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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률 아닌 대통령령으로 정한 ‘전기요금 누진제’…헌재 “합헌”

    법률 아닌 대통령령으로 정한 ‘전기요금 누진제’…헌재 “합헌”

    전기요금 산정 기준이나 요금 체계를 법률이 아닌 시행령 등 하위 법령에서 정하는 것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5일 헌재는 시행령으로 전기요금과 공급조건 등의 약관을 작성하도록 한 전기사업법 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7대2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앞서 A씨는 2016년 한국전력공사가 전기요금 12만 8565원 부과하자 누진 요금에 관한 부분이 계약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또 전기사업법 제16조 1항이 ‘의회유보원칙’에 위배 된다며 법원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헌재 판단으로 이어졌다. 전기사업법 16조 1항은 ‘전기판매사업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전기요금과 그 밖의 공급조건에 관한 약관을 작성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한다. ‘의회유보원칙’은 중대한 사안은 행정부가 임의로 판단하지 말고 의회에 맡겨 법률로 정해야 한다는 헌법상 원칙 의미한다. 그러나 헌재는 “전기요금의 세부적인 기준을 정하는 것은 전문적이고 정책적인 판단이 필요한 것은 물론 기술의 발전이나 환경의 변화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는 사항”이라면서 “이런 점을 고려하면 전기요금 결정 내용을 반드시 입법자 스스로 규율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전기요금은 전기를 사용한 사람에게 부과되는 것일 뿐 세금을 낼 능력이 있는 모든 국민들에게 강제로 부과되는 건 아니라고 봤다. 법원은 전기요금은 세금과 유사하므로 누진요금 등의 규정을 국민의 대표자인 국회가 정해야 하는 것으로 봤지만 헌재는 다르게 판단한 것이다. 다만 이선애 재판관은 “전기는 국민이 기본적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필수적인 재화이자 공공재다. 입법자로서는 전기공급약관의 핵심적인 사항을 직접 규정해야 한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서울광장] 병사 함부로 다루는 군대, 가고 싶지 않다/전경하 논설위원

    [서울광장] 병사 함부로 다루는 군대, 가고 싶지 않다/전경하 논설위원

    2005년 미국 버지니아주 노퍽에 있는 육군교육사령부(TRADOC) 현장 취재를 간 적이 있다. 당시 취재를 도와줬던 미 8군사령부 소령이 한국에서는 자식을 군대에 보냈는데 왜 가족들이 이런저런 경비까지 부담하냐고 물었다. 대답은 못 하고 멀뚱히 쳐다만 봤다. 나도 이해 안 되는 내용을 영어로 설명하기는 지금도 어렵다. 당시 병장 월급은 4만 4200원. 올해 월급이 60만 8500원으로 대폭 올랐다. 하지만 병사 월급 인상이 정당한 대우의 바로미터는 아니다. 같은 기간 하사 월급(1호봉 기준)은 10만 1400원에서 167만 8100원으로, 소령 월급은 132만 2100원에서 299만 5400원으로 올랐다. 징병한 병사 월급이 장성급 월급보다 더 올랐고, 내무반 생활 등에서도 대우가 좋아졌다. 하지만 코로나19 방역이라는 명분으로 최근 병사들에게 행해진 일들은 만행에 가까워 21세기 대한민국 군대에서 벌어진 일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육군훈련소에서 훈련병이 지켜야 했다는 방역 지침을 보면서 노예수용소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19 검사 결과 때문에 입소 3일 뒤 첫 양치, 8∼10일 지나 첫 샤워, 화장실은 2분 안에 사용. 여러 부대에서 휴가 다녀온 20대 병사를 2주간 격리시키면서 준 급식은 초중고 급식에도 한참 못 미쳤다. 휴대전화로 제보하지 못했다면 군에서 벌어진 만행들이 개선되는 데 얼마나 걸렸을까. 아니 문제라는 의식 자체를 하지 못했을 거다. 논란이 불거지자 김인건 육군훈련소장은 “화장실과 세면장 문제는 지난해와 비교해 많이 개선됐다”며 “과도한 수준의 예방적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지난해는 얼마나 심했다는 이야기인가. 일주일에 3500명이 입소하지만, 코로나19 1차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훈련은 안 하고 대기만 했단다. 그 시간에 인원을 나눠 시설을 활용할 수는 없었나. 입소 전에 검사 결과를 받게 할 수도 있지 않나. 귀찮아서 안 했을까, 생각을 못 했나. 병사의 인격을 무시하고 마구 대해도 그간 문제가 되지 않는 탓일까. 김 소장은 2019년 동기 간 학대로 극단적 선택이 발생했던 51사단 사단장이었다. 그는 당시 방송사 인터뷰에서 “군의 부조리 이런 것이 아니고,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라고 봅니다. 젊은 친구들이 생각이 깊지 않아 가지고…”라고 말했다. 김 소장뿐만 아니라 군 지도부는 ‘제보’가 생각이 깊지 않은 젊은이들이 군대에 와서 투정하는 것이라 생각하는가. 군대에서 상명하복과 기강이 필요하지만 그것이 인권침해의 이유가 될 수 없다. 공론화된 뒤에야 개선되는 방식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징집 대상 남성에 대한 국가의 시각은 뭔가. 지금까지 지켜보면 ‘싸게 마구 부려먹을 인력’이다. 4·7 재보궐선거에서 ‘이남자’(20대 남자)들이 대거 야당을 선택하자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은 “군에 간 것이 벼슬 맞다”며 군 복무자를 국가유공자로 대우하는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했다. 같은 당 전용기 의원은 개헌을 해서라도 군 가산점 제도를 부활하겠단다. 헌법재판소는 1999년 군 가산점 제도를 위헌으로 판결하면서 여성과 제대 군인이 아닌 남성을 부당한 방법으로 지나치게 차별한다고 지적했다. 당시 군 가산점은 6급 이하 공무원 채용 시험에서 과목당 만점의 3%(2년 미만 근무) 또는 5%(2년 이상 근무)인 탓에 당락을 좌우했다. 또 헌재는 가산점 제도가 재정적 뒷받침 없이 제대 군인을 지원하면서 사회적 약자들의 희생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손 안 대고 코 풀었다는 의미다. 군 복무 문제는 과거 회귀가 아닌 미래지향적으로 논의돼야 한다. 저출산으로 인한 병역 자원의 감소, 기술 발달이 가져올 필요 병역 자원의 변화, 여자의 군대 참여 확대에 필요한 병영 개편 등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병역 의무를 이행하고 있거나 의무를 마친 국민에 대한 정당한 대우는 기본 조건이다. 모병제 전환의 가능성도 병역 자원 수급, 예산, 기회비용, 안보 등의 관점에서 논의돼야 한다. 복무 기간은 짧아지고 있지만 사회의 변화 속도는 더 빠르다. 여성가족부가 논의에 더 적극 참여해야 한다. 여성가족부의 영어 명칭은 ‘Ministry of Gender Equality and Family’다. 여자도 징병 대상에 포함시켜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답변 기준인 20만명을 넘었다. 종종 존폐 논란에 휩싸이는 여성가족부가 아니라 ‘성평등가족부’로 성평등이 여성은 물론 남성에게도 필요하고 유익하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lark3@seoul.co.kr
  • 7일 첫 재판·10일 이성윤 수사심의위… ‘김학의 출금’ 태풍 분다

    7일 첫 재판·10일 이성윤 수사심의위… ‘김학의 출금’ 태풍 분다

    최근 법조계를 뒤흔들고 있는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의 핵심 인물인 차규근(53·사법연수원 24기)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과 이규원(44·36기) 검사의 첫 재판이 오는 7일 열린다. 사흘 뒤인 10일에 열릴 이성윤(59·23기)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 결과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선일)는 오는 7일 오후 차 본부장과 이 검사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한다. 차 본부장은 2019년 3월 김 전 차관이 출국을 시도할 때 개인정보를 조회한 내용을 보고받고 긴급 출국금지를 승인한 혐의를 받는다. 이 검사는 무혐의 처분을 받은 과거 사건번호를 기재해 출국금지를 요청하고, 사후 승인 요청서에는 존재하지 않는 내사번호를 기재한 혐의다. 이번 사건에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검찰 간에 ‘사건 이첩권’을 둘러싼 논란이 진행 중이다. 공수처는 앞서 이 지검장 등 사건을 검찰에 이첩하며 ‘기소 시점에 다시 송치하라’고 요구했지만, 검찰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채 지난 1일 차 본부장과 이 검사를 불구속 기소했기 때문이다. 이 검사 측 변호인은 지난달 19일 공수처의 재이첩 요청을 무시한 검찰이 “수사와 기소로 기본권을 침해했다”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청구서를 접수한 상태다. 다만 법원행정처가 이에 관한 국회 질문에 “담당 재판부에서 판단해야 할 문제”라는 입장을 보인 만큼 첫 재판에서 이에 대한 언급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한편 김 전 차관의 출국금지 의혹에 관한 첫 수사를 무마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 지검장에 대한 검찰수사심의위가 오는 10일 오후 대검찰청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수사팀이 이미 이 지검장에 대한 기소 의견을 대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심의위가 기소를 권고한다면 곧장 기소를 강행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반대의 결론이 나오면 수사팀과 검찰 수뇌부의 부담이 커지겠지만 결국은 재판에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옛 통진당 의원직 상실 확정되자… “너희가 대법관이냐”

    옛 통진당 의원직 상실 확정되자… “너희가 대법관이냐”

    옛 통합진보당 국회의원들이 헌법재판소의 정당 해산 결정에 따른 의원직 상실이 부당하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최종 패소했다. 헌법과 법률에 명시된 근거가 없음에도 사법부가 헌재와 같은 판단을 내리자 옛 통진당 측은 “정치적 판단에 따른 꼼수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는 29일 옛 통진당 김미희·김재연·오병윤·이상규·이석기 전 의원이 국가를 상대로 낸 국회의원 지위 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정부가 헌재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한 지 약 7년, 행정소송의 항소심 판결이 내려진 지 약 5년 만이다. 재판부는 내란선동죄 등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확정받은 이석기 전 의원 외 4명의 전 의원들에 대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고 판단돼 해산됐음에도 소속 국회의원직을 유지한다면 그 정당이 존속해 활동하는 것과 마찬가지 결과를 가져온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에 잘못이 없다고 봤다. 앞서 2014년 헌재가 통진당 해산 결정과 함께 소속 국회의원들에 대한 의원직 상실 결정을 내리자 통진당 해산 결정 자체에 대한 정당성 논란과 함께 헌법과 법률에 근거가 없는 결정을 내렸다는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당초 1963년 개정헌법엔 관련법이 있었으나 이후 헌법이 개정되며 자격상실 규정이 헌법에서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 전 의원을 제외한 4명의 의원들이 법정에서 방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지 못했다는 점도 비판의 근거가 됐다. 이들은 헌재의 판단에 불복해 사법부 문을 두드렸으나, 법원 또한 헌재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 1심이 ‘소 각하’ 판결을 내린 데 이어 2심은 “정당해산에 따라 의원직을 상실한다”는 판단을 내놓으며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 재판부 또한 “정당해산심판 결정의 효과로 공무원 등의 지위를 상실시킬지 여부는 헌법이나 법률로 규정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도 원심을 유지했다. 그러면서 옛 통진당 지방의회의원에 대해서는 “국회의원과는 역할과 지위 등에 있어 차이가 있다”며 직위가 유지된다고 봤다. 전 통진당 의원들은 격하게 반발했다. 이날 법정에 출석한 오 전 의원은 주문이 나오자 자리에서 일어나 “개XX들아, 너희가 대법관이냐”라고 소리치며 격분해 소란이 일기도 했다. 이들은 향후 국가배상 등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옛 통진당 ‘지위회복’ 최종 패소, 대법원 “의원직 상실 정당”

    옛 통진당 ‘지위회복’ 최종 패소, 대법원 “의원직 상실 정당”

    대법원이 “위헌정당 해산결정에 따른 효과로 위헌정당 소속 국회의원은 그 국회의원직을 상실한다”는 최종 판단을 내놨다. 헌법재판소가 옛 통합진보당을 위헌정당으로 보고 해산 결정을 내리면서 소속 국회의원들에 대해 의원직 상실 결정을 내린 지 7년여 만이다. 헌재 결정 직후 헌법과 법률에 관련 규정이 없음에도 재판관들이 정치적 판결을 내놨다며 일각에서 비판 여론이 일었으나 사법부 또한 헌재와 다름없는 판단을 내놓으며 옛 통진당 측은 거세게 반발했다.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는 29일 옛 통진당 소속 국회의원이었던 김미희·김재연·오병윤·이상규·이석기 전 의원이 국가를 상대로 낸 국회의원 지위 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내란선동죄로 실형을 확정 선고 받아 복역 중인 이석기 전 의원의 경우 1심에서 이어 2심에서도 소 각하 판결을 받았고, 대법원에서도 상고를 기각했다. 이 전 의원 외 4명에 대해 대법원 재판부는 “정당이 해산됐음에도 불구하고 그 정당 소속 국회의원이 직을 유지한다면 해산된 정당의 이념을 따르는 국회의원이 계속 국회에서 이뤄지는 의사형성 과정에 참여하는 걸 허용하게 된다”면서 “실질적으로 그 정당이 계속 존속하여 활동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헌법이나 법률에 명문의 규정이 없더라도 위헌정당의 해산결정에 따른 소속 국회의원들의 의원직은 상실된다”는 판단을 내리면서 근거로 헌재의 결정을 인용하기도 했다. 헌재 또한 “헌재의 위헌정당 해산결정으로 해산되는 정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의원직 상실은 정당해산심판제도의 본질로부터 인정되는 기본적 효력”으로 봤다는 것이다. 실제 헌재가 내린 의원직 상실에 대한 판단은 아래와 같다. “국회의원은 국민 전체의 대표자이자 소속 정당의 대표자로서 활동한다. 공직선거법 192조 4항은 비례대표 국회의원에 대해 소속 정당의 해산 등 이외의 사유로 당적을 이탈하면 퇴직한다고 규정돼 있는데 이는 정당이 자진해산하는 경우에만 적용된다. 엄격한 요건 아래 위헌정당으로 판단하여 정당해산을 명하는 비상상황에서는 국회의원의 국민 대표성은 부득이 희생될 수밖에 없다. 위헌정당 소속 국회의원이 의원직을 유지한다면 그들의 활동을 허용함으로써 실질적으로는 그 정당이 계속 존속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결과를 가져온다. 의원직 상실은 위헌정당 해산제도의 본질로부터 인정되는 기본적 효력이다.” ‘사법농단’에 언급되는 ‘통진당 사건’ 헌재 결정 직후 전 의원들은 “의원직 상실 결정은 헌재가 법적 권한 없이 내린 결정으로 무효”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소송 제기 6년 5개월만에 이날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전 의원들은 주권자인 국민에 의해 선임된 국회의원은 소속 정당의 해산만으로는 국민 대표성을 상실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설령 정당해산심판제도의 취지를 이유로 의원자격이 상실된다는 헌재의 판단에 동의하더라도 법률에 명시적인 규정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법률전문가들 사이의 중론이기도 했다. 이들이 제기한 행정소송은 법원에서 다른 의미로 중요하게 다뤄졌다. 당시 법원행정처는 헌재가 의원직 상실에 대한 판단을 내놓을 권한이 없음에도 결정을 내렸다고 보고 판결문에 ‘의원직 상실 결정을 내릴 권한은 헌재가 아닌 법원에 있다’는 문구를 넣길 원했다. 통진당 의원들은 의원직이 상실돼야 하지만 이를 결정하는 건 법원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판단 권한이 없음을 드러내는 ‘소 각가’보다는 ‘청구 기각’ 판결을 권고하기도 했다. 다만 서울행정법원이 1심에서 “헌재의 의원직 상실 결정은 헌재에 맡겨져 있는 헌법 해석·적용에 관한 최종적인 권한에 근거해 이뤄진 것으로 법원 등 다른 국가기관은 이에 대해 다시 심리·판단할 수 없다”며 ‘소각하’ 판결을 내리는 등 하급심 재판부가 행정처의 권고를 전적으로 따르지는 않았으나 판결 이유가 수정되거나 선고가 연기되는 등의 영향이 있었다.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은 이 과정에 개입한 혐의가 인정돼 지난달 23일 열심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또한 관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오 전 의원 “너희가 대법관이냐” 이날 법정을 찾았던 오 전 의원은 “상고를 기각한다”는 주문에 벌떡 일어나 “에라이. 개XX들아. 너희가 대법관이야. 개XX들아”라고 욕설하며 소란을 피워 법정 밖으로 끌려나가기도 했다. 옛 통진당 측은 입장문을 통해 “국회의원직 박탈 권한은 법원에 있다고 하면서 법률에 의해 판단하지 않고 정치적인 판단을 했다”면서 “사법농단으로 밝혀진 법원의 책임을 피하기 위한 꼼수판결”이라고 격하게 반응했다. 한편 이날 위헌정당 해산결정 직후 퇴직처리됐던 이현숙 전 통진당 전북도의회의원의 상고심에서 재판부는 “의원직 상실이 부당하다”는 원심을 확정했다. 앞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014년 헌재 결정 사흘 후 ‘공직선거법’에 근거해 이 전 의원을 퇴직 처리했고, 이 전 의원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 재판부는 “지방의회의원은 국회의원과 그 역할과 헌법·법률상 지위 등에 있어 본질적 차이가 있다”면서 “헌재 결정 취지에서 비례대표지방의회의원의 의원직 상실이 곧바로 도출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정당 해산 결정에 따라 국회의원을 그 직을 상실하지만 지역의회의원의 경우 그렇지 않다는 결론이 내려진 것이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헌재, ‘야당 비토권 무력화’ 개정 공수처법 “문제없다“ 헌법소원 각하

    헌재, ‘야당 비토권 무력화’ 개정 공수처법 “문제없다“ 헌법소원 각하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개정 고위공직자범죄수사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공수처법)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 청구가 각하됐다. 헌법재판소는 29일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의결 정족수를 6명에서 5명으로 완화하는 등 내용의 개정 공수처법 조항에 대해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과 보수 시민단체 등이 낸 헌법소원 심판청구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각하했다. 각하란 소송이나 청구가 부적법하거나 요건을 갖추지 못해 본안 판단 자체를 하지 않고 심리 절차를 끝내는 결정이다. 개정 공수처법 6조 5항과 6항 등은 공수처장 추천위가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처장 후보를 의결하도록 하는 등 처장 추천과 관련한 절차와 요건을 정하고 있다. 같은 법 8조는 7년 이상 변호사의 경력 등 공수처 검사의 자격과 임명 절차와 관련된 조항이다. 공수처법은 지난해 7월 시행돼 공수처장 후보추천위가 구성됐지만 야당의 반대로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난항을 겪었다. 결국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12월 7명으로 구성되는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의 의결 정족수를 기존 6명에서 3분의 2에 해당하는 5명으로 줄여 의결 요건을 완화한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유 의원은 개정 공수처법이 국민주권주의와 의회주의 등 헌법상 기본원리를 침해했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공수처장 후보 추천과 관련된 조항은 교섭단체가 국가기관의 구성에 관여할 수 있는 권한에 관한 것일 뿐 청구인의 법적 지위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기본권침해 가능성이 인정되지 않아 청구가 부적법하다고 지적했다. 공수처 검사의 자격을 정한 조항에 대해서도 청구인의 기본권 침해 가능성이 없다며 각하 판결을 내렸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옛 통진당 의원들 지위회복 패소…“너희가 대법관이냐” 욕설

    옛 통진당 의원들 지위회복 패소…“너희가 대법관이냐” 욕설

    위헌정당 의원직 상실 첫 판례헌법재판소 정당 해산 결정에도 국회의원직이 유지된다며 소송을 낸 옛 통합진보당(통진당) 소속 의원들에 대해 대법원이 “의원직 상실이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2014년 헌재의 통진당 해산 결정 이후 6년 만에 최종 결론이 나온 것이다.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29일 옛 통진당 김미희·김재연·오병윤·이상규·이석기 전 의원이 국가를 상대로 낸 국회의원 지위 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확정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해산 결정을 받은 정당이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 과정에 참여하는 것을 배제하기 위해서는 그 정당 소속 국회의원을 국회에서 배제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논리적 귀결이고 방어적 민주주의 이념에 부합하는 결론”이라고 판시했다. ●“정당 해산 결정 효과로 의원직 상실” 그러면서 “명문의 규정이 없더라도 위헌 정당 해산 결정에 따른 효과로 위헌정당 소속 국회의원은 그 국회의원직을 상실한다고 봐야 한다”고 판결했다. 옛 통진당 국회의원들은 2014년 12월 헌재가 통진당 해산 결정을 하면서 법적 근거 없이 의원직 상실까지 함께 결정했다며 2015년 1월 소송을 냈다. 1심은 “(통진당 해산 결정은) 헌법 해석·적용에 최종 권한을 갖는 헌재가 내린 결정이므로 법원이 이를 다투거나 다시 심리·판단할 수 없다”며 소송을 각하했다. 2심은 소송 자체가 부적법하다고 본 1심과 달리 법원이 국회의원직 상실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며 본안 심리를 진행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위헌 정당 해산 결정의 효과로 당연히 의원직을 상실한다고 판단했다.다만 실형이 확정된 이석기 의원은 국회법·공직선거법에 의해 이미 국회의원직을 상실해 본안 심리 대상이 아니라며 각하했다. 나머지 4명은 원고만 항소한 재판에서 원고에게 1심보다 더 불리한 판결을 할 수 없다는 원칙에 따라 항소 기각 판결을 내렸다. 이들은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모두 기각했다. ●“에라이 개XX들아” 욕설하다 끌려나가 일부는 이날 법정에서 패소 확정판결을 선고받은 뒤 거세게 항의해 제지를 받기도 했다. 재판장이 “상고를 기각한다”는 주문을 읽자 오 전 의원은 벌떡 일어서 “에라이. 개XX들아. 너희가 대법관이냐. 개XX들아”라고 욕설을 해 법정 내 소란이 일었다. 이에 법원 보안관리 대원들이 오 전 의원을 법정 밖으로 끌어냈다. 대법원 선고 후 기자들과 만난 오 전 의원은 “헌재가 정당을 해산할 때 의원 자격이 상실된다는 자격상실 조항은 19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 사라졌다”며 “어떤 근거로 의원 자격을 박탈했는지 이유도 없이 ‘상고를 기각한다’ 한 마디만 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주장했다. 이어 “정치적 판단을 해달라는 게 아니라 대법원의 판단을 해달라는 것”고 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 관계자는 “위헌 정당 해산 결정에 따른 효과로 위헌 정당 소속 국회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는지 여부에 대한 일반 법리를 처음으로 판시했다”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軍 복무자 예우법 발의 예고한 김병기 “여성 차별 아냐…논의하자”

    軍 복무자 예우법 발의 예고한 김병기 “여성 차별 아냐…논의하자”

     군 복무자를 국가유공자로 예우하는 ‘군 복무자 국가유공자 예우법’을 발의하겠다고 예고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발의를 유보할테니 군 복무자에 대한 예우를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김 의원은 28일 페이스북에 “군 복무자에 대해 최소한의 예우를 하자고 했더니 포퓰리즘이니 2030 표심을 잡기 위해 아무거나 막 던진다는 거친 표현이 나오고 있다”며 “안보와 예우 차원에서 유공자 문제를 거론한 것이지 남성우대나 표심을 위해 거론한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비판을 수용하겠다. 가산점 부여 고집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내년 대선과 지방 선거가 끝난 후 2022년 연말까지는 군 복무자를 예우하는 법안을 합의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김 의원은 “이 법은 정말 선거 도구화되거나 정쟁화되어서는 안 되는 법”이라며 “국가에 헌신한 분들께는 보상이 아니라 예우가 먼저”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지난 26일 군 복무자 국가유공자 예우법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을 받은 군 가산점제를 부활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군인에 대한 예우 문제를 여성에 대한 차별 문제로 몰아가는 것에 대해서 심히 유감을 표명한다”며 “군대의 낮은 급여, 긴 복무 기간, 열악한 조건을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 의견을 내달라”고 밝혔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작심’ 추미애 “‘박근혜 계엄검토’ 김무성 고백…수사 재개하라”

    ‘작심’ 추미애 “‘박근혜 계엄검토’ 김무성 고백…수사 재개하라”

    “朴청와대,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날 힐난”“혐의자에 대한 수사 재개 충분 이유돼”김무성, 주간지에 “탄핵 기각시 광화문광장폭발할까봐 기무사에 계엄령 검토 지시”탄핵 정국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냈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28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김기춘 등과 함께 기무사령관에게 계엄령 검토를 지시했다는 김무성 전 의원의 고백이 나왔다”면서 “혐의자들에 대한 수사를 재개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고 밝혔다. 秋 “국민에 총부리 겨누는 발상 안돼” 추 전 장관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서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누겠다는 발상은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다”며 수사 재개를 촉구했다. 추 전 장관은 “제가 민주당 대표로서 촛불광장이 뜨겁게 달궈질 때인 2016년 11월 계엄령에 대한 경고 발언을 했을 당시 청와대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힐난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대표를 지낸 김무성 전 의원은 최근 주간지 인터뷰에서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진 당시를 돌이키며 “하야를 선언하면 그 순간 끝이 아닌가. 박 전 대통령은 탄핵을 택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 등 청와대에 있는 모두가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기각될 것으로 봤다”면서 “기각되면 광화문광장 등이 폭발할 것 아닌가. 그래서 기무사령관한테까지 계엄령 검토를 지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2018년 군과 검찰은 박 전 대통령 등이 군 기무사령부(현 군사안보지원사령부)에 불법계엄 계획 문건을 작성하게 했다는 고발 사건을 수사했으나, 문건 작성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해외로 도주하면서 기소중지 처분을 했었다.우원식 “추미애 대표가 최초 계엄 폭로”“촛불 짓밟으려 한 계엄 책임 물을 것” 민주당 차기 당 대표 자리를 놓고 내부 경선 경쟁하고 있는 우원식 의원도 지난 26일 김무성 전 의원의 발언을 언급하며 “촛불을 짓밟으려 한 계엄사태의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면서 “당시 새누리당 핵심 인사 입에서 우리 당 추미애 대표가 최초 폭로한 계엄 의혹에 대한 실토가 처음 나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현천 전 국군기무사령관에 대한 조사 이유가 더 확실해졌다”면서 “촛불을 군화발로 짓밟으려 했던 진실을 반드시 밝혀내겠다”고 경고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도시공원 일몰제로 추진중인 순천시 민간공원 특례사업 진실은?

    “농사도 짓지 않는 국립대 교수가 2006년도에 농지를 매입하고, 보상도 못 받게 방해하고 있어요. 공무원의 땅 투기가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데 부끄럽지도 않은가봐요.” 순천시 용당동 망북마을에서 4대째 농사를 짓고 있는 A(81)씨는 “40년 넘게 평생 농업으로 살고 있는 땅을 민간사업 한다고 해서 이제야 보상 받는구나 기대하고 있었다”며 “하지만 공원이 해제된다는 소문을 듣고 실제 농사도 짓지도 않는 투기꾼들이 보상을 더 많이 받으려고 방해를 하고 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마을 주민 A씨는 “시민단체가 어떻게 저런 투기꾼들의 편을 들고 우리의 희망을 짓밟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아 빨리 보상 받고, 자식들에게 물려줄 것도 준비해야하는데 반대투쟁위는 별의별 방법으로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전남 순천시가 삼산·봉화산 민간공원특례 사업으로 대규모 아파트 신축을 추진하는 가운데 부동산 소유자들간 의견 대립에 이어 일부 시민사회단체와 마찰을 빚고 있다.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2000년 7월 도시계획시설 일몰제가 도입됨에 따라 대규모 도시공원의 실효에 따른 난개발 예방을 위해 추진된 국가시책사업으로 일부 지자체가 시행하고 있다. 현재 순천의 경우 땅 소유자 10여명의 반대에 맞서 A씨 등 40여명은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원 조성 사업을 조속히 진행해달라는 민원을 제기한 상태다. 이들은 “1999년 사유지 공원지역을 풀어 주라는 헌법재판소 판결이 있은 후 2000년도 말경부터 땅을 매입했던 투기꾼들이 보상 반대를 하고 있다”며 “한평생을 살아온 주민들의 이야기는 들어보지도 않고, 투기꾼들의 이야기만 들어주면서 행정 처리를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현재 행정소송중인 23명중 20명은 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토지를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와중에 삼산·봉화산 민간공원조성사업 반대투쟁위원회가 지난 22일 “순천시가 공유재산관리계획을 세우는 절차도 무시하고, 공유재산 취득을 위한 시의회 의결을 결여한데 이어 필수 사항인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지 않았다”며 순천시장과 공무원 등을 고발했다. 이들은 “순천시는 난개발 방지를 핑계로 대규모 특혜성 아파트 사업을 자행하고 있다”며 “온갖 위법 투성이인 삼산지구와 망북지구 아파트 건설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와관련 순천시는 “감사원 감사결과 보고서에 시가 고의적인 위법행위를 했다는 내용이 없으며 사업취소, 관련자 고발 등 후속조치를 요구한 내용 또한 없고 앞으로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를 주었을 뿐이다”며 “업체에 특혜를 주었다는 시민단체와 일부 토지소유자들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시는 “2016년 당시 순천시 장기미집행 공원 중 2020년 7월 일몰(실효)되는 공원은 13개소 453㏊로 토지매입비만 1600억원이 소요되는 상황이었다”며 “열악한 시 재정여건을 고려해 한양건설컨소시엄 제안서를 접수받아 특례사업을 추진한 것은 실효되는 공원을 최소화하고, 무분별한 난개발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시민단체와 토지소유자의 고발내용은 현재 법원에서 재판의 쟁점으로 다퉈지고 있어 법원의 판단을 기다려야 하는 것이지 고발대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별도로 형사고발 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사회적 합리성과 공익성을 최우선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9월 개발을 반대하는 일부 토지소유자들이 순천시를 상대로 ‘도시관리계획(공원조성)결정 무효, 실시계획인가고시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최근 감사원의 감사보고서도 법원에 제출돼 지난 8일 1차 심리가 열렸으며 다음달 13일 2차 심리가 진행될 예정이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천대엽 “군 가산점 논란 소지… 국민적 합의해야”

    천대엽 “군 가산점 논란 소지… 국민적 합의해야”

    “성 정체성 이유로 차별적인 취급 안 돼”사형제엔 “개인적으로 지지하지 않아”천대엽(57·사법연수원 21기) 대법관 후보자는 최근 여권을 중심으로 부활론이 제기된 군 가산점제에 대해 “국방의 의무 이행에 국가의 배려가 있어야 하지만 군 가산점과 같은 일률적인 방식은 논란의 소지가 많을 수 있다”고 밝혔다. 천 후보자는 27일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실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성별에 따른 즉각적인 불평등을 야기할 수 있다”며 이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천 후보자는 군 가산점제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1999년 내린 위헌 결정을 언급하며 “국방의 의무에 대한 보상이나 배려 제공 등은 사회적 공론화 과정을 통해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동성애·동성결혼과 관련해 “사적 영역이므로 타인에 대한 강요나 위해가 수반되지 않는 한 기본적으로 존중될 수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어 “성정체성 자체만을 이유로 차별적 취급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사형제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는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현행법상 사형판결은 불가피하지만 사형 집행 시 잘못된 판단이 있었다 해도 돌이킬 수 없고, 실제 우리 사법에서도 불행한 경험이 있으므로 장기적으로 입법을 통해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우원식 “‘촛불 계엄령’ 검토 박근혜 청와대, 반드시 책임 묻겠다”

    우원식 “‘촛불 계엄령’ 검토 박근혜 청와대, 반드시 책임 묻겠다”

    김무성 “탄핵 기각시 광화문광장 폭발할까봐 기무사에 계엄령 검토 지시”우 “추미애 최초 폭로한 계엄 의혹 실토한 것”더불어민주당 차기 당 대표 자리를 놓고 내부 경선 경쟁하고 있는 우원식 의원은 26일 “촛불을 짓밟으려 한 계엄사태의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밝혔다. 앞서 김무성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 등 청와대에 있는 모두가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기각될 것으로 봤고, 그러면 광화문광장 등이 폭발할 것으로 봐서 기무사령관한테까지 계엄령 검토를 지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우 의원은 “당시 새누리당 핵심 인사 입에서 우리 당 추미애 대표가 최초 폭로한 계엄 의혹에 대한 실토가 처음 나온 것”이라면서 “조현천 전 국군기무사령관에 대한 조사 이유가 더 확실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촛불을 군화발로 짓밟으려 했던 진실을 반드시 밝혀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2018년 11월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의 계엄령 문건작성 의혹을 수사해온 군·검 합동수사단(합수단)은 핵심피의자인 조 전 기무사령관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해 기소중지 처분했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열린세상] 허위사실과 명예훼손/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열린세상] 허위사실과 명예훼손/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날마다 무수한 거짓말이 오간다. “밥이나 먹자”고 몰려간 식당에서 밥만 먹지 않는다. 국물을 마시고 반찬 그릇을 비운다. “소주나 한 병 하자”고 참말을 하는 사람은 드물다. 대부분 “한잔하자”는 거짓말로 시작을 한다. ‘짠’ 하는 우렁찬 소리는 참소리가 아니다. 술꾼들이 흉내낸 의성어다. 부모 세대는 거짓말로 후대를 성장시켰다. 허기가 질 때도 ‘배가 부르다’, 그리움이 깊어 날마다 애를 태우면서도 ‘나중에 오라’는 거짓말이 몸에 밴 세대다. 오늘 우리가 누리는 풍요는 그들의 ‘위대한 거짓말’ 덕분이다. 거짓말을 하면 처벌을 받는가. 그렇다. 참말만 하겠다고 선서한 증인이 거짓을 말하면 징역이나 벌금형이다. 위증한 죄다. 다른 사람을 곤궁에 빠트리려고 거짓말을 하면 10년짜리 징역이 선고될 수 있다. 허위신고도 마찬가지다. 모해하려고 위증한 죄, 죄 없는 자를 무고한 죄다. 거짓말을 형벌로 다스리는 법률 규정은 숱하다. 형법, 군형법, 전기통신기본법, 정보통신망법, 공직선거법의 거짓말 조항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징역형이 기본이다. 거짓말 하는 사람에게 ‘형벌’처럼 무거운 돈을 물리려는 민사 법률안들도 국회에 줄을 서 있다. 물론 거짓말이라고 죄다 처벌받지는 않는다. 거짓말에도 숨통을 열어 주어야 참말이 거짓말을 몰아낼 힘을 얻는다. 진실 입증이 덜 된 무수한 말들이 진실이 되기 위해 허위와 싸운다. 언론이 생산하는 뉴스 언어가 대표적이다. 미국의 닉슨은 거짓말 같았던 언론 보도가 진실로 드러나 탄핵 위기에 몰렸다. 50년 전 워터게이트 사건 때다. 탄핵의 불명예를 벗어나려고 대통령직을 사임했다. 임기를 마치지 못한 미국 대통령은 아홉이다. 네 명이 재임 중 병사했고 네 사람은 암살당했다. 임기 중에 사임한 것은 닉슨이 유일하다. 언론의 참말이 권력자의 거짓말과 싸워 이긴 결과다. 거짓말도 헌법상 표현의 자유로 보호받는다. 2010년 헌법재판소는 전기통신기본법 47조 1항을 위헌 선고했다. ‘공익’을 해치려고 허위통신을 한 사람을 징역과 벌금형으로 처벌하는 규정이었다. 헌법재판소는 ‘공익을 해할 목적’ 부분이 명확하지 않아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일반적으로 허용이 되는 거짓말 중에서 어떤 목적의 표현이 처벌받을 수 있는가에 대해 엄격한 식별 기능을 하지 못한다고 보았다. 두 개의 보충 의견이 더해졌다. 네 명의 재판관은 ‘허위의 통신’도 명확성 원칙을 위반한다고 판단했다. 다섯 명의 재판관은 제재를 받지 않아야 할 거짓말까지 모두 억제하는 과잉금지라고 말했다. 허위사실을 포함한 논쟁이 반드시 공익을 해치거나 민주주의의 발전을 저해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올해 헌법재판소는 두 차례에 걸쳐 ‘허위사실’ 명예훼손죄를 합헌이라고 했다. 2월 25일 헌재는 형법 307조 2항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죄’는 위헌이 아니라고 선고했다.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사실은 인격권 침해뿐 아니라 여론 형성을 왜곡하고 공론장에 대한 시민의 신뢰를 붕괴시킬 우려가 있다고 했다. 민주주의 사회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거짓말에 의한 명예훼손을 형사 처벌해야 한다고 봤다. 아홉 명의 재판관 의견이 일치했다. 3월 25일 정보통신망법 70조 2항의 ‘허위사실 적시 사이버명예훼손죄’ 역시 위헌이 아니라고 했다. 비방할 목적이 있을 때 7년 이하 징역형 등에 처하는 규정이다. 인터넷의 특성상 거짓말로 훼손된 개인의 명예는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것. 여론의 왜곡도 문제라고 판단했다. 재판관 전원의 일치 의견이었다. 헌재의 입장은 확고해 보인다. 거짓말로 상대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형사 범죄로 다스리는 것이 불가피하다면 인격권의 보장과 표현의 자유, 특히 언론의 사회적 역할 수행과의 조화를 고려해 반의사불벌죄인 현행 규정을 친고죄로 개정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 논쟁을 정파 간의 정쟁으로 전환시키려는 제3자의 개입을 차단하고, 피해자의 의사와 관련 없는 수사로 발생하는 소모적 논란을 막는 데 다소나마 기여할 것이다. 진실이 입증되지 않은 언론의 주장이더라도 ‘잠정적 허위’로 여겨지고 있을 뿐 확정된 허위가 아니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쉬어 갈 자리’인 셈인데 언론의 신뢰도 높낮이에 따라 그 자리의 크기가 결정될 터다. 독자가 보기에 거짓말에도 역사가 있다.
  • ‘지역화폐 지원 갈등’ 경기도·남양주, 헌재서 충돌

    경기도와 남양주시가 22일 재난지원금을 현금으로 지급했다는 이유로 특별조정교부금(특조금) 배분에서 제외한 경기도의 조치를 놓고 헌법재판소에서 공방을 벌였다. 헌재는 이날 오후 남양주시가 특조금 지급 등과 관련, 경기도를 상대로 제기한 권한쟁의심판 2건의 공개 변론을 진행했다. 권한쟁의심판은 국가기관 간 또는 국가기관과 자치단체 간, 자치단체 간에 다툼이 생기면 헌재의 판단으로 분쟁을 해결하는 제도다. 남양주시는 조광한 시장이 변호사 함께 출석해 직접 당사자 진술을 했고, 경기도 측에서는 대리인이 출석했다. 조 시장은 경기도의 특별조정교부금 배분 제외 관련 최종 진술에서 “재난지원금을 지역화폐가 아닌 현금으로 지급했다는 이유로 특별조정교부금 배분에서 제외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현금이 필요한 어려운 시민에게 현금을 지급한 게 제외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조 시장은 자치사무에 대한 감사권과 관련해 “특정감사 시 감사의 범위와 내용에 대해 사전 통보해야 함에도 절차를 이행하지 않고 편향적인 감사를 했고, 감사 과정에서 고압적이고 심각한 인권 침해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경기도 측은 남양주시가 ‘지역화폐 지급’이라는 도의 정책 목적에 기여하지 않았고, 경기도가 특조금을 배분하지 않은 것은 합리적인 재량 행사라고 맞받았다. 경기도 측 대리인은 “남양주시에는 특조금 신청권만 있으며 배분은 심사를 거쳐서 하도록 돼 있다”며 “특조금은 도지사의 고유권한”이라고 맞섰다. 도 감사와 관련, 경기도 측은 감사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구체적인 내용을 미리 통보하지 않았을 뿐 감사 개시 이후 자료 요청 과정에서 남양주시는 감사 대상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다고 반박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위안부문제 풀려면 일본내 한일 관계 개선 여론 움직여야”

    “위안부문제 풀려면 일본내 한일 관계 개선 여론 움직여야”

    한일 양국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지 못해 사법부로 넘어갔던 ‘공’이 도로 행정부로 돌아왔다. 2011년 ‘정부는 외교적 노력을 다해야 하는 헌법적 의무가 있다’는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 10년이 흘렀는데도 위안부 문제는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한 셈이다. 우리 정부는 사법부의 엇갈린 판결로 기세등등해진 일본을 상대로 더 어려운 싸움을 하게 됐다. 지난 21일 위안부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대해 각하 결정을 내린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5부(부장 민성철)는 판결문에서 논란이 되는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 우리 정부가 일관되지 않은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짚었다. 합의의 문제점을 강조하고 지원사업을 중단시켰던 정부가 이후 공식적 합의임을 인정하고 재협상을 요구하지 않겠다고 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재판부는 2015년 합의가 외교적 보호권 행사의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지 않았다고 봤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전날에도 “한국이 국제법 위반을 시정해야 한다”며 되레 한국 측에 전향적인 제안을 기대한다고 했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는 “일본은 합의를 했으니까 ‘끝났다’고 할 게 아니라 합의를 이행하고, 합의의 정신을 구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본 총리 차원에서 사죄와 반성을 표명한 만큼 그 정신에 위배되는 주장을 하면 우리도 일본 측에 대해 “합의를 왜 지키지 않느냐”고 추궁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최봉태 대한변호사협회 일제피해자인권특별위원장은 “일본 외무성만 상대할 게 아니라 일본 내 여론을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사설에서 “일본 정부도 인권 문제에 냉담하다는 인상을 국제사회가 갖지 않도록 배려하는 게 요구된다”고 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재판부 “국가면제 부정 근거 부족… 위안부 문제, 외교로 풀어야”

    재판부 “국가면제 부정 근거 부족… 위안부 문제, 외교로 풀어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국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맞닥뜨려야 했던 가장 큰 장애물은 ‘국가면제’(주권면제)였다. 이는 ‘국내 법원은 외국 국가에 대한 소송에 관해 재판권을 갖지 않는다’는 국제관습법 조항으로 일본 정부가 수년간 소송에 불참하며 내세우던 논리이자 21일 각하 판결이 내려진 가장 큰 원인이기도 했다. 지난 1월 8일 1차 소송 재판부는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일본 제국의 불법 행위에 대해 ‘국가면제’의 예외로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피해 사실을 “일본 제국에 의해 자행된 반인도적 범죄행위로 국제 강행규범에 대한 위반”으로 규정한 재판부는 “국가면제 이론은 항구적이거나 고정적인 가치가 아니고, 계속 수정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이날 2차 소송 재판부는 상반된 판단을 내놨다. 이번 사건에서 국가면제의 예외를 인정할 만한 근거가 충분치 않고, 인정했을 때 발생할 문제도 적지 않다는 논리다. 재판부는 “국가면제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대법원 판례는 물론 대한민국 입법부·행정부가 취해 온 태도와 국제사회의 흐름에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국가면제를 부정하면 선고 후 강제집행 과정에서 피고(일본국)와의 외교 충돌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소송이 최후의 구제 수단인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1차 소송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일본과 미국 등의 법원에 여러 차례 민사소송을 제기했으나 모두 기각 혹은 각하됐다”면서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과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또한 피해자에 대한 배상을 포괄하지 못했다”고 봤다. 이 소송이 아니고서는 피해자들이 손해를 배상받을 방법이 요원하다는 인식에 동의한 것이다. 이에 반해 2차 소송 재판부는 한일 위안부 합의가 현재까지 유효하게 존속하고 있다고 봤다. 위 합의에 따라 설립된 화해치유재단의 현금지원사업으로 생존 피해자 35명과 사망 피해자 64명(전체 240명 중 99명)에 대해 현금 지급이 이뤄진 점 등을 감안했을 때 피해자들을 위한 ‘대체적인 권리구제수단’이 존재한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한일 위안부) 합의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는 등 내용과 절차 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해서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재판부는 재판 말미에 “피해자들이 많은 고통을 겪었고 대한민국이 기울인 노력과 성과가 피해자들의 고통과 피해를 회복하는 데 미흡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 그러면서도 “위안부 문제 해결은 외교적 교섭을 포함한 노력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이날 2차 소송 판결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국제법 전문가는 “1월 판결이 국민의 ‘법 감정’ 등을 고려한 ‘이례적인’ 판결이었다면 이번엔 국제관습법과 그간의 국내 판결 등에 입각한 ‘통상적인’ 판결”이라고 분석했다. 이용수 할머니와 함께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ICJ) 회부를 촉구하고 있는 신희석 연세대 법학연구원 박사는 “기존 판례를 기초로 판단하면서 순환논리에 빠질 위험이 있다”면서 “헌법재판소도 비구속적 합의로 판단한 한일 위안부 합의를 판결의 근거로 삼은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라고 첨언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재판 중 자리 뜬 이용수 할머니 “너무 황당...국제사법재판소 갈 것”

    재판 중 자리 뜬 이용수 할머니 “너무 황당...국제사법재판소 갈 것”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21일 각하되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너무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오전 이 할머니는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5부(민성철 부장판사)에서 열린 일본 정부 손해배상 청구 소송 판결 선고를 직접 듣기 위해 대리인들과 함께 법원에 나왔다. 이 할머니는 조용히 재판부의 판결 요지를 들었지만, 패소 가능성이 짙어지자 “원고의 청구를 각하한다”는 재판부의 주문 낭독 전 대리인단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많은 고통을 겪었고 대한민국이 기울인 노력과 성과가 피해자분들의 고통과 피해에 대한 회복으로 미흡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위로를 건넸지만, 할머니는 이미 자리를 떠난 후였다. 이 할머니는 취재진을 향해 “너무 황당하다. 결과가 좋게 나오든 나쁘게 나오든 국제사법재판소로 가자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고 말한 뒤 법원을 떠났다. 한편, 회계 부정 의혹으로 이 할머니와 사이가 멀어진 정의기억연대도 이날 선고 후 따로 기자회견을 열고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며 판결을 비판했다. 정의연은 “국가면제를 부인하기 어렵다는 부분도 납득하기 어렵고, 헌법재판소에서도 2015년 한일합의가 법적인 권리 절차가 될 수 없다고 명시했는데도 그에 반하는 결정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욱이 아쉬운 것은 오늘 이용수 할머니가 직접 나오셨는데, 한 시간 동안의 판결 내내 피해자들의 청구 이유인 인간으로서의 존엄 회복을 위한 내용이 한 마디도 없었다”며 “피해자 인권이나 소송제기보다 국가 이익을 우선시했다”며 재판부를 비판했다. 정의연은 “피해자들의 절박한 호소를 외면하고 ‘인권의 최후 보루’로서 책무를 저버린 오늘의 판결을 역사는 부끄럽게 기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오늘 판결로 1월 승소 판결의 의미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일본은 1월 판결을 반드시 이행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정의연 측은 항소 여부에 대해 “할머니들과 논의해보겠다. 할 수 있는 것은 끝까지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사설] 여성 징병제, 소모적 논란 우려스럽다

    여성도 군대에 가야 한다는 주장이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징병제와 모병제 모두 거론된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현 징병제를 폐지하고 모병제와 남녀평등복무제로 전환하자고 했다. 40~100일간 남녀 기초군사훈련을 하자고도 주장했다. 같은 당 김남국, 전용기 의원도 군가산점제 부활을 거론했다. ‘여성도 징병 대상에 포함시켜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등록 나흘 만인 20일 현재 13만명 이상 동의했다. 권인숙 의원은 “징병제는 여성 차별의 근원”이라며 모병제 도입을 서두르라고 반박했다. 여성 징병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여성 징병을 요구하는 헌법 소원과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지금까지 다섯 차례 있었다. 2010년, 2011년, 2014년에 ‘남성에게만 병역의무를 부과한 병역법 3조 1항이 성차별적’이라는 헌법소원이 제기됐다. 그러나 세 번 모두 재판관 전원이 ‘합헌’ 결정을 내렸다. 두 번의 소원 제기는 조건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각하’됐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지난해 “군가산점제는 여성, 장애인 등이 공직에 입직할 기회를 광범위하게 배제하고 국제 인권 기준에도 위배된다”고 했다. 여성계는 대체로 여성 징병제 논의 자체는 필요하지만 징병제 논의가 정치나 성별 간 갈등 문제로 비화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저출산 탓에 20년 뒤쯤에는 신병 수급에 어려움이 가중될 것은 명약관화다. 징병제든 모병제든 여성을 대상으로 한 도입 논의는 불가피하다. 문제는 민주당 일각에서 여성 징병제를 들고나온 이유가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하자 ‘이남자’(20대 남자)를 달래기 위한 방책이라는 점이다. 당의 위기를 젠더 문제로 돌리는 행태가 무척 우려스럽다. 실제로 젊은층을 중심으로 남성의 상대적 불이익 등을 집중 부각하면서 성대결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군가산점제 등 해묵은 성대결이 재연되는 것은 국력 낭비다.
  • 임성근 항소심 재판부 “헌재에 재판 기록 송부할 것”

    임성근 항소심 재판부 “헌재에 재판 기록 송부할 것”

    헌법재판소로부터 임성근(57·사법연수원 17기)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재판기록 송부를 요청받은 항소심 재판부가 3개월 만에 재개된 임 전 부장판사의 공판에서 헌재에 자료를 보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박연욱)는 20일 열린 임 전 부장판사의 항소심 4차 공판기일에서 “피고인에 대한 탄핵심판과 관련해 (헌재로부터) 문서송부촉탁이 도착했다”면서 “이에 대해 양측 의견이 있느냐”고 묻자, 검찰과 임 전 부장판사 측 모두 “특별한 의견이 없다”고 답했다. 이에 재판부는 “재판 진행중인 사건 기록에 대해 송부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고, 탄핵 심판에 대해 바로 송부되지 않은 사례가 있어 쌍방 의견을 들을 필요가 있어 지금까지 보류해왔다”면서 “특별한 이의가 없는 것으로 판단해 피고인와 탄핵소추 대리인단 측에 송부하면 안 될 만한 게 있는지 의견을 받은 뒤 헌재에 자료를 송부하겠다”고 밝혔다. 헌재는 지난달 11일 임 전 판사의 탄핵 심판 심리 과정에서 형사재판 기록을 볼 필요가 있다며 재판기록에 대한 기록인증 등본 송부 촉탁 신청을 냈다. 해당 재판부가 법령 검토 등을 이유로 한 달 이상 기록을 송부하지 않자 일각에서는 법원과 헌재가 신경전을 벌인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헌법재판소법 32조는 헌재가 국가기관에 심판에 필요한 기록 송부를 요청할 수 있지만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 기록은 송부할 수 없도록 돼 있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의 경우 재판이 진행중일 때 실무적 필요에 따라 재판 기록이 헌재로 송부됐었지만, 2014년 통합진보당 해산 사건의 경우 이석기 의원의 항소심 판결이 선고된 이후에 재차 송부 촉탁을 신청해 기록을 받았었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을 대리했던 변호사들은 헌재법 32조를 위반했다며 이 사건을 심리했던 헌법재판관 전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고 현재 서울중앙지법에서 심리중이다. 이날 법원에 출석한 임 전 부장판사는 탄핵심판과 김명수 대법원장의 거짓해명 녹취파일 공개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재판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말씀드릴 수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인사] 한겨레신문, 헌법재판소

    ■ 한겨레신문 △ 총무부 주주커뮤니케이션팀장 서기철 △ 광고1부 영업2팀장 박춘미 ■ 헌법재판소 ◇ 임용 △ 양소연 헌법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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