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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막장의 생과 사(외언내언)

    1967년 9월6일 청양 구봉광산에서는 인간의지의 승리가 드러매틱하게 연출되고 있었다.지하 1백25m의 갱속에 갇혔던 광원 양창선씨(당시 37세)가 15일8시간,정확히 3백68시간35분만에 구출되는 순간이었다.갱목과 흙더미에 묻힌채 양씨는 칠흑같은 갱속에서 갱목 껍질과 지하수로 연명하면서 그 긴 기간동안 사투를 벌였다.인간이 전혀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견딜수 있는 한계는 얼마나 될까.물도 안마시면 10일이내,물만 마시면 50∼60일까지도 버틴다는 게 의학계의 학설이다.시간이 지날수록 허기에 지친 양씨는 외부와 연결된 통화에서 『참기 어렵다.차라리 폭파해달라』고 애원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그는 불굴의 의지로 생명에 대한 초인적 집념으로 기적같이 살아남아 구조되었다.매스컴과 온 국민들은 그를 「인간의지의 화신」,「초인」으로 영웅대접을 했다. 우리나라에는 광산사고가 잦아 해마다 많은 인명을 빼앗기고 있다.갱도가 무너지거나 가스폭발이 주원인이다.79년10월 문경 은성광업소 사고때는 갱내 화재로 42명이 사망하는 대형참사를 기록했다.탄광의 경우 석탄 1백만t 생산당 사망근로자는 우리나라가 4.9명(91년),미국의 0.1명,독일의 0.2명 등에 비하면 25배,50배나 높은 수준이다.안전시설의 미비때문이라고 한다.안타까운 일이다. 6명의 광원이 매몰되어 구조작업을 벌였던 태백시 한보에너지 통보광업소 사고는 단 한사람의 생존자만 구출되고 나머지 5명은 시체로 발견되었다.나흘동안 밤낮없이 계속된 구조작업을 지켜보던 국민들과 가족들의 애타는 염원이 허무하게 무너진 느낌이다.그러나 유일한 생존자 여종업씨(32)의 극적 구출은 감동적이다.지하 6백m의 막장 깜깜한 어둠속에서 혼자 남은 그의 심정은 어떠했을까.오줌과 물로 허기진 배를 채우면서 구조반이 도착하기까지 91시간을 버텨낸 것이다.『나는 반드시 살아야겠다고 계속 되뇌었다』라고 구조된 여씨는 말한다.생에 대한 강렬한 의지가 그를 살려낸것 같다.
  • 스타 키우기/박정자 연극배우(굄돌)

    그때 나는 5개월을 끌었던 「햄릿」마지막 공연을 하고 있었다.7월초,국립극장,그리고 나는 광대였다.분장을 지우는데 안성기씨가 분장실 문으로 고개를 쑥 내밀었다.나는 가끔 그에게 연극표를 보내곤 했었다.그러면 그는 부인과 함께 오곤 했는데 갈수록 그에게 연극보러 오라는 소리가 힘들어졌다.그는 바쁘니까.번거롭게 극장에 오라,마라,초대를 받았는데 못오면 얼마나 짐스러울까.그래서 몇년동안 그를 내 연극표의 목록에 열외시켜 놓았었다.그를 좀더 편안하게 놓아두었다는게 맞는 말이다. 그는 『그냥 왔죠』라며 웃었다.부인은 둘째 아이를 보아야 했기 때문에 함께 오지 못했다(나는 그가 아이를 하나 더 낳은 것도 모르고 있었구나).아이를 봐주는 사람이 있다면 함께 왔겠지.그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둘째 손가락을 흔들어보였다.『아주 귀여워요』얼굴의 근육을 있는대로 접어보이는 그 좋은 웃음을 남기고 그는 나갔다. 분장을 지우면서 나는 위로할 길 없는 하나의 상념에 사로잡혔다.그도 배우고 나도 배우다.그러나 이것은 무엇일까.나는 우리가배우라는 사실이 주는 그 허무함을 낱낱이 보아버린 느낌이 들었다.나는 우울한 채로 집에 돌아왔다. 우리에게 안성기만큼 큰 배우는 없다.대한민국에 둘도 없는 안성기다.그러나 그날 그는 몹시 수척했고 건조해보였다.안성기는 기름기가 질펀하게 흐르는 배우도,다리가 땅에 뿌리박혀 있는 듯한 강건한 이미지의 배우도 아니다.다만 적어도 우리는 그를 통해 배우의 진정이 주는 아름다움이 어떤 건지안다. 나는 생각했다.우리가 안성기를 너무 돌보지 않았구나.스타는 대중이 만든다.어찌 배우 혼자 가능할까.그렇다면 대중이 그 책임을 져야 하는게 마땅하지 않나? 한작품에 그가 받는 개런티는 6천만원이라고 했다.그는 1년에 두편이상 하지 않는다.그 개런티로 그가 영화배우라는 자존심을 지키며 살 수 있을까? 경제성장이 어떻고 GNP,수출이 얼마고 떠드는 건 좋다.값이 어마어마한 외제승용차도 냉장고도 돈만 있으면 다 사올 수 있다.그러나 안성기는 강남 땅을 다 판대도 절대로 사올 수 없다.우리가 안성기만한 배우를 얻기란 얼마나 힘든일인지.우리가만든 스타는 우리가 책임져야 한다.그후에 그가 정말로 스타일 수 있도록 지켜봐줘야 한다.그건 안성기라는 배우를 가진 우리의 자존심이니까.
  • 나의 기쁨 「꽃봉지회」/박정자 연극배우(굄돌)

    사람들이 연극을 보러 극장에 오는 건 힘든 일이다.영화처럼 규모가 큰 즐거움을 주는 것도,하루 5회를 하는 것도 아니니까.연극에 「장기공연」이 있었던 것은 최근의 일이다.일주일,보름이 고작이었다.그 기간동안 투입한 제작비를 찾는다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그런 구조속에서 연극을 해온 나는 연극을 통해 돈을 받는다는 것을 한번도 현실로 느껴보지 못했다.「개런티」라는 말은 나와 무슨 상관일까? 나는 금치산자였다.극단에서도 「거마비」라고 비하해서 표현한다.거북해서일까? 아니면 난처해서? 하긴 모든 물가가 치솟아도 배우의 「거마비」는 오를줄 몰랐다. 90년 「대머리 여가수」공연으로 내가 받은 개런티는 50만원이었다.나는 할말이 없었다.나한테 미안할 정도였다.「돈」이 전부인 세상에서 연극배우는 사람이 아닌가?라는 의문이 그때 비로소 생겼다(난 왜 그런 자각증상이 없었을까). 나는 히스테리를 느꼈다.견디기가 굴욕스럽기까지 했다.그리고 더이상 연극을 해야 할 이유를 그때 구체적으로 상실했다.그래,나는 언제나 늦되었지.연극을 30년 가까이 해왔으니 그 많은 시간과 열정을 다른데 투자했다면 내가 아무리 멍청이래도 지금보다는 부자가 됐을텐데.그렇게 한심하게 자조하며. 그래도 나는 연극표를 팔았다.코너에 몰린 내 자존심 때문이었다.중년여자들의 소극성,나이가 주는 권태를 나는 안다.그들을 부르고 싶었다.나의 분투를 본 둘째언니와 친구들이 표를 사주기 시작했다.주변에도 권하며.연극배우 박정자를 후원하는 모임 「꽃봉지회」는 그렇게 만들어졌다.91년이었다.우선 17명의 회원이 생겼고 다시 150명으로 늘어났다.전문직을 가진 사람도 있고 주부도 있다.그들은 공연 때마다 극장에 와 내 무대를 지켜보며 연극이라는 하나의 진실에 참여한다. 나는 부자가 된 것 같았다.누가 연극을 와서 봐주기나 할까.미리 불안하고 미리 허무하던 나는 확보된 관객이 생긴것이 아무 공덕도 없이 그들을 갖게 된 것이 진정 기뻤다.꽃봉지회 회비로 회원들에게 표를 보낼 땐 나만 아는 기쁨을 감추기 힘들었다.언제나 나는 표를 보낼 대상이 없어 막연했었으니까. 나는 잃어버렸던 그 이유를 꽃봉지회를 통해 다시 찾고 있다.그건 모골이 송연할 만큼의 긴장,게으름 부릴 수 없다는 투정,연극배우로서 그들에게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나의 뺏길수 없는 기쁨인 채로.
  • 문학·문예 평론가 이어령씨(이세기의 인물탐구:32)

    ◎평론을 예술의 경지로 승화/천부적 관찰력에 해박한 지식으로 언어조율/약관 22세 데뷔… 예봉·직설로 기성문단에 파문/문학의 전장르 석권… 「흙속에…」이후 한국 재발견에 몰두 전후 한국문학의 기린아·총아 타이틀과 함께 독설적 직설,명쾌의 명문으로 이어령씨가 평단에 데뷔했을 때는 온 문단은 마치 「화약고」인듯 경계의 시선으로 그를 주시하지 않을 수 없었다. 때마침 불어온 미국의 비트제너레이션이나 서구의 누보로망 앵그리영맨처럼 한국의 뉴제너레이션이던 당시 22세의 그는 「집도 가족도,그리고 그 시원찮은 문명이란 것도 학식도 없이 가진 것이라곤 분노와도 같은,자엽과도 같은 광기와 젊음뿐」이었으며 「생존하기 위하여 문관노릇을 하던 교수님들 밑에서 반세기전의 증권같은 실력없는 낡은 노트의 학설을 베끼며 인생을 배웠고」 「모든 울분과 공허를 자취방에 드나드는 늙은쥐를 두들겨 잡는 것으로나 달래고」 있었다. 그러다가 다방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문학을 하고 있는 몇몇 문단선배들을 만나보고 「기절할 정도로 실망」하여 그의 데뷔작품인 「우상의 파괴」에서 문단사에 남을 만한 중견문인들을 향해 「미몽의 우상」 「사기사의 우상」 「우매의 우상」 「영예의 우상」,이미 문단의 큰 봉우리로 우뚝선 노대가들마저도 「현대의 신라인」으로 신랄하게 통박하여 문단을 온통 긴장시키기에 이르렀다.그때 그의 눈에 비친 작가·비평가들은 그 어려운 시절에 「직무유기를 하는 한가한 문사」에 불과했으며 「불난 집에서 바둑을 두고 포탄이 터지는 전선에서 자장가를 노래하는 사람같아」 「파괴돼 마땅한 우상」으로 생각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또 그때 「황무지」나 다름없는 문학풍토에서 「한국작가는 세계의 고아」 「현대 문명의 외곽지대에서 서식하는 뿌리없는 버섯」,이런 「불모의 상황을 영구화하려는 듯한 기괴한 권위」를 젊은 그로선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을 수도 있다. ○「우상의 파괴」로 비판 그러나 예절과 겸허가 없는 그의 패기는 당연히 무례로 간주되었고 이 「맹랑한 문제아의 출현」을 놓고 문단은 한때 「일진광풍」이니 「일진청풍」으로 의견을 대립하는 사태가 일기도 했다. 그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6·25전 한자어세대인 제1세대는 「식민지역사에 반항하여 망명이나 감옥으로 가든지,친일적인 식민지인으로 순응하든지」의 선택의 여지에 놓였던 것에 비해 전쟁직후의 20대,이른바 제2세대들은 일본어도 제나라 말도 서툴고 한자에 대해서도 아는 것이 없는 「어중간한 허공에 매달린 역사의 기예 같은 존재」라고 또한번 꼬집었다 이제 문단은 더이상 그를 좌시하거나 간과하려 들지 않았다.일부 문인들은 그로 인해 어쩌면 이제까지 쌓았던 공든탑이 무너지고 문인으로서의 생명인 명예를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마저 느끼는 듯했다.그의 문재와 번득이는 지성이 곤혹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기성문단은 한결같이 그를 냉혹하게 외면했다. 심하게는 「전생에 그리스의 소피스트케이션」이나 견석백마의 곡론가로 매도하고 그의 날카로운 필봉을 완강하게 견제하려 들었다.그때 빛나는 재능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안타깝게 몸부림치는 그의 적들을 향해 「알렉산드리아」의 작가 이병주씨는 『나는 동족으로서,동시대인으로서 우리에게 이만한 사재가 있음을 자랑스럽게 여긴다』면서 『이런 재능을 우리가 가지고 있음을 거침없이 인정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나섰다. 그의 절친한 후배인 작가 최인호도 「문학이라는 삼장법사를 모시고 예술이라는 구도의 길을 가는 손오공」,문학평론가 김현도 「단군이래 순발력과 기지가 가장 뛰어난 사람」임을 여러글에서 밝히고 있다.「그는 과연 동서예술을 천의무봉으로 전개해나갔고 문학평론을 예술로 승화시킨 최초의 한국인」이라고. 이에 대해 이어령씨 자신은 「희극과도 같은 만용을 부려야 했던 성급한 과실들은 정말 나만이 짊어져야 할 십자가였던가」란 글에서 「나는 문단생활을 해오면서 많은 평론을 했다.그리고 논쟁할 때마다 옷이 찢어지고 얼굴에 흙이 묻고 코피가 흐르던 어린날의 그 주먹다짐을 생각하곤 했다.그러나 그 아픈 상처자국을 통해서 나는 그 논쟁이 실은 하나의 대화이며 문학에 대한 애정이라는 의미를 확인했다」고 부연하고 있다. ○“언어 연금술사” 찬사 그후 그는 어린시절의 추억을오늘의 문화에 비쳐본 에세이와 한국문화·문명에 눈을 돌려 「흙속에 저바람속에」 「하나의 나뭇잎이 흔들릴 때」같은 주옥의 시리즈를 연달아 발표했고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새삼스럽게 일깨워준 문명비평가」로서 재빠르게 부상하기 시작했다. 때마침 독일에서 돌아온 전혜린은 센세이셔널한 언어의 풍운을 몰고온 그를 보고 「놀라운 기지,번득이는 혀,해박하고 비상한 두뇌와 창의력」은 마치 아르튀르 랭보의 「언어의 연금술사」에 못지 않다고 찬탄해마지 않아 그는 다시 젊은이들의 「우상」으로 반짝거리면서 쏟아져 들어오는 원고청탁을 피해 신문사 캐비닛속에 숨어야 하는 행복을 누렸다. 단행본으로 출간된 「흙속에…」는 1년만에 10만부,지금까지 60만부이상.한림출판사가 펴낸 영어판은 미컬럼비아대 동양학교재로 채택되는가 하면 대만 원성문화도서 공응사가 번역한 「사토사풍」표지에 쓴 영문이름자인 Lee o young으로 인해 한국에 온 중국문인들이 「이오양」을 찾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이제로부터 거칠 것도 걸릴 것도없이 이어령문학시대가 막을 올리게 되자 그는 소설 「장군의 수염」 「환각의 다리」 「무익조」,희곡 「기적을 파는 백화점」 「세번은 짧게 세번은 길게」등 소설·희곡·시·수필에까지 문학의 모든 장르를 석권해 나갔다. 그를 새삼스럽게 말하는 것 자체가 민망한 노릇이다.신문에 연재되는 글 또는 강의·강연에서 보면 그는 우리가 무심하게 지나쳐버릴 수 있는 일초일목도 놓치지 않고 그속에 깃든 심오한 뜻과 사색의 깊이를 20 00년대를 향한 민족성 구성에 치밀하게 연결시켜 나간다.그의 천부적 관찰력은 하잘것없는 단서 하나에도 외과의사의 날카로운 메스처럼 가해져 어느부분에서든지 문화의식의 실체와 만나게 되는 기쁨을 활짝 열어준다. 그의 강연은 처음부터 끝까지 일사불란하게 정리되어 그 말속에는 그때마다 현목과 일총의 영롱함이 실려 있다. 그는 어떤 강연도 미리 준비하는 법이 없다.준비자체가 불편한 걸림돌이다.다만 청중의 눈빛 하나만으로 모두에서부터 결론을 예고해버린다. 이른바 「이어령문체」로 지칭되는 그의 글은 「말이 혹은 문체가 물이라면 또는 불이라면 또는 바람이라면 또는 화살」이라면 글속에서 「물은 위안과 씻김의 언어,불은 개혁과 새로운 건설의 언어,바람은 몽상과 생성의 언어」이고 「화살은 허무의 허공을 날아가서 마침내 사물의 핵심을 쏘아 떨구는 관통력 높은 사냥꾼의 언어」이며 「시정과 미사에 감싸인 지성의 광휘」로 그 명중률이 정확하다고 평받고 있다. ○「레인맨」 보고도 눈물 그의 창의력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사건」으로 손꼽힌다.88서울올림픽때의 「벽을 넘어서」와 텅빈 그라운드에 은빛 굴렁쇠장면은 여백과 침묵속에서 팽팽하게 긴장감 감도는 매화 한송이를 그리는 동양화 이미지를 살려 신아시아 미학추구의 극치로 찬사된 바 있다. 「작은 것은 모두 아름답다」는 일본인과 일본문화를 비평한 「축소지향의 일본인」충격이후 그는 아사히,요미우리신문과 NHK방송이 주최하는 강연에 자주 초청되어 회장은 언제나 지성의 관객들로 넘치고 있다. 「독자를 시험하는 경구」 「서구에 치우친 일본으로 하여금 문화에 대한 반성」을 하게하는 그의 강연은 재치와 기발한 장단점 지적,상상치도 못한 한국 습속과의 비교론으로 언제나 관객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그는 아산의 유교적인 지주집안에서 5남2녀중 막내로 태어나 보타이에 양복,구두와 바스켓같은 가방을 들고 자주 서울나들이를 하는 도련님으로 성장하면서 막내답게 장난이 심했고 얼굴엔 노상 상처투성이,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성격에다 두자리이상의 보태기 빼기등 숫자놀음은 딱 질색,그러면서도 컴퓨터광이라는 것은 아이로니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요즘은 끝없는 원고청탁으로 하루 3∼4시간 컴퓨터앞에 앉아 실은 물흐르듯 글을 쓰는 것 같지만 그처럼 어렵게,고통스럽게 글을 쓰는 사람도 드물 정도다. 집필의 산실인 보고와도 같은 서재는 수천수만권의 서적,그가 좋아하는 CD·LD,필요한 것은 다 갖춰져 있으면서도 뜸을 들이고 갑자기 쓰고 까다롭게 다듬는다. 냉기와 온기,감성과 지성을 동시에 갖춰 남보기엔 지나치게 도시적이고 세련되어 숨막힐 듯한 완벽주의로 보이지만 그는 영화 「레인맨」을 보고 눈물짓고 수많은 넥타이중에서도 강의가 잘되던 넥타이를 다시 골라낼만큼 천진한 면이 천성이다. 흘겨보는 주위의 시선에 아랑곳없이 그는 그의 책 제목인 「그래도 바람개비는 돈다」처럼 바람불지 않아도 언제나 앞을 향해서만 똑바로 달려왔다.그리고 그는 더이상 아르튀르 랭보의 언어의 연금술사이기를 원치 않는다.자신의 푸른 생명을 증명하는 언어의 슬기,그 끝이 보이지 않는 새로운 언어탐색을 위해 그는 단지 쉬지 않고 여전히 똑바로 달려나갈 뿐이다. □연보 ▲1934년1월(음력19 33년11월15일) 충남온양 출생 ▲1956년 서울대문리대 국문과 졸업 ▲1960년 서울대 대학원 졸업 ▲1958∼60년 경기고교사 ▲1960∼66년 서울대강사 ▲1966∼67년 성균관대강사 ▲1960∼72년 서울신문·한국일보·경향신문·중앙일보·조선일보 논설위원 ▲1964년 경향신문 구미지역특파원 ▲1970∼71년 미국무성초청 도미 ▲1972∼73년 경향신문 파리특파원 ▲1967∼89년 이화여대교수 ▲1972∼86년 월간「문학사상」주간 ▲1986∼89년 이대 기호학연구소장 ▲1987년 단국대 대학원(문학박사학위) 일외무성초청 동경대 비교문학과교수(81∼82년) ▲1989년 일본대 국제문화연구원교수,환기재단초청 뉴욕체류 1982∼현재 일본생산성본부,일본문화디자인협회,NHK,일본대판JC,신일본제철,독매신문,아사히신문 초청 강연 수차 ▲19 90∼91년 초대 문화부장관 ▲1956년 「비유법논고」「카타르시스 문학론」으로 월간 「문학예술」지등단.「현대문학의 위기와 출구」「문학적 혁명기를 위하여­우상의 파괴」(한국일보)발표이래 「흙속에 저바람속에」(62년 경향신문연재) 「나르시스의 학살­이상의 시와 난해성」 「모래성을 밟지 마시오­문단 선배들에게 말한다」「조롱을 여시오­시인 서정주선생에게」 「영원한 모순­김동리씨에게 묻는다」 「자유문학상을 향하여」 「잠자는 거인­뉴 제너레이션의 위치」등 화제의 비평 1백50여편. 「저항의 문학」(59년) 「지성의 오솔길」(60년) 「고독한 군중」(61년) 「오늘을 사는 세대」(63년) 「흙속에 저 바람속에」(63년) 「이어령에세이 옴니버스」(66년) 「하나의 나뭇잎이 흔들릴 때」(75년) 「이어령 신작집(12권)」(78년) 「이어령전집(20권)」(85년) 「축소 지향의 일본인」(82년 일본 학생사) 「축소 지향의 일본인」(한국어판·영어판·불어판)(82년) 「배구□ 일본□ 독□」(PHP 일본)(83년) 「하이구(배구)문학의 연구」(한국어판 홍성사)(84년)문장대백과사전 강연집「그래도 바람개비는 돈다」(92년)소설집「둥지를 나는 새」 상하권(93년) 79년 대한민국예술상 수상
  • 제1회공초문학상/이형기씨 선정/서울신문사주최 공초선생 숭모회 주관

    ◎5일 30주기 맞아 성대한 추모행사/“초윤리의 사상가·시를 체험한 시인”평/후배문인들 91년 기금1억 마련 근대 신시운동의 선구자이자 자신이 즐겨 피우던 담배연기처럼 살다간 기인 공초 오상순시인(1894∼1963)이 우리곁을 떠난지 5일로 30주기를 맡는다.올해는 또 선생의 탄생 99돌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이기도 하다. 서울신문사와 공초오상순선생숭모회(회장 구상)는 선생의 설흔번째 기일을 맞아 3일 상오11시 문인·제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수유리 빨래골 묘소에서 기제를 올린다.이와함께 하오4시부터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올해 처음 제정한 「공초문학상」시상식을 개최한다.제1회 수상자로는 이형기시인이 선정됐다. 이어 열릴 추모행사에서는 수상자인 이형기시인이 「공초의 시와 공사상」이란 공초론을 발표하며 시인 이원섭씨(숭모회 부회장)가 「공초의 생애와 사상」강연등 성대한 행사를 치를계획이다. □공초문학상제정배경및 취지 「공초문학상」은 지난91년 10월 공초선생의 제자인 구상숭모회회장 주도로 서울갤러리에서열린 「공초문학상기금마련 희사작품전」의 수익금으로 제정됐다.숭모회측은 구상·박두진·서정주·조병화·설창수·홍윤숙씨등 문인들과 화가 김기창·김영주·박고석·이대원씨등 모두 1백5명이 내놓은 자작친필과 소장품 1백32점을 팔아 모은 기금 1억1천5백만원을 지난4월 서울신문사에 기탁해 온 것이다. 이에따라 「공초문학상」은 서울신문사 주관으로 매년 시부문 1명을 시상하며 시상대상자는 20년이상의 문단경력을 가진 작가로 작품의 우수성뿐만아니라 수상자의 인품을 고려하는등의 운영규정을 정했으며 매년 6월중 시상식을 갖게 된다. □공초의 생애와 사상 오상순은 1894년 8월9일 서울 시구문안(지금의 장충동2가)에서 태어났다.비교적 개방적인 중산층가정에서 성장한 그는 경신학교를 거쳐 19세에 일본유학길에 올라 경도의 동지사대학에서 종교철학을 전공한 인텔리였다. 1920년 변영노·남궁진·김억·염상섭과 함께 한국신시운동의 선구가 된 동인지 「폐허」의 창간동인이 되었다. 「허무혼의 선언」「아시아의 마지막 밤풍경」등 명시를이때 발표했다. 청춘기의 공초는 만년의 트레이드마크인 빡빡깎은 머리와는 달리 길게 드리운 올백머리의 멋쟁이 청년이었다.그는 40대에 대구에서 연하의 과부와 잠시 동거생활을 한 이외에는 평소 지론이던 독신주의를 지켰다. 그는 살아생전 혈육한점,머물 지상의 집한칸,시집 한권 내지 않았다.공간을 초월,시간속에 영원히 산다고 해서 「공초」라 했던가.그득한 담배연기속에 묻혀 살았다고 「꽁초」라고 불리었던가.그의 삶은 세속을 떠난 성자의 그것이었다. 6·25를 전후해 서울 푸라워,대구 아리스,부산 금강,서울 명동 청동,서라벌등 다방을 무대로 문학을 교리처럼 설파한 이야기는 이제 전설이며 신화다.그는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담배불을 꺼뜨리지 않았다.제자의 결혼식 주례에서도,세수할때도 담배는 항상 손에 있었다.하루평균 1백80개비(20개들이 9갑)를 연기로 만들었다.다방에서 제자들에 둘러싸여 「청동산맥」이라는 서명첩을 내놓고 「연기는 사라져 어디로 가나」같은 선문답문제를 내 제자나 방문객들이 나름대로의 단상을 적은 「청동문집」1백98권이 그가 남긴 유일한 재산이다. 무일푼,무소유로 일관한 생활에도 불구하고 예술원종신회원,예술원상,서울시문화상등 상복이 따랐다.1963년 6월3일 노환으로 입원한 서울 적십자병원에서 제자들의 간호를 받으며 운명했다.그는 무교리의 종교가,초윤리의 사상가,시를 몸소 체험한 유일한 시인이었다.
  • 슬롯머신·비자금파장… 정치권 또 “긴장”

    ◎“검찰수사 주춤” 보도에 개혁왜곡 우려/민자/출국인사 조사 등 뒤늦게 초강경공세/민주 동화은행장비자금및 슬롯머신비호세력수사가 물증확보 어려움등으로 주춤하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던 정치권은 21일 청와대가 성역없는 수사를 거듭 강조하자 사태의 향방추이를 주시하며 또다시 긴장국면에 접어들었다. ▷청와대◁ 김영삼대통령이 슬롯머신 사건과 관련,「성역없는 사정」을 강조한것에 대해 청와대 당국자들은 공식적으로는 원칙론을 개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검찰 내부의 비호세력혐의자들로 인해 수사가 벽에 부딪혔다는 보도를 접한뒤 대통령의 감정이 폭발했고,성역없는 사정을 강조한것도 바로 검찰내부의 의혹을 해소하라는 특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실제로 김두희법무장관은 이날 직접 김대통령으로부터 『검찰 내부 단속을 잘하라』는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검찰에 특별지시를 내린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이 이날 특단의 지시를 내리게 된것은 전날 신문과 방송이 일제히 검찰이 슬롯머신 사건을 축소하려는 의혹이 있다고 보도하면서 부터다.김대통령은 이날 하오 보고차 올라온 이인제노동장관에게 『누구를 망치려고 검찰이 이러느냐』고 감정을 폭발시켰고,이장관은 이를 김덕용정무1장관에게 알려줘 김·이 두장관만이 21일 아침 김대통령의 성역없는 사정촉구의 의미를 알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청와대 측근들은 김대통령이 장관이나 검찰총장을 통하지않고 검찰내부문제에 의구심을 가지게 된것과 관련,언론 보도외에 일선 수사검사들과 직접 통화를 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일선 수사검사들이 내부문제를 거론했고 이에 대통령이 검찰내부를 단속하라는 지시를 내리지 않았겠느냐는 지적이다. ▷민자당◁ 슬롯머신및 동화은행장수사와 관련,검찰의 축소의혹이 언론등에서 제기되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않고있다.수사초기단계에서 너무 일을 벌여 「용두사미」꼴을 초래하지않을까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축소의혹은 과거군사정권에서나 나올수있는 허무맹랑한 소리라는 것에는 분명한 선을 긋고있다.21일 민자당고위당직자들도 이 대목에 초점을 맞췄다. 김덕용정무1장관은 이날 최형우전사무총장의 예를 들어 『부정입학작업에 참여한 교수의 말한마디만 가지고도 집권당사무총장이 사퇴하는 판인데…』라면서 『옛날에는 특정한 정치적목표를 갖고 수사를 했겠지만 지금 어떻게 수사를 축소할수 있겠느냐』고 구시대적 작태로 치부. 김장관은 부연해서 『그러한 것은 김영삼대통령을 정말 모르는 소리』라고 일축.그는 동화은행장비자금수사에 언급,『물증이 없어 (물증확보를 위한)수사기술상의 문제로 지연되고있는 것아니냐』고 반문,축소는 있을수 없음을 다시한번 강조한뒤 슬롯머신수사에 대해서도 『정치권비호세력을 얘기한 신길용경정의 말은 일방적 진술차원에 불과하다』고 설명. 그러나 김장관은 이원조·김종인의원과 이용만전재무장관등이 수사대상으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그들이 받았다는 뇌물액수는 안행장의 진술보다 다소 적은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해 여전히 혐의인정쪽에 무게중심을 두고있는 여권핵심부의 분위기를 간접전달. 그렇지만 당내에서는 검찰수사가 야당측의 공격목표가 됨은물론 정부의 사정전반에 왜곡된 시각이 쏠리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가 움트기 시작해 주목.특히 민주계의원들은 이원조의원의 도피성외유로 수순일탈현상이 빚어졌고 이에따라 동화은행장수사는 한계에 부딪힌 것 아니냐는 불안감마저 느끼고있다. 이의원과의 형평성 때문에 김종인의원에 대한 수사도 멈칫할수밖에 없지않느냐는 현실인식이 바로 그것이다.『잘 나가던 개혁과 사정이 검찰때문에 갑자기 궤도를 벗어나는게 아니냐』는 우려도 감지된다. 한 의원은 『제대로 손댈수 없었으면 애초부터 혐의를 흘리지 말았어야 하는게 아니냐』며 검찰의 과잉의욕을 겨냥했다.나아가 민주계의원들은 김의원에 대한 혐의를 결국 입증하지 못할 경우 민정계의 내부불만과 냉소가 확산될 가능성을 염려하고있기도하다. ▷민주당◁ 안그래도 개혁태풍에 입지가 위태롭던 민주당은 동화은행비자금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이원조의원이 도피성 출국을 한데다 슬롯머신사건에 대한 검찰수사가 종결기미를 보이자 정부의 사정활동을 「특정인에 대한 정치보복」 「개혁의지 퇴조」로 몰아붙이고 있다. 특히 21일에는 이기택대표가 급히 기자간담회까지 마련,「성역없는 수사」와 「해외도피인사들의 귀국조사」를 주장하는 등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이같은 대형비리사건 수사가 용두사미격으로 진행되고 이 과정에서 혐의를 받은 의원이 출국까지 하는 상황은 도저히 당국의 은폐·축소기도가 없고서는 힘들다는 논리이다. 민주당이 검찰수사 초입단계에서는 잠잠히 있다가 뒤늦게 초강경 정치공세를 편것은 크게는 개혁정국에 야당의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당략으로 보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야권에 미칠 사정한파에 대한 자신감으로도 볼수있다.
  • 춘천서 「연극 올림피아드」 열린다/7월23∼30일 ’93국제연극제

    ◎18개국 아마극단 참가/“연극통해 인종과 문화의 벽 허무는 자리로” 세계 각국의 아마추어 극단들이 대거 참가하는 「’93 춘천국제연극제」가 오는 7월23일부터 30일까지 8일동안 호반의 도시 춘천에서 열린다.춘천종합예술문화회관 개관과 때맞춰 열리는 「춘천국제연극제」는 국제아마추어연극연맹(IATA)한국본부와 춘천시가 공동 주최,춘천시민들의 문화행사로 준비되고 있다. 「연극 올림피아드」로도 불리는 국제연극제에는 미국·일본·스페인·독일·중국·러시아등 모두 18개국에서 각국을 대표하는 아마추어 극단들이 참가,「연극을 통한 인간의 이해와 협동」을 추구하게 된다.인종과 문화의 벽을 허무는 뜻깊은 자리에 한국대표로는 IATA주최 국제연극제에 다섯차례 참가경력이 있는 춘천의 극단 혼성이 참가한다. 24일 길놀이를 겸한 시가행진으로 시작되는 「춘천국제연극제」는 행사기간동안 매일 1천1백석규모의 대극장에서 4∼5차례 공연이 열리며 공연이외에 학술심포지엄과 즉흥극연기및 분장,한국탈춤 워크숍이 진행된다.공연들은 대부분 각국의 창작극으로 공연시간은 1시간내외.IATA한국본부는 폐막식날 참가국들 가운데에서 대상 1개팀과 우수상 2개팀등 단체상과 연기·연출·희곡상 수상자를 선정,시상할 계획이어서 축제분위기 못지않게 참가극단들 사이에 열띤 경쟁이 예상된다. 이번 국제연극제는 특히 직업을 따로 갖고 있으면서 시간을 쪼개 연극에 대한 열정을 쏟고 있는 세계 아마추어연극인들의 열기로 한여름 더위를 잊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극단혼성 대표이며 「’93 춘천국제연극제」의 유치에 공이 큰 박완서 집행위원장(51)은 『이번 국제연극제는 지방도시인 춘천을 예술도시로 만드는데 기여할 것입니다.또 외국극단들의 공연을 직접 접할 기회가 적은 지역주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켜 지역문화예술의 발전에도 일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박 집행위원장은 또 이번 연극제를 계기로 2년마다 8∼10개 극단이 참여하는 국제연극제를 춘천에서 열어 춘천을 「한국의 아비뇽」으로 만들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춘천국제연극제」의 상설개최가 실현될 경우 춘천은 매년 8월 세계의 인형극단이 참가하는 「춘천국제인형극제」와 「한국 마임페스티벌」등으로 명실상부한 「연극도시」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IATA는 19 52년 무대예술의 보급,각국의 아마추어 극단들간의 국제교류를 목적으로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에서 설립된 국제적인 연극기구로 현재 68개국에 회원단체를 가지고 있다.덴마크 코펜하겐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매년 회원국들이 번갈아가며 국제연극제를 개최하고 있다.
  • 새전기「세기와 더불어」허동찬씨의 분석(신고 김일성자서전연구:54)

    ◎길림시절:13/「공청」날조 제3기/거당적 「유일사상체계」 확립 맞춰/68년부터는 가입 아닌 결성 주장/78년엔 조직성립 날짜까지 “창작” 김일성은 1950년대 후반부터 약 10년간 「공산청년동맹」이란 조직 이름을 조작하여 자기가 「가입」한 공청이 조선공산당 계통인 점을 암시하려고 애썼다.이 시기는 그가 항일빨치산의 항일투쟁만을 「조선노동당의 혁명전통」으로 삼고 다른 공산주의자들의 투쟁을 「종파행동」으로 격하시켜 북한에서 타도대상으로 만들어버린 시기였다.그는 중공계 빨치산을 「조선공산주의자들의 빨치산」으로,또 자기를 조선공산당계통이었던 것 같이 만들어 내었다. ○「조공」계통 암시 그러나 북한에서의 반종파투쟁은 극단을 치달려 멈출 줄을 몰랐다.67년5월 상순에 있었던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4기 제15차 회의부터는 드디어 1937년에 있었던 보천보전투를 국내에서 도와 준 박금철 등까지 숙청하였다.그후 「당의 유일사상체계 확립」책동이 전 당적으로 벌어지게 되었는데 김일성은 과거의 중공계 빨치산들을 사실상 자기의 꼭두각시로 전락시키고 몇해 안가서 김정일 후계체제까지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67년 후 그는 이러한 혹독한 정치를 강행하는 한편 과거의 그것과는 차원이 전혀 다른 대규모적인 자신의 전기를 만들어 내게 된다.68년에 발간된 「민족의 태양 김일성장군」부터가 공청날조 제3기로 되는데 그후 그의 「경력」은 그 이전에 선전하고 있었던 것과는 판이하게 달라졌다. 68년… 「1927년 여름에 장군께서는 길림에서 처음으로 공청(공산주의청년동맹)을 조직하셨던 것이다」59쪽 69년… 「김일성동지께서는… 1927년 여름 조선공산주의청년동맹을 결성하시었다」12쪽 78년…「위대한 수령님께서는 1927년8월28일 반제청년동맹의 핵심들을 골간으로 조선공산주의 청년동맹을 조직하시었다」234쪽 이러한 「공청 날조」과정에서 보이는 문제점은 아래와 같다. 1.1968년에 나온 김일성 전기는 이 책이 나오기 직전까지의 전기들이 20년이상 한결같이 「공청 가입」이라 하고 있었던 것을 「공청 결성」으로 바꾸었다.공청을 김일성이 아예 만든 것으로 한 것이다. 2.그는 과거 10년간 자기는 「공산청년동맹」에 가입했다고 하였다.그런데 이번에는 이 말을 다시 바꾸어 자기가 만든 것은 공산주의청년동맹이었다고 주장하게 되었다.사실은 그는 해방직후부터 약 10년간 자신은 중공계통의 「공산주의 청년동맹」에 들었다고 주장하고 있었다.중국공산주의청년단 같으면 김일성이 「결성」하지 않았다는 것은 만인이 다 아는 일이다. 3.이 모순을 깨달은 것은 아니겠지만 69년 전기는 공산주의청년동맹이란 조직이름의 머리에 「조선」이란 국적으로 갖다 붙였다.이리하여 이 가공조직은 형식적으로는 조선이란 민족의 「주체」를 찾게 되었다. ○유령들이 맹활약 4.김일성은 이 조선공산주의청년동맹의 동맹원을 「반제청년동맹」의 핵심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그러나 반제동맹이란 30년에 이르러서야 겨우 생겨난 공산당의 산하 대중단체였다.이러한 조직은 27년에는 있을 수가 없는데도 전기에서만 「반제청년동맹원」이란 유령들을 활약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5.가공조직에 결성날짜를 메긴다는 것은 웃긴 일이 아닐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그후 김일성은 오랜 기간의 허무한 「노력」끝에 78년 드디어 이 「공청」의 결성일을 확정하였다.27년8월28일이 그 날짜란 것이다. 요컨대 김일성은 68년 이후 「공청」을 날조하기에 이르렀다.「주체」확립의 내막이란 대개가 이런 것들이지만 여기서는 다른 문제는 차치하고 다 같이 그가 조작한 반제청년동맹과 공청의 결성날짜 문제만을 정리하여 놓는다. 68년 전기는 「반제청년동맹 결성」이후를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장군께서는 먼저 각지에서 찾아온 선진 청년들을 일정한 기간 동맹조직에서 훈련을 주신 다음 시내의 각 학교에 들여보내거나 농촌에 보내어 사업을 하게 하였다.그리하여 얼마 지나지 않아서 벌써 수많은 곳에 하부조직들이 생겨나서 활발히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독자들은 이 기술을 보면 반제청년동맹이란 조직은 공청 성립이전에 상당한 기간,적어도 1∼2개월은 활동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지 않을수 없을 것이다.이러한 필치는 75년에 나오는 「은혜로운 태양」까지 지속되고 있다. ○창립일 변조 고민 그런데 막상 날짜를 메기는 단계에 이르던 78년에는 반제청년동맹 결성은 27년8월27일로,조선공산주의청년동맹 결성은 8월28일로 정해졌다.동맹 결성후 단 하루만에 공청이 결성된 것으로 된 것이다. 역사상 조선공산당은 25년4월17일에 결성되고 고려공산청년회는 그 하루 후인 4월18일에 결성되었다.그런데 공교롭게도 가공조직인 반제청년동맹과 조선공산주의청년동맹의 결성날짜는 그 「월」과 「일의 두자릿수」가 공산당과 청년회의 패수인데다 날의 한자릿수가 각각 동일하다. 따라서 이 날짜들은 김일성이 그가 종파라고 매도하는 조공과 고려공청의 결성날짜를 「참작」한 것이 아닌가하는 혐의를 낳게 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①59쪽
  • 금권정치 의원 영입에서 배제/황 민자총장

    민자당의 황명수사무총장은 19일 『오는 23일 3개지역 보궐선거가 끝나면 일부 무소속의원들에 대한 영입작업을 이달말 임시국회가 열리기전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황총장은 『그러나 무작정 수를 불리기 위한 영입은 지양할 것』이라고 선별영입방침을 분명히 하고 『지난번 대선과정에서 우리당 후보를 허무맹랑한 사실로 비난했거나 김권정치조장에 앞장서는등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의원들은 영입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밝혔다. 황총장은 민자당탈당의원들의 재입당가능성에 대해서는 『고려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 화란/“농토를 호수로” 자연되찾기 한창(세계의 사회면)

    ◎90년부터 야심찬 계획 연차적 시행/운하·방파제 등 허무는 “대역사 삽질”/토양오염·생태계파괴 막기 고육책/60만에이커 옛모습 환원 목표… 농민들은 강력 반발 지면이 바다보다 낮아 댐과 둑을 쌓아 농지를 만들어온 네덜란드가 이젠 거꾸로 이것들을 허물어 늪지나 호수로 바꾸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토의 절반이상이 해수면 아래여서 많은 인력과 돈을 들여 댐과 방파제를 축조했던 나라가 이렇게 하고 있다니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일이다. 네덜란드는 국토가 비좁아 지난 1천년동안 조상대대로 풍차로 물을 퍼내는등 어렵고 힘든 작업을 통해 초지와 농지를 일궈 오늘날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훼와 낙농국가로 발전시켜왔다. 이러던 네덜란드가 근년들어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 놓은 둑·운하·풍차·방파제등을 허물어 습지나 숲·호수로 바꾸는등 그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을 추진하고 있다.불도저등을 동원,둑과 방파제등에 구멍을 내어 초지와 농지에 물을 흘려보내고 있는 것이다.현재 이같은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지역은 일부에 지나지않으나 네덜란드 정부는 앞으로 전체농지의 10%가량을 예전 모습으로 되돌려놓을 계획이다. 네덜란드정부가 이렇게 하고 있는 것은 농지나 초지를 관리하는데 너무 많은 비용이 들고 있기 때문이다. 네덜란드는 그동안 바닷물을 퍼내고 둑이나 방파제를 쌓는데 연간 4억달러이상 지출해왔다.여기엔 지난 86년 24억달러에 달하는 비용을 들여 해면에 방파제를 쌓은 대공사와 수시로 있는 수로공사비등은 포함돼있지 않다. 그래서 지금까지 도처에 산재해 있던 댐이나 둑을 허물어 하나의 큰 댐이나 호수로 합쳐 비경제적인 요소를 제거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보다 더 큰 이유는 국가경제를 떠받쳐 온 낙농업이 육성되면서 뿌려진 엄청난 양의 화학비료·농약등으로 지하수가 갈수록 오염되고 생태계의 파괴가 확대되고 있는 데 있다. 특히 수출을 목적으로 하는 화초재배에도 연간 수천g의 농약이 쓰여지고 있어 엄청난 부작용을 낳고 있다.이로인해 대부분의 토지가 산성화되면서 산성비를 만들어 대기를 더욱 오염시켜왔다. 이렇게 되자 네덜란드정부는 지난 90년 황폐된 자연을 보호하고 자연풍경을 보존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수립,연차적으로 시행해오고 있다. 네덜란드정부는 이를 위해 앞으로 전국의 농토가운데 약 10분의1에 해당하는 약 60만에이커를 사들일 계획이다. 대상지역으로는 해수면이 육지보다 5m정도 낮은 암스테르담 주변지역과 로테르담 인근지역을 비롯,전국 11개지역에 분산돼 있다.네덜란드 정부계획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독일과 인접한 달라드만의 북서쪽에 위치한 6천에이커의 농토를 매입,호수가 낀 아름다운 휴양지로 만들어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것. 네덜란드 정부의 계획은 지난해 5월 유럽공동체(EC)가 농지보호를 위해 토지의 15%를 휴경하는 농민들에 대해서는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해 더욱 실효를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네덜란드 정부의 자연되찾기 계획은 유럽의 자연보호단체들로부터 큰 환영을 받고 있고 네덜란드의 각 도시에서도 바람직한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몇세대에 걸쳐 농토만들기에 심혈을 기울여온 농민가족들은 이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그동안 농토만들기에 총력을 경주해왔던 네덜란드가 자연환경보호를 위해 필요한 지역의 댐과 둑을 과감히 허물고 있는 것은 환경보존의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이 때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 청소년 선도/김장호 수필가(굄돌)

    요즘 초중고생들의 자살과 마약흡연등이 잇따라 충격을 주고 있다.이는 최근들어 사회갈등이 확산되고 흉악범죄급증으로 청소년들 역시 이같은 사회분위기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심리적으로 불안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가정의 빈부와 상관없이 핵가족으로 인한 가정의 공백과 사회병리현상에서 오는 청소년기의 허무와 염세가 밀도를 더해감에 따라 그 밀도를 감당할 수 없을때 범죄 마약 자살로 폭발하는 것이다. 부모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내성적인 청소년이 인신매매나 어린이유괴등과 같은 현실적 사회현상을 대하면 더욱 두려움에 떨게된다.이때 이를 얘기할 사람이 없으면 극단적인 공포심을 갖게 되는데 그러다가 결국에는 막다른 골목으로 치닫는 불상사가 일어나는 것이다. 재작년에 서울모국교 6년생 신영철군이 불량배들에게 시달리다 못해 투신자살한 사건이 발생했다.이는 불량배들 때문에 등하교를 겁내는 청소년들의 실상을 비로소 어른들께 일깨워준 충격적 사건이었다.당시 부천시 모국교 5년생 강지현양이 신군자살에충격받고 자살하는 기막힌 일 또한 발생했었다.『이 사회의 범죄를 없애주세요.마지막 소원입니다.부탁합니다』는 신군의 유서에 담긴 절규가 귀에 쟁쟁해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픈 심정이었다. 또 서울에서 국교생과 중학생이 하교후 소매치기하다 붙잡혔는데 그들의 범죄 동기가 용돈마련이라며 전혀 죄의식을 느끼지 않자 취조경찰관이 학교에서 뭘 가르쳤는지,부모들은 애들이 이지경이 되도록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안타깝다고 푸념을 늘어 놓았다는 얘기를 들은적도 있다. 청소년들이 지속적인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거나 세상에 대해 좌절하고 큰 충격을 받았을때 찾게 되는 것이 마약이나 자살이다. 그러나 부모와 자녀간 신뢰와 사랑으로 공동체를 형성해갈때 그같은 극단적 행위는 막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러면서 청소년들에게 사회에 대한 공포를 씻어주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독립심과 자아통제력을 길러주어야 한다. 일본인 심리학자의 말이 귀에 닿는다. 『당신은 책읽는 모습을 아이들 앞에서 보여준 적이 있는가.당신은 비바람속에서 아이들과 함께 걸어본적이 있는가.당신은 자신의 실패를 아이들에게 들려준적이 있는가.당신은 한번쯤 아이들의 책상서랍을 열어본적이 있는가』
  • 개혁차질 우려 조기진화/오늘 법무·보사·서울시장 경질… 청와대입장

    ◎“이젠 철저하게 실사” 상처 서둘러 매듭/후임 보사=여성·서울시장=행정가 내정 일련의 인사파동에 대한 청와대의 대응조치가 수습·정리단계에 접어들고 있다.여론의 동향은 미지수이지만 「인사 신드롬」에서 벗어나야겠다는 의지는 확고하다. 김영삼대통령은 8일 보사부장관을 경질하고 공석중인 서울시장을 발표할 예정이다.7일 하오 사퇴의사를 밝힌 박희태법무부장관도 경질될 것으로 전해졌다.김대통령이 이미 불문에 붙이겠다는 뜻은 표명했지만 박법무장관의 사퇴의사는 요지부동으로 여겨지고 있다. 일단은 새정부출범과 함께 터져나온 인사파문이 법무,보사,서울시장의 경질로 매듭지어질 가능성이 커졌다.청와대측은 소문이 나돈 다른 각료급인사들에 대해서도 정밀조사를 벌인 결과 인책할만한 사유는 없었다고 밝혔다.상당부분이 허무맹랑하고 과장된 것이었다는 설명이다. 청와대측이 조기수습을 서두르는 것은 개혁프로그램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인사파문에 더이상 발목이 잡혀서는 곤란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청와대측은 어떻게 해서 이같은 파문이 일게 되었는가하는 「소문의 진원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한마디로 반개혁적 세력에 의한 조직적인 저항이라는 시각이다.박관용비서실장은 『개혁으로 피해를 입는 세력,또는 불안을 느끼는 세력』이라고 규정했다.주돈식정무수석은 『다분히 보복적이고 개혁에 찬물을 끼얹는 세력에 의한 조직적인 음해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이들 세력은 이른바 「기득권층」으로 일컬어지고 있다.풍부한 자금과 고급정보,숙련된 기술을 갖고 있는 세력일 것이라는 것이 청와대측의 분석이다.실제로 언론사에 대한 제보내용이나 시중에 나도는 소문 가운데는 일반인이 접근할 수 없는 것들도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예를 들어 모인사가 부동산투기를 했다는 제보를 하면서 전국에 흩어져있는 문제의 땅의 지번을 정확히 알려줄 만큼 내용자체가 상당한 정보를 가진 기관이 아니면 알 수 없는 것들도 있다는 설명이다. 제보방법도 교묘하다고 전해진다.한꺼번에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시리즈식」으로 터뜨리고 있는 것도 조직적이고 계획적이라는 추정을 뒷받침한다는 분석이다.추적이 불가능하도록 전화나 팩시밀리 등을 주로 사용하는 것도 그렇다는 것이다. 이들이 목표로 하는 것은 새정부의 개혁의지에 흠집을 내고 개혁작업을 최대한 막아보겠다는 것으로 밖에는 볼 수 없다고 청와대측은 받아들이고 있다. 청와대측은 이들 세력의 의도가 이런만큼 더이상 말려들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박비서실장은 『이제는 과감하게 떨쳐버리고 일어서야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박비서실장은 박보사부장관외에 거론됐던 인사들에 대한 정밀조사결과에 대해 『별것 없었다』고 말해 더이상 문제삼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모장관의 경우 독직사건 전력이 있다는 설에 대해 조사해보니 업자와 함께 골프를 쳤다는 수준이었고 모장관의 딸의 국적이 미국이라는 것도 딸의 출생지가 미국이었기 때문에 그랬을 뿐 법적으로 문제삼을 것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특히 통일민주당창당방해사건과 관련,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이해구내무장관의 경우도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고 박비서실장은 밝혔다.장세동당시안기부장이 이택돈·이택희씨등 당시 야당 의원을 직접 만나 돈을 건네주었으며 안기부1차장이던 이내무장관은 전혀 관계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냈다는 것이다. 박비서실장이 검찰이 이 사건을 재수사하는 것이 모정치인을 겨냥했다는 시중의 소문에 대해 『김대통령이 어떤 분이냐.그런 유치한 짓은 안한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일련의 인사파문을 현수준에서 마무리짓겠다는데 대해 일각에서는 청와대측의 기대와 희망정도로 받아들이는 것도 사실이다.고위직인사의 명백한 범법·비위사실이 새롭게 튀어나왔을 경우 무작정 덮어 버릴수는 없기 때문이다.이미 모 각료급 인사2명의 부동산투기와 호화분묘 문제가 새로운 파문을 일으킬 조짐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는 현 고위직 인사들에 대한 인선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점을 시인하고 있다.철저한 보안속에 사람을 고르다 보니 당사자의 신변문제등에 대한 검증이 소홀했다는 것이다.이점에서 앞으로도 문제가 있으면 철저히 조사해 비위사실이 밝혀지는대로 조치하겠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다만 인사파문에 의해 더이상 나라전체가 흔들려서는 안되겠다는 판단이다.보다 더 중요한 개혁의 추진이라는 과제가 목전에 놓여 있고 차짓 정권불신으로까지 확산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일단은 정면돌파가 아닌 우회작전으로 인사파문을 비켜가겠다는 뜻으로 해석할수 있을 것같다.
  • 프랑스영화 수입 러시/7편 3∼5월 개봉… 10여편 추진중

    ◎갑싸고 정서맞아 “손해는 안본다” 고급영화에 대한 관객의 선호경향이 높아지고있는 가운데 감상가치를 평가받는 프랑스영화수입이 활발하다.이에따라 올상반기 극장가는 여느때와는 달리 프랑스영화가 봇물을 이룰전망이다. 영화업계에 따르면 최근에 수입된 프랑스영화는 「르 제브르」(아내의 연인) 「라콩파니아트리스」(반주자) 「두사람」 「사베지 나이트」 애리조나 드림」 「카사노바」 「책읽어주는 여자」등 7편이나 되며 현재 수입추진중인 영화만도 10여편이 넘는다.특히 이들 작품은 대부분 사랑주제의 리얼리즘에 입각한 표현주의 양식으로서 작품성과 감수성·섬세성이 뛰어나 고급관객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이가운데 수입이 확정된 7편은 3∼5월중 일제히 개봉될 예정이다 「르 제브르」(아내의 연인)는 중년에 접어든 한남자의 인간적 고뇌와 사랑과 번민을 코미디 형식에 접목시켜 부부간의 짙은 애정을 허무와 익살속에 그린 작품.극도로 섬세한 묘사와 절제된 대사 그리고 넘치는 해학은 하이코미디로서의 가치를 심어주기에 충분하다.장푸와레감독이 연출했고 티에르 레르미트와 카롤린 셀리에가 공연 했다. 「라콩파니아트리스」(반주자)는 가난한 나이어린 반주자가 부유하고 안락한 삶을 누리는 미모의 성악가를 만나 그녀를 사랑하고 질투 하면서 성장해 가는 이야기를 아름다운 음악속에 담은 작품.극도로 상반되는 세계속의 인물을 고통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묶어 압축한 영화로 평가받고있다.클로드 밀러감독이 연출했고 리하르트 브링거와 엘레나 사파노바가 공연했다. 「사베지 나이트」는 불치의 병으로 시한부 삶을 사는 절망적인 영화촬영기사와 배우지망의 사춘기 소녀의 사랑을 그린 작품.프랑스식 현대적 사랑이야기의 전형으로 놀라울정도의 활기찬 삶에대한 찬미를 주제로 하고있다.시릴 콜라르가 자신의 소설을 각색 감독 주연한 화제작으로 로만 보랑제가 상대역을 맡았다. 「책읽어주는 여자」는 가정을 방문,책을 읽어주는 일을 직업으로하는 여인이 여러 유형의 인간을 만나 겪는 이야기를 그렸다.인간의 사랑스러움과 슬픔의 요소가 세련된 양식미속에 정교하게 담겨있는 걸작이다.미셸 드빌연출에 미우미우와 크리스창 루셰가 공연했다.88년 루이데륙상과 몬트리올 그랑프리수상작이다. 또 「카사노바」는 여자와 도박과 여행으로 점철된 카사노바의 모험 가득한 인생을 격렬한 영상에 담은 작품(에두와드 니에르망 연출,알랭 들롱,화브리스 뤼치니 출연)이며 「두사람」은 틀에 박힌 삶을 거부하는 한 부부가 갈등과 고민을 통해 사랑을 확인해 가는 과정을 묘사한 사랑영화이다(클로드 지디연출,제라르 드파르뒤,마르슈카 데트메르출연). 이밖에 「애리조나 드림」은 평범한 청년이 주변인으로 밀려난 몽상가들과 만나면서 격게되는 내면의 성장을 감동적으로 그린 영화로 93년도 베를린영화제에서 개막작으로 선정된 수작이다(에밀 쿠스트리차 연출,조니 뎁,페이 더너웨이출연). 최근 프랑스영화가 수입러시를 이루고있는것은 지난해 「연인」 「퐁네프의 연인들」등이 히트한데 자극을 받은때문.외국직배영화사의 직배강화로 미국영화의 수입이 어려워진데다가 수입가가 저렴한 점도 프랑스영화수입을 부추기는 한 요인.프랑스영화의특성이 한국인의 정서적 특성과 유사해 어느정도 흥행이 보장된다는점 또한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 「좋은 노래 가꾸기 사업」 뿌리 내린다

    ◎여성신문사,91년부터 추진… 독자들 호응 여성신문사(대표 이계경)가 장기문화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좋은 노래 가꾸기 사업」이 큰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91년부터 시작된 이 행사는 상업주의에 오염되지 않은 「건강한」곡들을 선정,널리 소개함으로써 대중문화의 질적 향상을 도모한다는 것이 기획의도. 이 사업은 부대행사로 「열린 음악회」를 매년 개최하는 것을 비롯,「좋은노래 가꾸기 모임」「대중가요 워크숍」등 다양한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특히「엄마와 딸이 함께 노래하며 여는 사회」란 주제로 갖게 될 이번의 「열린 음악회」(2월27일 하오7시)는 기존 음악회의 형식과 구성을 탈피,부모와 자녀가 함께 하는 자리로 교육적 효과를 높인다는 계획이다.리틀앤젤스 예술회관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노사연조영남 최진희 신승훈 신형원 박정운등인기가수와 마당극연기자 김성녀씨 모녀등이 출연한다.특히 노영심은 이 공연을 위해 주제곡을 직접 작사·작곡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여성신문사는 또한 사회 각층의 인사가 선정한 「92좋은노래 10곡」을최근 발표.건강한 노래문화 보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이번에 선정된 「92 좋은노래 10곡」은 「그대가 나를사랑하신다면」(이선희),「나의 노래」(김광석),「내가 아는 한가지」(이덕진),「말도 안돼」(한영애),「소금장수」(슬기둥),「보이지 않는 사랑」(신승훈)등 다양한 장르를 망라하고 있다.이 가운데 슬기둥의 「소금장수」는유일한 국악풍 가요이며 신승훈의 「보이지 않는 사랑」은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아 눈길을 끌었다. 「좋은 노래 가꾸기사업」과 관련,김수자씨(여성신문사 전무)는 『이 행사를 비단 여성만을 위한 일과성 행사가아닌 세대간의 벽을 허무는 문화운동의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앞으로도 좋은 노래를 계속 선정,발표할 예정이며 「노래와 세대차」「초중고음악교과서 분석」등의 워크숍과 좋은 노래 가꾸기사업의 소식을 매달 전하는뉴스레터도 제작·배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21세기 한국의 문을 여는 “이어령과의 대화”:11

    ◎병풍원리/탈경계­탈구축개념의 미래는/「벽속의 고립」 서구문명 한계에/초가식 「열린 자아」가 대안으로/바슐라르 표현대로 서양 문화는/서방이 벽면으로 싸인 지하실형/병풍속서 태어나 병풍속서 죽는 한국인 정서공간은 매우 신축적 □황규호문화부장=선생님께서 올림픽 개폐회식을 기획하셨을 때 그 주제를 「벽을 넘어서」라고 하셨는데 정말 그 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철의 정막이 무너지고 하였지요.오늘은 그 벽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새로운 세기를 전망해 보았으면 합니다. ■이어령전문화부장관=서구문화를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그것은 벽의 문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도시든 개인의 삶이든 모든 것이 두꺼운 벽을 기본으로 해서 이루어진 것이지요.가령 도시국가라는 것은 완전히 성벽안에 세운 도시지요.성벽밖에는 한데지요.유럽은 섬이 아닌 대륙인데도 일찍부터 고층화가 이루어진 것은 성벽이라는 제한된 구획속에 도시를 만들었기 때문에 그것이 커지려면 옆으로 퍼지지 못하고 위로 치솟아 올라갈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동서양의 성곽 달라 □동양도 마찬가지가 아닙니까.성벽으로 나라와 도시를 둘러친 것 말입니다.중국의 만리장성이 그렇구요. ■물론이지요.한자로 나라국자를 써보세요.국은 사각형의 구자로 싸여 있지 않습니까.그것이 바로 성곽이지요.그런데 자세히 비교해 보면 중국이나 한국의 경우에는 성밖이라고 해도 얼마든지 마을이 있고 자연의 숲이나 냇가에서 사람들이 퍼져 살지요.즉 성안과 성밖의 구획은 있어도 사람이 사는 곳으로 별 차이가 없습니다.그러나 서양의 도시국가 형태는 성밖과 성안은 인간의 공간과 인외경의 자연 공간으로 대립적 관계로 파악되었지요. □서양의 벽은 아주 뚜껍다는 것이군요.나라의 성만이 아니라 개인집의 벽도…. ■그래요.왜 우리는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고 하지 않아요.얼마나 벽이 허술하면 말이 이렇게 밖으로 다 새어나갑니까.그런데 서양의 속담에는 「벽에는 귀가 있다」고 하지요.벽이 아무리 두꺼워도 사람의 비밀이야기는 샌다는 뜻입니다.실제로 서양집은 적조식으로 돌이나 벽돌로 벽을 쌓아 만든 것이아닙니까.그러나 한국집은 가구식이라고 하여 기둥을 세워놓고 집을 지은 비내력벽으로 되어 있습니다.그래서 벽은 기둥과 기둥의 공간을 바른 것이지 가옥의 무게를 지탱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정말로 그렇군요.전통적인 한옥은 벽을 터도 무너지지 않지만 양옥집은 벽을 부수면 집 자체가 무너지고 말지요. ■그래서 첨성대같은 건축물이 가구적 한국의 건축양식으로 볼때 아주 예외적인 것에 속한다고 하지 않아요.첨성대는 기둥을 세우지 않고 돌을 쌓아 말하자면 벽을 쌓아올린 내력벽건축물이기 때문에 서구의 것과 같다고 할수 있어요. □결국 서양사람이 두꺼운 벽을 원했다는 것은 그만큼 고립적이고 개인의 자아중심적인 문화를 지향하고 있었다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말씀이시군요. ■내 말이라고 하기 보다는 서양사람 자신들이 자기네들의 문화적 특성을 그렇게 표현하고 있지요.바슐라르같은 사람은 서양문화를 지하실적 문화라고 부르고 있는데 지하실은 사면이 벽이 아닙니까.그런데 지하에다 판 것이어서 그 벽은 땅과 직접 연결되어 있어서 절대로 허물수 없는 두께를 갖는 벽이라는 것이지요.서구에서는 문화예술도 정치도 온갖 음모와 형별도 이 지하실속에서 이루어 졌다는 겁니다.나치에 항거한 레지스탕스도 지하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할 수 있지요.반대로 나치의 온갖 만행­고문같은 것이 바로 또 이 지하실에서 감행되었지요.사르트르의 그 유명한 단편 벽을 보시면 이 벽이 얼마나 현실적으로 또 상징적으로 그러져 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한국의 전통적인 건축물에는 지하실이라는 것이 없군요. ■지하실 대신 개구멍이 있었지요.(웃음)담벽을 뚫는 것 그것이 개구멍이고 이 개구멍을 통해서 궁궐과 사가의 내통이 가능했고 이도령은 춘향과의 사랑을 가능케 한 것이지요.서양의 역사가 벽을 쌓는 이 지하실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면 우리의 역사는 거꾸로 벽을 뚫는 개구멍에서 비사가 이루어졌다고 해도 좋겠지요.농담이 아니라 옛날 시조를 보십시오.「십년을 경영하여 초로삼간지어내니 반은 청풍이요 반은 명월이로다.산천을들일 곳이 없으니 둘러치고 보리라」라는 시조에서 보듯 바람이 맘대로 들락 날락하고 달빛이 새어 들어오니 이집 벽이 어느 정도겠습니까. ○궁궐­사가 내밀통로 □산천은 들일 곳이 없으니 둘러치고 보리라고 한 것을 보면 담벽도 없는 것 같습니다.(웃음) ■그 종장을 특히 주목해서 읽어야 됩니다.둘러치고 보리라라고 하였는데 거기에서 우리가 연상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병풍이 아닙니까.이 병풍이야 말로 동양 특히 한국인의 마음과 의식의 지평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상징물이라고 할수 있지요.병풍이야말로 가장 가볍고 가변적이고 상황에 따라 신축성있게 적응하는 이 지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벽이지요.필요할때 펴면 벽이 되어 공간을 분할하고 또 필요가 없을 때는 접어서 개켜 버리면 형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콘크리트 벽같으면 야단나지요.한번 허물거나 또 쌓으려면 대 공사를 해야 하지요.그런데 서양에는 병풍과 같은 것이 없었나요. ■스크린이라하여 간단히 접어 세우는 나무판때기의 가리개가 있긴 하지요.그러나 병풍과는 개념이 다릅니다.병풍과 같이 신축성 있는 벽이 생긴 것은 천재적인 발명가로 알려진 백민스터 프라에 의해 1930년대에 이르러서야 실현되지요.우리가 왜 아코데온 벽이라고 부르는 것 말입니다. □그러나 병풍은 중국이 기원이고 일본에서도 많이 쓰고 있는 것 같은데요. ■그렇기는 해도 미국의 동양학자 맥쿤의 증언대로 이 지상에서 병풍을 가장 생활화 하고 현재에도 많이 쓰고 있는 민족은 단연 한국이라고 증언하고 있어요.생각해 보세요.우리가 처음 이 세상에 태어난 곳이 어디예요.병풍속이 아닙니까.그러다가 돌날이 되면 또 병풍을 둘러치고 돌상을 받지요.서양식으로 결혼을 해도 폐백을 드릴때만은 화조 병풍이 있어야되지요.환갑연이 돌아오면 또 병풍을 둘러치고 잔치상을 받습니다.그러다가 눈을 감고 세상을 떠날 때에도 병풍이 그 시신을 가려주지요.죽고 난뒤에도 병풍과의 인연을 끊지 못합니다.젯상을 받을 때 돌아가신 혼백들을 감싸주는 것이 바로 병풍이 아닙니까.이렇게 한국인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그 생의 장면들을 병풍으로 장식하고 죽고난뒤에까지도 병풍에 의존하게 됩니다.이렇게 쉽게 만들고 허무는 그 공간의 경계선처럼 한국인의 자아는 말하자면 「나와 너」「나와 세계」의 그 관계는 매우 신축성이 있습니다 ○군중속의 고독 낳아 □근대적인 자아란 콘크리트 벽처럼 두껍고 튼튼한 것이 아닙니까.그리고 거기에서 프라이버시가 생겨나고요. ■병풍식 자아는 타아와의 경계선이 애매하고 가변적인 것이어서 항상 상황에 따라 흔들리고 있지요.쉽게 나와 너의 공간이 하나가 되기도 하고 또 분리되기도 합니다.서구식 관점에서 보면,그리고 산업사회의 풍토로 보면 근대적 자아가 결여된 것처럼 보입니다.우리가 예사로 남의 프라이버시에 개입하기도 하고 침해하기도 하는 것은 우리의 자아가 병풍식이기 때문이라고 할수 있지요.아주 대조적인 것은 무엇인가 슬픈일이나 괴로운 일이 생기면 우리는 하소연을 하고 넋두리 같은 것을 하게 됩니다.남과 함께 자신의 고통을 나누려고 하지요.그러나 서양영화같은 장면에서 가장 많이 볼수 있는 장면은 우리와는 반대로 「I just want to be left alone」이라는 대사입니다.「날 좀 혼자 있게 해줘」즉 남과 세계를 향해 두꺼운 벽을 쌓고 그 안에 혼자 들어가 앉아야 마음이 가라앉고 생각이 정리되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사막같은 사회,혼자서 지하실벽을 응시하고 있는 거꾸로 찍힌 활자의 고독,군중속의 고독같은 것이 생겨나는 것이지요.영국의 경우 가옥수는 많은 데도 주택난이 심한 것은 혼자서 집 한채를 차지하고 사는 독신자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합니다.극단적인 자아중심적 세계관은 무인도적 존재를 낳게 됩니다.그래서 근대 산업사회에서는 누구나 로빈슨 크루소가 되는 것입니다. □로빈슨 크루소와 같은 표류기가 우리나라의 소설에는 없지요. ■무인도의 발견·무인도에의 표류­그것이 근대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지요.로빈슨 크루소는 무인도에 혼자 표류했지만 그 속에서 농업과 산업을 이룩합니다.혼자의 힘으로 문명을 만들어 가는 것이지요.나중에는 프라이데이라는 노예까지도 두게 됩니다.이 소설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이겠습니까.단순한 표류기가 아니라 로빈슨은 근대시민사회의 정신을 상징하고 있는 것입니다.로빈슨은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혼자의 힘으로 인류가 걸어온 문명의 역정을 그 무인도에서 재현하고 발전시킨 것입니다.이 개인의 힘,그 창조력과 자유에 토대를 둔 사회가 바로 근대 시민사회라고 하겠지요. 개척민이 만든 미국의 역사는 바로 로빈슨이 이룩한 그 표류도의 역사를 확대시킨 것이라고 해도 좋을 것입니다.우리가 표류기 없는 문학속에서 살아왔다는 것은 절대 자아가 없는 문화속에서 살아온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남북 분단으로 우리는 할 수 없이 이산 가족이 되었고 그 슬픔을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지만 서양사람들은 스스로 이산가족이 되어 홀로서기를 합니다.가장 미국인다운 미국인의 원형이라는 마운틴 맨이 그렇습니다.깊은 산속에 들어가 혼자서 몇달이고 움막속에서 생활하면서 비바를 잡아 모피를 팔아 생활하는 사람들이지요.그리고 문학을 보아도 마크트웨인의 헉크핀의 모험에서 시작하여 멜빌의 백경,그리고 헤밍웨이의 여러 소설들은 모두가 가정에서 도망쳐 나오는 남자들의 이야기들이지요.그런데 이 두꺼운 자아의 지하실 벽들이 서서히 무너져 내려 앉는 소리와 그 서사극의 종말을 우리는 서구의 새로운 소설철학 그리고 실제의 현실속에서 목격하게 됩니다.이른바 「보더레스」(경계선없는)시대가 오고 있는 것입니다. ○국경없는 시대 도래 □보더레스라는 말은 주로 경제에서 많이 쓰이고 있는 말이지요.기술 자본 상품등 다국적 기업이나 자유무역 등으로 오늘날의 기업이나 산업은 국경이 없어져 가고 있습니다.가령 미국제 자동차라고 하지만 그 엔진은 멕시코에서 만들고 부품은 일본에서 그리고 차체와 디자인은 이탈리아가 맡는 식으로 말입니다.과연 그것은 미국제라고 할수가 있는지 의심이 갑니다.그러나 그것은 경제에서 끝나지 않습니다.인간의 자아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타자의 경계가 불투명합니다.경계침범이 수시로 일어나고 있지요.인간관계만이 아니라 사물도 그래요.우리가 믿고 있는 것처럼 사물들의 윤곽이란 것도 결코 그렇게 딱딱하고 분명한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지요.곤충을 잡아먹는 식물이 존재하는 한 동물과 식물의 경계선이라는 것도 확실치가 않습니다.우체통을 보십시오.우체통은 폐쇄된 공간이 아닙니까.그러나 우체통에다 편지를 넣으면 넓고 먼 세계로 그 편지가 운반됩니다.우체통은 폐쇄공간이 아니라 열려져 있는 넓은 공간이기도 한 것입니다.안과 밖이라는 개념도 그래요.호주머니를 흔히 내부공간이라고 믿고 있지만 자세히 관찰해 보세요.외부가 안으로 침범해 들어온 것이 바로 호주머니가 아닙니까.호주머니 속은 「안」이 아니라 「밖」의 것이 들어와 있는 것이지요. 이 탈구축의 이론을 통해서 우리는 서구 근대문명의 허구와 한계를 볼 수가 있습니다.그리고 이때 떠오르는 것은 병풍 같은 자아속에 잠재된 미래의 가능성입니다. □이야기가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다음에 다시 계속하기로 하고 이 자리에 병풍을 두르도록 하지요.
  • 세탁기 판매전쟁(업계는 지금…)

    ◎삼성 삶는 방식/금성 리듬세탁/대우 공기방울/동양 세탁봉식/연 5천억시장 쟁탈전 치열/서로 “품질 최우수” 장담… 공진청,“큰 차이 없다” 새해에는 세탁기시장의 판매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조짐이다.「공기방울 공방」으로 한창 뜨거웠던 세탁기시장의 싸움은 지난해 하반기 삼성전자가 「삶는 세탁기」를 내놓은데다 후발주자인 동양매직도 「세탁봉 세탁기」를 선보임에 따라 올해는 더욱 가열될것 같다.또 금성사도 실지회복을 위해 연초 신제품을 출시할 움직임이어서 세탁기 시장은 연초부터 열전이 불가피해졌다. 세탁기의 내수시장 규모는 연간 5천5백억원 정도.그러나 각 가전사마다 주장하는 시장점유율이 제각각일 정도의 혼전이 벌어지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말 자사의 시장점유율이 43%에 달해 금성(38%)과 대우(16%)를 훨씬 앞질렀다고 주장하고 있고 금성은 타사의 점유율은 언급하지 않고 자사점유율이 40%라고 밝히고 있다.대우는 지난해 모두 30만대가 팔려 점유율이 91년 12∼13%에서 30% 내외로 높아졌으며 삼성과 금성은 각각 37%,33%수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세탁기싸움」은 만년꼴찌이던 대우가 공기방울세탁기를 선보이며 시작됐다.대우는 91년 8월 『세탁조 바닥에서 나오는 공기방울이 옷감의 올 사이에서 톡 터지면서 숨어있는 때까지 깨끗이 빼주고 삶는 효과도 있다』며 자체 기술진이 개발한 공기방울세탁기의 선전을 대대적으로 시작했다.「물속에 산소를 공급,세제 용해를 촉진해 세탁력이 55%나 높아지고 세제사용량이 25%나 감소하며 옷감 손상도도 적다」는 자체분석을 내세웠다. 대우는 세계 최초로 공기방울 세탁기를 개발했다고 주장했으나 기존사들은 『일본의 샤프사보다 개발이 늦고 세척력이 떨어진다』고 비난함으로써 「공기방울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과학의 날」에 과학기술상을 수상한 경력과 미국등 15개국에 특허를 출원한 사실을 내세우며 대우의 공세가 이어지자 금성사는 담요까지 빨 수 있는 대용량의 「리듬세탁기」로 반격을 시도했고 삼성은 지난해 8월 「95도까지 삶아 빨아준다」는 세탁기를 선보이기에 이르렀다. 삼성측은 지난해 8월 이후 연말까지 7만여대의 삶는 세탁기가 팔려 단일기종으로는 세탁기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했다고 밝히고 있다.삼성은 『세탁기가 빨래를 직접 삶음으로써 세정력이 2배로 높아지고 1백% 살균 및 표백,세제의 절반절감등 3중효과가 있다』며 「진짜 삶아서 빨아드립니다」라는 광고로 시장확대를 꾀하고 있다. 특히 김치냉장고나 물걸레 청소기처럼 한국형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끈데 따라 삶는 세탁기도 빨래삶기를 좋아하는 우리의 습관에 힘입어 수요가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성사는 양사의 공세에 대응,리듬세탁기에 이어 연초에 삶는 기능의 세탁기를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다. 가스레인지 전문업체인 동양매직도 지난해 11월부터 「손빨래를 하는 것과 같은 효능을 지니면서 옷이 꼬이거나 상하지 않는」 세탁봉방식의 매직파워 세탁기로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동양매직은 『세탁봉이 고른 물살을 일으켜 세탁을 고르게 하고 강력한 모터의 회전력으로 세탁력이 국내외 6개사 제품중 가장 뛰어나다』며 공업진흥청의 품질평가 결과를 내세우고 있다. 이처럼경쟁이 치열해지자 『공기방울 세탁기는 세척력이 떨어진다』『삶는 세탁기는 전기료가 많이 들고 전력사용 과다로 화재의 위험이 높다』『사용시간이 길다』등등 점잖지 못한 비방전도 이어져 왔다. 또 금성사가 공기방울 세탁기의 역회전 방지장치인 클러치가 특허권 침해라며 지난해 5월 대우전자를 상대로 소송을 냈고 대우전자는 이에 맞서 특허청에 특허무효 심판청구와 특허권 권리범위 확인청구를 냄으로써 법정싸움으로까지 비화됐다. 공업진흥청의 품질분석을 보면 국산 세탁기 성능은 외제에 비해 손색이 없다.항목에 따라 다소 기복은 있지만 어느 제품이 특별히 우수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예컨대 세탁성능에서는 동양매직 제품이 가장 우수하고 헹굼에서는 대우전자와 삼성전자 제품이,편리성에서는 금성사와 신일산업의 제품이 뛰어난 것으로 돼 있다.
  • 누구를 위한 폭로전인가(이슈조명)

    ◎무분별 흠집내기 국민에게 실망만/선거후 생각하는 성숙한자세 필요 민주사회에서 선거란 치르는 당사자는 「전쟁」으로 받아들일지 모르나 유권자에겐 「축제」이어야 한다. 투표일이 임박해오면서 각 후보진영이 필사적인 것은 이해못할 바 아니지만 선거 후를 생각한다면 각 후보진영은 보다 자중해야 한다. 누구를 위한 「전쟁」인지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상처와 후유증만을 남기는 무분별한 폭로전은 지양돼야 한다. 후보들중 누군가는 차기대통령이 된다.그러나 인격적으로 결함투성이의 대통령이 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선거막판인 지금 전개되고 있는 폭로전은 일부 사실에 근거하고 있는 것도 없지 않으나 대부분 근거없는 무작정 터뜨리기식 폭로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민자당은 16일 민주당에 대해 불법광고및 인신공격의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자당은 『당초에 허가받은 신문광고를 선관위에 등록하지 않은 불법광고로 바꿔치기한 것은 공공매체를 불법선거운동에 이용하는 파렴치한 작태』라고 강력 비난했다. 또 지난 1일자 민주당보가 『CD자금이 민자당의 선거자금으로 들어갔다』고 근거없는 유언비어를 유포시킨 것에 대해서도 명예훼손과 허위사실유포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사실무근의 폭로전은 부머랭효과를 나타낸다.때문에 되로 주고 말(두)로 받는 우를 범하게 마련이다. 국민당이 청와대내에 간첩단사건 관련자가 있다고 주장한데 대해 청와대측은 15일 『그같은 허무맹랑한 유언비어를 유포한데 대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만약 관련자가 청와대에 있다면 그가 누구인지 또 어떻게 관련되었는지 분명히 밝히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국민당은 외신보도만을 근거로 공당으로서는 있을 수 없는 무책임한 발언을 물증으로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한술 더떠 국민당은 16일 『한국은행이 이달에 3천억원에 달하는 통화를 발행했으며 이 돈이 모두 김영삼 민자당후보의 선거자금으로 흘러들어갔다』는 상식이하의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그것도 통화공급체계상 있을 수 없는 일임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자칭 「경제통」인 정주영후보가 직접 밝혔다. 유권자들은 한결같이 결과못지 않게 과정도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대통령이 되기위해 무책임한 말을 하거나 폭로를 위해 불법적인 수단을 동원하는 것에 대해 혐오감을 느끼고 있다. 서로 헐뜯으면 자신들에겐 상처를,국민들에겐 실망만을 안겨준다는 사실을 후보자들은 명심해야 한다.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될 사람들이라면 선거후에 관해서도 생각이 미치는 성숙된 자세가 필요합니다.폭로전이 남기는 것은 상처뿐입니다』 15일 모래내고수부지 유세장에서 만난 보통시민 박모씨(45·상업)의 말에 후보자들은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 “청와대에 간첩단관련자 운운/국민당 주장은 유언비어일뿐”

    ◎김학준대변인 성명 김학준청와대대변인은 15일 성명을 발표,『국민당의 변정일대변인이 15일 성명을 통해 간첩단사건관련자가 청와대에도 있다는 허무맹랑한 유언비어를 유포한데 대해 분노하지 않을수 없다』면서 『청와대는 결코 이번 간첩단사건에 관련된 사람이 없으며 의심받을 만한 사람도 없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김대변인은 또 『국민당은 얼마전에도 박태준의원을 협박하기위해 청와대 수석비서관이 일본에 갔다는 어처구니없는 흑색선전을 늘어놓다가 사실무근임이 밝혀지자 정주영후보의 입을 통해 그런일이 없는것 같다고 둘러대는등 횡설수설했다』면서 『사실을 밝히지도 않고 단순히 유언비어를 날조하여 사사건건 청와대를 물고 늘어지는 중상모략을 계속한다면 도저히 묵과할수 없다』고 강조했다.
  • 무책임한 폭로에 혼탁 가중/공방 국민당 입장과 민자·민주 반응

    ◎“철저히 진상 규명” 정면대응 나서/민자/“민자공격 호재”… 반사이익 챙기기/민주/“역전 어렵다”… 끝까지 깜짝쇼 계속/국민 각 후보진영간 폭로·고발·비방전이 가열되면서 막판 선구분위기가 혼탁해지고 있다.이같은 폭로전을 주도하는 측은 국민당이다.국민당은 특히 15일 부산지역기관장들이 대책회의를 갖고 김영삼 민자당후보지원방안을 논의했다고 주장하면서 관련 녹음테이프를 공개,파문을 일으키고 있다.이에 대해 민자당은 「무대응」을,민주당은 민자당공격의 호재로 활용하려하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정부는 일단 기관장모임이 김영삼후보지원 대책회의는 아니라고 부인하면서 진위여부를 명백히 가려 국민당의 정부중립의지훼손에 철저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다.특히 국민당이 제시한 녹음테이프와 관련,그것이 허위일 가능성이 많다면서 사실이더라도 「도청」사태가 벌어진 것은 짚고 넘어가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때문에 국민당의 집중폭로공세로 어느 측이 득을 얻을지는 아직 미지수이며 민자·민주대결구도를 민자·국민대립으로 바꾸려는 국민당의 기도가 얼마나 먹혀들지 불투명하다. ▷민자당◁ 부산지역 기관장모임의 대화녹음공개와 관련,당초 무시하려는 태도를 보였으나 김영삼대통령후보가 이날 하오 사건의 전말을 보고받고 정면대응을 지시,정공법으로 선회했다. 김후보는 이날 서울유세를 마친뒤 『사태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한뒤 관련자들을 엄중문책하도록 정부측에 강력히 촉구하라』고 정원식선거대책위원장에게 긴급지시했다.김후보는 남은 이틀간의 유세에서도 이러한 입장을 강력히 밝힌다는 것이다. 김후보의 이같은 정면대응방침은 이번사태를 조기진화,득표전에 하등 영향도 미칠수 없게 하겠다는 굳은 의지로 해석된다. 지난 3·24총선당시 막판에 터진 안기부의 흑색선전과 마찬가지로 행여 선거종반전 악재로 작용하지 않도록 김후보 특유의 정면돌파가 행동으로 나타난 것이다. 또한 김후보 자신이 사상처음으로 중립내각구성을 제의,관권부정시비가 일체 없는 「정통성」있는 정부를 수립하겠다는 이마당에 일어탁수격으로 관권시비를 야기하는 일부인사의언행에 매우 불쾌감을 표시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정부측에 강력히 주의를 환기시키는 뜻도 포함돼 있다. 이를테면 전직 법무장관이 비록 공식적으로는 당인이 아니더라도 불법선거운동을 했다는 의혹이 국민들사이에 퍼져있는만큼 한점 의구심없게 사건을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정부측에 관련자 문책을 강력 촉구한 것도 민자당이 더이상 프리미엄을 가진 집권여당이 아니라는 현실을 다시한번 유권자들에게 각인시키는 기대효과를 감안한 때문이다. 중립내각이 출범한 지금 정부측에서 설령 선거간여 의혹이 있었다면 정부측이 책임지고 풀어야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민자당은 하지만 국민당의 이번 폭로전은 그 사실여부를 떠나 「수준이하」라고 생각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폭로가 득표에 미칠 영향,특히 부동표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는 있으나 그다지 감표요인으로 작용할 것 같지는 않다는게 민자당의 자체 진단이다. 또 이번 모임자체가 전직장관이 부산현지에 들러 평소 안면있는 인사들과 아침식사를 한 것일뿐 「결정권을 가진」관계기관대책회의는 결코 아니라는 입장이다. 나아가 그자리에서 김전장관이 때가 때인만큼 선거관련 발언을 했다하더라도 어떠한 권위도 없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모임의 대화내용을 완벽하게 도청한 국민당측의 행위는 그야말로 공작정치의 표본이라고 흥분하고 있다. 민자당은 국민당이 투표일직전까지 폭로전을 계속할 것으로 보고 사안별로 「적극 대응」「무대응」전략을 유효적절히 구사할 방침이다. 한마디로 말도 안되는 허무맹랑한 폭로에는 일체 대응하지 않음으로써 국민당 스스로 「꼬리를 내리도록」한다는 것이다. 또한 국민당의 이같은 폭로전이 공명선거 분위기가 막판까지 유지되기를 바라는 국민들의 비난을 한몸에 받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당의 선거전략관계자들은 국민당이 이처럼 막판 폭로공세를 치고나오는 것은 정주영후보의 지지율이 점차 하락추세에 있자 이를 급작스럽게 만회해보려는 초조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한다. ▷민주당◁ 민주당은 김권선거나 흑색선전,막판 폭로전등에 대해 『다른당에서민주당을 공격할 재료가 상대적으로 적다』고 보고 이날 국민당측의 「관권폭로」에 초점을 맞춰 홍보조직을 총출동시키는 한편으로 이를 관망하며 득실따지기에 분주. 따라서 판세를 엎을 만한 공격재료가 없는 마당에 막판 폭로전에 직접 끼어들기 보다는 국민당측의 대민자당 폭로물을 지켜보며 성명·유세전으로 이를 간접 지원,민자·국민당의 대리전으로 은근히 유도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러나 계속되고 있는 민자당측의 색깔시비에 대해서는 3당통합 이전 김영삼후보와 「전국련합」과의 관계,통합이후 김후보의 행적에 초점을 맞춰나가며 「변절론」과 「자질론」에 「재야공생론」을 추가,맞대응 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관계기관회의 폭로」에 대해서는 일단 「메가톤급」이라고 단정은 하고 있지만 사실입증시비에 휘말려 시기상 조금 늦지 않았느냐는 분석. 따라서 막바지 부동표가 국민당에 흡수되기 보다는 민자당에의 유입에 따른 차단효과는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홍보·유세전등을 통해 이같은 효과를 극대화,반사이익을 얻는데주력하고 있다 한편으로 이를 잘못 활용할 경우 막판부동표 흡수전략을 자칫 그르칠 수 있다는 판단때문에 유세장에서 보고를 받은 김대중후보도 즉각 활용을 유보한 채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이기택위원장은 『회의에 참석한 김영환부산시장,박일용부산경찰청장등 참석자전원을 즉각 파면하고 「대통령선거대비 지침서」를 발송한 내무국장에 대해서도 파면하라』고 촉구하고 현총리에 대해서도 사임을 요청하는 등 초강경 대응. 이위원장은 또 『당사자들에 의해 이같은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선거결과에 상관없이 탄핵과 법정투쟁으로 임할 것』이라고 밝혀 때에 따라서는 선거에 패할 경우 부정선거시비가 재연될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국민당◁ 김동길최고위원의 기자회견을 통해 부산지역 기관장들의 선거개입을 폭로한데 이어 민자당선거자금관련 양심선언을 유도하는등 막바지 폭로공세를 강화시키고 있다. 국민당이 이같이 적극 자세로 나오고 있는 것은 정상적 방법으로는 판세를 역전시킬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선거전이종반으로 치달으면서 김영삼민자·김대중민주등 양금대결구도로 나가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의도로 여겨진다. 선거초반 상승세를 타던 정주영후보의 지지도가 중반을 넘어서며 주춤하자 국민당은 다시 세를 살릴 묘안찾기에 골몰했다. 새한국당 이종찬후보의 후보사퇴와 국민당입당도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그러나 「이종찬영입」가지고는 대세를 잡기에 부족하다고 판단,관권개입및 민자당정치자금을 중심으로 폭로전술을 구사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당은 지난 14일 전직경찰의 양심선언을 통해 관권의 국민당·현대탄압을 주장했다. 이어 15일에는 김동길최고위원이 나서 부산지역 기관장들이 대책회의를 갖고 김영삼 민자후보지원대책을 논의했다고 폭로했다. 국민당은 시민제보에 의해 이들 모임의 대화내용 녹음테이프를 입수했다며 테이프와 함께 현장주변 사진을 공개했다. 김최고위원은 또 부산남구청이 「92년 대통령선거자금」이라는 명목으로 김영삼후보지원자금 3억4천2백만원을 사용했다고 주장하며 관련자료를공개했다.이들 자금이 관내 부녀회 바르게살기협의회,예비군중대본부,기동대등에 최고 6천3백만원까지 지급됐다는 것이다. 국민당은 앞으로 이틀남은 선거기간동안에도 폭로전을 계속하며 정부의 중립의지를 공격한다는 계획이다.현승종총리내각을 넘어서 청와대에까지 「직격탄」을 퍼붓는 방안까지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당이 준비중인 「깜짝쇼」에는 간첩단사건에 연루된 정치권인사명단공개,김영삼후보의 정치자금조성및 사용 추가폭로등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공당의 여론조사 날조/윤두현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국민당이 최근 『KBS의 여론조사결과 정주영후보의 지지율이 1위』라고 발표함으로써 물의를 빚고있다. 국민당은 지난 8일 광화문 당사에서 전국지구당위원장 비상대책회의를 하면서 옥내방송을 통해 『KBS 기획실의 여론조사결과 정후보가 28%,김영삼후보가 24%,김대중후보가 21%로 나타났다』고 밝혔다가 여론조사를 실시한 적이 없다는 KBS측의 항의를 받고 이를 사실상 취소하는 소동을 빚었다. 변정일대변인은 이날하오 『이인원특보로부터 회의직전 지난 5일자 KBS 여론조사결과라며 3당후보의 지지율을 담은 메모를 건네받고 이를 공개했던것』이라고 설명하고 『이특보로부터 확인이 안돼 정확하게 말할수는 없으나 KBS측의 항의에 납득이 간다』고 말해 사실상 잘못을 인정했다. 국민당으로선 그동안 열세로 인정되던 정후보가 공신력 있는 언론기관의 조사에서 1위로 나타났다는데 크게 고무돼 사실확인을 소홀히 했을수도 있다. 또 변대변인의 잘못을 인정하는 솔직한 태도와 경위설명에 대해 수긍되는 부분도 적지않다. 그러나 35명의 국회의원이 소속되어 있는 공당과 그 대변인으로서는 신중하지 못한 행동이었음에 분명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경솔함은 어디에서 연유하는가. 국민당은 이에대한 명백한 해명이 있어야한다.그렇지않으면 유권자들을 현혹시키기위해 거짓말을 일부러 퍼뜨렸다는 비난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비록 당내방송이었지만 공개된 자리에서 여론조사결과를 공표하는 것이 대선법 65조에 위배된다는 사실을 국민당 관계자들이 몰랐을리가 만무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 문제를 일으킨 이특보는 정후보의 유세수행을 이유로 이 문제에 대해 아무런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자신들에게 유리하다고 생각되면 허무맹랑한 선전을 서슴지 않고 불리하면 아니라고 강변하거나 아예 입을 다물어버리는 잘못된 정치행태를 뿌리뽑기위해서라도 국민당은 이번 사태에 대해 공식적인 해명과 사과를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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