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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예술단체 겸직·외부활동 규정 위반 179명…대부분 레슨·특강 ·

    국립예술단체 겸직·외부활동 규정 위반 179명…대부분 레슨·특강 ·

    문화체육관광부가 산하 국립예술단체 소속 직원과 단원들의 겸직·외부활동 관련 복무 점검을 한 결과 179명이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 등에 따르면 문체부가 2018년 1월 1일부터 지난해 3월 6일까지 복무를 점검한 결과 국립국악원, 국립발레단, 국립중앙극장,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서울예술단, 국립합창단 등 6개 단체에서 179명이 규정 위반으로 적발됐다. 국립국악원이 69명으로 가장 많았고 국립발레단 52명, 국립중앙극장은 44명이 적발됐다. 이어 코리안심포니 11명, 서울예술단 2명, 국립합창단 1명 등으로 나타났다. 문체부는 지난해 2월 국립발레단 단원들이 자체 자가격리 기간 특강이나 해외여행을 간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되자 17개 단체를 전수조사했다. 이후 179명 가운데 84명을 징계했고 95명에게는 주의 조치했다. 6개 단체는 자진신고자 등 가벼운 사안에 대해선 구두 및 서면으로 주의 조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국악원은 징계 33명과 주의 36명, 국립발레단은 21명에 징계를, 31명에겐 주의 조치를 했다. 정직 처분도 2명 있었다. 적발된 외부 활동에는 학원 특강 및 레슨 등이 가장 많았다. 지난해 문체부 전수조사 이후 단체들은 레슨 등 외부활동 시 허가를 받는 것으로 규정을 보강했다. 단체들은 겸직·외부활동의 허가 범위와 기준, 복무사항 등 규정을 정비하고 세부 지침을 마련하기로 했다. 복무나 기본 소양 등 단원 교육도 하기로 했다. 문체부도 단체들에 정기적인 복무 점검과 조사 후 결과를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개인교습 금지 등 내용을 내부 규정에 명시하도록 지시하면서 불시에 개인 교습 등 현장 점검에 나서겠다는 방침도 전달했다. 김 의원은 “기본 수당 등 처우가 좋지 않아 외부활동을 하는 단원들이 많지만, 국립단체에 소속되지 못한 예술인들의 입장도 고려해야 하는 등 쉬운 문제는 아니다”라면서 “근무시간 내 활동은 엄중히 점검하고 금지해야 하지만 근무시간 외 활동은 점검 강화만이 아니라 예술 분야별·기관별 특성과 현실을 반영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립예술단체에 소속되지 않은 예술인들에 대한 상생 방안을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90년대생 두 국악돌의 新수궁가 “절창 향해 한 발씩 성장할래요”

    90년대생 두 국악돌의 新수궁가 “절창 향해 한 발씩 성장할래요”

    국립창극단 작품에서 다양한 배역으로 활약했던 김준수와 유태평양이 본연의 소리꾼의 모습으로 무대에 오른다. 어린 시절부터 갈고닦은 전통 판소리와 창극으로 쌓은 개성과 매력을 더해 색다른 수궁가의 맛을 선사한다. ●17~18일 국립극장서 신명나는 공연 오는 17~18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열리는 ‘절창’(絶唱)은 국립극장이 37년간 선보인 명창들의 완창 판소리와 달리 젊은 소리꾼들의 뿌리를 만날 수 있는 새로운 무대다. 국립창극단에 ‘퇴근길’, ‘도시락 선물’ 등 팬덤을 키운 ‘국악계 아이돌’ 김준수, 유태평양이 나선다. 7일 국립극장에서 만난 두 소리꾼은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판소리’에 대한 바람을 거듭 밝혔다. “전통 판소리 속 뛰어난 문학작품이 지금 우리 나이 관객들과 거리낌 없이 소통할 수 있는 주제일까”(유태평양), “어떻게 하면 관객들과 거리를 좁힐 수 있을까”(김준수)에서 시작해 어떤 바탕을 어떻게 부를 건지까지 두 사람은 수궁가에 고민과 갈망을 골고루 담았다. ●“관객과 소통하는 판소리 됐으면” 판소리 다섯 바탕 가운데 유일하게 우화적 성격을 띠는 수궁가로 좀더 관객들과 웃으면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마침 두 사람이 미산제 수궁가를 계승한 터라 호흡을 맞추기도 훨씬 좋았다. 다만 1990년대생 소리꾼들은 보다 자신들과 가까운 판소리 수궁가를 노래하고 싶었다. “유교사상 속 ‘군신유의’를 강조하고 별주부를 충신으로 그린 원전이 그렇게 와닿지는 않아요. 대신 별주부와 토끼의 여정이 꼭 우리 청춘들의 이야기 같았어요. 용왕의 간을 구하기 위해 바다를 빠져나가는 과정, 뭍에서 호랑이를 만나고 토끼를 데려오는 과정 어느 하나 쉽지 않죠. 잘살고 있다 별주부에게 사기를 당해 간을 떼먹힐 뻔한 토끼는 또 어떤가요. 말 그대로 고난과 행복의 연속이죠.”(유태평양) ●4시간 ‘수궁가’ 100분에 압축 완창하면 4시간 가까이 되는 원전을 100분에 압축한 수궁가에는 북 장단 외에도 생황, 타악, 거문고, 양금이 선율을 더하고 발림도 훨씬 풍부하다. “보통 판소리 무대에서 발림은 부수적인 움직임 정도로 쓰이지만, 주요 대목마다 움직임을 키워 발림으로 소리를 가꾸고 관객들의 이해를 돕고 싶었어요.”(김준수) 판소리 ‘사천가’, ‘억척가’를 비롯해 여러 연극과 창극, 음악극 등을 맡은 남인우 연출이 ‘서로 너무나 다른 두 소리꾼의 매력’을 한껏 뽑아낸다. ‘고고천변’, ‘범피중류’ 등 주요 눈대목들을 장단에 따라 주거니 받거니 하는 입체창으로 선보이고, 서로 다른 바디를 그대로 살려내 오히려 화음 같은 이색적인 소리도 들을 수 있다. ‘절창’은 아주 뛰어난 소리라는 뜻을 담고 있다. “멀고 먼 소리 길을 걸어가는 소리꾼으로, 진정한 절창을 향해 다가가며 한 발씩 성장해 가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준비하다 보니 제가 제일 좋아하고 잘하고 싶은 게 판소리라는 것을 더 잘 알게 됐어요.”(김준수)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90년대생 ‘국악계 아이돌’ 김준수·유태평양의 색다른 수궁가

    90년대생 ‘국악계 아이돌’ 김준수·유태평양의 색다른 수궁가

    국립창극단 작품에서 다양한 배역으로 활약했던 김준수와 유태평양이 본연의 소리꾼의 모습으로 무대에 오른다. 어린 시절부터 갈고 닦은 전통 판소리와 창극으로 쌓은 개성과 매력을 더해 색다른 수궁가의 맛을 선사한다. 17~18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열리는 ‘절창(絶唱)’은 국립극장이 37년간 선보인 명창들의 완창 판소리와 달리 젊은 소리꾼들의 뿌리를 만날 수 있는 새로운 무대다. 국립창극단에 ‘퇴근길’, ‘도시락 선물’ 등 팬덤을 키운 ‘국악계 아이돌’ 김준수, 유태평양이 나선다. 7일 국립극장에서 만난 두 소리꾼은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판소리’에 대한 바람을 거듭 밝혔다. “전통 판소리 속 뛰어난 문학 작품이 지금 우리 나이 관객들과 거리낌 없이 소통할 수 있는 주제일까”(유태평양), “어떻게 하면 관객들과 거리를 좁힐 수 있을까”(김준수)에서 시작해 어떤 바탕을 어떻게 부를 건지까지 두 사람은 수궁가에 고민과 갈망을 골고루 담았다.판소리 다섯 바탕 가운데 유일하게 우화적 성격을 띠는 수궁가로 좀 더 관객들과 웃으면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마침 두 사람이 미산제 수궁가를 계승한 터라 호흡을 맞추기도 훨씬 좋았다. 다만, 1990년대생 소리꾼들은 보다 자신들과 가까운 판소리 수궁가를 노래하고 싶었다. “유교사상 속 ‘군신유의’를 강조하고 별주부를 충신으로 그린 원전이 그렇게 와 닿지는 않아요. 대신 별주부와 토끼의 여정이 꼭 우리 청춘들의 이야기 같았어요. 용왕의 간을 구하기 위해 바다를 빠져나가는 과정, 뭍에서 호랑이를 만나고 토끼를 데려오는 과정 어느 하나 쉽지 않죠. 잘살고 있다 별주부에게 사기를 당해 간을 떼먹힐 뻔한 토끼는 또 어떤가요. 말 그대로 고난과 행복의 연속이죠. 이들 입장에선 용왕이 얼마나 이기적인 사람이에요?”(유태평양)완창하면 4시간 가까이 되는 원전을 100분에 압축한 수궁가에는 북 장단 외에도 생황, 타악, 거문고, 양금이 선율을 더하고 발림도 훨씬 풍부하다. “보통 판소리 무대에서 발림은 부수적인 움직임 정도로 쓰이지만, 주요 대목마다 움직임을 키워 발림으로 소리를 가꾸고 관객들의 이해를 돕고 싶었어요.”(김준수) 판소리 ‘사천가‘, ‘억척가’를 비롯해 여러 연극과 창극, 음악극 등을 맡은 남인우 연출이 ‘서로 너무나 다른 두 소리꾼의 매력’을 한껏 뽑아낸다. 무대도 병풍을 배경으로 한 완창 무대와 달리 감각적으로 꾸민다. ‘고고천변’, ‘범피중류’ 등 주요 눈대목들을 장단에 따라 주거니 받거니 하는 입체창으로 선보이고, 서로 다른 바디를 그대로 살려내 오히려 화음 같은 이색적인 소리도 들을 수 있다. 어려운 단어들은 지금 많은 사람들이 쓰는 표현으로 다듬고, 전개상 필요한 부분을 두 소리꾼이 직접 작창하기도 했다. 공연 제목인 ‘절창’은 아주 뛰어난 소리라는 뜻을 담고 있다. 두 젊은 소리꾼의 ‘뛰어난 소리’는 앞으로도 오래 이어진다. “멀고 먼 소리 길을 걸어가는 소리꾼으로, 진정한 절창을 향해 다가가며 한 발씩 성장해 가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준비하다 보니 제가 제일 좋아하고 잘하고 싶은 게 판소리라는 것을 더 잘 알게 됐어요.”(김준수)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 작품 여든까지” 18년 전 약속대로 … 연극 외길 끝자락 동갑 ‘모드’와 동행

    “이 작품 여든까지” 18년 전 약속대로 … 연극 외길 끝자락 동갑 ‘모드’와 동행

    “내가 머리가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닌데, 그때 어떻게 이런 약속을 할 수 있었나 몰라. 참 잘한 것 같아요.” 우리 나이로 올해 여든, 기념으로 머리도 아주 짧게 잘랐다고 할 만큼 배우 박정자에게 ‘80’이란 숫자는 남달랐다. 2003년 연극 ‘19 그리고 80’에 처음 출연할 때 “여든 살까지 매년 이 작품을 공연하고 싶다”고 했던 바람을 지킬 수 있는 나이여서다. 다음달 1일 서울 강남구 KT&G 상상마당에서 개막하는 연극 ‘해롤드와 모드(19 그리고 80)’에서 박정자는 극 중 모드와 같은 나이로, 마지막 모드를 연기한다. 서울 중구의 한 문화공간에서 만난 박정자는 자신과 관객을 위한 약속을 지켜 내고야 만 소감을 밝히며 뿌듯한 듯 연방 미소를 지었다. “연극은 제일 미련하고 우직한, 별 재주 없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고 운을 뗀 것처럼 그는 ‘80세 모드’를 향해 차곡차곡 시간을 쌓았다. 매년 모드로 살고 싶다는 바람은 이뤄지지 못했지만, 지금까지 다섯 번의 연극(2003, 2004, 2006, 2012, 2015)과 한 번의 뮤지컬(2008)로 꾸준히 관객들과 만났다. 매번 연출과 상대 배우들이 달라졌지만 모드 역의 박정자만은 그대로였다. “그때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참 좋은 작품이고 관객들도 많이 좋아해 주셔서 ‘극 중 나이가 될 때까지는 만나야겠다’ 마음에 두고 있던 걸 지킨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약속을 향해 나아갈 만큼 모드라는 인물이 마음에 들었다. 죽지 못해 안달인 19세 소년 해롤드와 만나 사랑을 노래하는 80세 할머니 모드를 ‘롤모델’이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무공해처럼 순수하고 지혜가 넘치며 유머까지 있는, 아주 건강하고 귀여운 할머니”라면서 “이런 역할을 계속할 수 있다는 건 대단한 행운”이라고 했다. 게다가 그도 작품 속 모드와 많이 닮았다. “처음 만났을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건 없다”고 말할 수 있는 것도 그런 이유로 보였다. “딱히 애쓰지 않았어요. 운동도 안 하고 무척 게을러요. 물론 내가 게으르다고 하면 윤석화가 그래. ‘선생님이 어떻게 게을러?’라고.” 다만 1962년 연극 ‘페드라’로 데뷔한 이후 단 한 해도 쉬지 않고 무대에 섰다는 것이 애쓰며 살아온 지난 시간을 설명한다. “이 바쁜 세상을 막 바쁘게 살거나 호흡에 맞춰서 허덕이진 않는 편인 것 같아요. 한마디로 심플하죠. 그래야 어떤 작품이든지 들어올 여지가 있다고 생각해. 내가 너무 시달리거나 세상 사는 것에 분주하고 그러면 어떤 작품이나 배역이 나한테 들어오기가 쉽지 않다고 생각해요.” 박정자는 그가 말한 연극처럼 ‘우직하고 묵묵히’ 연기하며 살아왔다. 여든이 되어서도 여전히 ‘실수하지 않게 해 달라’ 기도하고 떨리는 마음으로 오를 만큼 무대는 그의 모든 것이다.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선택은 남편도, 자식도 아닌 배우를 한 것”이라면서 “부모님이 지어 준 이름을 연극을 통해 세상에 드러냈고, 이렇게 평범한 얼굴과 이름으로 여기까지 온 것은 오로지 배우였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힘주어 말했다.이름이 평범하다고 얘기하다 “어휴, 박정자가 뭐야” 하고 웃던 그가 덧붙였다. “그래도 내 이름 속 ‘바를 정(正)’ 자를 정말 좋아하고 그 글자를 붙들고 어긋남 없이 살려고 했어요. 물론 실수도 하고 실망도 주고 그랬겠지만, 하여튼 붙들고 살아야 할 기둥은 있어야 하니까.”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박정자 “연극은 제일 미련하고 우직한 사람이 하는 것”

    박정자 “연극은 제일 미련하고 우직한 사람이 하는 것”

    “내가 머리가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닌데, 그때 어떻게 이런 약속을 할 수 있었나 몰라. 참 잘한 것 같아요.” 우리 나이로 올해 여든, 기념으로 머리도 아주 짧게 잘랐다고 할 만큼 배우 박정자에게 ‘80’이란 숫자는 남달랐다. 2003년 연극 ‘19 그리고 80’에 처음 출연할 때 “여든 살까지 매년 이 작품을 공연하고 싶다”고 했던 바람을 지킬 수 있는 나이여서다. 다음달 1일 서울 강남구 KT&G 상상마당에서 개막하는 연극 ‘해롤드와 모드(19 그리고 80)’에서 박정자는 극 중 모드와 같은 나이로, 마지막 모드를 연기한다. 서울 중구의 한 문화공간에서 만난 박정자는 자신과 관객을 위한 약속을 지켜 내고야 만 소감을 밝히며 뿌듯한 듯 연방 미소를 지었다. “연극은 제일 미련하고 우직한, 별 재주 없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고 운을 뗀 것처럼 그는 ‘80세 모드’를 향해 차곡차곡 시간을 쌓았다.매년 모드로 살고 싶다는 바람은 이뤄지지 못했지만, 지금까지 다섯 번의 연극(2003, 2004, 2006, 2012, 2015)과 한 번의 뮤지컬(2008)로 꾸준히 관객들과 만났다. 매번 연출과 상대 배우들이 달라졌지만 모드 역의 박정자만은 그대로였다. “그때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참 좋은 작품이고 관객들도 많이 좋아해 주셔서 ‘극 중 나이가 될 때까지는 만나야겠다’ 마음에 두고 있던 걸 지킨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약속을 향해 나아갈 만큼 모드라는 인물이 마음에 들었다. 죽지 못해 안달인 19세 소년 해롤드와 만나 사랑을 노래하는 80세 할머니 모드를 ‘롤모델’이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무공해처럼 순수하고 지혜가 넘치며 유머까지 있는, 아주 건강하고 귀여운 할머니”라면서 “이런 역할을 계속할 수 있다는 건 대단한 행운”이라고 했다.게다가 그도 작품 속 모드와 많이 닮았다. “처음 만났을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건 없다”고 말할 수 있는 것도 그런 이유로 보였다. “딱히 애쓰지 않았어요. 운동도 안 하고 무척 게을러요. 물론 내가 게으르다고 하면 윤석화가 그래. ‘선생님이 어떻게 게을러?’라고.” 다만 1962년 연극 ‘페드라’로 데뷔한 이후 단 한 해도 쉬지 않고 무대에 섰다는 것이 애쓰며 살아온 지난 시간을 설명한다. “이 바쁜 세상을 막 바쁘게 살거나 호흡에 맞춰서 허덕이진 않는 편인 것 같아요. 한마디로 심플하죠. 그래야 어떤 작품이든지 들어올 여지가 있다고 생각해. 내가 너무 시달리거나 세상 사는 것에 분주하고 그러면 어떤 작품이나 배역이 나한테 들어오기가 쉽지 않다고 생각해요.”박정자는 그가 말한 연극처럼 ‘우직하고 묵묵히’ 연기하며 살아왔다. 여든이 되어서도 여전히 ‘실수하지 않게 해 달라’ 기도하고 떨리는 마음으로 오를 만큼 무대는 그의 모든 것이다.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선택은 남편도, 자식도 아닌 배우를 한 것”이라면서 “부모님이 지어 준 이름을 연극을 통해 세상에 드러냈고, 이렇게 평범한 얼굴과 이름으로 여기까지 온 것은 오로지 배우였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름이 평범하다고 얘기하다 “어휴, 박정자가 뭐야” 하고 웃던 그가 덧붙였다. “그래도 내 이름 속 ‘바를 정(正)’ 자를 정말 좋아하고 그 글자를 붙들고 어긋남 없이 살려고 했어요. 물론 실수도 하고 실망도 주고 그랬겠지만, 하여튼 붙들고 살아야 할 기둥은 있어야 하니까.”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유니버설발레단-예술의전당, 6월 4~6일 ‘돈키호테’ 공연

    유니버설발레단-예술의전당, 6월 4~6일 ‘돈키호테’ 공연

    유니버설발레단이 희극발레 ‘돈키호테’로 올해 첫 무대를 연다. 유니버설발레단은 예술의전당과 공동기획으로 6월 4일부터 6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돈키호테’를 공연한다고 6일 밝혔다. 발레 ‘돈키호테’는 스페인 작가 세르반테스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루드비히 밍쿠스의 음악과 마리우스 프티파의 안무로 만들어졌다. 1869년 러시아 볼쇼이극장에서 초연하며 성공을 거둔 뒤 15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사랑받고 있는 인기 작품이다. 발레로 그려지는 돈키호테는 달리 매력 넘치는 아름다운 여인 키트리와 가난하지만 재치있는 이발사 바질의 유쾌한 사랑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졌다. 돈키호테는 시종 산초와 함께 키트리와 바질의 사랑을 돕는 조력자이자 신스틸러로 등장한다. 여기에 지중해의 낭만과 스페인의 정취가 녹아있는 무대와 의상, 코믹한 발레마임으로 표현되는 등장인물들의 좌충우돌 해프닝, 고난도 발레 테크닉과 화려한 춤들이 이어져 고전발레의 정수로도 꼽힌다. 유니버설발레단을 비롯해 전세계 발레단이 선보이는 ‘돈키호테’는 마리우스 프티파 안무에 뿌리를 둔 알렉산드르 고르스키 버전 안무를 바탕을 한다. 고르스키는 스승의 원작에 2막 ‘둘시네아가 된 키트리의 바리에이션’과 3막 ‘부채를 든 키트리의 바리에이션’ 등을 넣어 이전 버전을 더 짜임새 있게 만들었다. 유니버설발레단은 1997년 당시 예술감독이자 23년간 러시아 키로프발레단(현 마린스키발레단) 전성기를 이끈 올레그 비노그라도프의 개정 안무로 국내 첫 선을 보였고, 그 해 무용평론가들이 뽑은 최고의 무용작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번 공연은 2017년 이후 4년 만으로 고전발레에 스페인 춤이 어우러진 화려한 무대를 만날 수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죽음에서 찾아낸 삶, 피아노 시인의 위로

    죽음에서 찾아낸 삶, 피아노 시인의 위로

    피아니스트 윤홍천에게는 ‘피아노의 시인’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뛰어난 테크닉은 물론이고 무엇보다 섬세한 감성이 돋보인다는 이유에서다. 읊조리듯 이어 가는 서정적인 선율은 뜨겁고 깊다. 그가 오는 16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2년 만에 리사이틀을 열고 국내 팬들과 삶의 희망을 노래한다. ●모차르트·슈베르트 선율로 ‘생의 찬가’ ‘생의 찬가’(A Psalm of Life)를 제목으로 한 무대에선 죽음에 관한 음악이 이어진다. 친구를 잃은 슬픔을 담아 죽음에 대한 상념을 읽을 수 있는 모차르트 론도 a단조, 죽음 이후의 모습을 그려 낸 리스트의 ‘단테를 읽고’, 슈베르트가 죽기 직전 쓴 피아노 소나타 21번이 차례로 펼쳐진다. 최근 전화로 만난 윤홍천은 “세 작품 모두 슬프지만 죽음을 직면했을 때 삶의 의지가 커지듯 슬픔에서 해탈한 희망의 메시지를 주는 거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세 곡 사이에는 라벨의 ‘거울’도 들어간다. 라벨이 그랬듯 지난해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한 시간들을 연주로 풀어낸다. “지난해 3월 마지막 공연을 하고 50여 차례 공연이 취소됐다”던 그는 “독일에서 지난해 11월 두 번째 봉쇄령이 내렸을 때는 몇 주 동안 아예 피아노를 치지 않았다”고 했다. 늘 당연하게 피아노와 함께하는 거라 생각했지만 막상 무대라는 목표가 사라지니 기대와 설렘이 얼마나 큰 동력이었는지 깨달았다는 것이다. 아쉬움을 풀듯 지난달 7일 귀국한 윤홍천은 국내 관객들과 만나느라 매우 바쁜 시간을 보냈다. 통영국제음악제에서 개막작 무용극 ‘디어 루나’로 아름다운 달빛 선율을 만들어 냈고, 김태형·김다솔·박종해와 마라톤 피아노 콘서트를 갖고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B플랫장조를 선보였다. 지난달 30일 대구콘서트하우스 리사이틀을 가졌고, 6일 교향악축제에서 인천시립교향악단과 슈만 피아노 협주곡 협연도 한다. ●작년 50차례 취소… 공연 소중함 느껴 국내 유일의 소니뮤직 아티스트인 윤홍천은 지난해부터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을 앨범에 담기 시작했다. 국내 연주자 중엔 드문 작업이다. “수많은 작품을 왜 미완성으로 남겼는지 궁금해서 시작한 일”이라고 했다. “외롭고 고독한 삶을 산 슈베르트는 작품에 ‘겨울나그네’, ‘방랑자’ 등의 단어를 많이 썼는데 외롭지만 희망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그 안에서 행복을 찾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며 “결국 내가 찾을 수 있는 행복과 기쁨은 오로지 내 안에만 있는 것 아닐까 싶다”는 깨달음도 더했다. 자신에게 붙은 ‘시인’이란 꾸밈을 그는 마음에 들어 했다. “감성적이고 내면적인 심플한 작품들을 잘 표현해 제대로 맛을 살려 내는 게 더 재미있고 계속 궁금증이 생긴다”면서 “많은 사람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스스로의 음악을 이야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죽음으로 삶을 위로하는 무대… ‘피아노의 시인’ 윤홍천 리사이틀

    죽음으로 삶을 위로하는 무대… ‘피아노의 시인’ 윤홍천 리사이틀

    피아니스트 윤홍천에게는 ‘피아노의 시인’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뛰어난 테크닉은 물론이고 무엇보다 섬세한 감성이 돋보인다는 이유에서다. 읊조리듯 이어 가는 서정적인 선율은 뜨겁고 깊다. 그가 오는 16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2년 만에 리사이틀을 열고 국내 팬들과 삶의 희망을 노래한다. ‘생의 찬가‘(A Psalm of Life)를 제목으로 한 무대에선 죽음에 관한 음악이 이어진다. 친구를 잃은 슬픔을 담아 죽음에 대한 상념을 읽을 수 있는 모차르트 론도 a단조, 죽음 이후의 모습을 그려 낸 리스트의 ‘단테를 읽고’, 슈베르트가 죽기 직전 쓴 피아노 소나타 21번이 차례로 펼쳐진다. 최근 전화로 만난 윤홍천은 “세 작품 모두 슬프지만 죽음을 직면했을 때 삶의 의지가 커지듯 슬픔에서 해탈한 희망의 메시지를 주는 거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세 곡 사이에는 라벨의 ‘거울’도 들어간다. 라벨이 그랬듯 지난해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한 시간들을 연주로 풀어낸다. “지난해 3월 마지막 공연을 하고 50여 차례 공연이 취소됐다”던 그는 “독일에서 지난해 11월 두 번째 봉쇄령이 내렸을 때는 몇 주 동안 아예 피아노를 치지 않았다”고 했다. 늘 당연하게 피아노와 함께하는 거라 생각했지만 막상 무대라는 목표가 사라지니 기대와 설렘이 얼마나 큰 동력이었는지 깨달았다는 것이다.아쉬움을 풀듯 지난달 7일 귀국한 윤홍천은 국내 관객들과 만나느라 매우 바쁜 시간을 보냈다. 통영국제음악제에서 개막작 무용극 ‘디어 루나’로 아름다운 달빛 선율을 만들어 냈고, 김태형·김다솔·박종해와 마라톤 피아노 콘서트를 갖고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B플랫장조를 선보였다. 지난달 30일 대구콘서트하우스 리사이틀을 가졌고, 6일 교향악축제에서 인천시립교향악단과 슈만 피아노 협주곡 협연도 한다. 국내 유일의 소니뮤직 아티스트인 윤홍천은 지난해부터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을 앨범에 담기 시작했다. 국내 연주자 중엔 드문 작업이다. “베토벤보다 슈베르트 감성이 제게 더 어울리는 것 같고 무엇보다 수많은 작품을 왜 미완성으로 남겼는지 궁금해서 시작한 일”이라고 했다. “외롭고 고독한 삶을 산 슈베르트는 작품에 ‘겨울나그네’, ‘방랑자’ 등의 단어를 많이 썼는데 외롭지만 희망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그 안에서 행복을 찾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며 “결국 내가 찾을 수 있는 행복과 기쁨은 오로지 내 안에만 있는 것 아닐까 싶다”는 깨달음도 더했다. 자신에게 붙은 ‘시인’이란 꾸밈을 그는 마음에 들어 했다. “감성적이고 내면적인 심플한 작품들을 잘 표현해 제대로 맛을 살려 내는 게 더 재미있고 계속 궁금증이 생긴다”면서 “많은 사람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스스로의 음악을 이야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허백윤의 아니리] 관객이 없는 무대일지라도

    [허백윤의 아니리] 관객이 없는 무대일지라도

    말끔하게 슈트와 드레스를 차려입은 연주자들이 저벅저벅 무대로 걸어와 객석에 인사한다. 박수 소리가 들리지 않는 고요함 속에 잠시 고개를 숙였던 연주자들은 저마다 자리를 잡고 음악을 만들어 낸다. 한껏 심취한 표정으로 풍성한 무대를 꾸미는 건 여느 무대와 다르지 않다. 음악이 멈춘 뒤 다시 꾸벅 몸을 숙여 인사한 객석에는 아무도 없었다.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무관중 온라인 공연 ‘뮤직 킵스 고잉’(Music keeps going) 무대에 연주자들이 잇따라 오르고 있다. 코로나19로 공연이 거듭 취소되며 비게 된 공연장을 활용하고 연주자들에게도 무대를 찾아주자는 취지로 임시방편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 시작된 지 어느새 1년 가까이 됐다.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서너 달 동안 몇 팀이라도 올리기로 했던 게 지난해 5월 18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49차례 공연으로 이어졌다. 7월 26일까지 15차례 연주가 더 잡혀 있다. 피아니스트 조재혁과 첼리스트 송영훈, 바이올리니스트 한수진이 꾸린 ‘스페셜 트리오’를 첫 순서로 성악가들의 독창회나 피아노ㆍ바이올린ㆍ첼로ㆍ타악기ㆍ오르간 등 다양한 악기의 독주, 듀오 및 앙상블의 실내악, 25현 가야금 콘서트 등 다양한 무대가 열렸다. 아벨 콰르텟,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과 피아니스트 이진상 등도 호흡을 맞췄다. 발달장애를 딛고 서울예고, 서울대 음대에서 공부한 피아니스트 배성연도 지난해 9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3번 ‘열정’과 17번 ‘폭풍’ 등을 선보였다. 첫 공모에 5팀, 두 번째에 2팀, 세 번째 5팀이 선정됐다가 지난해 9월 네 번째 공모에서 21팀, 12월 다섯 번째 공모에서 17팀이 선정될 만큼 인기가 많아졌다. 공연장 쪽에서도 예상하지 못한 호응에 공연 회차가 거듭 늘어났고, 공연계가 활발해진 최근에도 여섯 번째 공모로 14팀이 공연 기회를 얻었다. 객석이 텅 빈 무대에 오르기 위해 연주자들은 전체 대관료의 30%인 324만원을 낸다. 공연장 측 홍보 및 인력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연주 영상을 제공받는다. 처음엔 연주자들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무리 좋은 무대여도 관객 없이 어떤 의미가 있겠냐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어떻게든 음악을 이어 가야 한다는 뜻이 관객들과 만나는 새로운 방법에 도전하게 했고, 텅 빈 공연장 속 외로움을 다른 에너지와 감동이 채웠다. 지난해 5월 26일 ‘앙상블태리’로 참여한 소프라노 김남영은 “객석이 없다는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그때는 이 무대에 서야 했다”고 기억했다. 공연이 줄줄이 취소돼 앞이 캄캄할 때 노래할 무대가 있다는 감격이 무엇보다 컸다. 지난 2월 26일 독주회를 가진 피아니스트 정소영은 ‘사랑’을 주제로 리스트와 바그너, 슈만 등 낭만주의 작곡가들의 음악을 풀어냈다. 관객들과 마주할 땐 선뜻 하지 못했던 학구적 열의와 대중성을 모두 담은 레퍼토리다. “연주자로서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어 좋았고, 이후에 누군가가 내 음악을 찾아보며 감동을 받는다는 것도 알게 됐다”면서 “같은 시간과 공간에서 이뤄지지 않을 뿐 음악으로 소통하는 건 같다는 걸 느꼈다”고 그는 말했다. 지난해 12월 22일 독주회에 이어 지난달 22일 리브라 콰르텟과 함께하며 두 차례 ‘뮤직 킵스 고잉’에 참여한 바이올리니스트 전재성은 “그간 바쁜 스케줄로 가진 것을 소비만 했던 나에게 채움의 시간이 차분하게 허락된 기회이기도 했다”면서 “연주에 대한 의지와 성취감, 청중들과의 교감을 더 소중하게 다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비대면 시대에 맞춰 관객들에게 더 편하게 다가가기 위해 공부하고 여러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도 연주자의 몫”이라고도 덧붙였다. 지난달 20일 롯데콘서트홀에서 ‘토요 신진 아티스트 시리즈’로 오랜만에 관객들과 만난 김남영은 “노래하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된 뒤라 더욱 행복했다”며 “마스크를 끼고 환호를 보내지 못하는 관객들과 나눈 에너지가 그 어느 때보다 컸고 살아있음을 느꼈다”고 했다. 언제, 어디서든 음악을 나누고 싶은 바람, 함께할 날을 기다리는 간절함을 담아 연주자들은 빈 객석이 놓인 무대에 오르고 있다.
  • “싹 버렸던 토슈즈, 다시 신게 될 줄 몰랐네요”

    “싹 버렸던 토슈즈, 다시 신게 될 줄 몰랐네요”

    “이걸 또 신게 될 줄 몰랐어요. 처음엔 아프고 힘들더니 역시 몸이 기억하고 있네요.” 15년간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로 살았던 발레리나 황혜민이 은퇴 후 3년 만에 토슈즈에 발을 넣었다. 2017년 11월 남편인 발레리노 엄재용과 연기한 ‘오네긴’을 끝으로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다”면서 토슈즈를 싹 버렸다. 추억 삼아 한두 켤레 남겨 놓은 것을 다시 신게 될 줄이야. 그는 지난달 개막한 뮤지컬 ‘팬텀’에서 벨라도바 역을 맡아 애틋한 사랑과 절절한 모정을 춤으로 선사한다. 서울 송파구 한 카페에서 공연 전 만난 황혜민은 “토슈즈를 다시 신으면서도 ‘다시 하는 게 맞을까’ 거듭 생각했다”며 그간의 깊은 고민을 털어놨다. 부부가 함께 선 것만 1000회가 넘도록 이미 오랫동안 화려하고 뜨겁게 무대를 누빈 터라 미련 없이 내려올 수 있었다. 30년 만에 머리를 단발로 확 자르고 염색도 했다. 그야말로 “한 2년 반 실컷 놀았다.” 무대를 다시 떠올린 데엔 출산과 육아가 큰 이유가 됐다. 은퇴할 땐 더 늦기 전에 자녀를 갖고 싶은 마음도 컸는데, 출산 후에는 아기를 두고는 무엇도 할 수 없는 엄마가 됐다. “아무 이유 없이 눈물이 흐를 정도로 힘든 시간이 다가왔어요. 그때 주원(발레리나 김주원) 언니가 한참 설득했어요. ‘너는 꼭 다시 해야 한다’고, 같이 공연하자며 힘을 많이 주었죠.” 무대 위 밝고 멋진 엄마가 되고 싶은 마음이 부풀었다. 은퇴를 결심하게 한 존재가, 다시 무대에 서게 할 용기를 준 셈이다. 물론 쉽지는 않았다. 옷방 전신거울에 몸을 비추며 차근차근 몸을 풀다가도 아기가 울면 허겁지겁 가는 시간이 한 달 넘게 이어졌다. “지금도 몸이 예전 같진 않다”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래도 여러 변화는 그에게 좋은 자극이 되고 있다. 토슈즈는 발레를 처음 시작한 때처럼 상처를 내고 멍이 들었지만 곧 상처는 아물고 더욱 단단하게 무대를 딛게 했다. 발레단 생활을 할 때 꾸던 악몽을 다시 꾸기도 했다. 그래도 “오랜만의 그 긴장감이 좋더라”고 말할 수 있는 넉넉한 여유가 생겼다. “20년 이상 규칙적으로 생활했던 나로 돌아가는 시간이 즐거워요. 물론 몸무게는 돌릴 수 없지만 전혀 아쉽지 않죠. 그렇게 삐쩍 말라서 스트레스받지 않고도 춤을 출 수 있으니 지금이 훨씬 좋아요.” 이 다음 무대는 아직 계획이 없다. 다만 그저 마음 닿는 대로 춤을 이어 가고 싶다는 바람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피아니스트 손열음, 4월 7개 도시 리사이틀 갖고 전국투어

    피아니스트 손열음, 4월 7개 도시 리사이틀 갖고 전국투어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지난해 코로나19로 연기됐던 전국투어를 이번달 마무리 짓는다. 2일 크레디아에 따르면 손열음은 오는 15일 대전 예술의전당을 시작으로 16일 천안 예술의전당, 17일 서울 노원문화예술회관, 18일 서울 강동아트센터, 22일 울산 현대예술관, 23일 창원 진해문화센터, 24일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차례로 리사이틀을 갖는다. 지난해 6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슈만을 주제로 연주한 것을 포함해 전국투어를 예정했다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일부 지역 공연이 미뤄졌다. 손열음은 지난해 선보인 슈만 ‘크라이슬레리아나’를 비롯해 멘델스존의 ‘론도 카프리치오소’, 브람스 ‘6개의 피아노 소품’ 등 다채로운 레퍼토리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독일 하노버 국립음대에서 최고연주자 과정을 마친 손열음은 2011년 차이콥스키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준우승과 함께 모차르트 협주곡 최고연주상, 콩쿠르 위촉작품 최고연주상을 휩쓸며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연주활동을 하며 따뜻하고 세련된 음악을 나누고 있는 손열음은 2018년 3월부터 평창대관령음악제 예술감독으로 위촉돼 음악제를 꾸미고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신중현 음악으로 노래하는 자유…뮤지컬 ‘미인’ 3년 만에 돌아온다

    신중현 음악으로 노래하는 자유…뮤지컬 ‘미인’ 3년 만에 돌아온다

    뮤지컬 ‘미인: 아름다운 이곳에‘가 3년 만에 다시 공연된다. 제작사 홍컴퍼니는 오는 9월 서울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1관에서 뮤지컬 ‘미인’ 막을 올린다고 2일 밝혔다. ‘미인’은 한국 대중음악의 거장 신중현의 주요 명곡들로 꾸려진 뮤지컬로 2018년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초연됐다. 3년 만에 돌아오는 ‘미인’은 소극장 창작뮤지컬의 매력을 살리고 억압 속에서도 희망을 노래하는 인물들의 관계와 심리에 집중해 드라마를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2막에서 단막으로 구조를 바꿔 집중도도 높인다. 신중현은 ‘미인’을 비롯해 ‘님아’, ‘봄비’, ‘빗속의 여인’, ‘아름다운 강산’ 등 누구나 귀에 익은 친숙한 명곡을 만든 대중음악계 거장이다. 1960년대 암울한 시대 상황 속에서도 음악의 자유를 노래했던 그의 음악을 가려진 자유와 억압의 시대였던 1930년대 일제강점기 경성의 극장 하륜관으로 옮겨 저항하고 부딪히는 청춘들의 모습을 그린다. 유랑극단을 쫓아다니며 노래하기 좋아하는 굴다리패 막내 강호와 일본 대학에 장학생으로 합격한 인텔리 형 강산, 독립단원으로 활동하는 시인 병연, 강산, 강호 형제들의 친구이자 행동대장 두치 등 희망이 필요했던 시대를 살아간 청춘의 자유와 열정을 기록한다. 김성수 음악감독이 편곡을 맡았다. ‘미인’은 전 배역 오디션을 통해 가능성 있는 신예 배우를 발굴할 예정이다. 5일부터 9일까지 접수가 진행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 김기민, ‘라 바야데르’ 국내공연 결국 무산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 김기민, ‘라 바야데르’ 국내공연 결국 무산

    세계 최정상 발레단인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 수석무용수 김기민의 국내 무대가 결국 무산됐다. 국립발레단은 오는 27일부터 5월 2일까지 여는 ‘라 바야데르’ 공연에서 두 차례 무대에 오를 예정이었던 김기민과 볼쇼이 발레단 수석무용수 올가 스미르노바가 출연하지 못하게 됐다고 31일 밝혔다. 국립발레단 측은 “입국에 따른 2주 자가격리가 불가피하게 되면서 연습기간 등 공연 진행에 차질이 생겨 취소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대 인도를 배경으로 네 남녀를 둘러싼 사랑과 배신, 욕망을 그린 ‘라 바야데르’는 고도의 테크닉과 화려한 군무 등이 돋보이는 대작이다. 2016년 이후 5년 만에 국립발레단이 선보이는 이번 무대에선 김기민과 올가 스미르노바가 초청돼 남녀 주인공 ‘솔로르’와 ‘니키아’로 함께 호흡을 맞추기로 하며 발레 팬들의 기대감이 컸다. 두 사람이 오를 예정이었던 무대에는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신승원과 허서명(4월 29일), 김리회와 박종석(5월 1일)이 서기로 했다. 국립발레단은 “캐스팅 변경에 따른 관객들의 실망을 최소화하도록 더욱 완벽한 무대로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포미니츠의 언어는 갈색… 상상력 자극하려 찾았죠

    포미니츠의 언어는 갈색… 상상력 자극하려 찾았죠

    ‘이곳은 이 극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타의, 혹은 자의에 의해 스스로를 가둔 감옥이자 하나의 거대한 어항이다. 그들은 세상의 규칙과 규율, 개인의 죄책감 속에서도 벽에 부딪힐 때까지 헤엄치고 투쟁하고 좌절하다 다시 살아간다. 바다를 상상하는 물고기들처럼.’●피아니스트와 천재 재소자의 만남 독일의 한 교도소를 배경으로 한 영화 ‘포미니츠’(2006)를 뮤지컬로 재창작한 대본에선 무대를 이렇게 설명한다. 영화에서 스쳐 지나가는 어항에 의미를 담았고, 극 중 재소자들은 물고기로 표현했다. 오는 7일 정동극장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포미니츠’ 무대는 이렇게 또 하나의 감옥이 된다. 재소자들에게 피아노 레슨을 하는 크뤼거와 살인죄로 복역 중인 천재 피아니스트 제니의 연대를 다룬 ‘포미니츠’는 양준모 예술감독, 박소영 연출, 맹성연 작곡가, 강남 작가의 손으로 무대를 꾸몄다. 강 작가는 2019년 한국뮤지컬어워즈 대상 등 8관왕을 차지한 뮤지컬 ‘HOPE(호프): 읽히지 않은 책’으로 데뷔한 뒤 서사 짙은 작품으로 색깔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특히 지난달 개막한 ‘검은 사제들’에 이어 ‘포미니츠’로 특색이 강한 영화를 무대로 옮겼다.●“힘 있는 원작, 그 의미 최대한 살려” 최근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강 작가는 “다른 장르로 재창작할 때는 분명 원작이 좋고 힘이 있다는 뜻”이라면서 “원작의 의미를 최대한 훼손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영화나 드라마가 관객이 보고 듣는 장르라면 무대는 보여 주는 이상을 관객이 상상하는 장르죠. 의자 하나가 버스도, 집도 될 수 있어요. 무대 언어라는 건 결국 관객들을 얼마나 상상하게 만드느냐 아닐까 싶어요.” 관객과 만난 뮤지컬은 아직 두 편이지만, 벌써 강 작가의 무대 언어는 남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 낭송을 하듯 곱씹어 담아 두고 싶을 만큼 은유적인 대사와 노래가 적절히 버무려지고, 어렵거나 복잡하지도 않다. 직설적인 감정과 재치 있는 유머가 객석을 찌르기도 한다. 배우들의 눈빛, 표정, 동작에 담긴 의미도 깨알같이 지문에 적는다. 강 작가는 아무리 좋은 영화여도 “이 인물을 노래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야 글이 써진다고 했다. 영화 속 작은 배역까지 일일이 역할과 캐릭터를 더 많이 부여해 보고, 작품이 주는 색깔과 질감을 차근차근 풀어내는 게 그의 작업 과정이다. ‘포미니츠’는 갈색으로 떠올렸다고 한다. ●“멋진 연기 보니 태교는 저절로” 대학에서 연극 연출을 공부한 강 작가는 연극 스태프로 오래 일했다. “공연장 경험이 있다 보니 좀더 연극적이라고 해 주시는 것 같다”면서 “아직 부족하지만 나만의 색이 있다고 봐 주시니 감사한 일”이라며 쑥스러워했다. 임신 7개월째인 강 작가는 “좋은 노래 듣고 멋진 배우들의 연기를 보니 태교가 절로 된다”고 웃으며 연습실로 향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뮤지컬 ‘포미니츠’ 강남 작가 “관객들 상상할 수 있게 하는 곳이 무대”

    뮤지컬 ‘포미니츠’ 강남 작가 “관객들 상상할 수 있게 하는 곳이 무대”

    ‘이곳은 이 극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타의, 혹은 자의에 의해 스스로를 가둔 감옥이자 하나의 거대한 어항이다. 그들은 세상의 규칙과 규율, 개인의 죄책감 속에서도 벽에 부딪힐 때까지 헤엄치고 투쟁하고 좌절하다 다시 살아간다. 바다를 상상하는 물고기들처럼.’ 독일의 한 교도소를 배경으로 한 영화 ‘포미니츠’(2006)를 뮤지컬로 재창작한 대본에선 무대를 이렇게 설명한다. 영화에서 스쳐 지나가는 어항에 의미를 담았고, 극 중 재소자들은 물고기로 표현했다. 다음달 7일 정동극장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포미니츠’ 무대는 이렇게 또 하나의 감옥이 된다. 재소자들에게 피아노 레슨을 하는 크뤼거와 살인죄로 복역 중인 천재 피아니스트 제니의 연대를 다룬 ‘포미니츠’는 양준모 예술감독, 박소영 연출, 맹성연 작곡가, 강남 작가의 손으로 무대를 꾸몄다.강 작가는 2019년 한국뮤지컬어워즈 대상 등 8관왕을 차지한 뮤지컬 ‘HOPE(호프): 읽히지 않은 책’으로 데뷔한 뒤 서사 짙은 작품으로 색깔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특히 지난달 개막한 ‘검은 사제들’에 이어 ‘포미니츠’로 특색이 강한 영화를 무대로 옮겼다. 최근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강 작가는 “다른 장르로 재창작할 때는 분명 원작이 좋고 힘이 있다는 뜻”이라면서 “원작의 의미를 최대한 훼손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애쓰지 않아도 현장감 넘치는 공연과 무대라는 공간을 한껏 활용하면 뮤지컬의 매력이 충분히 드러난다는 얘기다. “영화나 드라마가 관객이 보고 듣는 장르라면 무대는 보여 주는 이상을 관객이 상상하는 장르죠. 의자 하나가 버스도, 집도 될 수 있어요. 무대 언어라는 건 결국 관객들을 얼마나 상상하게 만드느냐 아닐까 싶어요.”관객과 만난 뮤지컬은 아직 두 편이지만, 벌써 강 작가의 무대 언어는 남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 낭송을 하듯 곱씹어 담아 두고 싶을 만큼 은유적인 대사와 노래가 적절히 버무려지고, 어렵거나 복잡하지도 않다. 직설적인 감정과 재치 있는 유머가 객석을 찌르기도 한다. 배우들의 눈빛, 표정, 동작에 담긴 의미도 깨알같이 지문에 적는다. 강 작가는 아무리 좋은 영화여도 “이 인물을 노래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야 글이 써진다고 했다. 양준모 감독의 ‘포미니츠’ 대본 제의 전화를 받았을 즈음엔 다른 작품들을 준비하느라 시간이 빠듯했지만 영화를 보자마자 “이건 꼭 내가 써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영화 속 작은 배역까지 일일이 역할과 캐릭터를 더 많이 부여해 보고, 작품이 주는 색깔과 질감을 차근차근 풀어내는 게 그의 작업 과정이다. ‘포미니츠’는 갈색으로 떠올렸다고 한다.대본 뿐 아니라 예술감독, 연출, 배우들과의 협업으로 무대를 만들어나가는 것도 강 작가가 꼽은 공연의 묘미다. 악귀를 쫓는 구마의식이 과연 무대 위에선 어떻게 구현될까 궁금증을 불렀던 ‘검은 사제들’을 두고 강 작가는 “오히려 대본에선 악귀가 밋밋하게 쓰였는데 무대를 만드는 과정에서 더욱 독특한 매력을 보여주게 됐다”고 했다. ‘포미니츠’에서 크뤼거에게 피아노 레슨을 받은 제니가 콩쿠르 무대에서 연주하는 4분도 강 작가는 “과연 어떻게 무대에서 그려질지 궁금하다”며 들뜬 표정을 지었다. 그는 대본에 제니가 어떤 마음으로 피아노를 연주하는지 한 바닥 지문으로 썼다. 대학에서 연극 연출을 공부한 강 작가는 연극 스태프로 오래 일했다. 직접 글을 써보기로 하고 뮤지컬 아카데미에 들어간 뒤 발표한 첫 작품이 ‘호프’다. 독특한 어법 때문인지 주변에선 “잘 안 될 작품”이라며 고개를 내저었다는데, 오훈식 알앤디웍스 대표 등과 작업하며 무대를 완성한 첫 해 작품상과 대본상 등을 휩쓸었다. 강 작가는 “공연장 경험이 있다 보니 좀더 연극적이라고 해 주시는 것 같다”면서 “아직 부족하지만 나만의 색이 있다고 봐 주시니 감사한 일”이라며 쑥스러워했다. 임신 7개월째인 강 작가는 “좋은 노래 듣고 멋진 배우들의 연기를 보니 태교가 절로 된다”고 웃으며 연습실로 향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우리말로 아리아 메이드인 코리아 오페라

    우리말로 아리아 메이드인 코리아 오페라

    다음달 서울 예술의전당에서는 오페라 무대가 더욱 다채로운 봄을 꾸민다. 창작 및 번안 오페라를 모두 우리말 가사로 즐길 수 있는 오페라 축제와 다양한 명작 오페라 속 아리아들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콘서트 무대가 관객들을 기다린다. 다음달 6일부터 25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리는 한국소극장오페라축제는 오페라 다섯 편을 무대에 올린다. 오페라 관객층을 넓히고 창작 오페라를 발굴·육성하자는 목표로 1999년부터 시작된 소극장오페라축제는 지금까지 120여개 민간 오페라 단체가 참여해 작품을 선보이며 뛰어난 성악가를 배출한 한국 오페라의 산실로도 꼽힌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열리지 못한 뒤 올해 19번째를 맞은 축제는 처음으로 레퍼토리 시스템을 도입해 같은 무대에서 매일 다른 작품을 만나도록 준비했다. 창작 작품으로는 한국판 ‘세일즈맨의 죽음’으로 가장의 비애를 다룬 블랙코미디 ‘김부장의 죽음’과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한 남자의 비극을 담은 ‘달이 물로 걸어오듯’, 고전 속 캐릭터에서 지금의 여성상을 참신하게 녹여 낸 로맨틱 코미디 ‘춘향 탈옥’ 등이 공연된다. 이와 함께 유쾌한 소재와 기발한 발상으로 코믹 오페라의 진수를 보여 줄 도니체티의 ‘엄마 만세’와 이윤이 최고의 가치가 된 비인간적인 사회를 비판하는 바일의 ‘서푼짜리 오페라’ 등 해외 작품들도 무대에 오른다. 모두 우리말로 가사가 이뤄졌고 공연시간도 인터미션을 포함해 100분 안팎이어서 보다 쉽게 오페라를 감상할 수 있다. 축제 조직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유인택 예술의전당 사장은 “오페라 애호가뿐 아니라 초심자 관객도 소극장 오페라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국립오페라단은 다음달 9~11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콘서트 ‘오페라 여행’을 연다. 벨리니 오페라 ‘청교도’, 베르디의 ‘일 트로바토레’, ‘아틸라’, ‘맥베스’,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 푸치니 ‘마농 레스코’, 마스카니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칠레아 ‘아드리아나 르쿠브뢰르’, 구노 ‘파우스트’, 마스네 ‘베르테르’ 등 다양한 명작 오페라 속 아리아로 무대를 잇는 여정이다. 그동안 한국 무대에서 만나기 어려웠지만 오페라 역사에서 의미 있는 작품들로 주요 아리아를 통해 벨칸토 오페라와 프랑스 및 독일 낭만주의, 이탈리아 사실주의(베리즈모) 등 다채로운 오페라 장르를 엿볼 수 있다. 이번 무대를 위해 370명의 성악가가 동영상 오디션에 참가했고 치열한 경쟁 끝에 47명이 화려한 아리아를 선보인다. 김주현 지휘로 코리아쿱오케스트라가 풍성한 음악을 채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현빈·손예진 주연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뮤지컬로 재탄생

    현빈·손예진 주연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뮤지컬로 재탄생

    현빈, 손예진 주연의 인기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 뮤지컬로 만들어진다. 제작사 팝뮤직과 T2N미디어는 지난해 종영한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을 뮤지컬로 꾸며 2022년 개막할 예정이라고 29일 밝혔다. 팝뮤직과 T2N미디어는 드라마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과 글로벌 판권 계약을 마쳤고 제작에 참여할 스태프와 배역 캐스팅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2022년 중반 서울에서 처음 막을 올린 뒤 장소를 옮겨 공연을 이어갈 계획이다. ‘사랑의 불시착’은 돌풍과 함께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북한에 불시착한 재벌 상속녀 윤세리(손예진 분)과 그녀를 숨기고 지키다 사랑하게 되는 특급 장교 리정혁(현빈 분)의 극비 러브스토리를 드린 드라마로 지난해 2월 16일 최종회 평균 시청률 21.7%, 최고 시청률 24.1%로 tvN 드라마 역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팝뮤직의 김진석 대표는 “좋은 작품으로 만들어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특히 원천 IP(지적재산)가 가진 인지도가 워낙 큰 작품이라 이미 많은 배우들과 해외 제작사들에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귀 불편한 이가 귀 불편한 이에게… 참 귀한 음악회

    참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다음달 17일 경기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바이올리니스트 한수진과 함께 ‘청각장애인 수술기금 마련 음악회’를 연다. 청각장애를 갖고 태어난 유아 한 명과 후천적으로 청력을 잃은 성인 한 명에게 소리를 되찾아주기 위한 무대로, 인공달팽이관 수술과 언어 재활 치료비 등을 위한 약 1300만원이 목표 수익이다. 이날 공연에는 비에니아프스키 국제콩쿠르(2001)에서 한국인 최초, 역대 최연소 2위를 입상한 바이올리니스트 한수진이 참 필하모닉(임형섭 지휘)과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협연한다. 태어날 때부터 왼쪽 귀가 들리지 않았지만 음악으로 이겨 낸 한수진이 자신의 ‘인생곡’으로 꼽은 작품이다. 참 필하모닉 정기연주회는 연주자들이 출연료를 받지 않고 티켓 판매 금액을 전액 기부하는 자선연주회로 진행된다. 첫 정기연주회는 저소득층 시각장애인의 개안수술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열어 1500만원을 전달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워킹맘 검사 3인방의 고단한 출근길

    워킹맘 검사 3인방의 고단한 출근길

    안정적인 공무원을 꿈꿨다가, 왕따를 당했던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 거짓말을 하지 않아도 되는 직업이라서. 저마다 다른 이유로 ‘어쩌다’ 검사가 된 세 명의 워킹맘들이 솔직한 직장생활 이야기를 털어놨다. 야망 가득하고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처럼 냉철할 것만 같은 전형적인 검사 이미지와 달리 자신들도 누군가의 딸이자 엄마이고, 옆집 사람이자 아이 친구 엄마라고 담백하게 말한다. 막내 시절 고난의 ‘밥총무’부터 지금도 모골이 송연해지는 수습 및 초임 시절 친 사고들, 연달아 결재를 퇴짜 맞으며 느끼는 자괴감 등은 여느 신입사원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동기인 세 검사는 합쳐서 일곱 명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들이다. 압도적인 업무량에 임신 기간도 녹록지 않았고, 2월 인사 이동에서 후임을 받을 때까지만 버티려다 뱃속 쌍둥이들을 31주 만에 만나기도 한다. 2년 만에 임지를 옮길 때는 업무 인수인계만큼 아이돌보미를 구하는 데 온 힘을 써야 한다. ‘엄마 검사’들이 피의자와 피고인을 대하는 태도도 사뭇 달라졌다. 소년범으로 조사를 받는 가해자와 함께 검찰청을 찾은 엄마들에게 “잘 가르치라”고 지적하던 초임 때와 달리 이제는 잘못인 줄 알면서도 그런 자식마저 감쌀 수밖에 없는 가해자 엄마의 마음도 안다. 밥투정하는 두 살 아이의 머리를 때린 보육교사의 학대 사건. “그 조그만 게 때릴 데가 어디 있다고” 하며 분노에 더해 이제는 보육교사의 열악한 환경을 들여다보고 고민하게 됐다. 범죄를 저지른 이들에게 ‘나쁜 사람’이라 말할 수 있는 직업을 무기로 아이들이 더 나은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것. 세 검사는 고단한 출근길에도 이 마음으로 발걸음을 뗀다. “‘내가 검사야’라는 메시지를 담기보다 ‘나는 검사지만’이란 메시지를 담은 소소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여자 검사’들의 솔직하고 평범한 이야기 안에는 책 제목처럼 결국 ‘사람’이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국립’ 명칭 붙는 정동극장… 공연장 규모 930석으로 확대

    재단법인 정동극장이 ‘국립정동극장’으로 명칭을 바꾼다. 24일 문화체육관광부와 정동극장에 따르면 문체부는 전날 정동극장 명칭을 변경하는 내용의 정관 변경을 승인했다. 정동극장은 올해 상반기 중 변경된 명칭을 공식 선포할 예정이다. 또 올해 중 재건축 설계 공모를 진행해 내년부터 재건축에 들어간다. 기존 330석 규모인 공연장을 더욱 넓혀 2024년 재개관할 계획이다. 1677㎡ 부지에 지하 4층, 지상 3층 규모로 지어지며, 기존 330석 규모에서 620석과 310석 2개의 공연장을 갖춘다. 오영우 문체부 1차관은 전날 정동극장 예술단 공식 창단식에서 “올해부터 추진하는 재건축 사업으로 연간 300회였던 공연 횟수가 600회로 두 배가량 증가할 것”이라면서 “관객 수도 연간 4만명에서 20만명으로 대폭 확대돼 국민과 더욱 가까워지고 우리나라 공연예술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립정동극장으로 명칭을 변경한 만큼 정부의 의지에 걸맞게 최고 수준의 공연을 선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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