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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일 위안부 합의’ 위헌 여부 오는 27일 헌재서 최종 결론

    ‘한일 위안부 합의’ 위헌 여부 오는 27일 헌재서 최종 결론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가 헌법에 어긋나는지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오는 27일 내려진다. 위안부 합의가 발표된 지 하루가 모자란 4년, 위헌확인 소송이 제기된 지 3년 9개월 만이다. 헌재는 27일 오후 2시 대심판정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합의 발표의 위헌을 확인해 달라며 위안부 피해 할머니 29명과 유족 12명이 낸 헌법소원 사건에 대한 선고를 한다고 23일 밝혔다. 2015년 12월 28일 박근혜 정부는 일본 정부와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이라며 위안부 문제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일본 정부의 책임 통감과 함께 위안부 피해자 지원재단에 일본 정부가 10억엔(약 110억원)을 출연하는 조건이었다. 그러나 피해자 측은 물론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에서도 ‘피해자를 배제한 불공정 합의’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이듬해 3월 양국 합의가 위안부 피해자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지난해 11월 한일 위안부 합의를 근거로 설립된 화해·치유재단을 해산하기로 결정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속보] 佛마크롱 “대통령연금·헌재위원직 포기”…월 2500만원 급여포기

    [속보] 佛마크롱 “대통령연금·헌재위원직 포기”…월 2500만원 급여포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8일째 이어지고 있는 연금개편 반대 총파업의 타개를 위해 전직 대통령에게 지급되는 특별연금을 받지 않고 퇴임 이후 자동으로 갖게 되는 헌법재판소 종신 위원직도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이번에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대통령 퇴임 후 급여는 퇴직연금과 헌재 종신 수당을 합쳐 총 월 2500만원에 달한다. 외신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대통령 특별연금을 포기하는 최초의 프랑스 대통령이라고 일간 르 파리지앵 등 프랑스 언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크롱은 이 전직 대통령 특별연금을 없애는 대신 전직 대통령도 새롭게 도입하는 보편적 단일연금 체제의 적용을 받게 하고 자신부터 그 대상에 포함했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은 “대통령이 모범을 보이고 제도 개편의 일관성을 위해 이렇게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제5공화국 출범 시 제정된 관련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임기를 마치면 연령에 상관없이 곧바로 월 6220 유로(세전·800만원 상당)의 특별 연금이 지급된다. 또 전직 대통령에게 헌법재판소 종신 위원 자격을 자동으로 부여해 월 1만 3500 유로(1700만원 상당)의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내년 1월 ‘신검’ 전면 중단? 정경두 “중대 차질” 우려

    내년 1월 ‘신검’ 전면 중단? 정경두 “중대 차질” 우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22일 대체복무 관련 법률 제·개정안이 연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병무 행정에 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며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헌재의 병역법 5조 ‘헌법 불합치’ 결정으로 내년 1월 1일부터는 현행 병역법이 규정하는 병역 판정은 진행할 수 없다. 이에 따라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않으면 내년 1월부터 신규 병역판정검사가 전면 중단될 수 있다는 게 국방부의 입장이다. 병역판정검사에 따른 병역 처분의 근거인 병역종류 조항의 효력이 상실됐기 때문이다. 국회 본회의가 열리지 않으면서 ‘병역법 일부개정법률안’, ‘대체역의 편입 및 복무 등에 관한 법률안’ 등은 국회에 계류된 상황이다. 지난해 6월 헌법재판소가 ‘종교적 신념’ 등에 따른 대체복무를 병역 종류로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 5조 1항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만들어진 대안 법안이다. 국방부는 “정 장관이 이날 오후 국방부에서 긴급 대책 회의를 주재했다”며 “이번 대책 회의는 대체복무 관련 법률 재·개정안의 연내 국회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법안이 통과되지 않을 때 발생할 문제점을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회의에서 “법률 통과가 안 되면 병역 판정·입영 등 병무 행정에 중대한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며 깊은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은 특히 “병역 대상자들의 학업·진로 등에 심각한 불편을 초래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관계자들에게 각별한 관심을 당부했다. 한편 정 장관은 전날 오후 합동참모본부 지휘통제실 등을 찾아 군사대비태세를 점검했다. 북미 협상 시한인 연말을 앞두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포함한 고강도 도발을 할 가능성이 제기돼 대비태세를 강조한 것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통합진보당 해산 5년 만에 “원상 회복하라” 헌재에 재심 촉구

    통합진보당 해산 5년 만에 “원상 회복하라” 헌재에 재심 촉구

    “이석기 석방, 文대통령 결단 필요” 촉구2013년 9월 이 의원 내란음모죄 구속2014년 12월 헌정사상 첫 정당해산통진당 속 국회의원 5명 의원직 박탈 헌재 “내란회합은 민주기본질서 위배”통합진보당 강제해산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 대책위원회(대책위원회)가 5년 전 박근혜 정부 당시 통합진보당의 해산 심판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진상 규명과 재심, 원상 회복을 촉구했다. 이들은 통합진보당의 명예를 회복해달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대책위는 19일 오전 헌법재판소 앞에서 통합진보당 해산결정 재심 추진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진보당 강제 해산 과정의 진상을 밝히고 원상 회복조치를 하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들은 통합진보당 해산 5주년을 맞아 ‘통합진보당 명예회복과 재심 추진을 위해 전국민적 조직구성을 위한 준비위원회’를 발족해 사건 백서 발간과 재심 추진을 토대로 통합진보당 명예회복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들은 “헌법재판소는 통합진보당에 ‘숨겨진 목적’이 있으니 해산해야 한다고 황당한 궤변을 늘어놓았다”면서 “법률에 관련 규정이 없으면 의원직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원칙임에도 헌법재판소는 (의원직을 박탈하는) 초법적 월권을 행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이어 “박근혜 청와대가 통합진보당 해산을 주도했음이 김영한 전 민정수석 업무일지와 양승태 사법농단 수사로 밝혀졌다”면서 “헌법을 지키는 헌법재판소라면 이제라도 과거의 과오를 인정하고 재심을 통해 판결을 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촛불혁명으로 이석기 의원을 가둔 감옥 문이 열릴 것이라 기대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헌법재판소는 2014년 12월 19일 인용 의견 8명, 기각 의견 1명으로 통합진보당 해산과 함께 당시 소속 국회의원 5명(이석기, 김재연, 김미희, 오병윤, 이상규)의 의원직 상실을 결정했다. 옛 통합진보당 측은 2015년 2월 정당해산 결정에 대해 재심을 청구했지만, 헌법재판소는 2016년 5월 청구 각하 결정을 내렸다. 앞서 통합진보당은 2000년 1월 민주노동당에서 시작해 2011년 12월 만들어졌다. 2012년 4월 치러진 총선에서 민주통합당과의 야권연대를 통해 진보정당 역사상 최다 의석인 13석을 얻어 눈길을 끌었다.그러나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부정 경선 사건이 일어나면서 통합진보당 내 구 당권파의 패권적 당 운영과 친북적 행태를 비판하며 유시민·심상정·노회찬 전 의원 등 비당권파가 탈당해 국민참여당과 진보정의당(현 정의당)을 창당했다. 그해 5월 당시 비당권파인 통합진보당의 조준호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공동대표)은 자체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경선이 “총체적 부실, 부정선거였다”고 밝혔다. 통합진보당은 출범식에서 태극기를 걸고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되 애국가는 부르지 않은 일로 많은 논란을 낳기도 했다. 과거 민주노동당도 태극기 대신 민노당기를 걸고 애국가 대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민중의례를 해왔다. 이석기 의원은 2012년 6월 “애국가는 국가(國歌)가 아니다. 애국가를 국가로 정한 바 없고, 우리나라는 국가가 없다. 애국가는 그냥 나라 사랑을 표현하는 여러 노래 중 하나”라고 발언해 종북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반면 유시민 전 의원 등 국민참여당 출신들은 통합진보당의 “이런 강령으로는 일반 국민의 지지를 못 받는다”고 주장했다.2013년 8월 28일 국정원과 검찰은 이 의원을 비롯한 우위영 전 통진당 대변인 등의 자택과 사무실을 내란음모 및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했다. 이어 2013년 9월 4일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내란예비음모 및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 법무부가 제출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돼 다음날 이 의원을 구속했다. 정부는 2013년 11월 5일 법무부는 통합진보당의 목적과 활동이 헌법에 반한다며 정당활동금지 가처분과 함께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했고 국무회의에서 통합진보당의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안을 통과시켰다. 2014년 8월 11일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판사 이민걸)는 내란음모·선동 및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 의원에게 징역 9년에 자격정지 7년을 선고했다. 내란선동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만 인정돼 형량은 징역 12년에서 9년으로 감형됐다. 핵심 쟁점이었던 지하혁명조직 ‘RO(Revolutionary Organization)’의 실체는 인정되지 않았다. 이후 헌재는 2014년 12월 19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을 내렸다.헌재는 선고 당시 통합진보당 해산과 소속 국회의원들의 의원직 상실에 대해 “북한식 사회주의를 실현한다는 숨은 목적을 가지고 내란을 논의하는 회합을 개최하는 등 활동을 한 것은 헌법상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면서 “실질적 해악을 끼치는 구체적 위험성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정당해산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위헌정당의 해산을 명하는 비상 상황에서는 국회의원의 국민 대표성은 희생될 수밖에 없다”면서 “소속 국회의원의 의원직 상실은 위헌정당해산 제도의 본질로부터 인정되는 기본적 효력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사설] 헌소 제기된 부동산 정책, 실수요자 피해는 없어야

    정부의 12·16 부동산 종합대책(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에 대해 헌법소원이 제기되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정희찬 안국법률사무소 변호사는 그제 “정부가 전날 내놓은 부동산 종합대책 중 일부가 헌법이 보장하는 재산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재산을 담보로 금융회사에서 금전을 대출하는 것은 국민의 재산권 행사 권리(헌법 제23조)에 해당하는 데, 이를 법률에 근거하지 않고 제한하는 것은 위헌의 소지가 있다는 주장이다. 또 다른 법조인들도 15억원 이상의 아파트에 대해 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한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평등권과 기회균등권을 침해할 소지가 큰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 밖에도 정부가 그제 추가로 발표한 ‘2020년 부동산가격 공시 및 공시가격 신뢰성 제고방안’에 대해서도 반발이 심하다. 당장 내년부터 9억원 이상 아파트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80%까지 상향 적용할 경우 1주택자들의 보유세가 최대 50%까지 인상될 수 있어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2·16 부동산 종합대책은 시장이 예측하지 못했을 정도로 비밀리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데다 그동안 부동산 거래에서 횡행했던 우회·편법 대출 등을 모두 차단했다. 부동산 시장은 충격에 빠진 듯하다. 현금이 충분치 않은 웬만한 중산층은 집을 살 수도 갈아탈 수도 없게 됐다는 아우성이 터져 나오고 있다. 여기에 실거주자라 할 수 있는 1주택자도 공시가격이 9억원 이상이면 내년부터 세금 부담을 걱정해야 한다. 특히 9억원 초과분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20%로 강화하고 15억원 이상의 아파트 담보대출을 금지하면서 통상 최소 한 달 정도의 유예기간조차 없이 다음날 곧바로 시행돼 부동산 시장은 거의 패닉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그제는 전세금 반환 목적의 대출도 금지하는 추가 조치가 나왔다. 갭투자 등의 편법적인 활용을 우려한 것이지만, 대출규제로 돈줄만 죄면 부동산 시장에서 자칫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그동안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정책 가운데 종합부동산세는 합헌 결정을 받았지만, 토지초과이득세와 택지소유상한제 등은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판정을 받았다. 이번 12·16 부동산 대책에 대한 헌재의 결정은 6개월 이내에 내려질 것이다. 하지만 그 이전에라도 위헌 소지와 함께 선의의 피해자를 발생시킬 수 있는 사항들은 재점검돼야 한다. 투기수요를 잡으려다 거래절벽 등으로 실수요자에게 불편과 손해를 끼치게 해서는 안 된다. 정부가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고율의 과세로 만회하려 한다는 오해와 함께 조세 저항에 직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끝내 김우중 빈소 안 찾은 DJ정부 경제관료들

    끝내 김우중 빈소 안 찾은 DJ정부 경제관료들

    악연의 고리를 끊어 내기가 어려웠던 것일까. 2000년 대우그룹이 해체될 당시 김대중 정부에서 경제관료를 지낸 인사들은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3일간 가족장으로 엄수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장례식에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김 전 회장과의 깊은 인연이 결국엔 악연이 돼 버린 이헌재 전 부총리가 빈소를 찾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아쉬움을 남겼다. 김 전 회장은 2014년 8월 대화록 ‘김우중과의 대화-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에서 정부 경제관료들이 대우를 부실기업으로 몰아가며 해체를 유도했다는 ‘기획해체론’을 제시했다. 그는 “나는 수출 확대를, 경제관료들은 구조조정을 주장하면서 관료들이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나에 대한 부정적 보고를 했다”면서 “관료들이 자금줄을 묶어 놓고 대우에 대한 부정적인 시장 분위기를 조성하고 부실기업으로 몰아갔다”고 주장했다. 1998년 외환위기 사태를 극복하려 할 때 김 전 회장과 경제관료 사이의 갈등이 대우그룹의 해체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당시 청와대 공보수석이었던 박지원 무소속 의원도 지난 11일 밤 김 전 회장의 빈소에서 “김 전 대통령이 김 전 회장의 주장을 존중한 것이 경제관료들로부터 반발을 샀다”는 취지로 말하며 갈등설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당시 경제관료들의 입장은 정반대다. 당시 증권감독원장, 금융감독원장으로 기업의 구조조정을 지휘했던 이 전 부총리는 2012년 ‘국가가 할 일은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저서에서 “대우가 외환위기 당시 자구노력에 소극적이었고 심각한 부채·부실로 시장 신뢰를 잃으며 해체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2017년 1월 작고한 강봉균 전 청와대 경제수석도 “부실 경영과 소극적인 구조조정이 대우그룹이 해체된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2006년 김 전 회장에게 유죄를 선고한 법원 역시 “무리하게 해외 사업을 확대하고 부실기업을 인수하는 등 김 전 회장이 부실 경영을 자초했고, 이를 만회하려 분식회계를 시도해 국가에 막대한 피해를 불렀다”고 판시했다. 김 전 회장의 빈소에 당시 경제관료들의 발길이 차마 닿지 못했던 것도 이런 악연의 얼룩이 아직 씻기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선천적 복수국적 위헌일까

    “美 공직 진출 제한” “병역 기피 악용” “선천적 복수국적자가 한국 국적을 포기할 수 있는 기간을 제한하는 국적법 조항이 한인 2세의 미국 등에서의 공직 진출을 가로막고 있다.” “병역의 의무는 국민의 거주지와 상관없이 평등하게 지워져야 한다.” 태어날 때부터 이중국적을 지닌 남성이 18세 때 의무적으로 국적을 선택하도록 하고, 이후에는 38세까지 한국 국적을 유지하도록 하는 현행법이 국적 이탈의 자유를 침해하는지를 두고 헌법재판소 공개변론에서 공방이 벌어졌다. 헌재는 12일 한인 2세인 크리스토퍼 멀베이 주니어(20)가 국적법 12조2항 등에 대해 낸 헌법소원 사건 공개변론을 열었다. 멀베이는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면서 선천적으로 복수국적을 갖게 됐다. 미국은 태어난 곳을 국적 기준으로 삼는 속지주의를 적용하는 반면 한국은 부모 중 한 명이라도 한국인이라면 한국 국적을 지니는 속인주의를 채택하고 있어서다. 헌재는 2015년 11월 관련 법조항에 합헌 결정을 내렸지만 당시 합헌과 위헌 의견이 5대4로 팽팽히 엇갈렸다. 헌법소원은 전체 9명의 재판관 중 6명이 위헌 의견을 내야 위헌 결정이 내려진다. 청구인 측 대리인은 “외국의 선천적 복수국적자는 지금도 합법적으로 군대에 가지 않아도 된다”며 “이들의 한국국적 이탈을 장기간 제한해 (외국에서의) 직업선택 자유를 제한하는 건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복수국적자에 대해 개별적 통지절차도 전혀 없다”면서 “선천적 복수국적자와 국내에서 생활하는 복수국적자를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은 평등 원칙을 위반한다”고 말했다. 반면 법무부 측 대리인은 “복수국적자로 주요 공직을 맡는 사례가 외국에 존재한다”면서 “법령은 공표되면 충분하고 개별통지를 해야 적법절차를 충족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2011년 이후 외국에 생활 기반을 둔 18세 복수국적자 중 1만 3700명가량이 합법적으로 국적을 이탈했다”고 밝혔다. 헌재는 이날 논의를 토대로 재판관 전체회의를 거쳐 국적법 관련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는지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헌재 “교육공무원 선거운동 금지 규정은 합헌”

    공립·사립학교 교사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고, 이들이 공직선거 등에 입후보할 경우 선거일 90일 전까지 사직하도록 한 규정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결정이 나왔다. “학교가 정치의 장으로 변질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헌법재판소는 교육공무원의 선거운동을 금지한 지방교육자치법 제49조 1항, 공직선거법 제60조 1항 등에 대해 교육공무원들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을 청구 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각하 결정했다고 10일 밝혔다. 각하는 소송이나 청구가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그 주장을 판단하지 않고 재판 절차를 끝내는 결정이다. 재판관들은 헌법소원이 적합하게 제기됐더라도 교육공무원 선거운동 금지 조항이 위헌적이지 않다고 봤다. 헌재는 “교육 방법이나 내용이 당파적 편향성에 의해 부당하게 침해·간섭당하지 않고 가치중립적인 진리 교육이 보장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석태·김기영·이미선 재판관은 “공무원의 정치적 기본권은 국민 신뢰를 침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만 제한돼야 한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헌재는 교원이 선거일 90일 전까지 직을 그만두지 않을 경우 공직선거나 교육감 선거에 입후보할 수 없다고 규정한 공직선거법 제53조 제1항 1·7호 및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47조 제1항 등에 대해서도 합헌 결정을 내렸다. 재판관들은 “학교가 정치의 장으로 변질되는 것을 막고 학생들의 수학권을 충실히 보장하기 위해 불가피한 조항”이라고 설명했다. 초·중등학교 교원으로 재직 중이던 청구인들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 입후보하거나 선거운동을 하려고 했지만 해당 조항들로 인해 정치적 표현의 자유 등을 침해받았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헌재, ‘혐오 표현‘ 금지한 서울학생인권조례 만장일치 “합헌”

    성별이나 종교 등에 대한 ‘혐오표현’을 금지한 서울시 학생인권조례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서울시 학생인권조례가 표현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며 일부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이 제기한 헌법소원 청구를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9일 밝혔다. 심판 대상이 된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5조 3항은 학교의 장과 교직원 및 학생들이 성별이나 종교, 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차별적 언사나 혐오 표현을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차별적 언사나 행동, 혐오적 표현은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혐오·적대감을 담고 있는 것으로 그 자체로 개인이나 소수자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침해하고 특정 집단의 가치를 부정한다”면서 “차별·혐오 표현으로 인간의 존엄성이 침해될 경우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남기게 돼 타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차별·혐오 표현을 금지하는 것은 헌법상 인간의 존엄성 보장 측면에서 긴요하다”고 밝혔다. 헌재는 이어 “육체적·정신적으로 성장기에 있는 학생을 대상으로 한 차별·혐오 표현은 학생의 정신적·신체적 능력을 훼손하거나 파괴할 수 있고, 판단 능력이 미성숙한 학생들의 인격이나 가치관 형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면서 “차별·혐오 표현을 통한 인권침해가 금지되지 않을 경우 교육의 목적 역시 달성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당 조항으로 달성되는 공익은 매우 중대한 반면 제한되는 표현은 보호 가치가 매우 낮다”며 이 조항이 과잉금지 원칙을 위배했다는 청구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헌재 “차별·혐오 표현 금지한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합헌”

    헌재 “차별·혐오 표현 금지한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합헌”

    기독교학교 교장 등 ‘반동성애 못 가르친다’ 헌법소원헌재 “차별·혐오 금지는 인간 존엄성 보장 차원 긴요”“타인의 인권 침해하는 표현은 보호 가치 매우 낮아” 성별이나 종교, 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혐오 표현’을 하지 말도록 한 서울시 학생인권조례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서울시 학생인권조례가 표현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며 기독교학교인 서울디지텍고 교장이었던 곽일천 이사장과 같은 학교 교사, 학생, 학부모들이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9일 밝혔다. 이 조례 5조 1항은 학생은 성별, 종교, 나이, 사회적 신분, 출신 지역·국가·민족, 신체조건, 임신 또는 출산, 가족 형태·상황, 인종, 경제적 지위, 피부색,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 병력, 징계, 성적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한다. 또 5조 3항에서 학교의 장과 교직원, 그리고 학생들이 5조 1항에 적시된 이유로 차별적 언사나 혐오 표현을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청구인들은 해당 조례가 헌법 위임이 없고 표현·종교의 자유를 침해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이들이 종교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주장한 것은 성별 정체성·성적 지향을 이유로 차별·혐오 표현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부분 때문이다. 성별 정체성이란 개인이 스스로 인식하는 젠더를 의미한다. 스스로를 남성으로 인식하는지, 여성으로 인식하는지 아니면 그 외의 젠더로 인식하는지를 가리킨다. 성적 지향이란 성별 정체성과 별개로 개인이 이끌리는 상대의 양상에 따라 구분된다. 이성애, 동성애, 양성애, 범성애, 무성애 등이 이를 구분짓는 개념이다. 청구인들은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종교적 교리에 따라 동성애 등을 인정하지 않는 교육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고, 이것이 곧 표현의 자유 침해에 해당한다면서 헌법소원을 청구한 것이다. 재판부는 “차별·혐오 표현은 개인이나 소수자의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침해하고 특정 집단의 가치를 부정하므로, 금지되는 것이 헌법상 인간의 존엄성 보장 측면에서 긴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특히 육체적·정신적으로 성장기에 있는 학생을 대상으로 한 차별·혐오 표현은 학생의 정신적·신체적 능력을 훼손하거나 파괴할 수 있고, 판단 능력이 미성숙한 학생들의 인격이나 가치관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또 “해당 조항으로 달성되는 공익은 매우 중대한 반면, 제한되는 표현은 타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정도에 이르는 표현으로 그 보호 가치가 매우 낮다”고 밝혔다. 청구인들은 학생인권조례를 상위 법령 없이 지방자치단체 조례로 정한 것은 법률유보원칙(국민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사항은 국회 의결을 거친 법률로써 규정해야 한다는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헌법과 법률, 협약 등에서 규정·선언하고 있는 것을 구체적으로 규범화하여 마련한 학교 운영 기준 중 하나”라고 판단했다. 370여개 청소년·교육단체 등이 모인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는 논평을 내고 “우리 사회가 차별 언행 및 혐오 표현 등에 대처해야 할 필요를 인정한 것”이라며 “이후 차별금지법 등 관련법이 제정돼야 할 정당성도 시사한다”고 환영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헌재 “아동·청소년 추행범 신상정보 등록은 합헌”

    아동·청소년을 추행해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도록 한 법률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아동·청소년 강제추행죄로 벌금 500만원을 확정받은 A씨가 신상정보 등록대상자로 선정된 것에 대해 기본권 침해를 주장하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6대3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8일 밝혔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는 아동·청소년에 대한 강제추행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된 사람을 신상정보 등록대상자로 규정하고, 경찰에 신상정보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출입국 시 경찰에 신고하고 연 1회 경찰을 직접 만나야 한다. A씨는 “범죄별 재범 위험성을 고려하지 않고 불복 절차 없이 일률적으로 신상정보 등록의무를 부과한 것은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며 2017년 4월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신상정보 등록대상 조항은 성폭력범죄의 재범을 억제하고 조속한 검거 등 효율적인 수사를 위한 것”이라면서 “등록 자체로 인한 기본권 제한보다 등록을 통해 달성되는 공익이 매우 크다”고 판단했다. 출입국 신고 의무도 6개월 이상 외국에 체류하는 경우에만 신고를 요구한다는 점을 들어 기본권 침해로 볼 수 없다고 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50회] 서류 증거 속 ‘헌재 무력화 방안’…변호인들 “위법 부당 없었다”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50회] 서류 증거 속 ‘헌재 무력화 방안’…변호인들 “위법 부당 없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는 헌법재판소를 견제 대상으로 여겼다. 사법기관으로서의 역할과 위상에서 우위를 놓치지 않기 위해 헌재를 경계한 것인데 그 우월한 존재감이 결국은 청와대에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것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의 주요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청와대나 정부가 관심을 갖는 사건에 대해 대법원이 좀 더 우호적인 판결을 하는 등의 방식으로 청와대에 대법원의 위상을 높이려고 했다는 것이다.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49회 재판에서는 이처럼 대법원이 청와대의 관심이 있던 사건들을 파악하고, 헌재의 내부 정보를 챙겨보며 판결의 방향을 고심하려 한 듯한 정황이 담긴 서류증거들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다. 당초 이날은 김문석 사법연수원장을 증인으로 신문할 예정이었지만 김 원장이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오지 않았다. 김 원장은 2015년 통합진보당 의원들의 의원직 지위 확인 소송과 관련해 법원행정처와 반대대는 판결을 한 재판장에 대해 부정적인 인사평정이 기록된 과정과 관련해 확인하기 위한 증인으로 채택됐다. 당시 김 원장은 서울행정법원장을 지냈다. 재판부는 김 원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다음해 1월 15일 갖기로 했다. 증인신문이 무산되면서 그동안 증인신문을 가진 증인들과 관련한 서류증거 조사가 진행됐다. 이 가운데 지난 10월 16일 증인신문을 했던 문성호 서울남부지법 판사(전 사법지원실 심의관)가 작성한 문건들이 자세히 공개됐다. 문 판사가 2015년 7월 작성한 ‘헌재 관련 비상적 대처 방안 검토(대외비)’ 문건에는 ‘헌재의 존립 근거를 위협하는 방안’이 문건에 검토됐다. ‘헌재 역량을 약화시키고 노골적 비하전략을 세워서 헌재의 위상을 하락시키면 헌재의 결정에 대한 권위가 하락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보고서의 핵심이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친(親) 법원 인사를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하고, 헌법재판관들 가운데 일부를 대법관으로 제청해 헌재가 ‘마지막 자리’가 아니라는 인식의 공유가 필요하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헌법재판연구관들의 처우도 일반 법관들과 동등한 수준이어선 안 된다고 문제제기를 하는 등 헌재의 연구역량을 떨어뜨리고 재판기능을 약화시키는 방안, 헌재에 대한 여론을 악화하는 방안들도 포함됐다. ‘교대역에 설치한 헌재 광고판을 참조해 안국역에 헌재의 결정 번복사례, 단심제 폐해를 지적하는 권고판을 설치하자’는 아이디어도 있었다. 당시 법원행정처는 헌재에 연구관으로 파견됐던 최희준 부장판사를 적극 활용했다. 헌재의 내부 정보를 속속 보고하도록 한 것이다. 최 부장판사의 보고내용을 전달받은 문 판사는 헌재의 주요 사건에 대한 논의 과정을 행정처에 보고했다. -‘헌재 심리 중 중요사건(2015년 9월 15일자)’ →관습법, 헌법소원 사건은 토론 결과에 따라 합헌 취지로 보고 업무방해는 1차 평의 결과 한정위헌이 다수. 제주도 공무원 사건은 당분간 선고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 강일원 재판관 의견으로 추정. 업무방해 사건은 변론 이후 진행. →과거사 소멸시효 2015년 7월 토론. 합헌이 다수 의견. →민주화운동 보상법 합법 5 유보 2 단순위헌 2 최 부장판사와 문 판사가 주고받은 메일에도 헌법재판관들의 평의 내용이 자세히 나온다. -‘군형법 사건은 박한철, 이정미, 안창호, 서기석 재판관은 합헌인데 서기석 재판관이 계속 양쪽 다수 소수 결정문을 수정하면서 고민하고 계시다고 해요. 지난해 이정미 재판관과 식사할 때 병역법 위반 합헌 의사를 강력히 피력한 적 있었는데 그간 관련 의견을 제게 물어보는 재판관님은 계시지 않았습니다. 아마 합헌 생각하시는 거 같아요.’ -‘이진성 재판관과 산행하며 여쭸는데 시행령 사건 결론 안 나서 속행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평의가 치열한 걸로 보이나 구체적인 평의 내용은 알 수 없고 결과 전망이 어렵습니다. 다만 제주도 공무원 사건의 보고서 보면 가처분 관련 내용있어 함께 보냅니다. 정말 민감한 사건이고 선고 전이라 보안을 유지해야 하겠습니다. 내용은 물론 보고서 전달 사실 자체도 보안 유지해야 합니다. 정책실에서도 문 판사님과 (이규진) 양형실장만 알면 좋겠습니다.’ 이처럼 헌재의 내부 기밀정보를 얻어 헌법재판에 영향을 주거나 이와 반대대는 법원 판결이 나오도록 관여하려 했다는 것이 검찰의 지적이다. 반면 변호인들은 서류증거 조사를 통해서도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오늘 서증의 대부분이 이메일과 관련된 일부 문서로, 그와 관련해서는 이메일을 작성한 경위와 주고받은 경위에 대해 증인들에게서 충분히 확인했다”면서 “서증 관련해서 공소사실이 전제하는 부당한 업무 처리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당시 법원행정처장이었던 고 전 대법관의 변호인도 “증인신문 과정에서 많이 나왔지만 헌재 내부 자료라고 해서 최 부장판사가 이를 전달하는 것이 위법 부당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자료의 성격이나 자료를 전달 하는 것은 헌재의 추정적 승낙이나 기관 교류 차원에서 관행적으로 일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서울광장] 20대 국회가 남겨야 할 마지막 정치적 유산/장세훈 논설위원

    [서울광장] 20대 국회가 남겨야 할 마지막 정치적 유산/장세훈 논설위원

    20대 국회 임기가 막바지이지만, 여야 갈등은 여전하다. 정쟁에 민생마저 함몰돼 애먼 국민의 속만 새까맣게 타들어 간다. 꼬인 매듭을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짚어 보자. 앞서 지난 2011년 5월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회의장에 2000만~3000만원을 호가하는 도자기 두 점이 여야 의석 중간에 깜짝 등장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 문제를 놓고 신경전이 격화될 때면 당시 남경필 외통위원장은 ‘도자기 변상’ 문제를 거론하며 분위기를 진정시켰다. 멱살잡이와 주먹다짐 등 국회 내 폭력이 얼마나 일상화됐었는지를 보여 주는 ‘웃픈(웃기면서 슬픈) 장면’이 아닐 수 없다. 현시점에서 보면 한미 FTA가 과연 사생결단식으로 싸웠어야 할 문제였는가, 싶지만 당시에는 여야의 정치적 셈법 속에 극한 대치를 낳는 단초가 됐다. 급기야 2011년 11월 22일 당시 여당인 한나라당이 비준안 처리를 강행하자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을 터뜨리는 사태가 빚어졌다. 이를 계기로 국회 폭력을 차단하겠다면서 등장한 게 이른바 ‘몸싸움방지법’ 또는 ‘국회선진화법’으로 불린 국회법 개정안이다. 18대 국회 막바지인 2012년 5월 우여곡절 끝에 통과한 이 법안은 국회 운영의 필수요건으로 ‘여야 합의’를 명문화했고,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과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도입해 예외도 뒀다. 여야가 누가 됐든 다수당에는 날치기 처리, 소수당에는 물리적 저항을 각각 대체할 수단을 마련해 줌으로써 국회가 난장판으로 변질되는 사태를 막겠다는 취지였다. 의도와 현실은 달랐다. 국회선진화법의 내용은 대화와 타협을 통한 합의 정신을 살릴 것을 주문했으나, 정작 여야는 각각 보유한 ‘의석 지형’을 정략적으로 활용하기에 바빴다. 국회선진화법이 처음 적용된 19대 국회에서 정부와 여당인 새누리당이 추진하는 법안은 야당의 반대라는 벽에 번번이 부딪혔다. 그 이전 ‘동물국회’라는 비판이 ‘식물국회’라는 냉소로 바뀌는 계기가 됐다. 결국 새누리당은 2015년 1월 스스로 주도해 처리했던 국회선진화법이 다수결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 등을 들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하지만 헌재는 19대 국회 종료 직전인 2016년 5월 심판 청구의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며 각하 결정을 내렸다. 한동안 잠잠했던 국회선진화법을 둘러싼 논란이 올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국회의 ‘동물 본능’도 7년여 만에 깨어났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지난 4월 선거제 개편을 담은 공직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등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려 하자 자유한국당이 물리력을 동원했다. 국회 경호권이 33년 만에 처음 발동됐으며, 이 과정에서 불거진 고소·고발전은 현재진행형이다. 20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에선 필리버스터가 논란의 중심에 놓였다. 자유한국당이 지난달 29일 본회의에 상정 예정인 199개 모든 안건을 대상으로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 처리를 막기 위한 지연전술이자 민생법안을 볼모로 한 인질극에 가까워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는 중이다. 그렇다면 국회를, 여야 관계를 정상화하려면 다시 제도를 바꿔야 할까. 문제의 원인이 제도가 아닌 사람에 있는데 제도를 바꾼다고 결코 해결될 일이 아니다. 국회 운영의 원칙부터 되돌아봐야 한다. 지난 1987년 민주화 이후 국회를 운영하는 양대 원칙은 다수결의 원칙과 합의의 원칙이다. 특히 1988년 13대 총선에서 우리 국민은 사상 초유의 ‘여소야대’(與小野大) 국회를 탄생시켰고, 이는 다수결보다 합의를 더 중시하는 관행으로 이어졌다. 다만 합의 관행은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에서 번번이 무참하게 깨졌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의의 원칙에 더욱 힘을 실어 준 게 바로 국회선진화법이다. 합의의 원칙을 소화할 수 없는 여야의 수준이 근본적인 문제인 셈이다. 제1야당을 배제시키는 여당의 전략은 정도일 수 없고, 벼랑 끝 전술로 일관하는 제1야당의 행태도 용인될 수 없다. 정치에서 타협은 필수다. 변질이나 배신으로 간주해선 안 된다. 계속 여당일 수 없고, 늘 야당만 하는 것도 아니다. 국회선진화법은 과반이든 60%든 의결정족수를 채우기 위한 묘수를 짜내라고 요구하는 게 아니라 합의의 원칙을 끝까지 외면해선 안 된다는 주문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곧 다가올 21대 총선에서 여야가 유권자를 상대로 표를 달라고 호소하려면 적어도 이 정도는 해야 하지 않을까. shjang@seoul.co.kr
  • 대검, 檢·기자단 유착 보도 ‘PD수첩’에 뿔났다

    대검, 檢·기자단 유착 보도 ‘PD수첩’에 뿔났다

    “수사에 부정적 영향 주려는 의도 명백” 대검 대변인 인터뷰도 ‘허위 보도’ 지적검찰과 출입기자단의 유착 의혹을 제기한 MBC ‘PD수첩’ 방송에 대해 검찰이 “악의적 보도”라며 반발했다. 특히 “현재 진행 중인 중요 수사들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위한 의도가 명백한 것으로 보인다”며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대검찰청은 4일 입장을 내고 전날 PD수첩이 방송한 ‘검찰기자단’ 편에 대해 “차장검사 브리핑과 문자메시지 등을 통한 공보는 국민의 알 권리 보장, 오보 방지 등을 위해 당시 공보준칙 등에 따른 정상적인 공보활동”이라면서 “음성을 변조한 익명 취재원을 내세워 일방적인 추측성 내용을 방송한 것은 검찰 및 출입기자단의 명예를 훼손하기 위한 악의적 보도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기존의 ‘인권보호를 위한 수사공보준칙’에 따르면 일부 예외적인 상황에는 공소를 제기하기 전에 구두브리핑을 할 수 있다. ▲관련 쟁점이 다수거나 사안이 복잡해 문답식 설명이 불가피한 경우 ▲언론이 확인을 요청하는 사항으로 즉시 공개하지 않으면 사건 관계인의 인권을 침해하거나 수사에 지장을 초래하는 중대한 오보를 방지하기 어려운 경우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2016년 말 국회에서 통과된 국정농단 사건 특검 법안에도 ‘국민 알 권리 보장을 위해 언론브리핑을 실시할 수 있다’고 명시됐다. 실제로 구두브리핑과 문자메시지 등으로 수사 상황이 검찰과 동일한 방식으로 공지됐다. 대검은 구체적인 방송 내용에 대해서도 일일이 반박했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 수사 당시 공보를 담당한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현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가 기자에게 헌법재판소 관련 이메일 압수수색 내용을 설명한 녹취에 대해 “헌재(장소)를 압수수색했다는 오보가 난 뒤 파견 판사 이메일 계정을 압수수색한 것이란 취지로 정정해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검찰 출석 및 귀가 일정을 공개한 데 대해서도 ‘기자들이 검찰청 출입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상황에서 문의에 답변해 준 것’이라고 말했다. 대검은 특히 PD수첩이 대검 대변인을 출처로 밝히며 내보낸 음성에 대해서도 “대변인이 취재에 답변한 사실이 전혀 없는데도 직접 인터뷰한 것처럼 허위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검찰, PD수첩 ‘검찰기자단’ 방송에 “악의적 보도…매우 유감”

    검찰, PD수첩 ‘검찰기자단’ 방송에 “악의적 보도…매우 유감”

    검찰과 출입기자단의 유착 의혹을 제기한 MBC ‘PD수첩’ 방송에 대해 검찰이 “악의적 보도”라며 반발했다. 특히 “현재 진행 중인 중요 수사들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위한 의도가 명백한 것으로 보인다”며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대검찰청은 4일 입장을 내고 전날 PD수첩이 방송한 ‘검찰기자단’ 편에 대해 “차장검사 브리핑과 문자메시지 등을 통한 공보는 국민의 알 권리 보장, 오보 방지 등을 위해 당시 공보준칙 등에 따른 정상적인 공보활동”이라면서 “음성을 변조한 익명 취재원을 내세워 일방적인 추측성 내용을 방송한 것은 검찰 및 출입기자단의 명예를 훼손하기 위한 악의적 보도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기존의 ‘인권보호를 위한 수사공보준칙’에 따르면 일부 예외적인 상황에는 공소를 제기하기 전에 구두브리핑을 할 수 있다. ▲관련 쟁점이 다수거나 사안이 복잡해 문답식 설명이 불가피한 경우 ▲언론이 확인을 요청하는 사항으로 즉시 공개하지 않으면 사건 관계인의 인권을 침해하거나 수사에 지장을 초래하는 중대한 오보를 방지하기 어려운 경우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2016년 말 국회에서 통과된 국정농단 사건 특검 법안에도 ‘국민 알 권리 보장을 위해 언론브리핑을 실시할 수 있다’고 명시됐다. 실제로 구두브리핑과 문자메시지 등으로 수사 상황이 검찰과 동일한 방식으로 공지됐다. 대검은 구체적인 방송 내용에 대해서도 일일이 반박했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 수사 당시 공보를 담당한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현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가 기자에게 헌법재판소 관련 이메일 압수수색 내용을 설명한 녹취에 대해 “헌재(장소)를 압수수색했다는 오보가 난 뒤 파견 판사 이메일 계정을 압수수색한 것이란 취지로 정정해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검찰 출석 및 귀가 일정을 공개한 데 대해서도 ‘기자들이 검찰청 출입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상황에서 문의에 답변해 준 것’이라고 말했다. 대검은 특히 PD수첩이 대검 대변인을 출처로 밝히며 내보낸 음성에 대해서도 “대변인이 취재에 답변한 사실이 전혀 없는데도 직접 인터뷰한 것처럼 허위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DGB금융그룹, 2019 대한민국 경제교육대상 ‘KDI 원장상’ 수상

    DGB금융그룹 DGB사회공헌재단이 4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된 ‘2019 대한민국 경제교육대상’ 시상식에서 ‘KDI 원장상’을 수상했다. ‘2019 대한민국 경제교육대상’은 경제교육 활성화와 경제교육 확산 등에 공헌한 기관과 단체를 발굴해 시상하는 행사다. 수상자들의 사기 진작 및 자긍심을 고취 시키고, 우수 사례를 확산함으로써 경제교육의 질적 수준 향상에 기여하고 국민들의 경제교육에 대한 관심 제고와 경제교육 저변 확대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 DGB사회공헌재단은 사회적기업인 꿈나무교육사업단에서 ‘DGB금융교육센터’를 운영해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금융교육을 진행해 KDI 원장상을 수상했다. 교사·학생들의 수요조사를 통해 기획된 ‘금융 Job Go! 금융캠프’, ‘파이낸토리’ 등과 같은 독창적이고 효율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학생들에게 체험형 금융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금융감독원 주최 ‘1사1교 금융교육’의 일환으로 전문 강사가 교실로 방문하는 ‘찾아가는 금융교육’, 모델뱅크 시설을 활용하여 통장개설 및 금고체험 등의 은행원 직업체험과 놀이형 금융교육을 병행하는 ‘뱅크데이(Bank Day)’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 중에 있다. DGB금융그룹은 금융 취약계층인 시니어와 다문화가정, 장애인을 위한 맞춤형 금융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금융을 더욱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김태오 DGB금융그룹회장은 “의미있는 상을 받은 것을 계기로 다가오는 새해에도 DGB대구은행을 주축으로 지역에 대한 금융경제교육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특조위 “공정위, 가습기살균제 사건 부실하게 조사했다”

    특조위 “공정위, 가습기살균제 사건 부실하게 조사했다”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2016년 공정거래위원회의 가습기살균제 관련 사건 처리에 대해 “가습기살균제 판매·사업자의 표시광고 행위를 부실하게 조사했고, 제품의 인체 유해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검증 절차를 전혀 수행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고 1일 밝혔다. 특조위는 “심의 당시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 성분이 포함된 제품을 사용한 5명이 정부의 공식 피해 인정을 받는 등 새로운 사실이 있었음에도 2012년 질병관리본부의 일부 실험 결과만을 기초로 심의를 종결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공정위는 심의 절차에서 기업 관계자 17명이 주심위원을 면담케 하는 등 피심의인인 기업에만 진술 기회를 부여했다”며 이는 형평성에 어긋나는 처리라고 주장했다. 공정위는 2011년 애경, SK케미칼 등이 가습기살균제가 ‘인체에 무해하다’고 부당 광고한 사건을 조사하다 제품의 인체 유해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했다. 이후 2016년 5월 피해자들의 신고로 2차 조사에 착수했으나 이 또한 사실상 무혐의인 ‘심의절차 종료’ 결정을 내렸다. 이에 피해자 중 한 명인 이모씨가 그해 9월 헌법소원을 제출해 헌재에서 심리 중이다. 특조위는 “가습기살균제 사건은 제품의 위법한 표시·광고가 피해를 확산시킨 중요한 원인이었던 만큼 헌법재판소가 공정위의 적정한 대응은 무엇이었는지에 대해 종합적인 판단을 내려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헌재 “선거일 90일 전 후보자 인터넷 칼럼 금지는 위헌”

    선거일 전 90일 동안 후보자들이 인터넷 언론에 칼럼 등을 쓸 수 없도록 금지한 규정이 헌법에 위배된다는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28일 하모씨가 2016년 2월 “공직선거법 제8조의5 제6항 등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6대3의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하씨는 2016년 총선 출마를 위해 예비 후보자로 등록하자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로부터 그해 1월 20일 인터넷 언론사에 게재한 칼럼이 공직선거법 등을 위반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에 하씨는 칼럼 게재를 중단한 뒤 관련 선거법 조항과 이 법의 위임을 받은 옛 ‘인터넷 선거보도 심의기준 등에 관한 규정’을 문제 삼아 헌소를 제기했다. 재판관 6명은 “해당 규정은 선거 공정성을 해치지 않는 보도까지 일률적으로 광범위하게 제한할 수 있다”며 과잉금지원칙에 반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봤다. 이어 법제상 언론기관으로 분류되지 않는 다수의 인터넷 홈페이지도 선거법 규제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반면 이선애, 이종석, 이영진 재판관 등 3명은 “선거가 임박한 민감한 시기에 특정 후보자 명의의 칼럼이 인터넷 언론에 게재되면 ‘광고 효과’를 누리게 돼 후보자 간 기회불균등 문제가 발생한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헌재 사무차장에 김정원 수석부장연구관

    헌재 사무차장에 김정원 수석부장연구관

    헌법재판소 신임 사무차장(차관급)에 김정원(54·사법연수원 19기) 수석부장연구관이 임명된다. 김 수석부장연구관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제29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를 거쳐 2012년 8월 헌재 선임부장연구관으로 임용됐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AI 지식 검증 강화”… 4차 산업시대 해법 찾는 변리사시험

    “AI 지식 검증 강화”… 4차 산업시대 해법 찾는 변리사시험

    특허청이 결국 백기를 들었다. 끊임없는 논란으로 업계의 ‘뜨거운 감자’였던 변리사시험 2차 실무형 문제가 내년부터 전격 폐지된다. 야심 차게 준비했던 제도지만 수험생과 업계의 반발을 이겨내지 못했다. 이론적 지식뿐만 아니라 실무적 감각도 갖춘 변리사를 뽑자는 취지가 퇴색했다. 2014년 도입을 결정한 뒤로 올해 처음 시행된 정책이다. 더 지켜보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제도의 실패를 빠르게 인정한 특허청의 과감한 결단을 높게 산다는 반응과 ‘오락가락 행정’으로 수험생들의 혼란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동시에 나온다. 없던 일로 한다고 해서 상처와 흔적이 모조리 지워지는 것은 아니다. 아예 이번 사태를 계기로 변리사시험 제도 전반을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게 몰아친다. 이른바 4차 산업혁명, 새 시대에 적합한 지식을 갖춘 변리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헌재까지 간 실무형 문제 논란 변리사는 꾸준한 인기를 누리는 직업이다. 19일 특허청에 따르면 올해 변리사시험 1차에 응시한 수험생은 2908명으로 이 중에서 2차 시험에 통과해 최종 합격한 사람은 203명이다. 변리사 선발 규모는 200명 고정이지만 동점자 발생으로 매해 10명 내외 합격자가 더 나오기도 한다. 응시자 규모는 기복이 크지 않다. 2015년 2814명, 2016년 3171명, 2017년 3462명, 2018년 3271명 등 2000명대 후반에서 3000명대 초반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200명을 뽑는 시험에서 3000명이 응시한다고 가정하면 경쟁률은 대략 15대1 정도다. 변리사는 대표적인 고소득 전문직으로 알려졌다. 소득이 높은 전문직 중에서도 가장 벌이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는데 변리사들의 연평균 소득액은 5억~6억원 사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 전망도 좋다. 온갖 신기술과 특허가 난무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고 활용하는 데 법적 전문성을 갖춘 변리사의 쓰임새는 앞으로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변리사시험은 1·2차로 치러진다. 1차는 객관식으로 민법과 지식재산권법, 자연과학개론(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 과목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묻는다. 2차는 논술형으로 민사소송법, 특허법, 상표법과 함께 선택과목 하나를 골라 답안을 작성하는 방식이다. 이번에 폐지된 실무형 문제는 2차 시험에서 출제됐다. 특허법과 상표법 과목에서 1문제씩 나왔다. 실무형 문제는 쉽게 말해서 변리사로 일하면서 다루는 문서의 작성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다. 특허심판원이나 법원에 제출하는 서류를 작성하는 것으로 이의신청서·의견서·심판청구서 등 다양한 종류의 문서를 써 보는 훈련으로 대비할 수 있다는 게 특허청의 설명이다. 특허청이 제시한 평가 기준으로는 여러 법리적 쟁점 중에서 특허출원인에게 유리한 사실이나 증거를 추출해 규정된 형식에 맞춰 서류를 작성할 수 있는지, 특허심사관이 특허출원을 거절했을 때 이를 적절하게 반박할 수 있는지 등이다. 올해 출제된 실무형 문제는 특허청이 앞서 예고했던 예시 문제와 거의 비슷한 형태로 출제됐다. 당락을 가를 만큼 어렵지는 않았고 대체로 무난했다는 평가가 많다. 처음 출제하는 것인 데다가 세간의 논란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논란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특허청은 이론 지식과 실무 감각을 겸비한 인재가 필요하다는 산업계 의견을 수용해 변리사시험에 실무형 문제를 출제하기로 했다. 당시에도 반발이 있었지만, 특허청은 그대로 밀고 나갔다. 일각에서 “정부가 특허청 공무원에게 혜택을 주고자 변리사시험 제도를 개편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특허청 공무원들은 실제로 일하면서 자연스레 문서를 많이 작성한다. 실무형 문제를 별도로 준비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일반 수험생들은 실무 경험을 쌓을 길이 없다. 특허청이 예시 문제를 제시했다고는 하나 불안감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다. 작은 점수로도 당락이 엇갈리는 싸움이다. 결국 수험생들은 사교육에 의존하게 되고 이는 고스란히 경제적인 부담으로 이어진다. 일부 수험생은 헌법소원까지 냈다. 헌법상 행복추구권과 직업 선택의 자유,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8인 전원 일치된 의견으로 이를 기각했다. ●민간 참여 변리사시험제도개선위 수험생들의 싸움에 선배들도 거들었다. 대한변리사회는 헌재의 결정에 대해 “행정부의 부당한 공권력 행사로부터 국민의 기본권을 찾아줘야 하는 헌재가 행정부 보호라는 결론을 내려놓고 무리하게 논리를 짜맞췄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쏟아지는 지적에 특허청도 결국 한발 물러서기로 했다.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변리사시험 제도개선위원회’를 만들고 여기서 논의하는 내용을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는 것이었다. 위원회는 이종호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를 위원장으로 총 7명의 위원으로 꾸려졌다. 구대환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병욱 충남대 기계·재료공학교육과 교수, 이승룡 특허법인 리앤목 변리사, 김대영 이성국제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 예범수 KT법무실 상무 그리고 특허청 직원까지 참여했다. 이들은 지난 6월 19일 1차 회의를 시작으로 변리사시험 제도 전반의 개선 방향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위원들이 머리를 맞댄 끝에 지난 9월 9일 열린 3차 회의에서 실무형 문제를 폐지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위원 7명 가운데 특허청 직원을 제외하고 3명의 위원이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2명의 위원이 존속해야 한다고 맞섰다. 나머지 위원 1명이 기권하면서 결국 폐지가 다수 의견이 됐다. 그래도 존속해야 한다는 위원들은 “제도를 1년만 시행하고 폐지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적어도 3년은 해 봐야 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실무형 문제로 실무 역량을 검증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일반 수험생들은 수험 중 실무를 경험할 기회가 부족하다”는 위원들의 주장이 최종적으로 채택됐다. 이런 권고를 받아들여 특허청은 결국 내년부터 실무형 문제를 없애기로 했다. 특허청 관계자는 “실무역량을 제대로 검증하는 문제를 만드는 것도 쉽지 않고 실제로 출제해 보니 일반적인 이론 문제와 큰 차이가 없었다”면서 “앞으로는 시험에 합격한 뒤 받는 실무수습에서 평가제도를 도입하는 등의 방식으로 변리사들의 역량을 높여 가겠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 맞춤 변리사 양성 실무형 문제 폐지가 끝이 아니다.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변리사를 선발할 수 있도록 제도 전반의 개선 방향까지 제시하는 것이 위원회의 궁극적인 목표다. 기존의 제도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지식을 검증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에 전문가 다수가 공감하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시험 전반을 개편하자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위원회는 지난달 28일 5차 회의에서 “2차 시험 선택과목에서 4차 산업혁명과 연계된 과목을 확대할 것을 특허청이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들은 “현재 2차 시험 선택과목이 학부 기초과목 중심으로 편성됐다”면서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이 등장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지식을 검증하는 수단으로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변화의 필요성에는 특허청도 공감하고 있다. 이선우 특허청 산업재산인력과장은 “과목을 추가하는 등 제도개선위원회 차원의 논의가 더 진행돼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면서 “위원회가 권고한 내용을 바탕으로 실무수습을 어떻게 강화하고, 4차 산업혁명에 맞는 새로운 과목은 어떻게 편성해야 하는지 연구용역 등을 통해 제도를 다듬어 가겠다”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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