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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끝내 승복 않고 법적투쟁 시사한 박 전 대통령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어제 청와대에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거처를 옮긴 뒤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을 통해 헌재의 탄핵 선고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소명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모든 결과를 안고 가겠다.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선고 후 이틀간의 침묵을 깨고 밝힌 입장은 누가 보더라도 승복과는 거리가 멀다. 지지자들에게 헌재 결정에 대한 ‘불복’이라는 잘못된 신호를 주기에 충분하다. 반년 가까이 나라를 극심한 분열과 혼란에 빠뜨린 책임이 박 전 대통령에게 있다.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할 생각이 없다면 헌재의 결정을 존중했어야 했다. 명시적 승복 선언은 지난 4년간 국정을 이끌었던 박 전 대통령의 마지막 책무이자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였다. 그러나 승복하기는커녕 법적인 투쟁을 예고했다. 이는 지지자들에게 암묵적으로 탄핵 불복 운동을 부추기는 것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헌재에 제출한 최후 변론서에서 “앞으로 어떠한 상황이 오든 소중한 우리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해 갈라진 국민의 마음을 모아 지금의 혼란을 조속히 극복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 가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청와대는 “이미 선고 승복 입장을 밝힌 상태”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를 인정할 사람은 많지 않다. 최후 변론서 그 어디에도 승복이라는 표현은 들어 있지 않다. 헌재 선고 전 정상참작을 노린 진술이라고밖에 볼 수 없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헌재의 전원 일치 파면 선고에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기각이나 각하를 기대했던 박 전 대통령은 선고 뒤 일부 참모들에게 탄핵 여부를 재확인했을 정도라고 한다. 그렇지만 박 전 대통령이 자신의 한 몸이 아니라 국가 장래를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이런 무책임한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된다. 설령 헌재의 선고가 기대와 다르고 불만이 있다 하더라도 헌재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 그것이 법치주의요, 민주주의다. 헌재의 선고에 불복하고 오히려 법적인 싸움을 하겠다고 한 박 전 대통령의 모습은 대립과 갈등을 키울 뿐이다. 친박 단체의 과격한 시위도 쉽게 누그러지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는 기대하기 어렵다. 악순환을 끊을 사람은 바로 박 전 대통령이며, 이는 명확한 승복 의사를 밝히는 데서 시작됨을 알고 실천했어야 했다. 박 전 대통령은 그렇게 강조했던 법치를 스스로 어기는 모순을 범하고 말았다.
  • [사설] 통합·적폐청산 함께하는 대선에 미래 있다

    탄핵 정국이 끝나면서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됐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번 주 대선일을 공고한다. 5월 9일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많다. 더불어민주당은 2차 선거인단 모집에 들어갔고, 자유한국당은 이달 말 대선 후보를 선출한다는 일정을 확정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정의당 등도 저마다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야말로 대선 정국으로 급격하게 빨려 들어가는 형국이다. 대선 정국에 돌입하면서 우리 사회는 두 갈래의 에너지가 강렬하게 분출되고 있다. 국정 농단 사태에서 드러난 적폐를 청산하자는 주장과 탄핵 과정에서 확인된 대한민국의 분열을 통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그것이다. 적폐 청산과 국민 통합은 선후의 관계도, 적대적 관계도 아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힐 두 기둥이며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사안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어제 기자회견을 갖고 적폐청산과 국민 통합에 앞장서겠다는 다짐한 것도 이런 맥락일 것이다. 최순실 국정 농단에서 드러난 대한민국의 적폐는 실로 참담했다. 재벌과 권력자 사이에서 이뤄진 음습한 뒷거래는 개발 독재 시절부터 우리 사회를 짓눌러 왔던 정경유착의 악습이다. 검찰과 국정원, 국세청 등 국가를 지탱하는 권력 기관들이 대통령 권력 사유화에 동원된 사실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헌재의 탄핵 인용은 법 위에 누구도 군림할 수 없다는 민주주의 원칙을 확인한 만큼 법치주의에 입각해 분명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다. 중장기적으로 우리 사회가 직면한 각종 불평등 구조는 법적·제도적 개선을 통해 개선돼야 한다. 분열과 갈등의 대한민국을 통합하는 일 또한 우리 앞에 놓인 중대한 과제다. 촛불과 태극기로 상징되는 작금의 분열상은 더 나은 대한민국을 향한 진통의 과정이다. 현재의 5당 체제가 대권에 집착해 당파와 정파의 이익에 골몰해 갈등을 유발시키는 것은 국가적 위기를 심화시킬 뿐이다. 무엇보다 대선 주자들은 정치공학적 접근으로 분열과 갈등을 조장해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발상 자체를 포기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 북한 핵·미사일 위협과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보복,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발호 등 외교·안보 위기에 직면해 있다. 국민 통합과 초당적 대처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대선 주자들이 인신공격과 흑색선전 등 갈등 유발적 전략으로 접근하지 말고 정교한 정책 중심적인 선거전을 통해 지도자로서의 역량을 보여 줘야 한다. 도덕성에 국한된 논쟁과 구호성 공약에서 벗어나 확실한 후보 검증이 필요한 이유다. 진영의 논리에 국한되지 않고 국가 전체의 안위와 국민 복리가 우선돼야 한다. 19대 대선은 국민의 염원을 담아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히는 선거가 돼야 한다는 것이 모든 국민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 [씨줄날줄] 이정미 헌재소장 대행의 헤어롤/최광숙 논설위원

    [씨줄날줄] 이정미 헌재소장 대행의 헤어롤/최광숙 논설위원

    지난해 4·13 총선에서 서울의 지역구에 출마했던 한 여성 후보는 화장을 안 하고 ‘맨 얼굴’ 유세를 하다가 지역 주민들로부터 “여자가 화장도 안 하고 돌아다닌다”는 뒷말을 들었다. 이러니 여성 정치인들은 선거 등 아무리 바빠도 ‘꽃단장’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은 화장보다 헤어 스타일에 신경을 많이 쓴다고 한다. “나이 들수록 머리에 힘이 있어야 사람이 힘이 있어 보이는 것 같다”는 생각에서다.대부분의 여성 국회의원들은 평상시 스스로 머리 손질을 한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바쁠 때는 차 안에서 화장도 하고, 머리의 볼륨을 살려 주는 분홍색·노란색 플라스틱 헤어롤 3개를 말아 올린다. ‘추미애표 3분 화장법’이다. 하지만 대외 활동이 있는 날에는 국회 안에 있는 미용실을 이용하는 ‘알뜰파’ 의원들이 꽤 있다. 이은재 바른정당 의원은 “동네 미용실은 드라이하는 데 3만원인데 국회 미용실은 1만원으로 가격이 싼 편”이라면서 “일찍 국회에 나와 머리를 하고 국회 본회의나 상임위원회에 참석하니 시간도 절약돼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지역구 내에 있는 미용실을 이용하는 이들도 있다. 김현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역구 내의 여론도 듣고 정책 홍보도 할 수 있는 장소로 지역구에 있는 미용실만 한 데가 없다”고 했다. 오늘 퇴임하는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일인 지난 10일 뒷머리에 분홍색 헤어롤 2개를 단 채 출근해 화제가 됐다. 급히 출근하느라 떼어내는 걸 잊은 걸로 보인다. 앞서 이 대행은 2011년 헌법재판관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에 머리 드라이를 하지 않고 나와 일부 의원들로부터 “국회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는 지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외모에 신경 쓰지 않고 일만 하는 전형적인 워커홀릭 여성의 모습이었다고 한다. 아마도 이 대행으로서는 6년 전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고자 ‘역사의 법정’에 서는 날 나름 공들여 머리 손질을 한 것 아닌가 싶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바빠서 머리 만질 시간도 없는 재판관이 ‘올림머리’를 즐겨 한 박근혜 대통령을 심판한다”, “헤어롤 2개의 둥근 모양은 탄핵 ‘인용’의 ‘ㅇ’ 2개를 의미한다”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헤어롤 패러디도 이어졌다. 한 여성 연예인은 헤어롤 2개를 만 사진을 찍어 SNS에 올렸다. 일반 남성 시민들도 헤어롤을 달고 이 대행을 흉내 내기도 했다. AP통신은 “사람들은 헤어롤 해프닝을 이 대행이 판결을 위해 얼마나 헌신했는지 보여 주는 신호로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이 대행이 파면당한 여성 첫 대통령에게 상처받은 여성들의 자존심을 회복시켜 줬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열린세상] 대선 2라운드가 시작됐다/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대선 2라운드가 시작됐다/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대선 2라운드가 오늘 시작됐다. 대선 예비후보 등록이 진행 중이고 오는 20일까지 대선일이 확정될 예정이다. 여러 가지를 고려할 때 5월 9일 대선이 유력해지면서 정당들도 분주해졌다. 바른정당이 가장 먼저 3월 28일 대선 후보를 정하고 민주당은 가장 늦은 4월 3일이나 8일 대선 후보가 결정된다. 4월 15~16일 후보 등록이고 선거운동이 시작된다.대선 2라운드는 ‘찬탄’과 ‘반탄’ 집회 속에서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과 함께 시작돼 후유증이 있을 수 있다. 일부에선 “헌재의 역모”라며 “탄핵에 불복종하겠다”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후유증이 있다 하더라도 대세를 거스르기는 어려울 것이다. 국민 여론이 그렇다. 헌재 선고 직후의 여론을 보면 86%가 탄핵 결정을 잘했다고 했고 92%가 승복하겠다고 했다. 대선 정국 1라운드는 ‘반(潘) 사퇴’와 함께했다. 반 사퇴의 뿌리는 지난해 12월 9일 국회의 대통령 탄핵 가결에서 시작됐고 그 후 정권 심판과 교체의 분위기가 지배적이 됐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9월 이후 계속돼 온 ‘반기문 우세’는 ‘문재인 우세’로 바뀌게 됐다. 그래서 올 1월 한 달 실시된 16개의 여론조사에 ‘문재인 우세’가 15개로 나타났다. 2월부터 최근까지의 대선 후보 관련 여론조사도 비슷했다. 대체로 보면 51~78%의 유권자가 야권·진보 후보를 지지하고 9~22%는 여권·보수 후보를 지지하는 셈이다. 7대3의 판세다. 대선 2라운드도 지금까지 이어져 온 야권 우위 구도에서 크게 벗어나기 어려울 듯하다. 무엇보다 ‘보수 10년’의 피로감과 ‘박근혜 파면’이 결정적이다. 물론 민주당 경선 결과가 첫 분수령이겠지만 뒤집기가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우위론과 대세론의 분기점은 첫 경선 지역 호남이다. 야권 대표는 호남이 결정한다. 호남 지지 없는 야권 대선 후보는 없다. 민주당 집권의 마지막 관문은 ‘정의로운 통합’의 안정감과 능력을 보여 주는 것이다. 절반 전후로 알려진 ‘문재인 비호감’ 유권자의 선택은 여기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무거운 책임감’을 말한 민주당 대표 회견장의 태극기 배경과 “정치가 탄핵당했다는 심정으로 개혁에 매진해야” 한다는 국회의장의 언급은 상징적이고 그들의 과제를 말한다. 반면 구여권과 보수는 막판에 몰렸다. 그나마 남은 변수는 보수 재편을 주도하는 바른정당과 김종인 전 대표의 ‘비문·비박 연대’ 시도다. 이들은 ‘탄핵으로 정권교체는 이미 달성’됐기 때문에 ‘국민 통합을 위한 대연정’을 지향한다. 탄핵 기각 탄원서에 서명한 구 여당 소속 56명을 일단 제외하더라도 나머지 보수세력을 바른정당이 흡수해 보수의 대표성을 확보하느냐가 한쪽의 분기점이다. 문제는 누가 보수의 단일 대안으로 나설 수 있느냐다. 후보마다 강약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보수 수구화와 왜소화의 위험’을 가진 후보, ‘3연속 대구·경북(TK)의 부담’을 가진 후보 아니면 시간도 없는데 낮은 인지도부터 극복해야 하는 후보들이라 고민이다. 여기에 어떻게 감동과 반전의 단일화를 이루느냐도 중요하다. 개헌은 연결 고리다. 민주당 내 ‘비문 개헌파’와 자유한국당 추가 이탈자 그리고 잔류파까지 합하면 개헌 추진 동력은 충분해 보인다. 문제는 ‘반패권 개헌 빅텐트’의 국민 공감이다. 이때 반문의 다른 표현인 반패권이 국민의 삶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국민들이 이해하도록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차기 대통령이 개헌을 거부할 경우 민심의 탄핵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게 비문·비박의 명분이지만 ‘분권 지향의 개헌’은 협치를 명분으로 한 정치권 소(小)영주들의 집단이기주의라는 비판도 가능하다. ‘패권 반대와 합치’의 국민 설득이 필요한 이유다. 정치공학적이라는 비판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까가 관건이다. 비문·비박의 개헌 연대에 공감하더라도 정체성 혼란은 남는다. 이 대목에서는 국민의당이 핵심이다. ‘독자완주론’의 국민의당이 갖고 있는 선택지의 폭이 넓어 제3지대에서 리베로역을 맡은 몇몇 거물의 정치력이 얼마나 발휘될 수 있을지가 결정적일 것이다. ‘정권교체를 통한 적폐 청산’ 대 ‘비문·비박 개헌 연대’의 대선 2라운드, 오늘 시작이다.
  • [3·10 탄핵 이후] 경찰 차벽 넘어 또렷이 들렸다… 촛불·태극기 ‘화해의 울림’

    헌법재판소가 재판관 전원일치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인용한 이튿날 11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는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다. 여전히 서로를 이해할 수 없다는 불신의 몸짓이 컸지만 다시 또렷하게 드러나기 시작한 화해와 포용의 울림은 이전과 다른 모습이었다. 양측은 탄핵 선고 당일 사망한 태극기집회 참가자 3명에 대해 조의를 표했다. 오후 4시에 시작된 촛불집회에서도 ‘촛불 승리’를 선언하기 전에 조의를 표하고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관계자는 “평범한 우리 시민이 불행해지는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며 “태극기집회에 나온 시민들도 다 같이 국민”이라고 말했다. 촛불집회에서 만난 직장인 직장인 권모(34)씨는 “태극기집회는 그간 사회 중심에서 밀려나 소외됐던 분들의 울분이 과격한 형태로 터져 나온 것”이라며 “개인마다 다른 자기 확신을 바꿀 수 없지만 그렇다고 서로 화합하고 포용하는 과정을 포기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장모(38)씨는 “이제 각자의 삶이 모두 제자리를 찾았으면 좋겠다”며 “분열된 두 진영이 어떻게 화해할지 고민해야 하고 화합을 이뤄낼 리더가 나와 줘야 한다”고 밝혔다. 태극기집회에서 만난 김모(70)씨는 “헌재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만 이제는 대선에서 겨뤄야 한다”며 “의견의 다름은 법과 제도 안에서 표출하면 된다”고 말했다. 태극기집회 연단에 선 김평우 변호사가 “헌재 재판관들이 고의로 헌법을 위반한 것이다. 고의로 헌법을 위반하면 뭐냐, 반역이다”라고 주장하는 등 소위 ‘막말’도 있었지만, 연단에서는 폭력집회를 지양했다. 기자 폭행을 자제하라고 호소했고, 오전 11시 30분쯤 인화물질을 들고 광화문광장의 세월호 천막으로 가던 일부 참가자들을 스스로 제지하기도 했다. 단, 이들은 경찰에 시위물품을 뺏기고 태평로파출소에서 항의를 하다 4명이 연행됐다. 간간이 태극기집회에서 ‘빨갱이, 종북’ 등의 극단적인 단어가 나오고, 촛불집회에서 ‘틀딱(틀니 딱딱), 좌좀(좌파 좀비)’ 등의 표현이 나왔지만 서로를 자극하지 않았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과거 산업 역군으로 일했고 박정희 향수가 있는 노인 보수층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촉구가) 그들의 가치와 명예에 대한 도전으로 느껴졌을 것”이라며 “태극기도(나름의) 정의이고, 촛불도(나름의) 애국이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간 정치권과 언론이 분열을 이용하고 조장한 것이 가장 큰 문제로, 의견을 정답으로 헷갈리지 않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3·10 탄핵 이후] “탄핵 재심 이론상으론 가능하지만…” 대리인단도 의견 분분

    “8인 체제 적법하지 않다” 주장도 학계 “파면 선고 바뀌진 않을 것”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재심을 놓고 대리인단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박 전 대통령 측 대리인단의 대다수는 당장 재심을 청구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일부는 재심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학계에서는 이론적으론 재심 신청이 가능할 수도 있지만 재심이 받아들여져도 파면 선고가 뒤바뀌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12일 박 전 대통령 측에 따르면 이중환 변호사를 비롯해 대리인단의 대다수는 재심에 반대하거나 당장 재심을 청구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확실한 재심 사유가 드러날 때까지는 기다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다. 반면 20명의 박 전 대통령 측 대리인단 중에서 2~3명은 ‘8인 체제’에서 선고가 내려진 것은 적법하지 않다는 등의 이유로 이른 시일 내에 재심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 측 서성건 변호사는 “일부 대리인이 재심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들도 아직 확정적인 입장을 취한 것은 아니다”라며 “이번 탄핵 심판은 두고두고 판단을 받아야 한다. 만약 사유가 없다면 재심을 안 해야겠지만 중대한 문제가 발견되면 대리인단끼리 의논해 나중에 재심을 청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손범규 변호사는 “(재심 신청을) 적당한 때에 해야 한다. 콕 집어 시기를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재심 청구하는 것이 국민에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날이 언젠가 오지 않을까 생각된다”며 “1~2년 안에 그런 날이 올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지만 불원간에는 다른 형사 사건들의 판결이 나오면서 재조명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측에서는 일단 장기간 추이를 지켜보자는 입장이 중론인 가운데 학계에서는 재심에 대해 회의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시선이 많다. 기본적으로 재심이 적용될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탄핵 선고가 번복될 경우 엄청난 사회적 혼란이 뒤따를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이 실제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것이다. 더불어 박 전 대통령 측에서 제기하는 ‘8인 체제’의 문제점은 이미 헌재에서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기에 정당한 사유로 받아들여질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헌법연구관 출신 손인혁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특정한 대상의 권리에 관해서만 다루는 사건은 번복이 돼도 혼란이 적어서 사유가 있으면 재심이 허용되곤 했다. 이러한 기준에 비추어 볼 때 탄핵 심판도 특정한 공직자를 물러나게만 한 것이기에 재심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다만 60일 이내에 대선이 치러지는 상황에서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재심이 가능한지에 대해선 아직 헌재의 판례가 없다”고 말했다. 이헌환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론적으로는 탄핵 사건에서의 재심도 가능할 법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다”며 “탄핵 심판 결정이 전혀 사실이 아닌 것을 근거로 하거나 새로운 증거가 나오면 번복하는 것인데, 지금 단계에서는 그것을 번복할 만한 사정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3·10 탄핵 이후] ‘헌재 불복’ 외쳤던 태극기… 본격적인 정치 세력화 행보

    [3·10 탄핵 이후] ‘헌재 불복’ 외쳤던 태극기… 본격적인 정치 세력화 행보

    정광용 “진짜 승부는 59일 후” 경찰 33개 중대 배치·일대 혼잡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반발하는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은 지난 11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모여 ‘탄핵 불복’을 주장하면서 정치세력화를 도모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들은 지난 11일 오후 2시부터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제1차 탄핵무효 국민저항 총궐기 국민대회’를 갖고 탄핵 무효를 촉구했다. 집회를 주관한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는 지난달 말 창당준비위원회를 결성했으며 이날 서울광장에 입당 원서를 비치하고 집회 참가자들에게 입당 원서 작성을 독려하는 등 본격적인 정치세력화 행보에 나섰다. 정광용 탄기국 대변인은 “진짜 승부는 59일 후”라며 “황교안 총리(대통령 권한대행) 자택에 쳐들어가 출마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엔 시간이 없기 때문에 황 총리도 더이상 망설여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현장에서 당원을 모집하던 정모(42)씨는 “기존 정치권과 언론이 태극기집회에 모인 시민들의 애국심을 왜곡하고 축소해 탄핵 사태까지 이어지게 됐다”면서 “많은 시민의 힘을 모아 제도권으로 직접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탄기국 측은 지난달 2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새누리당(가칭) 창당준비위원회 결성 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탄기국 측은 이날 ‘우리는 패배하지 않았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어제 헌재의 탄핵 판결은 헌재발 역모였고 반란이었다”며 “최소한의 구성 요건인 정족수마저 외면하고, 말도 안 되는 판결문으로 국민을 우롱하면서 정의와 진실을 외면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부 참가자를 제외하고 경찰과의 충돌을 극히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4시 20분쯤부터 을지로 방향으로 평화적으로 행진하고, 오후 6시에 대한문 앞에 돌아와 2부 집회를 연 뒤, 오후 8시쯤 해산했다. 이 과정에서 오후 5시부터 시작한 광화문광장의 촛불집회와 맞집회가 열렸지만 역시 충돌은 없었다. 이날 집회에서 시민 엄모(40·여)씨는 “헌재가 법원에서 판결이 나지 않은 특검 조사 결과를 탄핵 사유로 인용했기 때문에 무효”라며 “헌재를 해체한 뒤 다시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모(74)씨는 “탄핵 이후 새로운 시대를 창출하기 위해 한국을 살릴 수 있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이원집정부제로 개헌을 해 안보 의식이 투철한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이들의 광화문 광장 진입을 막기 위해 33개 중대를 배치했다. 또 충돌을 예상해 이전과 달리 차벽에는 펜스를 쳐 시위 참가자들이 오르지 못하도록 했다. 경찰은 헌재의 선고 당일인 10일 발령했던 ‘갑호 비상’(100% 경력 동원)을 이날부터 ‘을호 비상’(50% 경력 동원)으로 낮추었지만 만약을 대비해 207개 중대, 1만 6500여명의 경력을 준비시켰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3·10 탄핵 이후] 노심초사하는 日 “위안부 한·일 합의 재협상·백지화 우려”

    일본 정부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으로 한국에서 조기 정권 교체가 이뤄지게 되면서 이런 상황이 자국과 한·일 관계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주시하고 있다. 12일 일본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아베 신조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한·일 합의’ 등 박근혜 정부와 맺은 일련의 합의들이 한국의 차기 정권에서 부정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일본 총리 관저와 정부 저변에서는 한국의 새 정부가 이에 대해 재협상을 요구하거나 백지화를 요구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한국의 야당 후보들이 위안부 합의 재협상 및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 백지화 등을 주장하고 있어서다. 한국에 진보 정권이 들어선 뒤 기존 대북·대일 정책을 수정하고, 북한과 화해 협력을 강조하며, 대북 포용 정책을 쓰는 과정에서 한·미·일 대북 공조에 틈과 갈등이 생길까 하는 걱정으로 읽힌다.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이 지난 10일 헌재 결정 직후 위안부 합의에 대해 “한·일 양국 정부가 계속 성실히 이행하고자 노력해야 할 과제”라고 말한 것도 이 같은 속내를 엿보게 한다. 그는 이날 “한국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소중한 이웃이며, 북한 문제를 생각해도 한·일 협력과 연계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일본 언론들의 반응도 일본 정부와 유사하다. 보수 성향의 요미우리신문은 12일자 사설에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커지는 상황 속에서 한·미·일 연대 유지는 불가결하다”고 강조했다.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서도 “박씨(박 전 대통령)와 일본이 서로 양보해 만들어 낸 귀중한 외교적 성과”라며 이의 계승을 주문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위안부 합의와 관련, “(수정 시도는) 언어도단이며, 한국의 국제적 신뢰를 실추시킬 것”이라고 합의 계승을 주장하면서 한국의 기존 대북·대일 정책의 노선 변경을 경계했다. 이어 “한반도 사드 배치와 GSOMIA 등은 한·미·일 연대에 불가결하다”고 덧붙였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현장 블로그] 우리 사회는 헌재를 너무 잊고 살지 않았나

    [현장 블로그] 우리 사회는 헌재를 너무 잊고 살지 않았나

    2004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 이래로 헌법재판소가 이렇게 전 국민적 주목을 받은 적이 있었을까요. 노 전 대통령 탄핵심판으로부터 13년이 흐르는 동안 ‘호주제 헌법 불합치’(2005년), ‘친일 재산 몰수 규정 합헌’(2011년), ‘통합진보당 해산 인용’(2014년) 등 굵직한 판결들이 있었지만 지난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만큼 관심이 쏠리지는 않았습니다.●‘대통령 파면’ 권한에도 무관심 이전에는 헌재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많았으나 요즘은 초등학생도 헌재의 위치는 물론이고 재판관들 이름까지 줄줄 꿰고 있을 정도입니다. 법조 기자들 사이에서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헌재를 다시 주목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변론이 있을 때마다 브리핑실은 장사진을 이뤘고, 선고일에는 국내외에서 수백 명의 취재진이 몰려들었습니다. 주로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의 검찰이나 법원 등에 집중하던 기자들이 헌재가 자리한 서울 종로구 재동에 이렇게까지 많이 모여든 적은 이전에 없었습니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헌재를 너무 잊고 살지 않았나 싶습니다. 1년에 한두 번씩 헌재가 중요한 판결을 내릴 때만 며칠 잠깐 재동 쪽으로 고개를 돌릴 뿐 그 외에는 무관심했습니다. 헌재를 대법원과 묶어 최고 사법기관으로 치켜세우면서도 실제로는 그 가치를 외면해 온 것입니다. 1500만명이 넘는 유권자가 표를 던진 대통령을 21분의 선고를 통해 파면시킬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는 곳이었는데도 말이지요. 헌재에 대한 빈약한 관심은 그동안 헌재가 안고 있었던 문제점들에 대한 무관심과도 직결됩니다. 대표적인 게 재판관 공석 사태입니다. 그동안 여러 차례나 제도상의 문제로 9명의 재판관 중 공석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이제서야 다시금 이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습니다. 당장 13일에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퇴임하면 ‘7인 체제’로 운영돼야 합니다. 박한철 전 소장이 퇴임을 앞두고 이러한 사태를 방치한 정치권에 대해 비판을 쏟아 낸 것도 같은 맥락이었습니다. ●내일부터 7인 체제… 공석 문제로 물론 재판관 공석 문제 해결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학계에서는 후임 재판관이 취임하기 전까지 기존 재판관의 임기를 보장하도록 법을 고쳐야 한다고 말합니다. 예비 재판관 제도를 만들어 퇴임으로 인한 공석을 메꾸는 방안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두 가지 해결법 모두 헌법 개정이 필요합니다. 헌법에서는 헌법재판관의 임기를 6년으로, 인원수는 9명으로 명시했기 때문입니다. 증인 불출석, 검찰 수사자료의 헌재 송달 등도 이번 심판 과정에서 문제로 드러났습니다. 탄핵심판은 끝났지만 이러한 부분을 계속 바로잡아야 합니다. 탄핵심판이라는 큰 숙제를 순조롭게 마무리한 헌재를 더욱 헌재답게 만드는 건 이젠 우리 사회의 몫입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3·10 탄핵 이후] ‘3. 10. 11:21’ 선고일시 분 단위까지 합의로 적시

    파면 결정때 효력 발생 시점 감안 심리 중 연락 끊고 사실상 ‘감금’ 퇴임 이정미 등 기존 경호도 유지 지난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 결정 이후 첫 주말을 맞은 헌법재판관 8명은 모처럼 휴식을 취했다. 탄핵심판 주심 강일원 재판관은 1주일가량 휴가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강 재판관은 선고일 당일에도 오전 7시 33분 가장 먼저 출근하는 등 이번 심판을 주도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9일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후 박한철 당시 헌재소장을 포함한 재판관 9명은 주말까지 모두 반납하고 기록 검토에 나섰다. 지난 1월 31일 박 소장이 퇴임하면서 재판관은 8명이 남았다. 올해 55세인 이정미 소장 권한대행과 연장자인 김이수·서기석(64) 재판관을 제외하면 재판관 나이는 60세 안팎이다. 결정이 임박할수록 재판관들은 극도의 스트레스를 호소했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탄핵심판 결과가 미칠 영향이 막대한 데다 대통령 측 대리인단이 ‘막말’을 섞어 가며 재판의 공정성을 문제 삼으면서 긴장이 고조된 탓이다. 일부 재판관은 수면제에 의지해 잠을 청하기도 했다. 심판 기간 재판관들의 퇴근 시간도 눈길을 끌었다. 강 재판관을 비롯해 김창종·김이수 재판관 등은 주로 자택의 개인 서재에서 기록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서 재판관은 헌재 집무실에 가장 늦게까지 남아 업무를 봤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선고에 임박해서는 대부분의 재판관이 매일같이 헌재 사무실에서 야근을 할 수밖에 없었다. 재판관들은 식사도 대부분 구내식당에서 하거나 도시락으로 해결했다. 헌재 관계자는 “2월에 연구부 인사 이후 새로 온 연구관들을 환영하기 위해 밖에서 식사를 한 적도 있으나 헌재를 벗어나는 경우는 드물었다”고 말했다. 재판관들은 심리 내내 외부와 연락을 끊었고, 경호인력이 배치된 이후에는 자택 인근에서 산책마저 쉽게 하지 못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문에 찍힌 ‘선고일시 2017. 3. 10. 11:21’은 재판관들이 합의해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효력 발생 시점이 언제인지 이견이 분분한 상황이라 시간 역시 관심 사항이었다. 이를 위해 헌재는 이 권한대행이 주문 낭독까지 마치는 시각을 정확히 측정했다. 기각 결정이 내려졌다면 볼 수 없는 표현이었다. 헌재는 탄핵 반대 측의 불복 움직임을 감안해 13일 퇴임하는 이 권한대행을 포함한 재판관들의 기존 경호도 계속 유지할 방침이다. 따라서 탄핵심판 선고 이전처럼 2~3명의 경찰관이 재판관을 24시간 근접 경호한다. 재판관에 대한 경호는 2014년 12월 통합진보당 해산 사건 심판 이후 두 번째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3·10 탄핵 이후] ‘민심 분열’ 촉각… 여야 대선주자들 너도나도 ‘통합’ 메시지

    [3·10 탄핵 이후] ‘민심 분열’ 촉각… 여야 대선주자들 너도나도 ‘통합’ 메시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첫 주말을 맞은 여야 대선주자들은 분열된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통합’ 행보를 보이는 데 집중했다. ‘적폐 청산’이란 기조는 유지하면서도 탄핵 이후 민심 분열이라는 문제점이 전면에 부상할 것을 대비해 ‘통합’이란 화두를 챙기는 모양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0일 박 전 대통령 탄핵 직후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세월호 유가족을 만난 데 이어 11일 광주를 찾아 천주교 광주대교구 교구장 김희중 대주교가 집전하는 미사에 참석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에만 집중하겠다고 밝혔던 문 전 대표는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한 페이지를 넘기고 상처나 아픔, 분열을 씻고 하나가 돼야 한다”고 통합에 무게가 실린 메시지를 던졌다. 문 전 대표는 촛불집회에 대해 “그 긴 과정을 국민으로 보면 저항권 행사를 한 셈”이라면서 “탄핵을 반대한 분들의 사고도 있었지만 촛불시민은 깊은 분노 속에서 탄핵을 이끌어 내고 참으로 대단하다”고 평가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탄핵 이후 곧바로 광폭 행보를 보이는 것은 분열된 민심을 수습하는 데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10~12일 도청 업무를 보는 데 주력했다. 그는 앞서 통합의 메시지로서 선점한 ‘대연정’을 본격적인 대선 경선에 맞춰 구체적으로 풀어낼 계획이다. 안 지사 측 관계자는 “탄핵 전에는 적폐 청산이 중요했겠지만 탄핵 이후에는 분열된 민심을 통합하는 리더십을 보여 줄 대선 주자가 누구인지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밝혔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지난 10일 탄핵 선고 후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 대통합을 강조한 이후 12일까지 공식 일정을 잡지 않았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대통령 탄핵은 촛불의 힘에 정치권이 따른 것이고, 나라가 이 지경까지 온 건 정치인들도 잘못이 없을 수 없다”면서 “자숙하는 시간을 갖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전 대표는 이르면 13일 당 경선 예비 후보 등록을 하고 이번 주 내로 출마 선언을 할 계획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대선 주자 가운데 유일하게 탄핵 직후 촛불집회에 이어 주말 촛불집회까지 연이어 참석했다. 이 시장은 탄핵 찬성 촛불집회에서 선명한 발언으로 주목받아 대선 주자로 뛰어오른 만큼 통합에 앞서 적폐 청산에 좀더 무게를 뒀다. 이 시장은 이날 동서울대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권력과 지위를 가지는 게 목표가 아니라 지위가 가진 권한으로 세상을 바꾸는 게 제가 가진 목표이기에 그들(기득권 세력)과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보수 성향 대선 주자들도 공개 일정을 자제하는 한편 통합 메시지를 던지는 데 주력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10일 오후와 11일 공개 일정 없이 차분하게 보낸 데 이어 12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인 여의도 순복음교회 이영훈 담임목사와 면담한 뒤 신도들과 함께 예배를 드렸다. ‘보수층’으로 상징되는 기독교계를 찾아 ‘통합’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유 의원은 “여야 가릴 것 없이 정치권이 국민 통합을 위해 역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10~11일 조용히 도청 업무를 챙긴 뒤 12일 국회 정론관에서 정운찬 전 국무총리와 함께 대연정 토론회를 제안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회견문에서 “일방의 이념과 진영을 대변하는 정치가 아닌, 모두를 포용할 협력의 정치가 필요하다”면서 “그 시작은 협치와 연정”이라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대선 주자들은 ‘정중동’ 행보를 보였다. 이날 당원권이 회복된 홍준표 경남지사는 “헌재의 파면결정문은 여론재판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페이스북에 글을 남겼다. 이인제 전 최고위원은 그동안 주말마다 참여해 온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3·10 탄핵 이후] 문재인 “불복이라면 국기문란” 안희정 “사과·승복 발표하라”

    “분열·갈등·대립으로 내모느냐”한국당은 공식입장 내놓지 않아 박근혜 전 대통령의 12일 탄핵심판 ‘불복성’ 발언에 대해 대선 주자들과 대다수의 정당이 강력한 비판을 쏟아냈다. 다만 자유한국당만은 어떠한 공식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측 박광온 수석대변인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에 불복하는 것이라면 국기문란 사태”라고 했다. 이어 “헌재 결정을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은 헌법과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면서 “국정농단과 헌법 유린으로 훼손된 국격과 상처받은 국민을 생각한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안희정 충남지사 측 박수현 대변인은 “탄핵이 된 상황에서도 여전히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면서 “박 전 대통령은 민의에 불복하는 자세를 버려야 한다. 진솔한 사과와 승복의 메시지를 직접 발표해야 한다”고 했다. 이재명 성남지사 측은 대변인 명의 논평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의 입장은 헌재의 결정이 진실을 근거로 하지 않았고 자신은 헌재 판결에 승복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명백히 선언한 것”이라면서 “끝까지 분열과 갈등, 대립으로 대한민국을 몰아가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측 이용주 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은 오늘 또 국민의 기대를 저버렸다”고 말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측 김유정 대변인은 “대국민 사과, 헌법재판소 판결에 승복하는 모습을 통해 화합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전직 대통령으로서 마지막 역할이 아니었을까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은 청와대를 떠나며 대국민 사과 대신 일부 지지자 결집을 위한 대국민 투쟁 선언을 한 것”이라면서 “우리 국민은 마지막 도리마저 저버린 박 전 대통령을 ‘가장 고약한 대통령’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 측은 “지난 10일 박 전 대통령에게 결과를 승복하라고 강조했던 입장 그대로”라고 했다. 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탄핵 불복이라면 충격적이고 대단히 유감스럽다”면서 “박 전 대통령에게 국민과 헌법질서의 명령에 순응하고 존중하기를 바라는 것이 그리도 과한 일인지 답답하다”고 했다. 국민의당 장진영 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이 헌재 판결에 승복하며 국민 통합에 기여할 것을 기대했으나 역시 허망한 기대였다”고 깊은 유감을 표한 뒤 “대통령을 지낸 사람이 사상 초유의 탄핵을 당해 놓고도 잘못을 깨우치지 못하는 건 박 전 대통령 개인의 불행이자 국가의 불행”이라고 했다. 바른정당 조영희 대변인은 “헌재 판결의 존중과 통합의 메시지를 원했건만 본인 스스로의 입장 표명도 없이 대리인의 입을 통해 분열과 갈등의 여지를 남긴 것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면서 “박 전 대통령은 최고 헌법기관인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엄숙하게 받아들이고, 그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정의당 추혜선 대변인도 “끝까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오만방자한 태도에 소름이 끼칠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3·10 탄핵 이후] 사실상 헌재 결정 부정… 끝까지 ‘헌법 준수 의무’ 저버렸다

    [3·10 탄핵 이후] 사실상 헌재 결정 부정… 끝까지 ‘헌법 준수 의무’ 저버렸다

    승복 가능성 ‘제로’에 가까워 ‘사과’보다 지지층의 결집 유도친박 ‘불복 투쟁’ 거세질 가능성…檢 ‘엄정한 수사’ 불가피해질 듯 관저 떠나며 직원과 일일이 인사 “끝까지 함께하지 못해 미안하다”대통령직 파면 사흘째인 12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복귀하면서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고 입장을 밝힌 것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대한 전면적인 부정으로 풀이된다. 헌재 재판 과정과 검찰,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 과정에서도 정해진 법 절차를 거부했던 박 전 대통령이 사저로 돌아가는 마지막 순간까지 ‘헌법 준수의 의무’를 저버린 것이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이 사저로 함께 들어가 조율을 거친 뒤 사저 앞에서 대독 형식으로 발표됐다. 하지만 주요 메시지 내용은 이미 청와대 관저를 떠나기 전 대체로 정리돼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민 의원은 입장 전달 후 “지금 말씀드린 게 어려운 표현이 아니다. 그대로 받아들여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이 세월호 유가족에게 입장을 밝힐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짧게 “없다”고 답했다. 이날 발표문을 그대로 해석하면 헌재 선고는 ‘진실’에 입각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된다. 또한 ‘시간이 걸리더라도’라는 조건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박 전 대통령이 가까운 시일 내 입장을 바꿔 헌재 선고에 승복할 가능성은 ‘제로’(0)에 가깝다. 이날 입장 발표는 사과의 뜻을 담은 대국민 입장 표명이라기보다는 사실상 지지층을 겨냥한 결집 유도의 성격이 더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박 전 대통령은 사저 앞에서 자유한국당 서청원, 최경환, 윤상현, 조원진, 김진태, 박대출, 이우현 의원 등과도 환담을 나눴다. 이원종, 이병기, 허태열 등 전직 비서실장도 총출동했다. 박 전 대통령은 대체로 웃는 낯이었지만 사저에 들어가기 전에는 잠시 눈물을 비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민 의원이 전한 대국민 메시지 외에는 사적인 내용이라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이 헌재 선고에 대한 불복 입장을 분명히 함에 따라 친박근혜계 의원 및 열성 지지층의 ‘불복 투쟁’이 거세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불복 투쟁은 추후 압수수색이나 대면조사 등 검찰 수사 과정에 따라 단계적으로 격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반면 박 전 대통령이 법적 투쟁 의지를 밝힘에 따라 검찰 입장에서도 엄정한 수사가 불가피하게 됐다. 박 전 대통령의 이날 발표는 지난달 27일 탄핵심판 최후변론서에서 “어떤 상황이 오든 소중한 대한민국을 위해 갈라진 국민들의 마음을 모아 조속히 극복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입장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이 관저를 떠나면서 청와대는 침통한 분위기였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직접 사저 복귀 의사를 한광옥 비서실장을 비롯한 참모진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청와대를 떠나기 전 청와대 녹지원에서 직원 500여명과 일일이 인사를 나눴다. 박 전 대통령은 직원들에게 “끝까지 함께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인사했다. 일부 직원은 눈물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사저에서는 이선우 청와대 의무실장과 윤전추 선임행정관 등 4명이 박 전 대통령을 보좌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통령이 사저로 복귀하면서 청와대 참모들의 거취 문제도 앞으로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까지도 박 전 대통령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소개한 청와대 홈페이지 등에 대한 개편도 이뤄질 전망이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文 “박근혜 수사 미룰 이유 없다”

    文 “박근혜 수사 미룰 이유 없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얼굴) 전 대표는 12일 파면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에 대해 “대선이 끝날 때까지 수사를 미루자는 말씀도 나오지만, (대선) 후보가 아니므로 미룰 하등의 이유가 없다. 구속(수사), 불구속 문제를 대선 주자들이 언급해 영향을 미치는 건 적절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서 기자회견 뒤 문답에서 “박 전 대통령이 하루빨리 헌재 결정에 승복한다는 의사 표명을 하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퇴거가 하루 이틀 늦어지는 것보다 퇴거할 때 국가기록물을 파기하거나 반출해서 가져가는 일은 있어선 안 되겠다는 말씀을 분명히 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문 전 대표는 회견문에서 “적폐를 확실히 청산하면서 민주주의 틀 안에서 소수의견도 존중하고 포용하는, 원칙 있는 통합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상처와 분열과 갈등을 넘어 하나가 돼야 한다. 타도와 배척, 갈등과 편 가르기는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싫든 좋든 김정은을 그들의 지도자로, 우리의 대화 상대로 인정해야 한다’고 밝힌 미국 뉴욕타임스(NYT)와의 전날 인터뷰에 대해서는 “3대세습 왕조 체제에 동의하는 국민은 아무도 없다”고 전제한 뒤 “지배 체제와 별개로 북한 주민을 통치하는 통치자가 김정은이라는 사실은 부인 못한다. 북핵 해결을 위해 압박·제재하든 대화하든 상대의 실체로서 김정은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NYT 인터뷰 중 “미국에 대해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say ‘No’ to the Americans)는 내용이 알려지자 보수진영의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문 전 대표 측은 녹취록을 공개하며 “그런 발언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朴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 불복 논란

    朴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 불복 논란

    민경욱 통해 헌재 선고 입장 전달 명예회복·정치적 투쟁 지속 의도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이 내려진 지 사흘째인 1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복귀한 뒤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면서 사실상 헌재 선고에 대한 불복의 뜻을 밝혔다. 법치에 대한 승복으로 국민 통합의 길을 열어 주기보다는 자신의 명예 회복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끝까지 ‘법적·정치적 투쟁’을 계속하겠다는 언급으로 풀이돼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저녁 청와대 관저를 떠나 사저로 거처를 옮겼다. 2013년 2월 25일 제18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취임해 청와대에 입성한 지 1476일 만이다. 사저 앞에서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눈 박 전 대통령은 사저로 들어간 뒤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을 통해 헌재 선고 이후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제게 주어졌던 대통령으로서의 소명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 “저를 믿고 성원해 주신 국민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 모든 결과에 대해서는 제가 안고 가겠다”면서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고 했다. 민 의원은 ‘헌재 결과에 승복한다는 말이 있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런 말씀은 없었다”고 답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 15분쯤 청와대를 떠나 에쿠스 승용차 편으로 독립문, 서울역, 삼각지, 반포대교를 거쳐 사저로 이동했다. 20여분 뒤 사저에 도착한 박 전 대통령은 집 앞에서 대기하던 한국당 서청원·최경환·윤상현 등 친박근혜계 의원들과 환하게 웃는 표정으로 악수를 나눴으며 지지자들에게도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헌재의 파면 결정이 내려진 후에도 이날 오후까지 ‘사저 상황’을 이유로 계속 관저에 머물렀다. 그러다 이날 보일러 수리와 장판 교체, 도배 등 사저 내부공사가 대략 마무리되면서 사저 복귀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청와대 관계자는 “13일 오전쯤 사저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오후 박 전 대통령 측이 “오늘 저녁 청와대를 나가는 것이 거의 확정적”이라고 밝히면서 분위기는 급변했다. 박 전 대통령이 이날 오후 급히 사저행을 결정한 데는 이날을 넘길 경우 ‘관저 퇴거 불응’을 둘러싼 비판 여론이 더욱 거세지는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퇴거가 결코 헌재 선고에 대한 승복이 아님을 분명히 한 셈이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민경욱 “박 전 대통령, 화장 지워질 정도로 울어”

    민경욱 “박 전 대통령, 화장 지워질 정도로 울어”

    12일 삼성동 사저로 복귀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화장이 지워질 정도로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뉴시스에 “바깥에서 말씀을 하실 때 눈물을 흘리시는 걸 봤다”고 말했다. 민 의원은 “처음에 박 대통령께서 하는 말을 받아 적지 못해서 확인 차 사저 안으로 들어갔다”며 “얼굴을 뵈니 볼 화장이 (눈물로) 지워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은 사저로 들어가기 앞서 환하게 웃으면서도 눈가에 눈물이 맺힌 장면이 목격됐는데, 이 때문인지 눈 화장이 약간 지워져 있었다고 한다. 이어 “슬프고 기쁜 것을 떠나 만감이 교차했을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께서 하신 말씀에도 여러 가지가 녹아져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의 사저 내부 정돈이 아직 안 돼 있다고 설명했다. 민 의원은 “사저 안에 놓인 침대가 아직 매트리스의 비닐이 안 벗겨져 있었다”며 “보일러를 4년 동안 안 틀다가 틀려고 해서인지 집안에 연기가 자욱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사저 안에는 새로 설치한 보일러를 가동한 탓인지 매캐한 냄새와 함께 연기가 약간 끼어 있었다. 민 의원은 자신이 대신 박 전 대통령의 입장을 발표한 것에 대해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걸 제가 써서 가지고 나와 발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저녁 삼성동 사저에 도착한 뒤 민 의원을 통해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헌재 판결에 실상 불복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 전 대통령 헌재탄핵 불복 시사에 비판 쏟아져

    박근혜 전 대통령이 12일 헌법재판소 탄핵 결정에 대해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며 불복의 의사를 내비치자 대선주자들이 일제히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측은 이날 박 전 대통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에 도착해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는 대국민 메시지를 낸 것에 대해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에 불복하는 것이라면 국기문란 사태”라고 비판했다. 문 전 대표 경선캠프 박광온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은 ‘모든 결과를 안고 가겠다’면서도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말해 헌재 결정에 흠결이라도 있는 듯한 언급을 했다”며 “헌재 결정을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은 헌법과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시점에서 가장 요구되는 것은 헌재결정을 수용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히는 것”이라며 “갈등과 상처를 치유하고 통합의 길로 나갈 것을 바라는 온 국민의 간절한 마음을 헤아려 주시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박 전 대통령이 불행해진 이유는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탄핵된 상황에서도 여전히 국민의 목소리에 귀기울이지 않고 있음에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헌재의 결정이 진실을 근거로 하지 않았고, 자신은 헌재 판결에 승복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명백히 선언한 것”이라며 “자신의 지지자들을 결속시키고 계속 싸워야 할 명분을 줬다”고 비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청와대를 떠나며 국민들에 대한 사과대신 일부 지지자 결집을 위한 ‘대국민 투쟁선언’을 하였다”며 “마지막 도리마저 저버린 박근혜 전 대통령을 ‘가장 고약한 대통령’으로 기억할 것”이라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측은 “유 의원은 이미 박 전 대통령에게 승복하라고 강조했던 입장 그대로임을 밝힌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편 이날 오후 청와대를 떠나 사저에 도착한 박 전 대통령은 “이 모든 결과에 대해서는 제가 안고가겠다”면서도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있다”며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불복한다는 늬앙스를 내비쳤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朴 탄핵 불복에 야권 일제히 비판 “충격·유감·오만방자”

    朴 탄핵 불복에 야권 일제히 비판 “충격·유감·오만방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 첫 입장 표명으로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며 불복 의지를 밝힌 데 대해 야권이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12일 브리핑을 통해 “지지층에 대한 인사로 국민에 대한 입장표명은 아니었다”며 “사저 앞에 도착하는 모습은 자유한국당 의원들, 지지자들과 함께 세를 과시하려는 것으로 비쳐졌다”고 비판했다. 윤 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은 끝까지 자신의 국정농단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으로 보였다”며 “여전히 헌재의 탄핵 인용에 불복하는 마음이 있는 것 같아 충격적이고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박 전 대통령에게 국민과 헌법질서의 명령에 순응하고 존중하기를 바라는 것이 과한 일인지 답답하다”고 덧붙였다. 국민의당 장진영 대변인은 “박 전대통령이 헌법 재판소의 판결에 승복하여 국민통합에 기여할 것을 기대했으나 역시 허망한 기대였다”며 “진실은 밝혀진다 운운하며 끝내 헌법재판소 결정에 불복한다는 태도를 취한 것은 깊은 유감”이라고 질타했다. 장 대변인은 “대통령을 지낸 사람이 사상 초유의 탄핵을 당해놓고도 잘못을 깨우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박 전 대통령 개인의 불행이자 국가의 불행”이라며 “박 전 대통령만 집으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모든 문제의 근원인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시스템도 청와대에서 내보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개헌을 요구했다. 정의당 추혜선 대변인도 “끝까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오만방자한 태도에 소름이 끼칠 지경”이라며 “대통령으로 있으면서도 국민과 맞서 싸우더니 국민에 의해 파직 당하고서도 국민의 뜻을 인정하지 않고 버티겠다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혜리 기자 lee@seoul.co.kr
  • 박근혜,“모든 결과 안고 가겠다...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

    대통령직을 파면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12일 “시간은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밤 청와대를 떠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에 도착해 “이 모든 결과에 대해서는 제가 안고 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이 전했다. 민 의원은 이날 박 전 대통령이 사저에 들어간 뒤 사저 앞에서 취재중이던 기자들에게 4문장으로 된 박 전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를 이같이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헌재의 탄핵안 인용 결정으로 대통령직 파면을 당한 이후 지금까지 별도의 입장표명이 없었다.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라는 박 전 대통령의 입장은 그동안 박 전 대통령이 최순실 게이트 의혹에 대해 “사익을 추구한 바 없다”고 부인해온터라 헌재의 탄핵결정을 마음속으로는 승복할 수 없다는 뜻을 담은 것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박 전 대통령이 향후 검찰 수사 및 형사 재판 과정에서 강력한 법적 투쟁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이어 “저를 믿고 제게 주어졌던 대통령으로서의 소명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저를 믿고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민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이 헌재 판결에 승복한다고 했느냐’라는 질문에 ‘그런 말씀은 없었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근혜, 삼성동 사저 도착 “헌재 승복 입장 없다”(민경욱 일문일답)

    박근혜, 삼성동 사저 도착 “헌재 승복 입장 없다”(민경욱 일문일답)

    박근혜 전 대통령이 끝내 헌법재판소 탄핵 인용에 대해 승복하는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오히려 “진실은 언젠가 밝혀진다”는 입장을 전했다. 사실상 ‘불복 선언’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들어간 뒤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이 박 전 대통령의 입장을 대신 읽은 뒤 취재진들과 일문일답을 가졌다. 민 의원은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다. 다음은 민 전 대변인과의 일문일답. Q. (박 전 대통령 입장 중에) 안고 가겠다는 게 무슨 의미인가.민경욱: 어려운 의미가 아니다.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 Q. (박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에 응할 계획인가.민경욱: (박 전 대통령에게) 그런 것을 질문할 기회가 없었다. Q. 헌재 결과에 승복한다고 했나?민경욱: 그런 말씀 없었다. Q. 세월호 유가족에게 입장을 밝힐 계획이 있나?민경욱: 없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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