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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과 허리 통증? 스트레칭 해보세요

    목과 허리 통증? 스트레칭 해보세요

    목과 허리 통증은 누구나 경험하는 흔한 증상이다. 그만큼 목과 허리가 손상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이런 목과 허리의 통증은 잘못된 생활습관이나 한 자세로 오랜 시간 일할 때 나타나는 근육의 경직이 주요 원인이지만 간단한 스트레칭을 생활화하는 것만으로도 예방은 물론 통증까지 줄일 수 있다. 목 통증에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스트레칭은 ‘턱 당기기 운동’과 ‘목근육 강화운동’이다. 턱 당기기는 손으로 아래턱을 감싼 뒤 목 방향으로 끌어당긴 후 끄덕이는 듯한 자세, 즉 턱은 아래로, 머리는 뒤로 젖히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하는 운동이다. 이를 통해 목뼈의 각도가 비정상적으로 앞으로 휘어지는 것을 막아 배열을 바르게 잡을 수 있다. 목근육 강화운동도 있다. 턱을 목 방향으로 끌어당긴 후 시선이 정면을 향한 상태에서 머리의 위쪽 앞과 뒤, 좌우에 손을 대고 약 5초간 살며시 힘을 준 후 2∼3초간 풀어주기를 반복하면 된다. 목 근육 강화에 효과적인 운동이다. 허리 통증에는 ‘골반 주변 근육 강화 운동’이 제격이다. 방바닥에 바로 누운 상태에서 팔과 발이 바닥에서 떨어지도록 들어올린 후 고개를 들어 양 발등의 가운데를 보면서 약 5초간 복부와 골반 주변 근육에 힘을 주면 된다. 단, 통증이 느껴지면 동작을 멈춰야 한다. 다른 방법으로는 ‘배 들이밀고 허리 펴기 운동’이 있다. 의식적으로 배꼽을 등 쪽으로 들이밀면서 동시에 꼬리뼈를 엉덩이 안쪽으로 집어넣으려는 동작을 통해 양쪽 엉덩이 근육에 힘을 주는 방법이다. 이 동작은 허리가 펴지는 느낌이 들게 해야 하며, 서 있거나 걸어 다니면서 습관적으로 반복하는 것이 중요다. ‘골반 기울여 허리 펴기 운동’도 좋다. 누운 자세에서 배꼽을 등쪽으로 들이밀면서 허리로는 바닥을 미는 듯한 동작이다. 이때 꼬리뼈가 살짝 들리는 듯한 느낌, 배 근육에 힘이 들어가는 느낌이 들면 바른 동작이다. 강성웅 교수는 “이런 스트레칭을 통해 목과 허리 통증을 예방하거나 줄일 수 있다.”면서 “특히 목 스트레칭은 일상적으로, 허리 스트레칭은 잠들기 전과 누워서 휴식을 취할 때 반복하면 통증 예방에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홀대받던 벽지, 주연 등극

    홀대받던 벽지, 주연 등극

    “어릴 때부터 그림을 배우면서 늘 들었던 얘기가 대상에만 집중하라는 거였어요. 시간 없으면 테이블 위의 중요한 것만 집중적으로 그리고 배경을 밀어버리라는 얘기였지요. 그런데 집과 가정을 소재로 다루다 보니 정작 있는 듯 없는 듯 그렇게 존재하는 배경이 얼마나 소중한가, 다채로운가라는 느낌을 받은 겁니다. 그래서 이런 작품들이 나오게 됐지요.” 5월 22일까지 서울 통의동 아트사이드갤러리에서 열리는 변선영(44) 작가의 ‘가치의 부재, 공간에 놓이다’ 전시에 내걸린 작품들을 보면 화사한 색감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봄날에 잘 어울린다 싶은데 들여다보면 특이하다. ●정물보다 달 력·액자 등 배경 초점 보통의 풍경이나 정물에서 벽지는 그냥 그렇게 저 뒤에 어렴풋이 비치고 마는 존재다. 전면에 나서는 것은 대개 사람이거나, 그것도 아니면 그 공간의 특징을 보여줄 수 있는 물건, 그러니까 정성껏 꾸민 화병이나 화분, 트로피 같은 것을 늘어놔둔 벽장 같은 것들이다. 작가는 이걸 거꾸로 했다. 남들이 정성들여 그리는 것들은 마치 스티커 한장 떼어낸 자리를 만들 듯 허옇게 내버려뒀다. 대신 남들은 대충 밀어버리는 벽지, 저 멀리 벽에 붙은 액자 속 그림, 탁상에 아무렇게나 놓인 달력, 그 달력 아래 깔린 레이스 달린 테이블 보 같은 것들을 세심하게 그려뒀다. ●정밀 문양 펜촉으로 찍어 가며 그려 이번에 선보이는 연작 시리즈 제목이 ‘가치의 정체성을 잃다’(Lost Identity of Value)인 이유다. 언제부터 그림으로 그려질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은 이런 것들이다, 라고 정해졌는지 되물어 보는 작업이다. 때문에 그림 속에 등장하는 달력이나 그림이 대개 팝 아트 작품이거나 민예화들이다. 간혹 인상파 그림 같은 것도 보이지만, 이 역시 자신의 그림처럼 사람 그 자체를 제거시켰다. 대신 가장 공들인 부분은 정교한 문양의 벽지다. 벽지 문양이 워낙 미세하다 보니 펜촉에 물감을 묻혀 찍어내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일일이 찍어 그리는 탓에 캔버스를 세우지도 못하고 눕힌 상태에서 허리를 숙인 채 장시간 작업한다. 허리 통증은 기본이고 팔 길이의 한계 때문에 대작을 그리기 어렵다는 고충은 있다. 그렇지만 여기서 묘한 한국적 냄새가 풍기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작으로 가면 벽지가 있어야 할 장소는 오히려 하얗게 텅 비어 버리고 벽지 문양이 하늘하늘 솟아오르기 시작한다. 벽지 문양의 모험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궁금증을 낳는다. (02)720-1020.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등산복도 ‘TPO’에 맞게!

    등산복도 ‘TPO’에 맞게!

    옷을 입을 때 시간(Time), 장소(Place), 상황(Occasion)을 고려해 갖춰 입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요즘 이 원칙은 이제 아웃도어 의류를 입을 때도 통한다. 아웃도어 열풍 초창기에 업계에서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약수 뜨러 동네 뒷산을 올라도 히말라야를 등반하는 것처럼 옷을 입고 간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었다. 고기능성으로 머리에서 발끝까지 완전 무장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소비심리가 아웃도어 의류 전성기를 낳은 것이다. ●‘시티형 아웃도어 제품’ 속속 선보여 그러나 요즘 등산 이외 트레킹, 캠핑 등 다양한 야외활동이 늘어나면서 장소와 상황에 따라 옷을 다르게 입을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등산복의 일상복 활용은 대세여서 아예 도심을 겨냥한 ‘시티형 아웃도어 제품’들이 속속 선보이는 추세다. 코오롱스포츠는 도시형 제품으로 트래블라인을 이번 시즌 처음 선보였다. 산보다는 도시나 근교에서 기능성 의류를 입고 싶어 하는 2030세대를 겨냥했다. 카탈로그를 보면 산을 타기보다 모델들은 자전거를 끌고 도시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 많다. 전문가용 제품 또한 마니아들의 요구와 취향에 적극 부응하기 위해 제품들이 속속 강화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코오롱스포츠는 전문가용 라인 익스트림에도 심혈을 쏟고 있다. ‘익스트림 라인’은 브랜드 정체성과 역사가 가장 잘 구현된 제품군으로 히말라야 등 고산 원정 등반을 위한 최고의 기능성을 추구하는 최전문형 제품이다. 전문가의 현장 테스트를 거쳐 히말라야 고산 원정 및 극지 탐험 등 극한의 자연환경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고 최적의 컨디션 유지와 활동성을 고려한 제품들로 구성됐다. ‘히말라야 재킷’(남성용 82만원·여성용 79만원)은 방수, 방풍, 투습 등 뛰어난 기능성을 갖췄다. 등판과 겨드랑이에는 스트레치 소재를 사용해 활동성을 더욱 강화했다. 넉넉한 주머니는 실용적이며, 어깨 부위의 마모 방지용 세라믹 프린트 패치를 적용했다. 소매에는 발광다이오드(LED) 시스템을 적용해 야간 산행 시에도 안전한 산행을 제안한다. ‘트레킹 라인’은 활동성과 기능성에 바탕을 둔 디자인에 더욱 멋스러운 디자인을 입어 기능성 의류지만 훨씬 대중성을 띤다. 색상은 물론 광택 소재 사용으로 더욱 화려하고 재미있다. 특히 형광색과 다양한 자연을 모티브로 한 그래픽을 통해 한층 화사한 스타일을 선보인다. 따라서 야외활동 시에는 물론 일반 캐주얼로도 빛을 발한다. 웨스트우드는 가벼운 등산길과 트레킹에도 두루 활용 가능한 제품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남성용 ‘퍼텍스쉴드 방수재킷’(23만 9000원)은 완벽한 투습·방수 기능을 갖추기 위해 원단에 내구발수기능(DWR) 가공 처리를 했다. 은은한 광택을 입어 더욱 화사해 보이고 어깨와 밑단을 웰딩필름으로 보강해 내구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여성용 ‘블랙프리미엄 재킷’(27만 5000원)은 블랙과 골드 색상에 포인트를 줘 더욱 고급스럽게 보여 일상복으로 활용해도 무방하다. 등산복이 산에서 도심으로 내려온 지 오래지만 이번 시즌처럼 본격적으로 캐주얼 의류를 경쟁상대로 삼은 적은 없었다. 업체마다 일상복 느낌이 훨씬 강조된 제품군들을 속속 내놓고 있는 가운데 라푸마의 ‘캔디라인’도 주목할 만하다. 아웃도어의 소비자들이 남성에서 여성으로 중년에서 청년층으로 변화되는 경향에 맞춰 선보이는 라인이다. 10대를 겨냥한 ‘캔디라인’이 선보인 제품들은 아웃도어 제품으로 보기에는 낯선 것들이 많다. 하지만 기능성은 기본으로 갖추고 스타일까지 챙겼으니 젊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하다. 라푸마가 젊은 고객들을 위해 선보인 디자인들은 어깨 견장이 달린 사파리 스타일의 재킷이나 원피스, 크로스백 등은 산보다 도심에서 더욱 어울릴 만한 것들이다. 이 가운데 여성용 원피스 셔츠(12만원)는 원피스로 반팔 트렌치 재킷으로 이 중 스타일링이 가능한 제품이다. 습기는 흡수하고 빠르게 건조시키는 ‘흡습속건’의 기능성 소재를 사용해 캠핑과 같은 가벼운 야외활동에도 어울린다. 통풍기능을 갖춘 등판은 온도에 관계없이 쾌적함을 보장한다. 남성용 풀오버 바람막이(14만원) 또한 산과 도심 어느 곳에서든지 어울린다. 허리기장에 밸크로(찍찍이) 처리로 허리부분을 조절할 수 있어 다양한 연출을 가능하게 했다. ●채도는 낮아지고 실루엣은 슬림하게 이주영 라푸마 디자인실장은 “최근 등산인구가 증가하면서 등산복의 스타일과 디자인이 보다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며 “특히 아웃도어의 캐주얼화가 심화되면서 일상복으로 입기 좋게 색깔의 채도는 낮아진 반면 실루엣은 더욱 슬림해진 캐주얼 제품의 비중이 높아진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재킷·신발만 챙기면 OK? 모자·스틱 등 꼭 갖춰야 할 등산용품

    재킷·신발만 챙기면 OK? 모자·스틱 등 꼭 갖춰야 할 등산용품

    봄철 산행을 위해 기능성 재킷, 신발만 갖춰서 될 일이 아니다. 멋내기뿐 아니라 변덕스러운 날씨에도 체온을 유지시켜 주는 모자, 겨우내 얼었다 녹은 산길에서 혹시 모를 사고를 예방해 줄 수 있는 지팡이, 필요한 짐뿐 아니라 균형 잡힌 자세와 걸음걸이까지 챙겨 주는 똑똑한 배낭은 단지 액세서리가 아니라 꼭 갖춰야 할 필수품이다. ●등산모자 모자는 인체 중 가장 중요한 머리를 보호해 주는 기능뿐 아니라 체온조절 기능까지 한다. 머리는 체온 조절의 30~50%를 담당하는 곳으로 인체의 열이 가장 많이 빠져나가는 곳이기도 하다. 모자는 여름철에는 뜨거운 햇볕을 차단해 일사병을 막아주고 겨울철에는 두꺼운 스웨터를 입은 것처럼 보온 효과를 내준다. ●지팡이(스틱) 등산은 올라가는 것보다 내려오는 것이 더 힘들다고 한다. 실제로 하산할 때 사고가 더 잦다. 그래서 필수적으로 장만해야 하는 것이 지팡이(스틱)이다. 하체에 가해지는 충격을 분산시켜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고 험한 곳에서도 균형을 잘 잡아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오케이아웃도어닷컴의 자체 브랜드 락마스터에서 ‘패더 카본 3단 스틱’을 새롭게 내놨다. 강도와 탄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 카본알 소재로 제작됐고 9㎜ 대구경 텅스텐 카바이드 초경촉을 사용해 최적의 접지력을 자랑한다. 손잡이 또한 장시간 사용해도 손의 피로감을 최소화하고 땀을 빠르게 흡수해 안정적인 산행을 보장한다. 스틱에는 눈금자가 표시돼 있어 신체 사이즈에 맞게 조절이 용이하며 최대 130㎝까지 늘려 사용할 수 있다. ●등산배낭 등산은 중력과의 싸움이라고 한다. 몸을 잡아당기는 중력과 싸우면서 고지대로 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등산은 평지 보행에 비해 6.7배나 힘을 더 써야 한다고 한다. 때문에 지나치게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면 어깨와 허리뼈에 무리를 줘 이상이 올 수 있다. 배낭의 무게는 자기체중의 15~20% 정도가 적당하다. 블랙야크가 듀오백코리아와 손잡고 선보인 등산 배낭 ‘듀오 캡틴32’(22만 8000원)은 척추나 골반이 불편해 보행자세가 올바르지 않은 사람에게 알맞다.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2개의 등판 패드가 어깨에만 쏠리던 배낭의 하중을 어깨, 허리, 등판으로 골고루 분산시켜 준다. ●전용 속옷 속옷은 기능성의 시작이다. 고가의 등산재킷을 입었더라도 땀에 금방 축축해지는 면 속옷을 입었다면 말짱 헛일이다. 속옷이 땀을 머금고 있기 때문이다. 코오롱스포츠 슬리브리스 내의(4만 5000원)는 땀 방출과 건조가 빠른 쿨맥스 소재와 탄력성이 좋은 라이크라 등 최고의 소재만을 사용해 착용감이 좋다. 은이 함유된 섬유를 사용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길섶에서] 선반/박홍기 논설위원

    아침마다 지하철을 탄다. 늘 붐빈다. 월요일엔 더하다. 선반을 쳐다본다. 곳곳에 줄줄이 신문이 올려져 있다. 주위 사람들이 신문을 읽는다. 몇 명은 또 올려놓을 거다. 오늘도 등을 치는 사람들이 있다. 선반에 있는 신문을 수거하는 이들이다. 미안하다는 말도 없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많다. 가끔은 젊은이들도 있다. 처음엔 몰랐다. 나이가 지긋하고 허리마저 휜 분이 신문을 거둬 가는 게 안타까워 내려 드렸다. 누군가 혼잣말로 말했다. “안 도와 드려도 되는데.” 그분들의 밥벌이란다. 영역 다툼도 있고, 지하철 분위기를 해친단다. 그래도 냉정하다 싶었다. 아무리 생계형이라지만 노인인데…. 옆구리에 신문을 끼고 오가는 그들을 탓할 수 있을까. 선반엔 이런 문구가 붙어 있다. ‘쾌적한 지하철을 위해 작은 배려, 다 읽은 신문은 수거함에.’, ‘다 읽은 신문은 선반 위에 놓지 마시고, 출구 옆 수거함에 넣어 주세요.’ 그렇다. 신문을 읽고 올려놓는 사람들이 더 몰염치하다. 귀찮더라도 들고 나가 수거함에 넣으면 될 것을.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 일본 2분기 성장률 -2.6%로 추락할 듯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일본의 물질적 피해규모가 300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진과 쓰나미, 원전 사태 등의 여파로 일본 경제의 2분기 성장률이 급격히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이번 대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손실이 최소 1900억 달러(약 207조원), 최대 3000억 달러(약 327조원)가 될 것으로 추산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 규모는 2005년 미국 허리케인 카타리나와 1995년 일본 고베 대지진을 넘어 재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전 사고 탓에 대규모 전력 손실이 발생해 전기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올 한해 동안 이로 인한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5일 일본 내 11개 민간 경제예측기관의 성장률 전망치를 조사한 결과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올해 1분기에는 평균 -0.6%, 2분기에는 -2.6%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또 대지진과 쓰나미의 여파로 소비가 악화하고 자동차 생산이 줄어들면서 4~6월에 일본 경제가 큰 위협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됐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척추장애 루이스 메이저 첫승 ‘인간승리’

    척추측만증 장애를 이겨낸 스테이시 루이스(26·미국)가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했다. 루이스는 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 미라지의 미션힐스 골프장(파72·6702야드)에서 열린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마지막 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적어냈다. 청야니(22·타이완)에게 2타 뒤진 채 4라운드를 시작한 루이스는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역전승했다. 루이스는 이 대회에서 자신의 첫 우승을 일군 사상 네 번째 선수로 기록됐다. ‘깜짝 우승’을 거둔 루이스는 인간 승리를 방불케 하는 이력으로 더욱 화제를 모은다. 8세 때 골프채를 잡은 루이스는 11세 때 허리뼈가 휘는 척추측만증 진단을 받았다. 하루 18시간씩 교정기를 부착한 채 7년 6개월을 살았다. 골프 할 때만 잠깐씩 교정기를 뗄 수 있었다. 마음껏 골프채를 휘두르지 못했다. 그런 기쁨도 잠시. 교정기조차 도움이 안 됐다. 결국 아칸소대학에 들어가기 전인 2003년 수술을 해야 했다. 허리뼈를 똑바로 펴기 위해 나사 5개를 척추에 박는 6시간에 걸친 대수술이었다. 피눈물 나는 재활치료는 6개월이나 걸렸다. 2005년이 돼서야 다시 골프채를 잡을 수 있었다. 계속되는 허리 통증에도 불굴의 의지로 무장한 루이스는 지역 대회에서 우승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2007년 수차례 우승하며 대학의 유망주로 떠올랐다. 그해 LPGA 투어 아칸소 챔피언십에 초청 선수로 출전해 1라운드에서 단독 선두로 나섰지만 폭우로 나머지 2라운드가 취소되면서 공식 우승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불운도 겪었다. 2008년 프로에 뛰어든 루이스는 그해 12월 미셸 위(22·나이키골프) 등을 제치고 퀄리파잉 스쿨에서 수석 합격해 2009년 LPGA 투어의 정식 멤버가 됐다. 지난해 트레스 마리아스 챔피언십에서 준우승하며 도약의 기회를 엿봤다. 마침내 루이스는 불볕더위 속에 열린 이번 대회에서 기복 없는 경기를 펼치며 네 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을 노린 청야니를 밀어내고 진정한 챔피언이 됐다. 미국 척추측만증연구소 홍보대사이기도 한 루이스는 “신체에 이상이 있어도 충분히 운동할 수 있고 우승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해 기쁘다.”고 말했다. 기쁨 못지않게 슬픔과 걱정거리가 생겼다. 루이스는 “대회마다 지켜봐 주셨던 할아버지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돌아가셨다.”면서 “내가 슬퍼할까 봐 소식을 전해주지 않아 경기가 끝나서야 알게 됐다.”고 말했다. 또 루이스는 대회 전통에 따라 우승을 자축하기 위해 18번홀 그린을 둘러싼 호수에 가족과 함께 뛰어들었는데 어머니 캐럴이 다리를 심하게 다쳤기 때문이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주말 하이라이트]

    ●내 마음이 들리니(MBC 토요일 밤 9시 50분) 영규(정보석)는 순금의 반대에도 미숙과 결혼하고 싶어한다. 미숙의 딸 우리는 영규와 친하게 지내지만, 영규의 아들 마루는 청각장애인인 미숙과 정신연령이 낮은 영규를 무시하기만 한다. 한편, 현숙과 진철 그리고 동주는 장학증서를 주기 위해 지방에 내려가고, 그곳에서 동주는 우연히 우리를 만나게 된다. ●생로병사의 비밀(KBS1 토요일 밤 8시) 우리 몸을 지탱하고 움직임을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척추, 일생 동안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하게 되는 허리 통증을 다룬다. 지금 이 순간에도 10명 중 두세 명은 허리 통증을 호소한다. 허리 통증은 척추가 보내는 건강 적신호. 건강한 척추를 관리하고 유지하는 비결을 알아 본다. ●다큐멘터리 3일(KBS2 일요일 밤 10시 25분) 컴퓨터만 있으면 어디서든 적은 자본으로 시작할 수 있는 인터넷 쇼핑몰 사업. 그러나 진입 장벽이 낮은 만큼 경쟁도 치열해 폐업률이 높다. 그래서 탄생한 곳이 바로 인터넷 쇼핑몰 공동사무실이다. 1인 개인 창업을 꿈꾸는 이들이 한데 모여 정보를 교환하며 각자의 사업장을 운영해 나가는 현장을 찾아가 본다. ●그것이 알고싶다(SBS 토요일 밤 11시) 사료와 분뇨가 뒤섞여 악취가 진동하는 유기동물 보호소는 끔찍한 수용소와도 같다. 병든 고양이의 몸에는 구더기가 기어 다니고, 비좁은 우리 안에는 강아지들이 죽은 동물과 같이 갇혀 있다는 제보도 이어진다.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벌어지고 있는 동물들에 대한 학대와 은밀한 거래의 실태를 파헤친다. ●사랑을 믿어요(KBS2 토요일 밤 7시 55분) 윤희는 우진과 포옹한 뒤 우진에 대한 걷잡을 수 없는 감정에 휩쌓인다. 그런 우진이 집까지 오자 윤희는 어쩔 줄 몰라 한다. 기창은 여기저기 강사 자리를 알아보다가 지쳐서 들어 온다. 영희는 드라마 제작사와 전속 계약을 한 뒤 계약서를 흔들어 보이며 술에 취해 들어 오는데…. ●도전! 1000곡(SBS 일요일 오전 8시 10분) 서른 한 살에 일본으로 건너가 수많은 명곡을 남기며 ‘엔카의 여왕’으로 사랑받고 있는 가수 김연자가 22년 만에 한국에 돌아와 예능 프로그램에 첫 출연한다. ‘도전 1000곡’에서 예능 첫 신고식을 치르는 ‘한류 원조 스타’ 김연자가 화려한 의상과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좌중을 압도하는 현장을 함께한다. ●꿈꾸는 U(OBS 토요일 오후 5시 55분) 청룡영화상과 신인감독상 그리고 각본상 등을 받으며 한국 영화계에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던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의 이해영 감독이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인 ‘꿈꾸는 U’에 출연한다. 최근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을 받은 ‘부서진 밤’의 양효주 감독도 나와 영화 뒷이야기를 들려준다.
  • 기능성 운동화 새 트렌드 “맨발 같은 네가 좋아”

    기능성 운동화 새 트렌드 “맨발 같은 네가 좋아”

    김혜수, 김사랑, 황정음 등 몸매 좋기로 소문난 여배우들이 앞다퉈 광고 모델을 할 정도로 국내 기능화 시장이 쑥쑥 성장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걷기 열풍 등과 맞물려 2007년 1000억원, 2009년 3000억원 규모였던 기능성 운동화 시장이 지난해에는 6000억원대로 커졌다. 기존의 기능성 운동화들은 에어 쿠션 등으로 충격 완화 효과를 강조했다면 최근에는 맨발 느낌의 운동화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기존 기능성 운동화들은 발바닥에 다양한 쿠션을 넣어 균형을 잡기 어렵게 디자인해 다리의 여러 근육을 사용하도록 유도한다. 반면 맨발에 가까운 운동화는 발바닥 전체가 바닥에 닿으면서 충격을 최대한 고르게 분산시켜 몸의 균형을 유지해 준다. 두툼한 에어 쿠션이 특징이었던 나이키는 32개 절개선의 밑창을 단 ‘프리’를 내놓았다. 발의 움직임을 그대로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머렐의 ‘베어풋’도 두꺼운 쿠션으로 지면에 대한 감각을 무디게 하는 기존 신발과 달리 맨발로 걷는 듯한 기분 좋은 자유로움을 제공한다. 코오롱 헤드에서 내놓은 ‘베어풋 플렉스’는 맨발의 움직임을 연구해 이를 신발에 적용했다. 일반적인 러닝화는 뒷굽이 앞굽보다 더 높아 추진력을 높이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뒤꿈치부터 지면에 닿아 충격이 분산되지 않는다. 헤드의 베어풋 플렉스는 앞굽과 뒷굽이 완만하고 발의 중간 부분부터 바닥에 닿을 수 있도록 유도해 발목과 허리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 무게도 가벼워서 여성용 신발이 210g 미만이다. 헤드 신발기획팀의 한승범 부장은 “맨발 느낌의 베어풋 운동화는 다리를 더욱더 높이 들어 올려 근육을 활성화하는 것으로 고안됐다.”고 설명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주택 취득세 50% 감면 철회하라”

    정부가 주택 취득세율 50% 감면과 관련, 지방채 발행 등 세수 부족분에 대한 보전 대책을 내놓았으나 지방자치단체의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전국시·도지사협의회는 31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주택거래 활성화 방안에 대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정부가 취득세 인하 방침을 강행하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국회의 법안 통과를 저지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회의에 참석한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취득세 감면에 따른 세수 감소분 보전 대책으로 지자체가 지방채를 발행할 경우 중앙정부가 이를 인수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참석자 대부분이 난색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채 발행땐 재정 더 악화”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금도 지방정부가 긴축재정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데 채권을 발행하면 더욱 재정을 악화시키게 된다.”면서 “중앙정부의 정책 추진 절차나 제시된 해법에 모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회의 참석자가 전했다. 협의회장인 허남식 부산시장은 “지방자치에 영향을 미치는 정부 정책은 반드시 지방정부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한다.”면서 “이번 정책이 지방자치의 근간을 훼손하는 만큼 보전 방안을 따지기보다 정책 자체가 먼저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자치제 근간 훼손 행위”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취득세 감면 방침은 지방자치를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반발했고, 안희정 충남도지사도 “취득세 감면은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들은 일부에서 정책을 마련한 부처 관계자의 처벌까지 촉구하는 등 전체적으로 회의가 격앙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전했다. ●정 부 “정책추진 절차 문제 있었다” 한편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은 회의에 앞서 회의장을 방문해 “(사전 동의 없이 발표한) 절차에는 분명 문제가 있었다.”면서 “현재 감소분 전액 보전은 관계 부처 사이에 얼마간 협의가 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25) 나주 상방리 호랑가시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25) 나주 상방리 호랑가시나무

    영국의 역사학자 E H 카는 명저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했다. 오래된 과거의 축적으로 이루어지는 현재의 삶을 돌아보는 게 곧 역사라는 의미심장한 언술이리라. 대학자의 이야기가 아니라 해도 우리의 살림살이에는 언제나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가 이어진다. 사람 사는 곳 어디라 해도 옛사람들의 자취는 남아있고, 그 품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선인의 향기를 오래 간직하고자 애쓰기 마련이다. 옛사람이 손수 심고 키운 나무를 세심하게 돌보는 것도 과거와 현재의 대화를 짚어 보는 역사적 상징임에 틀림없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자발적으로 의병을 모아 이순신 장군을 찾아간 우리 조상이 있었어요. 오득린이라는 장군이죠. 지략이 뛰어나서, 이순신 장군이 매우 아끼며 참모로 기용한 명장이에요. 그 할아버지가 왜군의 총탄을 맞고 할 수 없이 물러나서 이곳에 들어와 마을을 일으켰어요.” ●마을을 일으킨 오득린 장군이 심어 나주 오씨 집성촌인 전남 나주 공산면 상방리 상구마을에서 태어나 살고 있는 오영선(54)씨의 이야기다. 오득린(吳得隣, 1564~1637)은 충무공의 참모로 활약하며, 노량해전에서 충무공이 전사한 뒤에도 끝까지 전투를 이끈 명장이다. 조근조근 들려주는 오씨의 이야기에는 마을 선조에 대한 자부심이 한가득 담겼다. “마을 서쪽으로는 숲이 울창한데, 반대쪽으로는 너른 들판이 펼쳐져서 조금 휑하게 보여요. 풍수를 보는 사람들은 좌청룡 우백호의 좌청룡이 빠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마을을 일구며 오득린 할아버지는 마을의 동쪽 입구에 마을 숲이라 해도 될 만큼 많은 나무를 심으셨어요.” 원래 마을 동쪽 입구는 조릿대와 같은 낮은키 나무들이 덤불을 이루었다고 한다. 서쪽의 울창한 숲과 균형을 이루기 위해 장군은 이곳에 느티나무, 팽나무 등 크고 오래 자라는 나무를 골라서 심었다. 장군은 마을이 평화롭고, 사람들이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이 숲을 잘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오씨는 덧붙였다. 그때 심은 나무 가운데 10여 그루가 아직 살아 있다. “마을 입구의 나무에서는 해마다 정월 그믐에 당산제를 지내요. 당산제 때는 당산나무 앞인 마을회관 마당에 100명 정도 되는 마을 사람들이 모여서 제사를 올리고, 음식을 나눠먹곤 합니다. 먹고 남은 음식은 저 나무 앞에 땅을 파고 잘 묻지요. 지금도 그 흔적이 남아 있잖아요. 나무에도 좋은 거름이 되지 않을까요?” ●천연기념물 지정된 유일한 호랑가시나무 오영선씨가 가리킨 나무는 최근 천연기념물 제516호로 지정된 나주 상방리 호랑가시나무다. 잎 가장자리에 난 날카롭고 억센 가시가 호랑이 발톱을 닮았다고 해서 호랑가시나무라고 이름 붙인 나무다. 딱딱한 잎과 억센 가시가 특징인 상록성 나무로, 호랑이가 등을 긁을 때 쓸 만하다 해서, 호랑이등긁개나무라고도 부른다. 호랑가시나무는 우리나라 남쪽 지방에 자생하는 나무로, 전북의 변산반도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군락지도 있다. 오래전부터 우리 가까운 곳에서 자란 나무인데, 홀로 서 있는 독립수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은 상방리 호랑가시나무가 처음이자 현재로서는 유일한 나무다. 키가 5.5m나 되는 이 나무는 호랑가시나무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나무다. 어른 허리 높이쯤에서 줄기가 둘로 나눠지면서 동그랗게 자란 나무는 사나운 이름과 달리 부드럽고 착한 생김새를 갖췄다. 나무 바로 앞에는 오득린 장군의 기념비를 세워 나무에 담긴 특별한 의미를 새겨볼 수 있게 했다. “겨울이 되면 빨갛게 맺히는 열매가 예뻐요. 꽃은 언제 피는지도 모르고 그냥 지나가는데, 열매는 정말 좋아요. 열매를 맺으면 새들이 달려들어서 금세 먹어치우지요. 먹을 게 없는 겨울이라 그런지, 새들이 저 열매를 특히 좋아해서 그런지 모르겠네요.” 연한 황록색의 호랑가시나무 꽃은 모내기로 농부들이 가장 바쁜 5월쯤 피어난다. 또 잎겨드랑이에서 지름 7㎜ 밖에 안 되는 크기로 작게 피어나기 때문에 한창 모내기로 분주한 농부들의 눈에는 잘 뜨이지 않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농사일이 줄어들어 한가해지는 겨울에는 상록성의 초록 잎 사이에 맺히는 빨간 열매가 모두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굳이 농부가 아니라 해도 호랑가시나무는 열매가 인상적인 나무로, 흔히 성탄절 장식이나 카드의 그림으로 많이 쓰인다. 호랑가시나무는 은행나무처럼 암나무와 수나무가 따로 있어서 암나무에만 열매가 맺힌다. 상방리 호랑가시나무는 농한기에 농부들의 눈길을 빼앗는 암나무다. “열매 맺는 나무가 따로 있군요. 아, 그래서 마을회관 뒤에 있는 몇 그루의 호랑가시나무에서는 열매가 달리지 않는 거였군요.” 오영선씨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택시 운전을 하는 이 마을의 오생교(58)씨가 점심 식사를 하러 들어오다가 다가왔다. 영선씨와 사촌 간이라는 생교씨는 식사를 뒤로 미룬 채, 나무 이야기를 보태려고 영선씨 곁으로 바투 다가섰다. ●상여도 못 나가게 하며 지켜와 “지금도 적은 건 아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마을 입구엔 나무가 많았어요. 어르신들이 얼마나 애지중지했는지 말도 못 해요. 가지를 꺾으면 몸에 큰 병이 든다고 했죠. 또 초상집에서 나가는 상여도 그랬고, 혼례를 치른 신랑 신부도 이 나무들 사이로는 지나가지 못하게 했다니까요.” 400여년 전에 마을을 일으킨 선조가 심은 호랑가시나무 앞에서 이루어진 봄날 한낮의 나무 이야기는 그러고도 계속 이어졌다. 나무 이야기라고는 했지만, 나무의 생육 정보보다는 나무를 대하는 옛사람들의 마음으로 마을을 지키는 사람들 사이의 대화와 다르지 않았다. 나무를 통해 이어간 사람살이의 작은 역사, E H 카의 이야기처럼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였다. 글 사진 나주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 뚱뚱보 여성연예인 3인의 ‘애교 인터뷰’

    뚱뚱보 여성연예인 3인의 ‘애교 인터뷰’

    <肉體美야 최고,愛嬌도 최고>…더위걱정 말라는 뚱뚱보 연예인들 ●코미디언 白金女  22살에 시작해 만 22년을 연예계 생활을 해왔다.「코미디언」의 행운을 잡은 것은 전적으로 이 풍만한 육체미(?) 덕분. 120kg을 육박했으나 지금은 105kg으로 몸매가 퍽 날씬(?)해졌다.  『뚱뚱하다고 미련하다고 날 보고 웃지 말아요-』『굳세어라, 금순아-』의 가락에 자작 가사를 달아서『까불면 싹 문질러』로 맺는「히트·송」이 백금녀(白金女)의 애창곡인데 얼핏 엘레지이면서 폭소를 자아내는 게 특징. 목소리만은 적어도 어느 인기가수 뺨치게 미성(美聲)이란 게 白金女의 주장이다.  -연애해 본 일 있는지?  『없다면 거짓말이라 않겠어요? 죽자 살자고 따라 다니던 청년이 있었답니다』  -정말입니까? 언제 어떤 사이었는지 증거라도···.  『하이 참 내, 젊었을 때는 대단했단 말이요-』  화를 내는 체 해도 넘치는 애교는 더욱 희극적. 영화,「쇼」무대, TV까지 골고루 나갔고 출발은 성공. 그래서 『白金女야말로 국보요』라며 그는 짐짓 정색을 한다.   ●코미디언 五千坪  백(白)곰처럼 「고·고」, 코미디언 오천평(五千坪).  115kg의 몸무게, 167cm의 키에 가슴둘레가 59, 허리 49, 히프 58. 五千坪이란 예명이 그대로 어울린다. 본명은 장정숙(張正淑). 나이는? 『이제 30살, 아직 미혼이에요』  -이 더위에 그 몸을 가지고 어떻게?  『무조건 가만히 앉아 있는 게 상책이죠. 아니면 고·고 춤으로 땀을 흠뻑 빼든가-.  고·고 춤 출 줄 아는지?  『어머, 사람 무시 보시네, 얼마나 날씬하게 추어대는지-』하면서 잡는 폼이 흡사 창경원의 백곰(?).『그렇지 않아도 제 별명이 백곰이에요-』  -좋아하는 음식은?  『불갈비를 제일 잘 먹어요. 뚱뚱하다고 뭐 보통여자보다 불편할 게 없고 기운이 뻐쳐서(뻗쳐서) 오히려 좋은 일 아니냐』고 시침.  주로「쇼」무대지만 노래, 익살, 춤의 팔방미인. 박희준(崔喜準)의『나는 곰이다』와 남진(南珍)의「마음이 고와야 여자지 얼굴만 예쁘다고 여자냐!」를 제일 즐겨 부른다고.   ●탤런트 崔龍順  『한 번은 녹화 중에 마루장이 주저앉아 버렸어요. 제가 너무 무거웠던가 보죠? 요즘도 마루를 걷는 장면이 있을 때는 또 주저앉을까 두려워 여간 신경이 쓰여지질 않아요-』TV 탤런트 최용순(崔龍順)양(24)의 고민.  69년 KBS 탤런트로 출발해서 『사슴 아가씨』『마부』『동기』등에 출연했고 지금『달래』 『길』에 나오고 있다. 맡은 역은 주로 식모.  순한 식모역처럼 崔龍順은 착하디 착하다고 선배 탤런트의 귀여움을 독차지 한다.  -사이즈는?  『키가 165cm, 몸무게는 84kg, 버스트·히프 따위는 재어본 일이 없어요. 허리는 42인치에서 요즘 38로 줄었어요』  『어렸을 때는 좀 줄여 보려고 무척 애썼어요. 굶기를 밥먹듯 해도 그래도 자꾸 살이 올라 이제는 포기했죠』  『고기는 안 먹어요. 밥, 김치,과일이면 살 수 있어요』  『운동으로 탁구를 해요. 보기는 둔해도 제비처럼 날쌔답니다···.』  <글쎄?> [선데이서울 73년 7월15일호 제6권 28호 통권 제248호] ●이 기사는 38년전 연예주간지 ‘선데이서울’에 실렸던 내용입니다. 당시 사회상을 지금과 비교하면서 보시면 더욱 재미있습니다.
  • 한족 틈에 낀 ‘마이너’들의 삶

    한족 틈에 낀 ‘마이너’들의 삶

    중국 윈난(雲南)성의 까마득한 오지 지눠산(基諾山)에 지눠족이 산다. 중국 정부가 1979년 자국 내 민족 가운데 마지막 56번째로 등록한 소수민족이다. 인구 2만여명에 불과한 ‘초미니’ 민족이다. 지눠족은 해마다 ‘터무커절’(特慕克節) 행사를 연다. 한 해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축제이자 제사다. 단 하루 열리는 축제는 밤이 깊어갈수록 춤추며 놀던 낮과는 확연히 달라진다. 누군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노래를 읊조리는 가운데 화톳불 주변에 모인 주민들은 미망에 사로잡힌 듯 우울해 하다가 급기야 구슬피 울기 시작한다. 그들은 무슨 까닭으로 해마다 눈물의 축제를 여는 걸까. 장샤오쑹(張曉松) 구이저우사범대학 교수 등 4명이 공동 집필한 ‘중국 소수민족의 눈물’(김선자 옮김, 안티쿠스 펴냄)은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한족(漢族)의 틈바구니에서 ‘마이너리티’로 살아가는 소수민족들의 가슴 저린 삶을 따라간다. 원제는 ‘풀뿌리들의 빼어난 노래’란 뜻의 ‘초근절창’(草根絶唱). 제목에서 보듯 소수민족들의 기쁨과 슬픔, 특히 최근 개방과 개발의 혼돈 속에서 정체성마저 위협받는 그들의 위기감이 낱낱이 묘사돼 있다. 지눠족은 예로부터 같은 씨족끼리의 결혼을 엄격히 금지했다. 연애조차 할 수 없다. 이를 어기고 같은 씨족의 남녀가 동거하면 개, 돼지만도 못한 취급을 받았다. 하지만 워낙 외진 탓에 씨족 밖의 외부세계 사람들과 교류할 기회가 드물었다. 그러다 보니 금기를 깨고 목숨 건 사랑에 도전하는 남녀들도 생겨났다. 이들을 ‘바스’(巴什)라 부른다. 바스들의 애절한 사랑을 그린 노래, 또는 그 노래를 부르는 가수를 뜻하기도 한다. 현실에서 사랑을 이루지 못한 바스들은 내세에서 다시 만나자는 의미로 직접 만든 허리띠 등 정표를 나눈 뒤, 이를 평생 간직하다 죽을 때 자신의 무덤에 함께 묻는다. 이는 ‘관습법의 보호’를 받는 데, 현실의 아내와 남편조차 간섭할 수 없다. 지눠족 사회는 바스들이 회포를 풀 수 있도록 일년에 한 번 기회를 준다. 그날이 바로 터무커절이다. 옛 연인과 마음껏 춤추고 놀다 끝내 우울한 노래를 읊조리며 축제를 마감하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책은 또 모계(母系)사회의 전통이 남아 있는 쓰촨(四川)성 루구호(瀘沽湖)의 모쒀인(摩梭人)과 먀오족의 큰 제사인 고장절(鼓藏節)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중국 서남지역 소수민족의 이야기도 들려준다. 무엇보다 사진을 풍성하게 곁들인 것이 장점. 루셴이 구이저우(貴州)성 사진작가 협회 부회장 등 6명의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들이 찍은 120컷의 생생한 사진들이 실려 있다. 과장 좀 보태면 윈난성이나 구이저우성의 현실과 마주하는 듯한 느낌도 든다. 1만 98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물 오른 ‘만화축구’… 조광래는 옳았다

    물 오른 ‘만화축구’… 조광래는 옳았다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이 당장 9월로 다가왔다. 한국축구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이영표(알 힐랄)도 없다. 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은 “현재를 쫓기보단 미래를 만드는 대표팀이 되겠다.”고 했다. 그리고 찬란한 미래를 쐈다.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남미의 복병’ 온두라스(FIFA랭킹 39위)를 4-0으로 완파했다. 이정수(알 사드)의 결승골을 시작으로, 김정우(상주)·박주영(AS모나코)·이근호(감바 오사카)가 골을 퍼부었다. 지난해 9월 이란전(0-1패) 이후 10경기 연속 무패(6승 4무). 조 감독은 예고했던 모든 것을 점검했다. ‘4-3-3(혹은 4-1-4-1) 포메이션’이라는 숫자놀음이 무색할 만큼 변화무쌍했다. ‘만화축구’로 불렸던 상상 속의 패싱게임은 이제 태극전사들의 플레이에 완연히 녹아들었다. 미드필드에서의 패스 타이밍은 반박자 빨랐고, 자연스레 전체적인 템포가 빨라졌다. 발보다 공이 빨랐고, 공보다 생각이 빨랐다. 박주영은 원톱으로, 처진 스트라이커로, 측면 날개로 부지런히 자리를 바꿨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궂은 일을 맡던 김정우는 전진배치, 위협적인 슈팅을 아끼지 않았다. 좌우 풀백으로 나선 김영권(오미야)·조영철(니가타)도 적극적인 오버래핑으로 허리싸움에서 수적 우위를 점하는 데 톡톡히 힘을 보탰다. ‘박지성·이영표의 후계자 찾기’라기보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축구를 이식하는 과정에 가까웠다. 전반 28분 ‘남아공월드컵 콤비’의 발끝에서 첫 골이 터졌다. 기성용(셀틱)이 올려준 코너킥을 이정수가 절묘하게 차 넣었다. 전반 43분에는 7개월 만에 대표팀에 재승선한 김정우가 K리그의 골 퍼레이드를 이어 호쾌한 중거리포를 쏘았다. 후반 37분에는 ‘캡틴’ 박주영이 A매치 50번째 출전을 자축하며 머리로 골망을 흔들었다. ‘비운의 골잡이’ 이근호는 종료 직전 헤딩골로 조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박기동(광주)과 조찬호(포항)는 A매치 데뷔전을 치렀고, 윤빛가람(경남)·최효진(상주)·지동원(전남)도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조 감독은 “4골 대승을 거둘 줄은 예상도 못했다. 문전 세밀함과 빠른 공격은 더 발전해야겠지만 오늘 같은 경기라면 발전가능성이 크다.”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과제도 남겼다. 풀백의 공격 가담시 상대 역습에 뒷공간이 노출되는 아찔한 상황이 나온 것이나 체력 부담이 커진 후반 좌우 불균형은 반드시 짚고 넘어갈 문제다. 어쨌든 축제는 끝났다. ‘옥석 가리기’는 더욱 치열해진다. 조광래호는 26일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대구FC와 연습경기를 갖고 선수점검을 마친다. 박주영·김보경(세레소 오사카)·이청용(볼턴) 등 해외파 6명은 해산하고, K리거 위주로 베스트 11을 꾸릴 예정이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똑똑한 기능성 옷 입어볼까

    똑똑한 기능성 옷 입어볼까

    피겨 스케이팅의 김연아를 비롯한 운동선수들이 몸에 테이프를 붙이고 경기에 출전하는 것을 종종 볼 때가 있다. 운동선수들은 부상 부위의 재발을 방지하고, 부상을 예방하고자 허리, 등, 종아리, 허벅지 근육 등에 테이프를 감아 준다. 이런 테이핑 요법을 응용한 옷이 나왔다. 재작년 발바닥에 공기 패드를 넣어 근육을 탄력 있게 잡아주는 ‘이지톤’ 운동화로 열풍을 일으킨 리복이 이지톤 의류까지 내놓았다. 이지톤 상의에는 특수원단으로 만든 토닝(toning) 밴드가 삽입되어 등 부분의 근육을 바로잡아 곧은 자세를 유지해 준다. 등에 테이프를 붙인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내는 것. 토닝 밴드는 뱃살, 옆구리살, 등살 등의 상체 군살을 가려줄 뿐 아니라 근육을 자극해 운동 효과도 높여준다. 이지톤 바지는 허벅지 근육을 잡아줘 움직일 때마다 운동량을 극대화한다. 값은 5만 9000~10만원대. 이나영 리복 이사는 “똑똑한 기능을 갖춘 의류를 찾는 여성들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아디다스에서도 ‘테크핏’이란 이름으로 비슷한 기능의 의류를 출시했다. 특히 테크핏 여성복은 독일 슈타츠 발레단과의 공동작업으로 만들어져 디자인이 여성스럽다. 임현지 아디다스코리아 부장은 “남성용 테크핏은 고탄력 섬유 파워 밴드가 움직일 때마다 근육의 떨림을 없애고 전신 수영복처럼 몸을 꽉 조여 에너지 방출을 돕는다.”고 소개했다. 트레이너 등 근육을 많이 쓰는 직업을 가진 남성들이 테크핏을 찾는다고 한다. 여성용 ‘테크핏 허그 올인원’(13만 5000원)은 부드럽고 이음매 없는 천으로 만들어 엉덩이 밑부분과 뱃살 등이 처지지 않도록 도와준다. 압축소재 밴드가 부착되어 가슴 등 몸매 균형을 잡아 주는 ‘테크핏 파워웹 탱크’(7만 9000원)도 있다. 유니클로는 비슷한 성격의 기능성 속옷 ‘스타일업’을 내놓았다. 코르셋이나 거들, 올인원 같은 기존의 보정 속옷이 마치 갑옷처럼 몸을 무리하게 조였다면 스타일업은 바이어스 짜임으로 처리되어 편안하게 몸매를 잡아 준다. 1만 2900~2만 4900원. 등산복 브랜드 아이더에서는 남성용 보정 속옷인 거들을 다음 달 초 내놓는다. 아랫배부터 엉덩이의 군살을 정리하면서 인체공학적 패턴으로 아랫배와 허벅지 근육을 잡아 줘 운동 효과도 높여 준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불룩 나온 배가 민망하게 느껴지는 자리가 있을 때 복대 대신 착용해도 유용한 제품이다. 값은 미정. 김연희 아이더 기획팀장은 “최근 야외활동용 의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땀 흡수 능력이나 신축성, 빨리 마르는 기능 등은 기본이 됐다.”면서 “여기서 한발 나아가 몸매의 선을 살려주거나 운동 효과를 높여주는 플러스 알파 제품들이 인기”라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데스크 시각] 무상급식, 이제는 피곤하다/김경운 사회2부장

    [데스크 시각] 무상급식, 이제는 피곤하다/김경운 사회2부장

    1997년 초인가, 그리스를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는 국내 경제가 외환위기를 맞기 전이고, 장밋빛 성장세에 취해 있던 시절로 기억된다. 그때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총생산(GNP)은 1만 달러를 갓 넘었다. 그리스의 GNP가 우리 뒤를 바싹 따르고 있었으니, 두 나라의 생활수준은 비슷했던 셈이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공항과 거리의 모습은 마치 우리의 1970년대, 80년대를 보는 듯했다. 그들의 집 앞에는 미끈한 승용차가 아니라 볼품없는 트레일러에 실린 낡은 배가 있을 뿐이다. 부자도 아닌 나라의 국민이 오후 3시가 되면 일제히 가게 문을 닫고 낮잠을 즐기거나 해변으로 쉬러 간단다. 그리스에서 가장 잘 팔리는 자동차는 ‘휸다이’의 ‘란트라’였다. 현대자동차가 국내의 ‘소나타’ ‘엘란트라’ ‘엑센트’를 한데 묶어서 란트라라는 브랜드로 그리스 시장을 휩쓸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콧노래를 부르며 운전하던 택시기사는 란트라가 한사코 ‘자판’(일본)의 것이라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나중에 들으니까 현대차 현지법인이 전쟁, 데모 등 나쁜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코리아를 숨기고 마케팅 차원에서 휸다이만 강조했다는 것이다. 그리스는 복 받은 나라였다. 국가수입의 15%를 관광을 통해서 벌어들이고 있었다. 국민의 삶을 여유 있게 해주는 복지. 그리스인들의 ‘힘들이지 않은 여유’에는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많은 유물과 유적이 뒤에 있었다. 고대 로마제국의 대표적 즐길거리를 꼽으라면 검투사 시합이라고 할 것이다. 검투사 시합이 대중을 겨냥한 복지의 표상일 수 있는 이유는 원형경기장을 찾은 로마인들이 짜릿한 볼거리를 만끽하면서 공짜 빵도 얻어먹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제국의 문을 여는 율리우스 카이사르(기원전 100~기원전 44)는 젊은 시절에 로마시의 큰 공연을 주관하는 관직에 있었다. 카이사르는 검투사 320명에게 번쩍이는 갑옷을 입히고 칼싸움을 시킴으로써 대중들을 흥분과 감동에 휩싸이게 했다. 이를 보고 마르쿠스 키케로(기원전 106~기원전 43) 등 원로원 의원들은 “젊은 정치인이 부끄러움도 모르고 무분별하게 행동한다.”고 비난했다. 그런데 로마제국의 번영과 사치는 근본적으로 지중해를 중심으로 한 3개 대륙에 걸쳐 있던 식민지에서 나왔다. 식민지 주민들은 농업생산물의 절반 가까이를 로마에 보내야 했다. 로마 장군들은 식민지의 은광을 바닥이 보일 때까지 파헤쳤다. 그러는 사이에 로마인들은 편안하게 원형경기장에 앉아 함성을 질렀던 것이다.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자. 옛 로마제국은 물론이고 ‘금융 불안’을 겪고 있다는 그리스와 비교해도 지금 그리 녹록한 형편이 아니다. 분명히 수출강국의 반열에 올랐지만, 물밑에서 계속 두 발을 젓지 않으면 물속으로 가라앉고 마는 ‘점잖은 오리’일지도 모른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말 수출 세계 7위에 올랐다. 자랑스러운 실적이지만 1인당 GNP는 그리스보다 아래이고 이스라엘과 포르투갈, 바하마에 이어 34위를 기록했다. 반도체와 자동차, 휴대전화, 컴퓨터, 선박 등 주로 대기업들이 만드는 5대 수출품 의존도가 무려 절반에 이르니까 그런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따라서 달러를 버는 데 쓸 나랏돈을 서로 푼푼이 나눠갖고 여유를 부릴 만한 처지가 아니다. 서울시와 시의회, 일부 정치권이 ‘무상 급식’을 앞에 놓고 몇달째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무상 논리를 마냥 헐뜯으려는 것이 아니다. 서글프지만 아직은 졸라맨 허리띠를 풀어선 안 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벌이가 있어야 풀 지갑도 있는 것이 아닌가. 오세훈 서울시장도 취임 초 호기롭게 내세웠던 돈벌이 ‘서울관광’ 정책을 야무지게 점검하고 서둘러 실천에 옮겨야 한다. 논란의 해법을 못 찾으면 유권자들에게 물으면 될 것이고, 그 사이에라도 할 일은 해야 한다는 말이다. kkwoon@seoul.co.kr
  • 故조오련 아들 조성모 “정신 제대로 차려야죠”(인터뷰)

    故조오련 아들 조성모 “정신 제대로 차려야죠”(인터뷰)

    스타부모 밑에 태어난 이들을 두고 축복 받았다는 사람도 있고 오히려 불행하다는 사람도 있다. ‘아시아의 물개’ 故조오련의 아들 조성모(27)는 후자라고 생각했다. 박태환 등장 전까지 간판급 수영선수였던 조성모에게 아버지의 명성과 후광은 뛰어넘을 수 없었기에 늘 힘겨운 것이었다. 2년 전 큰 나무와 같았던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스러졌다. 그 충격으로 자살을 떠올릴 정도로 극심한 우울증을 앓고 급격히 체중이 불어난 조성모는 세상에서 꼭꼭 숨어버렸다. 지난해 잠시 SBS ‘스타킹’에 출연해 30kg넘게 체중감량을 하는 놀라운 모습을 보여줬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은 또 찾아왔다. 은둔에 가까운 생활을 한 지 8개월. 만나는 사람이라곤 친구 몇 명과 친형, 정신과 주치의, 트레이너 숀리가 전부였다. 세상에 나서는 게 여전히 두려웠지만 최근 조성모는 용기를 냈다. 대우증권 CF ‘대한해협’ 편에 출연한 것. “목숨처럼 수영을 아낀 아버지를 기억 속에만 남길 순 없다.”는 절박함이 그를 움직였다. ◆ “대답 없는 이름, 아버지” “아버지가 어떤 분이었냐고요? 돈 없는 아버지요, 하지만 존경하는 분이요.” 조성모는 담담하게 이렇게 아버지를 떠올렸다. CF에 나오는 영상처럼 “정신 지대로 차리라!” 고 호통 치던 조오련은 호랑이 수영코치였고, 대한해협을 건너기 위해 사비를 쏟아 부어 빚더미에 오른 무모한 열정을 가진 가장이었다. “CF에 출연하면서 아버지의 성함을 3번 팔았어요. 친구들과 어울리다 말썽을 일으켰을 때 처음 아버지 성함을 댔고, ‘스타킹’에 출연할 때가 2번째였죠. 수영선수로 활동할 때는 ‘조오련 아들’이란 말을 듣는 게 제일 힘들었는데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니 아버지의 그늘이 얼마나 감사했는지 알게 됩니다.” 조성모는 2004년 아시아신기록을 갈아치우며 부산아시안게임 1500m 은메달을 딴 ‘에이스 국가대표’였다. 하지만 좋은 기록도, 값진 은메달도 ‘수영영웅’ 조오련의 아들로서는 부족한 것이었다. 무거운 부담감과 만성적인 허리디스크로 고통받던 조성모는 결국 박태환 등 쟁쟁한 후배에 자리를 양보하고 태릉선수촌을 나와야 했다. ◆ “대한해협, 아버지 아닌 나의 꿈” 한차례 뜨겁게 타올랐다 꺼져버린 양초처럼, 무성했던 잎들을 떨어뜨려버린 앙상한 나무처럼 전성기가 지나간 조성모에게 현실은 생각보다 더 차가웠고 막막했다. 아버지의 빈자리는 더욱 크게 느껴졌다. “가끔 아버지 꿈을 꾼 날은 아무것도 하지 못해요. 아버지 생전에 왜 사랑한단 말 한마디 못해드렸는지…” 회한으로 고개를 숙였던 조성모는 꿈에 대해서는 힘줘 말했다. “사실 대한해협을 건너겠다는 건 즉흥적인 생각이었어요. 수영을 그만둘 때 수영복 절대 안 입겠다고 맹세했거든요. 근데 ‘스타킹’ 오디션 도중에 저도 모르게 튀어나온 거죠. 하지만 생전 아버지를 떠올리면 분명 제 꿈을 칭찬해 주실 거예요.” 조성모의 꿈은 아름답지만 이루기 쉽지 않은 것이다. 스폰서십을 구하고, 시스템을 구축해 대한해협을 건너는 일은 해남 바다소년이었던 조오련이 자라서 아시안게임 2연속 2연패를 한 기적보다 더 이루기 힘든 일이었다. 조성모도 그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아버지도 이루지 못한 일이라서 저도 쉽지 않은 일이란 건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이제 대한해협을 건너는 건 제 꿈이 됐어요. 선수시절엔 아버지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 수영을 했지만, 이젠 누구도 아닌 저를 위해 꿈을 꾸고 노력할 겁니다. 지켜봐주세요.”   글=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트위터(http://twitter.com/newsluv)  사진·동영상=서울신문 나우뉴스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 [문화계 블로그] 재벌 공항패션 키워드는 편안함

    [문화계 블로그] 재벌 공항패션 키워드는 편안함

    지난 20일 대구를 찾아 2박 3일간 한국에 머물다 간 미국의 주식 투자가 워런 버핏(왼쪽·81)의 공항 패션이 화제다. 전용기를 타고 한국을 방문한 버핏은 세계 최고 수준의 부호임에도 소탈한 차림으로 나타나 시선을 끌었다. 그는 푸른색 니트 셔츠에 고무줄로 허리가 처리된 회색 운동복 바지, 회색 뉴밸런스 운동화를 착용했다. 니트 셔츠는 일상에서 편안하게 입는 평범한 상의로 보이지만 옷깃을 세웠을 때 주저앉지 않는 스탠딩 칼라 셔츠로 편안함 속에서도 스타일을 살려 준다는 게 패션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전용기를 이용한다고 하더라도 비행기에서는 기압이 낮아져 최대한 몸을 죄지 않는 옷이 건강에 좋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공항 패션은 유명인의 일상 패션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요즘 패션계의 화두다. 이건희(오른쪽·69) 삼성전자 회장의 공항 패션에서도 버핏과 비슷한 면을 발견할 수 있다. 이 회장은 대체로 출입국 때 재킷을 착용하지만 재킷 색깔은 연한 분홍이나 초록색, 낙타 색깔로 평소에 입는 정장보다 밝은 계열을 주로 선택한다. 허리띠를 매지 않아도 되는 바지 디자인도 눈에 띈다. 패션 홍보 대행사 코네스의 정나린씨는 “이건희 회장은 비행기를 탈 때 특별히 넉넉한 품의 재킷을 입어 편안함을 강조한다.”며 “버핏이나 이 회장처럼 공항 패션에서 중요한 것은 편안함 속에서 스타일을 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두 사람의 나이도 작용했음은 물론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위기의 한국교회, 종교개혁 현장서 길을 묻다] (하) 한국 교회 무엇을 배울 것인가

    [위기의 한국교회, 종교개혁 현장서 길을 묻다] (하) 한국 교회 무엇을 배울 것인가

    존 티한 미국 뉴욕 호프스트라대 종교학과 교수는 개신교건 이슬람교건 유대교건 가톨릭이건 유일신앙을 갖고 있는 종교들은 믿음의 체계 자체가 배타성을 전제로 하고 있기에 이미 폭력적이라고 규정지었다. 그에 따르면 종교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폭력은 일부 몰지각한 신도들의 그릇된 행동이 아니라 그 자체가 종교의 본질에 속하는 요소라는 얘기다. 가혹하다. 이러한 학술적 연구에 현실 속 부패와 타락, 세속적 권력에 대한 욕망의 이미지까지 덧대어지니 도대체 이성적 영역에서 한국 교회가 빠져나갈 탈출구가 없다. 하지만 세속적 권위가 아닌 신앙과 진리의 힘으로 인간을 구원하는 것이 종교의 몫이다. 500년 전 종교개혁의 정신을 2011년 한국에서 다시 되새겨야 할 필요가 여기에 있다. 마르틴 루터가 독일을 근거지 삼아 로마 교황청과 한창 싸우던 즈음 스위스에서는 울리히 츠빙글리(1484~1531)가 종교개혁의 기치를 내걸고 활약했다. 루터와 같으면서도 달랐던 츠빙글리는 종교사적으로 유명한 ‘빵과 포도주의 성만찬’을 둘러싼 입장 차이로 루터와 갈라진다. 가톨릭의 화체설(化體說·빵과 포도주는 예수의 살과 피라는 주장)에 반대하는 입장은 루터나 츠빙글리 모두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루터는 공재설(共在說·빵과 포도주를 나누는 성만찬에 예수도 함께한다는 주장)을 취했지만, 츠빙글리는 루터의 입장조차 비판했다. 츠빙글리는 1524년 ‘이것은 내 몸이다.’라는 문구에서 ‘~이다’를 ‘상징한다’로 해석하며 빵과 포도주는 예수의 살과 피를 상징한다는 ‘상징설’을 내놓았다. 스위스는 물론 독일 남서부 몇몇 도시들은 츠빙글리 주장 쪽으로 기울며 루터교로부터 이탈하려는 조짐까지 보였다. ‘신성과 인성의 결합을 이성으로 부정한다.’면서 루터가 펄쩍 뛰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종교개혁지 답사 일정에서 거의 마지막으로 스위스 취리히 그로스뮌스터대성당을 찾았다. 이곳은 40대 후반의 이른 나이에 종교전쟁인 카펠전쟁에서 숨지기까지 츠빙글리의 열정과 개혁 의지가 고스란히 살아 숨 쉬던 곳이며 스위스 종교개혁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그러나 이제는 1932년 성당 내부에 만들어진 자코메티의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을 보러 오는 이들로 붐빈다. 내부에서는 사진 한장도 찍지 못하게 하는 씁쓸한 상업성만 앞선다. 어쨌든 츠빙글리로부터 스위스의 종교개혁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다. 종교개혁 1세대들의 허리를 딛고 2세대의 대표주자 칼뱅이 등장한다. ●평신도 칼뱅, 스위스 종교개혁을 이끌다 장 칼뱅은 1509년 프랑스에서 태어났다. 사제도, 신부도, 목사도 아니었다. 그저 인문주의를 체현하고 진지하게 인문학과 법학을 연구한 평신도였다. 하지만 가톨릭의 박해로 프랑스를 떠나 독일 등으로 옮겨 다녀야 했던 그는 종교개혁 사상가들과 교유하며 사상을 벼린다. 그리고 1536년 8월 스위스 제네바에 잠시 머문 뒤 제네바 종교개혁에 본격적으로 동참하고 주도하며 스스로 큰 산맥이 된다. 제네바 관광객들이 78㎞ 둘레의 레만호만큼이나 많이 찾는 곳이 제네바대학 근처 바스티옹 공원이다. 이른 아침 공원을 찾았다. 커다란 부조상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스위스의 종교개혁을 상징하는 인물인 칼뱅을 비롯해 파렐, 베제, 녹스 4명을 조각해 놓았다. 이와 함께 1917년에 완성된 종교개혁 기념비가 있다. 칼뱅, 츠빙글리 등 10명의 종교개혁가들의 모습이 새겨져 있다. 공원에서 느긋한 걸음으로 걸어 5분 정도 떨어진 곳에 칼뱅이 제네바 종교개혁의 근거지로 삼았던 상 피에르 교회가 있다. 제네바에서 첫 설교부터 마지막 설교까지 진행됐던 곳이다. 교황청에 대항한 루터가 종교와 세속의 분리를 바탕으로 추진했던 종교개혁은 오히려 교회의 법이 세속 사회를 이끄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그는 일종의 교회 감독 법원을 만들어 시민들을 통제하며 엄격한 신앙생활과 실천을 요구했다. 시민들의 사치와 방종을 규제하는 것은 물론이었다. 제네바를 이른바 ‘하나님의 도시-성시(聖市)’로 만들겠다는 의지였지만 더욱 근본적인 것은 “개혁된 교회는 항상 개혁돼야 한다.”는 칼뱅의 신념 때문이었다. 하지만 너무도 엄격한 신정(神政)을 추구했기에 칼뱅의 이름으로 드리워진 그늘도 짙다. 칼뱅은 제네바를 종교의 이름으로 다스리는 3~4년의 짧은 시간 동안 수십명에 이르는 사람을 오로지 종교적 이유로 교수형, 참수형, 화형시켰다. 예정설을 비난하거나 세례를 거부했다는 등의 이유였다. 종교개혁적 신앙을 고백하지 않는 이들은 제네바에서 추방하기까지 했다. ●엄격한 신정 속 참형… 칼뱅주의 그림자 분쟁과 비방, 사기나 절도, 화려한 복장과 사치 등 시민들의 삶에 대해 엄격히 규제했던 만큼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어려움이었다. 또한 종교개혁의 이름으로 강요된 폭력이었다. 칼뱅은 한국 개신교의 뿌리로 볼 수 있다. 오늘날 한국 개신교계에서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 장로교는 칼뱅주의를 받아든 스코틀랜드의 존의 녹스(1514~1572)로부터 비롯됐다. 목사, 교사, 장로, 집사로 짜인 직제에서 장로들이 목사와 함께 공동체의 질서를 관리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성직자들의 독단을 견제하며 교회 내부 민주주의를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제도였다. 이 탓에 한국 교회가 칼뱅이 추구했던 가치와 정신은 실종된 채 형식의 엄격함만 앙상하게 남아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이어진다. 이성덕 배재대 복지신학과 교수는 “요즘 개신교가 사회적 책임 역할을 잘 못해서 여러 비판과 함께 본래의 신앙을 망각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면서 “종교라는 것이 처음에 새롭게 시작하더라도 시간이 흘러가면 굳어지고 타락하는 게 일반적인 만큼 교회 개혁은 끝없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하나님을 경외하면서 인간을 자유롭게 하는 종교 본연의 역할이 포기된 채 세속적인 힘과 금권 등의 권력에만 탐닉하고 있다.”면서 “성직자나 교권주의자들이 스스로 자정하기는 어렵고 깨어 있는 일반 신도 등을 중심으로 한국 교회의 개혁을 시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외부의 자극을 촉구했다. 칼뱅은 평신도였다. 루터 역시 교회를 민중의 것으로 돌려줬다. 성직자들의 부패와 타락, 세속 권력과 유착이 극심할 때 나선 것은 민중이었다. 500년 전 종교개혁이 한국 교회 안팎에 슬그머니 던져준 훈수다. 글 사진 제네바·취리히·루체른(스위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프로야구] 0.4초의 미학 ‘강속구 전쟁’

    [프로야구] 0.4초의 미학 ‘강속구 전쟁’

    0.4초의 미학. 눈 깜빡일 시간보다 짧다. 투수 손에서 떠난 150㎞ 직구는 타자 눈에는 그저 번쩍임이다. 시간이 지나고 야구는 변하지만 투수 최고의 무기는 역시 강속구다. 이론적으론 타격이 불가능하다. 인간의 반응 시간보다 먼저 홈플레이트에 도착한다. 그래서 많은 투수들은 더 빠른 공을 원하고 꿈꾼다. 삼성 배영수는 “빠른 공을 되찾을 수 있다면 무슨 짓이든 하겠다.”고 했다. 2011시즌엔 강속구가 더욱 각광받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 시즌, 리그 전체 홈런 수는 990개였다. 지난 몇 년 사이 뚜렷해진 타고투저 바람은 스트라이크존 확대에도 잦아들지 않았다. 오히려 기록적인 타고투저 기간이던 2000년대 초반 분위기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제 웬만한 변화구로는 타자들을 봉쇄하기가 쉽지 않다. 힘에서 앞서야 한다. 다시 강속구의 시대다. 시범 경기서부터 그런 조짐이 드러나고 있다. LG 외국인 투수 레다메스 리즈가 ‘광속 전쟁’에 불을 당겼다. 지난 13일 대전 한화전에서 160㎞를 찍었다. 경기장 전광판엔 159㎞, 스카우트 스피드건엔 160㎞가 떴다. 어쨌든 한국 프로야구 기록이다. 이전 KIA 한기주가 두 차례 159㎞를 던졌다. 문제는 제구력이다. 강속구 뒤를 받칠 변화구 제구에 문제가 있다. 리즈는 슬라이더-커브-컷패스트볼-체인지업을 구사한다. 4가지 모두 제구가 안 된다. 보여주는 공과 스트라이크 잡는 공의 격차가 너무 크다. LG 박종훈 감독은 “제구를 잡아가는 과정이다. 지금 정상적인 페이스는 아니다.”라고 했다. 두산 더스틴 니퍼트도 150㎞ 강속구를 던졌다. 하드웨어가 좋다. 203㎝ 큰 키를 효율적으로 이용한다. 투구 순간 밸런스를 최대한 앞으로 끌고 나온다. 타자들 체감 속도는 스피드건에 찍힌 숫자 이상이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구위만 놓고 보면 리그 최상급”이라고 했다. 그러나 약점이 뚜렷하다. 퀵모션이 지나치게 느리다. 지난 18일 한화전에선 주자들이 대놓고 누상을 오가는 모습까지 보였다. 변화구 제구도 불안한 편이다. 한화 사이드암 투수 정재원은 ‘제2의 임창용’을 노린다. 150㎞ 직구를 뿌린다. 지난 17일 롯데전에서 타자 10명을 상대로 안타 두개, 볼넷 하나만 내줬다. 평균 140㎞ 중후반대 강속구를 꾸준히 던질 수 있다. 올 시즌 지켜봐야 할 선수다. 국내 선수 가운데 최고 강속구 투수 한기주는 현재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현재 재활군에서 훈련 중이다. 고질적인 팔꿈치와 허리 통증이 완전히 사라졌다. 오는 6월이면 복귀 가능하다. 한기주가 가세하면 프로야구 ‘광속구 전쟁’은 더 뜨거워진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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