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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사 강간’ 이윤택 “연기 지도법” 발뺌

    올해 초 확산된 ‘미투 운동’으로 재판에 넘겨진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4일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다른 피고인들의 재판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에서는 현재 미투 운동의 물꼬를 튼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기소된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의 재판과 문화예술계를 뒤흔든 연극연출가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의 재판이 한창 진행 중이다. ●이윤택 비공개 공판 중… 조만간 결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황병헌) 심리로 지난 5월 9일 첫 재판이 열린 뒤 최근까지 9차례 재판이 열린 이 전 예술감독의 재판이 조만간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연희단거리패 창단자이자 실질적인 운영자인 이 전 예술감독은 배우 선정 등 극단 운영에 절대적인 권한을 가진 점을 이용해 2010년 7월~2016년 12월 여자 배우 8명을 23차례에 걸쳐 상습 성추행한 혐의(유사강간 등)로 지난 4월 구속 기소됐다. 이 전 예술감독 측은 1회 공판준비기일에서 “연기 지도의 방식이었다”며 성추행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이후 재판은 준비기일을 제외하고는 철저히 비공개로 열리고 있다. ●안태근, 인사 불이익 직권남용 여부 주목 5월 18일부터 시작된 안 전 국장의 재판은 다음달 3일 4회 공판이 열린다. 다만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상주 부장판사의 심리로 진행되는 이 재판의 핵심 쟁점은 성추행 여부가 아닌 안 전 국장이 서 검사에게 인사 불이익을 주었는지 등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다. 지난달 17일 서 검사가 직접 증인으로 법정에 나와 안 전 국장과의 사이에 가림막을 두고 성추행 이후 부당한 인사조치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아이스크림 성추행’ 등 전·현직 검사 유죄 검찰 내 성추행진상조사단이 기소한 전·현직 검사들에 대해선 이미 일부 유죄 판결이 나왔다. 회식 자리에서 이른바 ‘아이스크림 성추행’을 한 혐의로 기소된 김모 전 서울남부지검 부장검사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앞서 후배 검사와 변호사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모 전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부장검사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깜깜이 재판’ 대신 ‘깐깐한 조정’… 소액 갈등 70% 당일 합의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깜깜이 재판’ 대신 ‘깐깐한 조정’… 소액 갈등 70% 당일 합의

    서울신문이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연재를 통해 지적한 사법 현실에 공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사재판의 7할 이상을 소액재판으로 분류해 ‘덤핑’ 처리하고, 상고심의 7할 이상을 심리 없이 심리불속행 처리하며, 그나마 심리한 사건 판결문마저 소송 당사자들을 납득시키지 못하는 현실. 분쟁 해결의 마지막 수단이라고 믿고 법원을 찾은 국민들을 배신한 사법 체계들이다. 사법부 내에서도 자성 움직임은 없지 않았다. 소액 분쟁 해결의 질을 높이기 위해 조정 활성화를 꾀했고 제약 없이 판결문을 열람할 컴퓨터 4대를 대법원에 설치했다. 활용한 이들에게서 호평이 나오지만 더이상 확산되지 못한 채 ‘예외적인 경우’로 남아 있는 이 제도들을 취재했다.제대로 작동한다면 ‘조정’은 판결의 약점을 보완할 대안이 될 수 있다. 특히 소액재판에서 그렇다. 판결은 태생적으로 한쪽이 진다는 것을 뜻한다. 2·3심까지 진행되면 당사자들의 시간과 비용을 축낸다. 반면 양보할 수 있는 접점을 찾아내 조정이 이뤄진다면 양측이 납득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분쟁이 신속하게 해결된다. 지난해 서울중앙지법에 접수된 소액사건은 총 20만 9745건으로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10만 1300여건이 조정에 넘겨졌다. 법원까지 오느라 상할 대로 상한 감정의 골을 객관화하고, 서로 양보할 수 있는 마지노선을 확인한 뒤 스트레스가 심한 분쟁을 빨리 끝내는 일. 서울중앙지법 김학균·유광희 소액사건 총괄조정위원의 업무다. 이들은 “감정 개입이 많은 소액사건의 특징에 맞춰 조정이 당사자들과 대화하고 앙금을 풀어 주는 통로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중개수수료 분쟁은 감정싸움이 재판으로 확대되는 대표적인 경우다. 서울시 기준 상한 요율인 0.9%로 부동산 매매 중개수수료 계약서를 썼다가 막상 낼 때가 되자 줄여 달라고 요청했다 거절당한 계약자가 “법대로 따져 보자”며 소송을 내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당사자들을 달래고 중재하다 보면 0.4~0.5% 선에서 합의하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한다. 유 총괄위원은 “조정은 흐트러진 인간관계를 복원해 준다”면서 “판결이 절대 해 줄 수 없는 영역”이라고 자부했다. 3분 남짓 만에 이유도 모른 채 승패가 결정되는 소액재판과 다르게 조정위원들이 1시간 이상 쌍방의 이야기를 들어 준 뒤 설득하면 웬만해선 서로 웃으면서 법원을 떠난단다. 유 총괄위원은 “법률적 판단이 필요한 사건들은 판사가 직접 하고 부동산 중개수수료나 임대차 계약금, 이웃 간 분쟁 등 소액사건은 조정으로 처리하면 심리가 더욱 풍부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소액사건 전담 판사가 재판 중 내려보내는 ‘즉일 조정’ 성공률은 매년 70% 안팎으로 높다. 조정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화~금요일 매일 2~3명씩 조정실에서 대기하는 조정위원들이 아무런 사건도 맡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판사들이 조정에 관심이 별로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수소법원 조정’ 빈도가 많은 것도 문제로 꼽힌다. ‘수소법원 조정’은 판결을 내리는 법원이 직접 하는 조정을 일컫는다. 이 조정에서는 당사자들이 양보할 수 있는 폭을 좀처럼 노출하지 않아 합의가 잘되지 않는다. 김상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건의 90~95%가 조정으로 끝나는 영·미와 다르게 우리는 판사가 모든 것을 다하려는 게 (하급심 사건 부담과 황폐화의) 문제”라면서 “판결에서 독립한 조정이 이뤄져야 조정의 실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판부에서 독립된 조정 기구로 이미 설치한 고법 산하 상설조정센터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안경환 아들, ‘성폭력 허위 주장’ 자유한국당 의원 10명에 승소… “3500만원 배상”

    안경환 아들, ‘성폭력 허위 주장’ 자유한국당 의원 10명에 승소… “3500만원 배상”

    지난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올랐던 안경환 서울대 명예교수의 아들이 고교 재학 시절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제기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에게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0단독 송인우 부장판사는 13일 안 교수의 아들 안모씨가 한국당 주광덕 의원 등 10명의 의원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주광덕 의원이 3500만원을 배상하고, 나머지 피고인들은 이 중 3000만원을 공동하여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안씨가 소송을 낸 의원들은 주광덕·곽상도·김석기·김진태·여상규·윤상직·이은재·이종배·전희경·정갑윤 의원이다. 안씨에 대한 성폭력 관련 의혹은 안 교수의 법무부 장관 후보자 검증과정에서 불거진 사안으로, 주 의원은 지난해 6월 23일 국회 정론관(기자회견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검증 과정에서 새로운 범죄사실 의혹이 발생했다”면서 안씨가 서울의 한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던 2014년 성폭행 의혹으로 퇴학 처분을 받았고 이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에는 10명 의원들의 이름이 담겼고, 당시 기자회견장에는 곽상도·윤상직·이종배·전희경 의원도 직접 참석했다. 주 의원은 성명서를 자신의 블로그에도 게시했다. 안 교수는 그에 앞선 6월 16일 ‘몰래 혼인신고’ 등의 논란 끝에 법무부 장관 후보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그러나 의원들이 주장한 성폭력 의혹은 안씨와 관련된 사실이 아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안씨는 2014년 10월 교제를 하고 있던 같은 학교 여학생과 기숙사에 함께 있던 것이 문제가 돼 학생선도위원회에서 ‘전학 권고 후 퇴학’이 의결됐다가 재심을 거쳐 2주 특별교육(1주 자숙기간 권고) 처분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안 교수도 학교에 두 차례 탄원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주 의원 등이 발표한 성명서에는 안씨와는 무관한 해당 학교에서 일어난 별도의 성폭력 관련 사건에 대한 교사의 증언이 그대로 인용됐고, 마치 안씨가 성폭력 가해자인 것 같은 내용이 적시됐다. 의원들은 재판에서 “안씨에 대해 성폭력 의혹을 제기했을 뿐 안씨가 성폭력의 범행을 저지른 것처럼 단정하지 않았다”면서 “해당 학교에서 여학생에 대한 성폭력에 대해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교사의 증언을 그대로 인용했을 뿐이고 안씨가 성폭력 의혹만으로 징계처분을 받았다고 하지 않고 ‘성폭력 의혹 등으로’ 징계를 받았다고 했기 때문에 허위사실을 적시한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안씨 측은 “원고가 성폭력을 했고 해당 고교의 교사가 안씨가 성폭행을 했다고 증언했다는 등의 허위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했다”면서 “그로 인해 명예가 실추돼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며 지난해 7월 1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법원은 의원들이 허위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한 게 맞다면서 특히 의원들 사이 공동 불법행위가 성립된다고 판단했다. 송 부장판사는 “허위사실이 기재된 성명서를 발표한 행위는 허위의 사실을 적시한 것이고, 이로 인해 원고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의 객관적인 평가가 저하될 수 있음은 경험칙상 분명하다”면서 “의원들의 성명서 발표 행위 및 성명서를 개인 블로그에 게시한 행위는 허위사실 적시로 인해 명예를 훼손한 불법행위”라고 밝혔다. 특히 “의원들의 명의로 허위사실이 기재된 성명서는 공동의 인식 하에 발표된 것이어서 공동 불법행위자라 할 수 있다”면서 “주 의원이 성명서를 작성했고 의원들 중 5명은 기자회견에 직접 참석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주 의원을 제외한 의원들이 공동불법행위자가 아니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의원들은 “성명서의 발표와 블로그 게시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고, 의원들이 그 내용이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으므로 위법성이 없었다”고도 주장했지만 송 부장판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성명서를 발표하기 위해 참고자료들에 대해 허위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충분한 조사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또 “국회 정론관에서 인사청문 검증을 준비하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 및 국정감시의무에 따라 성명서를 발표한 것”이어서 면책특권이 주어진다는 의원들의 주장 역시 해당 내용이 면책특권이 보장되는 ‘국회의 직무수행에 필수적인 국회의원의 국회 내에서의 직무상 발언과 표결’로 볼 수 없다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MB 재산관리인’ 이영배, 횡령 혐의 유죄…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으로 석방

    ‘MB 재산관리인’ 이영배, 횡령 혐의 유죄…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으로 석방

    이명박 전 대통령의 차명재산 관리인으로 알려진 이영배(63) 금강 대표가 80억원대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이순형)는 13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지난 2월 구속된 이씨는 이날 집행유예가 선고되면서 풀려났다. 이씨는 자동차 부품업체인 다스(DAS)의 협력업체인 금강을 경영하면서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하도급 업체와 고철을 거래하면서 대금을 부풀리고 감사로 등재된 이 전 대통령의 처남댁 권영미씨에게 급여를 지급한 것처럼 허위로 꾸며 회삿돈 83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씨는 재판 과정에서 권씨에 대한 허위 급여 지급 혐의를 제외하고 다른 횡령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반면 권씨에게 2001년부터 2017년까지 11억여원 상당의 돈을 급여 명목으로 지급해 회삿돈을 횡령했다는 혐의에 대해선 “사실상 대주주인 김재정씨의 부인 권씨가 영향력을 행사해 감사에 등재하고 급여를 지급하도록 했기 때문에 형사책임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권씨에게도 허위 급여를 지급해 횡령한 혐의가 인정된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권씨가 금강의 감사로 등재되긴 했지만 실제로 근무하지 않았고 감사 임무를 수행할 업무적 능력을 갖고 있지 못했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재판부는 다만 이씨가 다스의 협력사인 ‘다온’에 회삿돈 16억원을 담보 없이 싼 이자로 빌려줘 금강에 손해를 끼쳤다는 혐의(특경가법상 배임)는 “금강이 다온에 자금을 대여한 것은 합리적 경영 판단에 의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며 이씨에게 배임의 고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로 결론냈다. 재판부는 “10년에 걸쳐 거액을 횡령해 죄질이 좋지 않고 피해 금액의 상당액이 회복되지 않았다”면서도 “명부상 대주주인 권영미 등의 지시를 받고 소극적으로 횡령을 저질렀고 개인적으로 취득한 이익이 적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고용촉진지원금 부정수급한 사업주…법원 “받은 돈의 3배 징수처분 정당”

    고용촉진지원금 부정수급한 사업주…법원 “받은 돈의 3배 징수처분 정당”

    고령자 등의 고용을 촉진하기 위한 정부의 지원금을 부정수급한 사업주에게 받은 돈의 3배를 징수한 처분은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단독 김선영 판사는 오모씨가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서부지청장을 상대로 “부정수급액의 반환 및 추가 징수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서울에서 자동차 중개서비스업을 하는 오씨는 지난 2015년 2월 11일부터 2016년 2월 10일까지 고용촉진지원금 지원대상자인 권모씨를 채용한 데 대한 지원금을 신청해 900만원을 지급받았다. 그러나 고용노동청은 오씨가 권씨를 취업지원프로그램 이수 전에 채용하고도 마치 프로그램을 이수한 뒤에 채용해 지원요건을 충족한 것처럼 허위로 신청해 지급받았다며 지난해 10월 오씨에게 이미 지급받은 고용촉진 지원금 900만원을 반환하고, 부정수급에 따라 받은 돈의 2배에 해당하는 1800만원의 추가 징수를 명했다. 또 9개월간 고용촉진 지원금의 지급을 제한하는 처분을 했다. 고용보험법 시행령 26조 1항 1호에서는 노동시장의 통상적인 조건에서는 취업이 특히 곤란한 사람의 취업촉진을 위해 직업안정기관 등에 구직등록을 한 사람으로, 일정한 취업지원 프로그램을 이수한 실업자를 고용한 사업주에게 고용촉진 지원금을 지급한다고 명시돼 있다. 오씨는 “2015년 1월 13일 권씨를 면접한 뒤 취업지원 프로그램을 이수할 것을 조건으로 채용하기로 했고, 실제 채용은 권씨가 프로그램을 이수한 뒤 2015년 2월 11일자로 확정했다”면서 “지원금 지원대상자의 자격을 갖춘 기간에 신청한 만큼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지원금을 받은 게 아니다”라며 소송을 냈다. 그러나 법원은 오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판사는 “권씨가 2016년 8월 오씨의 퇴직금 미지급을 진정하면서 진정서에 ‘사업장에서 2015년 1월 14일부터 근무했다’고 적었고, 고용노동청에서 이번 지원금 관련 조사를 할 때에도 입사 일자를 2015년 1월 14일로 표시했다”면서 권씨의 취업이 실제로 확정된 날짜는 취업프로그램을 이수하기 전인 2015년 1월이 맞다고 결론냈다. 오씨가 권씨에게 1월 급여 명목으로 51만여원을 지급한 뒤 2월에는 152만여원의 월급을 준 것도 근거가 됐다. 오씨는 “취업프로그램을 이수하느라 고생한 것에 대한 격려금”이라고 주장했지만 김 판사는 “2월 11일부터 출근을 했다면 2월 급여도 일부만 지급됐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결국 오씨가 고용촉진 지원금을 부정 수급한 것이 맞다면서 이에 대한 추가 징수처분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고용보험법 및 시행규칙에 따라 기준에 맞지 않으면서 거짓이나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지원금을 지급받으면 지급받은 금액의 2배를 추가로 징수할 수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가혹행위’ 5일 만에 숨진 신병…22년 만에 보훈 대상 인정

    ‘가혹행위’ 5일 만에 숨진 신병…22년 만에 보훈 대상 인정

    군대 내 가혹행위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신병에 대해 22년 만에 보훈보상 대상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 유진현)는 사망한 군인인 이모씨의 부모가 서울지방보훈청장을 상대로 낸 보훈보상대상자요건 비해당결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이씨는 1996년 2월 공군에 입대해 훈련을 마친 뒤 그해 4월 한 비행단의 헌병대대로 배치됐지만 소대에 전입한 지 닷새 만에 경계근무를 서다가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해 목숨을 끊었다. 이씨의 사망 직후 15명의 동료 및 선임병들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지만, 가혹행위가 있었다는 진술이 나오지 않았고 타살의 혐의점도 발견되지 않아 단순히 자살에 의한 사망으로 결론이 났다. 이씨의 부모는 2012년과 2013년 “아들이 구타를 당하던 중 배에 충격을 받아 사망했다”며 국가유공자 등록 신청을 했다가 모두 거절됐고, 2014년 8월 국방부 조사본부 전사망민원조사단에 이씨의 사망에 대한 재조사를 요청했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당시 기록들과 부대 동료 9명에 대한 진술을 새롭게 들으며 재조사를 진행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난 뒤 다시 조사에 응한 동료들은 당시 선임병들이 전입한 신병에게 근무 수칙 외에도 150~200명의 지휘관·참모들의 차량번호 및 관등성명, 소대병사 기수표, 초소 전화번호 등을 A4 용지 4~5장에 깨알같이 적어 사흘 안에 외우도록 강요했다고 진술했다. 그 사이 생활관 또는 경계근무 중 수시로 전화를 걸어 암기상태를 점검하고 질책을 해 전입한 신병은 휴식시간은 물론 심야에도 화장실에서 잠을 자지 못하고 암기를 해야했다고 전했다. 또 이씨가 고참들이 전입 신병들을 집합시켜 신병의 바로 윗기수 고참들에게 머리박기 등 질책을 하는 가혹행위를 선보이기도 했다. 1996년 이씨의 사망 직후 조사 당시 “평소 내무반에서 구타나 가혹행위는 전혀 없었다”면서 이씨가 성격 탓에 소대에 잘 적응을 못해서 사망하게 됐다고 진술한 김모 상병이 사실은 후임병들을 괴롭히기로 유명한 선임병이었다는 것도 드러났다. 김 상병은 이씨가 사망하기 전 사흘간 계속 같은 근무조에 편성됐고, 이씨의 사망을 최초로 발견하기도 했다. 조사본부의 재조사 결과를 토대로 국방부 중앙전공사상심사위원회는 이씨의 사망이 순직에 해당한다고 결정했다. 이씨의 부모는 이 결정 이후 서울지방보훈청에 국가유공자 및 보훈보상 대상자 등록 신청을 다시 했지만 여전히 인정이 안 되자 소송을 냈다. 법원은 “이씨의 사망이 군 복무와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며 부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이씨는 심한 스트레스와 과중한 업무 부담 등 정서적 불안 요소가 가중되면서 자유로운 의사가 제한된 상태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국방부 중앙전공사상 심사위원회의 심사는 국가유공자 제도나 보훈보상대상자 제도와 구별되지만, 보훈보상대상자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는 데도 중요한 판단자료가 된다”면서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위원회의 판단은 가급적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악성 민원에 협박·폭행 일삼아…이웃들 괴롭히던 男女, 항소심도 잇달아 실형

    악성 민원에 협박·폭행 일삼아…이웃들 괴롭히던 男女, 항소심도 잇달아 실형

    이웃 주민들에게 비이성적으로 화를 내며 협박과 폭행을 일삼고 공무원들에게 악성 민원을 하며 방해한 혐의를 받은 50대 여성과 7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잇달아 실형을 선고받았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 정형식)는 특수협박, 뇌물공여 의사표시, 업무방해, 공무집행방해, 협박, 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모(56·여)씨에게 1심과 같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경기도의 한 임대주택에서 생활하던 이씨는 같은 건물에 사는 이웃들 5명에게 8차례에 걸쳐 욕설과 협박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같은 층에 사는 이웃에게는 “이 XX야, 담배를 피워서 담배 냄새가 심하다. 칼로 쑤셔 죽여버릴까?”라고 했고, 또 다른 주민(여성)에게는 골프채를 얼굴에 찌를듯이 밀며 화를 냈다. 이씨는 그에 앞서 2015년엔 동사무소 민원창구 공무원에게 걸그룹 ‘미쓰에이’의 친필 사인 CD를 주면서 “내가 몸이 안 좋고 기초생활수급자니까 나중에 도움이 필요할 때 연락하면 잘 챙겨주세요”라고 했다가, 다음해 말 자신의 민원을 들어주지 않자 CD를 돌려달라면서 “너 뇌물죄로 쳐 넣는다”, “경찰 불러”라며 우산을 들이밀며 화를 냈다. 지난해 시청에서는 자신의 민원을 응대한 공무원을 불러달라고 찾으면서 “거기 있잖아, 뚱뚱하고 못생긴 여자. 어디있어?”라고 부르는 등 모욕한 혐의도 받는다. 또 동네의 한 영상의학과 의원에서 MRI 진료영수증을 재발급해달라고 요구하면서 고성을 지르며 바닥에 쓰러져 “이 병원 가만두나 봐라, 가만있지 않겠다”며 업무를 방해한 혐의도 있다. 재판부는 “같은 임대주택에 거주하며 평범한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피해자들을 협박하고 일부 피해자에 대해선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고 협박했다”면서 “또 무리한 요구를 하고 난동을 부리며 공무원들의 공무집행 및 병원의 진료업무를 방해했고 그 정도가 중해 피고인이 지역사회에 끼친 해악이 크다”고 지적했다. 재판장인 정형식 부장판사는 9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이웃과의 관계나 병원, 동사무소의 업무를 방해한 생활에 근접한 범죄이고 내용을 하나 하나 뜯어보면 아주 나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또 여럿을 모아놓고 보면 주변 이웃이나 공무원, 의사나 간호사들을 굉장히 힘들게 한 범죄”라면서 “오히려 원심의 형량이 가벼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꾸짖기도 했다. 앞서 1·2심에서 검찰은 징역 7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다만 재판부는 “그렇다고 해서 더 형량을 높일 정도까지 원심의 양형재량이 잘못됐다고 볼 수는 없다”며 징역 2년을 그대로 선고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김인겸)도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보복협박 및 상습폭행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김모(76)씨가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다”며 낸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김씨도 이웃 주민들과 주차나 쓰레기 문제, 담장 철거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자 이웃들에게 빈 맥주병이나 벽돌을 던지는 시늉을 하며 협박하고 폭행해 상해를 가한 혐의 등을 받았다. 특히 김씨는 이처럼 이웃들을 상대로 같은 혐의들로 이미 십여 차례에 걸쳐 실형이나 벌금형으로 처벌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항소심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잘못을 전혀 반성하지 않고 피해자들에 대한 피해 회복도 전혀 이뤄지지 않아 대부분의 피해자들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고 있다”며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법무부, 세월호 국가배상 사건 항소 포기… “국가 스스로 책임 인정, 사회통합 위해”

    법무부, 세월호 국가배상 사건 항소 포기… “국가 스스로 책임 인정, 사회통합 위해”

    정부가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과 유족들에게 국가의 배상 책임을 물은 법원의 1심 판결에 대해 항소하지 않기로 했다. 정부의 법률상 대표자인 법무부는 10일 “국가가 스스로 책임을 인정하고 항소를 포기하는 것이 피해 유족들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고 사회통합을 이루는 데 기여하는 길”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법무부 관계자는 “해양경찰인 123정장의 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 형사판결이 유죄 확정된 이상 세월호 사고에 대한 국가의 배상책임이 인정될 수밖에 없다”면서 “법원이 인정한 배상금액은 대형재난 사고인 세월호 사고의 특수성, 희생자와 유족들이 겪었을 극심한 고통, 유사사고 예방 필요 등 여러 사정에 비춰볼 때 불합리하지 않고, 국가가 희생 학생들의 위자료 금액을 다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소송을 함께 수행하는 해경과 해양수산부도 같은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19일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족들이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국가와 청해진해운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고 희생자 1명당 2억원, 친부모에겐 각 4000만원씩 위자료를 지급하는 등 유가족 355명에게 총 723억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청해진해운 임직원들과 목포해경 소속 123경장의 불법행위가 희생자들의 사망과 객관적으로 관련돼 있어 공동불법행위가 성립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족들은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의 관제 실패, 구조본부의 부적절한 상황 지위, 현장 구조 실패, 국가재난 컨트롤타워 미작동 등 총체적인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데 대해 불복해 지난 9일 항소를 제기했다. 청해진해운도 일부 원고에 대해 지난 3일 항소했다. 항소심에서는 형사 판결로 유죄가 확정된 청해진해운 임직원 및 김경일 123경장의 불법행위 외에 국가의 전반적인 재난 대응 시스템에 대한 배상 책임이 있는지가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모란시장 10년지기 생매장’ 모자, 항소심서 형 늘어나… “도저히 납득 어려운 범행”

    ‘모란시장 10년지기 생매장’ 모자, 항소심서 형 늘어나… “도저히 납득 어려운 범행”

    10년간 알고 지낸 지인을 산 채로 묻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모자가 항소심에서 오히려 형이 가중됐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김대웅)는 10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이모(56·여)씨에게 “1심의 형이 너무 가볍다”며 징역 30년을, 이씨의 아들 박모(27)씨에게는 징역 18년을 각각 선고했다. 앞서 1심에서 이씨는 징역 22년, 박씨는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아무런 잘못 없는 피해자가 단지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거나 곤란하게 만들었다는 이유로 미리 렌트카와 수면제를 탄 커피를 준비해서 피해자를 유인하고 수면제를 먹여 잠든 피해자를 구덩이에 산 채로 매장해 사망하게 만들었다”면서 “이씨는 피해자와 10년 이상 언니 동생으로 친분관계를 유지하면서 지적능력이 떨어지는 피해자를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용했고, 살인 이후에도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를 목격했다고 허위로 소문내거나 경찰에서 여러 차례 허위 진술을 해 수사의 혼선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씨 모자는 지난해 7월 A(49·여)씨에게 렌터카에 태워 수면제를 다량 넣은 커피를 마셔 잠들게 한 뒤 강원도 철원으로 데려가 이씨의 남편(사망) 소유 텃밭에 산 채로 묻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씨는 별거 중이던 남편과 이혼해서 위자료를 많이 받을 수 있는 빌미를 만들기 위해 2016년 5월 A씨를 남편 집으로 데려가 성관계를 맺게 했는데 나중에 시장 지인들에게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는 것이 두려워 A씨를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남편과의 성관계를 지시하지 않았고, A씨가 남편과 눈이 맞아 관계를 맺게 됐고 이를 숨기기 위해 살해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살인 동기에 대해 형이 더 무거운 ‘비난 동기 살인’이 아닌 ‘일반 동기 살인’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혼소송 과정에서 높은 위자료를 받기 위한 목적으로 피해자를 이용했고, 이후에도 피해자에게 박씨의 외제 중고차량 구입 서류 작성 및 형사사건 관련 허위진술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반감을 품고 살인한 게 인정된다며 비난 동기의 살인이 맞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씨는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한 채 궁핍한 생활을 하면서 성장해서 올바른 가치관과 준법정신, 타인과 긍정적인 관계를 맺는 법 등을 제대로 학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박씨도 어머니의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중학교를 중퇴하는 등 불우한 환경에서 성장했고 어머니에 대한 애정결핍으로 어머니의 비합리적 선택에 쉽게 동조하거나 미성숙한 판단에 의해 행동으로 나간 점은 인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타인과 정상적 유대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일반인으로서는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고 비난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 오히려 형을 가중했다. 이씨의 남편은 지난해 11월 경찰이 자신의 집을 수색하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법원행정처 ‘법관 사찰 피해’ 차성안 판사 관련 문건 추가 공개 결정

    법원행정처 ‘법관 사찰 피해’ 차성안 판사 관련 문건 추가 공개 결정

    법원이 명예훼손 우려가 있다며 공개하지 않았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문건을 추가로 공개하기로 했다. 법원행정처는 10일 오후 차성안(42·사법연수원 35기) 사법정책연구원 판사와 관련된 문건을 법원 내부통신망인 코트넷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앞서 행정처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문건 410개 가운데 특별조사단이 비공개했던 문건 196건을 공개하면서 차 판사와 이탄희 판사, 20대 국회의원 관련 분석 문건 3개를 비공개로 남겨뒀다. 두 법관에 대해서는 사생활 침해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국회의원 분석은 지극히 주관적인 의견이 담겼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차 판사가 자신에 대한 문서파일을 공개할 것을 요청해 행정처는 코트넷에 해당 문건을 공개하기로 했다. 차 판사는 앞서 코트넷에 문건 공개를 요구하면서 “저에 대한 해로운 평판이나 부끄러워 할 만한 개인정보가 있다는 식의 오해를 풀기 위해 저로서는 중요한 요구”라면서 “비공개한다면 제가 전달받은 문건이라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행정처는 나머지 비공개한 파일에 대해서도 대상이 된 법관이나 국회의원에게 문건을 제공했고, 당사자들이 공개를 요청할 경우 같은 방식으로 코트넷에 문건을 공개할 방침이라고 알렸다. 다만 이 판사는 자신과 관련된 문건의 공개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강제징용 재판거래 의혹’ 법관 압수수색 또 무더기 기각…법관에게만 높은 ‘문턱’?

    ‘강제징용 재판거래 의혹’ 법관 압수수색 또 무더기 기각…법관에게만 높은 ‘문턱’?

    검찰이 강제징용·위안부 소송 재판거래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법원행정처 전·현직 심의관과 대법원 재판연구관, 대법관 등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지만 무더기로 기각돼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봉수)는 전날 강제징용·위안부 민사소송 재판거래 의혹과 법관들에 대한 인사불이익 의혹과 관련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 10여건을 청구했지만, 이날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모두 기각했다. 검찰은 강제징용·위안부 소송 관련 보고서를 작성하고 외교부 직원들을 접촉한 법원행정처 전·현직 심의관들과 강제징용 재판에 관여한 전·현직 주심 대법관 및 전·현직 재판연구관들이 보관한 자료들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박 부장판사는 전·현직 심의관들에 대해선 “상관인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지시를 따른 것일 뿐”이라는 이유로, 당시 재판연구관들의 경우엔 “사건을 검토한 것일 뿐”이라는 이유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하지 않았다. 또 대법관들에 대해서는 압수수색 영장은 “재판의 본질적인 부분을 침해할 수 있다”며 내주지 않았다. 박 부장판사는 그러면서 “법원행정처 자료들은 이미 충분히 제출됐고, 제출되지 않은 자료에 대해서는 법원행정처가 임의제출 요구를 거부했다는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사법행정과 관련해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다는 취지의 일부 법관들의 진술을 확보하고 법원행정처 인사자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도 함께 청구했으나 역시 기각됐다. 박 부장판사는 “대상 법관이 직접 본인이 통상적인 인사 패턴에 어긋나는 불이익을 받았다고 진술하는 정도의 소명이 필요하다”면서 “이미 본인이 인사 불이익을 받았다고 진술한 법관들에 대해 확인해 볼 필요는 있지만, 법원행정처에 요구하면 해당 법관들의 동의를 얻어 관련 자료를 제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영장청구를 기각했다. 검찰은 이처럼 법원에서 잇달아 무더기로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된 것에 대해 유독 전·현직 법관들에게만 다른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강제징용 재판과 관련해선 외교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은 발부된 반면 법관들에 대해서만 영장이 기각됐다는 데 불만을 표출했다. 그러나 법원에서는 전·현직 법관들에게만 ‘관대한’ 판단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일관되게 반박하고 있다. 오히려 검찰이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 만으로는 사법행정권 남용과 관련된 개별 사건에 대한 관련자들의 혐의 소명이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지난 2일 “영장심사에 있어서 청구서에 특정된 피의사실과 범죄 구성요건이 충족하는지, 피의사실에 대한 소명이 됐는지 등 외에 다른 어떠한 고려사항도 있을 수 없다”면서 “법원 구성원에 대한 영장이라고 해서 예외적으로 취급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과거 영장심사 경험이 있는 부장판사는 “통상 압수수색 영장이 기각되는 것은 범죄 혐의가 소명됐다고 보기 부족한 경우”라면서 “특히 어떤 조직의 ‘윗선’ 수사하기 위해서는 지시를 받은 하급자나 관련자들의 구체적인 진술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삼성 노조 와해 공작’ 옛 미전실 부사장 검찰 출석…그룹 방침인지 묻자 ‘묵묵부답’

    ‘삼성 노조 와해 공작’ 옛 미전실 부사장 검찰 출석…그룹 방침인지 묻자 ‘묵묵부답’

    삼성그룹 노조 와해 공작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 전 미래전략실 부사장이 10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부장 김수현)는 이날 오전 10시 강모(54) 전 삼성 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 노사총괄부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렀다. 검찰은 2012년 12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 부사장을 맡았던 강 전 부사장이 앞서 구속된 목장균(54) 전 노무담당 전무(현 삼성전자 스마트시티 지원센터장)과 함께 노조 와해 공작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강 전 부사장과 같은 기간 미전실에서 일했던 목 전 전무는 2013년 7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 기획 폐업, 노조 탈퇴 종용 및 재취업 방해, 직업 불법 사찰 등의 작업을 총괄한 혐의로 지난 6일 구속됐다. 검찰은 미전실의 지시로 이른바 ‘노조 와해 마스터 플랜’이 지속적으로 실행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10일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등의 압수수색을 통해 강 전 부사장 업무용 컴퓨터에서 유력 증거들을 찾는 등 미전실이 작성한 노조 와해 관련 문건을 다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강 전 부사장에 대한 조사를 통해 그룹 차원의 노조 와해 공작이 이뤄졌는지 ‘윗선’을 캐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조사를 앞두고 이날 오전 9시 50분쯤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강 전 부사장은 다소 편안한 표정으로 걷다가 취재진의 질문이 잇따르자 굳은 표정을 지었다. 강 전 부사장은 노조 와해 공작과 관련해 “정기적으로 누구에게 보고를 받았느냐”, “전사적인 방침이었느냐”, “강신명 전 경찰총장과 연락했느냐”는 등의 모든 질문에 답을 하지 않은 채 조사실로 향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차명재산 맡았다가 기초연금 수급자격 박탈한 70대 부부…법원 “연금 지급해야”

    차명재산 맡았다가 기초연금 수급자격 박탈한 70대 부부…법원 “연금 지급해야”

    동생의 차명 재산을 보관한 70대가 소득이 기준보다 많다는 이유로 기초노령연금 수급자격을 얻지 못한 처분은 위법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 조미연)는 권모(71·여)씨와 정모(73)씨가 서울 구로구청장을 상대로 낸 기초노령연금 부적합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이들 부부는 2016년 12월 구로구청에 기초연금 지급을 신청했지만 소득인정액이 267만여원으로 배우자가 있는 노인 가구의 선정기준액인 190만 4000원을 초과한다는 이유로 기초연금 부적합처분을 받았다. 두 사람의 소득인정액은 소득 평가액 83만여원과 소득환산액 183만여원을 합해 산정됐다. 권씨 부부는 구청에 “투자증권 계좌는 동생의 차명계좌여서 이 계좌에 예치된 돈을 ‘재산의 소득환산액’ 산정 대상에 포함시켜선 안 된다”며 이의신청을 냈지만 구청에서 받아들이지 않자 행정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해당 계좌에 예치된 돈이 실제로는 권씨 동생의 재산에 해당하는 이상 금융실명법에도 불구하고 기초연금법상 원고들에 대한 재산의 소득환산액 산정 대상에 포함해선 안 된다”면서 “계좌의 돈을 제외하면 원고들의 소득인정액은 90만여원으로 기초연금 수급권자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권씨의 동생이 법정에서 “남편의 사업이 어려워져 혹시 내 재산에도 압류 등의 조치가 취해질까 걱정돼 언니 명의를 빌려 계좌를 개설했고, 이 계좌에 있던 돈으로 오피스텔 5채를 구입했다”고 증언했고, 실제로 권씨 동생이 해당 계좌를 이용해 여러 차례 투자를 했다가 계좌에 있던 돈을 자신의 자녀들에게 다수 이체한 점 등을 들어 해당 증권계좌는 권씨의 재산이 아닌 권씨 동생의 재산을 차명 보관한 게 맞다고 봤다. 그러나 재판부는 “기초연금법령은 ‘실명이 확인된 계좌에 보유하고 있는 금융자산은 명의자의 소유로 추정한다’는 금융실명거래법 3조 5항을 준용하고 있지 않다”면서 해당 계좌에 있는 돈을 권씨 재산으로 산정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오히려 기초연금법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장관 또는 시·도지사, 구청장 등은 기초연금 수급희망자·수급권자와 각각의 배우자 및 고용주에게 필요한 서류나 소득·재산에 관한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고, 수급권자의 집이나 필요한 장소에 출입하거나 관계인에게 필요한 질문을 하는 등의 조사를 거쳐 기초연금 수급권의 발생·변경·상실 등을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급권을 결정하는 책임자가 다양한 방법으로 수급을 희망하는 사람들의 실제 소득과 재산 상황 등을 구체적으로 조사했어야 한다는 취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24년 전 음주운전 처벌 사실 숨긴 군인…법원 “명예전역 선발 제외 정당”

    24년 전 음주운전 처벌 사실 숨긴 군인…법원 “명예전역 선발 제외 정당”

    24년 전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았던 사실을 숨긴 군인이 명예전역 대상자로 선발되지 못하자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 박형순)는 예비역 중령 박모씨가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낸 명예전역 비선발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1989년 육군 소위로 임관해 군 복무 중이던 박씨는 1993년 2월 음주운전에 적발돼 법원에서 벌금 5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당시 박씨는 이 같은 사실을 소속 부대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박씨는 지난해 3월 희망전역을 앞두고 명예전역을 신청했는데 ‘예산 부족’을 사유로 선발되지 않았고, 여기에 반발해 4월 중앙군인사소청심사위원에 소청심사를 청구했다. 국방부는 소청심사에서 “군인 신분을 숨기고 민간법원에서 형사처벌을 받은 것이 군인으로서 명예롭지 못한 행동에 해당한다”며 명예전역 대상에서 제외된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해 전반기 국방부의 군인 명예전역 시행계획에서 선발 제외 검토 대상에 ‘불성실 근무자’로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돼 소속 부대(장)에게 적발사실 보고 의무를 위반한 자’라는 규정이 명시됐다. 박씨는 결국 행정소송을 제기해 “무려 24년 전 일을 명예전역 선발심사의 기준으로 문제 삼아 당연히 부여받아야 할 이익을 박탈하는 것으로 헌법 13조가 규정하는 소급효 금지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또 명예전역 비선발 처분서에 ‘예산부족’이라는 이유만 있었기 때문에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명예전역 대상자로 선정돼 명예전역수당을 지급받을 수 있는 권리가 군인으로서의 신분에 내재돼 당연히 보장되는 재산권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과거에 있었던 사실을 실질적인 이유로 삼은 것이라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소급효 금지 원칙에 위반된 것으로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재판부는 “엄격한 기강이 요구되는 군 조직의 특성상 사람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음주운전에 대한 엄정한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국방부가 모든 군인에 대해 음주운전을 엄격히 금지해왔고, 일사분란한 상명하복식 명령 하달 및 준수체계를 기본으로 하는 군에서 민간법원 형사처벌 사실을 지휘관에게 보고하지 않은 것은 결코 가벼운 비위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도 설명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종로 여관 방화’ 50대, 항소심도 무기징역… “죄질 나쁘지만 사형 처할 사안은 아냐”

    ‘종로 여관 방화’ 50대, 항소심도 무기징역… “죄질 나쁘지만 사형 처할 사안은 아냐”

    여관 주인이 성매매 여성을 불러주지 않는다며 서울 종로의 여관에 불을 질러 7명을 숨지게 한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 정형식)는 9일 현주건조물방화치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모(53)씨에게 1심과 같은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유씨는 지난 1월 20일 오전 2시쯤 술을 마신 뒤 종로구 서울장여관에 들어가 업주에게 성매매 여성을 불러 달라고 요구했으나 거절당하자 같은 날 오전 3시쯤 근처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구입해 여관에 불을 질러 7명을 숨지게 하고 3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았다. 1심에서 사형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던 검찰은 무기징역이 선고되자 형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을 보면 별 내용이 아닌 사안을 갖고 다수가 모여서 자고 있는 여관에 불을 질러 어린 아이를 포함한 여러 명의 사람을 사망케 하고 치명적인 상해까지도 입게 만든 범행이어서 그 죄질이 정말, 굉장히 좋지가 않다”고 지적하면서도 “사형에 처하는 사안 정도에 이르지는 않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해자들과 유족들에게 과연 피고인을 어떻게 처벌하는 것으로 다소나마 위로의 말이 전달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도 “다만 한 가지, 피고인이 개별 피해자들을 구체적으로 위해를 가한 게 아니라 불특정 다수에 대해 불을 질러 사망을 초래하게 된 점이고 과거 유사한 정도의 범행성이 있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특별히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점들을 고려해 보면 사형이라고 하는 것이 과연 문명사회를 지향하는 우리나라가 할 수 있는 정도의 것이냐, 과연 피고인에 대해서도 사형을 처하는 게 적절한 것이냐 고민해 볼 때 그 정도에 이르지는 않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해자나 유족들에 대해서는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형을 처하는 것이 반드시 피해자나 유족들에게 완전히 위로가 되는 것인지도 알 수 없다”며 검찰의 항소를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방청석에서 선고 공판을 지켜보던 피해자들의 유가족들은 눈물을 흘리고 한숨을 쉬며 판결에 불만을 표시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법원의 속사정] “판결문보다 심리에 집중하는 게 추세… 자세히 썼다 꼬투리 잡힌 경험도”

    성과 경쟁·업무 과다, 허술 판결문 양산 ‘판결 수치화’ 관료사법 분위기도 여전 “승진제 없어져도 판결문 평가 있어야” “판결문 붙잡고 있을 시간에 심리에 집중하자는 겁니다.” 판결문을 쓰는 방식에도 유행이 있는데, 판결문을 법정 쟁점 위주로 간결하게 쓰는 것이 최근의 추세라고 일선 판사들은 입을 모았다. 공판중심주의 강화 정책이 추진된 뒤 법정에서 더 성의 있게 당사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되 판결문은 간단하게 쓰는 게 최근의 트렌드라는 설명이다. 과거 판결문에 쓰던 만연체나 일본식 표현 대신 읽기 쉽게 쓰려고 노력하는 등 판결문을 개선하고 있다고 판사들은 항변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 무색하게 사건 당사자들은 ‘읽기 편한 판결문’이 아니라 ‘판사가 왜 이런 판결을 내렸는지 이해되는 판결문’을 기대하며 시각차를 보였다. 관료사법 시스템은 판단 근거가 생략된 판결문을 양산하는 주요 근거로 꼽힌다. 고법 부장판사 승진제도로 지법 부장판사들 가운데 소수만 승진의 문턱을 넘을 수 있었을 때 판사들 사이에선 사건처리 건수 등 판결 통계나 법원장이 평가하는 근무평정 경쟁이 벌어졌다. 수치화할 수 있는 성과나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보니 충실한 재판보다는 사건을 빨리 털어버리려고 하거나 ‘보여 주기식 판결문’ 작성에 몰두하는 등의 부작용이 지적됐다. 지난해 취임한 김명수 대법원장은 11월 사법부 개혁 첫 카드로 고법 부장판사 승진제 폐지를 꺼내 들었지만, 관료사법 시스템과 분위기는 판사 사회에 여전히 남아 있다. 사회적 이슈가 되어서 재판부와 사건 당사자뿐 아니라 언론과 각계에서 주목하는 ‘보여지는 판결문’에선 유·무죄 판단 근거나 승·패소 이유가 고루 자세하게 기록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재판부 입장에서 미제를 줄이기 위해 ‘빨리 터는’ 사건일수록 판단 근거가 생략되는 일이 흔하다. 재판의 자세한 내용은 해당 재판부와 당사자만 알고, 공개재판이란 취지에 무색하게 판결문이나 재판에서의 주요 증거가 공개되지도 않으니 판결문은 누구의 평가도 받지 않는 구조다. 평가받지 않는 판결문의 피해는 고스란히 당사자들에게 전가된다. 서울의 한 항소심 재판장은 “당사자뿐 아니라 항소심 법원에서도 1심 판결문을 보며 심리를 충실히 했는지 의심할 때가 많다”면서 “판단근거를 생략하면, 당사자 입장에선 왜 이기고 졌는지가 논리적으로 연결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항소심 재판장은 “판결문에 다 담지 못하면 공판조서에 꼼꼼히 남기는 방식으로라도 심리를 충분히 했는지, 어떤 내용이 쟁점이 됐는지 기록해야 항소심을 제대로 진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항소심 재판부 배석판사는 “가끔 화가 날 정도로 핵심 판단 근거가 빠진 1심 판결문들이 있다. 그럼 모든 기록을 처음부터 살펴야 한다”면서 “승진제도가 없어졌어도 판결문 평가는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관료사법 시스템이 사라지더라도 지금처럼 사건이 많이 배당되면 판결문의 질을 빠른 시간에 높이긴 어려울 것이란 회의론이 많다. 일각에선 판결문을 너무 자세히 썼다가 오히려 당사자들로부터 꼬투리를 잡혔다는 고백도 나왔다. 폭행 횟수가 3회인지 10회인지 다투던 폭행 사건에서 ‘10회 폭행했다’고 적자 판결문에 적힌 폭행 횟수 때문에 피고인이 항소했다거나, 피고인과 피해자 관계를 ‘내연 관계’로 판결문에 적시했다가 당사자들이 문제 제기를 했다는 고백들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다음 회에선 과도한 소액재판·심리불속행 처리율 등 ‘법원 편의적 사법제도’의 근본 문제가 무엇인지 중간점검하고 시급하게 채택해야 할 개선 방향을 모색합니다.
  • ‘원세훈과 DJ 비자금 추적’ 혐의 이현동 前국세청장 1심서 무죄

    ‘원세훈과 DJ 비자금 추적’ 혐의 이현동 前국세청장 1심서 무죄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김대중(DJ) 전 대통령 비자금 추적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던 이현동(62) 전 국세청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조의연)는 8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및 국고손실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 전 청장에게 “범죄 사실이 증명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 2월 구속된 이 전 청장은 6개월 만에 석방됐다. 이 전 청장은 국세청 차장과 청장을 지낸 2010년 5월부터 2012년 3월까지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공모해 국정원의 ‘DJ 해외 비자금 추적’ 비밀공작인 일명 ‘데이비드슨 사업’에 관여하며 5억 3500만원과 5만 달러의 국고를 손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국세청장 시절인 2011년 9월 원 전 원장으로부터 비밀공작의 활동 자금 명목으로 대북공작금 1억 2000만원을 뇌물로 수수한 혐의도 받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도로 고인 빗물 때문에 차 고장…법원 “배수시설 관리 책임자도 배상해야”

    도로 고인 빗물 때문에 차 고장…법원 “배수시설 관리 책임자도 배상해야”

    도로에 고여있던 빗물 때문에 차가 고장났다면 도로의 배수시설 등을 관리해야 할 책임자도 배상의 책임이 있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3부(부장 신헌석)는 국내의 한 손해보험사가 서울시를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 소송에서 “서울시가 18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앞서 1심에서도 같은 판단이 나와 서울시가 항소했지만 항소심에서도 같은 결론이 나온 것이다. 박모씨는 지난해 7월 10일 오후 8시 39분쯤 벤츠 승용차를 운전해 서울 동작대교 남단 접속교의 3개 차선 중 3차로를 달리며 동작대교 방면에서 강북 방면으로 가던 중 집중호우로 도로에 고여있던 빗물이 차의 공기흡입구로 들어가 엔진이 정지되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보험사는 박씨에게 600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한 뒤 서울시가 도로 관리 책임을 다하지 못해 발생한 사고라며 30%의 과실을 물어 180만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냈다. 서울시는 “도로에 20~30㎜ 간격으로 빗물받이가 설치돼 있었고 호우주의보 발령에 따라 교량안전과에서 비상근무 체계를 유지하고 비상근무반이 도로를 상시 순찰하는 등 도로의 관리 책임을 다했다”고 맞섰다. 그러나 1·2심에선 모두 보험사의 주장이 맞다고 받아들였다. 항소심 재판부는 “사고 당일 오후 5시부터 자정까지의 예상 강우량이 20~39㎜였고, 실제 자정까지 54.5㎜의 비가 내렸다”면서 “도로가 물에 잠길 수 있다고 충분히 예상되는데도 서울시는 도로의 침수에 대비해 최소한 우측 가장자리 3차로만이라도 통행 및 진입을 금지하거나 침수위험을 예고하는 등의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당일 오후 5시 34분까지 동작대교 상행 2개소 배수구를 청소했을 뿐 서울시가 사고가 일어난 도로의 배수구나 빗물받이의 정상 작동 여부를 점검했음을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다”고도 덧붙였다. 재판부는 “결국 사고가 난 도로에는 통상 갖춰야 할 안전성이 부족한 관리상 하자가 있었다고 봐야 하며 서울시는 관리책임자로서 사고가 일어난 도로의 설치·관리상 하자로 인해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빗물이 고인 도로를 주행한 운전자의 과실 등에 따라 서울시의 배상 책임을 30%로 제한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30억 줬는데 MB 족속들 파렴치”…이팔성 비망록 법정서 공개

    “30억 줬는데 MB 족속들 파렴치”…이팔성 비망록 법정서 공개

    MB “산은총재 등 생각하니 기다리라”청탁 이뤄지지 않자 “배신감”기록도지난달 말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진료를 받았던 이명박(77) 전 대통령이 퇴원 이후 출석한 재판에서 “이 전 대통령 측에 2007년 대선 자금, 2008년 총선 공천 헌금을 건넸다”는 진술이 낱낱이 공개됐다. 검찰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정계선) 심리로 7일 열린 이 전 대통령의 속행 공판에서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2008년 1~5월 작성한 비망록 사본을 공개했다. 비망록에는 2007년 1월부터 이 전 대통령의 사위인 이상주 변호사와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에게 거액을 건네면서 인사 청탁을 한 과정이 담겼다. 이 전 대통령은 2007년 1월부터 2011년까지 이 전 회장으로부터 22억 5000만원의 현금과 1230만원어치의 양복값을 뇌물로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회장은 금융감독원장 등 자신이 원하는 자리에 인사 청탁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자 2008년 3월 28일 “이명박과 인연을 끊고 다시 세상살이를 시작해야 하는지 여러 가지로 괴롭다. 나는 그에게 약 30억원을 지원했다. 옷값만 얼마냐”면서 “그 족속들이 모두 파렴치한 인간들이다. 고맙다는 인사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 전 대통령을 향한 원망을 쏟아냈다. 이 변호사를 향해선 “왜 이렇게 배신감을 느낄까. 정말 어처구니없는 친구다. 소송을 해서라도 내가 준 8억원 청구 소송할 것”이라고 적었다. 이 전 회장은 또 이 전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08년 2월 2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다시 한번 인사 청탁을 했을 때 이 전 대통령으로부터 “금융위원장, 산업은행 총재, 국회의원까지 생각하고 있으니 긍정적인 방향으로 조금 기다리라”는 답을 들었다고도 기록했다. 앞서 이날 오전 재판에서는 이 전 대통령의 ‘집사’였다가 검찰 수사 과정에서 ‘폭로자’가 된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이 공천 헌금 전달 과정을 기록한 자필 진술서가 공개됐다. 김 전 기획관은 지난 1월 30일 작성한 자술서에서 “2008년 3월 김소남 전 한나라당 의원에게 ‘이명박 대통령께 부탁해 비례대표 공천을 받게 해 달라’는 말을 듣고 이를 이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면서 “청와대 앞 도로에서 김 전 의원과 만나 5000만원씩 네 번에 걸쳐 2억원을 받아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2008년 3월 청와대 집무실에서 ‘김소남이 공을 들이고 있다’고 했더니 이 전 대통령이 고개를 끄덕여 긍정의 의미로 받아들였다”고도 했다. 그는 검찰에서 “김 전 의원이 여러 가지 면에서 부족해 비례대표 7번으로 공천해 줄 이유는 없었다”고 털어놨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前 우리금융지주 회장>
  • MB 법정서 낱낱이 공개된 ‘이팔성 비망록’… “MB 족속들 파렴치”

    MB 법정서 낱낱이 공개된 ‘이팔성 비망록’… “MB 족속들 파렴치”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서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비망록이 낱낱이 공개됐다. 이 전 회장은 2007년 12월 대선을 전후로 이 전 대통령의 사위와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등에게 거액을 건네며 인사 청탁 등을 한 경위는 물론, 인사 청탁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 전 대통령을 원망하는 내용을 비망록에 자세히 남겼다.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정계선) 심리로 열린 이 전 대통령의 재판에서 검찰은 서류증거 조사를 통해 이 전 회장이 자필로 기록한 비망록을 날짜별로 제시했다. 이 전 회장은 2008년 3월 28일 “이명박과 인연을 끊고 다시 세상살이를 시작해야 하는지 여러가지로 괴롭다. 나는 그에게 약 30억원을 지원했다. 옷값만 얼마냐”면서 “그 족속들이 모두 파렴치한 인간들이다. 고맙다는 인사라도 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비망록에 기록했다. 검찰은 “이 만큼의 돈을 지원했는데도 (자신이 원하는) 인사상 혜택이 없어 이에 대한 분개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같은 달 23일에도 “이명박에 대한 증오감이 솟아나는 건 왜일까”라고 쓰기도 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2007년 1월 이 전 대통령의 사위인 이상주 변호사에게 5000만원을 건넨 것을 시작으로 대선을 앞두고 여러 차례에 걸쳐 이 변호사에게 총 8억원을 전달했다. 이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이 전 대통령이 검사 출신인 첫째 사위를 아낀다고 들었고, 언젠가는 저에게도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 돈을 건넸다”고 진술했다. 그러다 대선이 임박한 2007년 12월에는 5일, 10일에 각 1억원을, 12일에는 5억원을 이 변호사에게 줬다면서 “대선을 앞두고 제가 올인을 한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 전 회장은 2007년 12월 16일이 전 부의장 측 김모 비서관에게도 5억원을 전달했고, 이 전 대통령이 당선된 뒤에도 이 변호사와 이 전 부의장 측에 돈을 지속적으로 건넸다. 이처럼 이 전 대통령은 2007~2011년 이 전 회장에게 22억 5000만원의 현금과 1230만원 어치의 양복값은 뇌물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회장은 특히 비망록에 자신의 인사 문제를 비롯해 이 전 대통령 측에 집요하게 청탁을 한 과정을 자세히 기록했다. 당선인 시절인 2008년 1~2월 서울 종로구 통의동의 인수위원회 사무실을 거듭 찾았고, 2월 23일엔 이 전 대통령과 만나 “대선 전에 최선을 다해 자금 지원을 해드렸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자 이 전 대통령은 “금융위원장, 산업은행 총재, 국회의원까지 생각하고 있으니 긍정적인 방향으로 조금 기다리라”고 말했다고 적었다. 이 전 회장의 인사 청탁에 이 전 대통령은 “이 전 부의장과 상의해보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 전 회장은 또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1기 내각의 장관으로 내정된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어윤대 전 고려대 총장,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을 향해 “모두 즐거운 표정. 나만 제외된 건가?”라는 씁쓸한 메모를 남기는 등 원하는 자리를 얻기 위해 조급한 모습을 여러 군데 비망록에 남겼다. 이 전 대통령은 취임 후 2008년 3월 7일 박영준 기획조정비서관을 통해 이 전 회장에게 한국증권선물거래소(KRX) 이사장직을 제안했고, 이 전 회장은 자신이 원한 자리가 아니라며 거절했지만 이 전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걸어 권유하자 받아들였다. 그러나 최종 후보로 2배수까지 압축됐지만 결국 낙마했다. 이 전 회장은 자신이 8억을 건넨 이 변호사를 향해서도 “왜 이렇게 배신감을 느낄까. 이상주 정말 어처구니 없는 친구다”, “젊은 친구라서 그러는 걸까”라면서 “소송을 해서라도 내가 준 8억원 청구 소송을 할 것임. 나머지는 어떻게 하지. 사모(김윤옥 여사)도 할까” 등의 기록을 남겨 비난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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