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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탄핵소추 의결 1년…지지자들, 거리에서 “박근혜 석방” 촉구

    박근혜 탄핵소추 의결 1년…지지자들, 거리에서 “박근혜 석방” 촉구

    ‘나라다운 나라’를 염원한 시민들의 ‘촛불’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지 오늘(9일)로 1년째다. 지난해 12월 9일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 후 소추의결서가 청와대, 그리고 헌법재판소에 송달되면서 박 전 대통령의 직무는 정지됐고, 3차례의 변론준비기일과 17차례의 변론기일을 진행한 헌법재판소가 지난 3월 10일 박 전 대통령을 파면했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은 18개에 달하는 국정농단 사건 관련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헌재의 ‘2016헌나1’ 사건 결정문에 나와 있듯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배행위”를 저질러 탄핵된 박 전 대통령이지만 그의 지지자들은 구치소에 수감된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여전히 촉구하고 있다. 이들에겐 지금도 박 전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이었다. ‘친박’ 조원진 의원이 있는 대한애국당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 촉구 집회’를 열었다. 이 당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기도 한 조 의원은 “오늘은 멀쩡하고 정통성 있는, 뇌물 한 푼 받지 않은 대통령이 억울하게 탄핵소추안이 의결된 치욕의 날”이라고 비난했다. 탄핵심판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을 대리했던 서석구 변호사도 이날 집회에 나왔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자유가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0월 13일 법원은 같은 달 16일 밤 12시에 구속기간이 만료되는 박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추가로 발부했다.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타당성)이 인정된다”는 것이 이유였다. 법원의 결정으로 박 전 대통령은 내년 4월 16일, 즉 세월호 참사 4주기가 되는 날까지 구속된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됐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구속기간 연장 이래로 재판에 나오지 않고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제대혈 매매금지는 합헌

    탯줄 속 혈액인 제대혈을 사고팔지 못하게 한 법 조항은 헌법에 부합한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줄기세포 산업 성장을 위해 제대혈 상업 매매를 허용하자는 주장이 있지만, 헌재는 제대혈 매매가 인간의 존엄성을 해칠 수 있다고 봤다. 헌재는 ‘제대혈 관리 및 연구에 관한 법률’ 5조 1항 1호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8일 밝혔다. 조항은 ‘타인의 제대혈 및 부산물을 유상 거래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내용을 담고 있다. 헌재는 “제대혈은 넓게 보면 인체유래물”이라면서 “장기, 조직, 혈액은 무상기증만 할 수 있는데 제대혈만 유상거래하면 규범 체계에 혼란이 생긴다”고 했다. 이어 “거래 전부가 아니라 유상거래만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제대혈 활용 치료와 연구는 위축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단독][신뢰사회로 가는 길<2>] 일 잘하지만 비호감인 헌재…업무 비해 호감인 중기부

    [단독][신뢰사회로 가는 길<2>] 일 잘하지만 비호감인 헌재…업무 비해 호감인 중기부

    정부 등 공공기관 신뢰도 조사에서 1위를 기록한 헌법재판소가 ‘감정온도’(호감도) 조사에서는 5위로 밀려났다. 대신 외교부가 1위를 차지했다. 국가정보원은 신뢰지수, 이미지 평가에 이어 감정온도 평가에서도 최하위를 기록했다. 감정온도는 해당 기관에 대한 ‘호감·반감도’를 온도계 형식을 빌려 측정한 지수로 일종의 지지율이라 볼 수 있다.■환경·국토·경찰청 등 중위권 형성 7일 서울신문과 서울대 폴랩(pollab)의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팀이 공동으로 실시한 공공기관 감정온도 조사에 따르면, 33개 기관 가운데 외교부가 53.6도로 1위를 기록했다. 최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영어로 유창하게 말하는 동영상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면서 외교부에 대한 호감도도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중소벤처기업부 53.4도, 국가인권위원회 52.9도, 공정거래위원회 52.8도, 국무조정실 52.4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52.3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52.1도, 보건복지부 52.0도, 고용노동부 51.8도, 서울대 51.3도, 산업통상자원부 50.8도, 행정안전부 50.3도 등으로 조사됐다. 직무수행(신뢰도) 평가에서 중위권에 머물고, 이미지 평가에서 ‘무난하다’고 인식된 기관들이 감정온도 평가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대체로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기가 쉽지 않은 기관들이 비교적 높은 순위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어 환경부(49.9도), 국토교통부(49.7도), 농림축산식품부(49.5도), 대법원(48.8도), 해양수산부(48.6도), 기획재정부(48.1도), 국세청(47.9도), 경찰청(47.9도), 금융위원회(47.4도), 통일부(46.7도), 감사원(46.7도) 등이 중위권을 형성했다. 하위권은 교육부(44.3도), 문화체육관광부(44.3도), 법무부(43.6도), 여성가족부(41.8도), 검찰청(41.0도), 방송통신위원회(40.2도), 국방부(37.1도), 국가정보원(32.9도) 등으로 채워졌다. 교육부는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한 역사 교과서 국정화가 국민적 반발을 사면서 비호감도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직무수행 평가에서는 11위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문체부에 대한 반감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의 영향을 받아 커진 것으로 보인다. 직무수행 평가 결과 대비 감정온도의 높낮이를 분석한 결과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중기부, 권익위, 인권위, 과기정통부, 산업부, 국무조정실, 서울대, 외교부 등에 대한 감정온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정원, 국방부, 교육부, 헌재, 검찰청, 국세청, 여가부, 경찰청, 대법원 등은 직무수행 능력과 비교해 감정온도가 낮았다. 이는 직무수행 평가 지수 대비 평균적으로 기대되는 감정온도의 수치를 연결한 선이 기준선이 됐다. ■국무조정실, 文과 선호층 가장 겹쳐 기관별 감정온도를 토대로 문 대통령(62.3도)과 선호층이 가장 많이 겹치는 기관은 국무조정실로 나타났다. 이는 문 대통령 지지층과 이낙연 국무총리 지지층이 거의 일치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음으로 인권위, 헌재, 공정위, 중기부, 복지부, 농식품부, 권익위, 외교부, 과기정통부 순이었다. 문 대통령 선호층이 가장 반감을 가지는 기관으로는 국방부, 국정원, 검찰청, 방통위 등이 꼽혔다. 한 교수는 “문 대통령 지지세력들이 이들 4개 기관을 적폐세력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특별기획팀 이영준·박기석·이정수·기민도·이혜리·이경주 기자
  • 신호대기 버스기사 폭행한 남성, 헌소도 패소

    신호대기 버스기사 폭행한 남성, 헌소도 패소

    신호대기를 하고 있던 버스 안에서 운전자를 폭행한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남성이 자신에게 적용된 ‘운행 중 운전자 폭행치상죄’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지만 패소했다. 헌법재판소는 버스가 정차 중인 경우에도 운행 중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건전한 상식이라며 남성에 대한 처벌이 합당하다고 판단했다.헌법재판소는 6일 운전자 폭행 치상죄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은 박모씨가 “버스가 정차 중인데도 운행 중인 것으로 보고 동일하게 처벌한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한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밝혔다.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 5조의10은 운행 중인 자동차의 운전자를 폭행해 상해를 입힌 경우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한다. ‘운행 중’이라는 표현이 명확하지 않아 차량이 잠시 정차한 경우도 운행 중이라고 봐야 하는지가 논란이 됐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은 2008년 12월 ‘운행 중’에는 ‘여객의 승·하차 등을 위해 일시 정차한 경우를 포함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2014년 5월 신호대기를 위해 잠시 정차 중인 버스 기사를 폭행해 상해를 입힌 박씨에게도 대법원의 이런 판단이 적용돼 유죄가 인정됐다. 그러자 박씨는 “정차 중인 경우까지 운행 중에 해당한다는 자의적인 판단이 가능하도록 한 특가법 조항은 형벌법규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하지만 헌재는 “‘운행 중’에 일시 주·정차한 경우가 포함된다는 것은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일반인이라면 알 수 있는 것”이라며 “법관의 자의적인 해석으로 의미가 확대될 염려가 없어 명확성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 조항의 법정형 하한이 3년으로 돼 있는 것은 지나치게 무겁다는 박씨의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헌재는 “교통질서를 확립하고 시민의 안전을 도모할 목적으로 법정형의 하한을 3년으로 정한 것”이라며 “특별한 사정을 참작해 법관이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으므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훼손할 만큼의 가혹한 형벌은 아니다”고 판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성 아르바이트생 가슴때려 강제추행 처벌된 남성, 헌소도 패소

    여성 아르바이트생 가슴때려 강제추행 처벌된 남성, 헌소도 패소

    편의점에서 일하던 여성 아르바이트생의 가슴을 주먹으로 때린 남성이 폭행죄가 아닌 강제추행죄로 처벌받자 헌법소원을 냈지만 패소했다.이모 씨는 강제추행죄로 벌금 400만원을 선고 받자 “폭행 행위 자체를 추행 행위로 인정해 강제추행죄로 처벌하는 것은 형벌규정 명확성의 원칙에 반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5일 이씨가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밝혔다. 형법은 폭행이나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한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대법원은 이와 관련해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로 인정되는 경우도 강제추행죄에 포함된다”며 “이때 폭행은 힘의 ‘대소 강약’과 상관없이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정도면 충분하다”는 입장의 판결을 내놓고 있다. 시비 과정에서 아르바이트생의 가슴을 친 이씨도 이런 판례에 따라 1심에서 강제추행 유죄가 인정되자 헌법소원을 냈다. 이씨는 “대법원이 폭행행위 자체를 추행행위로 인정하는 혼란이 발생한 것은 강제추행죄 규정이 불명확하게 규정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헌재는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 법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어떠한 행위가 강제추행죄에 해당하는지 합리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며 “오랜 기간에 걸쳐 집적된 대법원 판결로 종합적인 판단 기준이 제시돼 강제추행죄 규정이 지닌 약간의 불명확성은 법관의 통상적 해석 작용으로 보완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강제추행죄의 법정형 상한이 지나치게 높다는 주장 역시 “강제추행의 유형이 다양해 법정형의 상한을 높게 설정해 죄책에 맞는 형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강제추행죄를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죄’나 ‘공중밀집장소에의 추행죄’보다 무겁게 처벌하는 것은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헌재는 “각각의 범죄는 추행의 유형이나 내용에 차이가 있어 법정형을 평면적으로 비교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SK, 사회적기업 지원 전용 펀드 결성

    SK 40억·하나銀 10억 투자 참여 후보군 재무·가치 측정 대상 결정 SK그룹이 사회적기업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국내 최초의 전용 민간펀드 ‘사회적기업 전문사모 투자신탁 1호’를 결성했다고 4일 밝혔다. 이 펀드는 SK그룹의 사회공헌재단인 SK행복나눔재단과 KEB하나은행이 각각 40억원과 10억원을 투자했으며, 연말까지 국내외 금융사 투자 유치 등을 통해 130억원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펀드의 운용은 IBK투자은행이 맡아 사회적기업 발굴과 성장, 발전을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이 펀드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기존의 사모펀드와 달리 민간기업과 비정부기구(NGO), 개인투자자 등이 투자 이익을 얻는 동시에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고 사회적기업은 투자금 마련이 가능해진다. 지금까지 사회적기업은 주로 정부 예산이나 기업 지원에 의존해 중장기 성장 재원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평가 기준과 재무 정보가 부족해 투자를 결정하는 데 애로 사항이 적지 않았다. 이번 펀드는 기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사회적기업 후보군의 재무 성과와 사회적 가치를 측정해 투자 대상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측정 시스템은 지난해 ‘사회성과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해 운용해 온 SK가 제공했다. 또한 투자 수익률 등 종합적인 정보를 시장에 공개해 지속적으로 투자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단독] 공공기관 여론조사 + 빅데이터 기계 학습 ‘신개념’

    서울신문과 서울대 폴랩(pollab)의 한규섭 언론정보학과 교수팀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33개 공공기관에 대한 신뢰지수를 도출하고 있다. 서울신문은 조만간 33개 공공기관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나타난 조사 결과와 언론 보도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비교 분석할 계획이다. 4일 서울대 폴랩에 따르면 언론 보도 빅데이터 분석은 해당 공공기관과 관련한 언론 보도를 수집한 뒤 ‘기계 학습’(Machine Learning) 방식을 적용해 이뤄졌다. 올해 1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네이버와 검색제휴 협약을 맺은 모든 언론사의 기사 21만 4000여건이 분석 대상이 됐다. 기관별로는 최대 6만 3595건(경찰청), 최소 391건(국무조정실) 수집됐다. 한 교수팀은 수집된 기사 일부를 무작위로 추출해 기사의 논조를 평가했다. 이어 그 평가 기록을 컴퓨터 알고리즘을 통해 학습시켜 다른 기사의 논조를 분석하도록 했다. 교수팀은 기사 제목에 등장하는 단어들이 긍정적인 논조의 기사에 등장하는지, 부정적인 논조의 기사에 등장하는지 그 확률을 계산해 분류하는 베이지언 분류 기법도 적용해 분석했다. 한 교수는 “기존 빅데이터 분석은 주로 단어의 의미망(클라우드)이라든지 특정 단어의 출현 빈도를 위주로 이뤄졌는데,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기계학습 방식을 적용해 모든 기사의 논조를 긍·부정으로 평가하고 이를 지수화했다”고 설명했다. 교수팀은 또 LDA(Latent Dirichlet Allocation·텍스트에 존재하는 일정한 패턴을 식별하여 주제를 찾는 기법) 토픽 모델링(Topic Modeling·주제별 분류) 기법을 활용해 방대한 기사를 추가로 분석했다. 컴퓨터 알고리즘을 통해 기사에 등장하는 단어들의 분포를 파악해 해당 기사의 주제가 무엇인지를 추정하고 기사를 주제별로 분류하는 방식이다. 이 기법을 활용하면 각 기관들에 대한 언론 보도가 주로 어떤 주제로 구성돼 있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또 해당 기관이 긍정 혹은 부정적인 평가를 받은 이유가 어떤 주제 때문인지도 추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헌법재판소와 관련된 기사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주제가 ‘탄핵’이라면 탄핵이 헌재의 신뢰도를 형성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는 의미다. 특별기획팀 kisukpark@seoul.co.kr ▲수행기관: 서울신문·서울대 폴랩(Pollab) 한규섭 언론정보학과 교수팀 ▲조사기관: 리얼미터 ▲일시: 2017년 11월 16∼20일(5일간) ▲대상: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조사방법: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스마트폰 앱 방식 ▲표본: 1703명 ▲피조사자 선정방법: 무선(100%) 임의 스마트폰 알림(RDSP·Random Digit Smartphone-Pushing) ▲응답률: 2.2% ▲오차 보정방법: 2017년 10월 말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인구 기준 성, 연령, 권역별 가중치 부여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 ±1.2% 포인트.
  • [단독] ‘탄핵’ 헌재 신뢰도 1위, ‘文 효과’ 고용부 2위… 국정원 꼴찌

    [단독] ‘탄핵’ 헌재 신뢰도 1위, ‘文 효과’ 고용부 2위… 국정원 꼴찌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이후 한국 사회에 신뢰가 급격히 무너져 내렸다는 지적이 들끓고 있다. 대통령에서부터 청와대 그리고 정부의 각 기관은 국민 앞에 처참한 민낯을 드러냈다. 국민은 믿고 뽑았던 정부가 이토록 곪아 있었다는 점에 배신감을 느끼며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뿔난 민심은 참담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정부 기관의 신뢰도가 3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은 가히 충격적이라 할 수 있다. 우리 사회의 재도약을 위해 ‘신뢰 회복’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서울신문은 ‘신뢰사회로 가는 길’ 기획을 통해 공공기관의 신뢰도를 진단하고, 공공의 신뢰를 회복하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서울신문과 서울대 폴랩(pollab)의 한규섭 언론정보학과 교수팀이 공동으로 실시한 공공기관 신뢰도 조사에서 ‘헌법재판소’가 42.4%를 기록하며 33개 공공기관 가운데 가장 높은 신뢰도를 보였다. 헌재는 지난 3월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8대0 만장일치로 인용을 결정한 기관이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의 정점인 박 전 대통령을 파면하고 현 문재인 정부가 탄생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높은 신뢰도를 기록하게 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헌재가 문재인 정권 초반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에 따른 ‘낙수 효과’의 혜택을 입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어 고용노동부가 38.2%를 기록하며 2위를 차지했다. 이 또한 ‘문재인 효과’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문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언했고, 당선 직후 일자리위원회를 만들고 스스로 위원장에 올랐다. 문 대통령이 고용 정책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부의 고용 정책에 대한 국민의 기대감이 고조됐고, 이런 기대감이 고용부에 대한 신뢰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신뢰도 37.5%로 3위를 기록했다. 전례 없는 대통령 탄핵 사태로 치러지게 된 5·9 조기 대선을 별 탈 없이 잘 치러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보건복지부는 37.1%로 4위에 올랐다. ‘문재인 케어’라고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을 비롯해 문재인 정부의 보건복지 정책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관리 미숙으로 높아졌던 불신이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정도 가라앉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부정적 평가 지수보다 긍정적 평가 지수가 더 높은 기관은 헌재·고용부·중앙선관위·복지부까지 4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29개 기관은 신뢰지수보다 불신지수가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반적으로 낮은 신뢰도 속에 그나마 나은 평가를 받으며 상위권에 오른 기관은 국세청(35.2%), 대법원(35.1%), 공정거래위원회(34.6%), 경찰청(34.4%), 외교부(33.7%), 행정안전부(31.9%) 등이었다. 경찰청은 문재인 정부 들어 집회·시위 관리를 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때 찬반 시위자들을 적절하게 통제하면서 청와대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후문도 전해진다. 외교부는 최근 한·미, 한·중 외교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하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신뢰도를 기록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신뢰도 꼴찌’ 기관은 국가정보원이었다. 33개 기관 중 유일하게 한 자릿수대 신뢰지수인 9.9%를 기록했다. 불신지수도 69.0%로 조사 기관 중 가장 높았다. 원세훈·남재준 전 국정원장을 비롯해 전직 국정원장들이 특수활동비 유용 혐의 등으로 잇따라 법의 심판대에 오르고 정치 댓글 의혹도 사실로 드러나면서 국민의 마음에서 멀어졌기 때문으로 인식된다. 국정원은 ‘대외안보정보원’으로 명칭을 개명하고 대공 수사권을 이관하는 방안 등을 추진하며 그동안 뒤집어썼던 오명을 씻어내려 노력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국민들의 뇌리에 박힌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는 것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5.2%를 기록하며 국정원 다음으로 신뢰도가 낮았다. 최근 불거진 MBC·KBS 파업 사태와 이사회 구성 문제를 둘러싼 구성원 간의 갈등 속에서 방통위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방부는 신뢰지수 19.5%에 머물렀다. 송영무 장관의 잇따른 설화가 청와대와 국방부 간 엇박자를 드러낸 것이 신뢰도를 떨어뜨린 원인으로 지목된다.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이명박 정부 시절 국군기무사령부의 사이버 댓글 공작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도 국방부의 신뢰도를 낮춘 요인으로 지적된다. 이어 법무부(19.5%), 감사원(20.9%), 검찰청(23.0%)등 범죄와 각종 비위에 대해 처벌을 내리는 사법·감사 당국 3곳이 20%대의 낮은 신뢰도를 기록했다. 지난해 진경준 전 검사장과 김형준 전 부장검사가 뇌물 수수 혐의로 잇따라 구속되자 김수남 전 검찰총장은 대국민 사과를 하기도 했다. 한 교수는 “공권력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크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이 밖에 금융위원회(23.4%), 여성가족부(23.4%), 기획재정부(23.5%), 문화체육관광부(23.8%)가 하위권에 머물렀다. 특히 여가부는 불신지수가 53.6%로 다른 기관에 비해 유독 높았다. “여성의 권익 보호를 위해 존재하는 여가부가 오히려 남성 역차별을 가져온다”는 내용을 근간으로 하는 ‘여가부 폐지론’의 불씨가 우리 사회에 아직 꺼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문체부는 국정농단 사태의 진원지가 됐을 뿐 아니라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 혐의로 구속됐다가 풀려나기도 했다. 불신지수 역시 48.5%로 높은 편이었다. 교육부(31.4%), 농림축산식품부(29.1%), 국토교통부(28.8%), 국무조정실(28.1%), 서울대(27.5%), 환경부(27.5%), 국가인권위원회(27.5%), 중소벤처기업부(26.8%), 국민권익위원회(26.6%), 과학기술정보통신부(26.3%), 통일부(26.0%), 해양수산부(24.6%), 산업통상자원부(24.2%) 등은 중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설문에서 국민이 해당 공공기관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무관심도’로 표현된다. 무관심도가 가장 높은 정부 기관은 산업부로 51.2%를 기록했다. 다음으로 과기정통부(48.8%), 중기부(46.8%), 인권위(44.1%), 권익위(43.5%) 순으로 조사됐다. 한 교수는 “무관심도가 높은 정부 부처들은 국정 홍보에 더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무관심도가 가장 낮은 기관은 검찰청(19.6%), 교육부(20.5%), 국정원(21.2%), 국방부(22.9%) 순이었다. 검찰은 ‘적폐 수사’, 교육부는 ‘수능’, 국정원은 ‘특수활동비 수사’, 국방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위협’ 등의 이슈로 말미암아 언론에 노출되는 빈도가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별기획팀이영준·박기석·이정수·기민도·이혜리·이경주 기자
  • ‘탄기국 폭력집회 주도’ 정광용·손상대 1심서 징역 2년 선고

    ‘탄기국 폭력집회 주도’ 정광용·손상대 1심서 징역 2년 선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이 결정된 날, 4명의 사망자를 초래한 불법 폭력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정광용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회장이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손상대 뉴스타운 대표도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조의연)는 ‘집시법’(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대통령 탄핵무효 국민저항총궐기 운동본부’(국민저항본부·옛 ‘탄기국’)의 대변인을 맡았던 정씨와 행사 담당자였던 손씨에게 1일 각각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둘은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된 지난 3월 1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안국역 앞에서 폭력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시위가 과격 양상을 띠면서 참가자 4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다른 참가자 30명이 다쳤고 경찰관 16명이 다쳤다. 경찰 장비 다수가 파손되기도 했다. 재판부는 “표현의 자유와 더불어 집회의 자유는 기본적으로 적법하고 평화로워야 한다”면서 “그러나 이 사건 집회에서 일부 참가자들은 경찰을 폭행하고 경찰차를 손괴했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주최자로서 질서 유지에 애쓰지 않고 오히려 과격한 발언으로 집회자들을 격화시켰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질타했다. 정씨는 당시 집회에서 “오늘 사람이 아스팔트에 피를 흘렸다. 저기 경찰차를 넘어가서 헌재를 불태우기라도 하자” 등 과격 발언을 하며 시위 참가자들을 자극한 것으로 조사됐다. 손씨도 “오늘 저 헌법재판소를 부숴야 합니다. 오늘 청와대, 헌법재판소 우리가 다 접수합니다. 돌격”이라고 소리치는 등 시위대가 경찰 저지선을 넘어 헌재 쪽으로 향하도록 유도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흥분한 참가자들이 강한 불만을 표출하면서 폭력적이 되자 현장을 관리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면서 “경찰차 파손에 대한 민사소송에서도 1억원을 낸 사정 등도 참작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정씨는 다른 사건으로 경찰에 형사입건된 상태다. 앞서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정씨 등 탄기국 간부 4명과 지난 4월 친박 단체들이 만든 새누리당의 회계책임자를 형사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를 포함한 탄기국 관계자들은 ‘촛불 집회’의 맞불 성격으로 ‘친박 집회’가 본격화한 지난해 11월부터 올 5월까지 총 25억 5000만원을 불법 모금하고 이 중 6억 6000만원을 새누리당에 기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피의자 옆에 변호사 앉아도 된다”…이진성 헌재소장 첫 위헌 결정

    “피의자 옆에 변호사 앉아도 된다”…이진성 헌재소장 첫 위헌 결정

    헌재 “수사방해 가능성 적고 변호사 피의자신문 참여권 제한 역효과만” 앞으로 수사기관이 피의자를 조사할 때 변호사가 피의자 옆에 앉을 수 있게 됐다. 그동안은 검찰 내부 지침에 따라 피의자 뒤에만 앉아야만 했다.이진성 헌법재판소장이 30일 “변호사가 피의자 옆에 앉아도 수사를 방해할 가능성이 적다”며 검찰 내부 지침에 대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취임 이후 첫 위헌결정이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변호사 A씨가 피의자 신문에 참여한 변호인의 좌석을 피의자 후방에 마련하도록 한 것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7대 1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대검찰청 내부 지침인 ‘변호인의 피의자신문 참여 운영 지침’ 5조는 검사는 피의자 후방의 적절한 위치에 신문에 참여하는 변호인의 좌석을 마련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검찰 등 수사기관은 이 규정에 따라 피의자를 조사할 때 변호인이 피의자 옆이 아닌 뒤에 앉아 있도록 요구하고 있다. 헌재는 “변호인이 피의자 옆에 앉는다고 해 피의자 뒤에 앉는 경우보다 수사를 방해할 가능성이 크다거나 수사기밀을 유출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볼 수 없다”며 “후방착석 요구행위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절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후방착석 요구행위로 얻어질 공익보다는 변호인의 피의자신문 참여권 제한에 따른 불이익의 정도가 크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창종 재판관은 “후방착석 요구행위에 불응해도 변호인에게 불이익을 받을 염려가 없는 비권력적 행위에 불과해 기본권 침해 가능성이 없다”며 각하 의견을 냈지만 채택되지 못했다. 지난해 4월 구속된 피의자에 대한 검찰의 신문절차에 참여한 A변호사는 피의자 옆에 앉으려는 자신을 검찰 수사관이 제지하며 피의자 뒤에 앉도록 요구하자 헌법소원을 냈다. 출범한 검찰개혁위원회(위원장 송두환 전 헌법재판관)가 내놓은 첫 권고안에 따른 것이다. 위원회는 잘못된 법 집행을 겪은 ‘과거사 피해자’들에게 검찰총장의 조속한 공식 사과도 권고했다. 대검찰청은 이날 헌재 결정에 앞서 검찰개혁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피의자 뒷자리에 앉던 변호인이 옆자리에 앉아 조언할 수 있도록 하고 변호인과 피의자가 수사받는 내용을 간략하게 손으로 메모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비선진료 방조’ 이영선 2심 집행유예 석방…“궁극적으로 대통령 책임”

    ‘비선진료 방조’ 이영선 2심 집행유예 석방…“궁극적으로 대통령 책임”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진료’를 방조하고 최순실씨에게 차명폰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이영선 전 청와대 행정관이 2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났다.항소심 재판부는 비록 이씨가 대통령 신체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비선 진료’를 묵인한 것은 잘못이지만 무면허 의료행위를 받으려는 대통령의 의사나 지시를 거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원심의 형량이 무겁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 윤준)는 의료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이씨에게 30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에 따라 이씨는 이날 선고 직후 구치소에서 풀려났다. 이씨는 2013년 3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청와대의 주치의·자문의도 아닌, 민간 성형외과 의사와 무면허 ‘기치료’ 의료인을 일명 ‘보안손님’으로 청와대에 들어가 박 대통령에게 시술과 치료를 하도록 방조한 혐의(의료법 위반)를 받고 있다. 또 군대 후임이 운영하는 휴대전화 대리점에서 대포폰(차명 휴대전화)을 만들어 최순실씨와 박 전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 관계자들에게 제공한 혐의(전기통신사업법 위반)도 받고 있다. 재판부는 이씨에게 제기된 혐의 중 대포폰 개통 등 일부분을 제외하고는 모두 유죄로 판단했지만, 이씨의 당시 지위나 범행 내용 등에 비춰 원심의 형량이 무겁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우선 “피고인은 무면허 의료인을 청와대에 출입시켰다. 이는 대통령 신체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서 대통령을 수행하는 피고인으로서는 해서는 안 될 행동이었다”고 지적했다. 또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로부터 세 차례나 증인 출석을 요구받고도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아 국정농단 사건의 진상 규명을 바라는 국민의 열망을 외면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세 차례에 걸쳐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 정당한 이유 없이 불출석하고(국회 증언·감정법 위반), 박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서 의상비를 받아 최씨에게 전달했다고 거짓 증언한 혐의도 있다. 재판부는 “대통령 탄핵 사건에 증인으로 나가 위증함으로써 헌법재판소의 탄핵 여부 판단을 방해했고, 수십 개의 차명폰을 대통령이나 최순실씨 등에게 제공해 국정농단 사태에 일말의 책임이 있다”고도 질타했다.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의 지위나 업무 내용 등에 비추면 무면허 의료행위를 청와대 내에서도 받으려는 대통령의 의사나 지시를 거부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궁극적인 책임은 대통령 자신에게 있는 만큼 피고인에 대해선 비난 가능성이 작다”고 판시했다. 이어 “차명폰을 제공한 것 역시 대통령의 묵인 아래 안봉근 전 비서관 등 상관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씨가 헌재에서 위증한 혐의에 대해서는 “위증이 큰 잘못이긴 하지만 그 증언이 대통령의 탄핵 여부를 좌우하는 것은 아니었고, 헌재는 피고인의 위증에도 불구하고 탄핵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씨가 국정농단 주요 사건의 주범이나 공범이 아닌 데다 자신의 행위로 초래된 결과를 깊이 반성하고 뉘우치는 점, 이미 이 사건으로 청와대 경호관에서 파면된 점 등도 감형 이유로 설명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김균미 칼럼] ‘낙태 논쟁’, 靑 대신 헌재가 중심에 서라

    [김균미 칼럼] ‘낙태 논쟁’, 靑 대신 헌재가 중심에 서라

    미국 뉴욕타임스는 올해 2월 20일자 신문에 ‘낙태 논쟁의 상징, 노마 맥코비 69세에 사망’이라는 제목을 붙여 한 여성의 부음 기사를 비중 있게 실었다. 맥코비는 1973년 미국 여성의 낙태를 합법화한 연방대법원 판결, ‘로 대(對) 웨이드’ 사건의 청구인으로 실명보다는 가명인 로(Roe)로 더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신문은 낙태를 합법화한 대법원 판결이 지난 반세기 동안 미국의 사회·정치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은 동시에 가장 극명하게 나라를 찬반으로 갈라놓은 사건이라고 평했다. 불행했던 젊은 시절과 대법원 판결 이후 낙태 지지론자에서 1997년 낙태 반대론자로 입장이 바뀐 뒤 텍사스의 요양원에서 숨을 거둘 때까지 반대론자로 살다간 극적인 인생 스토리를 전했다. 판결 이후 미국에서는 약 5000만건의 합법적인 낙태가 이뤄졌지만 44년이 지난 지금도 대통령 선거 때마다 단골 이슈로 떠오르고, 일부 주·시 정부와 여성·시민단체들과의 싸움은 아직도 진행 중이라고 한다. 미국 얘기를 꺼내는 건 한국 사회가 또 낙태죄 폐지를 둘러싼 찬반 논쟁으로 뜨겁기 때문이다.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이 지난 26일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에 대해 정부가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히면서 불을 댕겼다. 정부는 내년에 8년간 중단됐던 임신중절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헌법재판소에서 낙태죄 위헌법률심판을 검토하고 있어 공론의 장이 열릴 것으로 전망했다. 찬반이 첨예하게 갈리는 민감한 사안이라 한발 물러선 모양새이나 어떤 방식으로 종교계와 여성계, 의료계, 시민단체 등 평행선을 달리는 입장을 공론화를 통해 수렴해 나갈지 궁금도 하고 걱정도 된다. 청와대 발표 직후 여당에서 검토했던 공론화위원회를 통한 국민 여론 수렴은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 여론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낙태죄 논란은 1992년 형법 개정 때와 2010년 프로라이프 의사회가 불법 낙태 시술 병원 제보로 낙태 단속이 강화됐을 때, 그리고 2012년 정부가 피임약의 재분류 작업을 추진하면서 사회쟁점화됐었다. 그 와중인 2012년 8월 23일 헌재가 ‘동의낙태죄’에 대해 1년 10개월 만에 합헌 결정을 내려 일단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당시 헌재는 합헌과 위헌 의견이 4대4로 팽팽히 맞섰는데 위헌 정족수인 6명에 못 미쳐 합헌 결정을 내렸다. 재론의 불씨를 남겨 놓은 셈이다. 당시 결정에 관여했던 재관판은 모두 퇴임했다. 대신 낙태죄에 대해 다소 유연한 입장을 갖고 있는 소장과 재판관들이 포진해 이전과 다른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낙태죄 폐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의 물꼬를 청와대가 튼 만큼 다양한 의견들과 대안들이 충분히 논의되는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이는 청와대가 공론화 과정을 주도하는 것과는 다르다. 헌재에 헌법소원이 접수되지 않았다면 몰라도 이미 검토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청와대가 전면에 나서는 것은 헌재 결정에 압박을 주려 한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줄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 헌재가 중심이 돼 해묵은 낙태죄 논란을 풀어나가는 것이 순리라고 본다. 헌재에는 현재 낙태죄 조항인 형법 269조와 270조가 위헌인지 확인해달라는 헌법소원 사건이 접수돼 심리가 진행 중이다. 아직 평의에는 들어가지 않은 상태다. 헌법소원의 경우 결정까지 1년 반에서 2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올 상반기는 탄핵심판으로 다른 사건을 들여다볼 여지가 없었고 9인 체제가 갖춰진 지 얼마 안 돼 이제 시작인 셈이다. 정부는 실태조사와 함께 필요하다면 공청회 등을 열어 헌재가 참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010년·2014년 낙태 정책에 대한 개선 방안 보고서를 작성했는데, 추적 조사를 통해 내용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헌재 결정과 상관없이 당장 실시할 수 있는 청소년 피임교육과 전문상담 실시, 비혼모에 대한 지원 등부터 진행하면 된다. 낙태죄 폐지 논쟁은 결론을 서둘러 내리는 것보다 제대로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수석논설위원 kmkim@seoul.co.kr
  • 스리랑카 대통령 위한 국빈 만찬 메뉴는? “고기 없이, 사과주스 건배”

    스리랑카 대통령 위한 국빈 만찬 메뉴는? “고기 없이, 사과주스 건배”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국빈 방한 중인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스리랑카 대통령을 위해 준비한 국빈만찬은 시리세나 대통령을 위한 ‘맞춤형 만찬’이다.청와대는 시리세나 대통령이 불교 신자이자 채식주의자인 점을 고려해 한국 전통 음식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메뉴 선정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전부리로는 스리랑카를 대표하는 향신료인 커리를 더해 만든 커리향 고구마 부각과 귤을 얇게 잘라 만든 귤칩, 산청 곶감 안에 호두를 넣어 말린 곶감말이, 대추부각, 호두튀김 등이 나온다. 전채요리로는 밀전병에 채소와 대게살을 넣은 밀쌈말이와 완도산 전복을 쪄내 간장 소스를 더해 구워낸 전복구이, 호박죽, 제주산 금태 양념찜이 비빔밥, 두부 콩나물국을 준비했다. 후식으로는 사찰음식의 대가 선재 스님이 만든 ‘사찰 후식’이 나올 예정이다. 측백나무 열매와 토종꿀로 숙성한 가평 잣으로 만든 백자인다식, 완도산 김에 간장과 죽염 등을 넣어 만든 김재피자반, 능이버섯 찹쌀구이, 양평 소나무와 약수로 숙성시킨 송차가 제공된다. 식사와 함께 백포도주, 적포도주가 나오는데 시리세나 대통령이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점을 고려해 건배는 사과주스로 할 계획이다. 양국 정상은 한-스리랑카 수교 40주년 기념하는 의미로 떡 케이크를 함께 자른 뒤 문화 공연을 관람한다. 이날 공연은 한국과 스리랑카의 전통 음악과 문화를 접목하는 데 초점을 둔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민속음악을 바탕으로 탱고, 재즈, 왈츠 등의 장르를 소화하는 밴드 ‘두 번째 달’이 드라마 ‘궁’의 테마곡과 스리랑카 곡을 연주하고 소리꾼 고영열 씨가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를 부른다. CBS 소년소녀합창단은 율동과 함께 스리랑카 노래인 ‘수랑거니’, ‘진도아리랑’ 등을 부를 예정이다. 만찬에는 우리 측 기획재정부, 문화체육관광부, 고용노동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을 비롯한 양국 장관급 인사들 외에도 조계종의 설정 총무원장, 진각종의 회성 통리원장 등 불교계를 대표하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다. 스리랑카와 인연이 있는 인사들도 만찬에 초대됐다.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문철상 신협사회공헌재단 이사장, 김해성 지구촌사랑나눔 대표 등은 인도적 지원 등으로 스리랑카와 인연을 맺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야구선수 출신으로 2015년 스리랑카 국가대표팀을 지도한 바 있는 박철순 알룩스포츠 회장, 산악인으로 2011년 스리랑카 현지 봉사활동에 참여했던 엄홍길 코이카 홍보이사도 참석할 계획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헌재, 보·혁 이분법 매몰 경계… 국민 눈물 닦아드릴 의무 있다”

    “헌재, 보·혁 이분법 매몰 경계… 국민 눈물 닦아드릴 의무 있다”

    이진성(61·사법연수원 10기) 헌법재판소장이 “헌재는 보수와 진보의 이분법에 매몰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며 헌재의 균형을 강조했다. 또 김종삼 시인의 시 ‘장편(掌篇) 2’를 인용하며 헌재가 “국민들의 눈물을 닦아드릴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 헌재소장은 27일 헌재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한 영역에서 균형 있는 선택을 했다면 다른 영역에서도 그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우선 가장 오래된 사건을 비롯해 주요 사건의 균형 잡힌 해결에 집중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헌재가 독선에 빠지는 것에 대한 경계도 당부했다. 그는 “우리가 혹시 ‘그들만의 리그’에 있는 것은 아닌지 뒤돌아보아야 한다”면서 “헌재도 자신의 권한을 독점하고 있어 경쟁자가 없기 때문에 긴장감을 놓쳐 현실에 안주하거나 독선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외부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열린 헌법재판소’를 만들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이 헌재소장은 “선입견을 없애고 닫힌 마음을 열어, 그 빈자리를 새로운 사색으로 채우는 재판관, 신선한 사고로 선례와 자료를 폭넓게 수집하고 검토하는 연구관, 업무상 마주치는 불합리를 개선하려는 직원들이 모이면 속 깊은 사고와 균형 잡힌 시선으로 인간과 세상을 사랑하는 ‘열린 헌법재판소’가 탄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文정부 ‘낙태죄 개정’ 필요성 사실상 제기

    공론화 과정 입법부 역할 당부 청와대가 26일 정부의 ‘임신중절 실태 조사’를 재개하는 한편 낙태죄 폐지 논란과 관련한 사회적·법적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힘으로써 해묵은 논쟁은 이제 ‘공론의 장’으로 옮겨 가게 됐다. 문재인 정부가 사실상 낙태죄 개정의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다. 다만, 5년 전 헌법재판소가 합헌 결정을 내린 만큼 정부가 개폐 방향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기보다는 진행 중인 헌재 심리와 맞물려 자연스럽게 공론화되는 과정에 맡긴 셈이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국민청원 답변에서 “형법상 ‘낙태’라는 용어의 부정적 함의를 고려해 모자보건법상 ‘임신중절’이라는 표현을 쓰겠다”고 밝혔다. 법조·종교·여성계 등에서 쏟아져나올 논쟁들의 휘발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그러면서 2012년 헌재 결정 당시 합헌·위헌 주장의 근거를 소개했다. 헌재는 2012년 낙태죄의 위헌성 여부를 판단했지만 4대4로 팽팽했다. 위헌 결정이 나오려면 6명 이상이 동의해야 하기에 ‘합헌’이 유지됐다. 당시 합헌 의견을 보면 ‘사익인 임신부의 자기결정권이 태아의 생명권 보호라는 공익에 비해 크지 않고, 태아도 성장 상태와 관계없이 생명권의 주체로서 마땅히 보호받아야 한다’며 태아의 생명권을 강조했다. 반면 위헌 의견은 ‘임신 초기 자발적 임신중절까지 금지하고 처벌하는 것은 자기결정권을 전혀 존중하지 않는 것’이라며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했다. 조 수석은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자기결정권 중 하나만 택해야 하는 제로섬으로는 논의를 진전시키기 어렵다. 둘 다 소중한 가치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가 ‘화두’를 던지면서 소모적 논쟁을 경계했다. “‘태아 대 여성’, ‘전면금지 대 전면허용’ 등의 대립 구도를 넘어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단계”라는 조 수석의 발언도 같은 맥락이다. 이분법적 논쟁을 넘어 ‘어떤 낙태인가’에 대한 사회적 담론을 만들어 보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아울러 입법부의 역할도 당부했다. 조 수석은 “입법부에서도 고민할 것을 기대한다”면서 “자연유산 유도약(미프진)의 합법화 여부도 논의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감한 사안인 터라 정치권의 논의도 주목된다. 지난 대선에서 낙태죄 폐지를 주장한 것은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후보 정도다. 당시 문 대통령도 “여성의 자기결정권이라는 관점에서 서로 다른 의견이 상존하고 있다. 사회적 합의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종합해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헌법재판관 9명 중 6명 “낙태죄 손질 필요”… ‘합헌’ 뒤집히나

    헌법재판관 9명 중 6명 “낙태죄 손질 필요”… ‘합헌’ 뒤집히나

    헌재 2012년 ‘4대4’ 합헌 결정 이진성 소장 “일정기간 허용 가능” 작년 32건 재판… 1심 유죄 24건 최근 ‘여성결정권’ 중시 감경 추세 26일 청와대가 ‘임신중절’ 실태 조사를 통해 낙태죄에 관한 공론화를 주도하면서 법조계에서도 활발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헌법재판소가 심리 중인 낙태죄의 위헌법률심판이 어떤 결론을 낼지 가장 주목된다.헌재는 지난 2월 낙태죄 조항인 형법 269조와 270조가 위헌인지를 확인해 달라는 헌법소원 사건을 접수해 심리 중이다. 형법 제269조 1항은 부녀가 약물, 기타 방법으로 낙태한 때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고, 형법 제270조 1항은 의사나 한의사 등이 동의를 얻어 낙태 시술을 하면 2년 이하의 징역에, 동의가 없었을 땐 징역 3년 이하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낙태죄로 2014년 9건, 2015년 21건, 지난해 32건, 올해 9월까지 10건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 가운데 1심 법원이 유죄로 판단한 사건은 2014년 8건, 2015년 14건, 지난해 24건이었다.다만 최근 들어 여성의 자기결정권에 더 무게를 실어 처벌을 면해 주는 판결도 속속 나왔다. 지난 7월 대전지법 형사2부(부장 김양희)는 41차례 낙태 시술을 해 1심에서 징역 8개월 및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았던 산부인과 의사 A(49·여)씨에게 벌금 800만원을 선고하고 징역 8개월 및 자격정지 1년형의 선고를 유예했다. 재판부는 “낙태를 금지하는 점 등에 비춰 죄질이 가볍다고 볼 수 없다”면서도 “여성의 낙태에 대한 자기결정권 또한 가볍게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법원의 판단이 엇갈리는 가운데 헌재가 5년 만에 다시 심리 중인 낙태죄 위헌법률심판에 더욱 이목이 쏠린다. 헌재는 2012년 낙태를 도운 조산사의 헌법소원 제기에 대해 낙태죄를 합헌 결정했다. 당시에도 심리에 참여한 8명의 재판관 중 절반인 4명이 위헌 의견을 낼 정도로 팽팽하게 맞섰고, 위헌 정족수 6명에 미치지 못해 합헌 결정이 내려졌다. 9인 체제가 완성된 헌법재판관들 사이에서도 여성의 결정권을 중심으로 낙태죄를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법조계에서는 9명의 재판관 중 6명은 국회 인사청문회 등에서 낙태죄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손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 헌재의 기존 결정이 뒤집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진성 헌재소장은 지난 22일 인사청문회에서 “(임신 후) 일정 기간 내에는 낙태를 허용하는 방향도 가능하다”고 밝혔고, 유남석 재판관도 “사회경제적 요인으로 인한 낙태는 의사의 상담을 전제로 허용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이수 재판관도 “예외적으로 임신 초기 단계이고 원하지 않는 임신의 경우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우선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강일원·안창호·김창종 재판관은 “태아의 생명 보호와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조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靑 ‘낙태죄’ 공론화 신호탄 쐈다

    조국 수석 “OECD국 80% 허용… 현행 법제 국가·남성 책임 빠져” 年 16만건 추정·기소 10건뿐… 23만여명 靑홈피 청원에 답변 법조·종교·여성계를 중심으로 해묵은 논쟁을 거듭해 온 낙태죄 폐지 논란이 재점화됐다. 2012년 8월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 이후 4년여 만에 임신부와 의사의 낙태 처벌 조항(형법 269조 1항, 270조 1항)이 위헌인지를 확인해 달라는 헌법소원 사건을 헌재가 심리 중인 가운데 청와대가 낙태죄 폐지에 대한 국민청원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음으로써 사실상 공론화한 것이다. 특히 청와대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임신중절에 대해서 ‘우리는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씀하신 바 있다”면서 “‘태아 대 여성’, ‘전면금지 대 전면허용’ 등의 대립 구도를 넘어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단계”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26일 국민청원 홈페이지에서 23만여명이 동의한 ‘낙태죄 폐지’에 대해 8년간 중단됐던 정부의 ‘임신중절 실태 조사’를 내년부터 재개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답변을 내놓았다. 조국 민정수석은 청와대 페이스북 등을 통해 “내년에 임신중절 실태 조사를 실시, 현황과 사유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겠다”면서 “결과를 토대로 논의가 한 단계 진전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임신중절 실태 조사는 5년 주기로 진행됐지만 2010년을 끝으로 중단됐다. 2010년 기준 임신중절 추정 건수는 연 16만 9000건에 이르지만, 합법 시술(부모의 우생학·유전학적 장애, 강간·준강간에 의한 임신)은 6%에 불과하며 불법낙태·시술로 기소되는 규모는 한 해 10여건 수준이라고 조 수석은 밝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80%인 29개국에서 사회·경제적 사유를 포함해 임신중절을 허용하고 있다. 조 수석은 “태아의 생명권은 매우 소중한 권리이지만 처벌 강화 위주 정책으로 임신중절 음성화, 불법시술 양산 및 고비용 시술비 부담, 해외원정 시술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현행 법제는 모든 법적 책임을 여성에게만 묻고 국가와 남성의 책임은 빠져 있다. 여성의 자기결정권 외에 불법수술 과정에서 여성의 생명·건강권 침해 가능성 역시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제한 남성과 헤어진 후 임신 발견 ▲별거 또는 이혼 소송 상태에서 법적 남편의 아이를 임신했음을 발견 ▲실직·투병 등 경제적 어려움으로 양육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발견한 경우 등 현재 범죄에 해당하는 경우에 대해 고민해 보자고 제안했다. 청와대는 청원에 답하기 위해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와 세 차례에 걸친 회의를 통해 현황과 쟁점을 검토하고 답변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낙태죄 청원’에 헌재 결정 주목…재판관 9명 중 6명 “손질 필요”

    ‘낙태죄 청원’에 헌재 결정 주목…재판관 9명 중 6명 “손질 필요”

    ‘낙태죄(임신중절) 폐지’를 촉구한 청원 글이 청와대 홈페이지에서 23만명이 넘는 시민의 동의를 얻으면서 청와대가 이에 대해 공개적으로 답변했다. 답변자로 나선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26일 “현행 법제는 (임신중절에 따른) 모든 법적 책임을 여성에게 묻고 있고 국가와 남성의 책임은 완전히 빠져 있다”면서 “여성의 자기결정권 외에 불법 임신중절 수술 과정에서 여성의 생명권, 건강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점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밝혔다.조 수석은 임신중절을 둘러싼 그동안의 사회적 논의 과정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2012년 헌법재판소가 낙태죄에 대해 합헌 결정을 한 일을 언급했다. 하지만 헌재에서 다시 한 번 낙태죄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사건을 접수해 심리 중에 있다. 이번 헌재 심리에서는 어떤 결론이 나올 것인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앞서 2012년 헌재가 낙태죄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릴 당시 합헌 의견으로 “임산부의 자기결정권이 태아의 생명권 보호라는 공익보다 크지 않고, 태아도 성장 상태와 관계없이 생명권의 주체로서 마땅히 보호받아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태아의 생명권을 강조한 것이다. 반면 위헌 의견으로는 “임신 초기 자발적 임신중절까지 금지하고 처벌하는 것은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전혀 존중하지 않는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강조한 의견이다. 조 수석은 이날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태아의 생명권, 둘 중 하나만 택해야 하는 제로섬 게임으로는 논의를 진전시키기 어렵다”면서 “둘 다 지켜나가야 할 소중한 가치”라고 밝혔다. 5년의 세월이 흐른 시점에서 헌재는 어떤 결론을 내릴까. 최근 이진성 헌재소장과 유남석 신임 헌법재판관이 잇따라 임명되면서 헌재가 완전체인 ‘9인 재판관 체제’를 갖춘 점은 낙태죄 위헌심판 심리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을 낳게 한다. 특히 9명의 재판관 중 6명은 국회 인사청문회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임신중절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손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헌재가 기존 결정을 뒤집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이유다. 이 소장은 지난 22일 인사청문회에서 “미국 연방대법원이 했듯이 (임신 후) 일정 기간 내에는 낙태를 허용하는 방향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유 재판관 역시 지난 8일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제출했던 서면답변서에서 “사회경제적 요인으로 인한 낙태는 의사의 상담을 전제로 어느 정도 허용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한 바 있다. 헌재소장 권한대행을 맡았던 김이수 재판관도 지난 9월 국회에서 “예외적으로 임신 초기 단계고 원하지 않는 임신의 경우와 같이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우선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며 낙태죄 규정을 손질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강일원·안창호·김창종 재판관도 과거 인사청문회에서 “태아의 생명 보호와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조화돼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반면 서기석·조용호·이선애 재판관은 낙태죄 폐지와 관련해 별다른 의견을 드러내지 않았다. 물론 향후 헌재의 심리 과정에서 재판관들의 입장 변화에 영향을 줄 여러 가지 변수가 있는 만큼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임신중절 실태와 해외 정책사례 등도 재판관들의 의견 형성에 반영될 만한 요인으로 꼽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진성 헌재소장 임명동의안 가결…297일 만에 공백 해소

    이진성 헌재소장 임명동의안 가결…297일 만에 공백 해소

    이진성 헌법재판소장이 24일 임명되면서 297일 동안의 소장 공백 사태에서 벗어난 헌재가 밀린 사건 심리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지난 1월 31일 박한철 전 헌재소장이 퇴임한 뒤 헌재가 내놓은 주요 결정은 지난 3월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 결정 정도였다. 헌재는 “헌법재판관 정원인 9명이 됐고, 소장도 임명됐으니 그동안 결론짓기 어려웠던 사건들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사건은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이다. 당초 지난해 말쯤 헌재가 양심적 병역거부의 합헌 여부 결정을 매듭지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정은 미뤄져 왔다. 최근 5년 동안 종교 및 기타 신념의 이유로 입영(집총)을 거부한 남성은 2356명으로 이 중 1693명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대법원은 유죄 판례를 갖고 있지만, 최근 하급심에서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무죄를 선고한 판결도 늘고 있다. 이 소장은 헌재소장 청문회 중 “양심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처벌도 감수하는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대체복무제의 필요성에도 공감할 수 있다”며 전향적인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최근 인사청문회에 임한 유남석 헌법재판관도 “형사처벌에도 병역거부가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상황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9명의 헌법재판관이 평의를 거쳐 양심적 병역거부자 처벌에 관한 사안을 논의하게 되지만, 헌재가 이번에 양심적 병역거부의 길을 모색하는 쪽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낙태 여성에게 죄를 물을 수 있도록 한 형법 조항에 대한 헌재의 판단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헌재는 2012년 8월 해당 사안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지만, 최근 낙태죄를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며 이번에는 다른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낙태죄와 관련해 “태아의 생명권과 임부의 자기결정권이 충돌하는 문제로 다루기보다 낙태 가능한 시기를 명시하는 것 같이 조화로운 방법을 모색하는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서울포토] 문대통령, 이진성 헌재소장과 유남석 헌법재판관에 임명장 수여

    [서울포토] 문대통령, 이진성 헌재소장과 유남석 헌법재판관에 임명장 수여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청와대 본관에서 이진성 헌재소장(오른쪽)과 유남석 헌법재판관에게 임명장을 수여 한후 함께 차담회장으로 이동 하고 있다.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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