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허무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주연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실천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지역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부산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473
  • [인터넷 스코프] 국익 생각하는 대승적 자세 필요

    정보자원 관리체계 일원화를 무차별 웹서핑은 자제해야 지난 주말 우리 사회는 가공할 만한 인터넷 ‘패닉상태’를 경험했다.국내 일부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의 시스템 마비로 인터넷 접속이 상당시간 불통되면서 한국의 사이버공간이 잠시나마 사라지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인터넷기업과 PC방이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었고,네티즌도 답답한 주말을 보내야 했다. 인터넷이 일상과 얼마나 밀접한 관계인지를 여실히 보여준 이번 사건을 통해 사이버공간이 더 이상 가상 공간이 아님을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가상이라는 설정을 통해 이뤄지는 초법적 행위가 현실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이고,또 그것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것인지를 값비싸게 체험했기 때문이다. 국가적 정보자원의 관리체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도 깨달아야 한다.허술한 보안의식 탓에 그간 공들여 구축한 세계수준의 정보통신 인프라 국가라는 자부심에도 상처를 남겼다. 사건도 사건이지만 ‘인터넷 대란’이라며 호들갑을 떠는 대응자세도 한번 짚어볼 필요가 있다.그동안 국제사회에서 쌓은 ‘정보기술(IT) 강국’ 위상을 우리 스스로 허무는 처사는 바람직하지 못하다.일부의 문제점을 전체적인 위기로 몰아가는 행태가 과연 국익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문제의 실마리는 이제부터 풀어 나가야 한다.우선 정부는 부처에 산재된 정보보안 체계를 일원화해야 한다.현재 정보통신부,국가정보원,경찰청 등으로 분산된 기능을 통합해 사고 발생시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처하고,조기에 사고를 예방·차단할 수 있도록 단일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물론 금융망,행정망 등 각 부처의 시스템에 충분한 조정역할을 할 수 있는 범정부 차원의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 인터넷 기업들은 국민 생활의 일부가 된 인터넷서비스의 안전성과 신뢰성 확보에 최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경제활동이나 학습,여가,대인관계 등 사회참여의 상당부분이 인터넷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이를 위한 기술개발에도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정보에 대한 국민 의식도 크게 개선돼야 할 것이다.개인정보를 포함한 각종 정보보안 의식을 생활화해야 한다.무관심 속에 또는 안이한 대처 때문에 이번 사건과 같은 경우가 개인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개연성이 다분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보안문제에 취약한 음란물,도박,무작위 웹서핑 등의 소비적 정보행위를 자제하고 생활과 업무에 도움이 되는 생산적 정보활동으로 인터넷 이용행태를 바꿔 나가야 한다.최근 한 통계에 따르면 우리 국민 58%가 인터넷을 쓰고 있고,이들 네티즌은 수면과 세면 등을 제외한 하루 일상활동 중에서 20.1%를 인터넷에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우리 경제·사회·문화 활동이 인터넷과 별개의 차원이 아닌 상호연관 내지 밀접한 관계를 이뤄가고 있다는 뜻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통합 시스템은 어느 한 쪽이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면 다른 한 쪽마저 붕괴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따라서 온·오프라인이 유기적인 상호작용을 할 수 있도록 완벽한 정보보안 환경을 구축하는 일이 시급하다. 이번 사건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명실상부한 ‘IT 강국,e코리아’를 구현하기 위한 국익차원의 대의명분과 실익을 추구하는 대승적 대응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손 연 기
  • 개그MC김제동 “모르는 사람 앞이 오히려 편해요”

    “4700만 국민이 대중앞에 당당히 설 수 있는 그 날까지 김제동이 달려갑니다.” 경상도 사투리에 약장수 같은 말투로 요즘 전국을 웃기는 개그MC가 나타나 화제다.주인공은 바로 방송 4개월만에 파죽지세의 인기몰이에 한창인 김제동(29)씨. 지난해 7월 KBS2 ‘윤도현의 러브레터’ 바람잡이(녹화전 방청객을 웃기는 사람) 일을 시작했다 발탁,11월부터는 이 프로와,같은 방송사 ‘폭소클럽’등에서 자기 이름을 내 건 코너를 맡고 있다.이 사이 인터넷 사이트에 4개 팬카페가 생겨나 회원만 5000여명을 확보했다. 그의 본업은 이벤트MC.현장에서 관객과 호흡하는 게 장기다.단기간에 떴지만 대중앞에 서온 이력은 간단치 않다.1996년 자신의 학과 신입생 환영회 MC를 맡은 솜씨가 입소문으로 전해지면서 이후 대구지역 대학축제 등 각종 행사에 불려다녔다.지난 99년말부터는 주말마다 대구 시내 모 패션몰 앞에서 ‘김제동 쇼’를 열어오고 있다.그 지역에서 열리는 프로야구와 농구의 장외 아나운서로도 활약,이병규(LG),박명환(두산),김승현(동양) 등 선수들과도 절친한 사이가 됐다.이승엽(삼성)과는 의형제를 맺었고,그의 결혼식 사회도 맡았다. “웃기게 생긴데다 군대 훈련소에서 조교 흉내를 잘 내 중대장이 문선대(문화예술인들로 이뤄진 부대)로 보낸 게 계기가 됐죠.대구 사람은 길거리든 행사장에서든 한 번은 저를 만날 운명이었죠.” 그러나 오늘의 그를 만든 데에는 가난도 큰 몫을 했다.1남5녀중 막내로 태어나 생후 100일도 안돼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가세가 기울어 누나들은 고등학교도 못 가고 공장과 식당일을 하며 그를 키웠다.그 역시 고등학교 때부터 룸살롱 웨이터 등 안 해본 일이 없다.살던 집을 가로지르는 도로가 개통되면서 자기 손으로 자기 집을 허무는 어이없는 일도 겪었다. 계명문화대 92학번인 그는 지난해 2월에 졸업했지만 학생신분으로 2000년부터 그 학교 ‘문화생활’ 교양강좌를 맡아 강의해왔다.주제는 ‘대중앞에 서는 법’.대구지역 4개 대학에 출강할 만큼 인기가 좋다. “우리나라 사람중 95%는 남 앞에 나서서 얘기하는 것을 두려워해요.자기가 쓴 리포트도 발표 못하는 사람이 많아요.그런데 그게 정상이죠.저요? 변태라서 모르는 사람 앞에 서는 게 오히려 더 편하죠.하하”. 대중앞에 서려면 먼저 떨지 않고 얘기하기부터 시작한다. “마음이 편해야 합니다.학생 한 명을 단상에 올려놓고 얘기하죠.‘다른 학생들은 모두 눈 감아.(무대에 있는)너만 객석을 봐.괴물 없지.시선을 세명에게만 나눠주되 내 반응만 살펴.내가 들으면 모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고,내가 웃으면 모두 웃는 거야.어허∼거기 두 세명 딴 짓하는 애들한테는 신경쓰지마.어디가나 산만한 사람이 있어.'” 이렇게 얘기하기가 편해지면 나중엔 졸고 있는 사람에게 농담걸기,질문에 당황하지 않고 웃기기 등 프로의 단계에까지 진입할 수 있다.그러나 기본은 언제나 준비하는 자세라고. “대중은 사회자가 망가지는 것을 좋아해요.그러나 개그란 웃음을 주되 가볍다는 느낌을 주면 안됩니다.격언,명언도 알아야 하고,외국인 관객이 (무대로)올라오면 영어로 3분은 대화를 끌어야 해요.그밖에 쌍절곤 돌리기,태권도,무술,드럼 같은 잡기에도 능해야 진정한 박수를 받을 수 있죠.” 희망을 물었다.“저는 카메라 렌즈가 가장 무서워요.그저 사람들 눈을 바라보면서 계속 대중 앞에 서서 웃음을 주는 게 저의 꿈입니다.” 주현진기자 jhj@
  • “인터넷 살생부로 명예훼손” 김충조의원, 네티즌2명 고소

    민주당 김충조 의원은 23일 “악의적인 글로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이른바 살생부를 인터넷에 올린 네티즌 2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지검에 고소했다. 김 의원은 고소장에서 “이번 대선에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간부직을 고사한 것은 지난 대선 때 중앙선대위에서 일했을 때 재산과 건강의 손실이 너무 컸기 때문”이라면서 “지구당위원장으로 최선을 다했음에도 허무맹랑한 주장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당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지난달부터 노 대통령 당선자의 홈페이지를 중심으로 유포된 민주당의원 살생부에서 ‘역적’으로 분류된 의원 21명 가운데 1명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
  • 서초 ‘정보화 시범마을’ 조성

    전자상거래 및 이웃간 정보교류의 장으로 활용될 ‘정보화 시범마을’이 서초구에 조성된다. 서초구 관계자는 10일 “공동체 의식의 확산과 가족 이기주의 타파를 위해선 도시형 정보화 시범마을의 조성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행정자치부와 연계해 늦어도 올해 말까지 서초구에 1∼2곳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구는 이에 따라 대상지로 떠오른 내곡동 화훼단지 주변과 아파트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준비작업에 들어갔으며 2∼3월쯤 행자부에 신청서를 낼 계획이다. 이에 앞서 구는 정보화 시범마을 조성을 위해 관련 예산을 이미 확보했으며 해당 지역에 대한 기반시설 설치작업도 가능한 한 빨리 시작할 계획이다. 구는 아파트 밀집지역에 정보화 시범마을이 조성될 경우 온라인을 이용,값싸고 질좋은 상품의 공동구매 등 경제적인 혜택은 물론 이웃간의 벽을 허무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육아·교육·복지 등 이웃간의 공통문제를 사이버상으로 끌어낸 뒤 만남과 대화를 통해 협조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으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또 서초 화훼단지에 정보화 시범마을을 조성,생산자와 소비자간 전자상거래를 유도하기 위한 준비작업도 병행한다.구는 관내 대상지 중 정보화 시범마을로 선정된 곳에 대해서는 정보화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기반시설은 물론 인터넷 환경,홈페이지 관련 기술,전산교육 등 체계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최용규기자
  • 北 NPT 탈퇴 국내·외 전문가 분석

    북한이 10일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하자 한반도 전문가들은 대체로 최근 조성되고 있는 협상 국면에서 북한이 자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받아들였다.그러나 유엔 등 국제사회의 제재와 북한의 추가 강수가 맞물리면서 북핵위기가 더욱 고조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없지 않았다. ●이서항(李瑞恒·외교안보연구원 교수) 북한이 위기의 수위를 계속 높여서 미국이 협상테이블에 나오도록 하려는 것이다.앞으로도 몇 가지 더 압박을 높이는 조치가 있을 것이다.봉인을 제거한 폐연료봉을 옮긴다든지 하는 식으로 위험 수위를 높일 것이다.NPT 탈퇴하면 3개월 후 유엔 안보리에 보고된다.그러면 북한의 핵문제는 유엔의 관심사로 떠올라서 미국이 협상 압박을 강하게 느끼게 될 것이다.북한이 무기개발용이 아니라 전력생산용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실 전력용이라 믿을 사람은 없다.무기개발 의도는 분명하지만 그것은 북한이 파트너로 인정받고 체제보장과 경제지원을 받기 위한 것이다. ●허문영(許文寧·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어제 미국발표에 북한이 못마땅한 것이다.미국이 대화는 하지만 협상은 없다고 했고 선 핵동결 조치를 요구했기 때문이다.경제적 실리와 정치적 명분을 상실하게 돼 북한으로선 더 강한 카드를 내세우는 것이다. 북한은 경수로 발전소 건설이 지지부진하면서 98∼99년부터 제네바 합의를 파기하고 제 갈 길을 가겠다고 말했고 미국식은 아니지만 북한식 협상은 계속 원해왔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위기로 볼 필요는 없다.미국의 우호적 조치가 없으면 북한은 그동안의 ‘비둘기 외교’를 포기하고 ‘전갈 외교’를 택하게 될 것이다.상대방을 물어뜯고 자신도 끝장을 보는 식 말이다. ●유길재(柳吉在·경남대 북한대학원 교수) 북한의 전격적인 NPT 탈퇴 선언은 94년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 미국과의 협상을 원점에서 새로 하자는 것으로 보인다.최근 파월 국무장관의 발언 등을 통해 미국이 다소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북한은 여전히 미국의 입장을 불투명하게 보고 있는 것 같다. 북한은 기본적으로 미국측의 유화 제스처를 눈앞에 두고 있는 이라크와의전쟁 때문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즉 이라크와의 전쟁 이후엔 미국의 입장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또 미국으로부터의 위협이 엄존해 있다는 사실을 외부에 분명하게 알리고자 이같은 결정을 한 것 같다.현재 북한측의 입장이 강경하기 때문에 이번에는 지난 93∼94년 때보다 훨씬 가시적인 보따리를 바랄 것이다.이를테면 내심으로는 테러지원국 해제 같은 것을 요구할지도 모른다. ●김성한(金聖翰·외교안보연구원 교수) 북한은 미국이 진정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지 않고 있다.미국이 북한에 공을 넘기긴 넘겼는데 스핀을 강하게 걸어서 넘긴 것이다.즉 (대화 용의 표명이)수사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기본적으로는 미국의 이라크 전쟁 개전 전에 북·미간에 항구적인 틀을 만들어 체제 보장을 받겠다는 것이다.현재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얻은 것이 없기 때문이다. 또 북한측의 실질적인 의도 속에는 에너지난도 중요한 요인으로 포함된 것처럼 보인다.중유 공급이 중단된 이후 중유 공급 재개도염두에 두고 한번 더 강수를 둔 것 같다.하지만 북한의 이같은 강수가 적중할 것 같지 않다.부시 정부는 클리턴 정부와는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이장희(李長熙·한국외대 법학과 교수) NPT에 탈퇴 신청 후 3개월 뒤에야 탈퇴할 수 있다.북한은 93년도와 유사하게 군사주권과 국가이익을 지키기 위해 탈퇴 선언을 한 것 같다.또 미국이 협상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만큼,지금 미국과 진행중인 물밑 협상에서 이니셔티브를 쥐려는 협상용 카드로 보여진다.결국 북한은 NPT에서 탈퇴하기 어려울 것이다.미국 역시 갑자기 테이블에 나오지는 않겠지만 결국 대화에 나설 수밖에 없다.북한은 극심한 전력·식량난에 빠져 있고,또 미국과 계속해서 대립 전선을 펼 수 없다.미국 역시 이라크와의 전쟁을 앞두고 전력 손실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협상에 나설 것이다. ●조명철(趙明哲·대외경제정책연구원 통일협력팀장 및 전 김일성대 교수) 우선 미국은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것에 하나도 적합한 대답을 주지 않고 있다.북한은 나라가 뒤흔들릴 정도로 심각한 에너지난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미국은 ‘에너지 개발에 나서지 말라.’는 식으로 일방적으로 외면하고 있다.다음으로 미국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들 수 있다. 북한은 과거 10여년 동안 미국과의 대화를 통해 얻은 게 아무것도 없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대미협상용으로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북한은 사느냐 죽느냐의 선택의 기로에 있다.미국이 공격하나,연료 없이 지내나 어차피 생존에 위협적이라고 보고 있다.결국 북한은 경제적인 어려움은 핵 에너지 개발로 풀고,미국이 여기에 와일드하게 나오면 핵개발로 맞받아칠 공산이다. 정리 조승진 박정경 이두걸기자 redtrain@kdaily.com ●쑹청유(宋成有) 베이징대학교 동북아연구소 소장 북핵 문제를 평양 입장에서 볼 필요가 있다.미국이 북·미 제네바합의에서 약속한 대북 중유 공급을 중단하고 전쟁 위협을 제기하자 북한이 항의 표시로 핵시설 봉인을 제거하고 이번에 NPT를 탈퇴한 것으로 봐야 한다. 하지만 북한이 ‘핵무기를 만들지 않겠다.’고 한 점에 유의해야 한다.이것은 협상과 대화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북측의 메시지다. 북핵 문제로 북·중 관계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중국 정부는 전통적인 북·중 우의를 강화하면서 상황을 봐가며 관계를 조정해 나갈 것이다. ●스콧 스나이더 아시아재단 한국대표 북한의 NPT 탈퇴 선언은 예상했던 수순이다.하지만 최근 미국이 유연한 자세를 보여왔고 한국도 상당히 외교적으로 노력한 점을 고려할 때 북한 반응은 실망스럽고도 위험하다. 대화 제의 등 미국의 북핵 전략에 변화가 감지되는 시점에서 NPT 탈퇴라는 강수를 둔 의도를 주목해야 한다.우선 북한은 미국이 북핵 문제를 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다루고 있지 않다고 판단,상대방의 관심을 끌고 유리한 협상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긴장을 고조시키는 전략을 택했을 수 있다. 둘째,체제 유지 내지 생존을 위해 핵무기를 보유하려는 것일 수도 있다.이번 핵카드는 어떤 결과가 나오든 손해볼 게 없는 ‘윈-윈’전략이다.핵무기를 보유하거나 핵개발 포기 대가로 미국으로부터 체제안전 보장과 경제지원 등을 얻어낸다면 정권 생존이란 목적을 달성할 수 있기때문이다. ●스즈키 노리유키 라디오 프레스 이사 북한이 곧바로 핵시설을 재가동하면 국제법 위반이므로 형식상 탈퇴라는 절차를 밟는 것이다.그러나 탈퇴 선언의 타이밍은 최악이다.북한과 교섭하지 않겠다던 미국이 북한과 대화 의사를 표명한 직후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화 의사를 거부하는 것은 미국을 설득한 한국의 체면도 깎아내리는 극히 위험한 벼랑끝 전술이다.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려는 한국의 외교적 노력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대화는 하되 대가는 줄 수 없다.”는 미국 입장에 대한 북한의 반발로 볼 수도 있다.위기를 강화해 미국의 양보를 끌어내자는 속셈인 것이다. 탈퇴 선언이 1993∼94년 핵위기 때처럼 미국을 대화의 테이블로 끌어낼지는 미지수다.오히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봉쇄정책을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티모시 새비지(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원) 북한의 NPT 탈퇴는 부시 행정부에 압력을 행사하기 위한 것이다.부시 행정부는 이라크 문제에 집중하느라 북한에 제대로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다.이에 대해 북한은 자신들이 급박하며 즉각적으로 행동을 개시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일단 원하는 목적은 달성할지 모르나 국제사회에 북한에 대한 불신만 키울 것이다.북한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외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북한이 NPT를 탈퇴하면 이는 NPT의 기본구조를 허무는 일이 되고 국제사회는 이를 막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북한은 한편으로는 외부에 개방하면서도 그 진의에 대한 애매모호함을 유지해 왔다.그러나 그 수위를 점차 높여왔기 때문에 스스로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입장에 몰리고 있다.물론 북한은 카드를 다 쓰지는 않았다.핵무기는 개발 않겠다고 밝힌 점,별도의 검증을 언급한 것 등이 그 예다. 도쿄 황성기·베이징 오일만·서울 김균미·전경하기자 marry01@
  • 시인 정일근 ‘시인의 편지­유혹’ 펴내

    ‘때로는 너무 늦게 도착했다는 생각이 듭니다.길은 끊어지고 서서히 어두워지고 있습니다.나는 아득히,아아득히 먼 거리에 서 있는 그대를 바라보며 망연자실,실마리를 찾을 수 없는 슬픔에 잠깁니다.’(사랑한다는 말보다 먼저 하고 싶은 말) 울산 정족산 기슭에서 창작활동을 해온 시인 정일근(사진)이 ‘황홀한 시같은 산문’을 모은 책 ‘시인의 편지-유혹’(새로운눈)을 들고 왔다.편편이 빛나는 시인의 감성은,지상에 내린 별처럼 푸른 슬픔을 담고 있다.‘시보다 더 시같은’사유가 빼곡하게 들어차 잠든 감성을 일깨운다. 그는 ‘유혹’한다.‘어린 시절 어머니의 색실을 가지고 놀다 헝클어 놓은 것 같은,그 처음을 찾지 못해 끝내 뇌출혈을 일으키는 시인의 회한을 그대는 아시는지요.’ 책에 실은 글들은 정씨가 홈페이지(www.ulsan21.com)에 연재해 매회 6000∼7000회의 조회 수를 기록할 정도로 네티즌들 사이에 인기를 끈 산문들이다.중학교 교과서에도 실린 시 ‘바다가 보이는 교실’에서 느껴진 그의 서정적 시세계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그의 고백은 계속된다.‘나는 오랫동안 허무의 바다를 떠돌았습니다.그대는 그 바다로 돌아올 나를 기다렸습니다.작은 등대처럼 기다렸습니다.바람처럼 떠돌며 나는 많은 것을 잃어버렸습니다.’ 시상 속에 있는 ‘알 수 없는 그대’에게 그는 끝없이 연서(戀書)를 보낸다.예쁘고 아름다운 글은 사랑·그리움·삶에의 성찰이다.‘저물기 전에 그대의 바다에 닿으려 하고 있습니다.내게 내민 그대의 손을 잡으면 사랑한다는 말보다 먼저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그러나 자꾸 늦어집니다.길은 끊어지고 빨리 어두워집니다.’ 그는 지난 8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이듬해 대한매일 신춘문예 시조 부문에 당선된 뒤 ‘바다가 보이는 교실’ ‘유배지에서 보내는 정약용의 편지’ ‘처용의 도시’ ‘누구도 마침표를 찍지 못한다’ 등 여섯권의 시집을 냈다.더 쓸쓸해지기 위해 길을 떠난다는 그는 이렇게 글을 맺는다. ‘얼마나 오랜 밤을 홀로 보내야 그대의 바다에 닿을 수 있는 것일까요.유년의 내 자전거 뒤에 다시 그대를 앉히고 휘파람 불며 달릴 수 있는 것일까요.기다려 주시겠습니까,나는 끊임없이 회향하는 바람이니…’ 심재억기자
  • 이원창의원 ‘주사파’ 발언 파문

    한나라당 이원창(李元昌) 의원이 30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통일외교안보팀을 ‘주사파(주체사상파)’가 모두 장악했다.”고 주장,파문이 일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인수위의 외교안보분과위원 일부를 거명하며 “DJ정권 5년이 그랬듯이 좌파적 정권이 인수한 것”이라며 “주사파로 보이는 외교안보팀에 대해 국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또 이경재 의원은 국회 본회의 현안질의에서 “인수위에 참여한 일부 교수들이 ‘북한의 핵무기는 통일이 되면 우리 것이 된다.’는 생각을 공공연히밝힌 위험인물”이라며 “이런 생각을 가진 자는 기용을 재고토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장전형(張全亨) 부대변인은 “케케묵은 색깔론을 꺼내들어 뭔가를 얻으려는 작태가 한심하다.”고 평가절하했다.인수위 외교안보분과위 윤영관(尹永寬) 간사도 “이런 허무맹랑한 얘기를 하며 인신공격을 하는 근거를 밝혀야 한다.”며 “뚜렷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을 경우 법적 조치를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박정경기자
  • ‘불교와 서양의 만남’ 프레데릭 르누아르 지음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불교와 서양의 만남은 20세기 가장 의미심장한사건”이라고 단정했다.최근 들어 서양에서 불교는 일부 지식층의 지적 호기심 차원을 넘어 대중의 지대한 관심을 얻고 있다.평화로운 붓다의 미소가 고난에 찬 예수의 얼굴을 대신할 날이 올 것인가. ‘비트족의 우상’ 잭 케루악을 비롯해 톨스토이·보르헤스·헉슬리 등 불교의 가르침에 심취한 작가는 수없이 많다.작가들뿐만 아니다.철학자 쇼펜하우어 또한 유럽이 불교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구실을 했으며,할리우드 스타 리처드 기어는 불교를 전파하는 데 누구보다 열성적이다.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의 ‘리틀 붓다’,장 자크 아노의 ‘티베트에서의 7년’,마틴 스콜세지의 ‘쿤둔’ 등 거장들은 앞다퉈 티베트 불교 이야기를 다룬 영화를만들었다.서양 사람들이 왜 이토록 불교에 관심을 보일까. 프랑스 주간지 ‘렉스프레스’의 칼럼니스트인 프레데릭 르누아르가 쓴 ‘불교와 서양의 만남’(양영란 옮김·세종서적 펴냄)은 고대 그리스시대부터현대의 ‘불교적 인본주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불교와 서양의 만남이 어떤역사적 장면과 일화를 남겼는가를 살핀 책이다.서양문화에 얽힌 불교 이야기가 만화경처럼 펼쳐진다. 고대 서양인들은 불교에 관해 거의 알지 못했다.알렉산더 대왕의 동방원정에 따라나선 이들이 불교 승려를 만나고,인도의 아소카왕이 붓다의 가르침을 전해 제자들이 생겨난 정도다.동양의 신비한 종교에 대해 어렴풋한 이미지만 갖고 있었을 뿐이다.중세에는 14세기 초 마르코 폴로의 여행기가 나옴으로써 불교 승려들과 붓다의 삶에 관해 더욱 많이 알게 됐다.그러나 불교에매료된 서구인들은 그것을 종교적 논쟁의 도구로 이용하는가 하면,기독교적으로 각색한 붓다 일대기를 지어내기도 했다.도미니크 수도사는 정적에게 일격을 가하려고 불교를 이용했으며,디드로·볼테르 등 백과전서파는 이 새로운 동양 종교를 이용해 진리의 유일한 수호자임을 자임하는 가톨릭 교회를굴복시키고자 했다. 이 책은 불교의 영향을 받은 사상가 중에서도 특히 쇼펜하우어에 많은 지면을 할애한다.톨스토이가 “가장 천재적인인간”이라고 부른 쇼펜하우어는 30세 되던 해인 1818년 역작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냈다.여기서 그는 불교 철학과 매우 비슷한 사상을 전개한다.‘고통이 모든 삶의 근본’이라는 허무주의적이고 염세적인 쇼펜하우어 철학은 불교 사상과 많은 부분에서 맥이 통한다.삶과 고통을 동일시하고 고통의 원인을 욕망으로 보는 점,자아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 집착을 버릴 것을 강조하는 점 등이 똑같다. 문제는 프로이트나 마르크스·니체 등 19세기 후반을 풍미한 유럽 지식인과 동시대 사람들이 불교와 쇼펜하우어 사상을 자주 혼동했다는 사실이다.젊은 시절 니체는 쇼펜하우어의 제자로 불교에 심취했으며,불교를 기독교보다 많은 장점을 지닌 종교로 이해했다.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는 불교를 염세주의의 가장 극단적인 표현이라고 여겼으며,유럽이 불교로 개종하게 될까염려했다.오늘날까지 통용되는 불교에 대한 서양의 몇몇 편견은 쇼펜하우어의 영향에서 비롯된 것이다. 19세기 말 불교가 서양인 마음을 사로잡게 된 데는 비교주의(秘敎主義)의역할이 컸다.무엇보다 서양의 비교주의와 불교를 접목시키려 한 신지학회(Theosophical Society)가 한몫 했다.1875년 헨리 스틸 올코트 대령과 러시아출신 여성 헬레나 블라바츠키가 뉴욕에서 만든 신지학회는 당시의 조류인 유물론과 교조주의적 종교들을 비판하며 세를 불려갔다.그러나 신지학회는 불교를 중심 교리로 삼는 과정에서 심각하게 왜곡했다.세상을 창조한 조물주의 존재를 부정하고 개인 영혼의 존재를 부정하는 붓다의 가르침이,유신론과개인적인 자아에 대한 믿음으로 둔갑한 것이 그 한 예다.양차 세계대전 사이 점차 늘어난 불교 신자는 대부분 신지학을 통해 불교를 접했다.신지학은 서양 철학과 신학을 불교개념에 입각해 재해석하려 한 최초의 시도였다. 이 책은 1989년부터 오늘날에 이르는 시기를 ‘불교적 인본주의’라는 범주로 묶는다.1989년은 서양과 불교의 만남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매우 상징적인 해다.프랑스를 비롯한 구미 지역에 널리 불교를 전한 칼루 린포체가 이해에 입적했고,서양인의 집단 무의식 속에 ‘반교황’ 또는 ‘현대판 교황’으로 새겨져 있는 달라이 라마가 노벨상을 받은 것도 이 때다.특히 전통 티베트 불교를 계승한 최후의 큰스님 칼루 린포체의 입적은 서양 불교사상 커다란 사건으로 기록된다.그의 입적 후 서양에서의 불교 전파는 새 장을 열게 된다. 붓다와 그의 가르침에 대한 관심은 1989년 20세기 최후의 정치적 이데올로기의 상징인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면서 한층 고조됐다.아울러 불교가 지닌‘현대성’도 새삼 조명받고 있다.불교는 아인슈타인이 지적했듯이 “현대과학과 양립 가능한 유일한 종교”다.모든 것이 불확실해진 현실에서 불교는서양인들에게 ‘실용적인’ 정신적 삶의 나침반이 되고 있다.스스로 고갈돼가는 서양의 정신에 깨달음의 빛을 던져 준 불교는 바야흐로 구미사회에서하나의 사회현상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이다.1만 2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이런 책 어때요

    ●악마의 무늬,스트라이프(미셸 파스트로 지음) 인문학적 관점에서 살핀 줄무늬의 문화사.줄무늬는 유럽 중세사회에서는 이단자·배신자·창녀·어릿광대·난쟁이 등의 옷에만 사용된,경멸과 수치를상징하는 무늬였다.그러나 낭만주의 시대에는 세로줄무늬가 등장하면서 낭만의 무늬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혁명기에는 개혁과 자유를 상징하는 무늬로 사용됐다.다양성이 강조되는 현대에는 위생,위험에 대한 경고,자유,고급스러움 등 다양한 의미로 사용된다.중세 문장학의 대가인 저자는 중세의악마적 이미지에서 오늘날 역동성과 젊음을 상징하기까지,줄무늬의 의미변화를 풍부한 사례를 통해 살핀다.9800원. ●아메리카(이그나시오 라모네 등 지음) 동서냉전이 끝나고 국민국가의 경계를 허무는 세계화와 정보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미국은 하나의 ‘제국’이 됐다.로마제국·신성로마제국 이후 시민혁명을 통해 역사 저편으로 사라진 ‘제국’이 역사의 잿더미 속에서 다시탄생한 것이다.이제 ‘미국’이라는 문제는 한국만이 아닌 전세계의 화두다.각 나라의 오피니언 리더들은 미국을 어떻게 인식할까.이 책에는 이그나시오 라모네(프랑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사장),조지프 나이(하버드대 교수),르네 지라르(스탠퍼드대 교수)등 각국 지성이 쓴 70여편의 미국 관련 글들이실렸다.1만 5000원. ●청계천은 살아 있다(이경재 지음) 서울의 한복판을 가로지르던 청계천의 주변 역사를 일화를 곁들여 엮었다.청계천은 조선시대에는 본래 이름인 ‘개천(開川)’으로 불렸다가,일제시대초 서울의 지명을 개칭하면서 ‘청계천’으로 바뀌었다.광교를 비롯한 청계천에 걸려 있던 수많은 다리에는 많은 전설과 일화가 전해내려온다.광교 밑에는 훤히 트인 마른 땅이 있어 지방에서 올라온 시골 사람들이 곧잘 노숙을 했다.또 청계천 장목교 근처에는 대치 유홍기를 비롯해 정치적으로 눈을 뜬 중인들의 마을이 있었다.이곳은 김옥균과 박영효 등이 드나들어 갑신정변의 온상이 되기도 했다.9000원. ●평민열전(허경진 엮음) 조선시대,평민들은 처음엔 관청의 실무를 맡기 위해 간단한 글자를 배웠다.그러나 여유가 생기고 실력이 쌓인 평민들은 더 많은 지식을 습득하길 원했다.마침내 평민들은 양반의 전유물인 한시까지 짓게 됐다.나아가 평민시인들은 자기의 삶을 전(傳)의 형식으로 기록하려는 움직임도 일어났다.평민전기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이 책은 19세기 평민전기를 집중 소개한다.평민 출신 화가 조희룡이 지은 평민전기집 ‘호산외기’,아전 출신 유재건이 엮은 ‘이향견문록’,그들의 친구인 시인 이경민이 엮은 ‘희조질사’등을 기본자료로 삼았다.1만 5000원. ●핫 그룹(진 립먼-블루먼.해롤드 J레빗 지음) 마이크로소프트사,인상파 화가들,로마 가톨릭교회의 공통점? 조직을 지탱하는 기본 단위가 ‘핫 그룹(hot group)’이란 점이다.핫 그룹이란 열정적으로 일하는 소규모 자생조직,야생오리처럼 길들여지지 않는 조직을 말한다.이것은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16세기,헨리 8세는 수도원장이라는 수장 한명을 제거해 수도원을 붕괴시켰다.그러나 로마 가톨릭교회는 아직 건재하다.그아래 수많은 핫 그룹이 존재하기 때문이다.공식에 맞는 그림만을 인정하는아카데미 살롱전에 대항,자신들의 그림을 전시하려고 뭉친 인상파 화가들도핫 그룹이다.1만 2000원.
  • 책꽂이/먼 저편 外

    ●먼 저편(이산하 엮음) 아르헨티나 출신 혁명가 체 게바라(1928∼1967)의글을 엮은이가 시집으로 추려 묶었다.게바라는 생전에 시를 남기지는 않았으나 그의 일기 등에서 ‘시적인 것’을 가려 뽑은 것. 엮은이는 동인지 ‘시운동’을 통해 지난 82년 등단했으며,87년 제주 4·3사건을 다룬 장편서사시 ‘한라산’ 필화사건으로 수감생활을 하기도 했다. 문화산책 8500원. ●안도현의 아침엽서(안도현 지음) 시인 겸 동화작가인 저자가 그동안 발표했던 여러 작품집에서 삶의 의미를 돌아볼 수 있도록 산문들을 가려뽑아 사진과 함께 엮었다.‘봄날,그리운 첫사랑’등 모두 4부로 구성됐다.늘푸른소나무 7500원. ●적당히 쓸쓸하게 바람부는(심재휘 지음) 올해 ‘현대시 동인상’을 수상한 저자의 첫 시집.평론가 이혜원씨는 “그의 시는 완성품을 지향하는 고전주의적 미학의 기율에 충실한 편”이라며 “균형과 절제의 감각으로 인해 그의 시는 감상이나 허무의 함정에 쉽사리 빠져들지 않는다.”고 평했다.문학세계사 5500원. ●중세의 연가(이형식 편역) 문학의암흑기였던 12∼13세기때 프랑스의 이름모를 시인들이 지은 사랑 이야기.‘라우스틱’‘요넥’‘랑발’‘데지레’등 중·단편 소설 분량의 작품 13편을 실었다.신비한 사랑을 꿈꾸거나 정염을 유일한 가치로 여기는 사람들의 몽상을 담고 있다.궁리 1만원. ●해저 2만리(쥘 베른 지음,김석희 옮김) ‘80일간의 세계일주’로 유명한 19세기 프랑스의 공상과학 및 모험소설가 쥘 베른의 대표작.그의 작품은 그동안 아동용으로 국내에 소개됐을 뿐 초판본 삽화까지 살린 완역본은 이번이처음이다.열림원은 ‘해저 2만리’와 ‘지구속 여행’에 이어 오는 2005년까지 ‘2년 동안의 휴가’와 ‘지구에서 달까지’ 등 쥘 베른의 작품 15편을완역,출간할 계획이다.열림원 전2권 각 9000원. ●드라이빙 미스터 아인슈타인(마이클 패터니티 지음,최필원 옮김) 천재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의 뇌를 소재로 한 이야기로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미국의한 잡지에 연재했던 글을 엮었다.아인슈타인의 뇌를 통해 인류의 과거와 미래를 성찰하는 소설로 회고록,여행기,전기,명상록 등 다양한형태의 글이 어우러져 있다.문학세계사 8200원. ●난 여자들이 예쁘다고 생각했는데(이사벨 아옌데 외 지음,송병선 옮김) 라틴 여성작가들의 소설을 엮었다.이사벨 아옌데를 비롯해 마갈리 가르시아 라미스,이사벨 가르마,클라리엘 알레그리아 등의 짧은 소설 13편이 실렸다.생각의 나무 8000원. ●아르센 뤼팡의 여인들(모리스 르블랑 지음,남윤지 외 옮김) 샘터사의 추리소설 문고판 출간 기획의 첫 작품으로 셜록 홈즈와 달리 언제나 작품 중에여성이 등장하는 뤼팡 시리즈의 또 다른 백미.뤼팡의 활약과 그를 둘러싼 여성들의 면모를 ‘로맨틱 소설’처럼 살피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샘터사전5권 각 5000∼5500원.
  • 국정원 내부자료 공개에 대한 각 당 의 반응

    ★한나라 관련자 반응 한나라당이 28일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얻은 도청자료라며 공개한 문건(A4지27장 분량)에 등장한 한나라당 인사들은 하나같이 “맞는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한나라당은 ‘내부고발자 보호’를 이유로 정확한 입수 경로 등을 밝히지않았으나,정형근(鄭亨根) 의원이 국정원 관계자로부터 얻었다는 설이 그럴싸하게 나돌고 있다. 홍준표(洪準杓) 의원은 “내가 했던 말과 거의 100% 일치한다.”면서 “내가 차세대 리더를 키우자고 주장한 내용의 전화통화는 핸드폰으로 했던 것으로 기억된다.”고 말했다. 이부영(李富榮) 의원은 자신과 같은 당 안상수(安商守) 서상섭(徐相燮) 의원간 대화내용을 담은 문건에 대해 “다 맞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그는 “부산에서 떠나기 전 당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는데 거의 일치한다.”면서 “재야에 있을 때 항상 도청당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이렇게 되고 보니 기분이 안 좋다.”고 말했다. 녹취록에 나오는 하순봉(河舜鳳) 최고위원도 “그러한 전화를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김부겸(金富謙) 의원도 “맞는 내용”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김종하(金鍾河)의원은 “당시 내가 국회부의장이었을 때의 일인데 아마 의원회관에서 도청을 당한 것 같다.”고 추측했다. 오석영기자 ★민주당.국정원 반응 한나라당이 28일 폭로한 ‘국정원 도청자료’에 거명된 민주당 인사들은 “사실과 다르다.”며 대부분 펄쩍 뛰었다.국정원측도 문건의 허구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민주당 김원기(金元基) 고문은 “터무니없는 내용을 발표한 데 대해 참으로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면서 “응분의 법적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흥분했다.이어 “과거 정보기관에 근무하던 사람들이 한나라당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이후 정치권이 혼탁하게 오염됐다.”면서 “양당과 모든 기관이 참여,도청에 관해 철저한 국정감사를 할 것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강래(李康來) 의원측도 “(민주당)국민경선 진행 당시 이인제 의원은 중립지대에 있었고,노무현 후보를 돕기 시작한 것은 4월 말 경선이 끝나고 한참 뒤 전략기획팀장을 맡으면서부터”라면서 “시점상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정보지가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글자체나 문맥 등 형식과 내용면에서 국정원 어느 부서에도 없는 괴문서”라며 사설 도청자료이거나 시중 정보지 내용을 옮겨놓았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국정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국정원 직원 누구도 그런 문건을 본 일이 없으며,내용상으로도 국가기관에서 작성했다고는 도저히 볼 수 없는 조잡하고 허무맹랑한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고 반박했다. 국정원은 “문건은 공작정치에 능한 자들이 사설 공작대를 동원해 자체 도청을 실시했거나,일부 시중의 사설정보지에 거론되는 정치적 유언비어를 옮긴 것으로 판단된다.”며 한나라당에 작성자와 장소 및 입수 경로를 밝힐 것을 요구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 ★언론인 반응 한나라당이 공개한 ‘국정원의 도청자료’의 진위에 대해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거론되는 언론사 관계자 등은 “대체로 맞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자료에서 한국 광고주협회장으로부터 “동아일보 정부비판 자제시켜라.”는 통화내용이 기록된 데 대해 동아일보 김학준(金學俊) 사장은 28일 저녁 “그런 취지의 전화를 받아 의례적으로 답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대통령후보 국민경선 당시 3건이 도청된 것으로 자료에 나와 있는이인제(李仁濟) 의원은 사실관계에 대해 딱부러진 확인도,부인도 하지 않았다. 그는 “경선 때 지구당위원장들과 수없이 통화했다.”면서 “오래된 일이라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만 밝혔다. 그러나 한 조간신문 기자는 “김원웅(金元雄) 의원과 통화한 내용은 사실인 것 같다.”면서 “당시 김 의원의 한나라당 탈당설이 나돌아 취재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조간신문 기자도 “그 무렵 석간신문에 나온 기사를 확인하기 위해 김만제(金滿堤) 의원과 통화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의 한 기자도 “김홍신(金洪信) 의원 보좌관과 통화했었다.”고 말했다.연합뉴스의 다른 기자는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취재하기 위해 전화한내용인 것 같다.”고 기억을더듬었다. 이들 기자는 대체로 한나라당 여의도 당사 기자실에서 해당 의원실로 전화를 했던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지운기자 jj@
  • 盧-鄭 합동토론 표정/ 鄭 ‘직선적’ 盧 ‘낮은 톤’ 상반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후보간 대선후보 단일화협상이 전격 타결된 뒤 바로 이어진 22일 저녁 TV토론은 대선정국에서 또하나의 분수령이었다.두 후보는 후보 선정 여론조사를 앞두고 기선을잡기 위해 노력했으나 평가가 어떻게 나올지는 두고봐야 한다.이날 서울 목동 방송회관 4층 스튜디오 주변에서는 민주당과 통합21 200여명의 당직자들이 토론을 지켜보며 장외 응원전을 펼쳤다. ◆대조적 토론 스타일 두 후보의 종전과 달라진 토론 스타일이 눈길을 끌었다. 정 후보는 ‘허무 개그’의 소재가 될 정도로 ‘답변이 모호하다.’ ‘말투가 어눌하다.’는 일부 지적을 의식한 듯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질문과 답변으로 토론에 임했다.반면 노 후보는 몇 차례 설화로 손해를 본 점을 의식한듯 ‘직선적이고 공격적’이던 스타일을 자제하고 안정감있는 이미지 부각에 애썼다. 결론을 미리 말하며 직접화법을 즐기던 노 후보는 오히려 낮은 톤으로 대응했으며,정 후보는 딱 부러진 말투를 보여줬다.특히 정 후보는 질문과 답변시간을 대부분 초과하면서 ‘할 말은 모두 하겠다.’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 반면,노 후보는 되도록 시간을 준수하면서 방어가 꼭 필요한 부분에 대해 ‘선택과 집중’으로 효과를 극대화하는 상반된 스타일로 임했다. 정 후보가 ‘미국 대통령과 사진찍으러 가지는 않겠다.’ ‘굽실굽실 거리지 않겠다.’는 노 후보의 말투와 관련,“대통령후보로서 말씀 좀 다듬었으면 한다.”고 꼬집자,노 후보는 완곡하게 불쾌감을 표시하면서도 “잘못됐다면 생각해 보지요.”라고 일부 지적을 받아들이기도 했다. ◆날카로운 신경전 오후 6시20분쯤 토론장에 양 후보가 도착하면서 긴장감이 감돌았다.조금 먼저 도착한 정 후보는 곧바로 대기실로 직행,방송 분장에 들어갔다.일행중에는 부인 김영명씨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토론 시간이 다가오면서 두 후보측의 신경전도 눈에 띄었다.토론 시작 30분 전 민주당 김한길 미디어본부장과 통합21 김민석(金民錫) 협상위원을 비롯한 양측의 토론 준비팀 4명은 스튜디오 뒤편에서 당초 제비뽑기로 결정한 좌석과 질문 순서 등을 둘러싸고 고성을 주고받기도 했다. ◆Q사인 10분전 오후 6시50분,50평 남짓한 스튜디오에 두 후보가 마주앉았다.토론장에는 양측에서 30명씩 방청객으로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스튜디오가 좁아 코디네이터와 수행비서 등 각 5명씩에게만 방청이 허용됐다.당초 방송 10분 전으로 예정된 오프닝 리허설은 100여명의 취재진들의 취재경쟁으로 이뤄지지 못했다. 두 후보는 악수를 나누며 포즈를 취했지만 별다른 덕담은 나누지 않았다.노 후보는 사진기자들의 요청에 포즈를 취하는가 하면 “안녕하세요,반갑습니다.”는 인사말을 연습하는 등 여유를 보였다.정 후보는 노 후보의 시선을 피한 채 토론자료를 검토하며 물을 마시는 등 사뭇 긴장한 눈치였다. ◆설전에 설전 토론은 예상을 깨고 시작부터 정 후보의 적극적 공세가 이어졌다.그는 후보단일화와 정치 분야에서 규정 답변·질문을 초과하면서까지 ‘노 후보의 말바꾸기’를 물고 늘어졌다.노 후보도 정 후보의 현대 주가조작 의혹사건 등을 문제삼는 등 두 후보는 서로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노 후보는 토론이 끝난 뒤 “충분한 검증이 됐는지 걱정스럽다.”면서 “보시는 분들이 정책차별성을 느꼈는지 모르겠다.”며 아쉬워했다.정 후보는 “노 후보가 현실정치에서 많은 역할을 했지만 저에 대해 너무 모른다는 느낌이 들어 아쉬웠다.”면서 “좀더 자주 만나 서로를 알아가는 자리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재천 이두걸기자 patrick@
  • [21세기 이혼풍속도] (2)섹스범람시대의 ‘섹스리스 부부’

    ■부부관계도 없고 사랑도 식었다 결혼 8년째인 회사원 김선용(35·가명)씨는 지난 2년2개월 동안 아내와 단 한차례도 부부관계를 갖지 않았다.주변 사람들이 “그런데도 너희가 부부냐?”며 깜짝 놀라자 김씨는 “피곤한데….”라며 웃어넘긴다.그러나 김씨의 속을 한꺼풀 벗겨 보면 그에게는 “시집을 무시하고 돈벌이만 밝히는 아내”에 대한 짜증과 분노가 숨어 있다.세살 아래인 아내는 부부관계가 없어도 눈치만 볼 뿐 별다른 내색을 하지 않는단다.김씨 부부는 이른바 ‘섹스리스(Sexless)’부부다. ‘섹스리스’에 관한 마땅한 사전적 정의는 없지만 이윤수 한국성과학연구소 소장은 “건강한 부부가 이유없이 석달에 한두 차례 이하의 부부관계를 가질 경우”라고 말한다.일본에서 1년에 몇회,또는 아예 부부관계를 갖지 않는 부부 28%를 섹스리스 부부로 분류한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국내에서도 30∼40대 부부 사이에 분기별로 1∼2회 이하로 부부관계를 맺는 사람들이 최근 적지 않다고 한다. 한국성과학연구소의 리서치(1998년)에 따르면,서울을 비롯한 전국 6대 도시의 기혼여성 1400명에게 ‘최근 3개월간 남편과 성관계를 가진 횟수’를 묻는 질문에 전혀 없다는 여성이 3%,1∼2회인 여성이 16%였다.‘섹스리스’범주에 넣을 수 있는 부부가 20%에 육박한 것이다.곧 우리나라 부부 5쌍 중 한쌍이 섹스리스인 셈이다. 성문제 전문가들은 부부간 섹스리스의 원인으로 ▲과다한 스트레스로 성기능이 떨어진다든지 ▲맞벌이 등으로 너무 바빠 시간이 없다든지 ▲권태기에 접어들었다든지 ▲배우자의 외도 및 시부모와의 갈등 ▲인터넷 포르노사이트 서핑 등 사이버 섹스에 경도돼 있는 점 등을 꼽는다. 이 소장은 연구소를 찾는 전문직이거나 맞벌이·주말 부부들 중에는 직장 및 육아부담 등으로 스트레스가 많아 암묵적 합의라고 믿고 부부관계를 기피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이 소장은 “부부가 합의를 거쳐 섹스를 피한다면 상관없지만,그렇지 않을 때 어느 한쪽이 욕구불만이 돼 부부 불화나 더 나아가 이혼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갈등(욕구)을 해소하고자 남편(아내)이 외부에서상대를 찾게 되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회사원 현모(37)씨는 서너달 동안 아내와 단 한차례 관계를 가졌다면서 그 이유를 “회사일에 지쳐서 그렇다.”고 이유를 둘러댄다.그런 한편으로 현씨는 주변 사람들에게 “여자친구를 소개시켜 달라.”고 성화한다.실제로 이같은 남자들이 적지 않다. 이혼소송 전문인 이명숙 변호사는 “남편(아내)이 이유없이 잠자리를 거부해 이혼소송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이럴 경우 열에 아홉은 다른 성적 파트너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지난해 이혼한 14만 2000여 건 중 이혼사유의 1위는 배우자의 부정(48.2%,출처 사법연감)이다.다소 왜곡됐다는 평가를 받긴 했지만,지난 3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아시아판에서 조사한 결과도 한국 부부관계의 한 면을 보여준다.한국 남성의 혼외정사 비율이 65%,여성이 41%로 남녀 모두 아시아권에서는 최고였다.성에 관해 개방적이라는 미국에서도 남녀의 외도 비율은 30%에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저서 ‘성과학 탐사’를 낸 이인식 과학문화연구소 소장은 “섹스리스는 저차원적으로 성욕을 해소하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결혼제도)의 붕괴를 뜻하는 것”이라며 “한국 부부의 문제는 섹스리스가 아니라 ‘러브리스(Loveless)’”라고 꼬집는다.그는 섹스리스가 동양 문화권의 문제라고 분석한다.“섹스산업이 범람하는 한국적 상황에서 남자들의 섹스리스는 부인과 부부관계가 없다는 것뿐이지,매매춘 등을 통해 얼마든지 탈출구가 있다.”고 설명한다. 결국 부부 사이에 섹스가 없게 된 이유를 우선적으로 찾아내는 것이 섹스리스를 해결하는 실마리라는 지적이다.정경숙 한국여성개발원 사회문화팀장은 “섹스란 친밀한 감정을 전제로 한 성숙한 남녀의 내밀한 이야기”라며 “내밀한 대화를 서로 나누지 못한다는 것은 부부 사이에 일상적인 대화 역시도 생략되거나 단절됐다는 의미가 아니겠느냐.”고 분석한다. 전문가들은 성격차이,고부갈등,시집문제,남편의 경제적 무능 등 원인이 무엇이든지간에 부부간 갈등이 존재할 때,부부관계는 ‘베갯머리 송사’등을 통해 불만을 해소하는 실마리가 된다고 말한다.반면 섹스리스 부부는 갈등이 풀리지 않은 채 쌓여 악순환의 고리가 반복된다고 지적한다. 대학 동창생인 김모(40)씨와 이모(40)씨의 경우가 대표적이다.두 사람 다 누적된 가정불화 탓에 부부간에 ‘누가 자식을 맡을까.’하는 논의까지 마쳤다.그러나 불화 속에서도 정기적인 관계를 가진 김씨 부부는 시간이 지나면서 사이가 좋아진 반면 각 방을 쓰며 부부관계를 완전히 단절한 이씨 부부는 현재 이혼수속을 밟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 ■전문가의 조언 “서로의 관심·양보가 묘약” 섹스리스(Sexless)를 권태기 탓으로 돌리는 남자들은 은유적으로 “수년째같은 밥상 받으면 밥맛이 나겠느냐.”거나,“의무방어전에 지쳤다.”고 표현하곤 한다.이른바 ‘쿨리지 효과(Coolidge Effect)’라는 사회생물학적 견해를 주장하는 것이다. ‘쿨리지 효과’는 30대 미국 대통령인 캘빈 쿨리지(1923∼1929)부부의 일화에서 비롯된 용어.쿨리지 부처가 농장시찰 중 닭이 교미하는 것을 봤다.부인이 안내인에게 “수탉이 하루에 암탉과 몇 번이나 사랑을 하느냐?”라고묻자 안내인은 “수십번”이라고 답했다.옆에서 듣던 대통령이 이에 질세라 “항상 같은 암탉이냐.”라고 물었다.답은 암탉이 매번 바뀐다는 것이었다.결국 ‘쿨리지 효과’란 ‘지친 수컷도 새 암컷을 만나면 성관계 빈도가 높아진다.’는 가설이다. 이 주장에 대해 정숙경 여성개발원 사회문화팀장은 “가부장제적 사회에서 남성 욕구를 신비화하는 문화가 만들어낸 환상”이라며 “아내를 획득이나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 인생의 동반자로 받아들인다면,오래 함께 살았다고 해서 사랑의 감정이 훼손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인식 과학문화연구소 소장도 “사랑해서 결혼한 부부라면,사랑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은 의무”라고 말한다.특히 성의 상품화와 인터넷 포르노 등 성이 범람하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사랑을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그는 독일의 정신분석학자 에리히 프롬이 저서 ‘사랑의 기술’에서 밝힌 다섯가지 사랑의 기술을 강조했다.상대에 대한 관심과 이해,존경,책임,사랑주기다.추상적인 행위인 이해와 존경·책임은 어렵겠지만,관심과 사랑주기는 현실에서 가능한 행위이므로 이 두가지만 충실히 지켜도 이혼이라는 극단적인 대립은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섹스리스인 부부는 갈등이 있어도 “대화가 안 된다.”며 피하거나 덮어두기 십상이라고 지적한다. 한국성문화연구소의 ‘미술치료’나,한국가정법률상담소의 ‘부부갈등 워크숍’등을 이용하는 것도 해결책이다.강정일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상담위원은 “1박2일의 워크숍이지만 이혼 위기에 놓인 부부가 분노로 막힌 마음의 벽을 허무는 계기가 된다.”면서 “남과 대화하는 데 필요한 인내와 양보가 부부 사이에도 당연히 필요하다.”고 말한다. 문소영기자
  • [임영숙 칼럼] 한국과 중국의 ‘16대’

    공교롭게도 한국과 중국이 비슷한 시기에 16번째 권력이동 절차를 밟고 있다.중국 공산당 제16차 전국대표대회가 오늘 막을 내리고 한국의 제16대 대통령 선거가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똑같이 ‘16대’라는 이름 아래 국가적 중대사를 치르고 있지만 그 진행과정은 매우 다르다.중국은 축제 분위기에 휩싸여 있지만 한국은 혼돈에 빠져 있다. 중국의 ‘16대’ 기간에 한국여기자클럽과 언론재단은 상하이에서 ‘21세기 한·중 경제발전과 여성인력’을 주제로 한 국제세미나(7∼10일)를 가졌다.이 세미나의 중국측 주제발표자로 나설 예정이었던 상하이 최대의 정보기술(IT)산업그룹 부총재가 세미나 이틀 전에 ‘16대’ 참가를 이유로 갑자기 불참 통고를 해 오는 바람에 그 열기를 역설적으로 실감하고 돌아왔다. 중국 공산당 전당대회인 전국대표대회는 중국의 가장 큰 정치행사로 5년에 한 번 열린다.이번 ‘16대’는 특히 지난 13년간 중국을 이끌어 온 장쩌민(江澤民) 등 제3세대 지도부가 후진타오(胡錦濤)의 제4대 지도부로 전면 교체되는 것과 함께 21세기 전반 중국의 진로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 겸 당 총서기는 8일 ‘16대’ 개막연설에서 전면적인 ‘샤오캉(小康)사회 건설’을 천명했다.중국의 모든 인민이 중산층과 같은 넉넉한 생활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아울러 2020년 국내총생산을 2000년의 4배인 4조 3200억 달러로 늘리겠다고 밝혔다.중국의 경제 규모는 구매력 기준으로 보면 이미 일본을 앞선 상태이고 한국의 2배 규모라고 추정하는 학자들도 있다.이제 중국의 목표는 미국을 추월하는 것이다. 중국 신문과 TV들은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천지개벽’이라고 표현했던 상하이 푸둥의 고층빌딩 숲을 비롯해 발전된 전국 각 도시의 모습을 보여주며 축제 분위기를 북돋웠다.완성돼 가는 삼협댐 건설,신강성의 우주센터와 유전개발,베이징에서 티베트까지의 철도 건설,서부 대개발 등 국가 대형 프로젝트의 진척 상황도 전하면서 중국의 비약적인 경제발전이 동부연안에서 서부 내륙으로 뻗어가며 빈부격차와 실업 문제 또한 해결될 것임을 강조한다. 이처럼 지금까지 성취한 것에 대한 자부심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중국인들에게 안겨주며 중국 공산당은 전례없이 평화로운 권력 이양 작업을 하고 있다.경제적 자신감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정치개혁도 시도한다.‘3개 대표론’을 통해 그동안 공산당의 적으로 간주돼 온 자본가와 지식인에게도 공산당의 문호를 열기로 했고 2003년부터는 법치국가 건설 등 행정개혁을 시작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축제 분위기의 중국 ‘16대’에 비해 한국의 ‘16대’ 대선 풍경은 음울하다.지금까지 대선 후보들이 많은 정책을 발표했고 토론도 많이 했지만 정작 유권자의 머리에 남은 메시지는 없다.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기보다는 서로 헐뜯기에 골몰한 모습만 보인다.그동안 우리가 이룬 것에 대한 자부심도 사라졌고 희망찬 21세기 국가 전략도 없다.오로지 세(勢) 불리기에 골몰해 철면피한 철새 정치인들을 양산해 국민을 정치 허무주의와 냉소주의에 빠지게 하고 있을 뿐이다. 중국의 ‘16대’가 축제 분위기 속에서 치러진 것이 공산주의의 선전선동결과라고만 할 수 있을까.이선진(李先鎭) 상하이 총영사는 “중국의 자신감과 추진력,열기와 힘은 무서울 정도”라고 말한다.장기적 국가 전략을 세우고 국민의 사기를 북돋우며 개개인의 힘을 사회적 힘으로 결집시키는데 중국은 성공한 것이다. 블랙홀과 같은 흡인력을 지닌 중국 경제에 한국 경제가 빨려 들어갈 위험앞에서 우리 경제의 돌파구를 열 경제자유구역법은 국회에서 논란만 거듭하고 있다.정치는 희망이다.한국의 정치가들은 언제쯤 우리 국민에게 희망을 안겨줄까. 임영숙/ 미디어연구소장 ysi@
  • 영화 VS 영화/ 세계 최고와 최악의 도둑 누가 더 잘 훔칠까

    여기 두 팀의 도둑이 있다.한 팀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날라다니는 자들(‘스틸’·15일 개봉)이고,다른 한 팀은 뒷 골목의 오합지졸들(‘웰컴 투 콜린우드’·22일 개봉)이다.세계 최고와 최악의 도둑이 벌이는,서로 다른 색깔의 도둑질을 훔쳐보자. ■‘스틸’,돈을 갖고 튀어라 ‘스틸’은 첫 신부터 속도감으로 관객을 압도한다.은행을 순식간에 털고 인라인스케이트로 경찰을 따돌린 뒤 유유히 사라지는 그들.네 명의 건장한 청년들은 스카이다이빙에서 암벽등반까지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도둑행각을 벌인다.하지만 뛰는 놈 위에는 나는 놈이 있는 법.부패한 형사반장은 이들의 신원을 확보한 뒤 자신의 범죄에 끌어들이고자 협박한다.결과는? ■‘웰컴…’,이보다 더 꼬일 수는 없다 반면 ‘웰컴…’의 주인공들은 돈 구경하기가 힘들다.우연히 감옥에서 금고를 터는 방법을 알게 된 좀도둑.애인에게 죄를 덮어쓸 사람을 구해오라고 하고,애인은 어벙한 자들만 골라서 찾아다니다 꼬이고 꼬여 모두 금고털이에 나선다. 하지만 식은 죽 먹기 같던 금고털이는 생각대로 착착 진행되지 않는다.빈집이라던 아파트에는 갑자기 누가 이사를 오고,그 집 하녀를 꼬셔 보지만 사랑을 느끼게 돼 이용할 수도 없다.결국 정공법으로 집에 침입,3시간만에 금고와 통해 있는 벽을 뚫는 데 성공하지만…. ■짜릿한 승부 vs 따뜻한 좌충우돌 ‘스틸’은 치밀한 계획의 과정보다는 결과의 화려함과 스피드에 승부를 거는 영화다.핏빛 총성과 폭발신 등으로 무장한 다른 할리우드 액션물과는 달리 속도감이 영화의 무기인 것. 멋진 청년들이 펼치는 경쾌한 도둑질은 짜릿한 쾌감을 준다.사람은 절대 죽이지 않으면서,큰 은행이나 나쁜 경찰의 돈을 훔쳐 훌쩍 달아나는 이들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낄 수도 있을터.하지만 속도만 중시하다 보니 이야기 구성이 치밀하지는 않다.‘택시’의 제라드 피레 감독. ‘웰컴 투 콜린우드’는 결과보다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좌충우돌에 초점을 맞췄다.그러다 보니 화려한 액션은 없지만 사람 향기가 폴폴 풍긴다.콜린우드는 못 사는 사람들이 모인 동네 이름.그들이 돈을 훔쳐 하고 싶은 일이란 기껏 감방에 간 아내를 빼오거나 죽은 아내의 비석을 세워주는 일 따위다. 허무맹랑하게 뒤통수를 치지 않으면서,진솔하게 세상의 이치를 알려주는 영화.하층계급 사람들에게 애정을 보내며 따뜻하게 결말을 맺었다.‘스틸’처럼 잘빠진 배우들은 안 나오지만 개성만점의 연기파 배우들이 벌이는 코믹연기가 배꼽을 잡게 한다.연출은 할리우드의 신예감독인 루소 형제.97년 슬램던스 영화제에서 눈여겨 본 스티븐 소더버그가 프로듀서로 참여했고,조지클루니가 조연으로 출연했다. 김소연기자 purple@
  • 휴대폰 관련 특허분쟁 ‘시끌’

    휴대폰 관련기술 특허를 둘러싼 벤처기업들의 분쟁이 치열하다.높은 수익을 올리는 수단인데다 경쟁자와의 싸움에서 이겨야 살아남을 수 있어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특허권의 대상이 모호하고 포괄적인 경우가 많아 분쟁이 쉽게 해결되지 않고 있다. ◆휴대전화 벨소리 시장 만큼이나 특허전쟁의 최대 전투지이다.휴대전화 벨소리 다운로드 전문업체인 야호커뮤니케이션은 같은 업종인 다날이 “자사 특허권을 이용,부당이득을 취했다.”면서 3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과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그러나 법원은 지난달 27일 “다날이 벨소리의 송수신 이외에 야호의 특허를 이용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신청을 기각했다.다날의 박성찬 사장은 “가처분 신청의 기각으로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유리한 고지에 섰다.”면서 야호에 피해보상을 요구하겠다는 입장이다. ◆멀티넘버 서비스 야호커뮤니케이션은 지난 2월 다날을 상대로 ‘약정금 청구소송’을 제기해 진행중이다.다날이 야호가 개발한 휴대전화 단말기데이터 사양을 이용하는 대가로 멀티넘버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매출의 20%를 현금 지급하기로 했으나 이를 어겼다는 것이다. ◆휴대전화 결제서비스 업계의 특허 싸움은 그칠줄 모른다.지난해 10월 인포허브가 ‘이동통신 단말기를 이용한 전자화폐 운용방법 및 시스템’에 관한 특허를 취득하면서 싸움이 시작됐다.모발리언스와 다날은 특허무효 심판소송을 제기했고 인포허브는 특허침해 가처분 신청을 냈다가 지난 5월 기각당했다. 이 과정에서 인포허브와 다날은 상호 특허를 인정하는 조건으로 소송을 취하해 싸움은 모빌리언스와 인포허브로 압축되는 듯했다. 그러나 7월 법정공방 중에 모빌리언스가 ‘단문메시지서비스(SMS)를 이용한 전자결제 승인방법 및 시스템’에 관한 특허를 획득하면서 분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모빌리언스는 8월 다날을 상대로 특허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내 물고 물리는 싸움이 지속되고 있다. ◆증권 서비스 특허획득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엠토마토는 아이엠넷피아가 지난 5월 획득한 ‘개인휴대 단말기용 증권서비스 시스템’관련특허에 대해 ‘보편화된 기술’이라며 특허청에 이의신청을 했다.출원된 특허의 주된 내용이 2000년부터 인텍크텔레콤이 서비스중인 ‘마이세스’ 등에서 이미 상용화된 방식이라는 주장이다. ◆모호한 특허개념이 분쟁 불씨 특허청이 전자회로나 상품처럼 눈에 보이는 명확한 대상이 없는 ‘개념’에 특허를 부여한 것이 분쟁의 불씨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이동통신 단말기를 이용한 전자화폐 운영방법 및 시스템’에 관한 특허권의 경우 ‘결제수단으로 휴대전화를 활용하는 방법’에 관한 개념일뿐 같은 개념하에 다양한 유사기술이 존재 가능하다는 것을 고려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포괄적 특허에 대한 명확한 심사기준을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은주기자 ejung@
  • 영화 ‘밀애’는/ 어느날 남편의 숨겨둔 애인이… 여성의 시각서 찍은 격정멜로

    ‘밀애’는 다큐멘터리 ‘낮은 목소리’의 변영주 감독이 찍은 첫 상업영화다. 전경린의 인기소설 ‘내 생에 꼭 하루뿐일 특별한 날’을 원작으로 삼은 덕분에 별 탈없이 극적 내러티브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결혼 8년째,여덟살난 딸 하나를 둔 미흔(김윤진)부부에겐 정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았다.크리스마스 전날 밤 남편의 숨겨둔 여자가 찾아와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들기 전까지는. 남편의 애인이 미흔을 만신창이로 능멸하는 화면으로 격렬히 운을 뗀 영화는 6개월 뒤 한적한 시골마을로 무대를 옮긴다.도망치듯 이사온 그곳에서도 여전히 상실감에 휘청대던 미흔은,결혼제도를 냉소하며 성에 탐닉하는 유부남 의사 인규(이종원)를 만난다.인규는 사랑에 빠지지 않고 만남을 즐기자는 ‘시한부 게임’을 제안한다.멈칫거리던 미흔은 상실감을 보상 받기라도 하려는 듯 위험한 게임에 들어간다. ‘격정멜로’를 선언한 영화는 그때부터 숨가쁜 도돌이표를 찍는다.한밤중 잠옷바람에 창을 뛰어넘어 인규의 집을 찾는 미흔,대낮에 아내를 따돌린 채미흔과의 은밀한 만남을 갈급하는 인규.상처받은 미흔의 영혼에 꾸준히 연민을 보이는 드라마 얼개 때문일까.남녀의 불륜에는 신기하게도 동정표가 쌓여간다. 상실과 허무에 휩싸인 김윤진의 심리묘사가 놀랍도록 사실적이다.감독은 여성주도적 시각에서 작정하고 멜로영화를 찍은 듯하다.아니나 다를까.“모두를 다 버리고 홀로 선 마지막 장면의 미흔이 가장 젊고 생기 넘치지 않았냐.”고 반문하는 감독이다. 하지만 몇몇 대목에서 영화는 요령부득이다.결혼제도를 환멸하고 불신하는 인규의 배경은 알 길이 없다.미흔의 무엇에 이끌려 인규가 그토록 절절한 사랑을 틔웠는지에 대해서도 영화의 설득력은 한참 떨어진다. 황수정기자
  • 복합금융상품 쏟아진다

    금융권에 ‘복합연계 금융상품’이 봇물터지듯 쏟아지고 있다.복합(멀티플) 연계상품은 가령 통장 하나로 예금도 하고 주식도 사고팔 수 있게 설계된 것으로,금융기관간 ‘경계’를 허무는 역할을 한다.은행,종금,증권,보험 등을 망라한 지주회사의 출현 등 금융권의 지각변동이 상품개발을 촉진하고 있다. ◆통장 하나로 예금과 주식투자를 한꺼번에 복합연계금융상품 개발에 가장 발빠르게 뛰어든 곳은 신한금융지주회사.이회사가 지난달 17일 굿모닝신한증권 창구를 통해 첫 선을 보인 ‘FNA’(금융연계계좌)는 통장 하나로 자회사인 신한은행,신한카드,굿모닝신한증권 거래를 처리할 수 있다.은행·증권 네트워크 상품이다.예컨대 주식매수 주문을 내면 은행계좌 돈이 바로 증권계좌로 이체된다.두 계좌를 이용하는 셈이어서 서비스포인트(마일리지)도 2배씩 쌓인다.VIP서비스도 두 계좌를 합산한 기준으로 받는다.굿모닝 신한증권 관계자는 “8일까지 14일간 총 1만 3688개,하루 평균 1000개씩 계좌가 개설되는 등 반응이 뜨겁다.”고 전했다. 다른 증권사들도이에 자극받아 네트워크 상품개발에 뛰어들고 있다.지주회사의 특화시장을 뺏기지 않으려는 우리지주는 증권·은행 연계상품 개발에 착수했다.증권·종금간 합병으로 탄생한 동양종금증권도 곧 복합연계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보험사가 은행대출금 갚아준다 내년 8월 은행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의 시행을 앞두고 은행·보험 연계상품시장도 신한지주가 앞장서고 있다.가계대출에 보험서비스를 연계한 복합상품 ‘세이프론’을 개발했다.담보·신용대출을 받은 차주가 사망이나 1급 후유장해를 당했을 때,보험사가 대출금을 대신 갚아주는 상품이다.차주나 상속인은 대출상환 압력을 덜고,은행은 대출금 회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프랑스 BNP파리바그룹 자회사인 카디프생명보험이 제휴했다.신한은행 관계자는 “대출·보험 연계상품은 금융 선진국에선 보편화된 지 오래며 우리나라에서도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안의 증권사,복합점포 붐 복합상품뿐 아니라 복합서비스도 활성화되고 있다.은행지점에 투자상담사까지 둔 증권사부스가 속속 들어서 투자상담은 물론 주문까지 받아준다.이 역시 계열 증권사를 거느린 은행들이 펼치는 네트워크마케팅의 일환이다. 이 분야에 공격적으로 앞장선 곳도 신한지주다.굿모닝신한증권이 최근 분당에 1호점을 연 복합 금융점포 ‘신한금융플라자’는 은행지점과 증권영업소를 하나로 묶은 점포.100호점까지 낼 계획이다.우리은행에도 증권영업소를 개설한 지점 10여곳이 생겨났다.대신·현대증권 등은 국민·한미은행 등과 손잡고 선물·옵션 계좌까지 터주고 있다. 손정숙 김미경기자 jssohn@
  • 젊은 두소설가 문학적 접근 보기/ 이 시대의 사랑법, 정답은?

    항용 우리의 정신과 몸에 밀착해 있다고 믿는 ‘사랑’이라는 감정과 여기에서 발원하는 ‘사랑법’은 문학적으로 어떻게 구현될까.원초적이고도 근원적인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할 수 있는 두가지 소설 박청호의 ‘질병과 사랑’(문학과 지성사),김종광의 ‘모내기 블루스’(창작과 비평사)를 만난다. 적어도 사랑법에서는 서로 극단적인 시각을 노정시킨 이 두 작품은,얼핏 판이한 사고방식을 서술하면서도 놀라운 유사성을 갖는다.사랑은 우리의 사회규범이 제시해 준 것처럼 대단히 진지하거나 숭엄한 것이라기보다 즉물적·즉자적이고 즉흥적이라는,그래서 그릇에 담기는 물처럼 세상의 변화를 온몸으로 수용하거나 스스로 이런 변화를 이끌어 간다고 믿는다는 점에서 그렇다. 아주 진지한,그래서 군데군데 철학적 담론이 툭툭 튀어나오는 ‘도시적 사랑’이라는 현상(질병과 사랑)이 있는가 하면,조용한 농촌 마을을 밤마다 뒤집을 듯 요란법석을 떠는 ‘가루지기 타령’식의 해학적 씩씩거림(모내기 블루스)도 있다.도식적으로 읽어 내자면 불륜이라는 ‘도시적 사랑’의 매우 유력한 유형을 통해 도시인의 고뇌와 권태를 그려내는 ‘질병과 사랑’은 제법 진지한 담론을 깔고 있다.“사랑? 지금 사랑이라고 했어? 네가 사랑을 알아? 그래 네가 말하는 사랑이라는 게 도대체 뭔데?”하는 식이다. 이에 반해 ‘모내기 블루스’는 다분히 고답적인 사랑법을 통해 인간의 속내를 해학적이고 희화적으로 들여다 본다.“불꺼진 바깥채 아들방에서 색시가 죽겠다고 질러대는 소리가 참으로 장대하며,아들 질퍽대는 소리 또한 사람 잡겠다 싶었다.그러니 열 걸음은 족히 떨어진 안방 이내 몸의 잠까지 깨웠지.” 성석제의 웃음과 윤흥길의 해학을 버무린 듯한 충청도식 의뭉스러움(작가 김종광은 충남 보령 태생이다.)이 그의 입담에 배어 있다.아들에게 핀잔을 들은 뒤 “임마,나는 농사경력이 반세기여,반세기.”라고 띠알거리면서도 끝내는 경운기로 대표되는 첨단 영농의 흐름에 밀려난 아버지의 아쉬움을 무채색으로 그려내 직설법보다 더 설득력있게 ‘세상의 달라졌음’을 선언하고있다. 그러길래 여고 때 가출해 술집을전전하다 아들놈 꼬드김에 삯일꾼으로 얹혀온 서해의 ‘밤에 일하고 낮에 자는 습성’을 목도하고서도,이를 “세상이 달라졌는데 도리없잖유.”라는 식으로 이해하고 넘어가야 하는 기성세대의 아픔,그 아픔이 리얼리티를 더해줘 자칫 가벼울 수 있는 작품의 중심추 구실을 감당하고 있다.“처자는 여직 자는감?” “새벽참까지 만리장성을 쌓으니 오죽허겄슈.” “그럼 야들이 한몸으로 잤단 말여?” “동네 떠나갈 뻔 했슈.” 이렇듯 천역덕스럽게 아들놈 ‘사고친 일’을 되뇌는 늙은 부부의 대화가 진지성을 갖는 것도 그 때문이다. ‘연애는 치료약을 미처 준비하기도 전에 인간의 몸을 감염시키는 치명적 질병’이라는 박청호는 ‘질병과 사랑’에서 허무와 권태를 재상산해 내는 육체적 사랑을 통해 현대인의 병들어 가는 일상을 날카롭게 추출해 내는 솜씨를 보인다. “모르겠어.미친 듯이 구멍을 파도 허무할 뿐이야.널 완전히 가졌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타인의 몸을 어떻게 다 소유할 수 있겠니? 잠시 경험하는 것만도 얼마나 가공할 만한 일인데.”“또 철학하네.”“화가가 그것도 몰라? 네 모델들을 다 네가 소유할 수 있어?” 박청호는 절대가치의 개념을 가진 ‘사랑’을 ‘하늘에서 지상으로’가차없이 끌어내려 거추장스러운 인식의 허울을 벗겨낸다.“그래,철학박사는 연애도 그렇게 철학적으로 하나? 예전에 자기를 임신시키고도 배신하고 떠난 애인을 또다시 만나 연애한다? 이거 정말 경이롭지 않아? 아니면 몸정이 그렇게 깊었어?” 이들의 작품은 이렇듯 서로 상이한 배경을 두고 전개되지만 사랑이라는 것도 결국은 사람의 일이라는 것,그래서 시간의 바다를 헤엄치는 인간이 시간성을 거역할 수 없다는 준엄한 현실인식과 맞닥뜨린다. 시아버지가 될 법한 노인네 젓가락 장단에 맞춰 논두렁에서 질펀하게 블루스 춤판을 벌이는 당돌한 ‘도시처자’의 회귀본능과,“누구의 아들인들 무슨 상관이랴.어차피 이 아이는 내 아이인 것을.”이라는,혈통이 모호한 임신을 두고 남편으로부터 끝내 발길질을 당하는 ‘박사 와이프’의 강고한 자아의식이 극성의 화음을 이루고 있다.이들의 일탈 혹은 상식을파괴하는 일탈적 행각은 체념으로 귀결된다.사랑이 고결한 형이상학적 가치라거나,거창한 통과의례를 거쳐 뿌리를 내린다는 봉건적 의식은 이들에게 이미 무의미한 질서다.사랑이라는 것도 결국 현실에서만 우거질 수 있다는 나름의 현실인식 때문이다. 심재억기자 jeshim@
  • MJ 평창동자택 공개

    정몽준(鄭夢準) 의원이 3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을 기자들에게 공개했다.이 집은 정 의원이 1995년 지은 지하 1층 지상 2층의 양옥으로 대지 271평,건평 175평에 방이 8개다.기준시가는 8억 5000만원이나 실거래가는 20억원 안팎.정 의원 내외의 침실과 4자녀의 방은 2층에 있으며,1층에는 거실과 주방·식당·손님방이 있다.가정부 1명,진돗개 2마리도 함께 산다. ‘ㄷ’자형의 구조를 한 건물과 정원은 서구적 외형과 고급스러운 마감재,동양의 고가구가 어우러져 있었으나 호화 장식품은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정 의원은 강남구 신사동에서 이곳으로 이사온 배경과 관련,“어렸을 때 청운동에 살았는데 인왕산을 바라보면 ‘큰바위 얼굴’이 떠올라 좋았다.”면서 “신사동 집은 근처에 술집이 들어서 교육환경이 안 좋았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자신을 빗댄 ‘허무개그’에 대해 “별로 재미가 없다.”면서도 “노무현(盧武鉉) 후보가 나를 미워한 나머지 축구공이 되라고 주문을 걸어 축구공이 됐는데 공을 뻥 찼더니 청와대로 쑥 들어갔다.”는 시중유머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막내아들 이름을 ‘예선’이라고 지은 배경이 월드컵 예선통과를 기원한 때문이라는 설에 대해서는 “목사님이 예수님의 선물이란 뜻으로 지었다.”고 소개했다. 나온 음식은 새우튀김과 굴전,김밥,떡,갈비 등으로 부인 김영명(金寧明)씨와 친척들이 장만했다고 한다.김씨는 그림도 몇 점 그렸지만 걸어놓지는 않았다.경상도 억양의 김씨는 처음으로 여러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했다.다음은 일문일답. ◆본인은 어떤 퍼스트 레이디형이라고 생각하나. 학교는 힐러리 클린턴이 나온 미국 웨슬리대를 졸업했지만 로라 부시형이 온화하고 더 어울리는 것 같다.힐러리는 본래부터 공직에 취임하려 했고,나는 사회사업에 관심이 있어도 그 정도는 아니다. ◆신사동 집을 팔아 자선사업에 썼다던데. 영세민 지역의 한 노인복지시설에 기부했다.아는 분이 관장을 하고 계셔서 그렇게 됐다. ◆정 의원의 출마를 만류했다고 했는데. 출마를 결정하기 전에 나름대로 많은 생각이 있었지만,결정한 만큼 함께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이다. ◆출마선언 이후 가슴 아팠던 일은. 사실이 아닌 일들을 들을 때 마음이 아프다.모르는 사람들은 그것을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정 의원이 어떤 사람인지는 내가 제일 잘 안다고 생각하는데 (사실과) 동떨어진 얘기들이 있다. ◆정 의원은 어떤 사람인가. 선이 굵은 편이다.그러면서도 남자가 모를 것 같은 일도 알고 섬세하다.가정에는 소홀한 면도 있지만 나라를 위해 큰 일을 하러 다니는 거니까 가족들이 이해하려고 한다. ◆부부싸움을 할 때 정 의원이 함부로 대하나. 서로 말을 안 할 때가 있다.싸웠을 때는 조금 거리와 시간을 두는 게 더 지혜로운 것 같다. ◆이회창 후보 부인 한인옥씨를 어떻게 보나. 굉장히 훌륭하신 분 같다.작년 크리스마스 때 정 의원 후원회 일로 식사를 한번 했는데 그런 느낌을 받았다. 박정경기자 olive@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