정상화추진회, 학부모, 대학교수 등 333명이 “한자를 한국어 표기 문자에서 제외한 현행법은 어문 생활을 누릴 권리와 한자 문화를 누리고 교육받을 권리 등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국어기본법 제3조는 ‘대한민국의 공용어인 한국어’를 ‘국어’로, ‘한글’을 ‘국어를 표기하는 우리 고유의 문자’로 규정하고 있다. 또 제14조는 공공기관에서 작성하는 공문서는 한글로 작성하도록 하고 있다. 제18조는 교과서 역시 한글 전용 규정에 맞추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헌을 주장한 청구인 측 대리인으로 나온 김문희 전 헌법재판관은 “한자를 한글과 공용 언어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우리말의 어의(語義)의 폭이 줄어든다”면서 “한자 사용을 제한하면 표현의 자유까지도 제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인으로 나온 한수웅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글 전용은 국민의 언어능력과 사고능력을 저하시키고 학문의 발전을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합헌 입장인 정부 측 대리인 박성철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는 “국어기본법은 국어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법률로, 한자를 배척하거나 말살하려는 의도가 있지 않다”며 “초·중·고에서 한자를 재량으로 교육하거나 선택과목으로 교육하고 있어 국민은 언제든 일상생활에서 자유롭게 한자를 쓸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는 “초·중등 교육과정에서 한자 교육을 강화할 경우 조기 사교육이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김영란법 시행령 입법예고] 시행령 나왔지만… 헌재 판단 남았다

    언론인·사립교원 제재 포함 등 쟁점 여야 “헌소 결과 봐야” 법 개정 신중 국민권익위원회가 이른바 ‘김영란법’ 시행령안을 9일 입법예고했지만 실제 시행까지는 헌법재판소라는 마지막 관문을 거쳐야 한다. 대한변호사협회가 지난해 이 법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했고, 헌재는 오는 9월 28일 법 시행 전 위헌 여부를 결론 낸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변협 등이 제기한 헌법소원은 ▲언론인과 사립교원을 제재 대상에 포함시키는 게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되는지 ▲배우자 신고의무 조항이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등이 핵심 쟁점이다. 하지만 변협은 예외로 인정하는 금품수수의 범위를 시행령에 규정하도록 한 법률 조항 자체가 입법부의 권한을 행정부로 위임하는 것을 막고 있는 ‘포괄위임 금지’ 원칙에 위배된다는 입장이다. 변협 관계자는 “헌법소원은 언론인을 처벌 대상에 포함시킨 부분을 주로 지적하고 있지만, 처벌 기준인 금품 액수를 법률에서 정하지 않은 점도 문제”라고 말했다. 헌재가 김영란법에 위헌 결정을 내리면 해당 법 조항은 바로 효력이 사라진다. 때문에 반드시 법이 시행되기 이전에 헌재가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경제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면서 김영란법에 대한 부정적인 의사를 피력하기도 했다. 여야는 일단 헌법소원 결과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새누리당은 ‘선(先) 헌법소원 판결, 후(後) 국회 논의’ 수순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김영란법의 소관 국회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의 새누리당 간사 김용태 의원은 “헌재에서 문제가 있다고 하면 국회가 나서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시행령이 제정된 만큼 이 법이 가질 수 있는 긍정성을 극대화해 잘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서 “시행 과정에서의 어려움은 나중에 보완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도 “일단 (시행을) 하는 거지 그걸 안 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야 의원 상당수가 김영란법 보완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만큼 경제 현실 등을 감안해 추후 법을 손질하거나 시행령에서 보완할 가능성도 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개성공단 기업들 “개성공단 전면중단은 위헌” 헌소 제기

    개성공단 기업들 “개성공단 전면중단은 위헌” 헌소 제기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9일 “정부의 2·10 개성공단 전면중단 조치는 위헌”이라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개성공단에 현지법인을 둔 입주기업 108곳, 개성공단에 영업소를 둔 영업기업 37곳, 협력업체 18곳 등 총 163곳이 참여했다.  기업들은 제소 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소원은 정부의 2·10 조치가 적법절차를 위반하고 재산권을 침해하여 위헌임을 확인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 동안 북한에 개성공단을 법치주의에 따라 운영할 것을 요구해 왔으나, 정작 우리 정부가 먼저 아무런 법적 근거없이 개성공단을 전면중단함으로써 북한으로부터 보호하고자 했던 우리 국민의 재산권을 정부 스스로 침해했다”고 덧붙였다. 소송을 대리하는 수륜아시아법률사무소의 김광길 변호사는 “이번 헌법소원은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중단 조치가 국가안보 등 공공목적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였는지에 대하여 헌재의 실체적 판단을 구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의 2·10 조치가 법이라는 형식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한 판단을 구하기 위한 소송”이라고 설명했다.  개성공단기업협회 정기섭 회장은 “헌법에 위반된 개성공단 전면중단이 위헌임을 확인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법치주의가 작동하는 것을 북한에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갑작스런 전면중단 조치로 폐업 위기에 몰린 입주기업들과 대량해고 가능성이 큰 근로자들에게 적법한 절차로 같은 조치가 취해졌더라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현장 블로그] 기약 없는 임시보호… 대한민국 보호소에 갇힌 난민

    충북 청주와 경기 화성에는 ‘외국인 보호소’란 곳이 있습니다. 법무부가 불법체류 등으로 본국 송환을 명령했지만 난민 신청, 여권 미소지, 교통편 미확보 등으로 즉시 본국에 돌아갈 수 없는 외국인들을 머물게 하는 곳입니다. 이름은 보호소지만 밖에 나갈 수가 없기 때문에 이곳에 수용된 외국인들은 ‘사실상 구금’이라고 표현합니다. 여기에 머무는 외국인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보호기간에 제한이 없다는 점입니다. 법무부의 재량에 따라 기간이 계속 연장될 수 있습니다. 물론 법무부는 불법 체류자의 범죄 등을 막기 위해 이런 조치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출입국관리법 제63조 제1항은 ‘강제퇴거 명령을 받은 외국인을 여권 미소지, 교통편 미확보 등의 사유로 즉시 본국으로 송환할 수 없으면 송환할 수 있을 때까지 그를 보호시설에 보호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보호소의 외국인들은 사법기관의 심사도 없이 신체의 자유가 구속당하기 때문에 부당하다고 말합니다. 이런 가운데 2013년 7월 보호소에 머물던 이란 국적 A씨가 보호기간의 상한선이 없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습니다. 그는 1997년 9월 단기방문(C-3) 비자(체류기간 90일)로 우리나라에 들어와 4년 넘게 불법 체류를 했는데요. 2012년 난민 인정 신청을 했지만 한국정부에 의해 거부당하면서 외국인보호소에 수용됐습니다. 그런데 A씨는 헌법소원을 제기하고 1년 5개월이 지난 2014년 12월 재판을 통해 난민 지위를 인정받고 외국인보호소에서 나왔습니다. 지난달 28일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5대4의 의견으로 A씨의 헌소에 대해 ‘각하’ 결정을 내렸습니다. 재판을 끝낸다는 의미인데 “A씨가 이미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기 때문에 재판을 진행할 이유가 없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재판관 4명은 ‘국제적 기준이나 미국, 독일 등 외국 법령에 의하더라도 구금의 상한이 반드시 법률에 규정되어 있어야 한다’ 등 이유로 위헌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더해 각하 의견을 낸 5명의 재판관 중에서도 2명은 보충의견을 통해 합리적인 보호기간의 상한선을 설정하고 그 기간 안에 출입국, 난민 관련 절차가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등 의견을 밝혔습니다. 결국 헌재 재판관 9명 중 6명은 현 상황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힌 셈입니다. 신체의 자유는 우리나라 헌법과 유엔 자유권 규약이 보장하는 기본권이라는 점을 알았으면 한다고 A씨의 변호사는 말했습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박한철 헌재소장 ‘행복과 헌법재판’ 특강

    박한철 헌재소장 ‘행복과 헌법재판’ 특강

    박한철(63) 헌법재판소장은 3일 오후 3시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미래를 드래그하라-행복과 헌법재판’이란 제목으로 특별강연을 한다. 박 소장은 특강에 앞서 헌재 대구지역상담실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고 여성·교육·청소년·환경 등 10개 단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는다.
  • [사설] 보완 앞둔 ‘김영란법’ 헌재 결정 빠를수록 좋다

    정부가 이른바 ‘김영란법’(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을 앞두고 음식물이나 선물, 경조사비 허용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농축수산·화훼·요식업 중앙회 등 관련 업계와 전문가들이 경기 위축 등을 고려해 기존 공무원행동강령 기준(음식물·선물 3만원, 경조비 5만원)의 금액 상한을 올려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물가가 오른 현실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행 행동강령 기준을 그대로 김영란법 시행령에 적용할 경우 관련 경기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작용했다. 지난해 국회에서 통과된 김영란법은 공직자와 언론인, 사립학교 교원 등이 같은 사람에게 한 번에 100만원, 1년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으면 직무 관련성에 상관없이 형사처벌하도록 했다. 다만 ‘원활한 직무수행’이나 사교·의례·부조 목적의 음식물과 선물, 경조사비 등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범위에서 받을 수 있게 했다. 이에 따라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수개월간 각계 의견을 수렴하는 등 구체적인 금액 기준을 정하기 위한 시행령 제정을 준비해 왔다. 권익위는 김영란법의 식비·경조비 등의 기준 완화와 관련해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관련 업계의 상향 조정 의견과 달리 학부모 단체 등에선 현행 공무원행동강령 수준을 유지해 달라는 의견이 있어서 합리적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고민하는 눈치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언론사 간부들과의 간담회에서 김영란법에 대해 “우리 경제를 너무 위축시키지 않을까 우려를 많이 했다”고 말한 점에 비춰 시행령은 행동강령의 금액 기준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선물 가격 상한선 등이 시행령에 들어가는 만큼 합리적 수준에서 하려고 연구하고 있다”고까지 언급했다. 어떻게 하든 소비를 살려야 하는 뜻에서 금액 기준 조정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 다만 부패 척결을 염원하는 국민의 눈높이를 감안해 더 면밀한 조사와 연구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 김영란법은 적용 대상에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원 등 비공직자가 포함된 것과 관련해 헌법소원이 청구돼 있다. 헌법재판소는 법 시행일인 9월 28일 전에 위헌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법 시행을 위해선 미리 시행령을 만들어 입법예고를 해야 한다. 헌재의 결정에 따라 시행령은 물론 법까지 고쳐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헌재의 결정이 빠를수록 좋은 이유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