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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활비’ 큰 산 넘은 檢… 靑 여론조사 비용도 캔다

    ‘특활비’ 큰 산 넘은 檢… 靑 여론조사 비용도 캔다

    전 국정원장 3인방 재판 곧 열릴 듯… 특활비 메모 쓴 최순실 “아는 바 없다”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혐의를 받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4일 기소됨에 따라 ‘큰 산’을 넘은 검찰이 남은 의혹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이번 공소장에 포함되지 않은 ‘청와대 비밀 여론조사’ 의혹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양석조)는 4·13 총선 직전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비밀 여론조사 비용 5억원을 국정원 특활비로 충당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상납을 요구한 현기환 전 정무수석과 실제로 돈을 건네받은 김재원(당시 정무수석) 자유한국당 의원을 조만간 기소할 예정이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의 직접 관여 여부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진술을 거부해 수사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달 구속 기소된 남재준·이병기 전 국정원장에 이어 이병호 전 국정원장도 곧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 이병호 전 국정원장은?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박 전 대통령의 지시로 돈을 건넸다’는 취지로 진술해 다른 국정원장들과 달리 구속을 면할 수 있었다. 국정원장들에게 상납을 조언하고 특활비 전달 과정을 주도한 이헌수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 역시 기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번 공소장에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인 정호성 전 비서관과 이원종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박 전 대통령과 공범으로 묶였다. 별건으로 구속수감 중인 정 전 비서관은 2016년 9월 박 전 대통령에게 특활비 2억원을 직접 전달하거나 ‘격려금’ 형태로 수억원을 건네받기도 했다. 다른 3인방인 안봉근·이재만 전 비서관은 이미 관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이 전 비서실장도 박 전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이병호 전 국정원장으로부터 석 달간 5000만원씩 총 1억 5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최경환(당시 기재부 장관) 자유한국당 의원과 조윤선 전 정무수석 역시 각각 1억원과 5000만원을 건네받은 혐의가 있다. 다만 검찰은 ‘문고리 3인방’에게 흘러간 특활비 금액이 담긴 메모를 작성한 최서원(최순실)씨에 대해선 증거가 부족해 당장은 기소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최씨 측도 이날 메모와 관련한 입장을 내며 “이재만 전 비서관의 말을 적어 뒀을 뿐”이라며 “특활비에 대해선 아는 바 없었다”고 항변했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은 기존에 진행되던 ‘국정농단’ 공판과는 별도로 남재준·이병기 전 국정원장 공판을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 성창호)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검찰, 장기미제사건이었던 ‘호프집 여주인 살해’ 피고인에 무기징역 구형

    검찰, 장기미제사건이었던 ‘호프집 여주인 살해’ 피고인에 무기징역 구형

    지난 2002년 발생한 ‘구로구 호프집 여주인 살해사건’ 범인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 15년 만에 붙잡혀 재판을 받은 피고인은 “죽을 때까지 사죄를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김태업)의 심리로 5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장모(53)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장씨는 2002년 12월 서울 구로구의 한 호프집에서 주인 A(당시 50세)씨의 머리와 어깨 등을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하고 A씨의 지갑과 신용카드를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았다. 장씨는 가게에서 술을 마시다가 종업원이 퇴근하고 A씨가 혼자 있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뒤에는 A씨의 시신을 가게 안쪽으로 숨기고 걸레로 핏자국을 닦아낸 뒤 가게를 뒤져 A씨 지갑의 현금과 신용카드를 들고 달아났다. 경찰은 장씨를 공개수배했지만 현장 주변에 폐쇄회로(CC)TV가 없고 온전한 지문이 발견되지 않는 등 증거가 부족해 사건은 미제로 남았다. 그러다 지난 2015년 8월 살인사건의 공소시효가 폐지되면서 2016년 1월 재수사에 들어갔다. 경찰은 당시 깨진 맥주병에서 발견한 지문 일부(쪽지문)과 족적 등을 분석해 장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고, 지난해 6월 장씨를 검거한 뒤 구속했다. 장씨는 이날 열린 결심공판에서 “당시 정신이 없을 정도로 술을 많이 마셨고 왜 그렇게까지 했는지 모르겠다”면서 순간적으로 우발적 범행이었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검찰은 “금전적 이익을 위해 아무런 원한관계가 없고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를 잔혹하게 살해하고 금품을 갈취했다”면서 “시신 사진에서 확인되는 것만 해도 최소 12군데 이상 둔기로 가격한 것인데, 사이코패스가 아닌 이상 화가 난다는 이유로 일면식도 없던 사람을 이렇게 집요하고 무참히 공격하고 살해할 수 없다”며 장씨의 범행이 계획적이었다고 반박했다. 장씨는 최후 진술에서 “제가 그렇게 잔인한 행동을 했는데 사실은 연약한 사람이라 감당이 안 됐고, 빨리 죽고싶은 생각에 사로잡혀 너무 힘들었다”면서 “다시 한 번 유족들에게 깊은 사죄를 드리고 제가 죽을 때까지 사죄를 멈추지 않고, 저의 작은 세상 속에서 봉사하고 헌신하면서 쓸쓸히 죽어가겠다”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대기업 신문만 있는 朴재판

    박근혜(66) 전 대통령의 재판이 새해 들어 부쩍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12월 26일부터 오는 5일까지 전국 법원이 동계 휴정기를 갖고 있지만 박 전 대통령의 재판부는 매주 금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재판을 열고 있다. 특히 1월 중순까지 대기업들의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출연 경위를 심리하기 위해 9개 대기업의 총수 및 임원들이 줄줄이 법정에 나오게 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는 3일 103회 공판을 열어 여은주 GS그룹 부사장과 신동진 한화그룹 상무, 전인성 KT그룹 희망나눔재단 이사장 등에 대한 증인신문을 가졌다. 박 전 대통령의 불출석으로 11번째 궐석재판이 이뤄진 가운데 법정에 나온 대기업 임원들은 일제히 “청와대의 요구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재단에 출연했다고 입을 모았다. GS 측 여 부사장은 “두 재단 설립이 청와대 경제수석실 요청에 의한 것이었고 다른 그룹도 다 참여해서 저희(GS)만 빠질 수 없었다”고 말했고, KT 측 전 이사장도 “황창규 회장이 재단 출연 요청을 받고 ‘이걸 해야 하느냐’며 어려움을 표시하길래 BH(청와대)의 강력한 요구로 할 수밖에 없다고 제가 보고드렸다”고 설명했다. 출연 관련 일정과 기업별 할당 금액 등은 모두 전국경제인연합회를 통해 일방적으로 통보됐는데 기업 관계자들은 청와대와 전경련의 협의에 따른 것으로 인식했다고 밝혔다. 반면 박 전 대통령의 국선변호인인 김혜영 변호사는 “기업 입장에서 청와대 관심사항이라고 하면 긍정적으로 검토는 하겠지만, 기업의 가치나 이익 추구와 배치된다면 무조건 청와대가 관심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투자를 하진 않지 않느냐”며 청와대의 강요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재단의 설립 취지와 목적이나 출연 액수 등이 기업들도 납득할 만해서 출연한 것이라는 취지로 변론했다. 박 전 대통령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공모해 대기업들로부터 미르·K스포츠재단에 774억원의 출연금을 강제로 모금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및 강요) 등을 받고 있다. 재판부는 15일 오전까지 검찰 측에서 신청한 대기업 고위 임원들을 대상으로 하루 4명씩 불러 증인신문을 거친다. 특히 오는 11일 재판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구본무 LG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증인으로 소환될 예정이다. 이 재판부의 선고를 앞두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15일 오전 증인으로 신청돼 있고, 그에 앞서 8일에는 손경식 CJ그룹 회장과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법정에 나온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20년 하던 일 바뀐 뒤 돌연사는 업무상 재해”

    20년간 맡아 온 업무가 바뀐 뒤 스트레스를 호소한 직원이 돌연사한 경우 업무상 재해로 봐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 김국현)는 쌍용자동차 직원 이모씨의 아내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지급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일 밝혔다. 이씨는 1994년 9월부터 2014년 10월 초까지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프레스생산팀에서 20년 동안 일하다 조립1팀으로 전보됐다. 이씨가 경제적 문제 등으로 야간 근무를 할 수 있는 도장팀에 지원했지만 다른 직원이 도장팀에 발령나면서 이씨는 주·야간 교대근무가 이뤄지는 조립1팀으로 옮기게 됐다. 그러나 이씨는 전보된 후 가족들과 직장 동료들에게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 죽고 싶다”는 등 자주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결국 팀을 옮긴 지 6개월 남짓 만인 2015년 4월 22일 김씨는 야간 근무를 마치고 퇴근한 뒤 집에서 잠을 자다 그대로 숨을 거뒀다. 유족들은 이씨가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로 사망했다며 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지만 공단 측은 “사인을 명확히 알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그러나 “전보로 인한 업무 및 근무시간의 변경 등으로 신체적·정신적 피로가 누적됐을 것으로 보이고, 달리 사망 원인이 될 수 있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면서 “사망과 업무 사이에 상당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수용시설 소년들과 꿈·희망 노래한 판사들

    수용시설 소년들과 꿈·희망 노래한 판사들

    “날개를 활짝 펴고 세상을 자유롭게 날 거야/ 노래하며 춤추는 나는 아름다운 나비.”지난 28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의 살레시오 청소년센터에 윤도현 밴드의 ‘나는 나비’가 그룹사운드 공연으로 울려 퍼지자 환호성이 터졌다. 서울고법 음악사랑동호회(회장 서경환 부장판사)와 법원종합청사 합창단(단장 성낙송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의 방문 음악회에서 판사들과 소년들의 함성이 어우러졌다. 살레시오 청소년센터는 소년법 6호 처분(아동복지시설·소년보호시설 감호 위탁)을 받은 소년들을 수용하는 시설이다. 서울고법과 서울중앙지법 구성원들은 이 아이들과 소통하기 위해 2013년부터 매년 음악회를 열고 있다. 합창단은 ‘아름다운 세상’에 이어 ‘우리가 세상의 빛으로 나아간다’는 내용의 ‘아프리카의 찬양’으로 공연의 막을 올렸다. 살레시오 청소년 밴드와 법원 밴드 ‘다락’(多)이 나란히 연주하면서 공연장이 달아올랐다. 성백현(58·13기) 서울가정법원장이 드럼을 치고 김진석(51·25기) 부장판사와 함석천(48·25기)·성보기(52·27기) 부장판사가 각각 기타 연주를, 권지은(26) 재판연구원이 키보드를 연주했다. 아이들의 재판을 직접 했던 오연수(49·32기) 판사 등 서울가정법원 소년단독판사 5명이 싸이의 ‘챔피언’을 부르며 공연을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공연은 신명과 열정, 응원과 격려가 가득했다. 이날 객석에는 재판을 받고 바로 입소한 소년들도 있었다. 판사들은 쑥스럽게 인사를 건넨 아이들을 다독였다. 합창단의 윤준(56·사법연수원 16기) 고법 부장판사가 “형사부에서 험악한 사건들을 많이 다루다 보니 대부분 참지 못해서 일어난 일들”이라며 “인내심을 키우라”는 조언을 하기도 했다. 사회를 본 이호재(46·28기) 서울고법 판사는 “소년들이 판사들을 ‘우리 판사님’이라고 부른다는 이야기에 더욱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우리 판사님’들과 다시 (법정에서) 만나지는 말자”고 웃으며 행사를 마쳤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법원 “급발진 의심 교통사고 운전자 면허정지 처분 위법”

    자동차 급발진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로 운전자의 면허를 정지해선 안 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8단독 한지형 판사는 권모씨가 서울 마포경찰서장을 상대로 “운전면허 정지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5일 밝혔다. 권씨는 지난해 10월 서울 마포구의 한 세차장에서 세차를 마치고 나온 뒤 갑자기 차가 출발해 인도를 지나 편도 4차로 도로를 횡단했고, 차 2대와 부딪히며 이 가운데 1대가 앞차를 들이받는 연속 사고가 발생했다. 결국 권씨의 차는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건물 벽을 들이받고서야 멈췄고, 이 사고로 모두 8명이 다쳤다.마포경찰서는 권씨에게 총 60점의 벌점을 매겨 운전면허 정지 처분을 내렸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권씨 차의 브레이크 시스템에 결함이 없었고, 세차장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 브레이크등이 켜지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며 급발진이 아니었다고 결론 냈다. 그러나 한 판사는 “국과수 검사 결과만으로는 고의나 과실로 인한 사고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블랙박스 영상 등에 따르면 갑자기 엔진음이 커지면서 차가 출발했고, 권씨와 아내가 “왜 이러냐”며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한 판사는 “급발진을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 면허정지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모든 게 알코올중독 아버지 탓” 집 불질러 살해한 취준생 아들

    “모든 게 알코올중독 아버지 탓” 집 불질러 살해한 취준생 아들

    시인·부인 여러차례 진술 번복 1심 “반인륜적·잔혹” 15년刑 집에 불을 질러 알코올 중독자 아버지를 숨지게 한 뒤 혐의를 부인해 온 취업준비생 아들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김선일)는 존속살해 및 현주건조물 방화치사 혐의로 기소된 김모(26)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 3월 22일 서울 관악구의 집에서 아버지 김모(57)씨가 술에 만취해 잠을 자고 있는 사이 안방과 거실에 불을 질러 아버지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지난 1월부터 목수일을 하던 아버지와 단둘이 살게 됐다. 김씨의 아버지는 1년 전쯤부터 거의 매일 혼자 술을 마시며 공사현장에 나가지 않았고 알코올 중독 증세가 심해지면서 어머니와 사이가 나빠졌다. 마침 살던 집이 재건축돼 이사를 해야 하면서 어머니와 형이 따로 살았다. 김씨는 번번이 취업에 실패했고 아버지가 술을 마시면 취업준비를 하던 자신을 찾아 귀찮게 하는 일도 늘어났다. 김씨는 가정형편이 악화되고 주변 상황이 더 나빠지고 일이 잘 풀리지 않자 모든 원인이 아버지 때문이라 생각했다. 결국 김씨는 집에 불을 지른 뒤 직접 119에 화재 발생 신고를 했다. 김씨는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과 경찰 조사에서는 “아버지가 몸에 기름을 붓고 불을 냈다”, “아버지가 기름을 사오라고 해서 사다드렸고 담배를 피우러 나온 사이 집에 불이 났다”는 등 여러 차례 진술을 번복했고, 법정에서도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현장감식 결과 등 여러 증거들이 김씨의 증언과 맞지 않다며 유죄 판단했다. 범행 당시 아버지는 혈중 알코올농도 0.426%로 의식이 거의 없고 외부 자극에도 반응하지 못하는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아버지를 대상으로 한 반사회적, 반인륜적 범죄를 저질렀고 범행 방법이 잔혹하다”고 질타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직원 사망사건 처리하다 자살… 법원 “업무상 재해”

    부하 직원들이 싸우다 사망한 사건을 처리하던 상급자가 정신적 스트레스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면 업무상 재해가 맞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 김정중)는 회사원 신모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신씨는 2014년 9월 30일 직원들과 중국 출장을 갔다. 저녁식사 후 신씨가 숙소로 돌아간 뒤 남아 있던 직원들이 노래방으로 옮겼다가 몸싸움이 나 한 명이 사망하고 다른 한 명은 구속됐다. 신씨가 회사에 이를 보고하자 회사 대표는 보안을 유지하며 잘 조치할 것을 지시했고, 업무 처리를 마친 신씨는 예정보다 하루 앞선 10월 11일 귀국했다. 귀국 직후 ‘급성 스트레스 반응’으로 병원 치료를 받은 신씨는 2주쯤 후 약을 과다 복용해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회사 측은 11월 10일 징계인사위원회를 열어 신씨가 관련 기관의 조사 협조 요청을 무시하고 임의로 귀국해 회사 이미지를 실추했고, 책임관리자로서 출장자들에 대한 관리를 소홀히 했다며 그를 해고했다. 결국 신씨는 일주일 뒤 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족들은 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지만 거부당하자 법원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신씨는 사고와 이에 대한 회사의 무리한 업무 지시, 징계해고 등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을 정도의 극심한 업무상 스트레스를 받았다”면서 “자살과 업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유서에 회사에 대한 원망이 기재돼 있는 점 등을 보면 업무가 자살 충동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롯데家 영화관 매점 불법 임대·딸 공짜 급여 지급만 유죄”

    “롯데家 영화관 매점 불법 임대·딸 공짜 급여 지급만 유죄”

    서미경·신유미 급여 총괄회장 지시라도 신동빈 지시·승인 없인 불가능해 ‘공범’경영 비리 의혹으로 총수 일가와 전문 경영인들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던 롯데가 1심에서 혐의의 상당 부분을 무죄로 인정받아 한숨을 돌리게 됐다. 지난해 10월 기소된 지 429일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 김상동)는 22일 선고 공판에서 신격호(95)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신동빈(62) 롯데그룹 회장의 롯데시네마 매점 운영 관련 배임 혐의와 ‘공짜 급여’를 통한 횡령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 판결했다. 신 회장은 신 총괄회장과 공모해 한국 롯데그룹 및 계열사 근무 경력이 없는 신동주(63)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58)씨, 그의 딸인 신유미(34)씨에게 허위로 급여를 지급해 508억여원의 회사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롯데시네마 영화관 내 매점을 불법 임대해 사업권을 신영자(75)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서씨 모녀에게 몰아줘 회사에 774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도 있다. 재판부는 신 전 부회장에게 지급된 급여 391억원에 대해 “급여책정 및 배분방식에 부적절한 점이 있을 수는 있어도 실제 그룹 차원의 경영에 관여한 신 전 부회장에게 급여를 지급한 자체를 횡령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신 회장이 맡은 한국 롯데와 신 전 부회장이 맡은 일본 롯데가 외형상 분리된 것으로 보이지만 서로 자금과 기술을 공유하며 사실상 그룹 전체의 이익을 추구했고, 신 전 부회장도 한국 롯데의 현안을 보고받으며 경영에 관여했다는 판단이다. 반면 계열사에서 일하지 않은 서씨와 신씨에게 지급한 급여 117억원은 횡령이 맞다고 봤다. 다만 신 회장이 2011년 롯데건설 세무조사 이후에서야 신씨에 대한 급여 지급 사실을 알았다는 점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롯데시네마 매점 불법 임대에 대해서도 손해액을 산출하기 어렵다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이 아닌 형법상 업무상 배임만 적용했다. 신 회장은 롯데피에스넷이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구매하는 과정에 롯데기공을 끼워 넣어 39억여원의 이익을 몰아주고, 부실화한 롯데피에스넷의 유상증자에 계열사들을 동원하는 등 총 471억여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경법상 배임)도 무죄를 받았다. 이에 따라 함께 기소된 황각규(62) 그룹 경영혁신실장과 소진세(67) 그룹 사회공헌위원장, 강현구(57) 전 롯데홈쇼핑 대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임원들 중에는 영화관 매점 배임 혐의에 연루된 채정병(67) 롯데카드 대표이사만 유죄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또 2006년 신 총괄회장이 서씨와 신 전 이사장에게 롯데홀딩스 지분을 증여하면서 해외 특수목적법인에 매도하는 것처럼 가장해 858억여원의 증여세를 포탈한 혐의와 관련, 주로 일본에서 생활한 서씨는 세법상 ‘국내 거주자’로 볼 수 없어 증여세 납부 대상이 아니고, 신 전 이사장은 공소시효(10년)가 지나 처벌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주요 혐의들이 무죄로 판단되면서 검찰로부터 징역 10년을 구형받았던 신 회장은 2000년대 이후 이뤄진 재벌 총수에 대한 재판 가운데 가장 가벼운 형을 1심에서 선고받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경영비리’ 신동빈 집행유예

    총수 일가 경영 비리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신동빈(62) 롯데그룹 회장이 1심에서 대부분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받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지난해 10월 재판에 넘겨진 이래 429일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 김상동)는 22일 신 회장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과 배임 등의 혐의 중 일부만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 1년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신격호(95) 롯데그룹 총괄회장에게는 징역 4년과 벌금 35억원을 선고했지만 고령인 점이 감안돼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앞서 검찰은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신 회장은 롯데피에스넷과 관련한 471억원대 특경법상 배임 혐의는 ‘경영상 판단’이라는 이유로 무죄 판단을 받았다. 롯데시네마 매점 운영과 관련한 배임 혐의도 손해액을 산출하기 어렵다며 특경법상 배임이 아닌 형법상 업무상 배임죄가 인정됐다. 신 총괄회장은 배임 혐의 일부와 횡령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지만 거액 탈세는 인정되지 않았다. 또 특경법상 횡령 혐의의 공범으로 기소된 신동주(63)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무죄를, 탈세·배임의 공범으로 기소된 신영자(72)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징역 2년을, 신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58)씨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은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에서 일한 적 없는 신 전 부회장과 서씨 모녀에게 508억원을 급여 명목으로 지급해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특활비, 靑 경비로 상납”

    “특활비, 靑 경비로 상납”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상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재준(73)·이병기(70) 전 국정원장 측이 첫 재판에서 뇌물공여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 성창호) 심리로 21일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두 사람의 변호인들은 돈을 청와대에 전달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뇌물이나 국고손실 등의 범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남 전 원장의 변호인은 “특별사업비 2억원 중 5000만원은 청와대 몫으로 할당된 사업비로 봐서 안봉근(51) 전 청와대 제2부속비서관의 요구로 전달했다”면서 “뇌물 제공 의사나 대가성은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헌수 전 국정원 기조실장과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박 전 대통령과 공모한 사실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 전 원장의 변호인도 “대통령 직속기관인 국정원의 특별사업비를 청와대 예산으로 지원하면 대통령이 당연히 국가와 국익을 위해 사용하고, 국정수행활동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로 인지했다”면서 청와대에 뇌물을 제공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장에 재임하며 특수활동비 40억원 가운데 매달 5000만원에서 1억원을 박 전 대통령에게 상납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공여 및 국고손실)로 지난 5일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남 전 원장이 2013년 5월부터 1년간 매달 5000만원씩 총 6억원을 이재만(51) 당시 청와대 총무비서관에게 전달했고, 이 전 원장은 2014년 8월부터 2015년 6월까지 총 8억원을 이 전 비서관과 안 전 비서관에게 건넸다고 설명했다. 이 돈은 모두 박 전 대통령에게 뇌물로 제공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남 전 원장은 이 밖에 2013년 현대자동차그룹에 “VIP 관심사항”이라며 퇴직 경찰관 모임인 대한민국재향경우회를 지원하도록 강요해 현대차가 2년간 25억원을 지원하도록 한 혐의(국정원법 위반)도 받는다. 남 전 원장 측은 “경우회를 지원하라고 지시하거나 강요한 사실 자체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날은 공판준비기일이어서 두 사람 모두 법정에 나오지는 않았다. 다만 이 전 원장 측 변호인은 “국민의 귀중한 세금에서 나온 특별사업비를 지출하면서 세밀한 법적 검토를 미처 하지 못한 채 목적에 맞게 엄격한 지출을 하지 못한 것을 깊이 뉘우치고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면서 “어떠한 사법적 판단도 달게 받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재용 재판 나온 최순실 연신 ‘신경질’… “朴에게 삼성 승마 지원 얘기한 적 없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61)씨가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항소심에 증인으로 나와 삼성 뇌물 사건에 대해 또다시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러면서도 딸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 지원은 삼성의 로드맵에 따른 것이지 특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20일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 정형식)의 삼성 전·현직 임원들에 대한 항소심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최씨는 “말 소유권은 삼성이 전적으로 갖고 있고, 말 구입도 삼성이 알아서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초 삼성이 말 ‘비타나’와 ‘라우싱’을 구입한 것이 정씨를 위한 것 아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도 “정유라가 타는 말이라고 꼭 집을 수는 없다. 삼성이 중장기 로드맵에 따라 6명의 선수를 선발해 독일에 오면 사 주기로 한 계약에 따른 것”이라고 대답했다. 최씨는 이날 특검의 질문마다 매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도대체 뭘 물으려는 거냐, 핵심만 물어보라”, “유도질문하지 말라”며 즉답을 피했다. 특히 말 구입 경위를 재차 묻자 “독일을 한번 갔다 오시든가. 말을 연구하는 검사님이 나오시든가 해야 한다”며 짜증을 냈다. 반면 승마 지원이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등 핵심적인 뇌물 혐의 등에는 “기억이 안 난다”, “그런 사실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 전 대통령이 대한승마협회 인사 문제나 삼성의 승마 지원 등에 대해 최씨를 통해 알고 있는 것 아니냐고 묻자 “얘기한 적 없다”며 “대통령을 너무 무시하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박 전 대통령과 차명폰으로 수차례 통화하며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묻는 질문엔 되레 “그런 질문은 실례”라고 말했다. 최씨는 특히 말 구입과 교환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이 나오면 “다 박원오(전 대한승마협회 전무)가 했다”고 답했다가 2015년 12월 초 박 전 전무가 최씨와 결별하고 독일에서 귀국한 뒤라 시점이 맞지 않다고 특검이 지적하자 “박원오랑 사귀던 사이도 아닌데 무슨 결별이냐”고 말을 돌렸다. 여러 차례 답을 피하는 최씨에게 재판장은 거듭 “답변을 제대로 하라”고 제지했다. 최씨는 또 지난 7월 정씨가 1심 재판에서 “엄마가 삼성 말을 ‘네 말처럼 타라’고 했다”, “삼성이 말을 바꾸라고 했다”고 증언한 데 대해선 “걔가 무슨 정신으로 했겠느냐”며 “그러게 왜 애를 밤에 데려가셨냐”고 특검에 따졌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인천 초등생 사건’ 주범은 흐느끼고 공범은 ‘꼿꼿’…검찰 vs 변호인 신경전도 ‘치열’

    ‘인천 초등생 사건’ 주범은 흐느끼고 공범은 ‘꼿꼿’…검찰 vs 변호인 신경전도 ‘치열’

    초등학생을 살해하고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한 혐의로 1심에서 법정 최고형을 선고받은 살해범들이 항소심에서 사뭇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범행을 실행한 주범 김모(17)양은 법정에서 내내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가 자신의 범행에 관한 언급이 나오자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끼는 듯한 모습을 보인 반면 공범 박모(19)양은 재판부를 응시하며 꼿꼿한 자세로 재판에 임했다. 이들을 사이에 두고 검찰과 변호인단의 신경전은 점점 가열되는 모양새다. 20일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김대웅) 심리로 열린 항소심 2회 공판에서 검찰은 “공범 박씨가 범행 직후 김씨와 나눈 트위터 다이렉트 메시지 내용을 캡쳐한 뒤 자신에게 불리한 부분들을 삭제했다”면서 “캡쳐한 메시지들을 어느 매체에 어떻게 보관하고 있는지 밝혀달라”며 박양의 변호인 측에 석명을 요구했다. 변호인은 “검찰에서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디지털 포렌식 자료를 확인해서 알아서 할 일”이라면서 “저희가 알기론 현재까지 별도의 것은 없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검찰이 “박양이 경찰 진술에서 자신이 캡쳐해서 외부 컴퓨터에 보관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는데 거짓진술이었느냐”고 되물었다. 양측이 몇 차례 언쟁을 하자 재판부가 박양에게 직접 물었고 박양은 “보관하고 있지 않습니다”라고 또박또박 답했다. 1심부터 이들을 수사한 뒤 항소심 공판에 나선 나창수 서울중앙지검 부부장검사는 “박양 측에선 이 사건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박양의 행위는 범행 가담자만이 할 수 있는 것들”이라면서 이를 확인할 수 있는 트위터 대화 내용들을 박양이 삭제했다고 주장했다. 나 검사는 “김양이 경찰에 체포되기 직전 박양에게 ‘나 당분간 못 봐’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에 대해 ‘무슨 일이야?’라고 묻는 게 정상인데, 박양은 ‘어떻게 된 거에요?’라며 what이 아닌 how로 묻는다”고 지적했다. 박양이 전후 상황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 같이 질문했다는 취지다. 그러자 변호인은 “구글번역기에 ‘어떻게 된 거에요?’와 ‘무슨 일이에요?’ 모두 ‘What happend?’로 번역된다”면서 “검사의 자의적인 해석에 따른 억지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나 검사는 “변호인은 우리말을 해석할 때도 일일이 구글 번역기를 돌리느냐”며 따졌다. 박양의 변호인은 또 “김양에 대한 검찰의 진술조서의 시점이 조작됐고, 검찰 측에서 열람을 원하는 증거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는다”며 1심에서 수사했던 인천지검 검사와 나 검사의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재판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나 검사는 “이건 막가자는 거죠”라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양측의 계속되는 설전으로 재판장이 몇 차례 주의를 주며 제지하기도 했다. 그 사이 공범인 박양은 가만히 앉아 재판 내내 재판부만 바라봤고, 김양은 계속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나 검사가 김양의 범죄 행위 일부에 대해 설명하자 김양은 고개를 더 숙이며 흐느꼈다. 재판이 마무리될 무렵 김양은 갑자기 오른손을 한참 들어보였고, 재판장이 할 말이 있느냐고 묻자 “예전에 제가 재판장님께 반성문을 통해서 부탁드린 내용이 있는데 혹시 가능하시다면?”이라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재판장이 “피해자 측 관련해 얘기한 거요? 현재 상태에선 가능한 내용이 아닙니다”라고 말하자 김양은 다시 “부탁드립니다”하고 작게 말했다. 재판장이 다시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지적하자 “죄송합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김양은 항소심이 시작된 뒤 지난달 10일부터 이날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재판부에 반성문을 제출했다. 그러나 김양 측 변호인은 반성문의 내용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며 함구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특검 “민주주의 파괴”… 김기춘 7년·조윤선 6년 구형

    특검 “민주주의 파괴”… 김기춘 7년·조윤선 6년 구형

    “함께 협업한 조윤선도 공동정범” 관련 피고인 7명 모두 실형 구형 金측 “식물인간 아들 손 잡고파” 문화·예술계 지원 배제 명단인 ‘블랙리스트’를 작성, 관리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김기춘(78)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7년을 구형했다. 1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조윤선(51)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도 징역 6년을 구형했다.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조영철) 심리로 19일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특검은 “피고인들은 지난 30년간 국민 모두가 지키고 가꿔 온 민주주의를 파괴했다”면서 블랙리스트 관련 피고인 7명에게 실형을 구형했다. 김상률(57)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에게 징역 6년을, 김종덕(60) 전 문체부 장관과 신동철(56)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정관주(53) 전 국민소통비서관에게 각각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김소영(51) 전 문화체육비서관에게는 징역 3년을 구형했다. 특검팀이 1심 재판부에 요청했던 구형량과 같다.특검은 “민주주의는 나와 남이 다르다는 것에서 출발하는데, 피고인들은 권력의 최상층부에서 단지 견해를 달리하거나 비판한다는 이유만으로 문화·예술인들을 종북세력으로 몰고 지원을 배제했다”고 지적했다. 또 “과거 군부독재 시절에나 있던 행태를 자행하면서도 자신들이 누리던 알량한 권력에 취해 잘못된 행위라고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특검은 특히 원심에서 인정되지 않았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모관계와 조 전 수석의 관여에 대해 집중적으로 강조했다. 앞서 1심에선 박 전 대통령의 인식을 바탕으로 청와대 내 ‘좌파 배제, 우파 지원’ 기조가 형성된 점은 인정하면서도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지원 배제를 지시했다고는 보지 않았다. 그러나 특검은 “박 전 대통령과 김 전 실장은 문화·예술계 지원 배제를 수석비서관회의를 통해 구체적으로 지시하고 향후 계획과 이행 상황을 보고받았다”고 강조했다. 조 전 수석에 대해서도 “정무수석실을 지휘·감독해 다수의 좌파 배제 업무를 협업해 수행했다”면서 유죄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실장은 최후진술을 통해 “북한과 종북세력으로부터 나라를 지키는 게 공직자의 사명이라 생각했고, 국가공동체에 위협이 되는 각종 활동에 국가가 국민의 세금을 지원할 수 없다는 소신에 따른 것이었다”면서 “배제 명단을 작성하거나 보고받은 일도, 본 사실조차 없다”고 항변했다. 이어 “저는 여든을 바라보는 고령의 심각한 심장병 환자로, 제게 남은 소망은 늙은 아내와 식물인간으로 4년 동안 병석에 있는 53세 아들의 손을 다시 한 번 잡아 주는 것”이라며 울먹이며 선처를 호소했다. 조 전 수석도 “정무수석 시절에 알았다면 배제 명단 검토를 막았을 것”이라면서 “하늘이 소원을 하나 주신다면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며 눈물을 훔쳤다. 항소심 선고는 다음달 23일 이뤄진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안봉근 “이재용 2014년 두 번 朴 독대”…삼성 “추측일 뿐”

    안봉근 “이재용 2014년 두 번 朴 독대”…삼성 “추측일 뿐”

    박근혜(65) 전 대통령과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이 ‘1차 독대’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진 2014년 9월 15일 외에 청와대 안가에서 비슷한 시기에 한 차례 더 독대를 했다고 안봉근(51)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이 증언했다. 반면 삼성 측에선 “안 전 비서관의 추측일 뿐”이라며 추가 독대는 없었다고 주장했다.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 정형식) 심리로 18일 열린 이 부회장의 항소심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안 전 비서관은 “2014년 하반기 청와대 안가에서 이 부회장을 안내했고, 이 부회장에게서 명함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동안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은 1차 독대를 2014년 9월 15일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에서, 2·3차 독대를 2015년 7월 25일과 2016년 2월 15일 각각 청와대 안가에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삼성 측은 정유라씨 승마 지원 논의가 이뤄졌다고 지목된 1차 독대에 대해 “면담 시간이 5분도 채 되지 않았다”면서 뇌물 관계 합의가 불가능했다고 반박해 왔다. 반면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9월 15일 이전에 별도의 독대에서 대가 관계에 관한 논의가 있었기 때문에 합의가 가능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안 전 비서관은 구체적인 날짜는 기억하지 못했고, 2014년 하반기라는 점과 9월 15일과의 시기적 간격에 대해 “차이가 크게 나지는 않는다”고만 말했다. 안 전 비서관은 “2014년 11월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이 불거지기 전 박 전 대통령이 잇달아 대기업 총수들과 면담을 가졌다”면서 구본무 LG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독대가 있었다고 전했다. 당시 제2부속비서관이었던 안 전 비서관은 유일하게 이 부회장을 직접 안가에서 안내했고, 이 부회장의 명함에 적힌 연락처를 자신의 휴대전화에 저장했다고 말했다. 독대 중간에는 안 전 수석도 배석을 했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삼성 측 변호인은 “9월 15일 대구에서 면담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별도의 안가 면담은 필요 없었다”, “15일까지 삼성 말씀자료가 계속 수정 중이었다”며 9월 12일 면담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한편 재판부는 오는 27일 결심공판을 열고 심리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이 증인으로 소환돼 있지만 불출석 가능성이 높은 만큼 박 전 대통령이 나오지 않으면 27일 피고인신문과 검찰 구형 등 결심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시간이 모자라면 28일까지 진행해, 28일 모든 절차를 마치겠다”고 말했다. 삼성 뇌물 사건의 항소심 선고는 다음달 중 이뤄질 전망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김기춘 “기억 안 나” 靑 전 비서관은 “비서실장 지시”

    문화예술계에 정부 지원을 배제하는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관리한 혐의에 대한 항소심 재판에서 핵심 피고인들은 여전히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했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조영철)는 15일 김기춘(78)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51)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진행했다. 이날은 김종덕(60)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블랙리스트 관련 업무를 실행한 전직 청와대 비서관들이 증언했다. 재판부는 오는 19일 결심공판을 갖고 항소심 심리를 마칠 예정이다.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하고 관리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김 전 실장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오래돼서 기억이 안 난다”는 답을 반복했다. 청와대 내에 민간단체 보조금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도록 지시했는지 묻는 특검 질문에도 “나이 든 공무원이라 TF를 잘 알지도 못한다”고 반박했다. 조 전 수석은 블랙리스트와 관련된 어떠한 보고도 받지 못했다며 “제가 알지 못한다”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특히 전임자인 박준우 전 정무수석이 블랙리스트 업무를 인수인계했다고 진술을 번복한 데 대해서도 “분명히 잘못된 증언”이라며 자신은 블랙리스트의 존재조차 몰랐다고 강조했다. 반면 청와대 내 블랙리스트 초안 격인 민간단체 보조금 TF 보고서를 작성했던 신동철(56) 전 정무비서관은 “비서실장의 거듭된 지시로 TF가 두 달간 이뤄졌다”면서 “윗분들이 하도 좌파에 돈이 간다는데 어떻게 된 일이냐 해서 다 모아 보니 별로 안 됐고, 윗분들 보기에 실망스러울 수 있으니 TF와 다른 내용들도 추가해 보고서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국민소통비서관을 지낸 정관주(53) 전 문체부 1차관도 청와대가 2014년 영화 ‘다이빙벨’의 부산국제영화제 상영 저지에 관심을 뒀고, 각 지방자치단체 작은도서관에 비치된 도서가 편향됐다고 비판하는 등 논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김기춘·조윤선 항소심 ‘블랙리스트’ 개입 부인

    김기춘·조윤선 항소심 ‘블랙리스트’ 개입 부인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작성, 관리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김기춘(78)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자신의 지시로 지원배제 업무를 했다고 증언한 박근혜 정부 공직자들에 대해 서운함을 내비쳤다. 14일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조영철) 심리로 열린 항소심 재판에서 김 전 실장은 피고인 신문에서 “재임 중 대한민국 정체성이나 국가안보, 자유민주주의, 국민통합을 저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지만 반(反)정부적인 사람을 어떻게 하라는 취지의 말은 하지 않았다”면서 “일선 집행 단계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김 “보조금 지원 배제 정당한 조치”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모철민 전 교육문화수석 등은 보조금 사업 전수조사나 좌파 배제 성과를 내지 않아 질책을 받았다고 진술했다”고 추궁하자 김 전 실장은 “수석들을 꾸지람하지 않았고, 수석들도 위법한 일이라며 하면 안 된다는 말을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맞섰다. 김 전 실장은 이어 “한마음 한뜻으로 나름 국가에 충성한다고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하기 싫은 일을 실장이 억지로 강제했다는 부분은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김 전 실장은 특히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인사들에 대한 보조금 지원 배제 행위는 한정된 예산을 집행하기 위한 정당한 조치라고도 강조하면서 “어떻게 명단을 청와대에 보내 가부를 받는 절차가 있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조 “보조금 관련 인수인계 없었다” 김 전 실장에 이은 피고인 신문에서 조윤선(51)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최근 “조 전 수석에게 보조금 지원배제 관련 업무를 인수인계 해줬다”며 그간의 진술을 번복한 박준우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증언이 잘못됐다며 여전히 블랙리스트 개입 혐의를 부인했다. 조 전 수석은 “정무수석이 되면서 제가 가장 궁금했던 게 어떻게 하면 대통령을 잘 모시느냐였고, 그래서 대통령이 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전임자에게 반드시 듣고 싶었다”면서 “박 전 수석과의 30여분 환담 동안 박 전 수석은 정부 3.0과 세월호 후속 조치, 공무원 연금개혁 세 가지를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보조금 TF나 우파 단체 지원도 대통령 관심 사항이라고 말해 주었다면 제가 염두에 두고 있다가 업무 보고할 때 그 내용을 (대통령에게 말하길) 기다렸을 것”이라며 울먹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안종범 “崔 몰랐다” 신동빈 “뇌물 아니었다” 최후변론

    안종범 “崔 몰랐다” 신동빈 “뇌물 아니었다” 최후변론

    1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인 최순실(61)씨와 함께 결심 공판을 받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국정 농단 사태 이전에 최씨를 알지 못했다며 공모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최씨가 실소유주로 의심받는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신동빈(62) 롯데그룹 회장도 공익사업에 지원한 것뿐이라며 뇌물 관계를 부정했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안 전 수석에 대해 “차관급의 수석비서관으로 중립적 위치에서 공익을 추구했어야 함에도 정무직 공무원의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해 위법·부당하게 권한을 사용해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사익 추구에 협력했다”고 질타하며 징역 6년과 벌금 1억원, 뇌물로 받은 가방 두 점과 추징금 4000여만원을 구형했다. 이날 오후 2시 30분쯤부터 결심 절차가 진행됐지만, 최씨 측의 최후변론과 진술이 이어지면서 안 전 수석 측은 오후 6시가 돼서야 최후 변론을 시작했다. 안 전 수석은 최후 진술에서 “초유의 대통령 탄핵을 비롯해 대규모 수사가 이뤄진 것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의 참모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국가와 국민께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면서도 “전 정부에서 문화융성을 주요 정책으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미르·K스포츠재단이 설립됐고, 최씨가 두 재단에 개입한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안 전 수석은 또 “외환위기 책임자라는 여론 때문에 김영삼 정권이 추진한 금융소득종합과세가 유보되면서 고액 소득자는 고금리 혜택을 받으며 세 부담은 반으로 줄었다”면서 “이런 일이 없도록 박 전 대통령이 추진한 경제·외교 결합 정책이 지속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 정부 정책의 선별적 계승을 주장했다.징역 4년과 추징금 70억원의 구형을 받은 신 회장의 변호인은 기업의 준조세 관행을 언급하며 “현안이 없는 기업은 없을 것이고, 산업정책을 설립하는 정부가 기업별 현안을 아는 것도 당연한 일”이라면서 “공익사업을 위해 기업들이 준조세 성격으로 지원한 것을 뇌물로 보는 것은 합리적인 것 같지 않다”고 주장했다.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재승인을 기대하고 뇌물로 70억원을 건넨 것이 아니라는 항변이다. 앞서 검찰은 신 회장을 두고 “재계 5위 그룹의 오너로서 자신의 경영권 지배 강화라는 사적 이익을 위해 최고 권력자에게 청탁하고 뇌물까지 공여했다”면서 “전형적인 정경유착의 단면”이라고 꼬집었다. 오후 7시를 넘겨 가장 마지막으로 발언권을 얻은 신 회장은 자신의 혐의를 적극 방어하는 대신 “공정한 재판 진행을 통해 충분히 변론 기회를 주시고 경청해 주신 재판부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부디 억울한 쪽이 없도록 깊이 살펴봐 달라”는 짧은 당부로 최후변론을 마쳤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檢 “비선실세의 탐욕·악행”… 崔 “사회주의 재산몰수보다 더해”

    檢 “비선실세의 탐욕·악행”… 崔 “사회주의 재산몰수보다 더해”

    특가법상 뇌물죄 등 18개 혐의 이례적 1000억원대 벌금형 카드 쓴웃음 짓던 崔, 구형하자 고성 崔측 “옥사하란 얘기냐” 반발“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의 은밀하고 부도덕한 유착과 이를 활용한 대통령 비선 실세의 탐욕과 악행이 이 사건의 실체입니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장성욱 특별검사보가 의견을 읽어 내려가자 최순실(61)씨는 이 부분에서 옅은 미소를 띠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친분 관계를 영향력으로 삼은 “국정 농단의 시작과 끝”으로 지목된 최씨는 1년여 만에 재판을 마무리하는 자리에서 오히려 웃음을 보였다.그러나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징역 25년과 벌금 1185억원, 추징금 77억 9735만원의 중형을 구형하자 최씨의 표정은 점점 굳어졌다. 최씨가 받는 혐의인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뇌물 수수 혐의의 기준 법정형은 수수 금액이 1억원 이상일 때 징역 10년 이상 또는 무기징역이다. 따라서 검찰이 최씨에게 최대 무기징역까지 구형할 가능성이 관측되기도 했다. 검찰이 유기징역을 구형했지만 대신 이례적으로 1000억원대의 벌금형 카드를 꺼냈다. 삼성으로부터 받은 뇌물 298억여원(약속금액 포함 433억원)에 K스포츠재단을 통해 최씨가 롯데(70억원)와 SK(89억원)로부터 받으려 한 159억원을 더해 수뢰액을 592억여원으로 보고 2배 수준으로 벌금형을 책정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최씨 아버지인 최태민 목사 시절부터 박 전 대통령과 맺은 인연으로 최씨 일가가 천문학적 재산을 축적한 것으로 알려진 뒤 추진되던 ‘최순실 재산환수 특별법 제정’이 이달 초 국회에서 무산된 사정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도 해석된다. 추징금은 최씨가 승마 지원 명목으로 직접 수수한 부분이다.검찰은 “최씨가 일관되게 범행을 부인하고 허위 진술과 증거인멸 등으로 사건의 실체 발견을 방해하고, 이익의 직접적 귀속 주체임에도 다른 사람들에게 책임을 전가했다”며 정상 참작할 여지 없이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씨는 또 박 전 대통령의 영향력을 앞세워 더블루K, 플레이그라운드 등 자신이 실질적으로 운영한 업체와 지인이 운영하는 회사들이 이익을 얻도록 KT, 포스코그룹,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에 압력을 가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최씨가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동원한 기업 자금은 사실 사회공헌 형태로 소외된 계층과 일반 국민에게 돌아갔어야 할 자금”이라며 “최씨의 범행은 피해 기업뿐 아니라 일반 국민에게까지 심각한 피해를 입힌 중대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최씨 측 이경재 변호사는 “25년이면 옥사(獄死)하란 얘기”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이 변호사는 최후 변론을 통해 “이 사건은 기획된 국정 농단 의혹 사건으로 봐야 한다”며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이 변호사는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은 안 전 수석이 주도한 일로, 박 전 대통령에게 제대로 보고되지도 않았고 최씨가 재단 임직원을 일부 추천하긴 했지만 재단 설립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며 재단 출연 강요 혐의를 반박했다. 그러면서 “최씨는 안 전 수석을 알지도 못했다”고 덧붙였다. 40여분 동안 이어진 이 변호사의 최후 변론을 잠시 멈추고 휴정을 한 사이 최씨는 피고인 대기실에서 비명에 가까운 고성을 지르는 등 몹시 흥분했다. 결국 휠체어를 타고 휴식을 취하러 나가 재판이 30분간 열리지 못했다. 다시 법정에 들어온 최씨는 눈물을 닦으며 흐느꼈고, 최후 진술을 하면서는 말을 쉽게 잇지 못하며 내내 오열했다. 최씨는 “세상에 이런 모함과 검찰의 구형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사실에 대해 사회주의보다 더한 국가에서 살고 있나 싶다”면서 “저는 한 번도 사적 이익을 취득하지 않았는데 1000억원대의 벌금을 물리는 것은 사회주의에서 재산을 몰수하는 것보다 더한 일이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최후 진술을 시작했다. 최씨는 특히 “검찰이 고영태 일당 말만 듣고 국정 농단의 음모로 몰았다”, “고영태와 주변 인물들이 투명인간처럼 살아온 제게 오명과 누명을 뒤집어씌웠다”며 수사 과정과 고씨 등에 대한 원망을 여과 없이 쏟아냈다. 또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언급할 땐 더 크게 울면서 “저는 대통령이 젊은 시절 고통과 아픔을 딛고 일어난 강한 모습에 존경과 신뢰를 했기 때문에 곁에서 40년 동안 지켜봐 온 것뿐”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면서 “돌이켜 보면 대통령이 됐을 때 떠나지 못한 게 후회스럽고 이런 사태를 만든 것에 대해 고통스러워하고 있다”며 “대통령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싶다”고 후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최순실 징역 25년…벌금 1185억 구형

    최순실 징역 25년…벌금 1185억 구형

    새달 26일 선고…생중계 가능성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국정 농단 사건 핵심 피고인인 최순실(61)씨에게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징역 25년과 벌금 1185억원, 추징금 77억여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최씨를 “국정 농단의 시작과 끝”이라고 지목하며 “권력을 악용해 법 위에서 국정을 농단했던 최씨에 대한 단죄만이 훼손된 헌법적 가치를 재확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중형 선고를 요청했다. 이날 함께 재판을 받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겐 징역 6년과 벌금 1억원, 뇌물로 받은 가방 2점과 추징금 4000여만원을 구형했다. 신동빈(62) 롯데그룹 회장에겐 징역 4년과 추징금 70억원을 선고해 달라고 했다. 이 재판의 선고기일은 내년 1월 26일로 잡혔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특검은 국정 농단 사건을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의 은밀하고 부도덕한 유착과 이를 활용한 대통령 비선 실세의 탐욕과 악행”이라고 규정했다. 검찰은 “지난 정부의 비선 실세로서 정부 조직과 민간기업의 질서를 어지럽히면서 국정을 농단해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이 탄핵되는 국가 위기 사태를 유발한 장본인”이라면서 “무분별한 재산 축적의 사욕에 눈이 멀어 온 국민을 도탄에 빠트린 피고인에게 그에 상응하는 형사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며 엄중 처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씨 측은 “25년 구형은 옥사하라는 얘기”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최씨는 최후 진술에서 “기획된 국정 농단과 음모”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최씨는 “정경유착을 뒤집어씌우는 특검과 검찰의 악행은 살인적인 발상”이라면서 “대통령 옆에서 단 한 푼의 사익을 취하지 않았다”며 오열했다. 최씨는 박 전 대통령과 공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부터 딸 정유라씨의 승마 지원 등 총 298억여원(약속금액 포함 433억원)의 뇌물을 받고, 대기업들로부터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금 774억여원을 강요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삼성 뇌물 사건을 비롯해 13가지 공소사실에서 최씨는 박 전 대통령과 공범으로 적시됐다. 1심 선고는 보통 결심 공판 2~3주 뒤에 열리지만 사건 기록이 방대한 데다 연말이라 6주쯤 뒤인 1월 23일 오후로 결정됐다. 국민적 관심사인 만큼 1심 선고의 생중계를 허용할 가능성도 크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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