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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관 영장 기각 문제없다”

    “법관 영장 기각 문제없다”

    국회에서 12일 열린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는 유 후보자의 정치적 편향성에 대한 검증이 주로 이뤄졌다.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은 유 후보자가 진보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의 창립회원이라는 점을 이유로 정치적 편향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이력은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옹호했다. 한국당 이채익 의원은 “특정 집단 분들이 자리를 다 차지하면 사법부의 좌경화가 현실로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된다며 “헌재의 공정성과 중립성이 심히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신동근 의원은 “헌법 재판 자체가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과 관련된 해석하는 정치적 행위일 수도 있다”면서 “정치적 식견이나 견해가 없어야 한다는 게 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유 후보자는 “특정 연구회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우려의 목소리를 잘 알고 있다”며 “헌재소장으로 모든 문제에서 이념과 정치적 이해관계에 치우치지 않고 객관적 시각을 갖고 관점을 더 다양화할 수 있도록 여러 재판관과 의견을 모아 재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유 후보자는 대법원의 재판거래 의혹 사건에 대해 헌법소원이 가능한지에 대해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을 허용할 것인지는 헌법 정책의 문제”라며 “헌법 정책적으로 장단점을 고려해서 판단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법농단 의혹 사건에 대한 법원의 잇따른 영장 기각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발부 필요성에 따라 결정되는 부분이므로 영장 법관이 요건을 충분히 검토해서 결정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대체복무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는 “대체복무제 도입에 있어 기간이나 내용이 현역복무와 등가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낙태는 권리인가, 범죄인가…헌재 결정 앞두고 다시 불붙은 논란

    낙태는 권리인가, 범죄인가…헌재 결정 앞두고 다시 불붙은 논란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위헌 여부에 대한 판단이 늦춰지면서 낙태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불법 낙태 수술을 비도덕적 진료 행위에 포함시킨 의료법 시행규칙 시행을 헌재 결정 이후로 미룬 뒤 곧 새 재판부를 꾸리게 되는 헌재에 더욱 시선이 쏠린다. 여성단체들이 오는 29일 형법 269조 낙태죄를 삭제하자는 의미로 269명의 피켓 퍼포먼스를 예고하는 등 장외 공방은 계속될 전망이다. 2012년 합헌 결정 후 6년 만에 기로에 선 낙태죄 찬반의 주요 논리를 짚어 봤다.■폐지 찬성 “여성 자기결정권 침해” “낙태율 급증, 근거 없는 우려” 낙태죄를 둘러싼 쟁점은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태아의 생명권 간 우선권 문제, 임신 중단율 증가의 문제 등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낙태죄 폐지를 주장하는 여성계 등은 현행 낙태죄가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여성들이 임신과 출산에 대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1953년 제정 이래 형법 269조와 270조는 낙태를 범죄로 규정하고 여성과 의사에게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단 모자보건법 14조에서 예외를 둬 강간, 준강간, 근친상간, 유전적 질환 등의 경우 임신 24주 내 낙태를 허용한다. 낙태죄 폐지를 주장하는 측은 이러한 모자보건법의 예외 조항이 지나치게 좁아 모든 임신중절을 처벌하는 것과 다름이 없으며, 이로 인해 여성의 재생산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보호하지 못한다고 본다. ●“태아 생명·여성 자기결정권, 대립 구도로 봐선 안 돼” 낙태죄 폐지 집회를 주최하는 여성단체 비웨이브 측은 “여성이 자신의 몸에서 일어나는 일인 임신을 자신의 의지로 결정하지 못한다는 것 자체가 권리 침해”라며 “그동안 임신과 출산을 여성의 당연한 의무로 생각한 데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낙태죄 위헌을 촉구하는 교수·연구자 429명도 헌재에 보낸 의견서에서 “임신한 여성과 태아는 신체적, 사회적으로 불가분의 관계로 여성은 출산 이후 무겁고 장기적인 책임을 진다”면서 “무엇보다 임부의 판단을 존중하는 법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2012년 헌재는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 기본권의 대립 속에 “태아의 생명권을 인정해야 한다”며 낙태죄를 합헌 결정했다. 그러나 여성계는 두 권리를 대립적으로 보는 이분법적 사고가 “낙태를 선택하는 여성은 비윤리적”이라는 낙인을 찍는다고 비판한다. 모두를 위한 낙태죄 폐지 공동행동 측은 “여성이 임신 중지를 결정하는 것은 태아의 생명을 생각하지 않아서가 아니다”라며 “이 대립 구도는 여성이 자신의 삶, 파트너나 가족과의 관계, 사회경제적 여건에 대한 고려 등 출산 결정 과정에서 겪는 복합적 고민을 단순화한다”고 지적했다. 강명신 강릉원주대 교수(보건학·윤리학)도 “두 가지를 대립된 권리로 보고 한쪽만 고집하면 낙태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면서 “낙태를 처벌하지 않는 선진국처럼 임신 주기를 구분해 초기에는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후반부로 갈수록 생명권을 존중하는 방식도 절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어쩔 수 없이 낙태를 선택한 여성들을 처벌할 것이 아니라 낙태가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라고 지적했다. ●“낙태 허용 국가 낙태율, 금지국보다 낮아” 낙태죄 폐지 찬성 측은 낙태 허용으로 낙태율이 급증하리라는 우려도 “근거가 없다”고 반박한다. 세계보건기구(WHO),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의 국제 비교에 따르면 낙태 허용 국가의 낙태율이 금지국보다 낮게 나타나 상관관계가 없었다는 것이다. 오히려 이들은 “낙태죄로 더욱 위협받는 것은 태아의 생명권보다 불법 낙태에 노출된 여성들의 생명권”이라고 반박한다. 불법 수술, 불법 낙태약 복용 등 낙태를 위해 위험한 방법을 사용하고 이후에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건강을 해친다는 것이다. 한국 등 전 세계 여성에게 먹는 낙태약을 보내는 국제단체 ‘위민 온 웹’(Women on web)의 레베카 곰퍼츠 대표는 “낙태죄가 있는 한 돈이 있는 여성들만 안전하게 낙태할 수 있는 게 현실”이라며 “여성의 보편적 건강권을 위해 누구나 안전하게 낙태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폐지 반대 “태아 생명권 존중해야” “허용땐 남성들 낙태 강요 늘 것”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여론이 뜨거운 가운데 현행법을 유지해야 한다는 반론 의견도 덩달아 거세지고 있다. 양측 의견은 6년 전 헌법재판소에서 다퉜던 공방 그대로 전혀 좁혀지지 않은 채 평행선을 그리는 모양새다. 낙태죄 합헌 유지를 주장하는 시민단체, 의료계, 종교단체 등에서는 폐지 측의 주장이 왜곡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독립적 개체인 태아의 생명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태아, 독립된 개체… 여성 자기결정권의 ‘자기’ 범위 밖” 낙태죄 합헌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태아의 생명권’을 타협할 수 없는 사안으로 꼽고 있다. 태아가 수정된 순간부터 생명으로 봐야 하며 이를 죽이는 것은 살인이나 마찬가지라는 입장이다. 낙태법 유지를 바라는 시민연대 측은 “태아는 여성 몸의 일부가 아닌, 독립적인 한 인간”이라면서 “태아의 생명은 여성의 ‘자기’결정권 중 ‘자기’의 범위에 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왕재 서울대 의과대 해부학실 교수는 “주 수에 상관없이 수정되는 순간 생명”이라면서 “수정된 난이나 수정된 지 일주일 됐거나 태어났거나 다 생명으로 볼 수 있다”며 낙태 반대 의사를 밝혔다. 법무부 측도 지난 5월 진행된 낙태죄 위헌 헌법소원 공개 변론에서 “임신 12주 전까지는 태아가 독자적 생명 능력이 없는 생명체”라는 주장에 대해 “발달의 연속성은 생명의 특징”이라면서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보호 정도를 달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또한 이들은 낙태법 폐지가 오히려 여권 신장에 역행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낙태가 당연한 선택지로 마련되면 오히려 남성의 책임이 덜해지는 우려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불가피한 낙태를 위한 장치로 이미 모자보건법의 예외적 낙태 시술 조항이 있다는 입장이다. 이명진 성산생명윤리연구소 부소장은 “낙태죄 폐지가 여권 신장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남성에게 책임이 덜한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낙태를 강요당하는 일도 많이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낙태반대운동연합 측도 “낙태법 변경은 여성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면서 “모든 여성이 안전하게 출산하고 걱정 없이 양육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헌·개선 문제 구별… 초기 낙태 등 국회서 처리해야” 이에 낙태를 둘러싼 여러 사회문제는 낙태법 폐지가 아닌 관련법 입법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주장한다. 법무부 측은 공개 변론에서 “낙태죄 위헌 문제와 낙태죄 개선 문제는 구별돼야 한다”면서 “12주 초기 낙태, 사회경제적 이유 허용 여부 등은 입법 영역의 문제로서 국회에서 대처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낙태법 유지를 바라는 시민연대 측은 “아기와 산모를 보호해야 할 남성의 책임을 명확히 법제화하고 제도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은숙 순천향대병원 교수도 “현행 낙태죄로 여성과 의사만 처벌받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면서 “한 사람은 (무책임하게) 끝나 버리고, 한 사람만 옭아매인 상태에서 살아야 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앞서 2012년 헌재는 합헌 4명, 위헌 4명 의견(1명 공석)으로 낙태죄 합헌 결정을 내렸다. 당시 헌재는 “사익인 임신부의 자기결정권이 태아의 생명권 보호라는 공익보다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헌재 “경찰, 집회 참가자 촬영 합헌”… 재판관 4대5 의견 ‘팽팽’

    집회·시위 현장에서 참가자들을 촬영하는 경찰의 채증 활동에 대해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재판관 9명 중 다수인 5명이 위헌이라고 판단했지만 위헌 정족수 6명을 채우지 못했다. 헌재는 법학전문대학원 재학생들이 2014년 8월 세월호 특별법 제정촉구 집회에서 경찰이 집회 참가자들을 촬영한 행위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4대5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5일 밝혔다. 이들은 신고지점에서 100m 벗어난 장소까지 행진했고, 경찰은 불법 행진임을 경고하면서 참가자들을 촬영하다가 참가자들이 자진 해산하자 촬영을 중단했다.먼저 헌재는 채증의 근거가 되는 경찰청 예규 제 495호 ‘채증활동규칙’에 대한 헌법소원은 각하했다. 헌재는 “채증 규칙은 법률에 위임 없이 제정된 경찰청 내부의 행정규칙에 불과해 기본권을 직접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경찰 채증 활동은 법적 근거가 없어 계속해서 논란이 돼 왔다. 채증 활동 자체에 대한 재판관들의 의견은 갈렸다. 이진성 헌재 소장과 김이수·강일원·이선애·유남석 재판관은 세월호 집회에서 채증 활동이 공익적 필요성에만 치중한 탓에 사익과의 조화를 도외시했고, 결국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해 인격권과 집회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평화적 집회가 미신고 집회로 변해 불법 행위가 성립된 것을 제외하고는 증거자료를 확보할 필요성과 긴급성이 있었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안창호·김창종·서기석·조용호 재판관은 “법을 어긴 사람을 채증하기 위해 미신고 옥외집회나 신고범위를 넘는 집회 단순 참가자들에 대해서도 촬영할 필요가 있다”고 합헌 의견을 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일방적 DNA 채취 헌법불합치

    헌재 “법원에 의견 진술 기회 없어”DNA 채취를 위한 영장 발부 과정에서 당사자에게 법원에 의견 진술을 하거나 불복할 기회를 보장하지 않은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민주노점상전국연합 간부 최모씨 등이 ‘DNA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5조가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며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6대3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고 4일 밝혔다. 헌재는 또 단순 위헌 결정으로 해당 조항의 효력이 즉시 상실되면 적법한 DNA 채취에 대한 법률 근거가 사라져 심각한 법적 공백 상태가 우려된다며 2019년 12월 31일까지 법을 개정하라고 덧붙였다. 국회가 이날까지 법 개정을 완료하지 않으면 2020년부터 DNA 채취가 전면 금지된다. 헌재는 “DNA법에는 영장 청구 시 판사가 채취 대상자 의견을 직접 청취하거나 서면으로 대상자의 의견을 확인하는 절차가 명문화돼 있지 않다”며 “이에 따라 DNA를 채취당한 당사자는 사망할 때까지 자신의 DNA 정보가 데이터베이스에 수록돼 범죄 수사에 이용되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태에 놓인다”고 설명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사설] 국가폭력 피해자 손배청구 길 연 헌재 결정 환영한다

    고문, 조작 등 국가폭력 피해자가 민주화운동 보상금을 받으면 국가배상청구를 금지한 민주화운동보상법 일부 조항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또 ‘과거사 사건’ 피해자의 국가배상청구권 소멸시효를 6개월로 정한 민법조항도 위헌으로 판단했다. 국가폭력 피해자들은 그동안 쥐꼬리 보상금만 받고 잘못된 법 조항과 퇴행적인 대법원의 판결로 고통받아 왔다. 만시지탄이지만 잘못이 바로잡히고 피해자들이 배상을 받을 길이 열려 다행이다. 그동안 대법원은 피해자들이 재심에서 무죄선고를 받더라도 민주화보상금 지급 결정에 신청인이 동의하면 민사소송법에 따른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본다는 민주화보상법 제18조 1항을 근거로 국가 불법행위에 대한 배상을 거부하는 판결을 내려 왔다. 헌재는 이에 대해 7대2로 위헌을 결정하면서 “민주화보상법상 보상금 등에는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이 포함되지 않았다. 배·보상이 이뤄졌다는 사정만으로 정신적 손해에 대한 국가배상청구마저 금지하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한 제재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헌재는 이날 과거사 사건 재심에서 무죄선고를 받은 피해자의 국가배상청구권에 소멸시효를 적용한 민법 제166조 제1항 등도 헌법에 어긋난다고 했다. 청구인들은 2005년 제정된 이른바 과거사정리법에 따라 재심을 거쳐 무죄 확정판결을 받고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양승태 대법원은 민법에 규정된 6개월 기간 내 권리행사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모두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인권에 반하는 국가범죄는 시효가 없어야 한다는 원칙을 허무는 퇴행을 사법부가 자행한 것이다. 하지만 법원 재판은 헌법소원 대상이 될 수 없도록 한 헌재법 68조 1항이 국민 재판청구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며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등이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은 7대2로 기각됐다. 해당 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리면 사실상 헌재 결정이 상급심이 돼 우리 사법제도의 근간인 3심제가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위헌 결정이 난 민주화보상법과 과거사 사건 국가배상청구 소멸시효 사건 등은 양승태 대법원이 재판거래를 시도했거나 헌재의 내부정보를 빼돌렸다는 의혹이 불거진 사건들이다. 사법부가 국가폭력에 의한 피해자들의 인권엔 눈감고 권력과 담합해 잇속만 챙기려 한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이 더 짙어졌다. 민주주의와 인권의 보루여야 하는 사법부가 어떻게 이 지경까지 왔는지 개탄스러울 따름이다.
  • [과거사 피해 국가배상 길 열렸다] 대법 과거사 판결 우회 비판… ‘3심제’ 안정성 유지

    법원 위헌 판단땐 정신적 손해배상 인정 헌재 “법원 이번 사건 재심 받아들일 것” 5기 헌법재판소 재판부는 재판취소는 인정하지 않으면서 대법 판결의 근거가 되는 관련 법 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함으로써 민주화운동 관련자와 과거사 피해자에 대한 국가배상의 가능성을 열어줬다. 3심제라는 재판의 법적 안정성은 유지한 채 구제의 길을 열어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헌재는 30일 양승태 대법원에서 논란이 됐던 과거사 주요 판결이 사실상 헌법에 위반된다는 판단을 내렸다.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 사건들은 헌재 파견 판사가 재판관의 평의 내용을 빼돌렸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헌재는 대법원 판결을 뒤집을 수 있는 재판소원을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우회적으로 과거사 판결을 비판했다. 과거사 국가배상 청구 사건에 대해 재판부는 “과거사 사건은 오랜 기간 진실규명이 불가능해 일반적인 소멸시효 법리로 타당한 결론을 도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재판 취소에 대해서는 “법원의 재판은 헌재가 위헌으로 결정한 법령을 적용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헌법소원 대상이 된다”고 각하 이유를 밝혔다. 이제 관심은 대법원에서 ‘국가배상을 받을 수 없다´고 판결이 확정된 피해자들이 다시 국가배상을 받을 수 있을지에 쏠린다. 헌재는 관련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만큼 법원이 재심 청구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헌법재판소법 75조에 따르면 헌법소원을 인용하는 경우(위헌)에 해당 사건이 확정됐더라도 당사자는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헌재 결정에 따른 재심 청구 여부는 과거 헌재와 대법원의 갈등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제주대 교수가 뇌물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 헌재는 관련법에 대해 한정위헌 결정을 내렸고, 해당 교수는 헌재 결정을 근거로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지만 기각됐다. 일명 ‘제주대 교수 뇌물 사건’은 사실상 재판소원이 또 제기돼 헌재가 4년째 심리 중이다. GS칼텍스에 대한 세금 부과 사건에 대해서도 헌재가 한정위헌 결정을 내렸지만 대법원은 판결을 뒤집지 않고 재심 청구 자체를 기각했다. 과거사 국가배상청구 소멸시효 사건에 대해 헌재는 “민법 제166조 1항 중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에서 규정된 사건에 적용되는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위헌이라고 규정한 것이지만 법원에서는 한정위헌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한 판사는 “진실·화해법에 규정된 과거사 사건만 헌법에 위반된다는 취지여서 법원은 한정위헌으로 받아들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판사도 “헌재 결정이 일부위헌인지 한정위헌인지 해석상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며 “담당 재판부에서 1차적으로 판단하고, 최종적으로는 대법원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법원이 이번 결정을 위헌이라고 판단하면 재심 청구 사유가 돼 민주화보상금이나 형사보상금이 아닌 정신적 손해배상 등이 인정된다. 헌재 관계자는 “과거 한정위헌 결정 사건을 법원이 재심 기각한 적은 있지만 이번 사건은 위헌 결정인 만큼 재심을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과거사 피해 국가배상 길 열렸다] “민주화운동 보상법 등 위헌 판단엔 환영…재판 취소 각하는 피해자들 간절함 외면”

    헌재법 합헌 입장 유지에 실망감 역력 “법 왜곡 잡는데 너무 긴 시간 필요” 토로 헌법재판소가 30일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 헌법재판소법 조항에 대해 합헌이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자 과거 군사정권 피해자들 얼굴에는 실망감이 역력했다. 다만 민주화운동 보상법에 따른 보상금 지급 내용 등 일부 내용에 대해 위헌 판단을 내놓은 것에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과 피해자들은 이날 헌재 결정 직후 서울 종로구 헌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재 결과에 일부 환영하지만, 실상을 외면한 부분도 있어 아쉬운 결과”라면서 “재판 취소 각하로 피해자들의 간절함을 외면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영표 사단법인 긴급조치 사람들 대표는 “여전히 사법부와 헌재까지 개혁해야 할 일이 산적하다는 것을 목격했다”며 아쉬워했다. 송상교 민변 사무총장은 “국가가 위헌 행위를 했다고 인정했으면서도 최고 사법기관들이 배상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1978년 전남대 민주교육 집회 사건 당사자인 박몽구(62)씨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긴급조치 피해자만도 1200~1300명쯤 되는데 수형 생활 후 정상적인 사회 활동을 제대로 못한 사람들이 많다”면서 “몇백만원, 몇천만원 정도에 이르는 생활지원금을 받은 것으로 국가가 모든 책임을 졌다고 할 순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정신적 피해에 대해 국가가 잘못 인정하고 배상해야 한다고 결정한 것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소멸 시효 관련 헌법소원을 청구한 재단법인 ‘진실의힘’ 측은 “(소멸시효 관련 선고에 대해) 환영하는 입장”이라면서도 “피해자들이 청구한 지 벌써 4년 반이 지났는데, 대법원의 어처구니없는 법 왜곡을 바로잡는 데 이토록 긴 세월이 필요했나 싶다”고 토로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민주화운동·과거사 피해 국가배상 길 다시 열렸다

    “법원 판결 취소, 헌법소원 대상 아니다” 민주화운동 관련자와 과거사 사건의 피해자들이 국가배상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헌법재판소는 30일 민주화운동 보상금을 받은 사람들은 국가배상을 받을 수 없게 한 민주화보상법에 대해 재판관 7대2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과거사 사건 피해자의 국가배상 청구 소멸시효를 6개월로 단축한 민법 조항과 진실·화해법에 대해서도 6대3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다만 헌재는 법원 확정 판결을 취소해 달라는 취지의 헌법소원은 허용될 수 없다고 못박았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긴급조치 피해에 대한 국가배상을 인정하지 않은 대법 판결을 취소해 달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각하한 것이다. 민주화보상법은 보상금 지급 결정을 피해자가 동의한 경우에는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보고 국가 상대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없도록 했다. 이에 대해 헌재는 “민주화보상법상 보상금에는 재산적 손해만 포함돼 있을 뿐 정신적 손해 배상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민법과 진실·화해법에 근거해 과거사 사건의 국가배상 청구권을 부정한 사건에 대해서도 관련 법조항이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민주화운동 보상금을 수령했거나 국가배상 청구 소멸시효를 넘긴 경우라도 법원에 재심을 청구하면 추가 배상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헌재, 긴급조치 위반 등 ‘재판 취소’ 헌법소원 안 된다

    헌재, 긴급조치 위반 등 ‘재판 취소’ 헌법소원 안 된다

    ‘법원 판결을 취소해달라’는 헌법소원은 허용될 수 없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30일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이 ‘긴급조치 피해에 대한 국가배상을 인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을 취소해달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 등 54건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각하 결정을 내렸다. 현행 헌법재판소법상 법원 판결은 헌법소원 청구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과거사 사건 피해자들은 이 조항 자체가 헌법상 재판청구권 등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헌재에 심판을 청구했다. 헌재가 법원 판결에 대해서도 헌법에 부합하는지 판단해달라는 취지다. 이에 대해 헌재는 “법원의 재판은 헌재가 위헌으로 결정한 법령을 적용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헌법소원의 대상이 된다”며 “이 판결들은 대법원의 해석에 따른 것으로 헌법소원의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헌법재판소법 68조 1항(공권력의 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이 국민의 재판청구권과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재판관 7대 2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1973년 긴급조치 위반으로 체포돼 유죄판결을 받은 백 소장은 재심을 청구해 2013년 무죄가 확정됐다. 이를 토대로 백 소장은 국가배상청구소송을 냈지만, 대법원은 긴급조치에 따른 공권력 행사는 ‘통치행위’에 해당하므로 국가는 민사상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판결한 바 있다. 이후 백 소장은 해당 재판이 ‘긴급조치가 위헌’이라는 헌재 결정을 부정했다며 2015년 헌법소원을 냈다. 이에 더해 백 소장은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 대상에서 제외한 헌재법도 위헌이라는 헌법소원도 함께 제기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해묵은 낙태죄·현대車 노조·국보법… 헌재 ‘사이다 결정’ 내릴까

    해묵은 낙태죄·현대車 노조·국보법… 헌재 ‘사이다 결정’ 내릴까

    새 재판부로 공 넘어간 낙태죄 ‘핫 이슈’ 가장 오래된 현대차 노조 업무방해건 한정위헌 전망 속 사법농단 맞물려 주목 ‘軍 동성애 관련 형사처벌’ 위헌 가능성 국보법 8수째… 전향적 결정 나올 수도 전기료 누진제, 국민 눈높이 반영 관심헌법재판관 5명이 교체된 후 다음달 출범하는 6기 재판부가 심리할 주요 사건은 낙태죄를 포함해 각종 사회 이슈와 연관돼 있다. 30주년을 맞은 헌재가 앞으로 결정할 사건을 국민 관심사에 맞춰 선정했다. 재판 중인 사건에 대한 헌법소원인 규범통제형, 공권력으로 인한 기본권 침해 여부를 따지는 권리구제형 헌법소원과 법원에서 직접 청구하는 위헌법률 심판으로 나눠 뽑았다. 29일 헌재에 따르면 당초 5기 재판부가 선고할 것으로 예상됐던 낙태죄는 새 재판부로 공이 넘어갔다. 부녀의 낙태를 처벌하는 형법 269조 1항과 270조 1항에 대한 헌법소원이다. 헌재는 지난 5월 공개변론을 열어 임부의 자기결정권 등을 침해한다는 청구인의 주장과 태아의 생명권도 국가가 보호해야 할 기본권이라는 법무부의 입장을 들었다. 이진성 헌재 소장 등 재판관 6명이 인사청문회에서 낙태죄 손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적도 있어 위헌 결정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가장 오래된 사건인 현대차 노동조합의 업무방해 사건은 대법원의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가 불거지며 관심사로 떠올랐다. 헌재가 이 사건에 대해 한정위헌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법원행정처가 대응책을 마련한 사실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 조사 결과 밝혀졌다. 노조가 특근 등 연장·휴일근로를 거부한 것에 대해서도 업무방해죄를 적용해 처벌할 수 있을지가 쟁점이다. 청와대 100m 이내 집회 금지에 대한 헌법소원은 앞서 결정된 유사한 사건과 마찬가지로 헌법에 어긋난다는 결정이 나올 수 있다. 헌재는 외교기관, 국회, 총리공관, 법원 100m 이내 집회를 금지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조항에 대해서는 이미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위헌법률 심판사건에는 일명 ‘군 동성애 사건’으로 불리는 군대 내 성추행 형사처벌 사건이 눈에 띈다. 헌법 재판관으로 지명된 이석태 변호사가 대리인 단장을 맡았다. 군형법은 항문성교 등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군대 밖에서 동성과 합의하에 성관계를 한 육군 대위도 이 법 조항을 근거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011년 결정에서 근소한 차이(5대4)로 합헌 결정이 난 데다, 이 변호사가 재판관으로 합류하면 위헌 결정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김해원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 조항이 명확하지 않아 이성 군인 간 항문성교까지 처벌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위헌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 조항은 헌재의 8번째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이메일 계정으로 4건의 이적표현물 문서파일을 전송받은 뒤 또 다른 사람에게 전송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사건이다. 이석태 변호사가 민변 회장 시절부터 국가보안법의 완전한 폐지를 주장해 왔고, 남북 간 화해 무드 등을 반영해 기존과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의료인이 2개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하거나 운영할 수 없다고 규정한 의료법 사건도 있다. 네트워크 병원들은 의료인의 직업수행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보건복지부 등은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제한할 수 있다고 맞선다. 헌재는 2016년 공개 변론을 열었지만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생활과 밀착한 사건들도 있다. 한남연립 재건축조합이 제기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사건은 2014년부터 4년째 심리 중이다. 전기요금 누진제 사건에 대해 위헌법률제청한 법원은 “전기요금은 조세적 성격을 갖고 있는데, 현행 전기사업법은 전기요금의 실질적 내용에 대해 규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노동일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여름마다 전기요금 누진제에 대한 비판이 나오지만 정부나 헌재 어느 곳도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있다”며 “헌재는 위헌 결정을 해야 하고, 정부도 생활 패턴에 맞게 누진제를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사할린 징용 피해자들이 제기한 대일청구권협정 부작위 사건은 6년째 헌재에 계류돼 있다. 유사한 사건인 일본군 위안부 대일 배상청구권 관련 행정부작위 사건은 2011년 5년 심리 끝에 헌법에 반한다는 결정이 나왔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朴정부 청와대 ‘전교조 법외노조訴’ 직접 개입 정황

    朴정부 청와대 ‘전교조 법외노조訴’ 직접 개입 정황

    “제출 당일 靑서 받아 그대로 접수해” 2014년 고용부 측 변호사들 檢 진술 헌재 내일 ‘재판 헌법소원’ 선고 주목 박근혜 정부 고용노동부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소송에 청와대가 직접 개입하려 한 정황이 검찰에 포착됐다. 이 과정에서 법원행정처가 고용부에서 작성해야 할 서류를 대필한 정황도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봉수)는 고용부가 2014년 10월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정지 결정에 대한 재항고 이유서를 청와대로부터 전달받아 대법원에 제출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검찰은 법원행정처가 재항고 이유서를 대신 작성해 청와대에 보고했고, 청와대 검토를 거쳐 고용부에 전달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하드디스크에서 확보한 ‘(141007)재항고 이유서(전교조-final)’ 문건과 대법원에 제출된 이유서가 완전히 동일하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관련자 조사를 통해서도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고용부 측 변호사들은 검찰 조사에서 “(대법원에 제출된 이유서는) 우리가 작성해 고용부에 전달한 게 아니다”라고 진술했다. 검찰 관계자는 “제출 당일 (청와대로부터) 전달받아 그날 그대로 접수했다”면서 “고용부 관계자들도 부인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24일 검찰은 이와 관련해 고영한 전 대법관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으나 모두 기각됐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30일 헌재 파견 판사가 대법원에 정보를 유출한 것으로 알려진 사건에 대한 결정을 내린다. 국가배상 청구권 소멸시효를 3년에서 6개월로 줄인 근거가 된 민법 166조 1항, 민주화 보상금을 지급받은 경우 국가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는 근거가 된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 제18조 제2항에 대한 헌법소원 등이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산부인과 의사들, 인공임신중절 수술 거부키로···“입법 미비 해결하라”

    산부인과 의사들, 인공임신중절 수술 거부키로···“입법 미비 해결하라”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28일 “인공임신중절수술을 전면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보건복지부가 낙태 수술을 비도덕적 진료 행위로 보고 수술한 의사의 자격을 1개월 정지하는 행정규칙을 지난 17일 공포한 것에 산부인과 의사들이 반발한 것이다. 의사회는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며 밤을 새우는 산부인과 의사가 비도덕적인 의사로 지탄을 받을 이유는 없다”며 “입법 미비 법안을 앞세워 인공임신중절 수술을 비도덕적 진료행위 유형으로 규정하고 처벌하겠다는 정부의 고집 앞에서 1개월 자격정지의 가혹한 처벌을 당할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의사회는 “행정규칙 개정의 근거가 된 모자보건법 제14조는 1973년 개정된 이후 지금까지도 의학적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며 “유전학적 장애나 전염성 질환은 기형아 유발 가능성이 있는 모체 질환이라는 이유로 인공임신중절수술을 허용하면서 무뇌아 등 생존 자체가 불가능한 선천성 기형에 대해서는 수술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모순이며 해당 임신부에게는 가혹한 입법미비”라고 비판했다.그러면서 “수많은 임신중절수술이 음성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 불법 인공임신중절의 원인 및 해결방안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여성과 의사에 대한 처벌만 강화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며 “오히려 임신중절수술의 음성화를 조장해 더 큰 사회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사회는 “임신중절수술에 대한 합법화를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며 “헌법재판소에서 낙태 위헌 여부에 대한 헌법소원 절차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정부는 당장의 입법 미비 해결에 노력하고 사회적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의사에 대한 행정처분을 유예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김동석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은 산부인과 전문의 18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91.7%(1651명)가 ‘정부가 고시를 강행할 경우 낙태 수술거부 투쟁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국일보가 보도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낙태죄 폐지 집회’ 비웨이브 “낙태죄 논의 유보, 文대통령 비판 당연”

    ‘낙태죄 폐지 집회’ 비웨이브 “낙태죄 논의 유보, 文대통령 비판 당연”

    “헌재 여성재판관 2명, 큰 의미 없어빠른 심사로 1명의 고통이라도 줄여야낙태죄 폐지 땐 집회도 사라질 것”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여성 집회가 지난 25일부터 주말 이틀간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소원 공개 변론이 연기되면서 여성계를 중심으로 폐지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다시 나온다. 반면 폐지에 반대하는 입장도 팽팽히 맞서며 낙태죄가 다시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26일 여성단체 ‘비웨이브(BWAVE)’ 운영진에게 낙태죄 반대 이유와 집회 계획을 들어봤다. 이들은 2016년 10월부터 낙태죄 폐지 집회를 열고 있다.→25일 16차 시위에서 처음 문재인 대통령 사퇴 요구가 등장했다. -보건복지부가 비도덕적 의료행위에 불법 낙태 수술을 포함한 것은 행정부 수반이자 최고 권력자인 문 대통령의 의지와 관련된다고 본다.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위헌 여부 판단을 미룬 것도 결국 부담이 됐기 때문이 아니겠나. 정부 조치에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동안 자제해왔지만 문 대통령과 박능후 복지부 장관에 대한 비판을 할 수밖에 없다. →여성 헌법재판관이 2명으로 늘어나면 오히려 전향적 판결이 나올 수 있는 것 아닌가? -여성 재판관이 2명으로 늘어난다고 해도 9명 중에서 2명일 뿐이다. 절반 정도 된다고 하면 그런 이야기가 가능할 수 있지만 1명이나 2명이나 큰 차이가 있을지 의문이다. 오히려 위헌 논의를 신속하게 진행해서 낙태죄에 고통받는 여성들을 한 명이라도 줄이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복지부는 ‘비도덕적 의료행위’ 규정이 처벌 강화는 아니라고 주장한다. -2016년 첫 시위 계기가 이 규정 때문이다. 당시 복지부는 비도덕적 진료행위에 임신중절 수술을 포함하고 의사면허 정지를 12개월로 늘린다는 행정처분규칙 개정안을 예고했다가 반발에 부딪혔다. 이후 개정안을 재검토 한다고 했었는데 이번에 처벌이 명문화됐다. 그 과정도 공개되지 않아 당사자인 여성들은 물론 의료계도 시행 이후에 알게 된 건 문제라고 본다. →낙태죄 위헌 결정이 나오면 집회를 그만할 생각인가? -우리는 소멸하기 위해서 달려간다. 낙태죄 폐지가 달성되면 ‘비웨이브’ 는 없어질 것이다. 9월에 헌재에서 위헌 결론이 나면 집회를 쉬려고 했다. 그런데 오히려 미뤄지면서 더 집회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음 달에도 집회를 계획 중이다.→낙태죄를 폐지하면 낙태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최소한 여성 개인에게 출산에 대한 선택권을 주자는 거다. 낙태죄는 여성의 임신과 출산 결정권을 박탈하는 것이다. 국가가 출산율 저하 문제를 여성의 탓으로 돌리고 여성이 가진 몸의 권리에 개입하고 있다. 낙태를 선택한 여성을 낙인 찍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치권이나 다른 집단과 연대 생각은 없나 -없다. 정치색을 배제하고 낙태죄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정치색이 없어야 여성들의 순수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성들의 참가를 돕는 것 뿐 조직은 없지만, 단일 주제로 소액 기부를 받아 운영해왔기 때문에 2년간 지속할 수 있었다고 본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사설] 헌재 대외비 문건도 빼낸 ‘무법천지’ 양승태 대법원

    양승태 대법원이 헌법재판소에 파견된 판사를 동원해 대외비인 헌재의 비공개 평의 내용까지 빼낸 정황이 드러났다. 그중에는 국민적 관심사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관련 민감한 정보도 있었다. 지난달 대법원이 공개한 ‘대통령 하야 정국이 사법부에 미칠 영향’ 문건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양승태 대법원이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자행했다가 들통난 사법농단 사례들은 이미 한둘이 아니지만, 공무상 비밀누설의 범죄까지 저질렀다는 사실에 새삼 경악한다. 검찰에 따르면 현재 서울중앙지법에 근무하는 최모 부장판사는 2015년부터 올해 초까지 헌재에 파견 근무하면서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난 사건 중 헌법소원이 제기된 사건의 헌재 평의 문건들을 법원행정처로 빼돌렸다. 과거사 국가배상소멸시효 관련 판결, 현대차 노조원 업무방해죄 판결 등 헌재 평의 내용과 연구관들의 보고서도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 등에게 전달된 모양이다. 양승태 대법원의 재판 거래 의혹은 자고 나면 꼬리를 물어 터진다.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일본 전범기업 상대 소송 재판을 지연시키려고 김기춘 전 비서실장을 비롯해 차한성 전 법원행정처장,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 황교안 전 법무부 장관 등이 전략 회동을 했다는 구체적 의혹까지 나왔다. 해외 파견 법관을 늘린 양 전 원장에게 회동 결과가 전달돼 실행됐다는 의심을 거두기 어렵다. 강제징용 피해자 수십만 명 중 생존자 3500여명은 대법원 확정 판결을 학수고대하는 초고령자들이다. 이런 절박한 현실을 외면한 대법원의 민낯은 추하다 못해 공포스럽다.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검찰 조사는 불가피하다. 법과 양심을 팽개친 사법부의 개혁이 시급한데, 법원은 사법농단과 관련한 검찰의 영장을 거듭 기각하고 있다. 이대로는 신뢰 회복이 영영 불가능하다.
  • 새 헌법재판관 이석태·이은애… 진보색 짙어지는 헌재

    새 헌법재판관 이석태·이은애… 진보색 짙어지는 헌재

    이석태(65·사법연수원 14기) 변호사와 이은애(52·19기) 서울가정법원 수석부장판사가 헌법재판관에 내정됐다. 이 변호사가 임명되면 법원이나 검찰을 거치지 않은 순수 재야 출신 변호사로는 첫 헌법재판관이 된다. 이 판사는 네 번째 여성 재판관이 된다.김명수 대법원장은 9월 퇴임하는 이진성 헌법재판소장과 김창종 헌법재판관 후임으로 이 변호사와 이 판사를 내정했다고 21일 밝혔다. 대법원은 “국민 기본권 보장,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 보호 등 다양한 이해관계를 적절히 대변할 수 있는 능력을 인선 기준으로 했다”고 밝혔다. 두 후보가 가세하면 헌재의 진보색이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둘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인사청문회 뒤 별도의 임명동의 투표 없이 대법원장의 정식 지명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변호사는 1982년 24회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사법연수원 수료 후 33년간 변호사로 활동했다.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 박종철씨 유족의 국가배상 사건, 매향리 미 공군사격장 주민들의 소음피해 손해배상 사건 등을 변론했다. 동성동본 금혼 규정과 호주제에 대한 위헌 소송, 긴급조치 위헌 소송 등 헌법소원을 여러 건 제기해 위헌 판정을 받아 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인 2003~2004년에는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냈고 2004년에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회장을 맡았다. 2015년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진상 규명에 힘을 쏟았다. 이 공로로 올해 4월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 이 변호사는 1953년 4월생으로 올해 만 65세다. 임기 6년인 헌법재판관의 정년은 만 70세다. 따라서 임기(2024년 9월)를 채우지 못하고 만 70세가 되는 2023년 4월까지만 재직할 것으로 보인다. 이 판사는 28년간 법원에서 재판 업무를 담당한 정통 법관이다. 서울고법 판사 당시인 2002년 헌재 연구관으로 근무했다. 대법원 산하 젠더법연구회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등 여성 문제에 관심이 많다. 대리모를 통해 자녀를 얻은 경우 아이의 민법상 친어머니가 대리출산을 의뢰한 부부가 아니라 낳아 준 대리모라는 판결을 내렸다. 2008년 콜트악기 정리해고 노동자들이 낸 해고무효확인 소송에서 정리해고의 요건을 엄격하게 적용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이 판사가 임명되면 전효숙·이정미 전 재판관과 이선애 재판관에 이어 헌재의 역대 네 번째 여성 재판관이 된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낙태죄 위헌 심판 미루면 안희정 무죄나 마찬가지“

    “낙태죄 위헌 심판 미루면 안희정 무죄나 마찬가지“

    교수·연구자 430명 헌법재판소에 의견서 제출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위헌 여부에 대해 현 재판부에서 결론을 내지 않고 다음 기수로 판단을 넘긴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교수와 연구자 429명이 헌재에 낙태죄 위헌 결정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도 원치않는 임신으로 폭력적 상황에 노출된 여성들이 많은데 판단을 다음 기수로 미룬다는 건, 여성의 고통을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치부하는 것”이라며 헌재의 빠른 판단을 촉구했다.이날 발언에 나선 김은희 젠더법학·사회학 연구자는 “헌재가 낙태죄 헌법소원 결정을 미루는 것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 사건을 선고했던 1심 재판부가 책임을 입법부에 넘기는 것과 다르지 않다”면서 “결정을 미룬 동안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건 여성”이라고 지적했다. 송다영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호주제가 폐지되면 우리나라의 모든 미풍양속이 사라질 것이라고 했고, 낙태죄를 폐지하면 성관계가 문란해질 것이라고 한다”면서 “하지만 호주제 폐지 이후 가족관계가 좀더 민주적으로 변했듯, 낙태죄가 폐지되면 여성과 젊은이가 자신의 미래를 결정할 권리를 갖는 사회가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헌재는 지난 5월 낙태죄 위헌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공개변론을 열었다. 지난 2012년 낙태죄에 대해 합헌 판단을 내린 지 6년 만에 이 문제를 다시 심판대에 올린 것이다. 그러나 이진성 소장 등 현 재판관 5명의 임기 만료가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헌재는 여전히 판단을 내리지 않고 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단독]대법-헌재 전면전…‘특근 거부’ 헌법소원 결정 막으려 했나

    [단독]대법-헌재 전면전…‘특근 거부’ 헌법소원 결정 막으려 했나

    “(한정위헌으로 결정하면) 대법원과 헌재간 전면전, 무한투쟁 상태에 돌입” “재심청구, 재판소원 쇄도해 이른바 핑퐁게임이 전개되리란 것은 명약관화” “한정위헌 결정은 소위 (재판 당사자에게) 희망고문의 원인을 제공하는 셈” “사법기관이 직면할 수 있는 가장 극단적인 혼란 상태”   법원행정처는 어떻게 해서든 헌법재판소의 한정위헌 결정을 막고 싶었을까. 특근 거부 업무방해 헌법소원 사건에 대해 행정처가 헌재에 보낸 검토 의견서에는 헌법 해석상 한정위헌은 허용되지 않고, 권리구제에도 도움되지 않는다고 적혀 있다. 행정처는 대법원 전원합의체와 배치되는 한정위헌 결정은 분쟁해결의 기초를 흔드는 것이며, 형사사법시스템의 근간을 무너뜨린다고 지적했다. 행정처는 이같이 한정위헌 결정을 내리면 안 되는 이유에 대해 13장을 할애했다. 행정처가 헌재 사건에 대해 의견서를 보내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행정처가 같은 취지의 문건을 청와대에 전달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새로운 재판거래 의혹으로 업무방해 헌법소원 사건이 떠오르고 있다. ◆“1주일에 4억 1000만원 손해…업무방해 인정” 9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헌법소원심판 청구사건(업무방해)에 대한 법원행정처 검토 의견’에 따르면 행정처는 헌재의 역할 범위를 규정했다. 행정처는 의견서를 2015년 11월 헌재에 제출했다. 행정처는 한국 헌재는 독일의 연방헌법재판소와 다르다고 밝혔다. 행정처는 한정위헌을 결정하는 것에 대해 “최고 사법기관으로서 대법원과 한정된 사법 기능을 수행하는 헌재를 두고 있는 헌법 정신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법부 최고 정점의 심판체인 대법원 전원합의체를 부정하는 취지의 한정위헌을 자제해야 한다”며 “우리 헌재는 독일과 달리 법률 조항의 위헌 여부만 심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차 전주공장 비정규직 노조 간부 강모씨 등 4명은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됐고, 벌금형 확정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판결에 대해 행정처는 “평일 잔업과 휴일 특근을 거부하는 것은 쟁의행위에 해당되고, 조합원 투표 등 절차를 거치지 않아 정당성에 흠결이 있다”며 “해고 사실이 알려진 뒤 3일만에 특근 거부를 실행하는 등 행위의 전격성을 충족하고, 1주일에 4억 1000만원의 손해를 끼치는 등 중대성도 충족한다”고 밝혔다. ◆“헌재 한정위헌 결정해도 법원이 따르지 않을 것” 행정처는 무엇보다 헌재가 한정위헌 결정을 해도 법원에서 기속력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행정처는 “헌재가 한정위헌 결정을 해도 대법이 자발적으로 따르지 않는한 양 기관은 평행선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며 “법원 재판에 대한 헌재 심사권이 법적으로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헌재가 국민의 권리구제와 직접 연결되지 않는 한정위헌 결정을 양산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경고했다. 결국 법원재판→헌법소원(한정위헌)→재심신청(재심기각)→재판소원 순으로 핑퐁게임이 전개되면서 한정위헌 결정이 희망고문이 된다고도 말했다. 행정처는 계속해서 헌재의 결정을 법원이 따르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행정처는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기능을 부정하는 것은 헌재가 무오류임을 자처하는 것으로, 두 기관간 전면충돌도 불사하겠다는 것”이라며 “위헌 선언은 대법원과 헌재간 전면전, 무한투쟁 상태 돌입 이미지를 줘 국민 불안을 야기한다”고 말했다. ◆제주대 교수 뇌물사건, 유죄→한정위헌→재심 기각→재판소원 행정처는 예시로 제주대 교수 뇌물 사건을 들었다. 제주대 교수 A씨는 제주도 통합영향평가위원회 심의위원으로 활동하다 억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뒤 실형이 확정됐다. 이에 대해 헌재는 2012년 ‘심의위원을 공무원에 포함시키는 것은 죄형법정주의 원칙의 유추해석금지에 위배돼 헌법에 위반된다’며 한정위헌 결정을 내렸다. A씨는 헌재 결정을 근거로 법원에 재심을 신청했지만 기각됐고, A씨는 또다시 헌재에 사실상 재판소원을 제기했다. 결국 행정처는 한정위헌 결정 이후 재심이 기각되고, 헌재가 이를 취소해도 확정된 유죄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만약 법무부가 피고인을 석방하는 등 한정위헌의 기속력을 인정하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고도 말했다. 이 경우 “석방된 피고인이 형사보상청구권을 행사해도 법원으로서는 무죄 판결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에 기각할 가능성이 크다”며 “사법기관 전체에 대한 불신이 가중된다”고 경고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법원 판결 잇단 합헌...헌재, 이번엔 다를까

    법 조항이 아닌 법원의 판결에 대해 위헌 여부를 따지는 ‘재판소원’을 줄곧 각하해 온 헌법재판소가 형사 성공보수 판결과 재판소원 금지에 대해 이달 이례적으로 다른 판단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9월 헌법 재판관 교체 전 마지막 5기 재판부 선고를 앞두고 ‘한정위헌’을 꺼리던 기조와 다른 결정을 할지 이목이 쏠린다. 6일 헌법재판소 등에 따르면 헌재는 형사 성공보수 등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대한 헌법소원 선고를 준비하고 있다. 2015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형사 성공보수 약정은 무효라고 판결했고, 대한변협은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재판소원을 금지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1항에 대해서도 헌법소원을 함께 냈다. 헌재는 지난달 이 사건에 대해 선고 기일을 잡았다가 돌연 연기했다. 판결을 취소해 달라는 재판소원은 각하되는 게 일반적인데, 이례적으로 선고를 연기한 만큼 한정위헌 등 다른 선택을 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만약 한정위헌을 선고할 경우 앞으로 재판소원이 허용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헌재 관계자는 “결정문을 완성하지 못해 선고를 미룬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헌법재판소법은 재판소원을 금지하고 있고, 법원도 재판이 4심제로 운영될 수 있다며 재판소원을 적극 반대해 왔다. 최근 공개된 사법행정권 남용 특별조사단 조사 문건 중 ‘2016년 사법부 주변 환경의 현황과 전망’에서 행정처는 “대법원 판결의 효력을 부정하는 한정위헌 결정이 나올 경우를 대비해 분쟁 해결 시스템 붕괴의 폐해를 적극적으로 지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문건에 거론된 6개의 헌법재판소 사건은 재판취소 등 사실상 재판소원을 청구한 사건인데, 행정처는 한정위헌 결정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정위헌은 해당 규정의 효력은 인정하되 해석이 위헌적이라고 판단하는 것을 말한다. 형사 성공보수뿐만 아니라 민주화보상법에 따라 보상금을 받은 경우 화해를 한 것으로 간주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한 것, 국가 배상 청구권 소멸 시효를 3년에서 6개월로 줄인 판결에 대해서도 한정위헌 결정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재판취소 청구 사건도 있다. 재판취소는 헌재가 한정위헌 결정을 내렸는데 법원이 재심을 기각한 경우에만 가능하다. 제주대 공무원이 뇌물죄로 기소된 사건에 대해 법원이 한정위헌 결정의 기속력을 인정하지 않고 재심 기각 결정을 한 사건과 조세감면규제법의 한정위헌 결정의 기속력을 인정하지 않고 재심 기각을 결정한 사건이 대상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사법농단 문건에 한정위헌과 재판소원이 거론된 만큼 헌재에서 선 긋기를 위해서라도 기존과 다른 결정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단독] ‘특근 거부 업무방해’ 6년 방치… 헌재, 대법 눈치 봤나

    [단독] ‘특근 거부 업무방해’ 6년 방치… 헌재, 대법 눈치 봤나

    대법합의체 유죄 엎는 한정위헌 유력에 법원행정처 “파업공화국 초래” 반대 뜻 헌재, 행정처에 이례적 의견 물은 뒤 중단헌법재판소가 2012년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비정규직 노조 간부 강모씨 등 4명이 제기한 업무방해 헌법소원 사건을 6년 넘게 방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미 유죄라고 판결한 사건이어서 헌법재판소가 섣불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눈치만 보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5일 헌법재판소와 법원행정처 등에 따르면 강씨 등은 2010년 3월 비정규직 정리해고 통보를 받은 뒤 휴일근로(특근)를 3차례 거부한 혐의(업무방해)로 기소됐다. 항소심에서 위헌제청을 신청했지만 기각되자 2012년 2월 헌법소원을 냈다. 파업 등 노조의 쟁의행위를 업무방해로 볼 것인지에 대해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여러 차례 의견을 달리했다. 헌재는 2010년 4월 정당한 쟁의행위는 형법상 업무방해죄로 처벌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하면서도,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를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한 형법 314조 1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1년 3월 합법 파업이라도 심각한 혼란이나 막대한 손해가 있을 때는 업무방해죄를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당초 법조계에서는 헌재가 한정위헌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헌재가 1998년 “연장근로를 거부할 경우 업무방해죄가 성립된다면 위헌의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강씨 등도 “일반 소정근로가 아닌 특근 거부는 위력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한 것이었다. 헌재의 한정위헌 결정 가능성이 커지자 법원행정처는 대응책을 마련했다. 최근 공개된 사법행정권 남용 특별조사단 조사 문건 중 ‘2016년 사법부 주변 환경의 현황과 전망´에 따르면 행정처는 “헌재가 조만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효력을 부정하는 한정위헌 결정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이어 “전합 판결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최초 사례가 될 것”이라며 “한정위헌은 민주노총의 숙원 논리로 결국 파업공화국을 초래하게 된다”고 밝혔다. 헌재는 이례적으로 행정처의 의견서까지 받았다. 통상 형법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은 기소한 해당 검찰청이나 법무부 의견을 듣는 것이 일반적이다. 2015년 11월 행정처가 제출한 14쪽짜리 의견서에는 특근이 위력으로써 업무방해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내용은 거의 없고 헌재가 한정위헌을 결정하면 안 된다는 내용만 들어갔다. 헌재는 2016년 이후로는 이 사건에 대해 별다른 심리를 하지 않았다. 헌재 관계자는 “헌재가 한정위헌이라고 선고할 경우 대법원 판결을 다시 판단하는 사실상 ‘재판 소원´을 하는 것이어서 쉽게 결정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단독] 헌재, 노조 업무방해 사건 6년간 방치…대법원 눈치보느라?

    [단독] 헌재, 노조 업무방해 사건 6년간 방치…대법원 눈치보느라?

    행정처 내부문건 “한정위헌은 파업공화국 초래”대법 “한정위헌 안돼” 헌재에 공식의견서 제출헌재 관계자 “사실상 ‘재판소원’ 결정 쉽지 않을것”   헌법재판소가 2012년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비정규직 노조 간부 강모씨 등 4명이 제기한 업무방해 헌법소원 사건을 6년 넘게 방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미 유죄라고 판결한 사건이어서 헌법재판소가 섣불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눈치만 보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5일 헌법재판소와 법원행정처 등에 따르면 강씨 등은 2010년 3월 비정규직 정리해고 통보를 받은 뒤 휴일근로(특근)를 3차례 거부한 혐의(업무방해)로 기소됐다. 항소심에서 위헌제청을 신청했지만 기각되자 2012년 2월 헌법소원을 냈다.  파업 등 노조의 쟁의행위를 업무방해로 볼 것인지에 대해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여러 차례 의견을 달리했다. 헌재는 2010년 4월 정당한 쟁의행위는 형법상 업무방해죄로 처벌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하면서도,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를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한 형법 314조 1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1년 3월 합법 파업이라도 심각한 혼란이나 막대한 손해가 있을 때는 업무방해죄를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당초 법조계에서는 헌재가 한정위헌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헌재가 1998년 “연장근로를 거부할 경우 업무방해죄가 성립된다면 위헌의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강씨 등도 “일반 소정근로가 아닌 특근 거부는 위력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한 것이었다. 헌재의 한정위헌 결정 가능성이 커지자 법원행정처는 대응책을 마련했다. 최근 공개된 사법행정권 남용 특별조사단 조사 문건 중 ‘2016년 사법부 주변 환경의 현황과 전망‘에 따르면 행정처는 “헌재가 조만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효력을 부정하는 한정위헌 결정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이어 “전합 판결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최초 사례가 될 것”이라며 “한정위헌은 민주노총의 숙원 논리로 결국 파업공화국을 초래하게 된다”고 밝혔다.  헌재는 이례적으로 행정처의 의견서까지 받았다. 통상 형법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은 기소한 해당 검찰청이나 법무부 의견을 듣는 것이 일반적이다. 2015년 11월 행정처가 제출한 14쪽짜리 의견서에는 특근이 위력으로써 업무방해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내용은 거의 없고 헌재가 한정위헌을 결정하면 안 된다는 내용만 들어갔다. 헌재는 2016년 이후로는 이 사건에 대해 별다른 심리를 하지 않았다. 헌재 관계자는 “헌재가 한정위헌이라고 선고할 경우 대법원 판결을 다시 판단하는 사실상 ‘재판 소원’을 하는 것이어서 쉽게 결정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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