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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민주 ‘의회난입참사 조사위’ 설치… 트럼프 공직 박탈 수순?

    美 민주 ‘의회난입참사 조사위’ 설치… 트럼프 공직 박탈 수순?

    트럼프 무죄로 공직박탈 표결 막히자 새 전략펠로시 “의회난입참사 9·11형 위원회 설치”책임규명 후, 다른 방식으로 공직 박탈 전망도미국 민주당이 지난달 6일 벌어진 의회 난입 참사에 대해 2001년 ‘9·11 테러’ 때와 유사한 방식으로 독립적인 위원회를 설치해 조사에 나서겠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탄핵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후 내놓은 또다른 공격 카드로, 트럼프의 공직 박탈을 위한 명분 마련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의장 하원의장은 이날 민주당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우리의 안보를 지키기 위한 다음 단계는 1월 6일 테러 공격(의회 난입 참사)와 관련된 사실과 원인을 조사하고 보고하는 ‘9·11형 위원회’를 설립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9.11 테러 조사위원회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설치법 서명으로 출범한 후 20개월간 조사를 벌였다. 펠로시 의장은 이를 준용해 구성할 의회 난입 참사 조사위원회는 “평화적 권력 이양에 대한 간섭”에 대해서도 조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상원 의사운영위원회도 이달 말 의회 난입 사태에 대한 청문회를 개최한다고 알린 바 있다.본래 트럼프의 탄핵이 가결될 경우 민주당은 법에 따라 이를 전제로 공직 박탈 투표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탄핵심판에서 무죄가 나오자, 다른 방식으로 트럼프의 공직 박탈을 꾀하는 것으로 읽힌다. 수정헌법 14조 3항에는 공직자가 폭동이나 반란에 관여했을 경우 공직에 취임할 수 없다는 부분이 있다. 이 조치는 상원의원의 과반 찬성으로 가결할 수 있다. 공화·민주당이 모두 50석씩 차지한 상황에서 상원의장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사용하면 된다. 하지만 탄핵 무죄 판결 뒤에 일방적인 강공은 외려 조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운영 동력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다. 만일 의회 난입 참사 조사위에서 일정 기간 조사를 통해 트럼프가 지지자들을 직접적으로 선동했다는 공신력 있는 결과가 나온다면, 트럼프의 공직 박탈도 추동력을 얻을 수 있다. 이 경우 트럼프는 2024년 대선에 재출마할 수 없다. ABC방송은 이날 공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8%가 ‘트럼프가 상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았어야 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88%가, 공화당 지지층에서는 14%가 이런 대답을 해 정치적 성향에 따른 인식차를 드러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3번째 사형제 폐지 헌재 심리 2년, 이번에는 다를까

    3번째 사형제 폐지 헌재 심리 2년, 이번에는 다를까

    2021년 2월 12일은 헌법재판소가 1996년(95헌바1)과 2010년(2008헌가23) 판결에서 사형제 합헌 판결을 내린 이후 3번째 사형제 헌법소원을 심리한 지 2년째 되는 날이다. 9명 헌법재판관 모두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사형제도를 폐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라 시민사회에서는 이번에야말로 사형제 폐지라는 오래된 염원이 이뤄질 거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2019년 2월 12일 소송이 헌법재판소에 접수된 이래 침묵하던 정부 측 소송당사자인 법무부 장관을 대리하는 정부법무공단은 지난 1월 14일 헌법재판소에 83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2019년 12월 9일 국제엠네스티는 “대한민국의 사형제도가 대한민국 헌법(제10조, 제34조 제1항, 제37조 제1항, 제37조 제2항)과 국제법, 국제 인권 기준이 보장하는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면서 헌법재판소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에이먼 길모어 유럽연합(EU) 인권 특별대표도 지난해 2월 12일 사형제폐지소위원회를 통해 한국의 사형제 폐지를 지지하는 유럽연합 공식 의견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이는 유럽연합이 우리나라 헌법재판소에 표명한 최초의 의견이다. 국제사형제반대위원회도 지난해 7월 15일 헌법재판소에 사형제도 폐지 입장을 담은 의견서를 냈다. 넉달 뒤인 지난해 12월 9일에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가 주교단 전원의 서명을 담은 ‘사형제도 위헌결정 호소 의견서‘를 제출했다. 지난 2월 1일에는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이 헌법재판소에 사형제 폐지를 지지하는 의견을 낸 상태다. 인권위는 지난 2005년 처음 사형제를 폐지하라는 의견을 표명 이후 매년 꾸준히 의견을 내고 있다. 헌법재판소 관계자는 지난 10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심리 절차가 진행중”이라며 “아직까지 공개 변론 일정 등은 정해진 바 없다”고 했다. 헌법재판소에서 재판연구관으로 일하는 한 판사도 “심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김영삼 정부 말미였던 1997년 12월 30일 사형수 23명에 대한 사형 집행을 마지막으로 김대중 대통령 집권하면서 사형 집행은 중지됐다. 그후 10년 이상 사형을 집행하지 않으면서 우리나라는 국제사면위원회에서 ‘사실상 사형폐지국가(Abolitionist in Practice Country)’으로 분류되었다. 대한민국은 올해로 사형 집행을 하지 않은 지 24년째가 됐다.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이후 첫 번째 사형집행은 1949년 7월 14일이었다. 이후, 1997년 12월 30일까지 총 몇 명이 사형집행 되었는지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없다. 법무부가 2009년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정부는 1948년 7월 14일 첫 번째 사형집행을 시작으로 1997년 12월 30일까지 모두 923명에 대한 사형을 집행한 것으로 나온다. 현재까지 법무부 교도소에 56명, 국방부 군 교도소에 4명 등 총 60명의 사형이 확정됐지만 집행되지 않은 사람이 남아 있다. 우리 헌법에서 사형이 언급되는 부분은 딱 한 곳이다. 바로 헌법 제110조 제4항 “비상계엄하의 군사재판은 군인·군무원의 범죄나 군사에 관한 간첩죄의 경우와 초병 · 초소 · 유독음식물공급 · 포로에 관한 죄중 법률이 정한 경우에 한하여 단심으로 할 수 있다. 다만, 사형을 선고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는 조항이다. 헌법 제110조의 비상계엄하의 단심제 규정은 1962년 처음으로 헌법에 도입되었고, 1987년 제9차 개헌 때 “다만, 사형을 선고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는 단서조항이 추가되었다. 이는 1987년 민주화 운동의 결과물로 이루어진 개헌의 결과로, 비상계엄하의 군사재판이라 해도 재판에서의 3심제를 보장하려는 인권 옹호 측면에서 신설된 조항이다. 2010년 헌법재판소의 결정(2008헌바23)에서 사형제 합헌의 근거로 이 조문을 들었다. 형법 41조에는 여전히 사형제를 법정 최고형으로 규정하고 있다. 법정형에 사형이 명시된 법률 조문의 수는 총 149개에 이른다. 이중 16개 조문은 법정형으로 사형만을 규정하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올해 안에 ‘위헌 판결’을 내린다 해도 국회의 대체 입법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지금껏 총 8건의 사형제도폐지특별법 모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회기 만료로 자동폐기됐다. 국회는 15대 국회 때인 1999년 발의 된 이후 매 국회마다 총 여덟 번에 걸쳐 사형폐지특별법이 발의되었다. 15대 국회에서 유재건 의원 등 91명의 국회의원들이 공동발의에 참여했다. 16대 국회에서는 정대철 의원 등 63명이 공동발의 의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두 법안은 사형을 무기징역으로 대체하는 입법을 시도했다. 17대 국회에서는 1970년대 민주화운동과정에서 실제로 사형선고를 받고 유인태 의원을 비롯하여 국회 재적 의원수 과반수가 넘는 173명이 공동발의에 참여했다. 이때부터 사형의 대체형벌로 절대적 종신형이 등장했다. 18대 국회에서는 총 3건의 사형제도폐지특별법이 여야 의원들에 의해 대표발의 되었는데 여당 김부겸 의원 등 53명, 야당 박선영 의원 등 39명, 주성영 의원 등 10명이 공동발의했다. 김부겸 의원은 가석방을 할 수 없는 종신형으로, 박선영 의원은 가석방, 일반사면, 특별사면, 감형을 할 수 없는 종신형으로, 주성영 의원은 가석방, 사면, 감형, 복권을 할 수 없는 종신형으로 대체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을 발의했다. 19대 국회에서는 17대 국회에 이어 다시 유인태 의원이 대표발의 하여 국회 과반수가 넘는 173명이 공동발의에 참여했고 20대 국회에서는 이상민 의원 등 73명이 공동발의했다. 가장 마지막에 발의된 이상민 의원안은 사형제도를 폐지하고 형법상 가석방이 없는 종신형으로 대체하는 법안이었다. 우리나라 사형제도폐지운동의 시작은 1989년 서울구치소 교화협의회 구성원들이 중심이 되어, 한국사형폐지운동협의회를 결성으로 본다. 2000년 천주교, 개신교, 불교, 원불교 등 4대 종단을 중심으로 사형제도폐지를 위한 범종교인연합이 창립되었다. 2001년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가 정의평화위원회 산하에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가 만들어지면서 사형제 폐지 운동이 본격적으로 활발하게 전개됐다. 2004년에 사형폐지불교운동본부까지 창립됐다. 이후, 사형제도폐지를 위한 범종교인연합은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참여연대, 인권단체연석회의 등 시민사회단체들과도 연대하여 국회 입법 활동과 대중적인 여론 형성 활동을 진행했다. 세계사형폐지의 날인 2007년 10월 10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기조강연과 4대종단 수장들의 사형폐지 촉구 연설, 시민사회 대표들과 각 정당의 대표들이 모여 ‘대한민국 사형폐지국 선포식’을 개최했다. 마지막 사형집행이후 만 10년이 되는 12월 30일에는 국회 본청 계단에서 대한민국이 사형폐지국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당시 사형수의 수를 상징하는 60마리의 비둘기를 날렸다. 이때부터 사형제 폐지를 염원하는 종교·인권·시민 단체들은 매년 10월 10일 세계사형폐지의날(World Day Against the Death Penalty), 11월 30일 세계사형반대의날(Cities For Life) 그리고 12월 30일 마지막 사형집행일에 공동 행사를 열고 있다. 사형집행 중단 20년을 맞은 2017년에는 사형제도폐지 종교·인권·시민단체연석회의(이하 사형폐지연석회의)를 결성하여 연대를 이어가고 있다. 세계인권선언은 사형제 폐지의 주요 근거 중 하나다. 1948년 12월 10일 유엔이 결의한 세계인권선언은 제1조에서 “모든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자유롭고, 존엄과 권리에 있어 평등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3조는 “모든 사람은 생명, 자유 및 신체의 안전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 제5조는 “누구도 고문 또는 잔인하고 비인도적이며 모욕적인 취급 또는 형벌을 받지 않는다”고 돼 있다. 세계인권선언에 나오는 ‘인간의 존엄성’ , ‘생명권’ , ‘비인도적이고 모욕적인 형벌’ 등의 개념은 사형제도 폐지의 이론적 근거다. 사형폐지를 위한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자유권 규약) 제2선택의정서는 1989년 유엔 총회에서 채택했고 2001년 발효됐다. 자유권 규약 제2선택의정서 전문에는 “사형의 폐지가 인간의 존엄의 향상과 인권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한다고 믿으며”라고 돼 있고 제1조 제1항은 “이 선택의정서의 당사국 관할 내에서는 누구도 사형을 집행당하지 아니한다”고 돼 있다. 전세계 88개국이 가입했지만 우리나라는 가입하지 않았다. 2019년 인권위가 국무총리와 소관부처인 외교부장관 그리고 법무부 장관에게 자유권규약 제2선택의정서 가입을 권고한 바 있다. 1983년 유럽 의회에서 채택된 ‘사형제도 폐지에 관한 유럽인권협약 제6의정서’는 평시 사형제도 폐지를 규정하고 있으며 48개의 유럽 국가들이 가입했고 2002년 역시 유럽 의회에서 채택된 ‘완전한 사형제폐지에 관한 유럽인권협약 제13의정서’는 평시와 전시를 막론하고 모든 경우에서 사형제도 폐지를 규정하고 있으며 44개의 유럽국가들이 가입했다. 지난해 11월 17일 한국 정부가 최초로 찬성 표결한 ‘유엔 총회 사형집행 중단 모라토리움 결의안’은 2007년 처음 채택되어 2008년부터는 격년으로 2010년, 2012년, 2014년, 2016년, 2018년 등 총 일곱 번 채택됐다. 한국은 일곱 번 내내 기권으로 일관하다가 2020년 처음으로 결의안에 찬성했다. EU 모든 회원국은 사형제도를 폐지했다. 전 세계적으로 사형제도를 폐지하거나 한국처럼 10년 이상 사형을 집행하지 않은 사실상의 사형폐지국은 142개국에 이른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美 상원, 트럼프 탄핵 속전속결… 부결 예상에 바이든은 거리두기

    美 상원, 트럼프 탄핵 속전속결… 부결 예상에 바이든은 거리두기

    민주 “반란 선동 범죄” 변호인단 “정치극” 4일간 32시간 공방전… 내주초 표결할 듯조지아주는 ‘선거 뒤집기 압력’ 조사 착수의회 난입 참사에 대한 내란선동 혐의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미국 상원의 탄핵심판이 9일(현지시간) 시작됐다. 민주주의 파괴라는 초유의 사태로 트럼프는 역사상 처음으로 두 번이나 탄핵심판대에 오르는 대통령이 됐다. 전날 트럼프 변호인단은 78쪽의 변론서에서 탄핵 시도는 “당파적 정치극”이라며, 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리는 위헌이므로 즉시 기각할 것을 주장했다. 지난달 6일 의회 난입 참사 직전, 트럼프가 연설에서 “지옥처럼 싸우라”고 말한 것은 “비유적 표현”으로 헌법상 ‘표현의 자유’라고 했다. 민주당 탄핵소추위원들은 이날 변론서에서 “헌법은 상원에 (탄핵) 관할권을 명확히 부여했다”며 심리 절차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또 “트럼프의 (선동) 행위에 대한 증거가 압도적”이라며 “평화적 정권 이양을 방해하고, 미국 정부에 대한 반란을 선동한 것이 헌법상 범죄”라고 했다. 양당이 이날 합의한 심리 절차에 따르면 민주당 탄핵소추위원들은 10·11일 총 16시간 동안 진술하고, 이어 트럼프 변호인단이 12일과 14일에 총 16시간 진술한다. 12일 저녁과 13일은 유대인 안식일로 쉰다. 양측 진술 후에는 상원 의원들의 추가 심리(4시간), 증인 채택 여부 등에 대한 토론(2시간), 양측 최종 변론(4시간)에 이어 표결을 한다. 증인을 세울 필요가 없다면 다음주 초에 표결이 진행될 수 있다. 공화당은 트럼프의 과오를 재논의하는 부담감에, 민주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동력 분산을 막기 위해 트럼프의 첫 탄핵 심판(21일)보다 빠르게 절차에 합의했다. 이날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일정을 볼 때 바이든 대통령이 심리 절차를 지켜보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폴리티코는 “바이든이 정치적 분열을 악화시키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실상 부결이 예상되는 탄핵 심리를 과대 선전했다가, 외려 코로나19 추가부양안 등 국정운영에 대한 동력만 잃을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양당 상원의원은 50명씩으로, 탄핵이 가결되려면 공화당에서 반란표가 17표나 나와야 한다. 하지만 트럼프 입장에서 탄핵 심리 자체가 오명이다. 또 민주당 내에서 폭동·반란에 관여한 공직자는 공직을 맡을 수 없다는 수정헌법 14조에 근거해 트럼프의 대선 재출마를 막자는 의견도 나온다. 의회 난입 참사와 관련해 검찰 수사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이날 조지아주 국무장관실은 트럼프가 지난달 2일 브래드 래펜스퍼거 국무장관에게 전화해 선거 결과를 뒤집어 달라고 압력을 가한 데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헌재 “해방전후 일본인 재산거래 무효화한 미군정법 합헌”

    헌재 “해방전후 일본인 재산거래 무효화한 미군정법 합헌”

    1945년 8월 해방 전후에 한국에 남아 있던 일본인의 재산 거래를 무효로 간주한 미군정법이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해방 전후 일본인의 재산을 미군정 소유로 한 재조선 미국 육군사령부 군정청법(미군정법)이 소급입법 금지 원칙을 위반한다는 내용의 헌법소원 심판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3일 밝혔다. 미군정법 2호 4조 등은 1945년 8월 9일 이후 성립된 일본인 재산거래는 모두 무효이며, 일본인 재산의 소유권은 같은 해 9월 25일자로 미군정청에 귀속하도록 했다. 1949년 8월 9일은 연합군이 일본 나가사키에 2차 원자폭탄을 투하한 날이다. 이 조항은 사실상 2차 세계대전이 마무리된 1945년 8월 9일부터 미군정이 수립될 때까지 일본인 재산 거래의 법적 상태가 불안정했던 점을 반영한 것이다. 이번 헌법소원 사건의 청구인은 2016년 11월 경매를 통해 울산시 소재 토지 소유권을 취득하고, 이 토지를 점유한 울산시 중구를 상대로 부당이득금 반환청구 소송을 냈다. 하지만 중구는 “등기부상 토지 소유자가 1945년 8월 10일 일본인으로부터 이 토지를 사들여 같은 해 9월 7일 이전 등기를 한 만큼 이 계약은 미군정법에 따라 무효”라고 맞섰다. 청구인이 애초 소유권이 없는 자로부터 토지를 넘겨받은 것이라는 지적이다. 헌재는 미군정법의 일본인 재산거래 무효 조항이 법적으로 이미 종결된 법률관계에 적용되는 법을 만들지 못하도록 한 헌법의 소급입법 금지 원칙을 위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비록 1945년 9월 이후 공포된 미군정법이 이미 완료된 계약을 소급해서 모두 무효로 본 것은 맞지만 일본이 불법적인 한일병합 조약으로 축적한 재산을 그대로 대한민국에 이양하는 공익이 더 크다고 봤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월성원전 폐쇄 의혹 수사…공수처 이첩 여부 곧 결정

    월성원전 폐쇄 의혹 수사…공수처 이첩 여부 곧 결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북한 원전 건설 추진 의혹으로 번진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사건을 검찰로부터 이첩받아 수사할지 여부를 둘러싸고 관심이 커지고 있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앞서 차장 임명 후 월성원전 사건의 공수처 이첩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처장은 검찰의 고위 간부 인사가 마무리된 뒤 여운국 차장과 함께 검찰과의 협의를 거쳐 사건 이첩 관련 논의를 할 전망이다. ●법적으론 문제 없으나 “부적절” 의견 우세 법적으로 공수처가 월성원전 사건을 이첩받는 것은 문제가 없다. 공수처법 제24조 1항에는 처장이 수사의 진행 정도 및 공정성 논란 등에 비춰 수사처에서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해 이첩을 요청하는 경우 해당 수사기관은 이에 응해야 한다고 돼 있다. ‘수사의 진행 정도 및 공정성 논란’ 부분이 추상적이고 명확하지 않다는 헌법재판소의 지적에 따라 공수처는 세부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처장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 삭제 문건에 산업부 반대 단체 사찰과 북한 원전 건설 추진 계획 등이 담겼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토해 보겠다”고도 밝혔다. 다만 수사 여건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공수처가 수사 대상을 ‘윗선’으로 뻗어 가고 있는 검찰에 사건 이첩을 요청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대전지검 형사5부(부장 이상현)는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에 이어 채희봉(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 한국가스공사 사장도 조만간 소환해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의 ‘윗선 개입’ 의혹을 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욱 처장 국회에 인사위원 추천 요청 수도권의 한 차장검사는 “수사가 거의 다 된 사안이라 여권이 이첩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지 않는 한 공수처로 넘어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홍석 변호사(법무법인 이공)도 “검사가 수사 대상이라 공수처로 이첩해야만 하는 김학의 전 법무차관 불법출금 사건과는 또 다르다”면서 “(월성원전 사건도) 이론적으론 이첩이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야당이 공수처 인사위원 추천을 미룰 경우 공수처가 수사에 착수할 수 있는 시점은 더 늦춰진다. 김 처장은 이날 국회에 오는 16일까지 교섭단체별로 인사위원을 2명씩 추천해 달라는 내용의 요청서를 보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데스크 시각] 누가 아동 돌봄을 차별하는가/정현용 온라인뉴스부장

    [데스크 시각] 누가 아동 돌봄을 차별하는가/정현용 온라인뉴스부장

    “지역아동센터 다닌다고 하면 친구들이 싫어할까봐 그냥 학원 다닌다고 해요. 알려지면 돈 없는 집 아이라고 무시당할까봐 걱정돼요.”(초등학생 A) “지역아동센터는 노는 곳이라고 다른 부모들은 가지 말라고 막는다고 합니다. 아이가 도서관에서 센터 활동을 할 때 학교 친구들을 만나면 숨을 때도 있다고 해요.”(학부모 B) 한국의 공적 돌봄 체계는 ‘소득순’으로 나뉜다. 가난한 집 아이를 위주로 하는 돌봄과 그런 기준이 없는 돌봄. 당신은 가난하다고 놀림 당할까봐 ‘아동급식카드’ 꺼내는 것을 망설이는 아이 마음을 헤아려 본 적이 있는가. 만약 국민 대다수가 그런 마음을 헤아렸다면 돌봄을 이렇게 기형적 구조로 만들진 않았을 것이다. 지역사회 돌봄서비스는 크게 ‘지역아동센터’와 ‘다함께돌봄센터’로 나뉜다. 지역아동센터에서는 중위소득(총가구를 소득순으로 줄세웠을 때 가운데 위치한 가구의 소득) 100% 이하의 저소득층 아이를 정원의 80%까지 받는다. 나머지 20%만 일반 아동이다. 반면 다함께돌봄센터는 초등학생이면 부모 소득과 무관하게 이용할 수 있다. 두 기구는 태생이 다르다. 지역아동센터는 2004년, 다함께돌봄센터는 2019년 아동복지법 개정을 통해 각각 법제화됐다. 지역아동센터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계기로 저소득층 아동들이 이용하던 ‘공부방’들을 제도권에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다함께돌봄센터는 정부 공모를 통해 시범사업을 거쳐 시작됐다. 역사가 긴 지역아동센터는 지난해 기준 전국에 4138곳이 있다. 다함께돌봄센터는 221곳으로, 이제 초기 단계다. 지역아동센터가 ‘형’이지만, 정부는 ‘동생’인 다함께돌봄센터 육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내년까지 3500억원을 투입해 돌봄센터를 1800곳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두 기구는 ‘사회적 돌봄’이라는 정책 목표 측면에선 큰 차이가 없다. 교육 프로그램도 비슷하다. 이용 아동의 계층구조가 다를 뿐이다. ‘부모 소득 줄긋기’로 몸통이 2개인 괴상한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지역아동센터 소속 아이 일부는 센터를 다닌다는 사실을 드러내지 않는다. 저소득층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는 게 싫어 ‘학원’을 다닌다고 속이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소득 구분 없이 다닐 수 있는 다함께돌봄센터만 대거 확충한다면 지역아동센터의 소외감은 더 커질 수 있다. 국회도 최근 우려를 표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돌봄서비스 계층화는 아동들이 열등감과 정체성 혼란을 겪게 함으로써 초등학교 시기의 발달 단계를 온전하게 완수하는 데 방해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동복지법 제4조 5항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아동이 자신 또는 부모의 사회적 신분, 재산, 장애 유무, 출생 지역 등에 따른 어떤 차별도 받지 않도록 필요한 시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도 국가가 앞장서서 차별을 조장한다면 ‘아동복지법 위반’ 아닌가. 만약 지금의 제도가 옳다고 한다면 초등학교도 소득에 따라 분리하는 반헌법적 운영을 해야 할 것이다. 답은 1개다. 지역아동센터와 다함께돌봄센터를 ‘지역돌봄센터’라는 하나의 기구로 통합해야 한다. 더이상 돌봄서비스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저소득층’이라는 낙인을 찍지 않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 코로나19로 돌봄 위기 가구가 급속히 늘고 있다. 보살핌을 받지 못해 우울한 아이들에게 더 큰 생채기를 내진 말자. junghy77@seoul.co.kr
  • 1호는 부안·2호는 김제… 대법, 새만금 방조제 관할 확정

    전북 군산시·김제시·부안군 등 3개 지자체가 사활을 걸고 맞서 온 새만금 방조제 관할권 다툼이 종지부를 찍었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박정화)는 14일 새만금 1·2호 방조제의 관할을 각각 부안군과 김제시로 한 정부의 결정을 재량권 남용으로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군산시장 등이 행정안전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새만금 방조제 일부 구간 귀속 지방자치단체 결정 취소 소송’ 재판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한 것이다. 앞서 군산시와 부안군은 행안부 소속 지방자치단체 중앙분쟁조정위원회가 2015년 10월 새만금 1호 방조제 구간 매립지 중 일부를 부안군에, 2호 방조제 매립지는 김제시에 속하는 것으로 의결하자 이에 불복하고 소송을 제기했다.<2021년 1월 4일자 11면> 이번 판결에 새만금 인접 3개 시군은 희비가 엇갈린다. 군산시는 “대법원의 판결이 아쉽지만 이 같은 결과를 초래한 지방자치법 제4조 제3항의 위헌 여부에 대해 헌법소원심판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익현 부안군수도 “2호 방조제 관할권을 확보하지 못해 안타깝지만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고 관할구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박준배 김제시장은 “2호 방조제가 김제시 관할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인정받아 시민과 함께 환영한다”고 밝혔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사활 건 새만금 방조제 관할권 다툼 종지부 찍었다

    사활 건 새만금 방조제 관할권 다툼 종지부 찍었다

    전북 군산시·김제시·부안군 등 3개 지자체가 사활을 걸고 맞서온 새만금 방조제 관할권 다툼이 종지부를 찍었다. 대법원은 14일 새만금 1·2호 방조제의 관할을 각각 부안군과 김제시로 한 정부의 결정을 재량권 남용으로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이날 군산시장 등이 행정안전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새만금 방조제 일부 구간 귀속 지방자치단체 결정 취소 소송 ’재판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군산시가 소송을 제기한지 5년 만이다. 재판부는 “정부의 결정은 방조제에 대한 접근성과 행정의 효율성을 고려한 것으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군산시가 헌법재판소에 제기한 권한쟁의 심판도 지난해 9월 24일 “청구인의 자치 권한이 침해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각하 처분됐다.헌재는 “새로 형성된 새만금 매립지에 대한 기존 지자체의 자치권한이 침해되거나 침해될 위험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군산시가 주장하는 지형도상 해상경계선이 더 이상 매립지가 귀속될 지자체 결정에 기준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세계에서 가장 긴 새만금 방조제 관할권 다툼은 2015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0년 방조제 공사가 완공된 직후부터 영토분쟁이 치열해지기 시작해 급기야 법적 분쟁으로 번졌다. 행안부 소속 지방자치단체 중앙분쟁조정위원회는 2015년 10월 새만금 1호 방조제 구간 매립지 중 일부를 부안군에, 2호 방조제 매립지는 김제시에 속하는 것으로 의결했다. 행안부도 같은 해 11월 위원회와 같은 결정을 내리자 군산시는 새만금 1·2호 방조제 구간 매립지는 군산시에 속한다며 소송을 제기하면서 ‘영토분쟁’이 시작됐다. 부안군도 “부안군 토지와 연접한 2호 방조제를 부안군에 포함시켜달라”며 대법원에 소를 제기했다. 군산시는 “새만금 방조제는 그동안 각종 인허가와 행정서비스, 기반시설을 군산에서 제공했기 때문에 관할권 결정에 우선권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군산시가 고군산군도, 신항만과 함께 새만금 방조제를 일괄 관리하는 것이 타당하고 2호 방조제와 연결된 비안도·가력도에 시민 36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는 점도 내세웠다. 부안군은 군청, 주민센터 등 지자체 핵심시설이 방조제와 가까워 효율적인 행정처리가 가능한 점을 내세워 1·2호 방조제의 관할권을 주장했다. 이에대해 김제시는 만경강·동진강으로 이루어진 자연적 경계와 최근 개통된 동서도로 등 인공구조물에 의한 경계, 육지와 연결되는 형상, 토지의 효율적 이용, 해양 접근성 등을 고려할 때 2호 방조제 관할권은 김제가 타당하다고 반박했다. 5년을 끌어온 재판 결과 군산시와 부안군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호 방조제(부안군 대항리~가력도. 4.7㎞)는 부안군, 2호 방조제 (가력도~신시도. 9.9㎞)는 김제시로 관할권이 결정했다. 3·4·5호 방조제(비응도~야미도~신시도.3호 2.7㎞. 4호 11.4㎞. 5호 5.2㎞) 구간은 2013년 군산시 관할로 확정됐다. 대법원의 결정에 새만금 인접 3개 시·군은 희비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군산시는 “대법원의 새만금 1,2호 방조제 관할구역 결정 취소 소송 판결이 아쉽게 나왔지만, 이 같은 결과를 초래한 지방자치법 제4조 제3항의 위헌 여부에 대해 헌법소원심판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군산시는 “신규매립지에 대한 관할결정 절차는 있으나 기준이 없어 행안부의 자의적 결정이 가능하고 행안부에 과도한 권한을 부여하는 등 헌법 제117조의 지방자치권을 침해, 위헌”이라는 주장이다. 군산시 관계자는 “헌법소원심판으로 시가 취할 수 있는 모든 법률적 조치를 다해 정당한 자치권 회복을 위해 지속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익현 부안군수도 “2호 방조제 관할을 통해 새만금 내부개발은 물론 그동안 군민들이 입은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기를 희망하며 성원을 보내준 마음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하고 관할구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박준배 김제시장은 “2호 방조제가 김제시 관할이라는 합리적 판단을 다시 한 번 인정받게 된 것을 시민과 함께 환영하고 존중한다”며 “사법부의 최종 선고로 새만금이 더 이상 갈등과 대립이 아닌 상생과 희망의 지역으로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시론] 예술인 고용보험과 문화향유권/이범헌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장

    [시론] 예술인 고용보험과 문화향유권/이범헌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장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문화예술 분야가 막대한 타격을 받았다. 창작 활동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예술가 대부분이 큰 위기에 봉착했다. 그 극심한 고통과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8월 코로나19로 인한 예술인 피해 규모는 고용주·자영업자·1인사업자는 1조 5717억원, 고용 예술인은 7391억원, 프리랜서 예술인은 702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문화예술계가 입은 한 해 전체 피해 규모를 환산하면 4조원 가까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10일부터 시행한 예술인 고용보험제도는 그래서 무척이나 반갑다. 문화예술인의 안정적인 삶을 지원하고 예술 창작 활동의 기반을 제공하기 위해 시행하며, 수입이 불규칙하고 실업상태를 반복하는 등 고용안전망 사각지대에 있던 이들에게 실업급여와 출산전후급여 등을 준다. 다만 제도 시행이 마냥 반가운 일만은 아니다. 적용 대상 예술인과 분야를 선별적으로 지정해 예술인복지법상 출판과 책 편집, 일러스트 디자이너와 보도 분야 방송작가 등이 빠지는 등 불완전한 요소도 있다. 예술계의 오랜 관행들을 깰 수 있는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앞으로 구체적인 의사결정 과정에서 제도의 당사자인 문화예술인의 직접 참여가 필수적이다. 또 현재 예술활동 관련 계약 체결 경험률은 42.1%(2018년 예술인 실태조사)에 불과한데, 아직도 많은 예술단체와 예술가들이 구두 계약에 의존해 불안정한 예술활동 관행에 직면해 있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예술인 고용보험제도가 시행되면서 프랑스의 ‘앙테르미탕’ 제도와 비교되곤 한다. 앙테르미탕은 ‘불규칙적’. ‘비정규적’이라는 뜻으로, 공연예술 분야의 비정규직 예술가와 기술직 종사자를 대상으로 1969년 본격적으로 시행한 고용보험제도다. 앙테르미탕에 가입한 예술가들은 작품 활동이 끝나고 다음 작업에 들어가기까지 일정 휴직 기간 동안 국가에서 실업급여를 받는다. 그래서 프랑스 예술가들은 생계 걱정으로 예술을 포기하는 사례가 드물다. 오히려 “예술을 하는데 왜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가”라고 당당하게 말하기도 한다. 프랑스의 예술인 복지정책 가운데 성공을 거둔 게 바로 ‘예술가의 집’이다. 시각예술 분야 종사자들을 위한 예술가의 집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 공제조합으로 출발해 1965년 정부의 공식적인 예술가 사회복지 전담 조직으로 인정받았다. 매달 30유로 이하 회비를 내고 의료, 출산, 육아 등 사회복지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소득의 18%를 일정 기간 내면 연금도 받는다. 회원은 프랑스의 모든 미술관과 박물관을 무료 입장할 수 있고, 물감ㆍ붓 등 미술도구를 살 때 할인 혜택도 받는다. 저작권이나 세금 관련 법률 상담도 받을 수 있다. 물론 이 모든 게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은 아니다. 예술가를 위한 제도의 발전은 오랜 시간 지속돼 온 예술가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사랑 때문에 가능했다는 점을 주목하자. 예술가들이 누리는 복지 혜택은 국가나 국민들의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하고, 예술의 공공적 가치에 대한 인정이 있어서 가능했다. 예술가들이 만들어 낸 예술적 성취를 누리는 것이 바로 시민들이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오늘날 프랑스 예술가의 사회적 지위를 만들어 낸 것이다. 프랑스 등 선진국 예술가들이 이러한 안정된 창작 환경에서 구현하는 예술 작품은 국민들의 삶을 다양하고 풍족하게 만든다. 창작자와 향유자 모두가 문화예술을 공유하다니,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필자는 평소에도 헌법상의 권리인 ‘국민의 문화향유권’에 깊은 관심을 두고 있다. 문화향유권은 국민들을 행복한 삶으로 이끌고 삶의 질을 높여 주는 기본 권리를 일컫는다. 창작하기 좋은 환경에서 양질의 작품이 생산될 수 있다. 또 좋은 작품을 함께 즐기면서 국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지고, 다양한 예술문화의 향유를 통해 풍요로운 삶으로 나아갈 수 있다. 2021년 신축년(辛丑年) 새해가 밝았다. 신축년은 ‘하얀 소의 해’로 상서로운 기운이 풍성하게 일어나는 해다. 예전부터 신성시했던 흰 소는 평화와 여유를 상징하기도 했다. 소는 인내심과 참을성이 좋아 오랜 시간 성실과 우직함의 상징이다. 인간의 옆에서 농사를 도우며 가장 큰 노동의 원천으로, 부를 쌓는 데 많은 도움을 줬다. 코로나19 펜데믹 속에서 어렵고 힘들었던 2020년을 지나 올해는 우리 사회가 풍요롭고 부유해지는 한 해가 되길 희망하며, 무엇보다 문화예술로 더욱 풍요롭고 부유한 한 해가 되길 간절히 바라 본다.
  • [단독] 7년만에 모습드러낸 민주당표 차별금지법…종교·전도는 적용 제외

    [단독] 7년만에 모습드러낸 민주당표 차별금지법…종교·전도는 적용 제외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포함한 포괄적인 평등권 보장 2013년 김한길 발의 차별금지법 문 대통령도 공동발의 참여이상민 의원 평등법 성안 마쳐···최대 5배 징벌적 손해배상 더불어민주당이 차별금지법을 세상밖에 공개한다. 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최근 ‘평등 및 차별금지법에 관한 법률안(평등법)’을 성안해 공동발의자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한길 전 의원이 51명의 공동발의를 받아 2013년 2월 12일에 차별금지법을 발의한지 약 7년여만이다. 당시 김 전 의원이 발의한 차별금지법에는 문재인 대통령,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이낙연 민주당 대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상 당시 의원) 등이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김 전 의원이 발의한 차별금지법은 종교계의 반발로 2013년 4월 24일 폐기된 바 있다. 10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평등법 법안에는 ‘성적지향, 성별정체성’을 포함한 포괄적인 평등권을 보장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단, 이 의원이 대표발의한 평등법은 19대 국회에서 김 전 의원이 발의한 차별금지법과 비교하면 일부는 개선됐고, 일부는 한계를 가진 것으로 분석됐다. 우선 이 의원이 발의한 평등법에 담긴 내용 중 “대통령은 국가인권위원회가 제출하는 권고안을 존중해 5년마다 차별시정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중앙행정기관의 장 등은 위 기본 계획에 따른 연도별 시행계획을 수립하고, 시행계획 추진실적 평가 결과를 차별시정 정책에 반영하도록 한다”는 부분은 긍정적으로 평가받는다. 김 의원의 차별금지법은 단순히 ‘차별시정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요구하는데 그쳤는데 비해 이번 법안에는 이를 정책에 반영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정책 전반에 차별문구를 삭제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징벌적 손해배상액에도 차이가 있다. 평등법은 “차별로 발생한 손해의 경우 손해액의 3배 이상 5배 이하의 징벌적 손해배상액을 정할 수 있도록 한다”고 명시했다. 이에 비해 김 의원이 발의한 차별금지법뿐 아니라 지난 6월 29일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대표발의한 차별금지법에서는 손해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의 징벌적 손해배상액을 정할 수 있도록 했다. 하한 손해배상액이 1배 더 높은 셈이다. 평등법은 배상액의 하한도 500만원으로 정했다.종교 전도에는 평등법 적용 제외 다만 종교나 전도에 평등법을 적용하지 않도록 명시한 것은 아쉬운 부분으로 평가된다. 해당 법안 4조 4항에는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 특정한 종교를 신봉하는 사람들의 집회, 단체 또는 그 단체에 소속된 기관에서 해당 종교의 교리, 신조, 신앙에 따른 그 종교의 본질적인 내용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행위”에 대해서는 차별로 보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이 의원은 종교계와의 면담을 통해 이 같은 조항을 삽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내용은 김 의원의 법안이나 정의당 장 의원의 법안에는 없는 부분이다. 차별금지법의 핵심인 차별의 개념을 평등법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성별, 장애, 병력, 나이, 출신국가, 출신민족, 인종, 피부색, 출신지역, 용모·유전정보 등 신체조건, 혼인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형태 및 가족상황, 종교,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전과,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학력, 고용형태, 사회적신분 등을 이유로 개인이나 집단을 분리·구별·제한·배제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종교계의 반발에도 성적지향이 포함된 것이 눈에 띈다. 이 의원은 각 의원실에 보낸 법률안 공동발의 협조 요청서에서 “대한민국헌법은 전문에서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제11조 제1항에서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선언하고 있다”며 “이렇듯 평등의 원칙은 기본권 보장에 관한 우리 헌법의 핵심 원리”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10일 현재 10명 이상 의원에게 공동발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충분한 숫자가 모이는 대로 조만간 평등법을 발의할 예정이다. 이 의원이 평등법을 발의하면서 정의당 장 의원 발의안과 함께 차별금지법 입법논의가 본격화될 예정이다. 지금껏 정의당이 애써왔지만, 6석이라는 한계로 발의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민주당이 차별금지법 발의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면 21대 국회에서는 법안이 통과 될 수 있으리라는 관측도 나온다. 2007년 법무부 입법안이 발의된지를 기준으로한다면 13년, 노회찬 전 의원이 의원입법을 한 2008년을 기준으로 한다면 12년만에 차별금지법이 탄생하는 셈이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일본 ‘부부별성 불인정은 위헌’…5년만에 다시 대법원 심판

    일본 ‘부부별성 불인정은 위헌’…5년만에 다시 대법원 심판

    부부의 성(姓)을 한쪽으로 통일시켜야 하는 일본에서 원하는 사람들은 결혼 전 자기 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선택적 부부별성’ 도입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 문제가 5년 만에 다시 법원의 심판을 받는다. 일본 최고재판소(대법원)는 부부별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며 제기된 3건의 가사 심판을 재판관 전원심리로 진행하겠다고 9일 밝혔다. 최고재판소는 2015년 판결에서 민법의 부부동성 규정을 ‘합헌’으로 판단한 바 있다. 이번에는 같은 성으로 혼인신고를 할 것을 요구하는 호적법 규정까지 포함해 다시 판단을 내리게된다. 심판을 신청한 사람들은 고쿠분지시, 하치오지시, 세타가야구 등 도쿄도에 거주하는 3쌍의 부부다. 2018년 2~3월 각각 부부별성으로 혼인신고를 하려다 거부당해 현재 법률혼 인정을 받지 못하고 사실혼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들은 관할 관청에 자신들의 혼인신고를 받아들이도록 요구하는 한편 부부동성을 규정한 민법 750조와 혼인신고 절차를 규정한 호적법 74조에 대해 “법 아래 평등과 양성의 본질적 평등을 규정한 헌법에 위배된다”며 도쿄가정법원 등에 가사심판을 신청했다. 그러나 도쿄가정법원 등은 “가족의 성을 하나로 정하는 것이 이미 사회에 정착돼 있다”며 2015년 최고재판소 판결을 인용해 기각했다. 이들은 도쿄고등법원에 즉시항고를 했지만,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3쌍의 부부는 최고재판소에 특별항고를 하면서 “2015년 최고재판소 판결 이후 사회정세는 크게 변화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올해 7월까지 102개 지방의회에서 선택적 부부별성 도입과 논의를 요구하는 의견서를 가결한 것 등을 바탕으로 위헌 결정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집권 자민당내 부부별성 찬성파 의원들은 정부가 연내 각의 의결을 통해 확정할 예정인 ‘제5차 남녀 공동참여 기본계획’에 이를 삽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민법 개정 등으로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모리 마사코 자민당 여성활약추진특별위원장은 지난달 26일 스가 요시히데 총리를 만나 “많은 20, 30대 여성들이 결혼하면 원래의 성을 바꿔야 하는 데 반감을 느끼고 있다”며 부부별성 허용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당내 보수파 의원들도 적극적으로 방어태세에 들어갔다.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상은 “부부가 성을 달리하면 가족 단위의 사회체제가 붕괴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주요국 중 유일하게 일본만 부부동성을 법으로 강제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나라마다 사정이 다른 만큼 일본은 일본의 방식을 유지하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윤석열 직무정지하면서 방어권 보장 안 해… “秋 ‘법무총장’처럼 불법 수사지휘”

    윤석열 직무정지하면서 방어권 보장 안 해… “秋 ‘법무총장’처럼 불법 수사지휘”

    검찰 안팎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조사와 직무정지 조치가 헌법이나 검찰청법 등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커지면서 향후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 총장의 법적 다툼에서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법무장관이 ‘법무총장’처럼 불법 수사 지휘를 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29일 검찰 등에 따르면 추 장관 측은 윤 총장에 대한 직무정지 과정에서 방어권을 제대로 보장하지 않았다는 목소리가 검찰 안팎에서 제기된다. 윤 총장 본인은 물론 비위 혐의 관계자에 대한 조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서다. ‘판사 사찰’ 관련 문건을 작성한 성상욱 당시 수사정보2담당관은 “누구도 해명을 요구하거나 문의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윤 총장은 “서면으로 조사를 받겠다”고 했지만 법무부는 대면조사 거부를 이유로 서면조사 시도 없이 직무정지를 강행했다. 이를 두고 법무부 장관이 “누구든지 법률과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않고는 처벌받지 않는다”(헌법 12조 1항)고 규정한 헌법 정신을 위배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태원 대검 감찰3과 팀장은 “소명을 듣지 않고 직위해제를 한 사안에 대해 법원에서 직위해제 처분을 취소한 사례가 있다”면서 “직무정지 처분을 재고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날 윤 총장 측 이완규 변호사는 “검찰규정 절차상 위법성에 대해 두루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총장이 지난 26일 낸 직무정지 처분 취소 신청서에는 법무부가 이달 초 감찰위원회 관련 법무부 감찰 규정을 개정한 것에 대한 부당성을 지적하는 내용도 담겼다. 법무부는 지난 3일 ‘중요 감찰에 대해 감찰위 자문을 받아야 한다’는 감찰 규정 제4조를 ‘자문을 받을 수 있다’는 임의 조항으로 개정했다. 이 과정에서 감찰위원들에게 별도 통보가 없었고, 행정절차법에 따른 의견 수렴 과정이 생략됐다. 최진녕(법무법인 씨케이) 변호사는 “법무부가 윤 총장 한 사람을 찍어 내기 위한 ‘위인설법’을 한 것”이라고 했다. 감찰위원들의 반발 끝에 감찰위는 징계위원회를 하루 앞둔 새달 1일 임시회의를 열기로 결정했다. 추 장관이 검찰청법을 어겨 불법 수사 지휘를 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검찰청법 8조는 “법무부 장관은 구체적 사건에 대해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고 규정하는데 추 장관이 윤 총장 비위 사건과 관련해 지난 25일 대검 감찰부의 압수수색 사실을 보고받는 등 관여했다는 것이다. 윤 총장의 직무정지 발표 전 대검 감찰부와 법무부가 사전 교감했고, 대검 압수수색이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리의 사전 승인 없이 법무부 측 지휘를 받아 이뤄졌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대검 감찰부는 “검찰 보고 사무규칙에 따라 법무부 장관에게 사건 발생 보고를 했을 뿐 법무부 지휘를 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다만 해당 규칙에는 각급 검찰청의 장이 보고 주체로 돼 있어 감찰부가 직접 법무부 장관에게 보고를 한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전문] 추미애 법무부 장관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배제”

    [전문] 추미애 법무부 장관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배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4일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를 배제한다고 발표했다. 아래는 추 장관 브리핑 전문. 1.국민 여러분, 법무부 장관 추미애 입니다. 오늘 저는 매우 무거운 심정으로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 및 직무 배제 조치를 국민들께 보고드립니다. 그동안 법무부는 검찰총장에 대한 여러 비위 혐의에 대해 직접 감찰을 진행하였고, 그 결과 검찰총장의 심각하고 중대한 비위 혐의를 다수 확인하였습니다. 첫째, 언론사 사주와의 부적절한 접촉 사실, 둘째, 조국 전 장관 사건 등 주요사건 재판부에 대한 불법사찰 사실, 셋째, 채널A 사건 및 한명숙 전 총리 사건 관련, 측근을 비호하기 위한 감찰방해 및 수사방해, 언론과의 감찰 관련 정보 거래 사실, 넷째, 총장 대면조사 과정에서 협조의무 위반 및 감찰 방해 사실, 다섯째, 정치적 중립에 관한 검찰총장으로서의 위엄과 신망이 심각히 손상된 사실을 확인하였습니다. 이에 검찰사무에 관한 최고 감독자인 법무부 장관으로서 검찰총장이 검찰총장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고 판단하여, 금일 검찰총장에 대하여 징계를 청구하고, 검찰총장의 직무집행 정지를 명령하였습니다. 2.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 혐의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중앙일보 사주와의 부적절한 만남으로 검사윤리강령을 위반하였습니다. 2018년 11월경,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중 서울 종로구 소재의 주점에서, 사건 관계자인 JTBC의 실질 사주 홍석현을 만나 공정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는 부적절한 교류를 하여 검사윤리강령을 위반하였습니다. 둘째, 주요 사건 재판부 판사들에 대한 불법사찰 책임이 있습니다. 2020년 2월경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에서 울산 사건 및 조국 전 장관 관련 사건 등 주요 사건 재판부 판사와 관련, ‘주요 정치적인 사건 판결내용, 우리법연구회 가입 여부, 가족관계, 세평, 개인 취미, 물의 야기 법관 해당 여부’ 등이 기재된 보고서를 작성하여 보고하자, 이를 반부패강력부에 전달하도록 지시함으로써 수사정보정책관실에서 수집할 수 없는 판사들의 개인정보 및 성향 자료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등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였습니다. 셋째, 채널A 사건 및 한명숙 총리 사건의 감찰을 방해하였습니다. 먼저, 채널A 사건 감찰 방해와 관련하여, 2020년 4월경 대검 감찰부가 최측근인 한동훈에 대해 진상 확인을 위한 감찰에 착수하고 감찰개시보고를 하자, 대검찰청 감찰본부 설치 및 운영 규정 제4조 제2항에 따라 감찰 개시가 현저히 부당하거나 직무 범위를 벗어난 경우가 아니면 중단시켜서는 아니됨에도, 한동훈에 대한 신속한 감찰을 방해할 목적으로 정당한 이유없이 대검 감찰부장에게 감찰을 중단하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2020년 6월 4일자로 채널A 사건과 관련하여 사건관계인인 한동훈과 친분 관계 기타 특별한 관계로 수사 지휘의 공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어 대검 부장회의에 수사지휘권을 위임하였음에도,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강행하는 등 수사팀과 대검 부장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부당하게 지휘·감독권을 남용하여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였습니다. 다음으로, 한명숙 전 총리 사건과 관련하여, 2020년 5월경 대검 감찰부에서 당시 수사 검사들에 대해 직접 감찰을 진행하려고 하자 사건을 대검 인권부를 거쳐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로 이첩하도록 지시하고, 감찰부장이 이의를 제기하자, 대검 차장이 감찰부장에게 ‘참고만 할 수 있도록 민원 사본을 달라’고 하여 사본을 확보한 상황에서, 대검 차장을 통해 인권부로 하여금 공문서에 ‘대검 민원 이첩’이라고 마치 민원 원본을 이첩하는 것처럼 허위로 기재하여 서울중앙지검에 송부하도록 지시함으로써 검찰총장의 권한을 남용하여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였습니다. 넷째, 채널A 사건 감찰 관련 정보를 외부로 유출하였습니다. 대검 감찰부장으로부터 채널A 관련 한동훈에 대하여 감찰을 하겠다고 수차례 구두보고를 받았음에도 이를 반대하던 중, 2020년 4월 7일 오후경 자신의 휴가 중에 대검 감찰부장으로부터 감찰 개시 사실 보고를 받자 감찰을 방해할 목적으로 성명불상자에게 ‘대검 감찰부장이 구두보고도 없이 한동훈에 대해 감찰하겠다고 일방적으로 문자 통보하였다’고 알려 다음날 새벽 언론에 보도되게 함으로써 감찰 관련 정보를 외부로 유출하여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였습니다. 다섯째, 검찰총장으로서 정치적 중립에 관한 위엄과 신망을 손상시켰습니다. 검찰총장은 그 어느 직위보다 정치적 중립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중요하고 그에 관한 의심을 받을 그 어떤 언행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헌법과 법률에 명시되어 있고, 국민들도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그런데, 검찰총장은 지속적으로 보수 진영의 대권후보로 거론되고 대권을 향한 정치 행보를 하고 있다고 의심받아 왔고, 급기야 2020년 10월 22일 대검 국정감사에서 퇴임 후 정치참여를 선언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발언을 하였으며, 이후에도 대권후보 1위 및 여권 유력 대권 후보와 경합 등 대권 후보 지지율 관련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됨에도 검찰총장으로서 생명과 같은 정치적 중립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진실되고 적극적이고 능동적 조치들을 취하지 아니한 채 묵인·방조하였습니다. 결국, 대다수 국민들은 검찰총장이 유력 정치인 또는 대권 후보로 여기게 되었고, 정치적 중립에 관한 검찰총장으로서의 위엄과 신뢰를 상실했습니다.더 이상 검찰총장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습니다. 여섯째, 감찰대상자로서 협조의무를 위반하고 감찰을 방해했습니다. 먼저, 협조의무와 관련하여 2020년 11월 16일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에서 검찰총장 비서관을 통하여 방문조사 일정 협의를 요청하였으나, 비서관으로 하여금 답변을 거부하게 하는 등 감찰 조사 일정 협의에 불응하여 감찰업무 수행에 필요한 협조사항에 대해 협조하지 아니하여 법무부 감찰 규정을 위반하였습니다. 그 다음날, 2020년 11월 17일 오전에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에서 방문조사예정서를 대상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오후에 방문할 것이라는 사실을 보고받고, 그날 오후에 검사 2명이 방문조사 일정 등이 기재된 방문조사예정서를 친전봉투에 담아 방문하자, 정책기획과장에게 지시하여 방문조사 예정서 수령을 거부하고, ‘검찰총장의 지시이니 메모해서 전달해라. 절차를 갖추어 질문을 주면 서면으로 답변하겠다’는 취지로 말하게 하여 방문조사예정서 수령을 거부하여 감찰업무 수행에 필요한 협조 사항에 대해 협조하지 아니하여 법무부 감찰 규정을 위반하였습니다. 또한, 2020년 11월 18일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에서 대상자에 대한 방문조사에 필요한 시설 제공을 요청하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하자, 운영지원과로 하여금 공문접수를 거부하게 하고, 정책기획과장으로 하여금 반박공문을 발송하게 하는 등 시설제공 협조 요청에 불응하여 감찰업무 수행에 필요한 협조사항에 대해 협조하지 아니하여 법무부 감찰규정을 위반하였습니다. 그리고, 2020년 11월 19일 오전 감찰담당관실에서 대상자에 대해 당일 오후 2시로 예정된 방문조사에 응할 것인지를 최종 확인하기 검찰총장 비서관을 통하여 연락하였으나, 비서관으로 하여금 ‘대검 정책기획과에서 보낸 공문을 참조하기 바란다. 위 공문은 검찰총장이 법무부 장관에게 보낸 공문이다’라는 취지로 답하는 등 방문조사를 사실상 거부하여 감찰업무 수행에 필요한 협조 사항에 대해 협조하지 아니하여 법무부 감찰 규정을 위반하였습니다. 3.이 사안은, 비위가 중대하고 복잡하여감찰조사 원칙상 비위혐의자인 검찰총장에 대한 대면조사가 반드시 필요한 사안이었습니다.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검찰총장은 수회에 걸쳐 방문조사 거부 의사를 명확히 표시하였고, 이는 언론을 통하여 국민들에게 모두 알려졌습니다. 이에,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은 검찰총장에 대한 대면조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비록 비위혐의자인 검찰총장에 대해 대면조사를 실시하지는 못하였으나, 이미 확보된 다수의 객관적인 증거자료와 이에 부합하는 참고인들의 명확한 진술 등에 의하여 검찰총장에 대한 비위혐의를 확인하였습니다. 법령에 따른 감찰조사에 협조해야 하는 것이 공무원의 당연한 도리임에도, 검찰총장이 이에 불응하고 감찰조사를 방해한 것에 대하여 깊은 유감을 표시합니다. 이와 같이 감찰결과 확인된 검찰총장의 비위혐의가 매우 심각하고 중대하여, 금일 불가피하게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를 청구하고검찰총장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명령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징계청구 혐의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다른 비위 혐의들에 대하여도 계속하여 엄정하게 진상확인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저는 이번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이루 말할 수 없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제도와 법령만으로는 검찰개혁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사실도 다시 한 번 절실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검찰총장의 비위를 사전에 예방하지 못하고, 신속히 조치하지 못하여, 그동안 국민들께 많은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지휘·감독권자인 법무부 장관으로서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향후 법무부는 검사징계법이 정한 원칙과 절차에 따라 엄정하게 징계 절차를 진행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이종수의 헌법 너머] 선관위 구성, 위헌적 관행 해소해야

    [이종수의 헌법 너머] 선관위 구성, 위헌적 관행 해소해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얼마 전에 새로 바뀌었다. 전임자의 위원장 임기 6년이 다 돼서가 아니라 대법관 임기 6년이 끝났기 때문이다. 약간의 우여곡절 끝에 대법원장은 후임자로 다시 현직 대법관을 지명했고, 늘 그래왔듯이 그 대법관이 위원장직을 맡았다. 그러자 여러 언론들은 최초로 여성 중앙선관위 위원장이 나왔다며 반겼다. 그러나 3권분립의 원칙 등을 적용하면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헌법 제114조 제2항은 중앙선관위 위원 구성과 관련해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3인 등으로 한다고 정하고 있다. 그런데 오래전부터 대법원장은 어김없이 현직 대법관을 위원으로 지명해 왔고, 위원장을 호선(互選)한다는 규정에도 불구하고 그간 단 한 번도 예외 없이 위원이 된 대법관이 위원장직을 맡는 게 당연한 관행인 양 되풀이돼 왔다. 권력분립 원리에 뒤따르는 주된 내용이 삼권 간의 겸직 금지다. 특히나 재판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담보해야 할 대법관이나 법관이 법원이 아닌 다른 국가기관의 위원이나 장을 겸직하는 게 마땅한지가 의문시된다. 게다가 법원장들도 각 시도 선관위의 위원장을 죄다 맡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법은 더욱 황당하다. 시도 선관위 위원으로 당해 지역을 관할하는 지방법원장이 추천하는 법관 2인을 명시하고 구시군 선관위에도 법관이 포함되게끔 정하고 있다. 더욱이 지방법원장이 추천하는 법관 몫에 스스로를 자천한 뒤 해당 시도 선관위의 위원장을 맡는 것이다. 선관위가 마치 법원의 산하기구 같다. 심지어 지난 총선 직전에 그랬듯이 검찰도 엄정한 선거관리를 마치 본업인 양 자임하고 나선다. 선관위의 주된 업무들 가운데 하나가 적발된 선거법 위반행위를 검찰에 고발조치하는 것인데, 고발이 있고서 검찰이 기소한다면 결국 토지관할에 따라서 고발 주체인 법원장이 속하는 법원에서 재판이 벌어지는 이상한 모양새가 된다. 즉 “누구도 자기의 사건에서 재판관이 될 수 없다”는 오랜 법격언이 그렇듯이 이로써 또한 재판의 공정성을 담보하기가 어렵다. 이런 사달의 연원은 1960년에 개정된 제2공화국헌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직전에 관권선거의 대표적인 사례인 3ㆍ15부정선거가 있은 뒤 공정한 선거관리를 위해 헌법에서 따로 중앙선거위원회를 설치하는데, 제2공화국헌법 제75조의2에는 “중앙선거위원회는 대법관 중에서 호선한 3인과 정당에서 추천한 6인의 위원으로 조직하고 위원장은 대법관인 위원 중에서 호선한다”고 규정돼 있다. 권력분립원리에 따른 원칙적인 겸직 금지에도 불구하고 헌법에서 떡하니 이렇듯 겸직을 정하고 있으니 딱히 위헌이라고 말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이후의 개헌 과정에서 대법관을 중앙선관위의 위원으로 겸직하게끔 정하는 헌법의 규정이 사라졌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줄곧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위원 3인 중에 으레 현직 대법관을 포함시키고, 관행상으로 그 대법관이 위원장을 맡도록 해 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심지어 ‘관습헌법’이라고도 하는데, 그저 위헌적인 헌법관행에 불과하다. 지난 사법농단 사태만 하더라도 수동적으로 제기된 소에 대해서만 재판을 맡게 되는 법원이 재판권(사법권)과는 무관한 사법행정권을 무기로 다른 국가기관과 재판 거래를 하거나 부당하게 재판에 개입한 것이 문제로 불거진 사안이다. 특히 상고심 접수사건이 폭증해서 대법관 1인이 매년 평균 4000여건의 사건을 처리해야 하는데, 현직 대법관이 따로 중앙선관위의 위원장을 겸직으로 맡는 게 그것의 당부를 떠나서 과연 가능한 일인가 싶은 의문도 든다. 어찌됐든 선관위는 행정기관이다. 권력분립 원리상 법관의 외부겸직이 당연히 금기시되고, 또한 대법관이나 법원장이 선관위의 장을 맡지 않으면 아니 될 이유도 딱히 없어 보인다. 선관위 구성에 법관을 포함시키는 데에 정치적 중립성의 확보가 그 나름의 이유로 짐작되지만, 이로써 정치적으로 민감한 선거법 위반사건을 중립적인 입장에서 공정하게 재판해야 할 법원이 오히려 정치에 휩쓸릴 위험성이 더욱 크다. 그러니 현직 대법관을 중앙선관위 위원으로 지명해 온 그간의 위헌적인 관행을 그만두고 법관을 시·도 및 구·시·군 선관위의 위원으로 정하고 있는 위헌적인 선거관리위원회법은 하루빨리 개정돼야 마땅하다.
  • 28년 만에 나타난 생모, 억대 보험금 받아가…‘구하라법’ 언제쯤

    28년 만에 나타난 생모, 억대 보험금 받아가…‘구하라법’ 언제쯤

    양육 저버리고 유산만 챙기는 부모들 지난해 가수 고(故) 구하라 씨의 사망 후 친모와 유족 간 상속 분쟁을 계기로 양육을 포기한 부모가 유산을 받도록 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일명 ‘구하라법’으로 불리는 민법 일부개정안은 부모나 자식 등에 대한 부양의무를 현저히 게을리할 경우 친족이라도 재산을 상속받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는다. 현행법에도 상속결격사유가 규정돼 있지만, 직계존속 등을 고의로 살해하거나 피상속인의 유언을 방해하는 등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해당한다. 이 때문에 현재의 상속제도 아래에서는 가출·이혼 등으로 피상속인인 자녀와 유대관계가 없는 부모가 재산을 상속받는 일이 종종 발생했다. 28년 만에 나타난 생모, 억대 보험금과 유산 받아가 2010년 천안함 피격사건으로 아들이 전사하자 연락을 끊었던 친모가 군인 사망보상금의 절반을 받아 가고, 2014년 세월호 참사로 사망한 딸에게 지급된 사망보험금을 10여년 전 어머니와 이혼한 친부가 별도 협의 없이 절반을 수령한 사례 등이 있다. 올해 6월 ‘전북판 구하라’라고 불리는 사건도 있다. 전북에서 순직이 인정된 소방관의 친모가 30년 만에 나타나 딸의 유족연금과 퇴직금을 수령하려 한 사실이 알려져 공분을 샀다. 최근 서울에서도 젊은 딸이 암으로 숨지자 생모가 28년 만에 나타나 억대 보험금과 유산을 받아 가고, 고인을 돌본 계모와 이복동생을 상대로 소송까지 낸 사실이 알려졌다. 20대 국회에서는 상속 결격·제한사유 확대와 관련된 법률안 5건이 발의됐다. 그러나 법제사법위원회가 ‘계속심사’ 결정을 내리면서 회기 종료와 함께 폐기됐다.부양의무, ‘현저히’ 게을리했는지 판단하는 기준 명확하지 않아 올해 6월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재발의한 민법 1004조 개정안에 대한 법사위 검토보고서를 보면 “법적 불안정을 최소화하기 위해 학계·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개정안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돼 있다. 보고서에는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의무’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볼 것인지, 또 그 의무를 ‘현저히’ 게을리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인지 등이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부모의 상속 결격사유가 사후에 확인될 경우 상속재산을 취득한 제3자가 피해를 볼 수 있고, 피상속인이 부모를 용서했는데도 부모 이외의 다른 친족에게 상속이 이뤄지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2017년 헌법재판소 역시 “가족생활 형태나 경제적 여건 등에 따라 부양의무를 이행하는 방법이나 정도가 다양하다. 이를 상속 결격 사유로 본다면 법적 분쟁이 빈번하게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유사한 피해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는 만큼 하루빨리 ‘구하라법’을 통과시켜 법적 공백을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실제로 일본과 스위스, 중국 등 해외의 경우 상속권 박탈 사유에 ‘부양의무를 현저히 게을리한 경우’를 포함하고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오늘의 눈] 두 OB들의 활약이 반갑지만은 않았던 이유/임주형 경제부 기자

    [오늘의 눈] 두 OB들의 활약이 반갑지만은 않았던 이유/임주형 경제부 기자

    지난 7~8일 열린 기획재정부 국정감사. 야당인 국민의힘에선 두 OB(올드보이·퇴직자)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맹공을 퍼부었다. 류성걸·추경호 의원이다. 류 의원은 행정고시 23회, 추 의원은 25회다. 각각 2차관과 1차관을 지냈다. 29회인 홍 부총리보다 6년, 4년 선배다. 홍 부총리에게 날 선 비판을 가하는 의원은 기재부 ‘감시견’ 역할을 하고픈 출입기자에게 고마운 존재다. 하지만 이날 두 OB의 ‘활약’이 반갑지만은 않았다. 현실적으로 일어날 수 없거나 ‘곳간지기’로서 기재부 역할을 지나치게 깔아뭉개는 비판이 있었기 때문이다. 류 의원은 홍 부총리가 국감 이틀 전 발표한 ‘한국형 재정준칙’을 집중 공격했다. 2025년부터 법령으로 국가채무비율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60% 이내, 통합재정수지(정부 총수입-총지출)는 GDP 대비 -3%(적자) 이내로 관리한다는 내용이다. 국가채무비율과 통합재정수지비율 중 하나가 기준치를 넘더라도 다른 하나가 그만큼 밑돌면 된다. 대신 ‘국가채무비율을 60%로 나눈 값과 통합재정수지비율을 -3%로 나눈 수치를 서로 곱한 값이 1.0 이하’라는 복잡한 산식을 충족해야 한다. 이런 산식은 사실 다른 나라엔 없는 독특한 것인데, 어느 한쪽이 무작정 기준을 넘지 말라는 제어장치를 둔 것으로 보인다. 류 의원은 이 산식을 ‘해괴망측한 괴물’로 규정했다. 산식대로라면 국가채무비율이 120%가 돼도 통합재정수지가 -1.5% 이하만 유지되면 된다고 했다. 이론상으론 류 의원 말이 맞다. 하지만 올해 43.9%로 전망되는 국가채무비율이 120%로 치솟는다는 건 비현실적인 가정이다. GDP가 2000조원(지난해 1919조원)이라면 국가채무가 2400조원(120%)이라는 건데, 현재(연말 전망치 847조원)보다 1550조원 늘어난다는 것이다. 국민 5000만명에게 1인당 3100만원씩 나눠 줄 수 있는 돈이다. 만에 하나 이 정도로 국가채무가 늘어나는데, 통합재정수지 적자 규모가 1.5% 이하가 될 리 없다. 올해 네 차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통합재정수지는 84조원 적자를 낼 전망인데, GDP 대비 -4.4%다. 홍 부총리는 “산식의 의미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 1시간도 토론할 수 있다”고 맞섰다. 추 의원은 내년부터 주식 양도소득세를 내는 ‘대주주’ 기준을 현행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하향 조정하는 걸 유예하자면서 “여당과 오랜만에 의견이 같다. 법은 국회에서 제정한다. 기재부 의견(원안대로 추진)은 참고하겠다”고 했다. 기재부를 ‘패싱’하겠다는 게 전체적인 뉘앙스였다. 대주주 기준 강화를 유예하는 건 예정된 세수를 줄이는 것이니 ‘나라곳간’을 책임지는 기재부와 심도 깊은 논의를 하는 게 맞다. 헌법 57조는 ‘국회는 정부 동의 없이 예산을 늘릴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고, 여기서 정부는 기재부를 말한다. 나라곳간을 열 때는 입법부와 행정부가 서로 견제하라는 의미다. hermes@seoul.co.kr
  • 낙태죄 되살린 정부… 완전폐지 시동 건 국회

    낙태죄 되살린 정부… 완전폐지 시동 건 국회

    헌법재판소가 낙태죄를 규정한 형법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음에도 정부가 이를 존속시키는 법안을 내놓아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국회에서 낙태죄를 형법에서 완전 삭제하는 법안이 처음 발의됐다. 임신 기간에 따라 낙태죄 처벌 기준을 나눈 정부안과 달리 국회에서 낙태죄를 완전 폐지하는 법을 완성할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권인숙 의원은 12일 낙태죄를 완전 삭제한 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20대와 21대 국회를 통틀어 처음이다. 권 의원의 법안에는 민주당 양원영·유정주·윤미향·이수진(비례)·정춘숙 의원, 정의당 류호정·심상정·이은주·장혜영 의원,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등 10명이 공동발의자로 동참했다. 여기에 더해 정의당 이은주 의원, 민주당 박주민 의원 등도 비슷한 법안을 곧 발의할 예정이라 국회에서 낙태죄 폐지 논의는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권 의원의 형법 개정안은 낙태죄를 명시한 형법 제27장 제269조와 제270조를 삭제하는 게 핵심이다. 이와 함께 발의한 모자보건법 개정안에서는 ‘인공임신중절수술’을 ‘인공임신중단’으로 변경하고 수술뿐 아니라 약물로도 인공임신중단이 가능하도록 개정했다. 법이 통과되면 인공임신중단을 할 때 미프진 등 약물 사용도 가능해진다. 권 의원은 또 모자보건법개정안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모든 국민에게 피임, 월경, 임신·출산, 인공임신중단 등에 대해 안전하고 정확한 보건의료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할 책무’를 명시했다. 반대로 여성에게 모성을 강요했던 모자보건법 제4조는 삭제했다. 해당 조항은 ‘모성은 임신, 분만 수유 및 생식과 관련하여 자신의 건강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관심을 두고 그 건강관리에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의당은 13일 의원총회를 열어 이은주 의원이 준비한 형법 개정안과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당론법안으로 채택할 예정이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이미 법안은 완성한 상태”라며 “시민사회와 최종적인 조율을 거쳐 법안 발의 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주민 의원은 오는 15~16일쯤 기자간담회 등을 개최해 낙태죄 관련법에 대한 의견을 구하고 이르면 다음 주 중 발의할 예정이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형법 개정안은 권 의원실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고 모자보건법은 정부안을 손보는 정도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권 의원은 낙태죄 완전폐지법안을 처음으로 발의한 의원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정의당에서는 지난해 4월 이정미 의원이 형법·모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낙태죄 완전폐지 법률안은 아니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1년 3개월만에 가동되는 윤리특위…‘제역할’할까

    1년 3개월만에 가동되는 윤리특위…‘제역할’할까

    국회 윤리특별위원회가 15일 위원장을 비롯한 간사 선임을 완료하면서 첫 가동했다. 윤리특위가 재가동된 건 1년 3개월여만이다. 특위 활동기간은 2021년 6월30일까지다. 특위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여야 간사는 전재수 민주당,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맡기로 했다. 당초 민주당 박재호 의원이 여당 간사를 맡기로 했지만 SNS에 성인물이 공유됐다가 삭제된 일과 관련해 국민신문고에 민원이 제기돼 전 의원으로 교체됐다. 윤리특위는 국회의원의 자격 심사와 징계 절차 등을 담당한다. 20대 국회는 윤리특위가 구성되지 않아 윤리특위 산하의 윤리심사자문위도 구성되지 못해 8월말 기준으로 111건의 의원겸직 신고건과 23건의 영리업무 종사 신고건이 심사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국민의힘은 윤영찬, 추미애 관련 당직사병 실명 공개한 황희 등 민주당 의원 제소해둔 상황이다. 21대 국회 전반기 윤리특위 위원장은 김진표. 전재수, 이재정, 이정문, 최기상 의원, 국민의힘 김성원(간사), 이만희, 김미애, 배현진, 유상범 의원, 류호정 정의당 의원과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 등 총 12명이 활동할 예정이다. 과거 윤리특위가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다는 비판이 있었다. 이번에는 다를지 관심이 모인다. 김진표 위원장은 이날 “헌법 제64조는 국회로 하여금 국회의원 자격 심사와 징계에 대해 준 사법적인 자율권을 부여했지만 국회의원 스스로 자정능력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는 매우 낮다”며 “특위가 국회의원 윤리 수준을 높이고, 자정능력을 강화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재수 간사는 “종국적으로 국회에서 윤리특위가 열리지 않게 하도록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김성원 간사는 “위원장은 국회 최다선, 그중 가장 연장자가 맡기로 해서 김 의원이 위원장을 맡았다”며 “그만큼 엄격한 잣대와 국회에서 가장 큰 어른이 국민의 명령을 수행하기 위한 특위를 만들었다”고 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日 풍속업소 “우린 국민 아니냐” 코로나 지원금 못 받자 소송

    日 풍속업소 “우린 국민 아니냐” 코로나 지원금 못 받자 소송

    “세금 꼬박꼬박 내고 영업하는데 차별”변호인 “헌법 위반·행정 재량권 남용”日정부 “자연재해 때도 풍속업종 제외”“매춘방지법 등 관련법을 철저히 지키고 세금도 꼬박꼬박 내면서 영업하고 있는데 풍속업종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받고 있다. 우리를 코로나19 지원 대상에서 일률적으로 제외한 것은 국민의 생명을 선별적으로 구제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국민에 대한 배신 아닌가.” 일본 오사카시에 있는 한 마사지업소의 여성 경영주는 ‘지속화 급부금(보조금)’, ‘집세 지원 급부금’ 등 코로나19 위기 지원 대상에서 자신들이 제외된 것과 관련해 최근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경비 마련을 위한 인터넷 클라우드 펀딩에서는 목표액 300만엔(약 3400만원)이 불과 4일 만에 채워졌다. ‘인권 문제’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업주 측에 대한 응원의 목소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13일 도쿄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룸살롱, 호스트클럽, 마사지업소 등 풍속업 종사자들을 코로나19 공적 지원 대상에서 제외한 데 대해 당사자들은 물론이고 인권단체 등으로부터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속화 급부금은 한국의 재난지원금과 비슷한 것으로 코로나19로 매출이 급감한 중소업체, 자영업자 등에 주는 최대 200만엔의 긴급자금이다. 집세 지원 급부금은 비슷한 성격의 월세 등 임대료 지원금이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지진, 태풍 등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에도 풍속업종에는 보조금 등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코로나19 관련 지원에서도 똑같이 적용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풍속업 종사자들은 지난 3월 전국적인 일제 휴교로 보호자들에 대한 자녀돌봄 지원금 지급이 결정됐을 때에도 초기에는 제외됐다가 나중에 겨우 대상에 포함되기도 했다. 도쿄도 마치다시에서 여성을 고용한 접객업소를 운영하는 남성 A(33)씨는 “우리 같은 사람들은 일반 사회에 끼워 주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낮에는 공부하고 밤에는 유흥업소에서 일한다는 한 여대생(19)은 “코로나19 위기에서 국가의 지원이 없다는 것은 우리의 존재가 사회에서 지워져 버렸다는 의미”라면서 “사회의 편견에 새삼 슬퍼졌다”고 도쿄신문에 말했다. 유년시절 부모가 이혼했다는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해 온 편의점 아르바이트는 수입이 너무 적다”며 “학비를 대느라 친척에게 빌린 돈을 빨리 갚고 혼자 어렵게 길러 주신 어머니를 편안히 모시기 위해 이 일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사카시 마사지업소 소송의 변론을 맡고 있는 다이라 유스케 변호사는 “지속화 급부금이나 월세 지원 급부금은 헌법 14조 ‘법 아래 평등’의 원칙에 따라 업종에 상관없이 공평하게 지급돼야 한다”며 “그런 면에서 풍속업을 지원 대상에서 제외시킨 국가의 조치는 헌법 위반이자 행정 재량권의 일탈 및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이른바 ‘밤의 거리’ 종사자들을 위해 생활·법률 상담을 무료로 해 주는 봉사단체 ‘바람의 테라스’에는 올 들어 8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의 4배가 넘는 2264건의 상담 신청이 들어왔다. 활동가 사카즈메 신고(38)는 “월세를 못 내 쫓겨났다든지 하는 절박한 호소가 적지 않다”며 “풍속업은 실태가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 특성을 갖다 보니 정부의 차별이 더 횡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람의 테라스는 풍속업 종사자들에 대한 상담 체제를 강화하고 이들을 위한 지원금을 인터넷 클라우드펀딩으로 모으고 있다. 사카즈메는 “풍속업 종사자 중에는 장애인들도 있다”며 “국가는 이들이 사회복지 시스템에 편입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직업이나 여건에 상관없이 사회적 위기 때에는 모두 동일한 지원을 받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시론] 스포츠, 모든 사람의 기본권/이대택 국민대 스포츠건강재활학과 교수

    [시론] 스포츠, 모든 사람의 기본권/이대택 국민대 스포츠건강재활학과 교수

    지난 8월 국회에서 통과된 ‘최숙현법’(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에서 ‘국위선양’ 문구가 삭제됐다.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체육을 국가 통치 운영의 도구로 삼았던 이 법의 틀이 변한 것은 아니다. 여전히 이 법은 체육인과 체육단체를 중심으로 승리지상주의를 제일의 목표로 삼는 구시대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 국민 체육 진흥의 당위성을 통해 국가의 수직적인 지배력을 공고히 한다. 국민체육진흥법의 목적이 대한체육회의 설립 목적, 시도체육회나 종목단체들의 설립 목적과도 일치한다는 것이 단적인 예다. 58년 전 제정된 이 법에서 스포츠권을 누려야 할 개인은 국가의 집체주의적 목적을 실현하는 수동적인 주체로 남아 있을 뿐이다. 우리나라의 체육 법과 제도의 지향점은 여전히 개인이 아닌 국가를 중심에 놓고, 체육을 국위 선양의 도구로 생각하던 1970년대 권위주의 시대에 머물고 있다. 그런데 이 법이 규정하는 스포츠의 가치가 우리 사회에 필요한 전부인가. 이 법은 우리 사회가 스포츠에 바라는 요구를 온전히 반영하고 있는가. 불행히도 그렇지 않다. 아직까지 우리에게는 스포츠가 우리 모두를 위해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정확히 규정한 법이 없다. 스포츠가 우리 모두의 기본권임을 실제로 일상에서 경험해 본 적이 없고 배운 적도 없기 때문이다. 이제 스포츠를 아우르는 법의 지향점은 국가에서 개인으로, 국민에서 사람으로 옮아가야 한다. 오늘날 스포츠의 권리 주체는 ‘모든 사람’으로 확장됐다. 모든 사람은 마음껏 몸을 움직일 수 있는 권리가 있고, 누구나 이 권리를 성별, 장애, 인종, 종교, 나이 등 어떤 이유로도 차별당하지 않고 누려야 한다. 사람의 움직임은 그 자체로 아름답고 가치가 있다. 사람의 움직임은 인간이 행복을 추구하는 도구이자 동기가 된다. 사람의 움직임을 매개로 하는 스포츠는 사람의 수만큼 다양하게 존재할 수 있다. 사람들의 신체 움직임은 한 개인의 행복과 인간관계에 영향을 주고 이는 사회 성장과 발전에 기여한다. 스포츠가 그 자체로 하나의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다. 오래전부터 스포츠는 모든 사람의 기본권이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헌장 제4조는 모든 인간은 인종, 종교, 정치, 성별로 차별받지 않고 스포츠 활동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규정한다. 유네스코(UNESCO)는 스포츠 참여와 실천이 모든 사람의 기본적 권리이고 이를 통해 개인, 공동체, 사회가 광범위한 이득을 얻는다고 명시한다. 유럽평의회도 모든 사람이 스포츠에 참여할 권리를 가지며 스포츠가 인간 발전의 중요한 요소로 장려돼야 한다고 천명한다. 대한민국 헌법은 스포츠권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지만 헌법상 행복추구권, 신체의 자유,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에서 본원적 근거를 찾을 수 있다. 한 해 전 스포츠혁신위원회는 대한민국 스포츠 정책 패러다임의 미래상을 ‘모두를 위한 스포츠’로 전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스포츠기본법 제정을 정부와 국회에 권고했다. 스포츠기본법은 스포츠가 모든 사람의 기본적인 권리임을 천명하는 법이다. 또 국가가 스포츠권을 보호하고 증진해야 할 의무를 규정한다. 스포츠가 개인의 일상 문화로 자리잡도록 돕기 위해서 여성, 장애인, 아동·청소년, 노인, 이주민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인구 집단이 차별 없이 스포츠권을 누리도록 돕는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또 스포츠기본법이 스포츠 정책을 마련하는 근거이자 정책 평가의 기준으로 작동하도록 했다. 스포츠기본법을 ‘체육 헌법’으로 삼아 58년간 46차례나 개정되면서 누더기가 된 국민체육진흥법을 비롯해 15개로 흩어져 있는 체육 관계 법령을 정리하도록 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구체적인 스포츠 진흥 계획을 세우고 이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하도록 했다. 교육부·보건복지부·문화체육관광부로 흩어진 체육 관계 대책이 스포츠기본법 아래로 모이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언제 어디서나 마음껏 스포츠에 참여하고 그 과정과 결과로 행복을 추구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승리지상주의를 국가 통치 수단으로 삼는 데 국한된 법은 지양돼야 하며 보편 타당하고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법을 지향해야 한다. 스포츠기본법 제정은 필수다. 오늘이 아니면 내일 다시 필요하고 언젠가는 제정되고 말아야 할 법이다. 이미 늦었지만 더 늦지 않아야 한다. 우리도 스포츠가 모든 사람의 기본적 권리임을 이제 명확하게 소리 내어 천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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