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헌법소원
    2025-12-24
    검색기록 지우기
  • 방콕
    2025-12-24
    검색기록 지우기
  • 대선후보
    2025-12-24
    검색기록 지우기
  • 소녀시대
    2025-12-24
    검색기록 지우기
  • 건강
    2025-12-2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107
  • “사내하청 2년이상 근무땐 파견근로자”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조립라인에서 2년 넘게 근무한 사내하청업체 근로자에 대해 ‘파견 근로자’로 인정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행정3부(부장 원유석)는 10일 현대자동차 사내하청업체 근로자로 일하다 해고된 최모씨가 중앙노동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재심판정취소 청구소송의 파기 환송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현대차가 최씨가 속한 하청업체 근로자의 작업량, 휴게시간, 방법, 작업속도 등을 직접 지휘하고 구체적인 작업 지시를 내린 사실이 인정된다.”며 “최씨는 현대차의 직접 노무 지휘를 받는 파견근로자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최씨가 현대차의 직접 지휘를 받는 파견 근로자가 아니라는 전제에서 내린 중노위의 재심 판정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현대차 울산공장의 사내하청업체에 20 02년 입사한 최씨는 노조활동 등을 이유로 해고되자 원청회사인 현대차가 실질적인 고용주라며 자신이 부당해고와 부당노동행위를 당했다는 취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2심 재판부는 사내하청은 근로자 파견이 아닌 도급에 해당한다며 최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해 7월 ‘작업명령이 사내하청업체 현장관리인을 통해 이뤄졌더라도 사실상 현대차에 의해 통제됐던 점 등에 비춰보면 최씨는 현대차의 노무지휘를 직접 받는 파견근로자라고 할 수 있다’며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에 대해 현대자동차는 이를 수용할 수 없다며 대법원 상고와 헌법재판소 헌법소원을 통해 최종적인 법적 판단을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생각나눔 NEWS] 남학생의 호소 “이화여대 입학시켜 주세요”

    [생각나눔 NEWS] 남학생의 호소 “이화여대 입학시켜 주세요”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은 여성만 뽑는다. 그러면 남성을 차별하는 것일까. 2009년 로스쿨 입학을 준비하던 남성 3명이 이대 로스쿨이 헌법상 기본권과 평등의 원칙을 위반했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한 가운데, 헌법재판소가 1년 5개월 만인 10일 오후 2시 ‘이대 로스쿨 사건’ 공개변론을 연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과학기술부가 여성만 입학을 허용하는 이대 로스쿨의 인가신청을 받아들인 것이 헌법상 평등권과 직업의 자유, 교육받을 권리 등을 침해한 것인지다. 헌법소원을 낸 엄모씨 등 3명은 “이대 로스쿨 정원 100명은 전국 로스쿨 총정원(2000명)의 5%에 해당한다.”며 “이대로 인해 남성은 사실상 1900명의 정원을 두고 경쟁하는 등 여성에 비해 차별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현재 사법시험에서 여성 합격률이 40%에 육박하고, 판사·검사 임용 비율은 남성보다 오히려 높다.”면서 “여성을 위한 적극적 평등 조치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반면 이대 측은 헌법소원을 낸 남성들이 이대가 아닌 다른 로스쿨에 진학할 수 있는 만큼 기본권 침해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대는 또 “충분한 자격이 있음에도 여대라는 이유로 로스쿨을 설립할 수 없다면 이것이야말로 차별”이라면서 “법조계는 여성 진출이 현저히 적은 직역인 만큼 이를 완화하기 위해서라도 이대 로스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교과부 또한 “이대의 로스쿨 신청이 특별히 문제 될 게 없다고 판단해 인가를 해줬을 뿐이고, 남녀평등 원칙을 위반한 것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학계의 시각도 엇갈린다. 헌법소원을 낸 남성 측 참고인인 한국외대 전학선 교수는 “법관이 되기 위해서는 변호사 자격이 있어야 하고, 변호사가 되려면 로스쿨을 졸업해야 하는 만큼 로스쿨 교육은 단순히 ‘사인’(私人)의 행위로 볼 수 없다.”며 “로스쿨에 여성만을 위한 합격자 정원을 별도로 둔다는 것은 기본권 제한의 비례 원칙에 위배된다.”는 의견을 헌재에 제출했다. 반면 고려대 김하열 교수는 “이대 로스쿨의 모집 요강은 법조인과 여성지도자 양성이라는 사학의 교육이념을 조화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합리적 범위 내의 것”이라는 의견을 헌재에 냈다. 이들은 공개변론에도 출석할 예정이다. 헌재 관계자는 “공개변론을 한다는 것은 조만간 선고를 하겠다는 의미”라면서 “상반기에 헌법재판관 인사가 있는 만큼 3~4개월 뒤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헌재가 위헌 결정을 내린다면 이대 로스쿨은 남성 입학을 허용해야 한다. 이대는 2003년 기혼자에게 입학과 졸업 및 편입학 자격을 주지 않는 금혼(禁婚)학칙이 위헌적 요소가 있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지적에 따라 이를 폐지한 바 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공중보건의 복무위반 땐 남은 기간만 현역 근무

    앞으로 공중보건의와 예술·체육 분야 공익요원, 국제협력봉사요원 등이 복무 위반 사유로 현역병으로 입영하더라도 앞서 근무한 기간을 뺀 나머지 기간만 근무하면 된다. 병무청은 17일 이 같은 내용으로 한 병역법 제35조 3항 등에 대한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7월 공중보건의 등의 신상이동 통보 및 처리에 관해 규정한 병역법 35조 3항 등을 헌법에 맞지 않다고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공중보건의와 예술·체육 분야 공익요원, 국제협력봉사요원, 징병검사 전담 의사, 국제협력의사, 공익법무관, 공중방역수의사로 복무하다가 자격 상실이나 복무 이탈, 복무 위반 사유 등으로 해당 분야 편입이 취소되면 남은 복무 기간을 현역병 또는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해야 한다. 그동안 현역병 등으로 복무하게 되면 앞서 복무한 기간과 상관없이 새로 처분받는 기간을 모두 다시 복무해야 했지만 개정안은 편입 취소 전 근무했던 기간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만 복무하도록 했다. 또 현역병으로 입영해야 할 대상자의 잔여 복무 기간이 6개월보다 적게 남았다면 공익근무요원으로 소집해 남은 기간만 근무토록 했다. 앞서 한의사인 이모씨는 2005년 2월 공중보건의에 편입된 후 2007년 7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한의사 자격을 상실하면서 현역병 입영 통지를 받았다. 이에 이씨는 공중보건의로 근무했던 기간을 빼지 않고 현역병 복무 기간을 모두 채워야 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며 2008년 6월 헌법재판소에 병역법 제35조 제2항, 제3항에 대한 헌법소원을 신청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교원 임용시험 지역가산 점 헌소로 본 정부 인사제도

    교원 임용시험 지역가산 점 헌소로 본 정부 인사제도

    최근 부산교대생들이 초등교사 임용시험 때 적용되는 ‘지역가산점제’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하면서 지역인재 보호를 위한 정부 인사제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산교대 학생 1385명은 지난 13일 “특정 지역 대학을 졸업했다는 이유만으로 가산점을 주는 것은 헌법 25조 공무담임권과 자유민주주의 시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면서 헌법재판소에 지역가산점제도에 대한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지역가산점제란? 지역가산점제는 교사 임용 시험에서 해당 지역 교육대나 사범대 출신에게 1차 시험 100점 만점 중 10% 이내에서 가산점을 주는 제도다. 지역 인재의 수도권 유출을 막고, 지방 교대와 사대를 육성하기 위해 1991년 도입됐다. 하지만 각 지역별로 교사 수요가 줄어들면서 오히려 지방교대 졸업생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방 교대 졸업생이 선발 정원이 상대적으로 많은 다른 지역 교사 선발 전형에 응시할 경우 해당 지역 출신자에게만 가산점이 적용되는 관계로 이들의 교직 진출 기회를 막는 장벽이 되고 있다. 실제로 2010학년도 초등교사 임용시험에 부산교대 시험 응시대상인 06학번 학생은 613명(06년 입학정원 기준)인데 반해 부산지역 교사 모집 인원은 147명에 불과했다. 상당수의 학생들은 다른 지역 모집에 응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같은 논란에 한 중앙부처 관계자는 “교원 채용 제도도 국가 공무원 채용 제도처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역인재 공직진출 보호책은? 공무원 채용을 담당하고 있는 행정안전부는 지역 인재의 활발한 공직 진출 기회를 보장하고 지방 고교 및 대학 교육 정상화를 위해 지역인재 추천 채용제도, 지방인재 채용목표제 등 다양한 전형을 실시하고 있다. 지역인재 추천 채용제는 지역균형 인사정책 실행 차원에서 특정 시·도의 선발인원이 전체의 10%를 넘지 않도록 제한함으로써 사실상 지역인재 보호를 도모하고 있다. 16개 시·도별로 학과 성적 상위 10% 이내에 드는 학생을 학교가 추천하면, 별도의 필기시험과 면접을 거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최종합격자는 1년의 견습근무를 마친 후 7급 공무원으로 임용된다. 지난해 이 전형을 통해 60명이 견습공무원으로 선발됐다. 행안부는 올해 선발 인원을 10명 더 늘리기로 했다. 2005년 도입된 이래 지금까지 이 제도를 통해 총 310명이 선발됐으며 이 가운데 서울소재 대학 출신은 25명(8%)에 불과하다. 지방인재 채용 목표제는 행시나 외시 등 5급 사무관 공개경쟁채용시험(7·9급 공개경쟁채용시험은 해당하지 않음)의 합격자 중에서 지방 학교 출신이 목표 비율(20%)에 미달할 경우 미달한 비율만큼 추가로 합격시키는 제도이다. 학생비율은 많은데도 불구하고 지방학교의 합격자 비율이 낮은 상황에서 지방 인재 육성 및 보호를 위한 제도인 셈이다. 이밖에 지역구분 모집전형은 교육과학기술부가 주관하는 지방 교원선발처럼 특정 지역 출신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모집자체를 지역별로 하는 것이다. 현재 5급과 9급 공채에서 이 전형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선발한 국가직 9급 공채의 경우 전체 1706명 중 21.9%인 373명이 이 전형을 통해 공직에 진출했다. 중앙행정기관에서 주로 일하는 7급은 이런 전형을 두지 않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특정 지역 학생에게만 가산점을 주는 제도는 형평성 논란이 불가피하다.”면서 “단순히 가산점만으로 지역 인재를 육성하고 보호하는 것은 시대 변화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충남·전북 바다조업 수역 신경전

    충남·전북 바다조업 수역 신경전

    전북과 충남이 해상경계 재설정을 놓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충남도와 서천군은 전북 군산 연안을 공동조업수역으로 지정하자고 제의한 데 이어 군산시의 부속 도서 반환을 요구하는 등 전북을 계속 압박하고 있다. 도의회는 최근 정례회에서 ‘충남과 전북 간 공동조업수역 지정 건의문’을 채택하고 이를 청와대와 국토해양부 등에 전달했다. 도의회는 건의문을 통해 “현재 북위 36~37도 선상에 걸쳐 있는 전북도와 충남도 간 해상경계를 북위 36도로 재설정하고 이를 기준 삼아 양측 연안을 공동조업수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요구했다. 충남도의회는 또 “현 해상경계는 일제강점기에 설정된 것으로 이제는 바로잡아야 한다.”면서 “전북 군산시로 편입된 도서를 충남 관할로 환원하고 수산 관계법령도 개정해 공동조업수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의회의 공동조업수역 지정 요구는 지난해 11월 말 서천군이 공식 제기하면서 표면화됐다. 서천군은 이를 위해 전북도가 적극 나서 줄 것을 촉구하는 서명운동도 벌이고 있다. 그러나 해상경계가 충남의 요구대로 북위 36도선으로 재설정될 경우 군산시 개야도·어청도·연도 등 3개 유인 도서가 충남 서천군 관할로 바뀌게 된다. 현재 이들 도서에 살고 있는 660여 가구의 주민이 충남도민으로 바뀌고 서천군 마량항 앞바다까지 설정된 전북 해역은 군산항 앞까지 내려와 바다 관할 면적이 크게 축소된다. 전북도는 “일고의 가치도 없는 사안”이라며 대화를 외면하고 있다. 도는 2002년 12월 군산 해역을 침범한 혐의로 벌금형을 받은 충남 보령 어민이 해상경계를 문제 삼아 소송을 제기했으나 대법원에서 패소해 이미 일단락된 사안이라고 못 박았다. 또 충남도의 요구대로 공동조업수역을 설정할 경우 전북 군산 쪽은 3000㎢가량이 포함되는 반면 충남 서천 쪽은 겨우 200㎢만 내주면 되기 때문에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는 논리다. 전북도는 “공동조업수역 지정을 요구하던 충남이 이제 해상 도계를 재설정해 유인 도서까지 반환하라고 요구하며 공세 수위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이에 섣불리 대응할 경우 군산연안이 분쟁수역화될 수 있어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충남도의회와 서천군은 해상경계 재설정과 공동조업수역 지 정문제를 1914년 조선총독부령 제111호에 의한 부당 사례로 선정해 헌법소원이나 권한쟁의심판 청구, 판례 재심청구를 할 움직임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민간인 사찰’ 문건] 검찰조차 지원관실 ‘눈치’… 사법처리 놓고 의중 살펴

    [‘민간인 사찰’ 문건] 검찰조차 지원관실 ‘눈치’… 사법처리 놓고 의중 살펴

    김종익 전 NS한마음 대표의 사찰 내용을 동향보고 형식으로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보고했다는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정무위(국회) 제기 민간인 내사 의혹 해명’ 문건은 민정수석실에 보고됐을 것이라는 그동안의 정황(지원관실 정영운 컴퓨터 하드디스크에서 나온 ‘민정수석 보고용’ 폴더)이 사실로 확인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가 “(김 전 NS한마음대표의 불법 사찰을) 보고받은 사실이 없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지만, 그 자체가 불법인 민간인 사찰이 민정수석실에 보고됐다는 것만으로도 도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 전 대표의 사법처리를 놓고 검찰이 민정수석실을 통해 지원관실의 의중을 살피고, 민정수석실이 이를 검찰에 알려주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검찰조차 눈치를 볼 정도로 지원관실이 무소불위의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고, 한 민간인을 사찰하고 사법처리하는 데 권력기관이 총동원되다시피 했음을 알 수 있다. 이 문건에 따르면 지원관실은 2008년 9월 김 전 대표 사찰 결과를 민정수석실에 보고했다. 앞서 검찰이 작성한 ‘지원관실 정영운 하드디스크 분석보고서’에서는 김 전 대표와 관련해 ‘BH(Blue House, 청와대 지칭)보고’ ‘민정수석 보고용’ 문건명이 나왔는데, 작성일은 각각 2008년 9월 27일과 10월 1일이다.<서울신문 2010년 10월 26일 자 1·10면> 민정수석실은 9월 말 또는 늦어도 10월 초에 김 전 대표 사찰 결과를 보고받았다고 볼 여지가 다분하다. 물론 정 후보자가 직접 보고를 받았다는 확증은 아직까지는 없다. 하지만 폴더가 ‘민정수석 보고용’으로 돼 있는 만큼 논란이 일 수도 있다. 정 후보자가 민정수석으로 있는 동안 지원관실에서는 다수의 ‘동향보고’ 문건을 작성했다. 검찰이 작성한 ‘김충곤 전 점검1팀장 내부망 하드디스크 분석보고서’에 ‘관심인물동향(2008.10.27.)’ 파일명이 나오는 등 지원관실 직원들의 컴퓨터 곳곳에서 동향보고 파일이 발견됐다. ‘정무위 문건’에 ‘민정수석실에 동향보고 형식으로 보고했다.’고 나온 만큼 이들 문건 내용도 민정수석실에 보고됐을 개연성이 있다. 이처럼 지원관실이 여러 사찰 결과를 민정수석실에 수시로 보고했다면 문제는 간단치 않다. 법적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만약 사실이라면 지시하고 보고받은 사람은 공범으로 처벌되며, 지시받아 실행한 ‘행동대장’(이인규 전 지원관)은 정상이 참작돼 형량이 줄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전 지원관은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앞서 지적했듯이 민정수석실이 김 전 대표의 사법처리에 개입한 점은 논란거리다. 검찰은 2009년 10월 김 전 대표 사법처리 전에 민정수석실을 통해 지원관실의 의견을 요청했고, 지원관실은 민정수석실을 통해 ‘기소 의견’을 제시했다. 민정수석실이 단순 의견전달자일 수도 있지만 조율자 역할도 의심해볼 수 있다. 참여연대 이재근 시민감시팀장은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의 피의자 입장과 다름없는 청와대가 사찰과 관련해 검찰 수사에 개입했다면, 이는 기본적으로 검찰의 독립성을 훼손한 행위임은 물론 도가 넘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당시 수사를 담당한 안상돈 대구지검 차장검사는 “명예훼손은 피해자의 처벌의사가 있어야 하는 반의사불벌죄라 민정수석실을 통해 처벌 의사를 물은 것뿐이며, 지원관실은 의견을 개진할 위치가 아니다.”라면서 “청와대에서 따로 의견이 오지 않았고, 제반 사항을 고려해 기소유예 처분을 했다.”고 해명했다. 법무부도 민간인 불법 사찰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문건에는 ‘이 건(김종익 건)을 청와대(민정)에서 구체적으로 알게 된 경위는’이라는 국회 정무위원들의 예상 질문에 ‘대통령 명예훼손과 관련된 헌법소원이 제기된 것을 알게 된 법무부에서 청와대로 정보를 준 것으로 알고 있다. 청와대(법무)에서는 구체적인 내용을 알고자 김종익에게 연락을 취했는데, 이때 김종익은 일이 더 확대되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답변을 회피했다고 한다.’고 적혀 있다. 김 전 대표는 검찰이 기소유예 처분을 하자 ‘죄도 없는데 범죄자로 낙인 찍혀 억울하다.’는 취지로 2009년 12월 23일 헌법소원을 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황희석 변호사는 “기소유예 처분은 재판 받을 권리도 침해하며 당사자에게 불명예스러운 범죄자 낙인을 남기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김승훈·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씨줄날줄] 비판과 유언비어/육철수 논설위원

    20세기 중후반까지 미국 문화의 중심지였던 뉴욕의 타임스 스퀘어는 1970~80년대에 매춘·마약·범죄의 온상으로 변했다. 이곳이 예전의 모습을 되찾은 것은 1990년대 재개발 덕분이다. 언론·출판·영화기업들이 입주하면서 범죄와 매춘은 자취를 감췄다. 뉴욕 주정부는 범죄와 싸우고 섹스산업을 몰아내는 데 일조했다. 하지만 이 지역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은 일등공신은 ‘시장의 작동’이다. 최근 인터넷 유언비어 논란을 지켜보면서 극과 극을 오간 타임스 스퀘어가 겹쳐 떠오른다. 문명의 이기(利器)인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에 익명의 악의적이고 무절제한 댓글 비방과 유언비어가 난무해서다. 물론 인터넷은 지식과 정보의 창고이자 건전한 비판의 광장이라는 순기능이 여전히 압도한다. 그러나 일부 개인과 세력이 국가·사회를 위협할 만큼 악용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그제 헌법재판소는 ‘미네르바’ 박대성씨가 “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1항은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제기한 헌법소원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렸다. 이 조항의 ‘공익’이 불명확하고 추상적이며, 공익에 대한 판단이 개인의 가치관·윤리관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어떤 표현이나 정보의 해악성 여부를 국가(공권력)가 먼저 재단해서는 안 되며 시민사회의 자기교정 기능, 사상과 의견의 경쟁 메커니즘에 맡겨야 한다.”고 밝혔다. 인터넷에서는 쌍방향성에 의해 수신자가 즉각적인 반론·반박을 통해 무차별적 전파를 차단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헌재의 결정으로 이 법에 의해 기소됐거나 재판을 받는 사람들에겐 죄를 물을 수 없게 됐다. 2008년 금융위기 때 ‘외환보유액 고갈’을 주장한 미네르바 본인은 물론, 촛불정국 때 ‘전경의 여대생 성폭행’과 연평도 피폭 때 ‘예비군 동원’ 유언비어를 퍼뜨린 사람들도 모두 법망을 벗어났다. 헌재가 ‘표현의 자유’에 손을 들어 준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크다. “허위사실도 표현의 자유”라는 헌재의 견해에는 선뜻 동의할 수 없지만, 건전하고 합리적인 비판까지 공권력의 자의적 판단에 의해 위축되게 할 수 없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미네르바 등의 사실왜곡 행위가 국가·사회에 끼친 혼란과 손실을 고려하면 유사행태에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타임스 스퀘어의 도시 건강성 회복이 시장의 작동에 힘입었지만 그 뒤엔 주정부의 엄격한 법집행이 있었다. 인터넷의 건전성을 되찾으려면 시장의 자정기능에 더해 보완입법을 서둘러야 한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미네르바’ 기소 근거 전기통신기본법 위헌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 박대성(32)씨의 처벌 근거가 됐던 전기통신기본법 조항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또 무제한 감청을 허용한 통신비밀보호법에 대해서도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졌다. 헌재는 28일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허위의 통신을 한 사람은 처벌한다.’고 규정한 전기통신법 제47조 1항은 위헌이라며 미네르바 박씨가 낸 헌법소원 심판사건에 대해 재판관 7(위헌)대2(합헌)의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공익의 의미가 모호해 사람마다 가치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표현의 자유에서 요구하는 명확성 원칙에 위배돼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이 조항으로 기소된 천안함·연평도 사건 관련자도 모두 무죄 선고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박씨는 2008년 7월 다음의 아고라 경제토론방에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가 고갈됐다는 글을 올렸다가 지난해 전기통신기본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무죄선고를 받자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또 공안 당국이 법원에서 감청영장을 발부받아 개인의 이메일이나 전화를 무제한 감청하는 데 활용했던 통신비밀보호법 제6조 7항(수사상의 통신제한조치(감청)의 기간이 2개월을 넘지 않아야 하지만 필요하면 2개월 범위 안에서 연장할 수 있다)에 대해 서울중앙지법이 제청한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4(헌법불합치)대2(단순위헌)대3(합헌)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해당 조항은 내년 말까지 개정해야 한다. 그때까지 고쳐지지 않으면 해당 조항은 효력을 상실한다. 헌재는 “범죄수사 목적에 비해 개인의 통신비밀 보호법익이 과도하게 침해받는다.”며 “통신제한조치 기간을 연장할 때 법 운용자의 남용을 막기 위해 최소한의 한계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강행 처리가 무효라며 민주당 문학진 의원 등이 낸 권한쟁의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6대3 의견으로 기각 결정했다. 다만 비준동의안 강행 처리가 국회의원들의 권한을 침해했음을 확인해 달라는 청구는 재판관 7대2의 의견으로 받아들였다. 김승훈·임주형기자 hunnam@seoul.co.kr
  • ‘공익’개념 불분명… 명확성 원칙 어긋나

    ‘공익’개념 불분명… 명확성 원칙 어긋나

    헌법재판소가 28일 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 1항을 위헌이라고 확인함에 따라 촛불집회나 천안함 사태 당시 이 조항으로 기소됐던 이들은 형사처벌을 받지 않게 됐다. 사실상 사문화됐던 해당 조항은 2008년 촛불집회 이후 검찰이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러 파문이 일었지만,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한마디로 허위 사실에 대해서도 표현의 자유를 인정한데 의미가 있다. 해당 조항은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전기통신설비에 의하여 공연히 허위의 통신을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공익’이라는 개념이 불분명하고 모호해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조항이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입법이며 형벌조항인데도,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어긋났다고 본 것이다. 헌재는 “어떠한 표현 행위가 ‘공익’을 해하는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사람마다 달라질 수밖에 없고, 이는 법 전문가도 마찬가지”라며 “다원적인 현대 사회에서는 ‘공익’이 하나로 수렴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또 “‘공익을 해할 목적’과 같은 모호하고 주관적인 요건으로 표현을 규제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에도 위배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반면 이동흡·목영준 재판관은 ““공익을 해한다’는 의미는 국민과 국가의 이익을 해친다는 뜻인 만큼 의미가 불분명하지 않다.”면서 “전기통신설비를 이용한 허위 사실 유포는 강한 파급력이 있어 엄격히 규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지만, 소수에 그쳤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해당 조항은 1961년 신설됐지만 40년 넘게 적용되지 않다가 2008년 촛불집회 이후 검찰이 사용하기 시작했다. 참여연대는 2008년 이후 이 조항에 걸려 실제 재판에서 선고까지 난 경우가 7건이며, 이 중 3건은 유죄, 나머지 4건은 무죄 선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최근 연평도 피격과 관련해 휴대전화와 온라인 등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했던 28명에 대해 이 조항을 근거로 기소했다. 검찰은 조만간 이들에 대한 공소를 취하할 것으로 여겨진다.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는 이들에 대해서는 공소 취하가 불가능해 재판부가 면소가 아닌 무죄를 선고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터넷에 허위 글을 올려 명예훼손이 발생하면 피해자가 글을 쓴 사람 등을 대상으로 민·형사상으로 명예훼손에 대해 문제 삼을 수 있다. 해당 조항의 헌법소원을 제기했던 박대성씨는 헌재 결정 직후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전기통신법은 구시대적인 법률로 개인 인권을 침해하는 이런 법률은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2년간 재판을 받으면서 표현의 자유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꼈다. 정부가 개인과 단체, 언론에 대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긴급조치 위헌’ 대법-헌재 갈등?

    유신헌법의 긴급조치가 헌법에 어긋나는지에 대해 최고 사법기관인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엇갈리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16일 유신시대 대통령 긴급조치 1호가 위헌이라며 상고한 오종상(69)씨에 대해 무죄 판결<서울신문 12월 17일 자 1·6면>을 내렸다. 반면 헌재는 이보다 9개월 앞서 긴급조치 9호에 대해 위헌심판 청구가 부적합하다며 각하 결정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헌재에 따르면 제2지정재판부(재판장 목영준 재판관)는 지난 3월 긴급조치 9호를 위반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다가 재심에서 면소(免訴·형사재판에서 소송절차를 끝냄) 선고를 받은 한모씨가 낸 헌법소원에서 각하 결정을 내렸다. 한씨는 긴급조치 선포를 규정한 구 헌법(유신헌법) 53조가 위헌이고, 위헌인 법령에 의해 유죄를 선고받은 만큼 재심에서 면소가 아닌 무죄 판결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헌재는 “헌법 개별규정은 위헌심사의 대상이 될 수 없고, 법 개정으로 인해 재심이 열렸더라도 법원은 형사소송법에 따라 면소를 선고할 수밖에 없다.”며 각하했다. 헌재의 이 같은 결정은 그러나 “법령의 폐지 이유가 헌법에 위반된 경우라면 피고인에게 면소를 할 수 없고,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이번 판결 취지와는 다르다. 한씨의 법률 대리인이었던 조영선(법무법인 동화) 변호사는 “당시 청구 취지 중에는 긴급조치 9호가 위헌이라는 내용도 있었지만, 헌재가 이 부분을 판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헌재는 또 긴급조치 1·2·9호가 위헌이라는 청구가 제기됐지만,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태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 때문에 대법원이 헌재의 결정을 기다리지 않고 선수를 쳐 위헌 판결을 내렸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한편 헌재는 대법원 판결 이후 계속 곤혹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헌재 관계자는 “전원합의체가 아닌 지정재판부 결정은 헌재의 공식적인 입장이라 할 수 없다.”면서 “대법원 판결이 과거사를 정리하고 반성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지만 헌재 위헌 결정과는 달리 피해자를 현실적으로 구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전원합의체 판결은 긴급조치의 경우 대법원이 위헌 여부를 심사할 수 있다는 의미이지, 헌재를 배제한 것은 아니다.”라며 두 사법기관 간의 갈등으로 비치는 것을 경계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출판전문가 5인이 되돌아본 2010

    2010년을 돌아보는 출판 동네의 목소리는 간명하다. ‘우려 반, 기대 반’으로 희망과 낙담이 교차한다. 출판 패러다임의 거대한 변화를 잉태한 전자책 열풍부터, 인문학 독서 붐 등은 출판계를 고무시키는 소식들이었지만, 도서정가제와 사재기를 둘러싼 논란, 군부대의 불온도서 금지 조항의 헌법재판소 합헌 판결 등은 출판계의 어깨를 축 늘어뜨리게 하는 소식들이었다. 한희덕 도서출판 섬앤섬 대표, 여승구 도서출판 지형 대표, 맹한승 PS커뮤니케이션 이사, 박익순 대한출판문화협회 사무국장, 장택환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독서진흥부장 등 다섯 명에게서 의견을 들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明 전자책 활성화·인문학 독서붐·추모열기 후끈 늘 새로운 도전은 불안감과 함께 온다. 도전의 결과가 항상 성공인 것만도 아니다. 본격적으로 도입되고 있는 전자책 관련 담론은 출판계의 판도를 바꿀 전망이다. 한국출판인회의가 주도해 설립한 전자책관리업체인 ‘한국출판콘텐츠’로부터 시작해 예스24, 인터파크 등이 전자책 단말기를 내놓았고 스마트폰도 가세했다. 다섯 사람 모두 전자책 시장 활성화를 꼽았다. 맹 이사는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각종 앱이 개발되는 등 대한민국 출판 시장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음을 느끼게 해 주는 의미심장한 변화의 신호탄”이라고 바라봤다. 한 대표는 “출판 시장의 의미있는 변화임에는 틀림없지만 정부가 나서서 책임감 있게 전자책 표준을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문학 독서 붐도 그 뒤를 이어 훈훈한 분위기 연출의 주역으로 꼽혔다.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필두로 장하준 교수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등이 흐름을 이끌었다. 특히 여 대표는 ‘정의란’을 베스트이자 워스트로 꼽아 눈길을 끌었다. 그는 “한두 권이 베스트셀러로 롱런하긴 했지만 여전히 인문학 출판사들은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하버드대라는 간판과 대대적 광고 공세 등을 통해 확대 재생산하는 ‘베스트셀러 공식’이 인문학 분야에서조차 통하게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대중 자서전’, ‘운명이다’ 등 전직 대통령 자서전 등이 추모 열기 속에서 각광을 받았고 “말빚을 남기고 싶지 않다.”는 법정 스님의 유언에 따라 법정 도서 다시 읽기도 상반기 출판계를 이끌었다. ●暗 서점가 책값할인 힘겨루기·표절논란·판권경쟁 도서정가제, 책값 할인 문제를 둘러싼 출판계 내부의 힘겨루기가 수면 위로 터져나와 아직도 지속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7월 19% 할인 판매를 용인하며 사실상 온라인 서점의 손을 들어줬다. 출판계와 오프라인 서점은 이에 대해 지난 9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박 국장은 “도서정가제를 지키려는 출판계의 노력은 벽에 부딪히고 말았다.”면서 “당장은 할인 판매가 독자들을 위한 조치로 보이지만 결국은 책값 인상으로 귀결돼 출판계와 독자들 모두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출판계의 고질적인 관행인 사재기를 통한 베스트셀러 조작 문제에 대해서도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높았다. 출판물불법유통신고센터는 3월 네 곳의 출판사를 사재기 혐의로 문화부에 신고했다. 논란과 곡절을 거치며 혐의 없음으로 결론지어졌지만 올바른 독서 문화 정착을 위한 유통 질서의 확립 필요성은 여전한 과제로 남겨졌다. 여 대표는 “무혐의로 처리됐지만 편법적 사재기와 타겟 마케팅의 도덕적 정당성까지 부여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 10월 헌법재판소가 ‘군 불온도서 금지’를 합헌으로 결정한 점도 출판계 안팎을 우울하게 만들었다. 장 부장은 “군인들이 책 읽을 권리를 침해받지 않도록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 ‘강남몽’, ‘덕혜옹주’ 등 도서들의 표절 논란과 부산의 동보서적 등 중소 서점들의 폐업, ‘1Q84’를 둘러싼 판권 경쟁 등도 출판계 사람들의 얼굴을 화끈거리게 만들었다. 베스트, 워스트 소식을 떠나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가 출판사의 인력난과 청년실업 문제의 윈-윈을 꾀하며 시행한 청년인턴 인건비 지원도 관심을 받았다. 서울국제도서전은 예년보다 참여 규모가 줄어들었다는 평가 속에서도 늘 불참하던 문학동네가 동참해 눈길을 끌었다.
  • [지방시대]정치 갈등 협상으로 풀어야/하혜수 경북대 행정학 교수

    [지방시대]정치 갈등 협상으로 풀어야/하혜수 경북대 행정학 교수

    세계적 협상가인 허브 코헨은 자신의 저서 ‘협상의 법칙’에서 세상의 8할은 협상이라고 했다. 세상사는 대화와 양보를 통해 풀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우리 정치권은 대화 대신 투쟁을 선택하고, 협상보다는 법정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국회는 연평도 포연이 채 가시기도 전에 4대강 예산을 놓고 극한 투쟁을 벌이고 있고, 서울시의회는 무상 급식조례를 놓고 서울시장과 갈등을 빚다가 날치기 통과라는 극단적 대립을 선택했다. 얼마 전 국토해양부는 낙동강 사업을 놓고 경남도와 갈등을 빚다 사업권 회수라는 카드를 빼들었다. 대개 갈등 해소를 위한 방법에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 협상을 통해 서로의 욕구(이해관계)를 확인하고 조정하는 방법이다. 둘째, 소송을 제기하여 사법기구의 판결에 맡기는 방법이다. 셋째, 폭력과 강제력(공권력) 등 권력으로 제압하는 방법이다. 우리는 유독 협상보다는 권력과 소송을 택한다. 장외 투쟁과 단상 점거는 전자에 속하고, 민사·행정소송과 헌법소원은 후자에 속한다. 협상을 통해 갈등을 풀어야 하는 이유는 비용뿐만 아니라 후유증 때문이다. 옛날부터 송사를 하면 원수지간이 된다고 했다. 권력으로 제압하면 굴욕감과 정신적 상실감이 커질 것이다. 하지만 협상의 경우 가끔 추가 협상과 재협상이 있지만 일단 합의하면 갈등이 재연될 공산이 적고 후유증이 거의 없다. 서울시의 무상 급식조례 갈등은 결국 재의결이라는 절차 이후 대법원으로 가게 될 것이다. 협상으로 해결할 수는 없었을까? 서울시의 갈등은 ‘필요 충족도’라는 객관적 기준에 합의했다면 심각한 지경에 빠지지 않았을 것이다. 무상 급식이 필요한 소득계층에 대해 합의하면 해당 학생수와 그에 필요한 예산이 얼마나 필요한지 자동적으로 계산되기 때문에 도입의 범위를 놓고 투쟁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객관적 기준이 아닌 전면 무상 급식이라는 정치적 수사나 상징에 매달리다 보니 파워 대결로 치달은 것이다. 낙동강사업은 원래부터 협상으로 풀기 위한 조건을 갖추지 못했다. 경남도의 반대 이유는 강바닥 준설과 보 설치가 수질오염을 부채질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준설과 보 설치 외에 다른 구간의 사업에 대해서는 추진 의지를 보여야 했다. 경남도 대행사업 구간(13개 공구)의 공정률은 낙동강 전체 공정률 32.3%에 훨씬 못미치는 16.8%에 그치고 있고, 4개 공구는 1.6%에 불과하며, 47공구는 착공조차 못했다. 때문에 수질오염 방지와 도민의 건강권을 위한 경남도의 요구는 정당성에 의문이 생기고, 사업 반대를 위한 제스처로 비춰지기에 충분했다. 만약 준설과 보 설치 외의 사업에 대한 공정률을 높이면서 수질오염에 대한 개선을 요구했다면 중앙정부에서도 경남도지사의 주장을 정치적으로만 해석할 수 없었을 것이다. 정치 갈등의 공통점은 정당의 차이에 있다. 미래에는 이러한 정치 갈등이 더욱 빈번할 것이다. 그때마다 세를 과시하고 소송에 의지한다면 그에 따른 비용과 상처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된다. 이제부터 정치 갈등은 협상으로 풀어야 한다. 협상이 권력과 소송보다 효율적이고 적합하기 때문이다. 적자생존의 법칙에 따라 미래 사회에는 투쟁보다는 협상에 강한 지도자가 승리할 것이다.
  • “학교인근 PC방 금지 합헌”

    학교 인근에서 PC방 영업을 못 하게 한 법 규정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헌법재판소가 결정했다. 헌재는 윤모씨 등 2명이 “학교환경위생 정화구역 내에서 PC방 영업을 금지하는 법 규정(구 학교보건법 제6조 1항 15호)은 직업의 자유 등을 침해한 것”이라며 제기한 헌법소원 심판청구 사건에서 재판관 7(합헌)대 2(헌법불합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29일 밝혔다. 헌재는 “법 조항은 학교 주변의 유해환경을 제거하고 청소년들이 학습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를 갖춰 주기 위한 것으로,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며 “직업 수행이 제한되는 범위가 학교정화구역에 국한되는 만큼 기본권 제한의 정도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물을 PC방 용도로는 사용하지 못하지만 다른 용도로 쓸 수는 있다.”며 “재산권 제한 정도가 건전한 교육환경 조성이라는 공익과 비교할 때 과도하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보복우려 증인 비공개 합헌”

    증인이나 그의 친족이 보복을 당할 우려가 있을 때 증인의 인적 사항을 비공개로 하고 증인신문에서 피고인을 퇴정시킬 수 있도록 한 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증인에 대한 피고인의 반대 신문을 실질적으로 불가능하게 해 재판청구권 등을 침해한다.”며 김모씨 등이 낸 특정범죄신고자 등 보호법 조항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청구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28일 밝혔다. 헌재는 “해당 법 조항은 형사절차에서 국민이 안심하고 자발적으로 협조할 수 있도록 범죄 신고자 등을 실질적으로 보호함으로써 피해자의 진술을 가로막는 요소를 제거하기 위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헌재 “남성만 병역의무 합헌”

    남성에게만 병역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5일 남성에게만 병역의무를 부과한 병역법 조항이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며 김모(29)씨가 낸 헌법소원에서 재판관 6(합헌) 대 2(위헌) 대 1(각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집단으로서의 남자는 집단으로서의 여자에 비해 전투에 적합한 신체적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남녀간 신체적 특징의 차이에 기초해 최적의 전투력 확보를 위해 남자만을 병역의무자로 정한 것이 현저하게 자의적이라고 보기 어려워 평등권을 침해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보충역이나 제2국민역 역시 국가비상사태에 병력동원이나 근로소집 대상이 돼 신체적 능력과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경기 뉴타운사업 주민 반대로 휘청

    경기도 내에서 추진되고 있는 뉴타운 사업(재정비 촉진사업)이 지역 주민들의 반대와 함께 지구지정 취소 소송이 잇따르면서 휘청거리고 있다. 17일 도에 따르면 도가 지정한 12개 시·군, 23개 뉴타운 지구 가운데 재정비 추진계획이 수립된 지구는 고양 능곡·일산, 남양주 덕소 등 11곳에 불과하다. 촉진계획이 수립되지 않은 군포 금정은 지난 9월 지구 지정이 취소됐으며 나머지 지역 11곳의 지구도 지구지정 이후 3년 이내에 사업계획을 결정하지 못할 경우 지구지정이 취소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22개 뉴타운지구 가운데 부천 소사·원미, 광명, 안양 만안, 구리 수택·인창 등 5개 지역에서 뉴타운 지구지정 취소 소송을 제기하는 등 사업 추진에 발목을 잡고 있다. 안양 만안에서는 뉴타운 사업의 근간이 되는 도시재정비 촉진특별법(도촉법)으로 기본권을 침해당했다며 일부 주민들이 지난 2일 헌법소원을 냈다. 이들은 “도촉법이 주민 동의 없이 재정비 촉진사업이 가능하도록 규정하면서 헌법에 보장된 거주 이전의 자유와 재산권 보장 등 기본권이 침해당했다.”고 주장했다. 군포시의 군포지구도 주민들이 오는 26일 지구지정 취소소송을 제기하기로 하는 등 곳곳에서 진통을 겪고 있다. 도는 이와 관련, 부동산 경기침체 여파로 주민 부담이 늘어나는 등 사업성이 떨어진 데다 낮은 재정착률 우려 등을 이유로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경기개발연구원이 조사한 결과 뉴타운사업지구 내 원주민 가구 가운데 67%가 세입자이고, 50%가량이 저소득층 가구여서 지구 내에서 다시 정착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에 앞서 주민 동의를 구하는 절차가 요식적으로 이뤄졌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구리 뉴타운 시민비상대책위원회 측은 “시가 사업을 추진하면서 진행한 주민 찬반조사가 소수 의견만을 반영해 주민 의사가 왜곡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해당 시·군에서 설문조사 및 공람 등을 통해 주민의사를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부동산 경기침체로 뉴타운 사업의 사업성이 떨어진 게 주민들이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로 분석되고 있어 사업성 확보를 위해 정부 지원을 요청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청목회, 권익위·국회 환노위 접촉했다

    청목회, 권익위·국회 환노위 접촉했다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청목회) 간부들이 고용보험법 개정을 목적으로 올 초 이재오 당시 국민권익위원장(현 특임장관)과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기획재정위원회·환경노동위원회 의원, 권익위 직원 등과 잇따라 접촉했다는 진술도 처음 나왔다. 4일 본지가 단독 입수한 15분 29초 분량의 ‘2010년 3월 6일 경상남도 청목회 한마음대회’ 동영상 자료에 따르면 현재 구속된 최윤식 청목회 회장이 등장해 “고용보험료를 우리(청원경찰)가 왜 내야 하느냐고 변호사 자문을 받으니까 전부다 내야 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아무리 대법원 판례가 있지만 길이 있겠다 싶어서 제일 먼저 이재오 권익위원장을 찾아갔다.”고 말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청원경찰의 고용보험 가입이 청목회 내부에서 문제가 된 것은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 ‘지자체 소속 청원경찰도 고용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기 때문이다. 최씨는 올해 초 변호사에게 헌법소원과 행정심판으로 법 개정이 가능한지 의견을 물은 뒤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결과가 나오자 지난 1월 이 장관을 찾아간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전북) 익산에 가서 이재오 위원장과 면담을 신청했다. 거기서 쭉 설명을 드렸더니 그분도 ‘보니까 문제점이 너무 많다. 담당자에게 조사하라 시켰으니 기다려라’고 했다. (나중에) 연락을 받고 권익위에 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장관 관계자는 “익산에서 지역사회 간담회 자리가 있었는데 각 단체 대표 16명 중에서 익산 청목회장이 참석했다.”면서 “각 단체의 의견을 건의만 하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이후 이 위원장을 다시 만나지 못하고 지인의 도움으로 권익위 직원을 소개받아 노동부에 압력을 행사했다고 말했다. 그는 “선배가 ‘우리 조카가 권익위에 출입하니 도와달라고 얘기해라’고 말해서 전화했다.”면서 “그래서 (그분이) 전화해 주더니 ‘고용보험법 해주겠다’고 했고 우리의 ‘빽’이 오늘 또 한번 발휘가 됐다. 권익위가 3월 16일까지 이런 문제가 있으니 다시 보고해 달라고 노동부에 공문을 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권익위 측은 “정상적인 루트로 의견을 받았고 같은 해 3월 노동부에서 최종적으로 거부의견을 보내와 사안이 이미 종결처리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울러 국회 환노위 의원들과의 만남을 통해 고용보험을 의무가 아닌 선택적으로 가입할 수 있도록 약속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최씨는 “이재오 권익위원장 다음에 환노위 한나라당 간사, 민주당 간사를 찾았다.”면서 “의원님은 ‘(고용보험법) 시행령을 고치면 된다. 바로 고쳐주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심지어 “김재윤 의원님은 ‘(담당기관에) 서면질의해서 답이 시원찮으면 내가 입법발의하겠다’는 얘기를 해줬다.”면서 “우리 각자 의원님들하고 너무 친해 놓으니까 너무 일을 많이 도와주신다.”고 덧붙였다. 당시 민주당 환노위 간사였던 김 의원 측은 “최씨가 찾아와서 법 개정을 논의한 것은 맞지만 후원금은 받은 적도 없고 그쪽에서 준 것도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최씨는 기재위에서도 수완을 발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청원경찰법을 개정하면) 돈이 200억원 이상 들어가는데 (지난해) 12월 10일 통과해서 12월 29일 국회 본회의까지 통과된 것은 오로지 우리 하나밖에 없다.”면서 “10월 행안위 회의록을 보면 경찰청이나 기획재정위에서 안 된다고 싸우고, 싸우고 하다가 ‘2011년 1월에나 한다’고 했는데 12월까지 (개정 가능하도록) 중간역할을 하신 분이 권경석 의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권 의원실 관계자는 “그런 사람(청목회 간부)은 의원님이 만날 이유도 없고 전혀 만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軍부대 내 불온서적 소지금지 합헌

    軍부대 내 불온서적 소지금지 합헌

    장병들에게 부대 내에서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이른바 ‘불온서적’을 보지 못하게 하는 것은 헌법상 기본권 침해가 아니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28일 “군인의 불온도서 소지·운반·전파 등을 금지하는 ‘군인복무규율’(제16조 2항)이 위헌이라며 군법무관 박모씨 등이 낸 헌법소원에서 재판관 6(합헌)대3(위헌) 의견으로 기각했다. 또 국방부장관과 육군참모총장이 내린 ‘군내 불온도서 차단대책 강구지시’에 대한 헌법소원은 재판관 5대4 의견으로 각하했다.헌재는 “군인복무규율은 국군의 이념 및 사명을 해할 우려가 있는 도서로 인해 군인들의 정신전력이 저해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군 정신전력이 군사력의 중요한 부분인 점을 감안하면 불온도서 소지·전파 등을 금지하는 규율은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군의 정신전력 보존과 국가안전보장이라는 ‘공익’이 군인의 알권리라는 ‘사익’보다 결코 작다 할 수 없다.”며 “법익 균형성 원칙에도 위배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강국 재판관은 “군인복무규율의 법적 근거인 군인사법이 포괄위임입법금지원칙을 위반한 만큼 규율도 위헌으로 봐야 한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이공현·송두환 재판관도 “인간의 정신적 자유인 ‘책 읽을 자유’를 제한하면서도 금지하는 도서의 범위를 엄격하게 한정하지 않았다.”며 위헌 의견을 냈다. 노희범 헌법재판소 공보관은 “이번 헌재 결정은 국방부가 지정한 도서들이 불온서적이라고 판단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2008년 7월 ‘나쁜 사마리아인들’ ‘지상의 숟가락 하나’ ‘삼성공화국의 게릴라’ 등 총 23종의 서적을 불온서적으로 지정하고, 부대 내에 비치하거나 반입하는 것을 금지했다. ‘군인은 불온 유인물과 도서를 소지·취득해서는 안 된다’는 군인복무규율을 법적 근거로 삼았다. 이에 반발한 박씨 등 군법무관들은 군인복무규율과 이 규율 제정 근거인 군인사법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는데, 국방부가 이들을 파면하는 등 중징계해 파장이 더 커졌다. 법무관들은 부당한 징계라며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에서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패소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광양상공회의소 독자설립 가능하다

    전남 광양상공회의소 독자 설립인가를 놓고 일어난 행정소송에서 법원이 최종적으로 독자 설립을 허용했다. 광주고법 행정3부(부장 윤성원)는 27일 순천·광양상의가 전남도를 상대로 낸 광양상의 설립인가 처분취소소송 파기 환송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법원은 “광양상의 설립 인가를 취소해 달라.”는 순천·광양상의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전남도의 광양상의 설립인가 처분을 적법한 것으로 판단했다. 광양상의는 회장과 부회장, 상임위원 등 임원 50명과 연 매출 40억원 이상 되는 280여개 당연 회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전남도는 2008년 12월 광양상의 설립을 공식 인가했으나 순천·광양상의는 “하나의 관할구역에 2개의 상의를 중복으로 설립하도록 인가한 것은 상공회의소법에 어긋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순천·광양상의는 1, 2심에서 이 같은 주장이 받아들여져 승소했지만, 대법원은 설립 허용 취지로 이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와 관련 순천·광양상의 관계자는 “광양을 대표하는 상공회의소가 존재하고, 상공회의소법에 분리 조항이 없는데도 신설로 적용해 허가를 한 것은 국민의 기본권인 결사의 자유에 위반된 만큼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낼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광주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비위로 해임땐 공무원 못해” 헌재, 경찰공무원법 합헌 결정

    비위로 해임된 공무원은 경찰로 임용할 수 없다는 경찰공무원법 조항은 합헌이라고 헌법재판소가 결정했다. 헌재는 ‘징계에 의해 해임 처분을 받은 사람은 경찰로 임용할 수 없다.’는 경찰공무원법 제7조 2항 6호의 규정이 헌법상 공무담임권을 침해했다며 황모씨가 낸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4(합헌)대 4(위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7일 밝혔다. 위헌 결정이 내려지려면 재판관 6명 이상이 위헌 의견을 내야 한다. 헌재는 “이 조항은 경찰공무원직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유지하고 정상적인 직무수행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입법목적이 정당하다.”고 밝혔다. 또 “해임은 공무원 비위의 내용이 매우 중대할 때 내려지는 처분으로 경찰공무원 직무의 성격과 중요성에 비춰볼 때 지나치게 과도한 조치로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강국·조대현·민형기·목영준 재판관은 “해임 공무원도 군인이나 검사로는 3~5년의 임용 결격기간이 지나면 임용이 가능하다.”면서 “경찰로는 영구히 임용될 수 없게 한 것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로 헌법상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위헌 의견을 제시했다. 교통경찰이었던 황씨는 1985년 금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해임됐다. 황씨는 5년 뒤인 1990년 순경 특별채용시험에 합격해 다시 18년간 경찰로 재직하다, 과거 해임 처분을 받았다는 이유로 임용 취소 통지를 받았고 헌법소원을 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