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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 법원장들 “사법부 유례 없는 시련, 극복은…” 한목소리

    새 법원장들 “사법부 유례 없는 시련, 극복은…” 한목소리

    “사법 70년 역사상 가장 큰 위기”, “역사상 유례 없는 시련” 지난 14일자로 새로 보임된 각급 법원장들의 사법농단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거친 뒤 전직 대법원장이 구속되고 재판에 넘겨진 상황에 대해 이 같은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국민들의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바닥에 떨어진 지금, 일선 법원에서 사법부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할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재판 뿐이라는 해결책도 한결 같았다. 14일 취임식을 가진 각급 법원장 17명 가운데 13명의 취임사를 17일 확보해 분석한 결과 법원장들은 사법농단 사건으로 인한 법원의 현실을 지적하며 이에 대한 각오를 각자 밝혔다. 13명 가운데 11명의 법원장이 ‘위기’이자 ‘어려움’에 부딪힌 법원의 상황을 언급했고, 13명 법원장 모두 법원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법원 ‘본연의 임무’이자 ‘기본’인 ‘좋은 재판’, ‘올바르고 정의로운 재판’을 강조했다. 법원장들에게도 사법농단 의혹이 드러나 재판까지 넘겨진 지금의 법원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차갑게 여겨졌다. 이강원(59·사법연수원 15기) 부산고등법원장은 “우리를 향한 외부의 시선은 냉혹하기 그지없고,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참담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양현주(58·18기) 인천지방법원장은 “국민들의 걱정을 해소하는 역할을 하는 법원이 오히려 국민들의 걱정거리가 된 것은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을 만큼 창피한 일”이라고 말했고 이창한(56·18기) 제주지방법원장은 특히 “사법부의 시련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이라는 법원 내부 문제로 시작됐다는 것이 우리에게 더욱 뼈아픈 점“이라고 토로했다. 조영철(60·15기) 대구고등법원장은 “국민들의 의심의 눈초리는 재판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고, 재판에 대한 불신은 날이 갈수록 심각해져 이제 재판의 독립을 위협할 정도에 이르렀다”면서 “여론을 가장해 재판에 영향을 미치려고 하거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재판과 법관을 과도하게 비난하는 일도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김경수 경남지사의 법정구속을 계기로 “적폐세력의 보복 판결”이라는 등 법관과 사법부에 대한 공격이 거셌던 점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위기를 마주한 데 대한 신임 법원장들의 다짐과 당부는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 법원행정처 차장을 지내고 서울고등법원장으로 보임된 김창보 법원장은 “사법 70년 역사상 가장 큰 위기라고 하는 어려운 이 시기에 법원이 다시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고 헌법이 부여한 법적 분쟁해결기관으로서 굳건히 서는 길은 결국 본연의 임무인 재판 기능을 통한 방법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구남수(58·18기) 울산지방법원장은 “지금 법원은 가파른 고개와 깊은 낭떠러지, 거친 숲속을 지나고 있어 위기감과 표현하기 어려운 낭패감을 느끼고 있다”면서도 “가파른 고개도 꾸준히 올라간다면 어느 순간에는 정상에 도달하게 된다. 깊은 낭떠러지에 떨어져도 밧줄과 도구만 갖추면 너끈히 극복할 수 있다”며 법관들과 법원 직원들을 다독였다. 지난해 김명수 대법원장이 처음으로 실시한 법원장추천제를 통해 소속 법원 법관들의 추천을 받아 보임된 손봉기(53·22기) 대구지방법원장은 ‘법원다움’을 거론하며 “누구나 자기 권리를 주장할 수 있고 억울함을 마지막으로 호소할 수 있는 곳, 그 호소에 귀 기울여 줄 것이라고 간절하게 기대하는 곳이 법원”이라면서 “법원은 국민들을 위해 존재하는 곳임을 늘 마음 속에 새겨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밝혔다. 2017년 문을 연 서울회생법원의 두 번째 법원장으로 보임된 정형식(58·17기) 서울회생법원장도 “우리를 찾아오는 채권자나 채무자들은 모두 경제적 어려움에 봉착한 사람들”이라면서 “법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사건을 처리할 수밖에 없지만 당사자들도 법률상 어찌할 수 없다는 것을 다 아는 경우에도 마지막으로 법원에 하소연 해보려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공감해 주는 것이야말로 사건 처리결과와 무관하게 법원이 국민들에게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기훈(57·18기) 서울북부지방법원장은 “의사가 난치병에 걸린 환자를 외면하지도, 감기 환자를 소홀히 여기지도 않듯이 법률 문제로 마음의 상처를 입어 해결책을 얻기 위해 법원을 찾는 우리의 이웃을 따뜻한 마음으로 소중히 대하고 진심으로 아픔을 공감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사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법과 원칙에 따른 ‘좋은 재판’, ‘올바르고 정의로운 재판’, 법원을 찾는 민원인들에 대한 충실한 사법서비스 제공 등이 13명 법원장들이 취임사를 통해 공통으로 내놓은 과제였다. 조영철 대구고법원장은 ‘이청득심(以聽得心·’귀담아 들어 마음을 얻는다‘는 뜻)’의 사자성어를 강조하며 법원 안팎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며 ”‘적게 말하고 많이 듣고, 듣지 않고서는 어떤 것도 결정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따르겠다. 여러분도 그 마음으로 재판과 업무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많은 법원장들이 ‘일과 가정의 양립’을 강조하기도 했다. 법원의 위기를 내부 결속과 화합으로 이겨내자는 취지이기도 하다. 지난해 김창보 서울고법원장은 “지난해 업무과중으로 소중한 동료를 영원히 떠나보내야만 하는 불행한 사건도 겪었다”면서 “법원 구성원들이 출·퇴근 할 때 발걸음이 좀 더 가벼워지는 방안이 무엇인지 적극적으로 찾아 실천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정용달(58·17기) 부산지방법원장도 ”법원 내부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해 법원장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조화로운 직장생활과 가정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저녁 및 주말행사를 조정하는 등 여러 방안을 연구해 보겠다“고 다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법원 “신고리 허가 일부 위법… 취소는 안 돼”

    그린피스 측 “위법 확인 판결… 항소할 것” 원고 청구보다 공공복리 중시 ‘사정판결’ 법원이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와 원전 지역 주민들이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허가를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한국수력원자력에 내준 원전 건설 허가 처분에 일부 위법한 점이 있지만 안정성에 별 문제가 없고 공공복리 측면을 고려하면 허가를 취소할 수는 없다는 판단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 김정중)는 14일 그린피스와 559명의 주민들이 원안위를 상대로 낸 신고리 5·6호기 원전건설허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위법 사유의 내용과 성격, 발생 경위, 처분 취소로 예상되는 결과 등을 고려하면 처분 취소 필요성은 매우 작은 반면 취소로 발생하는 ‘공공복리에 반하는 결과’는 상대적으로 중하다”며 ‘사정판결’(事情判決)을 했다. 사정판결이란 행정소송에서 원고의 청구가 이유 있다고 인정되더라도 행정 처분을 취소하는 것이 공공복리에 적합하지 않다면 청구를 기각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12가지 쟁점 중 재판부는 두 가지가 위법했다고 봤다. 한수원이 원전 건설허가를 신청할 때 첨부서류인 ‘방사선 환경영향평가서’ 중 ‘운전 중 중대사고로 인해 환경에 미치는 방사선 영향’ 등 일부 내용이 기재되지 않았다는 점과 원안위 위원 중 두 명이 결격 사유가 있다는 점이다. 재판부는 그러나 이 때문에 원전 건설허가까지 취소할 필요성은 매우 작다고 판단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신고리 5·6호기의 강화된 안전성 개선 조치가 모두 이행되는 등 중대사고를 대비한 설계를 충분히 갖춘 만큼 환경영향평가서의 흠결이 건설 허가를 좌우할만큼 크지 않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또 “허가 취소로 예상되는 약 4년의 건설중단 기간에 1조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고, 사회적 비용까지 더하면 취소로 인한 사회적 손실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그린피스 측 김영희 변호사는 “처분의 위법성이 인정된 점에서 역사적 판결이라고 평가하지만, 사정판결은 부당하다”며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원안위는 “법원 판단을 존중한다”고 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대법 “경영난 판단 신중히… 늘어난 통상임금 따라 수당 지급”

    대법 “경영난 판단 신중히… 늘어난 통상임금 따라 수당 지급”

    노동조건 등 고려한 경영난 판단 강조 “시영운수 매출액 4% 불과한 추가 수당, 충분히 지급 가능… 위험 전가 말아야” 경영상 어려움 새 기준 제시 못해 한계 경총 “근로자 보호만 강조” 평가절하 노총 “정기임금, 통상 임금으로 인정해야”정기상여금 등으로 통상임금이 재산정된다고 해서 노동자들에게 추가 법정수당을 지급한다면 기업에 갑작스럽게 부담이 늘어나고 경영상 어려움이 초래된다는 ‘신의칙’(신의성실의 원칙) 주장은 통상임금 소송에서 기업 측이 내세우는 ‘전가의 보도’다. 2013년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며 통상임금의 범위를 폭넓게 인정하면서도 “노동자의 요구가 정당할지라도 신의칙에 위배되면 요구 자체가 잘못”이라고 판단하면서 이 주장은 큰 힘을 얻었다. 14일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가 인천 시영운수 노동자들의 임금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준 것은 신의칙에 약간의 균열을 냈다. 신의칙 적용을 완전히 뒤집거나 전혀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것은 아니지만,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등을 고려해 신중하고 엄격하게 ‘경영상 어려움’을 판단해야 한다고 재판부가 판단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근로관계를 규율하는 강행규정보다 신의칙을 우선해 적용할지를 판단할 때는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향상시키고자 하는 근로기준법 등의 입법 취지를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 경영 주체는 사용자이고 경영 상황은 기업 안팎의 여러 사정에 따라 수시로 변할 수 있다”면서 “근로자의 추가 법정수당 청구를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 존립을 위태롭게 한다는 이유로 배척한다면 기업 경영에 따른 위험을 근로자에게 전가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영운수의 경우 2011년 8월부터 2012년 11월까지 발생한 추가 법정수당을 사측은 7억 8265만여원으로 산정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소멸시효가 끝난 부분을 빼고 나면 실제로 회사에 청구할 수 있는 추가 법정수당은 약 4억원 정도로 추산된다고 봤다. 이 액수는 회사의 연간 매출액의 2~4%, 2013년 총인건비의 5~10%에 불과해 경영에 중대한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2013년 기준 이익잉여금이 3억원을 넘은 점, 2009년 이후 5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한 점, 버스준공영제 적용을 받고 있어 안정적인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 등도 판결의 근거로 작용했다. 시영운수 버스 운전기사인 박모씨 등 22명은 2013년 3월 단체협약에서 정한 정기상여금 등이 통상임금에 해당되니 그에 따라 연장근로수당을 추가로 지급해 달라며 소송을 냈다. 1·2심은 “회사가 예측하지 못한 경영상 어려움을 초래하게 돼 신의칙에 반한다”며 사측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판결이 1·2심을 뒤집은 것이긴 하지만, 그동안 법원마다 엇갈렸던 ‘경영상 어려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제시된 것은 아니다. 대법원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례에 대한 판단을 한 것이지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계는 유감을 표했다. 한국경영자총연합회는 “대법원이 근로자 보호만 강조해 노사 합의 파기를 용인하고, 약속에 대한 신뢰 훼손을 방치하는 것은 미래지향적인 해법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반면 유정엽 한국노총 정책실장은 “근로기준법이 신의칙 때문에 법적 안정성을 위협받고 있다”면서 “신의칙 논란을 해결하려면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모든 임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법이 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대법 “법정수당, 매출 비중 크지 않다면 추가 지급해야”

    “통상임금 신의칙 위반, 엄격히 판단해야” 매출액 등 구체적 기준 적용한 첫 판결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으로 인정되면서 추가 법정수당을 지급하라는 노동자들의 청구를 판단할 때 법정수당이 연간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면 ‘경영상 어려움’을 초래한다고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는 14일 인천 시영운수 소속 버스기사 박모씨 등 22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노동자의 추가 법정수당 청구가 사용자에게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해 ‘신의칙’에 위반되는지는 신중하고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기상여금 등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더라도 경영상 어려움을 초래하면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통상임금의 신의칙을 적용할 때는 노동자들의 근로환경을 고려해 보다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특히 매출액 등 구체적인 적용 기준을 설명한 첫 판결로 평가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김경수 경남지사 항소심, 우병우 사건 담당 재판부에 배당

    김경수 경남지사 항소심, 우병우 사건 담당 재판부에 배당

    드루킹 댓글조작 공범 공방 2R 점화 ‘드루킹’ 일당과 댓글 조작을 벌인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김경수 경남지사의 항소심이 선거 전담 재판부에 배당됐다.서울고법은 14일 김 지사 사건을 선거 전담부 3곳을 대상으로 무작위 전산 배당을 한 결과 형사2부(부장 차문호)가 맡게 됐다고 밝혔다. 김 지사의 항소심 재판부가 결정되며 댓글 조작 사건을 둘러싼 ‘진실 공방’이 2라운드에 돌입하게 됐다. 재판장인 차문호(51·사법연수원 23기) 부장판사는 전북 정읍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나왔다. 육군 법무관을 거쳐 1997년 판사 생활을 시작한 그는 서울중앙지법, 서울고법, 대법원 재판연구관, 대전지법 수석부장판사 등에 이어 지난해 2월부터 서울고법에서 형사2부를 맡아 재판을 해왔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국정농단 묵인’, ‘불법 사찰’ 사건의 항소심도 심리하고 있다. 김 지사와 같은 날 1심이 선고된 드루킹 일당의 사건도 서울고법 형사2부에 배당될 가능성이 크다. 서울고법은 조만간 기록이 넘어오는 데로 드루킹 일당 사건의 항소심 재판부도 결정할 예정이다. 허백윤 기자 baekyoon@seoul.co.kr
  • 목줄 한 강아지 교통사고, 운전자 과실 비율은?

    목줄 한 강아지 교통사고, 운전자 과실 비율은?

    #원고 강아지를 키우는 A씨 #피고 B손해보험사 경기도 화성에 사는 A씨는 2017년 8월 자신이 키우는 요크셔테리어 강아지와 함께 산책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강아지에게 목줄을 채우고 함께 아파트 단지를 걷다가 주차된 차들 사이를 지나서 도로에 진입하던 순간 C씨가 운전하던 차에 강아지가 부딪힌 것입니다. ●원고 “전방주시 태만… 손해배상하라” A씨는 C씨와 자동차보험 계약을 맺은 B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습니다. “아파트 단지 안에서 전방주시를 태만히 하거나 과속해 사고가 발생했으니 C씨 차량의 보험자인 B사가 사고로 인한 강아지 치료비 상당의 손해 300만원 등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주장입니다. ●보험사 “강아지 잘 보호했어야” 보험사는 C씨가 주의를 기울여 운전했지만 강아지가 갑자기 뛰어나와 사고를 막을 수 없었다며 A씨에게 강아지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고 맞섰습니다. 차 사이에서 강아지가 갑자기 나올 줄은 생각도 못했다는 거죠. A씨는 “목줄을 채우고 있었다”며 반박했지만 지난해 1월 1심인 수원지법 오산시법원은 원고 패소 판결했습니다. ●법원 “운전자 책임 50%만 인정” A씨의 항소로 열린 항소심에서는 판결이 뒤집혔습니다. 수원지법 민사항소7부(부장 이승원)는 “C씨가 전방을 주시하며 안전하게 운전했어야 하는데도 이를 게을리해 강아지를 제때 발견하지 못한 채 차량을 진행한 과실이 있다”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다만 “강아지와 같은 작은 동물의 경우 차량 운전자가 발견하기 어려운 점이 있으니 강아지 소유자로서는 특히 도로 근처에서 강아지를 더욱 세심하게 보호·관리할 책임이 있다”면서 C씨의 책임을 절반만 인정했습니다. 도로 가에 주차된 차들 사이를 지나고 있었으면 강아지가 도로 쪽으로 뛰어나가지 않도록 A씨가 ‘적절한 조치’를 했어야 했다는 겁니다. 재판부는 B사가 A씨에게 강아지 치료비의 절반인 150만원을 지급하라고 명했고, 이 판결은 확정됐습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사법농단 판사 추가 징계” 6번째 고개 숙인 사법 수장

    “사법농단 판사 추가 징계” 6번째 고개 숙인 사법 수장

    檢, 차한성·유해용·강형주 등 기소할 듯 민주 “법관 탄핵소추 5명 정도로 최소화”김명수 대법원장이 사법농단 사건으로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이 재판에 넘겨진 것을 사과하면서 연루된 법관들에 대한 추가 징계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김 대법원장은 12일 법원 내부통신망에 올린 ‘수사결과 발표에 즈음하여 국민과 법원 가족 여러분께 올리는 말씀’이라는 글을 통해 “전직 대법원장 등이 재판을 받게 된 상황에 대해 국민 여러분의 심려가 크실 것”이라면서 “사법부를 대표해 다시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의 최종 수사 결과를 확인하고 나서 추가 징계청구와 재판업무 배제 범위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수사 과정에서 비위가 드러난 현직 판사들에 대한 추가 징계가 필요하다는 법조계 안팎의 요구를 받아들이겠다는 취지다. 앞서 대법원은 자체 조사 결과를 토대로 13명의 현직 법관을 징계 대상에 올렸고, 이 가운데 8명에 대해서만 견책~정직 6개월의 처분을 내려 ‘제 식구 감싸기’란 비판을 받았다. 전날 양 전 대법원장을 기소한 검찰은 사법농단 연루 판사에 대한 신병처리 작업에 착수했다. 관건은 기소 범위다. 이미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들의 공소장에 이름을 올린 전·현직 판사는 100여명에 달한다. 이 중 검찰이 공개 소환했거나, 법원에서 징계를 받았거나, 탄핵 대상으로 거론되는 판사가 기소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우선 일제 강제 징용 소송 관련 1차 공관회동에 참석한 차한성 전 대법관이 꼽힌다. 사법농단 수사 시작 뒤 처음 구속영장이 청구된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도 있다. 정직 6개월의 징계 처분을 받은 이민걸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도 기소 대상으로 점쳐진다. 박병대 전 대법관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공범으로 적시된 강형주 전 법원행정처 차장도 기소 가능성이 크다. 고위직 법관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지시받은 법원행정처 심의관이나 평판사들은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검찰 관계자는 “먼저 하겠다고 말했다면 피의자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적극성을 보이지 않았다면 형사 책임은 묻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사법농단 연루 현직 법관에 대한 국회 탄핵 소추 범위를 5명 수준으로 최소화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탄핵 소추 대상으로는 신광렬·이민걸·임성근 서울고법 부장판사, 박상언 창원지법 부장판사, 정다주 울산지법 부장판사 등이 거론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법원 “여성 신체 본 뜬 성기구 수입 허가”

    여성 신체를 모방한 자위기구의 수입 자체를 금지할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7부(부장 김우진)는 수입업체 A사가 인천세관장을 상대로 제기한 수입통관 보류 처분 취소 청구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1일 밝혔다. A사는 2017년 머리 부분을 제외한 성인 여성의 신체 형태를 띤 실리콘 재질의 성인용품을 수입하겠다고 세관에 신고했지만 ‘풍속을 해치는 물품’이라는 이유로 통관이 보류되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해당 사건의 용품이 상당히 저속하고 문란한 느낌을 주긴 하지만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왜곡했다고 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허백윤 기자 baekyoon@seoul.co.kr
  • 박근혜·이재용·최순실 뇌물사건 대법 전원합의체서 판가름

    국정농단 사건으로 2심에서 징역 25년과 벌금 200억원을 선고받았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상고심을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심리한다. 대법원은 박 전 대통령을 비롯해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피고인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박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상고심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했다고 11일 밝혔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삼성이 박 전 대통령과 최씨에게 제공한 구체적인 뇌물액수에 대한 판단이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항소심에서 엇갈리는 등 법리적 쟁점이 복잡하다는 각 재판부의 의견에 따라 전원합의체 회부를 결정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1심에서 삼성이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제공한 말 3마리의 소유권을 비롯해 총 89억여원이 뇌물로 인정돼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가 항소심에서 말 소유권과 보험료 등이 무죄로 판단되며 36억여원만 뇌물로 인정돼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부는 말값 등 총 86억여원이 뇌물이라고 봤다. 또 이른바 ‘안종범 수첩’을 두고도 이 부회장의 항소심에선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된 반면 박 전 대통령의 항소심에서는 증거능력을 인정받는 등 하급심 판단이 엇갈렸던 만큼 이 부분도 대법원 전원합의체를 통해 정리될 필요성이 제기됐다. 한편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오는 21일 세 사건에 대한 심리 기일을 진행할 예정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대법 “퀄컴 과징금 2730억 일부 취소하라”

    2009년 불법 리베이트 등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글로벌 휴대전화 부품업체인 퀄컴에 부과한 과징금 2730억여원 중 일부는 취소돼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는 퀄컴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LG전자에 RF(무선송수신)칩을 공급하며 리베이트를 제공한 행위에 대한 과징금을 취소하라”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고 11일 밝혔다. 퀄컴은 2000~09년 모뎀칩과 RF칩의 일정량 이상을 자사 제품으로 구매하는 조건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에 분기당 수백만 달러의 로열티 할인과 리베이트를 제공했다. 2004년에는 삼성전자·LG전자·팬택과 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CDMA) 라이선스 계약을 수정하면서 경쟁사 모뎀칩을 쓸 경우 차별적 로열티를 부과하기도 했다. 이에 공정위는 당시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 수준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1심인 서울고법은 2013년 6월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남용 행위”라며 공정위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LG전자에 대한 RF칩 리베이트에 대해서도 “최소 40% 이상의 시장봉쇄 효과가 발생했다”며 불공정행위로 인정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LG전자의 2006~08년 국내 CDMA2000 방식 휴대전화 판매시장 점유율이 21.6~25.9%에 불과했고 퀄컴의 RF칩 시장점유율은 계속 줄었다”면서 “LG전자에 RF칩 리베이트를 제공했다고 해서 최소 40% 이상의 시장봉쇄 효과가 발생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대법원은 퀄컴이 국내 휴대전화 제조사들에 모뎀칩 관련 리베이트나 차별적 로열티를 제공한 것은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남용 행위가 맞다며 퀄컴의 나머지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판결 취지에 맞춰 과징금을 재산정해 부과할지, 서울고법에서 과징금액을 다시 다툴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2016년 12월에도 “퀄컴이 칩세트 공급과 특허권을 연계해 확보한 시장지배력으로 정상적인 경쟁을 방해하고 특허권을 독식했다”며 1조 3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해당 사안도 1심 재판 중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오늘부터 피고인 양승태… 법원 “어디 맡기지” 고민

    오늘부터 피고인 양승태… 법원 “어디 맡기지” 고민

    재판부 인사·연고·사무분담 등 변수 내용 방대한 임종헌과 병합 안 할 듯검찰이 사법농단 사건의 ‘정점’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이르면 11일 재판에 넘긴다. 지난달 11일 전직 사법부 수장으로는 처음으로 검찰에 소환된 뒤 같은 달 24일 구속까지 된 양 전 대법원장은 이제 ‘피의자’에서 ‘피고인’ 신분이 된다. 전직 대법원장이 피고인으로 법정에 서는 것도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10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은 11일 양 전 대법원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공무상 비밀누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할 방침이다. 구속영장이 기각된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법원행정처장)도 함께 재판에 넘겨질 예정이다. 이미 재판이 시작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도 판사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한 혐의가 추가될 것으로 알려졌다. 양 전 대법원장 혐의는 40여개로 공소사실을 담은 공소장은 수백쪽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구속영장 청구서는 260쪽이었다. 2017년 9월 퇴임한 전임 대법원장이 구속된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서게 되면서 법원도 부담이 커졌다. 당장 어느 재판부가 양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맡을지 정하는 게 시급한 과제다. 재판부 배당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부 재판장들의 협의를 거친 뒤 무작위 전산배당으로 이뤄지는데 양 전 대법원장과 연고 관계가 있거나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 근무 경력이 있는 재판부는 배당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의 형사합의부는 모두 16곳인데 이 중 세 곳의 재판장은 최근 인사에 따라 25일 다른 법원으로 이동하고 두 곳의 재판장은 퇴직한다. 다른 재판부도 사무분담 결과에 따라 변수가 많다. 보통 같은 법원에서 형사 재판을 2년 이상 하면 민사 등으로 사무가 바뀔 가능성이 있는데 이를 결정할 서울중앙지법의 사무분담회의가 이번주부터 본격 진행된다. 사법농단 재판도 형사합의부 구성에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 양 전 대법원장이 임 전 차장과 함께 재판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법원 분위기다. 혐의가 대부분 겹치긴 하지만 임 전 차장만 해도 수사 기록이 20만쪽이 넘는 등 심리 내용이 워낙 방대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재판부가 주 4회 공판으로 속도를 내려다 임 전 차장 측의 반발로 재판이 파행인 상황이다. 박·고 전 대법관을 비롯해 이르면 이달 중 기소 예정인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과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 등 고법 부장판사들과 법원행정처 심의관 출신 현직 판사들의 재판도 있기 때문에 법원의 고민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오늘부터 피고인 양승태 법원 “어디 맡기지” 고민

    검찰이 사법농단 사건의 ‘정점’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이르면 11일 재판에 넘긴다. 지난달 11일 전직 사법부 수장으로는 처음으로 검찰에 소환된 뒤 같은 달 24일 구속까지 된 양 전 대법원장은 이제 ‘피의자’에서 ‘피고인’ 신분이 된다. 전직 대법원장이 피고인으로 법정에 서는 것도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10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은 11일 양 전 대법원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공무상 비밀누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할 방침이다. 구속영장이 기각된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법원행정처장)도 함께 재판에 넘겨질 예정이다. 이미 재판이 시작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도 판사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한 혐의가 추가될 것으로 알려졌다. 양 전 대법원장 혐의는 40여개로 공소사실을 담은 공소장은 수백쪽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구속영장 청구서는 260쪽이었다. 2017년 9월 퇴임한 전임 대법원장이 구속된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서게 되면서 법원도 부담이 커졌다. 당장 어느 재판부가 양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맡을지 정하는 게 시급한 과제다. 재판부 배당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부 재판장들의 협의를 거친 뒤 무작위 전산배당으로 이뤄지는데 양 전 대법원장과 연고 관계가 있거나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 근무 경력이 있는 재판부는 배당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의 형사합의부는 모두 16곳인데 이 중 세 곳의 재판장은 최근 인사에 따라 25일 다른 법원으로 이동하고 두 곳의 재판장은 퇴직한다. 다른 재판부도 사무분담 결과에 따라 변수가 많다. 보통 같은 법원에서 형사 재판을 2년 이상 하면 민사 등으로 사무가 바뀔 가능성이 있는데 이를 결정할 서울중앙지법의 사무분담회의가 이번주부터 본격 진행된다. 사법농단 재판도 형사합의부 구성에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 양 전 대법원장이 임 전 차장과 함께 재판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법원 분위기다. 혐의가 대부분 겹치긴 하지만 임 전 차장만 해도 수사 기록이 20만쪽이 넘는 등 심리 내용이 워낙 방대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재판부가 주 4회 공판으로 속도를 내려다 임 전 차장 측의 반발로 재판이 파행인 상황이다. 박·고 전 대법관을 비롯해 이르면 이달 중 기소 예정인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과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 등 고법 부장판사들과 법원행정처 심의관 출신 현직 판사들의 재판도 있기 때문에 법원의 고민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박근혜, 4월 16일 구속시한 만료되도 출소 못 해…석방은 언제

    박근혜, 4월 16일 구속시한 만료되도 출소 못 해…석방은 언제

    구속시한 만료되도 별건인 공천 개입 징역 2년 확정돼 복역 해야국정농단 사건으로 항소심에서 징역 25년과 벌금 200억원을 선고받고 상고심 재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대법원이 마지막으로 구속기간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는 박 전 대통령의 구속기간을 오는 4월 16일 자정까지 연장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지난해 10월 1일과 11월 30일에 이어 상고심 재판 중 마지막인 세 번째 구속기간 갱신이다. 형사소송법에 따라 상고심에서는 2개월씩 총 3회에 걸쳐 구속기간 갱신이 가능하다. 다만 4월 16일이 지나도 박 전 대통령이 석방될 가능성은 없다. 박 전 대통령이 지난 2016년 옛 새누리당의 총선 공천 과정에 불법 개입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지난해 징역 2년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4월 17일부터는 구속 피고인 신분이 아닌 확정판결에 따른 수형자 신분으로 상고심 재판을 받게 된다. 마지막 구속기간을 갱신한 만큼 대법원도 박 전 대통령의 상고심 심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2심만 1년 6개월이 소요된 데다 일부 혐의가 같은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의 상고심 재판도 1년 가까이 진행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박 전 대통령의 구속기간 안에 재판을 마무리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홍준표 “이명박·박근혜 석방 국민저항운동 전개”…민주 “가당치도 않아”

    홍준표 “이명박·박근혜 석방 국민저항운동 전개”…민주 “가당치도 않아”

    자유한국당 당권 주자로 나선 홍준표 전 대표가 3일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을 주장하며 당 대표가 되면 ‘국민저항운동’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론조작으로 진행된 불법 대선을 다시 무효로 한다면 엄청난 정국 혼란이 오기 때문에 대선 무효는 주장하지 않겠다”면서 “그러나 이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은 이제 석방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쿠데타로 집권했다고 재판을 받은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도 박 전 대통령처럼 오래 구금하진 않았다”면서 “자신의 불법 대선은 눈을 감고 죄 없는 두 전직 대통령만 계속 탄압한다면 설 연휴가 지난 후 국민적 저항이 일어난다”고 강조했다. 홍 전 대표는 그러면서 “민생은 파탄나고 북핵은 인정하고 불법 대선은 묵살한다면 야당은 거리로 나갈 수밖에 없다”며 “다시 여의도로 돌아가면 300만 당원과 두 전직 대통령 석방을 위해 국민저항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촛불보다 더 무서운 횃불을 들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 전 대표는 지난달 30일 김경수 경남지사가 ‘드루킹’ 일당의 댓글조작에 관여한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자 페이스북 글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홍 전 대표의 주장에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가짜뉴스 양산 기지나 다름 없는 홍 전 대표 페이스북에 가당치도 않은 글이 올라왔다”면서 “대선 불복인데 대선 불복이라고 주장하지 않겠다는 말로서 치졸하고 안쓰럽기까지 하다”고 비난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대선 불복을 주장하면 국민 심판에 직면한다는 것을 눈치채고 있으니 자신의 주장이 말도 안 된다는 것을 자인하고 있다”면서 “홍 전 대표는 이참에 콜라 맛처럼 시원하게 대선 불복을 선언하라”고 비꼬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단독] ‘업무상 위력 성폭력’ 최근 대법원 잇단 ‘유죄 확정’ 판결

    [단독] ‘업무상 위력 성폭력’ 최근 대법원 잇단 ‘유죄 확정’ 판결

    수행비서를 위력을 이용해 추행·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1일 선고 직후 곧바로 상고장을 제출했다. 10가지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판단받았던 1심과 달리 9가지 혐의를 유죄로 인정받고 법정구속된 만큼 상고심에서도 치열한 법리 다툼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최종 판단은 이제 대법원의 손으로 넘어가게 됐는데, 최근 대법원은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및 피감독자간음 등의 혐의에 대해 원심 판단을 존중하는 판결을 잇따라 남겼다. 3일 서울신문이 최근 3개월간 대법원에서 확정된 성폭력범죄의 처벌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업무상 위력등에 의한 추행) 및 피감독자간음 등의 혐의 판결 5건의 대법원과 하급심 판결문을 모두 분석한 결과 대법원은 1·2심의 유죄 판단을 모두 인정하고 피고인들의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5건의 피고인들은 범행 사실을 모두 부인하며 특히 피해자들의 동의 하에 신체 접촉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은 하급심에서 모두 배척됐다. 특히 피해자가 성폭력 피해를 당한 뒤 가해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로 치열한 다툼을 벌였던 사건이 있다. 연예기획사 소속으로 매니저로 일한 40대 남성 A씨는 연예인 지망생인 20세 여성 B씨를 성폭행,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2심에서 모두 징역 4년과 성폭력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선고받았다. A씨는 2016년 12월 말 차 안에서 B씨를 성추행했는데, 피해를 당하고 한 시간여 뒤쯤 B씨가 “이사님 조심히 들어가세요. 오늘 감사합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며 ‘동의’의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평소에도) 피고인에게 잘 보이기 위해 거의 처세술로 메시지를 보내왔는데 그렇게라도 잘 보여야 했다. 그날도 기분이 더러웠다. 그래도 그런 것이 배우의 길이니까 어쩔 수 없이 생각한 거였다. 전에도 피고인이 집에 들어가서 연락을 안 했다고 많이 혼났던 것이 문득 생각나서 마음은 그게 아닌데 그런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피해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본 이유에서다. 특히 A씨가 평소 자신의 지시에 따라야만 피해자가 연예계에 데뷔할 수 있을 것처럼 지속적으로 말했고, 사회경험이 없이 연예계 데뷔를 위해 대학교 휴학까지 했던 20세 여성인 B씨가 어떻게든 피고인에게 잘 보이려고 노력했던 점, 이 메시지 이후로는 피해자가 A씨에게 사무적이고 의례적인 내용의 메시지만 보낸 점 등이 근거가 됐다.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 김우수)는 지난해 9월 A씨에게 징역 4년과 성폭력치료프로그램 40시간을 선고한 1심 판결에 더해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에 5년간 취업 및 사실상 노무 제공 제한을 명령했다. 이 판결은 지난해 11월 29일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의 선고로 확정됐다. 대법원 재판부는 원심 판단의 법리 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업무 보고를 받는 동안 직원을 추행한 혐의(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로 1심에서 벌금 400만원을 선고받은 외국 국적의 C씨는 자신의 혐의에 대해 “의도치 않게 몸이 스쳤고, 한국과 유럽 간의 문화 차이로 인한 피해자의 오해”라며 혐의를 부인했고 피해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심을 맡았던 부산지법 형사3부(부장 문춘언)는 “피해자의 진술은 실제로 자신이 경험하지 않고는 진술하기 어려울 정도로 구체적이고 자연스러울 뿐만 아니라 주요 내용이 일관된다”고 봤고, 특히 “피해자는 피고인이 이전에는 이런 추행행위를 하지 않았다거나 사건 당시 피고인에게 거부의사를 표시하지 못했다고 말하는 등 자신에게 유리하지 않거나 오히려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황까지도 그대로 진술하고 있다”면서 피해자가 허위나 과장으로 진술한 게 아니라고 판단했다. 또 문화 차이라는 C씨의 주장에 대해서도 “10년 이상 한국에 거주하거나 왕래하면서 한국인과 결혼하 사는 등 문화적 차이나 인식에 있어 피해자와 큰 차이가 있다고 보이지 않고 추행이 3차례 반복적으로 이뤄졌다”면서 “피고인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일축했다. 재판부의 판단은 지난달 17일 대법원 1부(주심 권순일)의 상고 기각 판결로 확정됐다. 10대 연습생 2명을 숙소에서 추행·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6년을 선고받은 D씨와 신입사원의 첫 출근날 회식을 하면서 추행한 혐의로 징역 1년 2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회사 대표 E씨, 실제로 자작할 가능성이 없는 드라마에 출연시켜주겠다는 등으로 연예인 지망생인 피해자들을 유인해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5년과 80시간의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을 받은 연예기획사 대표 F씨 모두 대법원에서 상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형이 확정됐다. 다만 5건의 사건들은 1심부터 일관된 판단이 있었던 것과 달리 안 전 지사의 경우 1심과 2심에서 피해자인 김지은씨의 진술의 신빙성을 정반대로 판단한 만큼 상고심에서의 판단을 쉽게 에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안희정 법정구속’ 재판부의 닮은 꼴 판결…연예기획사 대표 징역 6년 ‘확정’

    ‘안희정 법정구속’ 재판부의 닮은 꼴 판결…연예기획사 대표 징역 6년 ‘확정’

    위력에 의한 추행 및 간음 등의 혐의로 지난 1일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법정구속한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 홍동기)는 지난해 10대 연습생들을 지속적으로 성폭행하고 추행·감금한 연예기획사 대표에게도 징역 6년을 선고한 판결을 했다. 지난해 12월 27일 이 판결은 대법원에서 확정됐는데, 항소심 판결문을 들여다 보면 안 전 지사를 향한 재판부의 판단과도 닮은 꼴이 많아 보인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2부는 지난해 6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 위반(위계등 간음·추행),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업무상 위력등에 의한 추행), 감금 혐의로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은 A(33)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A씨는 2015년 6월 서울 중랑구에 있는 자신의 연예기획사 숙소에서 당시 17세이던 연습생 B양에게 영화를 보여주며 B양의 가슴을 만지는 등 추행하고 같은 해 9월 숙소에서 B양에게 위력을 이용해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양이 거부하자 A씨는 “끼가 없다”며 나무랐고 “이런 걸 한다고 끼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른 걸로 보여드리겠다”며 B양이 거부했는데도 무시하고 성폭력을 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2016년 9월 또 다른 연습생 C양을 추행하고 폭행한 혐의도 받았다. 1심에서 징역 6년과 80시간의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을 선고받은 A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고, 항소심에서 더 치열하게 연습생들에게 성폭력을 가한 혐의들을 모두 부인하며 피해자들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항변했다. 이 사건에서도 ‘유일한 직접증거’는 바로 피해자의 진술이었다. A씨 측 변호인은 함께 있던 연습생과 피해자와의 진술이 모순된 면이 있고, 어떤 진술에선 피해자의 감정이 읽히지 않거나 진술이 번복된 면이 있다는 등의 주장으로 피해자들의 진술을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사건의 핵심적인 부분에 대해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사건에 관한 시간적·상황적 특징, 피고인의 구체적인 행동이나 말, 그에 대응한 피해자의 행동, 심리상태 등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진술할 수 없는 내용을 다수 포함하고 있다”며 피해자들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결론냈다. 일부 세부적인 부분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다고 하더라도 사건의 핵심적인 내용은 일치하고 있다면 진술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취지다. 피해자의 진술에 감정이 묻어나 있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피해자가 경찰 조사부터 법정에서까지 각 진술 과정에서 여러 차례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울어 조사나 신문이 중단됐던 점을 들어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 1일 안 전 지사에 대한 선고에서와 마찬가지로 재판부는 “성폭력 피해를 당한 피해자라고 도저히 보기 어렵다”는 변호인의 주장을 강하게 질책했다. 성폭력 피해를 당한 뒤 B양이 “우리 데이트 언제해요”, “사랑해요”라는 등의 메시지를 보낸 적이 있고, C양도 “대표님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좋은 꿈 꾸세요. 사랑해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며 A씨 변호인은 피해자답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과 피해자가 연예기획사 대표와 연습생이라는 특수한 관계에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피해자가 보인 태도가 피고인 주장 같이 성폭력 피해자가 보일 수 있는 통상적인 행동과 다르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피해자라면 피고인에게 이 같은 메시지를 보내지는 못할 것이라는 피고인 변호인의 주장은 특정하게 정형화된 성범죄 피해자의 반응만을 유일하게 정상적인 태도라고 보는 편협한 관점에 기반한 것으로 보일 뿐”이라고 질타했다.“피고인이 ‘사랑합니다’, ‘보고싶어요’ 등의 말을 유도하고 그렇게 답변을 안 하면 ‘다른 멤버들을 보고 배우라’면서 욕을 하기도 했고, 자신의 마음에 들게 말을 하면 데뷔와 가깝게 이야기했다”, “(데뷔는) 실력보다 대표의 개인적인 감정에 의해 정해지는 시스템이었다”, “부모님을 실망시켜드리고 싶지 않아서 계속 버티고 버틴 거고 그렇게 가식적으로 보낸 거였다. 그래야만 데뷔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는 B양의 진술과 “피고인이 강요하는 부분도 있었고, 직장 상사와 원만한 관계를 위해서 보낸 것이지 감정을 담은 것이 아니다”라는 C양의 진술을 토대로 진심이 담긴 문자가 아니었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안 전 지사에게 성폭력을 당한 뒤 동료나 안 전 지사에게 이모티콘이나 애교 섞인 표현을 보낸 김지은씨가 성폭력 피해자답지 못하다고 주장한 변호인들에 대해서도 “이모티콘이나 그런 표현은 젊은 세대들이 일상적이고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것일 뿐 특별한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일반적인 피해자다움을 강요하는 편협한 관점“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A씨에 대해 “연예기획사를 설립, 운영하면서 걸그룹 데뷔를 목표로 하는 연습생들을 폭행하거나 감금했고 위력으로 업무로 인해 자기의 보호, 감독을 받는 피해자를 위력으로 추행·간음했다”면서 “자신의 지위를 이용한 점, 피고인과 피해자들과의 관계, 범행 경위와 수법 등에 비춰보면 그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의 범행으로 피해자들은 사실상 걸그룹 데뷔라는 꿈을 포기하게 된 것으로 보이고 상당한 성적 수치심과 함께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런데도 피고인은 대부분의 범행을 부인하며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있고 피해자들의 피해 회복을 위한 어떠한 노력도 기울인 바 없다”며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A씨는 항소심에도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지만,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는 지난해 12월 27일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한 원심 판결에 잘못이 없다”며 A씨의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A씨의 징역 6년형을 확정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법정구속’ 김경수·안희정 구치소 독방서 쓸쓸한 명절

    ‘법정구속’ 김경수·안희정 구치소 독방서 쓸쓸한 명절

    최근 법원에서 연달아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김경수 경남지사와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구치소에서 설 명절을 보내게 됐다. 여권의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이자 정치적 동지였던 두 사람이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에 쓸쓸한 처지가 됐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드루킹’ 일당의 댓글조작에 관여한 혐의로 지난달 30일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김 지사는 서울구치소의 약 1.9평 규모의 독거실에 수감됐다. 지난 1일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비서에게 성폭력을 가한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은 안 전 지사는 서울남부구치소의 1.4평 규모 독방에서 연휴를 맞이했다. 휴일은 변호인 접견이 제한되기 때문에 교정본부가 설 명절 접견일로 지정한 2일 가족과 지인들의 접견을 제외하고는 외부인과의 접촉도 없이 보내야 한다. 안 전 지사는 노무현 정부 초기 ‘좌(左)희정’이라고 불릴 만큼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었다. 김 지사도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을 지내며 노 전 대통령 퇴임 이후 봉하마을을 지켰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부터는 본격적으로 여권의 유력한 차기 주자로 평가받으며 정치적 입지를 더욱 넓혀갔다.그러나 안 전 지사는 ‘미투 운동’이 불거졌던 지난해 3월 말 수행비서였던 김지은씨의 폭로로 지사직을 내려놓고 검찰 수사와 재판을 받게 됐다. 지난해 8월 1심에서 위력에 의한 성폭력 범죄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에서는 법원 판단이 완전히 뒤바뀌어 10개 혐의 중 9개 혐의가 유죄라는 판결이 나왔다. 김 지사 역시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뒤 더욱 승승장구했지만 ‘드루킹’ 일당의 댓글조작 수사 과정에서 김 지사가 연루된 의혹이 드러났고 특검 수사를 통해 재판에 넘겨졌다. 쓸쓸히 연휴를 보낸 두 사람은 이제 각각 항소심과 상고심을 준비하며 또 다시 치열한 법정 다툼을 예고할 것으로 보인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피해자 아닌 피고인 질책한 법원… “피해자다움은 편협한 관점”

    피해자 아닌 피고인 질책한 법원… “피해자다움은 편협한 관점”

    “일반적 ‘피해자다움‘을 강요하는 주장은 편협한 관점“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업무상 위력에 의한 성폭력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법정구속한 항소심 재판부는 단호했다. 거의 유일한 증거라고 할 수 있는 피해자 김지은씨의 진술 속 상황들을 매우 넓게 공감해 준 반면 안 전 지사의 진술이 번복했거나 김씨의 행동을 질책하는 듯한 주장들에 오히려 따끔한 지적을 했다. 지난 1일 안 전 지사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 홍동기)는 안 전 지사 측의 “피해자라면 도저히 보일 수 없는 행동”이라는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10개 혐의 가운데 9개 혐의를 김씨 진술을 토대로 유죄로 인정하면서 동시에 각 혐의에 대한 안 전 지사 측 주장을 잇따라 배척했다. 재판부는 “성폭력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과 상황,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성폭력 피해를 당하고도 지근거리에서 평소와 다름 없이 안 전 지사를 수행한 점, 동료들과도 기분이 좋은 듯한 대화를 나눈 점, 성폭력을 당할 수도 있다고 걱정하면서도 안 전 지사의 방에 간 점 등 안 전 지사 측에선 김씨의 피해 전후 행동들을 모두 문제삼았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러한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으며 오히려 안 전 지사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재판부는 “피해사실을 곧바로 폭로하지 않기로 한 피해자가 수행비서로서의 업무를 성실히 수행했다고 해서 실제로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의 모습이 아니라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김씨와의 관계에 대해 안 전 지사의 말이 바뀐 부분에 대한 판결을 낭독할 때는 재판장인 홍동기 부장판사의 목소리에 더욱 힘이 들어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검찰 조사에서부터 피해자가 생방송 뉴스에서 피해사실을 폭로한 직후 ‘모든 분들께 정말 죄송하다.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는 비서실의 입장은 잘못’이라며 직접 작성한 글의 문헌상 의미를 부정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식 해외 출장 중에 미혼 여비서를 객실에 부른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피해자와 피고인의 연령 차이, 업무 수행 내용, 피고인이 사건 당시까지 피해자에 대해 모르고 심지어 미혼인 줄 알았던 점 등을 볼 때 20살 연상 유부남이자 직장 상사인 피고인으로서는 당시 감정과 성욕에 충실했을 뿐 피해자의 반응이나 감정을 살핀 것이 전혀 아니라고 볼 수 없다”, “이성적 관심이나 흠모를 표현했다고 볼 아무른 자료도 없다”고 거듭 지적했다. 결국 안 전 지사가 주장한 대로 “이성적 감정을 갖고 정상적인 남녀의 관계였다”는 주장이 아니라는 점을 역설한 것이다. 또 안 전 지사가 김씨에게 “미안하다. 안 그러겠다”는 등의 말을 한 것 역시 안 전 지사가 김씨의 의사에 반해 성폭력을 가했음을 인정하는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양형이유를 설명할 때도 “피고인이범행을 극구 부인함에 따라 피해자는 당심 법정까지 나와 또 다시 자신이 겪은 피해사실을 거듭 회상하고 진술해야 했다”고 질책했다. 재판부는 80분 동안 선고문을 낭독하는 내내 안 전 지사를 서있게 했다. 보통 판결 내용이 길면 피고인을 자리에 앉게 했다가 주문 낭독할 때 일어서게 하는 것에 비해 매우 장시간 피고인을 세워둔 셈이다. 안 전 지사는 내내 눈을 감고 판결을 들었다. 결국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한 뒤 ‘도망의 염려’를 이유로 안 전 지사를 법정구속한 뒤 홍 부장판사는 “변명의 기회를 드리겠다. 하고 싶은 말이 있나”라고 물었다. 안 전 지사가 없다고 하자 홍 부장판사는 교도관에게 영장 집행을 지시하면서 안 전 지사에게 “상고할지 여부에 대해선 본인이 잘 숙고해서 정하시기 바란다”고 말한 뒤 법정을 떠났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누명 벗고 복직한 경찰…법원, 2심서 “해직 기간 상여금도 지급” 인정

    누명 벗고 복직한 경찰…법원, 2심서 “해직 기간 상여금도 지급” 인정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무죄 판결을 받아 복직한 경찰에게 해직 기간의 보수는 물론 성과상여금도 지급해야 한다고 법원이 판단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4부(부장 송인권)는 경찰관 A씨가 국가를 상대로 “직위해제 및 파면 처분을 받은 기간 보수의 지연손해금과 성과상여금을 지급하라”며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국가는 1심에서 인정된 지연손해금과 함께 성과상여금도 함께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A씨는 서울의 한 경찰서에서 근무하던 중 피의자로부터 수사 관련 청탁을 받고 금품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2013년 2월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직위해제를 거쳐 파면 처분도 받았다. 그러나 1심에서 A씨는 알선뇌물수수 혐의만 유죄로 인정됐고, 2심에서는 알선수수혐의와 특가법상 뇌물 혐의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고, 2016년 2월 이 판결이 확정됐다. 무죄가 확정됨에 따라 A씨는 그해 3월 경찰에 복직했고, 다음달 직위해제 및 파면기간 3년여 동안의 정산 급여를 받았다. 그러나 정산 급여에 대한 지연손해금과 성과상여금을 받지 못하자 A씨는 소송을 냈고, 이와 함께 “위법한 징계처분으로 금전적, 정신적 손해를 입었다”며 50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도 청구했다. 지난해 8월 1심 재판부는 A씨의 요구 중 정산 급여에 대한 지연손해금 1300여만원만 인정했다. 재판부는 “국가는 파면 처분 등으로 인해 못 받은 보수에 대해 원래 받아야 할 때부터 정산받은 날까지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면서도 “공무원 보수 등 업무지침에서 실제 근무한 기간이 2개월 미만일 경우 성과상여금을 지급하지 않도록 규정한다”며 3년여간 직위해제 및 파면됐던 A씨에게 성과금을 지급할 의무는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지난 1월 항소심 재판부는 “경찰서에서 성과상여금은 급여 또는 보수의 성격을 갖는다”며 1심과 판단을 달리했다. 경찰서의 성과상여금이 평가 대상 기간 동안 근무하기만 하면 모든 소속 공무원들에게 기관별, 부서별, 직위별로 등급으로 분류해 일괄적으로 지급된다는 점에서다. 따라서 재판부는 “미지급한 성과상여금과 지연손해금 총 1410만여원을 지급하라”며 판결했다. 다만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A씨가 요구한 5000만원의 위자료에 대해선 “무죄 판결이 확정됐더라도 징계처분 사유가 아니라는 것이 명백하다거나 징계권자가 주의를 기울이면 이를 알아챌 수 있으리라고 보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피해자 상황 꼼꼼히 들여다 본 재판부…오히려 “안희정 신빙성 없다” 줄줄이 배척

    피해자 상황 꼼꼼히 들여다 본 재판부…오히려 “안희정 신빙성 없다” 줄줄이 배척

    1일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위력에 의한 간음·추행 등의 혐의를 유죄로 뒤집고 법정구속한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 홍동기)는 공소사실로 적시된 당시 상황과 피해자 김지은씨의 반응과 감정 등을 꼼꼼히 살폈다. 위력을 이용한 성폭력의 특성을 바탕으로 김씨의 진술이 납득된다고 판단한 순간 그동안 검찰 수사에서부터 재판 과정까지의 안 전 지사와 변호인들의 주장이 거꾸로 신빙성 없는 것으로 뒤바꼈다. 재판부는 우선 2017년 7월 러시아에서 안 전 지사가 처음 김씨에게 성폭력을 가한 상황에 대한 안 전 지사의 주장부터 받아들이지 않았다. 안 전 지사는 호텔 객실에서 김씨와 맥주를 마시다가 김씨가 성(性)과 관련된 주제를 꺼냈고 자신이 성관계를 제안하자 김씨가 이에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수행비서를 시작한 지 겨울 한 달째, 첫 해외출장을 담당한 피해자가 상관인 도지사이자 유력 대권주자인 피고인에게 성적인 얘기를 물었다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히려 피고인은 피해자를 미혼으로 알았다는데, 공식 해외 출장 중에 미혼인 여성 비서를 객실에 부른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려운 행위”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특히 “피고인과 피해자의 연령 차이, 피해자의 업무 수행 내용, 사건 당시까지 피고인은 피해자가 경선캠프에서 어떻게 왔는지 외에는 피해자에 대해 모르고 심지어 미혼인 줄 알았다”면서 “20살 연상의 유부남이자 직장 상사인 피고인으로서는 당시의 감정과 성욕에 충실했을 뿐 피해자의 반응과 감정을 살핀 것이 전혀 아니라고 볼 수 있고, 피해자에게 이성적 관심이나 흠모한다고 표현했다고 볼 아무런 근거도 없다”며 질책했다. 이성적 감정을 바탕으로 한 남녀 간의 관계가 아니라는 점이 분명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강제추행 등의 행위에 대해서 안 전 지사 측 변호인들은 주로 “일반 대중에 잘 알려져 외부 시선에 신경쓸 수밖에 없는 피고인이 공공장소에서 그와 같은 추행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주장을 내놨다. 이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상황별로 변호인들의 주장을 달리했다. KTX 열차 안에서 추행했다는 혐의에 대해 재판부는 당시 열차 출발시간과 도착 예정 시간, 범행 당시로 추정되는 시간에 승객들이 내리기 위해 출입문 쪽으로 몰려갔을 것이라는 정황들을 모두 고려해 “탑승객이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면서 “공개된 장소에서의 추행이 불가능하다고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혐의에 대해서도 “사건 당시 주말에 그것도 자정이 넘은 시간이었던 점, 동선, 건물 구조 등에 비춰 다른 사람들의 시야가 제한됐다”면서 “피고인이 추행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김씨나 김씨가 피해사실을 알렸다는 전임 수행비서들의 진술이 일부 맞지 않아 두 사람의 진술의 신빙성이 없다는 변호인 측 주장도 “일부 다른 내용이 있을 순 있어도 그런 사정만으로 전체 진술의 신빙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봤다. 결국 김씨에게 위력을 이용해 성폭력을 가한 혐의에 대해 완강히 부인한 안 전 지사에 대해 재판부는 “법적 책임이 없다며 극구 부인하고 있고 피해자에게 용서도 받지 못했다”며 오히려 죄질이 더 나쁘다고 판단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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