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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인지 예산, 국방 예산 수준 증가” 김현숙 여가 장관 후보자 칼럼 논란

    “성인지 예산, 국방 예산 수준 증가” 김현숙 여가 장관 후보자 칼럼 논란

    성인지 예산 35조, 국방 52조보다 크게 적어“성인지 예산, 기존 예산 재분류한 것 몰이해”“金, 팩트확인 안하고 가짜뉴스 확산에 영향”‘남초 커뮤니티 가짜뉴스와 유사’ 지적도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해 쓴 한 언론사 칼럼이 논란이 되고 있다. 성인지 예산에 대해 국방 예산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등 팩트 확인을 하지 않고 남초 커뮤니티에서 주장하는 내용들과 유사한 내용을 주장하는 등 잘못된 인식을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김 “文, 페미 대통령 한다더니성인지 예산을 국방 예산 수준 확대해놓고 평가도 안 해” 11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지난해 4월 16일자 조선일보에 기고한 ‘남녀 편 가르기를 양념으로 추가한 문 정부’라는 칼럼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해 젊은 여성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예산 지출이 남성과 여성 삶의 차이와 특성을 반영해 남성과 여성에게 평등하도록 분배한다는 성 인지 예산(gender budget)을 국방 예산과 유사한 수준으로 증가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러나 성 인지 예산 확대로 양성평등이 얼마나 진전됐는지에 대한 평가는 있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성인지 예산은 각 정부 부처 예산 중에 직간접적으로 성평등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사업 예산을 모은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취업지원 사업 예산은 모두에게 일할 기회를 주고, 여성과 남성이 동등하게 수혜를 누리도록 한다는 점에서 성인지 예산으로 분류된다.즉 새롭게 투입되는 예산이 아니라 기존에 편성된 예산 가운데 성인지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는 예산을 재분류해 놓은 것이다. 또 지난해 기준 국방 예산은 52조원으로 같은 해 성인지 예산(35조원)보다 17조원가량 많다. 이런 김 후보자의 주장은 인터넷 남초(男超) 커뮤니티에서 주로 떠돌던 ‘성인지 예산이 국방비 예산과 비슷하다’는 식의 주장과 비슷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대선 후보 시절 “성인지 예산 30조원 가운데 일부만 떼도 북핵 위협을 막아낼 수 있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었다. 차인순 국회의정연수원 겸임교수는 “성인지 예산 제도는 나라의 주요 사업이 얼마나 성평등 효과에 영향을 미치느냐 이런 것을 점검하는 제도라 김 후보자가 제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이야기한 것 같다”면서 “팩트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고 이야기했고 가짜뉴스 확산에 영향을 줬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김현숙, 첫 출근길 여가부 폐지 문제에“여가부, 미래지향적 부처로 거듭나게” 한편 김 후보자는 여가부 폐지 문제와 관련해 “새 시대에 맞게 노동시장에서의 공정성, 그리고 출산·육아를 하면서 겪는 경력단절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해서 좀 더 미래지향적 부처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등을 위해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임시 사무실로 출근하는 길에 취재진과 만나 “당선인의 뜻을 받들고 국민 의견을 수렴하고 야당 목소리도 경청하고 다 함께 지혜를 모아 새 시대에 맞는 부처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인 김 후보자는 19대 국회 비례대표 의원으로 정치권에 입문했다. 의원 시절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 여성가족위원회 간사 등을 지냈으며,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대통령비서실 고용복지수석비서관을 지냈다.의원 시절 여가부 장관의 자료 제출 요구권을 강화하는 성별영향분석평가법 개정안, 지역구 선거 여성 30% 공천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 등을 발의했다. 2013년 새누리당에서 군 가산점제 부활을 논의할 당시 여가위 간사로서 반대에 앞장섰던 이력도 있다. 당시 그는 당정회의를 마치고 “군 가산점제는 이미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을 내린 것”이라면서 “이를 재도입하는 것은 여성과 장애인 등의 반발을 불러오고 사회 갈등을 초래해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대통령 당선인 정책특보를 맡아 여가부 폐지, 저출산·고령화 관련 정책 부분을 담당해 왔으며, 윤 당선인의 의중을 반영해 여가부 해체 이후 새 방향에 대한 작업을 담당하게 될 전망이다.
  • [이종수의 헌법 너머] 불법의 불평등/연세대 로스쿨 교수

    [이종수의 헌법 너머] 불법의 불평등/연세대 로스쿨 교수

    오늘날의 평등사회에서는 평등권이 특히 강조되는데, 이 평등권이 불법적인 상황에서도 주장될 수 있겠는지가 ‘불법의 평등’ 문제다. 평등권 또는 평등 원칙은 획일적인 평등이 아니라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다루기를 요구한다. 따라서 서로 다른 것을 같게 다룬다면 이 역시 평등 원칙에 어긋나기에 평등 요청은 다른 한편으로 차별 요청을 뜻한다. 그런데 무엇이 같고 다른지를 분명하게 구별해 내는 게 쉽지만은 않아서 평등권이 다뤄지는 사건이 특히 헌법 재판에서 난제가 되곤 한다. “불법한 가운데 평등권이 인정될 수 없다”는 입장이 학계와 법원에선 확고하다. 한 시민은 헌법이 보장하는 평등권, 즉 ‘법 앞의 평등’을 합법적인 지위에서만 주장할 수 있다는 말이다. 헌법재판소도 법 앞의 평등이 불법의 평등까지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수차례 밝혀 왔다. 이것은 주로 행정법 영역, 특히 각종 인허가에서 문제가 된다. 행정청이 잘못된 인허가 처분을 내렸는데, 이후 경쟁 관계에 있는 다른 시민이 유사한 인허가를 신청하면서 행정청이 자기에게도 똑같은 오류를 반복해 줄 것을 요구할 수 있겠는지의 문제로 이어진다. 여기에는 행정청의 잘못된 처분을 믿고 사업을 추진해 온 시민의 신뢰 이익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는 반론이 제기된다. 그래서 이 입장에서는 불법의 평등이 일반적으로는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허가를 신청한 시민의 신뢰 보호가 더 중대한 경우는 예외로 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한다. 좀더 쉽게 설명하자면 주차 금지 도로에 많은 차들이 불법 주차해 있는데, 단속 공무원이 유독 일부 차량에만 주차 위반 딱지를 붙이는 경우가 그러하다. 딱지가 붙은 해당 차량의 주인 입장에서는 몹시 억울할 법도 하다. 그런데 다른 차량을 단속하지 않은 공무원의 편향된 업무 행태는 고발이나 내부 감찰에 따라 추후 징계될 사안이라 하더라도 해당 차량이 불법 주차한 사실만큼은 분명하기 때문에 차량 주인은 여하튼 범칙금을 납부해야 마땅하다고 이해된다. 타인의 불법 내지 위법한 행위가 단속되지 않았다고 해서 형평성 차원에서 나의 불법을 똑같이 봐 달라고 요구하기는 어렵다. 이 같은 불법의 평등은 행정청이 인허가 과정에서 복잡한 요건을 착각하거나, 단속 인력이 부족한 가운데 때로 벌어질 수 있는 문제이겠으나, 그것이 형사법적인 문제로 불거지면 다른 차원의 문제가 된다. 불법의 평등이 법적인 문제로 논란이 돼 온 독일에서도 행정법 영역에서만 이를 다루고 있지 인신 구속이 걸려 있는 형사법 영역에서는 아예 논외의 문제다. 만약 형사법 영역에서 불법의 평등이 논란이 된다면 그 자체로 이미 법치국가와는 멀리 동떨어져 있는 셈이다. 즉 ‘불법의 불평등’의 문제로 비화된다. “털어서 어디 먼지 안 나오는 사람이 있냐”며 합법과 불법의 경계선이 모호한 곳에서는 더더욱 문제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사법 불신, 즉 ‘불법의 불평등’이 오랫동안 논란이 돼 왔다. 혹자의 표현대로 “반칙이 관행화된 사회”에서는 봐주기 수사와 자의적이고 편파적인 기소와 불기소, 봐주기 판결 같은 부정적인 사법 현실에 누구도 쉽사리 반박하지 못한다. 일전에 어느 재벌가 밀수 사건에서 법원은 “밀수품 대부분이 생활용품이거나 자가 소비용이어서 유통 질서를 교란할 목적은 아니었다”며 집행유예 판결을 했다. 그러자 한 누리꾼이 “생계형 밀수는 엄벌하고 생활형 밀수에는 관대하다”는 댓글로 판결을 꼬집었다. 아주 오래전에 아우구스티누스는 ‘신국론’(神國論)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정의가 없으니 국가가 큰 도적떼와 다를 것이 무엇이겠는가.” 그런데 무엇이 ‘정의’인지가 엇갈리는 사회에서는 이 말조차도 별 소용이 없다.
  • 불법약, 병원 전전… 끙끙 앓는 임신부

    불법약, 병원 전전… 끙끙 앓는 임신부

    입법·가이드라인 없어“수술비 90만원… 포기”음지서 중국산 약 거래 효과·안전성 보장 안 돼헌법재판소가 낙태(임신 중지)를 전면 금지하고 위반하면 처벌하도록 한 낙태죄(형법 269조 등)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지 3년을 맞았지만 정부와 국회의 방기 속에 임신 중지는 방치 상태에 머물러 있다. 관련 입법도, 가이드라인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로 지난해 1월 낙태죄 효력이 상실되면서 임신 중지 관련 제도는 1년이 넘도록 공백 상태다.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 연합 등이 모인 ‘낙태죄 폐지 1주년 4·10 공동행동’은 10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집회를 열고 안전한 임신중지 권리 보장과 대안입법 마련을 촉구했다. 검은색과 보라색 옷을 입은 160여명의 참가자는 유산유도제 허가와 건강보험 보장을 요구하며 보신각 일대를 행진했다. 입법 공백으로 임신 중지가 여전히 불법처럼 취급되는 ‘회색지대’에 놓이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가고 있다. 지난해 임신 중지를 시도한 최인화(가명·25)씨는 임신 5주차에 임신 사실을 알았지만 실제 임신중지를 진행하기까지는 3주가 더 걸렸다. 기존에 다니던 산부인과에서 수술을 거절했기 때문이다. 최씨는 “다른 병원을 검색해 찾아갔지만 학생 신분으로 90만원의 수술비를 감당할 수 없어 결국 수술을 포기했다”면서 “한 차례 사기를 당한 끝에 온라인으로 중국산 미프진을 구할 수밖에 없었고 한동안 생리가 늦어지는 부작용을 겪어야 했다”고 말했다. 헌재는 2019년 4월 형법 269·270조 각 1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며 2020년 12월 31일까지 법을 개정하도록 했다. 이에 정부는 임신 14주까지 전면 허용, 15~24주에서 조건부 허용, 25주부터는 처벌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 등을 만들었지만 주수 제한에 대한 여성단체의 반대와 생명 경시라는 종교계의 반발로 개정안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낙태를 처벌하지 않는 전제로 입법을 하려면 이와 충돌하는 모자보건법도 손봐야 하지만 이 법 개정안도 여전히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모자보건법 14조는 부모에게 신체·정신적 장애가 있는 경우나 강간에 의한 임신, 혈족 간 임신 등 제한된 조건으로만 임신 중지를 허용하고 있다. 관련 제도가 공백 상태로 방치되면서 임신 중지는 여전히 병원의 자의적 판단으로 이뤄지는 상태다. 이 때문에 환자들은 온라인에서 불법으로 유통되는 임신중지약 거래로 내몰리고 있다. 불법 유통이다 보니 임신 중지의 효과나 안전성도 담보되지 않고 거래 사기도 흔하게 발생한다. 임신중지약을 판매한다는 한 사이트에서 ‘임신 8주’라고 말하자 다른 검증 없이 쉽게 약을 구매할 수 있었다. 임신중지약의 안전성과 정품 여부를 묻자 ‘정품이 맞지만 인증서는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나영 셰어 활동가는 “법이 마련되기 이전에 정부와 산부인과가 관련 ‘시스템’을 논의할 수 있음에도 방치하고 있다”면서 “건강보험 적용과 유산유도제 도입, 제대로 된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낙태죄 헌법불합치 3년에도 공백 여전···고스란히 환자 피해로

    낙태죄 헌법불합치 3년에도 공백 여전···고스란히 환자 피해로

    낙태죄 헌법불합치 3년···입법 공백 여전처벌 조항 폐지, 현장선 여전히 불법 취급수술 거절에 병원 전전하거나 불법약 내몰려의료·여성계 “비범죄화 전제로 입법안 시급”헌법재판소가 낙태(임신 중지)를 전면 금지하고 위반하면 처벌하도록 한 낙태죄(형법 269조 등)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지 3년을 맞았지만 정부와 국회의 방기 속에 임신 중지는 방치 상태에 머물러 있다. 관련 입법도, 가이드라인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로 지난해 1월 낙태죄 효력이 상실되면서 임신 중지 관련 제도는 1년이 넘도록 공백 상태다.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 연합 등이 모인 ‘낙태죄 폐지 1주년 4·10 공동행동’은 10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집회를 열고 안전한 임신중지 권리 보장과 대안입법 마련을 촉구했다. 검은색과 보라색 옷을 입은 160여명의 참가자는 유산유도제 허가와 건강보험 보장을 요구하며 보신각 일대를 행진했다. 입법 공백으로 임신 중지가 여전히 불법처럼 취급되는 ‘회색지대’에 놓이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가고 있다. 지난해 임신 중지를 시도한 최인화(가명·25)씨는 임신 5주차에 임신 사실을 알았지만 실제 임신중지를 진행하기까지는 3주가 더 걸렸다. 기존에 다니던 산부인과에서 수술을 거절했기 때문이다. 최씨는 “다른 병원을 검색해 찾아갔지만 학생 신분으로 90만원의 수술비를 감당할 수 없어 결국 수술을 포기했다”면서 “한 차례 사기를 당한 끝에 온라인으로 중국산 미프진을 구할 수밖에 없었고 한동안 생리가 늦어지는 부작용을 겪어야 했다”고 말했다. 헌재는 2019년 4월 형법 269·270조 각 1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며 2020년 12월 31일까지 법을 개정하도록 했다. 이에 정부는 임신 14주까지 전면 허용, 15~24주에서 조건부 허용, 25주부터는 처벌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 등을 만들었지만 주수 제한에 대한 여성단체의 반대와 생명 경시라는 종교계의 반발로 개정안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낙태를 처벌하지 않는 전제로 입법을 하려면 이와 충돌하는 모자보건법도 손봐야 하지만 이 법 개정안도 여전히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모자보건법 14조는 부모의 신체·정신적 장애가 있는 경우나 강간에 의한 임신, 혈족 간 임신 등 제한된 조건으로만 임신 중지를 허용하고 있다. 관련 제도가 공백 상태로 방치되면서 임신 중지는 여전히 병원의 자의적 판단으로 이뤄지는 상태다. 이 때문에 환자들은 온라인에서 불법으로 유통되는 임신중지약 거래로 내몰리고 있다. 불법 유통이다보니 임신 중지의 효과나 안전성도 담보되지 않고 거래 사기도 흔하게 발생한다. 임신중지약을 판매한다는 한 사이트에 문의한 결과, ‘임신 8주’라고 말하자 다른 검증 없이 쉽게 약을 구매할 수 있었다. 임신 중지약의 안전성과 정품 여부를 묻자 ‘정품이 맞지만 정품 인증서는 확인이 어렵다’며 ‘한국에서 낙태가 불법이라 환불이 어렵다’고 말했다. 나영 셰어 활동가는 “법이 마련되기 이전 정부와 산부인과가 관련 ‘시스템’을 논의할 수 있음에도 이를 방치하고 있다”면서 “건강보험 적용과 유산유도제 도입, 제대로 된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정원 순천향대 산부인과 의사는 “제도가 비어있다보니 의료진 사이에서도 합병증 등 공식적인 논의의 장이 부족한 현실”이라며 “임신 중지를 거절당해 병원을 전전하거나 임신 중지약 사기를 당해 임신이 상당히 진행된 뒤 병원을 찾는 환자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 160만원 훔친 ‘법자’는 왜 징역 4년을 받았나 [판도라]

    160만원 훔친 ‘법자’는 왜 징역 4년을 받았나 [판도라]

    21세 청년은 25만원을 훔쳐 옥살이를 시작했다. 18년이 지나 불혹을 앞둔 청년은 하늘색 수의를 입고 다시 법정에 섰다. 그 사이 그는 청년기의 절반이 넘는 시간을 감옥에서 보낸 ‘법자’(법무부의 자식)가 됐다. 죄명은 매번 절도였다. 이번에 A(39)씨가 훔친 금액은 160만원이었다. 지난 1월 서울 동작구에서 영업이 끝난 카페 5곳에 몰래 들어가 금고 안에 든 현금을 훔치다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출소한 지 고작 5일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A씨는 정읍교도소에서 복역을 마치고 나오면서 받은 70만원으로 생활하다 돈이 떨어지자 다시 범행을 했다. A씨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 강규태)는 지난 4일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범행 규모는 크지 않지만 피고인은 상습적으로 절도 범행을 저질러 수차례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데도 그 습벽을 떨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A씨는 지난 6일 양형이 너무 무겁다면서 항소했다. 이번 판결로 그는 일곱번째 수감생활을 하게됐다. 첫 실형은 2004년 12월, 특수절도죄 사건으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그해 5~6월 약국과 옷가게에 몰래 들어가 현금 20만원과 5만원짜리 금고를 훔친 혐의였다. 소액이지만 이미 같은해 1월 동종 범죄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점이 무겁게 작용했다. 범죄 수법은 한결같았다. 심야 시간에 영업을 하지 않는 가게의 출입문을 흔들거나 발로 차 잠금장치를 망가뜨려 들어가 금고를 공략했다. A씨는 2006년부턴 3~4년 주기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고 그동안 복역한 기간을 모두 합치면 16년 6개월에 달한다. 이 사건 직전에는 출소 당일에 재범을 했다. 3년 옥살이를 하고 2019년 1월 교도소에서 나오자마자 사흘간 5차례에 걸쳐 102만원의 현금을 훔쳤다. A씨는 “양부모의 사망으로 경찰에 대한 원망이 커져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양형 부당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A씨와 같은 상습 절도범을 가중처벌하는 법적 근거는 ‘특가법 5조4’이다. 세 번 이상 절도(미수)죄로 징역형을 받은 사람이 또 범죄를 저지르면 2년 이상 20년 이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과거 ‘장발장법’ 논란이 잇따르면서 헌법재판소가 2015년 상습 절도범을 3년 이상 징역 또는 무기형에 처하는 조항에 대해서는 위헌 결정을 해 처벌이 완화됐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지금보다 가난했던 시절에는 절도죄가 엄벌 필요성이 큰 범죄였는데 시간이 지나고 법감정이 달라지다 보니 이미 상향된 법정형과 괴리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 [씨줄날줄] 인격권/문소영 논설위원

    [씨줄날줄] 인격권/문소영 논설위원

    인격권은 개인의 인격과 관련된 이익을 재산권처럼 보장하려는 권리이다. 인격적 품위와 사회적 평가를 훼손당하지 않을 권리인 명예권, 자신의 성명이 부당하게 사용되지 않도록 하는 성명권, 자신의 얼굴이나 모습이 임의로 사용되지 않을 권리인 초상권, 개인의 사적인 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사생활권 등이 보호의 대상이다. 인격권의 근거는 헌법 제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와 민법 3조 “사람은 생존한 동안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된다”에 있다. 하지만 명문화됐다고 볼 수는 없다. 때문에 그동안 헌법재판소와 대법원 판례로 인격권 일부를 구제·보호해 왔다. 특히 초상권, 성명권, 음성권 등은 각별히 그랬다. 한국의 방송보도는 선진국과 달리 인물을 흐릿하게 처리하거나 음성을 변조해 보도하는 일이 잦아 뉴스의 정확성을 훼손한다는 지적들이 많았다. 서울 민사지방법원은 1982년 7월 23일 본인의 동의 없는 사진이 들어간 책을 판매 금지했다. 초상권 침해의 첫 판례를 만든 이후 언론은 인격권 보호라는 법원의 결정을 존중해 뉴스를 제작해 왔다. ‘몰래카메라’식의 취재 관행을 최소화하고 대화의 당사자 간 음성 공개는 통신비밀보호법의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맹점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음성변조’도 나왔다. 보도에서 범죄자 얼굴과 이름 등 신상공개를 최소화하는 것도 인격권 보호에서 비롯됐다. 법무부가 ‘인격권’을 민법에 신설하겠다고 한다. 누구나 온라인에 사진이나 음성, 동영상, 가짜뉴스를 올리고 빠르게 퍼나르는 시대다. 무질서한 디지털 환경에서 광범위하게 발생하는 명예훼손과 사생활침해의 피해를 줄이고, 손해배상을 허용해 예방적 효과도 노리려는 취지로 보인다. 법무부는 2004·2014년에도 인격권 명문화를 시도했지만 무산된 적이 있다.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한다는 차원에서 명예훼손의 위험이 있더라도 공인 관련 보도는 허용돼 왔다. 인격권 보장이 몰카나 직장 내 갑질을 예방하고 피해를 구제하기 위한 목적이라고는 하지만, 자칫 ‘보도의 성역’을 만드는 건 아닌지도 면밀히 살펴보길 바란다.
  • 헌재 “소지 경위 무관 대마 수입…무기 또는 5년형 처벌 합헌”

    헌재 “소지 경위 무관 대마 수입…무기 또는 5년형 처벌 합헌”

    대마를 수입한 사람을 소지 경위와 무관하게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한 ‘마약류 관리법’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대마 수입죄를 형법상 살인죄와 같은 중범죄와 동일한 법정형으로 규정한 데 대해서도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봤다. 헌재는 6일 마약류관리법이 대마를 구입하지 않고 단순히 소지해 국내로 운반한 경우에도 ‘수입’으로 처벌하는 것에 대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 등에 위반되지 않는다며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심판대상 조항은 마약류관리법 제58조 제1항 제5호 중 ‘대마를 수입한 자’ 부분이다. 청구인 A씨는 2019년 3월 베트남에서 대마오일 카트리지를 여행용 가방에 넣어 수하물로 보내고 비행기에 탑승해 입국함으로써 대마를 수입했다는 범죄사실로 기소됐다. A씨는 소송 중 해당 부분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했다 기각되자 2019년 7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A씨는 “대마를 구입하지 않고 단순히 소지해 국내로 운반한 경우까지 대마의 수입으로 처벌하는 것은 수입의 사전적 의미에 반한다”며 “국외에서 국내로 대마를 단순히 운반만 한 자에 대해 매매 목적 유무 등을 고려하지 않고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는 법정형도 지나치게 무거워 책임과 형벌 간 비례원칙과 평등원칙에도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헌재는 “대마의 사용과 유통이 금지된 국내에 대마를 반입함으로써 국내에서의 대마 유통가능성과 해악을 증대시켰다면 그 대마를 소지하게 된 계기는 마약류관리법에 따른 규제의 필요성 면에서 중요한 고려요소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1961년 마약에 관한 단일협약이나 관세법상 ‘수입’에서도 반드시 구입할 것을 수입의 개념 요소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헌재는 “마약류 유통 행위는 범죄자를 양산하고 마약류 오·남용을 부추긴다는 점에서 주로 자신이 범죄대상이 되는 사용 행위에 비해 엄벌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수출입 행위는 대마를 국제적으로 확산시키고 국내 공급·유통을 더욱 증가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유통행위보다 가벌성이 더 크다”고 했다.
  • 아동·청소년 성폭력 피해자, 해바라기센터서 영상 증인신문 가능

    아동·청소년 성폭력 피해자, 해바라기센터서 영상 증인신문 가능

    아동·청소년 성폭력 피해자가 전국 8개 해바라기센터에서 영상으로 증인신문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지난해 12월 헌법재판소가 성폭력 피해를 입은 미성년자가 법정에 출석해 직접 진술해야만 증언 효력을 인정하도록 한 결정을 두고 2차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진데 따른 후속조치다. 여성가족부는 법원행정처와 함께 오는 11일부터 전국 8개 해바라기센터에서 아동·청소년 성폭력 피해자 영상 증인신문 시범사업을 추진한다고 6일 밝혔다. 시범사업은 경기남부의 통합형 1곳과 아동형 7곳(서울, 인천, 대구, 광주, 경기, 충북, 전북)에서 실시된다. 두 기관은 법정 출석으로 인한 아동·청소년 피해자의 2차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들에게 친화적인 해바라기센터에서 비디오 등 중계장치를 통해 증언할 수 있도록 시범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한 달 간 시범 운영 후 새달 중에는 전국의 모든 해바라기센터로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여가부와 법원행정처는 사업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영상재판 시범사업 안내서’를 마련, 법원과 시범사업기관에 배포할 계획이다. 안내서에는 증인지원·영상재판지원 업무의 처리절차, 증인신문 전후 단계에서의 피해자 상담 및 심리치료 지원, 신뢰관계인·진술조력인의 활용 등의 내용을 담는다. 정영애 여가부 장관은 “아동·청소년 피해자의 법정출석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입법이 조속히 마련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적극 협의해 나가겠다”며 “아동·청소년 피해자들이 상처를 딛고 조기에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피해자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상환 법원행정처 처장은 “법원 내 화상증언실 이용, 이동이 어려운 피해자에 대한 찾아가는 영상법정 실시 등의 방안도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공직자와 ‘김앤장’ 회전문 인사 굴레 [INTO]

    공직자와 ‘김앤장’ 회전문 인사 굴레 [INTO]

    “김앤장도 못 가게 하면 공직자는 어쩌란 말입니까?” 2009년 2월 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윤 후보자가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에서 고액 고문료를 받은 것을 놓고 야당 의원들이 “김앤장이 최고의 로비스트 법률사무소라는 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며 질타하자 답답하다는 듯 내놓은 답변이다. 윤 후보자는 “공직자윤리법에 의해 공직자들이 퇴직하면 일부 로펌을 빼곤 몸을 의탁할 곳이 없다”며 “우리는 (공직을) 그만두면 모랫바닥에 코 박고 죽어야 하냐”고 하소연했다. 윤 후보자는 금융감독위원장 퇴직 후 1년간 김앤장에서 6억원의 고문료를 받았다. 금감원장 재직 시절 김앤장에 5건의 용역을 의뢰하고, 고문으로 활동한 기간에 금감원이 김앤장에 3건의 용역을 의뢰한 점을 두고 유착 관계가 의심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5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017년 12월부터 최근까지 4년 4개월 동안 김앤장 고문으로 재직하며 18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은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계 헤지펀드인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와 매각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있다. 한 후보자의 고문료는 연봉으로 치면 4억여원, 월급으로 치면 약 3500만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한 후보자의 이력을 감안해도 많은 액수’라고 입을 모았다. 한 고검장 출신 변호사는 “변호사 수임료도 아니고 고문료로 월 수천만원을 받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며 “박한철 헌법재판소장도 넉 달간 수억원을 벌어서 문제가 됐지만, 거의 다 수임료였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직에서 퇴직한 지 10년이 지났는데 그렇게 많이 받는 것은 보지 못했다”고 했다.한 후보자를 시작으로 고위 공직자가 퇴임 후 김앤장에 들어갔다가 다시 고위 공직자로 돌아오는 ‘김앤장 회전문 인사’가 재현될 가능성이 커졌다. 외교부 장관 하마평에 오른 박진 전 의원, 인수위 수석대변인 최지현 변호사, 인수위 경제1분과 전문위원 박익수 변호사 등 김앤장 출신이 이미 인수위에 포진돼 있다.  ‘김앤장 회전문 인사’와 고액 자문료 논란은 정권을 막론하고 불거졌다. 이명박 정부의 한승수 국무총리,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등이 김앤장 출신이었다. 한승수 총리는 총리직에서 물러난 뒤 한 달이 지나지 않아 김앤장 고문으로 다시 영입됐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윤병세 외교부 장관,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등 김앤장 출신이 중용됐다. 박 헌재소장 후보자는 2010년 서울동부지검에서 퇴임한 뒤 김앤장에 근무하며 4개월간 2억 4500만원의 수임료와 고문료를 받은 게 알려지며 전관예우 논란이 일었다. 2013년 4월 열린 인사청문회에서는 여당 의원마저 “4개월의 김앤장 근무는 옥에 티”라고 꼬집었다. 이에 박 후보자는 “김앤장 경력이 솔직히 조금 후회스럽다”고 사과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 후보자도 2009년부터 약 4년간 고문료 5억원을 받은 게 논란이 됐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매각,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에 김앤장이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주춤했던 ‘김앤장 회전문 인사’는 문재인 정부에서도 결국은 고개를 들었다. 정권 후반부가 되자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 김진욱 공수처장 등 김앤장 출신이 임명된 것이다.  김앤장 고문은 법조계뿐만 아니라 정계, 재계, 관계 출신을 망라한다. 행정부의 경우 금감원뿐만 아니라 국세청, 관세청, 공정거래위원회,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경찰 출신도 포함된다. 변호사 출신이 아니더라도 김앤장의 고문, 자문, 전문위원으로 발탁된다. 이들의 정확한 역할과 보수는 김앤장 소속 변호사들도 잘 모른다. 고액 연봉을 받고 고급 승용차를 제공받는 정도만 알려져 있다. 2008년 발간된 책 ‘법률사무소 김앤장‘에는 “경제 관료를 포함해서 고위 관료들은 퇴직 뒤 김앤장에 포진한다”며 “먼저 들어간 자와 남은 자가 국내외 거대 자본의 이익을 위해 함께 움직이는 이른바 ‘철의 삼각동맹’(투기 자본·법률 엘리트·정부 관료) 구조가 형성된다”고 써 있다. 미국의 경우도 공직자들이 퇴임 후 민간 기업에 들어가 고액 연봉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한국의 총리에 해당하는 부통령들은 퇴임 후 민간 기업으로 가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 현재 미국 대통령인 조 바이든은 과거 부통령 퇴임 후 펜실베이니아대학 명예교수 직함을 갖고 공익적 활동을 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부통령을 지낸 마이크 펜스는 현재 보수 진영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에 몸담고 있다. 앨 고어 전 부통령은 대선 낙선 후 환경운동가로 나서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딕 체니는 국방장관 퇴임 후 석유시추 민간 회사에 최고경영자로 채용돼 고액 연봉을 받은 게 부통령 후보로 지명됐을 때 논란이 된 바 있다. 하지만 부통령 퇴임 후에는 민간 회사에 취업하지 않았다. 한덕수 총리 후보자는 김앤장 고문으로 일하기 전에 이미 총리를 지냈다.
  • “韓, 수임료도 아닌 고문료 月수천만원 극히 드문 경우”

    “김앤장도 못 가게 하면 공직자는 어쩌란 말입니까?” 2009년 2월 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윤 후보자가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에서 고액 고문료를 받은 것을 놓고 야당 의원들이 “김앤장이 최고의 로비스트 법률사무소라는 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며 질타하자 답답하다는 듯 내놓은 답변이다. 윤 후보자는 “공직자윤리법에 의해 공직자들이 퇴직하면 일부 로펌을 빼곤 몸을 의탁할 곳이 없다”며 “우리는 (공직을) 그만두면 모랫바닥에 코 박고 죽어야 하냐”고 하소연했다. 윤 후보자는 금융감독위원장 퇴직 후 1년간 김앤장에서 6억원의 고문료를 받았다. 금감원장 재직 시절 김앤장에 5건의 용역을 의뢰하고, 고문으로 활동한 기간에 금감원이 김앤장에 3건의 용역을 의뢰한 점을 두고 유착 관계가 의심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5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017년 12월부터 최근까지 4년 4개월 동안 김앤장 고문으로 재직하며 18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은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계 헤지펀드인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와 매각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있다. 한 후보자의 고문료는 연봉으로 치면 4억여원, 월급으로 치면 약 3500만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한 후보자의 이력을 감안해도 많은 액수’라고 입을 모았다. 한 고검장 출신 변호사는 “변호사 수임료도 아니고 고문료로 월 수천만원을 받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며 “박한철 헌법재판소장도 넉 달간 수억원을 벌어서 문제가 됐지만, 거의 다 수임료였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직에서 퇴직한 지 10년이 지났는데 그렇게 많이 받는 것은 보지 못했다”고 했다. 한 후보자를 시작으로 고위 공직자가 퇴임 후 김앤장에 들어갔다가 다시 고위 공직자로 돌아오는 ‘김앤장 회전문 인사’가 재현될 가능성이 커졌다. 외교부 장관 하마평에 오른 박진 전 의원, 인수위 수석대변인 최지현 변호사, 인수위 경제1분과 전문위원 박익수 변호사 등 김앤장 출신이 이미 인수위에 포진돼 있다. ‘김앤장 회전문 인사’와 고액 자문료 논란은 정권을 막론하고 불거졌다. 이명박 정부의 한승수 국무총리,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등이 김앤장 출신이었다. 한승수 총리는 총리직에서 물러난 뒤 한 달이 지나지 않아 김앤장 고문으로 다시 영입됐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윤병세 외교부 장관,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등 김앤장 출신이 중용됐다. 박 헌재소장 후보자는 2010년 서울동부지검에서 퇴임한 뒤 김앤장에 근무하며 4개월간 2억 4500만원의 수임료와 고문료를 받은 게 알려지며 전관예우 논란이 일었다. 2013년 4월 열린 인사청문회에서는 여당 의원마저 “4개월의 김앤장 근무는 옥에 티”라고 꼬집었다. 이에 박 후보자는 “김앤장 경력이 솔직히 조금 후회스럽다”고 사과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 후보자도 2009년부터 약 4년간 고문료 5억원을 받은 게 논란이 됐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매각,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에 김앤장이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주춤했던 ‘김앤장 회전문 인사’는 문재인 정부에서도 결국은 고개를 들었다. 정권 후반부가 되자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 김진욱 공수처장 등 김앤장 출신이 임명된 것이다. 김앤장 고문은 법조계뿐만 아니라 정계, 재계, 관계 출신을 망라한다. 행정부의 경우 금감원뿐만 아니라 국세청, 관세청, 공정거래위원회,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경찰 출신도 포함된다. 변호사 출신이 아니더라도 김앤장의 고문, 자문, 전문위원으로 발탁된다. 이들의 정확한 역할과 보수는 김앤장 소속 변호사들도 잘 모른다. 고액 연봉을 받고 고급 승용차를 제공받는 정도만 알려져 있다. 2008년 발간된 책 ‘법률사무소 김앤장‘에는 “경제 관료를 포함해서 고위 관료들은 퇴직 뒤 김앤장에 포진한다”며 “먼저 들어간 자와 남은 자가 국내외 거대 자본의 이익을 위해 함께 움직이는 이른바 ‘철의 삼각동맹’(투기 자본·법률 엘리트·정부 관료) 구조가 형성된다”고 써 있다. 미국의 경우도 공직자들이 퇴임 후 민간 기업에 들어가 고액 연봉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한국의 총리에 해당하는 부통령들은 퇴임 후 민간 기업으로 가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 현재 미국 대통령인 조 바이든은 과거 부통령 퇴임 후 펜실베이니아대학 명예교수 직함을 갖고 공익적 활동을 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부통령을 지낸 마이크 펜스는 현재 보수 진영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에 몸담고 있다. 앨 고어 전 부통령은 대선 낙선 후 환경운동가로 나서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딕 체니는 국방장관 퇴임 후 석유시추 민간 회사에 최고경영자로 채용돼 고액 연봉을 받은 게 부통령 후보로 지명됐을 때 논란이 된 바 있다. 하지만 부통령 퇴임 후에는 민간 회사에 취업하지 않았다. 한덕수 총리 후보자는 김앤장 고문으로 일하기 전에 이미 총리를 지냈다.
  • “韓, 수임료도 아닌 고문료 月수천만원 극히 드문 경우”

    “김앤장도 못 가게 하면 공직자는 어쩌란 말입니까?” 2009년 2월 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윤 후보자가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에서 고액 고문료를 받은 것을 놓고 야당 의원들이 “김앤장이 최고의 로비스트 법률사무소라는 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며 질타하자 답답하다는 듯 내놓은 답변이다. 윤 후보자는 “공직자윤리법에 의해 공직자들이 퇴직하면 일부 로펌을 빼곤 몸을 의탁할 곳이 없다”며 “우리는 (공직을) 그만두면 모랫바닥에 코 박고 죽어야 하냐”고 하소연했다. 윤 후보자는 금융감독위원장 퇴직 후 1년간 김앤장에서 6억원의 고문료를 받았다. 금감원장 재직 시절 김앤장에 5건의 용역을 의뢰하고, 고문으로 활동한 기간에 금감원이 김앤장에 3건의 용역을 의뢰한 점을 두고 유착 관계가 의심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5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017년 12월부터 최근까지 4년 4개월 동안 김앤장 고문으로 재직하며 18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은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계 헤지펀드인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와 매각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있다. 한 후보자의 고문료는 연봉으로 치면 4억여원, 월급으로 치면 약 3500만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한 후보자의 이력을 감안해도 많은 액수’라고 입을 모았다. 한 고검장 출신 변호사는 “변호사 수임료도 아니고 고문료로 월 수천만원을 받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며 “박한철 헌법재판소장도 넉 달간 수억원을 벌어서 문제가 됐지만, 거의 다 수임료였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직에서 퇴직한 지 10년이 지났는데 그렇게 많이 받는 것은 보지 못했다”고 했다. 한 후보자를 시작으로 고위 공직자가 퇴임 후 김앤장에 들어갔다가 다시 고위 공직자로 돌아오는 ‘김앤장 회전문 인사’가 재현될 가능성이 커졌다. 외교부 장관 하마평에 오른 박진 전 의원, 인수위 수석대변인 최지현 변호사, 인수위 경제1분과 전문위원 박익수 변호사 등 김앤장 출신이 이미 인수위에 포진돼 있다. ‘김앤장 회전문 인사’와 고액 자문료 논란은 정권을 막론하고 불거졌다. 이명박 정부의 한승수 국무총리,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등이 김앤장 출신이었다. 한승수 총리는 총리직에서 물러난 뒤 한 달이 지나지 않아 김앤장 고문으로 다시 영입됐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윤병세 외교부 장관,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등 김앤장 출신이 중용됐다. 박 헌재소장 후보자는 2010년 서울동부지검에서 퇴임한 뒤 김앤장에 근무하며 4개월간 2억 4500만원의 수임료와 고문료를 받은 게 알려지며 전관예우 논란이 일었다. 2013년 4월 열린 인사청문회에서는 여당 의원마저 “4개월의 김앤장 근무는 옥에 티”라고 꼬집었다. 이에 박 후보자는 “김앤장 경력이 솔직히 조금 후회스럽다”고 사과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 후보자도 2009년부터 약 4년간 고문료 5억원을 받은 게 논란이 됐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매각,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에 김앤장이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주춤했던 ‘김앤장 회전문 인사’는 문재인 정부에서도 결국은 고개를 들었다. 정권 후반부가 되자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 김진욱 공수처장 등 김앤장 출신이 임명된 것이다. 김앤장 고문은 법조계뿐만 아니라 정계, 재계, 관계 출신을 망라한다. 행정부의 경우 금감원뿐만 아니라 국세청, 관세청, 공정거래위원회,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경찰 출신도 포함된다. 변호사 출신이 아니더라도 김앤장의 고문, 자문, 전문위원으로 발탁된다. 이들의 정확한 역할과 보수는 김앤장 소속 변호사들도 잘 모른다. 고액 연봉을 받고 고급 승용차를 제공받는 정도만 알려져 있다. 2008년 발간된 책 ‘법률사무소 김앤장‘에는 “경제 관료를 포함해서 고위 관료들은 퇴직 뒤 김앤장에 포진한다”며 “먼저 들어간 자와 남은 자가 국내외 거대 자본의 이익을 위해 함께 움직이는 이른바 ‘철의 삼각동맹’(투기 자본·법률 엘리트·정부 관료) 구조가 형성된다”고 써 있다. 미국의 경우도 공직자들이 퇴임 후 민간 기업에 들어가 고액 연봉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한국의 총리에 해당하는 부통령들은 퇴임 후 민간 기업으로 가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 현재 미국 대통령인 조 바이든은 과거 부통령 퇴임 후 펜실베이니아대학 명예교수 직함을 갖고 공익적 활동을 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부통령을 지낸 마이크 펜스는 현재 보수 진영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에 몸담고 있다. 앨 고어 전 부통령은 대선 낙선 후 환경운동가로 나서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딕 체니는 국방장관 퇴임 후 석유시추 민간 회사에 최고경영자로 채용돼 고액 연봉을 받은 게 부통령 후보로 지명됐을 때 논란이 된 바 있다. 하지만 부통령 퇴임 후에는 민간 회사에 취업하지 않았다. 한덕수 총리 후보자는 김앤장 고문으로 일하기 전에 이미 총리를 지냈다.
  • ‘대만 유학생 사망’ 음주운전자, 징역 8년 불복…또 대법으로

    ‘대만 유학생 사망’ 음주운전자, 징역 8년 불복…또 대법으로

    윤창호법 위헌에도 형량 그대로파기환송 판결 불복해 재상고만취 상태로 차를 몰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대만인 유학생을 치여 숨지게 한 혐의로 징역 8년을 선고받은 50대 남성이 판결에 불복해 다시 대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모(53)씨 측 변호인은 파기환송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3부(부장 차은경·양지정·전연숙)에 이날 상고장을 제출했다. 상습 음주운전자를 가중처벌하도록 한 조항인 이른바 ‘윤창호법’에 대해 위헌 결정이 내려졌지만 파기환송심에서 형량이 줄어들지 않고 1·2심과 같은 형이 선고되자 재차 대법원에 판단을 구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씨는 2020년 11월 서울 강남구에서 술에 취해 과속 운전을 하다 보행자 신호에 따라 횡단보도를 건너던 대만인 유학생 쩡이린(당시 28세)씨를 치여 숨지게 했다. 사고 당시 김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79%였고, 제한속도가 시속 50㎞인 도로에서 시속 80.4㎞로 차를 몰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과거 두 차례 음주운전이 적발된 전력도 있었다. 파기환송 전 1·2심 재판부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와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를 받는 김씨에게 형량 가중요소를 적용해 검찰 구형량(징역 6년)보다 높은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이후 헌법재판소가 2회 이상 적발된 음주운전자를 가중처벌하도록 한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윤창호법)을 위헌이라 결정하면서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이 사건을 2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 검찰은 파기환송심에서 위헌 결정이 나온 조항 대신 일반 처벌 조항을 적용하는 취지로 공소장을 변경했다. 이에 따라 형량이 파기환송 전보다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지만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윤창호법 위헌 결정에도 “죄가 매우 중하다”며 1·2심 재판부와 같은 형량을 선고했다.
  • “靑특활비 공개 막는 대통령기록물법 일부 위헌”…시민단체 헌법소원

    “靑특활비 공개 막는 대통령기록물법 일부 위헌”…시민단체 헌법소원

    문재인 정부를 상대로 특수활동비(특활비) 및 의전비용을 공개하라는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일부 승소한 단체가 청와대의 항소에 헌법소원 및 가처분 신청으로 대응에 나섰다. 한국납세자연맹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기록물법 제11조 제1항은 위헌”이라며 “문재인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5월9일까지 항소심 판결이 나지 않으면 (1심이 공개하라고 한) 청와대 기록물이 대통령기록물로 분류돼 최장 30년간 비공개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대통령 비서실은 김선택 납세자연맹 회장의 청구에 따라 특활비와 김 여사 의전 비용을 공개하라는 서울행정법원 판결에 불복해 법원에 항소장을 냈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1심과 달리 2심에서는 각하 판결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심에서 공개하라고 판결한 특활비 지출결의서와 운영지침, 김 여사 의전 비용 예산 편성 금액과 지출 내용 등이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지정되면 사실상 공개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현행 대통령기록물법 제11조 제1항은 ‘대통령 기록물 생산기관의 장이 정해진 기관 내 대통령기록물을 관할 기록관으로 이관해야 하며 관할 기록관은 대통령 임기 종료 전 이관 대상 기록물을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해당 조항에 따라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지정된 자료는 대통령 임기 종료일 다음 날부터 일반 기록물의 경우 최장 15년, 사생활 관련 기록물은 최장 30년까지 보호 기간이 정해진다. 납세자연맹은 이번 헌법소원에서 대통령 임기 종료 전까지 대통령기록물을 지정해 이관하게 한 대통령기록물법 11조 1항을 문제 삼았다. 납세자연맹은 “‘대통령기록물법’ 입법 취지에 ‘국정운영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라고 명시돼 있음에도, 실제로는 정반대의 결과를 낳고 있어 ‘위헌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대통령 임기가 시작되자마자 정보공개를 청구하고 소송을 제기해도 5년 안에 최종 판결이 선고될 가능성이 낮으므로 이 법 조항이 사실상 정보공개 회피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이 단체는 “헌법소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같은 법 해당 조항의 효력을 정지, 특활비 집행내역과 김정숙 여사 옷값 등 의전비용, 도시락가격 관련 서류 등을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해서는 안된다”며 가처분신청도 함께 제기했다. 헌재는 이날 헌법소원과 가처분 신청을 접수해 심리에 들어갔다. 한편 납세자연맹은 지난 2018년 6월 두 차례에 걸쳐 청와대 특수활동비 지출 내역과 김정숙 여사 관련 의전비용 등에 대한 정보 공개를 청구한 바 있다. 그러나 청와대 측은 “국가 안보 등 민감한 사항이 포함돼 중대한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정보 공개를 거부했다.이에 납세자연맹은 행정소송을 제기해 지난 2월10일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정상규 부장판사)로부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개인정보 등 일부 민감 정보를 제외한 여타 정보를 공개하라는 취지의 판결이었다. 이에 청와대 측은 1심에 불복하고 항소했다. xing@yna.co.kr
  • “국회 정보위 비공개 회의는 위헌… 바뀔 때까지 감시·견제할 것” [우리 삶을 바꾼 변론]

    “국회 정보위 비공개 회의는 위헌… 바뀔 때까지 감시·견제할 것” [우리 삶을 바꾼 변론]

    “국회 정보위원회 회의를 비공개로 하도록 한 국회법은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알 권리를 제한하고 견제와 감시조차 불가능하게 했습니다. 해당 조항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판단은 이런 헌법상 원칙을 재확인한 결정입니다.” 정보위 회의를 비공개로 하도록 한 ‘국회법 54조의2 제1항’과의 싸움은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 같았다. 참고를 할 만한 선례조차 없는 소송인 데다 한국 같은 성문법 체제 국가에서 명문화된 법의 논리를 깨는 일은 만만찮기 때문이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디지털정보위원회 소속 위원장 조지훈(48·사법연수원 38기) 변호사와 간사 서채완(35·변시 5회) 변호사는 4년간 협업을 통해 법리 다툼을 주도했고 결국 헌재의 위헌 결정을 이끌어 냈다. 지난 1월 헌재는 국회법 54조의2 제1항이 국민의 알 권리와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헌법소원 심판에서 재판관 7대2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정보위가 민감한 정보인 국가의 안전 및 기밀에 관한 사항을 다루더라도 국민의 감시와 견제조차 불가능한 식으로 운영된다면 헌법 50조 제1항 의사공개원칙에 위배된다는 것이었다. 지난달 23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민변 사무실에서 만난 조 변호사와 서 변호사는 “선례가 없는 소송에서 문헌상 논리를 깨기 위해 골머리를 앓았는데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왔다”면서 “7대2라는 결과를 보고 헌법을 수호하려는 재판관의 의지를 봤다.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법률 개정안 논의도 비공개 정보위 회의 비공개에 대한 헌법소원은 국가정보원 감시 활동의 연장선이었다. 민변과 참여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등의 연대체인 국정원감시네트워크(국감넷)는 2018년 11월 국정원법 개정안에 대한 법안 심사를 모니터하기 위해 정보위에 법안심사소위원회 회의 방청을 신청했다. 홈페이지에 신청 창구조차 없어 정보위에 직접 전화해 방청 의사를 전했지만 정보위는 단칼에 거절했다. 정보위 회의는 국회법상 비공개가 원칙이라는 이유였다. “국가 안보에 관한 사안도 아니고 단순히 법률 개정안에 대한 논의였는데 원천적 비공개가 옳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전문가인 변호사도 방청 신청조차 어려운데 일반 시민은 접근권이 아예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죠.” 법률 개정안 논의 과정을 알 수 없으니 시민단체로서 입법 과정에 대한 비판도 할 수 없었다. 회의장 내에서 누가 어떤 의견을 냈고 어떤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쳤는지 알아야 문제점을 짚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감넷은 회의 결과를 그대로 수용할 수밖에 없는 현 시스템은 국민의 알 권리와 평등권을 침해하고 헌법에 명시된 의사공개원칙에도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국감넷은 그다음 달 헌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법 54조의2 1항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긴 싸움의 시작이었다.●선례 없는 소송전, 해외 사례도 부족 관건은 국회법 54조2 1항이 국민의 참여를 배제해 국민주권주의에 위배되고 다른 회의와 달리 정보위 회의만 비공개함으로써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승리를 장담하긴 어려웠다. 정보위가 국정원이 수집한 대북 동향 등 국가 안보와 일반인들에게 즉시 공개하기 힘든 기밀 사안 등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었다. “선례조차 없는 문제 제기였기에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막막했습니다. 해외 사례나 관련 논문, 법제처 헌법 주석서 등을 닥치는 대로 찾아봐야 했죠.” 판례가 없는 소송이기에 증거로 활용하거나 참고할 문헌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해외 사례까지 눈을 돌렸지만 그대로 인용할 만한 자료는 없었다. 해외 사례의 경우 우리와는 법 체계 등이 달라 설득력 있는 근거로 활용하기 쉽지 않은 탓이었다. 미국과 독일 등 일부 선진국에서는 정보위 회의 공개 제도를 운영하고 있었지만 참고 수준에서 그쳐야 했다. 그나마 국내 자료 중에는 홍완식 건국대 로스쿨 교수의 논문인 ‘의사공개원칙에 관한 연구’가 주요 참고 자료가 됐다. 헌법 50조 1항은 ‘국회의 회의는 공개한다’고 규정한 뒤 ‘다만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있거나 의장이 국가의 안전보장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는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이를 근거로 볼 때 국회 회의 공개를 제한하는 방법은 최상위법인 헌법에 직접 규정돼 있어 개별적인 법률로는 제한할 수 없다. 개별 법률인 국회법으로 의사공개원칙을 부인하거나 알 권리를 제한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힌트를 얻은 이들은 구체적인 자료를 찾아 가며 국회법 해당 조항의 목적이 정당한지, 수단은 적합한지, 침해를 최소화했는지, 공익과 사익의 균형성이 맞는지 등을 따져 위헌 결정을 위한 논리를 만들어 갔다. 둘은 코로나19가 심각했던 상황에서 밤새 화상회의를 통해 법리를 연구했다. 헌재는 결국 7대2 의견으로 위헌을 결정했다. 재판관 다수는 “특정한 내용의 국회 회의나 특정 위원회의 회의를 일률적으로 비공개한다고 정해 공개의 여지를 차단하는 것은 헌법상 의사공개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국민 알 권리를 침해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은애·이영진 재판관은 “정보위 모든 회의는 실질적으로 국가기밀에 관한 사항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돼 국가안전보장을 위해 회의 비공개가 필요하다”며 소수 의견을 내놨다. 조 변호사와 서 변호사는 이 같은 헌재 결정에 “소수 의견은 다소 아쉽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사실 선례가 없어 동료 변호사 간에도 의견이 분분했다. 헌법불합치 결정이라도 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단순 위헌 결정이 나와 기뻤다”고 말했다. 헌법불합치는 법 조항의 위헌성이 드러났지만 바로 위헌 결정을 내려 해당 규정의 효력을 정지하면 혼란이 예상될 경우 대체 입법이 이뤄질 때까지 한시적으로 법적 효력을 인정해 주는 결정이다. 헌재가 헌법불합치가 아니라 위헌 결정을 내린 것은 국회법 해당 조항의 효력을 즉시 정지해도 큰 혼란이 없다고 본 것이다. ●“국정원 개혁 필요성 절감” 그러나 헌재 결정 이후에도 국회는 변한 것이 없었다. 헌재 결정 이후인 지난 2월 4일과 9일 두 차례 사이버안보법에 관한 정보위 법안심사소위원회 회의가 있었지만 두 회의 모두 비공개로 진행됐다. 위원들이 회의를 비공개로 돌린 탓이다. 해당 회의에서는 국정원을 국가 사이버 위협 대응 체계의 컨트롤타워로 설정하는 법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사이버 위협이 발생했을 때 국정원이 민간 기업까지 관할하도록 한 법안으로 법 개정이 이뤄질 경우 국정원의 권한은 대폭 확대된다. 조 변호사와 서 변호사 입장에서는 정보위 논의를 감시하고 견제하기 위해 지난 4년간 소송에 힘을 쏟고 결국 위헌 결정까지 받아 냈지만 정작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는 상황인 셈이다. 두 변호사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이 민감한 정보를 다룬다는 이유만으로 헌법적 통제를 받지 않는 상황에 대해 개혁의 필요성을 절감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알 권리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끊임없는 감시와 견제를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정보수집과 수사 기능까지 가진 권력 집단의 권한은 다른 기관으로 분산하고 예산은 축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민주사회의 원칙을 파괴하는 침해 행위를 목격했지만 감시와 견제조차 어려운 상황입니다. 우리 동료가 그랬듯 법이라는 무기로 끊임없는 견제와 감시를 해 나가겠습니다.”
  • 대통령 세종집무실, 신청사 설치 유력… “행복도시법 개정이 우선”

    대통령 세종집무실, 신청사 설치 유력… “행복도시법 개정이 우선”

    “높은 건물에 행정안전부가 들어가고, 낮은 것은 대통령 집무실이라는데요.” 31일 오후 5시쯤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신청사 건설 공사장 입구에서 만난 현장 관계자는 이같이 말했다. 신청사는 구불구불 길게 연결된 정부세종청사 중앙쯤에 있다. 15층 규모 건물과 고가 통로로 이어진 4층짜리 낮은 청사 모두 외부 골조 공사가 대부분 끝난 듯했다. 오는 8월 준공할 계획이다.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용산 집무실 시대’를 선언하고, 세종시에 대통령 2집무실을 설치할 수 있도록 조속한 법 처리를 지시하면서 세종집무실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윤 당선인은 대선 중 “세종을 실질 수도로 만들겠다”고 했고, 당선 후 “첫 국무회의를 세종시에서 열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관계자는 “대통령 인수위원회의 결정이 있기 전에는 집무실을 어디에 설치할지 알 수 없다”며 “인수위가 규모 등을 따져 결정하겠지만 상주하는 집무실이 아니어서 효율성 등도 많이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신청사는 당초 행복도시건설청이 행안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추가 이전에 따른 사무공간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계획됐지만 대통령 세종집무실이 급격히 부상하면서 현재 입주기관이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입주는 12월 예정이다. 하지만 세종시에 대통령 집무실을 설치하려면 행복도시건설 특별법 개정이 우선이다. 2004년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특별법’ 위헌 결정에 따라 행정도시로 바꾸면서 제정한 행복도시법에 ‘이전 대상에서 대통령은 제외한다’는 조항을 넣었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에서 여야 후보 모두 세종집무실 설치를 약속했고, 국민의힘 정진석 국회부의장과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의원이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정 부의장은 6월 지방선거 전까지 특별법 개정을 제안하기로 윤 당선인과 뜻을 같이해 조만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법이 개정되기 전 윤 당선인이 세종시에서 국무회의를 개최한다면 정부세종청사 1동 국무총리실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총리실 건물에는 국무회의장이 있다. 대통령이 17개 시도지사와 같이하는 중앙지방협력회의도 열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이다. 이곳에는 대통령 집무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세진 세종시 기획담당은 “행복도시법이 개정돼 신청사에 집무실이 만들어질 때까지 총리실 국무회의장에서 각종 회의를 갖는 게 좋다고 윤 당선인에게 건의했다”고 말했다. 정부청사관리본부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이 부처 업무보고를 받은 총리실 옆 정부세종컨벤션센터도 검토할 만하다”고 했다.원수산 밑에 청와대처럼 대통령 집무실, 비서동에 관저까지 지을 수 있는 부지도 있다. 국무총리 공관과 붙어 있다. 정부세종청사 총리실과 1.2㎞, 국회 세종의사당(2027년 준공 예정)과 0.7㎞ 떨어져 있다. 세종시는 2019년 1월 청와대에 “대통령 집무실은 국정 수행의 효율성을 위해 꼭 필요하다”며 “신청사에 우선 마련하고, 추후 개헌을 통해 청와대처럼 독립 집무실을 갖춰야 한다”고 건의하고 이곳을 후보지로 제시했다. 하지만 윤 당선인이 지난 1월 “세종집무실은 호화롭거나 권위적이지 않고, 관료와 정치인이 자유롭게 소통하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밝힌 데다, 세종시가 진짜 ‘행정수도’로 격상돼 대통령 서울집무실이 폐지되지 않는 한 이 부지에 독립 집무실이 만들어질지는 미지수다.
  • “비서진 일부 상주… 독립된 집무실 제대로 지어야”

    “비서진 일부 상주… 독립된 집무실 제대로 지어야”

    이춘희 세종시장은 3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가끔 내려오더라도 그때마다 비서진이 같이 움직이는 것보다 일부를 세종집무실에 상주시켜야 국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겠느냐”며 “지으려면 제대로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은 정부세종신청사를 사용해야겠지만 결국은 세종시가 ‘행정수도’가 될 것”이라면서 “그때는 독립된 집무실이 필요하다. 위헌 결정이 난 2004년과 달리 수도 이전 찬성 국민이 많아졌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청와대처럼 대통령 집무실, 비서실, 관저 등이 따로 떨어진 게 아니라 백악관처럼 한 건물에 들어가는 형태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은 일과 일상이 나눠질 수 없는 자리이기 때문”이라며 “현 청와대 구조는 총리와 장관이 아니라 비서실 중심으로 움직여 제왕적이란 말이 나온다”고 했다. 그러면서 13부 3처가 이전한 세종시에 대통령 집무실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래야 대통령이 총리, 장관, 공무원과 머리를 맞댈 수 있고 현장 중심 국정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여야 모두 약속하고 양당 국회의원이 개정안을 발의한 것이니 (대통령 2집무실 설치 근거인) 행복도시법 개정을 굳이 미룰 이유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용산 집무실 시대’를 실천하는 것에 대해서도 이 시장은 “그게 ‘행정수도 격상’을 끝내는 시그널은 아니다”라고 봤다. 현행법 안에서 가능한 걸 할 뿐이라는 것이다. 이 시장은 “새 정부가 들어서면 개헌 얘기가 또다시 나올 거고, 그때 충청도를 중심으로 행정수도를 꺼내지 않겠느냐”며 “헌법재판소는 법리를 따지는 곳이지, 수도 이전을 추진하는 기관이 아니다. 수도를 옮기려면 개헌하라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 시장은 “세종집무실이 설치되고 대통령이 자주 내려오면 세종시 위상이 커지고 당초 행정수도 목표에 근접하는 만큼 외교부와 국방부 등을 제외한 나머지 부처와 국가기관이 굳이 서울에 있을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법무부, 여성가족부, 대검 등과 세종시로 이전한 행정안전부 관할 경찰청 등의 이전을 거론했다. 그는 “특히 행정법원은 원고나 피고가 될 중앙부처가 세종시로 옮겼는데 왜 서울에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그런데도 대전지법 지원조차 설치되지 않았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이 시장은 대통령과 정당이 달라진 것보다 대통령의 의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선 때 세종시에 잘하겠다고 했는데, 2008년 착공 예정이던 세종~서울 고속도로가 문재인 정부 들어 착공됐다”며 “윤 당선인이 세종시에 굉장히 긍정적인 만큼 지속적으로 강한 의지를 갖고 챙겨야 한다”고 했다. 이 시장은 “윤 당선인이 국회세종의사당 설치 등 세종시 7대 공약을 실천하고, 뉴스 중심지가 된 세종시에 프레스센터 등 미디어타운을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 ‘비의료인 문신 시술’ 헌재 문턱 또 못 넘었다

    ‘비의료인 문신 시술’ 헌재 문턱 또 못 넘었다

    의료인에게만 문신 시술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한 의료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다시 나왔다. 문신 시술을 합법화해 달라는 ‘타투이스트’(문신사)의 염원이 2016년 결정 이후 또 꺾인 것이다. 다만 헌재에서도 문신 시술을 의료행위와 달리 볼 필요가 있다는 소수 의견이 늘어나는 등 문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상당히 변한 상황이라 국회에서 관련 입법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헌재는 31일 비의료인의 의료행위를 금지한 의료법 제27조 제1항이 직업선택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헌법소원에 대해 재판관 5대4 의견으로 기각했다. 헌재는 “심판 대상 조항이 비의료인의 의료행위를 전면적으로 금지한 것은 중대한 헌법적 법익인 국민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보호하고 국민의 보건에 관한 국가의 보호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것”이라며 “비의료인인 청구인들의 직업선택의 자유가 제한되나 이는 중요한 공익에 비해 그 침해의 정도가 중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무면허 의료행위자 중에서 부작용 없이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 있다고 해도 구분하기는 불가능하고 다른 대안도 없다”며 국가에서 일정한 형태의 자격 인증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김도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타투유니온지회장은 “시대에 뒤처진 결정”이라며 “헌재는 30년 전 대법원 판례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문신 시술을 합법화하기 위한 문신사의 요구는 번번이 법원 앞에서 좌절됐다. 1992년 대법원이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불법으로 판단한 이래 30년 동안 이 판례가 문신 시술에 대한 법적 기준으로 통용됐다. 그럼에도 이날 헌재 결정에 위헌 의견을 낸 재판관이 늘었다는 점에서 변화의 조짐이 감지된다는 평가도 나온다. 같은 사안을 두고 2016년 헌재는 7대2 기각 의견을 내놨지만 이번에는 5대4로 소수 의견이 늘었다. 반대 의견을 낸 이석태·이영진·김기영·이미선 재판관은 “문신 시술은 치료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무면허 행위와 구분되는 만큼 최근 문신 시술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에 따라 이를 달리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헌재 관계자는 “위헌 의견이 2명 늘었다는 측면에서 재판관 인식 등과 관련해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 ‘문신 시술 처벌 정당’ 결정 나왔지만 소수의견 늘어, 입법 논의될까

    ‘문신 시술 처벌 정당’ 결정 나왔지만 소수의견 늘어, 입법 논의될까

    “비의료인 문신 시술 처벌은 정당”6년 전 비해 반대의견 2명 더 늘어헌법재판소 변화 조짐 보인다는 평가의료인에게만 문신 시술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한 의료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다시 나왔다. 문신 시술을 합법화해달라는 ‘타투이스트’(문신사)의 염원이 2016년 결정 이후 또 꺾인 것이다. 다만 헌재에서도 문신 시술을 의료행위와 달리 볼 필요가 있다는 소수의견이 늘어나는 등 문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상당히 변한 상황이라 국회에서 관련 입법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헌재는 31일 비의료인의 의료행위를 금지한 의료법 27조 제1항이 직업선택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헌법소원에 대해 재판관 5대4 의견으로 기각했다. 헌재는 “심판대상 조항이 비의료인의 의료행위를 전면적으로 금지한 것은 중대한 헌법적 법익인 국민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보호하고 국민의 보건에 관한 국가의 보호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것”이라며 “비의료인인 청구인들의 직업선택의 자유가 제한되나 이는 중요한 공익에 비해 그 침해의 정도가 중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무면허 의료행위자 중에서 부작용이 없이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 있다고 해도 구분하기는 불가능하고 다른 대안도 없다”면서 국가에서 일정한 형태의 자격인증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김도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타투유니온지회장은 “시대에 뒤처진 결정”이라며 “헌재는 30년 전 대법원 판례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문신 시술을 합법화하기 위한 문신사의 요구는 번번히 법원 앞에서 좌절됐다. 1992년 대법원이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불법으로 판단한 이래 30년 동안 이 판례가 문신 시술에 대한 법적 기준으로 통용됐다. 그럼에도 이날 헌재 결정은 위헌 의견을 낸 재판관이 늘었다는 점에서 변화의 조짐이 감지된다는 평가도 나온다. 같은 사안을 두고 2016년 헌법재판소는 7대2 기각 의견을 내놨지만 이번에는 5대4로 소수의견이 늘었다. 반대 의견을 낸 이석태·이영진·김기영·이미선 재판관은 “문신 시술은 치료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무면허 행위와 구분되는 만큼 최근 문신 시술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에 따라 이를 달리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헌재 관계자는 “위헌 의견이 2명 늘었다는 측면에서 보면 재판관 인식 등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헌재 결정을 계기로 국회에서도 문신 시술 합법화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현재 국회에는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문신사법’과 같은 당 최종윤 의원이 대표 발의한 ‘문신·반영구화장문신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안’이 계류 중이다.
  • ‘의사만 문신 시술’ 헌재 결정에 “시대 뒤쳐졌다” 비판…합법화 투쟁 예고

    ‘의사만 문신 시술’ 헌재 결정에 “시대 뒤쳐졌다” 비판…합법화 투쟁 예고

    헌법재판소가 31일 의사 면허가 없는 사람의 타투(문신) 시술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한 현행 의료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결정을 하자 타투이스트들이 “시대에 뒤처진 결정”이라며 타투 시술 합법화를 위한 투쟁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타투유니온지회의 김도윤 지회장은 서울 종로구 헌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재는 30년 전 대법원 판례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했다”면서 “사법기관이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타투 시술은 현행 의료법상 ‘의료행위’로 간주된다. 대법원은 1992년 5월 타투 시술 행위가 “진피(표피 아래 두꺼운 세포층)에 색소가 주입될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한 사람에게 사용한 문신용 침을 다른 사람에게도 사용하면 이로 인해 각종 질병이 전염될 우려가 있다”며 의료법이 규율하는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 판례가 지금까지 유지되면서 의료면허가 없는 사람의 타투 시술 행위는 불법 의료행위로 간주돼 형사 처벌되고 있다.헌재 결정은 기존 대법원 판례 기조를 그대로 유지했다. 헌재는 “문신 시술은 바늘로 피부의 완전성을 침해하는 방식으로 색소를 주입하는 것으로 감염과 염료 주입으로 인한 부작용 등 위험을 수반한다”면서 “심판 대상 (의료법) 조항은 의료인만이 문신 시술을 할 수 있도록 해 안전성을 담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지회장은 “타투는 의료행위가 아닌 예술행위”라면서 “의료인에게 타투 시술을 가르쳐도 타투이스트와 같은 예술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 대다수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6월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한국에서 타투(반영구화장 포함)를 시술하는 사람은 최소 약 35만명. 타투 시술을 받은 사람은 최소 약 1300만명으로 추정된다.대한문신사중앙회도 기자회견을 열고 헌재 결정이 “시대 변화를 못 따라가는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입법 공백을 초래한 국회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임보란 대한문신사중앙회 회장은 “현재 국회에 발의된 타투 합법화 관련 법안도 국회에서 논의조차 되고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면서 “5월 3일 국회 앞에서 대규모 문신사 집회를 계획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타투이스트의 자격 및 위생관리 체계를 규정한 여러 법안이 발의된 가운데 최근 국가인권위원회가 국회에 비의료인의 타투 시술 합법화가 필요하다면서 관련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권고한 바 있다.
  • “음주운전 고의성 뚜렷… 국민 법감정 맞춰 양형기준 높여야”

    “음주운전 고의성 뚜렷… 국민 법감정 맞춰 양형기준 높여야”

    지난해 11월 헌법재판소가 반복적 음주운전 행위를 가중처벌하는 ‘윤창호법’에 대해 위헌 결정을 한 후 4개월여 만에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사람 10명 중 7명이 감형을 받은 것으로 30일 드러났다. 엄벌 근거 조항이 효력을 잃게 되면서 이미 재판이 진행 중이던 사건에서 공소장 변경·재심 청구를 통해 감형이 잇따르는 것이다. 음주운전 상습범에 대한 처벌 수위가 약화될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경각심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신문이 헌재 결정 이후 상급심·재심이 선고된 상습 음주운전 사건 확정 판결문 52건 중 유죄가 선고된 49건의 형량을 하급심과 비교한 결과 35건에서 형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 적용됐던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 공소사실이 삭제되면서 처벌 수위가 낮아진 셈이다. 해당 조항은 2회 이상 음주운전을 하면 2년 이상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실형 기간이 줄어든 감형 사례가 14건으로 가장 많았다. 벌금형 감액이 10건으로 뒤를 이었다. 실형이 선고됐다가 집행유예로 감형된 경우와 징역형(집행유예)에서 벌금형으로 바뀐 경우도 각각 5건과 4건에 달했다. 경기도에 사는 A씨도 만취 상태로 고속화도로에서 운전하다 교통사고를 냈지만 위헌 결정으로 징역형을 피했다. A씨는 2020년 11월 고양시 제2자유로에서 운전하다 제대로 전방 주시를 하지 않아 앞차를 들이받았다. 그는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0.153%였고 2016년에도 한 차례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었다. 검찰은 A씨를 음주운전 및 위험운전치상 혐의로 재판에 넘겼고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그러나 적용 법조가 변경된 이후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 1월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사망사고를 내거나 뺑소니를 한 음주운전 사범이 감형되는 사례도 빈번했다. 경남 밀양에 사는 B씨는 2017년 음주운전 전과 이후 2년 만에 다시 무면허 음주운전을 하다가 경운기를 모는 70대 노인을 화물차로 치었다. 노인은 병원으로 옮겨진 지 1시간 만에 숨졌다. B씨는 1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았지만 위헌 결정이 나면서 재심이 개시됐고 징역 3년 3개월로 감형됐다. 윤창호법 위헌 결정이 났지만 재판부가 이례적으로 하급심과 동일한 형량을 선고하기도 했다. 대만인 유학생 사망사고 가해자 김모씨가 지난 29일 파기환송심에서 원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8년의 중형을 선고받은 것이 대표적이다. 강원도 홍천군에서 상습 음주운전을 한 C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유지한 재판부는 “죄질이 나빠 검사가 적용법조를 변경한 점이 양형에 있어 크게 고려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박무혁 도로교통공단 교수는 “음주운전 재범률이 40%가 넘는 현실에서 처벌 수위를 낮춰 국민에게 ‘이 정도 처벌은 감내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주는 것은 위험하다”면서 “음주운전은 그 자체로 고의성이 뚜렷하기 때문에 대법원 양형 기준이라도 높여서 법정형 대비 선고형이 국민의 법감정에 부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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