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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유아 통학차량 방치 사망사고는 국회 책임” 변호사 헌법소원

    영유아 통학차량 방치 사망사고는 안전장치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률을 제정하지 않은 국회의 책임이 크다며 한 변호사가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청주에서 활동하는 최우식(46) 변호사는 30일 “두 자녀의 이름으로 입법부작위 위헌 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을 냈다”고 밝혔다. 입법부작위 위헌이란 헌법이나 법률에서 입법을 하도록 국회나 정부에 의무를 부여했지만 법률이나 시행령을 제정하지 않아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된 경우를 말한다. 최 변호사는 위헌 확인 청구서에서 “영유아의 하차 및 출석을 즉시 확인할 수 있는 기술적 안전장치 설치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지 않은 입법부작위는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016년 6월 광주에서 영유아가 통학버스에 갇힌 사고가 발생하자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이 안전장치 설치 의무를 입법발의했지만 운전기사의 확인의무만 도입됐다”며 “안전시스템을 도입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이를 하지 않아 지난달 동두천에서 영유아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뒤늦게 정부가 대책마련에 나서 헌법소원이 각하될 수도 있으나 소송을 그대로 진행할 것”이라며 “부모로서 내 아이의 운명을 또다시 남의 손에 맡길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영유아 통학차량 방치 사고는 2001년부터 2018년 사이 모두 6건이 발생해 4명이 숨졌다. 지난 17일 경기 동두천에서는 어린이집 통학차량에 7시간 동안 방치된 4살 여아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통학차량 운전자와 인솔교사는 이날 오전 9시 30분쯤 차량에 탑승했던 아이가 내리지 않은 것을 확인하지 않고 문을 잠근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이런 사고를 막고자 어린이집 차량에 ‘잠자는 아이 확인 장치‘(Sleeping Child Check·슬리핑 차일드 체크)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외교기관, 국회, 총리공관에 이어 법원도 100m 내 집회금지 안돼

    외교기관, 국회, 총리공관에 이어 법원도 100m 내 집회금지 안돼

    헌재 “집회의 자유 침해라 헌법에 어긋나”···청와대 100m 만 남아법원 경계지점부터 100m 안에서 집회를 못 하게 막는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고 헌법재판소가 결정했다. 외교기관, 국회, 총리공관에 이은 네번째 결정이다. 청와대 100m 내 집회·시위 금지도 같은 결정이 나올지 주목된다.헌재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11조 등에 대해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했다고 30일 밝혔다. 헌법소원을 제기한 A씨는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다 이 지점이 대법원 청사의 경계지점으로부터 100m 이내에 위치했다는 이유로 기소돼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A씨는 항소심에서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했지만 기각되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법원 인근에 집회·시위금지장소를 설정하는 것은 사법부 독립을 위해 필요하다면서도 재판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없는 옥외집회·시위는 허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모든 옥외집회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 법익의 균형성 원칙, 과잉금지원칙 등을 위반해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것이다. 헌재는 “집회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 가능성이 완화될 수 있도록, 법관의 독립과 구체적 사건의 재판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없는 옥외집회·시위는 허용될 수 있어야 한다”며 “심리 중인 구체적 사건의 재판에 영향을 차단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옥외집회나 시위를 예외적으로 허용하더라도 그런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심판대상조항에 위헌적 요소와 합헌적 요소가 공존하고 있다며 2019년 12월 31일까지 시한으로 계속 적용한다고 밝혔다. 앞서 헌재는 외교기관, 국회, 총리공관 100m 내 집회 금지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참여연대 공익법센터가 청와대에 대해서 제기한 헌법소원도 같은 결과가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서울신문 보도 그후] 양심적 병역거부자, 전과 말소·배상 어려워졌다

    헌재 “국회, 구제조치 입법의무 없어” 헌법소원 7년 만에 만장일치로 각하 “유엔 ‘실질적 배상’ 권고는 존중해야”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해 대체 복무제를 도입하라고 결정한 헌법재판소가 양심적 병역거부로 전과자가 된 이들을 위해 전과 말소와 배상 등 구제조치를 위한 법률을 제정할 의무는 없다고 결정했다. 헌재는 26일 양심적 병역거부자 433명이 제기한 입법부작위(국회가 입법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법률적 흠결을 야기하는 것) 위헌 확인 헌법소원 심판을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각하 결정했다. 각하는 청구 자체가 부적법할 때 내리는 결정이다. 이로써 양심적 병역거부 이후 병역법 위반으로 복역한 이들을 구제하기 어려워졌다. 헌재는 “헌법의 명문규정이나 헌법 해석상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입법 의무가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헌재는 ‘쟁점이 많고 사안이 복잡해 심층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이 사건을 7년 넘게 끌어왔다. 결국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라는 취지로 병역법 5조 1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한 다음달에 곧바로 입법부작위 사건을 각하했다. 헌재는 각하 이유에 대해 이 점을 언급하며 “입법자가 2019년 말까지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입법을 해야 하는 만큼 기존에 유죄 판결을 받은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전과기록 말소 등 구제조치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입법자에게 입법 재량이 부여돼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헌재는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의 견해를 존중해야 한다면서도 법적 구속력이 없어 입법 의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는 준사법기구로 한국도 자유권규약 비준 국가다. 앞서 자유권규약위는 병역거부로 복역한 이들에게 실질적인 배상을 제공하라는 견해를 밝혔고, 이에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입법부작위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헌재는 “자유권규약위 견해에 대해 규약 당사국은 이를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자유권규약위의 견해 사법적인 판결처럼 구속력이 인정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자유권규약위 견해가 국내법과 충돌할 수 있고, 각국의 사회적·정치적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청구 대리인 오두진 변호사는 “국제인권규약에 대해 이행을 강조하는 등 진보적인 견해를 밝힌 결정”이라면서도 “입법 의무를 인정하지 않은 점은 아쉽고, 실질적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구제할 사회적 시스템이 없어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자유권규약위 견해를 존중하고 노력을 기울이라는 헌재 결정 취지에 따라 행정부에서 형 선고 효력 말소 등 구제조치를 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양심적 병역거부자, 전과 말소·배상 어려워졌다

    양심적 병역거부자, 전과 말소·배상 어려워졌다

    헌재, 7년 만에 구제조치 입법부작위 헌법소원 각하 “국회 입법 의무 없어”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해 대체 복무제를 도입하라고 결정한 헌법재판소가 양심적 병역거부로 전과자가 된 이들을 위해 전과 말소와 배상 등 구제조치를 위한 법률을 제정할 의무는 없다고 결정했다. 헌재는 26일 양심적 병역거부자 433명이 제기한 입법부작위(국회가 입법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법률적 흠결을 야기하는 것) 위헌 확인 헌법소원 심판을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각하 결정했다. 각하는 청구 자체가 부적법할 때 내리는 결정이다. 이로써 양심적 병역거부 이후 병역법 위반으로 복역한 이들을 구제하기 어려워졌다. 헌재는 “헌법의 명문규정이나 헌법 해석상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입법 의무가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헌재는 ‘쟁점이 많고 사안이 복잡해 심층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이 사건을 7년 넘게 끌어왔다. 결국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라는 취지로 병역법 5조 1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한 다음달에 곧바로 입법부작위 사건을 각하했다. 헌재는 각하 이유에 대해 이 점을 언급하며 “입법자가 2019년 말까지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입법을 해야 하는 만큼 기존에 유죄 판결을 받은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전과기록 말소 등 구제조치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입법자에게 입법 재량이 부여돼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헌재는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의 견해를 존중해야 한다면서도 법적 구속력이 없어 입법 의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는 준사법기구로 한국도 자유권규약 비준 국가다. 앞서 자유권규약위는 병역거부로 복역한 이들에게 실질적인 배상을 제공하라는 견해를 밝혔고, 이에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입법부작위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헌재는 “자유권규약위 견해에 대해 규약 당사국은 이를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자유권규약위의 견해 사법적인 판결처럼 구속력이 인정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자유권규약위 견해가 국내법과 충돌할 수 있고, 각국의 사회적·정치적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청구 대리인 오두진 변호사는 “국제인권규약에 대해 이행을 강조하는 등 진보적인 견해를 밝힌 결정”이라면서도 “입법 의무를 인정하지 않은 점은 아쉽고, 실질적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구제할 사회적 시스템이 없어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자유권규약위 견해를 존중하고 노력을 기울이라는 헌재 결정 취지에 따라 행정부에서 형 선고 효력 말소 등 구제조치를 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대구지법 김천지원 형사2단독 이형걸 판사는 병역거부 혐의로 기소된 정모(20)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로써 2004년부터 현재까지 양심적 병역거부로 무죄를 선고받은 사건은 90건을 돌파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헌재, 양심적 병역거부자 ‘빨간줄’ 지울 길 못 여나

    헌재, 양심적 병역거부자 ‘빨간줄’ 지울 길 못 여나

    유엔 네 차례 실질적 배상 권고했지만 행정·입법부 이행 안 해 입법부작위 소송 433명 “인권침해” 헌소… 7년째 심리 중 헌재 “병역법과 본질 달라… 심층 검토를” 변호인 “전과 말소·배상 등 구제해야”헌법재판소가 양심적 병역거부자 433명이 제기한 입법부작위 위헌확인 헌법소원 심판을 7년째 심리 중이다. 헌재는 지난달 28일 병역법 헌법소원 사건을 선고했지만 입법부작위 사건은 병합하지 않았다. 이 사건은 헌재에서 가장 오래된 사건이다. 입법부작위는 입법자(국회)가 입법의무가 있음에도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불완전하게 이행해 법률적 흠결을 야기하는 것이다. 17일 헌법재판소 등에 따르면 정모씨 등 100명은 2011년 6월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가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게 충분한 배상을 하라는 의견서를 3차례나 냈는데도 국회가 입법하지 않아 기본권을 침해당했다”는 취지로 입법부작위 위헌확인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이후 여호와의 증인 신도 333명이 추가로 심판을 청구해 원고만 총 433명에 달한다. 이들은 “한국 정부가 1990년 인권규약에 가입했고, 개인 청원제도도 수락한 만큼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의 결정은 법적 구속력을 가진다”고 주장했다. 양심적 병역거부로 징역 1년 6개월형을 확정받은 여호와의 증인 신도 2명은 2004년 10월 유엔에 처음으로 진정을 제기했다.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UNHRC)는 준사법기구다. 인권침해를 당한 개인이 진정을 제출하면 위원회가 검토해 준사법적 결정을 내린다. 위원회는 2006년부터 2011년까지 3차례에 걸쳐 “한국정부가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18조 1항을 위반했으므로 병역거부로 복역한 이들에 대한 실질적인 배상을 제공해 줄 의무가 있다”고 권고했다. 위원회 권고에도 행정부와 입법부가 움직이지 않자 이들은 헌법재판소를 찾았다. 헌재는 지난달 28일 병역법 위반 사건 20여개를 병합해 한꺼번에 처리했다. 대체복무를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 5조 1항에 대해서는 헌법불합치를, 처벌 근거가 된 88조 1항은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 관계자는 “입법부작위 사건은 지난번 심판 대상과 내용은 비슷하지만 본질적으로 달라 병합할 수 없었다”며 “쟁점이 많고 사안이 복잡해 심층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소송을 대리한 오두진 변호사는 “전과를 말소하고 배상하는 등 구제조치가 필요하다”며 “앞서 국가배상 소송을 냈지만 모두 패소해 현재로서는 구제 방법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유럽인권재판소는 2011년 7월 40년 이상 유지하던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판례를 변경하며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하는 아르메니아 정부가 인권규약을 위반했다고 판결했다. 오 변호사는 “한국의 헌법재판소가 유럽인권재판소처럼 국제인권규약을 얼마나 잘 지키고 있는지를 보여 줄 수 있는 결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양심적 병역거부자, 전과말소·국가배상 가능할까

    양심적 병역거부자, 전과말소·국가배상 가능할까

    헌법재판소, 구제조처 7년째 심리 중“유엔 배상 권고에도 입법 없어 기본권 침해”헌법재판소가 양심적 병역거부자 433명이 제기한 입법부작위 위헌확인 헌법소원 심판을 7년째 심리 중이다. 헌재는 지난달 28일 병역법 헌법소원 사건을 선고했지만 입법부작위 사건은 병합하지 않았다. 이 사건은 헌재에서 가장 오래된 사건이다.  17일 헌법재판소 등에 따르면 정모 씨 등 100명은 지난 2011년 6월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가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게 충분한 배상을 하라는 의견서를 3차례나 냈는데도 국회가 입법하지 않아 기본권을 침해당했다”는 취지로 입법부작위 위헌확인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이후 여호와의 증인 신도 333명이 추가로 심판을 청구해 원고만 총 433명에 달한다. 이들은 “한국 정부가 1990년 인권규약에 가입했고, 개인 청원제도도 수락한만큼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의 결정은 권고적 효력만 있는 게 아니라 법적 구속력도 가진다”고 주장했다.  양심적 병역거부로 징역 1년 6개월 형을 확정받은 여호와의 증인 신도 2명은 지난 2004년 10월 유엔에 처음으로 진정을 제기했다.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UNHRC, United Nations Human Rights Committee)는 준사법기구다. 인권침해를 당한 개인이 진정을 제출하면 위원회가 검토해 준사법적 결정을 내린다. 위원회는 2006년부터 2011년까지 3차례에 걸쳐 “한국정부가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18조 1항을 위반했으므로 병역거부로 복역한 이들에 대한 실질적인 배상을 제공해 줄 의무가 있다”고 권고했다. 위원회 권고에도 행정부와 입법부가 움직이지 않자 이들은 헌법재판소를 찾았다.  헌재는 지난달 28일 병역법 위반 사건 20여개를 병합해 한꺼번에 처리했다. 대체복무를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 5조 1항에 대해서는 헌법불합치를, 처벌 근거가 된 88조 1항은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 관계자는 “입법부작위 사건은 지난번 심판 대상과 내용은 비슷하지만 본질적으로 달라 병합할 수 없었다”며 “쟁점이 많고 사안이 복잡해 심층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소송을 대리한 오두진 변호사는 “전과를 말소하고 배상하는 등 구제조치가 필요하다”며 “앞서 국가배상 소송을 냈지만 모두 패소해 현재로서는 구제 방법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유럽인권재판소는 지난 2011년 7월 40년 이상 유지하던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판례를 변경하며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하는 아르메니아 정부가 인권규약을 위반했다고 판결했다. 이에 대해 오 변호사는 “한국의 헌법재판소가 유럽인권재판소처럼 국제인권규약을 얼마나 잘 지키고 있는지를 보여줄 수 있는 결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한국판 셜록 홈스 안 된다…헌재 “탐정업 규제 합헌”

    한국판 셜록 홈스 안 된다…헌재 “탐정업 규제 합헌”

    특정인의 사생활을 조사하는 ‘탐정’ 업무와 명칭을 금지한 것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결정이 나왔다. 탐정업이 신설되면 직역을 침해당할 수 있는 변호사들이 환영 성명을 발표했다.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탐정 행위와 명칭의 사용 금지를 규정한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10일 밝혔다. 전직 총경 정모씨는 퇴직 후 탐정업에 종사하기 위해 “탐정을 금지한 법 조항이 직업선택의 자유와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헌재는 불법적으로 사생활 정보를 수집·제공하는 것이 사회적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사생활 조사를 금지하는 것 외에 사생활의 비밀과 평온을 보호할 방법이 없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일부 업체들이 몰래카메라, 차량위치 추적기 등을 사용해 불법적으로 사생활 정보를 수집하는 등 국내 현실을 고려할 때 특정인의 소재와 연락처 등 사생활 조사업을 금지하는 것 외에 입법목적을 동일한 정도로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한 탐정업이 아니더라도 신용조사업, 경비업, 손해사정사 등 탐정업 유사직역에 종사할 수 있기 때문에 직업선택의 자유도 침해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탐정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한국에만 없는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음성적 업무가 양성화·합법화되고 변호사에 비해 서비스 가격이 저렴해진다는 장점도 있지만 사생활 침해를 당할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경찰이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관련 법안이 국회 문턱을 수차례 넘지 못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현재 발의된 공인탐정법은 사생활 등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고 검찰과 경찰의 전관예우를 조장하게 된다”며 반대하는 뜻을 재확인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한국에서 명탐정 셜록 홈즈가 나올 수 없는 이유는

    한국에서 명탐정 셜록 홈즈가 나올 수 없는 이유는

    특정인의 사생활을 조사하는 ‘탐정’ 업무와 명칭을 금지한 것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결정이 나왔다. 탐정업이 신설되면 직역을 침해당할 수 있는 변호사들이 환영 성명을 발표했다.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탐정 행위와 명칭의 사용 금지를 규정한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10일 밝혔다. 전직 총경 정모씨는 퇴직 후 탐정업에 종사하기 위해 “탐정을 금지한 법 조항이 직업선택의 자유와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헌재는 불법적으로 사생활 정보를 수집·제공하는 것이 사회적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사생활 조사를 금지하는 것 외에 사생활의 비밀과 평온을 보호할 방법이 없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일부 업체들이 몰래카메라, 차량위치 추적기 등을 사용해 불법적으로 사생활 정보를 수집하는 등 국내 현실을 고려할 때 특정인의 소재와 연락처 등 사생활 조사업을 금지하는 것 외에 입법목적을 동일한 정도로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한 탐정업이 아니더라도 신용조사업, 경비업, 손해사정사 등 탐정업 유사직역에 종사할 수 있기 때문에 직업선택의 자유도 침해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탐정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한국에만 없는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음성적 업무가 양성화·합법화되고 변호사에 비해 서비스 가격이 저렴해진다는 장점도 있지만 사생활 침해를 당할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경찰이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관련 법안이 국회 문턱을 수 차례 넘지 못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현재 발의된 공인탐정법은 사생활 등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고 검찰과 경찰의 전관예우를 조장하게 된다”며 반대하는 뜻을 재확인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양예원 사건 실장 투신 “물체 떨어졌다” 신고에 출동해보니..

    양예원 사건 실장 투신 “물체 떨어졌다” 신고에 출동해보니..

    ‘양예원 사건’ 스튜디오 실장이 투신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유튜버 양예원씨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소 당한 스튜디오 실장 정모(42)씨가 9일 북한강에서 투신한 것으로 추정돼 경찰이 수색에 나섰다. 9일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0분쯤 경기도 남양주 미사대교 근처를 지나던 운전자가 ‘물체가 떨어졌다’고 신고해 경찰과 소방당국이 출동했지만 아직까지 찾지 못했다. 정씨는 오전 10시 마포서에서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지만 변호인만 출석했다. 다리 갓길에는 정씨의 차량이 주차돼 있었고, 차량 내부에서 ‘억울하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A4용지 한 장짜리의 유서에는 ‘언론 보도가 왜곡됐다’ ‘하지 않은 일이 사실처럼 알려져 힘들고 죽고 싶다’는 내용 등이 적힌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최근 양씨의 ‘비공개 촬영회’ 모집책 최모(45)씨가 구속되고 추가 피해자가 등장하면서 정씨가 부담을 느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양씨 사진을 최초로 촬영해 유포한 혐의를 받는 최씨는 지난 2일 구속됐다. 지난 5일에는 각각 정씨와 최씨에게 비슷한 일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2명이 추가로 고소장을 내면서 피해자가 총 8명으로 늘었다. 정씨의 시신이 아직 발견되지 않아 현재로서는 투신 사망한 것으로 단정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정씨의 사망 여부가 확인되면 그에 따라 공소권 없음 등 조치를 하고 나머지 유포자는 추가 수사를 마친 뒤 송치할 예정”이라며 “수사에는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양씨에게 고소당한 정씨는 지금까지 4차례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 정씨는 성폭력범죄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 동의촬영물 유포 방조, 강제추행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서울서부지검에 양씨를 무고 및 명예훼손 혐의로 맞고소했다. 성폭력 수사가 끝나기 전까지 피의자가 제기한 무고 사건 수사에 착수하지 않도록 한다는 내용의 대검찰청 ‘성폭력 수사 매뉴얼’에 대해 헌법소원도 청구했다. 사진=연합뉴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총리 공관 100m 집회 금지도 풀려···청와대는?

    총리 공관 100m 집회 금지도 풀려···청와대는?

    헌재, 청와대 100m 집회 금지도 위헌 여부 심리중헌법재판소가 국회의사당에 이어 국무총리 공관 100m 이내에서도 옥외집회를 열지 못하게 한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고 결정했다. 현재 헌재는 청와대 100m 이내 집회 금지의 위헌 여부도 심리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헌재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제11조 3항 등에 대한 서울중앙지법의 위헌법률 심판 제청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했다고 5일 밝혔다. 옥외집회와 시위의 금지 장소를 규정한 집시법 11조는 그 대상으로 국회의사당, 각급 법원, 헌법재판소(이상 1항), 대통령 관저, 국회의장·대법원장·헌재소장 공관(이상 2항)·국무총리 공관(3항)과 외교사절 숙소(4항) 등을 올려놓고 있다. 지난 2014년 A씨는 총리 공관 60m 지점에서 시위를 주최한 혐의로 재판을 받다가 자신에게 적용된 법 조항이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법원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헌재가 사건을 다루게 됐다. 헌재는 “총리 공관의 기능과 안녕을 직접 저해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소규모 옥외집회·시위나 총리를 대상으로 하지 않은 옥외집회·시위까지도 예외없이 금지하고 있어 과도한 제한에 해당한다”며 “집회금지로 달성하려는 공익과 침해되는 법익이 어느 정도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법익 균형성 원칙’에도 반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헌재는 총리 공관 인근 집회를 어떤 형태로 허용할지는 입법권자가 2019년 12월 31일까지 결정해 법을 개정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헌재는 지난 5월 국회의사당 100m 이내 옥외집회 금지에 대해서도 같은 결정을 내렸다. 한편, 참여연대는 지난 1월 청와대 100m 이내 옥외집회 금지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첫 재야·여대 출신 대법관 나왔다

    첫 재야·여대 출신 대법관 나왔다

    다양성 초점·행정처 출신 배제 첫 여성 대법관 4명 시대 열려오는 8월 2일 퇴임하는 고영한, 김창석, 김신 대법관 후임으로 김선수 변호사, 노정희 법원도서관장, 이동원 제주지법원장이 임명 제청됐다. 판사나 검사 경험이 없는 재야 출신 대법관과 여대 출신 대법관이 처음 배출되는 등 대법관 구성을 다양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또 처음으로 여성 대법관 4명 시대가 열리게 됐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2일 김 변호사 등 3명을 신임 대법관으로 임명해 달라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청했다. 대법원은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를 요구하는 국민의 기대를 각별히 염두에 뒀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판사나 검사 경험이 전혀 없는 최초의 대법관 후보다. 그는 서울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법관 출신들은 사법 서비스 공급자 입장만 알고 있지만 변호사들은 수요자 측면까지 이해할 수 있어 이런 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재조 경험이 없는 변호사 출신으로서) 모범을 보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우리 사회 약자와 소수자의 관점이 대법원 토론 과정에서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대 법대를 나온 김 변호사는 헌법과 노동법 분야 전문가로 인정받았으며, 2010년부터 2년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을 지내는 등 진보 성향 인사로 분류된다. 1994년 변호인의 수사기록 열람과 등사를 거부한 검사의 처분에 대해 헌법소원을 내고 위헌 결정을 받아냈다. 이를 통해 형사소송법이 개정돼 변호인과 피고인의 수사기록 열람·등사권이 인정됐다. 지난해 6월과 11월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최종 후보로 추천했지만 최종 단계에서 고배를 마셨다가 이번에 임명 제청됐다. 노 관장은 1990년 판사로 임용된 뒤 1995년 변호사로 개업했다가 2001년 다시 판사로 임용됐다. 노 관장이 임명되면 최초의 이화여대 출신 대법관이자 역대 7번째 여성 대법관이 된다. 또 사상 최초로 여성 대법관 4명 시대가 열린다. 노 관장은 여성과 아동의 인권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거듭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법원장은 1991년 판사로 임용된 후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거치는 등 재판 실무와 법리에 두루 능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위헌정당해산 결정이 된 통합진보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제기한 의원 지위 확인 소송에서 최초로 위헌정당 해산 결정의 효과가 소속 의원에게 미쳐 당연직으로 의원직을 상실한다고 판결했다. 대법관 임명 제청된 현직 판사 두 명은 모두 법원행정처 근무 경험이 없다. ‘행정처 출신이 대법관 등 고위법관이 된다’는 관행을 깨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 세 명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동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면 문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사설] 헌재에 제동 걸린 교육부의 허술한 자사고 정책

    헌법재판소가 입시 우선선발권을 없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자율형사립고(자사고)들의 가처분 신청을 그제 재판관 9명 전원 일치 의견으로 받아들였다. 지난해 12월 교육부가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 입시를 일반고와 동시에 치러 내년부터 당장 중복지원하지 못하게 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81조 5항이 부당하다고 헌재는 판단했다. 일반고와의 동시 선발에 반발한 자사고들은 지난 2월 “학생의 선택권과 학교의 선발권을 가로막는 조치”라며 헌재에 가처분 신청과 함께 헌법소원을 낸 바 있다. 헌재는 “내년도 고교 입시가 임박해 헌법소원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해당 법령의 효력을 정지한다”고 가처분 신청을 일단 받아들였다. 중3 교실은 또 ‘멘붕’에 빠졌다. 교육부가 강력히 밀어붙인 자사·특목고 억제 정책에 제동이 걸린 모양새이니 올해 고등학교 진학원서를 써야 할 학생과 학부모의 혼란은 피할 수가 없다. 중3 수험생은 몇 달 뒤의 자사고 입시를 지금이라도 준비해야 할지 갈피를 잡기 어렵다. 지난해 교육부는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가 일반고와 같은 날 신입생을 뽑도록 초ㆍ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갑작스럽게 바꿨다. 자사·특목고가 8~11월에 우수 학생들을 선점한 탓에 일반고가 계속 도태된다는 판단이었다. 자사·특목고에 불합격한 학생을 관내 정원 미달 일반고에 들어가게 하는 초강수를 뒀으나 논란은 계속됐다. 경기·전북 지역에서는 관내에 정원 미달 일반고가 있더라도 멀리 떨어진 비평준화 지역의 학교에 응시하게 하는 극약 처방까지 했다. 자사고를 폐지도 못 하면서 선택의 위험부담을 어린 학생들에게 떠넘겼으니 불만은 치솟을 수밖에 없다. 헌재 결정에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법적 논리를 살핀 뒤 후속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적어도 올해는 원래 방식대로 자사고가 먼저 선발할 가능성이 높지만, 종잡을 수 없는 대목이 한둘이 아니다. 가처분 신청의 주체가 자사고들이니 외고·국제고가 같은 적용을 받을지부터 학부모들은 가늠할 수가 없다. 게다가 지방선거에서 새로 당선된 진보교육감 14명은 모두 자사·외고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런 현실이니 향후 헌재의 본안 결정이 어떻게 나든 결국 혼돈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감당해야 한다. 김 부총리는 후속 조치만 낼 게 아니라 이런 혼란에 대한 근본적인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반대 여론에 부딪혀 자사·외고를 즉각 폐지하지 못하자 동시 선발로 무리하게 고사(枯死) 작전을 폈다가 이 지경이 아닌가.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치고 유예 기간을 뒀더라면 적어도 이번의 혼선은 피할 수 있었다. ‘유치원 방과후 영어수업 금지’ 정책 등도 공감대를 넓히는 노력 없이 도입하려다가 결국 없던 일로 돌아갔다. 오락가락 혼돈만 거듭하는 김 부총리의 정책실패를 교육현장은 더는 견디기 힘들다.
  • [사설] 검·경은 수사관행 바꾸고, 법원은 위치추적 요건 따져야

    그제 헌법재판소가 ‘휴대전화 실시간 위치추적’과 이동통신 기지국의 통신자료를 일괄 제공받는 ‘기지국수사’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했다. 헌법불합치 결정이 난 통신비밀보호법(통비법) 2조와 13조는 2020년 3월 31일까지만 유지된다. 국회는 통비법을 가능한 한 빨리 개정하고 검·경 등 수사기관은 과학적 증거수집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무엇보다 법원은 인권이 침해받지 않도록 수사기관의 위치추적 요청 등을 꼼꼼히 따져 허용해야 한다. 헌재는 실시간 위치추적이 ‘수사의 필요성’만을 그 요건으로 하여 절차적 통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해 헌법소원 청구인들의 개인정보 자기 결정권과 통신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정보주체인 개인에게 위치정보 추적자료 제공사실이 부실하게 통지되는 것 또한 헌법에 불합치한다고 봤다. 특히 특정 시간대 특정 기지국에서 통화한 사람들의 기록을 통째로 넘겨받는 기지국수사는 검·경의 수사편의와 효율성만을 도모한 것으로 그 권한 남용에 대한 통제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결정은 범죄 예방이라는 공익추구 못지않게 사생활 및 통신비밀 보호라는 ‘정보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살인·강도·강간 등 강력범죄나 성범죄 단죄를 위한 실시간 위치추적이 필요하다고 검ㆍ경은 주장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번 송경동 시인 등이 헌법소원으로 문제 삼은 사항처럼 시위참여자, 취재기자, 파업노동자를 감시하는 과정에서 다른 시민의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통신비밀이 노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아무리 수사기관의 필요라고 해도 결사의 권리, 표현의 자유, 노동권 등 기본권 침해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 위치추적 요건을 강화하고 사후통제를 제대로 해 권력자의 입맛에 따라 시민을 사찰할 가능성을 최소화해야 한다. 수사기관은 앞으로 수사가 힘들다고 우려하지만, 과거의 낡은 관행을 개선해야 마땅하다. 수사기관은 과학적 증거수집 방안을 강구하고 위치추적 자료제공 요청 요건을 구체화하고 사후통제 절차도 강화함으로써 인권을 옹호하는 기관으로 거듭날 때다. 인권의 보루인 법원의 역할도 중요하다. 검찰이 실시간 위치추적이나 기지국수사를 요청했을 때 법원은 인권이나 사생활 침해의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허가 범위를 최대한 좁혀야 한다. 그간 허가에서 인용률이 90% 이상이었다니,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듯하다. 법원은 검·경이 통신기록을 통째로 넘겨 달라는 허가서를 제출해도, 이를 쉽게 허용해서는 안 된다.
  • 자사고, 일반고와 동시 모집… 탈락 땐 집 근처 학교 갈 수 있어

    자사고, 일반고와 동시 모집… 탈락 땐 집 근처 학교 갈 수 있어

    시·도교육청, 9월까지 기본계획 발표 외고·국제고도 중복지원 허용 가능성올해 중학교 3학년이 치를 고교 입시를 6개월여 앞두고 헌법재판소가 “자사고 지원자의 일반고 중복 지원을 허용하라”는 취지의 가처분 결정을 내려 입시 현장이 혼란에 빠졌다. 교육부와 진보 교육감들이 추진해 온 ‘자사고 힘빼기’ 정책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학생과 학부모다. 고입 전형이 어떤 영향을 받게 되는지 정리했다.①예전처럼 자사고는 전기모집, 일반고는 후기모집을 하나. 아니다. 원래 전기모집(9~11월 원서접수) 대상이었던 자사고를 후기모집(12월)으로 옮겨 일반고와 같은 시점에 선발하기로 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조항(80조 1항)은 유효하다. 헌재가 효력 정지한 건 자사고 지원자는 일반고 등에 동시 지원하지 못하게 한 조항(81조 5항)이다. 예컨대 전북 전주 중학생이 지역 소재 자사고인 상산고에 지원했다가 떨어지면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남원 등 전북 내 비평준화 지역의 미달 일반고에 강제 배정받아야 했다. 전북교육청이 ‘자사고 힘빼기’ 등을 위해 올해부터 방침을 그렇게 정했다. 만약 상산고의 올해 입학 경쟁률이 작년 수준(2.08대1)을 유지한다면 탈락자가 387명 나오는데 상당수는 자기가 지망하지 않은 일반고에 가야 한다. 학업 성적이 좋은 학생들에겐 굉장한 위험 부담이어서 자사고 선택을 주저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헌재 결정으로 전북교육청 등 17개 시·도 교육청은 자사고 탈락 학생이 큰 불이익 없이 일반고에 진학할 수 있도록 계획을 다시 짜야 한다. ②그럼 올해 자사고 지원했다가 낙방해도 불리할 게 없나. 사실상 그렇다. 물론 약간의 불리함은 있을 수 있다. 예컨대 학생들이 교육청에 진학 희망 학교 3곳씩 써내는 시·도에서는 자사고 지원 학생의 경우 1지망은 자사고, 2·3지망은 일반고를 써내야 해 일반고만 희망한 학생보다는 인기 일반고 진학이 어려울 수 있다. 각 시·도 교육청은 헌재 결정을 반영해 새로 만들 고입 전형 기본계획을 늦어도 오는 9월까지는 내놔야 한다. ③외국어고·국제고는 어떻게 되나. 헌재 결정문대로라면 외고·국제고 지원자는 일반고에 중복 지원할 수 없고, 미달 일반고 강제 배정 조치 등을 받을 수 있다. 가처분 신청자가 자사고 관련해서만 헌법소원을 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육부가 결정 취지를 존중해 외고·국제고 지원자도 중복 지원을 허용할지 검토 중이다. 외고·국제고 지원자가 같은 취지의 헌소를 제기하면 헌재가 같은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허용 가능성이 높다. ④자사고 인기에 영향 있을까. 지켜봐야겠지만 자사고 인기가 과거보다 떨어진 흐름을 돌리긴 어려울 듯하다. 전국 단위로 학생을 선발하는 상산고·민족사관고 등 자사고 10곳의 입학 경쟁률은 2018학년도에 2.01%였다. 2016학년도 2.67%에서 매년 떨어졌다. 학령인구 감소 영향도 있지만 정부와 진보교육감이 자사고·외고 등의 일반고 전환을 강력히 추진할 뜻을 밝힌 게 큰 요인이다. 정부와 시·도 교육청들은 5년 단위로 하는 자사고 운영 평가를 엄격하게 해 기준 미달한 자사고는 일반고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다. ⑤헌법소원 본안 심판도 자사고 손 들어줄까. 전망이 엇갈린다. 허종렬 서울교대 교수(교육법 전공)는 “학생·학부모는 헌법(31조·37조 1항)상 학교 선택권을, 학교는 학생 선발권을 가졌는데 이를 제한할 수 있느냐가 쟁점”이라면서 “헌법 37조 2항에는 ‘국민의 자유·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할 경우에만 법률로 제한할 수 있다”고 돼 있다”고 말했다. 결국 헌법재판관들이 자사고의 학생 선발권 제한을 ‘필요한 경우’로 볼 것인지가 핵심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사설] 양심적 병역거부 사실상 허용, 대체입법 서둘러야

    헌법재판소는 어제 종교적 신념이나 양심을 이유로 입영을 거부한 사람을 처벌하는 병역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지만, 대체복무제를 병역의 종류로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 5조는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이어 2019년 말까지 대체복무제를 병역의 일종에 포함하는 방향으로 병역법을 개정하라고 판시했다. 헌재는 “대체복무제가 규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한다면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해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헌재의 이번 판단은 분단 특수성에 따른 병역 의무의 정당성을 재확인하면서도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구제할 통로를 열어 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 헌재는 2004년 등 세 차례에 걸쳐 양심적 병역거부 처벌 조항이 합헌이라 결정했지만 이번에는 전향적인 판단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최근 한반도 긴장 완화 추세로 병역의 의무를 좁게 해석할 필요가 줄어든 덕분이다. ‘촛불’ 이후 높아진 인권 의식도 배경이 됐다. 사법부 역시 1, 2심 때 무죄를 선고하는 건수가 지난해 44건, 올 상반기엔 28건을 기록했다. 1950년 병역법 시행 이후 양심적 병역거부로 전과자라는 ‘빨간줄’이 그어진 청년만 1만 9000명이 넘는다. 매년 500명 안팎이 입영 및 집총 거부로 1년 6개월의 실형을 살고 있다. ‘국방의 의무를 다른 식으로 이행하겠다’는 이들의 절규는 구치소의 쇠창살을 넘지 못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사실상 대체복무를 하고 있다는 현실과도 맞지 않는다. 유죄 확정을 받아도 미결수 수용소인 구치소에서 교도관의 업무를 보좌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도 오는 8월 30일 양심적 병역거부 인정 여부를 두고 공개변론을 열고, 올해 안에 무죄 판례를 확정할 가능성이 높다. 남은 과제는 정부와 국회가 대체복무제를 하루빨리 정교하게 만드는 것이다. 헌법의 국민개병제 정신이 훼손되지 않으면서도 악용 우려를 불식시키려면 대체복무를 일반 군역보다 길고 어려운 일을 하도록 설계해야 한다. 대체복무제를 앞서 도입한 대만의 경우 대체역 복무 기간이 군역의 2배 이상인 데다 대체복무자들이 경찰, 사회복지 등 군 복무보다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다.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표현을 ‘신념·종교에 따른 병역거부’ 등으로 바꾸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 양심의 반대는 비양심이 되는 탓에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반감이 컸다. 헌재는 2004년 헌법소원 판결문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에서의 ‘양심’은 ‘선한 행위에 대한 의지’라는 일반적 개념이 아닌 ‘그렇게 행동하지 않으면 존재 가치가 허물어지는 마음의 소리’라는 법률적 개념이라고 구분했다. 국가와 사회를 위해 병역의 의무를 이행하는 건 ‘양심적 병역이행’에 해당하는 셈이다. 국방의 의무라는 가치가 훼손되지 않으면서도 대체복무자들이 떳떳하게 우리 사회에 기여하는 대안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 現 중3, 자사고·일반고 중복지원 가능할 듯

    자율형사립고 지원자들의 일반고 중복 지원을 금지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조항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졌다. 이에 따라 올해 고교 입시에서는 자사고에 지원했다가 낙방하더라도 일반고 등에 강제 배정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헌법재판소는 28일 상산고 등 자사고 운영 법인들과 전북지역 중학생 등이 “중복 지원 금지로 학교선택권과 학생선발권 등이 침해됐다”며 헌법소원심판 청구와 함께 낸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헌재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으로 자사고에 지원한 학생들은 불합격하면 일반고에 진학할 수 없게 되거나 진학을 희망하더라도 불이익 때문에 자사고 지원 자체를 포기하는 등 중대한 손해를 입을 수 있다”면서 “2019학년도 고등학교의 입학전형 실시가 임박한 만큼 손해를 방지할 긴급한 필요가 인정된다”고 가처분 인용 이유를 밝혔다. 이 사건에 대한 헌재의 최종 결정이 올해 안에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에 현 중학교 3학년생들은 오는 12월 고입 때 자사고와 일반고를 중복 지원할 수 있을 듯하다.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전기에 선발하던 자사고를 일반고와 함께 후기에 뽑도록 변경하고, 자사고를 지원한 학생은 후기 일반고를 중복 지원할 수 없도록 했다. 자사고가 ‘입도선매’를 통해 학업성적이 우수한 중학생을 빨아들이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바뀐 시행령에 따라 전북 등 5개 지역 교육청은 올해부터 자사고에 지원했다가 떨어지면 비평준화 지역 고교에 가도록 했다. 예컨대 전주에 사는 학생이 자사고인 상산고를 썼다가 떨어지면 남원 등 비평준화 지역 일반고에 배정되는 것이다. 이에 지난 2월 홍성대 상산학원(상산고) 이사장과 최명재 민족사관학원(민족사관고) 이사장, 오연천 현대학원(현대청운고) 이사장 등이 헌법소원을 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헌재 “수사기관의 휴대전화 위치추적 헌법불합치”

    법원 허가 얻어도 통신자유 침해“필요성 있지만 공·사익 조화를” 2020년 3월까지 법조항 바꿔야 검찰과 경찰 등 수사 기관이 수사 편의를 위해 자주 활용하는 ‘실시간 위치 추적’과 ‘기지국 수사’에 제동이 걸렸다. 헌법재판소는 28일 휴대전화 발신 위치를 확인하는 ‘실시간 위치 추적’과 특정 기지국을 통해 이뤄진 통신 자료를 대거 수집하는 ‘기지국 수사’의 근거인 통신비밀보호법 제2조 11호의 바목과 제13조 1항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6대3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또 국회에 2020년 3월 31일까지 해당 법조항을 개정하라고 주문했다. 범죄 예방과 사건의 조기 해결을 위한 수사 기법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그 요건을 더 강화해 범죄 수사라는 공익과 기본권 보호라는 사익이 조화돼야 한다는 게 헌재의 판단이다. 통비법 제2조 11호의 바목은 수사 기관이 법원의 허가를 받아 요청할 수 있는 ‘통신사실 확인자료’로 정보통신망에 접속한 정보통신기기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발신기지국의 위치 추적 자료를 포함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 휴대전화로 통화했는지가 이 자료에 구체적으로 담겨 있는 것이다. 같은 법 제13조 1항은 검사 또는 경찰이 수사나 형 집행을 위해 필요한 경우 전기통신사업자에게 통신사실 확인자료의 열람이나 제출을 요청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용의자 특정이 힘든 범죄를 두고 여러 지역에서 단서가 나왔을 때 각 지역의 이동통신기지국에서 발신된 전화번호 등을 추적해 수사망을 좁히는 ‘기지국 수사’의 법적 근거가 돼 왔다. 헌재는 2조 11호의 바목에 대해 “위치 추적 자료는 충분한 보호가 필요한 민감한 정보에 해당하는데도 해당 조항이 수사 기관의 광범위한 요청을 허용해 정보주체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3조 1항에 대해서는 “휴대폰 이용과 관련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통신사실 확인자료는 여러 정보의 결합과 분석을 통해 정보주체에 관한 정보를 유추해 낼 수 있는 민감한 정보인데 관련 조항이 수사 기관의 자료 요청에 대해 법원 허가를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수사의 필요성’만을 그 요건으로 하고 있어 제대로 된 통제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 길 열렸다

    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 길 열렸다

    국내 첫 병역거부 17년만에 결론 대체복무제 내년 말까지 도입해야종교와 양심을 이유로 군 복무를 거부한 이들을 위한 대체복무를 정하지 않은 병역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가 사실상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의 길을 열어 준 것이다. 1949년 대한민국 국군이 징병제를 택한 이후 69년 만, 2001년 국내 첫 양심적 병역거부 공개 선언이 있은 지 17년 만이다. 28일 헌재는 병역법 5조 1항 등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에서 재판관 6대3(각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를 결정했다. 헌재는 현행법상 병역 종류가 군사훈련을 전제로 하고 있고, 대체복무제는 규정하지 않아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봤다. 또 국방력에서 병역자원의 비중이 점차 낮아지고 있고, 엄격한 심사를 통해 병역회피자를 걸러낼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대체복무제 도입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병역의 종류를 현역·예비역·보충역·병역준비역·전시근로역 등으로만 규정한 이 조항을 2019년 12월 31일까지 개정하라고 판시했다. 하지만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처벌 조항을 담은 병역법 88조 1항에 대해선 재판관 4(합헌)대4(위헌)대1(각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병역법 88조 1항은 현역 입영 또는 사회복무요원 소집 통지서를 받은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일이나 소집기일로부터 3일이 지나도 불응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헌재의 이번 결정은 사회적 논란을 피하면서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게 대체복무의 길을 열어 준 것으로 분석된다. 88조 1항에 대한 합헌으로 병역의무 회피에 대한 처벌의 정당성은 유지하면서도, 5조 1항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려 국민들이 양심의 자유와 국방의 의무를 함께 지킬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법조계에선 헌재의 이번 결정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형사처벌이 사실상 중단될 것으로 전망한다. 법조계 관계자는 “최근 하급심에서 법리적 이유로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무죄 판결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헌재가 처벌은 정당하지만 대체복무가 빠진 징병제가 헌법에 어긋난다고 결정한 상황이라 대체입법이 마련되는 시한인 2019년까지는 판사 대부분이 판결을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대체입법을 제시했다는 점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싣는다. 일각에선 대법원의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판결에 주목한다. 대법원은 오는 8월 30일 양심적 병역거부 관련 전원합의체 공개변론을 열 예정이다. 만약 대법원이 전향적인 판결을 한다면 사실상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형사처벌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양심적 병역거부’ 용어 논란에 헌재 “병역거부, 정당·도덕적 의미 아냐”

    ‘양심적 병역거부’ 용어 논란에 헌재 “병역거부, 정당·도덕적 의미 아냐”

    종교적 신념이나 양심을 이유로 집총을 거부한 사람을 처벌하는 병역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헌재)의 결정이 나온 가운데,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용어 자체를 변경해야 한다는 여론이 봇물터지듯 흐르고 있다.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에는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용어를 비웃는 듯한 지적과 댓글 실시간으로 끊임없으 흐르고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도 ‘양심적 병역거부 명칭 변경’이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헌재는 28일 병역법 88조 1항의 위헌 여부를 판단해달라며 양심적 병역거부자와 법원이 낸 헌법소원·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4(합헌) 대 4(위헌) 대 1(각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이런 가운데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용어에 대한 거부가 많았다. 양심적 병역거부란 비폭력주의라는 양심 또는 신앙에 따라 전쟁이나 무력 행위에 참가하는 것과 군 복무를 반대해 병역이나 집총 의무를 거부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에 대해 ‘군복무를 마쳤거나 군대에 간 사람들은 비양심적이라는 것인가?’라는 반문성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아이디가 cuta****인 네티즌은 “양심적 병역 거부라는 표현은 적당하지 않다. 지금 복무 중인 청년들은 양심이 없어서 복무하나? 개인적인 병역 거부로 바꿔라”고 했고, blac****는 “종교적 이유가 어떻게 양심적 병역거부인가. 종교가 국민의 의무인 병역을 거부하게 하면 그거 종교 아니다. 국가와 민족은 없고 지만 믿으라는 사이비다. 근데 뭐가 양심적인데?”라고 했다.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표현에 부정적인 지적이 대세를 이뤘다.헌재는 이날 결정문에서 “일상생활에서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말은 병역거부가 ’양심적‘, 즉 도덕적이고 정당하다는 것을 가리킴으로써 그 반면으로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사람은 ’비양심적‘이거나 ’비도덕적‘인 사람으로 치부하게 될 여지가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양심적 병역거부는 양심을 이유로 한 병역거부를 가리키는 것일 뿐이지, 병역거부가 도덕적이고 정당하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용어를 사용한다고 하여 병역의무이행은 비양심적이 된다거나, 병역을 이행하는 거의 대부분의 병역의무자들과 병역의무이행이 국민의 숭고한 의무라고 생각하는 대다수 국민들이 비양심적인 사람들이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헌재 “양심적 병역거부 처벌 합헌…대체복무 마련해야”

    헌재 “양심적 병역거부 처벌 합헌…대체복무 마련해야”

    종교적 신념이나 양심을 이유로 입영을 거부한 사람을 처벌하는 병역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28일 병역법 88조 1항의 위헌 여부를 판단해 달라며 양심적 병역거부자와 법원이 낸 헌법소원·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4(합헌) 대 4(위헌) 대 1(각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병역법 88조 1항은 현역입영 또는 사회복무요원 소집 통지서를 받은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일이나 소집기일부터 3일이 지나도 불응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대체복무제를 병역의 종류로 규정하지 않은 같은 법 5조는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이번 위헌 심판 사건은 종교적 신념이나 양심에 따른 입영거부를 ‘정당한 사유’로 볼 것인지가 쟁점이었다. 헌재는 대체복무제가 규정되지 않은 현행법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보면서도 병역거부를 처벌하는 법 조항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양심적 병역거부 처벌을 둘러싼 논란은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은 현행법과 양심적 병역거부가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법원의 해석에서 비롯된 문제라고 헌재는 판단했다. 헌재는 “처벌조항은 병역 자원 확보와 병역 부담의 형평을 기하고자 하는 것으로 입법 목적이 정당하고 형벌로 병역 의무를 강제하는 것은 입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합한 수단”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대체복무제가 규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한다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해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병역 종류 조항에 대한 헌법 불합치 결정과 그에 따른 입법부의 개선 입법 및 법원의 후속조치를 통해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헌재는 병역의 종류를 현역·예비역·보충역·병역준비역·전시근로역 등으로만 규정한 병역법 5조를 2019년 12월31일까지 개정하라고 판시했다. 개선 입법이 이뤄질 때까지는 이 조항의 효력은 계속 유지된다. 기한까지 대체복무제가 반영되지 않으면 2020년 1월1일부터 효력이 상실된다. 양심적 병역거부 처벌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결정은 이번이 네 번째다. 헌재는 2004년 8월과 10월, 2011년 8월 세 차례에 걸쳐 모두 재판관 7(합헌) 대 2(위헌) 의견으로 해당 병역법 조항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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