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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균미 칼럼] ‘낙태 논쟁’, 靑 대신 헌재가 중심에 서라

    [김균미 칼럼] ‘낙태 논쟁’, 靑 대신 헌재가 중심에 서라

    미국 뉴욕타임스는 올해 2월 20일자 신문에 ‘낙태 논쟁의 상징, 노마 맥코비 69세에 사망’이라는 제목을 붙여 한 여성의 부음 기사를 비중 있게 실었다. 맥코비는 1973년 미국 여성의 낙태를 합법화한 연방대법원 판결, ‘로 대(對) 웨이드’ 사건의 청구인으로 실명보다는 가명인 로(Roe)로 더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신문은 낙태를 합법화한 대법원 판결이 지난 반세기 동안 미국의 사회·정치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은 동시에 가장 극명하게 나라를 찬반으로 갈라놓은 사건이라고 평했다. 불행했던 젊은 시절과 대법원 판결 이후 낙태 지지론자에서 1997년 낙태 반대론자로 입장이 바뀐 뒤 텍사스의 요양원에서 숨을 거둘 때까지 반대론자로 살다간 극적인 인생 스토리를 전했다. 판결 이후 미국에서는 약 5000만건의 합법적인 낙태가 이뤄졌지만 44년이 지난 지금도 대통령 선거 때마다 단골 이슈로 떠오르고, 일부 주·시 정부와 여성·시민단체들과의 싸움은 아직도 진행 중이라고 한다. 미국 얘기를 꺼내는 건 한국 사회가 또 낙태죄 폐지를 둘러싼 찬반 논쟁으로 뜨겁기 때문이다.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이 지난 26일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에 대해 정부가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히면서 불을 댕겼다. 정부는 내년에 8년간 중단됐던 임신중절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헌법재판소에서 낙태죄 위헌법률심판을 검토하고 있어 공론의 장이 열릴 것으로 전망했다. 찬반이 첨예하게 갈리는 민감한 사안이라 한발 물러선 모양새이나 어떤 방식으로 종교계와 여성계, 의료계, 시민단체 등 평행선을 달리는 입장을 공론화를 통해 수렴해 나갈지 궁금도 하고 걱정도 된다. 청와대 발표 직후 여당에서 검토했던 공론화위원회를 통한 국민 여론 수렴은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 여론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낙태죄 논란은 1992년 형법 개정 때와 2010년 프로라이프 의사회가 불법 낙태 시술 병원 제보로 낙태 단속이 강화됐을 때, 그리고 2012년 정부가 피임약의 재분류 작업을 추진하면서 사회쟁점화됐었다. 그 와중인 2012년 8월 23일 헌재가 ‘동의낙태죄’에 대해 1년 10개월 만에 합헌 결정을 내려 일단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당시 헌재는 합헌과 위헌 의견이 4대4로 팽팽히 맞섰는데 위헌 정족수인 6명에 못 미쳐 합헌 결정을 내렸다. 재론의 불씨를 남겨 놓은 셈이다. 당시 결정에 관여했던 재관판은 모두 퇴임했다. 대신 낙태죄에 대해 다소 유연한 입장을 갖고 있는 소장과 재판관들이 포진해 이전과 다른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낙태죄 폐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의 물꼬를 청와대가 튼 만큼 다양한 의견들과 대안들이 충분히 논의되는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이는 청와대가 공론화 과정을 주도하는 것과는 다르다. 헌재에 헌법소원이 접수되지 않았다면 몰라도 이미 검토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청와대가 전면에 나서는 것은 헌재 결정에 압박을 주려 한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줄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 헌재가 중심이 돼 해묵은 낙태죄 논란을 풀어나가는 것이 순리라고 본다. 헌재에는 현재 낙태죄 조항인 형법 269조와 270조가 위헌인지 확인해달라는 헌법소원 사건이 접수돼 심리가 진행 중이다. 아직 평의에는 들어가지 않은 상태다. 헌법소원의 경우 결정까지 1년 반에서 2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올 상반기는 탄핵심판으로 다른 사건을 들여다볼 여지가 없었고 9인 체제가 갖춰진 지 얼마 안 돼 이제 시작인 셈이다. 정부는 실태조사와 함께 필요하다면 공청회 등을 열어 헌재가 참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010년·2014년 낙태 정책에 대한 개선 방안 보고서를 작성했는데, 추적 조사를 통해 내용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헌재 결정과 상관없이 당장 실시할 수 있는 청소년 피임교육과 전문상담 실시, 비혼모에 대한 지원 등부터 진행하면 된다. 낙태죄 폐지 논쟁은 결론을 서둘러 내리는 것보다 제대로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수석논설위원 kmkim@seoul.co.kr
  • 헌법재판관 9명 중 6명 “낙태죄 손질 필요”… ‘합헌’ 뒤집히나

    헌법재판관 9명 중 6명 “낙태죄 손질 필요”… ‘합헌’ 뒤집히나

    헌재 2012년 ‘4대4’ 합헌 결정 이진성 소장 “일정기간 허용 가능” 작년 32건 재판… 1심 유죄 24건 최근 ‘여성결정권’ 중시 감경 추세 26일 청와대가 ‘임신중절’ 실태 조사를 통해 낙태죄에 관한 공론화를 주도하면서 법조계에서도 활발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헌법재판소가 심리 중인 낙태죄의 위헌법률심판이 어떤 결론을 낼지 가장 주목된다.헌재는 지난 2월 낙태죄 조항인 형법 269조와 270조가 위헌인지를 확인해 달라는 헌법소원 사건을 접수해 심리 중이다. 형법 제269조 1항은 부녀가 약물, 기타 방법으로 낙태한 때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고, 형법 제270조 1항은 의사나 한의사 등이 동의를 얻어 낙태 시술을 하면 2년 이하의 징역에, 동의가 없었을 땐 징역 3년 이하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낙태죄로 2014년 9건, 2015년 21건, 지난해 32건, 올해 9월까지 10건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 가운데 1심 법원이 유죄로 판단한 사건은 2014년 8건, 2015년 14건, 지난해 24건이었다.다만 최근 들어 여성의 자기결정권에 더 무게를 실어 처벌을 면해 주는 판결도 속속 나왔다. 지난 7월 대전지법 형사2부(부장 김양희)는 41차례 낙태 시술을 해 1심에서 징역 8개월 및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았던 산부인과 의사 A(49·여)씨에게 벌금 800만원을 선고하고 징역 8개월 및 자격정지 1년형의 선고를 유예했다. 재판부는 “낙태를 금지하는 점 등에 비춰 죄질이 가볍다고 볼 수 없다”면서도 “여성의 낙태에 대한 자기결정권 또한 가볍게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법원의 판단이 엇갈리는 가운데 헌재가 5년 만에 다시 심리 중인 낙태죄 위헌법률심판에 더욱 이목이 쏠린다. 헌재는 2012년 낙태를 도운 조산사의 헌법소원 제기에 대해 낙태죄를 합헌 결정했다. 당시에도 심리에 참여한 8명의 재판관 중 절반인 4명이 위헌 의견을 낼 정도로 팽팽하게 맞섰고, 위헌 정족수 6명에 미치지 못해 합헌 결정이 내려졌다. 9인 체제가 완성된 헌법재판관들 사이에서도 여성의 결정권을 중심으로 낙태죄를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법조계에서는 9명의 재판관 중 6명은 국회 인사청문회 등에서 낙태죄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손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 헌재의 기존 결정이 뒤집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진성 헌재소장은 지난 22일 인사청문회에서 “(임신 후) 일정 기간 내에는 낙태를 허용하는 방향도 가능하다”고 밝혔고, 유남석 재판관도 “사회경제적 요인으로 인한 낙태는 의사의 상담을 전제로 허용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이수 재판관도 “예외적으로 임신 초기 단계이고 원하지 않는 임신의 경우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우선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강일원·안창호·김창종 재판관은 “태아의 생명 보호와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조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靑 ‘낙태죄’ 공론화 신호탄 쐈다

    조국 수석 “OECD국 80% 허용… 현행 법제 국가·남성 책임 빠져” 年 16만건 추정·기소 10건뿐… 23만여명 靑홈피 청원에 답변 법조·종교·여성계를 중심으로 해묵은 논쟁을 거듭해 온 낙태죄 폐지 논란이 재점화됐다. 2012년 8월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 이후 4년여 만에 임신부와 의사의 낙태 처벌 조항(형법 269조 1항, 270조 1항)이 위헌인지를 확인해 달라는 헌법소원 사건을 헌재가 심리 중인 가운데 청와대가 낙태죄 폐지에 대한 국민청원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음으로써 사실상 공론화한 것이다. 특히 청와대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임신중절에 대해서 ‘우리는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씀하신 바 있다”면서 “‘태아 대 여성’, ‘전면금지 대 전면허용’ 등의 대립 구도를 넘어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단계”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26일 국민청원 홈페이지에서 23만여명이 동의한 ‘낙태죄 폐지’에 대해 8년간 중단됐던 정부의 ‘임신중절 실태 조사’를 내년부터 재개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답변을 내놓았다. 조국 민정수석은 청와대 페이스북 등을 통해 “내년에 임신중절 실태 조사를 실시, 현황과 사유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겠다”면서 “결과를 토대로 논의가 한 단계 진전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임신중절 실태 조사는 5년 주기로 진행됐지만 2010년을 끝으로 중단됐다. 2010년 기준 임신중절 추정 건수는 연 16만 9000건에 이르지만, 합법 시술(부모의 우생학·유전학적 장애, 강간·준강간에 의한 임신)은 6%에 불과하며 불법낙태·시술로 기소되는 규모는 한 해 10여건 수준이라고 조 수석은 밝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80%인 29개국에서 사회·경제적 사유를 포함해 임신중절을 허용하고 있다. 조 수석은 “태아의 생명권은 매우 소중한 권리이지만 처벌 강화 위주 정책으로 임신중절 음성화, 불법시술 양산 및 고비용 시술비 부담, 해외원정 시술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현행 법제는 모든 법적 책임을 여성에게만 묻고 국가와 남성의 책임은 빠져 있다. 여성의 자기결정권 외에 불법수술 과정에서 여성의 생명·건강권 침해 가능성 역시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제한 남성과 헤어진 후 임신 발견 ▲별거 또는 이혼 소송 상태에서 법적 남편의 아이를 임신했음을 발견 ▲실직·투병 등 경제적 어려움으로 양육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발견한 경우 등 현재 범죄에 해당하는 경우에 대해 고민해 보자고 제안했다. 청와대는 청원에 답하기 위해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와 세 차례에 걸친 회의를 통해 현황과 쟁점을 검토하고 답변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헌재 9개월 만에 9인 체제로 복귀

    헌재 9개월 만에 9인 체제로 복귀

    인도네시아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전자결재 형식으로 유남석 헌법재판관 임명안을 재가했다. 지난 1월 31일 박한철 전 헌재소장 퇴임 뒤 7~8인 체제로 유지되던 헌재가 9개월 만에 헌법재판관 정원을 채운 ‘9인 체제’로 복귀했다.유 헌법재판관은 별도의 임명장 수여식 없이 11일부터 직무를 시작한다. 이날이 주말이라 취임식은 13일 오전에 헌재 대강당에서 열린다. ‘9인 체제’가 완성되면서 헌재는 그동안 미뤄뒀던 사건 처리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현재 계류된 주요 사건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합의 발표 위헌 확인 사건, 양심적 병역거부자 처벌 헌법소원 사건, 낙태죄 처벌 위헌확인 사건 등이다. 양심적 병역거부자 사건의 경우 종교적 신념으로 병역을 거부한 이들을 처벌하게 한 대법원 판례와 다르게 하급심 법원에서 잇따라 무죄 판결이 나오면서 헌재가 조속히 결론을 내야 한다는 지적이 높았다. 헌재는 이 사건을 지난해 12월 심리를 모두 마치고 선고 전 재판관 평의를 남겨 둔 상황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 결정 때문에 절차가 중단됐다. 위헌 결정을 내리려면 재판관 6명의 위헌 의견이 필요한데, 재판관 결원 상태에서는 왜곡된 심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헌재는 주요 사건 처리에 신중을 기해왔다. 유 헌법재판관을 맞이한 헌재는 전속 헌법연구관, 관용차 재배정 등 행정적 지원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8명 재판관이 나눠 맡았던 사건 주심 역할도 재조정이 필요하다. 유 후보자는 이진성 소장 후보자 주심 사건이나 다른 재판관들의 주심 사건을 일부 넘겨받을 것으로 보인다. ‘9인 체제’가 됐지만 헌재소장은 여전히 직무대행 상태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지명한 이 소장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정식 임명되면 소장 대행체제도 막을 내린다. 아직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국회는 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위원장으로 헌재소장 인사청문회 특위를 구성했다. 박 전 소장이 퇴임한 뒤 헌재는 사상 최장 기간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돼 왔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세월호 국가배상금 서약 조항 폐지

    세월호 국가배상금 서약 조항 폐지

    정부가 세월호 피해 지원법 시행령을 개정해 국가배상금 동의서에서 ‘배상금을 받으면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을 서약한다’는 부분을 삭제했다.정부는 7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4·16 세월호 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을 심의, 의결했다. 앞서 세월호 유가족들은 “정부가 일체의 이의 제기를 하지 않는다고 서약해야 배상금을 주겠다고 하는 것은 법적 근거 없이 행동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고, 이에 헌법재판소는 지난 6월 재판관 6대2 의견으로 위헌 결정한 바 있다. 당시 헌재는 “법률의 근거가 없는 대통령령으로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일체의 이의 제기 금지 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으로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정부의 이번 시행령 개정은 이 같은 헌재의 결정을 반영한 것이다.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경찰대나 다른 대학에서 퇴학당한 전력이 있는 사람에게도 경찰대 입학 자격을 주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경찰대학의 학사운영에 관한 규정’ 개정안도 의결됐다. 정부는 “지금까지는 대학 퇴학자들의 경찰대 입학을 무조건 금지해 왔으나, 앞으로는 구체적인 퇴학 사유를 고려해 판단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육군본부와 해군본부, 공군본부에 각각 정책실장을, 해병대 사령부에는 의무실장을 신설하는 각 군 본부 직제개편안도 처리됐다. 기획관리참모부의 정책 업무를 분리해 정책실을 설치함으로써 효율적인 정책 기능 수행을 꾀하려는 취지다. 이날 회의에서는 또 장애인과 저소득층 등에 대한 통신요금감면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전자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도 의결됐다. 이로써 장애인 등이 각종 서류를 제출하지 않고도 신분증만으로 통신요금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변정수 초대 헌법재판관 별세

    변정수 초대 헌법재판관 별세

    ‘미스터 소수의견’으로 불리며 헌법재판소의 각종 결정에서 소수자를 보호하는 다양한 소수의견을 남긴 변정수 전 헌법재판관이 5일 87세로 별세했다. 전남 장흥 출신인 고인은 1988년 헌재 창설과 함께 1기 재판관으로 1994년까지 활동했으며, ‘사회보호법’과 ‘교수재임용 제도’ 등 당시 사회적 이목을 끌었던 헌법소원 사건에서 기본권 보호를 강조하는 소수의견을 냈다. 빈소는 서울 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 2호실이며 발인은 8일 오전 8시. 장지는 경기 용인 천주교묘역이다. (02)2258-5940.
  • 기무사 ‘5·18 특수본’ 소속 당시 문무일 검찰총장도 사찰

    기무사 ‘5·18 특수본’ 소속 당시 문무일 검찰총장도 사찰

    1996년 국군 기무사령부가 당시 전두환·노태우씨를 수사하던 문무일 검사(현 검찰총장)를 사찰하고 수사팀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낸 문건이 발견됐다. 기무사는 또 당시 헌법재판소 재판관과 연구관까지 광범위하게 뒷조사한 것으로 드러났다.이런 사실은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5·18 특수부 문무일 검사, 동생이 희생된 피해자 가족’이라는 제목의 문건에 의해 확인됐다고 연합뉴스가 31일 보도했다. 1996년 1월 작성된 이 문건에서 기무사는 “서울지검의 5·18 특별수사본부 소속 문 검사는 5·18 당시 동생이 계엄군에 의해 희생된 피해자 가족으로 알려져 피의자 측의 기피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1995년 11월 30일에 출범한 검찰 ‘12·12 사건 및 5·18 사건’ 특별수사본부는 1979년 12·12 쿠데타(전두환·노태우를 앞세운 신군부 세력이 ‘쿠데타’를 일으킨 사건)와 1980년 5·18 민주화 운동 ‘유혈 진압 및 학살’의 주범인 전씨와 노씨를 그 해 12월 21일에 기소했다. 두 사람에게는 반란수괴·내란수괴·내란모의참여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기무사는 또 문건에서 “문 검사는 61년 광주시 북구 유동에서 출생해 80년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고대 법대를 거쳐 86년 사법시험에 합격, 헌재 서울지검 특수2부에 소속돼 있으나 서울지검 특수부가 5·18 특별수사본부로 편성돼 5·18 수사검사로 참여(하고 있다)”면서 “5·18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동생이 계엄군 발포로 사망해 현재 피해자 가족 신분으로 5·18 수사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기무사는 특히 “수사검사가 고소·고발인과 특별한 관계에 있으면 다른 검사로 교체하는 것이 관행”이라면서 문 검사를 수사팀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다만 기무사는 “문 검사의 경우 피의자 측에서 문제를 삼거나 이의 제기를 하지 않아 검찰에서 교체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당시 문 검사는 특별수사본부에서 전씨의 비자금 관련 혐의를 전담한 수사팀에 배치돼 사실상 5·18 수사에는 관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또 이에 앞서 기무사가 헌법재판소를 사찰한 정황이 담긴 문건 2종을 함께 공개했다. 검찰은 특별수사본부가 출범하기 전인 1995년 7월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며 전씨와 노씨를 불기소 처분했고, 고소·고발인들은 불기소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헌재에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하지만 헌재가 공소시효 만료를 이유로 각하 결정할 것이라는 정보가 새면서 청구인들이 소송을 취하해 심판이 중단됐다. 기무사는 이와 관련해 ‘헌재 연구관, 5·18 검찰 결정에 부정적 인식’이라는 문건에서 “연령이 비교적 젊은 계층의 연구관 상당수가 검찰의 결정 처분과 5·18 사건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헌재가 젊은 연구관들의 의견에 따라 검찰의 불기소 처분을 취소할까 우려한 것이다. 이후 헌재 결정 내용이 유출되자 기무사는 ‘5·18 관련 헌재 결정내용 사전 누설자 조승형 지목’이라는 문건에서 “조승형 재판관은 전남 장흥 출신으로, 김대중 총재 비서실장을 지낸 후 평민당 추천으로 재판관에 임명됐다”고 지목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문민정부가 들어서도 검사나 헌법재판관이 기무사의 사찰 대상이었다는 점은 충격적”이라면서 “전두환 정권에서 별동대 역할을 한 기무사가 민주화 이후에도 진실 은폐에 앞장섰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노동3권 보장… ‘특수노동자 20년 과제’ 해결되나

    고용노동부가 17일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수용한다고 밝히면서 20년 넘게 해결되지 않고 있는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조합 설립 등 노동기본권 보호방안이 마련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특수고용노동자는 사용자와 근로계약이 아닌 용역·도급·위탁 계약 등을 맺기 때문에 노동자가 아닌 ‘자영업자’로 분류된다.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에 해당하지 않아 노동시간 규제, 휴가·휴게시간이 보장되지 않는다. 골프장 캐디, 택배기사 등 9개 직종은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지만, 노조 설립이나 단체교섭 요구, 쟁의행위 등 노동법상 누릴 수 있는 권리는 없다.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문제는 1990년대 후반부터 부각됐지만, 지금까지도 제대로 된 대책 마련은 이뤄지지 않았다. 정부와 국회가 대책 마련에 손을 놓은 사이 노동권 사각지대에 놓인 특수고용노동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ILO 등도 노동자성 인정 잇달아 권고 국제노동기구(ILO)는 2006년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자성 인정을 권고했고, 국가인권위원회도 2007년 특수고용노동자 보호에 대한 법률 제정과 노동3권 보장, 4대 보험 보장 등을 권고했다. 이후에도 국민권익위원회, 유엔 사회권위원회 등에서 수차례 지적이 있었다. 헌법재판소도 지난해 11월 헌법소원 결정문에서 “사업주가 형식적으로 도급·위임 계약을 체결해 근로기준법 적용을 회피하는 사례도 빈번하고, 시간이 흐를수록 회피 방법도 교묘해지고 있다”며 “특수고용노동자를 전반적으로 규율하면서 그들의 근로 형태 성격에 부합하는 부분에 관해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정도의 보호·규제를 규정하는 법률 제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고용부는 지난 5월 인권위 권고를 8월에야 받아들여 이달부터 특수고용노동자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노사정 및 전문가의 사회적 논의를 통해 입법적 보호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노동계에서는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인 ‘노조할 권리’와 산재보험 가입 전면 확대 등을 우선 과제로 꼽는다. 김진일 택배연대노조 정책국장은 “전반적 보호방안 시행은 법 개정이 이뤄져야 가능하다”며 “논의가 지지부진하면 결국 최소한의 보호장치조차 없는 노동자들은 계속해서 고통받게 된다. 노조할 권리라도 우선적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설계사 근로자 신분 땐 인력 줄일 수도 반면 일부 특수고용노동자와 재계는 반발하고 있다. 보험설계사는 골프장 캐디, 학습지 교사 등 다른 특수고용직들과 달리 근무시간이 자유롭고 실적에 따라 수입이 결정되는 개인사업자에 가깝다. 지난해 생명보험설계사와 손해보험설계사의 월 소득은 각각 317만원, 254만원으로 보호 대상으로 보기도 어렵다. 보험연구원이 2013년 850명의 보험설계사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전체의 57.3%가 ‘설계사에게 고용보험 등 근로자 성격을 인정하는 데 반대한다’고 답했다. 찬성 의견은 33.5%에 그쳤다. 이들은 ‘독립적인 개인사업자로서의 자율성 보장’(78.5%)이 ‘근로자 신분 보장’(20.3%)보다 더 중요하다고 여겼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정부 계획대로 설계사가 일률적으로 근로자 신분이 되면 보험사들이 비용 부담을 이유로 인력을 줄이는 결과를 낳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마지막 사시 합격자 발표 앞두고… “폐지 반대” 헌법소원

    마지막 사시 합격자 발표 앞두고… “폐지 반대” 헌법소원

    마지막 사법시험 2차시험 합격자 발표를 하루 앞둔 10일 전국수험생유권자연대 회원들이 서울 종로구 안국동 헌법재판소 앞에서 사법시험 존치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이들은 “고졸과 서민의 법조인 진출을 막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제도는 위헌”이라며 이날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법무부는 11일 사실상 사시의 최종 합격자가 될 50여명을 발표한다.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 성난 민심·정부 중재안에 ‘후퇴’… 사립유치원 휴업 안 한다

    성난 민심·정부 중재안에 ‘후퇴’… 사립유치원 휴업 안 한다

    교육부 “유아 학비 지원금 인상 추진… 감사문제는 사전교육·지도점검 병행” ‘휴업 시도’ 한유총 직접적 사과 안해… 구체적 이행안·시점 없어 불씨 남아 2차례 집단휴업을 예고했던 전국 사립유치원들이 1차 휴업일(18일)을 사흘 앞두고 휴업 철회를 선언했다. 민심이 싸늘해 휴업으로 얻을 실익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교육부가 ‘유화책’을 내놓자 전략상 후퇴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사립유치원단체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는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교육부와 간담회를 가진 뒤 휴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최정혜 한유총 이사장과 박춘란 교육부 차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유은혜·안민석 의원 등이 참석했다. 앞서 한유총 소속 사립유치원들은 누리과정 지원금 인상과 국공립유치원 확대 정책에 반대해 오는 18일과 25~29일 집단휴업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정부가 내놓은 중재안을 받아들일 만하다고 판단했다는 게 한유총 측의 설명이다. 교육부는 이날 간담회에서 사립유치원이 요구해 온 유아학비 지원금 인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신익현 교육부 지방교육지원국장은 “사립유치원 학부모 부담 경감을 위해 국가재정을 고려해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유아학비 지원금 인상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사립유치원들은 “국공립유치원은 원아 1인당 지원금을 한 달에 98만원 받는데 사립유치원은 22만원(방과후과정 7만원 별도)만 받아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해 왔다. 또 유치원 업계가 강하게 반발하는 감사 문제와 관련해 사전교육과 지도점검을 병행하기로 했다. 한유총 관계자는 “교육부가 사학기관 재무·회계규칙 개정안에 대해 ‘한유총이 원하는 부분을 알려 주면 국회와 논의해 수용할 부분을 수용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 개정안은 유치원 회계감사를 비영리기관인 학교법인과 같은 기준으로 적용하도록 했다. 한유총은 이를 두고 “사립유치원 설립자의 재산권과 직업 수행의 자유를 제한한다”며 헌법소원을 준비해 왔다. 이 관계자는 또 “교육부가 애초 12월까지 수립하기로 한 유아교육발전 5개년 기본계획을 내년 2월까지 연기하고 사립유치원 관계자를 포함시켜 충분히 논의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유총 측은 이날 철회 결정에 앞서 전국 지회장 회의를 여는 등 입장 정리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조직 내부에서는 “여론을 보면 전략상 후퇴하는 게 맞다”, “얻은 것 없이 물러서면 깊은 내상을 입게 될 것”이라는 찬반이 교차했다. 지난해 6월 사립유치원이 집단휴업 예고를 했을 때 교육부가 유아학비 10만원 인상 등을 약속해 철회했는데 지켜지지 않은 점을 들어 “이번에도 휴업을 철회하면 교육부에 또 속는 것”이라며 강행 쪽으로 의견이 기울기도 했다. 하지만 학부모의 큰 불편을 초래하면서까지 휴업할 명분이 부족하다는 결론에 다다르면서 ‘작전상 후퇴’를 택했다는 설명이다. 이날 간담회 뒤 브리핑에서 “학부모를 볼모로 잡고 주장을 펼친 데 대해 사과할 생각이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한유총 관계자는 “지적이 일리는 있다”면서도 “대다수 많은 분이 휴업에 동의했다”며 직접적 사과는 피했다. 교육부가 유리한 여론에 기대어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구사하며 사립유치원을 압박한 것도 효과를 봤다. 박 차관은 지난 14일 관계부처 대책회의에서 “한유총의 휴업 예고를 불법”이라고 강조하며 휴업 강행 땐 법에 따라 정원·학급 감축, 원아모집 정지 등 강력한 행정조치를 내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사립유치원들이 수세에 몰리자 유화적 제스처를 보내 파업 철회를 이끌었다. 하지만 이날 합의는 구체적 이행안이나 시점 등을 못박지 않고 교육부가 사립유치원의 요구 사항이 실현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는 정도여서 향후 재충돌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사립유치원 집단휴업 전격 철회…교육부와 극적 타결

    사립유치원 집단휴업 전격 철회…교육부와 극적 타결

    2차례 집단휴업을 예고했던 전국 사립유치원들이 1차 휴업일(18일)을 사흘 앞두고 휴업 철회를 선언했다. 민심이 싸늘해 휴업에 따른 실익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교육부가 ‘당근’을 내놓자 전략상 후퇴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사립유치원단체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는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교육부와 간담회를 한 뒤 휴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한유총 소속 사립유치원들은 누리과정 지원금 인상과 국공립유치원 확대 정책에 반대해 오는 18일과 25~29일 집단휴업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교육부가 내놓은 중재안을 받아들일 만하다고 판단했다는 게 한유총 측의 설명이다. 한유총 관계자는 “교육부가 사학기관 재무·회계규칙 개정안에 대해 ‘한유총이 원하는 부분을 알려 주면 국회와 논의해 수용할 부분을 전폭적으로 수용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 개정안은 유치원 회계감사를 비영리기관인 학교법인과 같은 기준으로 적용하도록 했다. 한유총은 이를 두고 “사립유치원 설립자의 재산권과 직업 수행의 자유를 제한한다”며 헌법소원을 준비해 왔다. 이 관계자는 또 “교육부가 애초 12월까지 수립하기로 한 유아교육발전 5개년 기본계획을 내년 2월까지 연기하고, 사립유치원 관계자를 포함시켜 충분히 논의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사립유치원에 대한 감사 완화, 설립자의 재산 지위 보장 등에 대해서도 교육부가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한유총 측은 이날 철회 결정에 앞서 전국 지회장 회의를 여는 등 입장 정리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조직 내부에서는 “여론을 보면 전략상 후퇴하는 게 맞다”, “얻은 것 없이 물러서면 깊은 내상을 입게 될 것”이라는 찬반이 교차했다. 지난해 6월 사립유치원 대규모 휴업 당시 교육부가 아동수당 10만원 인상 등을 약속해 철회했는데 지켜지지 않은 점을 들어 “이번에도 휴업을 철회하면 교육부에 또 속는 것”이라며 휴업 강행 쪽으로 의견이 기울기도 했다. 하지만 학부모의 큰 불편을 초래하면서까지 휴업할 명분이 부족하다는 결론에 다다르면서 ‘작전상 후퇴’를 택했다는 설명이다. 교육부가 유리한 여론에 기대어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구사하며 사립유치원을 압박한 것도 효과를 봤다. 박춘란 교육부 차관은 지난 14일 관계부처 대책회의에서 “한유총의 휴업 예고를 불법”이라고 강조하며 휴업 강행 땐 법에 따라 정원·학급 감축, 원아모집 정지 등 강력한 행정조치를 내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사립유치원들이 수세에 몰리자 유화적 제스처를 보내 파업 철회를 이끌었다. 집단휴업 예고일이 다가오면서 혼란에 빠졌던 맞벌이 부부 등 유치원 학부모들도 휴업 철회 결정으로 한숨을 돌리게 됐다. 정부가 사립유치원 집단휴업 땐 국공립유치원, 초등돌봄교실에서 아이들을 임시로 돌봐 주겠다고 밝혔지만 학부모들은 아이를 낯선 곳에 맡기는 게 걱정돼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마련한 임시돌봄서비스를 신청한 부모는 15일 오전까지 서울은 110여명, 경기는 1300여명에 그쳤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224일째 헌재소장 최장 공백… ‘8인체제’ 연말까지 갈 수도

    224일째 헌재소장 최장 공백… ‘8인체제’ 연말까지 갈 수도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11일 국회에서 부결되면서 헌재소장 공백 상태가 언제 끝날지 기약하기 어려운 지경이 됐다. 지난 1월 31일 박한철 전 소장이 퇴임한 뒤 이날까지 헌재소장 공백 상태는 역대 최장인 223일째 이어져 오고 있다.특히 헌재는 박 전 소장 퇴임 이후 헌법재판관 한 명이 결원인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 ‘재판관 8인 체제’가 장기화된 것은 후보자로 지명됐던 이유정 변호사가 내부정보 이용 주식투자 의혹 끝에 자진 사퇴한 것이 결정타가 됐다. 청와대의 잇단 ‘인사 실패’로 헌재 재판관 구성에 결함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헌재는 지난 1일 이 변호사가 후보자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이날 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부결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국회 부결을 예상치 못한 듯 헌재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헌재 공보 담당자는 “국회 본회의 표결 결과와 관련해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으니 양해를 부탁드린다”며 극도로 말을 아꼈다. 이 변호사가 낙마한 뒤 헌재 재판관 공백 사태를 끝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짐에 따라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의 국회 통과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이 나오던 터였다. ‘재판관 8인 체제’에서도 헌법소원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결정 역시 8인 체제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사회적 파급력이 큰 사건이나 과거 헌재 결정을 뒤집는 결정의 경우엔 ‘재판관 9인 체제’에서 내려야 한다는 암묵적 동의가 이뤄져 왔다. 헌재가 법률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리거나 헌법소원 사건을 인용하려면 재판관 7인 이상이 출석해 6인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재판관이 8명인 상태에서는 5대3으로 위헌 의견이 많더라도 위헌 결정을 내릴 수 없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 한·일 위안부 합의 헌법소원 사건 등이, 상반기 헌재 결정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재판관 공백이 장기화됨에 따라 선고가 지체되고 있는 사건으로 꼽힌다. 두 사건 모두 헌재가 조속하게 심리해야 할 사건이다. 양심적 병역거부의 경우 무죄 선고를 내리는 하급심 재판이 늘고 있고 한·일 위안부 합의 헌법소원 사건의 경우 지난해 3월 헌법소원을 청구한 위안부 피해자들이 고령이기 때문이다. 헌재소장 공백 및 8인 재판관 체제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인사검증을 거쳐 대통령 지명, 국회 인사청문회, 임명 등의 절차를 밟는 데 물리적으로 시간이 필요해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사립유치원 “18일·25~29일 휴업” 교육청은 제재 예고… 갈등 증폭

    전국 사립유치원이 경기도교육청의 대대적인 사립유치원 감사와 사학기관 재무·회계규칙 개정에 반발해 오는 18일과 25~29일 집단 휴업한다. 경기·서울을 비롯한 전국 교육청이 유치원 휴업에 강력한 행정 제재를 예고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사립유치원 협의체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는 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8일과 25~29일 두 차례에 걸쳐 휴업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정부가 국공립유치원 확대정책을 중단하고, 이 지원금을 사립유치원에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 속내에는 최근 경기도교육청이 시행한 유치원 특정 감사와 이번 달부터 유치원에 도입된 사학기관재무회계규칙 개정안이 직접적인 도화선이 됐다는 게 교육계의 중론이다. 앞서 경기교육청은 2015년 10월부터 도내 1100여개 사립유치원을 대상으로 감사를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립유치원 원장들의 각종 비위가 대거 적발됐다. 도교육청은 이에 따라 최근 14명의 유치원 원장 등을 사립학교법 위반과 횡령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현재까지 41억여원을 보전 조치했다. 여기에 정부가 이번 달부터 사학기관 재무·회계규칙 개정안을 사립유치원에도 적용하면서 반발이 커졌다. 개정안은 유치원 회계감사를 비영리기관인 학교법인과 같은 기준으로 하도록 하고 있다. 한유총은 이를 두고 “사립유치원 설립자의 재산권과 직업 수행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이유로 헌법소원을 준비 중이다. 교육부는 지난 3일 각 시·도 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사립유치원의 불법 휴원에 대한 지도감독을 요청했다. 전국 시·도교육청이 이에 따라 유치원 휴업 사태를 ‘아동을 볼모로 한 비교육적 행위’로 규정하고 행정 제재로 맞서겠다고 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헌법재판관 후보에 이유정 이대 교수

    헌법재판관 후보에 이유정 이대 교수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신임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출신인 이유정(49·사법연수원 23기)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를 지명했다.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이 후보자는 여성·노동·아동·인권, 사회적 약자의 권리 보호 등을 위해 헌신해 온 인권 변호사”라면서 “호주제 폐지, 인터넷 실명제, 휴대전화 위치추적 등 다수의 헌법 소송을 대리하며 공권력 견제와 인권 신장을 위해 노력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는 지난 1월 말 퇴임한 박한철 전 헌법재판소장 후임으로 지명됐다. 이 후보자가 국회 임명동의 과정을 거쳐 재판관으로 취임하면 박 전 소장 퇴임 이후 6개월 이상 지속된 헌법재판소의 ‘8인 체제’도 막을 내린다. 앞서 취임한 이선애 재판관에 이어 이 후보자가 합류하면 여성 헌법재판관은 2명이 된다. 이화여대 법학과 86학번인 이 후보자는 ‘운동권’ 출신으로 대학 시절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된 친구의 변호사를 구하는 과정에서 민변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1994년부터 검사로 2년 재직하다 변호사가 됐다. 민변 여성인권위원장, 한국성폭력상담소 이사 등을 맡았고 2003년 호주제 폐지를 위한 법무부 가족법 개정위원회에 참여했다. 대법원 확정판결 18시간 만에 사형이 집행돼 ‘사법살인’으로 불리는 인민혁명당 재건위원회(인혁당) 사건 재심 변호인으로 활동했다. 이 후보자는 법무법인 원 소속이다. 참여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인 강금실 변호사가 재직 중인 로펌이다. 이 후보자는 이 로펌이 만든 공익사단법인 ‘선’ 소속으로 이른바 기지국 수사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을 대리 중이다. 2015년 세월호 유가족 편에 서 청해진해운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진행했고, ‘땅콩 회항’ 사건 피해자인 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을 대리했다. 이 후보자는 또 롯데 신격호 총괄회장 한정후견, 최태원 SK 회장과 홍상수 영화감독 이혼소송 업무에도 관여했다. 이 후보자 발탁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고위 판검사 출신인 다른 재판관들보다 헌법재판 경험이 적기 때문이다. 한편 헌재소장 공석 사태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 5월 19일 문 대통령이 김이수(64·9기) 소장 권한대행을 소장으로 지명했지만 인준을 위한 국회 임명동의안이 석 달 가까이 표류하고 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는?…여성인권 운동가, 세월호 유가족 소송대리도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는?…여성인권 운동가, 세월호 유가족 소송대리도

    8일 신임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이유정(49·사법연수원 23기) 변호사가 지명됐다.이 변호사는 이론과 실무를 갖춘 여성인권 운동가로 알려져 있다. 1994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후 검사로 임관했지만 2년 만에 변호사로 개업했다. 이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여성인권위원장과 한국성폭력상담소 이사를 맡는 등 여성인권 강화 활동에 전념했다. 2003년에는 호주제 폐지를 위한 법무부 가족법 개정위원회에도 참여했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개원에 맞춰 인하대 로스쿨 교수로 활동하다 2010년 법무법인 원에 새로 둥지를 틀면서 본격적인 인권변호사 활동을 시작했다. 법무법인 원에는 참여정부 시절 헌재소장 후보자로 지명됐던 전효숙 전 재판관의 남편인 서울고법원장 출신 이태운 변호사와 참여정부 법무부 장관을 지낸 강금실 변호사 등이 몸담고 있다. 이 후보자는 법무법인 원이 만든 공익사단법인인 ‘선’ 소속으로 다양한 인권변론을 수행했다. 수사기관이 특정 기지국을 거쳐 이뤄진 통신자료를 대거 수집해 수사에 활용하는 이른바 ‘기지국 수사’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을 대리해왔다. 이밖에 2015년부터 세월호 유가족을 대리해 청해진해운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사건도 맡았다. 같은 해 ‘땅콩 회항’ 사건 피해자인 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의 법률대리인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인권활동뿐만 아니라 가사 사건도 많이 맡았다. 선 소속으로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의 한정후견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선은 6월 법원의 지정으로 신 회장의 한정후견인이 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홍상수 영화감독의 이혼소송도 대리하고 있다. 남편은 부장판사 출신의 사봉관(49)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헌재 “시위대 폭행 3년 이상 징역 가중처벌 합헌”

     시위대가 사람을 폭행해 상해를 입힌 경우 3년 이상의 징역으로 가중처벌하도록 한 옛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폭처법)의 집단상해죄 규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폭처법 위반 혐의로 징역 9개월이 확정된 A씨가 집단상해죄 규정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에 재판관 7대1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4일 밝혔다. 옛 폭처법은 단체나 다중의 위력으로 형법상 상해죄를 범한 경우 3년 이상 징역형을 받게 했다. 이는 주로 집회나 시위 현장에서 경찰 등에 폭력을 가한 시위대에 적용됐다.  A씨는 폭처법상 집단상해죄 규정이 폐지되기 2년 전인 2014년 관련법 위반으로 기소됐다. 당시 A씨는 법원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해달라고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직접 헌법소원을 냈다. 형법상 단순상해 등의 법정형이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인 반면 옛 폭처법 제3조 제1항은 3년 이상의 징역형만 규정하고 있어 평등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헌재는 “단체나 다중의 위력으로 상해죄를 범한 경우 그 행위 자체에 내재한 불법의 정도가 크고 중대한 법익 침해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며 “단순 상해나 2인 이상이 공동 상해를 저지른 경우보다 무겁게 처벌한다고 해 평등원칙에 위반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진성 재판관은 “법정형을 3년 이상의 징역형으로 규정해 행위자의 책임 정도를 초과하는 형벌이 부과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며 위헌 의견을 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신고리 공론화에 여론조사 포함 46억원 쓴다

    신고리 공론화에 여론조사 포함 46억원 쓴다

    한수원노조, 활동중지 가처분 내…공론화위 활동엔 지장 없을듯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사 중단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활동 경비로 46억 3100만원이 책정됐다. 정부는 1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2017년도 일반회계 일반예비비에서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론화 소요 경비 지출안을 심의, 의결했다.공론화위원회는 오는 10월 21일까지, 국무조정실 산하 공론화지원단은 올 연말까지 활동하면서 46억여원 안에서 경비를 쓸 수 있다. 공론화위는 앞으로 약 2만명을 대상으로 1차 여론조사를 하고 응답자 가운데 350명을 뽑아 전문가 자문과 토론 등을 거치는 숙의 과정을 진행해 결론을 낼 계획이다. 350명이 뽑히면 바로 2차 조사를 하고 숙의 과정을 거친 다음 3차 조사를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350명이 1박 2일간 합숙토론을 할 예정이다. 첫 번째 여론조사는 2만명의 답변을 얻기 위해 수만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전화설문을 해야 하는 만큼 상당한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각종 공청회와 토론회, 대국민 홍보 비용은 물론 원전 전문가와 지역 이해관계자가 350명에게 조언하기 위해 여는 행사 비용도 포함됐다. 지원단 관계자는 “합숙토론 등의 행사 안건은 예산으로 잡아 뒀지만 세부 내용과 경비는 확정이 안 된 상태”라면서 “공론화위가 향후 절차를 진행하면서 구체적인 내용과 경비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노동조합과 원자력공학과 교수들은 이날 공론화위 활동을 중지시켜 달라고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하지만 판결이 나올 때까지 시일이 걸려 ‘3개월’로 잡혀 있는 공론화위 활동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수원 노조는 가처분 신청 외에 조만간 추가 법적 조치도 취할 계획이다. 서울행정법원에 공론화위 설치를 규정한 국무총리 훈령에 대한 효력정지 신청과 공론화위 활동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하고 이와 관련된 무효확인소송을 진행한다. 또 헌법재판소에 공론화위 설치에 대한 대통령 지시와 국무총리 훈령에 대한 가처분 신청 및 헌법소원도 동시에 내기로 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서울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재판 선고 첫 생중계는 이재용? 박근혜? 불복 방법은

    재판 선고 첫 생중계는 이재용? 박근혜? 불복 방법은

    대법원이 8월부터 1,2심 주요 재판의 선고를 생중계할 수 있도록 규칙을 개정함에 따라 첫 생중계 대상이 누가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국민적 관심도가 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등 ‘국정농단 사건’ 관련 인사들에게 처음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선고 생중계의 첫 대상으로 다음 달 7일 결심공판이 예정된 이 부회장 사건이 우선 거론된다. 사회적 관심이 클 뿐만 아니라 재판 결과도 공공의 이익이나 국민의 알 권리와 깊이 연관되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 1심 선고는 결심공판 2∼3주 후인 내달 말 내려질 전망이다. 아직 변론이 한창 진행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1심 선고도 중계될 가능성이 크다. 재판이 중계되더라도 피고인의 모습이 촬영될지 여부는 재판장의 결정에 달려있다. 한 부장판사는 “아무리 공공 이익을 위한 것이더라도 피고인의 허락 없이 중계하는 것은 생각해 볼 문제”라며 “다른 사람들의 궁금증을 ‘알 권리’라는 이름으로 포장한 것을 피고인이 수긍하느냐와 이에 따른 재퍈 결과를 받아들이느냐는 문제가 남는다”고 말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당사자가 법원의 생중계 결정에 불복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점,기본권 침해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등이 지적된다. 국민의 알권리도 중요하지만 재판의 공정성과 정확성을 담보하는 문제도 남는다 대법원은 중계 불복 절차는 마련하지 않았다. 재판장의 생중계 결정은 소송지휘와 관련된 사안이기 때문에 법원의 개별 결정에 대한 법적 불복 절차인 ‘항고’ 대상에서 제외된다. 형사소송법은 ‘판결 전의 소송절차에 관한 결정’은 항고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재판장이 결정하면 불복할 수 없다는 뜻이어서 민주주의 원리에 맞느냐는 의견도 나온다. 대신 재판 전부를 불복하는 항소나 상고의 이유가 될 수는 있다는 견해가 나온다. ‘선고 생중계로 인해 피고인의 법정변론권 등이 침해됐으니 판결을 취소해달라’는 주장의 근거가 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는 사후적인 대처 방안이라는 한계가 있다.실제로 박근혜 전 대통령 측은 논의 단계에서부터 생중계는 부당하다는 주장을 해왔다. 자유한국당도 논평을 통해 ‘인민재판의 부활’이라며 재판 생중계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일부에서는 ‘국민의 보편적 시청권으로 개인의 촬영 당하지 않을 권리 등 신체의 자유를 침해할 수 없다’는 이유로 헌법소원 제기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법원은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제도를 운용하겠다는 입장이다.재판장이 여러 조건을 달아 촬영이나 중계 허용을 합리적인 범위에서 제한할 수도 있다.헌재 변론 때처럼 법관을 주로 비추는 등의 형식도 고려될 수 있다. 대법원 사법정책실은 “피고인 등 소송관계인의 변론권·방어권과 기타 권리의 보호,법정의 질서유지 또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재판장이 촬영의 시간·방법 등을 제한하거나 방송허가에 조건을 부가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재판 중계방송으로 예상 가능한 부작용을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위치추적은 기본권 침해” “효율적 수사 위해 불가피”

    2011년 한진중공업 파업 당시 ‘희망버스’를 기획한 혐의로 기소된 송경동 시인은 수사당국이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뒤 자신의 이동통신 위치를 두 달 동안 파악한 사실을 나중에 통보받았다. 민영화 반대 시위를 했다고 업무방해 혐의로 2013년 기소된 코레일 직원들은 자신뿐 아니라 가족들의 통신 내역까지 당국이 추적했다는 사실을 추후에 확인했다. 2011년 민주통합당 전당대회를 취재했던 한 기자는 전당대회 중 금품 살포 의혹을 수사하던 검찰이 용의자의 통화 장면이 포착된 폐쇄회로(CC)TV를 보고 현장 기지국에 걸린 번호 659개를 조사하던 과정에서 자신의 번호도 조사 대상이 됐음을 알게 됐다. 이처럼 검찰이나 경찰이 특정 시간대, 특정 기지국을 통해 통화한 사람들의 전화번호 목록을 통신사로부터 제공받아 수사하는 ‘기지국 수사’ 대상자들이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을 헌법재판소가 심리 중이다. 헌재는 13일 기지국 수사의 근거가 되는 법 조항인 통신비밀보호법 13조 1항과 같은 법 2조 11호 바목 등에 대한 위헌 여부를 가리기 위해 공개변론을 열었다. 청구인 측은 기지국 수사가 통신의 자유,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사생활 비밀과 보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우연히 범죄 용의자 주변에 있었던 것만으로 내밀한 통신 정보를 수사 당국이 들여다볼 수 있다는 ‘대중의 위기감’을 강조했다. 청구인 측 한가람 변호사는 “기지국 수사를 허용하면 범죄와 상관없는 사람들의 통신 사실까지 수사기관이 자의적으로 수집하게 된다”면서 “지난 2014년 카카오톡 서버 검열 논란이 불거진 뒤 엿새 만에 100만명이 넘게 해외 서버를 둔 텔레그램으로 메신저를 옮겨 간 ‘사이버 망명’ 사태에서 시민들의 수사기관에 대한 불신, 불안감이 확연히 드러났다”고 진단했다. 반면 수사 당국은 기지국 수사가 도주 중인 피의자 검거나 용의자 지목을 위해 불가피하다고 일축했다. 법무부 장관을 대리한 서규영 정부법무공단 변호사는 “수사기관이 특별한 의도를 갖고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기지국 수사로 사실상 실시간 위치추적이 가능하다는 청구인 측 주장에 대해 서 변호사는 “수사기관 위치추적은 발신 기지국 위치 정도를 확인하는 것으로 대상자를 구체적으로 감시하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법원 영장이 아닌 법원 허가로 기지국 수사가 가능한 것은 위헌이라는 주장엔 법무부 측 참고인인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법원의 허가와 영장은 본질적으로 같다”고 주장했다. 앞서 미래창조과학부가 2012년부터 4년 동안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 건수를 5100만건으로 집계한 가운데 이날 공개변론 과정에서 법무부 측은 이 건수가 2013년 1500만건, 2014년 970만건, 2015년 490만건, 지난해 100만건 등으로 최근 눈에 띄게 줄었다는 통계를 제시했다. 다만, 이것이 이동통신 환경이 2G·3G에서 LTE로 바뀌며 기지국이 한층 촘촘하게 배치돼 기지국마다 잡히는 통신 건수가 줄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배상금 받으면 이의제기 금지…세월호 피해 지원 시행령 위헌

    국가배상금을 받은 세월호 유족은 이후 세월호 참사에 대해 일체의 이의 제기를 하지 않겠다고 서약하도록 한 ‘4·16 세월호 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세월호 피해지원법) 시행령상 ‘이의제기 금지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29일 세월호 참사 유족 10명이 세월호 피해지원법 시행령의 일부 조항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시행령 제15조의 일부 내용에 대해 재판관 6대2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피해지원법 시행령 15조에 따라 배상금이나 위로지원금, 보상금을 지급받을 때 지급결정에 대한 동의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동의서에는 ‘배상금 등을 받았을 때에는 세월호 참사로 인한 손해·손실 등에 대해 국가와 재판상 화해를 한 것과 같은 효력이 있음에 동의하고 세월호 참사에 관해 어떠한 방법으로도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임을 서약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이에 대해 헌재는 “이의제기 금지조항은 기본권 제한의 법률유보원칙에 위반해 법률의 근거 없이 대통령령으로 청구인들에게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일체의 이의제기 금지 의무를 부담시킴으로써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피해지원법에서는 배상금 지급 이후의 효과나 의무에 대한 범위를 정하고 있지 않은데 시행령에서 이 같은 행위를 규제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반면 김창종, 조용호 재판관은 “이의제기 금지조항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새롭게 침해하는 공권력 행사에 해당하지 않아 부적합 각하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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