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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단의 벽 허무는 해로”/김수환 추기경 부활절 메시지

    김수환 추기경은 11일 부활절 메시지를 발표,『우리민족은 해방 50주년을 맞이했는데도 불구하고 물질지상주의와 특정 이데올로기의 노예가 되어 형제를 단죄했고 민족공동체와 인류의 구원보다는 우리 자신의 안위를 생각하는데 머물렀다』고 진단하고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흡수통일 또는 적화통일이라는 유혹으로부터 벗어나자』고 호소했다. 김 추기경은 『남북한 모두는 서로의 차이점을 발견하더라도 이를 강조하여 이질성을 심화시켜서는 안될 것』이라며 『사랑으로 이타심을 발휘하여 올해를 분단의 벽을 허무는 광복의 해가 되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 불신의 벽 허무는 대학캠퍼스(사설)

    대학가의 모습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신학기초에는 연중행사처럼 되풀이되면서 화염병과 투석·최루탄가스로 대학캠퍼스를 뒤덮게 하던 극렬학생들의 과격시위가 캠퍼스에서 자취를 감췄다.문민정부 출범이후 투쟁대상이 사라지면서 학생운동은 정상과 평온의 궤도에 진입하게 된 것이다. 지난 수십년동안 지속돼온 난폭시위와 강력진압 악순환의 고리가 단절되고 비로소 대학의 참모습·제모습을 찾게 되었다.꽃피는 4월을 맞는 캠퍼스에 「대학의 봄」이 만개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30일 하오 서울대 관악캠퍼스 민주광장에서 열린 총학생회 출범식에는 이수성 신임총장이 학생들의 박수를 받으며 등단,격려와 축하인사말을 했다.교정에서 예사롭게 볼 수 있어야 할 이 광경은,그러나 실로 11년만에 일어난 「사건」이었다.대통령의 서울대졸업식 참석이 중단되고 총장실이 학생들에 의해 불법점거되기도 했던 지난날이 아닌가. 총장의 학생회행사 참여는 학교와 학생들이 더이상 갈등과 대립,불신과 투쟁의 관계가 아니라 화합과 신뢰의 사제관계로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주었다.일그러지고 왜곡됐던 교수와 학생의 관계가 정상화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대다수 학생들의 관심은 이념적 투쟁이나 체제의 파괴가 아닌 학생들의 복지문제,여가선용,동아리(서클)의 활성화등 자신들의 문제에 쏠리고 있다고 한다.면학분위기 조성등 학생운동본연의 모습을 되찾고 있다고 한다.이러한 방향전환은 학생운동의 대세이며 바람직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그동안 학생운동의 방향이 잘못됐음을 인식한 바탕위에서의 새출발이라 더욱 믿음직스럽다. 주사파 등 운동권의 핵심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학생들의 호응을 받지 못하는 소수로 전락해 있다.그렇다 해서 한총련 등의 시대착오적인 과격세력에 대한 경계심을 늦춰서도 안될 것이다.이제 캠퍼스는 학문과 진리를 사랑하는 젊은이들의 평화로운 요람이 되어야 한다.
  • 사이비 종교(외언내언)

    한글사전은 「사이비」를 『겉은 제법 비슷하나 속은 다름』이라고 풀이하고 있다.따라서 사이비종교는 종교가 아니라 종교의 탈을 쓴 혹세무민의 집단이다.이 집단들은 허무맹랑한 교리를 내세워 신도들을 현혹한다.그 대표적인 교리가 종말론이다. 종말론 자체는 그릇된 교리가 아니다.그러나 사이비교주들은 이것으로 위기의식을 강조하면서 영생을 약속하는 미끼로 활용하고 있다.종말론의 뿌리는 깊다.초대교회때의 기독교박해,십자군원정,1·2차세계대전등 그때그때의 긴박하고 어려웠던 시대상황을 대변하는 절망과 구원의 신앙이었다. 우리사회도 사이비종교의 종말론때문에 여러차례 소동을 겪었다.87년 32명이 집단자살의 참극을 빚었던 구원파의 오대양사건은 온세상을 놀라게 했고 92년에는 다미선교회가 그해 10월28일에 지구의 종말이 온다고 속여 신도들에게 학업과 생업을 버리도록 강요하고 가정을 파괴하는등 반사회적 행위를 해 교주가 구속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신도들로부터 3억5천만원을 갈취한 혐의로 지난해 1월12일 구속된 영생교조희성교주도 종말론으로 신도들을 현혹했다.그는 『곧 세상의 종말이 온다.「동방의 메시아」 「구세주」 「이긴자」인 나를 믿으면 영생을 얻을 것』이라고 외치면서 신도들의 재산을 갈취했는가 하면 기혼자에게는 이혼을 강요하고 미혼자에게는 결혼을 못하게 하는등 어처구니 없는 사기행각으로 세상을 농락했었다. 일본 도쿄의 지하철독가스 살포사건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는 「오우무진리교」도 종말론을 앞세운 사이비종교라고 한다.사이비종교의 사회적 폐해가 얼마나 무서운가를 보여주는 좋은 예다. 신앙의 자유를 구실삼아 독버섯처럼 번지고 있는 사이비종교는 이 땅에서 추방되어야 한다.히로뽕이나 코카인이 인간의 육체를 좀먹는 마약이라면 사이비종교는 사회의 안녕과 질서를 무너뜨리는 정신적 마약이기 때문이다.
  • 신예 김별아 장편소설 「내마음의 포르노그라퍼」

    ◎여성의 성문제 진지하게 접근/성을 알아가는 과정 솔직·대담하게 전개 신예작가 김별아씨(26)의 장편소설 「내 마음의 포르노그라피」(도서출판 답게 펴냄)가 최근 서점가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젊은 여성작가가 남성들로서는 여간해서 듣기 힘든 여성 성장과정의 비밀을 대담하고 솔직하게 공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으로서 겪는 편견과 부당함이 어디에서 기인하나를 찾다가 기본적인 성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내 마음의 포르노…」는 결코 제목처럼 야한 소설이 아니다.동성애,자위,생리,처녀막,불륜 등에 대한 언급이 이 소설을 외설적으로 만들지는 않는다.오히려 여성문제에 대해 진지한 통찰을 가한 여성소설에 가깝다. 작가의 분신이라 할 작중 여주인공은 세살에서 스물다섯살에 이르는 기간동안 도덕과 세습의 굴레로 인한 숱한 갈등과 좌절의 진통을 겪으며 세상의 비밀,성에 대해 알아 간다.결국 탄로나는 세상의 비밀인 성은 많은 사람들을 죄의식과 갈등의 늪을 허덕이며 건너오게 한 다음 그 앞에서 허무하게 깨어지는 환상일 따름이다.그 환상은 성교육 부재로 인해 가중된 것이어서 더욱 뼈아픈 고통이다. 『기존의 가치들은 무너져가는데 반해 성개방과 성왜곡 풍조가 심각한 상황입니다.무엇보다 청소년에 대한 올바른 성교육이 시급합니다』 컴퓨터통신을 통해 청소년들과 자주 대화한다는 그는 『청소년이 성에 접근하는 것을 무조건 막기보다는 어른들이 포르노 CD롬이 왜 틀린 물건인지를 얘기해 주는 식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별아씨는 강릉 출신으로 연세대 국문과 졸업후 「신촌블루스」란 창작집을 냈으며,93년 실천문학 봄호에 중편소설 「닫힌 문 밖의 바람소리」로 문단에 정식 등단했다.학창시절 마광수교수의 제자답게 성에 대해 진보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그는 『여성들이 성에 대해 부끄러워하는 것이 안타깝다』면서 『여성들도 자신들의 욕망의 정체를 확실히 알고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아울러 남성들도 여성해방을 도움으로써 스스로 자유로워질 수 있길 바랐다.
  • 중국/자본주의 바람 가치관 대혼란/고도성장 따른 「부작용」 심각

    ◎매춘·마약·사기 등 “위험수위”/경제특구 병리 전국에 확산/정부선 애국·전통윤리 강조… 치유효과는 미지수 『바람결에 지폐들 흩어져 날리고,우리에겐 아무런 이상도 없어……』중국 청소년들의 우상으로 떠오른 한 록가수가 그의 새 앨범에 올린 노래 가사의 일부다.우울한 허무의 느낌이 진하게 묻어나온다.사회주의적 낭만주의로 가득찬 선동가요들이 밀려난 자리에서 서구식 록음악이 불안한 실존의 피폐를 노래하는 이 상황은 오늘날 중국 사회에 드리워진 명과 암의 엇갈림을 한눈에 읽게 해준다. 문화혁명기의 홍위병들은 이런 시대가 오리라고 상상이나 했을까.근착 아시아위크는 이런 의문을 던지면서 급변하는 중국사회 뒤란에 널린 살풍경을 재빠른 스케치로 소개하고 있다. 북경의 한 백만장자 얘기는 가치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진 중국현실에 꼭맞는 예이다.전직 트럭운전수 징 이핑은 중국 시장경제체제가 낳은 스타다.아직 마흔이 채 안된 이 젊은이는 북경시내의 문화유적을 복원하는 사업으로 갑부가 됐다.보통사람의 연수입이 1천달러(80만원)안팎인 이 땅에서 그는 이 사업으로 연간 십만달러씩을 긁어들이고 있다.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그도 『먼저 부자가 되어라』는 등소평말씀이 떨어지기 무섭게 온갖 요령과 재주와 상술로 거부의 반열에 올랐다. 부자가 되는 길을 가르쳐준 사람으로 칭송받는 만큼이나 그는 다른 한편 사회를 병들게 하는 배덕자로 손가락질을 받기도 한다.돈더미에 올라앉자마자 그는 조강지처를 놔두고 따로 젊은 첩을 셋이나 얻었다.첩을 두는 것은 『부자에게 따르는 당연한 권리』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그러면서 그는 아내가 「딴생각」을 한다며 「버릇을 잡기위해」 주먹질도 서슴지 않는다. 중국을 경제대국으로 밀어올린 물질숭배 뒤켠에서 야금야금 썩어가는 중국인민의 정신을 보여주는 예는 이것만이 아니다.매춘·마약·사기·범죄같은,한때 정부가 자본주의적 악폐로 지목했던 것들을 빠짐없이 찾아볼 수 있다. 경제성장의 요충지로 이름난 해안도시들.줄줄이 늘어선 호텔과 식당과 상점들 사이사이에서 젊은 여자들이 웃음과 손짓으로,심지어 치맛자락을 들어올리며 행인을 꾀는 풍경은 이제 더이상 화젯거리가 아니다.정부의 발표로는 94년 현재 30만명의 여성이 몸을 팔고 있는 것으로 돼 있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정부의 통계일 뿐이다. 하남성 정주시 교외의 리디안은 도박으로 명성이 드높다.정부의 도박박멸 의지를 비웃기라도 하듯 이곳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찾아드는 「꾼」들로 북적거린다.몇달치 봉급을 털어넣고 허탈감에 젖어 나가는 공산당간부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마약중독자의 숫자도 무서운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인민일보는 최근 중국내 마약환자가 88년 7만명에서 4년만에 25만명을 넘어섰으며 이 수는 계속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이 신문은 동시에 마약주사기를 무분별하게 사용함으로써 AIDS확산이 우려된다면서 「마약과의 전쟁」을 촉구했다. 당과 정부 관료들의 부패는 이미 풍토병같은 것이 돼 버렸다.중국정부는 벌써 몇년째 부패를 뿌리뽑겠다고 호언하고 있지만 사회의 부패가 심해지는 것에 비례해 관료의 비리는 증가일로를 달리고 있다. 정치·사회의 부패와 퇴폐적 악습의 확산은 중국정부의 골치를 이만저만 썩이고 있는 것이 아니다.성장의 열매는 고스란히 거두고 거기에 기생하는 벌레만 없애는 방법은 없는가.생각끝에 정부가 내놓은 것이 애국주의와 전통윤리이다.모두 공산주의사상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지난 시절 호된 비판에 숨죽이던 관념들이다.중국정부는 유교덕목에 입각한 애국주의와 공산주의적 신조의 행복한 동거를 꿈꾸고 있지만 이것이 생각대로 이루어질지 지금으로서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 강력한 통일에의 의지/대통령의 베를린 방문을 보며(사설)

    『반쪽의 한국이 경제대국이 되고 국제적 명망을 얻는다 해도 세계정치무대의 거목은 되지 못하고 하나의 가지로 남을수밖에 없다는 것은 독일의 예가 말해준다.한국은 통일된 후라야 진정한 세계화를 이룩할 수 있다. 통일없는 한국의 진정한 세계화란 불가능하다』 김영삼대통령의 독일방문에 대한 독일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차이퉁지 논평의 한 대목이다. ○자유와 번영의 동반자 세계 중심국가,일류국가 달성이 세계화의 궁극적인 목표라면 이 논평이야말로 정곡을 찔렀다고 할 수 있다.김영삼대통령의 유럽순방이 우리 정치 경제 외교의 미·일 일변도 한계 극복및 균형화의 명실상부한 세계화 달성을 위한 야심적 도전의 일환이라면 독일방문 또한 예외일 수는 없다.특히 통일이 세계화 완성의 전제라면 분단한국 대통령의 통일독일 방문은 더욱 각별한 의미를 갖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통일독일의 수도건설이 한창인 베를린방문은 그것을 웅변적으로 말해주는 것이었다.특히 독일 분단과 통일의 상징인 브란덴부르크문 방문과 통일조약 조인의 현장인 황태자궁에서의 연설 「서울과 베를린,자유와 번영의 동반자」를 통해 우리는 그것을 느낀다. ○통일돼야 세계화 완성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북한이 원한다면 곡물을 비롯 필요한 원료와 물자를 장기저리로 제공할 용의가 있으며 필요로 하는 어떤 분야에서도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화해와 협력의 강한 의지를 천명했다.그것은 우리정부가 그동안 견지해온 기본자세다.독일통일 현장에서의 대통령에 의한 보다 구체화된 재확인이라 할 수 있다.북한이 원하기만 한다면 미국이나 일본 독일 아닌 우리가 북한의 필요한 것들을 제공하고 돕겠다는 적극적인 의사표시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대통령연설의 그다음 대목을 더 주목한다.『급격한 통일에서 오는 불필요한 희생을 줄이기 위해 우리는 화해협력 및 공존 그리고 민족공동체를 거치는 점진적인 3단계 통일을 추구하고 있으나 그 3단계 과정의 축소를 위해 요구되는 어떤 노력과 희생도 감수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대목이다.대통령이 천명한 북한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그러한 노력과 희생의 하나일수 있지만 그것은 독일식 흡수통일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적극적인 자세변화를 시사하는 것으로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간절한 화해협력 호소 우리가 그동안 독일식 흡수통일 방식을 피하고 배제해온 것은 대통령도 지적했듯이 그로 인한 엄청난 정치 경제 사회적 부담과 희생의 감수가 싫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준비된 상태에서 점진적이고 단계적이며 최소한의 희생과 부담으로 질서있게 하는 통일,가능하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바람직한 것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통일은 상대가 있는 것이며 독일통일의 경우가 보여주듯 그것은 반드시 우리가 원하는 시기에,원하는 방법으로만 오는 것도 아니다.어느날 갑자기 밤도둑처럼 닥쳐올수도 있는 것이다.따라서 언제 어떤 형태의 통일이든 그것이 닥쳤을 때는 독일처럼 희생과 부담도 흔쾌히 감당할 각오가 돼있어야 한다.그것을 적극 유도하고 촉진시키며 최선을 다해 성공시키기 위한 노력도 경주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통일촉진의 희생각오 우리의 통일은 유혈로 얼룩진 50년분단의 장벽을 허무는 일이다.간단한 일이 아니다.어떻게 희생과 부담없이 질서정연하게 원하는 때에 원하는 방법으로 순조롭게 달성할 수 있겠는가.통일을 해야한다면 어떤 경우든 희생과 부담은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대통령의 베를린연설은 필요하다면 그것을 쾌히 감수하겠다는 강력하고도 적극적인 의지와 각오의 천명인 것이다. 우리대통령의 화해협력 및 통일에의 간절한 호소에 대한 북한의 적극적인 호응을 촉구한다. 민족화해와 협력 및 통일을 위한 개방·개혁의 길로 하루속히 나와주기를 우리는 진심으로 당부한다.
  • 모스크바의 「눈물」 이기동 모스크바 특파원(오늘의 눈)

    모스크바는 눈물을 흘리고 있다.눈물을 부른 직접적 원인은 한 방송기자의 죽음 때문이지만 그의 죽음이 모든 원인이라고는 할 수 없다.모스크바의 눈물 속에는 그의 죽음이 상징하는 희망의 상실에 따른 비애가 짙게 깔려 있다. 주말을 제외한 매일 저녁 7시 최고인기뉴스프로인 「피크타임」의 진행자이자 러시아 전역으로 방영되는 유일한 전국방송 오스탄키노의 젊은 사장 블라디슬라브 리스체프의 죽음은 러시아국민들에게 「우상의 몰락」을 느끼게 했다.콧수염을 단정히 기른 말쑥한 차림으로 화면에 등장하는 그의 모습은 생활고에 찌든 시청자들에게 욕망의 대리충족과 같은 존재였다. 그런 존재가 청부살인자의 총탄에 맥없이 쓰러진데 따른 허무와 분노로 모스크바는 지금 밤새 울었다는 젊은이들이 거리 곳곳에 모여 술렁이고 있다.2일 저녁 한 시민은 『우리가 사는 길은 이 나라를 떠나든지 아니면 아무 대책도 없는 정부에 세금을 그만 내고 그 돈으로 무기를 사서 스스로를 지키는 수 밖에 없다』고 한탄했다. 그러나 역시 진짜 관심사는 사건의 배후이다.지난해 10월 군고위층의 부정·부패 사례를 파헤치던 신문기자가 폭탄테러로 사망한 사건 때도 배후에 대한 단서 하나 밝혀지지 않은 채 흐지부지됐다.연루자로 지목됐던 국방장관과 연방방첩부 인사들중 책임을 지거나 처벌받은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 배후의 초점은 방송사의 재정 문제와 관련된 알력과 정치적 테러 두 갈래로 모아지고 있다.리스체프는 최근 광고비가 광고회사들을 통해 들어오는 과정에서 대다수가 증발한다는 점 때문에 광고수주 방식을 대대적으로 수술하려 했었다.오는 6월 총선과 관련,TV를 장악하려는 집단이 사주한 정치테러라는 설도 있다.또하나 광고비의 다수가 특정 정치집단에 불법으로 흘러들어갔다면 사건은 돈과 권력을 합친 복합적 문제로 연결된다. 모든게 의혹투성이인 와중에서도 시민들은 한가지만은 「감으로」 확신하고 있다.이번에도 배후가 밝혀지지 않는 것은 물론 범인도 잡히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범죄와의 전쟁을 강화하겠다는 옐친의 약속에도 국민들의 시선은 냉담하다.권력의 도덕성에 대한 국민들의불신 때문이다.이같은 불신의 세월을 살아야 한다는 점이 어쩌면 모스크바가 흘리는 눈물의 가장 큰 원인인지도 모른다.
  • 일제청산열기(외언내언)

    일제 잔재의 청산열기가 뜨겁다.해방 50주년의 3·1절을 맞아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자는 자각이 충만해지며 이제야 우리가 우리임에 떳떳해짐을 실감한다. 남의 집에 쳐들어와 진흙 발로 대주가 사는 안방을 유린하고 그 자리에 저희 자리를 깔아놓은 무도함의 본보기인 구총독부건물은 겨레 모두의 정신적 수모였다.불문곡직 허무는 수 밖에 어떤 대안도 소용이 없었으므로 마침내 역사적인 치유의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그렇기는 하지만 반대의 정서도 만만치는 않았다.무엇보다도 그런 파괴적 분풀이는,발전된 현대국가의 일원으로 성장한 우리가 국제적 선린으로 자리잡아가는 이웃에게 지금에 이르러 행할 일이 아니며 경제적·문화적 논리로도 다같이 손실이라는 이론이 실재한다. 그러나 어쨌든 유일한 치유의 처방에 따라 상징부인 「돔」으로부터 수모는 철거되게 되었다.곁들여 한반도의 기를 누르기 위하여 일제가 반도의 방방곡곡에 박아두었다는 쇠막대기를 찾는 작업도 민간 차원에서 시작되었다.그리고 식민지행위가 법적으로 무효라는 주장을 위한민족소송도 일제의 책임주체인 일본법정에 제기되어 투쟁중이다. 어느 것도 너무 늦었으면 늦었지 망설일 일이 아니고 그 당위성에 눈꼽만한 흠도 없다. 다만,지금 우리에게서 피끓기 시작한 이 민족정기 회복의 자각행위를 소박한 일차원적인 열기에 머물게 해서는 안된다.그것은 어디까지나 앞을 향한 길닦음의 절차지 뒤를 돌아보며 갈등을 재생산하는 일이 되게 해서는 안된다.치욕스런 역사의 피해 프레미엄을 아직도 뒤흔드는 것은 또 다른 자존심의 상처를 잉태시킨다. 본디 이땅에 존재했던 지혜롭고 문화를 선도하는 민족의 금도를 재확인하는 일만이 그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명심하는 것이 「민족정기회복의 계절」이 지닌 진정한 의미임을 우리 함께 동의해야 할 것이다.
  • 문학평론가 김훈씨 첫 장편소설 「빗살무늬 토기의 추억」

    ◎무의미에 대항한 허무주의자의 죽음/화재 진압하다 숨진 소방관의 삶 회고/“에세이식 소설의 독특한 장르 개척” 평가 문학평론가이자 저널리스트인 김훈씨(47·시사저널 사회부장)가 계간「문학동네」 봄호에 장편소설 「빗살무늬토기의 추억」 연재를 마쳤다. 문학기자 또는 문학평론가로서 섬세한 언어의 운용과 사유깊은 문장으로 독특한 경지를 이룩했던 김씨는 소설가로서 첫발을 내디디며 선보인 자신의 작품에 대해 그리 만족치 않는 모습이다.기자와의 만남에서 그는 『나의 소설은 실패로 끝났다』고 되뇌었다.시간상의 문제 등으로 석연찮게 마무리했던 소설의 결말부가 끝내 부담으로 남는 모양이었다. 그러나 「문학동네」에 2회 분재된 그의 소설은 이제까지 산문작업에서의 자신의 장점들을 고스란히 이어받고 있으며 한국소설로는 드물게 에세이식 소설로 독특한 경지를 획득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장편「빗살무늬토기의 추억」은 한 소방서장이 화재진압과정에서 부하 소방관의 사고사를 계기로 부하의 삶을 되새기는 회고담이다.작가가 한때기자직을 그만두었던 89년말부터 1년반에 걸쳐 3분의 2가량 썼다가 5년의 공백기간을 딛고 지난해 마무리한 소설로서 소방관과 중장비기사에 대한 내밀한 묘사가 돋보이고 있다.일간신문 사회부 사건기자를 지낸바 있는 작가의 체험과 관련수험서 읽기,수년전 시화지구 간척사업에서 십장일을 맡았던 친구 동생의 경험에 빚지고 있는 부분이다.하지만 이 소설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은 질긴 사유로써 사물의 본질을 파고드는 문장들이다. 『질료의 죽음과 함께 불꽃도 죽는 것이어서,그것들의 삶과 죽음,생성과 소멸은 같은 축 위에 놓여 있었지만,불은 타오름으로 질료를 죽였고 질료는 스러짐으로 불꽃을 타오르게 하다가 이윽고 저 자신의 죽음으로 불꽃을 죽이는 것이었다』 이처럼 불을 비롯해 바람,수직의 구조,한낱 쇳덩어리에 불과할 중장비들이 그의 언어 부림에 의해 사물의 비릿한 속살을 드러낸다.『3인칭으로 소설을 쓰는 일에는 자신이 안선다』고 그는 말했지만 이 소설의 1인칭 시점은 특유의 사유깊은 문장을 구사하는데 좋은 기반이 되고 있음이분명하다. 또한 이전의 산문작업으로 허무주의라 규정지어졌던 작가의 세계관은 이 작품에 독특한 분위기를 부여하고 있다.타오르는 불꽃에 속수무책인 인간,화재현장에서의 맥없는 죽음들,그리고 애완 청거북의 죽음처럼 삶에 언뜻언뜻 끼어드는 죽음 등….그의 생각은 신석기시대의 인간이 도구인 돌도끼로부터 벗어나는데 수천년이 걸린,최신 소방장비조차 불끄는데 별로 소용되지 못하는 문명에 대한 답답함과 불신에 닿아있는듯 하다.그러나 허무주의는 세상에 대항하는 방법일뿐,그는 결코 허무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지는 않는다. 작가는 화재현장에서 불에 이끌리는 소방수,자신의 몸짓이 하릴없는 줄 알면서도 불의 발화점을 향해 돌진하는 장철민을 세상의 무의미함에 대항하는 「허무주의의 전사」로 내세운다.그러나 그 전사는 세상에 부딪혀 깨어지듯 화재현장의 무너지는 콘크리트천장에 머리를 부딪혀 죽는다. 대리인은 죽고 『언어와 실제는 배반이다』『나의 글의 메시지가 남에게 과연 전달될 수 있을까』하고 회의하는 또다른 허무주의자 김훈이 남아있다.『청동기시대에서 철기시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세계변혁의 도구로서 발명된 무기(철기)와 악기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음을 다룬 소설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하는 그의 앞 재떨이에는 담배꽁초가 버려진 탄피처럼 혹은 시체처럼 수북이 쌓여있다.그의 허무주의가 어떤 변모를 겪었는지는 다음 작품이 말해줄 것이다.
  •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작가 제임스 월러 새소설 「보더 뮤직」

    ◎“중년의 사랑 노래한 한편의 서정시”/베트남전 참전 퇴역군인의 이야기/NYT,“나이 든 성인용 소설 개척” 평 우리나라에서도 40대 여성을 독자층으로 끌어들여 베스트셀러가 됐던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의 저자 로버트 제임스 월러가 최근 세번째 소설을 써냈다.제목은 「보더 뮤직」(Border music·미국 워너 북스사).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시더벤드에서 느린 왈츠를」등 두편의 소설을 관통한 중년의 낭만적 사랑은 이 소설에서도 여전하다.월러의 소설은 『줄거리가 단순하고 유치하다』는 일부의 혹평속에서도 최근 몇년동안의 초베스트셀러로 꼽힌다.이에 대해 미 뉴욕타임스 북리뷰는 소설가 로버트 플렁킷의 입을 빌려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장르,「나이 든 성인용」(OLD ADULT)을 개척했기 때문이라 한다. 그동안 소설의 주류였던 「젊은 성인용」(YOUNG ADULT)은 세상에 나혼자라는 외로움속에서 무언가 확신이 필요한 불안한 청년들을 집중 공략한데 반해 월러의 소설은 삶이 허무하게 지나갔으며 나를 평가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오래전에 선택했던 것들­자식,결혼등에 꽁꽁 묶여 있다고 느끼는 위기의(?) 중년을 포섭한다. 물론 중년층을 다룬 책은 많지만 월러가 차별성을 보이는 것은 그들이 느끼고 있는 허무감에 대해 단호히 「노」라고 주장하는 것.월러는 그의 책을 통해 『당신은 훌륭한 사람이며 당신의 고통은 절대 침울한 것이 아니다』고 속삭인다.또 이를 증명하기 위해 인생에 단한번뿐인 황홀한 사랑을 제시하고 있다. 이 공식을 전형적으로 따르고 있는 「보더 뮤직」은 베트남전 참전 퇴역군인 텍사스 잭 카민의 이야기.이 책은 잭이 한 술집에서 손님으로부터 희롱당하고 있는 무희 린다 로보를 구해 함께 차를 타고 전전하다가 서부 텍사스에 있는 그의 목장에 도달하는 것이 기둥 줄거리다.여기다 늘 모험을 꿈꾸다가 결국 이를 이루고 마는 잭의 아저씨 본 로머의 이야기가 병렬된다.주인공 잭은 린다나 본 아저씨에게 새로운 세계에 도전하는,즉 일정한 선을 넘나들도록 부추기는 촉매역할을 하지만 자신은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인물이다.이는 잭의 공포에 가득찬 베트남전 경험과도 관련이 있다. 행동 또는 도덕적 갈등보다는 감정을 최우선으로 다루는 월러답게 「보더 뮤직」은 서정시와 노래를 연상케 하는 문장으로 감정의 파고를 극대화하고 있다.세파에 치인 중년들은 이 소설로 꽤나 눈물을 흘리게 될 것 같다.
  • 이형구 장관에 듣는 노동정책(국정 어떻게 돼갑니까)

    ◎「임금 과다인상」 장관이 나서서 막겠다/노조전임 너무 많아… 축소조정 유도/노사 해외시찰 2배로 늘릴 계획/「임금 가이드라인」 보완 정착시킬터/외국인연수생 산재·의보·최저임금 적용 □대담:이기백 사회부장 세계화 원년인 올해 노동부에 떨어진 임무는 다른 정부부처보다 크다.우리 경제를 세계화시키는 첫걸음인 경쟁력강화,이를 위한 노사관계안정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이형구 노동부장관을 주말 과천 정부제2청사에서 만나 올해 노사정책과 노동행정의 세계화방향,산업재해 감소대책,고용보험 준비상황 등을 들어보았다. ­임금합의를 골자로 하는 경총과의 사회적 합의를 거부한 한국노총의 입장이 철회되지 않은 가운데 3월을 전후한 본격적인 임금교섭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노총을 사회적 합의를 위한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방안이 있습니까. ▲노총이 정부에 가지고 있는 피해의식이 있습니다.솔직히 말해 정부의 정책에 일관성이 없다는 것이지요.정부는 노총이 이같은 불신을 갖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게 중요하다고보고 합의가 재개되기 위해 필요한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습니다.노총과 경총의 사회적 합의는 지난 2년간 문민정부에서 어렵게 해온 일입니다.개별기업의 임금교섭에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되는 사회적 합의가 바람직한 「임금문화」로 정착되었으면 하는게 정부의 입장입니다.따라서 문제가 있다면 보완시켜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도록 할 생각입니다. ­「경기회복」「6월선거」「제2노총출범」 등 갖가지 변수와 상황들로 노사관계가 지난 해보다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입니다.어떻게 대처할 계획인지요. ▲사실 불안요인이 많습니다.정치환경도 그렇고 노동계 내부의 노동단체간 선명성 경쟁도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며 호황업종의 경우 임금기대 심리가 높아질 것으로 봅니다.올들어 근로자와 경영자들과의 대화를 10여차례이상 하고 여러 채널을 통해 이해를 넓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이와 함께 노사가 함께 외국의 실정을 직접 보고 느끼는 일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노사해외시찰을 지난 해보다 배로 늘려 4백여명정도 해외로 보내려고 합니다.무엇보다 근로자와 경영자가 다르지 않다는 「노경불이」의 인식이 확산돼야 합니다. ○3천억원 지원 계획 ­노동행정의 세계화는 무엇이며 추진방법은 어떴습니까. ▲인력의 최적배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외국인들의 투자가 2백억달러에 육박하는 대만과 달리 우리의 경우 10억달러에 지나지 않은 것은 결국 우리의 생산조직이 비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경쟁력 있는 인력을 창출하기 위해선 국민교육 체계와 구분되는 종합적인 산업인력 체계를 정립해야 합니다.정부는 기술과 이론을 겸비한 숙련된 다기능기술자의 양성을 확대하기 위해 직업전문학교,기능대학 및 산업기술대학으로 연결되는 직업능력개발체계를 마련중입니다. ­지난해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자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이를 줄이기 위한 계획은 무엇입니까. ▲지난해 11월말까지 산재로 사망한 2천3백18건을 분석한 결과,우리가 조금만 관심을 가져도 쉽게 예방할 수 있는 추락·감전·끼임에 의한 사고가 작업중 재해의 77%를 차지하고 있습니다.노동부는 이같은 후진국형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전 산업에 근로감독관과 안전공단 기술진을 투입,분기에 1차례이상 일제점검을 벌이고 안전설비 개선 등에 3천억원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한 예로 부산의 한진중공업 화재사건만 해도 안일한 작업태도가 원인이었습니다.근로자들의 안전을 도외시하는 기업에는 강력히 대처하겠습니다. ­협력적인 노사관계를 위해 기업규모별 임금격차를 줄이는 구체적 방안은 무엇인지요.예컨대 지나치게 임금을 올리는 대기업에 대해서는 세제·금융상의 불이익을 주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같은 문제는 대기업의 독과점체제에서 비롯된다고 보고 정부는 이를 허무는데 많은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기업에서 과도한 임금인상을 할 경우 장관인 제가 나서서 그러지 못하도록 요구할 것입니다.세제·금융상의 제재는 검토가 되는 것이지만 그에 앞서 정부가 대기업에 대해 총력적인 행정지도를 펴 중소기업과의 임금격차를 줄이는데 힘쓰겠습니다. ○무노무임원칙 견지 ­지난해 전임장관이 노동계 개혁차원의 일환으로 노조 업무조사를 실시할 계획이었으나 「엄포용」으로 끝난 느낌입니다.과다한 노조 전임자 문제도 그렇고 「무노동 무임금」원칙이 일부에서 흔들리고 있다는 여론인데요. ▲「무노동 무임금」원칙은 분명히 견지하겠습니다.그러면 이 원칙을 지키지 않았을때는 어떻게 하겠느냐는 문제가 있습니다.이 문제는 경영자나 근로자가 책임을 공유해야 할 것입니다.다른 길은 없습니다.노조 전임자 문제를 보면 미국과 유럽의 경우 조합원 8백명 내지 1천5백명당 1명,일본은 5백∼6백명에 1명꼴인데 비해 우리는 1백40명당 1명씩으로 지나치게 많습니다.정부는 공공부문부터 사업장 여건과 조합원 규모에 맞게 전임자를 조정해나가고 민간부문에도 확산되도록 유도하겠습니다. ­오는 7월부터 실시되는 고용보험 준비는 잘 되어가고 있습니까. ▲고용보험은 4대 사회보장제도의 틀이 완성되는 마지막 단계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고용보험은 선진국의 실업보험 기능외에도 직업능력개발·직업안정 등의 기능을 가집니다.기업으로 볼때 신속한 업종전환(구조조정)을 할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게 됩니다.나라 전체로 따지면 어느 직종,어느 업종에 인력이 모자라고 남는가를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어 인력의 최적배분을 가능케 합니다.근로자 개인으로 볼때도 다른 직종으로의 전환을 쉽게 해주는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경영자 책임감 강조 ­정부가 최근 외국인 근로자에 대해서도 최저임금과 산재보험 등을 적용키로 한데 대해 중소기업 등에서 반발하고 있다는데요. ▲그렇습니다.그러나 외국인 근로자의 인권차원에서 이는 풀어내야 할 과제입니다.이미 들어온 연수생에 대해서는 산재보험·의료보험·최저임금 등이 적용되는 준근로자로 대우하게 될 것입니다.앞으로 들어올 연수생에 대해서는 연수취업제나 고용허가제 등 외국의 사례를 검토해 새로운 법을 만들어 대처할 계획입니다. 이장관은 새해 벽두부터 근로자는 물론 경영자들을 쉴새없이 만나면서 노사안정을 위한 대화에 여념이 없다.이장관은 『생산적 노사관계가 없는 세계화는 허구』라는 신념을 갖고 있을 만큼 새시대에 적합한 노사관계 정립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경제기획원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경제관료 출신답게 우리 경제를 꿰뚫고 있는 이장관은 『현재 노사관계가 「안정」쪽으로 기울어지고 있으나 아직도 불안요인이 많이 남아 있다』며 『노사 각자의 책임성이 강조되고 「더 이상 노사분규는 안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만큼 정부에서는 이를 확산시키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장관은 특히 이제는 경영자가 과거의 근로자에 대한 방어적 자세에서 벗어나 책임있는 자세로 발벗고 나서야 할 때임을 힘주어 말했다. ◎정부 임금정책의 변화/73년 최저임금·84년 생산성임금제 도입/문민정부 자율 원칙… 노­경총서 「기주」 절충 정부의 임금정책은 60년대이전 제로상태,80년대 관치기를 거쳐 문민정부 출범과 함께 실시된 민간자율 시대로 들어섰다. 한국노총이 경총과의 중앙단위의 사회적 합의를 거부,올해 임금합의가 진통을 겪고 있는 것도 이같은 노사자율 원칙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사실 극도로 불안정한 경제사회여건이었던60년이전만 해도 정부의 임금정책은 전무했다. 그러나 고성장정책이 등장하고 노동집약적 상품수출이 우리 경제를 주도하기 시작한 70년대 들어 저임금 계층이 늘어나자 정부는 과도한 임금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73년 임금하한선(3만원)을 설정했다. 임금정책이라고 할 수 없지만 정부가 실시한 첫 임금개입이었다.어느 정도 저임금이 해소됐다고 판단한 정부는 79년부터 임금결정을 노사자율협상에 위임하게 된다. 정부가 본격적으로 임금정책을 갖고 산업현장의 임금에 개입한 것은 경기침체기에 접어든 80년대부터.물가와 임금·생산성을 연동시킨 임금정책을 펴게 된다.80년 임금인상률 10∼15% 및 하후상박원칙을 권고하고 81년에는 공무원과 정부투자기관을 임금선도부문으로 정해 민간부문의 적정임금 상승을 유도했다.말이 유도이고 권고이지 실제 각 사업장마다 임금인상률을 정해 노사에 「강요」하는 일이 다반사였다.이때는 임금타결시한을 4월까지로 정해 임금협상이 타결되지 않은 관할 지방노동관서장은 문책을 당하기까지 했었다. 생산성 증가율범위에서 임금을 올리는 생산성임금제가 도입된 것도 84년부터다.이후 고성장·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생산성보다 임금수준이 높아지고 노사분규가 정점에 달했던 88년을 기점으로 정부는 생산성에 근거한 임금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에 이르렀다.정부가 강력하게 임금에 개입한 것이다.이때는 공무원 봉급 9%인상 및 민간부문 한자리수 인상방침이 표명되고 고임기업 3백곳을 부처별로 전담해 중점지도했었다. 다시 경기침체(성장률 5.6%)를 맞아 92년 정부의 임금개입은 최병렬 노동부장관시절 「총액임금제」로 나타나고 총액기준 5%이내 인상원칙이 나오게 된다. 그러나 자율과 민주화를 표방한 문민정부는 임금은 노사 당사자가 결정하는 「자율의 원칙」이 중요함을 강조하기에 이른다.책임 있고 대표성 있는 중앙단위 노사가 임금가이드라인을 만들어내고 각 기업은 이를 준거로 임금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바뀐 것이다. 이처럼 임금정책에서 우여곡절을 겪은 정부는 사회적 합의가 지속되고 문제점이 있으면 보완,노사관계를 안정시키는 임금문화로 자리잡았으면 하는 입장이다.그러나 무리한 사회적 합의가 미칠 파장을 고려해 자율협상원칙은 지키되 새로운 대안을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 불교거점도시 쿠차(서역 문화기행:9)

    ◎시원1백여채는 흙담만 남아/3세기 서역정치의 중심… 7백년간 영화/쿠차강 벼랑에 석굴 여러개 산재… 베제크리크 천불동 흡사 카슈가르에서 쿠차까지 사막 7백50㎞.새벽부터 오밤중까지 장장 15시간을 덜커덩거려도 지루하지 않았던 것은 그만한 까닭이 있었다. 천산남로가 천산산맥과 타클라마칸사막이란 장관들을 좌우에 놓고 그를 줄곧 볼 수 있는 데다 서역 역사의 중심을 이제사 찾아가는 길이어서 였다. 쿠차의 옛 이름으로 구자 굴지 고차등이 있지만 모두 쿠차라는 위구르말을 다르게 표기했을 뿐이다.서한때만해도 겨우 36국의 하나에 지나지 않았는데 동한때 반초(반초·33∼103)가 서역을 확장하던 기원 91년엔 「서역도호부」를 두어 서역정치의 중심으로 부상,당나라때 「안서도호부」로 지속되었다. 쿠차는 기원3세기부터 11세기까지 서역에서 불교의 거점으로 가장 그 꽃을 피웠던 곳으로 스바시(소파십)에 두군데의 자오후리사원외에도 키질(극자이)석굴을 비롯하여 쿠무토라(고목토랍),키질가하등 세군데의 천불동이 있다.무엇보다 당나라의고승 현장이 인도에서 귀국할 때 여기서 두달을 머물면서 쿠차의 융성한 불교와 음악을 그의 「대당서역기」에 대서특필한 바 있었다. ○혜초,한달 걸려 통과 필자가 쿠차를 특별히 동경했던 연유는 따로 있었다.신라의 혜초가 인도로부터 장안으로 돌아갈 때,바로 카슈가르에서 쿠차로 뚫린 이 코스를 장장 한달이나 걸어서 당시 정치·군사의 중심지였던 쿠차를 그의 「왕오천축국전」에 기록하였고,고구려 출신의 명장인 고선지(?∼755)는 당 천보(742∼755)연간에 서역방위 총사령격인 「안서도호」를 지내며 천하를 호령했었기 때문이다. 그뿐이랴! 서역의 악기,특히 쿠차를 대표하는 갈고는 꼭 우리나라의 장구를 닮았기에 똑같은 흥을 느꼈고,또 최근 필자는 돈황의 막고굴보다 한세기 앞서 착굴되었던 키질천불동의 벽화를 정리하여 일련번호를 엮었던(1946∼47)최초의 키질 전문가가 우리의 재중동포 한낙연(?∼1947)씨임을 발견했기에 그렇다. 쿠차의 가을은 상쾌했었다.길에는 온통 코스모스였고 호마와 노새가 끄는 마차가 한가로웠다.멀리 해발 2천m가넘을 법한 뻘건 암벽의 촐타크(확이달격)산,그리고 보다 멀리 만년설의 하얀 천산산맥이 둘렀건만 시가는 넓고 사람들도 훤칠했다. 옛날 「양서」의 「제이전」에 쿠차의 외성은 장안성에 견줄만하고 가옥은 장려하다고 기록되었다.그 외성을 찾으려 필자는 맨 처음 쿠차의 옛 성곽을 찾았다. 쿠차의 간선도로 서쪽에는 인민공원,그 건너편 7m 높이에 5m 폭의 토성,그 허무러진 폐허가 보였다.그 밑으로 작은 개울,개울옆으로 쿠차 고성을 알리는 안내판이 서 있었다.그 토성은 40m 간격으로 넓은 장벽을 세운 채 옛날의 궁궐을 휘감았는데 자그마치 7∼8㎞에 달한다고 했다.그 안에서 출토된 기와나 벽돌의 무늬와 크기는 장안 대명궁에서 발굴된 그것들과 비슷했다는 르포를 본 일이 있었다. ○40m간격으로 토성 이곳이 한때 쿠차국 국왕의 궁궐임은 물론 당나라때 「안서도호부」의 주둔지였으니 1천2백50년전 우리 고선지장군이 호령하던 곳에 필자가 서 있는 셈이었다. 「산 깊숙한 곳에,하나의 강을 사이에 두고 2개의 가람이 있었다.둘 모두 자오후리라 이름했지만 위치에 따라 동·서로 불렸다.…서문밖 좌우에는 높이 90여자의 불상이 서 있고,절은 백여채요 승려가 5천여명…사람들은 공덕을 다투어 쌓고,…불상의 장엄은 사람의 공력을 뛰어넘었네라.…」 위의 글은 현장의 「대당서역기」에서 자오후리사원에 관한 기록을 발췌한 것이다.비록 자오후리의 확실한 명칭과 위치를 밝힌 바 없지만 그 내용으로 보아 오늘의 스바시(소파십)에 있는 자오후리사원을 지칭함에는 의심할 바가 없다. 필자는 쿠차 고성에서 북쪽으로 23㎞ 지점에 있는 자오후리를 찾았다.쿠차 시가를 벗어나 일로 정북을 향하여 지프를 몰았다.쿠차강의 긴 다리를 건너자 촐타크산이 화염산처럼 우뚝 서 있었다.화염산의 머리가 타원형으로 다소곳한데 비해서 촐타크산은 들쭉날쭉한 적갈색 바위.위구르말로 「촐」이 「황량」을 뜻한다는 데 실상은 더 했다.더구나 촐타크의 아래로 뿌연 산등성이와 모랫벌,그 가운데로 쿠차강,강바닥의 하상조차 뿌옇게 말라 비틀어진 채 였으나 붉은 산등성이는 몹시 환상적이었다. 현장의 기록대로 「산깊숙한 곳」이요,「하나의 강을 사이에 두고 두개의 가람이 있었 지만」,높이 90여자의 불상은 물론 백여채의 사원 건물들은 모두 풍화중인 흙담들로 침묵만 흘렀다. 필자는 서쪽 언덕에 있는 자오후리사원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산기슭을 오르다가 문득 건너 동쪽 사원의 최북단에 절반쯤 무너진 탑신을 보았다.그쪽으로 건너가기까지 족히 반시간은 걸렸다. 그 탑의 중턱에 올라 동서 양쪽의 자오후리사원을 굽어보는 감격은 무너질듯한 그것이었다.자오후리 사원의 강역이 7천㎦.그러니까 투루판에서 보았던 교하 고성이나 고창 고성보다 넓었다.교하나 고창이 다목적용 성곽이었음에 비추어 자오후리의 성곽은 오직 사원용이었으며 그 범위은 서역 최대의 것이었다. 비록 그 연대를 확정할 순 없지만 1978년5월에 출토된 위진·남북조와 당대의 철·동·도기와 벽화·전폐·간찰등으로 미루어 멀리는 위진시대요,늦게는 당말연대까지 적어도 7백년의 영화를 누렸던 불교 사원도시였음이 틀림 없다. 서역의 역사가 위대한 것은 인류가 황량하고 척박한 자연과 고투하는 데 있을 뿐 아니라 생명을 잃어버린 흙과 모래를 빚어 인류의 문화를 창조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마침 석양이었다.그 사양속에 자오후리 사원 유적지는 자욱한 언덕들.동쪽 사원은 산의 비탈따라 전개되었고 서쪽 사원은 사원의 본당이나 강원·승방등이 밀집된 모양이다.그래도 높이 10m의 담들은 동서에 널려 있다.서쪽의 본당으로 보이는 입구쪽 토담은 봉화대에 상당할만큼 중후했고,그 둘레도 어림잡아 3백m는 넘을만했다. ○흙·모래로 문화창조 안내자가 필자를 서쪽 사원 북단으로 인도했다.거기서 놀란 것은 쿠차강을 굽어보는 벼랑에 여러개의 석굴이 뚫렸는데 그 위치나 구조가 투루판의 베제크리크천불등을 방불케한 때문이었다.다만 규모가 작을 뿐이었다.석굴에서 내려오는데 길 바닥에 방사선 모양의 파란 덩굴에 수박잎모양의 큼직한 잎새들이 싱싱하게 자라서 적어도 한평쯤의 땅을 휘덮고 있었다.들수박이라했다.서역의 사막만을 방황하는 나그네에겐 또 한가지 기쁨이 아닐 수 없었다. 쿠차로 돌아오는 도중,필자는 「키질가하토탑」을 굳이 찾기로 했다.쿠차 북쪽 12㎞지점에 있는 이곳을 찾기위해 쿠차에서 자오후리사원 중간쯤 도로에서 서쪽으로 돌아 작은 구릉을 한참동안 달렸다.그 왼쪽엔 염수계곡으로 수만년전 지구의 조륙운동으로 말미암아 벽해가 상전된 지질 변화로 만들어 진 곳이다. 염수계곡위로 우뚝 솟은 15m의 토탑.사막에서 자라는 풀인 소소초같은 것을 배합한 판축법으로 세운 흙탑인데 적어도 2천년을 견딘 이 탑의 툭불거져나온 위치와 상단의 망루적인 구조로 보아 봉화대로 단정하기에 어렵지 않았다. 키질가하토탑에서 동쪽을 조망하면 불과 2㎞ 전방에 송송 구멍이 뚫린 벌집처럼 또 하나의 천불동이 보였다.이름하여 「키질가하천불동」.거기도 46개나 되는 석굴이 모여 촌락을 이루었는데 대체로 당대에 개착된 것으로 키질천불동보다 늦은 연대라했다. 서쪽으로 40㎞ 지점엔 또 하나의 천불동이 있다.이름하여「쿠무토라천불동」으로 그 휘하에 72개의 석굴을 거느리고 있다한다.필자는 키질가하토탑아래 우두커니 서서 성큼 다가오는 황혼에 쫓겨 지프에올랐다.어디를 보아도 천불동,누가 버린 땅이라하랴! 『선생! 제가 어릴적만해도 쿠차의 왕자가 어디쯤 살고 있다는 말을 들었어요』 위구르족 기사의 말이었다.정녕 그들 나름의 왕국이 청말까지도 실재했을지 모른다.
  • 불면증(최선록 건강칼럼:56)

    ◎가벼울땐 자기전에 체조·산책을 하면 숙면/생파에 된장 찍어먹고 호박죽 먹으면 효과 불면증 불면증을 한번 경험해 본 사람만이 수면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언제나 눕기만 하면 금방 잠이 들던 사람이 어떠한 이유로 기나긴 겨울밤을 뜬눈으로 새우다 보면 모든 일에 의욕을 상실하고 일상생활에서 자신감을 잃으며 몸이 점차로 허약해진다. 건강의 기본이 되는 잠은 연령에 따라 수면시간이 각기 다르다.젖먹이는 하루 13∼15시간을 잠으로 보내지만 국민학교 어린이는 10∼11시간을 잔다.또 청소년은 8∼9시간 정도이고 어른이 되면 7∼8시간,그리고 노년기에는 6시간 정도가 알맞는 수면량이 된다. 사람은 수면중 의식활동이 일시적으로 정지되고 호흡량이 줄어들며 심장의 박동횟수가 감소되어 혈압이 떨어지는 동시에 체온이 섭씨0.5∼1도 가량 낮아지기 때문에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불면증은 대부분 심리적 요인과 신체적 요인에서 온다.심리적 요인으로는 필요 이상의 공연한 불안을 증상으로 하는 불안신경증과 만사가 귀찮고 허무하며 의욕이없어지는 우울신경증을 손꼽을 수 있다.또 아무런 이유없이 신이 나고 자신이 생기며 기분이 좋아질 때도 잠을 못이루게 된다. 일반적으로 불면증이 오랫동안 계속되면 불쾌감·발광,그리고 궁극적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또 일시적으로 수면을 충분히 취하지 못하는 사람은 주의력이나 집중력이 산만해지며 기억력이 떨어지고 언제나 짜증스러워하며 화를 잘 낼뿐 아니라 인내심도 없어진다.그야말로 불면증은 몸과 마음의 건강에 최대의 적이 되는 셈이다. 가벼운 불면증 환자는 신경안정제나 수면제를 복용하지 않더라도 마음을 편안히 갖고 조용한 침실의 분위기 속에서 즐거운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으면 자연히 치료될 수 있다. 그러나 불면증이 며칠씩 계속되는 사람은 취침과 기상시간을 규칙적으로 갖고 잠자기 2시간 전에 체조·산책·자전거타기·줄넘기 등을 하면 숙면에 빠질수 있다.또 잠자기 전에 섭씨 37∼38도의 미지근한 물에 목욕을 하면 심신의 긴장이 풀리고 부교감 신경의 기능이 왕성해져 잠을 잘 잘수 있다. 잠이 잘오게 하는 식품으로는호박·생파·식혜·양파·마늘·생각·호도·오디등을 들수 있다.불면증 치료와 예방에는 호박으로 죽이나 반찬을 만들어 매일 먹으면 효과가 있다.또 식사 때마다 생파를 된장에 찍어 먹거나 잠자기 전에 식혜를 한잔씩 마시면 잠이 잘 온다.
  • 장관 스타일·진용개편 “촉각”/새장관 첫출근… 각부처 표정

    ◎대사3명 영전… 연쇄승진 부푼 꿈/외무부/국민 존중·상식에 의한 행정 다짐/내무부/“신경제 첨병”… 무역전뱅 「전의」 고취/통산부 ▷총리실주변◁ ○…행정조정실장과 비서실장 인사를 기다리고 있는 국무총리실은 인선내용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겉으로는 평온을 유지했고 오린환장관이 유임된 공보처는 평소와 다름 없이 차분한 분위기 속에 새로운 결의를 가다듬는 모습. 이홍구 국무총리는 상오 청와대에서 열린 신임 각료 임명장 수여식과 임시국무회의에 참석한 뒤 하오에는 사무실을 이전한 재정경제원과 건설교통부를 방문했으며 서울 상계동에 있는 시립노인요양원을 위문하기도. 장관이 바뀐 총무처·법제처·정무장관실은 이·취임식과 상견례 등으로 조금은 들뜬 분위기. 서석재 신임총무처장관은 국무회의가 끝난 뒤 곧바로 청사로 돌아와 이·취임식을 갖고 직원들과 상견례. 서장관은 본인이 직접 작성한 취임사에서 ▲개혁의 지속적인 추진 ▲행정서비스 수준의 질적 향상 ▲공직사회의 안정 도모 ▲성실한 업무 풍토 조성등 4가지를총무처의 역할로 제시. 오공보처장관은 직원조회를 소집해 공보처가 세계화의 첨병이 될 수 있도록 마음가짐을 가다듬을 것을 당부. 오장관은 『개혁을 국민들에게 잘 알린 부처로 인식돼 유임된 것 같다』면서 『모두 여러분들 덕분』이라고 직원들에게 고마움을 표시. 신임 김기석 법제처장은 청와대에서 돌아와 간부회의를 갖고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는 자리에서 세계화와 통일에 대비한 법령의 입법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당부. 뜻밖에 정무1장관에 취임한 김윤환장관은 직원들과 인사를 나눈 뒤 기자실을 찾아 출입기자들과 잠시 환담했고 김장숙 신임정무2장관은 직원들과 상견례를 마친 뒤 낮 12시쯤 퇴근. ▷재정경제원◁ ○…강봉균 전 경제기획원 차관과 김용진 전 재무부 차관을 비롯한 양 부처의 차관보 등 통합된 부처의 정무직들의 신분이 법적으로 애매한 상태.새 정부조직법 및 직제령은 「일반직은 개편 전 부처 소속으로 본다」는 경과규정이 있으나 정무직에 관해서는 아무 언급이 없기 때문. 재경원의 후속 인사에서는차관과 차관보 자리가 한명씩 줄어들며 누군가 현 직책에서 떠나게 돼 있어 서로 인사를 나누면서도 멋쩍은 표정. 재경원 차관실은 아직 주인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전 주인인 강기획원차관이 임시로 사용 중인 반면 김재무부차관은 재경원이 쓰는 옛 농림수산부 차관실에 의자를 마련. 국·과장급과 하위 직원들도 재경원장관의 인사 발령이 나지 않은 상태라 『현재 공무원인지 아닌지 모르겠다』며 「무임소」의 처지를 자조. 한편 과천청사의 사무실 이전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늦어져 재정경제원 등 경제부처의 행정공백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 ▷통일원◁ ○…김덕신임부총리겸 통일원장관이 24일 상오 열린 취임식에서 내년을 「신통일원의 원년」으로 설정했다면서 「업무 니힐리즘(허무주의)」의 청산을 주문하자 통일원 직원들은 아연 긴장하는 분위기.김부총리는 이날 『모든 조직은 기능이 활성화되지 않으면 퇴화될 수 밖에 없다』면서 『통일이 오늘 내일 되는 것도 아니고 구름잡는 얘기니까 업무니힐리즘에 빠지기 쉬운 만큼 일에대한 열정과 책임감이 가장 중요하다』고 직원들의 분발을 강도 높게 촉구. 김부총리는 취임식이 끝난뒤 송영대차관,김경웅대변인등 간부들과 함께 곧바로 청사 5층 기자실에 들러 자신의 통일관을 피력.그는 『통일을 너무 거창한 과제로 생각해 다분히 신화화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제 신화의 영역에서 현실의 영역으로 끌어내려야 한다』면서 통일논의의 「탈신화화」와 통일 준비태세의 확립을 강조. ▷외무부◁ ○…일본에서 잔무를 정리하고 있는 공로명 신임장관이 귀국하기도 전에 벌써부터 주미대사등 공석이 된 공관장등의 후임인사에 관심이 집중.23일의 개각으로 주미대사와 함께 유엔대사,주일대사등의 자리가 빈데다 당초 연말에 공관장 및 본부 보직에 대한 인사가 예정돼 있어 구체적으로 이름이 거명되는등 외무부 직원 전체가 인선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상황. 한편 한승주 전장관은 24일 상오 종합청사 19층 대회의실에서 이임식을 갖고 『지난 22개월 동안 한국 외교의 새로운 방향을 열어 놓은데 보람을 느끼며 아쉬움 없이 떠난다』고 감회를 피력. ▷주미대사관◁ ○…대통령비서실장에 임명된 한승수주미대사는 23일 하오 대사관에서 이임행사를 가진데 이어 24일 상오 (미국시간)서울로 떠난다.이날 주미대사관 직원들은 한대사가 대통령비서실장으로 영전되어가는 데다 이번 개각및 청와대비서실 개편으로 주미대사,주유엔대사,주일대사등 주요 포스트의 대사자리가 세자리나 비기 때문에 외무부에 연쇄 승진바람이 불것으로 기대,상당히 즐거워하는 표정들. 특히 대사관 관계자들은 외무장관과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에 직업외교관 출신들이 기용된 사실에 매우 흡족해 하면서 『공로명신임외무장관과 유종하외교안보수석 모두가 북한핵문제에 대해 강성입장을 갖고있어 북한측이 미·북한기본합의문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단호히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기도. ▷주일대사관◁ ○…40년 가까운 정통 외무관료 생활 끝에 장관으로 발탁된 공로명신임장관은 일본국왕 탄생일인 23일부터 25일까지의 연휴에도 불구하고 공관에 출근한 간부진및 필수요원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이임준비에 바쁜 모습. 공신임장관은 임명사실을 23일 왕궁 연회석에서 전달받고 바로 일본 국왕에게 『앞으로 못 뵙게 될 것』이라고 이임 인사를 한 데 이어 저녁에는 고노외상 주최의 리셉션에 참석,주로 주일 외교사절단인 참석자들과 이임인사. 25일 상오 10시 대사관 직원등이 참석한 이임식을 가진 뒤 곧 이어 하오 3시50분 KAL 001기 편으로 귀국할 예정인 공장관은 일본 정부 관계자등과의 공식 이임인사는 불가능한 형편이어서 주로 전화로 석별의 정을 나누기도. 한편 대사가 장관으로 영전한 데 대해 대사관 직원들은 『경력과 능력으로 보아 당연한 일』이라고 기쁨을 감추지 않으면서 후임대사로 물망에 오르내리는 P모씨,K모씨 등의 이름을 놓고 『정치논리를 벗어나고 있는 대일관계를 원만히 처리해 나가기 위해서는 외교실무와 일본에 대해 잘 아는 분이 임명돼야 할 것』이라고 나름대로의 희망을 피력하기도. ▷내무부◁ ○…김용태 신임 장관은 이날 상오 대회의실에서 본부의 과장급 이상,경찰청의 경무관 이상 간부등 1백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취임식을 가진데 이어 하오에는 실·국별 업무보고를 받는 등 첫날부터 강행군. 업무보고를 마친 김장관은 종로소방서 「119 긴급구조대」와 서울 명동파출소를 차례로 방문,성탄절을 앞두고 비상근무에 들어간 소방관과 경찰관의 근무상황을 점검하고 곧바로 서울 종로구 구기동의 청운양로원을 찾아 노인들을 위문. 한편 김장관은 취임식에서 「세계화」에 이어 내년 6월의 지방 동시선거,민생치안,공직기강,빈발한 대형 사건사고 등 내무행정 현안을 두루 언급하며 진단과 처방을 제시하는 기민함을 보여 눈길.특히 지방세 비리와 관련,김장관은 『국민을 경시하는 데서 연유한 범죄행위』였다고 진단하고 『국민을 존중하고 무서워할 줄 아는 공직풍토』를 소리 높여 강조. 김장관은 『비록 행정경험은 없지만 「건전한 상식」으로 내무 행정을 통찰·판단하고 최종 정책을 결정해 나가겠다』고 「상식론」을 피력. ▷국방부◁ ○…국방부는 대폭 개각이 있은 다음날인 24일 「전날의 대량진급」 충격속에서 깨어나 다시 업무에 몰두하는등 「정상」을 회복했다.그러나 군관계자들은 앞으로 차관인사나 후속인사가 어떻게 될 것인지 저마다 점을 치는등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다. 관계자들은 이번 장관 및 육군참모총장인사의 여파로 육군의 경우 윤용남육군참모총장의 선배인 2명의 대장이 조만간 거취를 표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또 총장과 동기인 2명의 대장도 임기가 내년 초에 끝나게 됨에 따라 용퇴 내지는 자리이동이 점쳐지고 있다. ▷정보통신부◁ ○…체신부에서 확대 개편된 정보통신부는 이날 상오 10시 경상현 초대 장관의 취임식에 이어 현판식을 거행하는 등 시종 엄숙하고 고무적인 분위기 속에서 새 부처의 출범을 자축. 이와함께 부처의 약칭을 정통부로 하고 영문표기도 종전의 「MOC」(Ministry of Communications)에서 「MIC」(Ministry of Information & Communications)로 변경. ▷건설교통부◁ ○…건설교통부는 이날 1급 이하 과장급까지의 인사를 단행.오명 장관은 두 부처의 화학적 융합을 위해 대폭 섞을 생각이었으나 기술직의 전문성을 감안,교류의 폭을 당초 구상보다 좁혔다. 이에 따라 국장급은 3명,과장급은 6명씩 교차 임명됐고 1급인 건설지원실장과 수송정책실장은 먼저 부처 출신으로 유임시켰다.기획관리실장은 구 교통부 몫으로 하되 구 건설부 기획관리실장 직무대리이던 박병선씨는 국장으로 발령한 뒤 승진서열 1위로 배려. ▷통상산업부◁ ○…박재윤 통상산업부 장관은 24일 취임식에서 20분간의 「신경제 강의」로 취임사를 대신.그는 『선배 장관으로부터 재무부는 Powerful(막강)하고,상공부는 Colorful(화려)하며,경제기획원은 Honourable(명예롭다)하다고 들었으나 막상 재무부 장관을 80일 정도 해보니 고통스러웠다(Painful)』며 『앞으로 통상산업부가 Colorful에서 어떻게 바뀌어 갈지 보고 싶다』고 말머리를 장식. 박장관은 『신경제는 우리 경제가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는 더 이상 발전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새로운 경제발전의 메커니즘으로 선택된 것』이라고 설명.이어 『신경제는 통제가 아니라 참여와 창의,정부와 민간이 함께 참여함으로써 새로운 힘을 만들어가는 것』이라며 『신경제의 주역은 앞으로 통상산업부가 될 것』이라고 강조. 그는 『재무부가 보급부대라면,통상산업부는 전투부대이며,보급부대장에서 전투부대장으로 옮긴 걸 대영전으로 생각한다』며 『대학교수나 경제수석 때에는 개인 아이디어 중심으로 일했지만 앞으로는 구성원의 참여와 창의력에 의존할 생각』이라고 피력.
  • “공포의 27일…범인자살에 허탈”/「보복살인」에 아들잃은 김만재씨

    ◎파출소서 생활… 중상부인 면회하는게 고작/“다시 일해야 할텐데… 아내 치료비는 어떻게…” 『살아서 만났어야 했는데.그래야 그토록 원한이 사무친 이유도 듣고 내가 그동안 겪은 고통도 모두 다 말해주었을 텐데…』 지난달 10일 아들(11)을 보복살인범 김경록에게 잃고 중상을 입은 부인마저 병원에 입원시킨 채 또 다른 보복대상으로 지목돼온 김만재씨(38). 김씨는 살인극이후 수원경찰서 송죽파출소에서 딸 유미양(13·국교6)과 함께 경찰의 보호를 받아오다 범인 김이 숨진 채 야산에서 발견됐다는 말을 전해듣고 27일만인 7일 낮 12시30분쯤 초췌한 모습으로 집에 돌아왔다.김씨는 『내가 찾아나서서라도 나를 죽이려 한 이유를 묻고 싶었지만 스스로 죽었다니 허무하기만 하다』는 말로 그동안의 심경을 대변했다. 그동안 김씨가 한 일이라고는 이른아침 딸을 학교에 보내고 파출소에서 서성이다 하오에 아주대병원 중환자실에 누워 있는 부인(37)을 면회하고 돌아오는 것이 전부였다. 학교에서 돌아온 딸이 죽은 동생과 엄마를 생각하며 파출소 한켠에서 눈물지을 때는 가슴이 미어질 것 같아 똑같은 복수를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는 김씨는 『지금이라도 아들 현이와 애엄마가 손을 잡고 집안으로 들어올 것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제 모든 게 끝났으니 병상에 누운 아내와 딸을 위해 다시 일을 시작해야 할 텐데 무엇부터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아직도 의식을 잃고 누워 있는 아내의 치료비는 또 어떻게 해야 할지…』 그동안 비어 있어 핏자국만 지워진 채 어지럽기만 한 집안을 둘러보던 김씨의 얼굴은 보복살인의 잔인함이 몸서리쳐지는 듯 어느덧 고통으로 일그러져 있었다. 『법정에서 증언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무서운 결과를 가져올줄 알았다며 애초에 증언할 생각도 안했을 겁니다.증인 하나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는 이 사회를 어떻게 믿고 살 수 있겠습니까』 김씨는 독백이라도 하는 듯 조용히 마지막 말을 덧붙이며 다시 한번 치를 떨었다.
  • 장편 「섬,그리고…」 펴낸 소설가 박상우씨(인터뷰)

    ◎“자본주의 조직속 고립된 개인 묘사”/정치적 배경 배제… 90년대 문화적 정황 담아 지난 80년대 변혁을 향한 열정과 패배,그에 따른 상실감을 허무의 내면풍경 위주로 그려 온 작가 박상우씨(37)가 「90년대」의 우리사회를 본격적으로 다룬 소설 「섬,그리고 트라이앵글」을 펴냈다. 박씨가 장 그리니에의 산문 「섬」과 정현종시인의 2행시 「섬」에서 영감을 얻어 집필한 이 작품은 90년대 우리 사회의 문화적 정황을 본격적으로 담아낸 장편이다. 『지난 5년간 정치적 배경을 지닌 소설작업을 지속적으로 해왔고 어느정도 정리가 됐다고 생각합니다.이제부턴 자본주의 조직내에서 고사당하는 개인들의 초상을 유기적인 관계의 망으로 설정해 90년대적인 양상을 담고있는 커다란 벽화를 만든다는 심정으로 매달리겠습니다』 박씨가 새로운 창작세계로의 진입을 선언한 이 작품은 고전적인 주제의식을 90년대에 적용하는 한편 서사구조를 유지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20대 후반의 샐러리맨인 주인공이 회사 야유회에서 처음 만난 여직원들과의 관계를 작품의 큰 줄기로 삼아 이들의 주변인물들에 얽힌 이야기를 1인칭 화법으로 전개해 나간다.실연의 아픔을 간직한채 살아가는 주인공과 두 여직원등 세 사람은 서로에게 의지한채 허물없는 만남을 이어가지만 결국 각각 아픈 현실을 견디며 살아가야 하는 개개인의 성격차로 인해 파국을 맞게된다.작품에서 박씨는 조직사회의 고립된 개인을 모두 「섬」으로 보고 사회성을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인간관계를 악기 「트라이앵글」로 상징화시킨다. 『작품을 쓰는동안 사람들과 거의 단절된채 작품에만 전념했다』는 박씨는 『우리 문단에 불어닥친 90년대 문학에 대한 논쟁끝에 90년대 우리사회를 담아낸 첫 소설인만큼 어느 작품보다도 부담감이 크다』고 말했다. 경기도 광주 출신으로 동두천등 군부대 주변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박씨는 중앙대 문예창작과를 나와 강원도 인제와 태백에서 교편을 잡았다.88년 장편 「스러지지 않는 빛」이 문예중앙에 당선돼 등단한후 작품집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과 3편의 장편을 발표했다.
  • 「연극계 가수」 박정자·연극인 장두이/노래가 있는 창작극 꾸민다

    ◎중년여성의 일과 사랑과 고독 담아/「11월초 왈츠」 27일부터 「연극계의 가수」 박정자와 전천후 연극인 장두이가 손잡고 노래가 있는 창작극 무대를 꾸민다. 극단 실험극장은 「오늘의 명배우 시리즈」 제2탄으로 오는 27일부터 박정자의 「11월의 왈츠」(이충걸 작·장두이 연출)를 선보인다. 특히 이번 무대는 사실상 1인극에 다름없지만 피아노를 활용하는 등 물체극적 요소를 도입했으며 박씨가 직접 노래와 함께 왈츠도 곁들일 예정이어서 단조롭지만은 않은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년여성의 일과 사랑과 고독으로 압축되는 이 작품의 줄거리는 기존 멜로극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20년동안 무대에만 몰입해온 50대의 여배우가 주인공.그의 결혼생활은 한지붕 생활을 하지만 마치 투명인간처럼 서로를 못본채하며 지내는 남편과의 끝없는 신경전으로 하루도 편한 날이 없다.이들은 결국 갈라서게 되고,이제 그에게 남은 것은 진통제로 유지되는 삐걱거리는 육체와 빈둥지같은 허전함뿐.방황의 늪에 빠져 실의의 나날을 보내던 그에게 스무살연하의 남자(성기훈 분)가 신기루처럼 나타나면서 극은 일대 반전을 이룬다.너무나 오랜만에 느껴보는 솜사탕같은 사랑에 중년의 가슴은 사정없이 요동친다.하지만 남자는 운명처럼 멀어져가고,그는 세상이 끝난것 같은 절망감에 몸부림치지만 결국 자신의 유일한 귀의처는 무대임을 값비싸게 깨닫는다는 것이 기본 줄거리다. 지난 89년 「아직은 마흔네살」이라는 제목의 노래를 포함한 노래모음집과 시낭송 테이프를 내기도 한 박씨가 이번에 부를 노래는 끈적한 분위기의 트로트곡 「립스틱 짙게 바르고」를 비롯,「시노메모로」「4월이 가면」「허무한 그날」「페드라,사랑의 테마」등 모두 5곡. 국내정착후 처음으로 연출을 맡은 장두이씨는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드는 연극적 이중구조를 통해 인간 내면에서 부글거리는 원초적인 욕망을 표현해내는데 연출의 역점을 두겠다』며 『피아노 클래식 기타소리가 들리는 한판의 라이브 공연같은 연극을 보여주겠다』고 의욕을 보인다. 손숙의 모노드라마 「셜리 발렌타인」으로 서장을 화려하게 장식한 「오늘의명배우 시리즈」는 앞으로 1년 3개월동안 계속되며 각 작품마다 3개월씩 공연된다.다음 작품으로는 이호재 전무송씨가 출연하는 「뗏목」(이만희 작·김아라 연출)과 「청바지를 입은 파우스트」(이윤택 작·연출)가 차례로 올려질 예정이다.화요일 하오7시,수∼금요일 하오3시·7시,토요일 하오3시·6시,일요일 하오3시 공연.515­7661.
  • 외환제도 개혁 가속… 국제화 앞당겨

    ◎99년 내국인 외화반출 무제한 허용 외환 및 자본자유화의 추진속도가 빨라진다.자본의 국내외 유출입을 차단하는 장벽(외환제도)을 허무는 작업이 향후 5년간 급속도로 진행될 전망이다.그러나 급진적인 외환자유화는 환율과 통화관리 등에서 경제의 안정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많다. 재무부가 자문기구인 금발심(금융발전심의위원회)의 외환제도개혁소위에 용역을 주어 마련,11일 발표한 자유화 방안은 급진적인 내용들로 채워져있다.소위는 지난 9월 9일 공청회를 열어 3단계 외환제도 개혁방안을 처음 선보였었다. 당시에는 개인의 해외부동산 투자나 주식시장 개방,해외여행경비 등 민감한 6개 항목에 대해 보수적인 안과 급진적인 안을 복수로 제시했다.그 가운데 이번에 급진적인 안을 채택한 것이다. 재무부는 소위의 건의안을 토대로 오는 11월 정부의 최종안을 확정할 방침이나 소위의 건의안이 대부분 그대로 수용될 전망이다. 해외여행 경비,수출선수금 및 착수금,주식시장 개방폭 등의 경우 외환제도개혁이 마무리되는 오는 99년 이후에도 일정한도를 두어 제한적으로 자유화하는 방안과,아예 한도를 없애 완전 자유화하는 방안 가운데 후자를 선택했다. 이대로 시행될 경우 99년이 되면 내국인이 외화를 무제한으로 해외에 가지고 나가 쓸 수 있게 된다.기업들은 수출액의 범위에서 제한없이 해외의 수입업자나 거래은행을 통해 외화를 빌려쓸 수 있다.또 외국인은 포철·한전 등 기간산업을 제외한 모든업종에 대해 무제한으로 주식투자를 할 수 있다.자본의 국내외 이동이 완전 자유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의 해외부동산 투자도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자유화된다.따라서 앞으로는 국내 거주자도 해외에 별장을 사 둘 수 있게 된다.신명호 재무부 제2차관보는 외환제도개혁의 속도를 이같이 앞당긴 데 대해 『외국인에 의한 자본의 국내유입과 내국인에 의한 자본의 해외유출이 서로 균형을 유지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본이 절대적으로 모자라던 시대에는 외화의 총동원체제가 필요했지만,앞으로 외자유입이 급증해 국내경제의 균형을 유지하려면 자본의 적극적인 해외유출이 필요하다는 얘기이다. 이같은 경제환경의 변화는 종래의 「외화 도피」라는 고정관념에서의 탈피를 요구한다.과거에는 재벌 기업주들이 해외에 호화별장을 구입했다가 들통나 여론의 지탄을 받거나 「외화 도피죄」(외환관리법 위반)로 구속된 사례가 많았다.앞으로는 합법적인 외화 유출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외화 도피」라는 죄는 없어진다. 다만 외화유출에 대해 생리적인 거부반응을 지닌 국민정서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예컨대 개인이 해외에 부동산을 사두는 경우 외화도피에 의한 「국부의 유출」이라는 인식이 아직도 지배적이다.그러나 외환자유화 시대에는 국민의 해외자산 보유가 늘어나면 그만큼 「국부의 증대」로 인식해야 한다. 개인이 국내에서 부동산을 사면 주인만 바뀔 뿐 국가전체로는 국부가 늘어나지 않는다.공급이 제한된 부동산의 가격만 높여 투기를 조장할 우려가 있다.반면 개인이 해외에서 부동산을 사면 국민의 해외자산 보유가 늘어나 국부가 증대된다.물론 국내의 부동산 가격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 재무부는 이같은관점에서 국민적인 인식의 대전환이 선행되지 않고서는 외환제도의 개혁이 성공적으로 뿌리내리기 어렵다고 말한다.
  • 스트레스(최선록 건강칼럼:36)

    ◎긴장 쌓인채 두면 각종 성인병유발 원인/금연·카페인 섭취량 줄이면 치료에 도움 현대인들은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무척 받는다.주위로부터 들려오는 각종 소음을 비롯,직장에서 하루종일 시달리는 격무,자녀의 대학진학 실패,부부간의 갈등,승진경쟁에서 탈락,정년퇴직에 따른 허무감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흔히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스트레스를 정신질환의 일개 증상으로 가볍게 보는 경향이 있으나 그대로 방치해두면 몸안에 쌓여 각종 성인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수 있다.그러므로 그날 생긴 스트레스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그날에 풀어버리는 생활습관을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는 대표적인 성인병은 심장병·암·심인성천식·간경화증·사고사·자살 등을 손꼽을수 있다.또 위궤양·십이지장궤양·고혈압·당뇨병·구강염·과민성 대장염 등도 스트레스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우리나라 직장인들에게 많은 위궤양은 미주신경을 통한 위액분비의 항진과 조직의 방어력 감퇴로 발생하며 직장의상사로부터 받는 스트레스 등이 커다란 요인으로 작용한다.대체로 스트레스로 생긴 위궤양 환자의 성격은 남에게 의존하기를 좋아하고 내성적인 사람들이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건강한 사람도 만성적인 불안과 억압된 적대적 충동의 상호작용을 받으면 혈압이 갑자기 상승한다.이러한 고혈압 환자의 성격은 거의가 야심적이고 공격적이며 이유없이 화를 잘 낼 뿐 아니라 혈액형이 A형인 사람에게 많이 발생한다. 몸안에 발암물질을 가진 사람이 계속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게되면 스트레스가 암의 유발을 촉진하게 된다.스트레스로 유발되는 암으로는 위암·간암·췌장암·혈액암·폐암·대장암·식도암을 들수있다. 이밖에도 당뇨병 환자가 갑자기 스트레스를 받거나 육체적으로 피곤을 느끼게 되면 증세를 더욱 악화시킨다.또 설사·변비·하복부의 불쾌감을 나타내는 과민성 대장염도 갑작스러운 배우자의 사망이나 사업의 실패및 교통사고의 위험등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흔히 있다. 일반적으로 스트레스의 대표적인 증상은 숨이 막히고 가끔 초조해지며흥분하거나 화를 잘 낼 뿐 아니라 불면증이 심하고 두통이 자주 온다.더욱이 매일 하오가 되면 눈이 쉽게 피로하고 신체가 나른하며 기분이 우울하고 건망증이 심할 때는 일단 스트레스를 의심할 수 있다. 정신적으로 스트레스가 심한 사람은 정신과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또 일상생활에서 금연·절주·체중감량·소금과 카페인의 섭취 제한도 스트레스치료에 큰 도움을 줄수 있다. 그러나 스트레스를 치료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긴장을 빨리 풀어주는데 있다.긴장을 풀어주는 방법으로는 음악감상이나 화초가꾸기및 낚시등 취미생활과 가벼운 산책·등산·수영·자전거타기·맨손체조등이 스트레스 해소에 큰 도움을 준다. 스트레스는 매일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생활의 리듬을 지키면 예방이 가능하다.
  • 사기꾼·도둑 풍자/블랙코미디 영화제작 “러시”

    ◎「투캅스」·「세상밖으로」 흥행여파… 「미끼」·「럭치기」등 준비 한창/한탕주의 등 사회부조리 고발 담아/도둑수기 모집… 미의 「스팅」 본뜬것도 사기꾼과 도둑을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들이 잇따라 기획되고 있어 흥미롭다. 대표적인 영화는 파노라마 영화사에서 준비하고 있는 「미끼」와 태광영화사의 럭치기. 이들 두 영화사는 9월 안으로 시나리오를 탈고하고 10월 중에 제작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또 성전 영화사와 신화필름에서도 각각 「한탕」과 「뽕짝」이라는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럭치기」와 「뽕짝」은 이현세씨의 만화가 원작이다. 이 가운데 「미끼」는 70년대 미국에서 대 성공한 로버트 레드포드와 폴 뉴먼 주연의 「스팅」에서 소재를 따왔다.늙은 베테랑 사기꾼과 여자라면 사족을 못쓰는 젊은 잔챙이 사기꾼,그리고 그들의 세계에 입문하려는 여자 사기꾼이 비밀 경매장을 차려놓고 상류층 사람들을 끌어들여 「한탕」한다는 줄거리다.이두용 고영남 감독 밑에서 연출 수업을 받은 박태우감독이 처음으로 메가폰을 잡는다. 「럭치기」는 교활한 스승 도둑과 여제자 도둑,그리고 초짜 도둑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스릴과 함께 우리 사회의 아픔을 담은 블랙 코미디다.「럭치기」는 「밤의 사냥개」 또는 도둑질을 뜻하는 은어다.9월 중으로 「도둑들의 수기」를 모집,여러가지 에피소드를 가미해 10월초까지 시나리오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이상우감독의 데뷔작으로 내정돼 있다. 또 「뽕짝」은 대조적인 성격의 전과자 2인이 범죄에서 손을 떼고 포장마차를 운영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을 턴다는 줄거리다.성전영화사의 「한탕」역시 비슷한 내용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사기꾼 또는 도둑들의 영화가 잇따라 기획되고 있는 것에 대해 영화계에서는 대체로 두가지로 분석하고 있다. 첫째는 「투캅스」 「세상밖으로」 같은 영화가 흥행에 성공했다는 점이다.따라서 흥행성이 검증된 블랙 코미디류의 영화로 다시 한번 흥행에 도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두번째 이유는 이런 종류의 영화가 먹힐 수 있는 사회 분위기라는 판단이다.혹자는 「내일을 향해 쏴라」,「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스팅」 등의 영화가 대 성공했던 60∼70년대 미국의 정치 사회적인 분위기와 우리 나라의 요즘 상황이 유사하다고 얘기하기도 한다.신신애의 「세상은 요지경」이라는 노래가 성공을 거둔 것도 요즘 우리 나라 사람들의 허무주의 성향을 반영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영화 「미끼」를 준비하고 있는 파노라마 영화사의 한 관계자는 이와관련,『한국의 부조리한 상황을 시원하게 꼬집음으로써 관객들에게 쾌감을 느끼게 할 코미디 영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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