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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헌재 “실랑이 벌이다 도망가는 남성 옷 잡았다면 정당방위”

    헌재 “실랑이 벌이다 도망가는 남성 옷 잡았다면 정당방위”

    실랑이를 벌이다 떠나려는 남성의 옷을 잡은 여성에게 검찰이 내린 폭행 혐의 기소유예 처분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됐다”며 취소하도록 결정했다. 헌재는 A씨가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제기한 헌법소원 심판에서 A씨의 청구를 인용했다고 2일 밝혔다. A씨는 2019년 11월 지하철 승강장에서 남성 B씨와 실랑이를 벌이다가 112에 신고했다. B씨가 이를 피해 떠나려고 하자 A씨는 그의 겉옷의 겨드랑이와 가슴 사이 부분을 잡고 경찰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는 이유로 폭행 혐의 기소 유예 처분을 받았다. 기소유예는 검찰 차원에서 범죄 혐의는 인정하되 피해 정도 등을 참작해 피의자를 기소하지 않는 것이다. 헌재는 “오히려 당시 B씨가 A씨의 멱살을 잡고 밀치고 당긴 사실이 인정된다”며 “당시 A씨와 B씨는 전혀 모르는 사이로 B씨가 현장에서 이탈하면 신병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A씨의 행위가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적지 않음에도 목격자 조사 등을 하지 않고 검찰이 기소유예 처분을 내려 A씨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됐다”고 판시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헌재 “초중등 교원 아동학대 가중처벌은 합헌”

    헌재 “초중등 교원 아동학대 가중처벌은 합헌”

    초·중등교육법상 교원은 자신이 보호하는 아동을 학대할 경우 무겁게 처벌하도록 하는 조항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나왔다. 31일 헌법재판소는 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이 아동을 학대하면 가중처벌하도록 하는 것은 똑같이 아동 보호와 양육의 의무가 있는 부모와 비교해 평등권 및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돼 위헌이라는 내용의 헌법소원 심판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7조는 같은 법 제10조 2항에서 정한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가 보호하는 아동을 상대로 아동학대 범죄를 범하면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하도록 하고 있다. 헌재는 “성장 과정에 있는 아동의 직접적인 보호 의무를 지는 주체로서 아동 학대를 방지하고 아동을 보호해야 할 초중등 교원이 아동 학대 범죄를 저지르는 행위는 높은 비난 가능성과 불법성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하도록 한 조항이 입법재량의 범위를 벗어났다거나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어긋나는 과잉형벌을 규정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사법농단 공모’ 3번 밝힌 法… 양승태 떨고 있나

    ‘사법농단 공모’ 3번 밝힌 法… 양승태 떨고 있나

    지난 23일 이민걸(60·사법연수원 17기)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이규진(59·18기)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에 대한 법원의 유죄 선고에 따른 파장이 법조계에서 커지고 있다. ‘사법농단’ 사태와 관련해 지금까지 열린 7번의 재판 중 피고인 법관에 대해 첫 유죄 선고가 나온 재판인 데다 대부분의 혐의에서 사법농단의 ‘몸통’인 양승태(73·2기) 전 대법원장의 공범 관계가 인정됐기 때문이다. 28일 이 전 기조실장과 이 전 상임위원에 대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 윤종섭)의 1심 판결문에 따르면 검찰은 이 전 기조실장 등을 재판에 넘기며 적용한 6가지 범죄 혐의 중 5건에서 양 전 대법원장을 공범으로 적시했다. 재판부는 이 중 4개 혐의를 일부 유죄로 판단하면서 3건에 대해서는 양 전 대법원장의 공모 관계를 사실로 인정했다. 공모가 인정된 3건은 ▲헌법재판소 파견 법관들에게 헌재 내부 정보를 파악하도록 한 혐의 ▲서울남부지법 재판부가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취소하도록 개입한 혐의 ▲국제인권법연구회 등 양 전 대법원장에게 비판적인 판사들의 모임을 와해시키려 한 혐의 등이다. 이 전 상임위원도 헌재 파견 법관을 통해 내부 정보를 수집하고 서울남부지법의 제청을 취소하도록 한 혐의 모두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헌재 파견판사에게 직무 범위에서 벗어나 헌재 사건 정보를 전달하게 했고, 심의관에게 재판 독립에 반해 위법·부당한 보고서를 세 번이나 작성·보고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법원은 이 과정에서 양 전 대법원장의 지시·보고 관계가 있었다는 검찰의 공소사실도 사실로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이 전 기조실장의 법원 내 국제인권법연구회 탄압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면서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 전 대법관·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책임도 일부 인정했다. 법원의 이번 판결은 법관 인사로 중단된 뒤 다음달 7일 재개되는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대법관 등의 재판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각각의 재판부는 개별 사건을 독립적으로 판단하는 게 사법부의 원칙이지만 양 전 대법원장을 포함한 전직 고위 법관들이 공범 관계로 얽힌 재판에서 이미 앞선 재판부가 검찰의 범죄사실 상당 부분을 사실로 받아들였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서울 서초동의 한 형사 전문 변호사는 “다른 재판부라 할지라도 법리 적용이나 해석이 아닌 기초적인 사실관계까지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조국 “LH 사태, 겸허히 반성해야…토지공개념 법 개정 서두르자”

    조국 “LH 사태, 겸허히 반성해야…토지공개념 법 개정 서두르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부동산 투기 사태로 4·7 재보궐선거 판세가 여권에 불리하다고 진단하며, 여권이 겸허히 반성하고 토지 공개념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국 전 장관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동산 투기에 격분한 시민들이, 부동산 투기를 해왔고 이를 조장할 후보를 지지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야권의 우세를 인정했다. 그리고 “‘우리 탓’이라고 겸허히 반성부터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그는 “과격할 정도의 부동산 투기 근절 대책을 급속히 실시해야 한다. 외양간을 빨리 고쳐야 한다”면서 국회가 이해충돌방지법을 당장 통과시키고, ‘토지공개념’을 강화하는 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토지공개념이란 개인이 토지를 소유하도록 하면서도 토지의 사용과 처분에 따른 이익은 국가가 회수하는 제도를 뜻한다. 토지를 국가가 소유하는 ‘토지국유화’와는 다르다. 즉 소유권은 민간에게 있지만 토지를 이용하고 처분을 할 때 일정 부분 공공재 성격을 인정해 사유재산의 자유를 제약하는 것이다. 우리 헌법재판소 역시 토지의 공공재적 성격을 강조하면서도 토지공개념을 토지국유화와 동일시하지 않았다. 헌재는 1989년 12월 ‘토지거래 허가제’에 대해 “토지소유권은 더 이상 절대적인 것일 수가 없다”면서 “공공의 이익을 위해 여러 의무와 제약을 감내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후 이른바 ‘토지공개념 3대 제도’로 불리는 ‘택지소유상한법’과 ‘토지초과이득세법’, ‘개발이익환수법’이 제정됐다. 택지소유상한법은 서울과 부산, 대구 등 6대 도시에서 1가구가 200평 이상의 택지를 취득할 때 허가를 얻도록 하고 초과 보유시 부담금을 물리는 제도다. 토지초과이득세는 개인이 소유한 유휴 토지나 법인의 비업무용 토지의 가격이 올라 발생한 이득의 일부를 세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다. 그러나 토지초과이득세법은 헌재에서 헌법불합치 결정이 나오면서 1998년 12월 폐지됐다. 택지소유상한제 역시 반대 여론이 커지면서 1998년 9월 폐지됐고, 토지에서 발생하는 개발이익에 대해 개발부담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위헌 결정이 나오면서 폐지 위기에 몰렸다가 국회가 위헌 판단이 나온 조항만 개정하면서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조국 전 장관은 “누차 강조했지만 헌재는 토지공개념 법률 자체가 위헌 또는 헌법불합치라고 하지 않았다”면서 토지공개념 강화를 촉구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헌재 “6·25전몰군경 자녀 수당, 첫째만 주는 것은 평등권 침해”

    헌재 “6·25전몰군경 자녀 수당, 첫째만 주는 것은 평등권 침해”

    6·25 전몰군경 자녀 수당을 연장자인 1명에게만 지급하도록 한 법률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국가유공자 보상금 지급 기준을 정한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국가유공자법)이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내용의 위헌법률 심판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다고 25일 밝혔다. 관련 법 조항은 법 개정 시한인 내년 12월 31일까지만 효력이 유지된다. 1962년 형과 함께 순직군경 유족으로 등록한 엄모씨는 2001년부터 수당이 장남인 형에게만 지급되자 자신도 수급권이 있다며 2017년 소송을 냈다. 그러면서 자녀가 2명인 경우 나이가 많은 자녀 1명에만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한 법률 조항인 국가유공자법 13조 2항 1호 등에 대해 위헌법률 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헌재는 “나이가 많은 자를 선순위 수급권자로 정하는 것은 수당이 가지는 사회보장적 성격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나이가 적은 6·25 전몰군경 자녀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판시했다. 헌재는 앞서 수급권자를 1명에 한정하고, 그 중 나이 많은 자가 우선하도록 한 보훈보상 대상자 지원에 관한 법률 조항에 대해서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으며 이번 판단도 그와 같은 취지라고 설명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고위법관 8명 100억대 자산… 윤석열 前총장 69억

    고위법관 8명 100억대 자산… 윤석열 前총장 69억

    사법부 고위법관 중 8명이 100억원이 넘는 재산을 보유한 자산가로 집계됐다. 법무·검찰 고위직 중에는 69억원을 보유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가장 재산이 많았다. 정부·대법원·헌법재판소의 공직자윤리위원회가 25일 공개한 고위공직자 재산내역에 따르면 법조계 최고의 재력가는 강영수 인천지법원장으로 498억 9747만원을 신고했다. 비상장 주식의 평가 방법이 액면가에서 실거래가로 바뀌면서 재산이 약 400억원 늘었다. 고위법관 144명의 평균 재산은 37억 6495만원이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신고한 재산은 평균에 못 미치는 11억 7876만원으로, 장남이 올해부터 재산 공개를 거부하면서 전년보다 2억 2295만원 줄었다. 헌재에서는 이미선 재판관이 52억 9988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유남석 헌재소장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토지 매도 등으로 지난해보다 4억 4740만원 늘어난 31억 2259만원을 신고했다. 법무·검찰에서는 윤 전 총장이 신고한 재산이 69억 978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중앙부처 소속 공무원 중에서도 상위 5번째에 해당한다. 부인 김건희씨가 소유한 서울 서초동 복합건물 평가금액과 경기 양평군 토지가액이 늘어나면서 지난해보다 재산이 2억 2590만원 늘었다. 윤 전 총장 재산의 77%를 차지하는 예금 재산 대부분(51억 2517만원)이 부인 김씨 명의다. 법무·검찰 고위 간부들의 평균 재산은 20억 4129만원으로 집계됐다.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재산은 각각 16억 3115만원과 11억 9527만원이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헌재, 임성근 전 판사 ‘법관 첫 탄핵심판’ 돌입

    헌재, 임성근 전 판사 ‘법관 첫 탄핵심판’ 돌입

    임성근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탄핵심판 첫 변론 준비기일이 24일 열렸다. 법관으로서 헌정 사상 처음 탄핵심판대에 오른 임 전 부장판사는 이날 출석하지 않았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후 소심판정에서 국회 측과 임 전 부장판사 측이 각각 사전에 제출한 답변서를 토대로 쟁점을 정리하고 증거 제출 및 증인 신청 목록을 확인하는 절차를 가졌다. 이날 재판은 임 전 부장판사 탄핵심판의 수명재판관으로 지정된 이석태·이영진·이미선 재판관의 심리로 진행됐다. 이석태 재판관은 임 전 부장판사 측에 탄핵소추 의결서에 제시된 사유인 재판 개입 행위에 대해 사실관계를 인정하는지 따져 물었다. 국회는 지난 2월 임 전 부장판사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일본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사건 등 3건의 재판에 개입한 행위가 헌법에 위배된다며 탄핵 소추했다. 임 전 부장판사 측은 일관되게 “판결에 영향을 미치려는 지시·간섭이 아니었다”며 탄핵소추가 각하돼야 한다는 입장을 펼쳤다. 재판 개입 혐의로 기소된 임 전 부장판사는 지난해 1심에서 ‘직권 없이는 직권남용도 없다’는 법리에 따라 무죄 판결을 받았다. 임 전 부장판사 측은 국회 측이 증거로 제출한 2018년 전국법관대표회의 의결 내용을 문제 삼기도 했다. 임 전 부장판사 측 법률대리인인 이동흡 전 헌법재판관은 당시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진보 성향의 우리법연구회 출신 비율이 높은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고 지적했다. 또 참여연대가 의견서를 제출한 것은 헌재법상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변 회장 출신의 국회 측 법률대리인인 송두환 전 헌법재판관은 “국민으로서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맞섰다. 지난달 28일 임기가 만료돼 법복을 벗은 임 전 부장판사는 본격적인 탄핵심판 변론이 시작되는 다음 기일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사설] ‘사법농단’ 첫 유죄 판결, 사법정의 세우는 계기 돼야

    이른바 ‘사법농단’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전현 고위직 판사들에게 첫 유죄 판결이 어제 내려졌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등이 1심 선고공판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사법농단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전현직 고위법관 14명 중 유죄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판부는 옛 통합진보당 의원들의 지위 확인 소송에 개입하고, 헌법재판소 내부 기밀을 불법 수집해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실장 등에 대해 “헌재 기밀을 불법 수집한 것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현재 1심 재판을 받고 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사건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판부는 이날 이 전 실장 등의 유죄 취지 판결문에 양 전 대법원장 등과의 공모 혐의를 인정했다. 그동안 재판에 넘겨진 전현직 법원 고위 관계자들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아 ‘법원의 제 식구 감싸기’에 대한 비판이 거셌지만, 이제야 비로소 사법정의의 빛이 엿보이기 시작한 셈이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사법부는 법원의 독립성을 바로 세우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첫걸음을 힘차게 내딛길 바란다. 법원은 그동안 사법농단 연루 판사들에 대해 ‘죄는 있지만, 법리적 처벌 불가’ 등의 궤변을 내세우며 잇따라 무죄 선고를 함으로써 법관들은 그 어떤 잘못을 저질러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진실’을 국민에게 강요해 왔는데 이번 판결은 사뭇 다르다. 법원이 국회가 판사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킨 뒤에서야 비로소 사법부에 대한 국민 불신의 실체를 정확히 인식하고, 법 앞에 만인은 평등하다는 진실을 직시하게 된 것이니 만시지탄이다. 재판부의 이번 판단이 현재 계류 중인 다른 관련자들의 1심, 2심, 상고심 재판에서도 유지돼야 한다.
  • 재판 개입·인권법硏 탄압 철퇴… ‘수장’ 양승태까지 겨눴다

    재판 개입·인권법硏 탄압 철퇴… ‘수장’ 양승태까지 겨눴다

    ‘직무 권한이어야 남용죄 성립’ 시각 바꿔“판사 결정 유도해 재판권 방해” 첫 지적이민걸 ‘소모임 탄압’엔 임종헌 책임 언급이규진 헌재 내부 정보 수집 혐의도 유죄檢 “위헌적 재판 개입 유죄 인정 첫 판결”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몸통’으로 지목된 이민걸(60·사법연수원 17기)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이규진(59·18기)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에게 23일 유죄가 선고된 것은 옛 통합진보당 재판 개입 시도와 국제인권법연구회 탄압 등 혐의 상당 부분이 인정됐기 때문이다. 현재 사법농단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양 전 대법원장 역시 재판 개입 혐의가 인정될 공산이 커졌다.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 윤종섭)는 이 전 실장과 이 전 상임위원의 혐의를 상당 부분 유죄로 인정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그동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 중 1심 선고가 난 전현직 법관 6명이 줄줄이 무죄를 선고받은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앞선 재판부들은 이들 법관의 행위에 일부 잘못이 있지만 법리적으로는 처벌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무죄를 선고했다. 다수의 재판에 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임성근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의 경우 지난해 2월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는 위헌적 행위에 해당하기는 하지만 직권남용에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직권남용이 성립하려면 임 전 부장판사의 행위가 직무 권한에 해당해야 하는데 애초 직권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였다. 반면 이번 재판부는 직무 권한을 보다 폭넓게 인정해 이 전 실장 등의 행위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 전 실장과 이 전 상임위원의 핵심 혐의 중 하나는 2014~2016년 옛 통진당 의원들의 지위 확인 소송에 개입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재판 담당 사무 판사로 하여금 재판의 독립에 반해 행정처 근거에 따라 결정을 하게 하거나 끝내 아무 판단도 내리지 못하게 해 재판권 행사를 방해했다”고 밝혔다. 이 전 실장은 2016년 10~11월 당시 국민의당 의원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의 재판부 심증을 파악해 의원들에게 전달한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이 전 실장은 재판부의 심증을 확인해 보고하라는 위법부당한 지시를 해 하급자가 법관윤리강령에서 정한 범위에서 벗어난 일을 하게 됐다”고 했다. 이 전 상임위원의 경우 헌법재판소 내부 정보를 수집한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헌재 파견판사에게 직무 범위에서 벗어나 헌재 사건 정보를 전달하게 했고 심의관에게 재판 독립에 반해 위법·부당한 보고서를 세 번이나 작성·보고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재판으로 양 전 대법원장 등 사법농단 사태의 ‘머리’로 꼽히는 인물들의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재판부는 이 전 실장이 법원 내 국제인권법연구회를 탄압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면서 이 전 실장보다는 박병대 전 대법관과 임 전 차장의 책임이 더 크다고 밝혔다. “임 전 차장이 국제인권법연구회를 약화시키기 위해 인권과 사법제도 소모임을 해소시키는 것이 연구회 중복가입 해소 조치를 한 것을 알고 있음에도 이에 동의해 주무실장으로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취지다. 이 밖에 재판 개입 혐의에 대해서도 양 전 대법원장과 박·고 전 대법관의 공모 관계가 인정됐다. 검찰은 선고 직후 “사법행정권자의 위헌적 재판 개입 행위에 대해 직권남용의 유죄를 인정한 최초의 판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다양한 법리적·사실적 쟁점이 심리됐고 그 판단 결과에 따라 유무죄가 갈린 만큼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해 항소 여부 등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이 끝난 뒤 이 전 실장은 심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재판 중이어서 아직 말씀 못 드리겠다. 앞으로 재판에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사법농단 첫 유죄 판결...이민걸·이규진, 1심서 징역형 집행유예

    사법농단 첫 유죄 판결...이민걸·이규진, 1심서 징역형 집행유예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전·현직 판사들에게 첫 유죄 판결이 선고됐다.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윤종섭)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에게 징역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했다. 검찰은 ‘사법농단’ 의혹 수사 끝에 전·현직 법관 14명을 기소했으며, 현재까지 10명이 1심 판결을 받았다. 이 가운데 유죄선고를 받은 것은 이들이 처음이다. 재판부는 이 전 실장이 국제인권법연구회 등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에 비판적인 판사들의 모임을 와해시키려 한 혐의, 국회의원이 피고인인 사건 결론에 관해 재판부 심증을 파악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을 유죄로 인정했다. 또한 이 전 상임위원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해산된 옛 통합진보당 지방의회 의원들의 지위 확인 소송 재판에 개입한 혐의, 파견 법관들을 동원해 헌재 내부 정보를 수집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을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방창현 전 전주지법 부장판사와 심상철 전 서울고법원장은 모두 무죄 선고를 받았다. 이들은 현직 판사로 재직 중이다. 방 부장판사는 법원행정처 요청을 받고 자신이 담당하던 옛 통진당 의원들 사건의 선고와 판결 이유를 누설한 혐의를, 심 전 원장은 옛 통진당 의원들의 행정소송 항소심을 특정 재판부에 배당하도록 부당하게 지시한 혐의를 받았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부모님 이름 한자로 못 쓰면 심각한 문제인가요?”[이슈톡]

    “부모님 이름 한자로 못 쓰면 심각한 문제인가요?”[이슈톡]

    “본인이나 부모님 이름 한자로 못쓰면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하세요? 아니면 별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시나요?” 가족의 이름을 한자로 쓰지 못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글이 온라인상에 올라왔다. 우리말의 60%가 한자로 구성된 만큼 자기 이름 정도는 한자로 쓸 줄 알아야 한다는 의견과 우리말에서 한자 비중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만큼 굳이 한자를 쓰지 못한다고 죄악시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나뉘었다. 이 문제를 상견례에서 경험했다는 30대 여성 A씨는 “3년 사귄 남자친구 부모님을 처음 보는 날, 남자친구 아버지께서 종이랑 펜을 주시더니 내 이름과 부모님, 형제가 있으면 형제 이름까지 한자로 써보라고 했다”는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속으로 ‘이거 테스트구나’라는 생각했다는 A씨는 “군말하지 않고 내 이름만 썼고, 남자친구에게 ‘자기도 써보라’며 바로 종이와 펜을 넘겼다. 남자친구는 자신의 이름도 쓰지 못했고 당황한 남자친구 아버지는 당신 아들 역시 쓰지 못하다 보니 아무 말 안 하시고 ‘다음부터는 외우고 다녀라’는 말씀만 하고 끝이 났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이름의 의미만 알면 된다” “중화권 나라도 아닌데…” “내 이름만 쓸 수 있으면 되는 것 같다”며 가족의 이름을 한자로 쓰지 못한다고 해서 큰 문제는 아니라는 데 더 많은 의견을 냈다.‘어려운 한자어’ 쉬운 우리말로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린 단어 약 51만개 중 한자어가 58.5%다. 고유어는 25.5%로 한자어의 절반 이하다. 한글만으로 한국어를 온전히 표기할 수 없다는 근거로 활용된다. 한자가 많이 포함된 행정용어를 사용하는 공직사회에서는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한자 교육 관련 시민단체들은 ‘국어기본법이 한글전용·한자배척의 언어생활을 강요하고 있다’고 헌법소원을 내기도 했다. 헌법재판소는 2016년 공문서 한글전용 작성을 규정한 국어기본법 제14조에 대해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당시 헌법재판소는 “국민들은 공문서를 통해 공적 생활에 관한 정보를 습득하고 자신의 권리 의무와 관련된 사항을 알게 되므로 국민 대부분이 읽고 이해할 수 있는 한글로 작성할 필요가 있다. 한자어를 굳이 한자로 쓰지 않더라도 앞뒤 문맥으로 그 뜻을 이해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전문용어나 신조어의 경우에는 괄호 안에 한자나 외국어를 병기할 수 있으므로 의미 전달력이나 가독성이 낮아진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초·중등학교에서 한자 교육을 선택적으로 받도록 한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 고시도 재판관 5(합헌) 대 4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헌재는 “한자 지식이 부족하더라도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충분히 그 부족함을 보충할 수 있으므로 한자 교육이 필수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한글문화연대는 당시 성명을 통해 “국민 전체의 ‘알 권리’를 보호하는 말글살이가 중요하다는 ‘언어 인권’ 정신이 뿌리내린다는 의미”라면서 “지나친 한자 숭상론이 더는 우리 교육을 망가뜨려선 안된다는 주장이 올바르다는 점도 확인됐다”고 환영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신협, 지역 밀착형 사회공헌 5억원 지원

    신협 사회공헌재단은 지역 밀착형 사회공헌활동 ‘우리동네 어부바’에 5억원을 집행한다고 17일 밝혔다. 이 사업을 통해 오는 4∼11월 취약계층 어르신 돌봄과 지역민을 위한 인문학 교실, 다문화가정 아동 한국사능력자격증 지원, 취약계층 가정 무료 방문 한방진료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재단은 이외에도 111억원 규모의 사회공헌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 황운하, 김종인 ‘소설’ 비판했던 토지공개념이 부동산 해법

    황운하, 김종인 ‘소설’ 비판했던 토지공개념이 부동산 해법

    경찰 출신인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당분간 모든 이슈의 중심에 땅투기 문제가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부동산 적폐 해법으로 토지공개념 도입을 주장했다. 황 의원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를 계기로 부동산 관련 적폐를 청산하고 그 힘으로 낡은 정치문화도 청산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면서 “부동산 이슈는 선출직 공직자는 물론 재벌과 부유층 등 우리사회의 기득권층 전반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파급력이 폭발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토지공개념에 대해 개인의 토지소유는 가능하지만 사용과 처분에 따른 이익은 국가가 환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토지를 개발해서 생긴 이익을 개인이 챙기는 것은 부당하다는 논리에서 비롯된다고 덧붙였다. 과거 노태우 정부시절 토지공개념 법들이 제정되었지만 기득권 논리에 매몰된 헌법재판소가 위헌 판정을 하는 바람에 무산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또 토지공개념 도입과 같은 개혁작업을 시도했던 주역 중 한 명이 바로 국민의 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라고 강조했다. 황 의원은 “LH 사태에 대한 국민적 분노는 기득권의 저항과 반발을 넘어설수 있는 강력한 동력이 될 수 있다”면서 “운석열 전 총장의 검찰권남용이 검찰개혁의 동력이 된 상황과 유사하다”고 봤다.노태우 정부는 88올림픽과 맞물린 경기 호황으로 부동산값이 폭등하자 토지 공개념 3법을 도입했다. 택지소유상한에 관한 법률, 토지초과이득세법, 개발이익환수에 관한 법률 등이다. 택지소유상한에 관한 법률은 헌재로부터 재산권을 침해한다며 위헌 결정을 받았고, 토지초과이득세법도 이중과세란 이유로 헌법불합치로 결정됐다. 김종인 위원장은 노태우 정부때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으로 토지공개념을 도입한 주체로 여겨졌지만 지난 2005년 노무현 정부 때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이 재도입하려던 토지공개념을 궁여지책이라 비판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토지공개념은 1989년 도입 논의 당시 경제기획원이 창작한 단어로 경제학에도 없는 개념이며, 국유지·사유지는 있을 수 있어도 토지공개념은 소설 속에서나 나올 수 있는 말”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는 보건사회부 장관으로 있었는데 토지공개념은 절대로 안된다고 반대했었다”며 “도입을 주장했던 사람도 근거를 제대로 설명은 못한 채 토지공급 확대가 어렵다는 명분만 내세웠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토지공개념은 세제정책으로 일시적 효과를 거둘 수는 있겠지만 결국 시장이 적응하는 방법을 찾게 된다”며 “토지초과이득세 등은 절대로 부과할 수 없는 세금으로 위헌 소지가 있으며 ‘개발이익환수제’도 결국 토지값으로 전가되게 된다”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낙태 중 태어난 신생아 살해 의사 3년 6개월형 확정

    낙태 중 태어난 신생아 살해 의사 3년 6개월형 확정

    낙태수술 중 살아 있는 채로 태어난 34주 태아를 고의로 숨지게 해 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의사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낙태죄의 경우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판단 이후 기소돼 법의 효력을 상실했다고 보고 무죄가 났으나, 살인과 사체손괴 등 혐의는 모두 유죄로 인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는 살인·사체손괴 등 혐의로 기소된 산부인과 의사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2019년 3월 낙태 시술을 의뢰받고 34주 된 태아를 제왕절개 수술을 통해 꺼낸 뒤 아이가 울음을 터뜨리자 물이 든 양동이에 넣어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엔 태아의 사체를 냉동시킨 뒤 의료폐기물인 것처럼 수거 업체에 넘겼고, 이는 다른 의료 폐기물과 함께 소각됐다. 수사가 진행되자 태아가 세상에 나오기 전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며 진료 기록를 조작했다. 이번 재판에서 쟁점이 됐던 낙태죄의 경우 “헌재의 헌법불합치 판단은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 결정에 해당하고, 이에 따라 해당 조항은 소급해 효력을 상실한다”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2심 판단과 마찬가지로 무죄로 결론 났다. A씨는 이미 낙태죄의 위헌 결정이 내려진 이후 기소됐기 때문에 관련 입법이 이뤄지지 않았더라도 죄를 물을 수 없다는 의미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檢, 성추행 저항 여성 ‘상해죄’ 처분에… 헌재 “범죄 아냐”

    檢, 성추행 저항 여성 ‘상해죄’ 처분에… 헌재 “범죄 아냐”

    헌법재판소가 성추행범에게 사기그릇을 휘두르며 저항한 여성에게 검찰이 내린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했다. 해당 여성에게 범죄 혐의가 있다고 본 검찰의 처분이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는 판단에서다. 헌재는 성추행 피해자 A씨가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제기한 헌법소원심판에서 A씨의 청구를 인용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2018년 10월 자신을 성추행한 B씨에게 사기그릇을 휘둘러 귀 부위를 다치게 한 혐의로 검찰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기소유예는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지 않지만 범죄 혐의는 인정하는 처분이다. 헌재는 당시 A씨가 물을 담기 위해 사기그릇을 들고 있어 손이 자유롭지 않았던 데다 B씨가 강제로 손목을 잡아 주방을 벗어나지 못하게 막은 상황이어서 다른 방법으로 성추행에 저항하기 어려웠다고 봤다. 또 당시 폐쇄된 고시원 주방에 단둘이 있었고 B씨가 추행 전 A씨가 공용욕실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밖에서 욕실 전원을 끄는 행위를 수차례 반복하는 등 공포심을 야기했다는 점에서 A씨의 행위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수사 기록상 B씨가 형법상 상해에 해당하는 상처를 입었다는 점을 인정할 진단서 등 객관적 자료도 없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A씨의 행위가 형법상 상해죄에 해당하는지 명확히 한 다음 B씨의 강제추행 행위와 A씨가 당시 처한 상황 등을 면밀히 따져 정당방위에 해당하는지 살폈어야 한다”며 “검찰이 합당한 조사 없이 내린 기소유예 처분은 자의적인 검찰권 행사로 A씨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성추행 남성에 그릇 휘두른 여성 ‘상해’ 기소유예…헌재 “취소해야”

    성추행 남성에 그릇 휘두른 여성 ‘상해’ 기소유예…헌재 “취소해야”

    고시원 주방서 밤늦게 강제추행 벌어지자피해여성, 물 담으려던 사기그릇 휘둘러 가해남성, ‘강제추행’ 징역형 집행유예검찰, 피해자 ‘상해’ 혐의 기소유예 처분 피해자 “평등권·행복추구권 침해당했다”헌재 “다른 방법으로 저항 어려운 상황…진단서 등 상해 입증할 자료조차 없어” 자신을 성추행한 남성에게 사기그릇을 휘두른 여성에게 검찰이 상해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한 데 대해 헌법재판소가 취소 결정을 내렸다. 여성의 행동이 정당방위에 해당할 여지가 충분한데도 검찰이 피의사실을 인정한 것은 잘못이라는 판단이다. 헌재는 성추행 피해자 A씨가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제기한 헌법소원 심판에서 A씨의 청구를 인용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2018년 10월 자신을 성추행한 B씨에게 사기그릇을 휘둘러 귀 부위를 다치게 한 혐의(상해)로 입건됐다. 서울남부지검은 남성의 상해 정도가 크지 않은 점 등을 참작해 A씨를 기소유예 처분했다. 기소유예는 피의자의 전과, 피해자의 피해 정도 등을 참작해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지 않지만 범죄 혐의는 그대로 인정하는 처분이다. 한편 남성 B씨는 A씨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지난해 1월 징역 6개월의 실형을 확정받았다. A씨는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이 자신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했다며 이를 취소해달라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그는 자신의 행위가 B씨의 강제추행에 대한 정당방위에 해당하는데도 검찰이 부당하게 자신을 기소유예 처분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A씨는 고시원 내 주방에서 물을 담기 위해 사기그릇을 들고 있는 상태에서 B씨에게 강제추행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헌재는 당시 A씨가 다른 방법으로 성추행에 저항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자신을 성추행한 남성과 단 둘이 있는 상태에서 A씨가 이미 들고 있던 사기그릇을 내려놓고 맨손으로 저항하거나, 머리 부분이 아닌 다른 신체부위를 가려내 타격하는 등 다른 방법으로 저항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본 것이다. 또 당시 폐쇄된 고시원 주방에서 단 둘이 있었고 B씨가 공포심을 야기하는 행동을 이전에도 자주 했다는 점에서 A씨의 행위가 다소 과도하다고 해도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설령 A씨의 방어행위가 그 정도를 초과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검찰의 판단은 정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B씨가 사건 당일 밤 10시가 넘은 시간에 A씨가 고시원 내 여성 공용욕실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뒤따라가 욕실 불을 끄는 행위를 수 차례 반복했고, 이후 욕실에서 주방으로 이동하는 A씨를 뒤따라가 강제추행을 저지른 점을 강조했다. 헌재는 “B씨의 강제추행 행위 내용과 범행 시간 등을 고려하면 A씨의 방어행위는 야간이나 기타 불안스러운 상태에서 공포, 경악, 흥분 또는 당황으로 인한 것으로 볼 여지가 적지 않다”고 봤다. 형법 제21조 제3항은 ‘야간이나 그밖의 불안한 상태에서 공포를 느끼거나 경악, 흥분, 당황했기 때문에 정당방위를 했을 때에는 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B씨가 상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입증할 객관적인 자료도 없다고 지적했다. 증거는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찍은 사진과 치료를 받았다는 B씨의 진술뿐인데, 사진만 봐서는 B씨의 귀 부분 상처를 발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헌재는 “진단서 등 아무런 자료가 확보되지 않아 B씨가 실제로 치료를 받았는지조차도 불분명하다”고 했다. 헌재는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은 A씨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임성근 탄핵심판 주심 이석태 기피신청 기각

    임성근 탄핵심판 주심 이석태 기피신청 기각

    헌법재판소는 8일 임성근 전 부장판사가 낸 이석태 헌법재판관 기피신청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했다. 앞서 임 전 부장판사는 자신의 탄핵심판 사건 주심으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과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이 재판관이 배정되자 ‘공정한 심리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기피 신청을 냈다. 임 전 부장판사는 법원 재직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 관련 의혹을 제기한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의 재판에 개입한 혐의(직권남용)로 기소됐다. 또 임 전 부장판사 탄핵 사유에는 그가 민변 소속 변호사 체포치상 사건 재판 당시에 양형 이유 수정 및 일부 삭제를 지시해 재판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포함됐다. 그러나 헌재 재판관들은 이 재판관의 민변 회장과 세월호 특조위원장 이력만으로 이번 탄핵 심판 사건 심리의 공정성까지 저해될 가능성은 적다고 판단했다. 재판관 기피 기각 결정에는 이 재판관을 제외한 8명의 재판관이 참여했다. 임 전 부장판사의 탄핵심판은 예정대로 이 재판관을 주심으로, 재판관 9명 전원의 심리로 진행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헌재, 임성근 탄핵심판 주심 이석태 기피신청 기각

    헌재, 임성근 탄핵심판 주심 이석태 기피신청 기각

    헌법재판소가 이석태 헌법재판관을 탄핵심판 재판부에서 제외해달라는 임성근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 측의 기피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재판은 재판부 변동 없이 진행될 예정이다. 8일 헌재는 임 부장판사 측의 이 재판관 기피 신청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앞서 임 전 판사 측은 이 재판관이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회장 등을 지내 공정한 판단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기피 신청을 냈다. 임 부장판사의 탄핵 사유에는 세월호참사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행적과 관련해 박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를 받았던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재판에 개입했다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임 부장판사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체포치상 사건 재판 당시 양형이유 수정 및 일부 삭제를 지시해 재판에 관여했다는 사유도 있다. 임 부장판사 측 대리인단은 주심인 이석태 재판관이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과 민주사회를위한 변호사모임 회장을 역임했기 때문에 공정한 판단을 할 수 없다며 기피신청을 했다. 임 부장판사의 법관임기는 지난달 28일로 종료되면서 ㅇ 부장판사는 ‘전직 판사’ 신분으로 탄핵심판을 받게 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헌재 “선거 이기려고 허위사실 공표하면 처벌받아야 마땅”

    헌재 “선거 이기려고 허위사실 공표하면 처벌받아야 마땅”

    선거에서 이길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공표하면 형사 처벌하도록 한 법 조항이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특정 후보자에게 유리한 허위 정보를 유포하면 처벌하도록 한 공직선거법 조항이 죄형법정주의 등을 위반한다며 제기된 헌법소원 심판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4일 밝혔다. A씨는 2017년 군수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됐으나, 당선 전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기부행위와 관련해 허위사실을 말한 혐의로 기소돼 당선무효형이 확정됐다. 공직선거법 250조 1항은 후보자의 행위에 대해 허위사실을 공표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후 A씨는 법이 금지한 ‘행위’와 관련해 “말·글·품행·행동 등 모든 형태의 행위에 대해 허위사실을 공표하면 안 된다는 것인지 선거와 관련된 특정 행위에 대해서만 공표가 금지되는 것인지 모호하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이에 대해 헌재는 법 조항의 ‘행위’는 후보자의 자질·성품·능력과 관련된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허위사실 공표금지 조항은 선거의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제한을 받는 사익보다는 달성되는 공익이 더 크다”고 판시했다. 헌재는 후보자뿐만 아니라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에게도 기부행위를 할 수 없도록 한 공직선거법 제113조 1항과 관련 벌칙 조항에 대해서도 이전과 같은 합헌 판단을 유지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폭력·살인 싫다” 예비군 훈련 거부… 대법, 비종교적 신념 인정 첫 ‘무죄’

    “폭력·살인 싫다” 예비군 훈련 거부… 대법, 비종교적 신념 인정 첫 ‘무죄’

    대법원이 비폭력 신념을 이유로 예비군 훈련을 거부한 20대 남성 A씨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아닌 개인의 윤리적·철학적 신념을 병역법상 ‘정당한 사유’로 인정한 첫 판례다. 다만 대법원은 A씨와 비슷한 비폭력 신념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B·C씨에 대해서는 유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세 사람에 대한 재판부 판단은 과거 행적에 따라 ‘진정한 양심’이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갈렸다. 대법원 1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병역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5일 밝혔다. 대법원 재판부는 “종교적 신념이 아니더라도 진정한 양심에 따른 예비군 훈련과 병력동원훈련 거부에 해당한다면 예비군법과 병역법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A씨는 2013년 2월 제대하고 예비역에 편입됐으나 2016년 3월부터 2018년 4월까지 예비군 훈련과 병력동원훈련에 참석하지 않은 혐의로 고발돼 재판을 받아 왔다. A씨는 “폭력적인 아버지 슬하에서 성장해 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됐고, 미군이 헬기에서 기관총을 난사해 민간인을 학살하는 영상을 보고 살인을 거부하는 신념을 가지게 됐다”고 주장했다. 다만 병역은 어머니의 설득에 못 이겨 군사훈련을 피할 수 있는 화학 관리 보직에서 근무했다. A씨는 제대한 뒤에는 더 양심을 속이지 않기로 하고 예비군 훈련을 모두 거부했다. 이로 인해 14차례나 고발돼 재판을 받았고 안정된 직장도 구할 수 없었다. 1·2심은 A씨의 신념이 진실하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B씨에 대해 유죄 판결한 1·2심 재판부는 그가 2015년 한 집회에서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과 등이 비폭력 신념과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시민단체 활동가 C씨 역시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언하면서 발표한 소견서에 따르면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는 점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고 B·C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종교·양심적 병역거부를 정당한 사유로 본 2018년 11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취지에 따른 것이다. 당시 재판부는 정당한 병역거부 사유가 되는 종교·양심의 신념은 깊고 확고하며 진실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헌법재판소도 이날 정당한 사유 없이 예비군 훈련을 거부하면 처벌하도록 한 ‘향토예비군 설치법 15조 9항’이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제기된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각하했다. 헌재는 “양심에 따른 예비군 훈련 거부자에 해당하는지 법원이 판결을 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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