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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 처음에는 고통...나중에는 이로워”

    “법, 처음에는 고통...나중에는 이로워”

    “저의 고민이 좋은 결정의 열매”...퇴임사 전문<이정미 헌법재판소 소장 권한대행 퇴임사>  사랑하는 헌법재판소 가족 여러분!  저는 오늘 헌법재판관의 임기를 마치고, 정든 헌법재판소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헌법재판관으로서의 지난 6년, 그리고 30년 동안의 공직생활을 돌이켜 보게 됩니다. 흔히 얘기하듯이, 큰 과오 없이 무사히 소임을 다할 수 있었다는 점, 참으로 다행스럽고 고마울 따름입니다.  이 모든 것은 여러 재판관님들과 헌법재판소의 모든 가족 여러분들의 도움 덕분이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헌법재판관이라는 자리는 부족한 저에게 참으로 막중하고 무거웠습니다. 고요하고 평화롭기만 해 보이는 그 자리가 실은 폭풍우 치는 바다의 한 가운데였습니다. 또한 여성 재판관에 대해 우리 사회의 소수자와 여성이 기대하는 바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 때, 어떤 판단이 가장 바르고 좋은 것인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였습니다. 저의 그런 고민이 좋은 결정으로써 열매 맺었기를 바랄 뿐입니다. 여러분 모두 아시다시피, 지금 우리나라는 안팎으로 큰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세계정세는 급변하고 있으며, 우리는 내부적 갈등과 분열 때문에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우리 헌법재판소는 바로 엊그제 참으로 고통스럽고 어려운 결정을 하였습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헌법재판소는, 이번 결정을 함에 있어서도 헌법과 법률에 따라 공정하게 절차를 진행하면서, 헌법의 정신을 구현해 내기 위하여, 온 힘을 다하였습니다. 우리가 현재 경험하고 있는 통치구조의 위기상황과 사회갈등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그리고 인권 보장이라는 헌법의 가치를 공고화하는 과정에서 겪는 진통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오늘은 이 진통의 아픔이 클지라도, 우리는 헌법과 법치를 통해 더 성숙한 민주국가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법의 도리는 처음에는 고통이 따르지만 나중에는 오래도록 이롭다.”(法之爲道前苦而長利, <한비자>)는 옛 중국의 고전 한 소절이 주는 지혜는 오늘도 유효할 것입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민주주의, 그 요체는 자신의 생각과 다르더라도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는 데 있다고 믿습니다.  저는 이번 진통을 통해 우리 사회가 보다 자유롭고 평등하며, 보다 성숙하게 거듭나리라고 확신합니다. 이제는 분열과 반목을 떨쳐내고 사랑과 포용으로 서로를 껴안고 화합하고 상생하길 간절히 바랍니다.  늘 헌법재판소를 신뢰해 주시는 국민 여러분께 경의를 표하고 그 성원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헌법재판소에 주신 국민 여러분의 격려와 기대, 비판과 질책은 모두 귀하고 값진 선물과 같았습니다. 헌법재판소 가족 여러분,  그 동안 부족한 저를 도와주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좋은 환경에서 멋진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그 동안 혹시라도 저로 인하여 상처를 받으시거나 서운한 일이 있었더라도 너그러이 용서하여 주시길 빕니다.  헌법재판소가 늘 국민의 행복을 실현하고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계속 큰 역할을 다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늘 함께 하여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 이정미 재판관 오늘 퇴임…“참으로 고통스럽고 어려운 결정, 이젠 화합·상생”

    이정미 재판관 오늘 퇴임…“참으로 고통스럽고 어려운 결정, 이젠 화합·상생”

    이정미(55·사법연수원 16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13일 퇴임했다. 이 권한대행은 지난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선고에 대해 “참으로 고통스럽고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11시 헌재청사 1층 대강당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헌재는 이번 결정을 하면서 헌법과 법률에 따라 공정하게 절차를 진행하면서 헌법의 정신을 구현해 내기 위해 온 힘을 다 했다”고 밝혔다. 이 권한대행은 “우리가 현재 경험하고 있는 통치구조의 위기상황과 사회갈등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그리고 인권 보장이라는 헌법의 가치를 공고화하는 과정에서 겪는 진통이라고 생각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비록 오늘은 이 진통의 아픔이 클지라도 우리는 헌법과 법치를 통해 더 성숙한 민주국가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 대행은 중국 고전 ‘한비자’ 중 “법의 도리는 처음에는 고통이 따르지만 나중에는 오래도록 이롭다”는 뜻의 ‘법지위도전고이장리(法之爲道前苦而長利)’라는 소절을 인용하며 법치주의 실현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사랑하는 민주주의의 요체는 자신의 생각과 다르더라도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는 데 있다”며 “이제는 분열과 반목을 떨쳐내고 사랑과 포용으로 서로를 껴안고 화합하고 상생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행은 사법연수원 교수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을 거쳐 대전고법 부장판사 시절인 2011년 3월 14일 이용훈 당시 대법원장의 지명으로 여성으로서는 두 번째 헌법재판관이 됐다. 2014년 12월 선고한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심판 사건의 주심 재판관을 맡았고, ‘김영란법’이라 불리는 부정청탁금지법, 국회 선진화법 등 주요 사건에서 대체로 다수 의견을 냈다. 1월 31일 박한철 전 헌재소장의 퇴임 후 권한대행을 맡아 탄핵심판을 진두지휘했다. 8명의 재판관 중 가장 어리고 사법연수원 기수도 늦지만 부드러우면서도 때로는 과감한 재판 지휘로 중대하고도 어려운 역사적 사건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대행은 이날 퇴임으로 1987년 판사로 임관한 이래 30년간의 공직 생활을 마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김진태 “박근혜, 승복한 것…탄핵반대 집회 사망은 헌재 탓”

    김진태 “박근혜, 승복한 것…탄핵반대 집회 사망은 헌재 탓”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나와 사저로 돌아갔기 때문에 그건 이미 (헌법재판소 결정에) 승복한 것이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박 전 대통령의 뒤늦은 청와대 퇴거를 오히려 ‘승복’이라고 평가했다. 김진태 의원은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박 전 대통령 수사에 대한 입장 및 헌재 탄핵 결정의 12가지 문제점’을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재 결정에 모두가 동의하고 재판관들을 존경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판례도 비판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헌재 결정은 법리를 무시한 정치판결”이라고 비난했다. 심지어 “헌재가 국론을 더 분열시켰고, 애국시민을 흥분시켜 죽음으로까지 내몰았다”면서 경찰버스를 탈취하다 집회 참가자가 사망했던 친박집회의 과열 양상 책임을 헌재에 돌렸다. 김진태 의원은 “고영태 일당을 구속해 이 사건에 숨겨진 민낯을 보고 싶다. 그래야 진정 마음으로부터 승복이 가능할 것 같다”면서 “민간인 박근혜에 대한 수사는 대선 이후로 연기하라. 이 사건을 더 이상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또 “헌재 결정문을 꼼꼼히 읽어보면 수긍이 가기는커녕 분노가 치민다. 헌재 결정문을 검토하고 대략 12가지로 분석해봤다”며 “결정문 중에 술술 넘어가고 머리가 끄덕여지는 부분이 몇군데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탄핵의 절차 요건은 변호인과 합의할 문제가 아닌 직권조사 사항 ▲재판관 8명으론 결정할 수 없다 ▲국회에서 반대토론 신청자가 없었다고 하는데 사실은 다르다 ▲뇌물수수, 생명권 등 중한 사유는 인정 안하고 비교적 경미한 직권남용을 인정하면서 파면까지 한 것은 과한 결정 ▲조사나 압수수색에 응하지 않은 것은 당연한 권리 등을 골자로 한 주장을 펼쳤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근혜 전 대통령 “진실 밝혀질 것”…시민들 “국민과 싸우자는 건가”

    박근혜 전 대통령 “진실 밝혀질 것”…시민들 “국민과 싸우자는 건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12일 청와대에서 퇴거해 서울 삼성동 사저로 복귀하면서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는 대국민 메시지를 내놓자 시민들이 따가운 시선을 보냈다. 일부 시민들은 박 전 대통령이 헌재의 파면 결정에 승복하지 않고 끝까지 국민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13일 시민들은 박 전 대통령 관련 기사에 온라인으로 수 많은 댓글을 달았다. 네이버 아이디 ‘hoho***’는 “헤어진 뒷모습은 아름답게 남기를 바랐는데 끝까지 국민을 분열시키는구나”라고 지적했다. 같은 사이트의 아이디 ‘yana****’는 “억울한 점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방어했어야지. 한마디도 없이 숨어있다가 이제 와서 이런 멘트는 수긍이 안 가요”라고, ‘cone****’는 “국민 앞에 사죄는 못 할망정 국민과 싸우겠다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네이버 아이디 ‘0419****’는 “진정 국민은 안중에도 없구나”, ‘yang****’는 “국민을 우롱하는 메시지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다음 이용자 ‘안석판’은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그런 말 한마디만 했어도 국민은 동정의 마음을 많이 보냈을 것입니다”라고 씁쓸해했다. 반면 박 전 대통령을 여전히 옹호하는 누리꾼도 있다. 네이버 아이디 ‘youn****’는 “박 전 대통령의 결백을 믿는다”라고 지지했고, ‘mdyd****’는 “(박 전 대통령 발언이) 이해가 가는 말이다. 차근차근 진실을 밝혀라”라고 요구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조응천 “박근혜, 삼성동 사저 진지 삼아 투쟁 예고”

    조응천 “박근혜, 삼성동 사저 진지 삼아 투쟁 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10일 파면되고 3일이 지나서야 청와대 관저에서 나와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그의 자택에 들어갔다.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던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대신 전했다. 아래는 그 메시지의 마지막 문구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습니다.” 파면을 당하고도 삼성동 사저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친박계’ 의원들과 지지자들에게 웃는 얼굴까지 보인 박 전 대통령의 위 발언을 놓고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강하게 비판했다. 조 의원은 1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삼성동 사저를 진지로 해서 끝까지 농성하고 투쟁하겠다, 또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응할 의사가 없다, 그러니까 지지층의 결집과 궐기를 촉구하는 것으로밖에 이해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의 지난 10일 오전 11시 21분 파면 이래로 친박 단체가 주축이 된 탄핵 반대 집회에서 참가자 3명이 사망하고 부상자가 속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전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자들을 향해 헌재의 선고에 승복하자는 말을 하지 않는 태도에 대해 ‘국론 분열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조 의원은 “(친박 단체들이) 향후 40일 동안 삼성동 사저 앞에서 집회신고를 한 걸로 보여진다. 그러면 40일 동안 사저 골목 앞에서 태극기를 흔들고 모여 있으면,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들고 가서 혹은 체포영장을 들고 가서 집행을 하려해도 상당한 혼란이 있지 않겠나”면서 “참 난감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박 전 대통령이 파면 선고 이후에도 청와대 관저를 56시간 동안 나가지 않은 일이 논란이 됐다. ‘기각될 걸 확신했기 때문에 준비를 전혀 안 해서’라는 해석도 있고, ‘삼성동 사저의 수리가 늦어져서 그런 거다’는 얘기도 있는 상황. 조 의원은 “국민의 80%가 탄핵이 인용될 거라고 예상을 한 그런 상황이었다. 객관적으로 보면 탄핵 인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볼 때 참모들로서는 마땅히 지금 이런 객관적인 상황을 보고하고 ‘이럴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합니다’, 즉 플랜B를 마련을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한 참모들이 박 전 대통령에게 좋은 얘기만 했을 것”이라면서 “‘삼성동으로 돌아가셔야 될지 모릅니다. 그러니까 빨리 도배도 하고 보일러 수리도 하고’ 이런 말을 (박 전 대통령에게) 도저히 전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조 의원은 과거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내면서 느꼈던 청와대 안의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제가 있을 때도 그랬지만, 청와대나 내각에 직언을 하고 고언을 하는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굉장히 배척당하고 또 각종 불이익을 받는 상황이 4년 내내 지속된 것 같고요. 결과적으로 비선실세라든가 문고리, 또 황교안 권한대행을 비롯한 온 내각이 무능하거나 용기가 없거나 소명의식이 없는 그런 사람들한테 둘러싸여가지고 4년 동안 벌거벗은 임금님 노릇을 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박 전 대통령이 파면 후에도 청와대에 계속 머문 이유가 자신에게 불리한 기록물들을 파기하거나 반출하기 위해서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조 의원은 “그것은 알 수가 없다”라면서도 “청와대에서는 차기 대통령이 결정되면 그때부터 두 달 동안 각종 서류 문서 파기하고 그 다음 메인서버 PC 전부 다 포맷하고 디가우징(강력한 자력으로 컴퓨터 하드디스크의 모든 데이터를 삭제하는 기술)해서 완전 깡통으로 만들어놓는 그런 작업을 한다. 지금도 아마 그런 작업을 하고 있지 않겠나 싶다”고 의심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이정미 재판관 마지막 출근길···허리 숙이며 “고생하셨습니다”

    이정미 재판관 마지막 출근길···허리 숙이며 “고생하셨습니다”

    13일 헌법재판소 재판관으로서의 임기가 끝나는 이정미(55·사법연수원 16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이날 마지막 출근을 했다. 오전 8시 50분쯤 자택에서 출발한 이 권한대행은 경호 인력의 호위를 받으며 오전 9시 20분쯤 서울 종로구 헌재 청사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린 이 권한대행은 청사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취재진을 향해 “고생하셨습니다”라면서 거듭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평소 말없이 청사 안으로 향하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이는 단순히 취재진뿐만 아니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심리·변론에서부터 선고에 이르기까지 헌재의 결정을 믿고 기다린 국민에 대한 감사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헌재는 이날 오전 청사 대강당에서 이 권한대행의 퇴임식을 연다. 애초 헌재는 경호 문제를 우려해 구체적 시간은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비록 탄핵심판 선고는 끝났지만 헌재 청사 청사는 혹시나 모를 상황에 대비한 경찰 버스 차벽으로 둘러싸여 있는 상태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윤전추, 청와대 퇴거 박 전 대통령 동행…현직이 전직 보좌 논란

    윤전추, 청와대 퇴거 박 전 대통령 동행…현직이 전직 보좌 논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삼성동 사저에 동행한 윤전추·이영선 행정관에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10일 헌재 선고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12일 오후 청와대를 퇴거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에 도착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 길에 윤전추 행정관, 이영선 행정관과 함께 동행했다. 이날 저녁 윤 행정관은 눈물을 흘린 듯 충혈된 눈과 창백한 얼굴로 차량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윤전추 행정관은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퇴거해 삼성동 사저로 들어갈 당시 동행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이를 두고 현직 신분인 청와대 행정관이 파면당한 전직 대통령의 수발을 드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이 행정관은 경호관이어서 사저 경호팀에 합류가 가능하다. 그러나 그는 이 행정관은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등이 사용한 차명 휴대전화 50여대를 대신 개통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상태다. 현재는 박 전 대통령에게 제공되는 경호 인력으로서 박 전 대통령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일반인 신분인데, 이제 구속해서 철저하게 수사해야하는 것 아닌가”, “윤전추 이영선 저 두 사람의 위증 때문에 세월호 사건 등의 진실이 파헤쳐지지 않는 것…위증죄인들 국민앞에 부끄럽지도 않냐”, “사직하고 보좌해라”라며 비난했다. 유명 배우 전지현 등의 개인 헬스트레이너를 지낸 윤전추 행정관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취임한 후 대통령 제2부속비서관실 3급 행정관으로 임용됐다. 청와대 직원 신분으로 최순실 의상실 CCTV에 등장해 시중을 드는 모습이 포착, 논란이 됐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윤 행정관에 대해 “윤 행정관은 3급 행정관이다. 개인 트레이너일 뿐인데 홍보 민원업무, 민원대처 능력은 없다. 9급 공무원이 3급 공무원 되려면 30년 걸린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입장에 대한 일문일답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입장에 대한 일문일답

    박근혜 전 대통령은 12일 오후 7시 37분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에 도착해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을 통해 “대통령으로서의 소명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박 전 대통령의 입장 전문. 제게 주어졌던 대통령으로서의 소명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저를 믿고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이 모든 결과에 대해서는 제가 안고 가겠습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습니다.  다음은 민경욱 전 대변인과의 일문일답이다.- (박 전 대통령 말씀 중에) 안고 가겠다는 게 무슨 의미인가.▲ 어려운 의미가 아니다.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 - (박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에 응할 계획인가.▲ (박 전 대통령에게) 그런 것을 질문할 기회가 없었다.- 헌재 결과에 승복한다고 했나?▲ 그런 말씀 없었다.- 세월호 유가족에게 입장을 밝힐 계획이 있나?▲ 없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끝내 승복 않고 법적투쟁 시사한 박 전 대통령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어제 청와대에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거처를 옮긴 뒤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을 통해 헌재의 탄핵 선고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소명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모든 결과를 안고 가겠다.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선고 후 이틀간의 침묵을 깨고 밝힌 입장은 누가 보더라도 승복과는 거리가 멀다. 지지자들에게 헌재 결정에 대한 ‘불복’이라는 잘못된 신호를 주기에 충분하다. 반년 가까이 나라를 극심한 분열과 혼란에 빠뜨린 책임이 박 전 대통령에게 있다.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할 생각이 없다면 헌재의 결정을 존중했어야 했다. 명시적 승복 선언은 지난 4년간 국정을 이끌었던 박 전 대통령의 마지막 책무이자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였다. 그러나 승복하기는커녕 법적인 투쟁을 예고했다. 이는 지지자들에게 암묵적으로 탄핵 불복 운동을 부추기는 것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헌재에 제출한 최후 변론서에서 “앞으로 어떠한 상황이 오든 소중한 우리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해 갈라진 국민의 마음을 모아 지금의 혼란을 조속히 극복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 가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청와대는 “이미 선고 승복 입장을 밝힌 상태”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를 인정할 사람은 많지 않다. 최후 변론서 그 어디에도 승복이라는 표현은 들어 있지 않다. 헌재 선고 전 정상참작을 노린 진술이라고밖에 볼 수 없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헌재의 전원 일치 파면 선고에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기각이나 각하를 기대했던 박 전 대통령은 선고 뒤 일부 참모들에게 탄핵 여부를 재확인했을 정도라고 한다. 그렇지만 박 전 대통령이 자신의 한 몸이 아니라 국가 장래를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이런 무책임한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된다. 설령 헌재의 선고가 기대와 다르고 불만이 있다 하더라도 헌재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 그것이 법치주의요, 민주주의다. 헌재의 선고에 불복하고 오히려 법적인 싸움을 하겠다고 한 박 전 대통령의 모습은 대립과 갈등을 키울 뿐이다. 친박 단체의 과격한 시위도 쉽게 누그러지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는 기대하기 어렵다. 악순환을 끊을 사람은 바로 박 전 대통령이며, 이는 명확한 승복 의사를 밝히는 데서 시작됨을 알고 실천했어야 했다. 박 전 대통령은 그렇게 강조했던 법치를 스스로 어기는 모순을 범하고 말았다.
  • [사설] 통합·적폐청산 함께하는 대선에 미래 있다

    탄핵 정국이 끝나면서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됐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번 주 대선일을 공고한다. 5월 9일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많다. 더불어민주당은 2차 선거인단 모집에 들어갔고, 자유한국당은 이달 말 대선 후보를 선출한다는 일정을 확정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정의당 등도 저마다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야말로 대선 정국으로 급격하게 빨려 들어가는 형국이다. 대선 정국에 돌입하면서 우리 사회는 두 갈래의 에너지가 강렬하게 분출되고 있다. 국정 농단 사태에서 드러난 적폐를 청산하자는 주장과 탄핵 과정에서 확인된 대한민국의 분열을 통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그것이다. 적폐 청산과 국민 통합은 선후의 관계도, 적대적 관계도 아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힐 두 기둥이며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사안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어제 기자회견을 갖고 적폐청산과 국민 통합에 앞장서겠다는 다짐한 것도 이런 맥락일 것이다. 최순실 국정 농단에서 드러난 대한민국의 적폐는 실로 참담했다. 재벌과 권력자 사이에서 이뤄진 음습한 뒷거래는 개발 독재 시절부터 우리 사회를 짓눌러 왔던 정경유착의 악습이다. 검찰과 국정원, 국세청 등 국가를 지탱하는 권력 기관들이 대통령 권력 사유화에 동원된 사실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헌재의 탄핵 인용은 법 위에 누구도 군림할 수 없다는 민주주의 원칙을 확인한 만큼 법치주의에 입각해 분명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다. 중장기적으로 우리 사회가 직면한 각종 불평등 구조는 법적·제도적 개선을 통해 개선돼야 한다. 분열과 갈등의 대한민국을 통합하는 일 또한 우리 앞에 놓인 중대한 과제다. 촛불과 태극기로 상징되는 작금의 분열상은 더 나은 대한민국을 향한 진통의 과정이다. 현재의 5당 체제가 대권에 집착해 당파와 정파의 이익에 골몰해 갈등을 유발시키는 것은 국가적 위기를 심화시킬 뿐이다. 무엇보다 대선 주자들은 정치공학적 접근으로 분열과 갈등을 조장해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발상 자체를 포기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 북한 핵·미사일 위협과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보복,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발호 등 외교·안보 위기에 직면해 있다. 국민 통합과 초당적 대처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대선 주자들이 인신공격과 흑색선전 등 갈등 유발적 전략으로 접근하지 말고 정교한 정책 중심적인 선거전을 통해 지도자로서의 역량을 보여 줘야 한다. 도덕성에 국한된 논쟁과 구호성 공약에서 벗어나 확실한 후보 검증이 필요한 이유다. 진영의 논리에 국한되지 않고 국가 전체의 안위와 국민 복리가 우선돼야 한다. 19대 대선은 국민의 염원을 담아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히는 선거가 돼야 한다는 것이 모든 국민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 [씨줄날줄] 이정미 헌재소장 대행의 헤어롤/최광숙 논설위원

    [씨줄날줄] 이정미 헌재소장 대행의 헤어롤/최광숙 논설위원

    지난해 4·13 총선에서 서울의 지역구에 출마했던 한 여성 후보는 화장을 안 하고 ‘맨 얼굴’ 유세를 하다가 지역 주민들로부터 “여자가 화장도 안 하고 돌아다닌다”는 뒷말을 들었다. 이러니 여성 정치인들은 선거 등 아무리 바빠도 ‘꽃단장’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은 화장보다 헤어 스타일에 신경을 많이 쓴다고 한다. “나이 들수록 머리에 힘이 있어야 사람이 힘이 있어 보이는 것 같다”는 생각에서다.대부분의 여성 국회의원들은 평상시 스스로 머리 손질을 한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바쁠 때는 차 안에서 화장도 하고, 머리의 볼륨을 살려 주는 분홍색·노란색 플라스틱 헤어롤 3개를 말아 올린다. ‘추미애표 3분 화장법’이다. 하지만 대외 활동이 있는 날에는 국회 안에 있는 미용실을 이용하는 ‘알뜰파’ 의원들이 꽤 있다. 이은재 바른정당 의원은 “동네 미용실은 드라이하는 데 3만원인데 국회 미용실은 1만원으로 가격이 싼 편”이라면서 “일찍 국회에 나와 머리를 하고 국회 본회의나 상임위원회에 참석하니 시간도 절약돼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지역구 내에 있는 미용실을 이용하는 이들도 있다. 김현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역구 내의 여론도 듣고 정책 홍보도 할 수 있는 장소로 지역구에 있는 미용실만 한 데가 없다”고 했다. 오늘 퇴임하는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일인 지난 10일 뒷머리에 분홍색 헤어롤 2개를 단 채 출근해 화제가 됐다. 급히 출근하느라 떼어내는 걸 잊은 걸로 보인다. 앞서 이 대행은 2011년 헌법재판관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에 머리 드라이를 하지 않고 나와 일부 의원들로부터 “국회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는 지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외모에 신경 쓰지 않고 일만 하는 전형적인 워커홀릭 여성의 모습이었다고 한다. 아마도 이 대행으로서는 6년 전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고자 ‘역사의 법정’에 서는 날 나름 공들여 머리 손질을 한 것 아닌가 싶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바빠서 머리 만질 시간도 없는 재판관이 ‘올림머리’를 즐겨 한 박근혜 대통령을 심판한다”, “헤어롤 2개의 둥근 모양은 탄핵 ‘인용’의 ‘ㅇ’ 2개를 의미한다”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헤어롤 패러디도 이어졌다. 한 여성 연예인은 헤어롤 2개를 만 사진을 찍어 SNS에 올렸다. 일반 남성 시민들도 헤어롤을 달고 이 대행을 흉내 내기도 했다. AP통신은 “사람들은 헤어롤 해프닝을 이 대행이 판결을 위해 얼마나 헌신했는지 보여 주는 신호로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이 대행이 파면당한 여성 첫 대통령에게 상처받은 여성들의 자존심을 회복시켜 줬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열린세상] 대선 2라운드가 시작됐다/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대선 2라운드가 시작됐다/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대선 2라운드가 오늘 시작됐다. 대선 예비후보 등록이 진행 중이고 오는 20일까지 대선일이 확정될 예정이다. 여러 가지를 고려할 때 5월 9일 대선이 유력해지면서 정당들도 분주해졌다. 바른정당이 가장 먼저 3월 28일 대선 후보를 정하고 민주당은 가장 늦은 4월 3일이나 8일 대선 후보가 결정된다. 4월 15~16일 후보 등록이고 선거운동이 시작된다.대선 2라운드는 ‘찬탄’과 ‘반탄’ 집회 속에서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과 함께 시작돼 후유증이 있을 수 있다. 일부에선 “헌재의 역모”라며 “탄핵에 불복종하겠다”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후유증이 있다 하더라도 대세를 거스르기는 어려울 것이다. 국민 여론이 그렇다. 헌재 선고 직후의 여론을 보면 86%가 탄핵 결정을 잘했다고 했고 92%가 승복하겠다고 했다. 대선 정국 1라운드는 ‘반(潘) 사퇴’와 함께했다. 반 사퇴의 뿌리는 지난해 12월 9일 국회의 대통령 탄핵 가결에서 시작됐고 그 후 정권 심판과 교체의 분위기가 지배적이 됐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9월 이후 계속돼 온 ‘반기문 우세’는 ‘문재인 우세’로 바뀌게 됐다. 그래서 올 1월 한 달 실시된 16개의 여론조사에 ‘문재인 우세’가 15개로 나타났다. 2월부터 최근까지의 대선 후보 관련 여론조사도 비슷했다. 대체로 보면 51~78%의 유권자가 야권·진보 후보를 지지하고 9~22%는 여권·보수 후보를 지지하는 셈이다. 7대3의 판세다. 대선 2라운드도 지금까지 이어져 온 야권 우위 구도에서 크게 벗어나기 어려울 듯하다. 무엇보다 ‘보수 10년’의 피로감과 ‘박근혜 파면’이 결정적이다. 물론 민주당 경선 결과가 첫 분수령이겠지만 뒤집기가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우위론과 대세론의 분기점은 첫 경선 지역 호남이다. 야권 대표는 호남이 결정한다. 호남 지지 없는 야권 대선 후보는 없다. 민주당 집권의 마지막 관문은 ‘정의로운 통합’의 안정감과 능력을 보여 주는 것이다. 절반 전후로 알려진 ‘문재인 비호감’ 유권자의 선택은 여기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무거운 책임감’을 말한 민주당 대표 회견장의 태극기 배경과 “정치가 탄핵당했다는 심정으로 개혁에 매진해야” 한다는 국회의장의 언급은 상징적이고 그들의 과제를 말한다. 반면 구여권과 보수는 막판에 몰렸다. 그나마 남은 변수는 보수 재편을 주도하는 바른정당과 김종인 전 대표의 ‘비문·비박 연대’ 시도다. 이들은 ‘탄핵으로 정권교체는 이미 달성’됐기 때문에 ‘국민 통합을 위한 대연정’을 지향한다. 탄핵 기각 탄원서에 서명한 구 여당 소속 56명을 일단 제외하더라도 나머지 보수세력을 바른정당이 흡수해 보수의 대표성을 확보하느냐가 한쪽의 분기점이다. 문제는 누가 보수의 단일 대안으로 나설 수 있느냐다. 후보마다 강약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보수 수구화와 왜소화의 위험’을 가진 후보, ‘3연속 대구·경북(TK)의 부담’을 가진 후보 아니면 시간도 없는데 낮은 인지도부터 극복해야 하는 후보들이라 고민이다. 여기에 어떻게 감동과 반전의 단일화를 이루느냐도 중요하다. 개헌은 연결 고리다. 민주당 내 ‘비문 개헌파’와 자유한국당 추가 이탈자 그리고 잔류파까지 합하면 개헌 추진 동력은 충분해 보인다. 문제는 ‘반패권 개헌 빅텐트’의 국민 공감이다. 이때 반문의 다른 표현인 반패권이 국민의 삶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국민들이 이해하도록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차기 대통령이 개헌을 거부할 경우 민심의 탄핵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게 비문·비박의 명분이지만 ‘분권 지향의 개헌’은 협치를 명분으로 한 정치권 소(小)영주들의 집단이기주의라는 비판도 가능하다. ‘패권 반대와 합치’의 국민 설득이 필요한 이유다. 정치공학적이라는 비판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까가 관건이다. 비문·비박의 개헌 연대에 공감하더라도 정체성 혼란은 남는다. 이 대목에서는 국민의당이 핵심이다. ‘독자완주론’의 국민의당이 갖고 있는 선택지의 폭이 넓어 제3지대에서 리베로역을 맡은 몇몇 거물의 정치력이 얼마나 발휘될 수 있을지가 결정적일 것이다. ‘정권교체를 통한 적폐 청산’ 대 ‘비문·비박 개헌 연대’의 대선 2라운드, 오늘 시작이다.
  • [3·10 탄핵 이후] 경찰 차벽 넘어 또렷이 들렸다… 촛불·태극기 ‘화해의 울림’

    헌법재판소가 재판관 전원일치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인용한 이튿날 11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는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다. 여전히 서로를 이해할 수 없다는 불신의 몸짓이 컸지만 다시 또렷하게 드러나기 시작한 화해와 포용의 울림은 이전과 다른 모습이었다. 양측은 탄핵 선고 당일 사망한 태극기집회 참가자 3명에 대해 조의를 표했다. 오후 4시에 시작된 촛불집회에서도 ‘촛불 승리’를 선언하기 전에 조의를 표하고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관계자는 “평범한 우리 시민이 불행해지는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며 “태극기집회에 나온 시민들도 다 같이 국민”이라고 말했다. 촛불집회에서 만난 직장인 직장인 권모(34)씨는 “태극기집회는 그간 사회 중심에서 밀려나 소외됐던 분들의 울분이 과격한 형태로 터져 나온 것”이라며 “개인마다 다른 자기 확신을 바꿀 수 없지만 그렇다고 서로 화합하고 포용하는 과정을 포기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장모(38)씨는 “이제 각자의 삶이 모두 제자리를 찾았으면 좋겠다”며 “분열된 두 진영이 어떻게 화해할지 고민해야 하고 화합을 이뤄낼 리더가 나와 줘야 한다”고 밝혔다. 태극기집회에서 만난 김모(70)씨는 “헌재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만 이제는 대선에서 겨뤄야 한다”며 “의견의 다름은 법과 제도 안에서 표출하면 된다”고 말했다. 태극기집회 연단에 선 김평우 변호사가 “헌재 재판관들이 고의로 헌법을 위반한 것이다. 고의로 헌법을 위반하면 뭐냐, 반역이다”라고 주장하는 등 소위 ‘막말’도 있었지만, 연단에서는 폭력집회를 지양했다. 기자 폭행을 자제하라고 호소했고, 오전 11시 30분쯤 인화물질을 들고 광화문광장의 세월호 천막으로 가던 일부 참가자들을 스스로 제지하기도 했다. 단, 이들은 경찰에 시위물품을 뺏기고 태평로파출소에서 항의를 하다 4명이 연행됐다. 간간이 태극기집회에서 ‘빨갱이, 종북’ 등의 극단적인 단어가 나오고, 촛불집회에서 ‘틀딱(틀니 딱딱), 좌좀(좌파 좀비)’ 등의 표현이 나왔지만 서로를 자극하지 않았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과거 산업 역군으로 일했고 박정희 향수가 있는 노인 보수층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촉구가) 그들의 가치와 명예에 대한 도전으로 느껴졌을 것”이라며 “태극기도(나름의) 정의이고, 촛불도(나름의) 애국이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간 정치권과 언론이 분열을 이용하고 조장한 것이 가장 큰 문제로, 의견을 정답으로 헷갈리지 않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3·10 탄핵 이후] ‘헌재 불복’ 외쳤던 태극기… 본격적인 정치 세력화 행보

    [3·10 탄핵 이후] ‘헌재 불복’ 외쳤던 태극기… 본격적인 정치 세력화 행보

    정광용 “진짜 승부는 59일 후” 경찰 33개 중대 배치·일대 혼잡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반발하는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은 지난 11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모여 ‘탄핵 불복’을 주장하면서 정치세력화를 도모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들은 지난 11일 오후 2시부터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제1차 탄핵무효 국민저항 총궐기 국민대회’를 갖고 탄핵 무효를 촉구했다. 집회를 주관한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는 지난달 말 창당준비위원회를 결성했으며 이날 서울광장에 입당 원서를 비치하고 집회 참가자들에게 입당 원서 작성을 독려하는 등 본격적인 정치세력화 행보에 나섰다. 정광용 탄기국 대변인은 “진짜 승부는 59일 후”라며 “황교안 총리(대통령 권한대행) 자택에 쳐들어가 출마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엔 시간이 없기 때문에 황 총리도 더이상 망설여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현장에서 당원을 모집하던 정모(42)씨는 “기존 정치권과 언론이 태극기집회에 모인 시민들의 애국심을 왜곡하고 축소해 탄핵 사태까지 이어지게 됐다”면서 “많은 시민의 힘을 모아 제도권으로 직접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탄기국 측은 지난달 2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새누리당(가칭) 창당준비위원회 결성 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탄기국 측은 이날 ‘우리는 패배하지 않았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어제 헌재의 탄핵 판결은 헌재발 역모였고 반란이었다”며 “최소한의 구성 요건인 정족수마저 외면하고, 말도 안 되는 판결문으로 국민을 우롱하면서 정의와 진실을 외면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부 참가자를 제외하고 경찰과의 충돌을 극히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4시 20분쯤부터 을지로 방향으로 평화적으로 행진하고, 오후 6시에 대한문 앞에 돌아와 2부 집회를 연 뒤, 오후 8시쯤 해산했다. 이 과정에서 오후 5시부터 시작한 광화문광장의 촛불집회와 맞집회가 열렸지만 역시 충돌은 없었다. 이날 집회에서 시민 엄모(40·여)씨는 “헌재가 법원에서 판결이 나지 않은 특검 조사 결과를 탄핵 사유로 인용했기 때문에 무효”라며 “헌재를 해체한 뒤 다시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모(74)씨는 “탄핵 이후 새로운 시대를 창출하기 위해 한국을 살릴 수 있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이원집정부제로 개헌을 해 안보 의식이 투철한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이들의 광화문 광장 진입을 막기 위해 33개 중대를 배치했다. 또 충돌을 예상해 이전과 달리 차벽에는 펜스를 쳐 시위 참가자들이 오르지 못하도록 했다. 경찰은 헌재의 선고 당일인 10일 발령했던 ‘갑호 비상’(100% 경력 동원)을 이날부터 ‘을호 비상’(50% 경력 동원)으로 낮추었지만 만약을 대비해 207개 중대, 1만 6500여명의 경력을 준비시켰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3·10 탄핵 이후] “탄핵 재심 이론상으론 가능하지만…” 대리인단도 의견 분분

    “8인 체제 적법하지 않다” 주장도 학계 “파면 선고 바뀌진 않을 것”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재심을 놓고 대리인단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박 전 대통령 측 대리인단의 대다수는 당장 재심을 청구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일부는 재심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학계에서는 이론적으론 재심 신청이 가능할 수도 있지만 재심이 받아들여져도 파면 선고가 뒤바뀌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12일 박 전 대통령 측에 따르면 이중환 변호사를 비롯해 대리인단의 대다수는 재심에 반대하거나 당장 재심을 청구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확실한 재심 사유가 드러날 때까지는 기다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다. 반면 20명의 박 전 대통령 측 대리인단 중에서 2~3명은 ‘8인 체제’에서 선고가 내려진 것은 적법하지 않다는 등의 이유로 이른 시일 내에 재심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 측 서성건 변호사는 “일부 대리인이 재심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들도 아직 확정적인 입장을 취한 것은 아니다”라며 “이번 탄핵 심판은 두고두고 판단을 받아야 한다. 만약 사유가 없다면 재심을 안 해야겠지만 중대한 문제가 발견되면 대리인단끼리 의논해 나중에 재심을 청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손범규 변호사는 “(재심 신청을) 적당한 때에 해야 한다. 콕 집어 시기를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재심 청구하는 것이 국민에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날이 언젠가 오지 않을까 생각된다”며 “1~2년 안에 그런 날이 올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지만 불원간에는 다른 형사 사건들의 판결이 나오면서 재조명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측에서는 일단 장기간 추이를 지켜보자는 입장이 중론인 가운데 학계에서는 재심에 대해 회의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시선이 많다. 기본적으로 재심이 적용될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탄핵 선고가 번복될 경우 엄청난 사회적 혼란이 뒤따를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이 실제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것이다. 더불어 박 전 대통령 측에서 제기하는 ‘8인 체제’의 문제점은 이미 헌재에서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기에 정당한 사유로 받아들여질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헌법연구관 출신 손인혁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특정한 대상의 권리에 관해서만 다루는 사건은 번복이 돼도 혼란이 적어서 사유가 있으면 재심이 허용되곤 했다. 이러한 기준에 비추어 볼 때 탄핵 심판도 특정한 공직자를 물러나게만 한 것이기에 재심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다만 60일 이내에 대선이 치러지는 상황에서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재심이 가능한지에 대해선 아직 헌재의 판례가 없다”고 말했다. 이헌환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론적으로는 탄핵 사건에서의 재심도 가능할 법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다”며 “탄핵 심판 결정이 전혀 사실이 아닌 것을 근거로 하거나 새로운 증거가 나오면 번복하는 것인데, 지금 단계에서는 그것을 번복할 만한 사정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3·10 탄핵 이후] 노심초사하는 日 “위안부 한·일 합의 재협상·백지화 우려”

    일본 정부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으로 한국에서 조기 정권 교체가 이뤄지게 되면서 이런 상황이 자국과 한·일 관계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주시하고 있다. 12일 일본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아베 신조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한·일 합의’ 등 박근혜 정부와 맺은 일련의 합의들이 한국의 차기 정권에서 부정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일본 총리 관저와 정부 저변에서는 한국의 새 정부가 이에 대해 재협상을 요구하거나 백지화를 요구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한국의 야당 후보들이 위안부 합의 재협상 및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 백지화 등을 주장하고 있어서다. 한국에 진보 정권이 들어선 뒤 기존 대북·대일 정책을 수정하고, 북한과 화해 협력을 강조하며, 대북 포용 정책을 쓰는 과정에서 한·미·일 대북 공조에 틈과 갈등이 생길까 하는 걱정으로 읽힌다.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이 지난 10일 헌재 결정 직후 위안부 합의에 대해 “한·일 양국 정부가 계속 성실히 이행하고자 노력해야 할 과제”라고 말한 것도 이 같은 속내를 엿보게 한다. 그는 이날 “한국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소중한 이웃이며, 북한 문제를 생각해도 한·일 협력과 연계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일본 언론들의 반응도 일본 정부와 유사하다. 보수 성향의 요미우리신문은 12일자 사설에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커지는 상황 속에서 한·미·일 연대 유지는 불가결하다”고 강조했다.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서도 “박씨(박 전 대통령)와 일본이 서로 양보해 만들어 낸 귀중한 외교적 성과”라며 이의 계승을 주문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위안부 합의와 관련, “(수정 시도는) 언어도단이며, 한국의 국제적 신뢰를 실추시킬 것”이라고 합의 계승을 주장하면서 한국의 기존 대북·대일 정책의 노선 변경을 경계했다. 이어 “한반도 사드 배치와 GSOMIA 등은 한·미·일 연대에 불가결하다”고 덧붙였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현장 블로그] 우리 사회는 헌재를 너무 잊고 살지 않았나

    [현장 블로그] 우리 사회는 헌재를 너무 잊고 살지 않았나

    2004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 이래로 헌법재판소가 이렇게 전 국민적 주목을 받은 적이 있었을까요. 노 전 대통령 탄핵심판으로부터 13년이 흐르는 동안 ‘호주제 헌법 불합치’(2005년), ‘친일 재산 몰수 규정 합헌’(2011년), ‘통합진보당 해산 인용’(2014년) 등 굵직한 판결들이 있었지만 지난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만큼 관심이 쏠리지는 않았습니다.●‘대통령 파면’ 권한에도 무관심 이전에는 헌재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많았으나 요즘은 초등학생도 헌재의 위치는 물론이고 재판관들 이름까지 줄줄 꿰고 있을 정도입니다. 법조 기자들 사이에서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헌재를 다시 주목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변론이 있을 때마다 브리핑실은 장사진을 이뤘고, 선고일에는 국내외에서 수백 명의 취재진이 몰려들었습니다. 주로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의 검찰이나 법원 등에 집중하던 기자들이 헌재가 자리한 서울 종로구 재동에 이렇게까지 많이 모여든 적은 이전에 없었습니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헌재를 너무 잊고 살지 않았나 싶습니다. 1년에 한두 번씩 헌재가 중요한 판결을 내릴 때만 며칠 잠깐 재동 쪽으로 고개를 돌릴 뿐 그 외에는 무관심했습니다. 헌재를 대법원과 묶어 최고 사법기관으로 치켜세우면서도 실제로는 그 가치를 외면해 온 것입니다. 1500만명이 넘는 유권자가 표를 던진 대통령을 21분의 선고를 통해 파면시킬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는 곳이었는데도 말이지요. 헌재에 대한 빈약한 관심은 그동안 헌재가 안고 있었던 문제점들에 대한 무관심과도 직결됩니다. 대표적인 게 재판관 공석 사태입니다. 그동안 여러 차례나 제도상의 문제로 9명의 재판관 중 공석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이제서야 다시금 이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습니다. 당장 13일에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퇴임하면 ‘7인 체제’로 운영돼야 합니다. 박한철 전 소장이 퇴임을 앞두고 이러한 사태를 방치한 정치권에 대해 비판을 쏟아 낸 것도 같은 맥락이었습니다. ●내일부터 7인 체제… 공석 문제로 물론 재판관 공석 문제 해결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학계에서는 후임 재판관이 취임하기 전까지 기존 재판관의 임기를 보장하도록 법을 고쳐야 한다고 말합니다. 예비 재판관 제도를 만들어 퇴임으로 인한 공석을 메꾸는 방안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두 가지 해결법 모두 헌법 개정이 필요합니다. 헌법에서는 헌법재판관의 임기를 6년으로, 인원수는 9명으로 명시했기 때문입니다. 증인 불출석, 검찰 수사자료의 헌재 송달 등도 이번 심판 과정에서 문제로 드러났습니다. 탄핵심판은 끝났지만 이러한 부분을 계속 바로잡아야 합니다. 탄핵심판이라는 큰 숙제를 순조롭게 마무리한 헌재를 더욱 헌재답게 만드는 건 이젠 우리 사회의 몫입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3·10 탄핵 이후] ‘3. 10. 11:21’ 선고일시 분 단위까지 합의로 적시

    파면 결정때 효력 발생 시점 감안 심리 중 연락 끊고 사실상 ‘감금’ 퇴임 이정미 등 기존 경호도 유지 지난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 결정 이후 첫 주말을 맞은 헌법재판관 8명은 모처럼 휴식을 취했다. 탄핵심판 주심 강일원 재판관은 1주일가량 휴가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강 재판관은 선고일 당일에도 오전 7시 33분 가장 먼저 출근하는 등 이번 심판을 주도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9일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후 박한철 당시 헌재소장을 포함한 재판관 9명은 주말까지 모두 반납하고 기록 검토에 나섰다. 지난 1월 31일 박 소장이 퇴임하면서 재판관은 8명이 남았다. 올해 55세인 이정미 소장 권한대행과 연장자인 김이수·서기석(64) 재판관을 제외하면 재판관 나이는 60세 안팎이다. 결정이 임박할수록 재판관들은 극도의 스트레스를 호소했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탄핵심판 결과가 미칠 영향이 막대한 데다 대통령 측 대리인단이 ‘막말’을 섞어 가며 재판의 공정성을 문제 삼으면서 긴장이 고조된 탓이다. 일부 재판관은 수면제에 의지해 잠을 청하기도 했다. 심판 기간 재판관들의 퇴근 시간도 눈길을 끌었다. 강 재판관을 비롯해 김창종·김이수 재판관 등은 주로 자택의 개인 서재에서 기록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서 재판관은 헌재 집무실에 가장 늦게까지 남아 업무를 봤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선고에 임박해서는 대부분의 재판관이 매일같이 헌재 사무실에서 야근을 할 수밖에 없었다. 재판관들은 식사도 대부분 구내식당에서 하거나 도시락으로 해결했다. 헌재 관계자는 “2월에 연구부 인사 이후 새로 온 연구관들을 환영하기 위해 밖에서 식사를 한 적도 있으나 헌재를 벗어나는 경우는 드물었다”고 말했다. 재판관들은 심리 내내 외부와 연락을 끊었고, 경호인력이 배치된 이후에는 자택 인근에서 산책마저 쉽게 하지 못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문에 찍힌 ‘선고일시 2017. 3. 10. 11:21’은 재판관들이 합의해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효력 발생 시점이 언제인지 이견이 분분한 상황이라 시간 역시 관심 사항이었다. 이를 위해 헌재는 이 권한대행이 주문 낭독까지 마치는 시각을 정확히 측정했다. 기각 결정이 내려졌다면 볼 수 없는 표현이었다. 헌재는 탄핵 반대 측의 불복 움직임을 감안해 13일 퇴임하는 이 권한대행을 포함한 재판관들의 기존 경호도 계속 유지할 방침이다. 따라서 탄핵심판 선고 이전처럼 2~3명의 경찰관이 재판관을 24시간 근접 경호한다. 재판관에 대한 경호는 2014년 12월 통합진보당 해산 사건 심판 이후 두 번째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3·10 탄핵 이후] ‘민심 분열’ 촉각… 여야 대선주자들 너도나도 ‘통합’ 메시지

    [3·10 탄핵 이후] ‘민심 분열’ 촉각… 여야 대선주자들 너도나도 ‘통합’ 메시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첫 주말을 맞은 여야 대선주자들은 분열된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통합’ 행보를 보이는 데 집중했다. ‘적폐 청산’이란 기조는 유지하면서도 탄핵 이후 민심 분열이라는 문제점이 전면에 부상할 것을 대비해 ‘통합’이란 화두를 챙기는 모양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0일 박 전 대통령 탄핵 직후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세월호 유가족을 만난 데 이어 11일 광주를 찾아 천주교 광주대교구 교구장 김희중 대주교가 집전하는 미사에 참석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에만 집중하겠다고 밝혔던 문 전 대표는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한 페이지를 넘기고 상처나 아픔, 분열을 씻고 하나가 돼야 한다”고 통합에 무게가 실린 메시지를 던졌다. 문 전 대표는 촛불집회에 대해 “그 긴 과정을 국민으로 보면 저항권 행사를 한 셈”이라면서 “탄핵을 반대한 분들의 사고도 있었지만 촛불시민은 깊은 분노 속에서 탄핵을 이끌어 내고 참으로 대단하다”고 평가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탄핵 이후 곧바로 광폭 행보를 보이는 것은 분열된 민심을 수습하는 데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10~12일 도청 업무를 보는 데 주력했다. 그는 앞서 통합의 메시지로서 선점한 ‘대연정’을 본격적인 대선 경선에 맞춰 구체적으로 풀어낼 계획이다. 안 지사 측 관계자는 “탄핵 전에는 적폐 청산이 중요했겠지만 탄핵 이후에는 분열된 민심을 통합하는 리더십을 보여 줄 대선 주자가 누구인지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밝혔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지난 10일 탄핵 선고 후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 대통합을 강조한 이후 12일까지 공식 일정을 잡지 않았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대통령 탄핵은 촛불의 힘에 정치권이 따른 것이고, 나라가 이 지경까지 온 건 정치인들도 잘못이 없을 수 없다”면서 “자숙하는 시간을 갖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전 대표는 이르면 13일 당 경선 예비 후보 등록을 하고 이번 주 내로 출마 선언을 할 계획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대선 주자 가운데 유일하게 탄핵 직후 촛불집회에 이어 주말 촛불집회까지 연이어 참석했다. 이 시장은 탄핵 찬성 촛불집회에서 선명한 발언으로 주목받아 대선 주자로 뛰어오른 만큼 통합에 앞서 적폐 청산에 좀더 무게를 뒀다. 이 시장은 이날 동서울대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권력과 지위를 가지는 게 목표가 아니라 지위가 가진 권한으로 세상을 바꾸는 게 제가 가진 목표이기에 그들(기득권 세력)과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보수 성향 대선 주자들도 공개 일정을 자제하는 한편 통합 메시지를 던지는 데 주력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10일 오후와 11일 공개 일정 없이 차분하게 보낸 데 이어 12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인 여의도 순복음교회 이영훈 담임목사와 면담한 뒤 신도들과 함께 예배를 드렸다. ‘보수층’으로 상징되는 기독교계를 찾아 ‘통합’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유 의원은 “여야 가릴 것 없이 정치권이 국민 통합을 위해 역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10~11일 조용히 도청 업무를 챙긴 뒤 12일 국회 정론관에서 정운찬 전 국무총리와 함께 대연정 토론회를 제안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회견문에서 “일방의 이념과 진영을 대변하는 정치가 아닌, 모두를 포용할 협력의 정치가 필요하다”면서 “그 시작은 협치와 연정”이라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대선 주자들은 ‘정중동’ 행보를 보였다. 이날 당원권이 회복된 홍준표 경남지사는 “헌재의 파면결정문은 여론재판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페이스북에 글을 남겼다. 이인제 전 최고위원은 그동안 주말마다 참여해 온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3·10 탄핵 이후] 문재인 “불복이라면 국기문란” 안희정 “사과·승복 발표하라”

    “분열·갈등·대립으로 내모느냐”한국당은 공식입장 내놓지 않아 박근혜 전 대통령의 12일 탄핵심판 ‘불복성’ 발언에 대해 대선 주자들과 대다수의 정당이 강력한 비판을 쏟아냈다. 다만 자유한국당만은 어떠한 공식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측 박광온 수석대변인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에 불복하는 것이라면 국기문란 사태”라고 했다. 이어 “헌재 결정을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은 헌법과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면서 “국정농단과 헌법 유린으로 훼손된 국격과 상처받은 국민을 생각한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안희정 충남지사 측 박수현 대변인은 “탄핵이 된 상황에서도 여전히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면서 “박 전 대통령은 민의에 불복하는 자세를 버려야 한다. 진솔한 사과와 승복의 메시지를 직접 발표해야 한다”고 했다. 이재명 성남지사 측은 대변인 명의 논평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의 입장은 헌재의 결정이 진실을 근거로 하지 않았고 자신은 헌재 판결에 승복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명백히 선언한 것”이라면서 “끝까지 분열과 갈등, 대립으로 대한민국을 몰아가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측 이용주 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은 오늘 또 국민의 기대를 저버렸다”고 말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측 김유정 대변인은 “대국민 사과, 헌법재판소 판결에 승복하는 모습을 통해 화합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전직 대통령으로서 마지막 역할이 아니었을까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은 청와대를 떠나며 대국민 사과 대신 일부 지지자 결집을 위한 대국민 투쟁 선언을 한 것”이라면서 “우리 국민은 마지막 도리마저 저버린 박 전 대통령을 ‘가장 고약한 대통령’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 측은 “지난 10일 박 전 대통령에게 결과를 승복하라고 강조했던 입장 그대로”라고 했다. 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탄핵 불복이라면 충격적이고 대단히 유감스럽다”면서 “박 전 대통령에게 국민과 헌법질서의 명령에 순응하고 존중하기를 바라는 것이 그리도 과한 일인지 답답하다”고 했다. 국민의당 장진영 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이 헌재 판결에 승복하며 국민 통합에 기여할 것을 기대했으나 역시 허망한 기대였다”고 깊은 유감을 표한 뒤 “대통령을 지낸 사람이 사상 초유의 탄핵을 당해 놓고도 잘못을 깨우치지 못하는 건 박 전 대통령 개인의 불행이자 국가의 불행”이라고 했다. 바른정당 조영희 대변인은 “헌재 판결의 존중과 통합의 메시지를 원했건만 본인 스스로의 입장 표명도 없이 대리인의 입을 통해 분열과 갈등의 여지를 남긴 것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면서 “박 전 대통령은 최고 헌법기관인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엄숙하게 받아들이고, 그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정의당 추혜선 대변인도 “끝까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오만방자한 태도에 소름이 끼칠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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