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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라멩코의 대모’ 요코 고마츠바라 방한

    일본인이면서 플라멩코의 본향인 스페인에서도 플라멩코에 관한한 정상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요코 고마츠바라가 자신의 고마츠바라무용단을 이끌고 한국을 찾는다. 지난해 2월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공연에 이어 두 번째 방한무대.18일 오후 8시 나루아트센터 대공연장과 19일 오후 8시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 등 두 차례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요코 고마츠바라는 동양 최초의 바일라오라(플라멩코 여자무용수)로 1969년 당시만 해도 플라멩코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일본에 무용단을 만들어 플라멩코를 보급해온 인물.플라멩코 무용수겸 지도자로 널리 이름이 알려졌으며 플라멩코 전파의 공을 인정받아 스페인 정부로부터 ‘이사벨 라 카톨리카’훈장을 받기도 했다. 플라멩코 마니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레퍼토리 위주로 꾸몄다는 게 주최측의 설명. 작곡가 마누엘 드 하랴의 오페라 ‘허무한 인생’에 삽입된 춤곡 ‘라 비다 브레브’를 비롯해 플라멩코 명곡 ‘말라게냐’와 남성 무용수들의 남성미가 압권인 ‘마르티네테’가 무대에 오른다.‘오자파테아도’는 마르케스가 사라사테의 명곡에 발 구르기 기술인 사파테아도를 구사하며 만들어내는 리듬이 독특한 작품이다.(02)518-7343.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대선후보 공약 검증] 정치노선과 한계

    [대선후보 공약 검증] 정치노선과 한계

    정치노선을 살펴보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실용주의,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진보를 표방하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의 손학규 후보는 중도주의, 정동영 후보는 중도개혁주의, 이해찬 후보는 민주개혁주의를 내세우고 있다. 이명박 후보는 때로는 자신의 노선을 ‘보수’나 ‘중도’라고 표현하기도 하지만,‘실용주의’를 가장 강조한다. 그의 실용주의는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라는 표현에서 드러나듯이 경제우선주의라고 할 수 있다. 이명박 후보는 정치가 앞장서고 거기에 모든 것이 따라가는 사회에서는 기업과 경제가 힘을 쓸 수 없다면서, 정치는 경제를 뒷바라지하는 수준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지나치게 경제를 내세우는 편향적인 경제우선주의는 외교정책과 대북정책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대통합민주신당의 세 후보들은 얼핏 비슷한 노선을 가지고 있는 듯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차이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융화동진(融和同進)을 주장하는 손학규 후보는 중도를 ‘이념의 취사선택이 아니라 고착화된 이념의 담을 허무는 것’이라고 규정한다. 결정의 순간순간마다 국가의 번영과 이익을 위한 길을 찾아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그 핵심이라고 한다. 그러나 손 후보의 중도는 수구보수세력과 무능한 좌파를 모두 극복해야 하는 한계를 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동영 후보는 “시장만능주의와 신우파 정치로는 통합을 이룰 수 없고 전통적 좌파도 대안이 될 수 없다.”며 중도개혁주의(혹은 신중도)를 표방한다. 중도개혁주의는 열린우리당을 탈당할 때만 해도 열린우리당과의 차별성을 갖는 것처럼 보였다. 지금은 ‘포용과 통합으로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10년의 열매를 따고 국민과 함께 나누는 새로운 통합의 정부를 출범시키겠다.’고 강조한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포괄하는 민주세력의 통합이라는 쪽으로 강조점이 옮겨가면서 말을 쉽게 바꾸고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해찬 후보는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민주개혁노선을 강력하게 옹호하고 있다는 점에서 손-정 후보와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이 후보는 ‘정부를 수립한 60년 중에서 50년 동안은 여러 가지로 인권을 빼앗기고, 민주주의를 빼앗기고, 자유를 빼앗기고, 헌법이 유린을 당하고, 기본권을 빼앗긴 50년을 보냈고,10년 동안 국민의 정부·참여정부에서 민주주의를 되찾고, 인권을 되찾고, 자유를 되찾았다.’고 한다. 민주개혁세력의 노선을 지켜야 한다는 데 강한 집착을 보이고 있다. ‘진보적 정권교체’를 역설하는 권영길 후보에게 진보는 크게 세 가지 의미를 갖는다. 첫째는 노동자, 농민, 서민을 위한 정치와 경제가 되어야 하고, 둘째로 경쟁과 대외개방을 강조하는 신자유주의에 반대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평화와 통일의 한반도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진보노선은 국내체제에 있어서는 재분배를 강화하고, 대외적인 개방에 반대하며, 북한과의 교류 협력을 획기적으로 증대시키자는 노선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이념에 치우쳐 있고, 실현 가능성과는 거리가 멀다.
  • 서울 北村에 꽃핀 현대미술

    서울 北村에 꽃핀 현대미술

    10월에는 북촌으로!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 소격동, 삼청동, 사간동 일대에 오밀조밀 자리잡은 20여개 화랑과 미술관이 현대미술축제 ‘플랫폼, 서울’을 열고 있다. 새달 4일까지 계속될 이번 축제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전시는 아트선재센터와 금호미술관에서 열리는 ‘투모로우’전. 아트선재센터 건물 유리창에 ‘경고:지각은 참여를 요구한다’는 문구를 크게 붙인 안토니오 문타나스를 비롯해 모두 14개국에서 32명의 쟁쟁한 작가들이 참여했다. 일본의 시마부쿠는 아트선재센터 옥상에서 번쩍이는 은갈치의 반사광으로 미지의 존재와 소통을 시도하는 비디오를 제작했다.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퍼포먼스다. 서도호는 과거의 행동이 다음 생을 결정한다는 동양의 업(業)사상을 표현한 조각작품을, 이불은 실패한 유토피아를 형상화한 설치작품을 내놓았다. 금호아트센터에는 장영혜중공업의 비디오 작업과 오인환의 향으로 만든 글자를 태우는 설치작품이 전시돼 있다. 지난 4일에는 중국의 국제적 미술조직인 ‘대장정 계획’이 남북정상회담에 맞춰 남북 문화전문가들이 회담을 갖는 퍼포먼스 작업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동안 적잖은 해외작가들을 국내에 소개해 주목받아온 국제갤러리는 북촌 일대의 미술제에 맞춰 화랑 개관 25주년 전시를 마련했다. 움직이는 조각 ‘모빌’의 창시자인 알렉산더 칼더의 대형 작품이 화랑앞 보도에 설치됐다. 시가 350억원에 달하는 칼더의 1969년 작품으로 칼더재단으로부터 대여해 온 작품이다. 백남준의 제자로 현재 최고의 비디오 작가로 꼽히는 빌 비올라의 2004년 작 ‘연인들’도 소개된다. 거대한 물살 앞에서 버티는 연인들의 모습이 감동을 주는 작품이다. ‘현대미술의 아이콘’ 데미안 허스트는 캔버스를 턴테이블과 같은 장치 위에 올려놓고 돌리며 그 위에 물감을 뿌려 만든 스핀 페인팅(Spin Painting) 작품을 내놓아 시선을 끈다. 이밖에 도널드 저드, 게르하르트 리히터, 윌렘 드 쿠닝, 조안 미첼, 안젤름 키퍼, 아니시 카푸어, 루이스 부르주아 등 그동안 국제갤러리를 통해 소개된 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총망라됐다. 갤러리 현대는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인 백남준의 전시 이후 처음으로 비디오 작품전 ‘채널1’을 연다. 박준범, 신기운, 류호열, 이진준, 수지 제이 리, 박소윤 등 모두 30대 초반의 젊은 작가 6명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았다. 올해 스페인에서 열린 아르코 아트페어에서 관심을 모았던 박준범의 ‘하이퍼마켓’은 작가의 손이 직접 화면에 나타나 대형 마트를 만들어가는 독특한 형식의 작품이다. 신기운은 작가가 직접 만든 그라인더로 아이팟, 플레이스테이션, 동전, 시계, 아톰인형 등이 분쇄되는 장면을 촬영했다. 현대문명을 대변하는 아이콘들이 그라인더에서 무참히 갈리는 영상은 모든 사물이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간다는 메시지를 전해준다. 북촌예술제가 열리는 동안 작가와의 대화, 필름 상영회 등이 함께 진행되며, 목∼토요일에는 밤 9시까지 전시장이 연장 개관된다. 야트막한 한옥 지붕 사이 골목골목을 누비며 최첨단 현대미술을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02)739-7098.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MLB] 필라델피아 14년만의 기적

    [MLB] 필라델피아 14년만의 기적

    미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가을잔치’가 4일 개막한다.1일 정규리그가 일제히 끝났다. 가을잔치에 나설 8팀 중 7개 팀이 초대장을 받았다. 아메리칸리그(AL)에서는 보스턴(동부), 에인절스(서부), 클리블랜드(중부)와 양키스(와일드카드)가 나선다. 내셔널리그(NL)에서는 필라델피아(동부), 애리조나(서부), 컵스(중부)가 확정됐다.NL 와일드카드는 2일 샌디에이고-콜로라도의 단판 승부로 결정된다. ●염소의 저주,99년 만에 푸나 1907∼1908년 월드시리즈를 거푸 제패한 뒤 다시는 정상을 밟지 못했다. 특히 1945년 애완용 염소를 데리고 입장하려다 쫓겨난 취객이 “두 번 다시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저주를 퍼부은 뒤 단 한 차례도 월드시리즈에 오르지도 못했다. 올해도 실패하면 챔피언 반지를 끼지 못한 세월이 100년을 채운다.2003년에는 NL 챔피언십시리즈에서 플로리다를 상대로 3승2패로 앞서 저주를 풀 기회를 잡았지만,‘파울볼 저주’에 휘말려 3연패 끝에 눈물을 쏟았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불운한 팀, 시카고 컵스의 얘기다. 컵스는 올시즌 NL 중부 1위로 4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컵스의 정규리그 성적은 85승77패(승률 .525).6개 지구 1위 가운데 승률이 가장 낮다. 심지어 양대 리그 와일드카드인 양키스(.580), 샌디에이고 또는 콜로라도(이상 .549)보다도 낮다. 하지만 지난해 포스트시즌 최저 승률팀이던 세인트루이스가 월드시리즈 정상에 섰던 기적을 재현, 저주를 풀 각오다. ●필라델피아,1경기차로 뒤집어 마지막 남은 포스트시즌 티켓 2장을 놓고 대혼전이 펼쳐진 1일 필라델피아가 워싱턴을 6-1로 꺾고 1993년 이후 14년 만에 ‘가을 잔치’에 합류했다. 전날까지 NL 동부지구 공동 1위였던 뉴욕 메츠는 톰 글래빈이 무너지며 플로리다에 1-8로 져 허무하게 탈락했다.89승73패의 필라델피아가 대역전극을 펼치며 메츠(88승74패)를 1경기 차로 제친 것.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필라델피아는 메츠에 무려 7경기를 뒤져 희망이 없었다. 하지만 필라델피아는 17경기에서 13승을 건진 반면 메츠는 17경기에서 12패를 당하며 자멸했다. 역대 최다 경기차 역전 우승. 한편 NL 와일드카드 다툼에서는 이날 밀워키에 6-11로 진 샌디에이고와, 애리조나를 4-3으로 잡은 콜로라도가 동률(89승73패)을 이뤄 최후의 승부를 펼쳐야 한다. ●영원한 앙숙, 보스턴-양키스 또 만나나 보스턴이 AL 동부지구에서 맞수 양키스를 끌어내렸다. 보스턴이 지구 1위를 차지한 것은 1995년 이후 12년 만. 하지만 2위로 밀려난 양키스도 와일드카드를 움켜쥐며 1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앙숙의 재격돌 가능성을 높였다. 디비전시리즈에서 보스턴이 에인절스를, 양키스가 클리블랜드를 제치면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만난다. 보스턴은 2004년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양키스를 밟고 월드시리즈에 올라 우승,86년 묵은 ‘밤비노의 저주’를 풀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문화단신] 기자 출신 김영주씨 소설 출간

    서울신문 기자를 지낸 김영주씨가 사랑에 관한 장편소설 ‘우리는 아름다울 수 없을까’(아름다운사람들 펴냄)를 내놓았다.작가는 “한 여자를 홍역 앓듯 사랑하다가 추억이라는 두꺼운 책갈피에 숨겨 두고 떠난, 어느 친구의 절반은 사실인 평범한 사랑 이야기”라면서 “관념의 미학이든, 감상적 충동이든 인생에서 한두 번쯤은 앓아 봐도 좋음직한 흉측하지 않은 발진”이라고 사랑을 정의했다.문학평론가 송상일씨는 “연애는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해 미리 맛보는 달콤함, 쓰라림, 혹은 허무함의 미각이며 그런 연애를 영원히 영위하는 길은 결론을 유예하는 것”이라면서 “소설 제목을 ‘영원한 연애’로 바꿔도 무방하다.”고 평했다.9500원.
  • 이승우 장편소설 ‘그곳이 어디든’

    대산문학상, 동서문학상, 현대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이승우(48)가 장편소설 ‘그곳이 어디든’(현대문학)을 출간했다.‘그곳이 어디든’은 소설이면서 잠언집이다. 밀도 높은 언어로 직조된 촘촘한 사유의 그물은 소설 전반에 지독한 허무주의를 발산한다. “나만 알고 나 외에 내가 누구인지 아무도 모른다면 내가 알고 있는 나가 나라는 걸 어떻게 믿을 수 있는가(82p).”,“책임감이 투철한 사람은 대체로 자유에 대한 감각이 둔하다(102p).”,“죽은 자가 왜 평화로운지 말할 수 있다면 세상살이가 왜 성가신지도 대답할 수 있다(235∼236p).”…. 철학적 아포리즘과도 같은 이들 문장은 소설 곳곳에 포진해 독자들에게 간단치 않은 사유를 강요한다. 소설 배경 ‘서리’는 한반도 서쪽 끝에 위치한 ‘어느 곳’이다. 먼지 흩날리고 개 짖는 소리만 컹컹거리는, 현실 공간이면서 현실과 동떨어진,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실제이면서 알레고리인 장소가 ‘서리’다. ‘서리’ 지사로 발령받은 주인공 ‘유’는 ‘서리’에 들어서는 순간 ‘서리’에 갇힌다. 지갑을 잃어버려 ‘서리’를 떠날 수 없다는 이유를 대지만,‘유’는 사실 ‘서리’를 떠날 생각이 없다. 벗어나고 싶어도 벗어날 수 없는 것, 서로에게 전부가 되고 싶어도 서로에게 타자일 수밖에 없는 것, 서로에게 ‘단단한 땅’이고자 하나 서로에게 ‘늪’일 수밖에 없는 것. 그렇다.‘서리’는 우리의 삶이자, 우리가 만들어온 관계다. 결국 ‘그곳이 어디든’ 상관없다.‘그곳이 어디든’ 중요한 것은 어떻게든 살아내야 하는 삶이 내 앞에 있고 매일매일 대결해야 하는 현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소설은 집요하게 묻는다. 익히 안다고 믿었던 곳, 익숙하다 생각했던 것들이 모르는 곳, 낯선 것으로 돌변할 때…, 지금까지 쌓아왔던 것, 맺어온 관계들이 모두 나와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을 때…, 과연 난 어디에 서 있는 것인가. 당신의 ‘서리´는 어디인가.9800원.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변두리 창작 실험극 맛 보실래요

    변두리 창작 실험극 맛 보실래요

    젊은 예술가들의 다양한 창작 실험을 한자리에 모은 제10회 서울변방연극제가 9월5일부터 30일까지 열린다. 이번 축제는 ‘세상의 던지는 질문들(I have a question)’이라는 주제를 기치로 내걸고 연극의 순수성 회복과 다양한 매체 환경에서 공연예술의 역할을 모색한다. 올해 변방연극제는 해외초청작을 포함해 총 20편의 공연이 선보인다. 극장 공연 11개 작품과 카페와 야외의 대안 공안에서 펼쳐질 8개 작품, 독립 프로젝트 1개 작품이 포함된다. 이번 연극제에는 연극과 설치, 영상과 무용 등 다원예술이라 불리는 복합장르가 대부분. 영국의 쇼넨 휴 댄스 컴퍼니의 ‘당신은 모른다’는 인터랙티브 영상 무용극으로 감지장치와 음향, 비디오 등으로 자신을 잃어버리고 찾는 댄서를 통해 일상의 허무함을 표현한다. 청각 장애우인 박주영씨가 연출한 ‘고백하세요’는 청각을 잃은 연출가 자신을 통해 익명성과 개인주의가 난무하는 사회를 고발한다. 관객들은 공연뿐 아니라 해당 공연이 끝난 후 작가와의 대화 시간을 통해 연출가와 작품에 대한 감상을 나눈다. 관객비평단 수다회에서는 일반 관객과 전문 비평가들이 비평문을 홈페이지와 웹진 등에 게재해 새로운 공연 읽기를 고민한다. 아티스트 카페인 변방 수작방, 움직임 워크숍과 작품 총평회 및 행사 합평회 등의 부대행사도 마련된다. 공연은 아르코 미술관과 용산 아이파크몰, 씨어터 디아더와 카페 디아더, 디아더 2층 연습 스튜디오 등에서 펼쳐진다. 극장 공연 1만∼2만원. 카페 공연 5000원. 야외 및 갤러리 공연 무료.(02)3673-5575.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정종욱 월드포커스] 남북 정상회담이 역사에 남으려면/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정종욱 월드포커스] 남북 정상회담이 역사에 남으려면/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남북 정상회담이 18일 앞으로 다가왔다. 대선 이벤트니 한반도 평화 이벤트니 하면서 정치권이 떠들고 있지만 국민 반응은 대체로 차분한 편이다. 너무 오래 기다렸기 때문일까? 아니면 1차 정상회담 이후 지난 7년 동안 남북관계에 실망했기 때문일까? 그것도 아니면 이번 정상회담의 이면에 숨어 있을지도 모를 정치적 계산이나 ‘음모’에 대한 의구심 때문일까? 그러나 이에 대한 정답이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끝내고 8월30일 돌아오는 대통령 일행을 맞이하는 서울의 분위기가, 평양의 분위기 못지않게 따뜻하고 고무적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만남을 위한 만남이 갖는 상징성은 첫번으로 끝났다. 이 회담이 한반도에서 핵의 망령을 말끔히 걷어내고, 분단의 고통을 해소하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불안한 정전체제를 항구적 평화구도로 바꾸는 착실한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을 때 비로소 2차 남북 정상회담이 대한민국 역사의 값진 기록으로 남을 것이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쉽지 않기 때문에 차분한 것이다. 이런 문제들을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개인의 역할은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승부사적 기질이 강한 대통령이나 통 큰 지도자도 마찬가지이다. 역사는 인간이 만들어간다지만 이번 회담의 결과는 대부분 이미 결정되어 있다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회담의 구조가 그렇고 회담에 나서는 양측의 계산이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객관적 한계를 무시하고 무언가 만들어내기 위해 무리한 합의를 추진한다면 이는 상대가 파놓은 덫에 빠지는 결과가 되기 쉽다. 이번 회담에서 다루어질 큰 의제는 핵문제와 평화정착과 경제협력이다. 남측의 입장에서는 핵과 평화에, 북측의 입장에서는 경제협력에 더 비중을 두고 싶어할 것이다. 결국 핵과 평화가 경제와 절충해서 타협하는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이 많다. 민족의 공멸을 초래할 핵무기는 만들지도 않고 보유하지도 않겠다는 합의가 나오기를 기대해 보지만, 북측이 핵문제를 풀어갈 상대가 미국이라는 기존의 전략을 바꿀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9·19 성명과 2·13 합의를 존중하겠다는 분명한 약속을 받아내는 것만 해도 대단한 성과가 될 것이다. 여기에 한반도 평화선언이라고 포장할 수 있는 불가침과 평화공존의 약속이 더해진다면 이번 회담은 역사적 사건이 될 수도 있다. 다음 정권의 몫이긴 하지만, 이런 합의가 나올 수 있다면 웬만한 규모의 대북지원 약속도 국민은 수용할 수 있다고 본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김정일 위원장에게 대한민국 국민이 갖고 있는 몇가지 작은 기대가 있다. 첫째 ‘우리 민족끼리’의 원칙이 국제공조를 배제하는 협의의 자주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남측을 민족공조의 틀에 묶어둔 북한만의 일방적 국제공조는 더욱 안 될 것이다. 둘째 강한 힘보다 부드러운 힘의 중요성이다. 선군정치의 기치를 내릴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북한 동포들의 기본 생활은 보장되는 민생경제 정책을 고대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합의될 민족공영이 그런 점에서 새로운 출발이 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7년 전에 약속한 서울 답방을 지키지 못한 점에 대한 해명이다. 사과나 변명이 필요한 게 아니라 가까운 시일 내로 서울 답방을 실현시키겠다는 다짐이 있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평양에서의 남북 정상회담은 이번으로 끝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해 주기 바란다. 뿐만 아니라 이런 국민적 기대가 허무한 실망으로 변한다면 차후의 남북관계는 그야말로 예측불능의 혼란 속에 빠질 것이라는 점을 꼭 기억해 주기 바란다.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 ‘그린파킹’ 사업 참여율 50%

    성동구는 6일 그동안 아파트에만 있다고 여겼던 모델하우스(구경하는 집)를 골목길 주차장 확대를 위한 그린 파킹(Green Parking) 사업에도 적용한다고 밝혔다. 성동구의 그린 파킹 사업 모델하우스는 행당동 37의 76 한 단독주택의 집주인 동의를 얻어서 지난달 17일 개방했다. 개방하자마자 ‘확’ 달라진 주택 및 골목길 모습에 근처 주택의 50% 이상이 그린 파킹 사업에 참여하기로 결정하는 등 효과를 톡톡히 봤다. 김영갑 성동구 주차기획팀장은 “망설이던 집주인들이 구경하는 집을 본 후 속속 사업에 참여하기로 결정을 했다.”면서 “여기에는 직원들의 끈질긴 설득도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해외 선교를 나간 선교사에게 다섯 차례에 걸친 이메일과 국제전화로 설득해 동참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그린파킹사업은 단순히 담장만 허무는 것을 넘어 주차시설과 예쁜화단을 조성해 주고 있어 주민들의 참여율이 높은 편이다.2004년부터 시작해 지난해까지 540가구가 참여해 주차장 996면을 조성했다. 올해는 벌써 주택 120가구의 담장을 허물어 180면의 주차장을 조성했다.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국정원 사찰·금품 선거’ 막판 변수로

    한나라당 대선 경선 후보 선출전이 중반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진영이 본선행에 걸림돌이 될 막판 변수 차단에 고심하고 있다. 국정원 직원의 이 후보 전과기록 열람이 새 변수로 부각됐다. 당장 이 후보측 장광근 대변인이 나섰다. 그는 11일 “정권의 이명박 죽이기 실체가 드러났다.”면서 “국정원이 특정 야당후보를 죽이기 위한 사찰본부로 전락한 느낌”이라며 비판한 뒤,“박 후보측 이혜훈 대변인이 ‘이 후보는 전과 14범’이라고 공격한 배경에도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다.”고 박 후보측도 겨냥했다. 그러자 박 후보측이 발끈했다. 박 후보측 이혜훈 대변인이 “여기저기 보도된 이 후보측 해명만 보더라도 전과경력은 최소 15회 이상일 것으로 종합되는데 박 캠프가 그의 전과경력을 조회하고 전과 14범이라고 했다는 식의 허무맹랑한 정치공작을 믿어줄 국민이 어디 있겠느냐.”면서 “이는 ‘88년 노조설립방해죄,92년 8월 이 후보 소유의 건축물용도변경죄,98년 선거법 위반,98년 범인도피죄 등이 거론된다.’는 검증청문회 이주호 의원의 발언과도 정면으로 상치된다.”고 주장했다. 경선전이 종반으로 갈수록 양쪽의 신경전이 더욱 치열해질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이 후보 의혹을 둘러싼 검찰 수사과정에서 이 후보 소환설 등이 구체화될 경우, 경선 정국은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차떼기당의 악몽’을 떠올리게 하는 ‘금품선거’ 논란도 주목된다. 홍준표 경선후보가 지난 30일 인천연설회에서 “3만원 받고,5만원 받은 분들이 다 가버리고 있다.”고 한 발언이 발단이 됐다. 홍 후보는 ‘농담’이라고 서둘러 해명했지만 ‘동원령의 주범’으로 지목된 ‘빅2’ 캠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여권의 맹공도 쏟아졌다. 열린우리당 선병렬 사무부총장은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검찰은 홍 의원의 발언을 흘려듣지 말고 단서로 삼아 철저히 수사하고, 홍 의원도 불가피하게 소환,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황에 따라선 검찰수사로 비화돼 ‘빅2’ 모두 치명타를 입을 가능성도 있다. 이와 함께 양 캠프는 ‘돈 선거’ 논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 후보측이 이 후보측을 겨냥,“금품살포·조직동원 등 불법 선거가 판치고 있어 24시간 감시 운영망을 가동한다.”고 선수를 치면서다. 이 후보측은 “또 다른 네거티브”라며 불법선거 신고센터 맞가동으로 응수했다.박지연 한상우기자 anne02@seoul.co.kr
  • [다시 뛰자 한국 축구] (1) 베어벡감독 사퇴 선언

    [다시 뛰자 한국 축구] (1) 베어벡감독 사퇴 선언

    ‘신뢰의 축구 vs 불신의 축구’ 일본 언론이 한국의 승부차기 승리로 끝난 지난 28일 아시안컵 3,4위전을 앞두고 일본의 압승을 장담하면서 두 팀의 상황을 압축한 문구다. 핌 베어벡(51) 감독이 이날 승리에도 불구, 스스로 물러나겠다고 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기도하다.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베어벡체제의 13개월을 돌아보면서 한국 축구의 재도약 가능성을 진단해본다. ●베어벡 일본전 앞두고 미리 결심 밝혀 인도네시아 팔렘방의 자카바링 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3,4위전은 한국의 투혼이 빛난 경기였다. 연장까지 120분 혈투를 득점없이 비긴 뒤 들어간 승부차기에서 이운재가 일본의 마지막 키커 하뉴 나오다케의 킥을 손으로 걷어낸 데 힘입어 한국은 6-5로 이겼다.3위로 대회를 마무리한 한국은 2011년 본선 자동출전권을 따내는 기쁨도 누렸다. 후반 11분 강민수가 퇴장당한 데 이어 베어벡 감독과 코사 골키퍼코치, 홍명보 코치 순으로 모두 4명이 그라운드에서 쫓겨난 초유의 사태에도 10명의 선수가 똘똘 뭉쳐 일본의 공세를 온몸으로 막아냈다. 베어벡 감독은 29일 새벽 기자회견에서 “내년 베이징올림픽까지 계약기간이 남아있지만 대한축구협회에 일본전을 마지막으로 계약을 끝내겠다고 이미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점심 직후 가삼현 협회 사무총장, 이영무 기술위원장과 차를 마시는 자리에서 “내가 입을 열기 전에는 비밀로 해달라.”는 당부와 함께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고 두 사람은 크게 당황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술위원회는 30일 오전 귀국한 뒤 심도있는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기술위가 잔류를 요청할 수도 있겠지만 연말까지 푹 쉬고 싶다는 뜻을 꺾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 인터넷 포털의 여론조사에서는 잔류를 희망하는 의견이 많았다. ●경질이 대세, 그러나 기계적인 경질은 무리 베어벡호는 13개월 동안 공·수에서 무기력한 경기로 일관해 팬들의 분노를 샀다. 이번 아시아컵에서 수비진은 일정한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6경기에서 고작 3득점에 그치는 고질적인 빈약한 공격력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자신의 고유한 색깔을 대표팀에 입히는 데 실패했다는 것이 경질 주장의 목소리를 높게 만들었다. 따라서 거스 히딩크처럼 압박에 이은 공격지향의 축구를 뿌리내릴 지도자를 찾아 나서야 하는 것이 기술위원회의 과제라 할 수 있다. 또 이동국이 대회 기간에 베어벡의 지도력에 의구심을 나타내는 발언을 버젓이 하고, 소집기간 중 선수들이 잦은 부상과 감기에 걸리는 등 선수단 관리와 장악에도 허점이 많았던 것으로 지적됐다. 그의 조용한 카리스마와 관리자 유형이 한국축구와 생리적으로 맞지 않다는 분석까지 등장했다. 따라서 대표팀을 일신하기 위해서는 사령탑의 교체가 대세로 여겨진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감독의 교체만이 고질적인 한국 축구를 치유하는 특효약은 결코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 대표팀의 현재 위치와 운영방안, 전술적 지향점 등에 대한 토론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 서형욱 MBC해설위원은 “현재 한국 축구가 아름답지 않다고 감독을 바꾸자는 기계적 대안 제시를 반복해선 안 된다.”며 “나 역시 실망이 컸고 베어벡 감독의 한계도 느끼기는 했지만 1년밖에 안 된 감독을 경질하자고 할 만큼 절망적인 이유를 본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발등에 불’ 축구협회의 고민 아시안컵을 3위로 마무리한 핌 베어벡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사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대한축구협회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움베르투 코엘류-요하네스 본프레레-딕 아드보카트 감독으로 이어졌던 교체 과정을 살펴보면 새 감독 선임에는 약 2개월 정도 시간이 걸렸다. 통상적인 상황이라면 축구협회는 두가지 대원칙을 정해 ‘새 선장 구하기’에 나선다. 우선 차기 사령탑을 외국인 지도자로 할 것인가 또는 국내 지도자로 할 것인가 여부다. 또 유력 감독 후보군으로부터 원서를 받은 뒤 우선 협상 대상자를 정하는 등 선임 과정을 공개적으로 진행할 것인가 또는 기술위원회를 통해 점찍은 후보와 철저하게 비공개 협상을 벌일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유럽 등에서는 이미 새 시즌을 앞두고 감독 이동이 대부분 끝난 상태라 후보를 찾기가 마냥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올림픽팀까지 함께 담당하던 베어벡 감독의 사퇴는 축구협회의 고민을 더욱 깊게 하고 있다. 국가대표팀은 내년 2월 동아시아연맹(EAFF) 축구선수권까지 특별한 일정이 없어 사령탑이 비어 있어도 큰 지장이 없다. 반면 올림픽팀은 새달 22일 우즈베키스탄전을 시작으로 올림픽 최종예선에 돌입해야 한다. 감독 선임에 시간이 부족하다. 올림픽팀 사령탑 선정이 협회가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인 셈. 협회는 베어벡 감독의 사퇴 표명에도 “일단 대표팀이 귀국하면 베어벡 감독과 자세히 얘기를 하겠다.”고 밝혔다. 올림픽팀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판단된다. 협회는 선수 면면을 잘 파악하고 있고 이근호, 강민수, 한동원 등을 발굴한 베어벡 감독과의 면담을 통해 올림픽팀을 계속 담당하는 쪽으로 설득을 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앞으로 5개월 정도는 어떤 제안에도 응하지 않겠다.”는 베어벡 감독이 끝내 고사할 경우 올림픽팀은 일단 홍명보 코치 등의 대행 체제로 운영한 뒤 최대한 빨리 대표팀 사령탑을 뽑아 맡길 것으로 점쳐진다.2004년 아테네올림픽 당시 김호곤 감독 경우처럼 올림픽팀과 국가대표팀을 이원화해 국내 지도자에게 맡기는 방안을 모색할 수도 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13개월만에 막내린 베어벡 핌 베어벡 감독이 13개월 만에 한국 축구의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내년 베이징올림픽에서 2002년 한·일월드컵 영광 재현을 목표로 했던 그의 도전이 계약 기간 1년 이상 남겨둔 상황에서 아시안컵을 끝으로 허무하게 막을 내린 것. 베어벡 감독은 독일월드컵 16강 진출에 실패한 뒤인 2006년 6월 말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후임으로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에 올랐다. 외국인으론 역대 7번째 감독이었다. 그는 2002 월드컵 때 대표팀 수석코치로서 거스 히딩크 감독을 보좌해 ‘4강 신화’를 만들었고, 독일월드컵 때도 아드보카트 감독의 수석코치로 본선 첫 원정 승리와 최다승점(4점)을 안기는 등 한국 축구발전에 기여했다. 지난해 7월 입국, 본격 활동을 시작한 베어벡 감독은 단기 목표로 도하 아시안게임과 아시안컵 우승, 장기 목표로 베이징올림픽 8강을 약속했지만 아시안게임 4위, 아시안컵 3위 등 기대를 저버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특히 이번 아시안컵에서 단 3골을 터뜨리는 등 시종일관 무기력한 경기로 비난이 일자 결국 ‘사퇴’라는 최후의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베어벡 감독은 그동안 대표팀 지휘봉을 쥔 외국인 감독 가운데 최단명했다. 포르투갈 출신의 코엘류 감독과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끌고도 잇단 졸전으로 궁지에 몰렸던 본프레레 감독도 각 14개월 만에 중도하차했다. 베어벡 감독은 그동안 A매치 6승6무(승부차기 2승1패 포함)5패를 기록했고, 올림픽대표팀으로는 5승2무1패의 성적을 남겼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사설] 개성공단 임금 15% 올리라는 북한

    북한이 개성공단 근로자들의 최저임금(기본급)을 8월부터 15% 올려달라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잔업과 특근을 거부하겠다고 통보해 왔다고 한다.2004년 개성공단이 가동된 이래 몇차례 임금 인상 요구가 있었지만 실제 인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북한은 이번에 그동안 유보됐던 임금 인상 요구치를 한꺼번에 얻어내겠다는 속셈으로 풀이된다. 우리는 개성공단이 갖는 남북 교류와 화해·협력의 상징성, 중국산 저가 공세로 고사위기에 처한 국내 제조업의 탈출구 등 복합적인 의미를 감안할 때 남북이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임금 인상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개성공단은 북핵사태 등 한반도 위기상황에도 금강산관광과 더불어 남북간 극단 대결을 누그러뜨리는 완충역할을 해왔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미국의 거부로 개성공단 제품이 한국산으로 인정받지 못했지만 우리측이 줄기차게 미측을 압박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더구나 개성공단이 아직 뿌리를 내리지 못한 상태에서 남북이 합의·작성한 ‘전년도 노임의 5%를 초과해 올릴 수 없다.’는 노동규정을 무시하는 과도한 임금 인상요구는 개성공단의 앞날에 대한 불안과 불신을 부채질할 수 있다. 배치와 해고 등 인력 운영도 자유롭지 않은 데다 임금마저 북한이 요구하는 대로 올려야 한다면 어떤 기업이 입주하려고 하겠는가. 북한의 요구대로 임금을 올리면 개성공단 근로자들의 임금은 베트남의 80%선에 이른다고 한다. 북한이 유념할 대목이다. 자칫하다가는 개성공단의 최대 장점을 스스로 허무는 어리석음을 범할 수 있다. 지금은 임금투쟁에 앞서 보다 많은 기업이 개성공단을 찾아오게 해야 한다. 임금 알력으로 개성공단에 먹구름이 드리워져선 안 된다.
  •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본선 8강전] 홍성지 5단 ‘낙관의 병’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본선 8강전] 홍성지 5단 ‘낙관의 병’

    제7보(70∼81) 홍성지 5단은 바둑계에서 유명한 낙관파이다. 항상 재주 넘치고 시원시원한 바둑을 구사하지만 가끔씩 형세를 너무 낙관적으로 보기 때문에 유리한 바둑을 허무하게 역전당하기도 한다. 본인 스스로도 ‘낙관의 병’이라고 일컬을 만큼 앞으로 홍성지 5단이 좀더 성장하기 위해서 풀어야 할 숙제중의 하나다. 전보에서의 기세로 보면 당연히 백은 흑73의 곳으로 끊어야 하지만 왠지 홍성지 5단의 손길이 멈추어진 채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백70,72가 마지막 초읽기에 몰리면서 홍성지 5단이 찾아낸 맥점. 홍성지 5단의 재주가 엿보이는 장면이기도 하다. 물론 백72 대신 <참고도1> 백1로 끊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흑12까지 외곽을 선수로 막히게 되면 백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 백72때 흑이 73으로 후퇴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 기분 같아서는 <참고도2> 흑1처럼 이어서 싸우고 싶지만 백이 2로 끊은 다음 흑은 백 두점을 포획하는 수가 없다. 가뜩이나 백의 외벽이 튼튼한 가운데 이런 전투를 벌이는 것은 무모하기 짝이 없다. 백74로 흑 두점을 관통하는 홍성지 5단의 손길이 가볍기만 하다. 굳이 집을 헤아리지 않더라도 바둑의 흐름상 현재의 형세는 백이 좋다. 그러나 한때 유리한 것과 승리를 한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그만큼 바둑에서는 유리한 바둑을 지켜내는 것이 불리한 바둑을 역전시키는 것보다 어려운 기술이다. 최준원 comos5452@hotmail.com
  • [아시안컵 2007] 이란 넘으면 결승길 밝아

    ‘산 넘어 산’ 한국 축구대표팀이 천신만고 끝에 아시안컵 8강에 턱걸이했다. 하지만 베어벡호의 앞길에 높은 산이 가로막고 있다.22일 8강전 상대가 중동 강호 이란이다. 한국이 그동안 ‘역주행’하는 모습을 보여줘 어려운 승부가 예상된다. 하지만 이란을 넘으면 이라크-베트남전 승자와 4강에서 만나게 돼 결승행 가능성이 높다. 수비에서 중원으로, 중원에서 또 전방으로 연결되는 유기적인 패스가 눈에 띄지 않았다는 점이 이번 조별리그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대목이다.전방을 향해 길게 공을 띄우는 ‘뻥 축구’가 자주 연출돼 한국축구가 퇴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또 공 점유율이 높았다고는 하나, 의미 없는 백패스가 속출해 지탄의 대상이 됐다. 이는 공격진과 미드필더진의 협력 플레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방증한다.빠른 스피드와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지 못한 탓에 공 줄 곳을 찾지 못하다 보니 패스가 뒤를 향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된 것. 한국은 또 선제골을 넣고도 역습을 당해 실점하는 패턴을 반복했다. 후반으로 갈수록 수비 집중력이 떨어져 허무하게 실점을 허용, 개선이 절실하다.특히 인도네시아전 후반 수비 위주 경기 운영을 했지만 외려 흔들리는 모습이 많았다. 이영무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이란은 개인기와 체력이 뛰어난 팀”이라면서 “하지만 조직력이 강한 팀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고 진단했다. 스피드는 살리고 실수는 줄이며 조직력을 다져야 한다는 얘기다. 한국은 이란과 그동안 20번을 겨뤘다.8승4무8패로 팽팽하다. 하지만 아시안컵 본선에서는 1972년 태국 대회 결승전 패배를 포함,2승3패로 열세다. 특히 96년 아랍에미리트(UAE) 대회부터 4연속 8강에서 만나게 되는 질긴 악연을 잇고 있다.UAE 대회에서는 이란의 ‘영웅’ 알리 다에이에게 무려 4골을 얻어맞고 2-6으로 참패했다.4년 뒤 레바논 대회에서는 이동국이 2골을 뽑아내며 역전승,3위까지 치고 올라간 추억이 있다. 하지만 2004년 중국 대회에서는 난타전 끝에 알리 카미리에게 해트트릭을 헌납하며 3-4로 무릎을 꿇었다. 당시 뛴 이동국, 이운재(이상 한국), 카리미와 자바드 네쿠남, 메디 마다비키아(이상 이란) 등이 건재하다.한국은 박지성 등의 부상으로 멤버들이 대폭 교체됐으나 이란은 카리미 등 해외파 베테랑이 대부분 남아 이번 대결이 더욱 흥미를 끈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문화키워드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문화키워드

    ■ 신문 연재소설로 본 시대상 신문 연재소설에는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관심과 열망과 한숨이 배어 있다. 이것은 대중과 호흡을 함께해 나가는 신문이 그들의 이목을 끌고 그들을 지면에 이끌어 들이고자 만들어 내는 현상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신문 연재소설을 써나가는 주체란 단순히 작가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신문과 독자, 그리고 그들과 함께 당대를 만들어 나가는 사회 그 자체라 할 것이다. 우리는 저 멀리 ‘대한매일신보’가 숨쉬던 구한말에서 애달픈 식민지 시대, 해방공간, 한국전쟁, 긴 독재체제를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아주 긴 목록의 신문 연재소설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한국인들이 무엇을 알고 싶어 했고 무엇에 아파했으며 무엇을 원했는지 보여준다. 신문 연재소설은 우리에게 당대의 문화적 코드가 무엇이었는지 알려준다. 신문 연재소설을 통해 당대의 문화키워드를 살펴본다. 구한말의 문화적 키워드는 단연 나라 지키기에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당시 애국계몽을 표방한 신문 ‘대한매일신보’에는 ‘소경과 안즘방이 문답’(1905.11.17∼12.3),‘거부오해’(1906.2.20∼3.7) 같은 작품들이 연재되었다. 이 과도기적 ‘소설’들에는 어떻게 기울어가는 나라를 개혁할 것인가, 외세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하는 고민이 복합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1910년대의 지식인들은 국권을 침탈당한 비극적 분위기 속에서 현실을 헤쳐나갈 수 있는 길을 여전히 유학과 교육과 계몽에서 찾았다. 문단으로 보면 이때는 이광수와 최남선의 시대였다. 이광수의 ‘무정’(‘매일신보’,1917.1.1∼6.14)은 경성학교 영어교사인 이형식과 기생 영채의 사랑의 엇갈림을 그리면서 그들, 그리고 과거와 현재가 하나가 될 수 있는 길을 새로운 학문을 위한 유학에서 찾았다. 여기서 이광수는 과학이라는 새로운 구호를 제창했다. 1920년대는 3·1운동의 좌절이 가져다 준 절망적 분위기 속에서 고독한 자아의 구원을 열망하는 흐름과 절망을 대신할 새로운 사회적 희망을 추구하는 흐름으로 나뉘었다. 어머니를 잃고 오빠와 함께 살아가는 혜숙의 가련한 운명을 그린 나도향의 ‘환희’(‘동아일보’,1922.11.21∼1923.3.21)는 전자의 흐름을,3·1운동의 좌절을 배경으로 순영과 봉구의 사랑과 죽음, 기약을 그린 이광수의 ‘재생’은 후자의 흐름을 대변한다. 1930년대는 어두운 현실에 대한 인식과 식민지 근대의 성숙 과정에서 배태된 대중문화, 그리고 여성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때였다. 한 예로 염상섭의 ‘삼대’(‘조선일보’,1931.1.1∼9.17)는 타락한 윗세대와 사회주의 운동이 풍미한 복잡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삶의 균형을 고민하는 새로운 세대의 주인공을 그리고 있다. 1940년 8월10일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폐간되자 신문 연재소설의 현장은 다시 ‘매일신보’로 넘겨졌다. 이태준, 채만식, 박태원, 이효석 같은 대작가들은 가혹한 천황제 파시즘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체제의 강압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하는 고민과 문제의식을 그들의 소설들에 각인시켰다. 예를 들어 이효석의 ‘창공’(‘매일신보’,1940.1.25∼7.28)은 천일마라는 주인공이 만주 하얼빈에서 만난 러시아 여성 나아자와 결혼하여 함께 조선의 문화를 공유해 나가는 이야기를 통해 천황제 파시즘의 대동아주의 이데올로기에 균열을 냈다. 해방공간과 한국전쟁 발발에 이르기까지 잠시 침체한 양상을 보였던 신문 연재소설이 새로운 활력을 얻게 된 것은 1950년대였다. 대중의 폭발적인 반향을 얻으면서 논쟁에까지 휩쓸려 이른바 낙양의 지가를 올린 정비석의 ‘자유부인’(‘서울신문’,1954.1.1∼8.9)은 대학의 국문학 교수 장태연과 그 부인 오선영의 뒤얽힌 생활상을 통해 당대의 문화 풍속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1960년대에 들어서자 한국사회는 군사독재 체제, 산업화, 타락과 부패라는 복합적인 문제들에 봉착하게 된다. 손창섭의 장편소설들, 예컨대 ‘이성연구’(‘서울신문’,1965.12.1∼1966.12.30)나 이호철의 ‘서울은 만원이다’(‘동아일보’,1966.2.8∼10.31) 같은 작품들은 대도시화한 서울을 배경으로 간척사업, 공공사업 등과 같은 당대적 사건들을 다루면서 물신주의가 팽배한 1960년대 사회의 기묘한 위선, 타락, 무질서, 음모를 그려나갔다. 1970년대에 들어서자 민중이 사회적 관심사로 부상하기 시작한다. 군사독재와 산업화 속에서 짓눌린 민중에 대한 관심은 수많은 문제작들을 낳았던바 신문 연재소설에서 이것은 대하소설이라는 문제적인 양식과 접맥된다.‘서울신문’에 1979년 6월부터 1983년 2월까지 약 4년에 가깝게 연재된 김주영의 ‘객주’는 보부상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조선 후기 역사적 상황과 생생한 민중생활 양상을 풍부하게 재현한 문제작이다.‘한국일보’에 1974년부터 1984년까지 10년씩이나 연재된 황석영의 대하소설 ‘장길산’도 단 몇 줄의 역사기록밖에 없는 인물의 일대기를 중심으로 민중의 애환과 바람을 그린 작품이었다. 1980년대에서 1990년대로 이어지는 역사적 격변의 시대에 신문 연재소설의 주된 테마를 이룬 것은 한국현대사에 대한 관심이었다.1983년부터 잡지에 연재하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태백산맥’에 이어 1998년부터 ‘한겨레신문’에 연재한 조정래의 대하소설 ‘한강’은 파란으로 점철된 한국현대사에 연속성을 부여하려 한 작가적 신념의 소산이다. 여러 곳에 나뉘어 연재되면서 1994년에 완간된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되어야 할 거작이다. 2000년대에는 민주주의가 사회적 원리로 정착해 나가는 대신에 자본주의의 물질적 독점력이 새로운 문제로 부각된다. 고도로 국가화·독점화한 자본주의가 과거의 정치적 독재를 대신하여 새로운 권력적 힘을 발휘하는 시대가 바로 2000년대다. 경제적 갈등, 반목과 생존 경쟁, 물신주의가 이처럼 일상을 확고히 지배한 시대는 일찍이 없었다. 여기에 민주주의가 낳은 정신적 타락 및 비속화·비소화한 시민들의 삶은 새롭고 숭고한 정신적 가치를 찾아 헤맨다. ‘서울신문’에 2004년 1월5일부터 최근까지 장기간 연재됐던 최인호의 ‘유림’은 그러한 숭고에 대한 열망이 투영된 소설이라고 하겠다.‘상도’에서 ‘유림’에 이르는 최인호의 집필과정은 시대의 추이를 예민하게 감지할 줄 아는 능력의 존재를 시사한다. 이렇듯 신문 연재소설은 한국사회 및 대중의 관심사와 그 문화적 추이를 깊이 있게 받아들이고 촉진한 시대의 바로미터와 같은 역할을 해왔던 것이다. 방민호(문학평론가·서울대 국문과 교수) ■ 서울신문 연재소설 소개 ▶ 소경과 안즘방이 문답 1905년 11월17일부터 12월3일까지 대한매일신보에 연재된 개화기 신소설로 신문에 실린 최초의 소설 형태의 글이다. 개화로 인해 생활이 어려워진 복술가 소경과 망건장수 앉은뱅이의 대화가 전개되는 문답체로 자주적 국권 의식을 강조하는 작품이다. ▶ 무정 1917년 1월부터 6월까지 이광수가 매일신보에 연재한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장편소설이다. 한국 현대 문학의 출발점이 된 작품으로 근대문명에 대한 동경과 신교육 사상, 자유연애 찬양, 남녀 평등 사상 등을 주제로 내세우면서 대중계몽 역할을 꾀해 독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근현대문학 사상 가장 많이 읽혀지고 연구되어온 이광수의 대표작이다. ▶ 자유부인 1954년 1월부터 8월까지 서울신문에 연재된 작품으로 한국 신문 연재 소설 사상 최고의 화제를 낳았다. 성윤리에 대한 논란을 비롯, 갖가지 유행어를 탄생시키며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정비석의 화제작. 대학교수 부인 오선영의 ‘일탈’를 통해 6·25전쟁 직후 만연한 퇴폐적인 사회 풍조와 전쟁 미망인들의 취업상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 객주 1979년 6월6일부터 1983년 2월29일까지 서울신문에 1465회 연재돼 역사소설의 새 지평을 연 작가 김주영의 역작.3부작으로 구성됐으며 조선 후기 보부상과 노비, 관료, 농민들의 갈등과 유착을 다루며 당시 사회의 변동상을 그려냈다.19세기 말의 풍속을 구체적으로 재현했으며 평민층의 입말을 잘 살려내 사실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 유림 1977년 서울신문에 소설 ‘파란 꽃’을 첫 연재한 최인호가 2004년 1월5일부터 2006년 12월30일까지 연재한 장편소설. 유교가 흘러온 2500년의 역사를 조망한 작품으로 왕도국가를 세우려다 실패한 조광조와 이상국가를 꿈꿨던 공자, 성리학을 발전시킨 퇴계 이황 등 유학자들의 삶을 엮었다.‘유림’은 유교와 유학자들을 소설로 형상화해 독자들의 많은 호응을 얻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프론티어 5인이 말하는 미래 문화키워드 서울신문은 창간 103주년을 맞아 문화계 인사들로부터 미래 사회의 문화를 이끌 화두가 무엇인지 들어봤다. 문학·영화·방송·음악·미술 방면의 전문가 5명은 한마디로 규정하기 어렵다면서도 명징한 키워드로 향후 문화에 대한 전망을 제시했다. ‘예술가 사회’‘글로벌’‘탈경계’‘다양화’‘탈장르’ 등으로 요약되는 이 문화 핵심어들은 저마다 고유한 속성을 지니면서도 의미있는 공통분모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진지한 생각거리를 제공한다. ● “장르파괴 가속화” 최완규 ‘주몽’ 드라마 작가 “앞으로는 영화와 드라마의 경계가 점점 줄어들 것입니다. 물론 지금까지도 드라마 연출자가 영화 감독을 맡거나 영화제작사가 드라마를 제작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이렇다할 성공 사례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제작인력의 양분화가 점차 미미해지고 두 장르간 벽을 허무는 사례들이 쏟아져 나올 것입니다.” 국민 드라마 ‘주몽’의 최완규(43) 작가는 미래 방송계의 키워드를 이처럼 ‘탈경계’란 말로 압축해 표현했다.‘종합병원’‘허준’‘올인’ 등 사극과 현대물을 오가며 인상깊은 작품들을 남겨온 그는 현재 그 자신도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는 작업을 하고 있다. “요즘 우리나라에 미드(미국 드라마) 열풍이 불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미국 사람들도 새삼스럽게 미드에 재미를 느끼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할리우드의 우수한 영화 제작인력과 기획력이 드라마로 대거 투입된 결과로 볼 수 있어요. 우리도 이같은 탈경계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드라마 제작환경은 아직까지 그리 여의치 않다. 최 작가는 “현재 방송사·외주제작사들은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십중팔구는 제작비를 맞추지 못해 적자를 떠안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동안 드라마는 한류 열풍을 등에 업고 규모를 급속도로 키워 왔지만, 그 수혜가 몇몇 연기자와 작가들에게 집중되는 등 문제점도 함께 키워 왔다.”고 덧붙였다. 최 작가는 “‘CSI’나 ‘프리즌 브레이크’는 작가 한명의 머리에서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작품”이라며 “무엇보다 사전제작을 염두에 둔 시리즈물이 일반화돼야 하며, 밀도 높은 작품을 위한 집단창작시스템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권고도 잊지 않았다. 시청률이나 해외 마케팅에 신경쓰기 앞서 ‘질적 완성도가 높은 작품은 시청자들이 먼저 알아 본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는 것도 강조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프로·아마 벽 무너져” 김영하 소설가 “미래는 모두가 예술가가 되는 세상입니다.‘예술가 사회’라 하면 어떨까요?” 소설가 김영하(39)는 20세기 후반, 자본가가 된 우리 모두는 21세기가 끝나기 전에 예술가가 될 거라 장담했다. “요즘 삼청동에 가보면 사진기자들이 쓸 만한 장비를 들고 수백명이 순례를 하고 있어요. 모든 예술의 진입장벽이 낮아진 거죠.” 그는 프로가 좋은 작품을 만들고 아마추어가 ‘후진’ 작품을 만들 것이라는 경계는 무너질 것으로 내다봤다.“문학이야말로 아마추어가 하는 겁니다. 뭐든 쓸 수 있죠. 랭보와 카뮈도 아마추어였어요. 문학사는 아마추어가 쓴 엄청난 작품을 많이 알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김영하는 ‘개인’도 미래의 문화 키워드로 꼽았다. 사람들간에 공통적인 경험이 줄어들고 다른 처지에서 세상과 직면하기 때문이다. 그는 1950년대,60년대 문학과 같은 트렌드는 사라지고 작가 개인의 문체 특성이 한층 심화될 것으로 전망한다.“문학도 이제 개인의 내면과 경험을 제출하는 방식입니다. 김영하 다르고, 박민규 다르죠. 공통분모를 찾는 건 부질없는 노력입니다. 서구 비평가들이 하듯 한 작가에 천착하게 되고 작가는 우주의 별처럼 존재하게 될 것입니다.” 그는 장편소설 대망론을 믿으면서도 최근 출판사와 일부 언론에서 일고 있는 ‘장사 논리’는 경계했다.“문학을 해외시장에 수출하기 위해, 일본 문학에 대응하기 위해 장편소설을 내라는 건 박정희 시대의 논리죠. 요즘 일부 언론에서 만든 문학상이나 출판사들은 새로운 네이밍을 통해 작가들에게 대중소설이라는 수요를 창출할 것을 요구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필요로 하는 건 독자들이 원하는 거죠. 잘 된 장편은 독자를 일주일간 기쁘게 해줍니다.” 김영하는 ‘예술가 사회’에선 모두가 행복해질 거라고 내다봤다.“미래에 나쁜 일만 생길 거라 보는 문화적 비관주의는 언제나 실패해왔습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영어제작으로 월드마켓 공략” 이승재 LJ필름 대표 “향후 한국영화 산업을 지배할 키워드는 ‘글로벌’이다.” 이승재(43) LJ필름 대표는 “지난 15년 동안 꾸준히 성장해온 한국영화 산업은 현재 한계점에 다다랐다.”면서 “이제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인력, 유통 등 성장을 담보하는 제반 여건이 다 갖춰진 한국영화 내수시장은 더이상 ‘파이’를 늘릴 수 없는 상태라는 것. 그는 비용 대비 수익률이 마이너스 30∼40%에 달하는 현 시점에서 대안은 해외시장 개척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영화를 잘 만들어 수출하는 단순한 차원을 넘어 우리의 문화를 영어로 제작해 알리는 방식이 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이나 아프리카 영화인들이 자신들의 문화적 정체성을 세계 공용어인 영어로 제작해 알렸듯이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그는 ‘괴물’을 예로 들면서 아무리 훌륭한 콘텐츠라도 자국 언어로 제작되면 ‘월드 마켓’에서 뛰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전망을 대변하듯 올들어 충무로에서는 해외 합작이 심심찮게 추진되고 있다. 나우필름이 미국 영화사 VOX3과 손잡고 만든 첫번째 합작영화 ‘두번째 사랑’이 얼마 전 한국 관객과 만났고, LJ필름 또한 ‘프린세스 줄리아’를 한·미합작으로 제작한다. 영화는 조선의 마지막 황태손이었던 이구와 그의 미국인 부인 줄리아 멀록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와호장룡’ 등을 제작한 미국 유니버셜 포커스와 손잡은 이 영화는 현재 시나리오 마무리 단계에 있다. 이 대표는 “미국에서 2억달러를 벌어들인 그리스 영화 ‘나의 그리스식 웨딩’처럼 한국적인 소재이면서도 다같이 공감할 수 있는 ‘크로스컬처 아이템’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대가보다 다수 결집 창작 증가” 김현철 작곡가 겸 가수 가수 김현철(39)은 미래 대중음악의 키워드로 ‘다양화’를 제시했다. 그것은 또한 21세기와 이전의 대중음악을 구분짓는 잣대가 되기도 한다. “2000년 가까이 전해져 내려온 음악이 대중화되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0년쯤 전입니다. 대중에게 대량으로 접근할 수 있는 음반이란 형태의 ‘디바이스(도구)’가 등장한 덕분이죠. 현재도 CD를 거쳐 MP3 등으로 더욱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고요. 이런 다양한 형태의 도구들이 급격한 음악시장의 변화를 가져왔고, 앞으로 어느 방향으로 튈지는 아무도 쉽게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21세기 대중음악의 트렌드는 소수의 대가가 아니라 다양한 뮤지션들이 함께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 특징. 방송과 몇몇 가요제가 가수 등용문의 전부였던 예전과 달리 UCC 등을 통해 누구라도 쉽게 가수가 될 수 있는 세상이 됐다. 대중이 음악을 접하는 도구 또한 공중파 방송 일변도에서 모바일, 케이블 음악방송, 인터넷 음악전문 사이트 등으로 다양하게 재편되고 있다. “음악을 전달하고 수용하는 도구의 확대는 음악가들에게 더욱 다양한 음악을 생산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장르의 융합단계는 이미 넘어섰습니다. 이제 모바일에 적합한 음원은 물론, 데커레이션 음악(장난감에 사용되는 음악)까지도 만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런 다양성이 양질의 음악 생산까지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공연문화가 활성화되면서 ‘공연 브랜드’가 많이 등장하게 될 겁니다. 또한 음악가와 다양한 ‘디바이스’를 연결해주는 기획·프로모션 부문에 현재보다 한층 진보된 ‘새로운 사람들’이 등장하게 될 겁니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표현도구 다양화” 정연두 최연소 ‘올해의 작가’ “한국 현대미술의 미래는 밝고 발전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동안 작품의 질에 비해 저평가돼 왔죠.” 회화, 조각 등으로 경계를 나누는 것이 더 이상 무의미한 현대미술. 사진, 영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독특한 접근방식을 보여주는 작가 정연두(38) 역시 한마디로 규정하기 힘들다.‘탈장르’로 규정되는 현대미술의 흐름을 그는 멀티 플레이어적인 작업으로 보여준다. 국립현대미술관이 95년부터 매년 뽑는 ‘올해의 작가’에 30대로는 처음 선정된 정연두는 현대미술의 변화와 흐름을 잘 보여주고 대처하는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무형에 의해 지배되는 유형’처럼 현대 미술에서 장르의 경계를 만드는 것 자체가 우습다.”며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확실한 세계가 있다면 어떤 표현매체든 상관없다.”고 말했다. 그 역시 대학에서는 조소를 전공했지만 요즘 주로 사용하는 표현방식은 사진과 비디오다. 정연두는 앞으로 그처럼 작품활동만 하는 한국의 전업작가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전업작가 한 명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한 작가를 공부하고, 응원하는 팬이자 컬렉터가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지금은 대한민국 인구의 겨우 1%가 컬렉터지만, 그 수가 늘어나면 전업작가 시스템도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보인다. 작가들은 일회성이 아닌 꾸준한 작업태도를 견지할 수 있고, 컬렉터층도 극소수의 부유층이 아닌 개미군단으로 넓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美 난치병환자들 “中으로”

    중국이 미국 난치병환자 치료의 `블랙홀´이 되고 있다. 난치병환자들이 `희망의 마지막 보루´ 줄기세포 주입시술을 받기 위해서 중국으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3일(현지시간) “뇌성마비·척추손상·자폐증 등 난치병의 치료법을 백방으로 찾다 실패한 미국을 비롯한 외국인환자들이 매달 수십명씩 중국 병원들을 찾아 줄기세포 주입시술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시술이 효과가 있다거나 안전하다는 과학적인 증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심정의 환자들이 난치병 치료시술에 수천달러에서 수만달러까지 쓰고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4주 치료에 1만달러(920만원)가 공정가. 이런 현상은 생명윤리 논란을 불러온 배아줄기세포 추출이 미국에서는 위법이지만 중국에서는 배아줄기세포와 숨진 태아의 뇌조직 등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사용한 치료가 법으로 금지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이론적으로 배아줄기세포는 인체 내 손상된 조직을 대신하거나 재생시키는 만능세포로 난치병과 희귀병을 치료할 수 있다.UCLA 신경연구팀 브루스 돕킨 박사는 지난달 의학전문지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시술을 받은 척추 질환자 7명 가운데 의미있는 호전을 보인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며 “이들 중 5명은 합병증의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 소아과협회장 토머스 코크도 “줄기세포로 모든 신경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은 허무맹랑한 이야기”라며 힘을 실었다.그러나 시술을 담당한 중국병원측은 “줄기세포의 능력을 과소평가하지 말라.”며 “작년에 시술을 받은 141명 중 많은 사람이 상태가 호전됐다.”고 주장했다. 중국에서 치료를 받은 환자 부모들의 반응도 제각각 달랐다.“서지 못하던 아이가 몇 분 동안 서 있었다.”며 기대감과 함께 추가치료를 받겠다는 이가 있는 반면 “다시는 아이를 실험대상으로 삼지 않겠다.”며 불신을 드러내는 이들도 많았다.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로스쿨법·사학법 국회 통과

    로스쿨법·사학법 국회 통과

    사립학교법 재개정안과 로스쿨법안이 3일 자정 무렵 폐회된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임채정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으로 극적 통과됐다. 앞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통합민주당은 국민연금법도 통과시켜 3대 쟁점법안이 모두 처리됐다. 사학법 재개정안은 개방형 이사 추천 위원회 구성 비율을 ‘학교운영위 또는 대학평의회’와 ‘이사회’를 6대5로 정했다. 로스쿨은 2009년 3월 문을 연다. 법조인이 되려면 3년 과정의 로스쿨을 졸업한 뒤 변호사 자격시험을 치러야 한다. 현행 사법시험은 2014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지된다. 한나라당 김형오, 열린우리당 장영달, 통합민주당 강봉균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이 법안들을 폐회일인 이날 처리키로 최종 합의했다.3당은 올 정기국회가 대선 정국의 본격화로 정상적인 입법활동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사학법과 로스쿨법의 연내 처리가 무산될 것을 우려해 전격 합의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민주노동당 의원 9명을 포함한 당직자 40여명이 사학법 재개정에 반대하며 교육위 회의실을 점거, 농성을 벌였다. 열린우리당 일부 의원들도 이날 밤에 열린 의원총회에서 사학법 처리에 반대하는 등 진통을 겪었다. 열린우리당은 의총에서 사학법 당론 변경과 국회의장 직권상정을 각각 표결에 부쳐 직권상정으로 결론이 나 본회의 표결에 임했다. 국민연금법 개정안은 보험료율을 현행대로 유지하는 대신 급여 대체율을 현행 60%에서 2028년 40%까지 하향 조정했다. 국회는 또 증권업, 자산운용업, 선물·투자자문업으로 구분된 자본시장간의 벽을 허무는 것을 골자로 하는 자본시장통합법 제정안을 처리했다.1년 6개월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2009년부터 시행된다. 한편 이날 3당 원내대표회담에서는 정치관계법특위위원장은 한나라당이, 예결특위위원장은 열린우리당이, 국제경기지원특위위원장은 민주당이 각각 맡기로 했다. 예결특위위원장에는 열린우리당 원혜영 의원이 선출됐다. 이종락 나길회기자 jrlee@seoul.co.kr
  • 공포영화 ‘해부학 교실’ 새달 12일 개봉

    공포영화 ‘해부학 교실’ 새달 12일 개봉

    공포영화를 보면 무서운가. 얼핏 두려움으로 싸여진 공포영화의 포장지를 한꺼풀 벗겨내면 슬픔의 속살이 드러난다. 의문의 살인사건이 연쇄적으로 발생하고 등장인물들이 끔찍한 모습의 변사체로 나타나게 되더라도 그 안에 담긴 사연이 밝혀지게 되면 마지막에 남는 것은 서글픔이다. 요즘 한국공포영화의 경향은 두려움의 뿌리로 인물들의 불우한 경험과 상황을 설정한 영화들이 대부분이다. 새달 12일 개봉하는 공포영화 ‘해부학교실’도 그렇다. 올들어 한국공포영화가 소재의 다양화로 변화를 꾀하고 있는 가운데 ‘해부학교실’ 또한 ‘카데바’라 불리는 해부용시체를 소재로 삼아 일찌감치 주목을 받아왔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병원, 그 안에서 이승과 저승을 넘나드는 지점에 서있는 의사, 추상적인 죽음을 구체적인 감각으로 환기시켜주는 카데바 등을 공포의 재료로 삼은 것은 어쩌면 반쯤 먹고 들어가는 것일 수도 있다. 의대 본과 1학년에 재학중인 여섯 명의 동기들, 선화(한지민), 은주(소이), 중석(온주완), 기범(오태경), 경민(문원주), 지영(채윤서). 이들은 한 팀이 되어 해부학실습에 들어간다. 이들에게 배정된 젊고 아름다운 카데바. 가슴 부위의 장미꽃 문신이 묘한 기운을 자아내는 이 카데바를 접하고 난 뒤 이들은 똑같이 환영과 악몽에 시달리기 시작한다. 선화의 룸메이트로 모범생 은주가 야밤에 홀로 해부학 실습실에서 공부를 하다가 처음으로 죽음을 맞고 연적 관계에 있던 지영 또한 은주처럼 심장이 도려내진 채로 발견된다. 실습 도중 간식까지 챙겨먹을 정도로 비위가 좋던 경민까지 정신을 놓자 선화, 중석, 기범은 카데바에 얽힌 사연을 추적하기 시작하고, 담당교수 지우(조민기)가 카데바로 쓰인 여성과 깊은 연관이 있음을 알게된다. ‘카데바’라는 이색 소재를 삼았을 뿐 영화는 공포장르의 관습을 충실히 따른다. 공포영화를 조금이라도 본 관객이라면 등장인물의 행동과 상황을 통해 누가 다음 희생자가 될 것인지 ‘두부에 못박기’식으로 눈치챌 수 있다. 마지막 반전을 위해 인물들을 돌아가며 의심스럽게 비추거나 중간중간 복선을 깔아 놓는 것도 잊지 않는다. 하지만 인물들의 관계를 복잡하게 얽혀 놓는 바람에 집중력을 떨어뜨려 감독이 의도한 복선을 알아채기 쉽지 않다. 연출은 단편 ‘필통낙하시험’을 만들고 봉준호 감독과 ‘플란다스의 개’의 시나리오를 공동으로 집필했던 손태웅 감독이 맡았다. 첫 장편 데뷔작으로 공포영화를 택한 감독은 새로운 볼거리로 색다른 공포를 창조하고자 했다. 그리고 그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금속성의 문이 차가운 빛을 발하는 시체 냉장고가 한쪽 벽면을 차지하고 그 앞으로 수 십개의 실습대가 도열한 해부학 실습실은 음산하고 축축한 기운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1구당 4000만원의 돈을 들여 2개월 동안 만들어낸 사실적인 시체 ‘더미’들은 공포의 체감을 높여주는 장치로 더할 나위없이 훌륭하다. 과거와 현재가 경계 없이 겹쳐지는 판타지 기법으로 카데바가 된 여성의 사연과 아울러 선화의 비극적인 가족사가 밝혀지는 부분은 단연 돋보인다. 이야기가 여러 갈래로 분산되다보니 중반에 다소 늘어지긴 했지만 종반까지 팽팽한 긴장감을 잘 유지시킨다. 그래서인지 범인의 정체가 드러나는 마지막에 이르러서도 허무해지지 않는다. 사체와 메스가 나오지만 사지절단 등 신체훼손의 수위가 높은 요즘 영화에 비해 잔혹성은 덜한 편.15세 관람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킬러 신영록 ‘복수의 칼’

    킬러 신영록 ‘복수의 칼’

    ‘덤벼라, 아두’ ‘탱크’ 신영록(20·수원)은 2003년 8월15일을 잊을 수 없다. 굴욕적인 패배를 맛본 날이기 때문. 당시 신영록은 한 살 위 선배들과 함께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 월드컵에 나갔다. 조별예선 첫 경기에서 미국과 맞닥뜨렸는데 1-6으로 허무하게 무릎을 꿇었다.‘신동’ 프레디 아두(18·레알 솔트레이크)에게 해트트릭을 내주며 농락당한 탓이다. 신영록은 후반 23분 벤치로 물러났고 아두가 골을 넣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아두는 4개월 뒤 20세 이하 월드컵에서도 미국이 한국을 2-0으로 제압할 때 한몫을 했다. 신영록은 설욕을 별렀지만 좀처럼 아두와 마주칠 기회가 없었다.19세 대표팀에서 미국과 2차례 친선 경기를 펼쳐 모두 이겼지만 이때 아두는 없었다. 동반 출전한 2005년 20세 이하 월드컵에서도 조가 달라 승부를 겨루지 못했다. 신영록이 약 4년 만에 굴욕을 되갚을 기회를 맞았다. 새달 1일 오전 6시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20세 이하 월드컵 D조 1차전을 통해서다. 한국과 미국 모두 최강 브라질과 같은 조에 속해 있어 이 경기를 반드시 잡아야 16강 진출의 교두보를 구축할 수 있다. 앞서 월반을 하며 세계 무대를 경험한 신영록과 아두의 책임감이 무거워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지난해 아시아선수권에서 득점왕(5골)에 오른 심영성(20·제주)에 이어 4골을 넣으며 분위기를 달궜던 신영록은 올초엔 부상 등으로 포지션 경쟁에서 뒤처져 K-리그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이달초 부산컵에서 2골을 뽑아내며 상승세를 탔다. 특히 몬트리올 입성을 앞두고 치른 체코와의 24일 평가전에서 심영성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했고, 다음날 개최국 캐나다와의 비공개 연습경기에서는 쐐기골을 터뜨리며 ‘킬러 본능’을 끌어올렸다. 신영록은 심영성, 하태균(20·수원)과 번갈아가며 투톱으로 나와 미국 진영을 휘저을 것으로 예상된다. 어린 나이지만 미국 주장을 맡고 있는 아두도 북중미 지역 예선은 물론 25일 칠레와의 평가전에서 1골1어시스트로 여전한 실력을 뽐냈다. 하지만 이 경기를 관전한 조동현 감독은 “예전보다 파괴력이 떨어졌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두와 호흡을 맞추며 공격을 이끄는 조스머 알트도어(18·뉴욕 레드불스)도 경계 대상. 무서운 스피드를 지닌 조안 스미스(20·볼턴)는 부상으로 낙마했다. 조 감독은 “요주의 선수인 아두 등을 밀착 수비로 막는다면 (신영록 등) 우리 공격진의 플레이가 좋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사설] 참여정부 언론정책 변화 있어야

    노무현 대통령과 언론단체 대표들간의 이른바 ‘취재지원시스템 선진화 방안’에 대한 토론회가 어제 열렸다. 그러나 핵심을 못 짚은 토론회에 그쳤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려운 것 같다. 기자실 통폐합이 자유로운 취재를 제한함으로써 언론의 정부 감시기능을 약화시킬 가능성을 제대로 짚어내지 못했다. 국민의 알권리 확대를 위한 대안도 찾지 못했다. 우선 한국기자협회장·인터넷신문협회장 등 5개 언론단체장만 참석한 토론회 패널의 구성부터 문제였다. 노 대통령도 인정했듯이, 기자실 통폐합에 따른 정보차단의 역기능을 가장 실감하는 일선 기자나 데스크들이 참여하지 않아 현장감 있는 토론이 이뤄지지 못했다. 토론 내용은 더욱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노 대통령은 “기자실 문제가 (언론개혁의)본질적 문제”라는 기존 논리를 거듭 강조했지만, 동의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나라마다 정치체제나 사회문화적 취재환경이 다른 상황에서 기자실을 없애는 것이 세계적 표준에 부합된다고 할 순 없다. 오히려 개방형 브리핑제가 겉돌고 있고, 정보공개가 미흡한 상황에서 이른바 취재선진화 방안 발표로 공직사회의 취재 거부 사례만 늘어나고 있지 않은가. 엊그제 총리 집무실에서 대학입시 관계 장관회의를 취재하는 과정서 벌어진 사진기자들과 정부측의 실랑이가 대표적 사례다. 기자실 폐쇄보다는 정보공개와 각종 취재 장벽을 허무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고 본다. 취재 제한 가능성을 잉태한 기자실 통폐합에 대해선 언론계뿐만 아니라 다수 국민이 반대하고 있음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미 드러났다. 정부와 언론계간 취재 접근권 보장 방식을 둘러싼 입장의 평행선이 더이상 이어져선 안 된다. 언론의 감시견 기능을 약화시키는 ‘취재선진화 방안’을 이젠 접어야 한다. 참여정부는 이번 토론회를 진짜 선진 정책으로 수정하는 계기로 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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