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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트 포장대서 무심코 가져온 사과 1봉지에 절도범 돼

    마트 포장대서 무심코 가져온 사과 1봉지에 절도범 돼

    마트에서 자율포장대 위에 놓인 사과 1봉지를 무심코 담아 온 것을 절도로 인정해 검찰이 기소유예처분을 한 것은 잘못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A씨가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인용 결정을 내렸다고 4일 밝혔다. B씨는 2019년 10월 서울 도봉구에 있는 마트에서 장을 본 후 자율포장대 위에서 구입한 물건을 빈 박스에 넣은 다음 사과 1봉지를 그대로 둔 채 귀가했다. 같은 마트에서 장을 본 A씨도 자율 포장대에서 구입한 식료품을 빈 박스에 옮기던 중 놓여 있던 사과봉지도 함께 담아 귀가했다. 집에 도착하고서야 자신이 사과봉지를 마트에 놓고 온 것을 알게 된 B씨는 다음날 경찰에 도난 신고를 했다. 경찰은 마트 회원정보 조회 결과 등을 바탕으로 사과봉지를 가져간 A씨에게 연락했고, 곧바로 출석한 A씨에게 사과봉지를 임의 제출 받았다. 이후 검찰은 A씨의 절도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기소유예 처분을 했다. 그러나 A씨는 이 기소유예 처분이 자신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며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A씨는 사건 당일 마트에서 이 사건 사과봉지와 같은 사과를 구입했다”며 “청구인이 자율 포장대에서 식료품을 포장하면서 순간적으로 이 사건 사과봉지를 자신이 구입한 사과로 착각했을 가능성을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A씨가 경찰에서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몸이 불편해서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어 실수를 한 것 같다’고 진술한 점 등을 보면, A씨가 범행을 자백했다거나 절도의 고의 내지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했다.
  •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금지… 헌재 전원일치로 합헌 결정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금지… 헌재 전원일치로 합헌 결정

    자동차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한 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자동차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고 위반 시 처벌하는 도로교통법 조항에 대해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1일 밝혔다. 헌재는 “운전 중 휴대전화를 조작하면 교통사고의 위험이 증가해 국민의 생명·신체·재산 보호를 위해 휴대전화 사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할 필요가 있다”며 “법에서도 자동차가 정지하거나 긴급한 경우 등에는 사용할 수 있게 해 불편함은 최소화되고 있다”고 판시했다. 헌재 관계자는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금지 법률 조항의 위헌 여부를 판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해당 조항이 청구인의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금지” 도로교통법 합헌 결정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금지” 도로교통법 합헌 결정

    자동차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한 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처음 나왔다. 1일 헌법재판소는 자동차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고 위반 시 처벌하는 도로교통법 조항에 대해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헌재는 “운전 중 휴대전화를 조작하면 교통사고의 위험이 증가해 국민의 생명·신체·재산 보호를 위해 휴대전화 사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할 필요가 있다”며 “법에서도 자동차가 정지하거나 긴급한 경우 등에는 사용할 수 있게 해 휴대전화 사용 금지에 따른 불편함은 최소화되고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시 20만원 이하의 벌금 등에 처할 수 있으나 이 같은 부담은 크지 않다”면서 “오히려 교통사고 발생을 줄여 보호되는 국민의 생명·신체·재산은 중대하므로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재 관계자는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금지 법률 조항의 위헌 여부를 판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해당 조항이 청구인의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로톡 “변호사도 사업자” vs 변협 “변호사는 상인이 아니다”

    로톡 “변호사도 사업자” vs 변협 “변호사는 상인이 아니다”

    변협 ‘로톡 가입 변호사 징계’ 내규 개정로톡, 광고 규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법조계 “기본권 침해 보기 어려워” 의견일부 “국가기관 개입은 부적절” 시각도대한변호사협회와 법률 플랫폼 로톡의 갈등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로톡’ 운영사는 최근 변협의 내규 개정에 반발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고, 헌법소원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결국 변협과 로톡의 첨예한 갈등은 공정위나 헌법재판소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지만, 법조계에서는 이 문제에 국가기관이 개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어 관련 논쟁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로톡의 운영사 로앤컴퍼니는 변협이 개정한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에 대해 지난달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한 데 이어 최근 헌재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앞서 변협은 사실상 로톡을 겨냥해 오는 8월 4일부터 법률 플랫폼에 가입하는 변호사들을 징계하는 내용으로 해당 규정을 개정했다 로톡 측은 해당 규정이 헌법상 과잉금지·신뢰보호·평등·명확성 원칙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변협의 조치를 기본권 침해로 본다거나 국가기관이 개입할 문제로 보기는 어렵다는 목소리가 높다. 법무법인 이공의 양홍석 변호사는 “변협은 변호사 징계에 관해 자율적 판단을 할 수 있으며, 개정 규정은 변호사법을 준수하자는 취지”라면서 “헌법소원 청구 대상으로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한상희 건국대 로스쿨 교수도 “변협이라는 전문적 단체의 내부 규율에 국가기관이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다만 로톡과 같은 법률 플랫폼 모델이 세계적 추세이고 곧 일반화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변협 내부에서 조율·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로톡과 변협의 갈등이 계속 심화되며 갈등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현재 공정위도 로앤컴퍼니가 지난 10일 개정 규정과 관련해 변협을 공정거래법 및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신고한 사건에 대해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공정위가 살펴볼 쟁점은 변협이 공정거래법상 ‘사업자 단체’에 해당하는지, 사업자 단체에 해당한다면 변협 규정이 동일법상 부당한 공동행위로 볼 수 있는지 등의 여부다. 로톡 측은 “대한의사협회·대한약사회 등 전문직 사업자로 구성된 단체의 사업자 단체성을 인정한 판결이 다수”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변협 측은 “변호사는 상인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례가 있고 공적인 영역이 커 사업자 단체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교수는 “변협이 세계적인 추세상 영리 단체(사업자 단체)로 나아가고는 있으나 현재 우리 법제상 비영리 단체”라면서 “공정위의 개입도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 [사설] ‘검사징계법 헌소 각하’, 윤석열 징계 재판 속도 내야

    야권 유력한 대선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마침내 29일 대선 출마 선언을 한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은 여야를 통틀어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만큼 출마 선언과 함께 본격적인 ‘검증의 시간’에 노출된다. 검증에 돌입하면 예기치 않았던 변수들도 속출할 것이다. 철저한 검증은 윤 전 총장 본인을 위해서도, 유권자인 국민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절차와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른바 ‘윤석열 X파일’이나 검찰총장 징계 처분과 관련된 재판도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마침 어제 헌법재판소는 윤 전 총장 측이 낸 옛 검사징계법 헌법소원 사건에 대해 각하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11월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 징계를 청구하자 윤 전 총장 측은 “징계청구권자가 징계위원회를 주도적으로 구성하도록 한 검사징계법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6개월여 심리 끝에 헌소청구 자체가 부적법하다고 판시한 것이다. 청구 당시 윤 전 총장 측은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를 청구하고 징계위원 대부분 지명·위촉하게 돼 있어 공정성을 전혀 담보할 수 없다고 주장했는데, 헌재는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위법성이 없다고 한 것이다. 헌재의 판단이 나온 만큼 현재 윤 전 총장 측이 제기해 법원에 계류돼 있는 정직 2개월 징계 처분 취소 청구 행정소송 재판의 귀추가 주목된다. 법원은 다음달 16일에야 첫 증인신문에 나설 계획인데, 대선 국면이 본격화되기 전에 결론을 도출할 수 있도록 재판에 속도를 내야 한다. 추 전 장관도 그제 대선 출사표를 냈는데 자칫 재판이 길어지면 불필요한 오해를 자초할 수 있다는 점을 재판부는 유념해야 할 것이다. 윤 전 총장에 대한 징계 처분은 올 초 법원이 윤 전 총장 측의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해 무력화됐다. 행정법원이 어떤 결정을 하든 피선거권에 영향은 없다. 다만 행정소송의 결과는 윤 전 총장이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고 권한을 남용해 징계받아 마땅했는지, 아니면 눈엣가시 같던 윤 전 총장을 ‘찍어 내기’하려고 현 정권이 부당하게 징계했는지를 판단하는 가늠자가 될 것이다. 법원의 엄정하고 신속한 판단을 기대한다.
  • 서울대 ‘정시 교과평가 도입’ 평등권 침해 헌재가 심판

    서울대가 2023학년도 정시모집 전형에 학교생활기록부의 교과성적 등을 반영한 ‘교과평가’를 도입하는 것은 평등권 침해라며 수험생들이 제기한 헌법소원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심리를 시작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 22일 서울대 2023학년도 입학전형 시행계획이 위헌이라는 내용의 헌법소원 심판에 대한 지정재판부 심사를 마치고 본안 심리에 들어갔다. 재판관 3명으로 구성된 지정재판부는 헌재에 접수된 헌법소원이나 가처분 신청에 대해 법적 요건을 갖췄는지를 살펴 전원재판부에 넘길지를 결정한다. 서울대는 2015학년도 입시부터 정시모집에서 학생부를 반영하지 않고 대학수학능력시험 100%를 반영해 선발해 왔다. 교과평가 도입은 2023학년도 정시모집 비율이 40.7%로 확대된 상황에서 수능 문제 풀이뿐 아니라 학교 수업에도 충실한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수험생 양대림군 등은 “수능 성적만으로 합격자를 선발한 기존의 입학전형을 신뢰하고 진학을 준비했는데 새 시행계획으로 평등권과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가 침해됐다”며 지난달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수능 성적이 우수해도 교과 성취도가 낮은 학생들은 서울대 입시에서 불이익을 받는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 헌재 “위헌 심판 요건도 갖추지 못했다”…윤석열이 낸 ‘옛 검사징계법’ 헌소 각하

    헌재 “위헌 심판 요건도 갖추지 못했다”…윤석열이 낸 ‘옛 검사징계법’ 헌소 각하

    이선애 재판관 유일 ‘본안심리’ 의견 “총장 정치적 중립성 훼손 여부 밀접” 본안 소송은 새달 19일 첫 변론기일시민단체 ‘尹 X파일’ 공수처에 고발헌법재판소가 검사 징계위원회 위원의 과반을 법무부 장관이 구성하도록 규정한 옛 검사징계법 조항이 징계혐의자가 검찰총장인 경우 위헌 소지가 있다며 윤석열 전 총장이 제기한 헌법소원을 24일 각하했다. 윤 전 총장은 징계청구자인 법무부 장관이 심판권까지 행사하는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고 주장했지만, 헌재는 해당 조항이 헌법소원 심판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위헌 여부를 판단하지 않고 심리 절차를 종결한 것이다. 헌재는 이날 옛 검사징계법 조항이 공정하지 못한 징계위 구성 방식을 규정해 총장의 공무담임권을 박탈한다는 취지의 헌법소원 심판에서 재판관 7(각하) 대 1(본안심리) 의견으로 각하 결정을 내렸다. 이종석 재판관은 개인적인 이유로 회피해 재판에 참여하지 않았다. 옛 검사징계법의 5조 2항 2·3호는 장차관을 제외한 나머지 5명의 위원을 장관이 지명한 검사 2명, 장관이 위촉한 변호사·법학 교수·학식과 경륜을 갖춘 사람 3명으로 구성하도록 했다. 이 조항은 지난해 10월 징계 위원 과반을 장관이 정하지 않도록 개정된 뒤 올 1월부터 시행됐다. 윤 전 총장은 지난해 11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헌정 사상 초유의 감찰 및 징계를 추진하자, 이에 맞서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윤 전 총장 측은 “징계혐의자가 총장이 되는 경우 ‘소추와 심판의 분리’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해당 조항이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헌재는 “해당 조항은 헌법소원 심판 대상의 요건인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법 조항이 집행되지 않더라도 법률 자체만으로도 자유의 제한이나 법적 지위의 박탈이 생겼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어 “현재 윤 전 총장이 징계처분에 불복해 처분 취소 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구제절차가 없거나, 권리구제의 가능성이 없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추 전 장관은 윤 전 총장에 대해 검사 징계위를 통해 정직 2개월 처분했고, 윤 전 총장은 이를 취소하라는 취지의 본안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선애 재판관은 유일하게 본안 심리를 해야 한다는 소수 의견을 제시했다. 이 재판관은 “징계위원 다수를 법무부 장관이 지명하는 상황은 명백했고, 총장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 여부와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며 “징계처분 이전에 이미 훼손된 정치적 중립성은 소송으로 회복될 수도 없다”고 판시했다. 헌재의 각하 결정에 따라 윤 전 총장에 대한 징계처분의 위법성 여부는 법원에서 다뤄지게 됐다. 윤 전 총장 측 손경식 변호사는 이날 입장문을 내 “헌재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현재 계류 중인 징계처분 취소소송에서 당시 법무부 장관의 제반 조치가 절차적으로나 실질적으로 위법 부당했다는 것을 밝혀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전날 29쪽 분량의 검사징계법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 정용석)가 심리 중인 해당 사건의 본안 소송은 다음달 19일 첫 변론기일이 열릴 예정이다. 심재철(당시 법무부 검찰국장) 서울남부지검장과 이정현 대검찰청 공공수사부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된다. 소송의 핵심 쟁점은 주요 사건 재판부 분석 문건 작성 등 윤 전 총장에 대한 징계 사유가 적법했는지, 법무부의 정계 처분이 절차적으로 위법했는지 여부다. 재판부가 지난해 12월 이미 윤 전 총장이 낸 징계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한 만큼, 징계의 필요성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으면 법무부에 불리한 결론이 나올 수 있다. 사건이 대법원까지 가게 되면 최종 결론이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는 이른바 ‘윤석열 X파일’ 문서 작성에 관여한 성명불상의 국가기관 관계자를 수사해 달라는 고발장을 공수처에 제출했다.
  • 택시와 같은 서비스 제공… 규제 안 받아 사회적 갈등, 헌재 “타다 금지법 합헌”

    택시와 같은 서비스 제공… 규제 안 받아 사회적 갈등, 헌재 “타다 금지법 합헌”

    승차 공유 플랫폼 ‘타다’ 측이 자사 서비스를 금지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여객운수법)이 위헌이라며 청구한 사건에 대해 24일 헌법재판소가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사실상 택시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았던 타다에 대해 운수사업법으로 규제하는 게 타당하다는 취지다. 타다 측은 “여객운수법에 따라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헌재는 이날 승합차 임차 서비스를 관광 목적으로 제한하고 사용 시간은 6시간 이상, 대여·반납은 공항·항만에서만 할 수 있도록 규정한 여객운수법 제34조 2항 제1호가 헌법을 위반하는지 검토해 타다 측이 심판을 청구한 내용을 모두 각하·기각했다. 앞서 타다 운영사인 VCNC와 모회사 쏘카는 지난해 5월 개정 여객운수법이 이용자의 이동 수단 선택을 제한하고 운전자를 알선받을 수 있는 권리를 이동 목적이나 시간, 장소에 따라 차별적으로 허용해 자기 결정권과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하지만 헌재는 타다 서비스에 대해 “자동차 대여 사업자의 운전자 알선이 초단기 자동차 대여와 결합해 사실상 기존 택시 운송사업과 중복되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동등한 규제를 받지 않아 사회적 갈등이 크게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이어 “심판대상 조항은 규제의 불균형이 초래되는 것을 방지하고 공정한 여객운송질서 확립과 여객자동차운수사업의 발달을 도모하는 것으로, 입법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며 “대여 장소나 대여 시간 규제도 과도한 제한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여객운수법에서 ‘관광을 목적으로’라는 문구의 의미가 불분명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반된다는 타다 측 주장에 대해서는 “‘관광’이라는 용어는 일반인도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고, 용례 또한 사전적 의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고 일축했다. 헌재는 또 회사 직원 등이 낸 청구에 대해서는 “직원들 및 운전자들은 심판대상 조항으로 인해 업무영역이 달라지거나 타다 서비스 운전자로 근무할 수 없게 됐지만 이는 회사의 영업 방식을 규율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간접적인 불이익”이라면서 “기본권 침해의 자기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각하했다. 개정 전 법에 따라 타다를 불법 운영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웅 전 쏘카 대표와 박재욱 VCNC 대표의 항소심 선고는 오는 8월 19일로 예정돼 있다. 타다 측의 완패 소식이 전해지자 모빌리티 업계는 “예상했던 바”라면서 “이제는 미래를 향해 달려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타다 베이직’을 운영했던 VCNC 측에서는 ‘타다 금지법’의 합헌 선고 직후 짧은 입장문을 통해 “헌법재판소의 결과를 존중한다”고 밝혔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VCNC는 이미 국회에서 ‘타다 금지법’이 통과된 직후인 지난해 4월 서비스를 종료하고, 타다 베이직에 사용하던 1500대가 넘는 차량도 처분했다”면서 “택시 사업자들과 손잡고 신규 사업에 나선 VCNC 입장에서는 ‘타다 금지법’을 주도한 국토교통부·정치권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겸임교수는 “이번 합헌 결정이 오랜 시간 이어진 모빌리티 업계의 갈등을 끝내고 각자 특화된 서비스로 본격적인 경쟁에 나서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윤석열 “추미애 주도한 징계는 정치중립 위배…소송서 다툴 것”

    윤석열 “추미애 주도한 징계는 정치중립 위배…소송서 다툴 것”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이 헌법재판소의 검사징계법 헌법소원 각하 결정에 대해 “헌재 결정을 깊이 존중한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의 법률대리인 손경식 변호사는 24일 헌재 결정이 나온 직후 “징계처분 취소 소송에서 징계의 위법함과 부당성을 밝힐 것”이라며 이 같은 입장을 전했다. 손 변호사는 그러면서도 징계위 구성이 검찰총장의 정치적 중립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 소수 의견이 “헌법사적으로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헌재 결정을 에둘러 반박했다. 이어 “소수 의견은 국회의원인 장관이 검찰총장의 징계처분 권한을 주도한다는 것은 징계 결정과 별개로 정치적 중립성을 심각히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뜻”이라며 “이는 저희가 주장해온 내용과 맥을 같이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진행 중인 징계 취소소송은 헌재 결정과 상관없이 진행될 것으로 봤다. 손 변호사는 “행정소송은 징계처분 결정에 절차·실질적인 하자가 있는지를 다투는 것이기 때문에 헌재 재판과 논리적으로 영향을 주고받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법무부가 결정 선고 전날 헌재에 의견서를 제출한 것에 대해서는 “어제 의견서를 받아서 당황했다”며 “헌재 판단에 고려가 되진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윤 전 총장의 29일 예정된 대선 출마 선언과 관련해서는 “헌법적 판단 문제를 다루는 법정 앞에서 드릴 말씀은 아닌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검사징계법 제5조 제2항은 검사징계위원회 위원을 구성할 때 법무부장관이 지명하는 검사 2명과 법무부장관이 변호사, 법학 교수 및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 중 각 1명씩 위촉하도록 한다. 윤 총장은 이 규정대로라면 추미애 당시 법무부장관이 징계위원의 정원 7명 중 5명을 지명·임명할 수 있어 자신이 검찰총장에서 부당하게 해임 또는 면직될 가능성이 크다며 지난해 12월 헌법소원과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헌재는 이날 검사징계법이 검찰총장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는 윤 전 총장의 헌법소원 청구를 재판관 7(각하) 대 1(본안심리) 의견으로 각하했다.
  • 헌재 “사실상 택시인 ‘타다’ 서비스 금지한 여객운수법 합헌”

    헌재 “사실상 택시인 ‘타다’ 서비스 금지한 여객운수법 합헌”

    승합차의 대여 목적과 장소를 제한해 일명 ‘타다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여객운수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4일 타다 운영사 VCNC와 주식회사 쏘카와 소속 직원, 이용자들이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34조 제2항 바목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를 모두 기각·각하했다. 지난해 개정된 여객자동차법은 관광 목적으로 11∼15인승 차량을 대여할 경우, 대여 시간을 6시간 이상으로 하거나 대여·반납 장소는 공항·항만일 때만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내용이 담긴 여객운수법 제34조 2항이 헌법을 위반하는지 검토해 합헌 결정을 내린 것이다. 타다는 승합차를 대여해주면서 승합차 운전자까지 함께 알선해 사실상 택시처럼 이용하는 ‘승합차 임차’ 서비스다. 운영사인 VCNC와 모회사인 쏘카는 지난해 5월 개정 여객운수법이 이용자의 이동 수단 선택을 제한하고 운전자를 알선받을 수 있는 권리를 이동 목적이나 시간, 장소에 따라 차별적으로 허용해 자기 결정권과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헌재는 타다 서비스에 대해 “자동차 대여 사업자의 운전자 알선이 초단기 자동차 대여와 결합해 사실상 기존 택시 운송사업과 중복되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동등한 규제를 받지 않아 사회적 갈등이 크게 증가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심판대상 조항은 규제의 불균형이 초래되는 것을 방지하고, 공정한 여객운송질서 확립과 여객자동차운수사업의 발달을 도모하는 것으로 입법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며 “대여 장소나 대여 시간 규제도 과도한 제한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헌재의 판단에 쏘카 측은 “헌재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여객운수법에 따라 편리하고 안전한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헌재, 윤석열 청구 ‘검사징계법’ 헌법소원 각하 “심판 대상 아냐”

    헌재, 윤석열 청구 ‘검사징계법’ 헌법소원 각하 “심판 대상 아냐”

    憲 “해당 규정이 직접적으로 기본권 침해하진 않아” 헌법재판소가 법무부 장관 주도로 검사징계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한 검사징계법 조항이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제기한 헌법소원을 각하했다. 헌재는 24일 검사징계위 구성과 추천 주체 등을 정한 옛 검사징계법 조항이 검찰총장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해 위헌이라는 내용의 헌법소원 심판에서 재판관 7(각하) 대 1(본안심리) 의견으로 각하 결정을 내렸다. 헌법재판소는 해당 규정 자체가 직접적으로 대상자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헌법소원 심판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지난해 10월 개정 전 검사징계법 5조 2항 2·3호는 장·차관을 제외한 나머지 5명의 징계위원을 장관이 지명한 검사 2명, 장관이 위촉한 변호사·법학 교수·학식과 경륜을 갖춘 사람 3명으로 구성하도록 했다. 윤 전 총장 측 “징계위원회의 공정성과 검찰총장의 공무담임권 침해” 윤 전 총장 측은 지난해 12월 해당 조항이 징계위원회의 공정성과 검찰총장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을 신청했다. 징계위 당연직인 법무부 장관과 차관을 포함해 징계위원 7명 중 과반 이상인 5명을 법무부 장관 측 인사로 구성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헌재는 해당 조항이 헌법소원의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해당 조항 자체가 아닌 해당 조항으로 인해 구성된 징계위가 징계의결을 내리고 실제 집행할 때 비로소 기본권 침해가 발생한다는 이유에서다. 헌재는 “법률조항이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려면 법률조항에 의해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기다리지 않고 직접 자신의 기본권을 침해받아야 한다”며 “심판대상 조항은 징계위의 구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한 조직규범에 해당하기 때문에 기본권 침해는 심판대상조항 자체에 의해 직접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징계위가 윤 전 총장 만을 겨냥해서 구성한 것이 아니라고도 지적했다. 헌재는 “법무부 장관이 위촉한 징계위원 3명은 임기가 3년으로 매 징계 건마다 위원이 새롭게 위촉되는 것이 아니므로, 직접적으로 징계를 청구한 장관이 위촉하지 않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며 “또 징계위는 검찰총장에 대해 무혐의 의결이나 불문 결정을 할 수도 있어 해당 조항이 청구인의 권리관계를 직접 확정시키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다만, 이선애 재판관은 반대의견을 냈다. 윤 전 총장 징계를 청구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징계위 구성 당시 국회의원을 겸하고 있었기 때문에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재판관은 “징계를 청구한 추 전 장관이 국회의원의 직을 겸하고 있었으므로 준사법기관인 검찰총장의 직무수행상 정치적 중립성의 훼손 여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최종적 징계처분에 대해서는 항고소송으로 불복할 수 있으나 이미 훼손된 정치적 중립성이 항고소송을 통해 회복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날 선고가 끝난 후 윤 전 총장 측 대리인인 손경식 변호사는 “헌재 판결은 해당 조항이 헌법에 반하는 지를 따진 거고, 행정 소송은. 절차적·실질적 적용에 하자가 있냐 없냐를 따지는 절차이기 때문에 두 소송이 직접적으로 논리를 주고 받는 관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행정 소송에서 최선을 다해서 당시 장관 조치가 절차적·실질적으로 위법 부당했다는 점 밝혀나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11월 추 전 장관은 윤 전 총장에 대해 판사 사찰 문건 작성과 ‘채널A 검언유착’ 사건 관련 수사·감찰 방해 등 혐의로 징계를 청구했다. 정직 2개월의 징계 처분을 받은 윤 전 총장은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현재 서울행정법원에선 윤 전 총장이 낸 징계처분 취소 소송의 본안 심리가 진행 중이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속보] 헌재, 윤석열 ‘검사징계법 헌법소원’ 각하

    [속보] 헌재, 윤석열 ‘검사징계법 헌법소원’ 각하

    헌법재판소가 법무부 장관 주도로 검사징계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한 검사징계법 조항이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제기한 헌법소원을 각하했다. 헌재는 24일 검사징계위 구성과 추천 주체 등을 정한 옛 검사징계법 조항이 검찰총장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해 위헌이라는 내용의 헌법소원 심판에서 재판관 7(각하) 대 1(본안심리) 의견으로 각하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청구인이 주장하는 기본권 침해는 해임·면직·정직 등 징계 처분이 있을 때 비로소 발생하는 것”이라며 헌법소원 청구 자체가 부적법하다고 판시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추 전 장관이 지난해 11월 정치적 중립 위반 등을 이유로 징계를 청구하자 징계위 구성의 편향성을 주장하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관심 밖 국내 고려인, 여행으로 보듬다

    관심 밖 국내 고려인, 여행으로 보듬다

    GKL사회공헌재단은 전국에 거주하는 고려인 가운데 500여명을 선정해 ‘대한민국 여행 테라피’를 진행한다. 고려인들이 한국사회 구성원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돕고 코로나 등으로 어려운 지역 관광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마련한 이벤트다. 일제강점기 디아스포라(흩어진 사람들이라는 뜻의 그리스어)의 고난을 딛고 국내로 돌아온 고려인은 전국에 8만 5000여 명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여행 테라피 사업은 경기권(양평), 충청권(공주·부여·익산), 강원권(강릉·인제), 전라권(목포·나주), 경상권(경주·울산) 등 5개 권역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각 권역별로 문화 역사 탐방, 농촌 체험 등의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총 500여명의 고려인이 참여하는 이번 이벤트는 모두 25회 진행된다. 26일 시작되는 1차 프로그램은 경상권을 찾는다. 경북 경주 교촌마을 최부자댁에서 한옥 스테이, 유생복 체험, 청사초롱, 뒤주 체험 등을 진행하고 경주의 대표적 문화재인 불국사, 석굴암, 첨성대 등을 방문한다. 고려인 지원단체인 ‘너머’의 김명숙 사무국장은 “고려인 커뮤니티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GKL사회공헌재단은 그랜드코리아레저(GKL)의 출연으로 지난 2014년 설립된 관광 기반의 공익법인이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열린세상] 대통령과 명예훼손/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열린세상] 대통령과 명예훼손/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신사가 되기 전 소년은 가난했다. 부친은 파산했고 어머니는 일찍 죽었다. 소년은 나무꾼과 뱃사공으로 일했다. 가게 점원도 했다. 부친은 그를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 다른 사람의 일터로 소년을 보내 노동한 품삯을 받아 오게 했다. 소년은 혼자 공부했다. 책 읽기를 좋아했다. 훗날 아내를 얻었을 때 “밥상을 차렸으니 식사하라”는 아내의 말을 듣지 못해 장작개비로 얻어맞았다. 책을 읽느라 벌어진 사단이었다. 스물네 살 때 우체국장을 했다. 집배원 역할도 맡았다. 편지와 신문을 배달해 주고 수금을 했다. 청년은 정직했다. 우체국은 정보의 교차로였다. 청년은 우체국에서 책을 읽으며 정치에 눈을 떴다. 신사는 총명했다. 통찰력과 유머 감각이 뛰어났다. 포용력이 컸다. 신사는 힘이 셌다. 잠시 프로레슬러로 연명할 때 ‘집어던지기’는 그의 주특기였다. 신사는 키가 컸다. 신사를 태운 열차가 중간역에 정차했다. 사람들이 신사 주위로 몰려들었다. “어이, 나보다 키 작은 양반.” 한 남자가 신사에게 소리를 질렀다. 신사는 소리꾼을 연단으로 불렀다. 말없이 소리꾼과 등을 지고 섰다. 신사의 동료가 의자에 올라가 등지고 선 두 사람의 머리 높이를 쟀다. “더 작은 사람은 없다”고 동료가 외쳤다. 신사와 소리꾼은 같이 웃었다. 신사는 목적지를 향했다. 기차에서 내린 신사는 대통령에 취임했다. 에이브러햄 링컨이었다. 미국 남부의 우체국들은 일부 신문을 배달하지 않았다. 링컨이 소속된 공화당에 우호적인 보도를 한다는 이유였다. 선거운동 기간 중 남부의 신문들은 링컨에게 저주를 퍼부었다. 그가 당선되면 연방은 무너지고 자유와 고향과 조국을 잃게 될 것이라고 독자들을 선동했다. 링컨이 당선됐다. 남부의 신문들은 그의 당선을 조롱하고 전쟁을 부추기는 기사를 쏟아냈다. 연방에 잔류하는 것은 불명예의 표지라고 표제를 뽑았다. 남부는 즉시 무기를 들어야 한다고도 외쳤다. 남북전쟁이 발발했다. 노예제도는 폐지되고 링컨은 연방의 붕괴를 막았다. 링컨은 일찍이 언론의 중요성에 주목했다. 물리적인 군사전쟁과 선동왜곡을 일삼은 언론의 여론전쟁을 동시에 겪었다. 해리 마이하퍼의 ‘워 오브 워즈’에 상세하다. 염정민이 우리말 책으로 번역했다. 링컨은 자신의 연설이 원문대로 게재되도록 신문사를 찾아가 밤새 조판을 지켜보기도 했다. 적대적인 언론에도 동료를 보내거나 직접 찾아가 소통하려고 애썼다. 우호적인 언론이라도 불충분한 보도에 대해서는 반박문을 보냈다. 링컨은 시민과 언론의 모욕과 명예훼손을 견디어야 했다. 그는 대통령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을 모욕한 죄로 기소될 뻔한 시민이 풀려났다. 대통령의 지시로 고소가 취하됐다. 모욕죄는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의 고소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는 친고죄다. 모욕죄가 위헌이라는 주장이 여러 차례 제기됐다. 때마다 헌법재판소는 합헌을 선고했다. 지금도 헌재에 모욕죄 위헌 제청 사건이 접수돼 있다. 친고죄 때문이었을까? 동물에 비유된 모멸적 표현을 겪으면서도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은 시민을 모욕죄로 처벌하지 못했다. 대신 측근들이 대통령을 욕했다며 사람들을 명예훼손죄 법정에 세웠다. 이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던 시민은 2013년 헌법재판소에서, 박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법정에 선 외신기자는 2015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무죄임이 확인됐다. 반의사불벌, 즉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전직 대통령들이 표현했더라면 형사 절차가 전개되지 않았을 사건이었다. 두 전직 대통령은 처벌 여부에 대해 끝까지 침묵했다. 만약 명예훼손죄가 친고죄였다면 대통령들은 시민과 외신기자를 고소했을까? 지난 4월 헌법재판소는 명예훼손의 반의사불벌죄 처벌은 위헌이 아니라고 결정했다.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명예훼손죄 처벌 운운하며 측근들이 앞장서 봉쇄·겁박하는 일이 가능하다.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비판을 단죄하는 단맛을 알았던 것인지 십여 년 전 어떤 국회의원들은 반의사불벌의 사이버상 모욕죄 제정안을 제출했다. 다행히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정부 정책과 고위공직자에 대한 언론과 시민의 정당한 감시와 비판이 위축되지 않도록 국회가 나서야 할 때다. 최소한 반의사불벌의 명예훼손죄를 친고죄로는 바꾸어야 한다. 참, 링컨은 변호사였다.
  • 헌정 사상 첫 판사 탄핵 변론… 임성근 측 “강요 아닌 권유였다”

    헌정 사상 첫 판사 탄핵 변론… 임성근 측 “강요 아닌 권유였다”

    법관으로는 헌정 사상 처음 탄핵 소추된 임성근 전 부장판사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이 10일 시작됐다. 국회 탄핵소추 대리인단은 임 전 판사의 재판개입 행위에 대해 ‘법관의 독립을 노골적으로 침해한 최초의 사건’이라고 지적했고, 임 전 판사 측 대리인단은 ‘지시·강요가 아닌 조언 내지 권유’였다며 공방을 벌였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윤호중 탄핵소추 위원은 이날 대심판정에서 펼쳐진 1차 심리에서 “임 전 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판사로 있으면서 사건 담당 법관에게 재판의 내용과 절차, 시기 등 구체적으로 개입하고 간섭했다”며 탄핵 인용 결정을 촉구했다. 이어 “이 사건은 정의롭고 공정하게 사법권이 수행되도록 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임 전 판사는 “6년 전 재직 당시 일로 이 자리에 서게 돼 참담한 심정을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관들이 여론으로부터 부당하게 비난받을 여지는 없는지 노심초사하면서 이를 해결하는 게 수석부장판사 이전에 선배 법관으로서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항변했다. 임 전 판사 측은 임기 만료로 퇴임한 법관에 대한 탄핵심판은 실익이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헌재의 탄핵심판 청구는 고위공직자가 헌법·법률을 위반했을 때 권한을 박탈하는 게 목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사건은 각하되어야 한다는 취지다. 임 전 판사는 지난 2월 28일 퇴임했다. 반면 국회 측은 “본안 판단에서 엄정하게 심리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전 판사 측이 “조사도 생략한 채 다수 의석으로 탄핵소추를 밀어붙였다”고 지적하자 윤호중 위원장은 “국회법상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맞섰다. 탄핵소추 사유가 된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사건 등에 대한 재판개입 행위에 대해 임 전 판사 측은 “‘이렇게 하라’는 게 아니라 ‘하는 게 어떻겠냐’는 뉘앙스였다”고 반박했다. 증인신청을 두고도 양측은 각을 세웠다. 국회 측이 다음달 6일 열리는 2차 심리에서 재판개입 사건 담당 판사들에 대한 증인 신문을 신청하자, 임 전 판사 측은 이미 형사재판 1심에서 신문이 다 이뤄져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국회 측 양홍석 변호사는 “중복되지 않는 범위에서 신문하겠다”고 받아쳤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윤석열, 공수처 수사 착수에 ‘대권주자 멍석 깔아주기’(?)

    윤석열, 공수처 수사 착수에 ‘대권주자 멍석 깔아주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10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 수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에 여권과 야권 모두 촉각을 곤두세웠다.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지난 4일 윤 전 총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정식 입건·수사 중이다. 공수처는 공제 7호, 8호 사건으로 윤 전 총장 직권남용 혐의 관련 2개 고발 사건을 수사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고발인에 통보했다. 두 사건 모두 직권남용 혐의로, ‘옵티머스 사건’ 불기소와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교사 사건 조사·수사 방해 등이다. 공수처는 이 사건과 관련해 고발장을 제출한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에 이 같은 사실을 통지했다. 이에 대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수처가 드디어 칼을 빼들었다”면서 “없는 죄를 만들지도 말고 있는 죄를 덮지도 마시라”고 당부했다. 다만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면 즉시 압수 수색하는게 맞다며 윤 전 총장의 수사기법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윤 전 총장을 ‘무차별 압수수색의 달인’이라고 불렀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도 용두사미일지 판도라의 상자가 열릴지 지켜보겠다면서 공수처에 헌법재판소의 역사적 교훈을 기억하라고 주문했다. 1987년 6월 항쟁을 통한 국민들의 개헌 요구에 따라 88년 신설된 헌재도 설립 초 용단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얻고 자리잡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반면 최민희 전 민주당 의원은 공수처 수사가 윤 전 총장에게 멍석을 깔아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이 공수처 수사로 권력탄압 피해자인양 하면서 대권 출사표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공수처가 무혐의 처리로 날개를 달아 줄 것이란 강한 의구심이 든다고 부연했다. 전여옥 전 한나라당 의원도 윤 전 총장 수사에 대해 김진욱 공수처장이 윤석열 선대본부장을 맡은 것이라고 밝혔다. 전 전 의원은 공수처가 정식입건해서 수사 중인 사안이 옵티머스 불기소와 한명숙 모해위증교사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은 즉각 비판 메시지를 냈는데 나경원 후보는 “신(新)독재 플랜이 다시 시작된 것”이라며 “묵과할 수 없는 정치보복”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준석 후보도 페이스북을 통해 “시험대에 오른 건 윤 전 총장이 아니라 공수처”라며 “권력의 압박에서 자유롭게 이 사안을 다룰 수 있는지, 수사능력이 있는지에 대해 국민이 지켜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호영 후보는 “문재인 정권이 드디어 본색을 드러냈다. 윤 전 총장을 향한 정권의 마각을 본격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며 “‘윤석열 찍어내기’에 이은 ‘윤석열 죽이기’ 플랜”이라고 했다. 한편 윤 전 총장 측은 공수처 수사 착수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기로 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1년이나 끌었는데 용두사미로… ‘검찰 개혁’ 부메랑 된 ‘옵티머스’

    1년이나 끌었는데 용두사미로… ‘검찰 개혁’ 부메랑 된 ‘옵티머스’

    “검찰의 엄정한 수사에 어느 것도 성역이 될 수 없다. 빠른 의혹 해소를 위해 청와대는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라.” 지난해 10월 14일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관계자들의 검찰 수사 협조와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지시했다. 이는 각각 피해규모만 1조 6000억원과 1조 2000억원대에 달하는 라임·옵티머스 자산운용의 금융사기 수사에 대한 대통령의 첫 언급이었다. 특정 사건 수사를 두고 이례적으로 대통령까지 엄정 수사를 지시하면서 검찰은 수사 범위를 대폭 확대했다. 특히 서울중앙지검이 수사 중이던 옵티머스 수사는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특별수사단급 수사팀 확대를 지시하면서 초대형 정·관계 로비 수사로 번졌다. 하지만 지금까지 검찰이 보여 준 수사 결과물은 변죽만 잔뜩 울린 ‘용두사미’ 수사로 마무리되는 형국이다.●금융권 관계자 ‘환매대금 돌려막기’로 기소 30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 주민철)는 지난 28일 옵티머스 펀드 수탁사인 하나은행 직원들을 펀드 환매대금 돌려 막기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또 옵티머스 펀드를 판매한 NH투자증권 직원들과 옵티머스에 거액을 투자한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관계자 등도 함께 기소했다.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 등 이미 구속 기소된 옵티머스 경영진과 이들 사이에 위법한 유착이 있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우선 하나은행 수탁영업부 직원 조모씨 등 2명을 자본시장법 위반과 업무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하나은행도 양벌규정에 따라 함께 기소했다. 조씨 등은 2018년 8∼12월 3차례에 걸쳐 수탁 중인 다른 펀드 자금을 이용해 옵티머스 펀드 환매대금 92억원을 돌려 막기하는 데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옵티머스 측에서 펀드 환매대금이 제때 들어오지 않자 다른 펀드의 자금을 빼 옵티머스 펀드 투자자에게 수익으로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조씨는 지난해 5월 금융감독원의 문제 제기로 옵티머스 펀드가 비정상적으로 운용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수탁 계약을 맺어 143억원 규모의 펀드 사기가 가능하도록 방조한 혐의도 추가됐다.검찰은 옵티머스 펀드를 판매한 NH투자증권과 회사 상품기획부서에서 근무한 직원 3명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공공기관 매출채권이라 확정수익이 난다”며 옵티머스 펀드를 판매한 뒤 실제 목표수익에 미달하자 펀드 투자자들에게 1억 2000만원 상당의 수익을 사후 보전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자본시장법은 투자자가 입은 손실을 사후에 보전해 주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전파진흥원 소속 최모 전 기금운용본부장은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최 전 본부장은 옵티머스 펀드가 확정 수익형이 아닌 것을 알고도 확정형 상품에 투자하는 것처럼 서류를 꾸며 정상적인 기금 운용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 전 본부장은 앞서 구속 기소된 정영제 전 옵티머스대체투자 대표로부터 금품을 받고 전파진흥원 자금을 투자한 의혹도 받고 있지만, 검찰은 해당 의혹은 이번 기소에 포함하지 않고 계속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수사 핵심 의혹인 정관계 로비는 발표서 빠져 검찰의 옵티머스 수사 관련 추가 기소 발표는 어느 정도 예고된 수순이었다. 전국 최대 검찰청이자 주요 정치·경제 관련 사건이 집중된 서울중앙지검은 6월 초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의 취임과 곧바로 이어질 검사장급 검찰 인사를 대비한 듯 최근 연이어 주요 수사 처분 결과를 발표해 왔기 때문이다. 법조계 등에서는 지난해 6월 강제수사에 착수해 1년 가까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옵티머스 수사가 금융권 관계자 등 추가 기소 수준으로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실제 검찰의 추가 기소 범위는 옵티머스의 펀드 사기 설계와 실행과는 거리가 있는 펀드 판매 영역인 하나은행과 NH투자증권 등 금융권 관계자들과 전파진흥원 정도에 그쳤다. 이번 수사에 있어 핵심 의혹인 정·관계 로비와 관련된 내용은 검찰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검찰 측은 ‘해당 의혹은 계속 수사 중인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수사팀의 이번 추가 기소가 사실상 옵티머스 수사의 종결로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검찰은 통상 여론의 이목이 쏠렸던 사건은 ‘중간 수사결과 발표’ 형식을 통해 추가 기소자와 주요 혐의를 밝히고, 사법처리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의혹과 관련해서는 “수사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대응해 왔기 때문이다. 또 정·관계 로비 의혹과 관련해 초기부터 실명이 공개됐던 ‘옵티머스 자문단’에 대한 수사도 이렇다 할 진전을 보이지 못하면서 수사팀이 사실상 ‘혐의없음’으로 결론 낸 게 아니냐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애초 옵티머스 일당의 금융사기에 방점이 찍힌 검찰 수사는 지난해 10월 초 정·관계 고위 인사들의 옵티머스 경영 관여 정황이 담긴 옵티머스 내부 문건을 검찰이 확보하면서 전방위 정·관계 로비 수사로 확대됐다. ‘펀드 하자 치유 관련’이라는 제목의 문건에는 “이혁진(옵티머스 전임 대표) 문제의 해결 과정에서 도움을 줬던 정부 및 여당 관계자들이 프로젝트 수익자로 일부 참여하고 펀드 설정 및 운용 과정에도 관여되다 보니 정상화 전 문제가 불거진 경우 권력형 비리로 호도될 우려가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와 양호 전 나라은행장, 채동욱 전 검찰총장 등이 옵티머스 자문단으로 활동한 것으로 거론됐다. 이 문건 외에 김 대표의 사무실 컴퓨터에서는 정·관계 주요 인사들의 이름과 연락처가 저장된 파일까지 나오면서 의혹은 더욱 짙어졌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권력형 게이트’로 규정하고 특검 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김재현 “로비명단이라는 파일은 전화번호부일 뿐” 하지만 애초 제기된 의혹과 달리 ‘펀드 하자 치유’ 문건은 당시 금감원의 조사를 앞두고 김 대표가 내부 문제 해결을 위해 작성한 아이디어 수준 서류다. 김 대표는 이 문건을 윤석호(구속기소) 옵티머스 이사와 2대 주주 이동열(구속기소) 대부디케이에이엠씨 대표에게 보여 준 뒤, 역효과를 우려하는 지적에 그 자리에서 찢어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로비 명단’으로 알려졌던 파일은 김 대표가 평소 사업에 도움을 받거나 활용할 목적으로 수집해 온 전화번호부에 불과하다는 게 김 대표 측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 3월과 4월 초 양 전 행장과 이 전 부총리를 각각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고, 채 전 총장에 대한 직접 조사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 전 행장과 이 전 부총리의 경우 소환조사 이후 지금까지 피의자 전환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혐의 종결 가능성이 거론된다. 채 전 총장 역시 전직 검찰총장을 소환할 정도의 혐의점조차 없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지금까지 옵티머스 관련 수사로 기소된 고위급 인사는 옵티머스 측에서 뒷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난 윤모 전 금융감독원 국장 정도다. 청와대와 여권 인사 관여 의혹이 제기된 이번 수사가 현재 수준에서 마무리된다면 권력형 게이트라던 옵티머스 수사는 정부와 여당의 검찰개혁 명분이라는 부메랑으로 다시 검찰을 향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 출신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옵티머스 수사는 청와대와 여당 인사가 거론되면서 대통령까지 입장을 표명하게 한 수사였다”면서 “지금까지의 수사 결과만 놓고 본다면 그 실체에 비해 과도한 수사가 아닌가 하는 인상을 지울 수 없고, 이대로라면 검찰도 쉽게 ‘종결’을 인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서울 ‘자사고 취소’ 불복 마지막 소송도 학교 측 승리…안산 동산고 내달 선고

    서울 ‘자사고 취소’ 불복 마지막 소송도 학교 측 승리…안산 동산고 내달 선고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 취소해 불복해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경희고와 한대부고가 1심에서 승소했다. 이로써 부산 해운대고에 이어 서울 소재 8개 자사고 모두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내달 17일로 예정된 경기 안산동산고까지 1심에서 승소하면 자사고 관련 소송에서 시도교육청이 모두 패소하게 되지만, 자사고 단체에서 청구한 헌법소원이 남아있어 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 안종화)는 28일 경희학원(경희고)와 한양학원(한대부고)이 서울시교육감을 상대로 제기한 자사고 지정취소처부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서울에서 자사고 지정취소처분 취소 1심 소송에서 학교 측이 승소한 건 이번이 4번째다. 앞서 배제·세화고, 숭문·신일고, 중앙·이대부고가 각각 같은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서울 소재 8개 학교가 모두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교육계나 법조계에서도 이번 소송에서 학교 측이 승소할 거란 전망이 우세했다. 지난해 12월 부산 해운대고(동해학원)가 부산시교육감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승소한 후 서울 소재 자사고들이 이따라 승소 판결을 받았기 때문이다. 당시 부산지법은 “일부 평가 기준·지표 신설 또는 변경이 해운대고에 현저히 불리한 것으로 예측하기 어려웠다”면서 자사고 운영성과평가(재지정평가)상 절차적 문제를 지적했다. 올해 2월 서울 소재 자사고 중 첫 승소 판결을 받아 든 배재·세화고 사건을 맡은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당시 부장 이상훈)는 “교육청은 2019년 재지정 평가 때 교육청 재량지표와 ‘감사·지적사례’ 평가 지표 등 여러 지표·기준에 중대한 변경을 가했다”면서 “평가 대상 기간이 이미 도과한 후 해당 기준을 소급 적용한 뒤 ‘자사고 지정 목적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평가한 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평가에 따른 취소 처분은 ‘예상할 수 없는 불이익을 가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경희·한대부고에 대한 법원의 1심 판단에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올해 초 1심 결과가 나온 배재고·세화고와 숭문·신일고 소송의 경우 교육청 측에서 이미 항소해 서울고법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다. 두 사건은 각각 행정7부와 행정11부에 배당됐으며 아직 변론기일은 잡히지 않았다. 지난 14일 1심 선고가 난 중앙·이대부고의 경우 아직 항소장이 제출되지 않은 상태다. 서울시교육청은 재판 진행의 효율성 등을 감안해 이들 사건을 하나로 병합해 달라는 신청을 할 계획이지만 신청을 받아들일지 여부는 법원이 결정하게 된다. 다음달 17일로 예정된 경기 안산고 소송도 학교의 승소로 끝날 가능성이 높지만 재판부마다 독립된 판결을 내린다는 점에서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다만 학교 측이 승소할 경우 전국 3개 시도 교육청이 자사고 소송에서 모두 1심에서 패소하게 되기 때문에 교육청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승소 판결에도 자사고 지위가 유지되는 건 오는 2025년 2월까지라는 점에서 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교육부는 앞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전국의 모든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를 2025년 3월 1일까지 한꺼번에 일반고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에 수도권 자사고와 국제고 24개 학교의 학교법인이 “헌법상 보장된 사립학교 운영의 자유와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지난해 5월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해당 헌법소원은 전원재판부에 회부돼 심리중이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소송은 이겼지만 간판 내려놓는 학교도 … 기로에 놓인 자사고

    소송은 이겼지만 간판 내려놓는 학교도 … 기로에 놓인 자사고

    서울 자율형 사립고(자사고)와 서울시교육청 간 행정소송 1심이 자사고의 ‘4전 4승’으로 마무리됐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학생 모집이 어려워지면서 자사고 간판을 내려놓는 학교들도 잇따르고 있다. 2025년 일반고 전환과 고교학점제 시행 등 자사고를 둘러싼 정책 변화 속에 자사고가 지금처럼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8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행정법원은 경희대와 한대부고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경희학원과 한양학원이 “자사고 지정을 취소한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서울시교육감을 상대로 낸 소송에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로서 2019년 서울시교육청이 운영성과평가를 통해 지정 취소 처분을 내린 경희·배재·세화·숭문·신일·중앙·이대부고·한대부고 8개교가 모두 1심에서 승소했다. 부산교육청으로부터 지정 취소 처분을 받은 부산 해운대고도 지난해 12월 승소했으며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지정 취소 처분을 받은 안산동산고가 낸 소송의 1심 판결은 다음달 나온다. 한편에서는 자사고 지위를 내려놓고 일반고로 자진 전환하는 학교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27일에는 서울 동성고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가톨릭학원이 이사회를 열고 동성고를 내년부터 일반고로 전환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동성고는 “2025년 일반고 전환과 고교학점제 시행, 고교 무상교육 등의 정책 변화가 자사고를 유지하는 데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면서 “최근 몇 년 간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일반고 전환 배경을 밝혔다. 2020학년도에는 서울 경문고 등 전국적으로 4곳이 일반고로 자진 전환했으며 포스코교육재단 산하 포항제철고와 광양제철고도 일반고 전환을 추진한 바 있다. ‘명문대 코스’로 여겨지며 한때 인기가 치솟았던 자사고의 입학 경쟁률은 매년 하락세다. 서울지역 광역단위 자사고(하나고 제외)의 일반전형 경쟁률은 2017년 1.70대1에서 2021년 1.09대1로 하락했다. 2020학년도에는 7곳, 2021학년도에는 절반(10곳)이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학령인구 감소와 일반고 전환 정책으로 인한 불안감, 고교 무상교육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단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수시모집 위주의 대입지형에서 수능 대비 교육에서 강점을 보여 온 자사고가 특별히 유리하지 않다는 한계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정시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학교는 강남 일반고라는 대체제가 있다”면서 “비싼 학비에 비해 대입에서 크게 실익이 없다는 인식이 확산됐다”고 말했다. 국가교육위원회 설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도 자사고에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지난 13일 국회 교육위원회 안건조정위를 통과하면서 정부의 목표인 ‘국가교육위 연내 출범’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국가교육위 위원 21명 중 대통령이 지명하는 5명과 여당이 추천하는 4명, 교육부 차관까지 정부와 여당 측 위원이 10명으로, 국가교육위는 현 정부가 추진하는 교육 정책을 재적위원의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하는 데에 유리한 조건이 만들어진다. 내년 대선 전 국가교육위가 출범하고 ‘고교 서열화 해소’를 포함한 교육 정책을 의결하면 정권이 바뀌더라도 뒤집을 수 없게 된다. 이렇게 되면 2025년 일반고 일괄 전환을 무위로 돌릴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사립 외고, 국제고와 함께 헌법재판소에 제기한 헌법소원 뿐이다. 행정소송에서는 자사고 운영성과평가의 절차적 하자 여부를 따지지만, 헌법소원에서는 교육의 공공성이라는 가치를 고려하는 만큼 헌재가 자사고에 유리한 판단을 내리리라 장담하기 어렵다. 이번 행정소송 결과와는 별개로 학생 모집의 어려움과 재정 부담 등을 이유로 일반고로 자진 전환하는 자사고들이 줄을 이을 것이라는 게 교육계의 중론이다. 고교학점제 시행에 맞춰 선제 대응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위기감도 높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일부 자사고는 일반고만 참여할 수 있는 고교학점제 선도학교나 연구학교에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면서 “학교 울타리를 열어 교육 자원을 공유하는 흐름을 거스르며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기에는 재정 상황이 안 좋은 학교들은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자사고 소송에서 ‘4전 전패’한 서울시교육청이 2심과 3심까지 장기간 소송을 이어갈지 여부도 논쟁거리다. 서울시교육청은 네 번의 1심 판결에 대해 모두 항소하기로 했으나, 효율성을 고려해 사건을 병합하겠다는 방침이다. 소송이 길어질수록 예산과 행정력이 소모되는 탓에 소송을 취하하는 편이 낫다는 목소리도 조심스레 나온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교육청이 항소를 하지 않는다면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서 교육청의 과오가 있었다고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 되는 탓에 항소를 취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사고 재지정평가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근거한 절차인데다, 매 평가마다 평가 일정과 지표 설정 등 전반에 걸쳐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이 공동으로 설계하고 있어 각 시도교육청은 2019년 재지정평가 역시 적법한 절차였음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김성천 한국교원대 교육정책전문대학원 교수는 “소송 결과가 어떻게 되든 2025년 일반고로 전환한다는 건 기정 사실화됐다”면서 “일반고로 전환하는 자사고에 예산 지원과 행정적 뒷받침을 적극적으로 해 자발적 전환을 유도하는 데에 행정력을 쏟는 게 나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헌재 “국가 위자료 청구 제한 5·18보상법 위헌”…민주화 보상금 받아도 정신적 배상 길 열렸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피해 보상금을 받으면 국가를 상대로 정신적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못하도록 한 법률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7일 ‘구 광주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 등에 관한 법률 16조 2항’(이하 5·18 보상법)에 대한 위헌법률 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 법 조항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피해자가 보상금 지급에 동의하면 민사소송법상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다고 보고 국가에 별도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헌재는 “개인의 기본권 보호의무가 있는 국가가 민주화운동 피해자의 국가배상청구권 행사를 금지하는 것은 헌법의 취지에 반한다”고 판시했다. 헌재는 “5·18보상법은 보상금을 산정할 때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을 전혀 반영하고 있지 않다”며 “정신적 손해와 무관한 보상금을 지급해 놓고 배상 청구를 금지하는 것은 공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적절한 배상을 받지 않았음에도 손해배상 청구권이 박탈되는 것으로, 제한의 정도가 지나치게 크다”고 지적했다. 앞서 국가 보상금을 받은 광주민주화운동 피해자인 이모씨 등 5명은 2018년 12월 국가를 상대로 군 수사관의 가혹행위 등으로 발생한 정신적 피해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이들은 소송 과정에서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없도록 한 이 법 16조 2항이 위헌이라며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다. 광주지법은 이를 받아들여 2019년 5월 헌재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헌재는 2018년 8월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 18조 2항’에 대해서도 같은 취지의 위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당시 헌재는 “보상금에는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이 포함되지 않아 이에 대한 국가 배상청구를 금지하는 것은 가혹하다”고 판단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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