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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읽듯 연설… 청중들 박수 드물어(지자제표밭)

    ◎“승산없다”… 후보등록 끝나자 곧바로 사퇴/선거비용 아껴 장학금 2천만원 만들고/“주민 위해 목숨 바치겠다”… 「결사공약」도 ○…15일 하오2시 강원도 속초시 교동 옛 속초중학교 교정에서 열린 교동선거구 합동연설회장에는 쌀쌀한 날씨인데도 4백여명의 유권자들이 모여 「시의회의원」으로 나선 후보자들의 연설내용을 귀담아 듣는 등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세련되지 못했다” ○…충북 괴산군 괴산읍 동인국교에서 열린 괴산읍 선거구 합동연설회에서 허영득(43·회사원) 이상규(55·약사) 남기원씨(56·농업) 등 3명의 후보는 운동장에 모인 3백여명의 주민에게 어려운 농촌현실과 낙후된 지역의 발전을 위해 힘쓰겠다고 역설. 그러나 후보들은 허용된 연설시간을 절반도 못채우고 책을 읽어 내려가듯이 연설원고를 낭독한 뒤 하단,유세가 세련되지 못했다는 평을 듣기도 했는데 주민들도 환호나 박수없이 덤덤한 표정으로 이들의 연설을 청취. ○…전북도내에서 처음으로 개최된 무주군 안성면 기초의회의원 후보유세장인 신안성국교에는 영하의 꽃샘추위에도 불구하고 3백여명의 주민들이 나와 3후보의 유세를 끝까지 진지한 자세로 경청. 첫 등단한 김혁태후보(43)는 단상에 오르기 전에 유권자들 앞에 나가 운동장에 넙죽 엎드리며 큰절을 올린다음 현정권의 농촌문제 실정 등을 낱낱이 열거하면서 『불의와 타협않고 소외받고 고통받는 약자들의 편에서 고민하는 야권인사를 뽑아줘야 한다』고 깨끗한 한표를 호소. ○…경북 칠곡군 약목면 선거구에 입후보한 신기식(50) 박종태(44) 김동우씨(49) 등 3명은 선거비용을 절약,2천만원을 장학기금으로 면에 기탁하기로 합의. 이들은 15일 약목면사무소에 모여 유권자들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기 위해 현수막 게시와 합동연설회는 갖되 개인홍보물을 제작·배포하지 않고 선거사무실을 해체하는 등 일체의 선거운동을 하지 않기로 한 것. ○불상사없이 종료 ○…15일 하오 경기도 하남시 신장2동에서 열린 합동연설회 주변에는 경기도 광주경찰서 소속 경찰관 50여명이 배치돼 주차단속과 연설장의 폭력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으나 큰 불상사 없이 첫날유세를 종료. ○선후배 “공명” 다짐 ○…신장2동 합동연설회는 이날 하오3시 신장국민학교 운동장에서 유권자 3백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35분동안 열렸다. 신장2동 시의원 후보자인 조동휘씨(56)와 이광지씨(52) 등 2명은 그린벨트·농산물·주택·교통 등 주로 지역개발과 주민의 복지문제에 중점을 두고 연설. 국민학교 선후배사이인 두 후보는 공명한 선거를 위해 선의의 경쟁을 다짐. ○…기초의회의원 후보등록 마감이후 경남도내 선거구에서는 사퇴자가 계속 속출. 울산시 남구 선암동에 출마한 유진수씨(35·한국노총 울산시지부장)가 14일 승산이 없다는 이유로 사퇴한데 이어 15일에는 김해시 서부동에 입후보한 홍현표씨(47)가 집안사정을 이유로 사퇴. 이에따라 울산 선암동의 양종배씨(44)와 김해 서부동의 강복희씨(37)가 무투표당선. 이로써 도내 무투표당선자는 48개 선거구의 49명으로 늘어났다. ○…모든 후보자들이 합동연설회의 일정이 잡히는 등 본격적인 유세전에 대비하느라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성남시 중원구 판교동선거구 출마자인 신현만(37) 나철재(50) 한규동씨(56) 등 3명의 후보는 판교동 동장실에서 간담회를 갖고 공정선거를 치르자고 결의. 이들은 또 17일 있을 합동연설회 장소인 낙생국교의 운동장이 지반이 고르지 못해 청중들의 불편을 고려,후보자 3인이 각각 25만원씩 갹출,지반정리작업을 벌이기로 합의. ○통장사퇴 말안해 ○…강원도 태백시 문곡동에서는 이 지역 통장 8명 전원이 2명의 후보중 전영복씨(48·새마을금고 이사장)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 11일과 12일 사이에 일제히 사표를 제출했으나 시는 말썽을 우려해 이 사실을 상급기관에 보고하지 않은 상태. ○…후보등록이 끝나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간 기초의회 의원입후보자들은 정치적 구호보다는 생활공약을 너나없이 내놓아 선거분위기가 제법 활기. 광주의 한 후보는 선거벽보에 「피와 땀을 주민에게 바치겠다」고 했고 다른 후보는 「주민을 위한 일이라면 목숨을 바치겠다」고도 했다.
  • 박지만씨의 어머니를 생각하면…/송정숙 논설위원(서울칼럼)

    마약사범이 되어 두번째 붙잡힌 박지만씨. 우리에게는 그를 『지만군』으로 부르던 시기가 꽤 길게 있었다. 「입시지옥」의 기초가 되었던 중학입시를 바꿔서 뺑뺑이로 추첨하게 된 것도 「지만군」 때문이고 고교를 평준화하여 전통있는 명문교를 깍아내리고 학군제도를 만들어 배치하게 한것도 「지만군」을 위해서였다고,혐의를 두고 있는 바로 그 장본인이다. 아무리 독재권력을 쥔 통치자라지만 그건 너무 심한 짓이었다고 두고두고 거론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다. 그렇지만 그렇더라도 그 「지만군」이 오늘 이런 모습으로 우리앞에 나타난 일은 가슴이 아프다. 신문이나 영상에 비친 그의 모습은 작고 하얗고 순하고 측은해 보인다. 그런 그릇으로 그의 운명을 감당하라는 건 애당초 무리였을 것같다. 그와 견주어지는 또하나의 젊은이 기억을 우리는 가지고 있다. 「자유당시절」과 함께 끝난 만송 이기봉의 아들 이강석군이다. 국립대학교 입학을 학생들에 의해 거부당하고 사관학교엔가로 진로를 바꿨던 그는 느닷없이 번들거리는 장화차림으로 말위에높다랗게 올라앉아 서대문 로터리를 철떡철떡 거리며 돌기도 했다. 그런 그의 방자함을 누구도 말릴 수 없었으므로 한쪽에 멈춰선 시내버스에 실린채 적개심을 가지고 바라보아야 하던 시민도 그때에 얼마든지 있었다. 그럴무렵의 그가 스카이다이빙까지 「즐긴다」는 소문을 듣고,공중에서 제몸을 솟구쳐 던져버리는 스릴까지 탐닉하도록 그의 뒷덜미를 치는 억압의 정체는 무엇일까 하는 기묘한 호기심이 들기도 했었다. 마침내 최후의 절망의 시간이 다가오자 그는 권총을 들어 아비도 쏘고,어미도 쏘고,아우도 쏘고,저자신도 쏘아 「끝내 버리고」 말았다. 흉탄이 어머니를 쏘고,또 흉탄이 아버지를 쓰러뜨리는 것을 성년이 되기 전에 목격한,강하지도 그렇다고 크게 영특하지도 않은 평범한 젊은이 「지만군」이 마침 거기 입벌리고 있는 타락의 소굴과 만났다면 빠져 들기가 퍽 쉬웠을 것이다. 두번째 출두시켰을 때의 그는 직장에서 곧장 온듯 작업복 윗옷 그대로 나타나서 캐묻지 않는 부분까지 순순히 밝히며 수사에 협조를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부끄럽고면목없음을 누누이 되뇌었다고 한다. 그런 대목이 순하고 착하게 자란 성장기를 엿보게 해서 더욱 안쓰럽다. 6살도 채 되기전 유아시절의 그를 청와대에서 본적이 있다. 회견중인 그의 어머니 육영수여사의 접견실 문을 빠꼽히 들여다 보던 그날의 지만군은 가죽잠바 차림이었다. 늦게 뜻을 이뤘다는 뜻으로 「지만」이라 이름붙인 이 외아들을 아버지 대통령은 몹시 익애하여 자신과 똑같은 가죽잠바를 입히기를 좋아한다고 했다. 『이리 와서 어른들께 인사 드려라』는 어머니 말에 뽀르르 들어와 절을 꼽박꼽박하고 수줍게 뛰어나가 버렸었다. 그자리에서 육여사가 들려준 자녀이야기가 아직도 기억난다. 사내아이는 어차피 「그양반」(박정희대통령)이 알아서 해줄 것이므로 「하라시는 대로」 하겠지만 문제는 위로 두 딸이라고 어머니는 말했었다. 큰딸은 꽤 자랐고,비교적 현명해서 맏이다워 걱정도 안되는데 둘째딸은 영 마음이 안놓인다는 것이었다. 특별한 가정이 되어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키며 사는 일을 어린나이에도 너무 혐오하기 때문에 그 마음을 다치지 않고 키울 일이 자신이 없어서 걱정이 깊다는 것이었다. 권력의 정상에서 오만가지 영화를 다 누리며 안되는 일이 없을 가족들에게도 그런 고민이 있다는 것을 그때 알게 해주었었다. 3선개헌안이 안팎을 들끓게 하던 무렵,그 어머니에게서 들은 지만군 이야기도 인상에 남아있다. 급사가 접견실로 차와 함께 과일을 내오자 육여사는 생색스럽게 과일부터 권하며 말했다. 『이 사과 드셔 보세요. 이게 「부사」라는 거래요. 우리나라에서 재배에 성공해서 첫 수확한 거라고 맛좀 보라고 재배한 분이 보내왔더군요. 향기가 기가 막히게 진동하죠?…』 시중에는 아직 나오지 않은 귀한 것이라며 거듭 「부사 사과」를 권하던 그는 이런 이야기도 했다. 『…글쎄 우리 지만이가 요새 크느라고 잘 먹어요. 어제는 앉은자리서 이 큰 사과를 한개 다먹고 더달래잖아요. 이번 국민투표서 지면 신당동에 나가 살아야 하는데 청와대서 잔뜩 입만 높아졌으니 네가 이런 사과만 먹을수는 없을텐데 어쩌면 좋으냐고 내가 걱정을 했지요. 그랬더니 어머니 그땐 그때에맞춰 살테니 걱정마세요,그러더라구요…』 말이라도 그렇게 하는 일이 몹시 대견했다던 그 어머니는 오늘의 아들 모습을 보지 못한다. 양지회가 마련한 바자회에서 뚝배기만한 양념절구를 들여다보며 『요런 절구에 깨소금 콩콩 빻아가며 살림좀 한번 재미있게 해 봤으면…』 소원하던 그 어머니와 부사사과쯤 못먹어도 문제 없었을 「신당동살림」을 끝내 이뤄보지 못한 채 그들의 집안은 산산히 부서져 버렸다. 부르봉왕조 최후의 비극의 왕후 마리 앙트와네트를 역사가들은 흔히 오만하고 허영스런 비상한 여주인공으로 말한다. 그러나 실은 그가 평범한 사람의 초상이었을 뿐이라고 스테판츠바이크는 서술하고 있다. 대개의 사람들은 그저 평범하고 범상한 초상을 지니고 태어난다. 그런 초상으로 격동기의 비범을 감내하는 일을 쉽지가 않다. 비극은 그로부터 얼굴을 내민다. 가장이 정상의 주인공자리에 오를지라도 나머지 가족은 자기 초상에 걸맞는 보통 시민의 체질을 유지할 수 있는 시대라면 이런 비극은 얼굴을 내밀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지나온 시대는 그렇지 못한 시대였다. 우리 모두다 딛고 온 그 불행한 시대의 징검다리 돌밑에 이강석도 깔렸고 박지만도 깔려서 아직도 신음중이다. 박지만씨가 그 돌을 밀치고 건강한 범인이 되어 우리앞에 나타날 수 있을지는 누구도 알수 없다. 지금 같아서는 희망적이지도 못하다. 그렇다고 누구도 도와줄수도 없다. 그 어머니의 애닯아하는 영혼을 생각하며 그저 가슴이나 아파할 뿐이다.
  • 헌재 운영·제도 개선/자문위원 16명 위촉

    헌법재판소는 26일 헌법재판소의 운영과 제도 등을 점진적으로 개선키로하고 자문위원 16명을 위촉했다. 위촉된 사람은. ▲안용교(건국대 교수) 계희열(고려대 교수) ▲구병삭( 〃 ) ▲한상범(동국대 교수) ▲권영성(서울대 교수) ▲서원우( 〃 ) ▲허영(연세대 교수) ▲이강혁(외대 총장) ▲윤후정(이대 총장) ▲배준상(한양대 법대 학장) ▲안병훈(조선일보 상무) ▲김중배(동아일보 이사겸 편집국장) ▲김도창(변호사) ▲김은호( 〃 ) ▲윤일수( 〃 ) ▲허형구( 〃 )
  • 「어린이 대접」 미와 한국 사이/김현철 국제부 기자(오늘의 눈)

    18일자 미국 USA TODAY지는 커버 스토리로 흥미있는 기사를 다루고 있다. 부모의 무관심과 학대 때문에 미국 어린이들,특히 여아들이 매일 죽어가고 있다는 내용이었는데 그 기사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미국의 어린이들,특히 영아들은 현재 하루에 3명 이상이 사망하고 있지만 그들의 부모들은 그 아이들의 사인에 대해 책임을 추궁당하지 않는다. 부모들은 마땅히 그 아이들의 죽음에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부모라는 이유만으로 면죄되고 있는 것이다. 죽은 아이들을 사후 검시해 보면 이들의 사인이 부모의 무관심과 학대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사실이 금방 판명되곤 한다. 때문에 극단적으로 말해 미국의 일부 어린이들은 지금 아무렇게나 죽어 없어질 수 있는 「소모품」 취급을 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이같은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선 죽은 어린이들의 사후 검시가 의무화돼야 하고 그 죽음의 책임을 반드시 부모에게 물어야 한다』 이 기사는 어린이에 대한 사회의 책임을 강조한 것이었다. 다시 말해서 어린이들은 그무엇보다도 먼저 보호되어야 할 대상이기 때문에 사회전체가 부모의 돌볼 의무를 감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녀교육에 사회가 온통 들떠 있는 우리와는 달리 개인주의가 극도로 발달한 미국에는 어린이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흔히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사실은 그 반대에 가깝다. 2억5천만명 가량이나 살고 있는 다인종사회 미국에서 하루에 겨우 3명 정도가 사망하고 그것도 한햇동안 사망한 전체어린이 가운데 약 10%가 무관심과 학대의 희생물이 될 뿐인데도 이 문제가 이처럼 사회문제화하고 있는 것이 그 단적인 예다. 또 미국은 이미 어린이에 대한 무관심과 학대를 막기 위한 법률을 갖고 있다. 부모의 무관심과 학대에 의한 어린이의 희생이 우리의 경우는 얼마나 될까. 통계가 없음은 물론,무관심이나 학대에 대한 개념조차 없는 단계라는 것이 솔직한 사정일 것이다. 1.25%를 웃도는 영아사망률은 고사하고라도 우리나라는 아직도 부모와 사회의 무관심 속에 많은 아동들이 끼니를 굶고 있으며 1만4천여 명의 소년 소녀가장들이 외롭게살아가고 있다. 국민학교에 갈 나이도 안 된 어린 나이에서부터 과외다 뭐다 해서 끌고 다니는 우리의 어린이 보호는 따지고 보면 부모의 허영이지,사랑이 아닐지 모른다. 우리도 이제 어린이의 권리와 어린이들의 삶에 보다 더 관심을 쏟을 때가 됐다.
  • 백화점 또 사기 세일인가(사설)

    백화점의 생명은 신용에 있다. 소비자들이 일반시장보다 비싼 줄을 알면서도 굳이 백화점을 찾는 것은 그곳의 물건은 믿을 수가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여전히 곳곳에 가짜·불량상품이 널려있는 요즘과 같은 때에는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백화점에 대한 인기는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지고 있고 이런 데서 고객유치·판매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우리의 백화점들은 이런 소비자들의 욕구를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고객들을 속이고 바가지를 씌우는 변칙상행위로 빈축을 사고 있다. 더욱이 이들 백화점들은 상질서를 앞장서 바르게 인도해야 할 책임이 있는 굴지의 유명업체들이라는 데서 문제가 되고 이같은 부조리가 해마다 되풀이 되고 있어 충격이다. 이번 서울시에 적발된 4개 유명백화점의 눈가림 세일에서도 예년과 같은 변칙세일을 보게 된다. 이들 업체는 공정거래법상 금지된 선전용어를 사용해 싸게 파는 것처럼 속였고 그런가 하면 재고품을 새 상품인 것처럼 선전·판매하는 불법·변칙 상행위를 저질렀다.지금까지 흔히 보아온 백화점의 사기수법이 이번에도 그대로 나타난 것이다. 당국의 조사나 소비자들의 고발이라도 있게 되면 자숙하는 기미를 보이다가도 다시 되풀이되는 것이 백화점의 이 속임수 세일이다. 이번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이런 백화점이 문제가 되는 것은 이것만이 아니다. 바로 얼마 전에는 백화점내에 해외 유명상표의 직매장을 설치해 소비자들의 허영심을 자극했고 과소비를 부채질함으로써 구설수에 올랐던 것이 이들 유명백화점이다. 또 그전에는 수입쇠고기에 한우를 섞어 팔아 말썽을 빚은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대형판매장이 소비자들로부터 관심을 끌고 있는만큼의 제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음을 이것으로 잘 알 수 있게 된다. 우리의 백화점은 이같은 변칙세일 말고도 거래횡포,턱없이 비싼 가격으로 자주 말썽의 대상이 되어왔다. 납품업체를 상대로 광고비를 부담시키거나 팔리지 않은 물품을 반품시키는 횡포로 지탄을 받고 있고 또 선물을 세트화하거나 지나친 선전비로 상품가격을 일반 시중보다 몇 배나 올려받는 상거래질서 문란행위가 고질병처럼 돼 매년 고객들을 괴롭히고 있는 게 현실이다. 백화점은 일반 고객들로부터 외면을 당하는 변칙판매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불신의 요인을 없애는 자정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것이 상거래 질서를 확립하는 길이다. 해마다 속임수 판매로 고객을 실망시키고 백화점이 여전한 부조리의 온상으로 유통구조를 어지럽히고 가격을 터무니없이 올려받거나 과소비를 조장하고 있다는 인상으로 남아 있어서는 안 된다. 백화점관계자들이나 관련당국의 깊은 성찰이 있기를 당부한다. 대형 판매장은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에 보다 충실할 때 백화점의 기능은 더욱 배가된다고 본다. 그것이 세계적인 추세다. 지금까지대로 장사만 하는 곳이 아니라 문화행사가 활발하고 그런 장소라는 인식을 갖게 할 때 더욱 고객들의 신뢰를 받게 되는 것이다. 그럴 때 백화점의 서비스도 향상된다고 믿는다. 거듭 백화점측의 반성을 촉구한다.
  • 눈치작전 보다 이성적 결단을(사설)

    오늘날의 우리 청소년은 20년 가까운 총성장기가 「대학진학 준비」에 묶인다. 말을 익히면서 시작되는 모든 교육이 결국은 「입시」에 대비한 것들이다. 이렇게 쌓아온 준비작업이 한나절 입학시험으로 판가름나게 되는 운명의 시기,대학입시의 계절이 다가왔다. 91학년도 대입원서 접수가 시작되어 27일로 마감된다. 서로 눈치를 보느라고 원서접수창구는 주말까지는 한산했다. 필경 마지막날에 몰려들어 마감시간 임박해서의 혼란이 치열해질 것이다. 예년에도 그랬고 사상 최고의 경쟁률을 보이는 올해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20년 공들여 한나절로 판가름이 나는 이 일생일대의 중대사가 그나마 눈치작전에 의한 즉흥적 결말로 연결된다는 것은 딱한 일이다. 지금쯤 초조하게 고민하고 있을 수험생과 그 학부모가 안쓰럽다. 어느 정도 진로를 정하고 있으면서도 너무 일찍 원서를 내는 일이 「기회의 상실」을 초래하는 일이라도 될까봐 눈치만 살피며 망설이고 있는 사람들도 상당히 있을 것이다. 그러나 「눈치작전」 때문에 결정을 미루고 있는 것은 현명한일이 아니다. 대학은 매우 중요한 인생의 이벤트이기는 하지만 그것은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대학에 붙지 못한 실패가 심각한 좌절일 수 있지만 잘못 선택한 실패도 그 못지않은 부담이 된다. 더구나 눈치작전이라고 하는 비이성적인 상태의 결정은 십중팔구 후회스런 결말을 가져온다. 진로선택에서 가장 좋은 결정은 후회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후회를 하지 않기 위해서는 이성이 맑은 상태에서 결정하는 일이 최상이다. 이성이 맑은 상태에서는 부모의 허영심 때문에 수험생 자녀의 적성이나 실력이 무시된 결정을 하게 되지 않고 담임교사의 조언도 제대로 분별된다. 만에 하나 모교의 실적을 높이기 위해 학생의 적성이나 소양을 묵살하는 담임선생님의 횡포가 생기더라도 침착하게 휘말리지 않을 수가 있게 된다. 세계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으므로 지금 화려한 전공이 1·2년 뒤에 퇴색해버릴 수도 있고 지금은 별볼일 없지만 언제 새로이 각광받는 분야가 될지 아무도 짐작하기 어렵다. 확실한 것은 어느 전공이든 그 나름으로 의미가 있고 존재가치가있으므로 그 분야에서 탄탄한 능력인이 된다면 반드시 좋은 인력이 된다는 점이다. 사람이란 미묘해서 성미에 맞고 보람을 느끼면 그 성취도 크게 이룰 수가 있다. 가족을 동원하여 눈치작전전략을 짜려고 혈안이 되기보다는 가장 알맞는 적성을 찾아내어 실력에 합당한 선택을 하는 데 정성을 기울이는 편이 진정한 승산을 보장해준다. 마감에 쫓겨 이리 닫고 저리 닫다가 주사위 던지듯 원서를 넣는 일은 그 자체가 실패를 뜻한다. 창구가 혼잡하여 창황중에 전공과목을 결정하면 붙어도,떨어져도 후회가 남는다. 일요일중으로 결심을 끝내고 창구가 덜 붐빌 월요일쯤에는 소신껏 지원을 끝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어떤 실패도 노력만 잘하면 만회할 길은 얼마든지 있다는 것을 명심하면서 지원과정에서부터 성공적일 수 있는 결정을 하도록 당부한다.
  • 멀고도 먼「백두산 가는길」/이인복 숙명여대교수ㆍ국문학(서울시론)

    ◎이산보다 더 아픈 「이념의 벽」실감 40년 이산의 아버지를 뵈러 가는 길,백두산 가는 길은 멀기도 합니다. 백두산행이 아버지를 만나는 상징적인 행위라는 의식이 아니었더라면 나는 굳이 중국여행계획에 끼어들지 않았을 것입니다. 20년전에 깃발을 들고 전세계를 여행하던 벼락부자 일본인들 같은 언행을 보이면서 우리 한국인들이 지금 중국을 휘젓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한국이 그때의 일본처럼 잘 사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그때의 일본인들과는 다릅니다. 우리는 사실 잘 살지도 못하면서 잘 사는 척 기분을 내 보고 있는 것에 불과합니다. 중국이 실제 이상으로 못사는 척 일부러 궁상을 떨고 있는 것에 상대적 우월감을 느끼고 신이 나서 유치하게 「우쭐대 보는 것」이라면 우리는 중국인들의 음흉한 속셈에 놀아나는 것이 됩니다. 가이드들은 한결같이 『우쭐대는 일본놈들』이라고 말끝마다 입에 뇌었지만,그들이 조선족 가이드가 아닌 중국계일 경우엔 분명히 『우쭐대는 조선놈들』이라고 등 뒤에서 조롱했을 법도 합니다. 「우쭐댄다」는 말은「주제파악을 못하는 거드름」이란 말이니까요. 우리는 중국의 공항 화장실에조차 휴지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중국인의 궁상을 측은히 여길 것이 아니라,오히려 음흉한 계책으로 알아야 할 것입니다. 펄벅의 「대지」에서 오랑은 태어난 아들을 몸으로 가리고 하늘을 우러러 궁상맞게 부르짖습니다. 『못생겼습니다. 못생겼어요. 별볼일 없는 애입니다』 세인의 주목으로부터 감추어 주어 위험을 없이하자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그러한 겸양이 전혀 없고 실제로 가진 만큼이 아니라 오히려 더 많이 가진 것처럼 거짓 거드름을 피우고 있는 겁니다. 그것을 중국인들은 잘 압니다. 우리는 서독의 자세를 배워야 합니다. 소련으로부터 동독을 벗어나게 하기 위하여 2백억을 건네주었다는 말이 있고,또 동독의 경제를 서독의 수준으로 끌어 올리기 위하여 1천억을 투여하리라고 하고,동독의 돈을 서독의 마르크로 바꿔주기 위하여 천문학적인 손실을 감수하며 반허리의 동독민족을 해방시켰습니다. 정치가 동독을 해방시킨 것이 아니라 서독 국민이 출자한 개인재산의 태산같은 돈덩어리가 동독을 매입한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한국은 정치로만 남북을 통일시킬 수 있겠습니까. 소련 하나만이 아니라 소련과 중국 두 나라의 간섭으로부터 북한을 구출하기 위하여는 2백억이 아니라 4백억이 필요하고,북한의 경제를 남한 수준까지 상승시키기 위하여는 우리도 1천억의 돈을 남한 국민의 호주머니를 털어 추렴해야 할 것인데,옆마을에 사는 내 형제자매 부모가 원시상태의 기근속에 사는 것은 생각하지 아니하고 가진 것 이상으로 가진척 하면서 중국여행에 돈을 퍼붓는 상황을 목격하며 나는 슬픔보다 짙은 분노에 떨었습니다. 북한 전역을 살 돈이 모금되어야 합니다. 훗날에 물건을 팔게 될 일을 위한 광고도 좋지만 지금 무조건 퍼주는 저자세 무역정책도 보기 싫었습니다. 상해ㆍ심양ㆍ장춘 등 내가 갔던 중국의 도시 어디든 공항의 짐 끄는 차와 텔레비전은 한국 것이었습니다. 일본 것이 아닌 한국의 것 뿐이었습니다. 중국 정부가 벌어들이는 외화 수입의 60%가 관광에서 오고 그것의 절반정도가 한국인이 쓰는 돈임을알아야 합니다. 나는 주는 일이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중국은 북한이 아니라는 것,중국에 쏟는 돈을 아껴 두었다가 언젠가 이북을 여행하게 될 때 마음껏 씀으로써 북한 동포를 돕자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입니다. 이북은 너무 가난하니까. 공항에서 우리는 이북의 교수님들과 25세의 통역관 여성을 만났습니다. 1920년대의 칼라 넓은 양복을 교수님들은 입고 있었습니다. 초라한 속에 거느린 내적 자긍심을 그들은 애써 과시하려 했습니다. 여성에게 물었습니다. 어떻게 영어를 그처럼 잘하느냐고. 그는 평양 외국어대 영문과 출신인데 공부를 못하면 국비 장학금을 못타고 그러면 퇴교 당하니까 일단 졸업하는 사람은 통역에 부족함이 없는 일꾼으로 양성된다고 말했습니다. 나는 한국의 외국어학과 대학생들을 생각하며 마음이 서늘했습니다. 국제 학술대회에서 북한을 대표하여 당당하게 통역을 한,영국계 캐나디언 영문과 교수의 지도를 받았다는,유창한 영국발음의 북한 여성 통역관은 1만5천원으로 다 구비할 검소한 원피스,비닐 핸드백 비닐 구두로 당당히 최상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이산의 아픔 중에서 제일 큰 것은 보고싶다는 감상적 애통 보다도 북한의 동포들이 못먹고 못입을까봐 그것이 피부를 깎는 애통』이라고 했더니,교수님과 통역관 여성은 나를 위로하며 말했습니다. 『닙성은 남조선만 못하고,먹는 것도 남조선만 못하지만,굶는 사람 얼어죽는 사람은 없으니 안심하시라요,그리고 우리는 허영하지 않고 게으르지 않고 조국 건설을 위하여 열심히 일하니까 안심하시라요』나는 그 말속에서 진실의 고백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여성에게 물었습니다. 제일 불행을 느끼는 것이 무엇이냐고. 그가 대답했습니다. 외국 유학을 못가는 것 그 하나 뿐이라고. 그러나 나는 압니다. 그들이 아무리 자긍심을 가장해도 정녕 감출 수 없는 그들의 아픔ㆍ부끄러움ㆍ고충 그것은 그들이 하느님처럼 모시며 달고 다녀야 하는 김일성 배지,가슴에 번쩍이며 빛나는 사람의 배지 그것일 터임을. 다른 것 입는 것이나 먹는 것의 가난함,그것은 극복할 수 있을지라도 오직 하나,사람의 배지를 가슴에 달고 다녀야하는 그 일은 지성인에게 있어서 정녕 고통이 아닐 수 없을 겁니다. 나는 그들이 정말 가엾었습니다. 교수님이 우리 일행에게 명함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러나 비행기를 타기전에 나는 눈물을 흘리며 그 명함을 가루가 될 때까지 찢고 비비어 이름자의 흔적이 없게 만들어 쓰레기 통에 넣었습니다. 「국법을 지키기 위해서」였습니다. 국가가 주지 않은 북한 사람의 명함을 나는 지녀서는 안되니까. 나의 아버지와 오라비들이 살아 있는지 죽었는지를 나의 정부가 알아내어 줄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처럼,북한 교수가 나누어준 명함도 버려야 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북한의 여성을 껴안으며 『딸아. 장하다. 더 열심히 공부해서 훗날 영국과 캐나다에 유학해라. 서울에서 만나자』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백두산 가는 길은 아직 멉니다. 아버님 만나기 만큼이나 멀고 멉니다.
  • 유행성출혈열 백신 첫 상품화

    ◎녹십자ㆍ고려대 이호왕교수팀,10년만에 개가/임상실험서 97% 항체양성… 미ㆍ일에 특허출원 2종전염병인 유행성출혈열예방백신이 세계최초로 국내에서 개발돼 21일 보사부로부터 상품제조판매허가를 받았다. 녹십자(대표 허영섭)는 순수한 국내기술진에 의해 순수한 국내기술진에 의해 백신개발에 성공한 뒤 10년만에 임상실험을 끝내고 약품을 개발,국내는 물론 미국ㆍ일본 등에 특허를 출원했다. 이 백신은 녹십자와 고려대의대 이호왕교수팀이 지난80년 개발에 들어가 84년환자의 혈액으로부터 바이러스를 분리한데 이어 지난해 임상실험에서 97%의 항체양성률을 기록,본격적인 의약품으로 인정받았다. 유행성출혈혈은 들쥐와 집쥐 등의 배설물에 있는 바이러스가 호흡기를 통해 감염돼 나타나는 병으로 치사율은 10%에 이르며 전세계에서 연간 50만명이 발병하고 우리나라는 지난54년 군인들에게서 처음 발병된 이후 해마다 5천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 헤프고 품위없는 한국인(사설)

    씀씀이만 헤프고 품위는 없는 한국인. 지금 국제사회에 우리는 그렇게 비치고 있다. 올여름방학에 유럽연수여행을 다녀온 대학생들이 직접 겪은 일이 있다. 유럽의 한 나라에서 급히 숙소를 바꿔 정할 일이 생겼던 그들은 전화로 한 호스텔에 문의를 했더니 방이 있다고 곧 오라고 했다. 허겁지겁 달려가 투숙수속을 하려니까 현관에서 방이 없다고 들여놓아주지 않았다. 전화로 「있다」고 할 때에는 「한국인」임을 밝히기 전이었다. 이 나라는 『한국학생들이 함께 묵는 다른나라 사람들을 너무 불편하게 하고,이방저방 몰려다니며 시끄럽게 하고,시설을 함부로 사용하여 곤란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는 나라라고 한다. 금년 여름 동남아의 한 나라 비행기는 비행시간 6시간에 1시간반이나 쉬게되는 중간 경유지에서 승객을 비행기안에 묶어둔 채 내려주지 않는 일을 예사로 했다. 90%이상이 한국관광객인 승객들을,찌는 더위속에 비행기안에 앉혀놓은 채 청소를 하게 하고 승객의 보세구역이용권을 박탈해 버린 것이다. 아무데서나 닥치는 대로 쇼핑을 하고,시간이 되어도 무신경하게 비행기로 돌아올 줄을 몰라서 출발시간을 지체시키기를 예사로 하는 것이 한국관광객이므로 아예 밀폐된 비행기안에 붙잡아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든다. 이런 항공회사의 횡포가 괘씸하지만 한국관광객이 오죽 성가시게 굴었으면 그렇게 함부로 했을까,반성을 해보게 한다. 동남아의 선물가게는 물론 중국의 잡상인까지도 「사세요,안비싸!」따위 조각난 한국말을 외칠 지경이니 한국관광객은 「시끄러운 쇼핑광」으로 굳어져버릴 것 같다. 금년들어 지난달 말까지 출국한 한국사람 해외여행자 수는 88만1천명이나 되었다(서울신문 8일자). 연말까지는 가볍게 1백6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들이 사용한 1인당 외화액수는 평균 2천달러. 외국인이 한국에서 떨어뜨리는 외화는 1인당 1천1백달러니까 거의 배나 더 쓰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따져보아도 우리가 그렇게 헤프게 써야 할 나라가 아니다. 상품수준으로 보아도 그렇게 외화를 주고 마구잡이로 사들여올 처지에 있지 않다. 전혀 손색이 없는 국산품이 국내에 충분히 있기 때문이다. 이상한 약이니 괴상한 식품,아니면 허영스런 사치품 같은 것들이 쇼핑품목이 되고 있다. 한국인이 천박한 졸부의 「추악한 동양인」 노릇으로 일인들을 계승하는 것같은 이런 현상은 너무 잘못된 일이다. 그나마도 일인들보다 더욱 나쁜 인상을 심으며 다니고 있는 것이 실상이다. 아무런 단계적 대비없이 해외여행의 둑이 무너진데서 오는 심각한 부작용일 것이다. 여행사·항공회사·사회교육기관,그리고 당국이 연대해서 본격적인 「교육」의 기회를 상설 운영하는 방법을 모색한다든가,질좋은 텍스트를 만들어 보급하는 방법 등을 개발하는 일들을 해야 할 것이다. 하루에 수천명씩 공산권여행자가 늘어가는 판인데 제대로 된 안내책자도 없는 우리의 실정이 「부끄러운 한국인」의 양산을 예방하지 못하는 것이다. 손 쓸 수 없이 잘못되고 난 뒤에야 「바로잡겠다」고 나서는 우리식의 나태함이 「해외여행자유화」에서도 어김없이 드러나고 있는 일이 서글프기만 하다.
  • 총리회담 북측 수행원ㆍ기자/83명 명단을 공개/남북대화사무국

    남북대화사무국은 오는 9월4일 서울에서 열릴 남북 고위급회담에 참가할 북측 대표단과 수행원 33명,50명의 기자명단을 공개했다. 한편 남북 고위급회담 북한측 대표단 책임연락관 최봉춘은 1일 우리측 김용환책임연락관 앞으로 전화통지문을 보내와 북한측이 지난달 30일 우리측에 통보한 기자단 48명 가운데 서동범기자가 사정에 의해 참가할 수 없게 됐다고 밝히고 대신 강두한ㆍ문광우ㆍ엄정온기자 등 3명을 추가하겠다고 통보했다. 이미 밝혀진 연형묵총리등 북측 대표 7명이외에 수행원및 기자들의 명단은 다음과 같다. ◇수행원(33명) 림춘길(총리책임보좌관) 최봉춘(총리보좌원 겸 책임연락원) 렴철봉(수행원ㆍ이하 모두 수행원) 리헌 김용진 허철수 김재화 허웅룡 오문세 김채성 김민현 윤성혁 최윤국 허영화 최성익 박찬현 김성률 원동연 전재달 안태봉 강수린 김이순 권영덕 박준봉 김룡현 김명보 주원 리명선 송남수 최수일 김경남 김광렬 하준호 ◇기자단(50명) 김천일 강영민 리광진 김택룡 박영상 홍창식 리연석 리강후 최주영 강영수 리호길 김명성 승정렬 리춘경 최민 최영화 리연호 리문호 김성림 김광일 김종우 김상현 김남길 최대순 리상혁 정민 고명철 안복만 박춘민 한영일 엄일규 리길성 배관영 주현철 김남수 리원덕 홍석찬 지경훈 리승원 최영철 박영조 유택환 한광도 강창림 리석범 한배근 심석봉 강두한 문광우 엄정은
  • 절약은 온국민이 함께 해야 한다/에너지 위기를 극복하려면(사설)

    4일부터 모든 공공건물의 엘리베이터 운행이 제한되고 에어컨의 가동온도도 높여졌다. 느닷없이 몰아닥친 「페르시아만 충격」으로 언제 에너지 위기의 파고가 우리에게 밀려들지 알 수 없으므로 정부가 부랴부랴 서두른 것이 「에너지 10% 절약」이다. 예측되는 위기의 절박함에 비하면 우리가 마련한 대응은 매우 허약하고 미소하다는 느낌을 준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해진 나라의 상징처럼 되어 있는 일본의 공공건물은 이이 옛날부터 28℃ 수준이 안되면 냉방을 가동하지 않는다. 후텁지근하게 더워져서 땀을 뻘뻘 흘리며 일하는 일본의 관리들이 『우리 일본은 이렇습니다. 잘 산다는 건 허울뿐 정해진 온도만큼 더워지지 않으면 에어컨 같은 거 켜지 못합니다』하고 엄살을 피운다. 그것이 불평이라기 보다는 근신으로 보여서 허술하게 대할 수가 없다. 그들의 정부청사에는 직원용 주차장이 텅 비어 있는 것도 상례다. 국장급까지는 물론이고 그 이상의 고급관리도 승용차 출퇴근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가용 소유비율로 보면 우리보다 훨씬 앞서 있고 자동차 수출로 세계를 석권하는 나라지만 국민의 태도는 그토록 무섭다. 이런 태도로 일으킨 부를 이런 태도로 지키고 있기 때문에 기왕의 경제이론을 수정하게 해가며 의연히 탄탄대로를 가고 있는 것이 그 나라인 것 같다. 관공서만 그렇지가 않다. 웬만한 기업체나 민간기구도 마찬가지다. 고급 관료출신의 개인연구소조차도 검소하기 짝이 없다. 세계 굴지의 기업 중역이라도 명목없는 접대비를 쓰지 못하고 객적은 팁같은 것을 뿌리지 않는다. 그런 그들을 우리는 호기있게 「쩨쩨하다」고 경멸한다. 이라크ㆍ쿠웨이트 사태가 터지자 석유수급에 비상이 걸린 우리 정부는 정부비축분이 51일이고 정유사 재고분이 37일이므로 당분간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같은 상황에서 일본은 정부보유분만 해도 1백50일분이상이라고 발표했다. 허장성세로 위기를 이기지는 못한다. 내숭스럽도록 「쩨쩨」하면서도 어려운 고비가 닥치면 꽉찬 내실을 풀어 재난의 고비를 넘는 것이 승리의 길이다. 우리 정부는 「문제없음」의 허세를 부리지 말고 좀더 실현성있고 효과있는긴축을 모색하고 국민 또한 남의 일 보듯 하지 말고 협조해야 할텐데 우리는 아직 그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풍선경제의 환상으로 공공기관의 엘리베이터나 냉ㆍ난방기의 절약형을 일찌감치 내던져 버리고 자동차나 아파트나 고급형으로만 치달아 온 것은 우리 모두의 어리석은 허세의 소치다. 세제나 보험따위 제도가 「소형」을 권하기에 유리한 정책을 반영하지 못하고 엔진용량보다 겉뚜껑을 크게 보이게 하는 「허영」을 조장해온 결과까지 빚고 있다. 아직 멀쩡한 냉장고도 큰 것으로 바꾸기 위해 내다 버리고 초여름만 되면 선풍기가 동이 난다. 추운 것도,더운 것도 참지 못하고 가족 모두가 불편한 것은 감내해 주지 못한다. 이런 일이 우리를 불행하게 만들 징조들이다. 사람의 기능은 쓰지 않으면 퇴화한다. 퇴화한 기능을 회복하는 일은 대단히 힘들다. 특히 참는 기능은 한번 퇴화하면 재생시키기가 거의 무망하다. 우리가 허세때문에 잃은 것은 바로 참는 기능이다. 진정으로 부유하게 되더라도 이 기능은 퇴화시키지 말아야 하는데 쭉정이처럼 실속이 없는 풍요 속에서 가장 소중한 기능을 방기해버린 형국이 되었다. 우리에게 참을성의 기능을 익혀주고 지켜주는 것으로는 근검을 따를 수 없다. 절약은 그것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사람에게 절제의 덕목을 심어준다. 특히 자라나는 세대에게는 절약만큼 효과적인 훈육이 없다. 절약이란 인색함과는 다르다. 낭비성을 띤 소비를 절대로 하지 않는 것,그것이 절약이다. 난지도에서 쓰레기를 정리하는 사람들의 증언에 의하면 『서울 사람들의 쓰레기에 벌받을까 무서울 지경인 게 많다』고 한다. 누구의 눈엔가 그렇게 비쳤으면 그런 결과가 올지도 모른다. 여름 피서라는 것도 가지 않으면 큰일나는 일이 아니다. 자가용을 몰고 고속도를 저속으로 달리느라고 기름을 몇배씩 태우고 바가지요금을 뒤집어 써가며 온갖 쓰레기로 산하를 더럽히고 「집 떠나면 고생뿐」임을 경험하고 돌아오는 난장판 휴가를 죽어도 떠나는 허세도 일종의 악습이고 커다란 낭비다. 지금까지는 그래도 그럭저럭 견뎠지만 이제부터는 그렇게 느긋할 수가 없게 되었다. 석유위기는 단순한 기름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를 유지하는 에너지 모두와 석유를 원료로 하는 생필품 전체에 직접 영향을 주고 그것이 원인이 되어 삶의 원가를 들썩들썩 올릴 것이다. 국가가 세운 에너지의 10%절약이 성공하려면 국민은 20% 절약의 노력을 각오해야 한다. 당장 지금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그나마도 실기한다.
  • 의정 위기,계속되는가/이재근 논설위원(서울칼럼)

    민주주의란 자식농사와 같다고 누가 말했다. 자식을 키우자면 말썽도 많고 애태우는 일도 잦다. 아니할말로 당장 덕을 보는 것도 아니다. 그래도 자식은 키워야 한다. 민주주의를 하자면 말도 많다. 어긋나고 헷갈리는 일들도 숱하다. 그래도 민주주의는 해야 한다. 민주주의 정치를 해나가는데 있어 왕도는 없다. 다만 꼭 갖춰야할 자세가 있다. 바로 준법정신이다. 민주주의는 우선 법의 체계과 지배를 받아들이는 제도다. 국가ㆍ사회 구성원 각자가 법률ㆍ규정ㆍ규칙을 준수하는 자세를 갖추지 않는한 민주주의는 언제라도 위기에 봉착할수 있다. 민주주의의 공개된 광장인 의회에서 법안상정을 원천봉쇄하거나 그를 빌미로 한 이른바 날치기식 처리는 모두 의정의 위기를 불러들이는 요인이 된다. 그런 일이 다반사로 빚어지는 자리는 의정광장이 될수 없고 그런일을 밥먹듯이 하는 사람들은 민주주의를 할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다. 그리하여 그 빗나간 자리는 광정돼야하고 그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비켜나야 한다. 국민들은 그런 사람들이 그런 자리에서 선량으로서 국정을 논하지 못하도록 차단해야 하는 것이다. 의회에서는 어떤 경우라도 토론과 대안제시의 기회가 주어져야하되 결정은 다수결원칙에 의하고 소수는 그 결정에 승복해야 한다. 의회는 민주주의의 실체를 보고 배울수 있는 장소가 돼야하는데 우리의회는 그 반면만 노출시키고 있다. 지난번 제150회 임시국회는 40여년 헌정사에 최악의 추태와 기록을 더 추가했다. 그 30일간의 회기중에 과거 권위주의적 체제에서나 있을법했던 모든 구태와 부조리와 비합리가 집중적으로,또 공개적으로 재연되었다. 다수 여당은 성의있는 마지막 협상도 시도하지 않고 모든 의안을 단독으로 전격 처리했다. 그 행태와 전말을 살피면 그것은 과거의 단순한 여야 정쟁의 차원이 아니었다. 우리 정치의 구조적이고 근원적인 문제점을 한껏 드러낸 것이었다. 지금은 「적대」하는 양김씨의 감정과 자존심 싸움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그 때가 어느때이고 국내외 정세가 어떻게 돌아가는데 국회꼴이 그 지경에 이르렀던가 기가막힐 노릇이었다. 민주정치의 묘미는 타협과양보에 있다. 그런데 이땅의 정치인들은 그 묘미와 멋을 모른다. 아예 알려하지도 않고 그런 훈련을 쌓지도 못했다. 한마디로 정치력의 빈곤이다. 그런 사람들에게서 정치인 최고의 덕목이랄 수 있는 중용과 타협의 자질을 바라는 것 자체가 무리일 것이다. 눈씻고 찾아봐도 어느 한사람 그런 정치력과 경륜과 식견과 덕목을 갖춘 사람이 없다. 결코 심한말이 아니다. 정치인 무자질론이 나오는 것도 그런 덜된 사람들이 정치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정치인물 교체론이나 새정치­뉴리더 대망론이 나오는 것도 이 까닭이다. 되돌아 보건대 그 난장판 같았던 의사당의 추태를 생각하면 끔찍하기조차 하다. 더구나 그토록 급히 서두르지 않아도 될 법안을 거대 여당이 무리하게 처리하게된 배경이 무엇인가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 않다면 아마도 의석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 거대여당이 소수야당에 끌려가지는 않겠다는 「힘의논리」가 작용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이 그냥 밀어붙이기식의 힘의 과시는 과거 40여년 의정에서 발전보다는 퇴보를 초래했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똑같은 관점에서 본다면 거대여당에 비해 「한줌밖에 안되는」 소수야당이 의안상정조차 마다하고 완력으로 대항한 것도 역시 정치의 퇴행을 보인 것이다. 특히 오늘의 정치인들이 급변하는 세계의 조류속에서 어떻게 무엇을 해야하는지조차 모른다는 비판은 경청해야 할 대목이다. 조금만 눈을 크게 뜨고 생각을 달리한다면 우리정치의 여건은 훨씬 생산적으로 조성될 수 있다. 여야가 화이부동하되 대동단결해도 이 엄청난 세계적 변화와 내적인 통일기운 조성에 힘이 될까말까한 상황에서 구태의연한 반목과 갈등으로 국력을 소모하고 선량됨에 먹칠을 한 것은 잘못을 해도 많이 잘못한 일이다. 국회의원이 해야할 국정은 뒷전에 두고 감정적인 입씨름이나 몸씨름만 한대서야 국회의 권위도,의원의 체통도 찾아볼 도리가 없다. 그리고 그들은 무엇보다도 공부를 해야 한다. 어찌어찌 하다가 의원이 됐겠지만 이제부터라도 정치적 자질을 다듬고 의회주의의 훈련을 쌓아야 한다. 목청을 높이고 장광황설만 늘어놓는다고 국회의원이 아니다. 연설은 못해도 좋다. 민주주의라면 첫손 꼽히는 영국의회에서는 연설이 없다. 「존경하는」의원과 각료들간에 토론과 질문과 답변이 있을 뿐이다. 길고 지루한 서론은 과감히 생략하고 본론과 각론으로 들어가 핵심을 찌르면 그보다 훨씬 짧고 간결하되 명확한 답변만이 나오는 것이다. 국회가 열리기 월여전부터 본회의 질문자로 지목받아 비서관을 시켜 미리 써가지고 나온 인쇄된 연설문 원고를 읽어내려가는 그런 식이 아니다. 영국의회에서 전통적으로 원고 없는 발언을 하는 것은 정치의 활력과 성실성과 즉응력을 보여주기 위해서이다. 각본대로 하는 정치는 정치가 아닌 것이다. 민주주의가 아무리 자유와 인권을 보장하고 개성과 창의를 존중하며 평등과 다양성을 지향하는 정치제도라고 해도 지난 임시국회에서 보인 것과 같은 사이비 민주주의는 단호히 척결되어야 한다. 그게 난장판이지 무슨 국회인가. 그것은 위기에 봉착한 민주주의 이외에 다른 것이 아니다. 민주주의의 원칙과 원리도 모르면서 그 광장에 서려는 자체가 허영이고 과욕이다. 거기에 더하여 법을 무시하고 법의 규제와 지배를 거부하면서 민주주의를 하겠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 의원들은 참으로 각성해야 할 것이다.
  • 동남아로 유럽으로… 붐비는 김포공항/방학철 “과소비”해외여행 러시

    ◎“관광 목적”하루 3백여명 출국/중순께면 초ㆍ중ㆍ고생 나들이 늘어날듯/일부 대학생은 어학연수등 “건전” 여름방학을 맞아 무분별하게 해외여행을 떠나는 학생들이 너무 많아 과소비라는 지적과 함께 계층간의 위화감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난마저 사고있다. 특히 7월에 접어들면서 서울 김포공항에는 동남아나 유럽 등지로 해외여행을 떠나는 대학생들이 하루 2백∼3백명에 이르고 있고 초ㆍ중ㆍ고교의 방학이 시작되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전공과목 등과 관련한 단기해외연수 등 학문적 목적에 따라 해외여행을 나가고 있지만 문제는 대부분이 단순한 관광목적만으로 외화 낭비 인상이 짙다는데 있다. 더구나 최근들어서는 대학생들 뿐만 아니라 중ㆍ고교생,심지어는 멋모르는 국민학생들까지 해외관광길에 마구 올라 뜻 있는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우리사회에 전반적으로 과소비풍조가 만연해 있는데다 일부 학부모들의 허영심과 그릇된 교육관때문에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 과외금지조치가 완화되면서 상당수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통해 해외여행경비를 손쉽게 조달할 수 있게된 점과 관광여행사들의 경쟁적인 해외여행자모집 또한 학생들의 무분별한 해외여행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화여대의 영자신문인 「더 이화 보이스」가 최근 학생 3백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름방학동안의 여행계획」이라는 주제의 설문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22.9%인 69명이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여행의 목적에 대해서는 「여행자체를 위해서」가 44.1%로 가장 많았고 「어학연수」가 29.4%,「문화연수」가 23.5%인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에 머무르는 기간은 「30일정도」가 85.6%로 가장 많았으며 여행비용은 「3백만원이내」가 50%,「1백만원이내」가 21.1%,「3백만원이상」도 19.7%나 됐다. 이 학교 정모양(21ㆍ사회생활학과 2년)은 『4학년이 되면 취업준비로 바쁠것 같아 친구들과 함께 2주일동안 미국을 여행하기로 했다』면서 『여행비용 2백만원중 아르바이트로 1백만원을 보태고 나머지는 부모님께 부탁했다』고말했다. 여권과의 신계권계장(46)은 『초ㆍ중학교 학생들도 하루평균 50여명이상 여권을 신청하고 있다』고 밝히고 『초ㆍ중고교의 방학이 시작될 즈음이면 어린학생들의 여권신청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N여행사가 주관해 실시하는 2주간의 영어연수를 위해 여권을 신청한 김모양(15ㆍC중2년ㆍ성동구 광장동)은 『앞으로 외국에서 공부할지도 모른다는 어머니의 권유로 수속을 밟았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이규환교수(61ㆍ교육학)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일찍 외국의 여러나라를 여행한다는 것은 넓은 견문과 많은 경험을 얻는다는 점에서 바람직스럽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어린학생들이 무분별하게 해외여행을 할 경우 우리의 교육과 문화 등을 낮게 평가하고 외국의 문물을 무조건 동경하는 풍조와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 과소비의 충격과 반성(사설)

    검찰에 적발된 호화의류 밀수사건은 우리의 일부 부유층이 얼마나 사치풍조에 젖어 있는가를 그대로 나타내는 것이어서 한마디로 충격적이다. 우리 사회에 만연돼 있는 망국적인 과소비·사치풍조·허영심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 그만큼 문제가 심각한 것이다. 더욱이 국민소득 5천달러 시대의 문턱에서 땀흘려 일한다는 근로의 미덕은 증발돼 버린듯 풍요를 흉내내는 소비재사치품 수입에만 열중하고 고급외제품만을 선호하는 한 단면을 확인시켜 주었다는 데서 걱정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의 사건이 충격적인 것은 과소비의 정도가 너무나 지나치다는 데에 있다. 바지 하나에 3백만원이나 될 정도로 비싸고 한 사람이 수백만원어치를 한꺼번에 사들일 정도인 데도 물건이 없어 못 팔고 있다는 데에는 할 말을 잃게 된다. 이런 고객이 5백명이나 되고 대부분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부인들이라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단지 이번에 사치의 일부 실상이 드러난 것일 뿐 바로 이들의 이같은 행위가 과소비의 주범임을 쉽게 알게 된다. 그러나 문제는이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데에 있다. 너무나 사회전반에 걸쳐 과소비 현상이 널리 퍼져 있다. 올 들어 급증추세를 보이고 있는 고급외제승용차 도입이 그렇고 해외여행자유화를 이용한 거액의 달러 소비와 무분별한 쇼핑이 심각하다. 호화결혼식도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재벌의 초호화요트 도입이 말썽을 빚은 것이 바로 얼마전이다. 「내돈 갖고 내가 하는 것인데…」라고 말할 수도 있으나 문제가 되는 것은,아직은 그렇게 과소비에 들뜰 때가 아니라는 데에 있다. 우리는 좀 더 잘 살기 위한 노력을 더해야 할 때에 있고 또 우리 주변에 많은 불우이웃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오늘의 성장은 가난을 반드시 극복하고 말겠다는 온 국민의 단합된 의지와 근면이 뒷받침되어 이룩된 것이고 지금은 그런 노력을 더욱 경주해야 될 때이기 때문이다. 나만은 발전의 성과를 향유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정말로 잘못된 것이다. 얼마전의 빈곤했던 시절을 잊어버린 채 과소비라는 풍요를 구가할 때 그 결과는 뻔하다는 것을 남미제국에서 보고 있다. 여전히 우리는 근검절약,근로정신을 귀하게 여기는 시대에 살고 있음을 깨달아야 된다. 바로 며칠전 우리는 주변에 절대빈곤층이 3백31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7.7%나 된다는 것에 놀라고 그런 불우이웃을 걱정하지 않았는가. 이런 이웃을 염려하고 도와야할 책임이 사회지도층 인사들에게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번 사건은 또 하나 「비싼 것이면」 무엇이든 좋아한다는 우리의 그릇된 허영심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수입원가보다 10배이상이나 값을 올려도 비싼 것은 좋은 물건이라는 데서,또 가짜도 비싼 것이면 잘 팔렸다는 것은 비뚤어져도 한참 비뚤어진 것이다. 시급히 고쳐야 될 일이다. 요즘 이같은 사치풍조에 편승해 공항을 통한 소규모·거액의 보따리 밀수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고 들린다. 공항당국은 이들 밀수꾼들에 대한 검색강화와 함께 일반여행자들의 휴대품 검사에도 분별이 있어야 될 줄 여긴다. 과소비 사회풍조를 억제하기 위한 우리 모두의 노력이 바로 지금 절실한 때이다.
  • 아들 감금한적 없다/밤빌리아 교회사건

    수원지검은 4일 아들을 16개월동안 감금한 혐의로 구속된 광명시 밤빌리아교회 목사 허영만씨(52)를 감금 등 혐의로 기소했다. 그러나 허목사의 가족들은 아들 윤혁군이 1층 사택과 기도실에서 생활했는데도 자물쇠가 채워진 창고에 가둔 것으로 경찰이 잘못 판단했다며 교회5층 기도실과 종탑밑의 창고문에 대한 현장조사를 요구하는 증거보전신청을 수원지법에 냈다. 이와관련,경찰에 감금당했다고 발표한 윤혁군은 『기도실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을뿐 감금당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 목사,아들 감금 16개월/자기교회 골방에/이웃교회 못가게 막으려

    광명경찰서는 28일 허영만씨(52ㆍ밤빌리아교회목사ㆍ광명시 철산 3동 375)를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허목사는 아들 윤혁군(23ㆍ서울H대 1년 휴학)이 평소 교리가 다른 이웃 영광교회에 나가는 것을 못마땅히 여기던중 윤혁군이 마침 교회 건물등 재산권문제로 소송중인 영광교회측에 유리하게 협조한 것을 염려해 지난해 1월20일 하오 학교에서 하교하던 윤혁군을 봉고차로 납치해 지난 26일까지 자신의 교회 5층 골방에 감금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윤혁군의 실종을 염려하던 같은 학교 권오수군(21ㆍ서울 신학대 2년)등 8명은 지난 26일 하오3시쯤 허목사의 딸 연실양(19ㆍ서울신학대 1년)이 『아버지가 정신이상증세를 보이는 윤혁오빠를 가두고 있다』는 말에 따라 이날 동료 20여명과 함께 각몽등을 들고 교회로 찾아가 이를 말리는 허목사등 신도 10여명과 몸싸움을 벌였다. 허목사는 경찰에서 『신앙심이 얕고 정신상태가 해이해진 윤혁이를 신앙심으로 정신병을 고치려했다』고 말했다.
  • 보복살인 조직폭력배/2명에 무기 선고/울산지원,6명엔 15∼10년

    【울산=이용호ㆍ이정규기자】 부산지법 울산지원 형사합의부(재판장 장우건부장판사)는 11일 하오3시 울산지원에서 열린 조직폭력배보복살인사건 선고공판에서 살인죄를 적용,허영준피고인(24)등 2명에게 무기징역을,최홍림피고인(22)에게 징역 15년,박준환피고인(23)등 5명에게는 징역 10년씩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허피고인등 8명이 사고현장에서 무자비하게 피해자를 살해했고 범행을 미리 계획했던 점으로 보아 살인의 동기가 인정돼 중형을 선고했다』고 판결이유를 밝혔다.
  • 어린이도 절제를 배워야 한다(사설)

    어린이날이다. 소파 방정환선생이 「아해들을 반사람으로 보지 말기를」 호소하며 어린 사람이라는 뜻의 「어린이」날을 만든 날로부터 치면 칠순에 가까운 날이다. 근대이후 「제정」된 날로 「어린이날」만큼 변함없이,그 나름으로 풍성하게 치러지는 기념일도 없다. 그것은,이날이 금지옥엽같은 자녀들을 위한 날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어린이날이 이처럼 화려하게 날이 갈수록 번성해 가는 것은 이날이 지닌 상품적 가치때문이기도 하다. 값비싼 호텔 뷔페상품으로 개발되고,사치스런 수입장난감 파는 날로 둔갑되어 가느라고 이날의 명맥은 더욱더욱 굳세어 가고 있다. 어린이날이 이런 날로 타락해 가는 것에 어른들은 반성을 해야 한다. 장사꾼이 그걸 충동이고 부추기는 것이 악덕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어차피 장사꾼은 장사속으로만 살아가게 마련된 사람들이다. 그들이 그렇게 하는 것에서 우리 아이들과 우리 가정을 방어하고 보호하는 것은 부모이고 스승이고 어른들이다. 대체로 오늘의 우리 어린이들은 물질적으로 호강스럽고 정신적으로 이완되어 있다. 소비적이고 응석꾼이다. 「공부 잘하는 아이 만들기」 한가지에만 집착해 있는 부모들은 그것 이외에는 어떤 절제도 훈련하지 않는다. 어려운 일 참는 법도 안 가르치고,일하기도 길들이지 않는다. 혼자서 자기앞을 닦아가는 미덕같은 것은 어른의 「과보호기능」이 녹슬까봐 폐기처분해 버린 듯한 현상을 빚고 있다. 어른공경하기,질서지키기,이웃돕기,양보하기,화합하기 따위의 민주시민의 덕목은 일부러 처럼 안가르친다. 그런 덕목들은 자녀들의 「이기적인 삶」에 도움이 안된다는 판단인 듯 싶다. 그러나 그것은 대단히 잘못된 계산이다. 내 아이가 참을성이 있고 절제할 줄 알아야 남의 아이도 그럴 줄 알게 된다. 그런 사람끼리가 모여야 품질이 높은 미래사회는 만들어질 수 있다. 그렇게 고급한 사회라야 「공부잘해서 출세한 사람」도,어려운 사람도 기를 펴며 살기좋다. 위 아래도 모르고 허영되고 핑계장이고 게으르고 이기적이기만한 시민으로 이뤄진 사회는 끝장이 날 수밖에 없다. 어른이 아이들을 가르치자면 우선 좋은 본을 보여야한다. 그리고 당면한 어려움이 있으면 알려주어서 해결해 가는 과정에 동참시키는 일도 중요한 구실을 한다. 어려운 가정에서 열심히 일하며 산 부모가 효를 받는 것도 그런 이치다. 아이들이란 순진무구한 천사이기도 하지만 교지를 가진 악동의 일면도 지니고 있다. 키우는 어른이 공을 들이면 리트머스시험지처럼 그 공을 표출해 낸다. 잘못했을 때는 따끔하게 벌주고 잘했을 때에는 기쁨 가득한 칭찬을 해야 한다. 잘못한 행동조차도 분별해 주지 못하는 어른을 어린이는 우습게 안다. 오늘을 우리는 위기라고 보고 있다. 항례적인 것이 아닌 「총체적 위기」라고 보고 있다. 이 시기가 시련기이긴 하지만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공동체가 결속하여 절도를 실천하고 난관을 탈출해 가는 과정을 배우며 동참하기에는 아주 적절한 기회이다. 먹고 즐기기만으로 지쳐 버리는 소모적인 어린이날 계획을 접어 들이고 건설적이며 덕성있는 어린이날이 되도록 해보는 일이 모두를 위해 도움이 될 것이다. 사려깊은 어른을 보고 아이들은 생각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 조직폭력배 보복 살인 주범에 사형구형

    【울산=이용호기자】 부산지검 울산지청 이호철검사는 24일 상오 부산지법 울산지원에서 열린 울산 조직폭력배 보복살인사건 결심공판에서 주범인 목공파 행동대원 허영준피고인(24)에게 살인및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죄를 적용,사형을,최성재피고인(22)등 7명에게는 각각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 북극점 정복 대장정/오로라 탐험대 떠나

    【레저루트(캐나다)=오경환특파원】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이 후원하는 한국의 오로라탐혐대(대장 허영호)가 11일 캐나다의 레저루트에서 북극점정복의 대장정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한국탐험대는 지난달 28일 북극권 최북단마을인 이곳 레저루트에 베이스캠프를 설치,그동안 영하40∼50도의 혹한속에서 현지적응훈련을 가졌으며 앞으로 60일동안 북극점을 향해 탐험을 계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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