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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시 폐지 합헌 “로스쿨, 약자 배려 有”…네티즌 “흙수저 희망 앗아갔다”

    사시 폐지 합헌 “로스쿨, 약자 배려 有”…네티즌 “흙수저 희망 앗아갔다”

    헌법재판소(소장 박한철)는 29일 사시를 폐지하는 변호사시험법 부칙이 합헌이라고 결정했다. 헌재는 재판관 5(합헌)대 4(위헌)의 의견으로 사시 수험생들이 낸 헌법소원을 기각했다. 1963년부터 실시된 사시는 사시 존치 입법이 없다면 내년 2차 시험이 마지막 시험이 된다. 박한철 소장 등의 다수의견은 “로스쿨에도 약자 배려 장치가 있다. 지금은 새 제도가 도입 취지대로 정착될 수 있도록 힘을 모을 때”라고 의견을 냈다. 헌재는 변호사시험 응시 기회를 로스쿨 졸업 후 5년 이내에 5회까지로 제한하는 변호사시험법에 대한 일부 로스쿨 졸업생들의 헌법소원에 대해서 합헌 취지로 각하했다. 이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다음과 같았다. 사법시험 존치를 희망하는 댓글이 많은 공감을 받았다. 약자 배려장치....약자가 장애인이냐?(jazz****), 가난한 집안은 로스쿨 꿈도 못 꿉니다.자식들의 꿈도 앗아가는 한국( kyng****), 국회에서 사법시험 존치 시켜주세요 저희 고시생한테는 국회입법만이 마지막 희망입니다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제발 사법시험 존치 시켜주세(zzoa****) 어디에 약자배려가있냐? 부정이판치는데. 일본도 로스쿨 폐지하려는마당에. 취지는 기회제공이였는데 그렇게 부정부패로 운영되는꼴보고도 이런판결을 내다니. 법관들도 참.극단으로가면 항상 망하는꼴이 생긴다.( zepp****) 헌법이 존중되야 하지만 이것이 누구를 위한 헌법인지 모르겠다.(kowa****), 빽없고 돈없는 한길만 가는 청춘들의 등용문을 없애서는 안된다고 봄.(duat****), 없는자들..흑수저들의 희망을 앗아가니.. 개천에서 용나는 일 마저 앗아가니..(igue****)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법시험 역사 속으로… 헌재 “폐지 조항 합헌”

    ‘5년 내 5번 제한’ 변시도 합헌 존폐 둘러싼 법적 논쟁 종지부 사법시험 폐지를 규정한 현행 변호사시험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9일 사법시험 준비생 정모씨 등이 “변호사시험법은 헌법의 평등권, 직업 선택의 자유,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5대4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변호사시험법(부칙)은 사법시험을 2017년 12월 31일 폐지한다고 규정한다. 헌재는 “사법시험을 폐지한다는 법률이 제정된 이후로는 사시를 준비하려고 한 사람들에게 사법시험이 존치할 것이라는 신뢰 이익은 변경 또는 소멸됐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도입 과정에서 8년간의 유예기간을 둬 청구인들도 로스쿨에 입학해 석사 학위를 취득하면 변호사시험에 응시해 법조인이 되는 데 아무런 제한이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조용호, 이진성, 김창종, 안창호 재판관은 사시 폐지가 직업 선택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봤다. 이들은 “사시 폐지는 단순히 법조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의 직업 선택 자유를 침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계층 간의 불신과 반목을 심화시키고 사회 통합을 저해하는 등 공익도 중대하게 침해한다”면서 위헌을 주장했다. 이날 헌재는 시험 응시 기회를 학위 취득 후 5년 내 5번으로 제한한 변호사시험(7조)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사건에 대해서도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재판부는 “응시 기회 제한은 장기간 시험 준비로 인력이 낭비됐던 사법시험의 폐해를 극복하고 교육을 통해 법조인을 양성한다는 로스쿨 도입 취지를 살리기 위한 적절한 수단”이라고 판단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본인 동의 없는 정신병원 강제 입원은 헌법불합치”

    새 법률 만들 때까지 효력 유지 “폭력적 환자는 어쩌나” 반론도 올 4월 개봉한 ‘날, 보러와요’는 한 여성이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당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 영화다. “미친 사람 아니에요. 누군가 바로 데리러 올 거예요. 전화 한 통만요”라고 소리치지만 누구도 귀담아듣지 않는다. 이런 강제 입원은 엄연한 현실이자 합법적인 조치다. 현행 정신보건법 24조 1·2항은 보호의무자 2명의 동의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1명의 진단만 있으면 강제 입원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병을 인식하지 못하는 정신질환자가 입원 치료를 받도록 하겠다는 게 입법 취지이지만 이 영화에서처럼 환자가 신체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당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해 왔다. 헌법재판소는 29일 이런 현행 정신보건법 조항에 대해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법불합치란 해당 법이 위헌이지만 즉각 효력을 중지시키면 법 공백에 따른 혼란이 우려돼 개정 전까지 한시적으로 법률의 효력을 유지하는 결정을 말한다. 해당 조항은 지금까지 10여 차례 헌법소원이 제기됐지만 번번이 각하됐다. “강제 입원이 집행되는 경우가 아닌 법률 자체에 의해 기본권 침해가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이번 헌재의 결정은 기존과 달랐다. 헌재는 “해당 조항은 정신질환자의 신체 자유를 심하게 제한하고 구체적인 기준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신진단의 판단 권한을 전문의 1인에게 전적으로 부여해 자의적 판단 또는 권한의 남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강제 입원된 질환자가 퇴원을 요청해도 병원장이 거부할 수 있어 장기 입원의 부작용이 있고, 보호기관의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장치도 없다”고 지적했다. 입원 기간을 최소 6개월로 정한 규정에 대해 헌재는 “격리의 목적으로 이용될 우려가 크다”면서 “6개월이 지난 뒤에도 정신과 전문의의 진단과 보호의무자 2인의 동의가 있을 때 환자의 입원을 연장할 수 있어 당사자의 의사나 이익에 반하는 장기 입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강제 입원으로부터 환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절차로 ▲당사자에 대한 사전 고지 ▲청문 및 진술의 기회 ▲강제 입원에 대한 불복 및 사법 심사 등을 제안했다. 강제 입원 제도는 재산 다툼 등 가족 내 갈등이나 정신병원의 수익 때문에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정신질환자의 강제 입원 비율은 2014년 기준 69%(4만 6773명)로, 프랑스(13%)의 5배가 넘고 입원 기간도 평균 247일로 프랑스(36일)의 7배에 맞먹는다. 이번 위헌심판 역시 재산을 노린 자녀들에 의해 강제 입원당했던 박모(60·여)씨의 인신보호 청구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법이 2014년 5월 제청했다. 박씨는 2013년 11월 집에서 잠을 자다 손발이 묶인 채 정신병원에 실려 갔다. 입원을 거부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약물 투여와 격리 등이 이어졌다. 갱년기 우울증 치료를 받았던 게 의사의 진단 근거였다. 다만 이번 헌재 결정은 현행법에 따라 강제 입원된 환자들에게까지 영향을 소급해 미치진 않는다. 일부에서는 자신이나 타인을 해칠 우려가 있는 정신질환자에 대해선 일정 정도의 기본권 제한이 불가피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서울포토] 사법시험 역사 속으로 사라지나… 헌재, ‘사법시험 폐지’ 합헌 결정

    [서울포토] 사법시험 역사 속으로 사라지나… 헌재, ‘사법시험 폐지’ 합헌 결정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등 헌법재판관들이 29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헌법소원 심판을 위해서 자리에 앉아 있다. 헌재는 ’사법시험 폐지 반대 전국 대학생 연합’ 회원들이 청구한 변호사시험법 부칙 제1조와 2조 등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사건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이번 결정으로 별도의 입법을 하지 않는한 2018년부터 사법시험제도는 폐지된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 [서울포토] ‘사법시험 존치하라!!’… 고시생 모임 집회

    [서울포토] ‘사법시험 존치하라!!’… 고시생 모임 집회

    29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앞에서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 회원들이 사법시험 폐지를 규정한 변호사시험법에 대한 헌재의 합헌 결정에 우려를 표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며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하고 있다. 이날 헌재는 ’사법시험 폐지 반대 전국 대학생 연합’ 회원들이 청구한 변호사시험법 부칙 제1조와 2조 등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사건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이번 결정으로 별도의 입법을 하지 않는한 2018년부터 사법시험제도는 폐지된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 [서울포토]2018년부터 사법시험제도는 폐지... 헌재 합헌결정

    [서울포토]2018년부터 사법시험제도는 폐지... 헌재 합헌결정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등 헌법재판관들이 29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헌법소원 심판을 위해서 법정으로 입장하고 있다. 헌재는 ’사법시험 폐지 반대 전국 대학생 연합’ 회원들이 청구한 변호사시험법 부칙 제1조와 2조 등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사건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이번 결정으로 별도의 입법을 하지 않는한 2018년부터 사법시험제도는 폐지된다. 2016. 9. 29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헌재, 본인 의사없이 정신병원 입원은 ‘위헌’…“신체자유 심하게 제한”

    헌재, 본인 의사없이 정신병원 입원은 ‘위헌’…“신체자유 심하게 제한”

    헌법재판소가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보호자 요청과 의사 진단만으로 정신병원에 입원시킬 수 있는 현행 정신보건법 일부 조항이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개선 입법이 이뤄질 때까지는 일단 계속 적용된다. 이에 따라 재산 분쟁이나 소송 등에 악용할 목적 등으로 멀쩡한 가족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킬 수 있는 현 제도의 폐단이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헌재는 29일 정신보건법 제24조 1항과 2항에 제기된 위헌법률심판 제청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법불합치란 해당 법이 위헌이지만 즉각 효력을 중지시킬 경우 법 공백에 따른 혼란이 우려돼 법률을 개정 전까지 한시적으로 유지하는 결정을 말한다. 지금까지 이 조항에는 10여 차례 헌법소원이 제기됐지만 대부분 심판 요건이 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각하된 바 있다. 헌재는 “해당 조항은 정신질환자의 신체자유를 심하게 제한하고 구체적인 기준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신진단의 판단권한을 전문의 1인에게 부여해 권한을 남용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또 “강제 입원된 질환자가 퇴원을 요청해도 병원장이 거부할 수 있어 장기 입원의 부작용이 있으며, 보호기관의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장치도 없다”고 말했다. 현행법은 ‘정신질환자의 보호의무자 2인의 동의가 있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입원 등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에 한해 정신질환자를 입원 등을 시킬 수 있다’고 규정한다. 또 입원 등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 그 의견을 기재한 권고서를 첨부해야 한다. 여기서 보호의무자는 민법상 부양의무자나 후견인으로 대부분 환자의 가족이 해당한다. 그러나 이런 강제입원 제도는 재산 다툼 같은 가족 내 갈등이나 정신병원의 수익 때문에 범죄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 위헌심판 역시 재산을 노린 자녀들에 의해 강제 입원당했던 박모(60)씨의 인신보호 청구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법이 2014년 5월 제청했다. 다만, 이번 헌재 결정은 현행법에 따라 강제 입원이 된 환자들에게까지 영향을 소급해 미치진 않는다. 국회와 정부 등 입법자의 개선 입법이 있을 때까지는 계속 적용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헌재, ‘사법시험 폐지’ 규정한 변호사시험법 합헌(속보)

    헌법재판소가 29일 ‘사법시험 폐지’를 규정한 변호사시험법에 대해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이날 오후 2시 대심판정에서 ‘사법시험존치 대학생연합’ 대표 정윤범씨가 사시 폐지를 규정한 변호사시험법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심판 사건의 심리 결과를 이와 같이 선고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환경부, 폭스바겐 차량교체 명령 검토

    환경부가 배출가스 저감장치 불법조작에 대한 리콜명령을 이행하지 못하고 있는 폭스바겐에 대해 차량 교체명령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이윤섭 기획조정실장은 “정부법무공단에 법률자문을 의뢰한 결과 리콜을 실시한 후 개선되지 않을 경우 교체 명령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고문 변호사 자문 의견이 나오면 차량교체 명령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량교체명령은 리콜로 배출가스 부품 결함을 해소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환경부는 지난해 11월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조작한 아우디폭스바겐 15개 차종 12만 6000대에 대해 리콜 명령을 내렸다. 리콜이 시행되기 위해서는 리콜계획서를 제출하는데 폭스바겐은 환경부가 요구한 임의설정 등을 인정하지 않아 지난 1~6월까지 세 차례 제출한 리콜계획서가 반려됐다. 리콜 조치가 지연되면서 폭스바겐 차량 소유주는 차량교체 또는 환불명령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환경부장관이 차량 교체명령을 내리지 않는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신고리 원전, 노심 손상되면 7일 안에 부울경 주민 1만 6천명 피폭사망”

    “신고리 원전, 노심 손상되면 7일 안에 부울경 주민 1만 6천명 피폭사망”

    신고리 원전에서 노심이 손상되는 큰 사고(중대사고)가 일어날 경우 부산·울산·경남 주민 1만 6000여 명이 방사선에 피폭되고, 50년동안 280만명이 암으로 사망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야당을 주축으로 하는 ‘탈핵·에너지전환 국회의원모임(탈핵모임)’은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단체 ‘원자력안전과미래’가 시뮬레이션한 결과를 발표했다. 탈핵모임 공동대표인 더불어민주당 우원식·김영춘 의원은 “어제 발생한 규모 4.5의 지진으로 국민은 또 한 번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했다”며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신고리 5·6호기 건설 허가는 5천만 국민의 건강과 국가 존립을 위태롭게 할 최악의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비용량 1400MW급 원전인 신고리 3∼6호기 중 한 곳에서라도 중대사고가 나면 원전 주변 80㎞에 사는 주민 1만 6240명이 일주일 안에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0년간 누적 암 사망자 수는 28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 6월 고시를 개정해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에 중대사고를 평가 대상에 포함하도록 했지만, 신고리 5·6호기는 예외적으로 중대사고 평가에서 제외했다. 탈핵모임 공동대표는 “지난 2012년 헌법재판소에는 ‘중대사고를 뺀 방사선환경영향평가 규정은 위헌’이라는 헌법소원이 제기됐지만 헌재는 4년 7개월이 지나도록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헌재가 위헌 결정을 내린다면 신고리 5·6호기 건설 승인은 취소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값비싼 英랜드로버 불티난 까닭

    값비싼 英랜드로버 불티난 까닭

    1~8월 판매량 75% 껑충 뛰어 최저가 5000만원대로 인하 덕 독일차 기피… 일본차는 약진 아우디 차주 등 리콜 지연 헌소 ‘디젤게이트’(배출가스 조작 사건) 1년을 맞아 국내 수입차 업계의 지각변동이 뚜렷하다. 수입차 판매가 올 들어 7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선 가운데 독일차 판매는 주춤한 반면 영국과 일본 브랜드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19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1~8월 신규 판매 독일 차는 9만 2689대로 전년 동기보다 15.7%가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체 수입차 판매가 6.5%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감소 폭이 두 배가 넘는다. 독일 차 판매가 준 것은 수입차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지난해 9월 디젤게이트에 이어 지난 7월 차량 대부분이 인증취소·판매정지 처분을 받았기 때문이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올 들어 1~8월 판매량이 각각 24.7%와 47.4%가 감소했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지난해만 하더라도 메르세데스벤츠, BMW와 함께 수입차 4강 체제를 구축하던 국내 수입차 3~4위 브랜드였다. 반면 영국 차와 일본 차가 그 틈새를 메우며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같은 기간 영국 차와 일본 차 판매는 각각 39.7%와 17.7%가 증가했다. 영국 차중에는 럭셔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브랜드로 인식되는 랜드로버 브랜드가 70% 넘게 성장하면서 영국 차 전체 증가율을 끌어올렸다. 랜드로버는 올 들어 8월까지 74.7%가 성장한 7215대를 판매했다. 재규어 판매는 같은 기간 38.1%가 증가했다. 일본 차는 럭셔리 브랜드로는 인피니티와 렉서스 판매가 각각 30.0%와 28.4%가 성장했고, 일반 브랜드로는 혼다(29.4%)와 도요타(15.5%)의 증가세가 돋보였다. 영국과 일본 차 브랜드의 약진은 진입 장벽이 낮춰진 것과도 관련이 있다. 랜드로버의 경우 지난해 가장 저렴한 제품의 가격이 기존 7000만원대에서 5000만~6000만원대로 낮아졌고, 재규어의 경우 6000만원대에서 4000만원대로 내렸다. 한편 지난 18일부로 디젤게이트가 터진 지 꼭 1년이 됐지만, 아우디·폭스바겐 차량에 대한 리콜(교체) 논의는 진전이 없는 상태다. 환경부는 지난해 11월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 엔진을 단 차량 12만 5000대에 대해 교체 조치하기로 했지만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제출한 서류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실시되지 못하고 있다. 차주들은 환경부 장관이 교체 명령을 내리지 않는 것과 관련해 위헌 여부를 확인해 달라며 헌재에 헌법소원심판 청구서를 법무법인 바른을 통해 20일 제출한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열린세상] 기업의 농업 진출, 막아야만 하나/김한호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

    [열린세상] 기업의 농업 진출, 막아야만 하나/김한호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

    두 달 전 미국 중북부 노스다코타주에서는 흥미로운 주민 투표가 있었다. 기업의 농업 진출을 허용할 것인지를 묻는 투표였다. 결론부터 말하면 주민 75.6%가 반대했다. 한국의 1.8배쯤 되는 면적에 주민 76만명이 거주하는 주다. 농업, 광업, 에너지 자원 등이 주된 소득원이다. 특히 주 면적의 90%가 농업 지대로 미국 최대 밀 생산지이고 그 밖에 보리, 호밀, 귀리, 옥수수, 콩 등 다양한 곡물의 주산지다. 노스다코타 농정 당국의 오랜 고민 가운데 하나가 곡물 주산지로서 가진 경제적 가치를 충분히 실현하지 못하는 것이다. 부가가치가 낮은 곡물 생산·판매에 머무는 현실이 고민이다. 일반적으로 곡물 주산지는 사료·축산업을 병행 개발해 부가가치를 높인다. 그런데 노스다코타는 과거 50년 동안 낙농, 양돈 등 주요 축산업이 3분의1 수준으로 축소됐다. 다른 곡물 주산지에서 축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농정 당국은 노스다코타가 1932년에 도입한 기업농금지법이 원인이라고 봤다. 이 법 때문에 축산 투자가 막히고 규모 경제를 실현하지 못해 다른 주와의 경쟁에서 밀렸다고 판단했다. 현재 미국은 노스다코타를 포함해 9개 주에서 기업농금지법을 시행한다. 모두 가족농을 보호함으로써 농업의 다양성을 유지하고 전통문화와 환경을 지킨다는 명분을 내세운다. 기업의 농업 진출 금지라는 기본 원칙은 동일하지만 강도에는 주별로 차이가 있다. 일부 예외를 인정해 제한적 형태의 회사법인 영농을 허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노스다코타는 어떤 예외도 없이 가장 강한 규제법이 있다. 이 법이 반자본주의적이며 반헌법적이라는 비판도 끊임없다. 이런 상황에서 노스다코타 농정 당국의 제안으로 주 의회는 지난해 3월 낙농과 양돈의 경우 640에이커(약 260㏊)까지는 기업 참여를 허용하는 1932년 기업농금지법의 완화 입법을 단행했다. 이에 노스다코타 농민연맹이 반발해 2만명 이상의 서명을 확보하며 주민 투표로 몰고 갔다. 완화 입법 찬성 측은 조직화하지 못해 투표운동은 전혀 없었다. 농민연맹 주축의 반대 측만 맹렬히 운동을 펼친 다소 생경한 투표를 통해 완화 입법을 거부했다. 84년이 된 기업농금지법은 한 획도 수정 없이 그대로 가게 됐다. 완화 입법 찬성 측은 뒤늦게 1932년 기업농금지법의 위헌성을 주장하며 헌법소원으로 대응한다. 이제 노스다코타의 기업농 공방은 법정으로 장소를 옮겼다. 기업농 공방은 남의 일이 아니다. 대기업의 농업 참여를 두고 한국에서도 공방이 뜨겁다. 4년 전 동부그룹의 토마토 농장 투자 포기를 이끈 일부 농민단체가 최근 LG그룹의 새만금 스마트팜 투자에도 거세게 반발한다. 상생의 길을 찾는 토론조차 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경지 여건을 포함한 농업 자원·환경을 고려하면 곡물보다는 원예작물이 한국 농업의 유망 품목이다. 지금까지 시설재배 확대를 통한 연중 생산 달성이라는 소위 ‘백색혁명’은 원예산업을 크게 변화시켰다. 하지만 국제 경쟁력은 아직 취약하다. 확고한 경쟁력을 갖춘 고부가가치 수출산업이 되려면 새로운 기술혁명을 거쳐야 한다. 스마트팜이 그 가능성을 예고한다. 백색혁명 달성에는 정부 주도의 공공 연구개발의 기여가 컸다. 그러나 정보통신기술과 광범위한 첨단 융복합 기술을 접목하는 스마트팜 개발·보급에는 정부보다 기업이 더 적합할 수 있다. 향후 기술혁신 주기가 단축되는 치열한 경쟁 환경에서는 상업 목적 기업이 훨씬 신축적이고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 이럴 경우 기업은 제한적 영농 참여를 통해 한국형 스마트팜 모델을 개발·개선하고 농가에 보급·확산해 기업과 농민이 상생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원예농업 부문에서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엄청난 기술 혁신, 생산 확대, 경쟁의 시대가 열린다. 이런 때에 시장에서 팔아야 할 상품을 생산하는 농업은 우선 살아남아야 한다. 첨예한 경쟁을 업으로 삼는 기업이 이런 농업 생존 전략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정부와 정치권이 적극적으로 조정자 역할을 맡아야 한다. 조정을 위해 법과 제도가 필요하다면 갖추어야 한다. 아무런 생산적 토의도 거치지 않고 또다시 기업이 없던 일로 한다면 누구에게도 득 될 것이 없다. 이번에는 치열한 공론을 통해 어떤 결론을 얻었으면 한다.
  • 보수 “정부 수립한 1948년이 건국일” 진보 “헌법, 임시정부 법통 계승 명시”

    박근혜 대통령의 8·15 광복절 경축사로 불거진 ‘건국절’ 논쟁은 보수와 진보 양쪽이 해마다 공방을 벌여 온 사안이다. 보수 성향 학자와 단체들은 1948년 8월 15일 정부 수립일을 공식적인 ‘대한민국 건국’으로 주장하며 정당성을 부여한다. 반면 진보 성향 학자와 광복 단체들은 대한민국이 3·1운동 후 설립된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고 있다는 헌법 내용에 따라 1919년 4월 11일 임시정부 수립일부터 건국일로 따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2006년 이영훈 교수 신문 기고가 발단 국민 생활과 큰 관련이 없는 건국절 논쟁이 정치적 성향에 따라 첨예하게 엇갈린 데는 한 교수의 기고문이 발단이 됐다. 뉴라이트 계열인 이영훈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2006년 한 일간지에 ‘우리도 건국절을 만들자’라는 글을 기고한 후 보수 진영이 응답했고, 매년 광복절마다 불거지는 논란이 됐다는 점에서 오랜 역사를 가진 논쟁은 아닌 셈이다. 건국절 논란이 정치권에서 불붙은 건 2008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일부 의원이 광복절을 건국절로 바꾸는 내용의 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부터다. 같은 해 이명박 대통령이 광복절 행사 이름을 ‘대한민국 건국 60주년 및 광복 63주년 경축식’으로 추진하다 광복회, 임정기념사업회 등이 강력 반발하며 헌법소원을 제기하자 전격 취소한 바 있다. ●2008년 한나라당서 법 개정안 제출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에도 건국절 제정 문제는 비영리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제기돼 왔다. 정부도 대한민국사랑회와 대한민국건국회에 매년 보조금을 지원했다. 건국절을 주장하는 쪽은 일제강점기 당시 임시정부가 국가로서 실효적 지배를 하지 못했으며,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기점으로 국가로서 본격적인 출발을 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 교수에 따르면 1945년 8월 15일은 일제로부터 해방된 날이고, 1948년 8월 15일에 대한민국이 성립한 것을 광복조국이라고 부르는 만큼 건국절이 따로 제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국절 주장 단체 보조금 지원 이에 대해 진보 쪽은 임시 정부를 폄하하는 식민사관으로 반역사적·반헌법적 인식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헌법 전문에 명시된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한다”는 문구가 대한민국의 뿌리와 법통이 임시정부에서 시작됐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는 해석에 무게를 둔다. 특히 1948년 정부수립 기념사와 1948년 국회 개회사에 ‘대한민국 30년 8월 15일’로 기록돼 있다는 점을 역사적 근거로 삼고 있다. 한시준 단국대 사학과 교수는 “1945년 8월 15일 해방과 1948년 8월 15일 정부수립을 모두 기리기 위해 1949년 10월 1일 국회에서 국경일에 관한 법률 제정을 통해 광복절을 공식적인 국가 기념일로 정하게 된 것인 만큼 별도의 건국절이 필요 없다”며 “실제로 제헌국회 속기록에도 건국이라는 용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헌재 결정 앞둔 양심적 병역거부 1심선 잇단 무죄

    상급심은 매년 600여명 징역형 엇박자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3번째 위헌 법률 심판을 앞둔 가운데 최근 입영을 거부한 여호와의 증인 신도에 대한 무죄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청주지법 형사4단독 이형걸 판사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장모(21)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 장씨는 지난해 12월 현역병 입영 통지서를 받았지만 전쟁 준비를 위해 총을 들 수 없다는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병역을 기피해 불구속 기소됐다. 이 판사는 “국가가 아무런 노력 없이 일방적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형사처벌만을 감수하도록 한다면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장씨의 손을 들어줬다. 이어 “양심의 자유와 병역의무의 형평성을 조화롭게 해결하기 위해 독일, 덴마크, 프랑스 등 징병제를 채택한 여러 나라가 대체복무제를 도입하고 있다”라며 “유엔인권위원회도 각국에 대체복무제 도입을 권고한다”라고 밝혔다. 이 판사는 현대전의 추세를 볼 때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현역 집총병역에 종사하지 않아도 전투력 감소를 초래하지 않는 점 등도 무죄 판결의 이유로 제시했다. 입영을 거부한 여호와의 증인 신도에 대한 법원의 무죄 판결은 최근 1년 새 9건이나 된다. 지난 6월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4단독 류준구 판사도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여호와의 증인 신자 박모(21)씨 등 2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이런 하급심의 무죄 판결은 상급심에서 모두 유죄로 뒤집힌다. 병역법 88조가 현역 입영 또는 소집통지서를 받고 정당한 사유 없이 불응하면 3년 이하 징역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어서다. 또 이 조항에 대해 헌재는 2004년과 2011년 두 차례 합헌 결정을 내렸다. 양심의 자유가 중요하지만 국가안보를 저해할 수 있는 무리한 입법적 실험(대체복무제)을 요구할 수 없다는 이유다. 해마다 종교나 개인적 신념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600여명이 1년 6개월 이상의 징역형을 받는다. 병역법 88조는 지난해 양심적 병역거부로 실형을 선고받은 남성 3명이 헌법소원을 제기해 3번째 위헌 심판대에 올라왔다. 청주지역 한 변호사는 “가장 소중한 가치는 인권”이라며 “조화를 이룰 방법이 있는데도 이를 마련하지 않고 무조건 처벌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한국은요? 대통령이 선거 개입했다간 탄핵 역풍

    우리나라는 미국과 달리 대통령이 총선과 대선 등 각종 선거에서 중립을 지키도록 하고 있다. 때문에 대통령이 특정 후보나 정당에 대한 지지 의사 등을 표시하는 것을 선거 개입이라고 보고 엄격히 제한한다. ●대통령도 공무원… 특정 후보·정당 지지 금지 현행 공직선거법 9조, 60조, 85조는 공무원의 선거 운동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특히 85조 1항은 (공무원 등의 선거 관여 등 금지) ‘공무원 등 법령에 따라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자는 직무와 관련해 또는 지위를 이용해 선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통령도 선거 중립 의무를 지켜야 하는 공무원이라는 얘기다. ●일각선 “법규정 과도… 선거 관리 중립만 지켜야” 그러나 한편에서는 이러한 법 규정이 과도하다는 시각도 있다. 대통령은 선거 관리에 있어서 중립을 지키면 될 뿐이라는 주장이다. 대통령의 선거 중립 의무에 가장 크게 반발했던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2004년 노 전 대통령은 “국민이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여당)을 지지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는 등의 발언으로 수차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경고를 받았다. 노 전 대통령은 이후에도 “나는 계속 열린우리당을 지지할 것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는 발언을 해 대통령 탄핵 사태까지 일어났다. 2007년 노 전 대통령은 대통령의 선거 중립 의무와 관련,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내기도 했지만 헌재는 “대통령의 정치인으로서의 지위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선거 활동에 관해서는 선거 중립 의무가 우선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특정지역 방문·투표 당부 등 간접 개입 논란도 그러나 이후에도 대통령의 선거 개입 논란은 반복됐다. 선거 개입 논란을 피하기 위해 과거와 비교해 특정 후보나 정당을 언급하지 않고 간접적으로 의사를 표시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지난 4·13총선을 하루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일하는 국회를 위해 투표해달라고 당부했고, 야당은 “노골적인 야당 심판론”이라며 반발했다. 또 선거를 앞두고 대통령이 특정 지역을 방문을 하는 것을 두고도 선거 개입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뉴스 뜯어보기] 軍에서는 절대 읽어서는 안되는 책 5종, 이유가

    [뉴스 뜯어보기] 軍에서는 절대 읽어서는 안되는 책 5종, 이유가

    「일단 돈을 갖다 안기면 그 다음은 어떤 계약 위반도 잔소리 한 마디 하는 법 없이 군인들이 다 알아서 처리하는 데다 하자가 발생해도 군이란 워낙 상명하복의 조직이라 그냥 덮어버리곤 했다.」(김진명, ‘글자전쟁’ p31~32) 소설 ‘글자전쟁’의 한 대목입니다. 이 소설은 지난해 8월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군대에서는 판매금지입니다. 읽어서도 안 됩니다. 군을 왜곡하거나 군의 사기를 저해하는 내용이라서 그렇다고 합니다. 납득이 가시나요? 국방부는 지난 5월 육군과 공군 마트(옛 PX)에서 판매하던 책 5종을 판매 금지시켰습니다. 국군복지단은 ▲‘만화로 읽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고야마 카리코), ▲‘글자전쟁’(김진명), ▲‘칼날 위의 역사’(이덕일), ▲‘숨어 있는 한국 현대사 1’(임기상), ▲‘하룻밤에 읽는 한국사’(최용범) 등 5종에 대한 퇴출 사유와 해당 내용을 밝혔지만, 원론적인 해명에 그쳐 해당 책을 출간한 출판사 등 출판계의 반발은 여전합니다. ■군이 신간도서 5권을 판매 금지시켰다 국방부는 지난해 정책 검토를 거쳐 올해 1월부터 복지단이 운영하는 군 마트에 신간 서적 200권씩을 비치했습니다. 그동안 군내 진중문고의 책들이 너무 오래된 베스트셀러들 뿐이라 신간 서적을 읽고 싶어하는 젊은 장병들의 수요를 감안한 조치였습니다. 그런데 올해 초 전방 부대를 시찰하던 군 관계자가 마트에 비치된 서적들이 보안성 검토를 거치지 않았다는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국방부 교육정책관실의 문제 제기에 따라 복지단은 군 마트에 보급된 책 200종에 대한 심의에 들어갔습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200권의 책을 복지단 심의 담당자들이 서로 겹쳐 읽는 방식으로 일일이 보안성 검토를 한 결과”라고 설명했지만 퇴출 사유와 해당 내용을 확인해도 의문은 더해갔습니다. <군 마트 판매가 금지된 책 5종의 퇴출 사유와 해당 내용> ●‘만화로 읽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고야마 카리코)“피케티는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등의 아시아 각국이 경제적으로 성장한 이유는 외국으로부터 거액의 투자 혜택을 받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p.32)→군의 정훈교육 방향과 배치되는 내용을 포함한 자료 ●‘글자전쟁’(김진명)“일단 돈을 갖다 안기면 그 다음은 어떤 계약 위반도 잔소리 한 마디 하는 법 없이 군인들이 다 알아서 처리하는 데다 하자가 발생해도 군이란 워낙 상명하복의 조직이라 그냥 덮어버리곤 했다.’(p.31~32)“높은 놈이고 낮은 놈이고 좌우간 군바리들은 멕여야해!”(p.32)→군을 왜곡하거나 군의 사기를 저해하는 자료 ●‘칼날 위의 역사’(이덕일)“오늘날 미국과의 전시작전통제권 반환 재연기를 둘러싼 논란을 보면 조선의 임금 선조가 생각난다. (중략) 전작권 반환을 사실상 무기 연기했으니 사생관이 뚜렷해야 할 군인정신이 있기나 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p.249)→국가의 정체성을 부정하거나 정부정책 및 국방정책을 비난하는 자료 ●‘숨어 있는 한국 현대사 1’(임기상)“중공군이라는 새로운 적이 한반도에 등장하고, 미 지상군이 연전연패를 당하자 지체 없이 북한 민간인 주거 지역을 향한 ‘초토화 작전’ 개시를 명했다. 맥아더는 미국의 이해가 훼손되고 전쟁 영웅인 자신이 전쟁 패배의 책임자로 몰리자 망설임 없이 ‘한국 민간인’들을 희생양으로 위기를 돌파하고자 한 것이다.’(p.280)→군의 정훈교육 방향과 배치되는 내용을 포함한 자료 ●‘하룻밤에 읽는 한국사’(최용범)“미군정은 민중의 통일 의지를 짓밟고 남한 단독정부 수립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었다.”(p.401)→군의 정훈교육 방향과 배치되는 내용을 포함한 자료 ■국방부는 정훈 훈령에 따른 결과라 했지만 출판계는 반발했다 국방부는 ‘정훈·문화활동 훈령’에 기초한 심의 결과라고 밝혔지만, 오히려 출판계에서는 맥락을 무시한 채 부분적 묘사만을 문제삼는 건 본말이 전도된 결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정훈은 군인들을 대상으로 한 교양, 이념 교육 및 군사 선전, 대외 보도 등을 군대 내에서 이르는 말입니다. ‘만화로 읽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의 기초가 된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이 보수진영의 공격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글자전쟁’은 내용 가운데 ‘방산비리’ 등 군이 민감해하는 내용이 들어갔기 때문에 판매가 금지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사실상 군내 ‘불온서적’ 취급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뿐만 아니라 향후 개별 부대에서 같은 기준이 적용될 경우 사실상 군내 ‘불온서적’처럼 취급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1990년대 이후에 태어난 사람들에겐 생소할 수도 있는 ‘불온서적’은 ‘불온한 사상을 담은 책’이라는 뜻입니다. 과거 반공주의가 지배하던 시절에는 이러한 서적의 출판, 열독, 반입 등을 금지한 적도 있었습니다. 금지서적(금서)이라고도 불렸는데 불온서적은 금서 중에서도 사상적 이유로 금지된 서적을 가리킵니다. 영화 ‘변호인’(2013)에서는 배우 임시완이 연기한 주인공이 불온서적을 읽은 혐의로 처벌을 받는 장면이 나오기도 합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복지단이 올해 1월 1일 군 마트에 신간 서적을 비치하기 전까지 신간 서적의 군내 유입 적정성 검토를 위한 심의위원회가 한번도 열리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미리 거쳐야 할 절차를 뒤늦게 밟게 되면서 5종의 책이 군 마트에서 퇴출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정훈·문화활동 훈령’에 따른 군내 유입 서적 심의기준>1. 북한체제를 찬양·미화 하거나 이적단체를 옹호하는 자료2. 국가의 정체성을 부정하거나 정부정책 및 국방정책을 비난하는 자료3.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체제를 부정하거나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자료4. 국제평화 및 국제질서를 해할 우려가 있는 자료5. 장병의 국가관, 안보관, 군인정신에 위배되는 자료6. 군을 왜곡하거나 군의 사기를 저해하는 자료7. 음란한 내용으로 사회윤리나 공중도덕을 해치는 자료8. 반인륜적, 반사회적 행위를 묘사하여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자료9. 정부, 학계에서 검증되지 않아 논란의 소지가 있는 자료10. 그 밖에 군의 정훈교육 방향과 배치되는 내용을 포함한 자료 그러나 과거 군내 ‘불온서적’에 대한 불편한 기억을 갖고있는 이들은 이러한 심의규정조차 모호하다고 지적합니다. 그러면서 우리 군이 아직도 구시대의 이데올로기적 사고관에 갇혀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표합니다. ■‘군 내 불온서적’ 저자 중에는 전직 대통령도 있다 우리나라는 군내 ‘불온서적’의 저자가 두 명이나 대통령을 지낸 나라입니다. 1992년 4월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가 그해 3월에 치러진 제14대 총선에 군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입증 자료라면서 ‘건강한 부대관리’라는 제목의 선거 지침 문서를 공개했습니다. 당시 동아일보 등이 보도한 그 문서에는 ‘불온간행물 도서’ 574종의 목록이 첨부돼 있었습니다. 그 목록에 있던 책 ‘나와 조국의 진실’의 저자 김영삼은 그해 12월 치러진 선거에서 제14대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같은 목록에 있던 ‘조국과 함께 민족과 함께’의 저자 김대중은 1998년 제15대 대통령에 취임했습니다. 2008년에는 국방부가 23권의 책을 군내 ‘불온서적’으로 지정해 그 차단대책을 지시하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당시 목록에는 MBC 예능프로그램 ‘느낌표’에서 권장도서에 뽑혔던 ‘지상에 숟가락 하나’(현기영), 이미 시중에서 10만부 이상 팔리고 있던 장하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비롯해 시사주간지 한겨레21에 연재한 글을 모은 ‘대한민국사’(한홍구) 등 기준을 명확히 알 수 없는 책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었습니다. 해당 서적들은 군내 불온서적으로 선정된 이후 오히려 판매량이 크게 늘기도 했습니다. ■2008년 군 법무관이 문제 제기를 했지만… 급기야 당시 육군과 공군 법무관 5명은 이러한 지시가 표현의 자유, 학문의 자유를 침해하고 헌법상 포괄위임금지 및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헌법소원재판을 청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2010년 10월 28일, ‘불온도서’는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해하거나, 반국가 단체를 이롭게 할 내용으로, 군인의 정신 전력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도서’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할 것이라며 합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당시 헌법소원을 청구했던 다섯 명의 군 법무관들은 군의 위신을 실추하고 복종 의무를 위반해 품위를 손상했다는 이유로 징계와 파면을 당했습니다. 파면됐던 두 법무관들은 징계 처분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해 군에 복귀했으나 한달쯤 지난 뒤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았고 이를 근거로 국방부는 이들에게 전역 처분을 내렸습니다. 2011년에는 공군 소속 한 전투비행단장 명의로 발송한 공문에 ‘장병 정신전력 강화에 부적합한 서적반입 차단대책’이라는 제목과 함께 총 42권의 책 리스트가 딸려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2008년 당시 군내 ‘불온서적’으로 분류된 23권에 새로 19권이 추가돼 있었습니다. 그러나 국방부 관계자는 “군 내에 이제 불온서적 리스트라는 형태로 관리되는 서적은 없다”며 “이번에 퇴출된 5종의 책이 전부”라고 말했습니다. ■우리 군의 ‘불온서적’에 대한 논란은 모두 끝난 것일까? 국방부는 무슨 책이든지 읽도록 한다면 북한의 주체사상이 담긴 책을 대한민국 군인들이 병영 내에서 읽어도 되냐는 반박을 합니다. 그러나 국방부가 적용하는 심의기준에는 적을 이롭게 하는 이적표현물만 포함된 것이 아닙니다. 자칫 정부 정책을 비판하거나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체제를 반박한다는 이유만으로 군 마트에서 퇴출될 수 있습니다. 정부나 학계에서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별다른 문제없이 자유롭게 읽던 교양 인문 베스트셀러나 권장 도서, 대학 교재들조차 군에서는 퇴출될 수 있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군의 정훈교육 방향과 배치되는 내용을 포함한 자료’라는 기준은 이를 심사하는 정훈장교들에게조차 모호한 기준입니다. 그래서 이번 복지단의 심의 결과는 향후 개별부대에서 보안장교들이 행하는 군내 반입 물품에 대한 보안성 심사의 한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습니다. 사실상 5종의 책들이 군 내에서 소지하거나 읽는 것이 금지되는 군내 ‘불온서적’처럼 다뤄질 수 있는 것입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참 안타까운 일인데 아직도 국가가 우리 군인들에 대한 어떤 사상을 가지고 과도하게 규제하려는 것을 보면 이게 국민의 군대가 아닌 이데올로기의 군대라는 생각이 든다”며 “그런 점에서 군대의 호감도를 오히려 떨어뜨리는 행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의원은 “오히려 이 소식이 알려지면 그 책들은 더 잘 팔릴 것”이라며 “서점마다 ‘입대 전에 읽어보자 불온도서’라는 코너가 생기면 날개 돋친듯이 팔릴 거 같다”고 꼬집어 비판했습니다. 군 마트에서 판매 금지된 이 책들이 되레 일반 서점에서 잘 팔리는 일이 벌어진다면 우리가 잊고 있던 군내 ‘불온서적’에 대한 불편한 기억을 다시 떠올려야 될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김영란법’, 9월 28일 시행···박지원 “농어민 생계 고려해 시행령 고쳐야”

    ‘김영란법’, 9월 28일 시행···박지원 “농어민 생계 고려해 시행령 고쳐야”

    지난 28일 헌법재판소가 이른바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부정청탁금지법)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에서 모두 ‘합헌’이라는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대한민국이 투명하게 바뀔 수 있는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부정청탁금지법은 오는 9월 28일 시행될 예정이다. 박 원내대표는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비대위 회의에서 “우리나라는 반부패 투명지수가 획기적으로 개선될수있는 계기를 맞게 됐다. 언제까지 우리가 그런 반투명적인 관습을 지켜왔던가를 반성하면서 이를 계기로 투명한 대한민국의 발전을 가져올 수 있는 전환점이 되기 바란다”고 발언했다. 하지만 농수축산업계에서는 부정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소비 위축이 우려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국민권익위원회가 부정청탁금지법 시행령에 원활한 직무 수행, 사교·의례, 부조 목적으로 허용되는 가액 기준 금액을 ‘밥값 3만원, 선물값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으로 정해 2018년 말까지 시행해 보고 타당성을 재검토한다는 방침을 밝힌 상황에서 농수축산업계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에 박 원내대표는 “농어민들은 부정청탁금지법을 이대로 시행되면 판로를 찾지 못하고 고급 농축산물은 고사하고 값싼 미국산 쇠고기, 중국산 저가수산물이 우리 고유명절인 설과 추석 상차림에 버젓이 놓이게 될까 걱정이 태산같다”면서 “정부는 이런 농어민들 우려를 해아려 부정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안과 관련해 현명하게 판단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시행령상의 허용 기준액 상향을 요구한 것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부패척결 의지 천명한 김영란법 ‘합헌’ 결정

    헌법재판소가 어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원 포함 및 배우자 신고의무 부과 조항, 허용 금품 가액을 시행령에 위임한 조항 등이 모두 헌법에 부합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번 결정으로 김영란법은 역대 법안 중 가장 강력하면서도 적용 대상이 광범위한 반부패법이 될 전망이다. 헌재는 이날 대한변호사협회와 한국기자협회 등이 제기한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4대 쟁점 모두에 대해 합헌 결정했다. 앞서 변협과 기협은 민간인 신분인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원을 대상에 포함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있고, 언론 통제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며 헌소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헌재는 “교육과 언론이 국가와 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고 부패의 파급 효과가 크다”며 재판관 7(합헌)대2(위헌) 의견으로 합헌 결론을 냈다. “언론인과 사립 교원도 공직자 못지않은 청렴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언론 자유 침해로 인한 피해보다는 부패로 인한 언론의 공공성 훼손이 중대하다고 판단한 셈이다. 배우자가 법이 금지한 금품 등을 받은 경우 이를 신고토록 한 조항도 5대4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이 조항은 ‘불고지죄’, ‘연좌제’ 논란이 일면서 위헌 결정이 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재판부는 “청구인들의 행동자유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며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가족의 행위를 신고하는 것이 가혹한 측면이 있더라도 부패 행위가 가족을 통해 이뤄지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에 따라 오는 9월 28일 시행을 앞두고 시행령 개정을 통해 3만·5만·10만원으로 정한 식사와 선물, 경조사비 한도를 손볼 수 있는 여지를 뒀다. 헌재는 마지막 쟁점인 부정청탁 등 개념의 명확성 위배 여부도 문제가 없다고 봤다. 헌법소원을 낸 대한변협은 헌재 결정에 대해 ‘정치적 판단’이라며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김영란법이 언론통제법, 가정파괴법이 됐다”며 법 시행 전 개정을 촉구했다. 그러나 민간 영역을 침해했다는 논란은 쉬 사그라지지 않겠지만 부패를 척결해야 한다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헌재 결정을 수용해야 한다고 본다. 합헌 결정이 나온 이상 김영란법은 오는 9월 일단 시행될 것이다. 시행 후 부작용이 심각하면 개정하면 된다. 다만 금품 가액을 정한 ‘3·5·10룰’은 현실성과 농축산업계의 타격을 고려해 일부 손질이 필요해 보인다. 김영란법과 시행령이 그대로 시행되면 급속한 소비 위축과 화훼업을 비롯한 농축산업자,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막대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주무 부처인 국민권익위원회가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촘촘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 법률의 취지가 아무리 훌륭해도 현실성이 뒷받침돼야 힘을 제대로 쓸 수 있는 법이다.
  • “성인 대상 성범죄자, 아동복지시설 취업 10년 제한 위헌”

    성인에 대해 성폭력을 행사한 성범죄자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을 제한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청소년성보호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8일 성인 대상 성범죄 전과자의 아동복지시설 운영이나 취업을 10년간 제한하는 청소년성보호법 44조 1항 9호 등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재판관 전원 일치한 의견으로 결정했다. 이 법은 아동·청소년뿐 아니라 성인에 대해 성폭력을 행사한 범죄자에 대해서도 10년 동안 아동·청소년 관련 시설 운영·취업을 금지하고 있다. 앞서 2013년 3월 강제추행죄로 벌금 70만원이 확정된 A씨는 이후 아동복지시설에서 해임되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해당 법은 어떠한 예외도 없이 대상자가 재범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아동복지시설 취업 등을 10년간 금지한다”며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법으로 우리 사회의 중요한 공익을 달성하지만 직업 선택의 자유가 과도하게 제한된다”며 “법익의 균형성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설명했다. 헌재 관계자는 “성범죄자의 취업제한 자체가 위헌이라는 취지는 아니고, 10년 동안의 취업제한 기간을 경우에 따라 개별적으로 심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김영란법 합헌’ 9월28일 시행] 2만원대 정식… 영수증 쪼개기…金파라치… 영~난리에 법석

    [‘김영란법 합헌’ 9월28일 시행] 2만원대 정식… 영수증 쪼개기…金파라치… 영~난리에 법석

    관가 인근 식당 신메뉴 골몰 초과액 여러 카드로 결제 예상 대기업들 골프 약속 모두 취소 교사에 5만원이하 선물도 가능 헌법재판소가 28일 대한변호사협회·한국기자협회 등이 제기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4개 쟁점에 모두 합헌 결정을 내리면서 해당 법은 오는 9월 28일부터 변화없이 시행된다. 김영란법은 적용 대상만 400만명이 넘는데다 선물과 식사 등 국민 개개인의 소소한 일상과 직결된 조항들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 전반에 적지 않은 변화를 불러올 전망이다. 시행을 두 달 앞두고 있으나 파급력이 큰 만큼 사회 곳곳에선 벌써부터 김영란법에 대응하고 적응하기 위한 갖가지 움직임들이 벌어지고 있다. 김영란법 위반자 적발을 직업으로 삼는 파파라치도 등장할 것으로 보이고 학부모들은 김영란법으로 오히려 교사에게 5만원 상당의 선물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리지 않을까 관심을 보였다. 벌써부터 법을 피하기 위한 각종 꼼수도 등장해 부정부패를 방지하려는 법의 취지가 퇴색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더치페이 문화도 정착 할 듯 직접적인 김영란법 영향권에 든 음식업계가 대표적으로 분주한 업종이다. 각 식당들은 3만원 이하 메뉴를 만들기 위해 고심 중이고 유통업체도 5만원 이하 선물군을 편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28일 경복궁역 인근의 한정식집 사장은 “단골손님들이 3만원 미만 메뉴를 만들라고 권유해서 준비 중인데 소맥 폭탄주 비용을 감안해 2만 5000원선에서 가격을 맞출 것”이라며 “주변 식당들도 2만 4000원짜리 메뉴를 만드는 곳이 꽤 있다”고 말했다. 식사비 3만원, 선물비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 등의 상한선을 두고 음식점들이 가장 빠른 행보를 보이는 상황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김영란법으로 음식점 수요가 연 3조~4조 2000억원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전국한우협회도 2014년 1조 6000억원이었던 음식점 한우 소비액이 법 시행 이후 최소 6400억원은 줄 것으로 본다. 3만원 이하의 식단을 구성하기 힘든 한우 전문점들은 ‘영수증 쪼개기’ 꼼수를 고민하는 상황이다. 서울 여의도의 한우구이 전문점 사장은 “금액을 카드 여러 개로 나누어 결재하거나 다른 날짜로 나누어 결제하는 방식을 써야 할 것 같다”며 “일부는 현금으로 일부는 카드로 계산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유통 업계는 5만원 미만의 상품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했다. 한우 대신 수입산 소고기, 굴비 대신 수입산 과일 등을 준비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올 추석 명절부터 5만원 이하 선물세트 품목을 30%가량 확대할 것”이라며 “기존에는 20만~30만원대 선물세트가 가장 잘 나갔지만, 5만원 이하 상품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추석이 9월 15일로 법 시행 이전이어서 그나마 다행이라는 말도 나온다. ●기업, 로펌 초청해 법안 열공중 ‘김파라치’(김영란법+파파라치)의 등장도 예견된다. 이미 전문학원들이 생겨나는 분위기다. 김영란법에 따르면 법 위반자를 신고한 사람은 최대 20억원의 보상금과 최대 2억원의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 보상금 액수는 국가가 부당이득을 환수해 수입이 생기거나 비용을 절감했을 때 이 액수의 20%까지다. 특히 시행 초기인 올해 말에는 월수입이 1000만원도 가능하다는 게 학원계의 전언이다. 골프 접대는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삼성·현대자동차·SK·LG 등 4대 그룹 임원들은 오는 9월 28일 이후 골프 약속을 모두 취소했다. 수도권의 한 골프장 관계자는 “아직 예약 상황이 예년과 다르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취소 소동’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펌들은 김영란법 자문시장을 블루오션으로 보고 사업을 확장하는 추세다. 기업들은 법에 대해 연구 중이다. CJ 관계자는 “김영란법의 취지를 설명하고 규정에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 어떻게 활동해야 하는지 사례집을 만들어 실무자들이 공유한 상태”라며 “법 조항이 애매한 부분이 많아서 우선 올 초 식사 접대 등 대표 케이스를 추려 사례집으로 만들었고 계속 수정 중”이라고 말했다. 법시행 하루 전인 9월 27일에 송년회를 잡거나 와인·양주 등 고급 주류는 미리 구입해 두겠다는 경우도 있었다. ●“부정·불법 청탁 사라질 것으로 기대” 학부모들의 관심은 공무원 행동강령이 김영란법과 통일될지 여부다. 현재 행동강령에서는 ‘스승의 날’ 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교사에게 선물은 일체 금지다. 하지만 김영란법은 직무 관련성이 없는 경우, 즉 담임교사가 아닌 경우 학부모가 교사에게 5만원 이하의 선물을 할 수 있다. 용산구에 사는 학부모 이모(43)씨는 “요즘은 학년이 끝나면 아이의 평판을 다른 선생님들에게 잘 전해 달라고 담임교사에게 선물을 하는 추세인데 국민권익위에 문의해 보니 김영란법에 따르면 이런 경우는 불법이 아니다”며 “오히려 선물을 주는 법이 될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행동강령과 법을 일치시킬지는 아직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영란법을 계기로 중장기적으로 부정·불법 청탁이 상당 부분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도 많다. ‘더치페이’ 문화가 정착되는 한편 금액제한으로 저녁보다 점심을 하는 경우가 많아져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차미경 여성변호사협회 사무총장은 “한국 사회의 관행화된 청탁과 민원 문화가 바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법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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