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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1, 검찰개혁 단일안 거의 완성…공수처 기소심의위는 철회

    4+1, 검찰개혁 단일안 거의 완성…공수처 기소심의위는 철회

    여야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및 검경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어느 정도 절충을 이룬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여야 ‘4+1’의 검찰개혁 실무 협의체는 그동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검찰개혁 법안에 대해서도 현재 단일안을 완성해가고 있다. 우선 공수처의 기소 판단을 재심하는 기소심의위원회는 설치하지 않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또한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에는 산업기술 범죄, 특허 사건, 대형 참사 사건, 테러 범죄를 추가하기로 했다. 협의체는 또 공수처 설치법안 대부분에 대해서도 확정 지었다. 우선 공수처의 기소 판단에 대해 심의하는 기소심의위원회는 따로 두지 않기로 했다. 당초 협의체는 기소심의위를 설치해 공수처 검사가 불기소 결정을 할 때 기소심의위의 의견을 구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은 바 있다. 하지만 재정 신청 제도가 이미 존재한다는 점과 기소심의위가 법률적 판단을 왜곡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철회하기로 했다. 공수처장은 추천위의 위원 7명 중 6명의 찬성으로 2명을 추천하고, 대통령이 그중 1명을 택하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하도록 하기로 했다. 아울러 공수처 검사와 수사관의 자격 요건을 완화했다. ‘검사와 변호사 자격을 보유한 10년 이상 경력자로 재판·조사·수사 업무를 5년 이상 수행한 사람’을 공수처 검사로 임명할 수 있도록 해 ‘10년 이상’이 조건이었던 원안을 완화했다. 다만 공수처 검사의 임명 주체를 공수처장으로 할지, 대통령으로 할지는 조정이 필요하다. 공수처 수사관의 경우 ‘7급 이상의 수사 관련 공무원 또는 변호사 자격이 있는 사람’으로 하기로 했다. 당초엔 ‘5년 이상의 변호사 실무경력이나 5년 이상의 수사·재판 업무’ 경력을 요구했다. 공수처 검사를 선발하는 인사위원회의 구성도 조정했다. 공수처장과 차장, 법무부 차관, 법원행정처 차장, 국회 추천 3명 등 7명으로 인사위를 구성한다는 원안에서 국회 몫을 4명으로 늘리고 법무부 차관과 법원행정처 차장을 빼는 대신 공수처장이 추천하는 1명을 추가했다. 수사 대상은 대통령, 국회의원, 대법원장 및 대법관, 헌법재판소장 및 헌법재판관, 국무총리와 국무총리 비서실 정무직 공무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정무직 공무원, 판사 및 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 등으로 하고, 공수처의 기소 대상은 경찰, 검사, 판사로 하기로 한 원안을 지켰다. 그뿐만 아니라 검경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주요 쟁점 역시 갈등을 해소했다. 검찰청법 개정안 원안은 검찰이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의 범위를 ▲ 부패 범죄, 경제 범죄, 공직자 범죄, 선거 범죄, 방위사업 범죄 등 중요 범죄 ▲ 경찰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해 범한 범죄 ▲ 사법경찰관이 송치한 범죄와 관련해 인지한 위증·증거인멸·무고 등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검경 합동 수사가 필요한 산업기술 범죄, 특허 사건, 대형 참사 사건, 테러 범죄를 추가하기로 했다. 단, 직접 수사 범위였던 공직자 범죄, 선거 범죄를 유지할지는 이견이 있다. 아울러 ‘경찰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해 범한 범죄’는 ‘경찰공무원이 범한 범죄’로 수정하기로 했다. ‘직무와 관련해’라는 표현이 지나치게 폭넓은 해석을 낳아 논쟁이 생길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공소시효가 짧은 사건에 대한 경찰의 송치 지연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선 수사준칙에 수사·송치와 관련 ‘공소시효를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의 표현을 적시키로 했다. ‘영장심의위원회 신설’은 원안대로 유지한다. 검사의 영장청구권을 유지하되, 검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경찰이 신청한 영장을 청구하지 않는 경우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고소·고발 사건에 대한 경찰의 조치 관련 조항(현행 형사소송법 238조, ‘사법경찰관이 고소·고발을 받은 때에는 신속히 조사해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검사에게 송부해야 한다’)에는 ‘범죄 혐의가 있다고 인정될 때’라는 표현을 추가해 송치 조건을 달기로 했다. 경찰의 불송치 사건에 대해 검찰이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한(형사소송법 개정안 245조의8) 내용과 관련해선 수사준칙을 통해 보완 규정을 둘 전망이다. 재수사 요구와 불송치가 무한정 되풀이될 수 있다는 검찰의 우려에 따른 것이다. 아울러 공수처법과 검찰청법에 각각 ‘대통령 및 대통령 비서실의 공무원은 검찰에게 검찰의 수사소추 사무에 대해 보고나 자료 제출의 요구, 지시, 의견 제시, 협의, 그 밖의 직무수행에 관해서는 일체의 행위를 해선 안 된다’는 조문을 추가해 청와대와 검찰·공수처 간 거래를 방지하기로 했다.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의 시행 시기는 ‘공포 후 6개월 이후 1년 이내의 기간 중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는 부칙을 마련해 검찰·경찰 개혁이 동시에 추진될 수 있도록 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통합진보당 해산 5년 만에 “원상 회복하라” 헌재에 재심 촉구

    통합진보당 해산 5년 만에 “원상 회복하라” 헌재에 재심 촉구

    “이석기 석방, 文대통령 결단 필요” 촉구2013년 9월 이 의원 내란음모죄 구속2014년 12월 헌정사상 첫 정당해산통진당 속 국회의원 5명 의원직 박탈 헌재 “내란회합은 민주기본질서 위배”통합진보당 강제해산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 대책위원회(대책위원회)가 5년 전 박근혜 정부 당시 통합진보당의 해산 심판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진상 규명과 재심, 원상 회복을 촉구했다. 이들은 통합진보당의 명예를 회복해달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대책위는 19일 오전 헌법재판소 앞에서 통합진보당 해산결정 재심 추진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진보당 강제 해산 과정의 진상을 밝히고 원상 회복조치를 하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들은 통합진보당 해산 5주년을 맞아 ‘통합진보당 명예회복과 재심 추진을 위해 전국민적 조직구성을 위한 준비위원회’를 발족해 사건 백서 발간과 재심 추진을 토대로 통합진보당 명예회복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들은 “헌법재판소는 통합진보당에 ‘숨겨진 목적’이 있으니 해산해야 한다고 황당한 궤변을 늘어놓았다”면서 “법률에 관련 규정이 없으면 의원직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원칙임에도 헌법재판소는 (의원직을 박탈하는) 초법적 월권을 행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이어 “박근혜 청와대가 통합진보당 해산을 주도했음이 김영한 전 민정수석 업무일지와 양승태 사법농단 수사로 밝혀졌다”면서 “헌법을 지키는 헌법재판소라면 이제라도 과거의 과오를 인정하고 재심을 통해 판결을 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촛불혁명으로 이석기 의원을 가둔 감옥 문이 열릴 것이라 기대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헌법재판소는 2014년 12월 19일 인용 의견 8명, 기각 의견 1명으로 통합진보당 해산과 함께 당시 소속 국회의원 5명(이석기, 김재연, 김미희, 오병윤, 이상규)의 의원직 상실을 결정했다. 옛 통합진보당 측은 2015년 2월 정당해산 결정에 대해 재심을 청구했지만, 헌법재판소는 2016년 5월 청구 각하 결정을 내렸다. 앞서 통합진보당은 2000년 1월 민주노동당에서 시작해 2011년 12월 만들어졌다. 2012년 4월 치러진 총선에서 민주통합당과의 야권연대를 통해 진보정당 역사상 최다 의석인 13석을 얻어 눈길을 끌었다.그러나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부정 경선 사건이 일어나면서 통합진보당 내 구 당권파의 패권적 당 운영과 친북적 행태를 비판하며 유시민·심상정·노회찬 전 의원 등 비당권파가 탈당해 국민참여당과 진보정의당(현 정의당)을 창당했다. 그해 5월 당시 비당권파인 통합진보당의 조준호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공동대표)은 자체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경선이 “총체적 부실, 부정선거였다”고 밝혔다. 통합진보당은 출범식에서 태극기를 걸고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되 애국가는 부르지 않은 일로 많은 논란을 낳기도 했다. 과거 민주노동당도 태극기 대신 민노당기를 걸고 애국가 대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민중의례를 해왔다. 이석기 의원은 2012년 6월 “애국가는 국가(國歌)가 아니다. 애국가를 국가로 정한 바 없고, 우리나라는 국가가 없다. 애국가는 그냥 나라 사랑을 표현하는 여러 노래 중 하나”라고 발언해 종북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반면 유시민 전 의원 등 국민참여당 출신들은 통합진보당의 “이런 강령으로는 일반 국민의 지지를 못 받는다”고 주장했다.2013년 8월 28일 국정원과 검찰은 이 의원을 비롯한 우위영 전 통진당 대변인 등의 자택과 사무실을 내란음모 및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했다. 이어 2013년 9월 4일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내란예비음모 및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 법무부가 제출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돼 다음날 이 의원을 구속했다. 정부는 2013년 11월 5일 법무부는 통합진보당의 목적과 활동이 헌법에 반한다며 정당활동금지 가처분과 함께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했고 국무회의에서 통합진보당의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안을 통과시켰다. 2014년 8월 11일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판사 이민걸)는 내란음모·선동 및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 의원에게 징역 9년에 자격정지 7년을 선고했다. 내란선동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만 인정돼 형량은 징역 12년에서 9년으로 감형됐다. 핵심 쟁점이었던 지하혁명조직 ‘RO(Revolutionary Organization)’의 실체는 인정되지 않았다. 이후 헌재는 2014년 12월 19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을 내렸다.헌재는 선고 당시 통합진보당 해산과 소속 국회의원들의 의원직 상실에 대해 “북한식 사회주의를 실현한다는 숨은 목적을 가지고 내란을 논의하는 회합을 개최하는 등 활동을 한 것은 헌법상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면서 “실질적 해악을 끼치는 구체적 위험성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정당해산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위헌정당의 해산을 명하는 비상 상황에서는 국회의원의 국민 대표성은 희생될 수밖에 없다”면서 “소속 국회의원의 의원직 상실은 위헌정당해산 제도의 본질로부터 인정되는 기본적 효력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사설] 헌소 제기된 부동산 정책, 실수요자 피해는 없어야

    정부의 12·16 부동산 종합대책(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에 대해 헌법소원이 제기되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정희찬 안국법률사무소 변호사는 그제 “정부가 전날 내놓은 부동산 종합대책 중 일부가 헌법이 보장하는 재산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재산을 담보로 금융회사에서 금전을 대출하는 것은 국민의 재산권 행사 권리(헌법 제23조)에 해당하는 데, 이를 법률에 근거하지 않고 제한하는 것은 위헌의 소지가 있다는 주장이다. 또 다른 법조인들도 15억원 이상의 아파트에 대해 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한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평등권과 기회균등권을 침해할 소지가 큰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 밖에도 정부가 그제 추가로 발표한 ‘2020년 부동산가격 공시 및 공시가격 신뢰성 제고방안’에 대해서도 반발이 심하다. 당장 내년부터 9억원 이상 아파트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80%까지 상향 적용할 경우 1주택자들의 보유세가 최대 50%까지 인상될 수 있어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2·16 부동산 종합대책은 시장이 예측하지 못했을 정도로 비밀리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데다 그동안 부동산 거래에서 횡행했던 우회·편법 대출 등을 모두 차단했다. 부동산 시장은 충격에 빠진 듯하다. 현금이 충분치 않은 웬만한 중산층은 집을 살 수도 갈아탈 수도 없게 됐다는 아우성이 터져 나오고 있다. 여기에 실거주자라 할 수 있는 1주택자도 공시가격이 9억원 이상이면 내년부터 세금 부담을 걱정해야 한다. 특히 9억원 초과분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20%로 강화하고 15억원 이상의 아파트 담보대출을 금지하면서 통상 최소 한 달 정도의 유예기간조차 없이 다음날 곧바로 시행돼 부동산 시장은 거의 패닉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그제는 전세금 반환 목적의 대출도 금지하는 추가 조치가 나왔다. 갭투자 등의 편법적인 활용을 우려한 것이지만, 대출규제로 돈줄만 죄면 부동산 시장에서 자칫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그동안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정책 가운데 종합부동산세는 합헌 결정을 받았지만, 토지초과이득세와 택지소유상한제 등은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판정을 받았다. 이번 12·16 부동산 대책에 대한 헌재의 결정은 6개월 이내에 내려질 것이다. 하지만 그 이전에라도 위헌 소지와 함께 선의의 피해자를 발생시킬 수 있는 사항들은 재점검돼야 한다. 투기수요를 잡으려다 거래절벽 등으로 실수요자에게 불편과 손해를 끼치게 해서는 안 된다. 정부가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고율의 과세로 만회하려 한다는 오해와 함께 조세 저항에 직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사설] 극우시위대 국회난입 방치한 한국당 제정신인가

    자유한국당이 그제 주최한 ‘공수처·선거법 저지’ 규탄대회 참여자들이 국회 경내에 난입해 본청 앞을 점거하고 국회 기물을 손괴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집회 참가자들에게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 등이 ‘봉변’을 당했고, 정의당 당직자와 당원들은 이들에게 폭행당했다고 주장했다. 일부 참가자는 본청에 세워진 문희상 국회의장 표석에 ‘개XX’라는 낙서도 적었다. 이 과정에서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메가폰을 잡고 “애국 시민 여러분, 우리가 이겼다”고 발언하는 등 시위대를 독려했다. 민주당은 어제 황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를 불법 폭력집회를 주최·선동하고 폭력을 수수방관한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은 국회의사당과 각급 법원, 헌법재판소 100m 이내 장소에서는 옥외집회, 시위 등을 금지하고 있다. 불법시위대로 인한 초유의 국회 난입사건이 발생하고 폭력 사태가 벌어진 상황에 대해 황 대표와 한국당 지도부는 책임을 면할 수 없다. 그렇지 않아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을 맞아 한국당 지도부가 점차 강경보수 위주로 흐르고 있다는 우려가 당내에서도 있었는데 현실화된 셈이다. 황 대표와 한국당은 극우와 연대할수록 내년 4월 총선에서 중도층은 물론 수도층 유권자와 멀어진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갤럽이 지난 10일부터 사흘간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차기 정치 지도자 7명에 대한 호감도를 조사한 결과 황 대표는 호감도 18%를 얻어 6위로 밀려났다. 보수층 37%를 비롯해 60대 이상(29%)과 TK(25%)에서도 30%를 밑돌았다. 호감도 1위를 차지한 이낙연 총리(50%)와 황 대표의 선호도 격차가 이처럼 크게 벌어진 것은 처음이다. 여기에 ‘극우 클릭’까지 더한다면 황 대표는 건전 보수층의 외면은 물론이고 국민 선호도에서 더 멀어질 것이다. 한국당은 입버릇처럼 민주주의의 위기를 주장하지만, 진정한 민주주의의 위기는 제도권 정당이 극단적인 정치세력과 슬그머니 연대할 때 발생한다. 집권 당시 국민의 시위나 표현의 자유에 대해 ‘법대로 하자’며 공세를 펴던 한국당이 극우 시위대의 국회 유린을 오히려 격려하고 있다면 이는 대한민국 헌법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당은 어제도 국회 내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그곳을 무법천지로 만드는 것을 방치했다. 한국당이 국회에서 선거법과 공수처법의 통과를 막으려면, 여당과 협의를 시작해야지 물리력을 동원해서는 안 된다. 극우 시위대와 손잡는 한국당과 황 대표라면 다가오는 총선에서의 패배는 물론 이후 미래도 보장하기 어렵다.
  • “집값 잡은 건 외환위기뿐…급매물 쏟아지진 않을 듯”

    “집값 잡은 건 외환위기뿐…급매물 쏟아지진 않을 듯”

    공시가도 상승에 “집 있으면 죄인” 격앙 “잠깐 주춤해도 집값은 결국 또 오를 것” 15억 아파트 전세 반환용 대출도 금지 “대출 규제는 위헌” 하루 만에 헌법소원지난 16일 대출 규제에 이어 공시가 상승에 따른 세(稅) 부담까지 연이틀 ‘부동산 규제 강타’의 타깃이 된 다주택자와 강남3구 주민들은 “집 있으면 죄인”이라며 불만을 쏟아 내고 있다. 특히 임대사업자들은 “결국 재계약 때 임대료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라 세금 전가로 서민층만 피해를 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다주택자의 세금 회피성 매물이 시장에 풀리면 집값이 안정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반응도 나온다. 1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시세 조사 대상인 서울 125만 2840가구 아파트를 분석한 결과 서울 아파트 3곳 중 1곳은 9억원을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초구와 강남구는 9억원 이상 아파트를 보유한 가구가 90% 이상이다. 정부가 공시가격을 ‘시세 9억원 이상’ 주택 중심으로 올릴 계획인 만큼 사실상 고가 아파트가 즐비한 강남권을 겨냥한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 강남 주민은 부동산 관련 인터넷 게시판에 ‘무조건 집 팔라는 압박 아니냐’는 글을 올리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이번 정책은) 그간 공시지가가 현재 시세와 차이가 커서 단독보다 아파트가, 고가 아파트보다 중저가 아파트가 상대적으로 세금 부담이 컸던 것을 바로잡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강력한 이번 규제 때문에 서울 주택 가격이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장기적인 정책 효과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관측이 대부분이다. ‘집값 상승’ 기대감이 ‘절세 효과’보다 훨씬 커서다. 서울 서초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는 “할 수 있는 모든 규제책이 나왔지만 외환위기 당시의 외부요인 빼고 제도로 부동산 가격을 잡은 적이 없다”면서 “다주택자들이 반발하긴 해도 집값이 장기적으로 오를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섣불리 집을 내놓으려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정부가 4만 가구 서울 주택 공급 계획을 밝혔지만 실제 입주까지 3~5년이 걸리고 변수도 많은 데다 공급이 그래도 부족해 매물이 쉽게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다주택자들이 핵심 지역보다는 비인기 지역 물건을 처분할 가능성이 크고 저금리 등 유동자금이 많아 집값이 잠시 주춤했다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갑작스러운 ‘초고강도 규제 폭탄’에 부동산 업계와 금융권은 혼란을 빚었다. ‘15억원 초과 주택담보대출 금지’를 주요 내용으로 한 대출 규제가 시행된 첫날인 이날 대치동, 도곡동, 반포동 등 초고가 아파트가 많은 강남권 은행에서는 대출 문의가 이어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15억원이 넘는 주택에 대한 계약을 이미 진행하고 있거나 주택 구입 관련으로 대책 발표 이전에 상담을 받았던 고객들의 문의가 대부분”이라며 “대출 가능 여부와 대출 조건 변동에 자신이 해당하는지를 묻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재건축·재개발이 진행 중인 반포동과 개포동은 이주비, 잔금대출 등에 대한 문의가 잇따랐다. 금융위원회는 전날 발표와 달리 15억원 초과 아파트를 담보로 한 ‘임차보증금(전세금) 반환용 대출’을 18일부터 금지한다고 밝혔다. ‘12·16 부동산 대책’에 따라 15억원이 넘으면 대출이 전면 막히지만 전세금을 빼주는 용도에 한해서는 16일 이전처럼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40%까지 받아 집을 살 수 있는 ‘맹점’이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갭투자 형태로 15억원 초과 주택을 구입한 사람은 세입자를 내보낼 때 다른 세입자를 구해 전세금을 돌려주거나 스스로 전세금을 마련해야 한다. 한편 정희찬 안국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중 대출 규제 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청구서’를 제출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한국당 “국회 내 집회 못 멈춰”… 입법부 권위에 불법 먹칠

    한국당 “국회 내 집회 못 멈춰”… 입법부 권위에 불법 먹칠

    민주·정의당, ‘폭력 방조’ 황교안 등 고발 당내 일부 장외투쟁 병행 비판 목소리에 黃 “당의 결정 다른 말 없어야” 군기잡기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다른 정당들이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국회 내 집회를 고집하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법을 만들면서 또 한편 법을 무시하는 이중적 태도가 입법부의 권위를 스스로 실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당은 17일 국회 본관 계단에서 전날에 이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를 열었다. 전날 수천명의 참가자 중 일부가 본관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는 등 ‘무법천지’가 빚어지자 한국당은 이날 본관 계단에서 소규모 1차 규탄대회를 실시한 뒤 국회 정문 앞 도로로 자리를 옮겨 2차 집회를 이어 갔다. 지도부 요청에도 참가자들의 언행이 제어되지 않자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진행 방식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현행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1조에는 ‘국회의사당, 각급 법원, 헌법재판소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청사 또는 저택의 경계 지점으로부터 100m 이내의 장소에서는 옥외집회나 시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의정활동 보장을 위해 적정 인원이 참여하는 국회 내 정당 행사는 관행적으로 허용됐지만 원칙적으론 위법이란 얘기다. 국회 내 대규모 집회를 사전에 막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은 국회 사무처는 “향후 국회 경내에서 외부인이 참가하는 집회를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관계법령을 엄정하게 적용해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전날 폭력 사태와 관련해 한국당 황교안 대표, 심재철 원내대표 등을 영등포경찰서에 형사고발했다.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집회 참가자의 폭력을 수수방관한 황 대표와 심 원내대표, 우리공화당 조원진 대표 등을 고발한다”고 했다. 한국당 내에서도 계속되는 장외 집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수도권 의원은 “원내 협상이 진행 중인데 황 대표가 장외투쟁을 병행하는 건 맞지 않다”며 “이 시기면 내년 총선을 위해 지역구 관리도 해야 하는데 국회에만 잡혀 있으면 곤란하다”고 했다. 하지만 황 대표는 19일까지 예정된 규탄대회 강행 의지를 나타냈다. 황 대표는 “이 정부가 집회·시위의 자유를 부당하게 막고 정당 활동을 방해하고 있다. 이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제 경찰이 해산명령을 3차까지 끝내고 긴급체포를 하겠다고 했는데 (참가자들이) 미동도 없더라”며 “결국 국회가 못 열렸는데 국민의 힘이 막은 것”이라고 했다. 당내 비판 여론을 겨냥해 황 대표가 의원들의 군기를 잡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황 대표는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절절함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졸고 계신 분이 있다”며 “당이 내린 결론에 대해 똘똘 뭉쳐서 다른 말 없이 싸워야 이길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공천관리위원장 국민 추천 문제도 대표가 정치를 몰라서 그런다는 말이 있는데 불만이 있으면 와서 얘기하시라”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명분보다 성과 급했다…국회의장 출신 첫 총리

    명분보다 성과 급했다…국회의장 출신 첫 총리

    丁 “책임감 느껴… 국민에게 힘 될 것” 이낙연 국무총리 후임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던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더불어민주당 6선 의원인 정세균(69) 전 국회의장을 지명했다. 헌정 사상 첫 의장 출신 총리 후보자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정 후보자 지명을 발표하면서 “입법부 수장을 지내신 분을 총리로 모시는 데 주저함이 있었지만, 갈등과 분열의 정치가 극심한 시기에 야당을 존중하고 협치하면서 국민 통합·화합을 이끌 수 있는 능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인선 배경을 밝혔다. 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통합과 화합으로 국민 힘을 하나로 모으고, 변화를 체감하실 수 있도록 민생·경제에서 성과를 내는 것이며, 이런 시대적 요구에 가장 잘 맞는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국가 의전 서열 2위인 국회의장을 지낸 인사가 행정부 2인자로 가면서 ‘삼권(입법·사법·행정)분립’을 훼손할 수 있다는 비판을 충분히 고려했지만, 집권 후반기 ‘국민통합’과 ‘민생경제’에서 성과를 거두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권분립 논란과 관련, 정 후보자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가 (의장 출신 총리가) 적절한지 고심을 했는데 국민을 위해서 할 일이 있다면 (명분) 그런 것을 따지지 않을 수도 있는 것 아닌가 하는 판단으로 수락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현직(의장)이면 위반이겠지만, 전직은 아니다”라며 “집권 후반기 성과를 내야 하는데 내각을 확실히 책임질 사람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안팎으로 매우 어려운 시기에 중책에 지명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경제위기와 국민통합에 주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협치와 관련해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로 소통하려고 한다”며 “의장을 하면서 여야 간 대화·협치 시도를 열심히 해 왔기 때문에 야당과의 소통, 국회·정부 소통을 강화해 국민에게 힘이 되는 정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경제·호남’ 처음부터 플랜A였다… 文 삼고초려 끝 ‘행정 2인자’로 문 대통령이 춘추관 브리핑룸에 나와 인사를 직접 발표한 것은 2017년 5월 조각 당시 이후 처음으로, 그만큼 예우를 갖춘 것으로 해석된다. 2017년 5월에는 이 총리와 임종석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 인선,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지명, 김동연 경제부총리 및 강경화 외교부 장관 인선을 직접 발표했다. 문 대통령이 정 후보자를 지명한 것은 여권의 대표적 ‘경제·정책통’이자 여야(열린우리당 당의장, 민주당 대표) 수장을 모두 지낸 정치적 중량감과 20대 국회 전반기 의장으로 대야 관계가 무난했던 그를 ‘협치·통합 총리’로 내세워 국정 운영의 동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1위를 달리는 이 총리가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 ‘얼굴’을 맡아야 한다는 여권의 요구까지 감안한 인선으로 보인다. 정 후보자는 처음부터 청와대가 ‘플랜A’로 염두에 뒀던 후보다. 지역구(서울 종로)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던 데다 의장 출신이 총리를 맡는 데 따른 ‘명분’을 고심했던 정 후보자가 자기 대신 추천했던 인물은 앞서 유력하게 거론됐던 민주당 4선 김진표 의원이다. 하지만 진보 진영의 반발 속에 김 의원이 고사하자 청와대는 다시 정 후보자를 설득했다. 끝내 ‘김진표 카드’가 보류되자 정 후보자도 결심을 굳혔고, 청와대는 지난 11일 검증에 착수했다. 정 후보자가 인선을 수락한 데 대해 문 대통령은 발표 직전 참모들에게 “정 후보자가 고마운 결단을 했다”며 “국회의장의 경험, 협치 능력을 높이 평가했고 비상한 각오로 모셨다”고 밝혔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통령이) 오랜 시간 고심했다. 삼고초려에 해당하는 노력이 있었다”고 했다. 전북 진안 출신인 정 후보자는 전주 신흥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뒤 쌍용그룹에 입사해 상무이사까지 17년을 재직하는 등 현장 경험을 갖췄다. 참여정부 시절 열린우리당 당의장(당대표)에서 산업자원부 장관으로 입각했다. 15대부터 고향에서 내리 4선을 한 뒤 19대부터 ‘정치 1번지’ 종로에 뿌리를 내렸다. 온화함과 외유내강형 성품, 원만한 대인관계로 별명도 ‘미스터 스마일’이다. 문 대통령과의 직접적인 인연은 2012년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경선 때 시작됐다. 정 후보자는 당시 문 대통령, 손학규 현 바른미래당 대표, 민주당 김두관 의원 등과 경쟁했다. 경선 패배 뒤 문재인 대선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경쟁자 중 가장 적극적으로 도왔다. 2017년 대선 때도 정세균(SK)계는 문 대통령의 든든한 우군이었다. 남다른 경력과 인연들로 정 후보자가 국회 인준을 받으면 이 총리를 능가하는 내각 장악력을 발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카톡 해고’ 당해도 구제 방법 없어요

    ‘카톡 해고’ 당해도 구제 방법 없어요

    억울한 해고·수당 없는 연장 근로 5인 미만 사업장은 법 적용 배제“내일부터 나오지 말라는 통보를 카톡으로 받았습니다. 해고를 예상하지 못해 소지품조차 가지고 오지 못했어요.” “휴가를 요청했으나 ‘지금 니가 날 협박하느냐’는 말이 돌아왔어요. 쉬려면 그날 수업하는 아이들 수업료 다 물어내고 쉬라는 듯이 말했어요. 감기에 걸려 목소리가 아예 나오지 않아도 하루도 안 쉬고 수업을 했습니다.” 대다수 사업장에서는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일이 5인 미만 사업장에서 횡행하고 있다. 억울한 해고를 당해도, 수당 없이 연일 연장근로를 해도 5인 미만 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은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 근로기준법 제11조가 이들을 법 적용 대상에서 제한적으로 배제하고 있기 때문이다.16일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이런 근로자가 2015년 기준으로 전국에 358만명이다. 전체 임금근로자의 19%에 달한다. 청년세대(15~39세)는 이 중 약 131만명(36.5%)이다. 시민단체 청년유니온은 ‘5명 미만 사업장 사례보고서’에서 “5명 미만 사업장에 대한 근로기준법 차등 적용이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사각지대에 방치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5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되지 않는 근로기준법 조항은 부당해고 제한과 구제 신청, 노동시간, 연차·휴가 등 주요 노동조건 보호 규정이다. 현행 직장 내 괴롭힘 방지 관련 근로기준법 조항도 5인 미만 사업장은 배제돼 있다. 청년유니온이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한 청년들의 제보와 노동상담 사례 등 127건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33%가 초과근무를 하고도 수당을 받지 못했으며 24%가 부당해고를 당했다. 10명 중 6명은 임금이 체불됐다. 퇴직금을 주지 않으려고 근무기간 1년을 한 달 남긴 시점에 해고 통지한 사례도 있었다. A씨는 “한 달만 더 일하면 1년을 채울 수 있었는데, 그걸 알고 교묘하게 한 달 남은 시점에 해고 통지를 했다”고 말했다. 휴일·휴가, 해고는 노동자의 건강권과 생존권에 직결된 문제인데도 보호대상에서 5인 미만 사업장만 예외로 둔 것은 영세사업장을 배려하기 위해서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순이익만 따졌을 때 월평균 매출액이 300만원 이하인 곳이 5인 미만 사업장의 80.4%이다. 헌법재판소도 1999년 영세사업장의 경제적·행정적 부담과 국가근로감독능력의 한계를 고려할 때 “4인 이하 사업장에 (근로기준법) 적용을 배제시킨 것은 평등권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합헌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장지혜 청년유니온 기획팀장은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행한 ‘소상공인 경영애로 실태 결과보고서’를 봐도 경영수지 악화의 원인은 83.5%가 판매 부진”이라며 “영세사업장의 열악한 현실을 개선할 출구를 근로기준법에서 찾아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최근 고용노동부에 제출한 ‘근로시간 등 근로기준법 적용 확대에 따른 일자리 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4인 이하 사업체의 영세성과 법 준수 능력을 감안하여 노동비용의 부담이 크지 않은 조항부터 근로기준법을 적용되는 방식이 현실적”이라며 “확대 적용의 대상을 선정할 때는 규모만 기준으로 할 게 아니라 업종·업무의 특수성을 반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동물권을 보장하라!” 獨 법원에 소송 제기한 돼지들

    “동물권을 보장하라!” 獨 법원에 소송 제기한 돼지들

    세계적인 동물보호단체가 동물권 신장을 위해 독일 헌법재판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을 제기한 주체의 이름에는 새끼 돼지도 올라 있다. 동물보호단체 PETA는 돼지가 인권과 동일한 동물권을 주장할 권리를 가지고 있으며, 주체가 설사 돼지라 하더라도 기본권을 침해받는다고 여겨진다면 ‘누구나’ 이를 바로잡기 위한 법적 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는 독일 헌법에 따라 소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은 스웨덴과 노르웨이, 스위스 등 일부 유럽 국가에서 농장주가 돼지에게 마취제를 주사하지 않은 상태에서 거세하는 것이 동물권에 위반된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동물보호단체 측은 마취제 없이 거세당하는 돼지가 그 고통을 고스란히 느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농장 측의 생각은 이와 다르다. 농장 측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는 수퇘지에게서 페로몬 냄새인 웅취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거세가 필수적이며, 비용 문제로 인해 일일이 마취제를 쓰기 어렵다고 반박한다. 2013년 독일 의회는 마취제 없는 돼지의 거세를 법적으로 금지했지만, 농장 측이 이를 받아들이고 정착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 이를 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5년이 지나자 현지 의회는 해당 기한을 2021년까지 연장했고, 이에 반발한 동물보호단체가 ‘돼지의 이름으로’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PETA 측은 최근 열린 재판에서 “회사나 협회와 같은 ‘비인간 독립체’도 법적으로 보호받을 권리를 가지는, 왜 동물은 그럴 수 없느냐”고 반문한 뒤 “독일 헌법상 동물 역시 합당한 이유 없이는 피해를 입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독일에서는 매년 200만 마리의 새끼 수퇘지가 거세당하고 있으며, 독일 농장주들은 마취없는 거세를 종식 시키려는 동물단체들과 오랫동안 마찰을 빚어왔다. 농장 측은 이미 돼지 축산산업이 극한의 경쟁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마취제 사용으로 인한 비용 상승이 돼지고기 비용을 올리고 경쟁력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선천적 복수국적 위헌일까

    “美 공직 진출 제한” “병역 기피 악용” “선천적 복수국적자가 한국 국적을 포기할 수 있는 기간을 제한하는 국적법 조항이 한인 2세의 미국 등에서의 공직 진출을 가로막고 있다.” “병역의 의무는 국민의 거주지와 상관없이 평등하게 지워져야 한다.” 태어날 때부터 이중국적을 지닌 남성이 18세 때 의무적으로 국적을 선택하도록 하고, 이후에는 38세까지 한국 국적을 유지하도록 하는 현행법이 국적 이탈의 자유를 침해하는지를 두고 헌법재판소 공개변론에서 공방이 벌어졌다. 헌재는 12일 한인 2세인 크리스토퍼 멀베이 주니어(20)가 국적법 12조2항 등에 대해 낸 헌법소원 사건 공개변론을 열었다. 멀베이는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면서 선천적으로 복수국적을 갖게 됐다. 미국은 태어난 곳을 국적 기준으로 삼는 속지주의를 적용하는 반면 한국은 부모 중 한 명이라도 한국인이라면 한국 국적을 지니는 속인주의를 채택하고 있어서다. 헌재는 2015년 11월 관련 법조항에 합헌 결정을 내렸지만 당시 합헌과 위헌 의견이 5대4로 팽팽히 엇갈렸다. 헌법소원은 전체 9명의 재판관 중 6명이 위헌 의견을 내야 위헌 결정이 내려진다. 청구인 측 대리인은 “외국의 선천적 복수국적자는 지금도 합법적으로 군대에 가지 않아도 된다”며 “이들의 한국국적 이탈을 장기간 제한해 (외국에서의) 직업선택 자유를 제한하는 건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복수국적자에 대해 개별적 통지절차도 전혀 없다”면서 “선천적 복수국적자와 국내에서 생활하는 복수국적자를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은 평등 원칙을 위반한다”고 말했다. 반면 법무부 측 대리인은 “복수국적자로 주요 공직을 맡는 사례가 외국에 존재한다”면서 “법령은 공표되면 충분하고 개별통지를 해야 적법절차를 충족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2011년 이후 외국에 생활 기반을 둔 18세 복수국적자 중 1만 3700명가량이 합법적으로 국적을 이탈했다”고 밝혔다. 헌재는 이날 논의를 토대로 재판관 전체회의를 거쳐 국적법 관련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는지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헌재 “교육공무원 선거운동 금지 규정은 합헌”

    공립·사립학교 교사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고, 이들이 공직선거 등에 입후보할 경우 선거일 90일 전까지 사직하도록 한 규정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결정이 나왔다. “학교가 정치의 장으로 변질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헌법재판소는 교육공무원의 선거운동을 금지한 지방교육자치법 제49조 1항, 공직선거법 제60조 1항 등에 대해 교육공무원들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을 청구 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각하 결정했다고 10일 밝혔다. 각하는 소송이나 청구가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그 주장을 판단하지 않고 재판 절차를 끝내는 결정이다. 재판관들은 헌법소원이 적합하게 제기됐더라도 교육공무원 선거운동 금지 조항이 위헌적이지 않다고 봤다. 헌재는 “교육 방법이나 내용이 당파적 편향성에 의해 부당하게 침해·간섭당하지 않고 가치중립적인 진리 교육이 보장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석태·김기영·이미선 재판관은 “공무원의 정치적 기본권은 국민 신뢰를 침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만 제한돼야 한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헌재는 교원이 선거일 90일 전까지 직을 그만두지 않을 경우 공직선거나 교육감 선거에 입후보할 수 없다고 규정한 공직선거법 제53조 제1항 1·7호 및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47조 제1항 등에 대해서도 합헌 결정을 내렸다. 재판관들은 “학교가 정치의 장으로 변질되는 것을 막고 학생들의 수학권을 충실히 보장하기 위해 불가피한 조항”이라고 설명했다. 초·중등학교 교원으로 재직 중이던 청구인들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 입후보하거나 선거운동을 하려고 했지만 해당 조항들로 인해 정치적 표현의 자유 등을 침해받았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상정 법안 239개 중… 달랑 16개 통과

    타다·데이터3법은 상정조차 못해 법안 다룰 임시국회 일정도 안갯속 어린이 교통·생명안전 대책을 담은 도로교통법 개정안(민식이법) 등 일부 민생법안이 10일 정기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지만, 데이터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등 많은 법안이 여야 갈등 속에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국회에 따르면 이날 상정된 239개 안건 중 223개 안건이 통과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예산안과 민생법안 통과를 위한 협상에 나섰지만 진척이 없었기 때문이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교섭단체 3당(민주당·한국당·바른미래당) 원내대표를 불러 마지막 협상을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 각 당이 나서 줄 것을 문 의장이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오후 2시부터 진행된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는 문 의장의 의중과는 반대로 예산안을 10일 처리하고 민생법안은 이후로 미뤄야 한다는 기류가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6월 헌법재판소가 ‘종교적 신념’ 등에 따른 대체복무를 병역 종류로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 5조 1항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만들어진 대안 법안인 병역법 개정안과 청년 연령 기준 등을 담은 청년기본법 등의 처리도 불투명해졌다. 이날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도 열리지 않아 택시제도 개편 방안을 담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타다법)과 데이터3법 등은 본회의에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결국 해당 법안들은 11일 이후 열리는 임시국회로 넘어가게 됐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지역구 3석만 줄인다…선거구획정 인구 기준 ‘3년 평균’으로 잠정 합의

    지역구 3석만 줄인다…선거구획정 인구 기준 ‘3년 평균’으로 잠정 합의

    “인구 3년 평균 내면 호남선 한석도 안 줄어”지역구 자리 원안 25석 축소→3석만 축소석패율제 놓고 민주 vs 소수정당 엇박자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으로 구성된 여야 4+1 협의체는 호남 등 농촌·산촌·어촌(농산어촌)의 지역구 통폐합을 막기 위해 선거구 획정을 위한 인구 기준을 ‘선거일 전 3년 평균’으로 설정하는 방안에 잠정 합의한 것으로 10일 전해졌다. 협의체 복수의 참석자는 언론 매체에 “선거구 획정 인구 기준을 3년 평균치로 산출하는 내용의 부칙을 만들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협의체는 지역구를 250석, 비례대표를 50석으로 각각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이는 현재 지역구(253석)에서 3석만 줄이는 것이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공직선거법 개정 원안은 지역구와 비례대표가 225석과 75석으로, 지역구 축소 폭이 훨씬 더 크다. 지역구 의원들의 반발을 우려해 원안에서 지역구 의석수를 줄이는 것이 크게 후퇴한 모양새다. 이러한 조정안은 호남지역에 몰려있는 농산어촌의 통폐합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호남계 야당들은 호남 지역구 축소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그동안 총선을 위해 다져왔던 지역구를 줄이기 위해서는 부득이하게 의원들간에 양보를 하거나 반대로 국회의원 뱃지를 놓고 아군들끼리도 지역구 자리를 사수하기 위한 전투를 벌여야할 참이다. 다만 이러한 방안을 실행에 옮기려면 관계 법령 등 선거구 획정 원칙에 부합해야 한다. 현행 공직선거법 25조 1항의 1은 ‘선거일 전 15개월이 속하는 달의 말일’을 인구 기준으로 삼도록 했다. 이에 따라 2019년 1월 31일(5182만 6287명)이 내년 총선을 위한 지역구 획정 기준일이다. 지역구 간 인구 편차가 2 대 1을 넘어선 안 된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도 따라야 한다. 이런 원칙 아래 지역구를 250석으로 설정하면 전남 여수시갑과 전북 익산시갑 등은 통폐합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런 법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획정에 적용하는 인구 기준을 변경하는 위한 부칙을 신설하겠다는 것이다.한 참석자는 “낙후지역일수록 인구가 점점 줄기 때문에 1년으로 하는 것보다 3년 평균으로 하는 것이 이들 지역을 고려하는 것이 된다”면서 “호남도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렇게 하면 전남, 전북, 광주 등 호남에서 한 석도 줄지 않는다”고 말했다. 석패율제와 관련해서도 여전히 여야간 이견 대립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석패율제는 지역구 투표에서 아깝게 떨어진 후보자를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당선시키는 제도를 의미한다. 한 후보자가 지역구(지역구 의원)와 비례대표에 동시에 출마하는 것을 허용하고, 중복 출마자들 가운데 가장 높은 득표율로 낙선한 후보를 비례대표로 선출하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될 경우 세가 약한 소수 정당들의 당선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현재 패스트트랙에 오른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도입한 대로 석패율제에 의한 후보를 권역별로 선출하도록 하는 원안을 유지하거나 아예 석패율제를 폐지하자고 주장하고 있다고 한다. 반면 소수 야당들은 전국 단위 석패율제로 조정하자고 맞서고 있다. 비례대표 의석의 절반만 ‘준연동률’을 적용하자는 민주당의 주장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100대 국정과제, 성과가 없다… 공정·공감의 동력 되살려야

    100대 국정과제, 성과가 없다… 공정·공감의 동력 되살려야

    다섯 가지 원리가 있다. 익숙한 것들과의 결별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목표를 시기별로 명료하게 구성하고 집토끼와 산토끼를 모두 배려해야 한다. 등 따습고 배부른 것을 최고의 가치로 삼아야 하고 어떤 경우에도 사람들의 주머니를 건드려서는 안 된다. 억울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하고 다수의 이익보다 소수의 피해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언제나 길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길을 잃으면 원칙을 잃고, 목표를 잃고, 모든 것을 잃게 된다. 이 원리는 남녀노소 개인은 물론 정치와 기업에 두루 적용할 수 있고 국정에도 매우 유용한 지표다. 내용이 다섯 가지로 요약되니 5대 명심보감이라고 해 두자. 우리나라에서 통용되는 정치 문법에 의하면 정부의 임기가 반환점을 지나면 논란이 발생한다. 이러한 현상이 비단 문재인 정부만의 상황은 아니기에 역대 정부의 궤적을 되돌아보면서 교훈을 발견할 필요를 느낀다. 광주에서 손발에 피를 묻히고 출범한 전두환 정권은 총칼의 공포정치로 임기의 절반을 보냈다. 공포가 침묵을 강요했는데, 침묵을 정권의 안정화로 착각한 나머지 제한적이지만 유화 조치를 단행함으로써 정권의 취약한 정통성을 보완하려는 욕심을 부렸다. 그러나 자유화 국면에서 국민들의 억눌렸던 저항이 일거에 분출해 6월항쟁으로 내달렸고 결국 정권 자체를 붕괴시켜 버렸다. 정권의 취약한 정통성은 총칼로도 막지 못한다는 교훈을 줬다. 군사정권이지만 선거로 출범한 노태우 정권은 과거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언론 자유와 지방자치 등 일련의 자유화 조치를 단행했다. 3김 씨가 주도한 여소야대 정치지형하에서도 국회 청문회를 수용하는 등 타협으로 정치적 위기를 피해 갔다. 그러나 정권 재창출이 불가능한 여소야대 정국에서 벗어나기 위해 3당합당을 강행했다. 3당합당으로 국회 의석의 3분의2를 넘어서는 거대 여당을 만들었지만 오히려 정치 갈등은 증폭됐다. 그 후 3당합당에 기대어 정권을 재창출했지만 그 정권은 3당합당을 부정했다.32년 만의 민간정부로 출범한 김영삼 정권은 사정개혁과 탈군사화로 국민들의 높은 지지를 받았고 금융실명제로 부정부패를 척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남북 관계에서도 전향적인 자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대통령 아들의 불법적인 국정 개입이 드러나고 3당합당의 불협화음이 불거지는 등 권력 내부의 문제점이 발생하면서 국정동력을 상실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외부에서 이회창을 영입해 정권 재창출을 시도했지만 1997년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권력을 상실했다. 김대중 정권은 군부독재와 장기 집권으로 얼룩진 암울한 정치사를 극복하고 선거를 통해 역사상 최초의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룩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체제를 조기에 극복하고 재벌개혁과 남북 관계 개선에서도 큰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집권 중반 이후 ‘옷로비 사건’과 그 이후 벌어진 세 아들 관련 논란으로 국정동력이 약화하면서 초기의 개혁성이 후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화에 따른 시민사회의 성장, 집권여당에서 주도한 국민경선의 효과, 중도세력과의 선거연합 등에 힘입어 정권 재창출에 성공했다. 노무현 정권은 탈권위주의와 국가균형발전을 추진했다. 그러나 정몽준과의 선거연합이 해체되고 호남을 기반으로 한 민주당과 대립하는 상황에서 취임 1년 만에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정치적 위기에 직면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연합한 대통령 탄핵은 국민적 반대운동과 헌법재판소의 기각 결정으로 무산됐지만 그 후 다시 노동법 개정, 이라크 파병,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등으로 논란이 거듭되다가 특히 한나라당과의 대연정 추진 논란으로 국정동력을 상실해 결국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이명박 정권은 노무현 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에 기대어 출범했다. 이명박 정권은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을 대립시켰고 그 연장선상에서 ‘747공약’이나 대운하 건설 등 허황된 공약으로 국민들의 기대감을 부추겼다. 집권 초기에는 광우병 소고기 문제로 국민의 강력한 저항을 받았다. 이어 대운하, 민간인 불법 사찰, 사학 비리 등의 문제가 지속되면서 국정운영의 난맥상이 드러났다. 그 후 경제발전의 약속이 거짓으로 판명됐지만 경제성장에 대한 환상이 정권 재창출로 이어졌다.박근혜 정권의 등장과 퇴장은 한 편의 드라마와 같다. 여기에 박정희, 최태민, 이명박, 최순실, 김기춘 등 온갖 인물이 출연하고 ‘세월호 참사’까지 등장한다. 한때는 박근혜 정권의 출범을 박정희의 부활로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순실의 정체가 드러나고 최순실을 정점으로 한 권력운영의 실태가 폭로되면서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했고 국정은 일거에 정지됐다. 명동성당을 중심으로 한 1987년의 화염병이 30년 만에 광화문을 중심으로 한 촛불로 바뀌어 추악한 권력을 심판했다. 당연히 정권이 바뀌었다. 2019년 11월 9일 반환점을 지난 문재인 정권의 상황은 어떨까? 전임 대통령을 탄핵시킨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정권이지만 촛불정신에 크게 못 미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미 관계, 한중 관계, 남북 관계에서도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국회를 벗어난 자유한국당의 무차별적인 공격은 물론 통제를 벗어난 검찰의 자립화 경향도 문제다. 반면에 권력 차원의 중대한 스캔들이 없다는 점은 매우 유리한 대목이다. 한국당의 혹독한 공격이 야당을 분열시키는 촉매제가 돼 여소야대 정국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특히 제1야당인 한국당의 자폐적 고립화가 이 국면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다. 한국당은 두 가지 이미지를 제시하고 있는데, 하나는 너무 지나치게 열심히 싸운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맹목적이고 일방적인 대여투쟁 전략 때문에 여야 관계가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 한국당 때문에 여야 관계도 안 되고 여소야대 정국도 안 된다는 것이다. 당사자인 한국당이 알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제 와 안다고 해서 어찌할 수 있는 일도 아니게 돼 버렸다. 이미 실기한 데다 지난 탄핵의 트라우마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에서 말한 5대 명심보감의 원리에 입각해 문재인 정부의 이러한 상황을 점검해 보자. 첫째, 무엇을 바꿨는지 되돌아보자. 익숙한 낡은 구조와 오래된 부패 구조는 거의 바뀌지 않고 있다. 둘째, 무엇을 이뤘는지 고민해 보자. 100대 국정과제는 제시됐지만 100대 국정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셋째, 경제를 끌어가는 동력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소득주도성장론이 가라앉은 이후 경제정책도 가라앉았다. 넷째, 지난 역사의 피해자에 대한 정부의 배려에는 공감하지만 노동, 농민, 교육 등 현실 정책의 피해에 대한 정책엔 공감하기 어렵다. 다섯째, 나라다운 나라는 어떻게 만들 수 있나?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한 목표는 변함없는데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대안은 모호하다. 한마디로 처음 같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이렇게 세 가지로 제안해 보고 싶다. 100대 국정과제의 진척 상황을 과제별로 점검해 보고 그 막바지 실행을 위한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좋겠다. 집권 중반기에 가장 힘든 상황이 스캔들과 분산이므로 스캔들의 발생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쟁점을 단순화해 국정동력이 흩어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특히 국정동력의 분산을 막기 위해서는 야당들과의 협조, 사회단체와의 협조, 언론기관과의 협조도 중요하지만 국가기관들 사이의 협조가 매우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말은 조국 사태의 국면에서 제기됐던 정의와 공정성의 문제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양비론과 냉소주의로 발전해 좌절감으로 나타나지 않도록 각별히 배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지대 총장
  • 헌재, ‘혐오 표현‘ 금지한 서울학생인권조례 만장일치 “합헌”

    성별이나 종교 등에 대한 ‘혐오표현’을 금지한 서울시 학생인권조례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서울시 학생인권조례가 표현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며 일부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이 제기한 헌법소원 청구를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9일 밝혔다. 심판 대상이 된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5조 3항은 학교의 장과 교직원 및 학생들이 성별이나 종교, 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차별적 언사나 혐오 표현을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차별적 언사나 행동, 혐오적 표현은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혐오·적대감을 담고 있는 것으로 그 자체로 개인이나 소수자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침해하고 특정 집단의 가치를 부정한다”면서 “차별·혐오 표현으로 인간의 존엄성이 침해될 경우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남기게 돼 타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차별·혐오 표현을 금지하는 것은 헌법상 인간의 존엄성 보장 측면에서 긴요하다”고 밝혔다. 헌재는 이어 “육체적·정신적으로 성장기에 있는 학생을 대상으로 한 차별·혐오 표현은 학생의 정신적·신체적 능력을 훼손하거나 파괴할 수 있고, 판단 능력이 미성숙한 학생들의 인격이나 가치관 형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면서 “차별·혐오 표현을 통한 인권침해가 금지되지 않을 경우 교육의 목적 역시 달성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당 조항으로 달성되는 공익은 매우 중대한 반면 제한되는 표현은 보호 가치가 매우 낮다”며 이 조항이 과잉금지 원칙을 위배했다는 청구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헌재 “차별·혐오 표현 금지한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합헌”

    헌재 “차별·혐오 표현 금지한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합헌”

    기독교학교 교장 등 ‘반동성애 못 가르친다’ 헌법소원헌재 “차별·혐오 금지는 인간 존엄성 보장 차원 긴요”“타인의 인권 침해하는 표현은 보호 가치 매우 낮아” 성별이나 종교, 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혐오 표현’을 하지 말도록 한 서울시 학생인권조례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서울시 학생인권조례가 표현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며 기독교학교인 서울디지텍고 교장이었던 곽일천 이사장과 같은 학교 교사, 학생, 학부모들이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9일 밝혔다. 이 조례 5조 1항은 학생은 성별, 종교, 나이, 사회적 신분, 출신 지역·국가·민족, 신체조건, 임신 또는 출산, 가족 형태·상황, 인종, 경제적 지위, 피부색,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 병력, 징계, 성적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한다. 또 5조 3항에서 학교의 장과 교직원, 그리고 학생들이 5조 1항에 적시된 이유로 차별적 언사나 혐오 표현을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청구인들은 해당 조례가 헌법 위임이 없고 표현·종교의 자유를 침해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이들이 종교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주장한 것은 성별 정체성·성적 지향을 이유로 차별·혐오 표현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부분 때문이다. 성별 정체성이란 개인이 스스로 인식하는 젠더를 의미한다. 스스로를 남성으로 인식하는지, 여성으로 인식하는지 아니면 그 외의 젠더로 인식하는지를 가리킨다. 성적 지향이란 성별 정체성과 별개로 개인이 이끌리는 상대의 양상에 따라 구분된다. 이성애, 동성애, 양성애, 범성애, 무성애 등이 이를 구분짓는 개념이다. 청구인들은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종교적 교리에 따라 동성애 등을 인정하지 않는 교육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고, 이것이 곧 표현의 자유 침해에 해당한다면서 헌법소원을 청구한 것이다. 재판부는 “차별·혐오 표현은 개인이나 소수자의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침해하고 특정 집단의 가치를 부정하므로, 금지되는 것이 헌법상 인간의 존엄성 보장 측면에서 긴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특히 육체적·정신적으로 성장기에 있는 학생을 대상으로 한 차별·혐오 표현은 학생의 정신적·신체적 능력을 훼손하거나 파괴할 수 있고, 판단 능력이 미성숙한 학생들의 인격이나 가치관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또 “해당 조항으로 달성되는 공익은 매우 중대한 반면, 제한되는 표현은 타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정도에 이르는 표현으로 그 보호 가치가 매우 낮다”고 밝혔다. 청구인들은 학생인권조례를 상위 법령 없이 지방자치단체 조례로 정한 것은 법률유보원칙(국민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사항은 국회 의결을 거친 법률로써 규정해야 한다는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헌법과 법률, 협약 등에서 규정·선언하고 있는 것을 구체적으로 규범화하여 마련한 학교 운영 기준 중 하나”라고 판단했다. 370여개 청소년·교육단체 등이 모인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는 논평을 내고 “우리 사회가 차별 언행 및 혐오 표현 등에 대처해야 할 필요를 인정한 것”이라며 “이후 차별금지법 등 관련법이 제정돼야 할 정당성도 시사한다”고 환영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헌재 “아동·청소년 추행범 신상정보 등록은 합헌”

    아동·청소년을 추행해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도록 한 법률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아동·청소년 강제추행죄로 벌금 500만원을 확정받은 A씨가 신상정보 등록대상자로 선정된 것에 대해 기본권 침해를 주장하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6대3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8일 밝혔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는 아동·청소년에 대한 강제추행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된 사람을 신상정보 등록대상자로 규정하고, 경찰에 신상정보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출입국 시 경찰에 신고하고 연 1회 경찰을 직접 만나야 한다. A씨는 “범죄별 재범 위험성을 고려하지 않고 불복 절차 없이 일률적으로 신상정보 등록의무를 부과한 것은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며 2017년 4월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신상정보 등록대상 조항은 성폭력범죄의 재범을 억제하고 조속한 검거 등 효율적인 수사를 위한 것”이라면서 “등록 자체로 인한 기본권 제한보다 등록을 통해 달성되는 공익이 매우 크다”고 판단했다. 출입국 신고 의무도 6개월 이상 외국에 체류하는 경우에만 신고를 요구한다는 점을 들어 기본권 침해로 볼 수 없다고 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50회] 서류 증거 속 ‘헌재 무력화 방안’…변호인들 “위법 부당 없었다”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50회] 서류 증거 속 ‘헌재 무력화 방안’…변호인들 “위법 부당 없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는 헌법재판소를 견제 대상으로 여겼다. 사법기관으로서의 역할과 위상에서 우위를 놓치지 않기 위해 헌재를 경계한 것인데 그 우월한 존재감이 결국은 청와대에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것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의 주요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청와대나 정부가 관심을 갖는 사건에 대해 대법원이 좀 더 우호적인 판결을 하는 등의 방식으로 청와대에 대법원의 위상을 높이려고 했다는 것이다.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49회 재판에서는 이처럼 대법원이 청와대의 관심이 있던 사건들을 파악하고, 헌재의 내부 정보를 챙겨보며 판결의 방향을 고심하려 한 듯한 정황이 담긴 서류증거들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다. 당초 이날은 김문석 사법연수원장을 증인으로 신문할 예정이었지만 김 원장이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오지 않았다. 김 원장은 2015년 통합진보당 의원들의 의원직 지위 확인 소송과 관련해 법원행정처와 반대대는 판결을 한 재판장에 대해 부정적인 인사평정이 기록된 과정과 관련해 확인하기 위한 증인으로 채택됐다. 당시 김 원장은 서울행정법원장을 지냈다. 재판부는 김 원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다음해 1월 15일 갖기로 했다. 증인신문이 무산되면서 그동안 증인신문을 가진 증인들과 관련한 서류증거 조사가 진행됐다. 이 가운데 지난 10월 16일 증인신문을 했던 문성호 서울남부지법 판사(전 사법지원실 심의관)가 작성한 문건들이 자세히 공개됐다. 문 판사가 2015년 7월 작성한 ‘헌재 관련 비상적 대처 방안 검토(대외비)’ 문건에는 ‘헌재의 존립 근거를 위협하는 방안’이 문건에 검토됐다. ‘헌재 역량을 약화시키고 노골적 비하전략을 세워서 헌재의 위상을 하락시키면 헌재의 결정에 대한 권위가 하락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보고서의 핵심이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친(親) 법원 인사를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하고, 헌법재판관들 가운데 일부를 대법관으로 제청해 헌재가 ‘마지막 자리’가 아니라는 인식의 공유가 필요하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헌법재판연구관들의 처우도 일반 법관들과 동등한 수준이어선 안 된다고 문제제기를 하는 등 헌재의 연구역량을 떨어뜨리고 재판기능을 약화시키는 방안, 헌재에 대한 여론을 악화하는 방안들도 포함됐다. ‘교대역에 설치한 헌재 광고판을 참조해 안국역에 헌재의 결정 번복사례, 단심제 폐해를 지적하는 권고판을 설치하자’는 아이디어도 있었다. 당시 법원행정처는 헌재에 연구관으로 파견됐던 최희준 부장판사를 적극 활용했다. 헌재의 내부 정보를 속속 보고하도록 한 것이다. 최 부장판사의 보고내용을 전달받은 문 판사는 헌재의 주요 사건에 대한 논의 과정을 행정처에 보고했다. -‘헌재 심리 중 중요사건(2015년 9월 15일자)’ →관습법, 헌법소원 사건은 토론 결과에 따라 합헌 취지로 보고 업무방해는 1차 평의 결과 한정위헌이 다수. 제주도 공무원 사건은 당분간 선고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 강일원 재판관 의견으로 추정. 업무방해 사건은 변론 이후 진행. →과거사 소멸시효 2015년 7월 토론. 합헌이 다수 의견. →민주화운동 보상법 합법 5 유보 2 단순위헌 2 최 부장판사와 문 판사가 주고받은 메일에도 헌법재판관들의 평의 내용이 자세히 나온다. -‘군형법 사건은 박한철, 이정미, 안창호, 서기석 재판관은 합헌인데 서기석 재판관이 계속 양쪽 다수 소수 결정문을 수정하면서 고민하고 계시다고 해요. 지난해 이정미 재판관과 식사할 때 병역법 위반 합헌 의사를 강력히 피력한 적 있었는데 그간 관련 의견을 제게 물어보는 재판관님은 계시지 않았습니다. 아마 합헌 생각하시는 거 같아요.’ -‘이진성 재판관과 산행하며 여쭸는데 시행령 사건 결론 안 나서 속행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평의가 치열한 걸로 보이나 구체적인 평의 내용은 알 수 없고 결과 전망이 어렵습니다. 다만 제주도 공무원 사건의 보고서 보면 가처분 관련 내용있어 함께 보냅니다. 정말 민감한 사건이고 선고 전이라 보안을 유지해야 하겠습니다. 내용은 물론 보고서 전달 사실 자체도 보안 유지해야 합니다. 정책실에서도 문 판사님과 (이규진) 양형실장만 알면 좋겠습니다.’ 이처럼 헌재의 내부 기밀정보를 얻어 헌법재판에 영향을 주거나 이와 반대대는 법원 판결이 나오도록 관여하려 했다는 것이 검찰의 지적이다. 반면 변호인들은 서류증거 조사를 통해서도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오늘 서증의 대부분이 이메일과 관련된 일부 문서로, 그와 관련해서는 이메일을 작성한 경위와 주고받은 경위에 대해 증인들에게서 충분히 확인했다”면서 “서증 관련해서 공소사실이 전제하는 부당한 업무 처리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당시 법원행정처장이었던 고 전 대법관의 변호인도 “증인신문 과정에서 많이 나왔지만 헌재 내부 자료라고 해서 최 부장판사가 이를 전달하는 것이 위법 부당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자료의 성격이나 자료를 전달 하는 것은 헌재의 추정적 승낙이나 기관 교류 차원에서 관행적으로 일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김일환 성대 로스쿨 교수, 한국헌법학회 회장 취임

    김일환 성대 로스쿨 교수, 한국헌법학회 회장 취임

    27대 회장에 임지봉 서강대 로스쿨 교수 선출김일환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6일 제26대 한국헌법학회 회장으로 취임했다. 김 교수는 헌법학 관련 최고 권위 학술단체인 헌법학회를 2020년부터 이끈다. 김 신임회장은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뒤 독일 만하임대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감사원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법무부 헌법자문위원회 위원을 지냈고 현재 대통령 소속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헌법학회는 또 이날 서울 서소문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2021년 임기인 27대 회장으로 선출했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 한국입법학회 회장인 임 교수는 이 학회 부회장직을 맡고 있다. 임 교수는 “국내적으로 헌법재판소, 법원과 검찰, 국회, 행정부 등 국가기관들과 헌법학회 간 연결성을 강화하여 학회의 활동 역량을 강화하고 위상을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靑, ‘KBS수신료 가치 무겁게 인식해야“

    ‘전기요금 분리징수’ 청원 답변 공개 “통합징수 적법하나, 사회적 책임 수행을” 청와대는 “KBS가 국민이 주신 수신료라는 소중한 재원의 가치를 더욱 무겁게 인식하기를 바란다”며 “방송콘텐츠의 질로서 KBS의 존재가치를 증명하고, 공영방송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성실히 수행해 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강정수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은 6일 ‘KBS 수신료 전기요금 분리징수’ 국민청원 답변자로 나서 “정부도 KBS가 진정으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공영방송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번 청원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를 통해 KBS 법조팀과 검찰 사이 유착 의혹을 제기하며 시작됐다. 청원인은 현재 한국전력공사(한전)가 위탁받아 전기요금에 통합해 수신료를 거두는 방식을 폐지하라고 주장했다. 지난 10월 올라온 청원은 한 달간 21만 3306명의 동의를 받았다. 강 센터장은 방송법 제64조에 따라 텔레비전방송을 수신하기 위해 텔레비전수상기를 소지하는 경우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KBS에 그 수상기를 등록하고 텔레비전방송수신료를 납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수신료 금액은 방송법 제65조에 따라 KBS 이사회가 수신료 금액을 심의·의결한 후 방송통신위원회를 거쳐 국회 승인을 얻은 후 확정하고, KBS가 이를 부과·징수하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 강 센터장은 “1963년 월100원으로 시작한 수신료는 1981년 컬러TV가 송출되면서 2500원으로 금액이 확정된 이후 2019년 현재까지 38년간 동일한 금액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주거용 주택은 세대별로 1대 수상기만 수신료를 징수하고, 이외에는 수상기 대수에 따라 징수한다. 징수된 수신료는 한전 위탁수수료 6.15%, EBS 배분 3%를 제외하고, KBS의 공적책무 수행을 위해 사용된다. KBS 전체 수입에서 수신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기준 46%다. 강 센터장은 ‘전기요금과 통합 징수’가 시작된 1994년 전에는 징수비용이 많이 들지만 징수율이 낮아 효율성 문제가 있었고, 반면 현재 통합징수 방식으로 바뀐 뒤 징수율은 99.9%까지 크게 높아졌지만, 소비자의 선택권·재산권·납부거부권 침해 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다만 2006년 헌법재판소와 2016년 대법원은 “현재의 통합 징수는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고 밝혔다. 강 센터장은 “TV수신료가 공공 재원으로서 국민의 특별 분담금 성격을 가진다는 것은, 공영방송의 안정적 재원이 보장돼 공영방송 본연의 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의미도 있다”며 “만약 공영방송이 수신료가 아닌 정부지원금이나 광고수입 등으로만 운영된다면, 정치 권력이나 광고주에 자유롭지 못하거나 상업방송과의 경쟁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청원은 공영방송이 단순히 콘텐츠에 대한 노력뿐 아니라 사회적 책임과 역할, 그 의무를 다할 때만 진정 국민의 피땀 어린 수신료를 받을 자격이 된다는 점을 상기시켜 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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