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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 뺀 조국, 딸 집 현관문에 찍힌 기자 결국 고소(종합)

    칼 뺀 조국, 딸 집 현관문에 찍힌 기자 결국 고소(종합)

    “취재 자유에 주거 침입은 없다”조국, 지난 7일 딸이 촬영한 영상 공개등장한 기자 중 1명 특정해 고소 조국 전 장관의 딸 조모 씨는 최근 자신의 집 앞을 찾아왔던 기자를 특정하고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국 전 장관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해 9월 이틀에 걸쳐 제 딸이 사는 오피스텔 1층 보안문을 허락 없이 무단으로 통과하여 딸의 주거 초인종을 수차례 누르고 문을 두드리고 문을 열어달라고 요구하는 기자 2인의 동영상을 올린 후, 많은 분이 이 중 한 명의 신상을 알려줬다”며 “수고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조 전 장관은 “한 명은 육안으로 보아도 모 종편 소속 X 기자임이 분명했다”면서도 “단, 수사기관이 신상을 최종적으로 확정하지 않았으므로 X 기자로 표시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에 제 딸은 X기자 및 성명 불상 기자를 형법 제319조 주거침입죄 및 제262조 폭행치상죄로 경찰에 고소했다. 고소장과 함께, 공개하지 않았던 딸이 찍어 놓았던 X 기자의 주차장에서의 모습 및 X 기자의 차 문 밀침으로 인하여 발생한 딸의 두 다리 상처 사진 등이 증거로 제출됐다”고 했다. 이어 “X 기자를 수사하면 동행한 기자 신상은 쉽게 파악될 것”이라며 “제 딸은 단지 자신에 대한 과잉취재에 대하여 주의를 환기하고 경고를 주기 위해서만 고소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조국 전 장관은 “제 딸은 근래 자주 발생하는 혼자 사는 여성 대상 범죄에 대한 강력한 법 집행을 희망하고 있다. 취재의 자유가 주거침입이나 폭행치상을 포함하지 않음은 분명히 한다”고 했다. 조국 전 장관은 앞선 7일 자신의 딸이 찍은 영상을 페이스북에 공개한 바 있다. 해당 영상에는 두 명의 기자가 조국 전 장관 딸의 집 앞에서 초인종을 누르는 장면이 담겼다. 조국 전 장관 지지자들은 해당 영상에 등장하는 기자들 중 한 명을 특정했다.조국, 연일 언론 향해서 불만 토해 앞서 조 전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이 흘려준 정보를 그대로 받아 쓴 언론은 재판은 물론 기소도 되기 전에 저에게 ‘유죄낙인’을 찍었다”며 “올해 들어 문제의 사모펀드 관련 1심 재판부는 저나 제 가족이 이 펀드의 소유자, 운영자가 아님을 확인했지만 작년에는 거의 모든 언론이 ‘조국 펀드’라고 명명해 맹비난했다”고 지적했다. 또 “작년 하반기 법무부장관으로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수사 과정에 어떠한 개입도 하지 않았다. 가족들 모두 ‘멸문지화’(滅門之禍)를 꾀하는 검찰 수사를 묵묵히 받았다”며 “유례없는 수사 행태에 항의하기 위해 제가 헌법적 기본권인 묵비권을 행사했다고 그걸 비난하는 지식인과 언론인이 등장하더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현재 진행 중인 재판에 성실하고 겸허히 임할 것”이라며 “대법원과 판결까지 얼마가 걸릴지 모르지만,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사실과 법리에 기초해 철저히 다투겠다”고 덧붙였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김정은을 이겼다” 국군포로들, 김정은 손배소 첫 승소(종합)

    “김정은을 이겼다” 국군포로들, 김정은 손배소 첫 승소(종합)

    휴전협정에도 북한에서 강제노역 생활법원, 원고 승소 판결…청구 모두 인용북한 공탁금 20억 원에 채권 추심 계획한국전쟁 당시 북한군에 포로로 잡혀 강제 노역을 했던 참전 군인들이 북한 정부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상대로 소송을 내 이겼다. 북한과 김 위원장을 상대로 제기된 최초의 손해배상 소송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진 것이다. 7일 서울중앙지법 민사47단독 김영아 판사는 국군포로 출신 한모(86)씨와 노모씨가 북한과 김 위원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김 판사는 북한과 김 위원장이 공동해 한씨와 노씨에게 각 2100만원씩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승소 판결이 나오자 법정에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기자회견에서 한씨는 “변호사님들이 다 협조해줘서 오늘 좋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생각한다”며 “문제는 정치권이나 사회가 국군포로 문제에 관심이 없어 섭섭하다”고 토로했다. 한씨 등의 대리인은 “앞으로도 북한이 우리 법정에 피고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 판결”이라며 “향후에도 북한과 김 위원장이 저지른 불법행위에 대해 우리 법정에서 직접 민사책임을 물을 수 있는 길을 열어준 이정표적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은 우리 헌법하에서 국가가 아니지만 북한이라는 하나의 단체, 법적인 성격은 비법인사단이기 때문에 우리 법원이 재판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했다. 수령인 김 위원장에 대해 마찬가지로 지급하라고 한 것이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북한과 김 위원장을 상대로 손해배상액을 집행하는 과정에 대해 대리인은 법원에 공탁된 수령 주체가 북한으로 돼 있는 20억 원에 채권을 추심 해 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05년 임종석 대통령비서실 외교안보특별보좌관 주도로 만들어진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을 통해 북한과 저작권료 협약이 맺어졌고, 실제 2008년까지 저작권료가 지급됐다. 하지만 2008년 금강산 피살 사건이 터지면서 대북송금이 차단됐고, 이에 2008~2019년 원래 북한에 지급될 예정이었던 저작권료 약 20억 원이 법원에 공탁돼 있다고 한다. 공탁금의 수령 주체는 북한이다. 대리인은 “향후 계속적으로 북한과 김 위원장의 재산을 추적해 집행함으로써 북한으로의 자금 유입을 차단함과 동시에 북한의 불법행위로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에게 손해배상이 조금이라도 이뤄지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한씨, 탄광 노동자 생계유지…지난 2001년 탈북 한씨 등은 국군으로 1950년 6·25전쟁에 참전해 포로로 잡혀간 뒤 내무성 건설대 등 강제노역을 했다고 주장하며 2016년 10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한씨 등은 김일성 북한 주석에 대해 1953년부터 1994년 7월 사망까지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으로 각 5억1000만 원,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에 1994년 7월부터 탈북시점인 2000~2001년까지 손해배상 책임 각 9000만 원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김 주석과 김 전 위원장의 수령 지위를 상속한 김 위원장에 대해 지위의 상속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물으며 손해배상액을 한씨와 노씨 각 2100만 원씩, 총 4200만 원으로 산정했다. 한씨는 1951년 포로로 붙잡혀 휴전협정이 맺어진 뒤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북한이 놓아주지 않았다. 한씨는 북한 사회에 편입돼 탄광 노동자로 생계를 유지하다가 지난 2001년 50여 년 만에 탈북해 남쪽으로 돌아왔다. 노동력 착취 목적으로 자유를 억압하고 충분한 음식을 제공하지 않은 채 노예처럼 부리는 강제노동은 노예제를 금지하는 국제관습법과 강제노동 폐지를 규정하는 ‘국제노동기구 29조’ 조약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 민법 750조의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형사적으로도 반인도적 범죄행위라고 지적했다. 민법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권은 피해자가 손해와 가해자를 인식한 날로부터 3년 이내에 행사해야 한다. 하지만 한씨 측 대리인은 위안부 판결과 같이 그동안 한씨 등이 권리행사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같은 시효 문제가 적용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문소영 칼럼] 이재용 부회장, 한국경제 대들보 되려면

    [문소영 칼럼] 이재용 부회장, 한국경제 대들보 되려면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지난 6월 29일 성명서를 냈다. ‘이재용씨는 욕심을 비우고 양심을 찾으시오’라는 제목으로 200자 원고지 24장, 13개 문단, 4789자로 구성돼 있다. 사제단은 2008년 4월 23일 ‘삼성특검과 삼성그룹의 경영쇄신안에 대한 입장’이란 성명을 마지막으로 세속의 일을 멀리했다. 그런데 12년 만에 세속에 재등장한 것이다. 그 3일 전인 지난 6월 26일 대검 수사심의위원회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불법 경영승계 의혹’에 대해 이 부회장과의 관련성이 없다며 검찰에 수사중단과 불기소를 ‘권고’한 것이 재등장의 배경이다. 수사심의위는 검찰개혁 차원에서 문재인 정부에서 신설한 제도다. 검찰의 기소권 남용으로 억울한 피의자가 나오는 것을 방지하려는 의도다. 그런데 이번 권고 결정은 “법 앞의 평등”이라는 헌법 정신을 놓친 것 같다. 이 제도의 도입에 기여한 박준영 재심전문 변호사도 “제도를 제대로 말아먹었다”며 분개했다. 또 수사심의위의 인적 구성도 ‘친삼성 발언’을 일삼는 문제적인 인물들로 돼 있었다. 수사심의위의 결정은 공정성을 의심받고 있다. 이 수사심의위에 오른 ‘이 부회장 불법승계 논란’은 2015년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의 승인이 시작이었다. 그 합병은 거래소의 기준에 부합했으나 당시 시장에서는 두 회사 주식의 합병 비율이 부적절하다는 평가가 파다했다. 삼성물산의 주가는 지나치게 억눌렸고, 제일모직의 주가는 고평가됐다는 것이다. 제일모직이 소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6조 6000억원으로 평가해 반영한 덕분이었다. 3년 뒤 2018년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4조 5000억원 규모의 분식회계를 했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합병에 국민의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이 동원된 탓에 관심은 크게 확대됐다. 삼성의 승계를 위한 불법·편법행위 의혹은 2015년이 처음도 아니다. 사제단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아버지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60억원을 물러받아 20년 만에 9조원으로 불렸다. 이 환상적인 재테크는 사실 ‘얌체짓’ 덕분인데, 1996년 에버랜드 전환사채(CB)의 헐값 발행과 헐값 전환으로, 1999년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 발행 등이 이 부회장 부의 근원이다. 한국 최고 기업의 계승자가 되는 과정에서 이 부회장은 증여세 16억원만 냈으니, 중견기업인 오뚜기가 상속세를 1500억원을 낸 사실을 감안하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도 당시 대법원은 “편법이나 불법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한국의 기업과 시장 관계자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경제를 살려야 한다’며 법원이 면죄부를 발행했고, 이런 법원의 판단이 한국의 자본주의 질서를 밑바탕부터 흔들어 놓고 있다는 것을! 불법을 저지르고 적발돼도 최종적으로 단죄되지 않기에 삼성의 불법적 행위는 반복된다는 것을! 이러니 이 부회장이 지난 5월 “더는 불법을 저지르지 않겠다”고 약속해도 신뢰할 수 없는 것이다. 지난 6월 11일 대법원은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건’ 판결문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합병 등을 이용해 경영권 승계를 목표”로 “미래전략실 주도하에 승계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고, 친대기업 성향의 박근혜 정부를 이용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최순실에게 뇌물 16억 2800만원을 준 것은 승계 작업을 둘러싼 부정한 청탁이었다”고 판단했다. 이런 만큼 검찰은 추호의 흔들림 없이 이 부회장을 법과 원칙에 따라 기소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를 살리겠다며 이 부회장을 국내외에서 자주 만날 때 언론들은 면죄부가 될까 걱정했는데, 그 걱정이 현실화한다면 적폐청산의 정신, 촛불혁명의 정신은 후퇴하게 된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성명을 낸 6월 29일은 어떤 날인가. 종교적으로는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대축일’이겠으나, 세속적으로는 ‘신군부’ 전두환·노태우가 1987년 민주항쟁에 굴복해 ‘6·29선언’을 한 날이다. 한국이 자본주의 국가로 잘 성장하려면 이번 기회에 반(半)봉건적이고, 반자본주의적이며, 반국가적인 행태를 끊고 가야 한다. 2015년 이 부회장이 자신의 경영 승계를 위해 합병 과정에서 불법회계와 주가조작 등을 주도했다면 그 ‘불법적 행위’는 법정에서 경중을 다투는 게 맞다. 포스트 코로나의 뉴노멀은 ‘삼성 총수’에 대한 법치 바로 세우기로 시작할 수 있다. 그 과정을 밟아야만 대한민국과 삼성의 미래가 밝아진다. symun@seoul.co.kr
  • 6개월 뒤 사라지는 ‘낙태죄’… 여성 건강권 보장 법개정 시급

    6개월 뒤 사라지는 ‘낙태죄’… 여성 건강권 보장 법개정 시급

    올해 12월 31일까지 ‘마감시한’이 붙은 법안이 있다. 임신중지를 처벌하는 ‘낙태죄’가 그 주인공이다.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4월 형법의 임신중지 처벌 조항을 헌법불합치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처벌 조항은 시한을 넘기면 효력을 잃는다. 하지만 국회가 선제적인 법개정을 통해 임신중지 가능 기간, 사유 등을 명확히 규정하지 않으면 여성의 건강권 보장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헌재가 헌법불합치를 결정한 임신중지 처벌 조항은 형법 269조와 270조다. 269조 ‘자기낙태죄’는 ‘임신한 여성이 낙태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했다. 270조 ‘업무상 동의낙태죄’는 ‘의사·한의사·조산사 등 의료진이 임신한 여성의 동의를 받아 낙태 시술을 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하도록 명시했다. 또 헌재 결정 대상은 아니었지만 이와 함께 낙태죄 처벌 예외 사유를 나열한 모자보건법도 개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21대 국회에는 아직 헌재의 결정을 뒷받침할 수 있는 형법 개정안이 한 건도 발의되지 않았다. 그나마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지난 16일 모자보건법 제14조에서 ‘우생학적·유전학적 정신장애·신체질환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이것도 헌재가 지적한 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룬 것은 아니다. 이 같은 사정은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발의한 형법 개정안과 모자보건법 개정안이 전부였지만 소관 상임위에서 단 한 차례 논의된 뒤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민주당은 지난 29일 국회 원 구성이 마무리된 만큼 지금부터 임신중지 관련 논의에 속도를 붙이겠다는 생각이다. 보건복지위원회와 여성가족위원회 등 연관 상임위를 중심으로 논의해 올해 안에 법 개정을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가위 소속 한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낙태죄 폐지는 시한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정부와 소통하며 논의를 이어 가고 있다”며 “정부입법과 의원입법 모두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6개월 뒤 사라지는 ‘낙태죄’… 여성 건강권 보장 법개정 시급

    6개월 뒤 사라지는 ‘낙태죄’… 여성 건강권 보장 법개정 시급

    올해 12월 31일까지 ‘마감시한’이 붙은 법안이 있다. 임신중지를 처벌하는 ‘낙태죄’가 그 주인공이다.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4월 형법의 임신중지 처벌 조항을 헌법불합치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처벌 조항은 시한을 넘기면 효력을 잃는다. 하지만 국회가 선제적인 법개정을 통해 임신중지 가능 기간, 사유 등을 명확히 규정하지 않으면 여성의 건강권 보장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헌재가 헌법불합치를 결정한 임신중지 처벌 조항은 형법 269조와 270조다. 269조 ‘자기낙태죄’는 ‘임신한 여성이 낙태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했다. 270조 ‘업무상 동의낙태죄’는 ‘의사·한의사·조산사 등 의료진이 임신한 여성의 동의를 받아 낙태 시술을 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하도록 명시했다. 또 헌재 결정 대상은 아니었지만 이와 함께 낙태죄 처벌 예외 사유를 나열한 모자보건법도 개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21대 국회에는 아직 헌재의 결정을 뒷받침할 수 있는 형법 개정안이 한 건도 발의되지 않았다. 그나마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지난 16일 모자보건법 제14조에서 ‘우생학적·유전학적 정신장애·신체질환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이것도 헌재가 지적한 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룬 것은 아니다. 이 같은 사정은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발의한 형법 개정안과 모자보건법 개정안이 전부였다. 자기낙태죄, 동의낙태죄 규정을 삭제하고 임신 14주 이내 인공임신중절을 가능토록 하는 내용이었지만 소관 상임위에서 단 한 차례 논의된 뒤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민주당은 지난 29일 국회 원 구성이 마무리된 만큼 지금부터 임신중지 관련 논의에 속도를 붙이겠다는 생각이다. 보건복지위원회와 여성가족위원회 등 연관 상임위를 중심으로 논의해 올해 안에 법 개정을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가위 소속 한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낙태죄 폐지는 시한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정부와 소통하며 논의를 이어 가고 있다”며 “정부입법과 의원입법 모두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여론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5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발표한 ‘21대 국회, 국민이 바라는 성평등 입법과제’에 따르면 ‘낙태행위를 처벌하는 조항을 전면 폐지하고, 낙태에 대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문항에 응답자 중 82.0%가 찬성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경기도의회 정승현·김강식·이혜원 의원 제8회 우수의정대상 수상

    경기도의회 정승현·김강식·이혜원 의원 제8회 우수의정대상 수상

    경기도의회 기획재정위원회(위원장 정대운) 소속 정승현(민주, 안산4), 김강식(민주, 수원10), 이혜원(정의, 비례) 의원이 지난 17일 제8회 우수의정대상을 수상했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은 우수의정대상은 전국 시·도 의회의장협의회에서 주민들에게 지방의회와 지방의원의 역할을 홍보하고 시·도 의원에게는 보람과 자긍심을 부여하기 위해 의정활동 수행이 우수한 지방의원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이창균 의원은 지난 1년간의 노력을 인정받아 수상하게 되었다. 경기도의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는 정승현, 김강식, 이혜원 의원이 선정되어 총 3명의 위원이 제8회 우수의정대상을 수상하는 기쁨을 누렸다. 정승현 의원은 남북관계와 행정환경 변화를 반영해 경기도의 주체적인 역할을 강조하고 평화통일 교육을 활성화하는 내용을 담아 ‘경기도 남북교류협력 증진에 관한 조례’를 전부 개정하는 등 활발한 입법 활동을 했다. 또 기획재정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위원회의 소통과 화합을 이끌어 내며 상생의정의 모범을 보였다. 김강식 의원은 ‘경기도 사무위탁 조례’ 개정안 및 ‘국고보조사업자의 정산보고서 검증 제도 개선을 위한 보조금법 개정 촉구 건의안’ 등을 대표발의 하며 사업 정산보고서의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검증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등 왕성한 의정활동을 하였다. 또 청년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청년문제를 해결하고 청년 정책의 발전을 도모하고자 노력한 공적을 인정받아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이혜원 의원은 ‘경기도 공공기관 임원 최고임금에 관한 조례안’, 일명 ‘살찐 고양이 조례’를 대표 발의하여 경기도 공공기관 임원의 연봉을 최저임금의 7배 이내로 제한하는 근거를 마련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균형성장, 적정한 소득분배 유지 등을 규정한 헌법 119조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노력한 공로가 인정되었다. 의원들은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되어 기쁘면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도민의 행복과 지역 발전을 위하여 더욱 열심히 하라는 뜻의 상이라고 받아들이고,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민생 중심의 더 좋은 의정활동으로 보답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기본소득제와 전국민 고용보험제/문소영 논설실장

    [씨줄날줄] 기본소득제와 전국민 고용보험제/문소영 논설실장

    ‘약자와의 동행’을 내건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기본소득제를 공론장에 다시 띄웠다. “배고픈 사람이 빵집을 지나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빵을 보고 먹고 싶어 한다. 그런데 돈이 없어 먹을 수 없다. 그 사람에게 무슨 자유가 있겠나”라며 통합당의 경제정책의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다. 기본소득제를 도입하되 수혜의 범위는 재원의 규모에 따라 절충할 것으로 보인다. 6공화국 헌법으로 불리는 현행 헌법의 경제민주화 조항 119조 2항의 설계자다운 담대한 발상이다. 기본소득제는 4년 전인 2016년 김 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에서 비대위 대표를 할 때 처음 내놓은 정책이다. 그해 총선에서 승리한 김 위원장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언급했다. 당시 민주당 내부에서도 ‘기본소득제 시행은 시기상조’라며 연설문에서 빼야 한다는 주장이 적지 않았지만, 당시 연설문에서 ‘기본소득’은 살아남아서 의제가 됐다. 청와대와 민주당은 통합당 제안에 “시기상조”라는 반응을 보였다. 4년 만에 여야가 복지정책에서 공수가 바뀐 것이다. 이런 전환은 ‘위기의 정당 해결사’가 존재하는 특이한 한국적인 정치 상황이 아니면 이해하기 어렵다. 코로나19 사태로 경제적 위기에 빠진 국민을 돕기 위해 일회성으로 ‘긴급재난기금’을 모든 가구에 주자는 논의를 두고 소득하위 70%에 한정해야 한다거나, 현금 살포식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았던 상황에서 기본소득제 도입은 사회적 공감대를 얻기 쉽지 않은 정책이다. 기본소득은 전 국민에게 조건 없이 빈곤선 이상으로 살기에 충분한 월간 생계비를 지급하는 대표적인 보편적 복지이다. 선별적 복지를 주장해 온 통합당이 이 정책을 어떻게 전개해 갈지 궁금하다. 기본소득제 도입은 1982년 미국 알래스카가 처음 시도했다. 석유수출 수입으로 기금을 만들어 6개월 이상 거주한 시민에게 지급한다. 가장 널리 알려진 기본소득제와 관련한 뉴스는 2016년 스위스가 기본소득제 도입을 국민투표에 부쳤으나 부결된 것이다. 김 위원장이 기본소득제 도입을 처음으로 거론하던 그 시기이다. 흔히 기본소득제를 좌파의 포퓰리즘이라고 생각하기 십상이지만, 이 제도의 도입 논의는 해외에서 보수정당들이 시작했다. 통합당의 기본소득제 도입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고용보험의 사각지대를 없애고자 전 국민 고용보험제 도입을 약속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역시 재원 마련이 과제다. 정치란 국민을 위해 자원을 배분하는 행위라는 점을 감안하면, 여야가 더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겠다고 복지 문제로 경쟁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 즐겁다. symun@seoul.co.kr
  • “성과 없이 오래만 했다”… 재임 3000일 넘은 아베 ‘빈손 퇴장’ 위기

    “성과 없이 오래만 했다”… 재임 3000일 넘은 아베 ‘빈손 퇴장’ 위기

    아베 신조(66) 일본 총리가 지난해 11월 달성한 ‘역대 최장기 집권’의 타이틀은 한동안 누구도 넘보지 못할 영예인 동시에 천근만근 어깨를 짓누르는 멍에이기도 하다. 재임기간이 길어질수록 역사에 남을 자신만의 성과, 즉 ‘아베표 유산’에 대한 부담감은 커질 수밖에 없는 법. 그가 ‘경제의 아베’, ‘외교의 아베’, ‘개헌의 아베’를 강조해 온 데는 자신만의 성과에 대한 강한 집착이 자리잡고 있었다. 하지만 1차 집권(2006년 9월~2007년 9월)과 2차 집권(2012년 12월~)을 합해 전체 재임 3000일이 넘도록 딱히 ‘이것!’이라고 할 만한 성과는 달성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상황. 이런 가운데 닥친 코로나19의 거대한 쓰나미는 내년 9월 임기만료 기준으로 총 10년을 집권하게 될 아베 총리에게 ‘성과는 없이 오래만 했다’는 꼬리표를 확정 지어 줄 공산이 커졌다. “내 뒤를 이을 자민당 총재(총리)도 그 시점에 (헌법 개정이) 안 돼 있다면 (개헌에) 확실히 도전해 줄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한 인터넷 대담에서 아베 총리가 했던 이 말이 지지층을 중심으로 파장을 불렀다. 사회를 맡은 극우인사 사쿠라이 요시코가 임기 중 개헌에 대한 의지를 묻자 갑자기 ‘후임자’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반드시 내 손으로 개헌을 완수하겠다”는 다짐을 기대했던 사쿠라이는 예상 못한 전개에 당황한 듯 중간에 말을 잘라먹으며 “후임 총재는 믿을 수가 없는데요”라고 손사래를 쳤다. 교도통신은 아베 총리의 이 발언에 대해 “본인이 주도하는 개헌을 포기한 것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해석했다. 헌법 9조에 자위대 관련 규정을 명시, 명실상부한 ‘군대 보유국’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아베 총리의 개헌 추진에 국민들은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아 왔다. 여기에 코로나19는 치명타가 됐다. ●북한에 ‘조건 없는 대화’ 내걸었지만 퇴짜 최근에는 코로나19 위기를 역이용해 국가적 비상사태 관련 조항의 헌법 삽입을 들고 나와 개헌에 군불을 때기도 했지만, 국민의 58%가 ‘아베 정권하에서의 개헌에 반대’(5월 아사히신문 여론조사)하고 있다. 올 초까지만 해도 ‘아베의 유산’으로 살아남을 가능성이 다른 분야보다는 높았던 ‘아베노믹스’(아베 정권+경제정책) 역시 코로나19를 만나면서 심연으로 가라앉고 있다. 정권을 대표하는 슬로건으로 내세웠던 아베노믹스는 대규모 금융 완화와 확장적 재정지출, 미래 성장전략 등 이른바 ‘3개의 화살’을 바탕으로 ‘경기 회복→기업실적 호전→임금 상승→소비 증가→물가 상승’의 경제 선순환을 유도한다는 전략이었다. 기업실적이 좋아지고 주가는 뛰는데 가계경제는 제자리를 맴도는 기형적 회복이긴 했지만 아베노믹스는 어차피 상승 국면에 있던 경기사이클, 인구감소에 따른 고용사정 개선 등 행운과 더해지면서 적어도 지표상으로 ‘전후 최장기 경기확장’을 가능케 한 원동력으로 포장됐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연율 환산 -7.3%의 충격적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3.4%에 그치는 등 2개 분기 연속 역성장이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경제전문가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코로나19 위기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2분기에는 성장률이 -21.2%까지 폭락, 전후 최악의 침체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리서치업체 데이코쿠데이터는 올해 부채 1000만엔 이상 기업의 도산 건수가 1만건이 넘고 통계에 잡히지 않는 휴·폐업은 2만 5000건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기타다 에이지 하마긴종합연구소 연구원은 “소비세 증세로 경기 회복력이 약해져 있던 참에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며 “이 때문에 일본은 유럽이나 중국보다도 회복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10월 많은 전문가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소비세율 인상(8%→10%)을 강행했던 아베 총리로서는 경기침체를 더욱 심화시켰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아베노믹스와 함께 정권 홍보의 양대 축이 돼 온 외교도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서는 자국 내는 물론이고 미국에서조차 ‘굴욕적’이라는 조롱이 나올 정도로 갖은 공을 들였지만, 실리는 없이 끌려다니기 바빴다는 평가가 많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표면적으로는 해빙 무드를 연출하는 데 성공했지만 영토분쟁 지역인 센카쿠열도(일본 실효지배·중국명 댜오위다오)에 대한 중국 군함 진입 증가 등 수면 밑 갈등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미중의 2강 외교가 기본 메뉴라면 북한·러시아 외교는 아베 총리가 자신만의 치적을 위해 크게 신경 썼던 부분이다. ‘전후 외교의 총결산’으로 포장하며 북한과는 국교 정상화를, 러시아와는 평화조약 체결을 추진했지만 둘 다 그의 임기 내 성사 가능성은 ‘제로’(0)에 가깝다.●요미우리도 “과거 장수 총리들에 비해 업적 열세” 아베 총리는 지난해 5월부터 갑자기 ‘조건 없는 대화’를 내걸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거세게 비난해 온 아베 정부의 태도 돌변에 자민당 내에서도 혼란스럽다는 말이 나왔다. 예상대로 북한은 “아베 패당의 낯가죽 두텁기가 곰 발바닥 같다”고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으며 꿈쩍도 하지 않았다. 2018년 후반부터 추진해 온 러시아와의 교섭 역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평화조약의 전제가 되는 남쿠릴열도(러시아 실효지배·일본명 북방영토) 4개 섬의 일본 반환 문제가 진척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경제적 이득을 기대하며 아베 총리의 손짓에 응했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집권 20년 만에 최악의 상황에 놓여 있다. 일본 정부도 협상 타결을 체념한 듯 최근 공개한 2020년판 외교청서에서 ‘(북방영토는) 일본이 주권을 보유하는 섬들’이란 표현을 부활시켰다. 러시아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지난해 뺐던 대목이다. 성과에 대한 아베 총리의 강박증은 갈수록 커지지만 상황은 점점 더 나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정권의 안정에 기여해 온 최대 발행부수의 보수지 요미우리신문조차 “실제 업적의 측면에서 과거 장기집권 총리들에 비해 열세에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고 박한 평가를 내렸다.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체결 등을 통해 전후 부흥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을 받는 요시다 시게루, 미국으로부터 오키나와 반환을 실현하고 비핵화 3원칙을 선언했던 사토 에이사쿠 등 전임자들과 같은 ‘한 방’이 안 보인다는 것이다. 반면 총리관저(한국으로 치면 청와대)의 집중화·비대화를 통해 역대 가장 강력한 권력을 지닌 ‘제왕적 총리’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일본의 민주주의를 후퇴시켰다는 평가 등 ‘부(負)의 유산’은 다양한 형태로 남게 될 전망이다. 정가 소식통은 “지난 2월 전국적인 코로나19 휴교 요청의 결정 과정에서 드러났듯이 여당·정부 내 활발한 논의는 사라지고 아베 총리와 그를 보좌하는 몇몇 인사들이 국가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일본을 이끌어 온 엘리트 관료들이 무기력증에 빠져 총리관저의 지침만 기다리는 상황이 이번 코로나19 대응에서 나타난 심각한 난맥상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아사히신문은 “반대 의견을 배제하고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을 적대시하는 총리의 자세는 사회의 분열을 조장할 위험이 있다”며 “이렇게까지 헌법을 무시한 정권은 과거 유례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정권은 얼마나 오래 했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했느냐가 중요하다.” 아베 정권의 안살림을 도맡아 온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그러나 아베 총리가 ‘오래’를 넘어서 ‘무엇’을 찾아낼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희박해 보인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핵무기 수천발’ 플루토늄 넘쳐나는데 재처리공장 집착하는 일본

    ‘핵무기 수천발’ 플루토늄 넘쳐나는데 재처리공장 집착하는 일본

    일본이 핵무기 수천 발을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이미 보유하고 있는데다 핵연료로서 사업성도 미미한 상황에서 플루토늄 추출 공장 가동을 집요하게 추진하는 데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일본 당국은 핵연료 재사용에 쓰기 위해 플루토늄 추출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일본 내에 플루토늄을 원료로 발전할 수 있는 시설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며 14일 연합뉴스가 일본 현지 언론을 종합해 보도했다.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사용후핵연료 재처리공장의 사업비가 천문학적으로 늘어 일본 내에서도 경제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며, 핵 비확산 기조에도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日원자력위원회, 재처리공장 가동 절차 승인 지구상에서 인류가 확보한 플루토늄은 전부 원자력 발전에 쓰인 우라늄 폐연료봉을 재처리해서 생산된 것들이다. 플루토늄은 원자로의 핵연료로도 쓰이지만 핵무기 제조에 쓰이기도 한다. 최근 제조되는 핵무기 원료는 우라늄보다 플루토늄이 대부분이다.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이하 위원회)가 13일 아오모리현 롯카쇼무라에 있는 니혼겐엔의 사용후핵연료 재처리공장에 대해 내린 결정이 일본 내 플루토늄 이슈를 다시 뜨겁게 만들었다. 위원회는 재처리공장의 안전 대책이 새로운 안전 기준에 적합하다고 인정하는 심사서안을 승인했다. 정식 결정은 아니지만, 재처리공장 가동을 위해 거치는 핵심적인 안전 심사에서 사실상 합격 판정을 내린 셈이다. 즉 재처리공장 가동을 향한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다. 니혼겐엔의 계획으로는 나머지 행정절차 등을 거쳐 2022년 1월에 재처리 공장을 재가동하는 것으로 돼 있다.재처리공장은 원전에서 나온 사용후핵연료에서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방사성 물질 화학 공장이다. 길이가 4m 정도인 사용후핵연료를 3∼4㎝ 크기로 절단해 질산으로 녹인 후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분리·정제해 분말 상태로 저장한다. 14일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고준위 방사성 폐액이 나오며 합계 면적 약 3만 5000㎡에 달하는 6개의 건물에 방사성 물질을 분산 수용한다. 방사성 물질이 존재하는 면적이 통상 원전의 약 10배에 달하는 규모이며, 그만큼 위험성이 크고 사고 등에 대비한 안전 기준이 더욱 엄격하다. 공장 완공 24차례 연기…사업비 천문학적으로 불어나 일본의 사용후핵연료 재처리공장은 1997년 완성을 목표로 1993년 착공했지만, 공사 지연 및 설계 변경 등으로 지연됐다. 또 시험 가동에 들어갔던 2009년에는 배관에서 고준위 폐액이 누출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해 그 동안 24차례나 완공 시기가 연기됐다. 공사 기간이 예정보다 24년 가까이 길어지면서 7600억엔 수준이던 건설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2조 9000억엔으로 늘었다. 설비 유지 비용과 폐지 조치까지 포함한 사업비는 작년 6월 기준으로 13조 9000억엔(약 159조 8027억원)에 달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플루토늄 재처리해도 활용할 설비는 턱없이 부족 일본 정부는 핵연료를 재사용하는 핵연료 주기(사이클)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재처리공장에서 플루토늄을 생산하겠다고 설명하고 있다. 플루토늄 산화물과 우라늄 산화물을 섞어서 만든 혼합산화물(MOX)을 연료로 쓰는 원자력 발전을 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이러한 설명에 수많은 의문이 제기된다. 일본은 MOX 연료를 사용하기 위해 이른바 ‘꿈의 원자로’라고 불리는 고속증식로 ‘몬주’를 후쿠이현에 건설한 바 있다. 그러나 1995년 나트륨 유출 사고, 2010년 원자로 내 중계장치 낙하사고, 2012년 기기 점검 누락 발각 등 문제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결국 일본 정부는 2016년 12월 몬주 원자로의 폐로를 결정했다. 1조엔이 넘는 국비가 투입된 ‘꿈의 원자로’ 몬주의 전체 운전 기간은 통틀어 250일에 불과했다.일반 원전에서 MOX 연료를 사용하는 ‘플루서멀 발전’에서 플루토늄이 사용되긴 하지만, 그 양은 미미하다. 롯카쇼무라 재처리공장을 전면 가동하면 연간 최대 800t(톤)의 사용후핵연료를 처리해 약 7t의 플루토늄을 회수할 수 있지만, 현재 일본에서 플루서멀을 하는 원전은 4기뿐이라서 소비량이 연간 2t 정도에 그친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즉 일본 내에서 플루토늄을 소비할 수 있는 원전 자체가 많지 않아 재처리공장을 가동하면 날이 갈수록 일본 내에는 플루토늄이 쌓여만 가는 셈이다. 플루서멀 발전 계획이 있는 원전은 이 밖에도 더 있지만, 심사나 지방자치단체의 동의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플루서멀을 실행하기 쉽지 않은 원전이 많다. 일본은 몬주의 후속으로 프랑스와 함께 고속증식로 ‘아스트리드’(ASTRID) 개발을 추진했으나 프랑스 측이 비용 등 문제로 사업을 축소하기로 하면서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본 내 원전, 핵폐기물 포화 상태…처리 방법 마땅찮아 그런데도 재처리공장 사업을 중단하지 않는 것은 핵폐기물 처리 방법이 마땅치 않은 상황과도 관련이 있다. 아사히에 따르면 아오모리현, 롯카쇼무라, 니혼겐엔은 “재처리 사업이 현저하게 곤란해진 경우는 사용후연료를 시설 외부로 반출하는 등 조치를 강구한다”는 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만약 재처리를 포기하는 경우 재처리공장 수조에 보관 중인 약 3000t에 달하는 사용후핵연료를 각 원전업체로 돌려보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각 원전 내 보관 장소 역시 거의 포화 상태인 점을 고려하면 롯카쇼무라의 사용후핵연료를 되돌려 보내는 경우 각 원전 가동마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베의 ‘전쟁가능국가’와 맞물려 ‘핵무기 보유’ 의혹 일본에는 이미 대량의 플루토늄이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은 2018년 말 기준으로 약 45.7t의 플루토늄을 보유했다. 2017년 말에 원자폭탄 약 6000개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인 약 47t을 가지고 있었던 것에 비하면 약간 감소했지만, 여전히 대량의 플루토늄을 확보한 ‘잠재적 핵보유국’인 셈이다. 이처럼 플루토늄을 많이 갖고 있지만 핵무기를 만들 것이 아니라면 재처리공장 사업에 드는 막대한 비용, 안전성에 대한 우려, 제한된 플루토늄 소비처 등을 고려할 때 일본이 굳이 플루토늄 생산 시스템을 고수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생긴다. 이 때문에 아베 신조 정권이 집단자위권 행사를 가능하도록 법제를 변경하고 헌법 개정까지 추진 상황에서 다른 계산이 깔려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사가현 소재 규슈전력 겐카이 원전 3호기의 MOX 연료에 포함된 플루토늄 640㎏을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에서 2012년부터 제외한 것이 2014년 일본 언론의 보도로 드러나기도 했다. 보고 누락한 플루토늄은 핵폭탄 약 80발을 만들 수 있는 양이다. 당시 국제사회의 비판이 거세지자 일본은 IAEA에 누락분을 추가로 보고했다. 플루토늄 보유에 대한 국제사회의 따가운 시선에 일본 내각부 원자력위원회는 2018년에 보유량을 더 늘리지 않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이치에 안 맞는 정책” vs “안보·에너지 정책에 도움” 일본 언론은 핵연료 주기 정책이 안보와 관련된 문제라고 규정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4일 사설에서 “3년 전 일미 원자력협정 연장을 둘러싼 교섭에서 일본의 플루토늄 보유가 핵 확산으로 이어진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며 “안전 보장의 문제도 있어 주기 정책에서 바로 손을 떼는 것은 곤란하다”고 논평했다. 진보 성향 언론은 일본이 추진하는 핵연료 주기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14일 사설에서 일본의 핵연료 주기 정책이 “이유 없는 국책”이라고 규정하고서 안전 기준에 적합하다고 판단한 위원회 결정이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아사히신문은 “원전에서 사용이 끝난 핵연료를 재처리해 플루토늄을 추려내고 다시 원전에서 태우는 핵연료 주기 정책은 이미 파탄했다. 재처리공장을 움직이는 것은 핵 비확산이나 경제성 에너지, 안전 보장 등 여러 면에서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논평했다. 아사히는 “이미 선진국 다수는 핵연료 주기는 수지가 맞지 않는다며 철회했다. 지금도 추진하고 있는 곳은 중국이나 러시아 등 핵 보유국뿐이며, 국가가 채산을 도외시하고 추진하는 예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플루토늄을 줄이겠다고 공언해놓고 플루토늄을 새로 추출하면 일본이 플루토늄을 줄일 의도가 있기는 한 것이지 혹은 핵 보유국이 될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지 등 “엉뚱한 의심조차 받게 될 수 있다”고 신문은 우려했다. 반면 우익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우리나라의 전력 공급에 도움을 주는 큰 진전”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 신문은 “핵연료 주기의 확립은 개발도상국의 발전에 따라 앞으로 세계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일본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확보하는 생명선”이라고 강조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전례없는 투표용지 유출... 의정부지검서 수사한다

    전례없는 투표용지 유출... 의정부지검서 수사한다

    대검, 하루 만에 사건 배당민경욱 입수과정 수사할듯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이 부정 개표 증거라고 공개한 투표용지의 유출 경위를 밝혀달라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대검찰청에 수사 의뢰한 사건이 하루 만에 의정부지검에 배당됐다. 소모적인 정치적 논란이 지속되는 것을 막고, 투표용지 탈취와 관련한 진상 규명을 위해 검찰도 속도를 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검찰에 따르면 대검은 전날 중앙선관위가 수사 의뢰한 투표용지 탈취 의혹 사건을 의정부지검에 배당했다. 경기 구리시선관위가 관리하는 개표소에서 투표용지가 사라진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에 관할 검찰청인 의정부지검에 사건을 맡긴 것이다. 의정부지검에서 선거 사건은 형사6부에서 담당하고 있다. 의정부지검은 14일쯤 대검으로부터 선관위가 제출한 서류를 전달받은 뒤 본격적으로 자료 검토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4·15 총선을 앞두고 선거 범죄에 대한 엄정 수사를 주문하면서 “헌법 체제의 핵심인 자유민주주의의 본질을 지키는 일”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민 의원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선관위는 전날 “잔여투표용지를 부정선거의 증거라고 제시한 당사자는 투표용지를 어떻게 확보했는지 입수경위 등을 명확히 밝히고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나를 경찰이나 검찰이 조사한다면 부정선거에 대한 수사가 시작된다는 말이 되겠다”라며 “자유민주주의 수호 제단에 기꺼이 내 피를 뿌리겠다. 나를 잡아가라”고 적었다.앞서 선관위는 전날 투표용지 탈취가 민주적 선거 질서를 해치는 중대한 범죄라며 대검에 수사의뢰했다. 고발이 아닌 수사의뢰 조치를 취한 것은 투표용지를 탈취한 당사자가 특정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선관위는 잔여 투표용지가 담긴 선거가방이 개표소인 구리시체육관 내 체력단련실에 임시 보관됐다가 이후 ‘성명불상자’에 의해 투표용지 일부가 탈취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선관위는 투표용지 탈취 행위가 공직선거법 244조(선거사무관리관계자 또는 시설 등에 대한 폭행·교란죄), 형법 141조(공용서류 등의 무효, 공용물의 파괴) 1항, 329조(절도), 362조(장물의 취득, 알선 등) 1항 위반에 해당된다고 보고 있다. 공직선거법 244조는 투표용지 또는 투표지 등을 은닉·손괴·훼손 또는 탈취하면 1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징역형 하한이 설정돼 있을 정도로 탈취 행위에 대해서는 무겁게 처벌하고 있다. 또 형법 141조 1항은 공무소에서 사용하는 서류 기타 물건 또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손상 또는 은닉하면 7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밖에 절도 행위는 6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분실된 투표용지가 누군가를 통해 민 의원에게 전달됐다면 장물의 취득·알선죄도 적용될 수 있다고 선관위는 해석했다. 장물을 취득·양도·운반 또는 보관한 자는 7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선관위도 이번 사건으로 허술한 투표용지 관리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다만 선관위는 수사당국에 수사를 의뢰했기 때문에 추가로 유출 경위를 파악하지 않고 검찰 수사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씨줄날줄] 한일 개헌론/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한일 개헌론/황성기 논설위원

    코로나19 와중에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개헌론이 나왔다. 한국은 여권에서 그동안 억눌러 온 개헌론이 총선 압승을 계기로 분출했다면, 일본에선 ‘일생 개헌론자’ 아베 신조 총리가 헌법기념일인 지난 3일 지론인 개헌 결의를 재차 다짐했다. 더불어민주당 내 개헌론이 중임제(송영길 의원), 토지공개념(이용선 당선자), 자치분권(이해식 당선자)으로 다양하다면 아베 총리의 개헌론은 전쟁을 하지 않는다는 ‘평화헌법’ 9조의 개정에 집중돼 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가 “불필요한 개헌 논란을 통해 갈등이 생기거나 국력을 소진할 이유가 없다”고 선을 그었어도 전략적 일시 후퇴에 불과하다. 21대 국회가 개원하고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면 180석을 무기로 언제든 개헌론이 수면에 떠오를 것은 예상하기 어렵지 않다. 국회는 2018년 5월 24일 문재인 대통령이 제출한 개헌안 표결을 시도했지만, 의결정족수인 재적의원 3분의2를 채우지 못해 무산시킨 바 있다. 문 대통령 임기 내 여권 주도의 개헌 카드는 여전히 살아 있는 셈이다. 반면 아베 총리의 올해 개헌 결의는 여느 해와 다르게 추진력도 설득력도 떨어졌다. 아베 정권이 코로나 사태를 수습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이 일본 내에서 커지는 것과 반비례해 정권 지지율은 떨어지고 개헌 찬성 여론도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아사히신문이 헌법기념일에 맞춰 실시한 아베 정권의 개헌론 여론조사에서는 지난해 반대와 찬성이 각각 52%, 36%였던 데 비해 올해에는 58%, 32%로 찬반의 폭이 크게 벌어졌다. 교도통신의 여론조사는 아베 총리에게는 더욱 치명적이다. 응답자의 61%가 개헌 필요성을 인정했으나 아베 총리 체제하의 개헌에는 58%가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아베 총리는 9조 개정에 더해 긴급사태가 발생했을 때 국가와 국민의 역할을 규정한 조항의 추가도 언급하고 있다. 긴급사태를 선언해도 국가에 강력한 강제력이 없는 데 대한 일종의 불만이겠지만 일본인에게는 2차대전 말기 일제의 강권 국가를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달갑지 않은 발언이다. 무엇보다 의료 붕괴를 염려해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극력 제한한 방역 정책이 코로나19의 만연을 초래하고 있다는 의구심이 커지는 일본이다. 헌법에 긴급사태 조항이 없어 코로나 대응이 어렵다는 아베 총리식 어법이 책임을 전가하는 유체이탈화법이라는 비난도 그만큼 쌓이고 있는 것이다. 2021년 9월 자민당 총재 임기 내 개헌을 이룬다는 아베 총리의 오랜 꿈은 실현불가능하게 됐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평화헌법’을 지키는 방파제가 높아졌다는 것은 역사도 예상 못한 아이러니다. marry04@seoul.co.kr
  • 日국민 58% “아베 정권의 자위대 명기 헌법개정 반대”

    日국민 58% “아베 정권의 자위대 명기 헌법개정 반대”

    일본 국민의 58%는 아베 신조 총리가 이끄는 현 정권 하에서의 헌법 개정에 반대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군대 보유 금지’를 규정한 현행 평화헌법을 백지화하고 사실상의 군대로서 ‘자위대’를 명시하는 방향의 헌법 9조 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국민 5명 중 3명이 이를 용인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인 셈이다. 3일 일본의 ‘헌법기념일’(제헌절)을 맞아 아사히신문이 실시·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아베 정권 하에서의 개헌에 대해 응답자의 58%가 반대 의사를 밝혔다. 찬성한다는 답변은 32%에 그쳤다. ‘반대’는 지난해 52%보다 6%포인트 올라갔고, ‘찬성’은 지난해보다 4%포인트 줄었다. 이는 아베 총리가 국가재정을 사적으로 이용한 ‘벚꽃을 보는 모임’ 파문, 자신의 측근을 검찰총장에 앉히기 위한 탈법적 검사장 정년 연장 등 의혹에 더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보여온 무능한 대응 등이 종합적으로 맞물리면서 국민들이 그의 정치적 숙원인 개헌에 한층 더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가 제안한 자위대의 존재를 명기하는 방향의 헌법 9조 개정에 대해 찬성 41%, 반대 50%로 반대가 더 많았다. 특히 국회에서 개헌 논의를 서두를 필요가 있느냐는 물음에는 압도적으로 많은 72%가 그럴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서두를 필요가 있다는 응답은 22%에 그쳤다. 교도통신이 실시한 비슷한 성격의 조사에서도 아베 총리 체제에서 개헌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찬성 의견을 크게 웃돌았다. 개헌의 필요성이 있다는 응답은 61%로, 필요없다는 응답(36%)보다 훨씬 많았으나 현 정권에서 개헌에 찬성한다는 의견은 40%에 그쳤고, 반대한다는 의견이 58%에 달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이날 극우세력 ‘아름다운 일본 헌법을 만드는 국민모임’이 주최한 헌법포럼에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개헌 결의에 흔들림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자위대의 헌법 9조 명기에 대해 “자위대가 위헌이라는 이상한 논쟁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서라도 헌법상에 명확하게 자리매김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아베 총리는 이 단체가 2017년 개최했던 헌법기념일 행사에 영상 메시지를 보내 ‘2020년 개정 헌법 시행’과 ‘헌법 9조에 자위대 명기’ 목표를 밝힌 바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아베 “코로나19 같은 긴급사태 대응 위해 개헌 필요” 주장

    아베 “코로나19 같은 긴급사태 대응 위해 개헌 필요” 주장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3일 제73주년 헌법기념일을 맞아 개헌 논의가 제대로 진전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유감 입장을 밝히고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자신의 결의에는 흔들림이 없다는 뜻을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를 활용해 개헌 동력을 살리고 싶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집권 자민당 총재인 아베 총리는 이날 ‘아름다운 일본 헌법을 만드는 국민 모임’(국민모임)이 주최한 헌법포럼에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당초 올해 헌법 개정을 시행하고자 했던 목표 실현에는 이르지 못했다며 “개헌 결의에 흔들림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아베 “개헌 결의 흔들림 없다…코로나 사태, 개헌 동력으로” 아베 총리는 보수단체인 ‘일본회의’가 후원하고 극우 언론인 사쿠라이 요시코가 대표를 맡고 있는 ‘국민모임’이 2017년 개최했던 헌법기념일 행사에 영상 메시지를 보내 ‘2020년 개정 헌법 시행’과 ‘헌법 9조에의 자위대 명기’를 제창한 바 있다. 일본은 태평양전쟁 패전 후 1947년 5월 3일 발효한 현행 일본 헌법(9조 1, 2항)은 국제분쟁 해결 수단으로 전쟁과 무력행사를 영구히 포기한다고 규정하고, 육해공군 전력을 갖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아 ‘평화헌법’으로 불린다. 아베 총리는 이 조항은 그대로 두지만 사실상의 군대 역할을 하는 자위대의 근거 조항을 넣는 식의 개헌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아베식 개헌은 국민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고 야당들도 반대해 진전을 보지 못했다. 아베 총리는 올해 ‘국민모임’에 보낸 메시지에서 현행 헌법을 제정한 지 70여년이 흘렀다면서 지금 시대에 맞지 않는 부분은 개정해 나가야 한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아베 총리는 현재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코로나19를 개헌에 끌어들이려는 의도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코로나19와 같은 긴급사태가 발생할 경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국가와 국민 각자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헌법에 반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됐다며 코로나19 문제를 개헌 동력으로 삼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아베 총리는 자민당이 제시해 온 개헌 4개 항목에 긴급사태 조항 신설이 포함돼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우선 국회 헌법심사회에서 차분하게 논의를 진행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아베 총리는 그 동안 주장해 온 자위대의 헌법 9조 명기에 대해선 “자위대가 위헌이라는 이상한 논쟁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서라도 헌법상에 명확하게 자리매김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국민 “개헌 필요하지만 ‘아베의 개헌’은 반대” 한편 기존 헌법을 수호하려는 일본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조직인 ‘시민의견광고운동’은 올해도 헌법기념일을 맞아 요미우리신문 등 주요 일간지에 개헌 추진에 반대하는 의견광고를 게재했다. 이 단체는 1만 958명이 참여한 올해 광고에서 아베 정권이 코로나19 사태를 이용해 개헌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음을 지적하고 향후 선거에서 헌법을 지키는 정치가에게 투표해 아베 정권을 확실하게 퇴진시키자고 호소했다.교도통신이 헌법기념일(5월 3일)을 앞두고 지난 3~4월 전국의 18세 이상 유권자 1899명(유효 답변 기준)을 대상으로 벌인 우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개헌 필요성을 지적한 답변이 61%에 달했고 ‘필요치 않다’는 응답은 36%에 머물렀다. 개헌이 필요한 이유로는 해당 질문 응답자의 60%가 1947년 5월 3일 시행돼 올해로 73년째를 맞은 현행 헌법의 조문이나 내용이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점을 꼽았다. 또 28%는 새로운 권리나 의무, 규정을 넣을 필요가 있는 점을 개헌의 당위성으로 지적했다. 개정 대상(복수 응답)으로는 평화헌법 조항으로 불리는 9조와 자위대 존재 명기를 지적한 사람이 49%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개헌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의견이 다수로 나왔지만 아베 총리 체제에서의 개헌에는 반대한다는 의견이 58%에 달했고, 찬성 의견은 40%에 그쳤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코로나19 와중에도”…긴급사태 발령 속 개헌 욕심 드러낸 아베

    “코로나19 와중에도”…긴급사태 발령 속 개헌 욕심 드러낸 아베

    내년 9월 임기 만료까지 ‘자위대 명문화’를 골자로 한 헌법 9조 개정이 사실상 물건너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코로나19 사태를 새로운 개헌의 지렛대로 들고 나왔다. 아베 총리는 7일 국회 중의원 운영위원회에서 코로나19 확산과 같은 위기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긴급사태’ 조항을 헌법에 신설하는 내용의 개헌 논의에 착수해야 핸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코로나19에 대응에 입각해 국회 헌법심사회에서 여야를 초월한 개헌 논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극우성향 정당으로 개헌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는 일본유신회의 엔도 다카시 국회대책위원장은 이날 운영위에서 “긴급사태에 국가가 국민생활을 규제하는 데 있어 강제력을 담보하기 위해서도 긴급사태 조항의 신설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국가와 국민이 어떤 역할을 통해 국난을 극복할지 헌법에 규정하는 것은 매우 무겁고도 중요한 과제”라고 답했다. 긴급사태 조항은 당초 2018년 자민당이 제시했던 개헌 4개 항목 중 하나다. 여기에는 대규모 재난 발생시 내각에 권한을 집중시키고 국민의 권리 제한을 인정한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중의원 헌법심사회에서도 코로나19 확산을 개헌 논의로 연결시키려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자민당은 헌법심사회에서 코로나19 감염이 국회의원에 확산된 경우를 상정해 긴급사태 때 국회의 기능을 어떻게 유지할지 헌법의 관점에서 논의하자고 야당 측에 제안했다. 그러나 입헌민주당, 국민민주당 등 야당 간사들은 여당의 요구에 당분간 응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국민민주당 오쿠노 소이치로 수석부간사장은 “이러한 위기에 개헌 논의가 불필요하다고는 말하지는 않겠지만, 급하지 않은 것만큼은 틀림없다”고 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팩트 체크] ‘n번방’ 피해자들만 구조금 특혜? 범죄 피해자는 누구나 지원 대상

    [팩트 체크] ‘n번방’ 피해자들만 구조금 특혜? 범죄 피해자는 누구나 지원 대상

    검찰이 지난 2일 텔레그램 내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착취물을 제작·유통한 ‘박사방 사건’ 피해자들에게 치료비, 심리치료비, 생계비, 학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뒤 온라인에서는 세금으로 피해자를 지원하는 것이 적절한지 논란이 일었다. 피해자가 직접 가해자한테 손해배상을 청구할 일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결론부터 말하면 범죄 피해자 구조는 국가의 의무다. 정부는 피해자 구조에 쓴 비용을 범죄 가해자가 부담하도록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 헌법 제30조는 ‘타인의 범죄행위로 인하여 생명·신체에 대한 피해를 받은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로부터 구조를 받을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근거해 생긴 법률이 범죄피해자보호법이다. 이 법 제7조에 따르면 국가는 상담 및 의료 제공, 구조금 지급, 법률구조 등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따라서 박사방 사건 피해자들 역시 국가의 금전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국가가 선제적으로 집행한 피해자 구조금을 가해자에게 돌려받을 길도 열려 있다. 범죄피해자보호법 제21조에 따라 국가는 피해자 치료비 지원 시 손해배상청구권의 대위 행사를 승낙받는다. 피해자를 대신해 가해자에게 구조금 변제를 요구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단, 가해자의 재산 규모에 따라 비용을 100%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일부 박사방 피해자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노출 사진을 올리는 ‘일탈계(정)’를 운영하고 스폰서 아르바이트를 구한 일을 거론하며 구조금 지급이 정당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피해자가 가해자의 범죄행위를 방조, 유발, 용인한 경우 구조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범죄피해자보호법 제19조를 근거로 든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예현의 신민영 변호사는 “방조, 유발, 용인은 피해자의 ‘자의’가 포함돼야 한다”며 “박사방 피해자들은 협박을 당하는 상황에서 ‘타의’로 영상을 보냈고, 일탈계 운영과 같은 평소 품행은 해당 조항과 전혀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범죄피해구조금은 매년 꾸준히 집행됐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2018년 기준 248명이 총 101억원가량의 구조금을 받았다. 같은 기간 1724명의 피해자가 치료비, 생계비 등 경제적 지원을 받았다. 일례로 서울남부지검은 2018년 일어난 서울 강서구 40대 여성 피살 사건의 유족에게 약 1억 3000만원의 구조금을 지급했다. 같은 해 강서구 PC방 아르바이트생 피살 사건, 금천구 20대 여성 피살 사건의 유족들은 각각 3100만원의 구조금을 받았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초등생 멱살잡은 교사 솜방방이 징계 인권단체 반발

    전북학생인권교육센터 학생인권심의위원회가 초등학교 학생의 목덜미와 멱살을 잡고 체벌한 교사에게 인권교육 4시간 이수를 권고하자 청소년인권단체들이 비판하고 나섰다. 고강도의 징계를 내려야 할 사안인데도 인권 교육만 이수하게 한 결정은 상대적 약자인 초등학생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2일 전북평화와인권연대 등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전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학생에게 창밖으로 우유를 던진 일을 묻는 과정에서, 해당 학생의 멱살을 잡아 흔들고 무릎을 꿇리고 의자를 집어 던졌다는 내용의 구제 신청이 학생인권교육센터에 접수됐다. 학생의 아버지는 우유를 창밖으로 던진 행동이 실수라고 주장했음에도, 거짓말을 한다고 판단한 교사가 폭력 등을 행사해 아이의 인권이 심하게 침해됐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학생인권교육센터는 헌법과 교육기본법, 전북도 학생인권조례 등을 토대로 해당 교사가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와 인격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도 학생인권조례 제9조(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는 ‘학생은 따돌림, 집단 괴롭힘, 성폭력 등 모든 물리적·언어적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학생인권교육센터는 교사가 잘못을 인정하고 학생에게 사과하는 등 회복을 위해 노력한 점을 고려했다면서 특별인권교육 최소 4시간 이상 수강을 권고했다. 하지만 평화와인권연대는 반발했다. 이 단체는 “학생인권조례에 따라 학생들의 인권 보장에 힘쓰는 게 학생인권교육센터의 목적”이라며 “교사보다 약자인 학생의 이야기를 들어야 할 센터가 ‘교사가 그럴 수 있다’는 교사의 입장으로 사안을 바라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학생에게 바로 사과한 교사의 행동이 진정성이 있었는지 제대로 따져보지도 않았고, 학생을 교사와 분리하지도 않았다”며 “교사를 징계하고, 앞으로 비슷한 사례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기준을 만드는 등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국민이 개헌 발의’ 국무회의서 의결

    국민이 직접 개헌안을 발의할 수 있는 ‘헌법 국민 발안제도’ 도입을 위한 헌법개정안 공고안이 10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이 공고안은 헌법 129조 ‘제안된 헌법개정안은 대통령이 20일 이상의 기간 이를 공고하여야 한다’는 규정에 따른 것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대한민국헌정회, 민주노총, 참여연대 등 25개 시민단체가 모인 ‘국민발안개헌연대’(개헌연대)는 지난 8일 “선거권자 100만명이 참여하면 개헌안을 낼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개헌안이 여야 국회의원 148명의 참여로 지난 6일 발의됐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헌법 개정의 주체는 국회와 대통령으로 한정돼 있다. 헌법 128조 1항은 ‘헌법 개정은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 또는 대통령의 발의로 제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은 여기에 ‘국회의원 선거권자 100만명’도 헌법 발의자가 될 수 있도록 했다. 국민 100만명만 모으면 개헌을 추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헌법개정안은 정부가 20일간 공고하고, 공고일 60일 이내에 국회 재적의원 3분의2 이상 찬성으로 의결되면 30일 이내에 국민투표에 부쳐진다. 이 투표에서 과반이 찬성하면 헌법이 개정된다. 현재 의원 재적수가 295명이므로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발의에 참여한 의원(148명)에 더해 49명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4·15 총선이 한 달여 남은 상황에서 이번 국회에서 개헌안의 통과는 불투명하다. 미래통합당 의원 22명도 이번 헌법개정안에 서명했지만 미래통합당은 “개헌은 21대 총선 이후에 논의해야 한다”며 반대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제3자 불법재산 환수 ‘전두환 추징법’ 합헌

    제3자 불법재산 환수 ‘전두환 추징법’ 합헌

    이른바 ‘전두환 추징법’ 가운데 공무원이 범죄를 통해 형성한 불법 재산을 제3자가 넘겨받은 경우까지 환수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27일 ‘전두환 추징법’으로 불리는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 9조 2항이 위헌인지를 판단해 달라며 서울고법이 낸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헌법재판관 6대3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이 조항은 불법 재산임을 알면서 취득한 경우 제3자에게도 재산을 추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두환씨의 추징금 환수를 위해 2013년 7월 신설됐다. 앞서 검찰은 2013년 박모씨가 소유하던 서울 용산구 한남동 땅이 전씨의 불법 재산이라는 이유로 압류했다. 박씨가 2011년 전씨의 조카 이재홍씨로부터 한남동 땅 546㎡를 27억원에 구입할 당시 전씨의 불법 재산임을 알았다고 본 것이다. 그러자 박씨는 불법 재산인 줄 모르고 구입했다며 압류 처분에 불복해 서울고법에 이의 신청과 함께 위헌제청 신청을 냈고, 법원은 2016년 헌재에 심판을 요청했다. 헌재는 “불법 재산의 철저한 환수를 통해 국가형벌권의 실현을 보장하고 공직사회의 부정부패 요인을 제거하고자 하는 이 조항의 입법 목적은 우리 사회에서 매우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고 밝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헌재 “여행금지 국가 무단 방문 처벌은 정당” 합헌 결정

    헌재 “여행금지 국가 무단 방문 처벌은 정당” 합헌 결정

    외교부 허가 없이 여행금지 국가를 방문한 사람을 처벌하는 여권법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7일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 소속 회원 A씨가 여권법 제26조 3호와 시행령 29조 1항이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제기한 헌법소원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했다. A씨는 소속된 NGO의 글로벌 긴급구호 파견팀에서 일하던 중 2016년 10월 이라크 북부 모술 지역의 탈환 작전과 관련해 긴급구호 파견 활동을 나가게 됐다. 당시 방문 체류 금지 국가였던 이라크에 입국하기 위해 A씨는 외교부에 예외적인 여권사용허가를 신청했지만 “A씨가 소속된 NGO가 여권법이 정하는 국제기구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반려됐다. 여권법은 천재지변·전쟁·테러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국외 위난상황의 경우 국민의 생명·신체·재산 보호를 위해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특정 국가의 방문과 체류를 금지하고 이를 어기면 처벌한다. A씨는 이런 법률 조항이 직업 선택의 자유, 평등권과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한다며 같은 해 11월 헌법소원을 제기했지만 기각됐다. 헌재는 “천재지변이나 전쟁 등 국외 위난상황에서 국민의 생명·신체·재산에 대한 피해에 사후적으로 대응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고, 우리나라의 주권이 미치지 않는 국외에서 발생하는 상황을 예방하기도 어렵다”며 “해당 처벌 조항의 입법 목적과 처벌 수단은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해외여행의 자유를 제한 없이 인정한다면 외교적 분쟁, 재난이나 감염병의 확산 등 국가·사회적 혼란이 발생할 수 있고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이라고 부연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서울포토] ‘전두환 추징법’ 위헌 여부...오늘 재판

    [서울포토] ‘전두환 추징법’ 위헌 여부...오늘 재판

    27일 헌법재판소에서 이른바‘전두환 추징법’이라고 불리는 공무원 범죄에 관한 몰수특례법 제9조의2에 대한 위헌 여부를 가리기 위해 열린 재판에 유남석 헌재소장을 비롯한 재판관들이 입장하고 있다. 2020. 2. 27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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