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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10조 세금’에… 국민청원까지 간 상속세 인하 논란

    ‘삼성 10조 세금’에… 국민청원까지 간 상속세 인하 논란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쏘아 올린 ‘상속세 논란´이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하며 확전되고 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상속세를 없애 주세요´란 제목으로 상속세 폐지를 요구하는 청원이 게시돼 이날 오후 4시 현재 6500여명으로부터 청원 동의를 받았다. ‘상속세 논란’은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그룹 지분에 대한 상속세가 10조원 이상이라는 관측이 나오며 촉발됐다. 국내 주식 부자 1위인 이 회장의 삼성 계열사 주식 평가액은 18조 2000여억원에 이른다. 삼성전자 보통주 4.18%, 삼성전자 우선주 0.08%, 삼성생명 20.76%, 삼성물산 2.88%, 삼성SDS 0.01%, 삼성라이온즈 2.50% 등을 들고 있다. 상속 재산이 30억원이 넘으면 상속세 최고세율 50%가 적용되고 고인이 대기업 최대주주이거나 최대주주의 가족 등 특수관계인이면 20%의 할증이 붙는다. 자진신고 공제 3%를 적용하면 유족들은 10조 6000여억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천문학적인 상속세가 눈길을 끌면서 ‘상속세율이 과도하다’는 주장이 불거지는 것이다.정치권에서도 ‘삼성 상속세’ 공방이 가열됐다. 전날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상속세 감면을 논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날 정의당은 “이 부회장의 비선 경호실을 방불케 한다”고 비판했다. 지난 5월 국회입법조사처도 21대 국회가 검토해야 할 주요 입법·정책 현안으로 “명목 상속세율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타당한 측면이 있다”고 제안한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배우자, 자녀, 부모, 제3자 등 상속인별 구분이 없이 상속세 최고 세율이 5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가운데 일본(55%) 다음으로 높다. 미국과 영국의 최고 상속세율은 40%, 독일은 30% 수준이다. 재계에서도 그간 상속세율 인하, 최대주주 주식 할증평가 폐지 등 상속세 부담 완화를 요구해 왔다. 기업을 승계할 때 상속세 부담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아 기업인들이 기업 물려주기를 포기하고 매각을 고민하는 상황까지 내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기업이 사라지게 만들고 국가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논리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세율이 지나치게 높으면 피상속인이 탈세, 주가 떨어뜨리기 등 왜곡된 경제활동을 할 가능성이 커 오히려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크다”며 “때문에 상속세율을 낮추든지 최대주주 할증을 없애는 방식으로 수용 가능하고 합리적인 수준으로 세율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속세의 취지 자체가 ‘부의 분산을 통한 기회 균등´이라는 점에서 상속세율의 인하나 폐지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팽팽히 맞선다. 1997년 헌법재판소도 상속세 제도에 대해 ‘재산 상속을 통한 부의 영원한 세습과 집중을 완화해 국민의 경제적 균등을 도모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고 명확히 밝힌 바 있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상속세 최고세율은 50%지만 10~50%까지 누진세를 적용하고 있고, 다양한 공제 제도를 두고 있기 때문에 대재벌을 제외하고는 실제 상속세 부담이 크지 않다”며 “부의 편중이 기회의 불평등 문제로 확산되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고려했을 때 상속세 폐지는 지나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실형 확정된 이중근 부영 회장 헌법소원...“판결 취소해달라”

    실형 확정된 이중근 부영 회장 헌법소원...“판결 취소해달라”

    대법, 징역 2년 6개월 확정수백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이 확정된 이중근(79) 부영그룹 회장이 “법원 판결을 취소해달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달 25일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적법 요건을 검토한 뒤 지난 13일 이 사건을 전원재판부에 회부했다. 이 회장이 청구한 헌법소원 심판 대상은 법원의 재판에 대해 헌법소원을 금지한 헌법재판소법 68조 1항을 비롯해 횡령·배임죄 규정인 형법 355조·356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3조 1항 등이다. 이 회장 측은 “사실상 1인 회사로 운영되는 부영그룹의 경우 회사의 손해가 곧 주주인 이 회장의 손해이기 때문에 1인 회사나 실질적인 1인 회사의 경영자의 행위를 업무상 배임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라고 청구 이유를 설명했다. 이 회장은 부영그룹의 최대주주 지위를 이용해 임직원과 공모해 계열사 자금을 횡령하고 회사에 손해를 입힌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았다. 1심은 이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만 인정해 징역 5년과 벌금 1억원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1심이 유죄로 판단한 일부 혐의를 무죄로 판단, 형량을 징역 2년 6개월에 벌금 1억원으로 낮췄고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타임지에 1억 들여 기본소득 광고’ 이재명, 야당과 설전

    ‘타임지에 1억 들여 기본소득 광고’ 이재명, 야당과 설전

    경기도가 기본소득 정책과 관련해 미국 ‘타임’지에 광고를 내는 데 쓴 정책홍보비를 두고 야당이 19일 국정감사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이날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감에서 “예산은 오직 도민 여러분을 위해 쓰겠다고 한 말 있죠”라고 묻자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당연한 말씀”이라고 답했다. 국민의힘 “미국 사람도 경기도민이냐”이재명 “국가 정책 홍보에 적절 사용” 박 의원이 “경기도가 타임지에 기본소득 광고를 냈다. 혈세가 얼마나 들었나”라고 묻자 이재명 지사는 “기사가 보도된 다음에 알게 됐는데 1억 900만원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박 의원은 “예산을 도민을 위해 쓰이도록 하겠다고 했는데 미국 사람도 도민이냐”고 지적했다. 이재명 지사는 “기본소득은 대한민국의 주요 정책이고,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박람회를 했기 때문에 당연히 전 세계를 사대로 일부 홍보가 필요하다. 타임지 구독자가 1700만명 정도”라고 답했다.19일자로 발행된 타임지 미국판에는 이재명 지사가 ‘미래의 기본소득 청사진’이라는 제목으로 지난달 10일 열렸던 ‘2020 대한민국 기본소득 박람회’에 참석한 모습과 함께 기본소득 관련 내용의 광고가 실렸다. 기사형 광고로 꾸며진 내용 가운데에는 지난달 기본소득 박람회와 관련해 “행사 기획자는 10만명이 올 것으로 기대했는데 50만명이 모였다. 박람회의 놀라운 참석률은 기본소득의 때가 왔다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줬다”며 이재명 지사의 기본소득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다고 집중 홍보했다. 이재명 지사의 답변에 박 의원은 “1억원 정도는 안 아깝다? 돈도 아니다?”라고 다시 물었고, 이재명 지사는 “아깝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적절하게 잘 썼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재명 때 홍보비 급증” vs “남경필 때 이미 2배 증액” 박 의원은 앞서 배포한 국감자료에서는 경기도가 이재명 지사 임기가 시작된 2018년 7월부터 올해 8월까지 2년 1개월 동안 256억 4600만원의 홍보비를 집행했는데 앞서 남경필 경기지사 당시 2년(2016∼2017년)간 집행된 홍보비 142억 3000만원과 비교해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지사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2016년 64억원이던 홍보비를 2018년 107억원으로 2배 가까이 올린 건 2017년 예산을 편성한 남경필 전 지사이고 제 임기 때는 126억원으로 소액 증액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또 “예산 총액 대비 홍보예산은 전국 광역시도 중 평균 이하”라고도 했다. 이재명 “지자체 국감, 헌재가 어떻게 판단할지…” 한편 이재명 지사는 ‘국감을 거부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쳐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날 페이스북에 “국회는 ‘국정’ 감사 권한이 있을 뿐 지방정부의 자치사무에 대해서는 감사 권한이 없다”며 “법에도 감사 범위를 국가위임사무와 국가 예산이 지원되는 사업에 한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는 법을 만드는 곳이니 법을 지키는 것도 솔선수범해야 하고 스스로 만든 법이니 더 잘 지켜야 한다”면서“ 내년부터는 너무너무 힘들어하는 우리 공무원들 보호도 할 겸, 법과 원칙이 준수되는 원칙적이고 공정한 세상을 위해 자치사무에 대한 국정감사(자료요구와 질의응답) 사양을 심각하게 고민해봐야겠다”고 했다. 그는 더 나아가 “헌법재판소는 국회의 ‘자치정부의 자치사무’에 대한 법적 근거 없는 ‘국정감사’에 대해 어떤 판단을 할지 궁금하기도 하다”며 헌재 제소 의향도 내비쳤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이재명, 국감 당일 “내년부터 국감 거부 고민”...해당 발언 한 이유는

    이재명, 국감 당일 “내년부터 국감 거부 고민”...해당 발언 한 이유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기도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 당일인 19일 “국감을 거부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날 이 지사는 페이스북에 “국회는 ‘국정’ 감사 권한이 있을 뿐 지방정부의 자치사무에 대해서는 감사 권한이 없다”며 “법에도 감사범위를 국가위임사무와 국가 예산이 지원되는 사업에 한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는 법을 만드는 곳이니 법을 지키는 것도 솔선수범해야 하고 스스로 만든 법이니 더 잘 지켜야 한다”면서“ 내년부터는 너무너무 힘들어하는 우리 공무원들 보호도 할 겸, 법과 원칙이 준수되는 원칙적이고 공정한 세상을 위해 자치사무에 대한 국정감사(자료요구와 질의응답) 사양을 심각하게 고민해봐야겠다”고 했다. 이 지사는 “헌법재판소는 국회의 ‘자치정부의 자치사무’에 대한 법적 근거 없는 ‘국정감사’에 대해 어떤 판단을 할지 궁금하기도 하다”며 헌재 제소 의향도 내비쳤다.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7조에는 국정감사 대상을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중 특별시·광역시도로 하되 국가위임사무와 국가가 보조금 등 예산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를 두고 이 지사는 “관련 공무원이 순직할 만큼 돼지열병으로 지금도 고생하고, 코로나19 대응으로 파김치가 되어버린 우리 공무원들이 오늘내일 밤 무슨 일 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그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행정안전위원회 국감에서 이를 두고 신경전이 벌어졌다. 국민의힘 박완수 의원은 “경기도처럼 (자료 제출에) 협조가 안 되는 자치단체나 국가기관은 없었다”며 “심지어 행정 책임자가 자료 제출을 막은 정황도 있다”고 추궁했다. 그러면서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다”며 “행안위에서 국정감사관계법에 의해 고발하고 관련 공직자가 있다면 징계 조치를 해야 한다”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도 “아침에 국감 관련해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던데…”라며 글을 올린 취지를 묻기도 했다. 이에 이 지사는 “약 2000건의 자료를 요구했는데, 어제 새벽에 요구한 분도 있다”며 “그럼 공무원들은 밤새워 대기하고 깨워서 대응해야 하는 게 가슴 아파서 오늘 아침에 그런 글을 썼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협조 안 하겠다는 건 아니고 (자료 제출 요구가) 너무 많아서 (공무원들에게 미안해) 면피용으로 올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나부터 청렴하게” 매일 다짐하는 강서 공무원

    “나부터 청렴하게” 매일 다짐하는 강서 공무원

    서울 강서구가 코로나19로 인해 자칫 느슨해질 수 있는 공무원들의 청렴 문화를 다양한 방법으로 확산시키고 있다. 강서구는 공정한 직무수행과 내부청렴도 향상을 위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청렴 자가학습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청렴 자가학습 시스템은 직원이 내부 행정 시스템에 접속하면 청렴학습 팝업창이 자동으로 실행된다. 직원들은 일주일에 세 번 이 교육 프로그램을 학습해야 업무를 시작할 수 있다. 학습 내용은 공무원이 업무를 하면서 추구해야 할 바람직한 가치와 행위 기준을 제시하는 청탁금지법, 공무원 행동강령 등이다. 강서구 관계자는 “청렴 메시지를 담은 감성 교육형 콘텐츠와 함께 객관식과 ○× 퀴즈를 통해 직원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강서구는 고위공직자와 전 부서가 함께하는 ‘청렴 다짐 릴레이’도 진행하고 있다. 청렴 다짐 릴레이는 부서별로 청렴을 다짐하는 문구와 함께 인증사진을 찍고 다음 주자를 지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첫 주자였던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정헌재 부구청장을 지목하며 청렴 실천에 솔선수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강서구는 릴레이 인증사진을 강서구청 청렴동아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시하고 있다. 이 밖에도 강서구는 민원 창구에 설치된 코로나19 확산 방지용 ‘투명 가림막’에 청렴 메시지를 부착하고 번호표 발급기의 ‘민원 대기번호표’에 청렴 문구를 삽입하는 등 청렴문화 확산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 노 구청장은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청렴행정을 바탕으로 구민과의 신뢰를 쌓는 게 더욱 중요하다”면서 “다양하고 지속적인 청렴 시책으로 구민에게 신뢰받는 강서구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조국흑서’ 필진 “라임·옵티머스 사태는 문 정권의 권력형 비리”

    ‘조국흑서’ 필진 “라임·옵티머스 사태는 문 정권의 권력형 비리”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투자 등에 대해 비판적으로 접근했던 ‘조국흑서’ 필진들이 라임·옵티머스 펀드 관련 정치권 연루 의혹에 대해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권경애 변호사는 문재인 정권에서 사모펀드 비리가 계속 터지는 이유에 대해 “이전 정권의 권력형 비리는 재벌을 압박해서 K재단이니 미르재단에 출연하게 하고 재벌가의 불법승계를 승인해 주는 방식이었다면 지금은 사모펀드”라고 분석했다. 문 정부의 경제 핵심 정책을 맡은 장하성 현 주중대사와 김상조 정책실장은 사모펀드를 혁신경제의 동력이라 주창했다고 덧붙였다. 권 변호사는 외환위기 이후 외국계 헤지펀드에 은행 등 공적 자산이 사영화 되는 것을 보고 토종사모펀드를 키우겠다 결심한 1세대 사모펀드 주창자인 이헌재 휘하 사단들은 자본의 해외유출을 막겠다는 명분이라도 있었다고 밝혔다. 외환은행을 인수했다 매각한 론스타에서 보듯이 5년 간 4조의 시세차익을 내고 되파는 잿팟의 투자 시장이 환상적인 신세계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스탠다드를 외치며 기업 인수합병(M&A)시장에 뛰어들어 골드만삭스 같은 투자은행의 한국지사와 손 잡고 소소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이들 중에는 운동권 출신의 정치인들도 꽤 되었다고 돌아봤다. 토종사모펀드 1위라는 라임펀드는 수천 수만 명의 투자자들의 투자금 1~2억 원을 편취한 것이라고 권 변호사는 지적했다. 은행 이자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증권사나 은행의 판매사들의 꾀임에 빠져 평생 모은 투자자금을 날린 것이다. 그는 “투자자들에게서 모은 펀드자금으로 은행을 산다거나 공기업을 산다는 것은 꿈도 못꿀 테니 어디 부지조차 대장에 제대로 기재되지 않은 캄보디아의 콘도 설립에 투자한다거나, 이차전지 기술도 없는 사업체에 투자를 해서, 피투자사의 경영권을 확보하고 사외이사나 사내이사로 들어가 횡령으로 회사 자금을 빼돌려서 투자자들의 펀드자금을 상환하는데 한계가 오면 다른 펀드를 만들어서 돌려막기를 하고, 돌려막기를 하도록 금감원과 금융위를 움직일 수 있는 정관계 인사들에게 로비를 했다”고 사모펀드 사태를 규정했다.특히 윤석호 전 옵티머스 이사의 배우자인 이진아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은 청와대 재직중에도 옵티머스 주식 10만주(지분율 9.85%)를 차명으로 소유했다면서 아예 자기 사람들을 청와대 행정관으로 들여보내 직로비를 했다고 비판했다. “1명에게 100억을 편취하는 것보다, 100명에게 1억씩을 편취하는 대중적 펀드사기가 더 나쁘다”고 했던 한동훈 검사장의 말을 인용하며 권 변호사는 더불어민주당이 한 검사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또 법무부가 라임 사건을 전담했던 서울남부지검의 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을 폐지한 것도 비판했다. 한편 ‘조국흑서’로 불리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의 또 다른 필진인 김경율 회계사가 참여연대를 떠나서 세운 경제민주주의21은 13일 성명을 내고 “강기정 전 정무수석·김상조 정책실장·김병욱 의원·윤석헌 금감원장·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이재명 경기지사 등은 이번 라임·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하여 소상하게 해명해야 마땅하다”고 촉구했다. 강 전 정무수석은 라임 사태 해결 명목으로 5000만원을 받았다는 법정 증언을 거부했고, 이낙연 대표는 옵티머스 관계사가 선거 사무실 복합기 임대료를 대납해 사실을 시인했다. 경제민주주의21은 “김병욱 의원은 이번 사태의 진상을 규명해야 할 국회 정무위에서 여당 간사직을 맡고 있는 상황에서 금감원에 대한 영향력 행사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더욱 철저하게 해명해야 마땅하다”면서 “제기된 연루 의혹을 투명하게 해명하지 못하는 공직자는 사임·사퇴·사보임하는 것이 마땅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25년 형기 마쳤지만… 3년 보호감호에 또 묶였습니다”

    “25년 형기 마쳤지만… 3년 보호감호에 또 묶였습니다”

    “하찮은 죄인이었지만, 이제는 사회의 건강한 일원이 되고 싶습니다.” 강도상해 등으로 25년형을 선고받은 A씨는 2015년 형기를 모두 마쳤지만 바깥 세상으로 나오지 못했다. 7년간의 보호감호 집행이 남은 탓이었다. 피보호감호자는 일반 수형자와 달리 형을 이미 마친 사람으로 노동이나 작업이 강제가 아닌 ‘선택’ 사항이다. 그러나 2018년 가출소되기까지 3년간 경북북부제3교도소(구 청송교도소)에서 보호감호를 받은 A씨는 다른 수형자들과 마찬가지로 작업을 해야 했다. 하루 최대 20시간씩 비닐장갑을 포장했던 A씨는 “부당함을 알면서도 태어나 처음으로 사람답게 살고픈 간절함에 묵묵히 일했다”고 회고했다. 그럼에도 억울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던 A씨는 정부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이를 모두 기각했다. A씨는 결국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13일 공익인권법센터 공감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 A씨의 대리인단은 헌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호감호제도의 근거가 되는 사회보호법 부칙조항 등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사회보호법은 1980년 신군부가 삼청교육대를 해산하며 전과자를 사회에서 격리 수용하겠다는 목적으로 제정했으나, 2005년 ‘이중처벌’의 위헌성이 인정되며 폐지됐다. 그러나 법안 폐지 전 보호감호형을 선고받은 경우 계속 집행하도록 하는 부칙 조항을 통해 현재 16명이 보호감호 집행 중이고, 41명은 형기를 마치는 대로 감호 집행을 받게 된다. 헌재는 앞서 2015년 현행 보호감호제도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리면서 “적지 않은 수의 보호감호 대상자가 일시에 석방될 경우 초래될 사회적 혼란을 방지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이날 발언에 나선 이상현 변호사(사단법인 두루)는 “A씨의 사례만 보더라도 피보호감호자들은 수형자들과 다름없는 제약을 받는다는 사실이 드러난다”고 주장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김종인과 ‘공감대’ …이낙연과 ‘신경전’

    김종인과 ‘공감대’ …이낙연과 ‘신경전’

    진보정당인 정의당 김종철 신임 대표와 보수정당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첫 만남에서 유의미한 정책 공감대를 찾았다. 반면 김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의 상견례에선 낙태죄 완전 폐지 등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진보의 금기를 깨겠다”는 김 대표와 “보수·진보 구분은 낡은 것”이라는 지론을 가진 김 위원장의 대화는 노동 구조, 낙태죄, 연금제도 등 보수와 진보의 오랜 담론의 경계를 가리지 않았다. ●金위원장과 노동 구조·연금제도 등 논의 김 대표는 최근 김 위원장이 제안한 노동관계법 손질이 ‘쉬운 해고’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전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해고를 쉽게 하자는 게 아니고 스웨덴식 노동모델로 가자는 것”이라며 ‘국가가 노동자를 재교육시키는 등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산업별 노조에 가입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두 사람은 동일노동·동일임금 원칙에도 공감대를 표하며 노동 내부의 양극화를 해결하자고 뜻을 모았다. ●李대표 만나 ‘낙태죄 정부안’에 우려 전달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에도 정부가 14주 이후 낙태를 여전히 형법으로 처벌하는 입법을 예고한 데 대해 김 대표가 완전한 낙태죄 폐지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헌재 판결이 있으니까 전향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호응했다. 반면 김 대표와 이 대표의 만남에서는 김 대표가 정부 입법에 대해 “실망과 큰 우려를 갖고 있다”고 하자, 이 대표는 “당내에도 스펙트럼이 있다. 법적 절차를 통해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김 대표가 전 국민 고용·소득보험 가입과 관련해 “자영업자, 프리랜서, 플랫폼 모두 포괄하는 제도를 양당이 협력해서 만들어 낸다면 국민들에게 큰 선물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하자, 이 대표는 “대단한 결단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文대통령, 김대표에게 취임 축하 전화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김 대표에게 취임 축하 전화를 걸었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통화에서 “대표 선거 과정에서 정책을 강조한 점이 인상적이었다”면서 “앞으로 국회가 정책 중심으로 경쟁하고 협력하는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정영채 NH투자 대표 “경영진, 옵티머스 판매에 관여 못해”

    정영채 NH투자 대표 “경영진, 옵티머스 판매에 관여 못해”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가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경영진이 펀드 판매에 관여할 수 없는 구조로 제도화돼 있다”며 자신과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개입할 여지가 없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정 대표는 13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감원 대상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옵티머스 판매 결정은 정 사장 단독 판단인가, 김 회장의 지시인가’라는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상품소위원회에서 결정했다”며 “(자신과 김 회장에게는) 소위원회 결정권이 없다”고 답했다. 금감원이 지난 7월 발표한 옵티머스 중간 검사 결과에 따르면 옵티머스운용은 공공기관 매출 채권에 투자한다고 투자자들을 속여 자금을 모아서 위험 자산에 집중적으로 투자했으며 자금을 펀드 돌려막기에 활용하기도 했다. ‘누군가로부터 펀드 추천을 받지 않았느냐’는 국민의힘 이영 의원의 질의에는 “전혀 아니다”라며 윗선의 지시가 있었다는 의혹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관여 여부를 떠나 펀드를) 판매한 회사 입장에서 스스로 반성을 많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등 야당 의원들은 정관계 개입 의혹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특히 옵티머스운용 고문으로 활동한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와 양호 전 나라은행장의 연관성을 따지는 질의가 쏟아졌다.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은 “이헌재 부총리가 금융위원장(금융감독위원장)으로 있을 때 만난 적 있느냐”고 묻자, 정 사장은 “직접 만난 적은 없다”면서 “평생 한 번 뵀는데 우리투자증권 (재직) 시절 우연히 봤다”고 답변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이 정영제 전 옵티머스 대체투자 대표와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를 만난 적이 있냐고 묻자, 그는 정영제 전 옵티머스 대체투자 대표는 옵티머스 관련이 아닌 다른 문제로 만난 적 있으며 “언론을 통해 (옵티머스) 관련자임을 이후에 알게 됐다”고 밝혔다. 또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은 지난해 6월 식사 자리에서 한 번 만난 적 있지만, 이후 다시 만난 적은 없으며 옵티머스 고문을 지낸 양호 전 나라은행장은 누군지도 모른다고 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野 “권력형 게이트 옵티머스” 與 “폰지 사기… 시스템 문제”

    野 “권력형 게이트 옵티머스” 與 “폰지 사기… 시스템 문제”

    강민국, 前대표·금융위 직원 녹취 공개“대주주 변경 신청 때 편의 봐줘” 주장금융위 “통상 절차… 특혜 아냐” 반박옵티머스·라임 등 사모펀드 이슈가 정국의 ‘뇌관’으로 떠오른 가운데 12일 국정감사에서도 금융당국 수장이 난타당했다. 야당 의원들은 ‘권력형 게이트’로 규정했고, 여당 의원도 ‘폰지 사기’(돌려막기식 다단계 금융사기)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포문은 야당 의원들이 열었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은 2017년 당시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와 금융위원회 담당 직원의 녹취를 공개하면서 “옵티머스의 대주주 변경 사후 신청 과정에서 금융위가 편의를 봐줬다”고 주장했다. 녹취에는 금융위 직원이 김 대표로부터 관련 서류를 받기 위해 “오후 5시까지 올 수 있느냐”, “정부서울청사 민원실 1층 오셔서 전화주시면 제가 내려가서 접수받겠다”고 말한 내용이 담겼다. 강 의원은 이 직원이 금융위 담당 과장이라며 “과장이 일개 자산운용사의 서류 승인 신청을 위해 직접 1층 민원실까지 내려가 받아 가는 게 어떻게 가능했겠나”라며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한 ‘뒷배’가 있었을 것으로 주장했다. 이 전 부총리는 당시 옵티머스의 새 최대주주가 된 양호 전 나라은행장과 경기고 동문으로 “막역한 사이”라는 게 강 의원 설명이다. 또 옵티머스의 자문단도 지냈다. 금융위는 이후 설명자료를 내고 “담당과장이 아닌 접수 담당 직원이 통화하고 서류를 접수했으며 1층 민원실에서 직접 서류를 받는 건 통상적 업무 절차”라고 밝혔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논란이 된 옵터머스 펀드의 ‘펀드 하자 치유 문건’을 거론하며 “사기와 조직 범죄, 권력형 비리가 조합된 게이트”로 규정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은 검찰의 증권범죄합동수사단 폐지안이 국무위원회에 상정됐을 때 금융위원장이 반대하지 않는 등 거수기 역할만 했다고 비판했다. 여당 의원들은 잇단 환매 중단으로 이어진 사모펀드 사태를 막지 못한 시스템을 지적했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감원의 정보를 금융위가 적시에 (정책에)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이미 실태점검 등을 통해 옵티머스 펀드의 위험성을 인지했지만 같은 시점에 금융위는 라임펀드와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위주로만 대책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같은 당 이용우 의원은 라임과 옵티머스 펀드의 운용 실태가 폰지 사기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대표적 폰지 사기 사건인 메이도프 사건의 항소심에서 펀드의 기존 이익금을 회수해 (피해 투자자에게) 나눠주는 게 맞다는 판결을 했다”며 국내 사모펀드 사건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기소유예’ 성매매 태국여성, 헌재서 구제받아

    ‘기소유예’ 성매매 태국여성, 헌재서 구제받아

    성매매 피해를 주장한 외국인 여성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기소유예 처분한 검찰 결정은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태국인 여성 A씨가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헌법소원 심판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인용 결정을 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2018년 6월 마사지 업소에서 일하기 위해 한국에 입국했다가 취업 알선자 등으로부터 성매매를 강요당했다. 200만원의 소개비를 갚을 방법이 없던 A씨는 결국 네 차례 성매매를 했다. 이후 A씨는 알선자에게 태국으로 돌아가겠다고 했지만 “200만원을 변상하지 않으면 돌아갈 수 없다”는 말과 함께 원룸에 감금됐다. 하지만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A씨를 성매매 알선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했다. 이에 A씨는 “성매매 피해자에 해당돼 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다”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성매매 과정에서 알선자 등의 직접적 협박이나 A씨의 적극적 거부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해서 자발적 성매매로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A씨가 성매매 직후 방콕행 항공권을 전달받고 출국하려다 감금된 점, 마사지 업소 주인이 A씨를 인신매매의 피해자로 인정한 점 등도 헌재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정관계 로비 정조준’ 옵티머스 수사 2R… 현정권 연루 땐 치명상

    ‘정관계 로비 정조준’ 옵티머스 수사 2R… 현정권 연루 땐 치명상

    옵티머스 펀드사기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 수사를 확대하면서 ‘2라운드’에 돌입한 모양새다. 검찰이 정·관계 로비 의심 정황이 담긴 문건 다수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수사팀은 추가 수사 인력을 요청하면서 수사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현 정권 인사들이 실제 개입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정치권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수밖에 없어 검찰은 신중하게 수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이 확보한 문건 등을 통해 핵심 쟁점 3가지를 짚어 봤다. 11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 주민철)는 옵티머스 펀드 사기의 실체를 캐는 과정에서 로비 정황이 담긴 문건 다수를 확보했다. 특히 지난 5월 10일 김재현(50·구속기소) 옵티머스 대표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펀드 하자 치유 관련’ 문건에는 고문단 역할을 비롯해 정·관계 인사가 개입된 정황을 시사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우선 소규모 자산 운용사인 옵티머스가 호화 고문단을 꾸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들의 합류 경위와 역할에 관심이 쏠린 바 있다. 그런데 펀드 하자 치유 관련 문건에는 고문단에 이름을 올린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와 채동욱 전 검찰총장 관련 내용이 자세히 나온다. 이 전 부총리 소개로 채 전 총장을 소개받아 형사 사건을 전담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또 채 전 총장이 지난 5월 이재명 경기지사를 만나 경기 광주의 봉현물류단지 사업과 관련해 대화를 나눴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문건만 보면 이들 고문단이 로비 창구 역할을 했다는 의심을 갖게 한다. 하지만 채 전 총장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입장문을 통해 “이 전 부총리를 개인적으로 전혀 알지 못한다”면서 “해당 문건은 허위이며 사업 관련자 사이에서 과장·왜곡된 것으로 짐작된다”고 반박했다. 봉현물류단지 사업과 관련된 문건 내용도 “사실무근”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지사도 페이스북을 통해 해당 내용을 부인했다. 옵티머스가 진행한 프로젝트에 청와대와 여권 인사들이 실제 수익자로 참여했는지도 핵심 쟁점이다. 해당 문건에는 “정부 및 여당 관계자들이 프로젝트 수익자로 일부 참여하고 있고, 펀드 설정 및 운용 과정에도 관여돼 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5000억원대 손실이 예상되는 펀드 사기 사건에 정권 관계자들의 연루 의혹이 검찰 수사 결과 사실로 밝혀진다면 문재인 정부의 신뢰성은 크게 추락할 수밖에 없다. 정치권도 관련 의혹 제기에 술렁이고 있다. 당장 12일 예정된 금융위원회와 법무부 국정감사에서도 야권 측은 공세를 이어 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문건의 신빙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한다. 김 대표가 이혁진(53·기소중지) 전 옵티머스 대표에게 책임을 떠넘기려는 의도에서 이와 같은 문건을 작성한 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이 전 대표는 횡령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중 미국으로 출국한 상태다. 문건 말미에는 “(펀드) 정상화 전 문제가 불거질 경우 본질과는 다르게 권력형 비리로 호도될 우려가 있다”는 내용도 나온다. 검찰은 일단 관련자 조사, 압수수색, 계좌 추적 등을 통해 해당 문건과 로비 의혹을 철저히 수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수사팀이 정·관계 로비 의혹 관련 진술과 자료를 확보하고도 최근까지 대검찰청에 보고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수사 축소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서울중앙지검은 “주요 수사 내용을 대검에 계속 보고했다”며 은폐 논란을 일축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속아서 마사지업소 취업” 검찰, 성매매 인정…헌재의 판단

    “속아서 마사지업소 취업” 검찰, 성매매 인정…헌재의 판단

    검찰이 ‘성매매 알선 혐의’ 인정한 태국여성“기소유예 처분 취소해달라” 헌법소원 청구헌재, 인용 결정…“평등권·행복추구권 침해” 성매매 피해를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성매매 알선 혐의를 인정한 검찰의 처분은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태국인 여성 A씨가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헌법소원 심판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인용 결정을 내렸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태국 마사지 업소에서 일하기 위해 취업 알선자가 보내준 항공권으로 한국에 입국했다. 그러나 알선자를 따라간 곳은 태국 마사지 업소가 아니었다. 성매매가 이뤄지는 퇴폐 마사지 업소였다. 알선자는 A씨에게 성매매를 강요했고 소개비를 갚을 다른 방법이 없던 A씨는 결국 네 차례 성매매를 했다. A씨는 마사지 업소 주인과 알선자로부터 소개비 200만원을 성매매 1회당 4만원으로 계산해 50회까지 채워야 한다는 설명을 듣고 태국으로 돌아가겠다고 했으나 소개비를 줘야한다는 알선자의 말에 동의하고 남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건을 수사하던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A씨의 성매매 알선 혐의를 인정해 기소유예 처분을 했다. 그러나 A씨는 자신은 피해자라며 처분에 불복해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A씨의 경제적 여건, 언어장벽 등을 고려하면 A씨가 알선자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거부하지 않았다고 해서 자발적 성매매로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특히 A씨가 성매매 직후 방콕으로 출국하려다가 알선자에게 잡혀 감금된 점, 마사지 업소 주인이 A씨가 ‘인신매매 피해자’임을 인정한 점 등에 비춰 성매매 피해자라는 A씨의 주장은 신빙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런데도 검찰은 이런 정황을 무시하고 A씨의 범죄 혐의를 인정해 기소유예 처분을 했다며 이는 A씨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헌재는 “수사 과정에서 A씨는 자신이 성매매 피해자임을 적극적으로 주장했으므로, 검사는 A씨가 성매매 피해자가 아니라고 증명할 자료를 수사했어야한다”면서 “검사가 추가적인 수사 없이 청구인의 성매매알선법 혐의를 인정하고 기소유예 처분한 것은 중대한 수사미진 및 증거 판단의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한국어로 의사소통이 곤란하고 법 제도에 대한 이해 및 접근성이 낮은 외국인 여성”이라며 “알선자 등의 직접적인 협박이나 A씨의 적극적인 거부가 없더라도 성매매 여부를 자유의사로 선택했다고 보기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또 “일련의 행위들은 외국인 여성으로서의 취약성을 이용해 그 자유 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해 위력으로 성매매를 강요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양호·이헌재에 채동욱까지…‘옵티머스 고문단’ 로비 의혹

    양호·이헌재에 채동욱까지…‘옵티머스 고문단’ 로비 의혹

    검찰의 옵티머스자산운용의 1조원대 ‘펀드사기’ 수사가 정·관계 로비로 번진 가운데 옵티머스 자문단으로 활동한 인사들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고위 경제관료 출신과 법조인 출신들로 채워진 자문단이 옵티머스의 로비 창구 역할을 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가 지난 5월 10일 작성한 ‘펀드 하자 치유 관련’ 문건에는 회사가 고비를 넘기는 데 고문단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옵티머스 고문단에는 참여정부 시절 경제부총리를 지낸 이헌재 여시재 이사장과 채동욱 전 검찰총장, 양호 전 나라은행장, 김진훈 전 군인공제회 이사장 등이 포함됐다. 양호 전 행장은 옵티머스가 2017년 12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적기 시정조치 적용 유예’ 결정을 받는 과정에서 중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자본 총계가 최소 영업자본액에 미달해 적기 시정 조치를 받을 위기에 처했던 옵티머스는 급히 자본금 확충안을 마련해 유예 결정을 받았다. 문건에 따르면 양 전 행장은 옵티머스의 공공기관 매출채권 딜소싱(투자처 발굴)을 도와주도록 당시 골든브릿지투자증권(상상인 증권) 유모 투자센터장과 이모 대부업체 대표를 김 대표에게 소개한 것으로 나온다. 이 전 총리는 2018년 옵티머스가 투자한 성지건설의 매출채권 일부가 위조된 것으로 드러나 서울남부지검에 수사가 의뢰되자 법무법인 서평의 채동욱 전 총장을 소개한 것으로 나와있다. 이후 법무법인 서평이 매출채권 검토를 담당하다 비용 문제로 채 전 총장이 지정한 법무법인 한송이 매출채권 확인 절차를 진행했다고 문건에 기록돼 있다. 옵티머스 자금이 흘러간 경기도 봉현물류단지 사업과 관련해 채 전 총장이 지난 5월 이재명 경기지사를 면담했다는 내용도 적혀 있다. 또 이 전 총리가 추천한 모 발전소 프로젝트에 옵티머스 2대 주주인 이모씨가 투자를 진행 중이라는 내용과 이 전 총리의 제안으로 인프라 펀드를 진행한다는 내용도 기재돼 있다. 하지만 채 전 총장이 속한 법무법인 서평은 입장문을 통해 “당 법인이 매출채권 검토를 맡았다는 것은 금시초문이며, 한송이란 법무법인을 전혀 알지도 못한다”고 반박했다. 봉현물류단지와 관련해선 “5월경 몇몇 분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해당 단체장을 처음으로 만난 적은 있지만, 물류단지에 관한 구체적 언급이나 인허가 등에 관해서는 그 어떤 말을 꺼낸 사실조차 없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서평은 옵티머스 사건이 터진 직후인 지난 6월 자문 계약을 해지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들 고문단이 옵티머스와 정식 계약을 맺었다면 문제 될 것이 없지만, 로비 목적으로 고문 활동을 했거나 그 과정에 뒷돈이 오갔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해당 문건을 확보한 검찰은 옵티머스 관련자들을 상대로 문건의 진위를 확인할 예정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채동욱 “이헌재 소개로 옵티머스 자문? …알지도 못하는 사이”

    채동욱 “이헌재 소개로 옵티머스 자문? …알지도 못하는 사이”

    옵티머스 정관계 로비 의혹 전방위 수사채 전 총장, 문건 내용 보도에 재차 반박“이헌재 전 총리 개인적으로 알지 못해”옵티머스자산운용 자문 역할을 맡았던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소개로 옵티머스의 법률 자문을 한 것이 아니다”면서 “이 전 총리를 개인적으로도 알지 못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채 전 총장 측은 9일 기자들에 보낸 입장문에서 “법무법인 서평에서 옵티머스자산운용과 2019년 5월부터 법률자문계약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 사건이 이슈화한 직후인 지난 6월 하순 서평 측 요청으로 자문계약을 즉각 해지했다”면서 “자문 조건·내용은 비밀유지 의무 약정으로 밝힐 순 없지만 금번 사건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말했다. 이날 한 언론은 지난 5월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펀드 하자 치유’란 제목의 문건에 “이헌재 고문님의 소개로 법무법인 서평, 채동욱 변호사 고문 위촉, 형사사건 전담토록 함”, “채 전 총장이 지정한 법무법인 한송에서 모든 매출채권 확인 절차를 진행했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채 전 총장 측은 “법무법인 서평이 매출채권 검토를 맡았다는 것은 전혀 금시초문”이라면서 “법무법인 한송이라는 법인은 전혀 알지 못한다”고 했다. 이어 “서평은 펀드 설정 및 운용에 관여한 사실이 전혀 없고, 그런 일을 하는 법인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봉현물류단지와 관련해 문건에 기재됐다는 내용 또한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최근 검찰은 옵티머스 펀드 사기 의혹과 함께 정·관계 로비 의혹을 들여다보며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도 최근 로비 의혹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 이 과정에서 수사팀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문건 내용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채 전 총장은 전날 한 방송사의 의혹 제기에 대해서도 반박 입장문을 내는 등 연루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공중보건의 복무기간서 군사훈련 제외...헌재 “평등권 침해 아냐”

    공중보건의 복무기간서 군사훈련 제외...헌재 “평등권 침해 아냐”

    공보의 적용대상 제외한 군인보수법도 합헌공중보건의사의 군사교육 소집기간을 복무기간에 산입하지 않도록 한 병역법 조항은 헌법을 위반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현역병이 군사교육 때 받는 보수를 공중보건의에게는 지급하지 않도록 한 군인보수법 조항에도 합헌 결정이 내려졌다. 헌재는 공보의 A씨 등이 의무복무 기간 산입기준을 정한 병역법이 평등권을 침해했다며 낸 헌법소원 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7(합헌)대 2(위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 내렸다고 9일 밝혔다. 헌재는 “공보의가 인원이 매우 적고 다양한 업무를 수행한다는 점에 비춰 1개월간 공백이 반복되면 보건취약지역의 의료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연구기관에 종사하는 전문연구요원에 비해 공보의는 공익적 기여도가 매우 큰 만큼 규정이 다르다고 해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은애·이영진 재판관은 “전문연구요원과 공보의는 업무 전문성을 바탕으로 비군사적 복무에 종사한다는 점에서 병역 체계상 역할과 지위가 같다”면서 “군사교육 기간의 복무기간 산입 여부를 달리 취급할 이유가 없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군사교육 보수 지급 대상에서 공보의를 제외한 군인보수법이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헌법소원 심판 사건에서도 재판관 4대 5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이 내려졌다. 헌재는 “병역의무 이행자에 대한 보수는 원활한 병역의무 이행을 위한 것인 만큼 보상 기준은 입법자에게 상당한 재량권이 있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또 공보의는 장교 수준의 보수도 지급받기 때문에 훈련 기간 현역병과 같은 처우를 받아야 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헌재 “복수국적자 ‘18세 3개월’까지 국적 선택 강제, 헌법불합치”

    헌재 “복수국적자 ‘18세 3개월’까지 국적 선택 강제, 헌법불합치”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A(21)씨는 우리나라와 미국 국적을 동시에 가진 복수국적자였다. 그러나 만 18세였던 2017년 한국 국적과 관련해 ‘결단’을 내려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 국적법에 따라 3개월 안에 한국 국적을 포기할지를 선택해야 했다. 그러지 않으면 병역 의무를 이행하거나 병역 의무가 해소되는 만 36세 이후에나 국적 포기가 가능했다. A씨는 고심 끝에 2016년 헌법재판소에 해당 국적법 조항이 국적 이탈 자유 등을 침해했다는 헌법소원 심판을 냈고, 헌재는 지난달 24일 재판관 7(위헌)대2(합헌)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2022년 9월 30일까지 개선 입법이 이뤄지지 않으면 다음날부터 효력을 잃게 된다. 헌재는 “복수국적자가 외국에서 주로 생활하는 경우 등은 법이 정하는 기간에 국적이탈 신고를 하기 어려운 사유가 있다”며 “해당 기간이 지나도 예외적으로 국적이탈을 허가하는 방안을 마련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헌재 “공무원 피격, NLL 이북서 발생… 대통령 의무 위반 아니다”

    헌재 “공무원 피격, NLL 이북서 발생… 대통령 의무 위반 아니다”

    8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헌법재판소 국정감사에서 박종문 헌재 사무처장이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의 작위의무(법적 의무) 성립 여부를 판단할 때 (사건 발생 장소가) 북방한계선(NLL) 이북이라는 점은 중요한 전제”라고 밝혔다. 피격 사건이 벌어진 장소가 북한인 만큼 문재인 대통령의 전적인 책임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박 처장은 이날 헌재 국감에서 해수부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한 문 대통령의 작위의무 해석 기준을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문 대통령이 사건 발생 직후인 새벽 첩보 확인을 위한 관계장관회의를 직접 주재하지 않은 점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국민보호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처장의 답변은 세월호 참사와 달리 해수부 공무원 피격 사건은 발생 장소가 정부가 통제할 수 없는 북한 영해라는 점에서 박 전 대통령 사례와 달리 판단할 여지가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다만 박 처장은 “작위 의무가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서는 견해차가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이날 법사위에서 여야는 모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의 헌법소원 신속 처리에 한목소리를 냈다.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할 때 중립적인 헌재가 빨리 결정해 줘야 하는 거 아닌가”라면서 “사건 처리가 지연되면 사회 전체에 소모적 논쟁을 불러올 수 있어 적시처리 사건으로 선정해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헌법소원을 제기한 유 의원도 “헌재가 용기를 내야 할 때가 됐다”면서 “국가적 혼란 상황을 막으라고 결단을 촉구하는 소리가 들린다”며 신속 결정을 촉구했다. 광화문 집회의 위헌성 논란과 관련해 2011년 헌재의 위헌 결정이 언급되자 박 처장은 “(그때는) 광화문이 아닌 서울광장이었다”면서 “광장 전체를 차벽으로 둘러싼 경찰청장의 행위 자체가 일반 시민의 통행권, 행동자유권을 침해한 것으로 그때의 시간적, 장소적 특성을 감안해 양쪽 법익을 따져 차벽이 지나치다고 본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박주민 “형법서 낙태죄 전부 삭제할 것…모자보건법 개정”

    박주민 “형법서 낙태죄 전부 삭제할 것…모자보건법 개정”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형법에서 낙태죄를 전면 비범죄화하는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게시글에서 “형법에서 낙태의 죄를 전부 삭제하고자 한다”며 “여성의 자기결정권 보장, 인공임신중단의 절차와 요건 등은 보건의 관점에서 접근하도록 모자보건법의 관련 조항을 개정해 반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정부는 7일 현행 낙태죄를 유지하면서 임신 14주까지 임신중단을 처벌하지 않는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지난해 4월 헌법재판소가 형법의 낙태죄 조항에 대해 내린 헌법불합치 결정의 후속 조치다. 이에 박 의원은 “법무부가 어제 입법예고한 형법 개정안은 낙태죄를 오히려 공고화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현행 낙태죄 조항을 그대로 두고 허용요건 조항만 추가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임신중단 자체를 범죄로 규정하고 임산부와 의사 모두를 범죄자로 처벌하도록 하는 현행 낙태죄 체제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며 “이는 낙태의 비범죄화를 염원하는 시민들의 요구, 헌재의 결정, 법무부 양평위의 권고를 전부 무시한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현재 모자보건법 개정안의 세부 내용과 관련해 각계의 의견을 최종적으로 수렴하고 있어 곧 법안 발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동시에 앞으로 남은 국정감사와 법안심사 과정에서도 형법에서 낙태죄를 삭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7일 권인숙 민주당 의원도 해당 법 개정안에 “사문화되고 위헌성을 인정받은 낙태 처벌 규정을 되살려낸 명백한 역사적 퇴행”이라고 비판하며 낙태 전면 비범죄화를 골자로 하는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황성기 칼럼] 2018년 3월, 2016년 11월, 2011년 12월

    [황성기 칼럼] 2018년 3월, 2016년 11월, 2011년 12월

    문재인 정부가 차기 정부에 권력을 넘겨주기까지 1년 7개월 남았다. 대통령 60개월 임기 중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을 것이나 정권의 동력을 감안할 때 잔여 임기 19개월이면 갈무리에 들어간 것이나 진배없다. 문재인 정부의 외교는 초기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으로 역동적인 정세를 만들며 빛났다. 그러나 비핵화 협상이 어그러지면서 이렇다 할 업적으로 내세울 게 없게 됐다. 한일은 ‘역대 최악’의 수식어가 따라붙었고, 중국의 한한령(韓限令)은 그대로이며, 한미는 무덤덤하다. 남북을 보면 우리가 한반도 정세를 주도한다는 ‘운전자론’을 언급했던 그 많은 사람이 다 어디로 사라졌는지 신기할 정도다. 하노이 이후 북미에 남북이 종속되는 ‘불변의 진리’를 깨닫는 나날이 벌써 20개월째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을 주축으로 하는 2기 대북 드림팀이 떴어도 북미 관계의 진전이 약속되지 않는 한 자력갱생과 코로나19 방역, 수해 복구에 여념이 없는 북한을 움직일 묘수는 없어 보인다. 공무원 피격 사건에도 남북 상황을 개선해 보려는 현 정부의 모습은 가상하다. 차기 정부가 진보든 보수든 ‘6·16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전으로 남북 관계를 돌려 놓지 않으면 20대 대통령은 집권 초반부터 큰 어려움에 봉착할 공산이 크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나 바이든 누가 당선되든 북한 정책을 설계하고, 대북 라인을 새로 짜서 북미 대화를 궤도에 올려놓으려면 내년 여름 이후나 돼야 가능하다. 북미가 잘 풀리면 모를까, 몸값이 올라간 북한을 상대하며 비핵화를 이끌어 내고 문재인 정부가 못다 이룬 한반도 평화체제를 이루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은 자명하다. 6·16 이전 회귀가 1차 목표이지만 남북 관계 복원의 최종 목표는 판문점을 통해 특사가 오가던 2018년 3월이 돼야 한다. 미 대선이 끝나면 미국을 설득하고 남북 복원을 위한 전방위적 노력을 해야 한다. 우리 또한 내년 하반기부터는 대선 국면이다.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에 남은 남북 관계 시간표는 수개월밖에 없다. 지금의 2기 외교안보팀이 분발하지 않으면 판문점에서 접촉 한 번 못해 보고 끝날 수 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집약된 한중 관계는 박근혜 정부가 남긴 부(負)의 유산이다. 문재인 정부가 해결하긴 어렵더라도 차기 정부에 갈 부담을 덜어 주는 게 과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 한중 갈등을 한 방에 날려줄 만병통치약은 아니더라도 28년 된 한중 관계를 한 단계 올릴 계기인 것은 분명하다. 한중 관계의 복원 목표는 2016년 11월로 삼아야 한다. 롯데가 성주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내놓자 그 보복으로 중국이 롯데 계열사의 중국 내 전 사업장에 대해 세무조사와 소방·위생점검, 안전점검에 일제히 나선 게 사드 사태의 출발점이다. 일본 총리 스가 요시히데 체제의 출범은 집권 기간에 관계없이 한일 관계의 모멘텀으로 작동했으면 한다. 아무리 아베 정권 계승을 표방했다지만 일국의 총리가 자신의 ‘스가 색(色)’을 내지 않고 아베의 아바타처럼 정치를 펼 것이라는 전망은 단편적 사고다. 스가라고 욕심이 없을 리 만무하다. 일본은 2015년 위안부 합의로 설립된 화해치유재단의 해산에 대해 “한국이 골대를 옮겼다”고 비난한다.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정신적 위자료의 배상을 명한 2018년 대법원 판결에 대해서는 한일청구권협정이란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난한다. 이런 일본 정부의 기조가 스가 체제가 됐다고 해서 바뀌리라고는 상상하기 어렵다. 한일 셔틀 외교는 2011년 12월 이명박 대통령이 교토에서 노다 요시히코 총리를 만난 게 마지막이었다. 그해 8월 헌재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의 부작위에 위헌 판정을 내리자 한국 요청으로 두 정상이 만났지만 위안부 문제에 극심한 이견만 확인했다. 이듬해 여름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 사죄 요구 이후 양국 정상이 단독으로 상대국을 방문한 일은 9년간 없었다. 일본 외무성이 얼마 전 일본 기업 자산의 현금화를 하지 않는다고 약속해야 스가 총리가 방한할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당치않지만 1㎜의 진전이라면 진전이다. 문재인·스가 두 지도자가 2011년 12월로 관계를 회복시키려는 시도를 하지 않고 시간에 맡기는 것은 그 후과가 너무 크다. 19개월간 문재인 정부가 대한민국의 자존, 번영과 직결되는 외교 성과를 하나라도 거두는 일이야말로 후세가 기억해 줄 공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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