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첫 지주회사 출범/LGCI.LGEI내년 3월 합병 자산.사업 분리 경쟁력 강화
LG가 내년 3월1일 통합지주회사 체제로 재편된다.
자산관리는 지주회사가,사업추진은 계열사가 전담함으로써 경쟁력을 꾀하려는 국내 첫 대기업 사례이다.
대기업의 순환출자구조를 타파한 새 경영모델이어서 주목된다.
LG는 현재의 지주회사인 LGCI(화학계열)와 LGEI(전자계열)가 28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합병을 결의,통합지주회사인 ㈜LG로 내년 3월1일자로 출범한다고밝혔다.
㈜LG는 전자와 화학,칼텍스정유,생활건강,텔레콤,데이콤,유통 등 35개 계열사를 거느리게 된다.그러나 건설과 상사,금융 5개사 등 7개 회사는 통합지주회사의 지배를 받지않고 대주주 지배 체제에 편입돼 계열사로 존속된다.
◆구씨,허씨 파트너십 유지?
통합지주사가 출범함으로써 LG의 복잡한 오너십은 일단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그동안 LG는 창업세대와 2·3세대간,구씨-허씨간 동업관계 등 오너십이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LG가 대기업 가운데 최초로 지주회사체제를 선택한 점도 이런 복잡한 오너십을 단순화하기 위한 수순으로 풀이된다.LG의 창업세대,2·3세대간 오너십이전은지난 99년부터 추진해 온 7개사의 계열분리를 통해 완성돼가고 있다.즉 구태회,구평회,구두회 고문 등 창업회장의 동생 3명이 전선·칼텍스가스·니꼬동제련·극동도시가스 등 4개사의 주식을 사들여 내년말까지 계열분리 작업을 마칠 계획이며,화재보험·아워홈·벤처투자 등도 창업세대 직계에게 돌아갔다.
문제는 구씨와 허씨간 동업관계의 유지 여부다.일단 현재 계획대로라면 당분간 LG는 구씨와 허씨간 파트너십 형태로 운영될 공산이 크다.
㈜LG는 구본무(具本茂) 회장과 허창수(許昌秀) LG건설회장 등 대주주 지분이 50%에 달한다.현재의 LG 주력계열사가 사실상 대주주 지배체제에 놓이는것이다.그러나 이런 체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허씨 집안지분이상대적으로 많은 건설 등이 통합지주회사 밑으로 가지않고 대주주 지배체제에 편입된 것을 놓고 향후 허씨 계열의 분리를 점치는 분석도 있다.
이에 따라 통합지주회사는 구회장으로 지배구조가 일원화되는 셈이다.
◆통합지주회사 출범 수순은?
우선 LGCI가 LGEI를 흡수합병하게 된다.합병비율은 LGEI 보통주 1주당 LGCI 1.8282주.두 회사가 50%씩의 지분을 소유하는 LG MRO도 사옥 및 출자자산부문을 분할,LGCI에 합병된다.합병법인의 발행주식총수는 2억 6016만 8555주,자본금은 1조 3008억원으로 확정된다.자산 6조 2000억원,자기자본 4조 6000억원 규모로 부채비율은 35% 수준이다.
이사회는 구회장,허회장,성재갑(成在甲) LGCI 부회장,강유식(姜庾植) LG구조조정본부장과 김진현(金鎭炫) 전 과기처장관,구자정(具滋正) 전 하나증권회장,김용진(金容鎭) 안건회계법인 고문,신영수(申英秀) 연세대 교수 등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된다.
박홍환기자 stin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