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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무일 총장 “독점 권능, 검찰 해봤으니 경찰도 해봐라? 안돼”

    문무일 총장 “독점 권능, 검찰 해봤으니 경찰도 해봐라? 안돼”

    “수사권 조정 법안, 엉뚱한 처방…틀 자체가 잘못” 문무일 검찰총장은 여야 4당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한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에 대해 “수사를 착수하는 사람은 수사를 종결해서는 안 된다. 종결할수 있는 사람은 착수하면 안된다. 이 원칙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무일 총장은 16일 대검찰청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문제는 검찰의 독점적·전권적 권능을 어떻게 고칠 것이냐인데 처방은 다른 쪽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자신이 취임한 이후 검찰의 직접수사 기능을 점차 줄이고 있다며 “추후 남는 것은 서울중앙지검과 지방 중요 검찰청의 특수부 몇 개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연합뉴스가 전한 문무일 검찰총장과의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직접수사를 축소한다고 했지만 사실상 서울중앙지검은 비대해졌다. 구조적 대책이 있나. “중앙지검이 자체 수사에 착수한 건수는 사실 많지 않다. 보도 횟수가 많아서 수사를 많이 하는 것으로 보이는 면이 있고, 과거보다 사건 규모가 커져서 투입 검사가 많기 때문에 특별수사가 확대된 것으로 생각되지만 실제로 보면 전국적으로 건수가 약 3분의 2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과거보다 수사 자체가 촘촘해졌고, 감시·통제 방식도 세밀해졌다. 같은 일을 해도 과거 검사 1명이 하던 것을 지금은 3명이 투입돼야 진행될 정도다. 또 과거보다 공판절차가 거의 3배 이상 오래 걸린다.” - 취임 이후 검찰개혁 필요성을 말해 왔다. 검찰의 문제점은 어디 있었나. “사건 중에 정치적인 의혹이 부수된 사건이 꽤 있다. 수사 결과를 내놨을 때 정치중립을 의심받는 사례가 있었다. 또 수사과정에서 검찰이 과도하게 미적거리는 모습을 보여서 중립성도 오해받는 경우도 있었다. 중간 과정이 원만하지 않고 자연스럽지 않아서 오해를 오히려 키웠던 적이 있다. 이런 일을 줄여야 한다. 큰 이유는 사실 수사 착수 부분에 있다. 수사에 착수한 사람이 결론 내리는 과정이 사실 많은 문제 일으켰다. 법률 개정과 관련해 공수처를 반대하지 않는다고 한 건, 기소독점의 문제다. 수사에 착수한 사람이 기소독점까지 갖는 것은 국민이 용납하기 어렵지 않은가 생각했다. 기소독점을 완화할 필요가 있어서 공수처 도입을 굳이 반대 안 한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 고소고발 사건에 관해 재정신청을 거의 전면적으로 확대해서 사후에 법원 심사를 한 번 더 받을 길 열도록 법률개정을 건의한 상태다.”  - 법조계에서는 공수처에 헌법적 근거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그 걱정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필요성 자체는 많은 국민께서 공감하고 있다. 다만 위헌성이나 다른 문제는 국회에서 논의하면서 충분히 정리할 수 있거나 정리하는 방향으로 논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문재인 대통령이 ‘셀프개혁’으로는 안 된다고 말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법안이 통과되고,실효적 자치경찰과 정보경찰이 분리되지 않으면 국민에게 어떤 피해가 예상되나. “법률제도는 국회에서 만드는 것이고 저희는 집행하는 기관이다. 다만 법을 만드시는데 저희가 경험상 알거나 역사적 경험 등으로 위험성을 알려드릴 수밖에 없다. 저희가 법 통과를 막을 능력은 없다. 셀프개혁으로 부족하다는 말은 저도 공감한다. 현재 법제도만으로는 최대한 성과 거두는 것 쉽지 않다. 다음은 집행의 문제인데 말처럼 실효적 자치경찰이나 사법경찰,행정경찰의 분리, 정보경찰의 문제 등은 수사권조정과 직접 관련이 없다. 하지만 이런 권능들이 결합됐을 때 어떤 위험 있을까, 이 말씀은 드려야 하지 않을까 하는 차원이다.”  - 수사권 조정안 중 가장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큰 틀에서, 일부를 바꿔서 될 상황 아니라고 생각해서 말한 것이다. 큰 틀에서 형사사법의 민주적 원칙이란 것은 정치적 논리가 아니다.민주주의의 발전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이 국민의 신체자유다. 이 형사사법절차의 민주적 원리에서 예외가 되는 것이 검찰의 직접수사 착수 기능이 너무 확대돼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문제라고 저희들도 인정하고, 어떻게 바꿀지 고민하고 있다. 그런데 현재 사개특위에 오른 정부안은 이런 전권적 권능을 확대하는 것이다. 검찰이 이런 전권적 권능 갖고 일했으니 경찰도 통제 안받고 전권적 권능을 검찰 통제 빼고 행사할 수 있게 하는 것인데, 폐지·축소하고 통제를 강화해야 할 것을 확대하는 것이다.그래서 맞지 않다는 것이다. 기본권에 빈틈이 생긴다는 것은 수사 통제를 풀어준다는 것이다. 이러면 국민 기본권 침해 작용에도 통제가 풀어진다. 이걸 사후에 고치자거나 나중에 이의제기로 고친다거나, 송치 후에 문제를 살펴서 고친다는 등 이야기는 굉장히 위험하다. 소 잃을 것을 예상하고 마구간 만든다거나, 병이 발생할 것을 알고 사후에 약 지어준다는 이야기와 같다. 사후약방문을 예정하고,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것을 전제로 만들면 안된다는 것이다.”  - 수사개시와 종결의 분리를 언급했는데, 검찰은 수사개시를 안 하겠다는 방향으로 가겠다는 건가. 피의자 신문조서의 증거능력에 대한 입장은. “우리나라는 수사의 착수 기능이 검찰에 많이 확보돼 있다. 역사적으로 그 결정적 계기가 범죄와의 전쟁이었다. 범죄와의 전쟁에 검찰이 동원돼 강력부가 만들어졌고 검찰의 수사착수 기능이 대폭 확대됐다.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는 것이 예외적인 상황이라면, 통제 방법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 제가 취임하면서 마약수사청 등으로 검찰의 수사 방향을 내놓는 방향을 추진한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검찰이 직접 착수하는 범주를 보면 조세범죄수사, 식품의약수사, 금융증권범죄수사 등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검찰이 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 자꾸 특별수사청으로 빼다 보면, 제 생각에 남는 것은 중앙지검의 특수부와 지방 중요 검찰청의 특수부 몇 개일거라고 생각한다. 그 기능마저 뺄지는 사실 국민적 결단을 해야 한다. 피의자 신문조서와 관련해서는, 피의자 신문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 사회가 급속히 바뀌어 수평적·보편적 민주주의 시대에 와 있다. 수사도 바뀌어야 하지 않나. 피의자 신문 자체를 바라보는 시각도 바꿔야 한다. 증거능력에 관해서는 효율성도 상당히 중요하지만 한편 적법성, 신중성도 중요하다. 제도를 한꺼번에 바꿀 때 오는 약간의 공백에 우려도 많다. 저도 몇 가지 안을 가지고 있지만, 정리된 것이 아니라 여기서 말하기는 어렵다.” - 문제제기가 뒤늦다는 비판이 있다. “정부안이 나올 때까지 사실상 검찰 의견을 안 듣는 방식으로 진행된 것은 다 아시는 것이다. 정부안이 나온 뒤로 저희 의견을 수차례 제기했고, 국회에서 논의가 시작되면 저희가 참여해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논의가 중단된 상태에서 갑자기 패스스트랙에 올라갔다. 이제야 말씀드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특별수사는 개시와 종결이 지금 같이 이뤄진다. 향후 이 부분 어떻게 할 것인가. 국민적 결단이란 표현은 이에 대해 유보적인 것인가. “수사착수 부분에 대해서 내부 규정을 바꿔서 착수할 때는 총장 승인 받는 것을 원칙으로 만들었다. 범죄정보 수집도 정보가 그냥 들어오지 못하게 막았다. 범죄정보는 당사자의 다툼에서 뭔가 비틀어져서 만들어진 것이다. 이면을 보면 순수하지 않다. 그래서 정보가 들어오는 것을 세밀하게 보고, 범죄정보를 수집한 사람은 수사에 착수 못하게 막았다. 국민적 결단이란 것은 이렇다. 현재까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가 해온 역사적인 필요성이 있다. 국가적·사회적 역할을 해왔는데 과도하게 하는 것을 막을 것이냐, 하되 통제할 것이냐, 아니면 완전 빼버릴 것이냐. 이를 고민해서 결정해야 한다.”  - 정부여당의 생각과 평행선을 긋는 느낌이다. 너무 입장이 다른데 어느 수준까지 양보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있나. “수사권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은 인정한다. 다만 문제 원인이 어디인지 파악해야 한다. 이 이야기가 나온 것은 검찰의 권능이, ‘무소불위’란 이야기를 들을 정도까지 가 있는 데 있다. 문제 원인을 알면 처방을 내려야 한다. 검찰의 독점적·전권적 권능을 어떻게 고칠 것이냐로 생각하는데, 처방은 다른 쪽을 하는 것이다.” - 자의적 검찰권 행사의 문제 중에는 중립성 문제도 있다. 개선책이 있나. “검찰이 이 문제에서 벗어난 시기가 거의 없다고 할 정도로 시비가 반복된 문제다. 우선 검사 개개인의 의지와 조직 수장의 의지가 중요하다. 그러나 개인의 의지와 선의에만 의존하는 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제도적으로는 앞서 이야기한 몇 가지 방안으로 억제할 수 있다. 이를테면 특검, 공수처 등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공수처나 특검이 정치적 결정을 한다면 어떡할지 명확한 답은 없다. 구성원 개개인의 의지도 중요하고, 조직이 가진 법률적 테두리 안의 제도도 중요하다.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의 의지를 보다 강하게 해주는 것은 사실 언론의 감시역할이다.” - 어제 강신명 전 경찰청장이 구속됐고 김수남 전 검찰총장은 경찰에 입건됐다. 수사권 조정 때문에 검경사이 신경전이 벌어진다는 우려는 어떻게 생각하나. “지금 진행되는 정보경찰 관련 사건은 경찰이 수사해서 송치한 이후에 그걸 검찰이 이어받아 수사하다가 여기까지 온 거다. 경찰에서 어제 밝혔다는 내용은 저는 배경을 잘 몰라서 답변드리기 어렵다.” - 경찰에 수사권을 주면서 사후약방문이 아닌, 사전통제할 보완책이 마련된다면 권한 줘도 되나. 아니면 그래도 경찰에 수사종결권 자체를 주는 것에 반대하나. “(수사에) 착수하는 사람은 종결해서는 안 된다. 종결할수 있는 사람은 착수하면 안된다. 이 원칙을 보다 강화해야지, 검찰이 해봤으니 경찰도 해보라는 식은 안 맞다는 것이다.”  -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메일을 보면 구체적인 보완 노력을 한 것 같은데, 아예 큰 틀에서 잘못이라고 하고 있는 것 같다. “틀 자체가 틀리기 때문이다. 디테일하게 손 봤다고 하는 부분은 너무 복잡하다. 저도 법률안을 봤지만 어떻게 하려는 건지 싶을 정도로 복잡하다. 복잡한 것을 국민이 어느 정도 따라올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있다. 국민을 불편하게 하는 것을 전제로 제도 만드는 것은 맞지 않다. 이런 큰 틀 자체에서 어긋나 있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다. 이런 정도 손 봐서 될 문제라면 이렇게 문제제기 안 할 것이다.” - 박상기 장관과 최근 만나서 소통했나. “대화는 여러 번 나눴고 만난 적도 여러 번 있는데, 어느 정도가 소통인지는 사람마다 내포하는 의미 다르겠다.”  - 패스스트랙 상정 이후에는 장관과 소통했나. “그 이후는 시간이 없었다. 귀국한 지 얼마 안 됐다.”  - 전화통화는. “간접적으로 했다.”  - 박상기 장관은 정확하지 않은 정보나 외국 사례로 이야기하는 건 진실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문제의 원인에 대해 처방했다고 하면 저희가 반발하면 안 되겠죠.그런데 엉뚱한 부분에 손댄 것이다. 장관이 이메일에서 세 가지를 말했는데, 이런 식이면 검찰은 입 닫고 있어야 한다. 구체적 사례도, 외국 사례도 말 못하면 무슨 말을 할 수 있나. 아무 말 말고 가만히 있으라고 하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 수사권 조정도 검찰 개혁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인데, 검찰의 문제점이 지적된 이유 중 하나가 정치권력이 계속 검찰 장악 시도했고, 거기서 검찰이 비틀린 측면 있다는 비판도 있다. 공감하는가. “(갑자기 웃옷 벗고 일어나서 웃옷을 흔듦) 뭐가 흔들리나. 옷이 흔들린다. 옷이 흔들린 거다. 흔드는 건 어디인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은 옷을 보고 말하면 안 된다. 다만 외부에서 중립을 흔들려는 시도는 있을 수밖에 없다. 흔들리는 게 어느 부분에서 시작되는지를 사실 잘 봐야 한다. 옷을 보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우크라이나 러시아어 퇴출, “우크라이나 말만 써라”

    우크라이나 러시아어 퇴출, “우크라이나 말만 써라”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서 공용어로 사용되는 러시아어를 배척하고 우크라이나어를 유일한 ‘국어’로 지정하는 법률에 서명했다고 러시아 타스통신이 전했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이날 서명식에서 “오늘은 우크라이나인들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세기적인 날이다. 우크라이나의 국가적 정체성을 구축하는 중요한 법령 가운데 하나가 만들어졌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새로운 정부가 이 법률을 면밀히 분석해 그 규정들을 실행하길 바란다”면서 “이는 국가로서 우크라이나의 존재를 위한 핵심적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대선에서 코미디언 출신의 정치 신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에게 패한 포로셴코 대통령은 다음 달 퇴임한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앞서 지난달 25일 우크라이나어를 유일한 국가언어로 지정하는 법률을 채택했다. 법률은 정부기관, 법원, 군대, 경찰, 학교, 병원, 상점 등의 대다수 공공생활 공간에서 우크라이나어를 필수적으로 사용하도록 의무화하고 이를 어길 경우 벌금형 등의 처벌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개인 간 대화나 종교의식에서는 예외가 허용된다. 역사적으로 러시아 제국과 소련의 일원이었던 우크라이나에서는 러시아계 인구가 17.3%에 달해 우크라이나어는 물론 러시아도 공용어로 사용됐다. 이번 법률 채택으로 가장 어려움을 겪게 될 우크라이나 국민은 이들 러시아계 주민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어와 러시아어는 모두 슬라브어 계통이지만 알파벳과 어휘 등에서 차이가 있어 상호간 의사 소통이 어렵다. 우크라이나는 2014년 러시아가 자국령 크림반도를 병합한 이후 ‘반러 친서방’을 국가 전략 노선으로 채택해 러시아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쓰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정부 정책에 반발한 동부 돈바스 지역 친러 성향 분리주의자들은 분리·독립을 선언하고 정부군과 무장 투쟁을 벌이고 있다. 타스통신은 친러시아 성향인 우크라이나 야당들이 해당 법률이 소수 민족의 권리를 훼손한다며 헌법재판소에 제소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법원, 비종교적 병역거부 또 유죄 “종교적 신념과 달리 유동적이고 가변적”

    법원, 비종교적 병역거부 또 유죄 “종교적 신념과 달리 유동적이고 가변적”

    법원, 비종교적 이유 양심적 병역거부자 오경택씨에 원심 1년 6개월 유지“폭력에 대한 판단이 가변적…신념 아닌 전략 같아”오씨 “법원 기준에서 정하는 질서와 무질서…‘사상 검증’ 실망스러워” ‘여호와의 증인’ 같은 종교적 이유가 아닌 평화에 대한 신념만으로 군 현역 입대를 거부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법원이 유죄를 선고했다. 지난해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병역 거부 인정 이후 종교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무죄 판결은 이어지고 있지만, ‘양심’에 대한 모호한 기준 탓에 비종교적 병역거부자의 신념은 쉽게 인정되지 않고 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2부(부장 최규현)는 16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경택(31)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은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다.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은 발부하지 않았다. 오씨에 대한 재판은 종교인이 아닌 비종교인으로서 평화에 대한 신념으로 현역 입대를 거부한 병역거부자에 대한 첫 선고로 관심을 모았다. 지난 2월 수원지법에서 비폭력·평화주의 신념에 따라 예비군과 동원훈련에 불참한 20대 남성에게 무죄 선고를 했지만, 오씨처럼 현역 입대를 거부한 사례는 처음이다. 오씨는 지난해 2월 “전쟁과 폭력에 반대한다”는 신념에 따라 입영을 거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오씨는 특정한 종교는 없지만 비폭력·평화주의자로서 자신의 신념에 비춰볼 때 입대하지 않는 것이 옳다는 판단으로 입대를 거부했다. 같은 해 6월 헌법재판소는 “대체 복무제 없는 현행 병역법은 헌법 불합치”라고 판결했으나, 병역법 위반으로 기소된 오씨는 7월에 열린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양심을 명확히 확인할 수 없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이날 항소심에서도 재판부는 “피고인이 병역 거부 근거로 내세운 양심은 상황에 따라 바뀌는, 일종의 전략적인 주장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재판 과정에서 ‘민간 살상은 그 자체로 있어서는 안 되지만 모든 폭력에 반대할 수는 없다’거나 ‘국가의 무력 독점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무력을 어떻게 사용하는지가 문제’라고 진술했다”면서 “폭력에 대한 피고인의 신념과 정의가 상황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의 양심은 유동적, 가변적이기 때문에 진실한 양심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오씨는 재판 직후 취재진과 만나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결정과 달리 하급심에서는 검찰이 계속 양심을 가혹하게 ‘검증’하고 있다”면서 “사법부의 기준에서 질서와 무질서를 정하는 데 크게 실망했다”고 밝혔다. 오씨는 “재판 과정에서 검찰은 ‘5·18 광주 항쟁 당시 시민이 총을 든 것은 양심에 부합하느냐’, ‘일본이 침략하면 총을 들 것이냐’ 등의 질문을 했다”면서 “종교가 아닌 비종교적 신념에 대해 재판부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가 드러난 선고”라고 비판했다. 오씨는 대법원에 상고할 예정이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문소영 칼럼] 독재란 무엇인가

    [문소영 칼럼] 독재란 무엇인가

    ‘독재’의 사전적 의미는 헌법상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지 않으며 행정·입법·사법의 삼권분립을 부인한 채 한 개인이나 그의 측근이 통치하는 전제정치를 말한다. 고대 로마가 내란이나 외침 등 위급한 상황에서 원로원이 집정관에게 법을 초월한 독재권을 행사하도록 한 데서 유래한다. 그렇다면 독재에서 시민의 삶은 어떠한가. 한국의 대표적인 독재인 ‘박정희 개발독재’와 ‘전두환 군부독재’ 시절을 살펴보면 되겠다. 박정희 시대 독재는 ‘긴급조치’로 대변된다. 긴급조치는 유신헌법 제53조항으로, 대통령이 국가의 안전보장 또는 공공의 안녕질서가 중대한 위협을 받거나 받을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을 때, 헌법에 규정된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일시 정지하는 것이다. 고대 로마의 의도와 비슷하다. 그러나 실제 적용은 완전히 달랐다. ‘긴급조치 1호’를 보면 “유신헌법을 부정, 반대, 왜곡, 비방하는 일체의 행위, 유신헌법 개정이나 폐지를 주장, 발의, 청원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사람과 긴급조치를 비방한 사람”은 “법관의 영장 없이 체포, 구속하여 비상군법회의에서 재판하여 1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했다. 즉 대통령에게 반하는 정치적 소신을 밝힌다는 이유로 대학생과 지식인들을 탄압했던 것이다. 더 나아가 정치적 반대자들을 날조된 반국가단체 조직 활동으로 엮어 재판하고 사형하는 등 ‘사법살인’이 횡행했다. ‘인혁당 사건’이나 ‘민청학련 사건’ 등이 대표적이다. 막걸리에 취한 김에 대통령 욕을 했다고 불잡혀 가던 엄혹한 시절이다. ‘없으면 나라님 욕도 한다’는 상식이 통하지 않는 시대였다. 전두환 군사독재의 일부는 체험담으로 증언할 수 있다. 12·12 군사반란 이후 1980년 서울의 봄을 짓밟고 5·18 광주시민 학살로 정권의 토대를 잡은 전두환 정부는 직선제 개헌을 요구하는 대학생과 시민들을 ‘호헌’으로 응수하며 탄압했다. 자의적으로 거동이 수상하다며 불심검문하고 가방에 혹여 ‘해방전후사의 인식’ 같은 교양서적이 들어 있으면 불온서적 소지죄로 경찰의 “함께 가시죠”에 응해야 했던 시절이다. 1986년 부천경찰서의 문귀동 경사는 여대생을 잡아다가 성고문을 했는가 하면, 1987년 1월에는 ‘턱 치니 억하고 죽었다’고 발뺌한 박종철 물고문 사망사건이, 6월에는 직격탄을 맞고 사망한 이한열 사건이 발생했다. 학생운동권들을 ‘녹화사업’하는 중에 의문사가 늘어나던 시절은 노태우 정권 때로도 이어졌는데, 1989년 이철규 조선대 학생의 의문사가 대표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을 두고 야당의 정치인들이 자유롭게 “독재자”라고 저격하며 어떤 위협도 느끼지 않는다면, ‘막걸리 긴급조치’라던 박정희 시대와 비교해 과연 독재라고 할 수 있는가 하고 묻지 않을 수 없다. 표현의 자유가 넘쳐 흐르다 보니 ‘달창’과 같은 여성 비하적인 혐오 발언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입에서 나오고, ‘태극기 집회’ 등에서 대법원이 부인한 ‘5·18 북한군 침투설’과 같은 가짜뉴스를 유포하며 시민사회를 교란하는 지경이 됐다. 386세대의 대표곡인 ‘님을 위한 행진곡’이 집회에서 흘러나올 때에는 실소를 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다소 부조리해 보이는 이런 풍경 탓에 지난 50~60년 동안 민주주의를 열망한 세력들이 군부독재를 극복하고 민주주의 사회를 바꿔 놓았더니 ‘죽 쑤어서 개 줬다’며 분개하는 이들도 있지만, 이런 수준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감내할 만하다. 문제는 한국당이 극우인 태극기 집회 세력과 거리를 두지 않고, 이들과 연대하거나 오류적 행태를 방치할 때다. 한국당은 지난 2월 전당대회에서 투표권을 행사한 극우들의 준동을 정치적 이해관계 탓에 내버려두었다. 대단히 우려할 만한 상황이다. 독일 나치의 등장은 제도권 정당들이 극우들을 정치권 진입을 어리석게도 막지 못한 탓에 발생했다고 책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에서 레비츠키와 지블랫은 밝히고 있다. 책임 있는 정당이라면 극단적인 세력을 배제하며 억제할 만한 힘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좌파 포퓰리즘에 대해 지적질하면서 한국당이 지지율을 올리려고 극단적 세력과 거리 두기에 실패한다면, 수십년 동안 공들여 쌓아 온 민주주의를 무너뜨릴 수 있다. 독재정권의 여당이던 공화당·민정당·민자당의 후신인 한국당이 정권만 잡는다면 극우세력이 끼어들어도 크게 손해 볼 것이 없다는 식의 착각을 하지 않길 바란다.
  • [문현웅의 공정사회] 누구를 위한 수사권 조정인가

    [문현웅의 공정사회] 누구를 위한 수사권 조정인가

    지난달 29일 국회는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했다. 조정안은 1차 수사권과 수사종결권을 경찰에 주고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며,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 신문 조서의 증거 능력을 제한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런 조정안에 대해 검찰은 “통제 없는 1차 수사권과 국가 정보권이 결합된 권능을 경찰에 부여하는 것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경찰은 검찰이 보완 수사나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고 영장청구권도 갖고 있어 경찰을 견제하기에는 충분하다고 반박한다.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리는 그 자체로 존재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국민의 기본권, 즉 인권을 두텁게 보호하는 데 목적이 있음은 자명하다. 그렇다면 피의자의 인권과 관련한 검찰과 경찰의 수사 실무는 과연 민주주의의 원리를 자신 있게 들먹일 수 있는 수준이라 말할 수 있을까.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을 변호하면서 경찰 및 검찰 조사에 피의자와 함께 참여한 적이 있다. 결론적으로 무죄가 확정된 사건으로 피의자에 대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적용이 무리가 있어도 한참 무리가 있다고 판단해 수사 초기부터 피의자는 모든 진술을 거부하기로 결정하고 매번 조사마다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 경찰은 진술을 거부하는 피의자를 사흘에 걸쳐 소환 조사하면서 조사관 혼자 일방적인 질문을 이어 가는, 피의자와 변호인의 입장에서는 무용하다고밖에 볼 수 없는 영상녹화 조사를 무리하게 진행했는데, 경악할 일은 사건이 검찰에 송치된 그다음에 벌어졌다. 담당 검사는 피의자를 상대로 처음 진술을 받으면서 형사소송법이 규정하고 있는 진술거부권과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음을 사전에 먼저 피의자에게 고지했고, 피의자는 검사의 설명을 듣고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겠다며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표명했다. 그러자 검사는 자신이 쥐고 있던 볼펜을 갑자기 책상에 내리치면서 ‘진술을 거부하는 이유가 뭐냐’며 호통을 치기 시작했다. 피의자와 변호인이 황당해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하자 검사는 화를 내며 ‘이것으로 조사를 마치겠다’는 말을 남기고 일방적으로 자리를 떴다. 진술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음을 설명해 그러한 권리를 행사하겠다고 하자 진술거부권 행사의 이유를 따져 묻고 이어서 일방적으로 조사를 종료하겠다고 화를 내는 검사를 보며 정말로 어안이 벙벙했다. 변호인이 동석하고 있는데도 검사가 피의자에게 위와 같은 언행을 자행하는데, 변호인 없이 조사를 받는 피의자에게는 어떤 태도로 조사에 임했을지 불을 보듯 뻔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다른 사건으로 경찰 조사에 참여했을 때는 수사관이 피의자에게 “변호사를 산 것 보니 죄를 짓기는 지었나 보네. 죄 짓지 않았으면 돈 들여서 뭐 하러 변호사를 샀겠어”라고 말하며 비아냥거리는 장면을 목격했다. 거주지에서 홀로 생활하는 젊은 여성이었던 피의자에게는 자백하지 않으면 거주지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고 물증이 나오면 가만 두지 않겠다고 여러 번 협박하는 장면도 목격해야만 했다. 또 다른 사건으로 검찰 조사에 참여했을 때는 뻔한 걸 부인한다며 자백하면 정상을 참작해 줄 텐데, 지금이라도 자백하라고 몇 번씩이나 자백을 강요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피의자에게 유리한 진술을 한 참고인에게는 참고인이 경영하는 회사의 회계장부를 가지고 오라고 압박해 피의자에게 유리하게 한 진술을 번복시키는 모습도 목격해야만 했다. 수사기관이 피의자를 대하는 태도가 이렇듯 헌법과 형사소송법을 무시하는 반인권적인 모습임에도 불구하고 수사권 조정에 임하는 검찰과 경찰은 자신들의 이러한 반인권적인 모습을 성찰하고 반성하기보다는 오로지 조직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직이기주의에 철저하기만 하다. 제각기 자신들에게 더 큰 권한을 줘야 인권을 보호한다고 큰소리치지만 수사권 조정에 임하는 두 조직의 인권보호 수준은 피의자 인권은 안중에도 없는 밑바닥을 기는 수준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우려만이 팽배한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수사권 조정인지 우리는 그 핵심을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닐까.
  • 검경 ‘공수처 동상이몽’

    ‘제3의 수사기관’으로 불리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를 바라보는 검찰과 경찰의 입장이 사뭇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기소권을 독점해 왔던 검찰은 기소권 일부를 넘겨받는 공수처 도입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표현을 썼다. 반면 경찰은 공수처 설치에 “공감한다”고 했다. 공수처 등장에 따른 검경의 우려도 서로 달랐다. 검찰은 ‘위헌 소지’를, 경찰은 ‘제2의 검찰화’를 걱정했다. 15일 자유한국당 윤한홍·주광덕 의원실에 따르면 최근 대검찰청은 이들 의원실에 보낸 공수처 의견서에서 “국회에서 공수처에 관한 바람직한 방안을 마련하면 국민의 뜻으로 알고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에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는 (법조계) 의견도 있다”도 덧붙였다. 검찰 개혁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공수처 도입을 반대할 명분은 없지만, 법안대로 통과되면 헌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점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실제 공수처가 설치되면 국민 기본권을 침해하는 수사를 하게 되는데 헌법에 근거하지 않은 독립기구가 수사·기소권을 갖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법학자도 있다. 정웅석(서경대 교수) 한국형사소송법학회 수석부회장은 “국가인권위원회와 달리 공수처는 강제력을 행사한다”면서 “행정부 소관으로 두지 않으면 위헌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행정·입법·사법의 삼권 분립이라는 헌법 정신은 기능적 분립이지 조직상의 형식적 분립이 아니기 때문에 권력 분립의 본래 목적인 통제를 위해 필요하다면 독립 기구를 만들 수도 있다는 의견(한상희 건국대 교수)도 있다. 경찰도 최근 윤 의원실에 의견서를 보내 “공수처와 검찰의 인사 교류를 강하게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변호사 자격을 갖추지 않아도 공수처장이 될 수 있어야 하고, 검사 출신도 전체 정원의 25%를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한편 문무일 검찰총장은 다음주로 미루려 했던 기자간담회를 16일 열기로 확정하고, 이를 통해 패스트트랙에 지정된 수사권 조정 법안 등에 대해 검찰의 공식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독재자의 딸은 대선 출마 안돼” 과테말라 헌법재판소 결정

    “독재자의 딸은 대선 출마 안돼” 과테말라 헌법재판소 결정

    과테말라 헌법재판소가 독재자 에프라인 리오스 몬트의 딸인 주리 리오스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 주리 리오스는 다음달 16일 예정된 대선 투표를 앞두고 당선이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혀왔다. 헌법재판소는 과테말라 헌법이 쿠데타 지도자들의 가까운 친인척들이 대통령으로서 봉직하는 일을 막고 있다고 결정 이유를 밝혔다. 리오스 몬트는 군부 체제와 막시스트 반군들 사이의 전쟁이 한창이던 1982년 군부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장악했다. 반군 세력의 온상이 되고 있다며 마야 원주민들의 마을을 청소하고 1700명 이상 원주민들의 학살을 명령하는 등 과테말라 내전 기간을 통틀어 가장 잔혹한 통치를 했던 지도자 가운데 한 명으로 여겨진다. 그는 1983년 8월 휘하였던 국방장관에 의해 축출됐고, 30년이 지난 뒤 학살 혐의로 기소된 과테말라 최초의 국가 수반이란 오명을 뒤집어썼다. 그는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나중에 과테말라 최고법원은 판결을 뒤집고 원심을 돌려보냈다. 그리고 재판이 재개된 지 6개월 만인 지난해 4월 1일 9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주리 리오스는 발로(용기) 당 소속이며 우파 후보로 분류된다. 그녀는 이전에 자신의 출마 자격을 박탈하는 것은 자신의 권리를 침해한 것일 뿐 아니라 자신에게 한 표를 행사하려 하는 지지자들의 권리를 빼앗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하지만 그녀의 아버지 때문에 희생된 이들의 친척들은 일제히 헌법재판소 결정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지금까지의 여론 조사 결과는 그녀가 전직 대통령 부인이었던 산드라 토레스, 전 법무장관 텔마 알다나와 함께 여성 후보 셋이 선두를 다투는 것으로 나와 있었다고 영국 BBC는 14일(현지시간) 전하며 토레스와 알다나 역시 출마 자격을 박탈당할 수 있다고 했다. 알다나는 배임과 거짓 증언, 탈세 혐의를 받고 있는데 물론 본인은 정치적 탄압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토레스는 불법 대선자금 모금 수사를 받고 있는데 역시 본인은 부인하고 있다. 며칠 안에 두 후보에 대한 헌법재판소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다른 후보 마리오 에스트라다는 미국에 코카인을 밀반입하려고 음모를 꾸민 혐의로 지난달 미국에서 체포됐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서울광장] 로스쿨 캐슬, 그 무시무시한 경고/황수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로스쿨 캐슬, 그 무시무시한 경고/황수정 논설위원

    올해로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도입 10년인데 너무 조용하다. 묘한 침묵 사이로 고약한 통계들이 불거진다. 올해 서울대 로스쿨 신입생 10명 중 9명(93.4%)은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학부 출신. 지방대 출신은 한 명도 없다. 정말 고약하다. 머리카락도 들키고 싶지 않았을 로스쿨의 현실이 커밍아웃되는 중이다. 10년 전 장밋빛 깃발을 높이 들었던 사람들, 다 어디 가 있나. 왜 지금은 일언반구도 없는지 그 사정 알 만하다. 온갖 우려와 잡음을 뚫고 로스쿨은 출발했다. 다양한 배경과 전문 지식의 법률인을 양성해 법조 카르텔을 부수자는 취지가 핵심이었다. 앞서 나온 수치는 그러니 심각하다. 스카이 학부 출신들이 스카이 로스쿨에 직행하고, 스카이 로스쿨생들이 변호사시험(변시)에 거의 고스란히 합격하는 ‘로스쿨 공식’만 공고해졌다. 스카이 캐슬의 장벽은 대놓고 높아졌다. 스카이 학교별, 변시 기수별 카르텔은 시간문제다. 여러모로 허약한 로스쿨이 사시와의 경쟁에서 완패할세라, 그저 존치만 해달라 매달리던 사시를 완전히 폐지했다. 그런데 이게 뭔가. 변시 합격률이 이 와중에 문제다. 첫 시험 때 무려 87.15%였던 합격률이 올해 시험에서는 50.78%로 떨어졌다. 누적 응시생들로 합격률이 해마다 떨어지니 로스쿨생들은 합격률을 크게 더 늘려 ‘변시 낭인’ 만들지 말라고 읍소한다. 변시를 운전면허처럼 자격시험으로 하자고 한다. 속칭 ‘오탈자’(5회 제한에 걸려 응시 기회가 박탈된 로스쿨 졸업생)가 없도록 일정 점수를 넘기면 전부 변호사 자격증을 달라는 것이다. 세간의 시선은 따갑다. “대한민국 어느 자격증의 경쟁률이 2대1이냐. 그것도 높다고 떼를 쓰느냐”고 쏘아붙인다. 로스쿨 청춘들에게 보내는 시선에는 연민이 섞이지 않는다. 3년에 1억원인 학비만으로도 보통의 서민들에게는 먹지 못하는 신포도인 지 오래다. 부모 경제력을 등에 업은 ‘금수저 리그’ 깊숙이 들어가 있다. 사교육에 의존해야 변시에 합격하는 것은 공공연한 현실이다. ‘아버지 기량’이 뛰어나면 대형 로펌들이 서로 모셔 간다는 업계 뒷말은 여전히 정설처럼 통한다. 질시와 반감이 범벅된 복합감정의 결정체. 태생적 배경에 대한 사회적 불신은 10년째 수그러들지 않는다. 항거불능, 체념 단계에 들어갔을 뿐이다. 현재 청와대와 정부 부처 국장급 이상 ‘파워 엘리트’ 가운데 64.2%가 스카이 출신이다. 지난주 한 진보 신문의 분석자료가 그렇다. 박근혜 정부 초기(50.5%)보다 스카이 쏠림현상은 문재인 정부에서 심해졌다. 학벌주의는 진보 보수를 가리지 않는다는 신랄한 방증. “강남 우파가 해먹든 강남 좌파가 해먹든 학벌 엘리트들이 한국 사회를 요리한다”던 입바른 어느 진보 지식인의 말은 맞아떨어졌다. 정부 엘리트의 학벌에 신경이 곤두서는 현실을 살고 있다. 미래에 정치 엘리트가 될 SKY 재학생의 절반은 이미 고소득층 자녀로 채워졌다. 지난해 장학금 신청자 중 소득 9·10분위의 고소득층 자녀는 46%였다. 학종(학생부종합전형) 등 스펙을 따지는 입학전형이 늘면서 가속화했을 현상이다. 먹고살기들 바빠서 귓등으로 흘리지만, 실은 정말 무서운 이야기다. “부모 잘 만나 깜깜이 학종으로 대학 가서, 깜깜이 로스쿨로 법조인이 되는 세상.” 능력주의 논리에 가려져 불평등 요소들이 묵살된 채 굴러가는 현실을 이렇게들 자조한다. 출발선이 기울어진 능력주의 사회는 위험천만하다. 그 징후는 멀리서 찾을 것도 없다. 최근 개각 과정에서 몇 번이나 감지했다. 장관 후보자 아들의 호화 유학, 수십억 주식 투자와 부동산 증식에 청와대 인선 책임자들은 “뭐가 문제냐”고 되물었다. 50억원 재산가인 인사 책임자는 자신이 기득권이라는 사실 자체를 알지 못하는데, 그에게 서민 감수성을 요구하는 것은 사실상 어불성설이다. 서민 이익을 대변하겠다는 진보 엘리트 재력가들이 왜 서구에서 ‘리무진 리버럴’(limousine liberal)이라 그토록 꼬집혔는지 알 만하다. 아무리 애를 써도 자신의 환경을 벗어나 판단할 수 없는 ‘가용성 편향’ 이론이 우리 엘리트들에게만 비켜갈 리 없다. 변시 낭인보다 무서운 것은 사회 엘리트 집단을 향한 총체적 불신이다. 많은 사람이 착각해서 단념한 진실이 있다. 헌법재판소는 사시 폐지가 위헌이 아니라고 판단했지, 사시 부활이 위헌이라고 하지 않았다. 뭐든 어디든 크게 치열하게 손을 봐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조국 민정수석이 10년 전 로스쿨 도입의 일선에 있었다. 함께 답을 해야 할 순간이다. sjh@seoul.co.kr
  • “사람·자연 잇는 조경… 미세먼지 등 국가 현안에 전문성 발휘할 것”

    “사람·자연 잇는 조경… 미세먼지 등 국가 현안에 전문성 발휘할 것”

    “정부에 조경직 공무원 채용을 적극 검토하겠다.” 지난 3월 5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제16회 조경의날’ 기념식에서 조경직 공무원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공시생들이 술렁이고 있다. 실제로 정부는 여섯 차례 관계부처·전문가 회의를 열어 연말까지 5급 국가직 공무원 2명을 포함해 총 22명의 조경직 국가공무원을 경력직으로 뽑겠다고 밝혔다. 내년부터는 해마다 60여명씩 뽑아 2022년까지 조경직 200여명을 충원하기로 했다. 조경 관련 전공자들에게 새로운 등용문이 열린 것이다. 서울신문은 14일 정부대전청사에서 산림청 소속 임업직 산림조경직류 공무원으로 일하는 ‘여성 3총사’ 이희진(40)·장나래(29)·이용은(31)씨를 만나 조경직 공무원은 어떤 일을 하고 조경직 공채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를 자세히 들어봤다.일반적으로 ‘OO직 공무원’이라고 하면 국가공무원법 제5조 등에 따라 행정직·감사직 등으로 분류되는 직렬(직무의 종류가 비슷한 유사한 업무군)을 뜻한다. 그러나 이 총리가 조경의날 기념식에서 “더 뽑겠다”고 단언한 조경직렬은 현행법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가 언급한 조경직 공무원은 정확하게는 임업직렬 내 산림조경직류 공무원이다. 직류는 같은 직렬 안에서 담당 분야가 같은 직무군을 묶은 것을 말한다. 조경 관련 공무원은 아직 직렬 단위를 이루지 못할 정도로 소수다. 조경직류 국가공무원은 산림청과 교육부 등 9개 부처에서 모두 68명이 활약한다. 아직까지 조경직류 신입 공무원 공채도 진행한 적이 없다. 지금까지는 임기제 경력채용이나 지역인재 채용, 경력직 특채 등의 경로로 인재를 선발했다.하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인사처는 5·7급 등 다양한 직급에서 조경직 공무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인사처 관계자는 “내년에 조경직류 국가공무원에 대한 사상 첫 공개경쟁채용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우선 올해 산림청 14명, 국토교통부 3명, 환경부와 문화재청 각 2명, 행정안전부 1명 등 모두 22명을 뽑을 예정이다. 이들은 조경정책과 정부청사 관리 등 조경 관련 업무를 맡는다. 산림청 도시숲경관과에서 근무하는 이희진씨는 “지금까지 조경 인력이 적어 비조경직 종사자가 조경 관련 시공을 맡곤 했다. 이 때문에 시공 관련 하자·오류도 많았다. 하지만 조경직류 공무원이 늘어나면 국가 조경 품질도 전반적으로 개선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직 조경직류 공무원 공채에 대한 세부사항이 나오진 않았다. 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조경직류 채용 절차를 보면 내년에 시작될 공채에서 어떤 과목을 공부해야 할지 가늠해 볼 수 있다. 공무원임용시험령 산림조경직류 과목표에 따르면 5급 이상 조경직류 국가공무원은 1차 시험에서 언어논리영역과 자료해석영역, 상황판단영역, 헌법, 영어, 한국사를 본다. 2차에서는 조림학과 조경계획학, 산림생태학이 필수과목이고, 산림정책학과 조경관리학, 조경수목학, 조경시공학, 조경설계가 선택과목(택1)이다. 6·7급은 1차에서 국어(한문 포함)·영어·한국사를, 2차에서 조림학과 조경계획학, 산림생태학, 조경관리학을 본다. 8·9급은 1차 국어·영어·한국사, 2차 조림·조경계획이다. 새로 도입되는 공채 시험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공채 선발의 구체적인 내용은 머지않아 부처 간 협의를 거쳐 발표될 ‘2020년 국가공무원 공개경쟁채용시험 계획’을 통해 드러날 예정이다. 앞으로 정부는 조경 관련 전문공무원을 확보해 각 부처가 추진 중인 도시재생뉴딜과 어촌뉴딜 등 지역밀착형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투입할 계획이다. 각종 시설을 세울 때 건물과 주변 환경과의 조화 등을 따지겠다는 취지다. 또 미세먼지와 ‘도시공원 일몰제’(도시 관리 계획상 공원 용지로 지정돼 있지만 장기간 공원 조성 사업에 착수하지 못한 부지를 공원 용도에서 자동 해제토록 한 것) 등 국가적 현안에 대해서도 이들이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아직까지 정부부처에는 조경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부서가 없다. 조경직류 공무원이 가장 많이 일하는 산림청에도 조경과나 조경팀이 없다. 대신 도시숲경관과에서 조경 관련 업무를 담당한다. 도시숲경관과는 도시숲 정책과 정원, 가로수, 미세먼지 관련 사업을 담당한다. 조경학 전공자가 십분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부서로 꼽힌다. 이희진씨는 “민간에서 하는 조경 업무와 조금 다를 수 있지만 큰 틀에서 보면 (정부 조경 업무도) 민간과 같다고 볼 수 있다”며 “(전 직장인) 시공회사에서는 설계가 나오면 곧바로 조경사업을 진행해 결과물을 내놓았다. 하지만 산림청에서는 조경과 관련한 국가정책을 추진하기에 부담이 크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재 정부의 조경사업이 대부분 ‘임업식 사고(思考)’로 진행되고 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산림청 해외자원담당관실에서 산림자원 해외원조사업(ODA)을 하고 있는 이용은씨는 “임업은 벌채와 조림, 목재생산 등 산림 자원 이용에 초점을 둔다. 하지만 조경은 사람들이 ‘자연을 어떻게 느낄까’를 고민하며 사업을 구상한다”면서 “본업이 조경이다 보니 임업을 잘 몰랐다. 하지만 입직해서 보니 둘 간 차이가 매우 크다는 걸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산림청은 임업직이 많고 조경직이 적어 사업을 진행할 때 다양성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조경직류 공무원이 늘어나면 이 문제가 개선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장씨는 “조경직류 공무원들은 소수인 데다 취업준비도 오래해야 해 나름 아픔이 많다”며 “조경직류 공무원이 늘면 조경직류를 고려한 인사 배치가 이뤄질 수 있어 근무환경이 더 좋아질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용은씨는 과거 국유림관리소에서 근무했다. 그는 “국유림관리소에서 주민들이 국유림에서 임산물을 채취하거나 화재를 유발하는 소지품을 갖고 다니는지 확인하는 일을 했다”며 “조경과 직접 관련이 있는 일은 아니었지만 현장에서 일할 수 있어서 신기하고 좋았다”고 말했다. 장씨는 본청 소속기관을 평가하는 혁신행정담당관실에서 근무 중이다. 그는 “해당 소속기관들이 산림청에서 정한 목표치를 어느 정도 달성했는지를 평가하는 일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조경직류 공무원이 확대되면 국가부처 내 조경관련 사무 비중도 커져 향후 전망도 밝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희진씨는 “조경직류 공무원이 워낙 소수여서 시험을 준비하다가도 포기하는 이들이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 기회가 많아지는 만큼 좌절하지 말고 끝까지 도전정신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용은씨는 “대학 생활 동안 조경직과 관련해 다양한 경험을 하면 공직에 입문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전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MB형’ 이상득 징역 1년 3개월 확정… 곧 수감

    ‘MB형’ 이상득 징역 1년 3개월 확정… 곧 수감

    포스코로부터 청탁을 받고 측근들에게 이익을 제공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84) 전 의원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고령이어서 건강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1·2심에서 구속되지 않았던 이 전 의원은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돼 조만간 수감될 예정이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의원에게 징역 1년 3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지난 10일 확정했다. 이 전 의원은 2009~2010년 포스코 측으로부터 군사상 고도제한으로 중단된 포항제철소 증축 공사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자신의 지역구 지역사무소장과 선거운동을 도운 지인 등이 운영하는 회사에 포스코가 거액의 용역을 주도록 한 혐의로 2015년 10월 기소됐다. 이 전 의원 측이 챙긴 이익은 26억원에 달한다고 검찰은 파악했다. 2017년 1월과 11월에 1·2심은 모두 “국회의원의 헌법상 청렴 의무를 저버리고 권한을 남용해 공정성과 청렴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저버려 죄질이 좋지 않다”며 징역 1년 3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포스코 뇌물’ 이상득 징역 1년 3개월 확정…곧 수감 절차

    ‘포스코 뇌물’ 이상득 징역 1년 3개월 확정…곧 수감 절차

    포스코로부터 청탁을 받고 측근들에게 이익을 제공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84) 전 의원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고령이어서 1·2심에서 구속되지 않았던 이 전 의원은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돼 수감될 예정이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의원에게 징역 1년 3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 전 의원은 2009~2010년 포스코 측으로부터 군사상 고도제한으로 중단된 포항제철소 증축공사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청탁을 받고, 자신의 지역구 지역사무소장과 선거운동을 도운 지인 등이 운영하는 회사에 포스코가 거액의 용역을 주도록 한 혐의로 2015년 10월 재판에 넘겨졌다. 이 전 의원 측이 챙긴 이익은 총 2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1·2심은 “국회의원의 헌법상 청렴 의무를 저버리고 권한을 남용해 공정성과 청렴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저버려 죄질이 좋지 않다”며 징역 1년 3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다만 고령인 이 전 의원의 건강상태를 고려해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대법원도 “원심의 판단에 제3자 뇌물수수죄에 있어서의 ‘국회의원의 직무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없다”고 결론냈다. 대법원이 실형을 확정함에 따라 이 전 의원은 법무부와의 논의를 거쳐 곧 수감 절차를 밟게 될 전망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뜬금없는 ‘이승만·박정희 국부론’… 71년 정쟁 ‘우율 문묘종사’ 닮았다

    뜬금없는 ‘이승만·박정희 국부론’… 71년 정쟁 ‘우율 문묘종사’ 닮았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8일 뜬금없이 이승만과 박정희의 ‘국부론’을 다시 꺼냈다. 대한민국 건국의 아버지와 선진화의 아버지가 그것이다. 국부론이 성립하려면 1948년 8월 15일은 건국절이 돼야 하고 상하이임시정부의 법통은 부정돼야 한다. 상하이임시정부 법통론을 두고, 그가 북한 정권 수립을 옹호하려는 것이라는 해괴한 주장까지 제기한 것은 그 때문이었다. 이승만과 박정희의 국부화는 이른바 사이비 보수주의자들의 오랜 숙원이었다. 이명박 정부 때 관변 학자들이 나서서 ‘8월 15일은 건국절’이라고 주장했다. 건국절이 된다면, 이승만은 자연스럽게 건국의 아버지가 된다. 박근혜 정부는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를 통해 역사를 아예 정부가 관장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끝내려 했다.‘국부화’는 이들에게 찍힌 친일과 독재의 낙인을 한 방에 지울 수 있는 수단이었다. ‘대한민국의 아버지’가 된다는 것은 이 나라의 정통성의 원천으로 공인받는 것으로 그 후예들은 이 나라의 적통이 된다. 역사적 정통성은 현실 정치에서 집권의 정당성으로 이어진다. 이들을 거부하면 체제 부정 세력이 된다. 조선일보 편집국장을 지낸 모 인사가 제기하고 가짜 보수집단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민주화의 아버지 이승만’은 한 발 더 나갔다. 그들은 한국 현대정치의 흑역사를 열어 놓은 이승만의 ‘부산정치파동’(1952년 5월 25일 계엄령 선포부터 같은 해 7월 7일 제1차 개정헌법 공포까지 이어진 정치적 소요)을 한국 최초의 민주화 혁명이라고 주장한다. 건국, 산업화는 물론이고 민주화까지 혈통 속으로 끌어들여 ‘한국판 백두혈통’을 완성하겠다는 것이다. ‘국부화’ 논란은 조선의 문묘종사 정쟁에 연원을 두고 있다. 조선 중기 등장한 붕당은 제각각 자파의 영수를 문묘에 종사하기 위해 대를 이어 가며 정쟁을 벌였다. 문묘에 종사된다는 것은 조선의 이데올로기인 성리학의 법통을 승계했음을 공인받는 것이다. 집권의 정당성은 이념적 정통성 위에서 가능하다. 이승만과 박정희의 국부화는 대한민국 역사의 문묘 맨 윗자리에 그 위패를 안치하려는 것이니, 조선의 문묘종사와 다르지 않다. ‘아버지 운운’하는 것이 조선의 ‘현인’ 논란보다 훨씬 더 유치하고 구리다는 차이만 있을 뿐이다. 인조 13년(1635년) 성균관(지금의 국립서울대학교에 해당한다)에 난리가 났다. 유생들이 수업 거부, 동맹휴학, 제적, 자퇴, 가투까지 벌였다. 시위대가 대궐 앞까지 진출했으니 왕조 사회에서는 보기 드문 난리였다. 5월 11일, 송시형을 소두(상소의 대표자)로 하여 유생 270여명이 서인의 종장인 율곡 이이와 우계 성혼을 문묘에 종사하라는 상소를 올렸다. 이른바 ‘우율 문묘종사 상소’다. 그러자 남인 유생 57명이 채진후를 소두로 하여 맞섰다. 농성장인 동학(관립 4부학당 중 하나. 지금의 동대문 옆 옛 이화여대부속병원 자리에 있었다)으로 가면서 지름길인 지금의 대학로를 놔두고 굳이 창덕궁 앞으로 돌아갔다. 대궐 앞 시위를 위해서였다. 인조는 우율 문묘종사를 거부했다. 그러자 인조반정의 공신들이 들고일어났다. 12일 영의정 윤방, 우의정 김상용이 중신 회의에서 우율 문묘종사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13일엔 송시형이 다시 상소를 올렸고 오윤겸, 조익 등 대신들이 두둔했다. 점입가경이었다. 서인은 채진후 등 남인계 유생 6명에게 정거(과거를 보지 못하도록 하는 벌) 처분을 내렸고 남인계 유생 50여명은 수업 거부에 해당하는 권당에 들어갔다. 조정에서는 이조판서 최명길이 성균관 관련 직책인 대제학과 지성균관사의 사표를 걸고 3명에 대한 정거를 주장했다. 지방에서도 황해도, 경기도, 평안도, 전라도, 충청도의 서인 유생들이 릴레이 상소를 했다. 인조는 불쾌했다. 최명길이 낸 대제학, 지성균관사 사표를 수리했다. 지방 유생들의 상소에는 “유생의 본분이나 지킬 일이지 알지도 못하는 일을 거론해 남의 비웃음을 사지 말라”고 쏘아붙였다. 우율 문묘종사 청원이 시작된 것은 인조반정 직후였다. 반정에 성공하고 불과 13일 만인 1623년 3월 27일, 서인 유순익이 율곡 이이의 문묘종사를 청원했다. 이에 민성징, 이민구, 유백증 등 반정공신들이 인조에게 윤허를 청했다. 인조는 점잖게 거부했다. ‘중차대한 문제를 쉽게 결정할 수는 없는 일’이라는 것이었다. 인조는 문묘종사의 민감성을 잘 알고 있었다. 42년의 논란 끝에 광해군 초 결말이 난 5현 문묘종사의 전말을 지켜봤고 이언적과 이황의 위폐를 문묘에서 빼는 문제(회퇴변척)를 놓고 벌인 북인과 남인의 정쟁도 지켜봤다. 서인의 의도가 무엇인지도 잘 알고 있었다. 조정을 장악한 것도 모자라 학문과 이데올로기의 정통성까지 독점해 항구적인 집권 기반을 마련하려는 것 아닌가. 재위 기간 내내 상소는 계속됐지만 인조는 외면했다. 정쟁이 다시 불붙은 것은 효종 즉위년이었다. 서인은 왕이 어리숙할 때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1650년 1월 성균관 유생 홍위 등 수백 명이 문묘종사를 청원하는 상소를 했다. 긴장한 남인 유생들은 2월 경상도 진사 유직을 소두로 900여명이 반대 상소를 올렸다. 영남의 거의 모든 읍이 참가했다. 그러자 성균관의 서인 유생들은 유직에게 삭적과 부황의 처벌을 내렸다. 유생 명부에서 이름을 지워버리고 그의 이름을 쓴 종이를 큰 북에 붙이고 북을 치며 장안을 도는 처벌이었다. 흉악범의 신상을 인터넷에 공개하는 것과 같은 조처였다. 남인 유생들은 공관으로 맞섰다. 일종의 동맹휴업이었다. “과거를 보기 위해 구차스럽게 반궁에 남아 있을 수 없다.” 서인 유생도 염치가 없었던지 공관을 했다. 효종은 속이 끓었지만, 자신의 즉위를 기념해 치르는 증광시가 무산될 수 있어 걱정이었다. 영의정 이경여와 우의정 조익이 부황 처벌만 면제하는 수습책을 냈다. 그러나 서인 유생들은 막무가내였다. ‘선현을 모욕한 자들에 대한 처벌을 철회할 수 없다.’ 효종은 역정을 냈다. “너희는 이 나라에 살고 있는 자들이 아닌가.” 그러자 서인 유생들은 “‘불학무도한 놈’이 어떻게 성균관에 들어갈 수 있느냐”며 다시 수업을 거부했다. 손을 든 것은 효종이었다. 7월 3일 ‘군왕으로서 거친 말을 한 것은 잘못’이라며 유감을 표시했다. 그러자 훗날 소론의 영수가 되는 박세채 등이 우율 문묘종사 청원과 함께 부황 처벌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효종이 상소의 수용을 거부하자 이번엔 승정원에서 치받았다. ‘유생의 상소에 답하지 않는 것은 선비를 대우하는 바른 도리가 아닙니다.’ 효종은 다시 사과를 해야 했다. ‘유생들에게 불평하는 마음을 갖게 만든 내 자신이 매우 부끄럽다.’ 성균관 공관 사태는 이것으로 일단락됐다. 6년 뒤 서인의 두 영수가 직접 소두로 나섰다. 송준길은 1657년 10월, 송시열은 이듬해 12월에 우율 문묘 종사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상소를 올렸다. 효종은 거부했다. 서인의 의도와 집요함에 넌더리가 났다. 현종이 즉위하자 서인들은 다시 공세에 들어갔다. 즉위년(1659년) 관학 유생 윤항 등이 5차례 상소를 올렸고 부제학 유계 등 대간들도 차자를 올렸다. 효종 3년엔 강원도, 평안도, 함경도, 충청도, 전라도 유생들이 벌떼처럼 일어나 상소했다. 현종 역시 거부했다. 우율 문묘종사 정쟁은, 당쟁을 왕권 강화에 이용한 숙종 때에야 끝났다. 경신환국(1680년·숙종 6년)으로 남인을 남김없이 쓸어버린 뒤 숙종은 서인의 요구에 따라 1682년 우율 종사를 윤허했다. 처음 청원이 있고 59년 만이었다. 숙종은 그러나 1689년 기사환국을 통해 서인을 숙청한 뒤 남인의 주장에 따라 우율의 위패를 문묘에서 철거(철향)했고 1694년 갑술환국으로 남인을 숙청한 뒤 위패를 복향했다. 무려 71년 만이었다. 이 과정에서 이이와 성혼은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학문적 정치적 궤적에 깊은 상처를 입었지만, 서인의 권력 기반은 확고부동해졌다. 서인의 노론 소론 분당 이후엔 김장생, 송시열, 송준길 등 노론의 종장이 차례로 문묘에 종사됐다. 조선은 노론의 천하가 되었다. 조선이 불가역적인 쇠락의 길을 걷던 조선 말(고종 20년)에는 김집의 문묘 종사가 이루어졌다. 참으로 집요했다. 그 집요함은 지금 ‘대한민국 아버지’론으로 나타나고 있다. 논설고문 kbc@seoul.co.kr
  • 구출된 韓여성 철수권고 말리도 머물러…여행금지 흑색경보지역 빼고 돌아다녀

    구출된 韓여성 철수권고 말리도 머물러…여행금지 흑색경보지역 빼고 돌아다녀

    세네갈·말리·부르키나파소 여행하며 버스 타고 베냉 이동과정 국경서 피랍 괴한, 10명 중 A씨·미국인 1명만 데려가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무장세력에게 붙잡혔다가 프랑스군에 의해 구출된 한국여성 A씨는 정부의 철수권고가 떨어진 말리에도 머물렀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13일 A씨가 피랍됐던 지역에 대해 해외여행경보를 상향 조정하고 인근 국가인 가나·토고·베냉에 대해서도 대국민 안전공지를 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날 “A씨의 경로를 살펴봤을 때 상당히 위험한 지역을 통과한 것은 객관적으로 맞다”고 밝혔다. 다만 A씨가 개인적으로 위험지역인 것을 인지했는지에 대해서는 “파악이 안 됐다”고 했다. A씨는 약 1년 6개월 전부터 세계여행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을 여행하다 올해 1월 북아프리카 모로코에 도착했고 피랍 직전까지 세네갈, 말리, 부르키나파소를 거쳤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버스를 타고 베냉 공화국으로 이동하다 지난달 12일 국경 부근인 파다응구르마에서 무장괴한의 습격을 받고 피랍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버스에는 10명이 타고 있었지만 무장괴한은 A씨와 미국인 1명만 데리고 간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 언론은 아프리카 말리에 근거지를 둔 이슬람계 무장세력 ‘카티바 마시나’를 이번 납치의 배후세력으로 보도했다. 실제 무장괴한들은 이달 초에 납치한 프랑스인 2명을 포함해 납치 피해자 4명 모두를 말리로 끌고 가려 했다. 말리와 부르키나파소 북부 4개 주는 외교부가 철수권고(3단계 적색경보) 지대로 설정한 곳이다. A씨가 피랍된 부르키나파소 동부지역 등 나머지도 여행자제(2단계 황색경보) 지역이었다. 모로코와 세네갈은 여행주의(1단계 남색경보)가 발령돼 있다. 외교부의 여행경보는 남색·황색·적색·흑색의 4단계다. 여행금지(4단계 흑색경보) 지역에 허가 없이 체류하면 여권법에 따라 1년 이하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지만 나머지 지역에 강제 조항은 없다. 하지만 이는 헌법상 여행의 자유를 감안한 것으로 정부는 위험지역에 대한 여행 자제를 꾸준히 홍보해 왔다. A씨는 지난 10일 새벽 프랑스군에 구출될 때까지 28일간 피랍됐다. 열악하나마 음식을 제공받았지만 정신적 충격 등으로 약 2주간은 음식물을 섭취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프랑스 군병원의 검사 결과 다행히 A씨의 영양 상태는 문제가 없었다”며 “하지만 심리적으로 안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또 무장세력의 납치 목적은 프랑스 당국이 조사 중이며 A씨는 자신의 납치 이유에 대해 아직 진술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외교부는 이날 A씨가 피랍된 부르키나파소 동부 주와 프랑스인 2명이 납치된 베냉 북부 부르키나파소 접경지역의 국립공원 2곳에 대해 여행경보 등급을 기존의 여행자제에서 철수권고로 상향했다. 또 부르키나파소 인근 지역 중 여행경보를 내리지 않은 가나, 토고, 베냉 등에 대해서도 여행 안전에 유의해 달라고 공지했다. 사전에 방문장소, 이동경로, 귀국 예정일 등 여행 일정을 가족이나 지인과 공유해 긴급상황 발생 시 대사관이나 영사콜센터로 연락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이다. 이외 외교부는 프랑스와 위기관리 의향서를 연내에 채택하는 등 선진국과 위기관리 공조체제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한편 A씨의 프랑스 현지 체재비 및 귀국 항공료를 위해 세금인 ‘긴급구난지원금’을 지원할지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우선 검토 결과 무자력(경제력 없음) 기준에 해당되지는 않는 것 같다”며 “좀더 정밀한 검토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피랍으로 끝난 18개월 세계여행…남은 건 ‘위험국 관광 책임’ 논란

    피랍으로 끝난 18개월 세계여행…남은 건 ‘위험국 관광 책임’ 논란

    관할 대사관, 부르키나파소 납치위협상존 지역으로 소개2018년 9월 납치사건 후 총기테러 행동요령 책자도 배포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무장세력에게 붙잡혔다가 프랑스군에 의해 구출된 한국여성 A씨는 정부의 철수권고가 떨어진 말리에도 머물렀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해외여행경보를 내리지 않은 인근 국가인 가나·토고·베냉에 대해서도 대국민 긴급 안전공지를 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13일 “A씨의 경로를 살펴봤을 때 상당히 위험한 지역을 통과한 것은 객관적으로 맞다”고 밝혔다. 다만 A씨가 개인적으로 위험지역인 것을 인지했는지에 대해서는 “파악이 안 됐다”고 했다. A씨는 약 1년 6개월 전부터 세계여행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을 여행하다 올해 1월 북아프리카 모로코에 도착했고 피랍 직전까지 세네갈, 말리, 부르키나파소를 거쳤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버스를 타고 베냉 공화국으로 이동하다 지난달 12일 국경 부근인 파다응구르마에서 무장괴한의 습격을 받고 피랍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버스에는 10명이 타고 있었지만 무장괴한은 A씨와 미국인 1명만 데리고 간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 언론은 아프리카 말리에 근거지를 둔 이슬람계 무장세력 ‘카티바 마시나’를 이번 납치의 배후세력으로 보도했다. 실제 무장괴한들은 이달 초에 납치한 프랑스인 2명을 포함해 납치 피해자 4명 모두를 말리로 끌고 가려 했다. 말리와 부르키나파소 북부 4개 주는 외교부가 철수권고(3단계 적색경보) 지대로 설정한 곳이다. A씨가 피랍된 부르키나파소 동부지역 등 나머지도 여행자제(2단계 황색경보) 지역이다. 모로코와 세네갈은 여행주의(1단계 남색경보)가 발령돼 있다. 외교부의 여행경보는 남색·황색·적색·흑색의 4단계다. 여행금지(4단계 흑색경보) 지역에 허가 없이 체류하면 여권법에 따라 1년 이하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지만 나머지 지역에 강제 조항은 없다. 하지만 이는 헌법상 여행의 자유를 감안한 것으로 정부는 위험지역에 대한 여행 자제를 꾸준히 홍보해 왔다. 따라서 위험 지역을 여행한 데 대한 책임 소재에 대한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부르키나파소를 관할하는 코트디부아르 한국대사관은 홈페이지에서 해당 지역을 ‘납치 위협 상존’하는 곳으로 소개하고 있다. 2018년 9월 2명의 외국인이 북부 지역에서 무장 단체에 의해 납치됐으며, 무장 단체가 주요 도로에서 대중교통인 버스나 오토바이 운전자를 공격 및 강탈한다는 것이다. 총격사건시 행동요령을 담은 책자도 배급하고 있다. A씨는 지난 10일 새벽 프랑스군에 구출될 때까지 28일간 피랍됐다. 열악하나마 음식을 제공받았지만 정신적 충격 등으로 약 2주간은 음식물을 섭취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프랑스 군병원의 검사 결과 다행히 A씨의 영양 상태는 문제가 없었다”며 “하지만 심리적으로 안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또 무장세력의 납치 목적은 프랑스 당국이 조사 중이며 A씨는 자신의 납치 이유에 대해 아직 진술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외교부는 이날 부르키나파소 인근 지역 중 여행경보를 내리지 않은 가나, 토고, 베냉 등에 대해서도 여행 안전에 유의해 달라고 공지했다. 사전에 방문장소, 이동경로, 귀국 예정일 등 여행 일정을 가족이나 지인과 공유해 긴급상황 발생 시 대사관이나 영사콜센터로 연락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번 피랍 사건을 계기로 부르키나파소 동부지역에 대해 여행경보를 기존 여행자제에서 철수권고로 상향하고, 베냉에 여행경보를 발령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프랑스와 위기관리 의향서를 연내에 채택하는 등 선진국과 위기관리 공조체제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A씨의 프랑스 현지 체재비 및 귀국 항공료를 위해 세금인 ‘긴급구난지원금’을 지원할지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우선 검토 결과 무자력(경제력 없음) 기준에 해당되지는 않는 것 같다”며 “좀더 정밀한 검토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사설] 사법농단 판사 감싼 대법원장의 직무유기

    대법원이 ‘사법농단 판사’ 10명을 추가로 징계 청구한다. 검찰이 사법농단 연루 사실을 확인한 뒤 지난 3월 대법원에 통보한 현직 판사가 모두 66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이 징계 대상에서 빠진 것이다. 대법원은 징계 시효 3년이 지났거나 징계 사유가 미미하다는 등의 이유로 ‘면죄부´를 준 것이다. 이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검찰의 명단 통보 이후 두 달 동안 늑장을 부리며 징계 시효를 넘기는 걸 방치한 탓이기도 하다. 특히 권순일 대법관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공소장에 공범으로까지 적시됐음에도 이번 징계 대상에서 아예 제외됐다. 사법부 개혁과는 먼 결과를 내놓고도 김 대법원장은 “사법부가 추진하는 개혁 방안에 많은 협조를 부탁”한다니 무슨 염치인가. 사법농단 연루 판사에 대한 ‘탄핵’ 목소리가 높았지만, 김 대법원장의 개혁 의지를 믿었던 시민사회는 당황스럽기 짝이 없다. 법관징계위원회가 지난해 12월 1차 징계로 사법농단 연루 법관 3명에게 정직 3~6개월, 4명에게 감봉이라는 솜방망이 징계를 내렸을 때처럼 어이없다. 상고법원 설치라는 이익을 위한 재판거래나 판사 블랙리스트 작성 등이 자행된 사법농단은 박근혜 정부의 핵심적인 국정농단이자 적폐 중 하나였다. 법 앞에서 평등하다는 헌법적 전제를 무너뜨린 사법농단을 대법원이 결자해지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풀어 낼 때만이 재판부에 대한 신뢰를 복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리는 여러 차례 주장했다. 적당한 봉합이나 징계 시늉으로는 사법 신뢰를 회복할 수 없는 만큼 연루자에 대한 철저한 징계와 재발 방지책 등을 요구한 것이다. 그러나 김 대법원장이 사법개혁을 열망하는 국민이 아닌, 판사들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며 제 식구 감싸기에만 골몰했음을 확인시켰다. 독립적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는 시민으로서 김 대법원장에게 주장하는 바 10명 징계 대상 판사는 물론이고 66명 사법농단 연루 판사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재판을 받는 당사자뿐 아니라, 변호사들조차 재판부가 ‘사법농단 연루 판사’인지 여부를 두고 ‘이유 있는 논란’을 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
  • 대한민국 사법부가 동문회인가… 고작 10명 징계 문제 더 키워

    대한민국 사법부가 동문회인가… 고작 10명 징계 문제 더 키워

    서울 종로구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사무실에서 지난 9일 만난 이탄희(41·사법연수원 34기) 변호사는 다소 까무잡잡해진 모습이었다. 지난 2월 법원에서 나온 뒤 한 달 넘게 스페인으로 여행을 다녀왔다고 했다. ‘판사직을 내려놨으니 홀가분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착각이었다. 두 시간 가까이 사법개혁의 중요성을 토로한 이 변호사는 법원에 대한 근심을 내려놓지 못한 듯했다. 그는 2017년 2월 국제인권법연구회 등 판사 뒷조사를 거부하며 사표를 냈지만 반려됐고, 이러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사법농단´이 외부에 알려졌다.-‘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퇴직하고 장래를 고민하던 중에 친하게 지내던 판사 출신 변호사 사무실에 놀러 갔어요.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데 갑자기 설명하기 어려운 우울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때는 이유를 몰랐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변호사로 살게 되면 세속적 이익을 좇으며 살겠구나´라는 마음 때문이었어요. 그동안 판사로서 공적인 가치를 지향하고 살았는데, 물론 변호사도 법조인으로서 공적인 책무가 있지만 변호사로서 제 모습이 스스로 뿌듯하게 느껴지지 않을 것 같았어요. 변호사로서 공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니 ‘공감´이 떠올랐어요.” 이 변호사는 법무관 시절 공감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했고, 아내 오지원 변호사와 함께 10년 넘게 공감을 후원해 왔다. 공감은 수임료를 받지 않고 기부와 후원으로만 운영되며 공익소송을 맡는다. 공감 사무실은 로펌이라기보다는 영세한 시민단체에 가까울 정도로 열악해 보였다. -공익변호사로서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나요. “가톨릭 신자라서 그런지 빈곤층에 대한 감성적 연민을 쭉 갖고 있었어요. 과거 공감이 맡았던 사건 중에 2016년 대구에서 발생한 은비(가명) 사건이 있어요. 은비는 가출청소년이자 미혼모의 아이였는데, 입양된 집에서 양부의 학대로 사망했어요. 양부는 징역 10년형을 받았고요. 은비의 엄마는 IMF 때 태어났고, 경제적 타격으로 부모의 보호를 받지 못했어요. 빈곤이 악화됐고, 대물림되면서 은비가 결국 사망한 거죠. 빈곤이 우리 사회에서 광범위하게 확산되는 문제에 대한 송무와 제도 개선활동을 하고 싶어요.” -법원 밖으로 나오니까 어떤 점이 다른가요. “보통 판사들이 변호사가 되면 법정에서 법대를 위로 올려다보면서 법원에 대한 생각이 바뀐다고 하잖아요. 아직 그런 경험이 없어서 모르겠어요. 그런데 판사일 때 만나지 못한 다양한 직역에서 일하는 사람을 만나며 든 생각이 있어요. 제가 ‘내가 하는 일의 의미가 무엇인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을 하면 사람들은 지향점, 가치관 이런 것보다는 조직원으로서 의무가 강조되는 문화에 맞닥뜨리면서 좌절감이 많았다고 해요. 아, 이게 법원만의 문제가 아니고 한국 사회, 특히 공직사회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좌절감이 사법농단과 연결되는 지점이 있을까요. “공적인 업무를 하는 사람은 ‘내가, 우리가 하는 일이 공적으로 가치가 있는 일이다´라는 생각이 들 때 자부심을 느껴요. 공적인 가치를 망각하면 지향해야 할 가치가 조직의 이익이 돼 버려요. 조직의 이익을 위해 윗사람이 시키는 일을 하게 되죠. 사법농단의 원인 중 하나도 이거예요. 판사들이 자기가 하는 일의 의미를 망각한 거예요. 판사가 사조직원으로 전락한 겁니다. 법원의 조직원이라는 생각만 남은 거죠. 법원은 공적인 조직이니까 법원의 이익이 공적인 가치라고 착각한 거죠.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은데 말이에요.” -사법농단의 원인이 그게 전부일까요. “극단적인 폐쇄성도 있어요. 법원 내부의 폐쇄성, 법원행정처의 폐쇄성이 크죠. 단적인 예가 양승태 대법원 시절 ‘한마음 체육대회´예요. 판사들이 세일러문 코스튬을 하고, 양 대법원장을 찬양하는 카드섹션을 했다고 해요. 행사 규모가 큰데 법원 밖에서는 아무도 몰랐어요. 만약 기자나 외부인이 행사에 참여했다면 외적 명예 유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판사들이 그런 일을 했을 리 없죠. 재판에 관여하기 위해 행정처에서 재판부에 전화하고, 이메일을 보내고, 문건을 보냈는데 행정처 외부 판사들은 알지도 못하고 상상조차 못했어요.” 양 전 대법원장은 공식 석상에서 수차례 ‘튀는 판결을 하지 마라’고 강조했다. 대법원과 다른 취지의 판결을 내리는 판사들을 향해 ‘조명을 받고 싶어 안달 났다´, ‘매명(賣名)을 한다(이름을 판다)´고 깎아내리는 말이 나돌았다. -재판을 받는 양 전 대법원장 등 전직 법관들은 모두 ‘죄가 안 된다’라고 하는데요. “현 시점에서 가장 우려되는 건 이 사건 본질이 형사법 위반인 것으로 잘못 이해되는 것이에요. 이 사건의 본질은 헌법 위반이고, 법관 직업윤리 위반이에요. 사건의 본질을 잘못 파악하게 되면 가해자와 피해자가 불명확해져요. 이 사건의 피해자는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박탈당한 국민과 양심적이고 독립적인 재판을 위해 노력한 법관들이에요.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행정처 판사들의 잘못으로 모든 판사들이 도매금으로 명예가 실추됐어요.” “이 사건을 형사법 위반으로 잘못 보면 피해자가 달라져요. 부당한 지시에 따른 행정처 판사들이 피해자가 돼버리죠. 그런데 헌법 위반으로 보면 그 판사들은 가해자예요.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박탈하는 데 협력한 사람들이에요. 결국 이 사건은 유죄 무죄로 판단할 게 아니라, 진정한 피해자인 국민을 위한 제도를 논의하는 것으로 이어져야 해요.” 김명수 대법원장은 이날 사법농단 연루 법관 10명에 대해 징계를 청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에서 법원으로 넘긴 비위 대상자는 66명이었다. 법원은 고작 10명을 징계했을 뿐만 아니라 징계 대상자도, 경위도 밝히지 않았다. 이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재판을 받는 국민은 내 사건을 맡은 판사가 (징계) 명단에 포함돼 있는지, 어떤 비위 사실이었는지, 징계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어떤 근거인지 알권리가 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법원 대처를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더 키우고 있어요. 잘못한 판사들의 행위에 대해 명확하게 책임을 추궁해서 나머지 판사들에 대해서는 믿어도 된다는 메시지를 국민에게 줘야 해요. 과거와 단절해야죠. 김명수 대법원장,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이 모두 약속했어요. 그런데 그 약속과 달리 고작 10명에 대해 징계를 청구했어요. 언행불일치죠. 대한민국 사법부는 동문회가 아니잖아요. 개개인의 헌법기관인데. 국민은 나를 심판한 기관이 믿을 수 있는 사람인지 알권리가 있어요.” -대법원이 지난해 12월 사법행정회의를 신설하고 법원행정처를 법원사무처로 변경하는 개혁안을 내놨는데요. “제일 중요한 행정처 탈판사화가 빠졌어요. 판사는 재판만 해야 돼요. 최근에 김경수 경남지사 1심 판결을 두고 말이 많았잖아요. 판사가 법관직을 가진 채로 누군가의 비서 업무를 했다는 게 불신 요소가 되기 때문이에요. 판사의 덕목과 비서의 덕목은 정반대니까요. 현 대법원장의 비서인 판사도 나중에 시간이 지난 후에 정치 사건을 맡게 되면 누구라도 공격을 받을 수 있어요.” -사법개혁이 왜 중요하죠. “누구나 수사를 받아 재판을 받게 될 수 있고, 법적인 분쟁에 휘말릴 수 있어요. 누구나 아플 수 있으니까 병원 갈 일을 대비해 건강보험료를 내잖아요. 우리 모두 판사 앞에 서게 될 수 있어요. 나중에 사법개혁에 관심을 가지면 너무 늦어요. 근본적으로 재판이, 법관이 신뢰를 받으려면 사법농단 사태를 잘 마무리해야 돼요. 신뢰받기 어려워진 판사들이 더이상 직을 수행하지 않도록 만들어야 돼요. 그렇게 하려면 탄핵 이외에는 방법이 없죠. 의사는 환자들이 고를 수 있지만, 재판받는다고 해서 판사를 고를 수가 없잖아요.”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애 낳자더니 바람난 남친… 한부모 79%, 양육비도 나홀로 감당

    애 낳자더니 바람난 남친… 한부모 79%, 양육비도 나홀로 감당

    엄마 혼자 책임지는 준비 안 된 임신“같이 아기 낳아서 잘 키워 보자. 둘이 함께하면 잘 키울 수 있어.” 고등학교 졸업 직후 아들을 낳은 이혜지(23·이하 가명)씨가 임신 소식을 처음 남자친구에게 알리자 그는 분명 이렇게 말했다. 사실 낙태 이야기를 꺼내려던 차였다. 헤어디자이너를 꿈꾸며 미용실에 취직한 지 3개월쯤 되던 때였다. 남자친구의 설득으로 혜지씨는 결국 아들 하람이를 낳기로 했다. 일까지 그만둬야 했다. 그런데 상황이 변했다. 남자의 부모는 혜지씨에게 “병원비를 줄 수 없으니 미혼모 시설에 들어가 낳으라”고 했다. 게다가 그에겐 다른 여자가 생겼다. 하람이의 인생은 오롯이 혜지씨의 책임이었다. 아이를 낳고 다시 일을 시작했다. 하루 10시간, 일주일에 6일을 일하고 140만원을 받는 미용실 막내 일을 하며 아이를 키웠다. 상대 남성은 하람이에게 단 한 푼도 쓰지 않았다. “더러워서 돈 안 받겠다”고 생각했지만 지난해 생각을 바꿨다. 책임을 묻고 싶었다. 전 재산 400만원을 양육비 소송에 썼다. 남자의 부모는 “돈 달라고 미리 말을 하지 그랬냐”면서도 송사에서 이기려고 변호사를 고용했다. 과정은 길고 험난했다. 법정에선 그가 아빠라는 사실부터 증명해야 했다. 법률적 친자로 만드는 인지청구 소송과 양육비 청구 소송이 이어졌다. 4개월 싸움 끝에 승소했다. 변호사는 “아주 빨리 끝난 편”이라고 했다. 혜지씨는 올해부터 그에게서 하람이의 양육비로 월 40만원을 받게 됐다. 학업 중단, 사회적 고립으로 경제활동이 쉽지 않은 청소년 부모에게는 양육비가 절실하다. 그러나 ‘같이’한 임신의 책임은 대부분 엄마에게만 전가된다. 서울신문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청소년 부모 100명을 대상으로 한 심층 조사에서 응답자의 73%는 “임신 사실을 상대방에게 알렸다”고 했다. 하지만 59%는 “현재 상대방과 헤어지고 연락이 끊겼다”고 답했다. 75%는 상대방으로부터 양육비를 전혀 받지 못하고 있었다. 혜지씨처럼 양육비 소송을 하기로 마음먹기도 쉽지 않다. 여성가족부의 ‘2018 한부모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한부모의 78.8%가 상대방으로부터 양육비를 받지 못하고 있었지만, 소송까지 간 경우는 7.6%뿐이었다. 대부분 혼자 힘으로 버텨 보려 취업을 했지만 소득이 적은 근로빈곤층이었다. 용기를 내 소송해도 해결은 요원하다. 17세에 아이를 낳은 성혜린(24)씨는 2013년 상대 남성에게 양육비 청구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그러나 월 30만원씩 받기로 한 양육비가 실제로 혜린씨의 손에 들어온 적은 거의 없다. 연예인 지망생인 상대방은 현재 소득이 없다. 현행법상 수입이 150만원 이하면 생계 보호를 위해 양육비를 추징하지 않는다. 혜린씨는 “30만원도 턱없이 적은데 그마저도 못 받은 지 너무 오래됐다”고 토로했다. 국내에서는 양육비 문제를 사인 간 다툼인 민사 문제로만 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양육비가 아동의 생존권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공공 영역으로 끌어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2월엔 양육비 문제 피해자들이 강제 징수 법안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첫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미국은 50개 주 모두 양육비 지급을 일정 기간 이상 불이행하면 운전면허, 전문직면허, 총기면허 등 각종 면허를 제한·정지·취소하는 법이 있다. 또 미국, 핀란드 등 해외 여러 나라에선 의무자가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거나 지급할 능력이 없으면 아동의 생계를 위해 국가가 먼저 지급하고 이후 추징한다. 우리나라에도 지난 2월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으면 여성가족부가 지방경찰청에 운전면허 취소 및 정지 처분을 요청하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돼 국회에 계류 중이다. 또 지난 10일 국가가 양육비를 선지급하고 당사자에게 사후 추징하는 양육비 대지급제도를 담은 법안도 발의됐다. 강민서 양육비 해결을 위한 모임 대표는 “현행법으로는 며칠 동안의 감치만 견디면 평생 양육비를 안 내고 버틸 수 있다”면서 “양육비 미지급은 아동학대에 버금가는 죄라는 점을 제도적으로 확실히 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이라크·소말리아 등 ‘여행금지’… 日후쿠시마 인근 등 ‘철수권고’… 레바논 등 57개국은 ‘여행자제’

    한국여성 A씨가 여행자제 및 철수권고 지역인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무장세력에게 피랍됐다가 프랑스군에 의해 구출되면서 정부의 ‘여행경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12일 “지난해 출국자수가 2800만명을 넘었고 올해는 3000만명을 넘을 가능성이 있다”며 “여행 장소도 다양해지면서 한국민이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A씨가 피랍된 부르키나파소 역시 대부분이 여행자제, 북부는 철수권고 지역으로 북쪽 국경을 맞댄 말리와 니제르는 전역이 철수권고 지역이다. 실제 무장세력은 A씨 등을 무법지대인 말리로 끌고 가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의 여행경보는 여행유의(남색경보), 여행자제(황색경보), 철수권고(적색경보), 여행금지(흑색경보)의 4단계다. ‘여행유의 지역’은 신변안전 주의, ‘여행자제’는 신변안전 특별유의 및 여행 필요성 신중 검토, ‘철수권고’는 긴급용무를 제외한 철수 및 가급적 여행 취소·연기, ‘여행금지’는 즉시 대피·철수가 필요하다. 이 중 가장 높은 단계인 여행금지 국가를 방문·체류하려면 외교부에서 ‘예외적 여권사용허가’를 받아야 한다. 외교적 공무, 취재, 가족의 사망·사고 등 꼭 필요한 경우만 발급된다. 위반 시 여권법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현재 이라크, 소말리아·아프가니스탄, 예멘, 시리아, 리비아, 필리핀 일부 지역 등이 여행금지 지역으로 지정됐다. 철수권고 지역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반경 30㎞ 이내가 대표적인 곳으로 전 세계 47개국에 달한다. 여행자제는 레바논, 파푸아뉴기니 등 57개국에 산재해 있으며 여행유의도 가봉, 아르메니아 등 57개국이다. 여행경보 등급은 외교부 재외동포영사실과 각 지역국이 치안, 테러, 납치, 자연재해, 보건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결정한다. 하지만 헌법상 여행의 자유가 있고 교민도 많아졌기 때문에 여행경보를 공격적으로 운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행경보 지역은 ‘알고 챙기고 떠나고’(www.0404.go.kr)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예능보고 아프리카로? 계획 전 ‘해외여행 경보’ 봐주세요

    예능보고 아프리카로? 계획 전 ‘해외여행 경보’ 봐주세요

    한국여성 A씨가 여행자제 및 철수권고 지역인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무장세력에게 피랍됐다가 프랑스군에 의해 구출되면서 정부의 ‘여행경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12일 “지난해 출국자수가 2800만명을 넘었고 올해는 3000만명을 넘을 가능성이 있다”며 “여행 장소도 다양해지면서 한국민이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아프리카가 소개되면서 이 지역 여행객도 늘어나는 추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피랍된 부르키나파소 역시 대부분이 여행자제, 북부는 철수권고 지역으로 북쪽 국경을 맞댄 말리와 니제르는 전역이 철수권고 지역이다. 실제 무장세력은 A씨 등을 무법지대인 말리로 끌고 가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의 여행경보는 여행유의(남색경보), 여행자제(황색경보), 철수권고(적색경보), 여행금지(흑색경보)의 4단계다. ‘여행유의 지역’은 신변안전 주의, ‘여행자제’는 신변안전 특별유의 및 여행 필요성 신중 검토, ‘철수권고’는 긴급용무를 제외한 철수 및 가급적 여행 취소·연기, ‘여행금지’는 즉시 대피·철수가 필요하다. 이 중 가장 높은 단계인 여행금지 국가를 방문·체류하려면 외교부에서 ‘예외적 여권사용허가’를 받아야 한다. 외교적 공무, 취재, 가족의 사망·사고 등 꼭 필요한 경우만 발급된다. 위반 시 여권법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현재 이라크, 소말리아·아프가니스탄, 예멘, 시리아, 리비아, 필리핀 일부 지역 등이 여행금지 지역으로 지정됐다. 철수권고 지역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반경 30㎞ 이내가 대표적인 곳으로 전 세계 47개국에 달한다. 여행자제는 레바논, 파푸아뉴기니 등 57개국에 산재해 있으며 여행유의도 가봉, 아르메니아 등 57개국이다. 여행경보 등급은 외교부 재외동포영사실과 각 지역국이 치안, 테러, 납치, 자연재해, 보건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결정한다. 하지만 헌법상 여행의 자유가 있고 교민도 많아졌기 때문에 여행경보를 공격적으로 운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여행금지 및 철수권고 지역이 여행금지 권고 지대이지만, 실제 여행자제 및 여행주의 지역 역시 국민의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외교부의 입장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공관의 영사조력도 중요하고 최대한 노력하겠지만 해외 어느 곳이나 예상치 못한 위험이 있기 때문에 항상 자신의 신변안전에 신경을 써 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여행경보 지역은 ‘알고 챙기고 떠나고’(www.0404.go.kr)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미 여배우, ‘성 파업’ 제안..미투에 이어 낙태방지법 반대에

    미국 여배우 알리사 밀라노가 10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성 파업’(sex strike)에 모든 여성들이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는 최근 조지아주 등에서 통과된 엄격한 낙태금지법에 대한 저항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인기 TV드라마 ‘참드’와 ‘멜로즈 플레이스’에서 활약했던 밀라노는 이날 ‘여성의 신체 자율권을 되찾을 때까지 모든 여성들이 성행위를 하지 않기로 하자’고 제안했다. 밀라노의 이번 제안은 조지아주가 태아의 심장 박동이 느껴진 이후에 낙태를 금지하는 법을 미국의 주 가운데 네 번째로 통과시킨 지 며칠 만에 나온 것이다. 태아의 심장 박동이 느껴지는 시기가 보통 임신 6주임을 감안하다면, 조지아주에서는 임신 6주 이후 낙태가 불법이 되는 셈이다. 따라서 밀라노 등 여성 인권운동가들은 ‘여성 대부분이 자신의 임신 여부를 알 수 있는 임신 6주 이후에 낙태를 불법으로 정하는 것은 여성의 권리를 짓밟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밀라노는 11일 기자들에게 “그 기준(임신 6주 이후 낙태 금지)은 사상 최고로 엄격한 잣대”라면서 “그 법안들은 말도 안 되는 것이라는 걸 미 대법원이 결정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밀라노의 ‘성 파업’ 제안에 찬반 논쟁도 벌이지고 있다. 동료 배우이자 가수인 벳 미들러와 다수 팬들은 트위터에 성 파업 동참을 요구하는 글을 올리는 등 밀라노를 적극 지지하는 반면, 밀라노의 제안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특히 이 법안을 발의한 보수파 의원들은 기존 로우 대 웨이드 판례(미국에서 낙태를 헌법에 의해 인정한 최고재판소 판례)가 대법원에서 뒤집어 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태아의 심장 박동이 감지되는 임신 6주 이후의 낙태를 금지하는 조지아주 법안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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