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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시, 개정 헌법에 수도나 행정수도로 명시해야”

    “세종시, 개정 헌법에 수도나 행정수도로 명시해야”

    향후 개헌 논의 과정에서 세종특별자치시를 수도나 행정수도로 명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2004년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특별법에 대한 위헌 결정 취지에 어긋나지 않도록 서울과 세종의 관계를 미국의 뉴욕과 워싱턴DC 관계처럼 설정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됐다.국토교통부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세종시가 6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공동 개최한 ‘행복도시 착공 10주년·세종시 출범 5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윤수정 공주대 교수는 “내년 6월 (지방선거와 맞물려) 개정할 헌법 전문에서 국정 이념으로서의 지방분권을 선언하고, 그 첫걸음을 세종시의 행정수도 이전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교수는 “세종시가 국가균형발전을 선도할 중추거점도시로 기능하기 위해 궁극적으로는 국회 본원 및 청와대 이전이 필요하다”면서 “서울을 상징적인 수도로 하고, 세종을 실질적인 행정수도로 하는 방안도 있다”고 제안했다. 예컨대 개정 헌법에 ‘대한민국의 수도는 세종특별자치시’라는 내용을 넣었을 때 기존 헌재 결정과 어긋나거나 수도권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면 이중수도(二重首都)의 개념을 활용해 ‘대한민국의 수도는 서울, 행정수도는 세종시’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임헌만 배재대 교수와 신희권 충남대 교수는 “세종시의 행정수도화는 영향력이 큰 정치권력의 입지에 따라 국토 공간 구조가 좌우되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국토균형발전과 국가경쟁력 강화에 필수적”이라며 “세종시의 행정수도화는 헌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므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이들은 “세종시의 헌법·법률상 행정수도화가 이뤄지기 전이라도 실질적인 행정수도화를 위한 노력이 추진돼야 헌법 개정에도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오윤경 한국행정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까지 행정기능 세종시 이전의 대표적인 목표가 국토균형발전이었다면, 행정수도 실현의 기회를 맞은 현시점에서 세종시의 기능과 전략은 복합적이고 심층적으로 설정될 필요가 있다”며 “독일이 통일 이후 수도를 본에서 베를린으로 이전한 것처럼 사회통합적 관점에서 지역·세대·이념 통합의 거점으로서 세종시의 기능을 구체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통일시대를 염두에 두고 평양-개성-서울-세종의 중심 기능에 대한 연구 및 논의와 연계해 행정수도 발전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정광용·손상대 측 “비폭력집회 주최…극소수 참가자의 행동 예견 못해”

    정광용·손상대 측 “비폭력집회 주최…극소수 참가자의 행동 예견 못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 당일 도심 과격 집회 및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광용 박사모 회장과 손상대 뉴스타운 대표가 재판 첫 준비절차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대통령 탄핵무효 국민저항총궐기 운동본부(국민저항본부·옛 탄기국)’ 대변인이자 박사모 회장 정씨와 행사 담당자였던 손 대표 측은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조의연)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 기일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씨의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하는 취지”라고 말했다. 다만 자세한 의견은 “공모관계나 법리적인 부분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다음 기일에 밝히기로 했다. 손씨 변호인도 “사실관계를 전부 인정하지만, 손씨를 탄기국 행사 총괄 단장으로 보고 기소한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또 “손씨가 시위 과정에서 불법행위를 저지른 일부 참가자들과 공모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한편 탄핵심판에서 박 전 대통령의 대리인단이었던 서석구 변호사도 이날 법정에서 선임계를 내고 사건을 수임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정씨나 손씨가 현장에서 질서를 지키라고 외치기도 했으며 철저히 비폭력적인 집회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극소수 참가자의 행동을 (정씨와 손씨가) 예견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정씨와 손씨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일인 3월 10일 헌재 근처에서 ‘태극기 집회’를 주최하고 폭력 시위로 변질하도록 여러 차례 선동적인 발언을 한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됐다. 검찰은 시위 과정에서 경찰 측에 6000여만 원의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두 사람에게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특수공용물건손상 혐의도 적용했다. 다음 공판준비 기일은 이달 26일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기고] 새로운 ‘서울동부구치소 시대’를 열며/이수호 서울동부구치소 고충처리팀장

    [기고] 새로운 ‘서울동부구치소 시대’를 열며/이수호 서울동부구치소 고충처리팀장

    1977년 7월 7일 개청한 성동구치소가 40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지난달 26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 법조타운 내로 이전하고, 명칭을 ‘서울동부구치소’로 변경했다. 시설면에서 서울동부구치소는 12층으로 이루어진 수용동 건물 5개 동이 각 층에서 다른 동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연결돼 있고 건물 내 모든 출입문이 중앙통제실에서 제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규모나 시설면에서 보면 국내 유일의 최첨단 전자제어 시스템을 갖춘 도심 속 고층교정시설이다. 또한 수용 능력도 이전보다 대폭 늘어 최근 문제되고 있는 수용시설 내 과밀 수용 문제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정된 시설에 늘어나는 수용자로 인해 교정시설의 과밀 수용 문제는 지속적으로 문제가 돼 왔다. 지난해 헌법재판소도 ‘교정시설 내 과밀 수용 행위 위헌확인 심판’에서 수용시설 내 지나친 과밀 수용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위헌 결정을 하며 교정시설 내 1인당 수용 면적은 적어도 2.58㎡ 이상이어야 한다고 판시한 바있다. 헌법 제10조에 규정하고 있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는 최고의 헌법 이념이자 모든 국가 권력 행사의 한계를 천명한 것이다. 특히 무죄 추정을 받고 있는 미결 수용자들을 구금하기 위한 장소인 구치소는 적정한 사법 절차와 구금 확보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자유만을 제한해야 하는 곳으로 이들의 인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실은 전국에 있는 많은 교정시설이 이러한 과밀 수용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으나 교정시설을 혐오시설로 인식하는 국민들의 거부감과 님비현상으로 교정시설의 신축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비근한 예로 몇 년 전 안양교도소 신축 문제가 해당 지자체와 주민들의 반대로 행정소송이 제기됐고, 정부가 대법원 승소 판결까지 받았으나 이마저도 주민들과 지자체의 반대에 부딪혀 재건축을 위한 공사를 시작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최근에는 거창법조타운 내에 들어서기로 돼 있는 거창구치소가 해당 지역 주민들과 자치단체 반대에 부딪혀 공사 진행이 지지부진한 상태에 놓여 있다. 교정시설 특히 ‘구치소’는 이곳에 수용된 사람의 방어권 행사와 외부 교통권의 보장을 위해서도 반드시 도심에 위치할 필요가 있다. 범죄 혐의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인신의 구속을 넘어 이들에 대한 낙인과 사회로부터의 격리 조치는 이들이 사회에 복귀했을 때 적응하지 못하게 하는 원인이 되고 또다시 범죄의 유혹에 빠지게 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재범 위험에 대한 사회적 비용은 모두 고스란히 국민들 몫이 되고 만다. 이러한 악순환을 줄이고 개선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국민의 관심과 이해가 절실하다. 아무쪼록 이번에 새롭게 도심속에 자리 잡는 ‘서울동부구치소’가 지역 사회와 상생하는 교정시설로 안착해 일반 국민들의 교정에 대한 편견을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고, 교정이 우리나라 형사사법 체계의 한 축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당당하게 거듭나게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해 본다.
  • 배상금 받으면 이의제기 금지…세월호 피해 지원 시행령 위헌

    국가배상금을 받은 세월호 유족은 이후 세월호 참사에 대해 일체의 이의 제기를 하지 않겠다고 서약하도록 한 ‘4·16 세월호 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세월호 피해지원법) 시행령상 ‘이의제기 금지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29일 세월호 참사 유족 10명이 세월호 피해지원법 시행령의 일부 조항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시행령 제15조의 일부 내용에 대해 재판관 6대2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피해지원법 시행령 15조에 따라 배상금이나 위로지원금, 보상금을 지급받을 때 지급결정에 대한 동의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동의서에는 ‘배상금 등을 받았을 때에는 세월호 참사로 인한 손해·손실 등에 대해 국가와 재판상 화해를 한 것과 같은 효력이 있음에 동의하고 세월호 참사에 관해 어떠한 방법으로도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임을 서약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이에 대해 헌재는 “이의제기 금지조항은 기본권 제한의 법률유보원칙에 위반해 법률의 근거 없이 대통령령으로 청구인들에게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일체의 이의제기 금지 의무를 부담시킴으로써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피해지원법에서는 배상금 지급 이후의 효과나 의무에 대한 범위를 정하고 있지 않은데 시행령에서 이 같은 행위를 규제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반면 김창종, 조용호 재판관은 “이의제기 금지조항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새롭게 침해하는 공권력 행사에 해당하지 않아 부적합 각하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양심적 병역거부 하급심서 또 무죄

    종교적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에 대한 대법원의 유죄판결에도 불구하고 하급심의 무죄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대법원은 헌행법상 병역거부자를 처벌하는 원칙론을 고수하고 있지만, 일선 법원에서는 양심의 자유와 국방의 의무 간 갈등을 조화롭게 해결할 대체복무제 도입 등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청주지법 “두 가치 지킬 대안 필요” 청주지법 형사4단독 이지형 판사는 지난해 8월 현역병 입영 통지서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하지 않아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모(23)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판사는 판결문에서 “헌법 37조 2항은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 또는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 법률로 제한할 수 있으며 이럴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을 침해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면서 “국가는 헌법가치가 충돌할 경우 일방적으로 한쪽만을 실현할 게 아니라 충돌을 피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판시했다. 또한 “현역복무가 아닌 군 복무 형태가 연간 징집인원의 10%가 넘는 점 등에 비춰 볼 때 연간 징집인원의 0.2% 정도인 양심병역거부자들이 현역 집총병역에 종사하지 않는 게 군사력의 저하를 초래해 국가안전보장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위태롭게 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양심의 자유와 병역의무 이행의 형평성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기 위해 이미 많은 나라가 대체복무제를 도입해 성공적으로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법에 ‘반기’… 올해만 16건 무죄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 15일에도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신모(22)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종교적 병역거부는 현행법상 처벌 예외사유인 ‘정당한 사유’가 아니며, 병역거부자를 형사처벌하지 말라는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의 권고안은 법률적 구속력을 갖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올해 들어 대법원이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실형을 확정한 것은 이 판결이 13번째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종교적 병역거부 논란에 대해 대법원이 쐐기를 박았다는 해석이 나오지만 이후에도 하급심의 무죄판결이 나오면서 법조계 내부에서도 전향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2004년 이후 종교적 병역거부자에게 무죄를 선고한 하급심 판결이 전국적으로 33건인데, 이 중 16건이 올해 쏟아졌다. 종교적 병역거부자 변론을 맡은 오두진 변호사는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양심적 병역거부를 우리만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판사들이 알아 가면서 무죄판결이 이어지고 있다”며 “대법원에 계류 중인 관련 사건이 90건 가까이 되는데 헌법재판소가 종교적 병역거부 사건의 위헌성 여부를 심사 중인 만큼 헌재의 입장이 결정될 때까지 대법원이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터뷸런스도 못 막은 ‘문재인표 기내 간담회´

    터뷸런스도 못 막은 ‘문재인표 기내 간담회´

    28일 오후 2시30분쯤, 동해상을 비행하던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보잉 747)’의 ‘좌석벨트 사인’이 꺼졌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분주하게 움직였고, 잠시뒤 2층에 머물던 문재인 대통령이 장하성 정책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영훈 경호실장, 강경화 외교부장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박수현 대변인 등과 함께 1층으로 내려왔다. 이내 문 대통령은 기자단 좌석을 돌며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문 대통령의 취임 첫 기자간담회는 청와대 춘추관이 아닌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으로 향하는 ‘공군 1호기’에서 열렸다. 마침 문 대통령이 취임한 지 50일째 되는 날이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춘추관에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지명 사실을 밝히면서 잠시 취재진의 질문을 받은 적은 있지만, 간담회 형식으로 출입기자들과 만난 것은 처음이다. 통상 대통령 순방 중 기내 간담회는 정상회담 성공을 기원하며 덕담을 주고받는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20여 분간 북핵 해법과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이틀 뒤 정상회담 테이블에 올려질 현안들에 대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기내 소음을 감안해 저출력 마이크를 사용해 질의응답이 이뤄졌다. 정상외교 데뷔전을 코앞에 뒀지만, 문 대통령에게선 여유가 느껴졌다. 그동안 정상 간의 첫 대면에서 악수를 외면하거나, 장난을 치거나, 악력 대결을 펼쳐 ‘외교 결례’ 논란에 휘말렸던 트럼프 대통령과의 상견례 순간에 대해 “아마도 트럼프 대통령도 어떻게 악수하느냐를 세계가, 또 우리 국민들이 관심 가지고 지켜볼 것이라는 것을 의식하지 않겠느냐”면서 “두 정상의 우정과 신뢰를 보여주는 악수 장면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농담을 던졌다. 한미 FTA와 관련한 질문에 답을 하던 중 불안정한 난기류 탓에 기체가 흔들리는 ‘터뷸런스’가 있었다. 선 채로 답을 하던 문 대통령의 몸도 휘청거렸고, 배석 중이던 참모진들은 짐을 싣는 공간인 ‘오버헤드빈’으로 일제히 손을 뻗어 몸을 지탱했다. 하지만 대통령은 잠시 미소를 짓더니 답변을 이어갔다. 주 경호실장은 “규정상 앉아있어야 된다”며 만류했고, 참모들도 간담회를 끝내자고 했지만, 대통령은 “조금만 더 하겠다”며 개의치 않았다. 불안정한 기류로 기체가 1분 넘게 요동쳤지만, 특전사 시절 군 수송기의 거친 비행에 단련된 문 대통령은 당황한 기색조차 없었다. 끝으로 문 대통령은 “하나만 부탁드린다. 저는 이번에 잘 될 거라는 예감을 갖고 있는데, 정상회담의 성공 여부는 절반은 저와 외교팀의 노력에 달렸다면 절반은 함께 가는 취재진 달렸다고 생각한다”면서 “똑같은 모습이라도 긍정적으로 평가해주신다면 결과가 더 빛나고 국민들에게 긍정적으로 다가갈 텐데. 그것을 또 다르게 잡으면 성과조차 묻혀버린다. 저희는 열심히 노력할 텐데 취재진 여러분도 첫 한·미정상회담인만큼, 새 정부의 첫 해외 순방인 만큼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휴가 계획을 말씀해달라’는 취재진의 마지막 질문에는 “아직 언제 간다는 계획을 세울 수는 없지만, 저는 (올해 주어진)연차휴가를 다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시끌벅적 청와대 앞… 민주국가 됐네요

    시끌벅적 청와대 앞… 민주국가 됐네요

    주민들 “불편해도 이해해야” 주변 상인들 매출 상승 기대감“예전에는 낮에도 바리케이드를 치고 경찰이 청와대 인근에 사는 주민까지 불심검문을 해서 좀 삭막했죠. 시민들이 자유롭게 오가는 것을 보니 진짜 민주주의 국가가 된 것 같습니다.”-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 김모(60)씨 “소통을 강화한다니까 청와대 주변에서 밤낮없이 시위를 해서 시끄럽고 불편합니다. 인근 주민들을 생각해서 적어도 저녁 시간에는 시위를 안 했으면 좋겠어요.”-주민 이모(62)씨 청와대 앞길이 24시간 개방된 지 사흘째인 28일 청운효자동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일부에서는 청와대 주변이 집회·시위의 장이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내비치기도 했다. 상인들은 매출 상승을 기대했지만 주민들은 너무 많은 방문객 때문에 생활환경이 바뀌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한다. 이곳에서 25년간 거주한 김종훈(61)씨는 “시위대가 많아져서 주민들이 조금 불편한 건 사실이지만 합법적으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므로 주민들도 이해해야 한다”며 “지난 정권 말 대규모 시위에 비교하면 이 정도 불편은 충분히 견딜 만하다”고 말했다. 김모(51)씨는 “청와대길 개방이 정치적인 결정이라는 평가도 일리가 있다. 그렇다 해도 권위주의에서 탈피하는 모습을 보여 줘 국민의 갑갑함을 풀어 주는 효과도 분명 있다”고 전했다. 반면 남모(50)씨는 “지금이야 여론이 정권에 호의적이라 큰 문제가 없지만 지지율이 떨어지면 청와대 앞길에 1인 시위자가 모여들고, 일대에서 정권 찬반 집회가 열려 동네가 몸살을 앓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모(45·여)씨는 “1인 시위까지는 이해하겠는데 청와대 주변 인도를 점령하면서 시위를 하는 것은 삼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찰은 검문을 없애는 대신 주변 경찰 인력을 늘렸다. 경찰청 관계자는 “야간뿐 아니라 주간 경호를 강화했다. 특히 공공에 개방된 쪽에 인원을 집중적으로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에 따르면 청와대, 국회, 헌법재판소 등 국가 주요 시설물 100m 안에서는 집회·시위를 할 수 없다. 청와대 인근 집회·시위의 한계선은 청운효자동 주민센터다. 1인 시위는 집시법 적용을 받지 않으나 위험 물질을 소지했을 경우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진입이 저지된다. 주변의 카페, 상점 주인들은 유동인구 증가로 인한 매출 상승을 기대했다. 상점을 운영하는 한모(62)씨는 “개방 첫 주말인 다음달 1일에는 장사진을 이루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양심적 병역 거부자 감옥行… 이번엔 바뀔까

    양심적 병역 거부자 감옥行… 이번엔 바뀔까

    종교적·정치적 신념에 따른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 대해 대법원의 실형 판결이 잇따르는 가운데 국가인권위원회가 양심수의 인권 보호를 위해 ‘대체복무제’ 도입을 정부에 권고키로 결정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후보 시절 대체복무제를 공약으로 내건 만큼 새로운 전기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인권위 “종교·개인양심은 헌법 권리… 공정한 심사 기구 도입 필요” 인권위는 지난 27일 상임위원회를 열어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인권침해 상황을 시급히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국방부 장관에게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 정책을 수립할 것을 권고하기로 의결했다고 28일 밝혔다. 또 국회의장에게는 현재 국회에 발의된 ‘대체복무제 도입 취지 병역법 개정안’을 조속히 입법하라고 의견을 표명할 방침이다. 인권위 관계자는 “종교와 개인 양심은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라며 “병역 손실이 발생하고 기피자를 양산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양심적 병역거부 신청자에 대한 공정한 심사와 판정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대체복무심사기구의 독립적 운영과 공정성을 보장하는 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文대통령 공약… 2008년 이후 중단된 정부 내 논의 재개될지 주목 인권위는 2005년 이후 수차례 대체복무제 도입을 정부에 권고했다. 국방부는 2007년 권고를 받아들여 대체복무제 도입 방침을 밝혔지만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에 ‘국민적 합의가 부족해 대체복무는 시기상조’라며 번복했다. 이후 논의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였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인정과 대체복무제 도입을 위한 사회적 합의가 충분히 성숙했다”면서도 다만 “정부의 노력과 더불어 헌법재판소(헌재)의 병역법 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을 통해 근본적 해결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세 번째 심리를 진행하는 헌재는 2004년과 2011년 양심수 처벌에 대해 합헌 결정을 한 바 있다. 이번 인권위의 결정은 하급심 법원에서는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 대해 무죄 판결이 잇따르지만 대법원은 현행법 위반을 인정하는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올해 들어 13번의 재판에서 양심적 병역 거부자의 병역법 위반 혐의를 인정했다. ●국민 46% “양심적 병역 거부 인정해야”… 대법선 잇단 유죄 판결 유엔 인권위원회도 양심적 병역거부가 시민의 권리라는 입장을 줄곧 밝혔다. 인권위의 국민의식 실태조사 결과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해야 한다는 여론은 2005년 10.2%에서 지난해 46.1%까지 늘었다. 또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가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서 한 설문에서는 응답자의 70%가 대체복무제에 찬성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인권위 “양심적 병역거부자 위한 대체복무제 도입” 국방부에 권고

    인권위 “양심적 병역거부자 위한 대체복무제 도입” 국방부에 권고

    국가인권위원회가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대체복무제를 도입할 것을 국방부에 권고하기로 했다.인권위는 지난 27일 상임위원회를 열어 국방부 장관에게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 정책을 수립할 것을 권고하기로 의결했다고 28일 밝혔다. 국회의장에게는 “현재 국회에 발의된 대체복무제 도입 취지 병역법 개정안(전해철 의원안·이철희 의원안·박주민 의원안)을 조속히 입법하라”는 의견을 표명하기로 했다. 인권위는 2005년 이후 여러 차례 대체복무제 도입을 정부에 권고해왔으며, 지난해에는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헌법재판소에 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대체복무제 운영에 있어서 인권위는 대체복무심사기구의 독립적 운영과 공정성을 보장하는 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청자에 대한 공정한 심사와 판정이 필요하기에 독일·대만 등은 대체복무심사기구가 국방부나 병무청 소속으로 운영되지 않는다. 인권위는 대체복무제 도입이 필요한 이유로 유엔 등 국제사회의 권고를 들었다. 유엔 인권위원회는 양심적 병역거부가 시민의 권리라는 입장을 줄곧 밝혀왔다.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도 한국이 병역거부자를 처벌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대체복무제 도입을 권고해 왔다. 사회적 공감대 확산도 인권위의 권고 배경으로 작용했다. 인권위가 직접 실시한 국민의식 실태조사 결과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2005년 10.2%에서 지난해 46.1%까지 늘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 변호사의 80.5%는 대체복무제에 찬성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무죄를 선고한 판결은 올해 상반기에만 각급 법원에서 13건이나 있었다. 국방부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 대체복무제 도입 방침을 밝혔으나,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이를 번복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대체복무제 도입을 공약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 대통령 오늘 첫 국무회의…정당후원회 11년 만에 부활

    문 대통령 오늘 첫 국무회의…정당후원회 11년 만에 부활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27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다.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청와대와 정부세종청사를 연결하는 영상 국무회의를 통해 법률 공포안 1건, 법률안 1건, 대통령령안 4건, 일반안건 2건을 심의·의결한다. 국무회의에는 이낙연 국무총리를 포함한 국무위원 전원이 참석하고,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국가안보실장·정책실장과 공정거래위원장, 금융위원장, 국가보훈처장 등이 배석할 예정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러시아 순방 중이라 불참한다. 이번 국무회의에 상정된 안건에는 정당후원회를 11년 만에 부활시키는 내용을 담은 정치자금법 일부 개정법률 공포안이 포함돼 있다. 정당후원회는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등이 재벌들로부터 ‘차떼기’ 형식으로 거액의 대선자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2006년 폐지됐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2015년 12월 “정당후원회 금지는 정당 활동의 자유와 국민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면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에 국회는 이달 22일 본회의를 열어 정당의 중앙당이 후원회를 설치하고 연간 50억원까지 모금할 수 있게 하는 정치자금법 일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선거가 있는 해에는 100억원까지 모금할 수 있다. 국무회의는 또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공소유지 경비를 일반회계 일반예비비에서 지출하는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정부는 특검팀의 공소유지를 차질 없이 지원하기 위한 경비 25억 200만원 등 총 1508억 600만원을 일반예비비에서 지출하는 안건도 심의·의결한다. 택시 면허취득 금지 기간을 살인·강도·강간 등 중범죄자에 대해서는 기존대로 20년을 유지하지만, 마약사범 등에 대해서는 2년∼18년으로 일부 완화하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도 의결한다. 앞서 헌재는 마약 운반죄로 처벌받은 사람이 “일률적으로 택시면허를 20년간 제한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낸 헌법소원사건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3년 뒤 지정 해제 앞둔 도시공원 민간 개발 둘러싸고 갈등

    3년 뒤 지정 해제 앞둔 도시공원 민간 개발 둘러싸고 갈등

    2020년 7월부터 일몰제가 적용되는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민간개발 문제를 놓고 자치단체와 시민단체·지역주민 간에 갈등을 빚고 있다. 자치단체들은 공원을 조성하지 못한 부지에 ‘민간공원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자치단체들은 ‘공원 일몰제‘에 따라 토지 소유자에게 돌려주면 난개발과 자연훼손, 사유재산권 행사로 공원 활용이 불가능해진다며 민간자본을 끌어와서라도 공원을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주민과 시민단체들은 환경권이 침해되고 난개발 된다며 반대하고 있다.경북 구미시는 중앙공원·꽃동산공원·동락2지구공원 등 3곳을 민간공원 사업으로 개발하다고 26일 밝혔다. 시는 민간 사업자가 공원 부지의 70%를 공원으로 조성해 자치단체에 기부채납하고 나머지 30%는 주거, 상업, 녹지 등 비공원 시설로 개발할 수 있다는 도시공원법의 특례 조항을 활용했다. 총사업비는 2조 1422억원이며 민간 사업자는 아파트 8468가구를 짓는다. 시 관계자는 “일몰제로 사라질 도시공원을 유지하기 위해 민간공원을 조성할 수밖에 없다. 시 예산으로 사업을 추진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민단체와 주민들은 생태계 파괴와 일조권·조망권 등 생활권이 침해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구미경실련은 “시가 난개발을 추진하려 한다”고 반발했다. 조근래 구미경실련 사무국장은 “3곳은 모두 자연녹지지역으로, 공원에서 해제되더라도 사업성이 낮아 난개발이 이뤄질 수 없는 곳”이라고 주장했다. 대전시도 현재 7개 공원 부지 8곳에 민간공원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월평공원 갈마·정림지구와 매봉공원 등 4개 공원 부지에 대해 도시공원위원회 심의와 각종 영향평가 중이다. 사업이 추진되면 월평공원 갈마지구에만 3000가구에 이르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다. 이에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등 대전지역 22개 시민사회단체는 최근 대전시청에서 시민대책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월평공원은 천연기념물인 미호종개와 수달 등 800여종의 야생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 가치가 매우 높은 곳”이라며 “아파트 건설은 환경 훼손뿐 아니라 주변 교통문제 유발 등 각종 문제만 양상한다”고 주장했다. 광주시도 수랑·마륵·송암·봉산·중앙·중외·일곡·대상·송정·신용공원 등 10개 공원을 대상으로 민간공원 조성 사업을 추진하지만 시민단체들의 반발로 어려움이 예상된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는 28일 시의회에서 ‘민간공원 개발, 위기인가 기회인가’란 주제로 토론회를 갖고 비판의 목소리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1만 900여곳(442.19㎢)에 달하는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 가운데 민간공원이 추진되는 곳은 70여곳이다. 환경운동연합 등 251개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2020 도시공원 일몰제 대응 전국시민행동’은 “도시공원 해제에 따른 난개발이 우려되는 만큼 정부가 나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 개발에 모두 47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사업비가 필요하다”면서 “정부 예산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1999년 헌법재판소는 정부와 자치단체가 도로·공원·녹지 등 공공시설 건립을 위해 고시한 도시계획시설 중 10년 이상 사업을 완료하지 못한 시설은 2020년 7월부터 자동으로 효력이 상실되도록 판결했다. 사유재산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는 게 이유였다. 구미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헌재 가는 ‘EBS·수능 70% 연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문제 70%를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수능 교재와 강의 등에서 연계 출제하도록 한 교육부의 수능 정책이 처음으로 헌법재판소 심판대에 선다. 교육부의 수능 출제 방침이 교육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판단하게 된다. 26일 헌재와 법조계에 따르면 수험생 2명과 교사 2명, 학부모 1명으로 구성된 청구인단은 지난 20일 헌재에 ‘2018학년도 수능 시행 기본계획’이 교육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위헌 여부를 가려 달라는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이들은 “다양한 교재로 창의적 학습을 할 기회를 박탈하고 교사의 자유로운 교재 선택권과 학부모의 자녀교육권이 침해받고 있다”며 “(교육부의 수능 시행계획은) 헌법에 명시된 행복추구권과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의 보장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2010년 교육부와 EBS가 맺은 양해각서(MOU)에 불과한 EBS·수능 연계가 정부 정책처럼 변해 매년 수능에 과도하게 반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올 3월 2018학년도 수능 시행계획을 발표하면서 전 과목에 걸쳐 과목별 문항 수를 기준으로 70% 수준을 EBS 수능 교재 및 강의, 모의평가와 연계해 출제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종교적 병역거부자 올해 13번째 실형

    종교 신념에 의한 병역거부자에 대해 대법원이 또다시 실형을 선고했다. 올해만 13번째다. 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25일 훈련소 입소 통지서를 받고도 소집에 응하지 않은 혐의(병역법 위반)로 기소된 신모(22)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양심적 병역거부는 현행법상 처벌 예외사유인 ‘정당한 사유’가 아니며, 병역거부자를 형사처벌하지 말라는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의 권고안은 법률적 구속력을 갖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1심은 “병역을 강제하는 것은 신씨의 인격적 존재 가치를 허물어 버리는 것”이라며 무죄를 선고했지만, 2심과 대법원은 종교적 병역거부는 현행법상 정당한 병역거부 사유가 아니라며 징역형을 선고했다. 헌법에서 병역의 의무를 규정했고 대체복무제가 도입되지 않은 상태에서 내려진 판결이다. 다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대체복무제 도입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고 헌법재판소가 종교적 병역거부 사건의 위헌성 여부를 심사 중인 상황에서 서둘러 판결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주장도 나온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대법, 종교 이유 병역거부 “유죄”···올해 14번째

    대법, 종교 이유 병역거부 “유죄”···올해 14번째

    종교적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자에 대해 대법원의 실형 확정판결이 또 나왔다. 올들어 14번째로, 하급심의 배치되는 판결과 유엔의 권고에도 대법원은 이같은 판례를 변경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재확인됐다.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25일 훈련소 입소 통지서를 받고도 소집에 응하지 않은 혐의(병역법 위반)로 기소된 신모(22)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른바 양심적 병역거부는 현행법상 처벌 예외 사유인 ‘정당한 사유’가 아니고, 병역거부자를 형사처벌하지 말라는 유엔(UN) 자유권규약위원회의 권고안은 법률적 구속력을 갖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 “이를 처벌하는 것이 헌법 제19조의 양심의 자유에 어긋나는 것도 아니다”고 했다. 앞서 신씨는 2015년 12월 입영을 위한 군 훈련소 입소통지서를 받아 확인하고도 종교적인 이유로 소집일로부터 3일이 지날 때까지 훈련소에 입소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병역을 강제하는 것은 신씨의 인격적 존재가치를 허물어버리는 것”이라며 무죄를 선고했지만, 2심과 대법원은 종교적 병역거부는 현행법과 체계상 정당한 병역거부 사유가 아니라며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1년 6월은 현역 입영이 면제되는 최소한의 수형 기간이다. 일각에서는 대체복무제 도입에 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고 헌법재판소가 종교적 병역거부 사건의 위헌성 여부를 심사 중인 상황에서 서둘러 판결할 필요가 있느냐는 주장도 나온다. 헌재는 관련 사건 28건을 심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랑에 왜 찬반이 필요하죠?”…동성애 향한 시선의 폭력

    “사랑에 왜 찬반이 필요하죠?”…동성애 향한 시선의 폭력

    “남자친구 있어요?”, “괜찮은 여자 소개해줄까?” 사람들이 흔히 하는 질문이다. 이 일상적 대화가 어떤 이들에겐 이질감을 느끼게 만든다. 성 소수자들,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렌스젠더)의 이야기다. 그들에게 연인은 단순히 남자와 여자로 구분되지 않는다. 같은 남자, 같은 여자 혹은 남자와 여자 모두 연인이 될 수 있다. 애인을 지칭하는 단어에 성별이 당연하듯 붙는 이유는 이성애자가 다수여서 그렇다. 다수의 가치관에 따라 법과 질서를 만드는 사회다. 그 속에서 소수자의 목소리는 배제되어왔다. 결혼제도가 대표적인 예다. 한국 동성애자들은 법적으로 혼인할 수 없다. 김조광수-김승환 부부는 2013년 공개 결혼식을 올렸다. 이후 매년 혼인신고를 시도했지만, 좌절됐다. 해당 구청은 혼인신고 접수를 거부하고 있다. “혼인이 기본적으로 남녀의 결합 관계라는 점에 관한 일반 국민들의 인식, 지금까지 혼인을 ‘남녀 간의 결합’으로 정의해 온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종합해 현행법의 통상적인 해석으로는 동성인 신청인들 사이의 이 사건 합의를 혼인의 합의라고 할 수 없다” 김조광수-김승환 부부가 2016년 서울 서대문구청을 상대로 낸 소송을 기각한 법원의 판단 근거다. 동성혼에 대한 한국 주류사회의 인식을 보여준다.지난 5월 대만은 아시아국가 중 처음으로 동성혼을 합법화했다. 대만은 한국보다 동성애에 대한 인식이 개방적이다. 그럼에도 합법화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1986년 대만의 인권운동가 치자웨이(59)가 기자회견을 열어 동성애자임을 고백하는 동시에 성 소수자의 권리를 주장하면서 논쟁이 시작됐다. 앞서 2015년엔 미국이 동성혼을 합법화했다. 미연방대법원 판결문을 보면 그간 성 소수자들의 삶이 어떠했을지 짐작할 수 있다. “그들의 소망은 문명의 가장 오래된 제도 중 하나로부터 배제되어 고독함 속에 남겨지지 않는 것이다” ● 가렸던 존재를 드러냄으로써 저항 네덜란드는 2001년 세계 최초로 동성혼을 합법화했다. 이어 금기시된 것들을 앞장서 깨뜨렸다. 성매매와 안락사를 합법화했으며, 대마초도 지정된 장소에서 피울 수 있다. 모두 시민의 토론과 합의를 통해 이루어진 결과다. 이처럼 네덜란드가 사회 갈등요소를 드러내 공론화하는 이유는 ‘다원주의’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는 다름을 ‘틀림’으로 보지 않는다. 차이를 받아들이고 공존하는 법을 모색한다. 프랑스 정신분석학자 시몬느 소스는 타인과의 차이를 부정하는 것을 ‘시선의 폭력’이라고 규정했다. 한국은 어떨까. 지난 19대 대선 후보 토론회에선 동성애가 주요 이슈였다. “동성애를 찬성하냐”는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후보 질문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토론 말미에선 “동성애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동성혼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건 대학가 성 소수자들이다. 대자보가 연이어 붙기 시작했다. 대부분 자신이 동성애자란 사실을 고백하는 글이었다. 가렸던 존재를 드러냄으로써 저항한 셈이다. 고려대 정경대 후문에 붙은 ‘좋아해 마지않는 너에게’란 제목의 대자보는 페이스북에서 1000회 이상 공유됐다.● 세대 간 교육과 가치관의 차이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 의장 심기용씨는 “동성애에 대한 인식 차이는 세대 갈등의 양상”이라고 해석했다. 실제로 지난 1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동성혼, 동성애에 대한 여론조사’를 보면 세대 간 견해 차이가 뚜렷하다. 동성혼 법제화에 대한 찬반을 묻는 질문에 19~29세 응답자 66%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면 60대 이상 응답자 중 찬성은 16%에 불과했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런 현상을 “세대 간 교육과 가치관의 차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사회가 불평등을 야기하는 구조적 조건을 해체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하는데 기성세대들은 아직 소수자에 대한 관용이 부족하다”면서 “차이가 차별이 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차별을 반대하는 측에서도 엇갈리는 지점이 있다. 동성애와 동성혼에 대한 인식 사이에 간극이 존재한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성적 지향성으로 차별한다면 이는 왼손잡이란 이유로 차별하는 것과 같다”면서 타고난 성 정체성을 부정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다만 동성혼 법제화는 “사회적 합의가 먼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동성혼을 포함해 모든 형태의 결혼을 인정할 경우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금 의원은 “간통죄가 인식이 변하면서 위헌이 된 것처럼 동성혼도 법제화에 앞서 토론과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그러나 현재 한국사회에도 동성 부부들이 실재하고 있다. 이들이 법적 인정을 받지 못해서 생기는 불이익이 있다는 게 문제다. 당장 복지 사각지대가 생긴다. 동성 부부들은 배우자가 응급수술을 받을 때 보호자 동의란에 사인할 수 없다. 자녀를 입양해 기를 권한도 없다. 주택을 마련하는 데도 신혼부부 혜택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다. 김조광수씨는 “그런 제약을 차치하고서라도 평등의 문제를 얘기하고 싶다”면서 “평등은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권리인데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질 때까지 기다리라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라고 강조했다. ● 타인의 고통에 무관심한 사회 차별금지법은 2007년 처음 발의됐다. 합리적 이유가 없는 한 모든 형태의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이다.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은 물론 성별, 장애, 인종, 국적을 빌미로 행해지는 포괄적 차별에 대한 법안이다. 하지만 발의될 때마다 좌초되고 있다. 프랑스는 1999년 ‘시민연대협약(PACS)’을 도입했다. 전통적 결혼제도가 아닌 동거를 택한 부부에게도 법적 권리를 보장해주기 위해서다. 한국도 2014년 유사한 형태의 ‘생활동반자법’이 발의된 적 있다. 동거가족들도 기존 가족 관계와 같은 법적 보호를 받게 하는 법안이다. 이 역시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잔인하지 않은 사람들의 타인에 대한 무관심이 잔인한 사회를 가능케 한다” 폴란드 출신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의 말이다. 사람들은 나의 일이 아니라서, 다수가 겪는 문제가 아니라서 어떤 이들이 겪는 고통을 모른 척 넘긴다. 황인찬 시인은 “소수자란 이유로 차별받는 현실에 대해 토론하고 이야기할 기회가 많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흑인 성 소수자의 삶을 다룬 영화 ‘문라이트’에 헌시를 바치기도 했다.대한민국은 아직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데 찬반을 물어야 한다. 타인의 고통에 무관심한 사회 속에서 그들은 끝없이 배제된 채 살아가고 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사설] 중앙당 후원회법 개정에만 협치한 與野

    국회의 반쪽짜리 파행 운영이 꼴불견이다.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과 인사를 둘러싼 여야 대립으로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추경안과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27일까지의 회기 안에 처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국민 눈높이에서 보면 상식 이하다. 추경은 대통령 공약 사항인 일자리 확보를 위한 것이다. 심사도 해보지 않고 반대만 하는 구태를 언제까지 되풀이할 것인가. 특히 자유한국당의 책임은 무겁다. 정부조직법 개정안도 마찬가지다. 정권이 바뀌고 정부 조직을 개편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박근혜 정부 초기에도 장관 인사를 둘러싼 여야 극한 대치가 있었지만, 정부조직법 개정안만큼은 정권 출범 21일 만에 여야가 합의해 신속히 처리한 전례가 있다. 이런 와중에 그제 여야가 정당의 중앙당 후원회를 부활시키는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6월 임시국회 중에 통과된 첫 법안이자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본회의를 통과한 첫 법안이 됐다. 중앙당 후원회는 2002년 대선 때 한나라당의 ‘차떼기’ 불법 정치자금 사건으로 이른바 ‘오세훈법’이 등장하며 2006년부터 금지해 왔다. 그러나 헌법재판소가 2015년 12월 “정당 활동의 자유와 국민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뒤 정치자금법 개정이 추진돼 왔다. 헌재는 “기부나 모금 한도액의 제한, 기부 내역 공개 등의 방법으로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면서 2017년 6월 30일을 개정 시한으로 지정했다. 시한을 앞두고 국회가 개정안을 처리한 측면이 없다고는 볼 수 없다. 그러나 과거에도 헌재 결정에 따른 법률 개정을 놓고 국회가 시한을 넘긴 사례가 종종 있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돈 되는 개정안에는 여야 가리지 않고 일사천리로 통과시킨 국회의원들의 얄팍함에 눈살이 찌푸려진다. 그제 여야 4당 대표가 국회 정상화와 협치를 위한 합의문을 만들고자 모였으나 불발에 그쳤다. 더불어민주당이 7월 국회를 염두에 두고 합의문에 “추경 문제는 계속 논의한다”는 문구를 넣자고 했으나 한국당이 반대했기 때문이다. 또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7월 국회 운영위원회 출석을 약속해 달라고 한국당이 요구했으나 민주당이 난색을 표했다. 다만 한국당이 국회 일정을 전면 보이콧한다는 방침을 거둬들임으로써 다음주로 예정된 교육부총리, 국방장관 후보자 등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진행된다. 인사청문회에는 나가고 추경 심의는 거부하는 한국당의 방침은 앞뒤가 안 맞는다. 몽니를 부려 문 대통령과 여당을 길들이겠다는 의도로밖에 비치지 않는다. 국민의당은 심의에 참여해 추경의 시시비비를 가린다고 한다.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야당의 선명성이던 시대는 지났다. 여당도 야당을 설득하고 양보하는 자세를 보여 진정한 협치를 이끌어 내는 대승적 정치를 보여 주기 바란다.
  • ‘자유한국당 당 대표 출마’ 신상진 “朴 탄핵 표결 찬성표 던졌다”

    ‘자유한국당 당 대표 출마’ 신상진 “朴 탄핵 표결 찬성표 던졌다”

    자유한국당 당 대표 후보인 신상진 의원이 23일 작년 12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 표결 시 찬성표를 던졌다고 말했다.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신 의원은 “오히려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정확히 받아보는 그런 절차가 더 필요하겠다 싶어서 탄핵에 찬성은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탄핵이 사실은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사태가 차분히 전개되는 상황이 아니고 오히려 국가가 굉장한 혼란과 위기를 거듭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탄핵 찬성파의 집단 탈당에 대해서는 “공동연대책임이 있는 입장에서 탈당한다는 것은 집에 불이 났는데 불 끌 생각을 안 하는 것”이라며 비판했다. 이어 “당시 새누리당(한국당 전신)에 몸을 담고 잘못된 것이 있으면 최대한 고쳐야 된다는 방향을 갖고 (나는) 탈당을 안 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 지붕 세 남자, “우리는 합법적 부부”

    한 지붕 세 남자, “우리는 합법적 부부”

    한 지붕을 이고 사는 콜롬비아 남자 셋이 중남미 언론에 소개됐다. 친구들이 함께 사는 것이라면 색다를 게 없지만 세 남자는 혼인서약까지 마친 성소수자 부부다. 가족(?)의 출발은 18년 전 마누엘 베르무데스와 알레한드로 로드리게스가 동거하면서 시작됐다. 깊은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은 2000년 결혼식을 올리고 부부가 됐다. 당시 콜롬비아는 동성혼인을 허용하지 않아 모양뿐인 결혼이었지만 두 사람은 행복했다. 두 사람은 결혼을 하면서 “서로에게 충실하자. 혹시라도 다른 사랑이 나타난다면 솔직하게 말하자”고 다짐했다. 말이 씨가 된다고 했던가? 두 사람 사이에 새로운 남자가 나탄 건 2012년이다. 로드리게스는 또 다른 성소수자 알렉스 사발라를 만났다. 로드리게스는 배우자 베르무데스에게 약속대로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털어놨다. “새로운 사랑을 만났지만 여전히 당신을 사랑한다” 사랑과 육체적 관계는 별개라고 굳게 믿던 베르무데스는 로드리게스를 이해하기로 했다. 하지만 전형적인 삼각관계는 묘한 삼각관계로 발전하고 말았다. 베르무데스마저 사발라에게 반하면서 세 사람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된 것. 2013년엔 가족이 또 불어났다. 빅토르 프라다라는 또 다른 남자가 나타나면서다. 성소수자인 프라다는 세 사람이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는 걸 보곤 바로 합류했다. 하지만 남자 넷의 동거는 오래가지 못했다. 사발라가 위암에 걸려 사망하면서 가족은 셋으로 줄었다. 베르무데스와 로드리게스는 사발라의 배우자 자격으로 연금을 승계하겠다고 나섰다. 동거기간이 짧아 승계자격을 갖추지 못한 프라다는 승계신청을 내지 않았다. 콜롬비아 당국은 난색을 표했다. 남자 2명이 사망한 또 다른 남자의 연금을 승계하겠다고 나선 전례가 없는 탓이다. 베르무데스와 로드리게스는 “같은 침대를 쓴 사이다. 친구라면 가능한 일이냐”고 주장하며 아직 승계권 투쟁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은 프라다와 함께 공증인을 찾아가 혼인서약을 했다. 세 남자로 이뤄진 새로운 부부(?)가 탄생했다. 세 사람은 “사발라가 죽은 뒤 연금승계를 놓고 말썽이 나는 걸 보고 결혼의 필요성을 느꼈다”면서 “법적으로 문제가 없도록 공증인 앞에서 혼인서약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콜롬비아는 아직 동성혼인을 법으로 허용하진 않고 있다. 세 사람 간의 혼인도 불가능하다. 그러나 콜롬비아 헌법재판소는 판례를 통해 동성혼인을 인정해 혼인서약은 법률적 효력을 갖는다. 헌법재판소는 남녀의 결합이라는 개념도 확대해 해석해 세 사람 간의 혼인도 무효라고 할 수 없게 됐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사설] 로스쿨 안 가도 변호사시험 볼 길 터줘야

    사법시험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내일까지 치러지는 2차 시험을 끝으로 54년 만에 폐지되는 것이다. 사시 존폐를 둘러싼 논란은 오랫동안 뜨거웠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 9월 헌법재판소가 사시 폐지를 예정한 변호사시험법이 합헌이라고 결정하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 마지막 사시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그럼에도 안타까움이 크다. 애초 사시 폐지의 취지는 유능한 인재들의 ‘고시 낭인’을 막고, 법조 기수문화의 공고한 카르텔을 깨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대안으로 도입된 로스쿨 체제에서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속출했다. 연간 수천만원인 학비가 서민들에게는 진입 장벽이며, 학벌과 집안이 입학과 수료 이후의 진출에 결정적인 배경이 된다는 지적이 끊임없는 논란거리였다. 입학 때 제출한 자기소개서에 부모 직업을 명시해 특혜를 누린 사례까지 드러나 공정성에 치명타를 입기도 했다. 실력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부수 조건들이 당락을 결정하는 불투명한 입학 전형 때문에 현대판 음서제라는 뒷말이 따라다니는 게 현실이다. 법을 바꾸지 않는 한 내년부터는 3년 과정의 로스쿨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사람만이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자격이 있다. 로스쿨에도 물론 사회·경제적 취약 계층을 배려하는 특별전형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런 소수에 한정된 배려가 아니라 로스쿨 바깥에서도 누구든 언제 어디서나 변호사 자격을 얻을 수 있게 공정한 창구를 열어 달라는 사회적 요구가 여전히 높다. 대선 유세 과정에서 사시 존치를 요청하는 청년들에게 문재인 대통령은 “(노무현 정부 때) 내가 만든 정책을 내 손으로 접을 수가 없다”고 답변한 적이 있다. 이제는 사정이 다르다. 국민만 보고 가겠다고 약속한 대통령이라면 구멍 뚫린 제도는 겸허히 손보는 결단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특목·자사고 폐지 논란이 거센데도 기회 균등의 대의를 위해 밀어붙이겠다는 것이 문 정부의 교육 철학이다. 식지 않는 사시 존치 여론에 무조건 귀를 닫아서는 모순 정책이란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여러 방안의 가능성을 열어 두고 논의를 시작해 볼 때다. 일본은 로스쿨 수료생이 아니어도 누구나 법조인 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시험(예비시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학벌과 빈부에 상관없는 법조인 관문을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한다. 공정사회의 징표를 만드는 작업이다.
  • “마지막 사시… 계층 사다리 잃는 것”

    “마지막 사시… 계층 사다리 잃는 것”

    “부모가 그저 서민이라는 것이 우리 애에게 미안할 따름이에요. 사법시험이 없어지면 돈 없고 배경 없는 사람들은 법조인이 될 기회를 잃는 것 아닙니까?”21일 오후 마지막 사법시험(2차)이 치러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백양관 앞에서 수험생 자녀를 기다리던 이모(51)씨는 사시가 없어지는 데 대해 아쉬움과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애가 4년 가까이 사시를 준비했는데 이번 시험에도 잘 안 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올해로 3년째 사시를 본다는 김모(32)씨는 “이번 시험이 잘 안 되면 법원행정처로 목표를 바꿀 예정”이라며 “로스쿨에 가도 되지만 나이도 있고 형편도 여의치 않아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이날부터 오는 24일까지 사법시험 제2차 시험을 치른다. 지난해 9월 헌법재판소가 사시 폐지를 담은 변호사시험법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올해 1차 시험은 없었고, 지난해 1차 시험 합격자 196명을 대상으로 2차 시험만 실시하기로 했다. 오는 11월 1·2일 3차 시험(면접)이 있기는 하지만 지필고사로는 마지막 시험인 셈이다. 최종 선발인원은 50명이다. 사법시험은 사라지지만 이를 둘러싼 논란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사시존치 모임)은 이날 오전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에 계류돼 있는 사법시험 존치 법안을 통과시키라고 주장했다. 이종배 사시존치 모임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의 뜻에 따라 국정을 운영하겠다던데, 여론조사에 따르면 사시 존치에 찬성하는 국민이 85%에 이른다”며 “로스쿨이 국민을 위한 진정한 법조인 양성 제도로 정착하려면 사시와 경쟁하며 뼈를 깎는 개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법조인들은 법률 서비스의 확대 등을 위해 로스쿨 제도를 도입한 만큼 이를 보완하고 발전시키는 데 역량을 집중하자는 의견이다. 노영희 변호사(법무법인 천일)는 “사법시험이 그간 보여 주었던 ‘계층 사다리 역할’이 사라진다는 점은 안타까운 면이 있다”며 “하지만 다양한 전문성을 지닌 법조인을 양성하고 법률 서비스를 발전시킨다는 목적을 고려하면 로스쿨 제도를 보완·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로스쿨 개혁과 더불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로스쿨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도 법조인이 될 수 있도록 일본식 예비시험 제도와 같은 개선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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