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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항서 마스크 착용하라는 버스기사 폭행 70대 승객 입건

    포항서 마스크 착용하라는 버스기사 폭행 70대 승객 입건

    경북 포항 남부경찰서는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는 버스 기사를 때린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승객 A(78)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1일 오후 5시 50분쯤 포항시 남구 동해면에서 버스를 타다가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하는 버스 기사 얼굴을 밀쳐 안경을 파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5월 26일부터 마스크 미착용자에 대한 승차 거부가 한시적으로 허용됐다”며 “정당한 승차 거부에 불응하거나 운전자를 폭행하는 행위에 엄중히 대응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포항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진중권 “정부 까다가 일베 됐다” 논란에 “풉, 인용한 건데”

    진중권 “정부 까다가 일베 됐다” 논란에 “풉, 인용한 건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페이스북에서 네티즌의 댓글에 답하는 과정에서 ‘일베’ 용어를 써 논란이 되고 있다. 진중권 전 교수는 지난 9일 “나보고 이제 색깔을 분명히 하랍니다. 제 색깔은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갯빛”이라며 “그 누구도 차별함 없이 다양한 생각과 의견들이 투닥투닥 거리면서 평화롭게 공존하는 사회의 색깔”이라고 썼다. 이 게시물에 한 네티즌은 “맞습니다. 저도 세월호 관련 무적권 미통당 사과하라는 진 교수님 의견에 동의하지 않고 투닥투닥 거리면서 진 교수님 의견에 반대하고 있죠. 이게 노무 평화롭고 좋습니다. 이게 바로 사회다 이기야”라고 댓글을 달았다.진 전 교수는 이 댓글에 “문재인 정권도 사과 안 하잖아요. ‘노무’ 평화롭고 좋죠?”라고 답글을 달면서 “무적권이 아니라 ‘무조건’”이라고 적었다. 해당 네티즌은 “아 나이가 있으셔서 그런지 또 이런 드립에는 약하시네”라고 받아쳤다. ‘노무’는 극우 성향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에서 ‘너무’라는 부사를 노 전 대통령의 이름 앞 두 글자로 바꾸어 쓰는 표현으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말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진 전 교수의 댓글에 ‘정부 까다가 일베화 됐다’며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이런 논란에 “풉, 뭘 이런 걸 가지고 논쟁을 하나. 일베 애들만 쓰는 독특한 표현이 보이길래 ‘너 일베구나’라는 뜻으로 따옴표 붙여 인용한 건데”라면서 ‘대중의 오해를 허용한다’는 게 내 철학이니 그냥 내버려둬도 될 듯. 게다가 저건 의도적 오해인데 그걸 어떻게 말려”라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서울시, 광복절 집회 허용 안 한다... “코로나19 확산 방지”

    서울시, 광복절 집회 허용 안 한다... “코로나19 확산 방지”

    서울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광복절 집회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 “15일 집회 예정 단체들에 집회 취소 공식 요청”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 박유미 방역통제관은 12일 시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오는 15일 여러 단체가 도심권 등에서 다중이 모이는 대규모 집회 개최를 예정하고 있다”며 “어제 해당 단체들에 집회 취소를 공식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만일 예정된 집회를 취소하지 않을 경우 서울시는 ‘집회 금지’ 명령 등 모든 수단을 통해 집회로 인한 코로나19 확산 위험 차단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광화문광장 등 도심 권역을 집회금지구역으로 설정해 집회를 금지했다. 오는 15일 예정된 집회에 대해서는 집회금지구역 내 집회를 신고한 경우 신고 즉시 집회금지명령을 내렸으며, 금지구역 외부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한 14개 단체에 대해 취소를 요청한 상태라고 시는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금지구역 외의 중소규모 집회는 별도로 금지하지 않았다”면서도 “광복절 집회는 5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감염병 확산을 막는 공익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금지를 결정한 것은 아니고, 자발적 취소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청 “대규모 집회 취소하도록 요청할 것” 서울지방경찰청도 이날 입장을 내고 “각 단체가 서울시의 방침을 준수해 시민안전을 위협하는 대규모 집회를 취소하도록 사전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경찰청은 “그럼에도 (단체들이) 집회를 강행할 경우 주요 집회 장소 주변에 경찰력을 최대한 배치하고, 법 절차에 따라 서울시와 합동으로 현장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제주 코로나 19로 폐쇄했던 공공도서관과 공연장 13일부터 개방

    제주 코로나 19로 폐쇄했던 공공도서관과 공연장 13일부터 개방

    제주도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폐쇄됐던 제주지역 공공도서관 열람실과 공연장을 13일부터 개방한다고 11일 밝혔다. 기존에는 공공도서관 자료실과 어린이자료실만 개방했지만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도민의 도서관 이용 기회 보장을 위해 열람실도 개방한다. 다만 공공도서관 열람실 개방 좌석 수는 제한하고, 전 좌석에 칸막이를 설치해 운영한다. 공공 공연장은 시설별 상황을 감안해 좌석 간 2m 내외의 거리두기를 유지하는 수준에서 입장객을 허용한다. 공공도서관 열람실과 공공 공연장 이용을 위해서는 마스크 착용, 발열측정, 출입자 명부 작성, 좌석 내 거리두기 유지 등 방역수칙을 준수해야 한다.도는 실내 공공 체육시설 개방여부도 조만갈 결정할 예정이다. 9월 4일부터 20일까지 제주지역 일원에서 열리는 ‘2020 세계유산축전-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 행사에 대한 방역 계획도 결정됐다. 거문오름용암동굴계 등에서 열리는 트래킹과 탐사코스를 연결하는 버스노선을 조정하는 한편 방역대책도 마련했다. 또 제2회 문화가 흐르는 밤, 주민참여예산위원회 회의, 2020 대한민국 독서대전, 2020년 재난응급의료 협력대응 활성화 워크숍, 감귤박물관 체험시설 운영 등은 코로나 방역 수칙을 준수한다는 조건으로 행사를 허용한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시장 안정vs기본권 침해’…이재명 “토지거래허가제 고견 구해”

    ‘시장 안정vs기본권 침해’…이재명 “토지거래허가제 고견 구해”

    “찬반 의견 극명하게 갈려…도민 고견 구해”페이스북 통해 찬반 양측 견해 상세히 설명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투기를 차단하고 실거주 목적의 주택 매입만 허용하기 위해 검토 중인 토지거래허가제를 두고 찬반 의견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면서 “주권자인 도민 여러분들의 고견을 구한다”고 밝혔다. 그 동안 토지거래허가제를 강력히 주창해온 이 지사는 12일 페이스북에 토지거래허가제에 대한 찬반 양측의 견해를 비교적 상세히 설명했지만, 무게중심은 찬성 쪽에 있었다. 우선 이 지사는 찬성하는 쪽의 견해에 대해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한 가장 강력하고 필요한 조치라는 입장”이라며 “공공의 이익을 최우선에 두고 토지 소유 편중 및 무절제한 사용 시정, 투기로 인한 비합리적 지가 형성 방지, 부당한 불로소득 통제를 위해 토지거래의 공적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헌법재판소는 ‘사유재산 부정이 아닌 제한하는 형태며, 투기적 토지거래 억제하기 위한 처분 제한은 부득이한 것으로 재산권의 본질적 침해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전문가들도 경기도의 경우 실거주자들만 주택을 취득하게 돼 갭투자가 줄어 실질적인 투기 억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반대쪽은 과도한 기본권 침해라는 입장”이라며 “경기도의 토지거래허가제를 ‘주택거래허가제’로 보고 유한한 자원인 토지와 달리 주택은 건축물이기에 정부 통제의 당위성과 근거가 없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토지거래허가제 시행이 지금의 구매심리와 공포수요를 더욱 부추기고, 경기도만 시행하면 풍선효과로 서울 등 경기 외곽의 투기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야당 일부와 보수 경제지는 거주·이전의 자유를 제한하고, 사유재산인 토지 처분권에 대한 본질적인 침해로 대한민국 헌법에 위배될 뿐 아니라, 나아가 공산주의나 사회주의와 다름없다는 주장도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6·17 부동산 대책을 통해 1년간 서울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 송파구 잠실동(법정동 기준)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토지거래허가제가 시행되는 지역에서 부동산을 사려면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관할 시·군·구청에서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 허가를 받아도 바로 입주해 2년 이상 실거주해야 한다. 한편 경기도는 지난달 31일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토지거래허가제를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도입 지역과 구체적인 방법 등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최근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경기도의 토지거래허가제 도입 방안을 두고 위헌이라고 비판한 것과 관련해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당직자들을 입단속 시키라고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성폭행 피해자들, 마스크 강요에 고통… “끔찍한 기억 떠올라”

    성폭행 피해자들, 마스크 강요에 고통… “끔찍한 기억 떠올라”

    성폭행 피해자들이 마스크 착용을 강요받으면서 고통받고 있다고 영국의 한 성폭행 피해자 지원단체가 밝혔다. 1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성폭행 피해자들은 마스크 착용이 가해자에 의해 목이 졸려 질식해 숨질 뻔했던 끔찍한 기억을 떠올리게 해 자신들에게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압박을 줄여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 피해자는 상점이나 대중교통 등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사람들을 수치스럽게 하는 이른바 마스크 폭력사태라는 문제를 걱정하는 사람들 중 일부다. 많은 성폭행 피해자들은 자선법인 ‘레이프 크라이시스 잉글랜드 앤드 웨일스’를 통해 마스크를 쓰지 않아 오해를 받는 것이 두려워 평소 가던 곳을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폭행 생존자의 상당수는 자신들이 겪은 성적 학대와 폭력의 일부분으로 입이나 코가 가려져 질식사할 뻔했었다고 이 지원단체의 대변인 케이트 러셀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러셀 대변인은 또 “이들 피해자의 얼굴을 가리는 것은 이제 고통의 재경험(플래시백)과 공황 발작 그리고 심각한 불안감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정부가 심각한 고통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마스크 미착용을 의무적으로 허용하고 있지만, 성폭행 피해자들은 자신들이 끔찍한 편견에 노출돼 있다고 느낀다. 이에 대해 러셀 대변인은 사람들은 어떤 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이 무지하거나 이기적이고 또는 부주의하다고 가정한다고 말했다.성폭행 피해자 중 한 명인 조지나 팰로스(29)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사건 당시 가해자의 손이 내 입을 가렸다. 결과적으로 내 입을 가리는 모든 것, 심지어 산소 마스크조차도 끔찍했던 기억을 떠올릴 수 있어 매우 고통스럽다”면서 “신체적으로 내가 다시 그때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고 그가 나를 성폭행해 난 죽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법무사로 알려진 이 여성은 또 “내 건강을 위해, 또 다른 사람들을 안심하게 하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가 이를 불가능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봉쇄령이 해제된 뒤 헤어숍에서 헤어디자이너에게 마스크 미착용에 대해 추궁하고 출입을 거부당했다고도 말했다. 이런 대립의 결과로 그녀는 마스크가 의무화된 모든 공공장소를 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지원단체 측은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미착용에 관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들도 있다는 점을 일깨워줘야 이런 공격적인 행동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日자위대 코로나 확산 비상…8월 들어 3배 폭증에 “음주금지”

    日자위대 코로나 확산 비상…8월 들어 3배 폭증에 “음주금지”

    일본 자위대에 코로나19 확산 비상이 걸렸다.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은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달 들어 10일까지 열흘간 자위대원 32명이 코로나19 신규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앞선 7월의 전체 감염자 수가 37명이었던 것을 감안할 때 확산 속도가 3배에 이르는 것이다. 구마모토현의 육상자위대 부대에서 20~30대 남성 대원 4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이 중 3명이 관사에서 함께 생활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부대 및 관사 내부 감염이 잇따르고 있다. 방위성과 자위대에서 확인된 감염자 수는 이달 10일까지 총 83명이지만, 이 가운데83%인 69명이 7월 1일 이후 확진자일 정도로 최근 상황이 좋지 않다. 이에 따라 방위성은 각종 모임 참석을 자제할 것을 요청해 온 지금까지의 방침을 바꿔 11일부터 음주를 동반한 회식이나 환영·환송 등 모임을 사실상 금지시켰다. 방위성은 그러나 자위대원끼리만의 소규모 영외 식사는 허용하기로 했다. 고노 방위상은 “기지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는 것은 자위대원들에게 커다란 스트레스가 되는 만큼 밖에서 식사를 하는 것은 가급적 인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감염 확산의 속도가 더 빨라질 경우 지역에 따라 ‘외출금지’ 등 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속보] 서울시 “광복절 집회 불허, 취소 안 하면 집회 금지”

    [속보] 서울시 “광복절 집회 불허, 취소 안 하면 집회 금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서울시가 12일 코로나 전파 방지를 위해 올해 광복절 집회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유미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 방역통제관은 이날 시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오는 15일 여러 단체가 도심권 등에서 다중이 모이는 대규모 집회 개최를 예정하고 있다”면서 “어제(11일) 해당 단체들에 집회 취소를 공식 요청했다”고 말했다. 박 통제관은 “만일 예정된 집회를 취소하지 않을 경우 서울시는 ‘집회 금지’ 명령 등 모든 수단을 통해 집회로 인한 코로나19 확산 위험 차단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임대세입자 10년 거주 보장… 도심 빈 상가는 1~2인 공공임대로

    임대세입자 10년 거주 보장… 도심 빈 상가는 1~2인 공공임대로

    18일부터 임대사업 의무기간 8년서 확대신규 아파트 빼고 빌라만 장기임대 가능전세보증보험 등 임대보증 가입 의무화 오피스·상가 공공임대도 10월 18일 허용국토부 “주거용 개조 뒤 8000가구 공급”오는 18일부터 신규 임대사업자들의 최소 의무임대기간이 종전 4~8년에서 10년으로 늘어난다. 임대사업자들은 임대보증금 보증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해 세입자는 10년간 보증금을 떼일 걱정 없이 안정적인 주거를 보장받는다. 10월 18일부터는 도심 빈 상가를 개조해 1~2인용 주거용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11일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민간임대주택특별법’ 개정안과 ‘공공주택특별법’ 일부 개정안 등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민간임대주택특별법 개정안은 지난 7·10 부동산 대책의 후속 조치로 18일 공포 후 즉시 시행된다. 이번 개정안은 우선 4년짜리 단기 임대를 모두 폐지했다. 8년짜리 장기일반임대에서도 아파트의 경우 신규 등록이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빌라를 비롯해 다세대주택과 다가구주택 등에 대해서만 장기 임대가 가능해진다. 단 임대사업자가 아파트를 지어 임대하는 건설 임대의 경우 아파트도 장기 임대가 가능하다. 또 기존에 등록된 단기 임대를 장기 임대로 전환할 수 없다. 법 개정 전에 ‘폐지 유형’(단기 임대, 아파트 임대)으로 등록된 기존 임대주택의 경우 의무임대기간이 종료된 날 자동으로 등록이 말소된다. 국토부는 임대사업자의 공적 의무를 강화하기 위해 의무임대기간을 10년으로 통일했다. 다만 이미 등록된 장기임대주택의 경우 종전대로 최소 의무임대기간 8년을 유지한다. 등록 임대사업자들은 전세보증보험을 비롯한 임대보증금 보증 가입이 의무화된다. 법이 시행되는 18일 이후 신규 등록하는 주택부터 즉시 적용된다. 기존 등록 주택은 법 시행 후 1년 뒤인 내년 8월 18일 이후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면 보증 가입 의무가 적용된다. 10월 18일부터 시행되는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은 공공주택 사업자가 공공임대를 공급하기 위해 주택뿐 아니라 오피스, 상가를 매입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에 따라 도심 내 오피스나 숙박시설 등도 리모델링 후에 1~2인 주거용 공공임대로 공급할 수 있다. 국토부는 상가·오피스 등을 개조해 2022년까지 서울 등에 공공임대주택 80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날 국무회의에선 지난 4일 국회를 통과한 주택법 일부 개정안도 의결됐다. 내년 2월부터 수도권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에 입주하는 사람들은 5년 범위에서 의무적으로 거주해야 한다. 국토부는 시행령에서 구체적인 거주 의무 기간을 설정할 계획인데, 2~3년의 의무 기간이 부여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분양가상한제 주택에 적용되는 전매제한 의무를 위반하면 청약 자격이 10년간 제한된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단독] 당정청 ‘낙태죄 폐지’ 정부입법으로 추진한다

    [단독] 당정청 ‘낙태죄 폐지’ 정부입법으로 추진한다

    “秋법무, 시민단체 만나 정부입법 약속”헌법불합치 결정으로 연내에 개정해야모자보건법 개정안 정의당 새달 발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른 낙태죄 대체 입법 시한이 4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당정청이 낙태죄폐지법을 정부입법으로 추진키로 뜻을 모은 것으로 확인됐다. 여당과 청와대는 물론 소관부처인 법무부의 추미애 장관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낙태죄폐지법 처리가 급물살을 타는 모양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낙태죄폐지법은 법무부가 정부입법안을 제출하는 방향으로 당정청의 의견이 모였다. 일각에서 낙태죄 폐지에 대한 반대 여론이 여전한 상황에서 당정청이 구체적인 대체 입법 방안 마련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다. 지난해 4월 11일 헌법재판소가 형법상 낙태죄 처벌 조항을 헌법불합치로 결정한 이후, 여성단체 등은 조속한 대체 입법을 주장해 왔지만 보수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낙태죄 폐지 반대 목소리는 그치지 않았다.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연말까지는 효력을 잃은 관련 법조항을 대체할 입법이 이뤄져야 한다. 추 장관은 지난달 여성계 시민단체와의 면담에서 낙태죄폐지법 처리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 장관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여성가족위원회 위원 일부와도 면담을 가졌다.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추 장관이 시민단체와 면담을 가지고 정부입법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지난달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낙태죄폐지 정부입법과 관련한 논의를 이미 진행했다고 한다. 낙태를 금지한 형법과 별개로, 낙태 허용 기준을 명시한 모자보건법은 상황이 좀더 복잡하다. 현행 모자보건법에는 유전학적 문제, 성폭행, 임신부의 건강 등 예외적 상황에서 낙태를 허용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 법은 낙태를 범죄로 규정한 형법 개정안의 후속 법안 성격을 띠는 탓에 법안 처리의 진척 속도도 더딜 수밖에 없다. 모자보건법은 정부여당보다 정의당에서 더 선제적인 안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의당은 21대 국회에서 이은주 의원이 형법 개정안과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고자 준비 중이다. 특히 정의당은 모자보건법을 일부 개정안이 아닌 전부개정안으로 발의하는 방향도 검토 중이다. 여성계에서 모자보건법이 단순히 낙태죄의 범위를 정하는 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이에 임신부 건강 지원 방안 등을 포함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당은 내부적인 검토와 시민사회·학계와의 논의를 거쳐 이르면 9월 법안을 발의하겠다는 계획이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부평 옛 일제 무기공장 터 해방 75년만에 개방된다

    부평 옛 일제 무기공장 터 해방 75년만에 개방된다

    일제강점기에 무기공장이었다가 해방 후 미군기지로 사용되어 온 인천 부평 캠프마켓중 일부 시설이 오는 10월 해방 75년 만에 처음 개방된다. 인천시는 인천시민의 날 하루 전인 10월 14일 시설 개방 기념식을 열고 부대 남측 야구장 일대 4만2000㎡를 시민에게 개방한다고 11일 밝혔다. 이곳은 지난해 12월 한미 합의에 따라 인천시가 주한미군으로부터 반환받은 땅의 일부다. 인천시는 캠프마켓 전체 44만㎡ 중 21만㎡를 우선 반환받았고, 나머지 23만㎡는 현재 진행중인 토양오염정화작업 절차를 거쳐 추후 돌려받을 예정이다. 이번 개방 구역에는 일제강점기 당시 무기공장인 ‘조병창’의 본부로 추정되는 건물이나 무기 제조 주물 공장 건물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 시설을 포함한 나머지 구역도 근대건축물 조사와 환경정화 등을 거쳐 단계별로 출입이 허용될 예정이다. 인천시는 조병창과 캠프마켓의 역사와 현재 건물 용도 등을 알 수 있도록 안내표지판을 만들어 방문객의 이해를 도울 계획이다. 캠프마켓은 일본 육군의 무기공장인 조병창으로 사용된 시기까지 포함해 80년 넘게 일반인 출입이 통제돼왔다.1939년 건립된 조병창은 한강 이남 최대 규모의 무기 제조 공장이었다. 이곳에서는 1만명 안팎으로 추산되는 조선인이 강제동원돼 배고픔과 열악한 처우에 시달리면서 노동력을 착취당했다. 인천지역에 대표적인 아픈 근현대유산이 될 전망이다. 인천시는 올해부터 3보급단·공병대대 등 부평 인근 부대 재배치 사업이 본격화하는 점을 고려해 ‘부평구 군부대 주변 지역 활성화를 위한 기본계획 구상 용역’을 내년 12월까지 마무리하고 캠프마켓의 활용 방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시론] 학교에 필요한 뉴노멀은 ‘스말로그 교육’/박남기 광주교대 교수·한국교육행정학회장

    [시론] 학교에 필요한 뉴노멀은 ‘스말로그 교육’/박남기 광주교대 교수·한국교육행정학회장

    뉴노멀은 우리말로 ‘비정상의 정상화’다. 지난 정부에서는 이 말을 비정상적이었던 것을 정상적으로 돌리겠다는 뜻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이 말을 달리 풀어 보면 “과거에는 비정상적인 것으로 보였던 현상과 표준이 이제는 일상적인 것, 흔한 것, 즉 정상적인 것이 돼 가고 있다”는 의미다. 그동안 교육에서 비정상적인 것으로 보였던 것은 원격 온라인교육이다. 뉴노멀은 이것이 보편화되고, 나아가 표준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만일 코로나 19가 종식되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이 원격 온라인교육이 일상화되는 것을 지켜봐야 할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이어지는 동안 우리 사회가 유념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AI를 비롯한 에듀테크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우리 교육이 만들어 가야 할 미래 교육의 뉴노멀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우선 노력해야 할 것은 2학기 때 원격교육이 뉴노멀이 되지 않도록 지금부터 보완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감염병이 최악으로 치닫지 않는 한 방역에 신경을 쓰면서 학생들의 등교를 늘려야 한다. 원격교육을 할 수밖에 없다면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 되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교사와 학생의 원격교육 및 학습 역량을 길러 주어야 한다. 원격교육이 지속될 경우 신경 써야 할 것은 온라인학습 약자 문제다. 온라인학습 약자란 재택 온라인학습을 하는 데 필요한 기기와 공간 그리고 학습 도우미(부모 포함)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취약계층(다문화 포함) 학생들, 혼자서 학습이 어려운 초등학교 저학년과 특수교육 대상자 및 경계선상 학생들,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 학습 동기와 집중력 및 자기 관리력이 부족한 학생들을 의미한다. 원격교육 상황에서 학교가 이들을 모두 챙길 수는 없다. 국가, 교육청, 학교, 학부모만이 아니라 지방정부와 시민단체까지 함께 나서서 미래 시민인 이들의 학습과 기본생활 습관 형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소규모 농어촌 학교는 방역에 유의하면서 등교를 허용하고, 대도시 학교의 특별 돌봄을 최대한 확대해야 한다. 등교가 어려운 특수교육 대상자를 위한 학습 및 생활지도 방문 도우미제를 적극 실시해야 한다. 온라인학습 약자들의 학습 도우미를 할 수 있도록 부모의 아침과 오후 근로시간 단축을 허용하고, 이에 따른 개인사업자 손실은 국가가 보전해 주어야 한다. 지역사회에 소규모 온라인 학습방을 다수 설치하고, 여기에도 접근이 어려운 온라인학습 약자에게는 교육 상품권을 주어 인근 학원 교사의 도움이라도 받도록 할 필요도 있다. 바이러스 퇴치에 정부와 온 사회가 나서듯이 원격교육 지속으로 인해 발생할 학습 효율성 저하와 방치 아동 문제 해결에도 모두가 동참해야 한다. 이번의 온라인교육 대실험 결과 원격 온라인교육의 한계가 드러났다. 그리고 에듀테크에 대한 환상과 달리 열의와 집념을 가진 학생이 아니라면 아직은 에듀테크에만 의존해 학습하는 데 한계가 있음도 드러났다. 인간은 기계와 달리 학습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동기부여를 필요로 하는 존재다. 이러한 제반 요인을 고려할 때 원격 온라인교육, 대면교육을 보완적으로 사용하는 블랜디드 러닝(혼합학습), 혹은 하이브리드 수업은 아직은 추구해야 할 방향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현시점에서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방향은 학교와 인간 교사가 주도하되 이들이 AI를 비롯한 첨단 에듀테크의 도움을 받아 교육 효과를 최대화시켜 가는 스말로그(smart+analogue) 교육이다. 스말로그 교육이 시행되도록 하려면 교사가 첨단 에듀테크를 활용해 개인 맞춤형 학습을 실시할 수 있도록 역량을 길러 주고 인프라도 구축해야 한다. 학생들이 오전에는 교실에서 선생님과 함께 에듀테크를 활용한 다양한 교육활동을 하고, 오후에는 동아리 활동 혹은 지역사회의 기관에서 프로젝트와 체험활동을 하면서 삶과 직업세계를 배워 가도록 오프라인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스말로그 교육, 이것이 바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교육이 지향해야 할 뉴노멀이다. 빨리 코로나 사태가 종식돼 원격교육이 뉴노멀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코로나 덕에 첨단 에듀테크 활용에 필요한 기기와 교육 인프라가 갖춰지고, 교사와 학생의 스마트 교육 마인드와 역량도 향상되고 있다. 구축된 인프라를 활용해 우리 아이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행복한 미래 시민으로 성장하게 돕는 그러한 교육 뉴노멀을 만들기 위해 힘을 모을 때다.
  • [씨줄날줄] 존엄한 죽음과 삶/임병선 논설위원

    [씨줄날줄] 존엄한 죽음과 삶/임병선 논설위원

    2012년 조조 모예스의 책 ‘너를 만나기 전의 나’(Me before you)는 존엄하게 삶을 마무리할 권리에 대해 일깨워 영화로도 제작됐다. 사지가 마비돼 옴짝달싹 못 하자 극단을 선택하려 했다가 6개월만 살아 보기로 어머니와 약속한 윌과 일자리를 잃은 뒤 간병인으로 그를 돕게 된 루이자가 함께 보낸 반년을 슬프고 아름답게 그려 냈다. 몇 년 전만 해도 존엄사는 법적으로 허용하는 스위스로 날아가 1억원 가까이를 지불하고 알프스 풍광을 마지막으로 눈에 담으며 삶을 마칠 수 있는 재력가들의 일로만 여겨졌다. 그런데 2018년 2월 국내에서도 연명의료결정법이 통과된 뒤 2년 반 만에 놀라운 인식의 변화가 있는 것 같다. 국가생명윤리정책원이 내놓은 2019 연명의료결정제도 연보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11만 2239명이 연명의료 중단을 선택했다. 같은 기간 67만 7974명이 사전 연명의료 계획서를 작성해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전산망에 등록했는데 19세 이상 인구의 1.3%에 해당한다. 인구 1000명에 12명꼴이니 결코 적지 않은 숫자다. 여성이 47만 3979명으로 남성의 2.4배에 이르는 점도 눈길을 끈다. 문서로 의사를 남기지 않았더라도 환자 본인이 연명의료를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평소에 건강했을 때 밝혔다는 것을 가족 중 두 사람만 확인하면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도록 했다. 환자의 생각을 알 수 없었는데 갑작스러운 불행을 당한 경우도 직계 존비속이 모두 동의하면 마찬가지 조치를 할 수 있다. 지난해 3월 법의 세부 시행 사항들을 조금 더 현실에 맞게 손질한 결과로 보인다. 지난 4월 말 서울 강남역과 수원 광교역을 오가는 신분당선 지하철의 여섯 객차 내부가 연명의료 광고로 채워져 화제가 됐다. 예전 같으면 꿈도 못 꿀 일이다. 그렇잖아도 우리는 코로나19로 돌아간 분들을 소각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한때 텔레비전에는 거리에 방치된 시신들을 무감하게 보여 주는 화면들로 넘쳐났다. 유족들은 고인을 잃은 슬픔을 제대로 곱씹을 시간조차 갖지 못한 채 고인과 가장 좋지 않은 방식으로 작별하는 일을 강요받고 있다. 영국의사협회나 일본의사회는 고령 환자에게 “중증 환자라면 어느 상태에서 치료를 포기할지 미리 생각해 둬야 한다”고 미리 고지하는 절차를 갖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고 한다. 누구에게나 죽음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다가온다. 미리 생각하고 준비할수록 아름답고 품위 있게 맞을 수 있다는 점을 되새겼으면 한다. ‘대담하게 살아요. 끝까지 밀어붙여요. 안주하지 말아요’가 앞의 영화 가운데 가장 유명한 대사였음은 역설적이다.
  • 열강들 영유권 분쟁 속 中도 ‘알박기’… 북극해 지도 바뀌나

    열강들 영유권 분쟁 속 中도 ‘알박기’… 북극해 지도 바뀌나

    지구 온난화 영향 빙하 급속히 녹아북극해 석유·희토류 등 채굴 가시화 북극해 분쟁 핵심 ‘로모노소프 해령’ 러·캐나다 등 “우리 대륙과 연결” 주장 中 “우리도 근북 국가” 분쟁에 가세5만명 그린란드 中대사관 직원 500명美 “북극은 미사일 방어의 시작점”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재현 우려 커져‘인류 공동의 자산’이라는 북극해, 얼음으로 꽁꽁 덮인 북극해를 두고 지도가 새로 그려지고 있다. 캐나다와 덴마크, 러시아가 북극해 영유권을 주장하고, 중국도 북극해에 ‘알박기’식으로 투자하고 있다. 지구 기후변화로 북극해의 얼음이 녹으면서 항로와 어로 개척뿐만 아니라 석유 900억 배럴과 수조 달러에 이르는 희토류 채굴이 현실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10년 뒤인 2030년이면 북극해가 얼음이 없는 바다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수백만년간 인간을 거부하면서 ‘평화의 바다’가 된 북극해가 영유권 분쟁으로 얼룩지는 남중국해처럼 뜨거워지고 있다. 북극해 중에서도 캐나다와 덴마크 쪽에서 러시아 시베리아 쪽으로 가로지르는 1700㎞가량의 ‘로모노소프 해령’이 영유권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영국 BBC가 최근 보도했다. 바닷속 산맥 같은 지형인 해령의 최정상은 해저에서 3.4㎞ 높이다. 1948년 옛 소련 학자들이 북극점을 탐험하다 수심이 매우 얇은 바다를 탐지하면서 해령을 발견, 극지 연구에 혁혁한 공을 세운 제정 러시아의 석학 미하일 로모노소프(1711~1765)의 이름을 따 해령의 이름을 붙였다. 통상 지도에는 표시되지 않는 이 로모노소프 해령이 영유권 주장의 출발점이다. 러시아는 로모노소프가 시베리아 군도의 연장선이라고 주장한다. 러시아는 2001년 유엔에 처음으로 이 같은 주장을 담은 서류를 제출했으나, 유엔 대륙붕한계위원회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러시아의 주장을 일축했다. 러시아는 같은 주장을 2015년에 다시 유엔 제출하며 북극해 탐사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또 2007년 8월 2일 잠수함을 이용해 북극점 바닥에 티타늄으로 만든 러시아 국기를 심어두기도 했다. 캐나다는 2008년부터 2년간 미국과 함께 로모노소프 해령이 북미 대륙의 연장선이라는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공동 조사를 했다. 캐나다는 이 해령이 에스키모 자치구인 누나보트에 있는 엘즈미어섬의 연장이라며, 연구 성과와 함께 유엔에 영유권을 주장하는 서류를 제출했다. 미국도 역시 해령이 알래스카 연장선이라고 맞대응하고 있다. 덴마크는 그린란드 자치령의 연장이라며 2014년 유엔으로 달려갔다. 덴마크는 해저 3㎞의 로모노소프 해령에서 채취한 갈색 돌이 “덴마크 대륙의 연장 증거”라고 주장하면서 해령 좌우의 북극해 89만 5000㎢의 영유권을 주장한다.이 해령은 발견된 지 7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의문투성이다. 강력한 레이저로 투사해도 겨우 몇 백m밖에 파악하지 못할 정도로 해령의 해상도가 매우 낮다. 해령의 골짜기와 마루, 능선을 따라 지도를 그린다 해도 이 땅이 어느 나라에 속하는지 알기는 역부족이다. 이에 각국은 해령의 지리적 특질을 밝혀내기 위해 전문가를 동원해 해령 바위 조각을 떼어 조사한다. 그러나 각국이 인양한 돌 조각들이 정말로 해령의 일부인지, 아니면 빙하에 떠밀려와 바닥에 깔린 ‘드롭 스톤’인지 확인하기도 쉽지 않다. 덴마크가 제시한 갈색 돌이 해령에서 나온 것인지, 아니면 빙하를 타고 들어와 가라앉은 것인지 구별하기 쉽지 않다는 의미다. 지금까지 북극해 영유권 주장은 ‘정중한’ 편에 속했다. 남중국해 영유권 논란처럼 거친 언사의 외교, 군함이 동원되는 것이 아니라 증거를 찾는 과학 탐사 위주였다는 뜻이다. 이는 북극해 특유의 혹독한 환경, 쇄빙선 이용에 하루 25만 달러 이상의 고비용이 드는 점 등으로 인해 여러 국가들이 협업하기 때문이라고 BBC가 전했다. 치열해질 수도 있는 영유권 분쟁에 대비해 러시아, 캐나다, 덴마크 등 3개국에 미국, 노르웨이를 합친 ‘북극 5개국(AF)’이 2018년 10월 ‘북극 경계에 관한 질서 있는 해결’에 서명했다. 필립 스타인버그 영국 더럼대 정치지리학 교수는 “러시아는 이 문제에 대해 실제로 진중하게 접근하고, 영유권 주장을 해령에 따라 연장하지 않고 북극에서 멈췄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협력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불투명하다. 이들 국가가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연안에서 200해리(370㎞)까지인 배타적경제수역(EEZ)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유엔 해양법협약에 따르면 EEZ에서는 고기잡이 활동 및 구조물 설치와 함께 천연자원 채굴도 허용된다. 특히 EEZ 해역이 자국 대륙에서 연장된 것이 확인되면 이를 더욱 확대할 수도 있다. 로모노소프 해령이 자국의 영토에서 연장된 것이라고 확인하면 북극해 거의 전체에 대한 영유권 주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북극해의 영유권 주장을 원만히 해결하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각국 연안과 마주 보는 연안을 따라 중간선을 그리는 방법이 있다. 이럴 경우 북극점은 덴마크령이 된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북극을 남극처럼 ‘국제적인 극점’으로 두는 방안도 있다. 캘리포니아대 샌터바버라 캠퍼스의 오런 영 정치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좋은 방안”이라고 말했다.최근에는 북극해와 영토 연관성이 전혀 없는 중국까지 적극 나서고 있다. 북극해에는 전세계 천연가스의 30%, 석유의 13%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구 온난화로 빙하층이 줄어들면 자원 채굴과 어로 활동이 가능해진다. 또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새로운 항로가 개척되면 기존 수에즈 노선보다 운항 일정을 2~3주가량 단축할 수 있다. 식량과 에너지 수입을 주로 해상 루트에 의존하는 중국으로서는 매우 긴요한 통로가 되는 셈이다. 이에 중국은 자국이 북극에서 ‘불과 800마일’ 떨어진 ‘근북(近北) 국가’라고 주장하며 북극해에 연안이 접한 국가로 구성된 ‘북극 평의회’ 정규 회원 가입 신청서를 냈다. 2016년 미국·캐나다·러시아·덴마크·노르웨이·핀란드·스웨덴·아이슬란드 8개국으로 구성된 평의회는 북극에 연안이 없는 비(非)영토 국가에 회원 자격을 준 선례가 없다고 퇴짜를 놓았지만, 중국은 북극해에 많은 투자를 통해 최소한 ‘초청 국가’라도 되겠다는 속셈을 갖고 있다. 중국의 북극해 진출 의지는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에 있는 중국 대사관 직원 수를 보면 알 수 있다. 영국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인구 5만 6000명의 그린란드에 중국은 외교관과 직원 500명을 파견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70명 규모에 불과하다. 중국 정부는 2017년 북극 해로를 ‘북극 실크로드’에 공식적으로 포함한 데 이어 중국 최초의 쇄빙선이 캐나다 쪽 바다인 북서해로를 과학탐사 목적으로 운항하기도 했다. 2018년엔 북극해에서 더 많은 역할을 하겠다는 정책 목표와 의지를 담은 ‘북극 정책 백서’를 발간했다. 중국은 러시아에서 퍼올린 석유를 올해 처음 북극해 북서해로를 이용해 들여왔다. 중국의 북극 진출 이면에는 경제 시설 보호를 명목으로 향후 군사활동을 정당화하려는 야망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북극권에 미사일 추적이 가능한 위성 수신 및 군사 통신 감청 시설이 포함된 과학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아직까진 중국 군함이 북극해를 항해하지 않았지만 향후 중국 잠수함이 북극해를 운항할 가능성도 높다. 미국 국방부는 “중국이 민간 연구시설 보호를 핑계로 핵공격 잠수함 전개를 포함해 북극에 군사 주둔을 강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가 중국의 군사적 영향력 확대를 방관하진 않겠지만 연안 개발을 중국 자본에 의존하면서 일정 부분 중국의 파트너로 변모한 측면도 있다. 한편 미국은 전통적으로 북극해 개발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기후변화와 지구 온난화 문제는 뒷전이기도 했다. 그러나 바버라 배럿 미 공군 장관은 지난달 22일 애틀랜틱 카운슬 주최 토론회에서 “북극은 미사일 방어의 시작점”이라며 중국의 북극 군사력 주둔 강화를 경계했다. 미국이 태평양이나 대서양과 같은 완충지대로 여긴 북극에 중국의 전략적 진출을 경계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만삭 아내 사망사고 낸 남편, 이자 합쳐 보험금 100억 수령할 듯

    만삭 아내 사망사고 낸 남편, 이자 합쳐 보험금 100억 수령할 듯

    무죄와 무기징역의 극단을 오간 6년 끝에 ‘95억원 보험 캄보디아 만삭 아내 살해 사건’은 ‘남편의 살인 혐의는 무죄’로 결론이 났다. 따라서 보험금 95억원에 지연 이자까지 합쳐 남편인 이모(50)씨는 100억여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전고법 형사6부(부장 허용석)는 10일 연 파기환송심에서 살인 대신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죄를 물어 이모(50)씨에게 금고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거액의 보험금만으로 살인 동기를 찾을 수 없고, 사고 당시 고의성을 명백히 밝힐 만한 증거도 없다”고 밝혔다. 이씨는 2014년 8월 23일 오전 3시 41분쯤 캄보디아 출신 아내(당시 24세)와 함께 스타렉스 승합차를 타고 경부고속도로 하행선을 달리다 335.9㎞ 지점(천안휴게소 부근) 갓길에 주차된 8t 화물차 뒷부분을 들이받아 아내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씨 차량 속도는 시속 60~70㎞였고, 아내는 임신 7개월이었다. 둘은 2008년 결혼해 딸(당시 3세)을 두고 있었다. 이씨는 줄곧 “졸음운전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판결로 A씨가 살인죄를 벗으면서 보험 약관상 하자가 없다면 보험금 전액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 개 보험사가 이 사건으로 최대 31억원의 보험금을 지급할 예정인 만큼, 민사를 제기해 왔던 보험사들도 순순히 A씨에게 거액의 보험금을 내놓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A씨가 대법원과 파기환송심에서 살인과 사기 혐의를 피한 만큼, 민사를 이어 가더라도 재판부가 치사로 인한 보험금 지급을 부당하다고 볼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살인죄의 무죄 판결로 A씨가 보험금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보험사들이 민사 재판 등을 통해 보험금 지급 시기를 최대한 늦추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씨는 2015년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을 당시 보험사들과 보험금 지급을 두고 민사 소송을 벌여 왔다. 이어 2심 재판부는 무기징역을 선고했으나, 대법원은 무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김창룡 “수사권 조정 대통령령은 법 정신 반해”

    김창룡 “수사권 조정 대통령령은 법 정신 반해”

    김창룡 경찰청장이 최근 입법예고된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시행령(대통령령) 안에 대해 “검찰의 수사를 제한하는 수사권 조정 정신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김 청장은 10일 기자 간담회에서 “이번 대통령령은 형사소송법이나 검찰청법 개정의 취지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법무부는 지난 7일 검사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으면 사건을 경찰에 보내지 않아도 되고, 지방검찰청장에게 수사 개시 여부에 대한 판단권을 주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대통령령을 입법예고했다. 이에 대해 김 청장은 “압수수색 영장은 수사 초기 범죄 혐의를 확인하는 수단인데 이걸 받았다고 해서 법에 규정된 영역 밖 범죄까지 수사하게 허용하는 건 법의 정신에 정면으로 반한다”며 “검찰의 수사 범위를 넓히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청장은 “과거에는 수사 준칙의 주관부처가 법무부였지만 이제는 상호 협력 관계인 만큼 (경찰청과) 공동 주관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도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정보 경찰 폐지론에 대해 김 청장은 “전 세계적으로 공공안전을 위해 정보활동을 강화하는 추세”라면서 “(폐지보다는) 정보 경찰의 개념이나 업무 범위를 명확히 하고 이를 어기면 엄중히 처벌하는 조항을 명시하는 식으로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국토부 ‘부동산 불법행위대응반’ 독립 감독기구로 키운다

    국토부 ‘부동산 불법행위대응반’ 독립 감독기구로 키운다

    부동산 시장 교란 행위를 감시하는 ‘상설 감독기구’ 설치가 추진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부동산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감독기구 설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상설 기구화를 위한 특별법 제정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국토교통부가 신설한 ‘부동산시장불법행위대응반’의 역할과 규모를 키워 독립 감독기구의 역할을 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 정부는 국토부 인력에 검찰과 경찰, 국세청,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감정원에서 파견된 인력으로 대응반을 꾸려 과열된 부동산시장의 불법행위를 조사하고 있다. 여당 일각에서 나오는 ‘주택청’ 신설은 정부조직법을 손질해야 해 넘어야 할 난관이 적지 않다. 홍 부총리는 ‘최근 청와대 참모들이 부동산 때문에 사퇴했는데 경제수장으로서 책임감을 느끼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대해선 “정책에 대한 책임이 있다면 청와대보다 내각에 있다”면서 “특히 경제 정책에 대해선 부총리인 제가 무거운 책임감을 가진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정책을 통해 집값을 안정화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하향 조정까지 필요하다는 의지를 보였다. 또 홍 부총리는 8·4 부동산 대책에서 발표한 공공참여형 고밀재건축 방안과 관련해 “주민이 원하는 민간 시공사를 선정하고, 시공사 브랜드로 아파트 브랜드화를 할 수 있는 등 주민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과도한 이익환수로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현재 방식과 비교했을 때) 조합원 일반분양 물량과 공공환수에 따른 임대·공공분양 물량이 모두 늘어나기 때문에 조합원이 불이익을 감내하는 건 없고, 오히려 ‘플러스 알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주택자를 겨냥한 부동산 세제 개편이 증세를 목적으로 한 ‘세금폭탄’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다주택자와 단기차익을 노리는 투기성 거래를 중심으로 강화한 것”이라며 “실거주 목적인 1세대 1주택자를 보호하기 위해 공시가격 현실화와 함께 중저가 주택 중심으로 재산세를 인하하는 방안을 10월 중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대차 3법이 급격한 월세 전환을 불러올 것이란 비판에 대해서도 “전월세 전환율을 현행 4%에서 하향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만삭 아내 교통사고’ 보험금 100억원…보험사들 “바로 못 준다”

    ‘만삭 아내 교통사고’ 보험금 100억원…보험사들 “바로 못 준다”

    ‘캄보디아 만삭 아내 사망 교통사고’의 피고 이모(50)씨가 10일 파기환송심에서 살인죄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음에 따라 100억원이 넘는 보험금의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전고법 형사6부(부장 허용석)는 10일 이씨에게 검찰이 적용한 두 가지 혐의 가운데 살인죄 대신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죄를 물어 금고 2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가장 뜨거운 쟁점이었던 살인을 전제로 적용된 보험금 청구 사기 혐의는 결과적으로 무죄가 됐다. 이씨는 2014년 숨진 캄보디아 출신 아내 이모씨(사망 당시 24세)를 피보험자로, 피고 자신 등을 수익자로 하는 보험 25건을 2008년부터 2014년까지 가입했다. 보험금은 원금만 95억원이며, 지연이자를 합치면 100억원이 넘는다. 6년 전 의문의 교통사고…결말은 “보험사기 아니다” 이씨는 2014년 8월 23일 오전 3시 41분쯤 경부고속도로 천안나들목 부근에서 승합차를 운전하다가 갓길에 주차된 화물차를 들이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동승했던 임신 7개월의 아내(당시 24세)는 숨졌다. 아내 혈흔서 수면유도제 성분 검출 등 정황증거 여럿재판 과정에서 이씨가 아내를 살해하려고 일부러 사고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는 여러 정황 증거가 제시됐다. 사고 전 3개월간 경제 형편이 나빠진 상태에서도 수십억원을 주는 보험에 추가로 가입했고, 사고 직전 주행 형태(상향등 조정, 기어 변경, 핸들 조작, 브레이크 사용 추정)가 졸음운전으로 보이지 않으며, 아내의 혈흔에서 수면유도제가 검출됐다. 사고 전 이씨의 아내는 안전벨트를 풀고 좌석을 젖힌 채 자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직후 이씨는 처음 도착한 견인차 기사에게 자신의 몸이 운전석에 끼었으니 빼달라고 요청했을 뿐 조수석에 아내가 있다는 말을 하지 않았고, 화물차 운전자가 동승자에 대해 수차례 물었을 때도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또 아내가 사망한 지 몇 시간 만에 화장장을 예약했고, 한국에 갈 것이니 화장을 미뤄달라는 캄보디아 유족의 요구도 거부했다. 법원, ‘졸음운전’ 결론…“고의사고라는 명백한 증거 부족” 그러나 재판부는 이씨가 아내를 살해하려고 일부러 사고를 낸 것이 아니라 졸음운전을 한 것으로 봤다. 앞서 사건을 돌려보낸 대법원도 명백한 동기가 입증되지 않았고 고의 사고를 뒷받침하는 직접적 증거도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를 들었다. 이날 재판부는 “피해자 사망에 따른 보험금 95억원 중 54억원은 일시에 나오는 게 아닌 데다 피고인 혼자가 아니라 다른 법정 상속인과 나눠 지급받게 돼 있다”며 “아이를 위한 보험도 많이 가입했던 점,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없었다고 보이는 점 등 살인 범행 동기가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피해자 혈흔에서 수면 유도제 성분이 검출된 부분에 대해서는 “그 성분이 임신부나 태아에게 위험하지 않다는 감정이 있다”며 “일상생활 속 다양한 제품에 쓰이는 성분인 점 등으로 미뤄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하려고 일부러 먹였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보험사들, 민사재판으로 계약 무효 판단 받을 듯 계약 상대 보험사 11곳 중 3곳의 계약 보험금은 10억원이 넘는 거액이다. 이날 파기환송심 후 주요 보험사들은 보험금 지급과 관련해 판결문을 면밀하게 검토한 후 결정할 사안이라면서도 민사법원의 판단을 받아보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날 파기환송심으로 형사재판이 종결되거나, 이후 상고심에서 이씨의 무죄가 최종 확정된다고 해도 보험금 지급 여부는 별도의 판단을 받아 결정될 사안이라는 게 보험업계의 견해다. 앞서 2016년에 피고 이씨가 계약 보험사를 상대로 먼저 보험금 지급 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 소송은 형사재판 결과를 기다리며 중단됐다. 이씨가 살해혐의에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민사법원이 계약을 무효로 하거나, 부분적으로만 지급하라는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 엄격한 증거주의를 따르는 형사재판에서 피고의 유죄가 인정되지 않았다고 해도 같은 사건을 다투는 민사재판에서는 사실상 유죄에 해당하는 결론이 나기도 한다. ‘의자매 독초 자살방조’ 사례…무죄에도 보험계약 무효 2012년 발생한 ‘의자매 독초 자살 방조 사건’이 바로 그런 사례다. 피고 오모씨는 의자매 장모씨를 사망 3주 전 고액의 종신보험에 가입시키고 자살을 방조한 혐의(보험사기, 자살방조 등)로 기소됐으나 2014년 무죄 판결(서울고법)을 받았다. 장씨의 자살이 입증되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민사법원(서울고법)은 제반 사정을 종합해 볼 때 오씨가 보험금을 부정 취득할 목적이 있었다고 ‘추인’(推認·미루어 인정함)하면서 장씨가 사망 3주 전 가입한 종신보험 계약을 무효로 인정했다. 이처럼 이씨 사건에 대해서도 보험 가입 시기, 가입 당시 이씨의 경제 여건, 보험의 종류 등을 고려해 민사법원이 각 보험의 지급 여부를 달리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보험사의 판단이다. 특히 보험 25건 중 보험금 액수가 31억원에 이르는 계약은 아내가 사망하기 두 달 전 피고가 경제적 여건이 나빠졌을 때 가입이 이뤄졌다. 이 때문에 보험금이 소액인 일부 보험사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민사소송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보험 95억원 캄보디아 아내’…남편의 살인죄 무죄, 교통사고만 금고 2년

    ‘보험 95억원 캄보디아 아내’…남편의 살인죄 무죄, 교통사고만 금고 2년

    6년 동안 무죄와 무기징역이란 극단을 오간 끝에 ‘95억원 보험 캄보디아 만삭 아내 살해 사건’은 ‘남편의 살인 혐의 무죄’로 결론이 났다. 대신 교통사고를 내 아내를 숨지게 한 혐의를 적용해 금고 2년이 선고됐다. 대전고법 형사6부(허용석 부장)는 10일 연 파기환송심에서 살인죄 대신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죄를 물어 이모(50)씨에게 금고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거액의 보험금만으로 이씨의 살인 동기를 찾을 수 없고, 사고 당시 고의성을 명백히 할 증거도 없다”고 밝혔다.이씨는 2014년 8월 23일 오전 3시 41분쯤 캄보디아 출신 아내(당시 24세)와 함께 스타렉스 승합차를 타고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다 하행선 335.9㎞지점(천안휴게소 부근) 갓길에 주차된 8t 화물차 뒷부분을 들이받아 아내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이씨의 차량 속도는 시속 60~70㎞였고, 아내는 임신 7개월이었다. 둘은 2008년 결혼해 딸(당시 3세)을 두고 있었다. 이씨는 “졸음 운전을 했다”고 진술했지만 수사기관은 수상하게 생각했다. 이씨만 안전벨트를 했고, 비교적 멀쩡한 운전석과 달리 아내가 앉아 있던 조수석이 크게 부서졌고, 부검결과 아내의 시신에서 수면 유도제가 검출된 점이 그러했다. 특히 이씨가 결혼한 해부터 아내 사망시 95억원을 탈 수 있도록 보험 25개에 가입한 점은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매달 보험료로 360만원이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런 정황과 증거를 근거로 이씨가 보험금을 노리고 아내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하지만 법원 판단은 크게 엇갈렸다. 1심 재판부는 “이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잡화점을 찾는 고객들의 권유로 보험을 많이 들었을 뿐 아내를 살해해 돈을 타내려는 목적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씨 몸에서도 아내와 같은 수면 유도제가 나와 감기약을 함께 먹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의심 정황은 많지만 직접적 증거가 없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2심 재판부는 “이씨가 졸음운전을 했다면 사고 직전 350m를 똑바로 주행하기 힘들다”며 “아내가 사망하기 3∼4개월 전부터 이씨가 대출을 받아 보험금을 낼 정도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2017년 5월 30일 좀 더 선명 또는 직접적 증거를 주문하고 대전고법으로 파기환송했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병대)는 파기환송 이유에서 “거액의 보험금이란 금전적 이유만으로 살해 동기를 인정할 수 있는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증명력이 선명하지 않으면 피고의 이익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대전고검은 지난 6월 22일 파기환송 결심 공판에서 살인죄를 고수하고 이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이씨 변호인은 “이씨는 월수입이 1000만원 안팎으로 악성 부채나 사채가 없었다. 태아가 아들이어서 모두 좋아했고, 부부 갈등도 없었다. 아내를 살해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수사 착수로 지급이 중단됐던 이씨의 보험금은 이자까지 합쳐 100억원 이상으로 불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반전에 반전’ 보험금 95억 만삭아내 사망 사건, 결론은 “졸음운전”(종합)

    ‘반전에 반전’ 보험금 95억 만삭아내 사망 사건, 결론은 “졸음운전”(종합)

    무죄→무기징역→금고 2년법원 “살해 아닌 졸음운전” 판단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죄 적용보험사기 무죄…“경제적 어려움 없어” 1심과 2심 유·무죄 판단이 엇갈렸던 ‘보험금 95억원 캄보디아 만삭 아내 사망 교통사고’ 파기환송심에서 피고인인 남편이 금고 2년을 선고받았다. 대전고법 형사6부(부장 허용석)는 10일 이모(50)씨에게 검찰이 적용한 두 가지 혐의 가운데 살인죄 대신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죄를 물어 금고 2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살인을 전제로 적용된 보험금 청구 사기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씨가 아내를 살해하려고 일부러 사고를 낸 것이 아니라 졸음운전을 한 것으로 봤다. 재판부는 “피해자 사망에 따른 보험금 95억원 중 54억원은 일시에 나오는 게 아닌 데다 피고인 혼자가 아니라 다른 법정 상속인과 나눠 지급 받게 돼 있다”면서 “아이를 위한 보험도 많이 가입했던 점,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없었다고 보이는 점 등 살인 범행 동기가 명확지 않다”고 말했다. 피해자 혈흔에서 수면 유도제 성분이 검출된 부분에 대해서는 “그 성분이 임신부나 태아에게 위험하지 않다는 감정이 있다”면서 “일상생활 속 다양한 제품에 쓰이는 성분인 점 등으로 미뤄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하려고 일부러 먹였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만 졸음운전을 했다는 (예비적) 공소사실은 유죄로 인정된다. 만삭의 아내가 안전벨트를 풀고 좌석을 젖힌 채 자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만큼 더 주의를 기울여 운전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2014년 8월 23일 오전 3시 41분쯤 경부고속도로 천안나들목 부근에서 승합차를 운전하다가 갓길에 주차된 화물차를 들이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동승했던 임신 7개월의 아내(당시 24세)는 숨졌다. 이씨 아내 앞으로는 95억원 상당의 보험금 지급 계약이 돼 있었다. 지금까지 지연 이자를 합하면 100억원이 넘는다. 법원 판단은 크게 엇갈렸다. 1심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간접 증거만으로는 범행을 증명할 수 없다”며 무죄를, 2심은 “사고 두 달 전 30억원의 보험에 추가로 가입한 점 등을 보면 공소사실이 인정된다”며 무기징역을 각각 선고했다. 이에 대해 2017년 5월 대법원은 “범행 동기가 더 선명하게 드러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며 무죄 취지로 대전고법에 사건을 돌려보냈다. 6년 만에 판결…대법서 뒤집기 어려울 듯 3년 넘게 진행된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살해 동기가 명확하다”며 사형을 구형했고, 변호인 측은 “금전적 이득을 목적으로 반인륜적 범죄를 저질렀다고 볼 요소가 없다”고 맞섰다. 선고에 앞서 검찰은 지난주 3차례에 걸쳐 쟁점별 의견서까지 내면서 살인 혐의 입증에 안간힘을 썼으나, 재판부 의문을 깔끔하게 해소하지는 못했다. 사고가 난 지 6년 만에 나온 이날 판결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원칙적으로는 대법원 재상고 절차가 남았다. 다만, 대법원 판단과 같은 취지의 파기환송심 결과가 재상고를 통해 다시 바뀌는 경우는 사실상 없다는 것이 법조계 설명이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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