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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벤츠, 모빌리티 혁신기술 스타트업 해외 진출 돕는다

    서울시는 독일의 글로벌 기업인 메르세데스 벤츠와 함께 자율주행, 실내 내비게이션 등 모빌리티 혁신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업체를 선발해 해외 진출을 지원한다. 시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모기업인 독일 다임러 그룹과 올해부터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최하는 스타트업 발굴·육성 플랫폼인 ‘스타트업 아우토반’의 사업화 성과를 발표하는 ‘엑스포데이’를 10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최종 선발된 스타트업은 라이더 센서를 사용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을 개발한 ‘서울로보틱스’, 디지털 맵 기반 실내 네비게이션을 개발한 ‘베스텔라랩’, 가상융합기술(XR) 기반으로 비대면 온라인 교육 등 이벤트 플랫폼을 개발한 ‘서틴스 플로어’ 등 5곳이다. 최종 선발된 기업은 서울시 창업보육기관인 서울창업허브에 입주할 수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 측은 독일 현지 진출을 위한 기술 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 김의승 시 경제정책실장은 “우리나라 스타트업의 혁신적인 서비스와 기술이 새로운 산업을 만들고 해외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글로벌 대기업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스타트업 성장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성흠제 서울시의원, ‘서울기술연구원 2주년 연구성과보고회’ 축하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성흠제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은평1)은 10일 서울기술연구원에서 개최된 ‘서울기술연구원 2주년 연구성과보고회’에 참석해 서울기술연구원 설립 2주년을 축하하며 세계적인 기술과학 R&D허브 도시 서울로 거듭나기 위한 서울기술연구원의 중추적인 역할을 당부했다. 서울기술연구원 개원 2주년을 맞이해 개최된 이날 보고회는 도시문제 해결형 과학기술 R&D 컨트롤타워로 발전하기 위해 연구원의 연구성과를 공유하고 향후 기술개발 방향을 모색하기 위하여 마련된 자리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온라인 생중계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는 서울기술연구원 고인석 원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김학진 행정2부시장, 성흠제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위원장, 윤의준 이사장의 축사, 감사패 수여식이 이루어졌으며 이어 ‘레질리언스 서울’이라는 주제로 연세대학교 박준홍 교수의 혁신분야 강의와 김태희 기획조정본부장의 연구원 실적 및 계획 발표로 1부 오전행사가 진행됐다. 2부 오후행사에서는 2020년 서울기술연구원의 연구기획·도시 인프라·안전방재·생활환경·스마트 도시·기후환경 분야의 부문별 연구성과와 함께 지난 2년간 신기술접수소의 우수 사례 및 향후 계획이 발표됐으며 연구원의 우수직원 표창으로 연구성과보고회가 마무리 됐다. 축사자로 나선 성 위원장은 “서울시 출연 연구재단인 서울기술연구원의 역할은 복잡하고 다양한 도시문제를 해결하고 서울을 세계적인 기술과학 R&D허브 도시로 거듭나게 하는 것”이라며 “기술혁신으로 시민의 행복한 삶이 실현되는 서울이 되도록 서울기술연구원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또한, 서울의 20년, 200년을 이끌어갈 혁신적인 기술연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서울기술연구원에 대한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의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한편, 성흠제 위원장은 서울기술연구원의 발전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김기대 서울시의회 제10대 전반기 도시안전건설위원회 위원장, 이성모 서울기술연구원 연구자문위원회 위원장, 최창호 서울기술연구원 미래보고서 2030 도시인프라분과위원장, 박덕신 서울기술연구원 미래보고서 2030 기후환경분과위원장과 함께 서울기술연구원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글로벌 맞춤 액셀러레이팅 지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글로벌 맞춤 액셀러레이팅 지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경기혁신센터’)가 ‘글로벌스타벤처플랫폼’ 사업을 통해 총 6개사의 해외 스타트업 경진대회 본선 진출 등 가시적 성과를 도출했다고 10일 밝혔다. 글로벌스타벤처플랫폼은 경기혁신센터의 대표적인 스타트업 글로벌 진출 지원 사업이다.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해 글로벌 스타트업 챌린지‧전시회 참가(Tapping) 및 현지 액셀러레이션(Landing)으로 단계별 글로벌 진출을 촉진한다. 올해에는 코로나 19 위기에도 불구하고 여러 스타트업이 국제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글로벌 챌린지 프로그램 참여 기업의 경우, 국경 간 물류 중개 플랫폼 개발사 코코넛사일로(대표 김승용)가 아시아 최초로 미국 ‘코드런치(CodeLaunch)’에서 Top 5에 선정됐다. 또한 AI 알고리즘 경진대회 플랫폼 개발기업 데이콘(대표 김국진)은 미국 ‘매스챌린지(MassChallenge)’에서 Top 100에 선정되는 등 확고한 글로벌 진출 가능성을 제고했다. 유럽 대표 스타트업 행사인 ‘슬러시(SLUSH)’에서도 경기혁신센터 지원기업의 활약이 돋보였다. 전면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국내 40개사가 참여, 그중 8개사가 상위 100개사에 주어지는 ‘매치메이킹 스프린트(Matchmaking Sprint)’에 선정됐다. 이 중 플라잎(대표 정태영), 누비랩(대표 김대훈)을 포함한 총 3개사가 경기혁신센터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혁신센터는 이들 기업에 IR피칭 역량강화, 맞춤형 컨설팅 등 물밑 지원을 통해 최적의 성과를 내도록 도왔다. 디엔엑스(대표 권은경)는 현지 액셀러레이션 프로그램 ‘로드 투 바르셀로나’를 통해 적극적인 스페인 시장 진출을 타진 중이다. 올해 초 스페인 현지 공공병원조합 및 요양센터와 솔루션 실증 협의를 진행했으며, 본격적인 현지 법인설립 추진을 위해 현지 직원을 채용했다. 올해 경기혁신센터는 해외 네트워크 확장을 통해 스타트업의 적극적인 글로벌 진출 지원에 나섰다. 북미·유럽 중심 주요 투자기관 및 액셀러레이터 대표 8명을 ‘글로벌 펠로우(Global Fellow)’로 위촉했다. 더불어 업계 최고 수준으로 알려진 미국 실리콘밸리 액셀러레이터 USMAC(US Market Access Center, Alchemist Accelerator)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경기혁신센터 관계자는 “경기혁신센터는 글로벌스타벤처프로그램을 통해 글로벌 향(向) 유망기업 발굴·육성은 물론, 목표시장 검증 및 현지 정착에 이르는 글로벌진출 종합지원허브로 자리매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를 위해 현지유력기관 및 전문가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가장 주목받는 글로벌 이벤트에서 센터 보육기업이 상위에 입상될 수 있도록 단계별 맞춤형 컨설팅 프로그램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강동 텃밭의 재탄생… ‘X마스 빌리지’ 조성

    강동 텃밭의 재탄생… ‘X마스 빌리지’ 조성

    서울 강동구가 정원형 텃밭 ‘파믹스가든’에 겨울을 맞아 크리스마스 빌리지를 조성했다고 9일 밝혔다. 상일동에 있는 파믹스가든은 기존에 명일근린공원에 있던 공동체 텃밭을 정원, 텃밭, 쉼터를 모두 갖춘 시설로 재조성해 지난 5월 새로 문을 열었다. 강동구는 겨울나기에 들어간 파믹스가든을 크리스마스트리, 포토존, 일루미네이션으로 꾸민 공간으로 만들었다. 수변휴게정원 데크에 설치된 4m 높이의 대형 트리는 동화 속 한 장면 같은 모습을 연출한다. 야간에 은은하게 빛나는 조명은 코로나19로 우울함과 답답함을 느끼는 주민에게 동화나라에 온 듯한 즐거움을 줄 수 있다. 파믹스센터도 크리스마스를 주제로 꾸몄다. 주민들의 휴식과 소통을 위한 팜카페, 토종 씨앗을 관람하는 토종씨앗도서관 등 다양한 도시농업을 체험하며 크리스마스 분위기도 느낄 수 있다. 파믹스센터는 월~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야외 공간인 파믹스가든은 오후 7시까지 운영한다. 강동구는 성내동 강풀만화거리에 조성된 ‘성안별길’도 확장했다. 지난 7월 강풀만화거리에 조명을 설치해 별빛이 반짝이는 감성적인 거리를 조성했다. 이정훈 강동구청장은 “코로나19로 일상에 제약이 많은 시기에 도시농업 허브 공간인 파믹스가든과 파믹스센터를 찾아 주민들이 힐링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민주 “10개 상임위·예결위부터 세종 이전”

    민주 “10개 상임위·예결위부터 세종 이전”

    더불어민주당이 10개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시작으로 국회 세종의사당 이전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서울은 글로벌 국제경제금융수도로 육성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민주당 국가균형발전·행정수도추진단은 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균형발전 기조와 목표를 정했다고 밝혔다. 추진단은 1단계로 세종에 소재한 부처 소관 10개 상임위(교육위·문체위·농림해양위·산자중기위·보건복지위·환노위·국토위·정무위·기재위·행안위)와 예결위를 1단계로 세종의사당에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회사무처, 예산정책처, 입법조사처 일부도 이전 대상이다. 2단계에서는 국회의사당 전체를 이전한다. 추진단은 이를 위해 국민 여론 수렴과 여야 합의를 위한 국회 균형발전특위를 구성하기로 했다. 특위에서는 완전 이전을 위한 의제, 시기, 방식을 논의한다. 다만 여야 갈등으로 특위가 구성돼 정상 가동될지는 미지수다. 청와대 이전은 미루기로 했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지난 7월 국회 연설에서 “청와대와 정부 부처 모두 이전해야 한다”고 한 제안과는 거리가 있다. 우원식 단장은 “청와대 이전은 여건이 성숙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냈다”고 밝혔다. 국회 세종 이전에 따라 서울은 ‘글로벌 경제금융수도’로 육성하기로 했다. 서여의도에 있는 국회의사당은 4차 산업혁명 관련 과학·창업 클러스터로, 동여의도는 홍콩을 대체할 동북아 금융 허브로 각각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광화문 일대에 ‘유엔시티’를 조성, 다수의 유엔 기구와 200여개 국제스포츠기구도 유치할 계획이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여의도, 홍콩 대체할 도시로 육성”…세종시로 국회 상임위 이전(종합)

    “여의도, 홍콩 대체할 도시로 육성”…세종시로 국회 상임위 이전(종합)

    與 “국회, 특위 구성해 완전 이전”“여의도, 동북아 금융허브 도시로 만들 것”“3개 권역 메가시티 만들 것” 더불어민주당은 9일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해 “국회 이전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높다. 세종의사당을 시작으로 국민 동의와 여야 합의를 얻은 후 전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행정수도추진단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추진단 단장인 우원식 의원은 “1단계로 행정 비효율 극복을 위해 세종에 소재한 부처 소관 10개 상임위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국회사무처, 예산정책처, 입법조사처 일부 등의 적극 이전을 추진하겠다. 2단계로 국회 특위 구성을 통해 국회 이전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우 의원은 “국회 특위에서 세종의사당 건립 과정 전반을 검토하고, 국회의사당 완전 이전을 위한 의제, 시기, 방식을 합의해 완전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회의사당 떠난 여의도 “홍콩 대체할 동북아 금융허브 도시로 육성” 우 의원은 국회의사당이 떠난 여의도에 대해서는 “홍콩을 대체할 동북아 금융허브 도시로 육성하겠다. 글로벌 금융특구로 지정해 아시아 금융허브로 조성할 것”이라며 “여의도(국회)-상암-마곡-창동을 잇는 경제수도 벨트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국회의사당 부지는 본청을 4차산업 글로벌 아카데미 및 컨벤션 센터, 의원회관을 벤처창업혁신센터, 국회도서관을 데이터 거래소 등으로 변모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또 추진단은 수도권 1극 체제를 다극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3+2+3 광역권 전략’도 제안했다. 수도권과 동남권(부울경), 충청권 등 3개의 그랜드 메가시티를 만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대구·경북과 광주·전남 2개의 행정 통합형 메가시티를 만들고, 전북·강원·제주 세 곳에는 강소권 메가시티를 추진할 계획이다. 우 의원은 “이를 위한 제도 구축을 당과 정부에 건의하겠다. 행정안전부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통합하고 확대 설치하는 것도 제안한다. 부울경 지역의 가덕도 신공항과 남부광역철도를 비롯한 각 권역별 기반 구축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핵심 사업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청와대 이전, 추진하지 않을 방침 우 의원은 “국민적 여론조사를 하니 청와대 이전에 대해선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많다. 서울이 수도라는 것”이라며 “그건 아직 추진할 단계는 아니고, 국회 이전은 워낙 국민적 동의가 많다”고 말했다. 여야가 모두 참여하는 국회 특위 구성과 관련해서는 “야당도 국가 백년지대계라고 잘 알고 있다. 예산까지 합의된 마당에 정쟁적 수단으로만 보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의사당 부지에 아파트를 짓자고 제안한 데 대해서는 “그렇게 쓰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글로벌 경제수도로 만들어 국제기구가 들어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전 세계 가장 차갑고 가장 뜨거운 작전 시작됐다

    전 세계 가장 차갑고 가장 뜨거운 작전 시작됐다

    백신 운송 위해 특수 냉동차량 만들어드라이아이스 공장 24시간 내내 가동전 세계 여객기 2500대 화물기로 개조군용기에 군인까지 투입해 백신 공급축구장·공항 터미널 백신센터로 활용고령층부터 신속한 접종 위해 총력전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위한 ‘전투’가 본격화되고 있다. 전 세계 최초로 미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사용을 승인해 8일부터 접종을 시작하는 영국은 백신 운송에 군용기까지 도입할 예정이고, 전국에 백신센터를 설치하기 위해 군 병력까지 투입하기도 했다. 미국과 캐나다 등도 백신 유통 과정에 군인들이 참여한다. 말 그대로 전시나 다름없는 이 같은 모습은 백신 접종을 시작할 다른 국가들에서도 머지않아 볼 수 있는 장면들일 것이다. 화이자와 모더나 등 유명 제약사들이 잇따라 ‘효과 90% 이상’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완료한 상황에서 이제 전 세계는 다음 단계인 공급과 실제 접종 과정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백신을 운송하는 주체는 당연히 항공사와 글로벌 물류업체들이다. 미 지역매체 포틀랜드프레스헤럴드는 최근 보도에서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주요 항공사들이 이번 세기에 가장 중요한 임무를 맡게 됐다”고 보도했다.●백신 공급 나선 항공·운송업체들 코로나19로 대규모 적자와 구조조정 사태를 맞았던 항공·운송 업계가 백신 공급 작업에 투입되는 모습은 위기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르는 ‘구원투수’를 연상하게 한다. 알렉산드르 드 주니악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사무총장은 “역대 최대 규모이자 가장 어려운 물류 작업이 될 것”이라며 “전 세계가 우리에게 의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전 세계 항공사들은 2500대의 여객기를 화물 전용기로 개조해 백신 운송 작업에 투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 여객기에도 백신이 실려 운송된다. 하지만 현재 활용 가능한 항공기만으로 백신을 원활히 공급하기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무엇보다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사태로 올해 항공업계는 화물 수송 규모 자체를 크게 줄인 상황이다. 또 추수감사절에서 크리스마스 시즌까지 이어지는 연말 대목에서 항공사들이 올해 누적된 여객 사업의 손실을 줄이기 위한 화물 운송 사업에 주력하고 있어 백신 운송 작업에 마냥 손을 내주기가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세계 최초 코로나19 백신 접종 국가인 영국은 군용기까지 투입해 벨기에에서 제조한 화이자 백신을 자국으로 운송하기로 했다. 가디언은 군 고위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영국 정부가 유럽연합(EU)과의 포스트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이 난항을 겪으며 자칫 EU 본부가 있는 벨기에발(發) 백신 운송이 지연되는 사태에 대비해 내년 1월부터 군용기를 투입할 것이라고 지난 5일 보도했다. 백신 공급을 위해 다시 뛰기 시작한 글로벌 항공·물류 업계만큼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또 다른 분야는 드라이아이스나 냉동·냉장 차량을 만드는 콜드체인(저온 유통) 업체들이다. 유전체인 mRNA로 만들어지는 화이자 백신의 경우 영하 70도의 초저온 보관이 필수적이고, 냉장 보관이 가능한 모더나 백신 역시 운송 시에는 냉동장치가 필요하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극저온과의 전쟁’이라고 불러도 무방한 이유다. 시사잡지 디애틀랜틱은 최근 보도에서 때아닌 특수를 맞은 미국의 드라이아이스 제조 업체들의 상황을 전했다. 이들 업체가 24시간 내내 공장을 가동해 백신 운송에 쓰일 드라이아이스를 제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산업가스 제조 업체 노블가스 솔루션스의 데이브 마호니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교대 없이 작업을 하고 있다”며 “우리 기업이 팬데믹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미국 최대 산업가스 업체 중 하나인 에어가스도 백악관의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 프로젝트인 ‘오퍼레이션 와프 스피드’와 협력해 화이자 백신 물류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드라이아이스는 일반적으로 위험물질로 분류돼 비행기나 선박으로 운송·반입할 경우 제한을 받지만, 팬데믹 사태에서는 이 같은 규제를 완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NBC뉴스에 미 연방항공청(FAA)이 예외적으로 화물기에 1만 5000파운드의 드라이아이스를 싣는 것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항공기 운송 제한량의 5배에 이르는 무게로, 그만큼 드라이아이스가 많이 필요한 상황에서 백신 운송에 대해 예외적인 조치를 취했다는 설명이다.●코로나 백신, 극저온과의 전쟁 본국으로 운송된 백신을 실제 국민들에게 접종하는 ‘최종단계’를 준비하는 움직임도 한창이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눈앞에 둔 영국은 자국 내 50개 병원을 ‘백신 허브’로 지정해 첫 접종 대상인 고령층을 대상으로 백신을 투여할 계획이다. 더불어 영국 정부는 지역의 축구장, 경마장 등을 개조해 백신센터로 만들고 있다. 대형 스포츠 스타디움은 접근성과 주차가 쉽고, 공간이 넓어서 백신을 접종하기에 최적의 장소라는 게 영국 보건 당국의 설명이다. 가디언은 각 센터에서 하루 2000~5000명 정도 접종이 이뤄질 것이라며 국민보건서비스(NHS)가 향후 몇 달간 백신 접종을 위해 추가로 필요한 의료 인력을 3만~4만명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 영국은 소규모 접종이 가능한 장소도 전국에 1000곳 정도 설치할 예정이다.●인구 대국 인도, 백신 공급 골머리 독일도 이달부터 행정구역당 1~2개씩 백신센터를 설치해 전국 수백 곳에서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국제공영방송 도이체벨레에 따르면 수도 베를린의 경우 6곳 정도의 백신센터가 마련되는데, 대형 컨벤션센터, 콘서트장, 공항 터미널 같은 시설들이 백신 접종을 위한 시설로 활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인구대국’들의 고민은 더욱 크다. 접종 대상은 웬만한 복수의 국가 인구를 합친 것보다 많고, 국가 면적도 커 백신 접종은 이들 국가에는 전례 없는 난제일 수밖에 없다. EU, 미국, 캐나다, 영국 등과 함께 백신을 가장 많이 확보한 국가로 꼽히는 인도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 주재로 주정부 수반과 제약회사 경영진들이 수차례 회의를 열고 백신 접종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인도 정부는 3000만명의 의료계 종사자와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층 등 필수 인원부터 백신을 맞힌 뒤 점진적으로 접종 인원을 늘리기로 했다. 인도 내에서는 충분한 양의 백신을 확보하는 것 이상으로 백신 유통·접종 인프라부터 구축하는 게 더 시급하다는 주장도 커지고 있다. 미 경제지 포천은 “백신 운송은 항공사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자동차나 버스, 트럭은 물론 오토바이, 자전거, 당나귀까지 동원해 백신을 외진 지역까지 전달해야 할 수 있다. 어쩌면 걸어서라도 백신을 전달해야 하는 곳이 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가장 뜨겁고 가장 차가운 작전이 시작됐다... 전세계 백신 공급 본격화

    가장 뜨겁고 가장 차가운 작전이 시작됐다... 전세계 백신 공급 본격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위한 ‘전투’가 본격화되고 있다. 전 세계 최초로 미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사용을 승인해 8일부터 접종을 시작하는 영국은 백신 운송에 군용기까지 도입할 예정이고, 전국에 백신센터를 설치하기 위해 군 병력까지 투입하기도 했다. 미국과 캐나다 등도 백신 유통 과정에 군인들이 참여한다. 말 그대로 전시나 다름없는 이 같은 모습은 백신 접종을 시작할 다른 국가들에서도 머지않아 볼 수 있는 장면들일 것이다. ●백신 공급 나선 항공·운송 업체들 화이자와 모더나 등 유명 제약사들이 잇따라 ‘효과 90% 이상’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완료한 상황에서 이제 전 세계는 다음 단계인 공급과 실제 접종 과정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백신을 운송하는 주체는 당연히 항공사와 글로벌 물류업체들이다. 미 지역매체 포틀랜드프레스헤럴드는 최근 보도에서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주요 항공사들이 이번 세기에 가장 중요한 임무를 맡게 됐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로 대규모 적자와 구조조정 사태를 맞았던 항공·운송 업계가 백신 공급 작업에 투입되는 모습은 위기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르는 ‘구원투수’를 연상하게 한다. 알렉산드르 드 주니악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사무총장은 “역대 최대 규모이자 가장 어려운 물류 작업이 될 것”이라며 “전 세계가 우리에게 의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전 세계 항공사들은 2500대의 여객기를 화물 전용기로 개조해 백신 운송 작업에 투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 여객기에도 백신이 실려 운송된다. 하지만 현재 활용 가능한 항공기만으로 백신을 원활히 공급하기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무엇보다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사태로 올해 항공업계는 화물 수송 규모 자체를 크게 줄인 상황이다. 또 추수감사절에서 크리스마스 시즌까지 이어지는 연말 대목에서 항공사들이 올해 누적된 여객 사업의 손실을 줄이기 위한 화물 운송 사업에 주력하고 있어 백신 운송 작업에 마냥 손을 내주기가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이런 가운데 세계 최초 코로나19 백신 접종 국가인 영국은 군용기까지 투입해 벨기에에서 제조한 화이자 백신을 자국으로 운송하기로 했다. 가디언은 군 고위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영국 정부가 유럽연합(EU)과의 포스트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이 난항을 겪으며 자칫 EU 본부가 있는 벨기에발(發) 백신 운송이 지연되는 사태에 대비해 내년 1월부터 군용기를 투입할 것이라고 지난 5일 보도했다. ●가장 뜨겁고 가장 차가운 작업 백신 공급을 위해 다시 뛰기 시작한 글로벌 항공·물류 업계만큼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또 다른 분야는 드라이아이스나 냉동·냉장 차량을 만드는 콜드체인(저온 유통) 업체들이다. 유전체인 mRNA로 만들어지는 화이자 백신의 경우 영하 70도의 초저온 보관이 필수적이고, 냉장 보관이 가능한 모더나 백신 역시 운송 시에는 냉동장치가 필요하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극저온과의 전쟁’이라고 불러도 무방한 이유다. 시사잡지 디애틀랜틱은 최근 보도에서 때아닌 특수를 맞은 미국의 드라이아이스 제조 업체들의 상황을 전했다. 이들 업체가 24시간 내내 공장을 가동해 백신 운송에 쓰일 드라이아이스를 제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산업가스 제조 업체 노블가스 솔루션스의 데이브 마호니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교대 없이 작업을 하고 있다”며 “우리 기업이 팬데믹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미국 최대 산업가스 업체 중 하나인 에어가스도 백악관의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 프로젝트인 ‘오퍼레이션 와프 스피드’와 협력해 화이자 백신 물류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드라이아이스는 일반적으로 위험물질로 분류돼 비행기나 선박으로 운송·반입할 경우 제한을 받지만, 팬데믹 사태에서는 이 같은 규제를 완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NBC뉴스에 미 연방항공청(FAA)이 예외적으로 화물기에 1만 5000파운드의 드라이아이스를 싣는 것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항공기 운송 제한량의 5배에 이르는 무게로, 그만큼 드라이아이스가 많이 필요한 상황에서 백신 운송에 대해 예외적인 조치를 취했다는 설명이다.●英, 축구장을 백신센터로 개조 본국으로 운송된 백신을 실제 국민들에게 접종하는 ‘최종단계’를 준비하는 움직임도 한창이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눈앞에 둔 영국은 자국 내 50개 병원을 ‘백신 허브’로 지정해 첫 접종 대상인 고령층을 대상으로 백신을 투여할 계획이다. 더불어 영국 정부는 지역의 축구장, 경마장 등을 개조해 백신센터로 만들고 있다. 대형 스포츠 스타디움은 접근성과 주차가 쉽고, 공간이 넓어서 백신을 접종하기에 최적의 장소라는 게 영국 보건 당국의 설명이다. 가디언은 각 센터에서 하루 2000~5000명 정도 접종이 이뤄질 것이라며 국민보건서비스(NHS)가 향후 몇 달간 백신 접종을 위해 추가로 필요한 의료 인력을 3만~4만명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 영국은 소규모 접종이 가능한 장소도 전국에 1000곳 정도 설치할 예정이다.독일도 이달부터 행정구역당 1~2개씩 백신센터를 설치해 전국 수백 곳에서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국제공영방송 도이체벨레에 따르면 수도 베를린의 경우 6곳 정도의 백신센터가 마련되는데, 대형 컨벤션센터, 콘서트장, 공항 터미널 같은 시설들이 백신 접종을 위한 시설로 활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인구대국’들의 고민은 더욱 크다. 접종 대상은 웬만한 복수의 국가 인구를 합친 것보다 많고, 국가 면적도 커 백신 접종은 이들 국가에는 전례 없는 난제일 수밖에 없다. EU, 미국, 캐나다, 영국 등과 함께 백신을 가장 많이 확보한 국가로 꼽히는 인도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 주재로 주정부 수반과 제약회사 경영진들이 수차례 회의를 열고 백신 접종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인도 정부는 3000만명의 의료계 종사자와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층 등 필수 인원부터 백신을 맞힌 뒤 점진적으로 접종 인원을 늘리기로 했다. 인도 내에서는 충분한 양의 백신을 확보하는 것 이상으로 백신 유통·접종 인프라부터 구축하는 게 더 시급하다는 주장도 커지고 있다. 미 경제지 포천은 “백신 운송은 항공사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자동차나 버스, 트럭은 물론 오토바이, 자전거, 당나귀까지 동원해 백신을 외진 지역까지 전달해야 할 수 있다. 어쩌면 걸어서라도 백신을 전달해야 하는 곳이 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고통 팔아 돈 버는 ‘폰허브’…전 세계 아이들이 죽어간다

    고통 팔아 돈 버는 ‘폰허브’…전 세계 아이들이 죽어간다

    폰허브 하루 30억개 사이트 광고 수익 불법 영상 모니터링 인원은 80명 불과각국 정부·기업들 적극적 제재 나서야‘하루 평균 방문 1억회 이상,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방문하는 10대 사이트, 넷플릭스나 아마존, 야후보다 인기 많은 곳.’ 세계 최대 규모 불법영상물 사이트 ‘폰허브’(pornhub)에 대한 설명이다.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이 알려지자 폰허브에서 곧장 관련 검색어가 등장할 정도로 국내 이용자도 많은 이 사이트를 둘러싸고 해외에서도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아동·청소년 성착취 영상의 유통 실태가 심각한 만큼 이를 단순 ‘음란물’이라 보면 안 되고, 기업과 정부 당국이 나서서 제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4일(현지시간) 불법영상물 때문에 수년간 고통을 겪고 스스로 목숨까지 끊으려 한 여성 피해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실태를 조명했다. 캐나다 몬트리올에 근거지를 두고 2007년 개설된 폰허브는 유튜브처럼 이용자들이 직접 영상을 올릴 수 있다. 매년 업로드되는 영상은 무려 680만개, 길이로 따지면 136만 시간에 이른다. 문제는 합법적인 포르노그래피 외에 불법 촬영물이나 아동에 대한 성착취 영상도 다수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폰허브에서 ‘18세 미만’ 또는 ‘14세’ 등을 검색하면 나오는 영상은 10만개 이상인데, 동의 없이 촬영된 이들의 영상이 ‘소리 지르는 10대’, ‘질식 영상’ 등의 제목으로 올라와 있다. 의식이 없는 여성에 대한 강간 영상도 있었다. 미국 국립실종착취아동센터(NCMEC)에 따르면 2015년 650만건이던 아동 성착취 관련 영상과 이미지는 불과 5년도 지나지 않은 2019년 6920만건으로 10배 이상 폭증했다. NYT 보도에 따르면 한 여성은 14살 때 당시 남자친구의 요구에 의해 나체 영상을 찍어 보내줬는데, 상대방이 이를 폰허브에 올리면서 악몽을 겪어야 했다. 당시 영상 조회수가 40만회까지 달하면서 피해자는 학교를 자퇴하고 두 번이나 자살기도를 했고, 현재까지도 무직으로 차에서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남의 고통을 팔아 돈을 버는’ 폰허브가 지는 책임은 거의 없다. 폰허브는 하루에 약 30억개의 사이트 광고로 돈을 벌어들인다. 회사에 불법 영상을 모니터링하는 콘텐츠 관리자가 있지만, 한 직원은 전 세계의 영상을 관리하는 인원이 고작 80명에 불과하다고 증언했다. 다른 플랫폼에 비해 폰허브에선 명백한 아동 성착취 영상, 이미지에 대한 규제도 없다. 예컨대 올해 3개월 동안 페이스북은 관련 이미지 1240만개를, 트위터는 지난해 6개월 동안 관련 계정 26만 4000개를 삭제했다. 그러나 폰허브의 경우 지난 3년간 영국의 관련 단체 인터넷 감시재단(IWF)에 신고된 아동 성학대 이미지가 118건뿐이었다. 이에 시민사회단체에서 먼저 나서서 처벌을 강화하자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제청원 사이트 ‘체인지’ 등에는 지난 5월 국제 시민단체 트래피킹허브의 주최로 폰허브 사이트를 폐쇄하자는 청원이 올라와 210만명 이상이 서명했다. 이 같은 여론의 흐름에 따라 온라인 결제서비스 페이팔을 포함한 카드 회사들은 폰허브 사이트 내 결제를 중단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정부도 플랫폼도 눈감은 사이…‘폰허브’ 속 아이들은 죽어간다

    정부도 플랫폼도 눈감은 사이…‘폰허브’ 속 아이들은 죽어간다

    세계 최대 불법영상 유통 사이트국내서도 ‘n번방’ 사건으로 이용자 ↑넷플릭스·아마존보다 접속자 많지만 규제 없어 ‘하루 평균 방문 1억회 이상,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방문하는 10대 사이트, 넷플릭스·아마존·야후보다 인기 많은 곳.’ 세계 최대 규모 불법영상물 사이트 ‘폰허브’(pornhub)에 대한 설명이다.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이 알려지자 폰허브에서 곧장 관련 검색어가 등장할 정도로 국내 이용자도 많은 이 사이트를 둘러싸고 해외에서도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아동·청소년 성착취 영상의 유통 실태가 심각한 만큼 이를 단순 ‘음란물’이라 보면 안 되고, 기업과 정부 당국이 나서서 제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4일(현지시간) 불법 영상물 때문에 수년간 고통을 겪고 스스로 목숨까지 끊으려 한 여성 피해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실태를 조명했다. 캐나다 몬트리올에 근거지를 두고 2007년 개설된 폰허브는 유튜브처럼 이용자들이 직접 영상을 올릴 수 있다. 매년 업로드되는 영상은 무려 680만개, 길이로 따지면 136만 시간에 이른다. 문제는 합법적인 포르노그래피 외에 불법 촬영물이나 아동에 대한 성착취 영상도 다수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폰허브에서 ‘18세 미만’ 또는 ‘14세’ 등을 검색하면 나오는 영상은 10만개 이상인데, 동의 없이 촬영된 이들의 영상이 ‘소리지르는 10대’, ‘질식 영상’ 등의 제목으로 올라와있다. 아예 의식이 없는 여성에 대한 강간 영상도 있었다. 미국 국립 실종착취아동센터(NCMEC)에 따르면 2015년 650만건이던 아동 성착취 관련 영상과 이미지는 불과 5년도 지나지 않은 2019년 6920만건으로 10배 이상 폭증했다.NYT 보도에 따르면 한 여성은 14살 때 당시 남자친구의 요구에 의해 나체 영상을 찍어 보내줬는데, 상대방이 이를 폰허브 사이트에 올리면서 수년간 악몽을 겪어야 했다. 당시 영상 조회수가 40만회까지 달하면서 피해자는 학교를 자퇴했고, 누가 알아볼까봐 아르바이트도 하지 못했고, 두 번이나 자살기도를 했고, 현재까지도 무직으로 차에서 생활하고 있다. 특히 폰허브 사이트에서 이용자들이 영상을 바로 다운로드 할 수 있다는 점은 피해자들을 영원히 옭아매는 족쇄가 된다. 한 피해 여성은 “당시로부터 5년이 지나 현재 변호사가 되기 위해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지만, 아직도 영상은 사라지지 않았다. 내가 40살이 되어도 그 영상을 즐기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아무리 지워도 영상이 누군가의 휴대폰과 컴퓨터에서 떠돈다는 생각에 피해자들은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정작 ‘남의 고통을 팔아 돈을 버는’ 폰허브가 지는 책임은 거의 없다. 폰허브는 하루에 약 30억개의 사이트 광고로 돈을 벌어들인다. 회사에는 불법 여부를 모니터링하는 콘텐츠 관리자가 있지만, 한 직원은 전세계의 영상을 담당하는 인원이 고작 80명이라고 증언했다. 다른 플랫폼과 달리 폰허브에선 명백한 아동 성착취 영상에 대한 규제도 없다. 예컨대 올해 3개월 동안 페이스북은 관련 이미지 1240만개를, 트위터는 지난해 6개월 동안 관련 계정 26만 4000개를 삭제했다. 그러나 폰허브의 경우 지난 3년간 영국의 관련 단체 인터넷 감시재단(IWF)에 신고한 아동 성학대 이미지가 118건뿐이었다. 폰허브가 입장문에서는 ‘불법 콘텐츠 근절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실제 사이트 운영은 그렇지 않다는 뜻이다.이에 시민사회단체에서 먼저 나서서 처벌을 강화하자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제청원 사이트 ‘체인지’에는 지난 5월 국제 시민단체 트래피킹허브의 주최로 폰허브 사이트를 폐쇄하자는 청원이 올라와 210만명 이상이 서명했다. 미국 국립성착취방지센터(NCOSE)도 NYT 보도 이후 성명서를 내고 “아동 성 학대를 통해 이익을 보는 폰허브를 미 법무부에서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이 같은 여론의 흐름에 따라 온라인 결제서비스 페이팔은 2019년 폰허브 사이트 내 결제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마스터카드 역시 비난이 쏟아지자 마인드긱과의 지불·결제 서비스에 대해 재고해보겠다고 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화이자 백신 첫 물량 영국 도착, 8일 요양원 어르신부터

    화이자 백신 첫 물량 영국 도착, 8일 요양원 어르신부터

    영국인들에게 접종될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제약사 바이오앤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첫 물량이 3일(이하 현지시간) 허브센터에 도착했다고 BBC가 보도했다. 영국 정부는 4000만 도즈를 주문해 2000만명이 두 차례 접종받게 할 계획인데 다음주까지 80만 도즈가 도착할 것을 확신하고 있으며 8일 접종이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또 영국 전역의 병원이나 접종 장소로 백신 물질을 배송하게 될 허브센터의 정확한 위치도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물품은 벨기에의 푸르스에 있는 화이자 본사에서 유로터널을 통해 영국 땅에 들어왔다. 영국의 의료정책 부책임자인 조너선 반탬 박사는 백신 접종의 초기 단계만으로도 코로나19로 인한 입원 환자와 사망자 숫자를 99% 정도 줄여줄 수 있다고 희망 섞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접종 순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접종해야만 효과가 높게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능한 빨리 많은 양을 배급할 것이라면서 다만 접종 순위에는 다소 유연성이 가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접종 우선 순위는 백신과 면역 합동위원회(JCVI)가 권고한 안을 정부가 받아들여 결정했다. 요양원에 장기 수용된 어르신들과 돌봄 인력이 제1순위이고, 80세 이상과 의료진과 복지시설 돌봄 인력이 2순위다. 그 뒤 연령대별로 내려간다.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도로 보관해야 하는데 병원들에는 이미 이런 시설이 갖춰져 있어 물량이 낭비되는 일을 막기 위해 요양원 돌봄인력, 국민건강보험(NHS) 직원, 환자들이 우선 접종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일 긴급 사용 승인이 내려졌는데 하룻 만에 첫 백신 물량이 영국에 도착했으니 사전준비가 얼마나 잘 돼 있었는지 증명된 셈이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 소장이 영국이 승인 절차를 너무 서둘렀다는 취지로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 도중 발언했다가 BBC에 “정말로 오해가 있었다. 미안하고 유감을 표명하고자 한다. 영국이 과학적으로나 규제 당국의 관점 모두 할일을 다했다는 점을 확신한다. 우리 (미국의) 과정은 영국에서 걸린 것보다 많은 시간을 요한다. 이게 단순한 현실이다. 그런 식으로 나왔다고 하더라도 내 발언은 작정하고 단정치 못하게 나온 것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다음 주면 4000만 접종분의 일부가 배송될 것이며 수백만 접종분이 이달 안에 풀릴 것이라고 맷 행콕 보건부 장관은 말했다. 하지만 영국 전역에 모든 접종이 완료되려면 내년 상반기에도 어려울 전망이다. NHS 잉글랜드의 최고경영자(CEO) 사이먼 스티븐스에 따르면 내년 4월까지 영국 내 모든 접종 물량을 배급하는 일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이란 점을 인정했다.한편 영국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유럽에서 가장 먼저 6만명을 넘어섰다. 보건부는 이날 하루 신규 사망자가 414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누적 사망자는 6만 113명으로 6만명을 넘어섰다. 일일 신규 확진자는 1만 4879명으로, 누적으로는 167만 4134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실시간 집계사이트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유럽에서 처음이자, 세계로 확대하면 미국과 브라질, 인도, 멕시코 등에 이어 다섯 번째다. BBC는 10만명당 사망자 수로는 벨기에와 산마리노, 페루, 안도라, 스페인, 이탈리아에 이어 영국이 일곱 번째라고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최태원 둘째 딸, “북한 나진항 주목하라” 연구 칼럼 기고

    최태원 둘째 딸, “북한 나진항 주목하라” 연구 칼럼 기고

    최민정씨, 美싱크탱크 CSIS에 연구칼럼 기고“한반도 물류 중심 도약위해 국제기구 필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녀 민정(29)씨가 미국 싱크탱크에 북한 나진항을 주목하라는 내용의 칼럼을 기고했다. 민정씨는 지난달 30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동료 2명과 함께 연구 칼럼을 기고했다. 해군 장교 출신인 민정씨는 작년 10월부터 1년 동안 CSIS에서 방문연구원 활동을 했다. 3일 재계에 따르면 민정씨는 해당 칼럼에서 향후 북한의 변화와 이에 따른 외국인 투자가 가능한 상황을 전제로 “한반도 동해안은 동북아의 물류 중심으로 도약하기 위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으며, 성공적인 개발을 위해서는 다자주의 국제기구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민정씨는 자신의 제안을 뒷받침할 수 있는 사례로 나진항을 들었다. 민정씨는 “3국의 접경지대에 위치한 나진항은 중국과 일본, 태평양 북극항로를 연결해 지역 물류 허브 역할과 지역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나진항이 정치적 이해에서 벗어나 경제적 잠재성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물류 처리 능력 개발뿐만 아니라 특정 국가의 국가기관이 개발과 운영에 개입할 수 없도록 구조적인 노력이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 등을 예로 들며 이처럼 도덕적 해이와 정치화 리스크에 덜 취약한 국제기구가 나진항의 미래에 대비해 청사진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칼럼을 마무리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찬바람과 함께 온 굴과 홍합의 계절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찬바람과 함께 온 굴과 홍합의 계절

    요리사와 식도락가에게 차디찬 바람은 반가운 신호다. 우리가 두꺼운 옷으로 겨울을 준비하듯 바닷속 해산물들도 차가워지는 수온에 적응하기 위해 몸속에 지방을 축적하거나 산란기를 끝내고 다시 몸 다지기에 나서는 때이기 때문이다. 많은 해산물이 요맘때 제철을 맞지만 그중에서도 어패류, 굴과 홍합의 맛이 딱 이때에 꽉 차기 시작한다. 어패류는 영어로 셸피시, 단단한 껍질을 가진 조개류나 갑각류를 의미한다. 굴과 홍합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바다와 인접해 있는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식재료로 인식된다. 각지의 해안선마다 굴 껍데기나 홍합 껍데기 더미가 분포해 있는 것으로 보건대 우리가 바닷가에서 조개구이를 즐기는 것처럼 오래전 해안가에 살았던 이들도 굴과 홍합으로 만찬을 즐겼을 것으로 추측된다. 굴과 홍합은 날로 먹든 익혀 먹든 상관없는 재료이지만 날것으로 먹을 때 가장 맛이 좋다. 복잡미묘한 풍미를 내는 성분들이 열을 가하면 일부 사라지거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는 형태로 변형되기 때문이다. 지중해를 끼고 있는 일부 지역에서는 신선한 상태의 홍합을 익히지 않은 채 먹기도 한다. 날로 먹었을 때의 홍합은 짜릿한 바닷물과 더해져 깊은 단맛과 감칠맛을 선사한다. 열을 가해 먹을 때와는 또 다른 차원의 풍미다. 갓 잡아 올린 싱싱한 홍합에서만 느낄 수 있는 호사다. 굴과 홍합은 바깥의 염도와 균형을 잡기 위해 몸속에 아미노산을 축적하는데, 바닷물이 짤수록 삼투압을 유지할 수 있는 아미노산을 더 많이 필요로 하게 된다. 아미노산이 풍부할수록 달고 깊은 맛을 내는 감칠맛이 더욱 선명해진다. 국물에 깊은 맛을 주기 위해 조개나 가리비 등 어패류를 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바다라고 해도 다 같은 바다가 아닌지라 출신에 따라 맛도 달라진다. 서해에서 나는 굴과 남해에서 나는 굴의 맛과 풍미가 다른 것이다. 남해 출신 굴은 서해 굴에 비해 몸집이 큰 대신 강한 맛은 덜한 편이다. 서해 굴이 작고 옹골찬 느낌이라면 남해 굴은 크고 연하다. 유럽산 굴과 아시아의 굴도 다른 풍미를 갖고 있다. 아시아 굴은 싱그러운 오이향, 해조류향이 지배적이라면 유럽의 굴에선 금속맛이 약하게 느껴진다. 개체에 따라, 먹는 시기에 따라, 지역에 따라 껍데기 모양과 맛이 다른 굴을 맛보는 것도 이때에 경험할 수 있는 식도락 중 하나다. 유럽에서는 굴과 홍합을 어떻게 먹을까. 의외로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 홍합으로 가장 유명한 곳은 벨기에다. 살이 튼실하게 찬 홍합을 화이트 와인과 다진 셜롯, 허브 등을 넣고 통째로 가볍게 쪄낸 홍합찜이 대표적이다. 벨기에뿐만 아니라 프랑스 북부 지역에서도 즐겨 먹는 홍합 요리다. 우리와 다른 점은 홍합찜에 감자튀김을 곁들여 먹는다는 정도랄까. 달콤하면서 바다의 풍미를 한껏 안은 부드러운 홍합과 짭조름하고 바삭한 감자튀김은 의외로 궁합이 좋다. 여기에 화이트 와인을 곁들인다면 더할 나위가 없는 조합이다. 대서양의 홍합은 겨울이 제철이지만 지중해에서 나는 홍합은 반대로 여름에 즐긴다. 지중해 쪽으로 가면 가볍게 올리브유를 두르고 데치거나 볶은 홍합 요리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이탈리아 남부 지역의 홍합 파스타는 바지락으로 만든 봉골레 파스타보다 훨씬 깊고 진한 풍미를 선사한다.날것을 잘 먹지 않는 유럽 사람들이지만 굴만은 예외다. 싱싱한 굴 위에 레몬을 살짝 뿌려 먹으면 굴의 맛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레몬의 산이 혹시 있을 유해한 균을 살균해 주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상큼한 산미가 굴이 가진 진한 풍미를 한껏 도드라지게 한다. 비릿한 잡맛을 가려 주기도 한다. 우리가 굴에 초고추장을 찍어 먹는 이유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다. 단순히 레몬을 살짝 뿌려 먹는 것보다 조금 더 고급스럽게 정성을 들여 굴을 맛보고 싶다면 미뇨네트 소스를 곁들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클래식한 미뇨네트 소스는 양파의 일종인 셜롯을 곱게 다져 레드 와인 식초와 소금, 후추를 섞어 만든다. 클래식한 것도 좋지만 취향이나 상황에 따라 약간의 변주를 주는 것도 재미있다. 양파나 파, 고추처럼 향이 나는 채소나 허브와 같은 잎, 산미를 줄 수 있는 식초나 레몬, 후추나 정향 등 향신료를 넣어 여러 가지 맛을 불어넣을 수 있다. 의외로 굴의 표정이 다양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으니 꼭 한 번 시도해 보길 권한다. 찬바람이 부는 겨울에 맛볼 수 있는 작지만 큰 호사이니까.
  • 향촌동 르네상스 … 바흐가 흐른다

    향촌동 르네상스 … 바흐가 흐른다

    지금은 흔적 없이 사라졌지만, 대구 역시 오래전엔 읍성이 있었던 도시였다. 대구읍성의 북쪽 성벽 아래, 그러니까 향촌동 일대가 지금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 쇠락한 도심에서 문화와 예술의 성지로 다시 태어나는 중이다. 새삼 이 공간에 주목하는 건 옛 명성 때문만은 아니다. 향촌동에 담겨 있는 역사와 문화, 그리고 독특한 정서 때문이다. 그 시절의 이야기만 따라가도 한나절이 후딱 지나간다. 대구가 코로나19 초반의 악몽에서 회복됐다고는 해도 여전히 거리두기는 이어지고 있다. 외지인, 특히 수도권 지역 사람들에 대한 경계심이 높은 편이니 방역 수칙을 잘 지키며 다니는 게 좋겠다. 먼저 향촌동의 역사를 간략하게 살피자. 그래야 왜 대구 사람들이 ‘향촌동 르네상스’를 꿈꾸는지 알 수 있다. 향촌동은 옛 대구읍성의 북쪽 성곽(현 북성로) 일대를 일컫는 지명이다. 현 대구역 맞은편에 있다. 조선 선조 때 일본 침략에 대비해 쌓은 대구읍성이 사라진 건 1906년이다. 당시 ‘야마모토 군수’라고 불렸던 친일파 박중양 대구군수가 이런저런 핑계를 들어 대구읍성을 불법 철거했다. 향촌동의 최전성기는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였다. 헌병대 등 권부가 몰린 옛 경북도청 앞이 낮의 중심지였다면, 밤을 지배하는 곳은 향촌동이었다. 당시 대구 유흥의 중심이었던 향촌동 골목에는 사미센(일본 악기)과 일본인들의 게다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광복 이후 일제가 떠나며 쇠퇴하던 향촌동은 1950년대 한국전쟁 피란 예술인들로 다시 전성기를 맞는다. 전쟁 중이었지만 골목에는 바흐와 베토벤 음악이 흘렀고, 문학이 꽃을 피웠다. 당시 한 외신기자가 ‘폐허에서 바흐를 듣는다’고 썼던 기적의 공간이 바로 향촌동이었다. 오늘날의 향촌동이 꿈꾸는 모습 역시 바로 이 시기의 살롱 문화다. 피란 시절 북적댔던 향촌동은 예술인들이 떠나면서 다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1970~1980년대 김치에 막걸리를 마시던 젊은이들마저 대구 신도심으로 눈을 돌리면서 향촌동은 60대, 70대들의 공간이 됐다. 그 골목에 이제 막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보태지기 시작한 것이다.이 동네의 모양새가 참 독특하다. 좁은 골목길을 경계로 한쪽은 젊은이들의 양지, 또 한쪽은 어르신들의 성지다.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향촌동 르네상스의 중심지는 복합문화공간인 ‘대화의 장’이다. 이 안에 카페 겸 펍인 대화살롱, 대화주방, 대화강당, 대화공방, 대화스튜디오 등이 밀집돼 있다. 이름에서 보듯 음식이나 장식 등이 젊은이 취향이다. 옛 한옥을 리모델링한 대화강당에서 토론 모임을 갖거나 젊은 작가들이 입주한 공방에서 여러 소품들을 살 수도 있다. ‘개화기 복장’을 갖춰 입고 인증샷을 찍으러 오는 ‘인싸’ 커플도 흔하다.대화의 장에서 50m쯤 떨어진 ‘꽃자리 다방’도 젊은이들의 핫플레이스다. 화가 이중섭이 그려 준 표지화로 유명한 구상 시인의 시집 ‘초토의 시’ 발간기념회가 열렸던 공간이다. 건물도, 이름도 예전 그대로다. 한옥을 개조한 카페 ‘퍼센트 14-3’도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다. 1955년 대구 군예대에서 근무하던 명배우 허장강이 이 집 안채를 세내 잠시 살았다고 한다. 아마 당시 군예대 동료였던 영화배우 박노식 등도 문턱이 닳도록 이 집을 들락거렸지 싶다. 이 카페는 수제화 골목 지나서 있다.어르신들의 중심 공간은 ‘판코리아 성인텍’이다. 이곳은 농반진반 ‘60금’ 건물이다. 60세 이하 ‘아이들’은 출입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영숙 문화해설사에 따르면 겉으로는 작아 보여도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수백 명의 어르신들로 북적댄다고 한다. 어르신 놀이터는 해거름이면 파장이다. 오후 6시 무렵이면 대부분의 어르신들이 집으로 가거나, 주변 공간으로 삼삼오오 사라진다. 화려한 복장의 어르신들을 만날 수 있는 것도 이 무렵이다. 향촌동 골목은 좁고 구불구불하다. 그 좁은 골목을 따라 하꼬방(단칸 가건물) 같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적산가옥도 많다. 보통 적산가옥 하면 목조 주택을 연상하기 마련이지만, 향촌동 일대 옛 살롱들의 대부분은 시멘트로 지은 건물이다. 숱한 기억들을 갈무리하고 있는 옛 건물들을 엿보며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가장 널리 알려진 곳은 시인 구상이 즐겨 묵었다는 화월여관(현 판코리아 성인텍), 지독히 가난했던 화가 이중섭이 생애 마지막 예술혼을 불살랐던 백록다방(현 갤러리모텔), 음악감상실 르네상스(현 판코리아 식당) 등이다. 이 건물들에 얽힌 이야기가 재밌다.피란 시절 향촌동을 넉넉하게 만든 이는 구상 시인이다. 주머니가 솜털처럼 가벼웠던 예술인들은 무시로 외상술을 마셔댔고, ‘향촌동 귀공자’ 구상 시인은 이들의 밀린 외상값을 지갑을 털어 내줬다. 이중섭이 1955년 담뱃갑 은박지에 그림을 그렸다던 백록다방은 경북여고 동기인 두 인텔리 여성이 마담이었다. 둘의 빼어난 미모와 지성미는 숱한 예술인들을 불러모았다고 한다. ‘음악은 르네상스에서, 차와 대화는 백록에서’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나. 이중섭이 캔버스 삼아 그렸던 은박지는 미국산 ‘럭키 스트라이크’ 담배에서 나온 것이다. 당시 이중섭을 흠모하던 시인 김광림이 구해 줬다고 한다. 물론 이중섭은 이때 번 그림값을 술값으로 탕진해 버렸다. 그가 전시회를 열었다는 미 공보원 건물은 아쉽게 사라졌다. 르네상스는 클래식 음악감상실이었다. 박용찬이란 호남의 갑부 아들이 1951년 1·4 후퇴 때 레코드 한 트럭분을 싣고 내려와 문을 열었다고 한다. 화가 김환기, 건축가 김중업, 배우 최은희와 감독 신상옥 등이 즐겨 찾았다. ‘북성로 허브’가 세 든 건물은 해방 공간의 세도가 이기붕의 신혼집이 있었던 건물이다. 고딕풍으로 멋을 낸 외관이 인상적이다. 아울러 이중섭과 소설가 최태응이 묵었던 경복여관(현 의류 가게), 이육사의 시 ‘청포도’에서 이름을 딴 청포도 다방(현 갤러리모텔 주차장), 음악다방 백조(현 아파트 공사장) 등도 안내판으로만 남은 공간들이다.대구에 가 볼 만한 일몰 전망대가 생겼다. 앞산 중턱에 있는 ‘해넘이 전망대’다. 앞산 일대의 소박한 집들과 도심의 거대한 마천루들이 붉게 물드는 장면이 제법 곱다. 입장료를 내고 올라야 하는 앞산 전망대의 해넘이가 압도적일 만큼 화려하다면 ‘해넘이 전망대’의 일몰 풍경은 어딘가 나른하면서도 애잔한 느낌을 준다. 해넘이 전망대 아래는 빨래터 공원이다. 이 일대 주민들의 옛 빨래터를 공원으로 꾸몄다. 빨래터 앞엔 두 그루의 수양벚나무가 있다. 지금은 잎이 졌지만 수양벚꽃이 흐드러지던 봄엔 아마 전국에서 가장 화사하고 요염한 빨래터였을 게 틀림없다. 세상 어느 남정네가 벚꽃 아래에서 빨랫방망이를 내리치는 여인네를 보며 가슴이 두방망이질 치지 않았으랴. 빨래터에서 두어 블록쯤 아래에 봉준호 영화감독의 어린 시절 집이 있다. 지난 국회의원 선거 때 ‘봉준호 생가 복원’ 운운하는 선거 구호가 등장해 여론의 질타를 받는 해프닝이 일었던 곳이다. 해넘이 전망대에서 굽어보면 이런저런 일들이 그저 봄날의 꿈에 불과하다는 걸 느끼게 된다. 글 사진 대구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ESG 경영’ 최태원 수소시장 첫발… 2025년 친환경수소 28만t 생산

    ‘ESG 경영’ 최태원 수소시장 첫발… 2025년 친환경수소 28만t 생산

    SK그룹이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급성장하는 수소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최태원 회장이 강조해 온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본격적으로 구체화되는 것이다. SK그룹 지주사인 SK㈜는 SK이노베이션과 SK E&S 등 관계사의 전문 인력 20여명으로 구성된 ‘수소 사업 추진단’을 신설했다고 1일 밝혔다. 2025년까지 총 28만t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추는 한편 국내 수소 생태계 구축 및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해 2025년까지 약 30조원의 순자산 가치를 창출한다는 목표다. SK㈜는 자회사인 SK E&S를 중심으로 2023년부터 연 3만t 규모의 액화 수소 생산설비를 건설해 수도권 지역에 액화수소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인천석유화학으로부터 ‘부생수소’를 공급받을 예정이다. 또 SK E&S를 통해 블루수소 대량 생산 체제도 가동한다. 블루수소는 수소에서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친환경 수소다. 연간 300만t 이상의 액화천연가스(LNG)를 직수입하는 SK E&S가 대량 확보한 천연가스를 활용해 2025년부터 25만t 규모의 블루수소 생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아울러 SK㈜는 장기적으로 태양광·풍력 등 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 사업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는 ‘친환경 수소 공급 체계’를 완성한다는 전략이다. 수소의 생산과 유통, 공급에 이르는 ‘수소 밸류체인(가치사슬)’도 통합 운영한다. SK에너지 주유소와 휴게소 등을 그린 에너지 서비스 허브로 활용할 계획이다. SK의 수소 시장 진출은 전기차와 비교해 성장이 더딘 수소차 보급을 확장하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SK㈜ 관계자는 “그룹 차원의 수소 사업 추진 결정은 SK㈜의 투자 포트폴리오가 친환경으로 본격 전환한다는 의미”라면서 “그간 축적된 에너지 사업 역량을 친환경 수소 생태계 조성을 위해 결집해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ESG 경영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쉼, 숲, 별, 길, 풀 多있네… 지하철 ‘역’발상

    쉼, 숲, 별, 길, 풀 多있네… 지하철 ‘역’발상

    1974년 8월 15일 1호선 서울역~청량리 구간 7.8㎞ 개통으로 대한민국은 지하철 시대를 열었다. 서울교통공사 산하의 서울 지하철은 9호선까지 개통돼 293개 역사(驛舍)에 총연장 319.3㎞를 운영하는 세계적 규모의 도시철도로 발전했다. 초창기 지하철 역사는 단순히 이동을 위한 공간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다양한 테마를 가진 문화, 편의, 체험 공간으로 변모했다. 가장 흥미로운 역사는 대규모 메트로 팜을 운영하고 있는 상도역이다. 정보통신기술(ICT)과 농업이 결합했다. 외부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고, 무농약 무GMO, 무병충해 등 3무(無)와 더불어 미세먼지에도 안전한 청정채소를 24시간 연중 생산한다. 다양한 종류의 채소는 팜 카페에서 즙, 샐러드, 샌드위치로 판매되고 각종 채소를 현장에서 구매할 수도 있다. 유치원생들을 데리고 자주 이곳을 찾는다는 교사 미셸은 “원생들이 채소를 먹는 현장체험을 한다”면서 “무엇보다 채소에 대한 거부감을 줄일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이런 시설은 상도역을 비롯해 5개 역에 갖춰져 있다.반포역은 디지털 시민안전체험관, 전동차모의운전체험관과 휴게소가 있다. 체험관에서는 지하철 화재 등의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실전 같은 탈출과 대처요령을 VR을 통해 체험할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11월부터는 비대면 온라인 체험으로만 운영하고 있다.청담역에는 미세먼지 프리존이 있다. 역사 내 650m에 달하는 긴 보행 공간에 숨, 뜰, 못, 별 등 4가지 테마로 공간을 꾸몄다. 20여종의 다양한 허브와 공기정화 식물을 키우고 있어 마치 숲속을 거니는 느낌을 받는다. 급한 업무를 처리하면서 동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워크&힐링존은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 있다. 전원장치를 갖춘 워킹테이블이 마련돼 있다.한국영화의 산실인 퇴계로에 자리잡은 충무로역에는 ‘충무로 영화의 길’이 있다. 벽면에는 영화배우 캐리커처, 한국영화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포스터 등 전시물들이 즐비하다. 2500여편의 서적과 4900여편의 DVD를 보유한 아카이브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장비 대여, 극장, 편집실, 신진 작가를 위한 전시실 등이 운영된다.공공예술정원, 독립운동사 자료 전시, 스마트 도서관, 전시장, 비대면 물품보관 서비스, 공연장…. 지하철 역사의 변신은 어디까지일까. 종종걸음으로 무심히 지나쳤던 지하철 안을 한번쯤 돌아보자. 문득 멈춰 선 자리에, 익숙한 공간의 다른 모습을 발견하는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다. 글 사진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 송파 문정동, 교육·편의시설 늘려 동남권 최고 상권 노린다

    송파 문정동, 교육·편의시설 늘려 동남권 최고 상권 노린다

    서울 송파구가 문정동 일대를 서울 동남권의 비즈니스 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해 적극 나섰다. 2022년 마무리가 예정된 도시개발사업을 중간 점검하고, 기존에 직장 상권에 치우쳤던 상권의 다각화를 모색하고 교육·편의시설을 확충하는 등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추가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송파구는 지난달 말 문정도시개발사업(조감도)에 대한 자체 중간평가를 하고 발전전략을 수립한 결과 모두 3개 분야의 10개 사업을 발굴했다고 26일 밝혔다. 3개 분야는 신성장동력산업 특화 및 비즈니스 활성화, 동남권 문화예술 허브조성을 통한 복합 상권 강화, 교육체계 개선 및 편의시설 확충이다. 주요 사업으로는 신성장동력산업 발굴·육성 및 핵심앵커시설 기능 강화를 위한 용역 추진과 도시관리계획 변경, 사업구역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전담 지원센터 구성 및 운영, 컬처밸리·탄천 등 지역 자원을 활용한 문화 콘텐츠 확보 등이다. 또 문정동 일대의 브랜드화를 위해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 지정을 추진한다. 창의적인 광고물 설치를 가능하도록 해 이색 명소로 육성하기 위해서다. 동남권 시민청 조성, 컬처밸리 활성화 사업, 송파대로변 문화가로 조성 등 외부 인구 유입과 체류 시간을 늘리는 집객 전략도 적극 추진해 문화·예술 복합상권의 기능을 강화한다. 구는 이번 평가 결과를 서울시 및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에 적극 건의한다는 방침이다. 문정도시개발은 과거 논밭과 비닐하우스가 밀집했던 문정동 350번지 일대에 대규모 업무·상업·문화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SH공사가 시행한다. 2007년에 시작해 현재 미래형업무단지, 법조단지, 컬처밸리 등이 조성됐다. 특히 2015년 이후 기업이 입주하고 기반시설이 개방되면서 빠르게 발전했다. 상주인구 약 4000명, 상시 근로자 약 3만명, 일평균 유동인구 약 15만명에 달하는 등 대규모 인구 유입과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거뒀다는 분석이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그동안 진행한 인프라 구축에서 한발 나아가 다양한 지원 정책이 시행돼야 한다”면서 “관계기관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송파가 서울 동남권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행운’이라는 이름의 식물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행운’이라는 이름의 식물

    6년 전 내 생애 화분 선물을 가장 많이 받았다. 식물세밀화 일을 할 작업실을 열면서 지인들을 초대했을 때, 스무 개 가까운 화분이 들어왔다. 로즈메리·라벤더 같은 작은 허브식물, 선인장 같은 다육식물도 있었지만 대개는 금전수, 행운목, 백량금처럼 개업식과 집들이에 늘 등장하는 식물이었다. 나는 이들을 ‘선물 식물’이라 부른다. 축하의 의미로 가장 많이 선물하고 선물받는 분화류. 그리고 이들은 특별한 공통점을 갖는다. 행운과 재물운을 상징한다는 점이다. 식물을 판매하는 꽃집과 원예상점에서 만난 이 식물들은 다른 식물보다 이름표도 유난히 길다. ‘행운을 가져다주는 행운목’, ‘돈을 벌어다 주는 금전수’와 같이 이름 앞에 사람들을 유혹할 만한 화려한 수식어가 꼭 붙는다. 사람들은 꽃도 없고 잎도 평범한 금전수를 구입하길 망설이다 ‘돈을 벌어다 주는 식물 금전수’라는 의미를 읽으면 쉬이 지나치지 못하게 된다. 식물을 판매하는 원예상점에서 아르바이트하던 시절 나는 이런 일을 자주 겪었다. 지난주 들어간 한 식당에서도 까만 화분의 금전수를 봤다.금전수는 잎의 형태가 동전과 닮았고, 전체적으로 동전이 우르르 떨어지는 형태여서 돈을 많이 벌게 해주는 식물로 알려졌다. 금전수는 자미오쿨카스 자미폴리아라는 종으로, 때로는 돈나무라고도 불린다. 그러나 사실 돈나무(머니트리)라는 이름의 식물은 따로 있다. 백화점이나 카페처럼 인테리어가 아름다운 실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관엽식물인 파키라다. 파키라는 줄기에 잎 다섯 개가 모여 나는데, 중국에선 5라는 숫자가 우주를 구성하는 물과 나무, 불, 흙, 금속을 상징해 길한 숫자로 여긴다. 그렇게 파키라는 머니트리로 불리게 됐다. 행운의 상징물 중 대표적인 식물로서 야외에 네 잎 클로버가 있다면, 실내에는 행운목이 있다. 행운목은 용설난과의 드라세나 프라그란스 종이다. 종소명 프라그란스란 향기가 짙다는 의미로, 이 식물의 꽃 향이 강해 이름 붙었다. 이 식물은 1700년대부터 실내 관엽식물로 이용됐다. 우리나라에서 행운목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 데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가장 유력한 것은 이들 꽃이 워낙 잘 피지 않는데, 귀한 꽃을 피우게 되면 행운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로 행운목이 됐다는 이야기다. 수많은 세 잎 클로버 사이에서 귀한 네 잎 클로버의 존재, 백 년에 한 번 핀다는 대나무 꽃 역시 같은 이유에서 우리가 ‘행운’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 아닐까. 우리나라에서 행운목이 인기를 끌면서 변종인 맛상게아나, 빅토리아 등도 행운목이라는 이름으로 유통되는 게 현실이다. 행운목이 러키 트리라면 해피 트리, 행복나무도 있다. 행복나무는 헤테로파낙스 프라그란스 종으로 중국에서는 부귀수, 재물을 부르는 식물이라고 부른다. 최근엔 행복나무와 형태가 비슷한 녹보수도 행복나무로 유통되는 일이 잦다. 녹보수 역시 중국에서 행운을 가져다주는 식물이긴 하지만 행복나무는 두릅나무과, 녹보수는 능소화과로 전혀 다른 식물이다.상점에서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식물이 바로 백량금이다. 식당 테이블이나 장식장에 많이 보이는 빨간 열매의 식물. 아마도 다들 백량금을 상상할 수 있지 않을까? 추운 겨울에도 빨간 열매를 매달고 있어 영어이름도 크리스마스 베리다. 빨간색이 중국에서 행운을 가져다주는 색으로 통하기에, 백량금 이름에도 ‘금’이 들어간다. 우리나라에서 백량금이 선물 식물로 인기가 많아지면서 천량금이란 이름의 식물도 유통되기 시작했다. 천량금은 백량금과 비슷한 형태의 자금우라는 식물로, 천량금이라는 식물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심지어 백량금은 천량금보다 덜 좋은 식물처럼 여겨지는 바람에 백량금을 만량금이라고 이름 붙이기도 한다. 금전수와 파키라, 행운목과 해피트리, 그리고 백량금과 천량금 모두 우리에게 행운과 재물운을 가져다준다고 믿고 있는 식물이며, 이들은 공통적으로 재배가 까다롭지 않다. 햇빛과 물을 특별히 많이 줘야 하는 것도 아니고 생존력도 좋다. 게다가 파키라와 백량금은 농촌진흥청에서 추천하는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가장 큰 식물들이다. 우리 모두는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 식물들이 정말 행운을 가져다주거나 돈을 벌게 해주지 못할 거란 것을. 그저 화분을 받는 상대에게 행운이 따르길 바라는 마음을 전달하고자 하는 것일 뿐. 그리고 그저 이 식물들이 실내를 아름답고 생기 있게 만들어 오가는 사람들의 기분을 좋게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이들은 충분히 행운을 가져다주는 식물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 “미래형 ICT융합 창업전문가 양성” 단국대 새달 14일까지 신입생 모집

    단국대(총장 김수복)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미래형 ICT융합 창업전문가 양성에 나선다. 단국대는 정보융합기술·창업대학원을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분야 벤처창업가 육성을 위한 융합형 교육·연구 수행기관으로 육성한다. 특히 단국대 죽전캠퍼스는 K밸리(판교-성남-죽전-구성-광교)와 인접해 집약된 창업 교육 능력을 활용해 ICT 글로벌기업 및 해외 연구소와 함께 창의적인 교육·연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대학원 커리큘럼은 창업교육, 엑셀러레이팅(창업보육 및 엔젤투자), 기술창업 분야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신입생 원서 접수는 12월 14일까지이며 2021학년도 벤처창업과 신입생에게는 창업장학금과 국내외 창업연수 등의 지원 혜택이 주어진다. 김 총장은 “미래 ICT융합 창업전문가 양성으로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한 전문가 양성과 미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겠다”며 “대학의 창업 인프라를 기반으로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한국진로창업경영학회 등 도내 기관들과 협업해 경인지역 창업 허브로 발돋움하겠다”고 밝혔다.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희망·행복 주는 기업] CJ ENM 오쇼핑, 방송 타는 유망주… 스타트업 ‘1사 1명품’

    [희망·행복 주는 기업] CJ ENM 오쇼핑, 방송 타는 유망주… 스타트업 ‘1사 1명품’

    CJ ENM 오쇼핑 부문이 스타트업이 개발한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제품을 소비자들이 두루 접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우수한 스타트업 발굴·육성 프로그램인 ‘챌린지 스타트업’을 통해 가려낸 6개 제품을 CJ 오쇼핑의 무료 방송인 ‘1사 1명품’ 프로그램에서 소개한다. 챌린지 스타트업은 국내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오쇼핑 부문의 상생 프로그램이다. 서울창업허브와 손잡고 혁신 기술을 바탕으로 상품화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 첫발을 뗐다. 지난 3월부터 모집 공고를 통해 선정된 6개 기업은 독창적인 기술력을 가진 설립 7년 미만의 스타트업이다. 슬립테크 기업 메텔이 첫 주자로 나섰다. 스마트폰과 연결하면 자는 사람의 코골이를 인공지능(AI)으로 감지해 베개 높이를 자동으로 조절함으로써 편안한 수면 자세를 이끌어 주는 스마트 베개 ‘제레마’가 대표 상품이다. 회사 측은 내년 1월까지 ‘두피 드라이어’, ‘교육용 토킹펜’, ‘석션 전동칫솔’ 등 스타트업 상품을 차례로 방송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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