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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 할머니 5명뿐… “일본아, 재판에라도 나와라”

    이제 할머니 5명뿐… “일본아, 재판에라도 나와라”

    日 “한국 재판 거부” 국가면제론 주장 소장 송달·반송 3년… 재판 참석 안 해 위안부 할머니 측 “반인륜적 범죄 행위 나치 독일 범죄도 이탈리아 법원서 심판” 재판부에 재판관할권 행사 적극 요구일본군 ‘위안부’ 생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국가면제론을 주장하는 일본 측의 면책 논리는 “우리 헌법 질서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재판부가 재판관할권을 행사해 판결을 내려 달라고 요청했다. 지난해 11월 첫 공판에 이어 3개월 만에 재개된 재판에서다. 5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5부(부장 유석동) 심리로 열린 두 번째 공판에서 고 곽예남, 길원옥 할머니 등 21명의 소송대리인단은 일본 정부 측이 주장하는 국가면제론에 대한 반박 주장을 이어 갔다. 국가면제란 한 국가가 다른 법정에서 재판을 받지 않도록 면제해 주는 원칙을 의미하는데 소송 상대인 일본은 지난해 5월 해당 원칙을 들며 한국 정부에 “소송을 각하해 달라”고 요청했다. 위안부 피해자들을 대리하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이날 변론에서 “국가면제 원칙은 불멸의 법리가 아니며 점차 그 면제의 폭이 좁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리인단은 2004년 나치 피해자인 이탈리아 국민이 독일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루이지 페리니’ 사건을 예로 들었다. 당시 이탈리아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반인륜적 범죄와 기본적 인권에 대한 침해에까지 국가면제를 적용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국내 법원의 관할권을 인정했다. 대리인단은 “이번 사건 역시 국가면제를 적용하는 것은 헌법 10조에서 보호하는 인간 존엄 가치에 부합하지 않으며, 27조에서 보장하는 권리구제의 실효성을 부인하는 것”이라면서 “위안부 피해자 사건은 아시아 여성에 대한 인권침해로 나치보다 더 중대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를 상대로 진행되고 있는 이번 소송은 지난해 11월 13일 소송 제기 3년 만에 첫 재판이 열렸다. 일본 정부가 세 차례에 걸쳐 소송 서류를 반송하면서 지체된 탓이다. 법원은 2년 이상 외교부를 통해 소장 송달과 반송을 반복했고, 지난해 3월 ‘공시송달’ 명령을 내렸다. 공시송달은 피고가 법정에 나오지 않는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이기 때문에 지난 재판에 이어 이날도 피고석은 비어 있었다. 피해자 할머니들도 재판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동준 변호사는 “혹한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가 겹쳐 할머니들이 참석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처음 소송이 제기될 무렵 생존 피해자는 11명이었지만 현재 남은 생존 피해자는 5명뿐이다. 소송대리인단은 오는 4월 1일 열리는 세 번째 재판에서 일본군의 위안부 동원의 위법성 등을 변론할 예정이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靑 선거개입’ 공소장 비공개에 靑 “법무부 규정 따랐다”

    ‘靑 선거개입’ 공소장 비공개에 靑 “법무부 규정 따랐다”

    법무부 규정 작년 12월 1일자로 개정“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칙에 따라 결정”청와대 “재판 통해 법적 다툼 있을 것”청와대가 청와대의 하명수사·선거개입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청와대·경찰 관계자들의 공소장을 법무부가 공개하지 않기로 한 데 대해 “법무부 규정에 따른 결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법무부가 규정, 즉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칙에 따라서 (공소장 비공개를) 결정했고, 청와대는 그 사안에 대해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법무부가 공소장 비공개 결정을 언제 청와대에 보고했느냐’는 질문에 “사전인지, 사후인지 밝히기 어렵다”면서 “다만 상황은 정확히 알고 있다”고 답했다. 또 그는 일부 언론이 ‘공소장에 기재됐다’며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과 관련한 청와대 관계자들의 위법 행위를 보도한 데 대해 “수사 중인 사안”이라면서 “공소 사실은 재판에서 법적 판단이 이뤄질 것”이라고 못박았다.동아일보는 이날 선거개입 사건 공소장을 입수했다면서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김기현 전 울산시장 주변에 대한 경찰 수사상황을 최소 15차례 보고받았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사건 공소장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기로 결정한 데 대해 기자들을 만나 “여러 차례 숙의를 거쳐서 더 이상 (공소장 공개라는) 이런 잘못된 관행이 반복돼서는 안된다는 의견을 모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보도 내용과 관련해 “어떻게 유출됐는지는 확인해 봐야 한다”면서 재판이 아닌 언론을 통해 공소 사실이 왜곡돼서 알려지는 것은 ‘국민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미애 “공소장 공개는 잘못된 관행…공개된 재판서 세세한 내용 알 수 있어”秋 “국회 통한 공소장 공개 더 이상 안돼”추 장관은 “재판 절차가 시작되면 공개된 재판에서 공소장의 세세한 내용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 “법무부가 국회에 제출하는 자료에 의해서 알려지는 일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 장관은 지난해 12월 1일자로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을 만든 것을 언급하기도 했다. 청와대 역시 추 장관의 발언과 같은 맥락에서 법무부의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조 전 장관이 15차례 이상 보고를 받았다는 보도 내용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고, 재판을 통해 법적 다툼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와 관련해 청와대가 입장을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과거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김기현 전 울산시장 수사와 관련해 경찰 보고를 받았다고 하지 않았나’라는 취지의 질문에 “그 당시 ‘보고’라는 것은 개요에 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 역시 수사 중인 사안이라 밝히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앞서 노 실장은 지난해 11월 29일 국회 운영위에 출석, ‘경찰이 김기현 전 시장과 관련한 수사를 9번 청와대에 보고했다’는 언론 보도를 부인하면서 “(2018년 3월) 압수수색 전에 ‘이첩된 것에 대해 자료를 수집 중’이라고 한번 보고를 받았고, 압수수색에 대해서는 압수수색 20분 전에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었다. 노무현 정부 때 비공개 대상 요건 강화이후 국정농단 사건 등 국회 통해 공개 한편 추 장관의 공소장 공개 금지 발언과 관련해 노무현 정부 시절 때 만들어진 정보공개법 개정을 뒤집는 것이라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현 여당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4년 국민의 알권리 신장과 투명한 국정 운영, 수사 과정의 투명성 강화를 위한 사법개혁의 일환으로 비공개 대상 정보의 요건을 엄격히 강화하는 내용으로 정보공개법을 개정했다. 이에 따라 2005년부터는 국회를 통한 공소장 공개 관행이 생겼고 이후 최순실(최서원) 국정농단 사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가족 비리 사건 등등도 국회에 제출됐다. 개정안은 ‘정보 비공개’ 규정 근거를 ‘법률에서 위임한 명령’에서 ‘국회·대법원·헌법재판소 규칙, 대통령령’ 등으로 구체적으로 제한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열린세상] ‘자유시장경제’는 위헌이다/김호균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열린세상] ‘자유시장경제’는 위헌이다/김호균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한국 경제의 침체가 반전의 조짐 없이 장기화하고 있다. 정부는 이를 반전시키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해 줄 대내외 환경은 결코 녹록지 않다. 정부가 성장률에 집착할수록 경제 분야에서 여야의 대립은 갈수록 줄어들고 정책수단도 옛날부터 손에 익은 것 중에서 선택할 수 있게 됐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 2년을 지나면서 경제정책 기조의 과거회귀성은 더욱 두드러졌고 이제는 ‘촛불’의 흔적을 찾을 수 없게 됐다. 야당은 ‘소득주도성장’을 폐기하라는 요구를 더이상 제기하지 않고 있고 정부도 ‘사람 중심’과 ‘노동 존중’을 더이상 거론하지 않고 있다. 경제에 관한 한 ‘경제 활력’을 강화하자는 데 여야 합의가 이루어진 셈이다. 다만 여당이 소득주도성장을 포기하면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는 사이에 자유한국당은 작년 6월부터 ‘민부론’이 구현된 경제질서로서 ‘자유시장경제’를 틈틈이 내세우면서 경제이념의 공론장을 철 지난 신자유주의로 채우려 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자유시장경제’는 경제헌법에 부합되지 않는 경제질서이다. 헌법상의 경제질서는 ‘사회적 시장경제’이다. 아직 한국사회에서는 다소 생소한 이 개념에 대한 논의는 학계에서도 활발하지 못하다. 경제학에서는 경제정책론이나 경제체제론이 유관분과이겠지만 이들 분과 자체가 변방이다. 헌법학계에서도 헌법 제119조 이하 조항들이 사회적 시장경제의 원리에 의거한다는 사실에 대한 포괄적인 동의가 이루어져 있을 뿐 그에 기초한 세부 논의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는 정부의 실제 경제정책에서 이 경제질서에 명시적으로 준거하는 사례를 찾아볼 수 없다는 현실과 조응한다. 그동안 정부의 경제정책이 성장지상주의에 매몰돼 있다 보니 그것이 경제질서에 부합되는지에 대한 고민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헌법재판소가 판결에서 경제질서에 관한 한 일관성을 보이지 못한 것도 이러한 현실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사회적 시장경제’는 분명히 ‘자유시장경제’와 차이를 넘어 대립적이며, 처음부터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대안으로 구상됐다. 자유시장경제와 사회적 시장경제는 철학적 기반에서부터 대립적이다. 자유시장경제의 기초가 되는 자유방임주의에 따르면 시장에서 자유경쟁은 균형을 지향하면서 안정화 경향을 갖는 데 반해 사회적 시장경제를 뒷받침하는 질서자유주의에 따르면 자유경쟁은 ‘자기파괴적 경향’, 즉 독점을 초래하는 경향을 가지므로 국가가 경쟁을 활성화하거나 독점을 규제해야 한다. 따라서 한국에서 ‘경제력의 집중과 시장지배력의 남용을 방지’(헌법 제119조 ②항)하기 위한 재벌규제는 핵심적인 경쟁정책과제이다. 사회적 시장경제는 스스로 ‘가치지향적’ 경제질서를 표방하고 있다. 이 가치에는 자유, 정의, 연대, 안전 등이 포함된다. 그래서 경제정책론은 이들 가치에 대한 해설로 시작한다. 그리고 경제성장, 경제안정, 고용증대, 대외균형과 같은 경제정책 목표는 이들 가치를 구현하기 위한 수단이 된다. 가령 경제성장을 위해 ‘경영상의 이유’로 노동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기업 행태는 허용되지 않는다. 그래서 ‘사회적 시장경제’는 ‘사람 중심’의 시장경제이다. 독일 정부가 4차 산업혁명을 추진하면서 ‘사람 중심’의 혁신전략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는 것이 우연이 아니다. 오늘날에는 유럽연합(EU)이 사회적 시장경제로서 ‘가치지향적 공동체’를 표방하고 있다. 이러한 가치지향성은 인간이 경제활동을 하면서 경쟁뿐만 아니라 협력도 한다는 인식에 기초한다. 이 점에서도 사회적 시장경제는 자유시장경제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경쟁은 물론 협력도 하는 인간은 경제활동에서 효율성뿐만 아니라 형평성도 추구한다. 그러므로 개인윤리와 기업윤리가 경제주체의 당연한 규범이 된다. 오늘날 한국 경제의 과제는 단지 성장률을 높이는 데만 있지 않다. 임기응변식 경제정책이 아니라 포괄적이고 장기적인 비전과 전략을 제시해야 할 필요성은 한국의 모든 정치세력이 절감하고 있다. ‘실용적 진보’, ‘실용적 중도’, ‘실용적 보수’, ‘보수와 진보의 실용적 조화’ 등의 틀은 경제에도 적용된다. 이제는 그동안의 방황을 극복하고 알맹이를 채워 총선을 통해 국민의 선택을 받을 때이다. 헌법상의 경제질서 규정이 유용한 준거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서대문표 학습, 사회문제 물꼬… 시민성 키우는 교육 더 늘릴 것”

    “서대문표 학습, 사회문제 물꼬… 시민성 키우는 교육 더 늘릴 것”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원하는 장소, 원하는 학습을 할 수 있도록 도시의 학습 환경을 제공해야 합니다.” 지난달 29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에서 열린 전국평생학습도시협의회의 올해 첫 정책세미나에서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우리나라의 평생학습도시 정책 방향에 대해 소개했다. 문 구청장은 지난해 전국평생학습도시협의회 회장으로 선출된 이후 전국 평생학습도시를 선도하고 있다. 전국평생학습도시협의회는 전국 지자체 단체장 169명과 교육장 75명으로 구성된 모임으로 평생학습도시 발전을 위한 연계와 상호협력, 교류를 목적으로 2004년 설립됐다. 서대문구를 소개하는 여러 단어가 있지만, 그중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평생학습 도시’다. 서대문구는 왜 평생학습사업에 집중하는 걸까. 문 구청장은 “대한민국 헌법 31조에 ‘국가는 평생교육을 진흥하여야 한다’라고 돼 있다”며 “길어진 수명, 다양한 사회문제의 해결책은 평생교육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네스코는 알기 위한 학습, 행동하기 위한 학습, 함께 살기 위한 학습, 존재하기 위한 학습을 강조하는데, 여기에 평생교육의 중요 가치가 잘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평생학습의 토양이 잘 갖춰진 것도 서대문구가 평생학습 우수구가 된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는 “서대문은 경기대, 명지대, 연세대, 이화여대 등 9개 대학이 있는 교육도시이며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이 있어 민주주의 현장을 배울 수 있는 곳”이라며 “서대문구는 평생교육협의회, 실무협의회 등 다양한 협력 구조를 통해 대학과 함께하고 있다”며 “실제 2018년엔 이화여대와 지역 활동가, 서대문구가 함께 지역학인 ‘서대문학’을 개발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평생교육사업을 꾸려 가며 문 구청장이 중요시하는 것은 ‘주민 참여’다. 그는 “평생교육사업을 추진하다 보면 운영자 관점에서만 보기 쉽다”며 “현장에 가서 학습자, 주민 이야기를 직접 듣고 주민 중심 관점에서 계획하고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 서대문구는 시민참여교육에 집중할 계획이다. 지난해 서대문구는 ‘민주시민교육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시민성 교육의 기틀을 마련했다. 문 구청장은 “우리 구의 평생교육 프로그램 분석 결과 ‘시민참여교육 영역’ 비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시민성은 그 지역 수준을 결정하는 중요한 특성이며, 이는 공공영역의 평생교육에서 다뤄야 하는 부분이다. 평생학습을 통해 서대문구의 시민성을 키우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더불어 “기술 발달과 함께 요구되는 것이 ‘관용’, ‘사람에 대한 존중’, ‘시민성’이라고 생각한다”며 “서대문구는 앞으로 이런 가치를 중심으로 평생교육 사업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공소장 제출’ 국회법 무시한 법무부… 법사위 “총선 의식해 막나”

    ‘공소장 제출’ 국회법 무시한 법무부… 법사위 “총선 의식해 막나”

    법무부가 4일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해 국회에 검찰의 공소장을 제출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하면서 국회법 위반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법무부가 공소장 미제출 근거로 내세운 피고인의 재판받을 권리와 사생활·명예 등 인권 침해 우려, 피의사실 공표 가능성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히려 현 정권 실세 등이 연루된 사건의 공소 사실이 외부에 알려질 경우 총선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 때문에 공소장 유출을 막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날 법무부는 이번 조치의 배경에 대해 피고인과 사건 관계인의 ‘인권’을 이유로 들었다. 법무부 관계자는 “피고인들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있는 것은 헌법에 규정된 피의자 인권”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회에 공소장을 제출하는 것은 관행 아닌 관행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무부의 설명은 법적 근거가 희박하다. 그동안 검찰이 법원에 주요 사건 공소장을 제출하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이 법무부를 통해 공소장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국회법 128조가 있기 때문이었다. 해당 조항은 ‘국회 본회의, 위원회 또는 소위원회가 그 의결로 안건의 심의 또는 국정감사나 국정조사와 직접 관련된 보고 또는 서류와 해당 기관이 보유한 사진, 영상물 등의 제출을 정부나 행정기관 등에 요구할 수 있다’고 적시돼 있다.  이에 따라 법무부가 법령보다 하위에 놓여 있는 법무부 훈령인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공소장 제출을 거부한 것은 법 행정을 총괄하는 법무부가 법을 위반한 동시에 의회민주주의를 무시한 처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당장 법사위 위원들은 법무부의 공소장 미제출 방침에 반발하고 있다. 진행 중인 수사에 보안 유지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검찰에서 공소장 제출을 거부한 적은 있지만, 법무부가 검찰로부터 공소장을 전달받고서도 비공개 결정을 내린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어떤 특별한 사정이 있길래 법사위 위원들이 요구하는 정당한 요구에 불응하는지 모르겠다”면서 “국회 고유의 기능을 무력화하고 국민 주권주의에도 위반하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법무부가 의회민주주의에 반하는 행동에 앞장서고 있는지 항의할 것”이라고 했다.  새로운보수당 오신환 의원은 “법도 내 편, 네 편 갈라서 적용하는 것”이라면서 “오히려 법무부가 범죄 피의자들의 변호인 역할을 자청하고 있으니 법치가 바로 서겠나”라고 비판했다. 한국당 김도읍 의원은 법무부에 비공개 사유 요청을 하는 한편 대검찰청에 공소장 정보 공개 청구를 했다. 법무부가 “공소장을 못 주겠다”며 막으면 검찰을 통해 직접 받아 보겠다는 것이다.  권성동 전 법사위원장은 “기소가 되면 공개재판이 진행되기 때문에 공소사실이 재판에서 전부 공개되는데 한두 달 감춘다고 무슨 의미가 있느냐”면서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는 격”이라고 말했다.  법무부가 국회에 공소장을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고 언론에 알린 시간도 이날 오후 6시 30분쯤이다.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업무시간이 지나서 공지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법무부는 최근 검찰 직제 개편 등 주요 사안을 추진할 때도 일과 시간이 아닌 저녁 시간을 택해 오해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영화 ‘남산의 부장들’로 남산 다크투어 뜨나

    영화 ‘남산의 부장들’로 남산 다크투어 뜨나

    4일 현재 누적 관객 숫자 430만명을 기록 중인 영화 ‘남산의 부장들’로 남산 다크투어가 조명받고 있다. 박정희 대통령을 살해한 10·26 사태를 영화화한 ‘남산의 부장들’은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성이 다분한 소재로 주목받았지만, 실제 작품은 오히려 주인공의 심리에 집중한 한국적 느와르에 가깝다는 평가다. 영화 제목은 남산에 있던 중앙정보부의 역대 부장들을 가리키는데 중앙정보부장은 박정희 시대 ‘대한민국의 2인자’로 군림했다. 남산에는 중앙정보부의 본관 외에도 별관과 사무동, 체육관, 중앙정보부장 공관 등 수많은 시설이 있었다. 박정희 시대에 거대한 남산은 바로 중앙정보부와 같은 말이었기에 ‘남산의 부장’이란 책이자 영화 제목이 나올 수 있었던 셈이다. 1961년 박정희 대통령이 정권을 잡은 이후 남산에 세워진 중앙정보부 본관은 1994년 국가안전기획부(옛 중앙정보부)가 서울 서초구 내곡동으로 이전하면서 서울시가 인수했다. 서울시는 본관을 서울시정개발연구원(현재 서울연구원)으로 이용하다 서울유스호스텔로 용도를 변경했다. 중앙정보부 6별관은 서울종합방재센터로, 사무동은 대한적십자사, 실내체육관은 남산창작센터, 5별관은 서울시청 남산청사, 중앙정보부장 공관은 문학의 집으로 각각 이용되고 있다. 서울시는 중앙정보부의 흔적들을 이어 ‘민주길’로 이름붙이고 남산 탐방코스로 조성했다.기자가 찾은 날에도 남산을 오르는 등산객들이 중앙정보부 5별관을 무심히 지나쳐 소릿길 터널로 들어섰다. 뮤지컬 연습 등에 이용되는 연습실을 갖춘 남산창작센터와 서울시청 남산청사를 잇는 소릿길 터널은 84m로 통로 끝에는 대형 철제문이 달렸었다고 한다. 서울시청으로 이용되는 5별관은 중앙정보부 건물 가운데 가장 악명높은 곳으로 지하실에서 고문이 자행됐다. 중앙정보부 당시에는 4~5평 넓이의 취조실이 10여 개가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철거되고 지하광장으로 그 흔적만 남았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에서도 헌법 개정에 반대하는 국회의원을 무자비하게 짓밟는 모습이 등장한다. 소릿길 터널에는 공포를 낳았던 철문을 제거하고 대신 버튼을 누르면 철문 소리, 타자기 소리, 물소리 등을 차례로 들을 수 있는 체험장치를 설치했다. 서울유스호스텔 관계자는 “‘남산’은 고문을 당하고 간첩으로 낙인찍힌다는 의미였기에 중앙정보부 이후 만들어진 국가안전기획부도 부정적 이미지를 씻고자 내곡동으로 옮겼다”며 “영화 개봉 이전부터 역사현장을 순례하는 답사단이 꾸준히 방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성전환 여대생’ 숙대 안팎에서 논란 뜨거워

    ‘성전환 여대생’ 숙대 안팎에서 논란 뜨거워

    숙명여자대학교에 입학한 트랜스젠더(성전환자) 신입생을 놓고 학교 안팎에서 논란이 뜨겁다. 4일 숙명여대 동문 390명은 ‘성전환자로 숙명여대 최종 합격한 학생을 동문의 이름으로 환대한다’라는 제목으로 온라인에 연서명을 게재했다. 이 연서명에서 “숙명 동문은 성전환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했던 여성의 2020년 숙명여대 최종 합격을 환영합니다”며 “그녀는 본교의 입학에 필요한 점수와 절차적 조건들을 갖추었고 당당히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기쁜 소식을 두고 교내외 일부에서 혐오와 차별의 말이 쏟아지고 있다”며 “본교의 비전과 미션, 가치에 부합되지 않는 혐오와 배제, 그리고 분열을 조장하는 분위기마저 감지되어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특히 동문들은 ‘진짜 여성’과 ‘가짜 여성’을 나누려는 시도에 강한 우려를 표하며 “사회적 약자·소수자와의 동행과 연대는 숙명인의 출발이며 계속 확장해나가야 할 가치”라고 밝혔다. 동문들의 지지 표명에 이어 학내에서도 ‘혐오를 넘어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숙명여대 학생·소수자 인권위원회(위원회)는 입장문을 통해 “차별을 해소하고 평등을 추구하는 것이 여자대학의 핵심 목표이다”며 “그렇기에 자신을 여성으로 정체화한 트랜스젠더 여성이 여대에 입학하는 것은 여자대학의 교육 이념 및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위원회는 “특정인의 정체성을 함부로 부정하고 그녀의 여대 입학에 찬반을 논하는 행위가 여자대학의 창립이념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개인의 정체성은 제3자가 재단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며 페미니즘의 이름으로 트랜스젠더 여성의 여대 입학을 반대하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자 혐오”라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답은 입장문을 대자보 형식으로 제작해 교내에 부착할 방침이다. 숙대 동문들 중심으로 “환대한다”는 서명이 이어지는 한편, 같은 날 덕성여대, 동덕여대, 서울여대, 성신여대, 숙명여대, 이화여대 등 서울 지역 6개 여대의 21개 단체는 ‘여성의 권리를 위협하는 성별 변경에 반대한다’ 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대부분 학내의 ‘래디컬(radical) 페미니스트’ 소모임으로 이뤄진 이들은 성명서에서 “여대는 남자가 여자로 인정받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며 “ ‘나를 보고 여대 입학을 희망하는 다른 트랜스젠더들이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 는 (해당 학생의) 발언은 여대를 자신의 변경된 성별을 증명하는 수단으로 사용한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해 숙명여대에는 한 남성이 ‘여자처럼 보이는’ 모습으로 무단 침입해 체포되는 사건도 있었다”며 “여대라는 공간이 남성들의 범죄 표적이 되고 있음은 물론 스스로를 여자라 주장하는 남자들에 의해 위협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한국의 성별 정정 허가는 근거 법률조차 없이 개별 판사·법원의 자의적 판단으로만 이뤄지고 있다. 이는 헌법에 보장된 여성의 기본권보다 남성의 성별 변경할 권리를 우선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온라인을 통해 ‘법원의 성별 정정 반대 연서명’을 받아 이를 국회와 각 여대 학교측에 송부할 예정이다. 한편 해당 학생은 성전환 수술을 받고 법원으로부터 성별 정정을 허가받은 법적인 여성이기 때문에 숙명여대로서는 입학을 막을 근거가 없다. 숙명여대 관계자는 “학교 규정상 성전환자에 대한 제한 규정은 없다”며 “본인이 직접 성전환 사실을 밝히지 않는 이상 확인할 방법이 없어 이전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는지는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정홍원 전 총리 “문재인 정권 총체적 거짓…자진사퇴 용의 없나”

    박근혜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지낸 정홍원 전 총리는 3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반자유민주적이고 반헌법적인 사상이 소신이라면 자유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자격도 없고 국민도 인정하지 않는다”며 “자진해서 사퇴할 용의가 없는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정 전 총리는 이날 언론사에 ‘전 국무총리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질의’라는 제목의 영상과 공개질의서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을 ‘총체적인 거짓·파탄·실정’이라고 규정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문 대통령의 진솔하고 납득할 답변이 없을 경우 국민들의 강력한 저항과 함께 준엄한 심판이 내려질 것을 확신하며, 이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대통령의 제왕적 권력을 나누고 권력기관은 정치로부터 완전 독립시키겠다’고 했는데 현실은 적폐 청산이라는 미명 하의 인민재판과 같은 보복,정권 친위대 구축 시도 등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3·15 부정선거를 무색하게 하는 선거 농락사건인 울산광역시장 선거 개입 사건이 대통령의 의사에 따른 것인지, 주변 인사의 기획인지 소상히 밝혀라”며 “오는 총선에서도 여러 선거 부정행위가 자행될 것이라는 국민의 의구심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히라”고 했다. 또 “올해 예산을 513조원으로 급팽창시키면서 적자 국채를 60조원이나 발행하겠다는데, 위기 극복용 일시 조치가 아니라 복지 확대에 방점이 찍혀있다”며 “국가 건전 재정을 그렇게도 강조하며 추궁하던 현 집권당의 이중성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 전 총리는 “더욱 경악스러운 것은 국가경제의 사유화”라며 “위기 극복용 일시 조치가 아니라 복지 확대에 방점이 찍혀 있어 총선용 선심예산으로 단정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문 대통령 “취임 1000일…함께 감당해준 국민들께 감사”

    문 대통령 “취임 1000일…함께 감당해준 국민들께 감사”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지 1000일을 맞아 국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3일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출근하니 실장들과 수석들이 취임 1000일이라고 축하와 덕담을 해줬다”면서 “‘쑥과 마늘’의 1000일이었을까요?”라고 적었다. 이어 “돌아보면 그저 일, 일, 일…또 일이었다”면서 “지금은 신종 코로나라는 제일 큰 일이 앞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끊임없는 일들을 늘 함께 감당해주는 국민들이 계셨다”면서 “취임 1000일을 맞아 국민들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인용을 결정한 뒤 같은 해 5월 9일에 치러진 대선에서 승리한 뒤 다음날인 5월 10일부터 대통령 임기를 시작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삼성화재 첫 노조 설립… ‘무노조 경영’ 변화 오나

    삼성화재해상보험(삼성화재) 노동조합이 3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다. 이른바 ‘노조 와해 공작’에 대한 유죄 판결로 삼성의 ‘무노조 경영’에 대한 압박이 커진 가운데 사측이 새 노조의 순조로운 활동을 수용할지 주목된다. 한국노총은 2일 “노조는 회사 창립 68년 만에 처음으로 어용노조가 아닌 진정성을 갖고 직원들의 노동인권을 지켜 갈 진성노조가 설립되었음을 선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삼성화재 노조는 지난해 12월 8일 설립총회에 이어 지난달 23일 노조 설립신고를 마쳤다. 오상훈 노조위원장은 “노동자의 헌법상 권리와 노동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부당노동행위와 일방통행식 경영에 종지부를 찍고, 서로 존중하고 상생하는 기업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 노조를 설립했다”고 강조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해마다 9월 초 지방정부 의제 토론…총선 이후 중앙정치권과 공유 기대”

    “해마다 9월 초 지방정부 의제 토론…총선 이후 중앙정치권과 공유 기대”

    자치분권박람회 제주서 매년 개최 정치인·시민들 정책 논의 마당 되길 지방이양일괄법 국회 본회의 통과는 중앙의 권한·책무 지방 이양에 첫발“스웨덴 알메달렌 주간처럼 휴양지 일상 속에서도 자치분권을 토론할 수 있길 고대합니다.”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는 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을 의장으로 하는 자치분권지방정부협의회의 올해 첫 정기 총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20여명의 지자체장들이 참석했다. 협의회는 자치분권 대학, 미래자치분권연구소, 자치분권 박람회 등 3개의 굵직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중 연구소와 박람회는 지난해 처음 생긴 사업이다. 특히 이날 총회에서는 지난해 제주도에서 열렸던 자치분권 박람회를 어떤 식으로 운영할지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이어졌다. ●‘자치분권 개헌’ 모든 노력 아끼지 않을 것 문 구청장은 “스웨덴 고틀란드의 작은 마을인 알메달렌에는 매년 여름 휴가철 정치인, 언론인, 종교계, 시민단체, 일반 시민 등이 자유롭게 찾아와 정책을 소개하고 정치를 배운다”며 “자치분권박람회가 제2의 알메달렌 주간이 될 수 있도록 매년 9월 첫째 주 제주에서 3일간 열리는 것을 정례화하고 그 안에서 밀도 있게 지 방정부의 의제를 논의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총선에서 지방정부 출신들이 국회에 진출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지방정부의 의제를 중앙정치권과 공유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협의회는 올해 자치분권을 위한 실질적 정책 의제를 개발, 제시하는 등 외연과 내실을 동시에 다지며 자치분권 실현에 힘쓰기로 했다. 총회 후 열린 결의대회에서는 진정한 자치분권 실현을 촉구하고 다짐하는 결의문을 발표했다. 문 구청장은 “지난달 9일 지방이양일괄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는 국가에 집중된 권한과 책무를 지방으로 이양하기 위한 첫 단계로, 자치분권의 핵심인 지방자치권과 주민자치권의 기틀을 마련한 것”이라면서도 “업무의 지방 이양이 실질적인 주민 체감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재정적 지원이 동반돼야 하며 그것이 진정한 자치분권을 실현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 구청장은 “진정한 자치분권은 헌법 개정을 통해서만 가능한 만큼 이를 통해 풀뿌리 민주주의를 이룰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미래자치분권硏 그린뉴딜 실천 방안 논의 한편 총회 후에는 미래자치분권연구소 주관으로 특집 좌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그린뉴딜’(Green New Deal)의 실천방안을 토론했다. 그린뉴딜이란 기후위기 대응과 녹색에너지 전환을 위한 환경정책을 경제발전과 결합한 것을 의미한다. 문 구청장은 “국가적 차원의 노력과 함께 각 지방정부의 지역밀착형 환경정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무노조’ 삼성화재, 68년 만에 노동조합 탄생

    삼성의 이른바 ‘노조 와해 공작’에 대한 유죄 판결로 ‘무노조 경영’에 대한 압박이 커진 가운데 삼성의 손해보험 계열사인 삼성화재해상보험(삼성화재)에도 노동조합이 생긴다. 삼성화재 노동조합은 총회와 규약 제정 등 절차를 마치고 지난달 23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남부지청에 설립신고서를 제출했다고 2일 밝혔다. 삼성화재 노조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 조직으로 조만간 공식 출범할 예정이며, 발기인 명단에는 오상훈 초대 위원장이 이름을 올렸다. 삼성화재에 노조가 생기는 것은 1952년 이 회사 설립 이후 처음이다. 노조 측은 그동안 무노조 경영 원칙을 고수해 온 사측이 노조 설립을 철저하게 통제해 왔다고 비판했다. 오 위원장은 “노동자의 헌법상 권리와 노동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일방통행식 경영에 종지부를 찍으려 한다”고 밝혔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美민주당 ‘잠재 반란표’ 지목한 알렉산더 “볼턴 안 불러도 돼”

    美민주당 ‘잠재 반란표’ 지목한 알렉산더 “볼턴 안 불러도 돼”

    미국 민주당이 결정적 한 방을 맞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심판 과정에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비롯해 더 많은 증인들을 불러 시간을 끌려고 했던 것이 민주당의 전술이었다. 증인 소환 안건이 가결되려면 상원 의석의 과반인 51석의 찬성이 필요해 공화당(53석)에서 네 표 이상 이탈표가 나와야 한다. 해서 민주당이 눈여겨 본 공화당 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를 두거나 각을 세워온 밋 롬니, 수전 콜린스 의원이었다. 두 사람은 이미 볼턴을 불러 얘기는 들어봐야 한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 여기에다 민주당이나 언론이 잠재적 반란표를 기대한 공화당 의원이 리사 머카우스키, 러마 알렉산더(80·테네시주) 의원이다. 알렉산더 의원은 30일 밤(이하 현지시간) 복잡한 뉘앙스의 성명을 내놓았다. 증인 채택 투표에 반대할 테니 빨리 투표하자는 취지였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대한 수사를 하도록 우크라이나를 겁박한 사실과 그가 부적절하게 행동했음은 더 이상 증거나 증인을 불러 살펴볼 필요도 없이 하원 조사 결과 입증됐다고 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민주당의 손을 들어주는 것 같은데 다음에 이어지는 발언은 결정적으로 민주당에게 타격을 입혔다. 그는 “우리 헌법은 상원이 대통령을 직무에서 배제하도록 권한을 부여한 것은 아니며 올해 대선에서 그의 부적절한 행위에 대해 심판하면 그만”이라고 밝혔다. 콜린스 의원은 이날 볼턴 등 증인들을 더 불러야 한다는 쪽에 표를 던질 것이라고 밝혔지만 민주당은 많아야 세 표의 반란표를 확보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공화당이 반란 걱정 없이 이르면 31일 증인 채택 표결을 강행하고 다음날 의석의 3분의 2를 넘는 67석을 확보해야 하는 탄핵 심판 표결을 밀어붙일 수 있는 결정적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렇게 되면 다음달 2일 아이오와주 코커스를 앞두고 ‘탄핵 열차’를 멈춰 세우려는 공화당의 전술이 완벽한 승리를 거두게 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도대체 와 그라노” TK가 TK에게 묻다

    “도대체 와 그라노” TK가 TK에게 묻다

    경북 지역에서 평생 살아온 저자 TK 50대 중산층 남녀 10명 조사 지역 우월주의·정치적 보수성 등 그들의 ‘마음 습속’ 가감 없이 분석한국에서 대구경북, 이른바 TK는 독특한 뉘앙스의 개념으로 통한다. ‘심한 보수성과 지역 우월주의로 똘똘 뭉친 배타성 짙은 지역인들’이랄까. TK 사이에선 ‘우리가 남이가’ 식의 동질의식을 부추기는 일상의 언어가 통용되기 일쑤고 어떤 작가는 그런 배타성을 놓고 ‘정치적 무인도’라 꼬집어 집단 반발을 사기도 했다. 그 차별성과 이례성 때문인지 최근 학계에선 ‘대구경북학’이란 용어까지 등장했다. 정작 TK는 자신들을 어떻게 여길까. 그들이 주장하는 장점과 문제점은 무엇일까. 문제가 있다면 고칠 생각은 있는 것일까. 새 책 ‘대구경북의 사회학’은 TK가 정색하고 TK를 해부한 독특한 책이다. 그동안 그러려니 치부했던 TK에 사회학적으로 접근해 눈길을 끈다. 몇 년을 빼곤 줄곧 경북에서만 살았던 저자가 10명의 TK를 밀착 취재해 그들의 마음 습속을 가감 없이 파헤치고 있다.독일 철학자 위르겐 하버마스의 이론에 따르면 체계와 생활세계는 각각 체계의 복잡성과 생활세계의 합리성으로 분화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50대 중산층인 TK 토박이 10명(남녀 각 5명)을 직접 만나 조사한 결과를 분석한 책에 따르면 TK는 그 이론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 그 대표적인 차이점이 바로 지역 우월주의와 상상을 초월하는 보수성이다. 우선 지역 우월주의를 보자. “대구경북 사람들은 내처럼 한번 좋아하면 영원히 좋아한다. 배신을 안 하지” 저자는 대구경북 사람들이 오랫동안 대통령을 배출한 탓인지 지역 우월주의에 스스로 빠져드는 오류를 범한다고 말한다. ‘대구경북은 의리로 똘똘 뭉쳐 대통령을 줄지어 탄생시켰다’는 우월감이다. 그 우월감은 타 지역, 특히 서울과 전라도 사람들을 향한 배타성과 연결된다는 게 저자의 지적이다. 실제로 인터뷰에 응한 TK들은 서울 사람들을 “실속에 따라 움직이는 간사한 성격을 가진 인간”으로 바라보며, 전라도 지역 사람들에겐 “대구경북 지역과는 다른 빨갱이가 많은 오염된 집단”이란 시선을 쏟는다.보수성에 있어서도 대구경북은 일반의 상식을 초월한다. 저자에 따르면 연구에 참여한 TK들은 대다수가 보수당을 지지하고 지지 동기도 특별난 게 없다. 정서적으로 좋아서, 경상도 사람이라서, 어렸을 때부터 같이 성장한 향수 때문에 지지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 보수의 습속과 결집은 박정희·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한 마음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실제로 10명의 TK가 성장담론과 관련해 내린 박정희 전 대통령 평가는 일치한다. ‘보릿고개를 없앤 경제적 영웅이며 자신의 안위를 생각하지 않은 희생적이고 헌신적인 불굴의 가부장’이란 회상이다. 당연히 “여기에 비판하는 세력은 종북 빨갱이고 불순 세력”일 뿐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박정희 토템 숭배 문화’가 세대 분열하면서 조금씩 균열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또 이런 변화에는 “주야장천 보수당을 지원했는데 대구경북의 발전이 뒷걸음질하고 있다는 불만스러운 상황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분석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앞서 연일 이어졌던 촛불집회에 대한 평가도 부정적이다. “그 조선시대 그런 걸 생각하면 아예 꿈도 못 꾸는 이야기잖아요”, “대통령을 갖다가, 감히 왕을 구속시킨다는 건 지금 같은 경우는 그 정도까지는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죠”…. 저자 자신도 이정미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는 선고를 내리는 순간 “삶의 한 곳에 간직한 향수가 와해되는 것 같은 허망감이 몰려왔다”고 털어놓고 있다. “많은 대구경북 사람이 이 책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제를 단 저자는 이렇게 고백하고 있다. “나는 요즘 두 개의 세계에서 살고 있다. 습속이 지배하는 생활세계와 사회학적 사고를 지향하는 학문세계가 내 안에서 각축을 벌인다.” 그러면서 묻는다. “성찰성이 약한 사회는 성찰성이 약한 개인을 낳는다. 성찰성을 갖춘 개인의 탄생이 공동체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명감을 가지는 냉철한 시각이 필요하지 않을까.”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사설] 국회는 검역법 통과시키고 야당은 초당적 협력하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30일 0시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누적 확진자가 7711명, 사망자가 179명이라고 발표했다. 하루 만에 확진자는 1737명, 사망자는 38명 늘어났다. 신종 코로나 확산 속도를 볼 때 정부는 물론 국회도 방역에 적극 나서야 한다. 당장 필요한 것은 검역법 개정이다. 현재의 검역법은 1954년 제정된 후 필요할 때 단편적으로만 개정돼 왔다. 그 결과 검역 환경이 항만에서 공항으로, 선박·물류에서 항공기·승객으로, 콜레라 등 세균성 감염병에서 메르스 등 바이러스 감염병으로 바뀌었으나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검역법 개정안은 감염병 위험도에 따른 검역관리 지역의 탄력적 지정 및 차등화된 검역 조사·조치 시행, 정보 검역 제도 체계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국회는 2월 임시국회를 최대한 빨리 열어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신종 코로나 대처에 정치가 개입돼서는 절대 안 된다. 이 점에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제정신인가 싶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그제 청와대가 신종 코로나라는 병명을 쓰자고 하자 “반중 정서 차단에 더 급급한 게 아닌지 걱정된다”고, 조경태 최고위원은 “중국에서 한국에 온 중국 관광객을 즉각 송환하라”고 주장했다. 원유철 의원은 중국 우한에 거주했거나 우한을 거친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는 검역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은 미국이나 유럽보다 위험에 더 심각하게 노출된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위기를 정쟁화하고 혐의를 증폭시키는 것은 야당 지도부가 할 일은 아니다. 입국 금지는 우리 헌법과 법률로 전염병 예방을 위해 선제적으로 조치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뚜렷한 근거와 다각도의 신중한 검토, 국제 공조가 필요하다. 수출주도형 국가인 한국의 위치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비상사태 선포 등이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한국당은 정부의 대응 태세를 정쟁 도구로 삼지 말고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공포 마케팅’으로 총선 승리를 예상한다면 오판이다.
  • 공무원에 법령 따른 업무지시 했다면 직권남용 처벌 어려워

    공무원에 법령 따른 업무지시 했다면 직권남용 처벌 어려워

    “블랙리스트 지원 배제 지시는 직권남용” 직무상 독립성 침해해 큰 틀에서 유죄 인정 ‘일반인 상대로 직권남용하면 위법’ 확인 김기춘 퇴임후 영향력 따라 형량 축소 여지 검찰의 무분별한 직권남용 기소에 제동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30일 김기춘(81)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주도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과 관련해 일부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지만 큰 틀에서는 유죄를 인정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블랙리스트에 따라 문화·예술계 인사들에 대한 지원 배제를 지시한 행위에 대해서는 불법성을 최종 인정했기 때문이다. 대법원 다수 의견(11명)은 “김 전 실장 등이 지원 배제를 지시한 것은 헌법과 법률에 위배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의 위원의 직무상 독립성을 침해해 위법하므로 직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또한 위원회 직원들이 지원 배제 방침을 심의위원에게 전달한 행위 등 배제 행위를 하게 한 것도 ‘의무 없는 일’에 해당한다고 봤다. 형법 123조는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지원 배제 행위는 직권남용에 해당한다는 원심의 판단을 확정한 것”이라면서도 “원심 판단의 일부를 법리 오해와 심리 미진으로 파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공무원의 직권남용이 인정된다고 해도 상대방인 피해자가 의무 없는 일을 하지 않았을 때에는 직권남용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직권남용의 피해자가 일반인인지, 공무원 또는 공공기관 직원인지에 따라 달리 봐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관 다수 의견은 공무원이 일반인을 상대로 직권을 남용해 어떤 일을 하도록 했다면 ‘위법’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은 법령에 따라 임무를 수행하는 지위에 있기 때문에 직권을 남용한 공무원이 어떤 업무를 시켰더라도 해당 업무가 법령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이 논리는 지난 9일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기소된 안태근(54) 전 법무부 검찰국장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사건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서지현 검사를 성추행하고 인사보복을 한 혐의로 안 전 국장이 하급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대법원은 안 전 국장이 당시 법무부 검찰 인사 담당 검사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도록 한 것은 아니어서 직권남용죄를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검찰 인사 담당 검사가 인사안을 작성하는 것은 그의 직무 범위 내에 있기 때문이다. 이번 판결에는 김 전 실장 등이 퇴임한 이후에는 직권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퇴임 후 범행에 대해서는 직권남용죄의 공범으로 책임지지 않는다는 내용도 나온다. 파기환송심에서 일부 형량이 줄어들 여지가 있는 부분이다. 김 전 실장은 1심에서 징역 3년을, 2심에서는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다만 대법원은 ‘퇴임 이후에도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이란 단서를 단 만큼 실질적 영향력 행사 여부가 파기환송심의 쟁점이 될 전망이다.대법원이 이 사건을 파기환송한 것은 직권남용죄를 ‘남용’하지 말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문재인 정부 들어 적폐청산 수사가 한창 진행되면서 직권남용 관련 사건이 급증하자 무분별한 혐의 적용에 제동을 건 측면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직권남용죄를 좁게 해석하면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자들이 수혜를 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지만, 대법원은 “무죄 취지의 파기환송은 아니다”라면서 “일부 유죄를 수긍했다”고 밝혔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인권위 “성범죄자 택시기사 영구 제한은 직업선택의 자유 과도하게 침해”

    인권위 “성범죄자 택시기사 영구 제한은 직업선택의 자유 과도하게 침해”

    성범죄로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사람이 택시기사가 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헌법에서 보장하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의견을 국회에 표명하기로 했다. 인권위는 택시 승객들을 성범죄로부터 보호하려는 개정안의 입법 목적에 정당성이 있고 수단의 적절성도 갖췄지만, 차등 자격 제한이 아닌 일률적인 영구 자격 제한은 피해의 최소성 원칙을 위배했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30일 상임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의견을 향후 국회의장에게 표명하기로 결정했다. 인권위가 검토한 개정안은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해 5월 대표 발의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일부 개정안이다. 이 개정안은 이른바 ‘성범죄자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하도록 하고 있다. 개정안은 성범죄로 파면·해임되거나 형·치료감호가 확정된 사람은 택시기사(택시운송사업) 자격을 취득할 수 없도록 하고, 운전업무 종사자가 성범죄를 저지르면 자격을 취소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현행법상 자격 제한 사유에 포함되지 않은 불법촬영 성범죄,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도 개정안은 자격 제한 사유에 포함하고 있다. 개정안을 검토한 인권위 사무처는 “승객들을 성범죄로부터 보호하고, 택시운송사업의 윤리성과 신뢰성을 높여 승객들이 안전하게 택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개정안은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절성을 갖췄다”면서도 “범죄의 경중이나 재범의 위험성 등을 고려해 특정 성범죄 전과자들의 택시운송자격을 차등 제한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고려 없이 택시운송자격을 일률적으로 영구 제한하는 것은 피해의 최소성 원칙과 법익의 균형성 원칙을 위배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개정안은 성범죄 전과자의 직업선택의 자유 자체를 제한하는 것으로서 엄격한 과잉금지원칙 심사기준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무처 보고를 받은 인권위 상임위원들은 이 개정안이 “입법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적절성도 갖췄지만 헌법에서 보장하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내용으로 국회에 의견표명을 하는 것에 동의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사설] ‘하명수사·선거개입 기소’ 법원서 진실 명백히 가려야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을 수사해 온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가 어제 송철호 울산시장과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 송병기 전 울산시 부시장,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을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기소 인원만 13명이다. 수사팀은 어제 출석한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오늘 출석하기로 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에 대해선 사실상 총선 이후 기소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수사팀은 그제 오후 이 같은 방침을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게 최종 보고하고 결재를 요청했다. 이 지검장은 당일 가부 확답을 하지 않은 채 퇴근해 검찰 내부 갈등이 재현되는가 했지만, 어제 오전 윤석열 검찰총장이 주재한 주례보고에서 기소 결정이 내려졌다. 이날 이 지검장만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개진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기소 때와 마찬가지로 차장검사가 전결한 서류를 갖고 온 상태에서 논의를 진행해 또다시 법무·검찰 간 갈등이 재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검찰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경찰 하명수사는 송 시장이 직접 황 전 청장에게 청탁하면서부터 시작됐다. 검찰은 또 공공병원 공약, 후보자 매수, 채용비리까지 광범위하게 의율해 진실 규명의 공을 법원에 넘겼다.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사건 수사팀도 백 전 비서관을 기소해 두 사건 수사 모두 사실상 마무리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조국 가족 비리’ 의혹까지 포함한 이른바 ‘3대 사건’ 수사 및 관련자 기소에 대해서는 적절성 여부에 대해 이견이 많다. 검찰의 편의적 기소와 기소권 남용은 검찰개혁 차원에서 반드시 시정돼야 할 사안이기도 하다. 하지만 헌법과 형사소송법 등을 고치지 않는 한 기소는 검찰의 고유 권한이라는 점에서 무작정 비난할 수는 없다. 이제 검찰 수사는 끝났고, 진실은 법원에서 명명백백하게 가리면 된다. 이참에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 그리고 법무부 장관은 법질서를 지키는 최전선에 있는 최고위 공직자들이다. 원팀으로 한목소리를 내도 모자랄 판에 허구한 날 파열음과 불협화음이 들리고 있으니 국민의 불안감은 증폭되고 피로도 또한 극대화하고 있다. 저마다 내세우는 ‘법대로’에도 허점이 많다. 법무·검찰 행정의 법률과 내규가 두루뭉술한 데다 어떤 측면에서는 상충하기도 해 ‘아전인수’식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책임 소재와 지휘 체계 등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 “볼턴 부르면, 바이든도 부른다”… 트럼프 탄핵심판에 불붙은 ‘증인 전쟁’

    “볼턴 부르면, 바이든도 부른다”… 트럼프 탄핵심판에 불붙은 ‘증인 전쟁’

    ‘대선 유력 후보’ 증언대에 설까 초미의 관심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상원 탄핵심판에서 트럼프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 법사위원장이 28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 유력 경선 후보인 조 바이든 부통령을 증인으로 소환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쓴 책에서 누출된 원고가 트럼프를 대통령 자리에서 내쫓을 결정적 증거로 보는 민주당이 그를 증언대에 세우려하는 움직임에 대해 날린 보복성 경고다. 트럼프에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을 쥔 전 안보보좌관에 이어 상대당 유력 대선 후보까지 상원에 불려나가는 ‘증인 전쟁’이 촉발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볼턴 소환 ‘간당간당’… 중립 입장 2명에 달려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주재할 상원 탄핵심판을 두고 민주당과 트럼프 측이 증인 채택을 두고 벌이는 기싸움 팽팽하다. 민주당은 볼턴이 오는 3월 17일 발간 예정인 책 ‘그것이 일어났던 방’에서 “트럼프는 우크라이나가 바이든 전 대통령 부자의 부리스마 관련 사건 조사를 도울 때까지 군사 지원금 3억 9100만달러 지원을 동결하기를 원한다고 나(볼턴)에게 말했다”는 취지의 초안이 트럼프를 파면할 ‘스모킹 건’으로 보고 있다. 그가 선서한 다음 이같이 증언하면 후폭풍은 짐작하기 어렵다. 상원 탄핵심판에서 증인으로 채택하기 위해서는 과반인 51명의 의원 동의가 필요하다. 무소속까지 47명을 확보한 민주당은 반(反) 트럼프 진영의 밋 롬니, 수전 콜린스 의원이 볼턴 증인 채택에 기울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보도했다. 반면 리자 머코스키, 라마르 알렉산더 의원은 이런 입장에 열려 있다. 중립 입장인 두 의원이 가세해야 볼턴을 증인으로 소환할 수 있다. 볼턴 소환이 간당간당한 상황이다. “바이든 소환할 51명 있다”… 협박성 경고도이런 행보에 맞서 공화당은 바이든 부자 소환 카드를 계속 흘리고 있다. 그레이엄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바이든 전 대통령과 아들 헌터 바이든, 내부고발자와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직원을 소환하는 데 필요한 상원 51명이 있다”고 협박성 경고를 날렸다. 공화당원들은 헌터가 이사로 참여한 우크라이나의 가스 회사 부리스마 홀딩스를 수사한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에 대해 당시 부통령 바이든이 해임을 요구한 것은 부패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당시 부통령 바이든은 우크라이나가 검찰총장 해임에 미적거리자 우크라이나 정부에 대한 대출보증을 철회한 것도 따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함께 애덤 쉬프 하원 정보위원장이 탄핵심문에서 내부고발자와 거래에 대해서도 추궁할 계획이라고 했다. 상원 31일쯤 증인 소환 여부 투표로 결정상원은 오는 31일 증인 소환 여부에 대해 투표로 결정할 것이라고 미의회 전문 매체 더힐이 이날 보도했다. 상원 의원 최소 51명이 증인 소환을 지지하면 양측은 구체적인 인물에 대해 소환장을 보내게 된다고 WSJ이 전했다. 개별 인물을 소환하려면 최소 51명의 동의가 필요하다. 트럼프 법률팀 “설령 사실이라도 탄핵감 아냐”트럼프 법률팀 제이 세큘로우는 이날 ‘볼턴의 폭로에 담긴 그 어떤 내용도 권한 남용 또는 탄핵할만한 혐의 수준은 아니다’라는 앨런 더쇼위츠 전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변론을 되풀이하며 “더쇼위츠 교수가 말한 것은 설사 그 안에 있는 모든 내용이 사실이라고 해도 헌법적으로 그러한(탄핵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탄핵은 “누설과 출처 불명 원고의 게임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하버드 로스쿨 석좌교수인 더쇼위츠는 “트럼프의 탄핵 사유인 ‘직권 남용’과 ‘의해 방해’가 헌법이 정한 ‘반역죄, 뇌물죄, 그 밖의 중대 범죄 및 경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트럼프의 우크라이나 압력이 사실이라도 탄핵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더쇼위츠 교수는 앞서 ABC 방송에서 “헌법에서 ‘그밖의(other)’의 의미는 반역죄와 뇌물죄에 유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탄핵이 하원 의석수 싸움으로 변질될 수 있다”며 ‘그밖의’ 의미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서울대 직위해제’ 조국 “기소만으로 불이익 부당하지만, 수용”

    ‘서울대 직위해제’ 조국 “기소만으로 불이익 부당하지만, 수용”

    서울대 직위해제 결정에 페이스북 통해 입장문“징계 아니지만 재판 전 불리한 여론 조성 우려기소만으로 신분상 불이익 조치 내리는 건 부당학내외 ‘소동’ 부담 추측…담담히 수용하겠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서울대의 교수직 직위해제 결정에 대해 “기소만으로 신분상의 불이익 조치를 내리는 것은 부당하지만 서울대 결정을 담담히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은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서울대학교는 저에 대한 검찰의 기소를 이유로 ‘직위해제’ 처분을 내렸다”면서 “기소된 교수에 대해 총장의 재량적 판단에 따라 이뤄지는 불이익 처분으로, 이제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교수 신분은 유지하지만 강의를 할 수는 없게 되었다”고 적었다. 조 전 장관은 “직위해제가 징계는 아니지만 대중적으로 징계로 인식되기 십상이고, 치열한 다툼이 예정된 재판 이전에 불리한 여론을 조성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수에 대한 불이익 조치는 헌법적 대원칙인 ‘무죄 추정의 원리’를 지키며 이루어져야 한다”며 “검찰의 일방적 판단만이 반영되어 있는 기소만으로 신분상의 불이익 조치를 내리는 것은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조 전 장관은 “그러나 저는 서울대 총장님의 결정을 담담히 수용한다”면서 “제가 강의를 할 경우 발생할지 모르는 학내외의 ‘소동’과 그에 따르는 부담을 우려하셨으리라 추측한다”고 밝혔다. 그는 공직에 있는 동안 미뤄뒀던 글쓰기를 하면서 강의실에 설 날을 준비하겠다며 “폭풍우가 몰아칠 때는 헤진 그물을 묵묵히 꿰매며 출항을 준비하는 어부의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겠다”고 했다.이날 서울대는 법무부 장관에서 사퇴하고 지난해 10월 법학전문대학원에 복직한 조 전 장관이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등 혐의로 기소됨에 따라 직위 해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대는 조 전 장관에 대해 “정상적인 직무수행이 어렵다고 판단해 관련 규정에 따라 29일자로 직위를 해제하기로 했다”며 “직위해제는 유무죄를 판단하는 징계와는 달리 교수로서의 직무를 정지시키는 행정조치”라고 설명했다. 사립학교법에 따라 소속 교수가 형사 사건으로 기소되면 학생 수업권을 위해 직위 해제를 할 수 있다. 서울대는 국립대학법인이지만, 교원 징계에 관한 규정에서는 사립학교법을 적용한다. 직위해제 상태에서는 첫 3개월 동안 월급의 50%가 지급되고, 이후에는 월급의 30%가 지급된다. 조 전 장관의 직위해제가 결정되면서 향후 파면이나 해임·정직 등을 논의하는 징계 절차에도 돌입할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징계 절차에 착수하더라도 징계 여부와 수준 등이 결정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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