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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인시스템 개방… 혁명적 실험”

    “동인시스템 개방… 혁명적 실험”

    “지금은 과도기지요. 제가 대표로 있는 기간이 길지 않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우리 다음 세대에게 ‘문지’를 물려주는 역할이 제가 맡은 몫이니까요.” 대표이사직을 맡은 지 고작 일주일밖에 되지 않은 홍정선(오른쪽·58) 문학과지성사(문지) 신임대표의 첫마디는 뜻밖이었다. 하지만 41년 역사 속에 견지되어 온 문지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지극히 당연한 말이다. 홍 대표는 “문지는 개인 출판사가 아니며 편집 동인이 경영과 편집에 무한 책임을 지는 곳”이라면서 “11년 만에 다시 동인 대표가 구체적으로 경영의 전면에 나섰다는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70년 시작할 때부터 문학평론가 김병익이 대표를 맡아왔다. 이후 2000년 시인 채호기, 편집주간 김수영 등이 이어서 대표를 지냈지만 편집 동인 출신이 아니라는 약점을 지니고 있었다. 홍 대표는 권오룡, 성민엽, 정과리 등과 함께 편집 동인 2세대다. 뒤 세대 동인 후배들이 가져야 할 구체적인 책임감을 에둘러 표현한 말이기도 하다. 문학과지성은 편집 동인이 출판사 사업 계획, 단행본 출간, 계간지 문학과사회(문사), 무크지 이다의 편집 방향 등을 논의하고 결정짓는 독특한 시스템을 갖고 있다. 이른바 ‘4K’ 김현, 김치수, 김병익, 김주연이 1세대를 이루고, ‘문사 세대’로 불리는 2세대, 김동식, 우찬제, 이광호 등 ‘이다 세대’인 3세대가 뒤를 이었다. 그리고 지난 2월 새롭게 등장한 편집 동인 4세대로 김형중, 강계숙, 이수형 등이 있다. 동인 2세대로 30년을 문지와 함께 해 왔고 최근 3년을 비상근 공동대표로 있었던 그이지만 부담감이 없을 리 없다. 또한 상업주의 문학의 범람과 문학 자체의 침체 앞에서 문지의 입지가 좁아진 것 역시 현실이다. 홍 대표는 “취임 이후 일주일 내내 감기 몸살과 함께 딸꾹질이 그치지 않아서 너무도 힘들었다.”면서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스트레스가 더 컸던 것 같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엄살 섞인 너스레와 달리 홍 대표가 단행한 문지의 변화는 구체적이다. 그는 대표에 오르자마자 공석이던 편집장 인사를 했고 조직을 개편했다. 오는 22일 직원들과 편집 동인들이 모두 참가하는 1박 2일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얼핏 새삼스러울 게 없어 보인다. 하지만 여기는 문지다. 편집 동인들이 거의 전적으로 틀어쥐고 있는 부분을 편집부 직원들에게 개방한 것이다. 혁명적 변화에 가까운 새로운 실험이다. 홍 대표는 “동인들 사이에 완고한 문학주의가 있다는 것 자체를 부정하기는 어렵다.”면서 “자신도 모르게 응고된 것을 보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며 최근 출판시장의 흐름 등을 따라가는 데 편집부 직원들과 동인 사이의 긴밀한 의사소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편집 방향, 단행본 기획 등에 편집부 직원들의 능동적 참여를 제도화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몇십만부 나가는 책이 아니라 1만부 정도만 팔리더라도 오랜 시간 동안 읽힐 수 있는 좋은 작품과 작가를 발굴하는 것이 우리 문지의 몫이죠. 문학의 침체와 위기를 대처하는 데 있어 가장 필요한 것은 (잔재주가 아니라) 가장 모범적인 방법입니다.” 글 좀 쓰는 작가다 싶으면 일단 ‘입도선매’ 해놓고 보는 것이 최근 문학 출판계의 고약한 관행이다. 채 피지도 않은 젊은 작가의 뿌리를 갉아먹고, 한국 문학의 발밑을 스스로 허무는 주변 모습에 걱정을 앞세우면서도 문학과지성의 중심만큼은 틀어쥐겠다는 단단한 각오를 드러냈다.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황당한 외계인 : 폴’

    ‘홀쭉이와 뚱뚱이’ 혹은 이와 비슷한 남자 듀오는 코미디 영화의 오랜 주인공으로 행세해 왔다. 한국은 물론 외국에도 그런 커플 하나쯤은 언제나 있었다. 다소 정형화된 남자 코미디 듀오에 변화를 몰고 온 작품은 ‘블루스 브러더스’가 아닐까 싶다. 이전에도 비슷한 영화가 없진 않았겠으나, ‘블루스 브러더스’의 파급력에는 미치지 못했다. 정상에서 벗어난 두 남자가 이곳저곳을 떠돌며 황당한 일을 벌이고, 관객과 인물, 현실을 싸잡아 희화화하는 영화는 1990년을 전후해 하나의 트렌드를 형성했다. 슬슬 정도가 심해져 머저리로 변한 남자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들은 너무 많아서 수를 헤아리기 어려운 판이다. ‘엑설런트 어드벤처’ ‘웨인스 월드’ ‘덤 앤 더머’ ‘킹핀’ ‘비비스와 버트헤드’ 등의 홍수가 한바탕 휘몰고 간 뒤에도 ‘내 차 봤냐?’ ‘제이 앤 사일런트 밥’ ‘파인애플 익스프레스’ 같은 영화가 명맥을 잇고 있다(근래 미국에서 대단한 성공을 거둔 ‘행오버’는 이 장르의 변형된 형태다). 코미디 듀오 중 영국 출신 사이먼 페그와 닉 프로스트는 특별한 경우에 속한다. 다른 듀오들이 일회성으로 활동하고 영화에 종속된 존재지만, 페그와 프로스트는 개별 작업 외에 듀오 활동을 병행하는 쪽이다. 평범한 외모의 페그와 뚱뚱한 프로스트가 함께 출연한 ‘숀 오브 데드: 새벽의 황당한 저주’ ‘뜨거운 녀석들’은 대서양 양편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렸고, 둘의 협력관계는 신작 ‘황당한 외계인: 폴’로 이어졌다. 더불어 공동 각본을 맡으면서 더욱 공고한 관계를 유지하게 됐다. 주목할 점은 ‘황당한’에 미국의 유력 인물들이 협력해 주었다는 사실이다. 미국 코미디계의 거대 세력인 저드 아패토 사단의 유명인들이 연출·배우·목소리 출연 등으로 나섰다. 스티븐 스필버그, 시고니 위버도 특별 참여를 마다하지 않았다. 면면에서 괴짜 영국인 듀오에 대한 깊은 신뢰감이 엿보인다. 영화의 특성상 아직 한국에선 별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으나, 유별난 영화에 흥미가 있는 팬이라면 반드시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페그와 프로스트가 짝을 이룬 영화의 특징은 장르의 변종이다. 그들이 사랑해 마지 않는 B급 영화를 비롯해 온갖 잡다한 영화에서 따온 장면, 대사, 분위기를 낯설면서도 어색하지 않게 뒤틀어 버린다. 그런 이유로 그들의 영화는 관객을 가리는 편이다. 팬의 마음을 공유하는 관객은 웃음 끝에 눈물까지 줄줄 흘릴 테지만, 점잖은 드라마를 선호하는 관객은 머리를 설레설레 흔들지도 모른다. ‘황당한’에 가장 큰 영감을 준 건 ‘ET’ ‘레이더스’ ‘미지와의 조우’ ‘결투’ 등 스필버그 영화들이다. 스필버그 영화의 패러디와 헌사가 곳곳에 깃든 가운데, 미국 대중문화와 종교, 수많은 공상과학(SF) 영화를 가로지르는 지독한 농담들이 영화 전체에 가득하다. 단, 그들의 즐거운 취향이 장르 너머로 신랄한 풍자를 완성했는지는 의문이다. 거창한 클라이맥스가 분명 감동적임에도 영화는 전체적으로 지나치게 가볍고 허무하다. 영리하고 뻔뻔한 외계인과 머저리 지구인의 모험담이라면 좀 더 기상천외했어야 했다. 7일 개봉. 영화평론가
  • “포르투갈, 호날두 판다”…만우절 기사 ‘깜짝’

    “포르투갈, 호날두 판다”…만우절 기사 ‘깜짝’

    해외 언론매체들은 올해 만우절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이번 4월 1일에도 어김없이 눈을 번뜩이게 하고 귀를 의심케 하는 거짓 기사를 실어 독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가장 눈에 띈 만우절 기사는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 관련된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의 기사. 이날 신문은 “포르투갈 재무부가 악화되는 재정난을 타개하려고 스페인에 1억 6000만 파운드(2800억원)을 받고 호날두를 양도하기로 했다.”고 보도해 포르투갈 축구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같은날 영국의 데일리 익스프레스는 “영국의 한 보행보조기 제조업체가 ‘스피드를 즐기는’ 노인들을 위해서 스케이트보드를 장착한 보행보조기를 개발했다.”는 거짓기사를 실었으며, 미러는 “영국 정부가 세수를 늘리기 위해 맑은 공기에 세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는 허무맹랑한 내용을 보도해 웃음을 유발했다. 권위지든 타블로이드지든 관계없이 해외 언론매체들은 만우절마다 ‘오보’를 내서 독자들과 유머를 나누는 전통을 이어왔다. 대표적으로 2008년 만우절에 BBC방송은 펭귄이 남극에서 남아메리카 열대우림까지 날아가서 겨울을 보낸다는 황당한 내용을 실어 전 세계의 많은 언론매체들을 깜빡 속인 바 있다. ‘더 선’은 “키 작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신장을 늘리는 수술을 받을 예정”이라고 보도해 작은 키에 콤플렉스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사르코지에게 다시 한번 ‘굴욕’을 안겨준 바 있다. 같은날 가디언은 프랑스 영부인 카를라 브뤼니가 영국의 패션과 문화를 가르칠 것이라는 내용을 실었는데, 이를 국내 언론사가 그대로 인용해 오보를 내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웃지못할 만우절 장난을 했던 언론사들과는 달리 의도치 않게 만우절 기사를 내보낸 곳도 있었다. 프랑스 통신사 AFP는 지난 만우절에 “2003년 운항을 중단한 비운의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가 다시 하늘을 날 것”이라는 내용을 보도했는데, 사실 이 내용은 파리 에어쇼 측이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자 발표한 거짓정보였다. 이밖에도 나라를 들썩이게 만든 초대형 만우절 기사 해프닝은 여럿 있었다. 1975년 호주 뉴스프로그램이 ‘1분에 60초’인 시간단위를 ‘1분 당 100초’로 변경한다는 거짓 내용을 알리면서 전자기기, 교통, 통신업계 등이 정정하느라 고초를 겪어야 했다. 이에 앞선 1962년 스웨덴의 한 방송사 역시 만우절 당일 흑백TV가 여성용 스타킹만 씌우면 자연스럽게 컬러TV로 바뀔 것이라는 내용을 전해 사람들이 스타킹을 구하느라 혼비백산했던 사건도 빼놓을 수 없는 만우절해프닝으로 회자되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트위터(http://twitter.com/newsluv)   
  • 與 “최문순, 천안함 망언 사죄하라”野 “강원지사 선거 또 색깔론이냐”

    오는 26일 천안함 사건 1주기를 앞두고 사고원인에 대한 여야의 시각차는 여전했다. 4·27 재·보선 정국까지 맞물리면서 안보 논쟁이 다시 가열될 조짐이다. 여야는 천안함 사건 1주기를 이틀 앞둔 24일 또다시 설전을 벌였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민주당 최문순 강원지사 후보를 겨냥, “천안함 망언을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최 후보는 안 대표에게 “보온병 망언부터 사과하라.”고 반격했다. 안 대표는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 후보는 북한의 폭침을 부정하는 취지의 망언을 한 것에 대해 천안함 순국장병과 유가족에게 사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 후보가 지난해 국회 천안함 침몰사건 진상조사특위 위원으로 활동하며 정부의 증거 은폐 의혹과 함께 어뢰 피격설에 의문을 제기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안 대표는 “국제적인 전문가들이 참여한 합동조사단의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조사결과에 따라 북한의 소행임이 만천하에 드러났음에도 이를 애써 외면하고 부정하는가 하면 허무맹랑한 유언비어들이 나돌며 혼란을 부추기는 것은 부끄럽고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도 “당국의 조사결과를 믿을 수 없다며 가장 활발하게 활동했던 야당의 최 의원은 지금 강원도지사 선거준비에 한창인 것을 보면, 참으로 기가 막힌 대한민국 사회의 현실을 참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거들었다. 정두언 최고위원은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북한을 두둔하고 옹호하는 세력·사람들이 우리나라에서 진보라는 이름으로 불려야 하는지 진지하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공세를 ‘색깔론’이라고 일축했다. 최 후보는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나는 (천안함 사태를) 북한이 했다, 안 했다 말한 적이 없다.”면서 “지난해에도 6·2지방선거의 공식 선거운동 시작 하루 전인 5월 20일 정부가 천안함 사건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이번에도 정치에 이용하려는 것이다. 색깔론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안 대표는 ‘보온병’ 망언, ‘룸살롱 자연산’ 발언부터 사과하라.”고 말했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도 오전 인천경영포럼 초청 특강에서 “아직까지도 천안함 침몰 원인에 대해 국민도, 세계적인 학자들도 의혹을 갖고 있다.”면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이런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영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이 천안함 사건을 정략적으로 이용해 선거에 이겨보려는 속셈은 정말 후안무치하다.”면서 “포와 보온병을 구분하지 못하는 실력의 한나라당 안 대표는 천안함 사건 원인에 대한 발언을 삼가는게 좋겠다.”고 꼬집었다. 홍성규·강주리기자 cool@seoul.co.kr
  • 가글하다가 사망…‘희귀 알레르기女’ 비극

    가글하다가 사망…‘희귀 알레르기女’ 비극

    영국의 한 치과에서 치료를 받던 30대 여성이 목숨을 잃는 비극이 벌어졌다. 조사 결과 이 여성은 가글액 성분에 극심한 반응을 나타내는 매우 희귀한 알레르기를 갖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대중지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사차 루매너(30)란 여성은 지난 2일(현지시간) 이스트서식스 주에 있는 브라이튼 치과병원을 찾았다. 몇 주 전 치아를 뽑은 사차는 이날 간단한 치료를 받은 뒤 의사의 조언에 따라 가글액을 입에 머금었다. 그 순간 사차에게는 이상반응이 나타났다. “온몸이 뜨겁고 다리 쪽이 가렵다.”고 호소하던 사차는 치과 의자에 누운 채 그대로 의식을 잃었다.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종합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차는 도착하기 전 이미 사망했다. 부검 결과 사인은 과민성 쇼크로 밝혀졌다. 담당 검시관은 “가글액에 들어있는 성분에 대한 극심한 알레르기 반응이 뇌손상을 일으켰고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밝혔다. 희귀 알레르기로 하루아침에 딸을 잃은 어머니 질란(49)은 여전히 깊은 슬픔에 잠겨 있다. 그녀는 “딸을 이렇게 허무하게 잃을 것이라곤 상상하지 않았다. 약간의 정신질환을 앓긴 했지만 누구보다 따뜻하고 사랑스러웠던 딸”이라고 눈물을 흘렸다. 알레르기 전문가 파멜라 이완 박사는 “화학적 항균제인 헥시딘(chlorhexidine)에 대한 매우 희귀한 알레르기를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하면서 “아주 드물게 발생하긴 하는데, 그나마도 이렇게 사망까지 이를 정도로 극심한 경우는 더욱 드물다.”고 설명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트위터(http://twitter.com/newsluv)
  • [런던통신] 꿈의 극장에 코리안 더비는 없었다

    [런던통신] 꿈의 극장에 코리안 더비는 없었다

    ’꿈의 극장’ 올드 트래포드에 ‘코리안 더비’는 없었다. 볼턴의 승리 보증수표 ‘블루 드래곤’ 이청용은 후반 교체 투입됐으나 부상에서 갓 돌아온 ‘산소탱크’ 박지성은 끝내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한국인 ‘EPL 듀오’ 박지성과 이청용의 올 시즌 2번째 만남은 그렇게 무산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팬들에게는 짜릿한 승리였다. 후반 종료직전 디미타르 베르바토프가 천금 같은 결승골을 터트리며 귀중한 승점 3점을 획득했기 때문이다. 같은 날 리그 우승 경쟁을 하고 있는 아스날이 WBA 원정에서 가까스로 무승부에 그쳤기에 그 기쁨은 더했다. 그러나 단순히 전술적인 관점에 있어선 최악의 경기였다. 맨유의 잦은 패스 미스는 짜증을 불러왔고 리오 퍼디난드와 네마냐 비디치가 빠진 수비는 시종일관 불안해 보였다.(결국에는 조니 에반스가 거친 태클로 퇴장을 당했다) 그리고 볼턴도 공격적으로는 조금 아쉬운 경기였다. 이날 맨유는 4-4-2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마르세유전에서 2골을 터트린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치차리토)가 웨인 루니와 투톱으로 나섰고 좌우 측면에는 나니와 안토니오 발렌시가 포진했다. 그리고 중앙에선 폴 스콜스 대신 라이언 긱스가 마이클 캐릭과 호흡을 맞췄다. 발렌시아의 복귀로 인해 맨유의 측면은 이전보다 강해진 듯 보였으나 실제론 그렇지 못했다. 크게 세 가지가 문제였다. 첫째는, 전방에서 볼을 소유하지 못했고 둘째는 플레이메이커로 나선 긱스의 부진 그리고 마지막은 중앙 수비수들의 낮은 패스 성공률이다. 전방에서 볼을 소유하지 못한 이유는 후방의 패스가 부정확했던 탓도 있지만 두 명의 공격수가 상대 수비수와의 경합에서 승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루니의 실수가 잦았다. 마르세유전의 경우 루니가 볼을 소유한 뒤 이것이 측면을 거쳐 치차리토에게 연결됐으나 볼턴전은 이런 공격 루트가 사전에 차단됐다. 맨유의 경기력이 전반적으로 답답했던 가장 큰 이유는 긱스에게 있다.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한 긱스는 패스 성공률이 60%밖에 되지 않았다. 55번의 패스 중 무려 22번을 실패했다. 더욱 치명적인 사실은 상대 박스 안으로 연결된 패스가 1개 밖에 없었다는 점이다. 중앙 수비수로 나선 크리스 스몰링과 에반스의 부정확한 패스도 한 몫을 했다. 센터백의 패스는 공격 작업의 시작과도 같다. 후방에서 부정확한 패스가 연결될 경우 상대에게 곧바로 역습을 허용할 뿐 아니라 제대로 된 공격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곧 팀 전체의 안정감과도 연결되는 부분이다. 어쨌든 경기는 지루한 공방전 속에 진행됐고 먼저 변화를 준 쪽은 맨유였다. 징계로 인해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본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치차리토와 웨스 브라운을 빼고 베르바토프와 파비우를 투입했다. 마틴 페트로프를 견제하고 공격에 변화를 주기 위해서였다. 순식간에 맨유의 교체 카드 두 장이 날아가며 박지성의 출전기회는 더욱 줄어들었다. 득점이 필요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박지성 보다는 마이클 오웬의 출전이 유력해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맨유 코치진은 먼저 몸을 풀고 있던 박지성을 다시 불러들이고 오웬의 출전을 지시했다. 헌데 오웬이 터치라인 밖에서 출전을 기다리던 도중 볼턴의 미드필더 스튜어트 홀든이 에반스의 태클에 쓰러지며 변수가 발생했다. 에반스는 곧바로 레드 카드를 받고 퇴장 당했고 오웬은 다시 벤치 쪽으로 물러났다. 수적 열세로 인해 공격수 오웬의 투입이 무산된 것이다. 반면, 이청용은 후반 60분 다니엘 스터리지 대신 교체 투입돼 30분간 필드를 누볐다. 오른쪽에 있던 요한 엘만더가 전방으로 올라갔고 이청용은 평소대로 오른쪽을 맡았다. 그러나 홀든이 부상으로 실려 나가며 중앙으로 자리를 옮겼고 매튜 테일러가 오른쪽에 투입됐다. 이청용의 플레이는 비교적 무난했지만 결과적으론 홀든의 공백을 메우진 못했다. 일단 파브리스 무암바와 더블 볼란치 역할을 했던 홀든이 빠지며 볼턴 포백 바로 앞의 라인이 다소 느슨해졌고 이것이 끝내 무너지며 실점을 허용했다. 이후 경기는 맨유의 1-0 승리로 끝이 났고, 컵 대회가 아니고서는 한 시즌에 딱 두 번밖에 볼 수 없는 박지성과 이청용의 코리안 더비도 이렇게 허무하게 끝이 났다. 물론 아직 희망은 있다. 바로 FA컵 결승이다. 이날의 아쉬움이 FA컵 결승 최초의 ‘코리안 더비’로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런던=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축구통신원 안경남 pitchaction.com
  • [이춘규 논설위원 도쿄 리포트] 자연에 맞섰던 日의 상징 ‘산리쿠의 굴’ 최후 맞다

    “미나미산리쿠 앞바다 최후의 굴입니다. 이번 3·11 대지진 직전에 채취한 것입니다. 이번 지진과 쓰나미로 산리쿠 해안에서는 더 이상 굴 양식을 할 수 없을 겁니다. 바다 환경이 완전히 바뀌어 양식을 할 수 없게 된 거죠. 너무 슬퍼요.” 지난 16일 늦은 밤 일본 국회의원들도 자주 찾는 도쿄 중심부에 위치한 오코노미야키(빈대떡과 유사) 음식점 주인이 우리나라 굴보다 배나 큰 싱싱한 굴을 구워 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 식당도 지진 때 컵과 식기가 여럿 파손됐다고 했다. 이 굴은 지진의 파장을 상징한다. 주인의 말대로 미야기현 미나미산리쿠는 쓰나미로 궤멸하다시피 했다. 인구 1만 7000명이 사는 마을 전체가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차가운 눈이 무정하게 내린 17일 현재 인구의 반 정도인 8000명 이상이 행방불명된 상태다. 그 앞바다가 일본에서도 유명한 굴 산지다. 일본에서는 한겨울 서쪽 히로시마와 동북쪽 센다이에서 양식된 굴이 계절의 별미로 꼽힌다. 하지만 센다이 바로 북쪽 미나미산리쿠 앞바다에서 양식된 굴이 최고라는 것이 일본인들의 설명이다. 그 별미가 이번 지진으로 인해 완전히 사라진다는 것이다. ‘산리쿠 굴’은 일본인들이 자연에 도전해 온 상징이다. 일본인들은 유사 이래 끝없이 자연재해를 극복하려 했다. 어류 양식업은 세계 최고 수준. 지진, 쓰나미, 화산폭발, 태풍 등이 올 때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방조제와 각종 시설물을 축조했다. 와세다대의 한 교수는 익명을 전제로 “일본인들의 지진 등 자연재해에 대한 스트레스를 한국인들은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일본사람들은 이런 자연재해를 극복하기 위해 시설을 축조하고 과학을 발달시켰다. 자연을 극복의 대상으로 봐 왔다. 역설적으로 이것이 강한 기술력의 기본 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인들은 처절하게 자연에 도전했다. 서기 800년대 이번 3·11 대지진과 유사한 규모의 지진으로 발생한 쓰나미가 도호쿠지방 육지까지 엄습했었다는 일부 내용이 구전되고 있다. 그때부터 자연을 극복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방조제를 축조해 왔다고 설명한다. 지진이 일어나지 않아도 쓰나미가 오는 것에 대해서도 구전을 남겼다. 당시는 몰랐던 칠레 연안 강진에 의한 쓰나미였다. 에도시대 이후 기록하기 시작했다. 방조제를 쌓고, 쓰나미 위력을 분산시키기 위해 운하를 팠다. 높은 쓰나미 피난 구조물도 만들었다. 하지만 이번 대지진은 시설물들을 무심하게 삼켜 버렸다. 이로 인해 자연에 대한 일본인들의 도전이 약화되고 자연에 일부 순응하는 방향으로 전환되는 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인간의 도전이 재해를 줄일 수는 있지만 근본적 대책은 안 된다는 것이다. 자연재해에 대한 일본인들의 철학이 근본적으로 변하게 되면 복구계획에도 영향을 미친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17일 피해의 전모가 밝혀진 뒤에야 정확한 복구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지진 이전과 같은 형태로 복구시키기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높이 10m에 길이 2㎞가 넘는 거대한 방조제를 축조하는 것이 자연재해를 어느 정도 막아줄 수 있지만 근본적 대책은 못 된다는 것. 따라서 해변에 밀집돼 있던 주택·사무실을 내륙으로 분산시켜 재건할 것으로 예상했다. 파괴된 철로는 상당수 재건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대지진은 지금까지 어떤 일본인도 상상하지 못했던 자연의 대역습이었다. 자연에 응전하는 인간의 대비가 얼마나 허무한 것인지 이번 쓰나미가 입증했다. 자연의 무시무시한 위력을 일본인들은 절감했다.”고 말했다. 그도 일본 정부나 기업들이 새로운 차원에서 복구 문제, 도시계획 등을 강구할 것으로 봤다. “일본인들은 자연에서 배운 것은 반드시 현실에 반영한다. 정면으로 맞서는 방침을 바꿀 것이다. 역사적 전환점이다.”라고 했다. 일본인들이 정말 자연에 순응해 갈까. taein@seoul.co.kr
  • 정규리그 우승주 역 KT 전창진 감독·박상오 인터뷰

    정규리그 우승주 역 KT 전창진 감독·박상오 인터뷰

    프로농구 KT는 특이한 팀이다. 특출한 스타 하나 없다. 높이에 치명적인 약점도 있다. 2009~10 시즌 전창진(왼쪽) 감독이 부임하기 전까지 만년 하위팀이었다. 전 감독 부임 직전 시즌은 아예 꼴찌였다. 이런 팀이 지난 시즌 정규리그 2위. 올 시즌엔 우승을 차지했다. 이유가 뭘까. 복합적이다. 그러나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원동력 둘을 꼽아보자. 하나는 박상오(오른쪽)다. 에이스로서 확실하게 자리매김을 했다. 다음은 전 감독의 존재다. KT 농구의 처음이자 끝이다. 서울신문이 15일 수원 KT 훈련장에서 둘을 인터뷰했다. “PO·챔피언전 생각뿐”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머릿속이 더 복잡해졌다. 가슴은 후련한데 생각은 따로 놀았다. 주변이 너무 고요했다. 오래도록 이불 속에서 뒤척였다. 새벽 4시가 넘어서야 겨우 잠이 들었다. 이유가 있었다. “감독은 오늘을 즐기기보다 내일을 걱정하는 직업이니까요. 앞으로 남은 일정, 플레이오프, 챔피언전을 떠올리다 보니 도대체 잠을 잘 수가 없더라고요.” 프로농구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지난 13일 밤이었다. KT 전창진 감독. 이날 하루만은 편안할 법도 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전 감독은 이날 밤도 홀로 농구와 껴안고 씨름하고 있었다. 만년 하위팀을 우승까지 끌어올린 건 우연이 아니었다. 농구에 미친 감독이 있어 가능했다. 이튿날 아침. 전 감독은 “허무하더라.”고 했다. 지난 1년, 있었던 일들이 하나하나 머릿속에서 지나갔다. “마음이 허전하기도 하고 뭔가 잃어버린 듯도 하고…. 이거 하나 하려고 그렇게 고생했나 싶은 생각도 들더군요.” 큰일을 이룬 사람들의 특징이었다. 의외로 담담하고 초연했다. 그래도 “저도 모르게 마음이 편해졌나 보다.”고도 했다. 전 감독은 지난 몇년 동안 하루 3~4시간 이상 잔 적이 없다. 그러나 우승 이튿날 밤엔 잠을 잘 잤다고 했다. 8시간 수면. 오랜만에 경험한 단잠이었다. “오랫동안 쌓였던 스트레스. 마음속의 화가 내려간 거 같아요. 온전히 하루가 지나고 나서야 그걸 느꼈네요.” 사실 올 시즌 내내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시즌 초반부터 선수들이 줄줄이 다쳐 나갔다. 3라운드 중반엔 송영진-표명일-김도수가 모두 코트에 서지 못했다. 박상오도 부상을 입었다. “힘들었지요. 특히 송영진이 다쳤을 때는 이래서는 농구 못하겠다 싶었어요.” 그러나 다 이겨냈다. 특유의 플래툰 시스템과 조직력으로 빠진 선수들의 빈틈을 메웠다. 개인보다는 팀으로서 강했다. 그 사이, 전 감독의 선수단 장악력이 빛났다. 선수 하나하나를 적재적소에 넣었다 뺐다 조절했다. 채찍과 당근을 적절히 배분하면서 쉴 틈 없이 선수들을 몰아붙였다. 선수들은 하나같이 “감독님 때문에 농구를 알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그런 것 하라고 감독이 있는 건데요 뭐. 시즌 최다승에 통합 우승까지 한 뒤에 봅시다.” 전 감독이 슬쩍 웃음을 보였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엄마 손에 우승반지를” 홀어머니 윤영심씨는 울고 있었다. “어떻게 네가 내 배 속에서 나왔지. 이렇게 훌륭한 아들이….” 어머니는 한동안 말을 잘 잇지 못했다. 수화기 너머 어머니 울음에 서른살 아들도 덩달아 콧날이 시큰했다. 그동안의 ‘불효’가 모두 씻기는 듯했다. KT 에이스 박상오 얘기다. 무던히도 속을 썩이던 아들이었다. 중앙대 2학년 때 농구부를 뛰쳐나왔다. 김주성(동부)과 송영진(KT) 사이에 박상오의 자리는 없었다. 그의 역할은 승리가 굳어졌을 때 나가 시간을 때우는 거였다. “더러워서 못 해 먹겠다 싶었어요. 제가 좀 욱하는 성격이에요.”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 7년 동안 식당일로 아들을 뒷바라지해 온 어머니 속이 까맣게 탔다. 울며 말렸지만 아들은 고집을 꺾지 않았다. 그러고 나서 일반병으로 입대했다. 시간을 보내다 제대하려니 막막했다. 어머니는 ‘말년 병장’ 아들을 찾아와 “다시 농구하자.”고 설득했다. 박상오는 “졸업장이나 따자는 생각”으로 못 이기는 척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더니 2005년 연세대와의 복귀전에서 29점을 몰아쳤다. 그렇게 박상오는 코트로 돌아왔다. 추일승 전 KT 감독은 “‘제2의 추승균’으로 키우겠다.”며 1라운드 5순위로 박상오를 뽑았다. 첫 번째 ‘인생 역전’이었다. 그러나 프로는 혹독했다. 2007~08 시즌 8위, 2008~09 시즌 10위. ‘패배 의식’이 가득해졌을 무렵 전창진 감독이 부임했다. 전 감독님은 “넌 내가 키운다. 다듬으면 대성할 수 있다.”고 했다. 감독 말에 뭔지 모를 자신감이 생겼다. “한번 해 보자.” 감독 말만 믿고 죽어라 뛰었다. 어느새 여기까지 왔다. 꿈에 그리던 정규리그 우승. “프로라는 큰 무대에서 정상에 섰잖아요. 대학 때처럼 들러리가 아니라 주역으로 활약해서 더 감회가 남다르죠.” 박상오는 웃었다. 우승 당일, 우승 뒤풀이를 끝내니 허무함이 몰려왔다. 간절히 원했던 걸 이룬 허무함과 얼떨떨함이 뒤섞였다. 박상오는 다시 어머니 얘기를 꺼냈다. “못된 아들이라 그동안 표현도 못했지만 항상 미안하고 고마워요. 이번에 꼭 우승 반지를 어머니께 끼워 드리고 싶어요.”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내년엔 아흔, 그래도 캔버스 앞에만 서면 가슴이 뛴다”

    “내년엔 아흔, 그래도 캔버스 앞에만 서면 가슴이 뛴다”

    “제사 지내려면 병풍이라도 있어야 했으니 동양화 쪽은 그래도 먹고살 만했는데 서양화는 참 어려웠어. 한국전쟁 때 부산으로 피란 간 이중섭(1956년 작고)은 국제극장 뒤에서 점심으로 만날 호떡을 얻어먹었지. 그땐 호떡이 제법 커서 한끼로 때울 만했거든. 가격은 생각 안 나는데, 그렇게 비싸지도 않았어. 그런데 그 호떡 하나 사먹을 돈조차 없어 늘 쩔쩔맸지. 그러니 주인장이 불쌍해서 돈 조금만 받고도 주고, 공짜로도 주고 그랬어. 미안하고 고마웠던 이중섭이 할 줄 아는 거라곤 그림이니, 그림 하나를 정성껏 그려서 줬어. 주인장도 그걸 받기는 했는데 참 난감한 거야. 나중에 보니 그걸 장독 뚜껑으로 쓰고 있더라고. 유화물감이니까 기름기가 있어서 물기를 잘 막아주거든. 자존심이 무척 강했던 이중섭이지만 제 눈으로 그걸 보고도 아무 말 못했지. 그땐 시절이 그랬어.” “아깝네요. 그거 하나 잘 갖고 있었으면 지금 몇억원은 할 텐데.” “예술가의 삶이란 게 그런 거 같애. 내가 프랑스에서 살던 곳이 페뢰야. 빛이 좋아 화가들이 좋아하는 곳이지. 고흐가 살던 오베르하고 가까운 곳이기도 해. 언젠가 오베르에 갔더니 그곳 주민들이 이런 얘기를 해. 고흐가 권총자살하는 데 잘못 쐈대. 즉사한 게 아니라 한 3~4일 앓다가 죽은 거지. 장례가 골치 아팠어. 이름 없는 가난뱅이 화가인 데다, 그런 방식으로 죽었으니 다들 꺼림칙한 거지. 겨우겨우 이웃의 도움을 받아 장례를 치렀는데 이번엔 삯으로 줄 돈이 없는 거야. 그래서 그림 하나씩 가져가라 그랬대. 그런데 아무도 안 가져갔다는 거야. 그때 아무거나 하나 골라 집었어 봐…. 어휴.” 지난 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백영수(89) 화백을 만났다. 이중섭·김환기·장욱진·유영국·이규상 화백 등과 더불어 1950년대 신사실파 화폭을 개척한 대표적 작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 신사실파는 일본을 통해 유입된 서구의 후기인상파적 화풍을 뛰어넘기 위해 이들이 결성한 단체다. 동인 중 유일한 생존 작가가 백 화백이다. 한국 근대미술의 산 증인으로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가 1977년 프랑스로 떠났다가 올 1월 34년 만에 영구귀국했다. 따뜻한 느낌의 ‘모자(母子) 시리즈’로 국내는 물론, 유럽 화단에도 상당히 이름이 알려져 있다. 롯데호텔에서 백 화백을 만난 것은 영구귀국 뒤 첫 전시가 롯데호텔 1층 롯데갤러리 재개관전이어서다. 롯데호텔 전신은 1956년 세워진 반도호텔이다. 이곳 1층의 반도화랑이 바로 우리나라 최초의 상업갤러리다. 롯데갤러리 재개관을 맞아 백 화백을 비롯, 김종화(93), 권옥연(84), 황용엽(80), 윤명로(75) 등 원로 작가 다섯 명의 작품을 모았다. 백 화백은 ‘모자 시리즈’와 더불어 ‘여백 시리즈’를 내놓았다. 그런데 원로 작가들의 명성에 비해 호텔 로비 한쪽 구석에 자리 잡은 갤러리가 어째 좀 옹색해 보인다. 내걸린 작품 수도 그리 많지 않다. 백 화백에게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에이, 이것만 해도 엄청난 거지. 반도화랑은 더했어. 그 시절 화랑이란 게 일종의 기념품 가게였거든. 반도호텔 맞은편에 미국공보원이 있었고 옆에는 국립도서관이 있었지. 거기다 최고의 요지였던 명동이 곁에 있었고…. 그러다 보니 드나드는 외국인들이 많았는데 이 사람들이 반도화랑에서 작품들을 사갔어. 이때 박수근(1965년 작고)이 그린 그림이 조선 풍속화야. 외국인 눈에 맞춘 거지. 덕분에 미군 부대 초상화가에서도 벗어났고….” 반도화랑에서 일을 배운 박명자(67) 회장이 나가서 살림 차린 곳이 바로 현대화랑(지금의 갤러리 현대)이다. 박수근 화백도 반도화랑 전시를 통해 화단에 본격 데뷔했다. “그땐 반도호텔이 9층인가 해서 주변에서 제일 높았어. 그림 그린답시고 몰려다니면서 명동에서 막걸리 한잔 마시고 9층 칵테일 바에서 분위기 내고 그랬지. 반도화랑을 열었던 이대원(2005년 작고)이 오며 가며 이런저런 일거리도 줬고….” 당시 서양화 위상은 볼품없었다는 게 백 화백의 회고다. 심지어 이념 장벽까지 있었다. 장욱진(1990년 작고) 화백은 땅과 황소를 벌겋게 그렸다고 기관원에게 끌려갔단다. 사상이 의심스럽다고 추궁당하던 시절, 이중삼중 생활고에 시달렸다. “나도 무지하게 일했어. 서울신문사 뒤에 코오롱 아케이드 있지? 그게 1969년에 지어졌는데 그 지하 아케이드 디자인을 내가 했어. 그것만 했겠어? 국립극장이 생긴 지 얼마 안 됐을 때라, 무대미술 작업도 내가 했지. 문예잡지나 시집 같은 책에다 삽화며 도안 그려넣는 일도 숱하게 했어. 그런데 그건 비교적 사정이 나은 거였어. 그나마 (작가) 이름값이 있으니 얻을 수 있는 일거리였거든. 이름 없는 작가들? 그냥 마냥 굶는 거지 뭐. 이중섭도 그렇게 굶어 죽은 거지.” 당시 작가들이 ‘괜찮은 일거리’로 꼽았던 것이 백화점 전시였다. 그런데 이것도 유쾌한 것만은 아니었다. “백화점 전시라는 게 지금처럼 멋지게 하지 않았어. 맨 꼭대기층에 전시해 두면 사람들이 내려오면서 보고 상품을 사라고 해둔 거지. 일종의 미끼 상품이야.” 그렇게 자존심에 상처 받아가면서도 뭐가 좋아 그렇게 그림에 매달렸을까. “그냥.” 허무한 답이다. 말이 이어진다. “하얀 캔버스를 앞에 두고 마주 앉아 있으면 그냥 좋아. 이번엔 내가 또 뭘 만들어낼 수 있을까, 막 설레. 얼마 전에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에 갔는데 마네 그림이 너무 좋은 거야. 여러 번 본 건 데도 너무 좋더라구. 나도 저렇게 멋진 거 하나 그리고 싶다, 이 생각밖에 안 들어.” 젊었을 때도 그 생각만으로 버텨냈다고 한다. “내 젊었을 때만 해도 샤갈, 미로, 피카소, 달리가 살아 있을 때였어. 수입된 유럽잡지를 통해 그 그림을 보면 너무 부러운거야. 나도 저런 작가가 되고야 말테다, 그 희망 하나로 버틴 거지.” 실은 한가지 이유가 더 있단다. “좋아하는 일인 데다 늙어 죽을 때까지 할 수 있잖아. 마티스는 아흔 넘어 손에 힘이 떨어지니까 가위로 종이를 오려서 작품을 만들어냈어. 르누아르는 말년에 골다공증이 오니까 몸에다 붓을 묶어서 그림을 그렸어. 그걸 보면서 그림이란 게 평생 할 수 있는 직업이구나, 하는 계산도 했지.” 그렇게 지켜온 게 바로 한국 현대미술이라는 자부심이 강하게 묻어나온다. 1977년 프랑스로 건너간 것은 파리의 한 화랑이 백 화백의 진가를 알아봤기 때문이다. 초대전으로 프랑스에 불러 들이더니 아예 주저앉혔다. 10년 넘는 활동기간 동안 큰 개인전만도 22차례, 이런저런 전시회까지 합치면 100회 넘게 전시를 열었다. ‘한국에서 건너온 뛰어난 화가’라는 명성이 쌓였다.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했던가. 1989년 교통사고를 당하더니 1994년 위암 선고까지 받았다. 한동안 붓을 놓을 수밖에. 몸을 추스린 뒤 더 이상 비행기를 타기 싫어 영구귀국을 결심했다. 원래 살던 경기 의정부 집으로 고스란히 되돌아왔다. 하지만 창작 의욕만큼은 왕성하다. 아직도 주머니에 종이와 연필을 넣고 다니면서 눈을 사로잡는 장면은 재빨리 스케치한다. “아직 더 그릴 수 있어. 언젠가 프랑스 한인회에서 경로잔치 같은 걸 해 주겠다길래 펄쩍 뛰었지. 아직도 하얀 캔버스 앞에만 서면 가슴이 뛰는데 무슨….” 속으로는 고민도 있다. “미술가란 남이 안 하는 모양이나 색깔을 찾아내야 하니 스케치를 계속 모아두고 있지만 언젠가는 (그 중에 작품으로) 뽑아내야지. 그리는 시간 자체보다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더 필요해.” 오는 10월쯤 신작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글 사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백영수 화백이 걸어온 길 ▲1922년 경기 수원 출생 ▲1945년 일본 오사카미술학교 졸업 ▲1945년 전남 목포고등여학교 미술교사 ▲1947년 서울 화신백화점 개인전 ▲1952년 해군 종군화가 미술전 ▲1953년 신사실파전(국립미술관)▲1973년 국립현대미술관 60년전 ▲1977년 프랑스행 ▲1978년 소시에테 나쇼날 보졀 그랑파레(파리) ▲1981년 프랑스 주재 한국작가전(파리), 프랑스현대작가전(도쿄도미술관) ▲1983년 살롱 도톤느 그랑파레(파리) ▲1985년 AAM전(파리) ▲1986년 프랑스 작가 초대전(일본, LA), 국제현대미술전(모나코) ▲2007년 신사실파 60주년(서울) ▲2011년 영구 귀국
  • [이슈 인터뷰] “함께 고통 나누는 심정… 문학·종교와 통해”

    [이슈 인터뷰] “함께 고통 나누는 심정… 문학·종교와 통해”

    평생을 고독한 인문주의자로 살아왔던 이어령 이사장이 지난해 기독교로 귀의했다. 그해 3월 신앙 고백서인 ‘지성에서 영성으로’를 펴냈고, 11월에는 시집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도 내놨다. ●실명 위기 딸 권유로 ‘첫발’ 계기는 딸의 아픔이었다. 2006년 5월 미국에서 법률가로 살던 딸 민아씨가 하와이병원에서 실명 진단을 받았다. 하와이로 간 그에게 독실한 신자였던 딸은 교회를 권유했고 이어령은 마침내 교회에 몸을 던졌다. 세례는 이듬해 7월 일본에서 온누리교회 하용조 목사에게 받았다. 그런데 그는 기독교 투신이 화제가 되는 것에 적잖이 불편한 심정을 드러냈다. 하지만 관점은 조금 다르다. 주류 기독교계에 가깝기보다는 김규항이 쓴 ‘예수전’을 떠올리는 화법을 쓴다. “종교란 것이 결국 아픔에 대한 공감 같은 것 아니겠어요. 문학도 본질적으로는 허무주의예요. 함께 아파하고 슬퍼하고. 그런 심정이 종교와도 통하는 것 같아요.”라는 답변을 내놨다. ●“영·육 분리할 필요 있나요” 영혼만 강조하고 몸을 부인하는 사고방식도 편치 않은 듯했다. “영과 육으로 나누는 게 좀 그래요. 예수도, 사람의 아들로 몸을 가진 채 태어났고, 사람의 아들인 예수가 그렇게 살았으니, 이제 평범한 사람도 자신의 삶에 대해 변명할 수 없게 된 게 중요하거든요. 이를 분리할 필요가 있을까요.” ‘왜 기독교였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도 그랬다. “종교가 무엇이냐, 그 자체가 중요하지는 않아요. 지하철 보세요. 입구는 여러 곳이라도 갈 곳만 잘 찾아가면 되지 않나요. 종교도 마찬가지예요. 내가 가야 할 방향만 정확하게 알고 있다면, 그 종교가 무엇이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봐요.”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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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신문 △경영기획실 시설관리부장 김병기 ■지식경제부 ◇과장급 전보 △대통령실 파견 이민우 ■식품의약품안전청 △식품안전국 식품관리과장 최동미△〃 식품기준부 건강기능식품기준과장 장영수△부산지방청 식품안전관리과장 윤형주 ■연구개발특구지원본부 <대덕기술사업화센터>△센터장 박찬종△사업기획팀장 윤병한<대구기술사업화센터>△센터장 나상민△기술사업화팀장 박무순△운영지원〃 송한욱<광주기술사업화센터>△센터장 배정찬(내정)△기술사업화팀장 장정주△운영지원〃 이강준 ■한국석유공사 ◇승진 및 전보 <처·실장급> [처장]△경영지원 정회환△PI추진 장철규△석유사업 신강현△유럽아프리카사업 백오규△신규사업 장성진[사무소장]△베트남 정창석△카자흐스탄 류상수[지사장]△서산 박수천 ■한국광해관리공단 △석탄지역진흥본부장 차동래 ■한국인터넷진흥원 ◇단장급 전보 △전문위원실 전문위원 심재민 ■한국고전번역원 △전주분원장 김성환△기획홍보팀장 김태년△번역3〃 한문희△원점표점정리〃 홍기은 ■전자부품연구원 △화합물반도체소자연구센터장 윤형도◇실장△홍보 김경훈△인재경영 김남현 ■한국정보기술연구원 ◇승진 및 전보 △경영전략조정실장 김완식△마케팅사업부장 신현철△교육사업본부장 이이표 ■MBC △보도국 국제부 방콕특파원 허무호 ■조선매거진 ◇부국장대우 △경제미디어본부 이코노미플러스 광고팀장 김대호 ■아시아투데이 △고객지원국장 이찬만 ■강원대 ◇관장 △중앙도서 최웅△중앙박물 유재춘◇교육원장△평생 김종로△의학영재 박정현◇연구소장△산림과학 조현길△동물자원공동 김정대△조형예술 박승조△비교법학 이일세△싸이클로트론 남순권◇에코포리스트기업장△학교기업 김남훈 ■경북대 ◇보직 발령 <대학장>△경상(경영대학원장 겸임) 장지상△약학 송경식△이공 이호<대학원장>△법학전문 권혁재△과학기술 김진현<학부장>△에너지공학 이상룡◇서기관 전보△교무처 교무과장 박복규△기획처 기획〃 이주희△행정지원부장 이호기 ■경남과학기술대 ◇대학원장 △일반 류남형△산업 김우중△사회복지 황경애△창업 이웅호◇처장△교무 송원근△학생 이상원△기획 전중창◇관장△도서(정보전산원장 겸임) 이애자△공동실험실습 남상해◇센터·원장△공학교육혁신센터 배강열△국제교류원 이봉환 ■계명대 △대외협력부총장 이인선 ■공주대 ◇대학장 △사범(교육대학원장 겸임) 김응환△인문사회과학(경영행정대학원장 겸임) 박찬일△자연과학 신홍렬△공과(공학교육센터장 겸임) 박상준△영상보건 이충우◇대학원장△안보과학 김만규◇관장△박물 이남석 ■동국대 <부총장>△학술(대학원장 겸임) 박정극△경영 조성구△의무(의료원장 겸임) 민응기△연구경쟁력강화위원장(부총장급) 강태원<대학원장>△불교(불교대학장 겸임) 계환스님△법무(법과대학장 〃) 김상겸△행정(경찰사법대학원장·사회과학대학장 〃) 송일호△경영전문(경영대학장 〃) 유석천△교육(사범대학장 〃) 고진호△영상(영상미디어대학장 〃) 이종대△문화예술(예술대학장 〃) 김황록△언론정보·국제정보 김무곤<대학장>△문과 김상현△이과 김득영△바이오시스템 유병승△공과(산학협력중심대학사업단장 겸임) 이의수△의과(의학전문대학원장 〃) 임현술△한의과 김기욱△약학 천문우<실장>△경영관리 이영면△전략홍보 윤재웅△대학스포츠 백경선<본부장>△대외협력 정창근△전략기획 이상일△학사지원 유국현△연구진흥(산학협력단장 겸임) 이종태△운영지원 이천종<원장>△학생경력개발(학생상담센터소장 겸임) 이학노△교양교육 조상식△평생교육 김계현<관·단·센터·소장>△중앙도서관 박경준△국제화추진단 김인재△동국미디어센터 김애주△보건소 김동일◇의료원△부의료원장(일산행정처장 겸임) 김영길<병원장>△경주 이경섭△일산불교 이진호△경주한방 김경호△분당한방 신길조△일산불교한방 구병수<실·처장>△전략경영실 채석래△경주행정처 최진식 ■동덕여대 △인문학부장 여태천△멀티미디어어학교육센터소장 김인석△생활과학연구〃 안령미△인문과학연구〃 김준호△종합약학연구〃 김효진 ■제주대 △부총장(교육대학장·사회교육대학원장 겸임) 최태희△대학원장 정충덕△법학전문대학원장(법학전문대학원 역량강화센터장 겸임) 김창군△자연과학대학장 김철수△공과〃(산업대학원장 겸임) 안기중△간호대학장 이은주△예술학부장 김방희△교육대학 교학처장 변종헌△홍보·출판센터장 김희정△국어문화원장 강영봉△이어도연구센터장 조일형△탐라문화연구소장 윤용택△취업전략본부 부본부장 오승은 ■한양대 △입학부처장(서울) 최창식△대학기록실장 신성곤△출판부장 엄익상<교수평의원회>△의장 이병호△부의장 이상선(서울) 남행웅(에리카)◇의료원△서울병원장 이춘용△서울병원 부원장 김동원△국제협력병원장 김정현△구리〃 김순길△구리병원 부원장 김재민△의료원기획관리실장 최호순 ■한양사이버대 △총무처장 김태우△대학원 부원장 김윤주◇학과장△컴퓨터공학 한영모△교육공학 한승연△일본어학 황영희△사회복지학 김진숙△보건행정학 황정해◇학부장△디자인 은덕수 ■한국해양대 △해양과학기술대학장 이한석△기획처 부처장 최은순△해양과학기술연구소장 이호진△산학협력단장 김의간△산학협력단 부단장 홍성화 ■서울대병원 △행정처장 이몽열 ■건양대의료원 △행정원장 김용하 ■코스닥협회 ◇이사대우 승진 △경영지원본부장 김종선◇전보△회원사업부장 정진교△조사기획〃 김준만 ■KB국민은행 ◇승진 <지점장>△도산로 길영우△퇴계원 라인식△주안북 곽성우△둔산크로바 임선택◇전보△오사카지점 개설준비위원장 전형남△왕십리지점장 이상열△춘의동〃 김경수△캠퍼스플라자사업단장 김부건△개인여신심사부장 오보열 ■KB국민카드 ◇부장 △경영기획 이창권△재무관리 천영국△커뮤니케이션 박기용△마케팅기획 이남홍△상품개발 정하진△컨버전스추진 김운섭△고객만족 정명규△가맹점사업 이몽호△개인회원사업 김우일△우수고객사업 신성훈△카드금융사업 이관우△회원영업 배종균△영업추진 고진석△영업부 오영룡△법인회원사업 김성수△제휴추진 전영산△공공사업 이해정△금융신사업 김재천△생활서비스 이광일△리스크관리 최엄문△회원심사 김준수△채권관리 한동욱△HR 장병곤△총무 제갈훈△카드업무지원 서영덕△IT기획 김용원△감사 박인수△준법지원 박기종△비서실 장영준◇지점장△강남 이동탁△강동 박기자△노원 최정락△마포 변기호△목동 장용일△영등포 김병만△인천 김덕홍△부천 이랑숙△분당 변성수△수원 임익환△안양 안상원△일산 최헌석△대구 임준희△동래 홍호선△부산 신현돈△울산 정경일△창원 조용국△광주 이재흥△전주 윤주철△대전 박성수△천안 신현종△청주 조동신△원주 염찬일△제주 김효순 ■미래에셋증권 ◇전보 <센터장>△Equity 김재식△FICC 조민상<본부장>△리스크관리 김종철△채권영업 송창섭△채권운용 이창훈△FICC 김현석<투자전략실장>△코리아리서치센터 류승선<팀장>△채권영업1 김기호△RP운용 오재경△테크산업분석 김장열△산업재분석 이석제△채권영업2 김은성△채권상품운용 심홍식△FICC 박삼규△내수산업분석 정우철△테마리서치 변성진△경제분석 박희찬△매크로분석 이재훈△리서치기획 이미영 ■삼성증권 ◇본부장 승진 △캐피탈마켓(CM)사업 박인성◇사업부장 승진△운용 장원재◇지점 부장급 승진△대구서 김영출△수원 김정국△송파 김태영△청담 박완정△왕십리개설준비위원회 박윤호△도곡 박준희△코엑스 박중규△창원 박지범△삼성타운 손현준·신윤철·유신걸·이장웅△대구 송창훈△갤러리아 신현욱△SNI호텔신라 유정화△정자역 윤경란△수유 이규영△거제 이동환△과천 이문희△이촌 이선욱△대치중앙 이애란△안동 이창엽△구리 정종철△도곡 조현숙△역삼중앙개설준비위원회 한덕수△부평 함승오△강북지역지원팀 김인기△동부지역지원팀 박종대◇본사 부장급 승진△포트폴리오운용1팀 권기형△퇴직연금솔루션팀 권용수△채권(FI)세일즈팀 김경성△리스크관리팀 김남준△포트폴리오운용2팀 김유성△프리미엄상담2센터 김재상△프로젝트추진팀 김창범△리서치센터 맹영재△전략기획팀 박재영△총무팀 선창균△신문화팀 양진근△노동조합 우종욱△인재개발팀 원유훤△경리팀 이병창△신사업팀 이상근△금융연구소 이정원△증권관리팀 이정원△고객만족기획팀 이창석△영업추진팀 이호성△투자은행 지원팀 정재욱△투자컨설팅팀 조태훈△국내파생팀 주영훈△홍보팀 하중석△전략지원팀 허경식△신탁팀 현재훈 ■IBK투자증권 ◇신규 선임 <상무>△Trading담당 송진호 ■유진투자증권 ◇지점장 △서초동 김종기△산본 신언경△안양 신창수△천안 문경희 ■하나대투증권 ◇임원 선임 △DCM실 상무 김현겸 ■한국투자증권 ◇담당 신임 △FICC 안재완△법인영업 김세환◇부서장 신임△영업전략 김윤상△컴플라이언스 사영웅△업무지원 신봉관△해외투자영업 안주영△에쿼티DS 이대원△e비즈니스기획 이수범△마케팅 조희경△금융상품법인영업 채동욱△선물옵션영업 최지헌△투자정보 추희엽◇지점장 신임△익산 박현욱△신목동 오병도△신압구정 한경준△광양 문정수◇담당 전보△퇴직연금영업추진 강성모△퇴직연금영업1 김동건△에쿼티 김성락△퇴직연금영업2 박진수△인수영업 설종만◇부서장 전보△리서치지원 김광열△국제영업 김기홍△퇴직연금지원 김광섭△FICC DS 김기우△퇴직연금영업2 김진수△퇴직연금추진 박상규△WM컨설팅 박진환△AI·M&A 장도익△퇴직연금영업1 한관식◇지점장 전보△명동 고완식△돈암동 김성열△영업부 김영대△잠실 김영헌△사하 김창규△광주중앙 나종운△강북센터 노성환△영등포 도덕재△광장동 박영효△금천 박재현△정자동 변귀용△명동중앙 양승운△동래 이상호△가락 이재호△목동 이재홍△광명 이정아△광화문 이한용△마포 장지영△서초동 조대현△합정동 조원호△V-프리빌리지 강남센터지점 개설위원장 조재홍△논현 최서룡△분당PB센터 홍성임△서광주 홍인표 ■한국투자신탁운용 ◇상무보 신임 △채권운용본부 이도윤△기관영업본부 김병모◇부장 신임△글로벌AI팀 양봉진◇부장대우 신임△주식운용본부 허철홍△채권운용본부 홍현△글로벌운용본부 한규성△시스템운용본부 정현철△실물자산운용본부 안종훈◇부장대우 전보△실물자산운용본부 정지원 ■아주캐피탈 ◇부장 승진 <지점장>△인천 이환주△개인금융(대전) 문용섭△부산중앙 김창균<팀장>△AUTO금융1 김신우△인사총무 배영환 ■두산 ◇임원 영입 <상무급>△전략지원팀 임경묵 ■한라건설 △해외영업부 상근자문역 차성춘
  • [영화리뷰] ‘타이머’

    [영화리뷰] ‘타이머’

    운명의 상대가 나타났을 때를 정확히 알려주는 기계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자신의 반쪽을 찾기 위해 불확실한 가능성에 돈과 시간을 투자하며 허무함에 빠져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떠올려봄직한 생각이다. ‘타이머’는 이 같은 상상을 현실로 옮긴 일종의 판타지 로맨스 영화다. 다소 황당해 보이는 장치가 있다. ‘러브 디지털 카운터’다. 다정다감함과 친밀감의 호르몬인 옥시토신의 수치 변화를 감지해 소울메이트를 만날 때까지 남은 시간을 계산해주고 두 사람이 만나면 타이머가 동시에 울린다는 꽤 그럴듯한 홍보 문구를 내세운다. 단, 두 사람이 동시에 손목에 이 장치를 이식해야 작동이 시작된다. 하지만, 전 세계인의 연애사를 뒤흔들 획기적인 발명품처럼 보이는 이 기계가 실생활에 적용됐을 때 꼭 장밋빛 미래만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전혀 예상치 않은 상황에 타이머가 울려 당황하거나 10년이 넘도록 타이머가 작동할 기미조차 보이지 않아 낙담하는 이도 적지 않다. 영화는 타이머를 둘러싼 소동을 통해 사랑에 대한 확신 없이 불안에 시달리는 현대인의 심리를 꼬집는다. 서른 살 생일을 앞두고 애타게 사랑을 기다리는 치과교정의 우나(왼쪽·엠마 콜필드). 좀처럼 켜질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타이머를 바라보는 데 지친 그녀는 연하남 마이키(오른쪽·존 패트릭 아메도리)가 호감을 보이자 마음이 흔들린다. 하지만 타이머는 타이커가 4개월 뒤 상대를 만나게 된다고 가리킨다. 우나는 ‘예비 품절남’과의 사랑이 불안하기만 하다. 한편 동갑내기 의붓 자매인 스테프의 타이머는 소울메이트를 만날 때까지 무려 13년이 남았다고 가리킨다. 부담 없는 일회성 만남으로 외로움을 달래는 그녀에게 제대로 된 로맨스는 기억조차 없다. 하지만 우연히 만난 댄에게 점점 끌리는 자신을 발견한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이 작품은 잭 쉐퍼 감독이 서른 살의 고비를 넘기며 만든 영화답게 ‘타이머’라는 매개체를 통해 운명적 사랑에 대한 고민을 현실적으로 담았다. 영화는 불확실한 세상 속에서 완벽한 상대를 찾아 헤매는 주인공들을 통해 관객들에게 사랑의 확신은 과연 어디서 비롯돼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진다. 이러한 문제 의식과 독특한 소재는 상당히 신선하고 흥미롭게 다가온다. 하지만 이를 받쳐주는 탄탄한 구성과 마지막까지 긴장감있게 이야기를 몰고가는 영화의 힘이 약화된 것은 아쉬운 점이다. 서둘러 매듭을 풀려는 결말에 다소 허무함을 느낄 수도 있다. 지난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상영돼 프로그래머와 관객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15세 이상 관람가. 10일 개봉.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프로배구] 대한항공 고공행진

    [프로배구] 대한항공 고공행진

    배구는 6명이 하는 운동이다. 골고루 잘해야 이긴다.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선두 ‘만년 3위’ 대한항공은 올 시즌을 앞두고 특별히 전력보강을 하지 않았다. 외국인 선수 에반 페이텍의 영입과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수비형 레프트 곽승석을 데려온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빈틈 없는 수비와 기회를 놓치지 않는 공격 등 촘촘한 조직배구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골고루 잘해서다. 대한항공은 20일 인천 도원시립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0~11 프로배구 V-리그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파죽의 7연승을 달린 대한항공(18승4패)은 2위 현대캐피탈(16승7패)과의 승차를 2.5경기로 벌리며 사상 첫 리그 정상의 꿈에 한발짝 더 다가갔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대한항공과의 4차례 격돌에서 단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최근 4연승의 상승세도 한풀 꺾였다. 문성민(16득점)이 제 몫을 했지만 외국인 선수 헥터 소토(8득점)의 부진이 아쉬웠다. 대한항공의 김학민(18득점)과 에반(17득점)은 35득점을 합작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하지만 이날 가장 칭찬을 받아야 할 선수는 세터 한선수였다. 현대캐피탈 이선규, 윤봉우 등 상대 블로커들과의 수싸움에서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김학민 쪽으로 몰리면 에반에게 공을 넘겼고, 에반에게 시선이 모이면 김학민에게 마무리를 맡기는 노련한 토스워크가 빛났다. 또 신인 곽승석과 리베로 최부식은 안정적인 리시브와 실점과 다름없는 상황에서 과감하게 몸을 던지는 허슬 플레이로 승리에 기여했다. 이영택, 신영수, 진상헌 등의 활발한 공격가담도 현대캐피탈의 수비를 흔들기에 충분했다. 현대캐피탈은 집중력과 서브리시브에서 졌다. 1·3세트 시소게임 상황에서 김학민과 에반의 공격에 변변한 블로킹도 못해 보고 리드를 내줬다. ‘베테랑’ 소토의 베테랑답지 못한 단순한 공격패턴도 아쉬웠다. 또 대한항공의 강서브에 리시브 라인이 흔들리면서 특유의 화끈한 공격력도 선보이지 못한 채 허무하게 무너졌다.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은 “서브리시브가 안 되니 높은 공격으로 경기를 할 수밖에 없다.”면서 “센터진을 살리지 못하는 공격을 하고 블로킹과 수비를 피하려다 보니 범실이 많았다. 그런 면에서 문성민과 소토가 부담을 갖는 것 같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또 “4라운드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정규리그 우승은 물 건너간 것 같다. 어떤 면에서 보면 (플레이오프를) 빠르게 준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포스트시즌 체제로 전환할 뜻을 내비쳤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1000만원 주고 산 대표팀 유니폼, 세관서 폐기처분

    1000만원 주고 산 대표팀 유니폼, 세관서 폐기처분

    1998년 프랑스월드컵 결승전에서 다비드 트레제게가 사용한 유니폼이 최근 허무하게 파괴됐다. 거금을 들여 옷을 산 수집가는 “내 돈은 어디에서 찾으란 말이냐.”며 울상짓고 있다. 사연은 이렇다. 프랑스 동부에 살고 있는 한 수집광이 인터넷 경매사이트를 뒤지다 1998년 월드컵결승 프랑스-브라질 경기에서 다비드 트레제게가 사용한 유니폼을 판다는 광고를 봤다. 옷을 팔겠다고 내놓은 사람은 브라질 수집가였다. 두 사람은 7350유로(약 1050만원)에 가격흥정을 끝냈다. 프랑스에서 돈을 보내자 브라질에선 유니폼을 소포로 부쳤다. 그런데 프랑스 세관에서 사고가 났다. 특별한 표시나 신고절차 없이 상자에 넣어 부친 유니폼을 모조품으로 본 세관이 폐기처분한 것. 기다리다 지친 그가 세관에 문의했을 때는 이미 엄청난 값을 치르고 구입한 트레제게의 유니폼이 갈기갈기 찢겨 버려진 뒤였다. 사건에 대해 프랑스 세관 측은 “그처럼 가치 있는 물건이었다면 당연히 신고를 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세관은 그러나 “폐기 전 봤을 때 유니폼은 국가대표가 사용한 정품이라고 보기에는 품질이 매우 나빴다.”고 덧붙여 어쩌면 폐기된 유니폼이 트레제게가 사용한 정품이 아닐 수도 있다는 묘안 여운을 남겼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프로배구] 대한항공 6연승 ‘고공비행’

    역전 드라마는 끝내 일어나지 않았다. 이경수를 투입하며 승리를 노렸던 LIG손보는 대한항공에 분패했고 우리캐피탈도 최하위 상무신협을 누르고 1승을 추가했다. 14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2010~11 NH농협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경기에서 대한항공이 LIG를 3-1(26-24 25-15 24-26 25-15)로 꺾고 6연승 가도를 달렸다. 양 팀의 주포 에반 페이텍(대한항공)과 밀란 페피치(LIG)의 대결이었지만 1세트에서 승부가 갈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초반 분위기는 LIG에 유리했다. 황동일의 오픈 공격과 이경수의 블로킹이 성공하면서 LIG가 17-11로 대한항공을 멀찍이 따돌렸다. 그러나 그냥 갈 대한항공이 아니었다. 에반과 진상헌의 공격이 잇따라 성공하면서 24-24 듀스 상황이 됐다. 이후 이경수의 오픈공격을 진상헌이 막고, 김학민이 서브득점으로 마무리를 하면서 26-24로 대한항공이 1세트를 가져왔다. 2세트도 허무하게 내준 LIG는 3세트 들어 반격을 노렸다. 듀스 접전 끝에 세트를 따내 추격의 불씨를 되살렸다. 그러나 4세트 들어 잦은 범실로 결국 승리를 대한항공에 내주며 3위 자리가 위태롭게 됐다.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남자부 경기에서는 우리캐피탈이 상무신협을 3-1(25-23 16-25 25-19 25-16)로 누르고 3연패의 늪에서 탈출했다. 안준찬(20득점)과 김정환, 강영준(이상 15득점) 등 주전들이 고른 활약을 펼치며 4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앞서 열린 여자부 서울 경기에서는 2위 도로공사가 꼴찌 GS칼텍스를 3-1(22-25 25-20 25-15 25-22)로 제압하고 포스트시즌을 향한 잰걸음을 놓았다. 트리플크라운(블로킹·후위공격·서브득점 각 3개 이상)을 달성한 외국인 선수 쎄라의 활약을 앞세워 GS칼텍스를 4연패에 빠뜨렸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장진표 웃음 100배 강해졌다”

    “장진표 웃음 100배 강해졌다”

    9일 경기 안산에 위치한 서울예술대학 예장홀에서 영화감독 장진이 아닌, 연극 감독 장진(40)을 만났다. 2002년 연극 ‘웰컴 투 동막골’ 이후 9년 만에 창작극 ‘로미오지구착륙기’를 들고 친정인 연극판으로 돌아왔다. 그가 몸 담았던 서울예대 연극 동아리 ‘만남의 시도’ 30주년 기념 공연이기도 하다. 이 동아리는 장 감독을 비롯해 배우 황정민·정재영·신하균, 개그맨 이휘재·김현철·표인봉 등을 배출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로미오지구착륙기’는 오는 16일부터 5일간 서울 남산예술센터 무대에 오른다. →직접 쓴 희곡을 무대에 올리기는 ‘웰컴 투 동막골’ 이후 9년 만이다. 최근 작 ‘퀴즈쇼’ 등 영화감독으로 한창 이름을 날리다가 연극판으로 다시 돌아온 특별한 이유가 있나. -새로운 희곡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건 늘 부담이자 스트레스였다. 희곡은 내게 숙제와도 같다. 학창 시절 학과 공부보다 더 열심히 했던 게 동아리 활동이다. 89학번, 이른바 민주화 끝세대다. 케케묵은 수업보다 황정민, 정재영 등 예술가적 기질을 지닌 선후배들과 창작극을 만드는 게 더 좋았다. 선후배들이 나를 믿고 30주년 기념작을 맡겨 줘 기쁘다. →연극 제목이 독특하다. -미확인물체(UFO)가 재개발 예정인 한국의 달동네에 떨어지면서 내 집 마련 꿈이 흔들리는 서민들의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사회 지도층은 세계의 눈이 한국에 집중됐다며 좋아하지만 서민들은 재개발이 취소돼 그저 우울할 뿐이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니 동계올림픽 유치니 사활을 걸지만 정작 서민들은 먹고살기 어려워하는 그런 이면을 풍자하고 싶었다. →극 중 UFO가 한국에 떨어진 것을 두고 대통령이 “그 많은 선진국들을 내버려 두고 우리나라에 UFO가 왔다. 백악관이랑 통화했는데 오 대통령도 UFO를 미국 항공우주국(NASA)으로 옮길 수 있느냐고 물어보더라. 그래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부터 조속히 끝내고 이야기합시다.”라고 말하는 대사가 나온다. 장진표 블랙 코미디 코드가 훨씬 강해진 느낌이다. -영화보다는 풍자 코드가 100배 더 날카로워진 게 사실이다. →적나라한 대사에서 관객들은 창작물과 현실의 경계를 묘하게 넘나들게 될 것 같다. -그렇다고 작품을 통해 현 정권과 대통령을 비난하고 싸우려는 것은 아니다. 그저 대통령은 풍자극에 나오는 작은 오브제일 따름이다. 대중들이 대통령을 소재로 농을 걸면 즐거워한다. 과거 군사독재 시절보다 대통령이 우리에게 조금 편해진 시대 아닌가. →UFO가 상징하는 의미는 무엇인가. -희망이 없어진 세상에서 사람들이 바라는 것은 허무맹랑하게 꿀 수 있는 꿈 자체다. 사람들은 세상에 없는 것을 찾는다. 그것이 곧 희망이자 꿈이다. →연극에서 보기 드물게 공상과학(SF) 요소를 접목시켰다. ‘서민 SF’로도 불리는데. -SF는 어찌 보면 말장난이다. 작품을 새롭게 바라보는 일종의 태그(키워드) 문장으로 보면 된다. SF가 매력적인 까닭은 미래에 관련된 짐작이나 예언적인 이야기를 다루면서 현 상황을 돌파해 나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작품은 SF가 아니라 SF적인 이야기다. 미래가 아니라 현재를 다룬다는 점에서 그렇다. →영화와 연극 연출, 어떤 점이 다른가. -영화는 시공간의 자유로움을 준다. 감독의 절대적 매력이 투명되는 이른바 감독 예술이다. 반면 연극은 배우 예술이다. 연극 첫 공연이 올라갈 때면 늘 배우들에게 “나는 이제 작품과 안녕이다. 이제부터는 너희들의 무대다. 마음껏 해라.”라고 말한다. 연극은 또 며칠밖에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공연이다. 상업적인 (흥행)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맘이 편하다.(웃음)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사설] 숭례문 복원만은 광화문·국새 再版 안돼야

    불에 타 허무하게 무너져 내린 국보1호 숭례문 복원공사의 현장이 참화 3년 만인 엊그제 공개됐다. 장인들이 석재·목재며 부재들을 전통 방식대로 정성스레 다듬고 나르는 모습을 본 국민은 나름대로 위안을 받았을 듯싶다. 시뻘건 불기둥 속에 국보1호가 순식간에 숯더미로 변한 참화의 순간을 떠올리면서 말이다. 내년 말 제 모습을 되찾을 숭례문 복원 작업은 40%의 공정을 마쳤다. 선대의 혼과 숨결을 담아 600년간 이어지다 어이없이 소실된 수도 서울의 대표 아이콘을 온전하게 세우기 위해 한치의 소홀함도 없어야 할 것이다. 문화재의 복원은 단순한 외양만의 되살림이 아닌 정신의 부활이다. 돌아보면 숭례문 소실 이후 정부·당국의 대처는 한심하기 짝이 없는 것이었다. 시민들의 반발에 아랑곳없이 서둘러 가림막을 치더니 굴착기로 현장을 파헤치고 심지어 불탄 부재들을 폐기물처럼 내다버렸다. 가리고 치우기에 급급한 나머지 소중한 것들을 눈곱만큼도 여기지 않은 행태들이다. 조상의 혼이 담긴 문화재는 당대의 소유물에 국한하지 않는다. 잘 지키고 챙겨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중대한 자산이다. 국보1호를 지키지 못한 수치도 모자라 2차 훼손을 저지르고 방치한 죗값이 크다 할 것이다. 지난해 터진 광화문 현판 균열과 엉터리 국새 파문은 국민의 자존심을 구기고 멍들게 하기에 충분했다. 문화재의 가치와 의미를 팽개친 졸속 복원과 무리한 제작이 남긴 앙금과 후유증은 막대하고 진행 중이다. 그래서 국민은 숭례문의 온전한 복원에 더 큰 정성과 기대를 쏟는 것이다. 남은 60%의 공정은 훨씬 더 세심한 공을 들여야 하는 것들이다. 복원 3개월 만에 금이 간 광화문 현판의 부끄러운 답습은 돌이킬 수 없는 원망과 망신을 살 것이다. 무리한 되살리기가 아니라 한 부분 한 부분을 완벽하게 되살린다는 마음부터 다시 다잡아야 할 것이다.
  • 동서양 명화를 듣다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으로 유명한 프랑스 화가 페르디낭 들라크루아는 쇼팽과 그의 연인 상드, 작곡가이자 바이올리니스트인 파가니니의 초상화를 남겼다. 들라크루아의 걸작들을 보면서 초상화 속 대가들의 음악을 듣는다면 어떨까. 음악과 미술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시도인 ‘아르츠 콘서트: 세기의 사랑’이 오는 13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아르츠 콘서트란 미술(art)의 스페인식 발음인 ‘아르츠’와 공연을 뜻하는 ‘콘서트’를 조합한 것으로 공연기획사인 스톰프뮤직이 내놓은 새로운 공연 형식이다. 공연을 이끌어 가는 콘서트마스터는 ‘공고 출신 도슨트(미술해설가)’로 유명한 윤운중이 맡았다. 2003년부터 지금까지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오르세 미술관, 이탈리아 로마의 바티칸 박물관, 영국 런던의 내셔널갤러리 등 유럽 주요 박물관과 미술관에서 4만여명의 관람객에게 작품 해설을 한 ‘미술 박사’다. ‘화가와 음악가의 우정과 사랑, 고전으로 만나다’를 주제로 한 1부에서는 들라크루아의 초상화와 요제프 딘 하우저의 ‘리스트가의 저녁식사’ 등과 함께 그림 속에 등장하는 쇼팽, 리스트, 드뷔시, 브람스의 음악이 연주된다. 첼리스트 송영훈과 피아니스트 아비람 라이케르트가 무대에 함께 선다. 2부는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등 사랑을 표현한 화가들의 명작에서 연상되는 느낌을 대중적으로 재해석했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서 크리스틴 역을 맡았던 김소현과 라울 백작으로 나온 손준호, 재즈 피아니스트 윤한, 싱어송라이터 루빈, 그룹 스윗소로우 등이 감미로운 사랑 노래를 전한다. 3만~8만원. (02)2658-3546.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영화리뷰] ‘환상의 그대’

    [영화리뷰] ‘환상의 그대’

    우리에겐 한국인 아내 순이 프레빈과의 결혼으로 더 친숙한 우디 앨런 감독. 그가 연출한 40번째 장편 영화 ‘환상의 그대’(27일 개봉)는 앨런 감독의 인생과 사랑에 대한 통찰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스토리만 놓고 보면 그렇고 그런 로맨틱 코미디를 떠올리게 되지만, 비슷한 내용이라도 거장이 만들면 어떻게 변주되는지를 잘 보여준다. “셰익스피어는 일찍이 인생은 헛소리와 분노로 가득 차 있고, 결국 아무런 의미도 없다고 말한 바 있다.”는 ‘맥베스’의 대사를 인용하면서 시작되는 이 영화는 각자 삶의 위기와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는 여덟명의 남녀가 등장한다. 어느 날 죽음이 성큼 다가왔다는 것을 직감하고 ‘제2의 청춘’을 찾아 40년간 함께 지낸 조강지처를 버리고 삼류 여배우와의 결혼을 발표하는 알피(앤서니 홉킨스). 그런 남편 알피의 배신으로 절망에 빠진 헬레나(젬마 존스)는 신경안정제와 정신과 치료에 의존하던 중 그녀의 불안한 심리를 이용하려는 점쟁이를 통해 마음의 평화를 찾는다. 헬레나의 딸인 샐리(나오미 와츠·오른쪽)의 결혼 생활도 결코 평탄하지 않다. 남편 로이(조시 브롤린·왼쪽)는 소설가 데뷔 후 이렇다 할 작품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는 반백수 상태다. 갤러리에 취직한 샐리는 부유하고 지적인 직장 상사 그렉(안토니오 반데라스)에게 매력을 느끼고, 로이 역시 건너편 집 창가의 붉은 옷을 입은 신비한 여인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지난해 프랑스 칸영화제 비경쟁부문 초청작인 이 영화의 매력은 나이가 들어도 끊임없이 운명적인 로맨스를 꿈꾸고, 보다 나은 삶을 갈망하는 인간의 끝없는 욕심을 매우 현실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이다. 주인공은 겉으로 보기엔 모두 자신의 행복을 위해 현명하게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불완전하고 여전히 환상을 쫓아 헤매고 있다. 하지만 감독은 시종일관 유쾌한 어조로 인생은 언제나 예측불허이고 결정적인 순간에 아이러니하게 돌아가게 마련이지만 사랑의 환상은 아름다운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샐리가 어머니인 헬레나에게 “가끔은 환상이 신경안정제보다 낫다.”고 말하는 대목은 관객들을 향한 우디 앨런 감독의 작은 위로인지도 모른다. 억지스럽지 않으면서도 짜임새 있게 전개되던 중반부에 비해 뚜렷한 결론 없이 끝나버리는 결말이 다소 힘이 빠지고 허무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관록 있는 배우들의 연기 변신 향연은 영화의 진가를 충분히 느끼게 한다. 청소년 관람불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일본 ‘소녀시대 성접대’ 만화에 네티즌 격분

    일본 ‘소녀시대 성접대’ 만화에 네티즌 격분

    국내 걸그룹의 일본 진출 성공과 더불어 일본 내에 소녀시대와 카라를 폄하하는 만화가 등장해 국내 네티즌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팬들의 공분을 산 만화 ‘케이팝 붐 날조설 추적’은 소녀시대나 카라를 연상시키는 소녀그룹이 발가벗고 춤을 추는 장면 등 음란하고 악의적인 내용들로 이뤄져 있다. 만화의 내용은 전직 한국아이돌 출신 호스티스가 자신을 찾아온 기자에게 한국 가요계의 실상을 전달한다는 설정으로, 검증되지 않은 왜곡과 거짓을 마치 사실인양 묘사한다. 만화는 “한류를 주도하고 있는 소녀시대와 카라 멤버들 모두가 성상납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한국 연예계에서 노예계약과 성상납은 당연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는 2009년 성상납 사건으로 자살한 故 장자연의 이야기까지 거론됐으며 성접대, 자살, 비리와 로비 등의 단어를 반복하며 부정적인 측면을 심어 놓고 있다. 또 만화 속에서 한국 정부는 소녀시대와 카라를 위해 국책으로 한 해 20조에 달하는 예산을 투자하고 일본 엔터테인먼트사와 협력해 한류를 조장하고 있는 것으로 그려졌다. 그 내용은 허무맹랑하기 그지없지만 만화 후반부에는 “위의 이야기들은 (기자의) 취재를 토대로 각색됐다”는 설명이 덧붙여져 있어 자칫 오해의 소지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 네티즌들은 “이쯤되면 막나가자는 거구만”, “남의 귀한 아이돌 모셔놓고 저딴 말이나 지껄이다니 미쳤나보다”, “혐한도 혐한 나름이지 막나가는 구만” 등 분노를 드러냈다. 사진 = ‘케이팝 붐 날조설 추적’ 캡처 서울신문NTN 전설 기자 legend@seoulnt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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