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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명의 窓] 간 이식 수술과 길 위의 미사/상지종 신부·천주교 의정부교구 성소국장

    [생명의 窓] 간 이식 수술과 길 위의 미사/상지종 신부·천주교 의정부교구 성소국장

    모든 사람은 각자의 고유한 사명을 가지고 있다. 물론 이 사명을 인식하느냐 그러지 않느냐, 완수하느냐 그러지 않느냐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그렇다면 천주교 신부로서 나에게 주어진 고귀한 사명은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생명을 보듬는 일을 꼽고 싶다. ‘생명’과 무관한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 ‘생명 살림’은 한 사람의 신앙인이자 성직자로서 나의 온 삶에 부과된 거룩하고 숭고한 소명임에 틀림없다. 소소한 마음 씀씀이와 자그마한 몸짓으로나마 생명을 돌보는 것이 바로 생명의 창조주 하느님에 대한 신앙고백이기 때문이다. 생명 살림을 소명으로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신부에게 지난해는 더욱 보람 있고 뜻 깊은 한 해였다. 왜냐하면 두 가지 사건을 통해서 더욱 깊숙이 생명이라는 주제에 발을 담그게 되었기 때문이다. 첫 번째는 작년 5월에 동료 신부에게 간을 이식해 준 것이다. 많은 지인들은 걱정하였지만, 별 고민 없이 간 공여를 결정했고 기쁘게 나누었다. 의료진의 예상보다 회복도 빨랐고, 지금은 수술 전과 같은 건강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두 번째는 수술 후 두 달여의 휴식 기간을 마치고 연말까지 매주 월요일 저녁 대한문 앞에서 열렸던 ‘용산참사, 쌍용차 해고노동자들, 4대강, 제주 구럼비, 그리고 오늘을 생각하는 월요미사’에 빠짐없이 참여했던 일이다. 장맛비를 맞기도 했고, 때 이른 겨울 추위에 떨기도 했으며, 갑작스러운 허리 통증 때문에 서 있기 힘든 적도 있었지만, 이 땅의 죽어가는 생명들을 보듬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매주 월요일 대한문을 찾았다. 누군가는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신부로서 아픈 벗에게 장기를 나누는 것은 생명을 살리는 고귀한 행위이지만, 길 위에서 미사를 드리는 것이 도대체 생명 살림과 무슨 관련이 있는가라고. 더 나아가 성직자가 사회문제에 관여함으로써 신앙인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사회를 분열시키는 것은 아닌가라고. 하지만 나는 확신을 가지고 답할 수 있다. 장기 기증과 길 위의 미사는 분명 생명을 살리고 보듬고자 하는 한 지향의 다른 표현이라고 말이다. 거룩한 신앙고백으로서 생명을 돌본다고 할 때, 생명은 단순히 인간 생명만이 아니라 창조주의 생명의 손길이 깃든 온 세상을 의미한다. 또한 인간 생명은 생물학적 생명만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한 삶을 가능하게 하는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생명을 아우른다. 생명의 가치를 부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생명을 바라보는 시선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고, 생명을 돌보는 길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할 것이다. 생명을 향한 시선과 의견이 어떠하든 생명과 죽음, 살림과 죽임을 혼돈하지 말아야 한다. 인간의 무절제한 탐욕을 채우기 위해서 하늘과 땅, 산과 강, 뭇 생명을 죽이는 야만적인 행위는 즉각 중단되어야만 한다. 보금자리와 일자리를 빼앗음으로써 산 사람을 죽음으로 내모는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여러 가지 이유로 생명의 가치가 훼손되어 버린 오늘 이 시간, 그 어느 때보다도 벗을 위하여 자신의 생명을 나누는 고결한 봉헌에서 죽음 같은 삶을 살아야 하는 벗을 품에 안으려는 사랑과 관심에 이르기까지, 참생명 살림의 길을 함께하는 이들이 늘어나기를 기도한다.
  • [호주오픈] 스무살의 반란

    15차례나 메이저대회를 석권하고 다섯 번이나 호주오픈 정상을 밟은 세리나 윌리엄스(미국)가 ‘띠동갑’에게 덜미를 잡혔다. 세리나는 23일 멜버른파크의 로드 레이버 코트에서 열린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슬론 스티븐스(미국)에게 1-2(6-3 5-7 4-6)로 역전패했다. 1981년생인 세리나는 스티븐스와 12살 차이다. 미국 테니스계에서는 ‘세대의 충돌’이라며 일찍부터 기대해 왔던 경기. 1세트는 세리나가 손쉽게 따냈지만 2세트 후반부터 허리 통증을 호소하면서 경기 흐름이 넘어갔다. 세리나는 2세트 후반 ‘메디컬 타임’을 사용하면서 서비스의 위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3세트 4-4까지 노련함으로 버티던 윌리엄스는 이후 자신의 게임을 브레이크 당하는 등 내리 두 게임을 내주고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해 윔블던, US오픈에 이어 메이저대회 3연속 우승도 물 건너갔다. 올해 32세인 윌리엄스는 대회 결과에 따라 역대 최고령 세계 1위 자리도 넘볼 수 있었지만 8강에서 탈락하면서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지난해 8월 이후 20연승을 달리던 그는 “1998년 메이저대회에 나선 이래 이렇게 몸 상태가 안 좋았던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1회전에서 발목을 삐끗해 응급 처치를 받고 경기를 마치기도 했던 그는 또 “누구도 완벽한 몸 상태로 대회에 나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변명이 되지 못하겠지만 특히 서브를 넣을 때와 백핸드를 칠 때 통증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3세트 도중에는 분을 삭이지 못한 듯 라켓을 바닥에 내려친 그는 “세계 1위는 언젠가 다시 오를 것이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돌풍을 일으킨 스티븐스는 지난해 프랑스오픈 16강에 올랐지만 아직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단식 우승 경력은 없는 선수. 4강전 상대는 스베틀라나 쿠즈네초바(러시아)를 2-0(7-5 6-1)으로 잡은 세계 1위 빅토리아 아자렌카(벨라루스). 이들은 서로 겨뤄 본 적이 없다. 이로써 여자 단식 4강전은 둘과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리나(중국)로 정리됐다. 남자 단식 8강전에서는 세계 2위 로저 페더러(스위스)가 2개의 타이브레이크를 포함, 풀세트 접전 끝에 조 윌프레드 총가(프랑스)를 3-2(7-6<7-4> 4-6 7-6<7-4> 3-6 6-3)로 어렵게 이기고 4강에 올라 지난해 런던올림픽 챔피언인 앤디 머리(영국)와 결승 길목에서 맞붙게 됐다. 상대 전적에선 10승9패로 머리가 앞서지만, 3개 메이저대회 결승에선 페더러가 모두 이겼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 [사설] 특수연금 먼저 개혁하고 국민연금 손질하라

    국민연금공단이 국민연금 수령시기를 당초 계획보다 늦춰 2034년 68세에 연금을 타도록 하는 ‘국민연금 지급 개시연령 상향 조정방안’ 보고서를 내놔 파문이 예상된다. 나라 곳간 사정과 후세대들의 부담이 커진다는 것을 감안하면 한편으로는 이해가 간다. 하지만 빠듯한 생활로 인해 손해를 감수하며 연금을 조기에 수령해야 하는 다수 국민들의 입장에선 한숨과 함께 울화가 치미는 일이다. 공무원들은 솔선수범하지 않고 국민들에게만 희생을 강요하기 때문이다. 보고서가 실행되려면 정부 부처 검토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겠지만 공무원연금 등 특수직역 연금부터 대폭 개혁한 뒤 국민들의 협조를 구하는 게 순리라고 본다. 연금공단이 기획재정부 알리미시스템에 올린 보고서를 보면 연금 공백기간이 길어지는 등 국민연금 수령조건은 크게 악화된다. 연금 수령 시기가 올해부터 3년마다 1년씩 늦춰져 2034년 68세에 연금을 수령하게 된다. 이는 올해부터 5년마다 1년씩 늦춰 2030년 65세로 한다는 1998년의 1차 연금개혁안보다 더욱 후퇴한 것이다. 공단은 이렇게 해도 국민연금 재원 고갈 시점은 2060년에서 2069년으로 불과 9년만 연장될 뿐이라면서 2034년 이후에는 선진국처럼 기대수명과 연동해 지급 개시 연령을 조정하는 후속조치가 따라야 한다고 했다. 공단이 이런 보고서를 마련한 것은 고령화로 연금재정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의료기술의 발전과 위생상태의 개선 등으로 해마다 기대수명이 0.3~0.4세씩 높아져 평균 수명이 선진국 수준에 근접했다. 반면 국민연금은 적게 내고 많이 받는 저부담-고급여 구조인 데다 연금 지급시기도 선진국보다 3~4년 빨라 연금개혁이 없으면 연금 재정이 바닥나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런 사정을 이해 못하는 바 아니지만 보통 국민들만 고통을 감내하라고 하는 것은 온당한 처사가 아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올해 공무원·사학·군인연금 등 특수직역 연금의 적자를 메워주기 위해 모두 3조 2844억원의 혈세가 투입된다. 더욱이 이들 연금은 퇴직 전 기준 보수월액의 63%가 지급돼 소득대체율이 50%에 불과한 국민연금보다도 조건이 월등히 좋다. 혜택을 보는 공무원 등은 고통을 나누지 않고 납세자인 다수 국민들에게만 책임을 지우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이다. 국민연금을 개혁하려면 정부부터 모범을 보여야 한다. 특수직역 연금의 수혜율을 낮추거나 세금으로 적자를 보전하는 것을 최소화하는 등 먼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것이다. 그런 뒤 국민연금 개혁안을 마련해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또 290여개에 이르는 복지정책을 구조조정하는 등 재정집행을 효율적으로 하고 기업 등의 정년을 연장하는 등 다각적 조치가 종합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
  • 동성애·사생아…‘루저’들의 보고서

    동성애·사생아…‘루저’들의 보고서

    한 세기 전 ‘채털리 부인의 사랑’을 쓴 D H 로렌스는 근현대 문학작품을 둘러싼 외설시비의 시조라 할 수 있다. 적나라한 성애(性愛) 묘사로 파문을 불러왔다. 그는 사랑과 연애 자체를 새로운 표현 수단으로 삼아 기계적 무감각에서 벗어나기 위한 구원의 방법으로 제시했다. 그리 먼 나라의 일만도 아니다. 21년 전 국내에서 외설논란을 일으킨 마광수 교수 또한 소설 ‘즐거운 사라’ 때문에 구속되는 고초를 겪었다. 2010년 ‘오늘의 작가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등단한 여성 작가 김혜나(31)에게 농도 짙은 ‘성적 표현’의 본뜻은 무엇일까. 데뷔작 ‘제리’부터 “충격적이고 반도덕적인 소설”(박성원 계명대 교수), “청춘들에 대한 킨제이 보고서”(김미현 이화여대 교수)라는 혹평과 찬사를 동시에 받았다. 두 번째 장편소설 ‘정크’(민음사 펴냄)도 마찬가지다. “허리띠를 풀고 바지 단추를 열어 지퍼를 내렸다. 남자의 커다란 손이 내 아랫도리 안으로 들어왔고…”(186쪽) 같은 과도한 동성애 장면은 오히려 극적 긴장감을 떨어뜨린다. 과잉진술이랄까. ‘랏슈’ ‘떨이’ ‘물뽕’ 등 심심찮게 등장하는 마약도 평범한 독자라면 기겁할 일이다. 작가는 전화인터뷰에서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고 소외된 사람들, 외로움을 지우기 위해 상대의 몸에 집착하는 일탈적 성관계를 그리고 싶었다”며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의 운명적 몸부림으로 봐 달라”고 부탁했다. 작가는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평범한 요가학원 강사로 일하고 있다. 하지만 가출과 퇴학으로 점철된 10대 시절, 친구들과 어울려 서울 종로·이태원 등지의 동성애 클럽을 거리낌 없이 들락거렸다. 동성애자의 내면에 관심을 기울인 것도 이 무렵이다. 뒤늦게 대학에 들어가 22살 때부터 독한 습작에 매달렸지만, 끝이 보이지 않았다. 작가는 “그때의 절망감이 소설에 투영됐다”며 “한 인간의 보편적 감정을 드러내는 데 청춘, 비정규직, 사생아, 성적 소수자만큼 적합한 소재는 없었다”고 말했다. 제목 ‘정크’도 정크메일, 정크푸드처럼 버려지고 하찮은 쓰레기 같은 삶을 형상화하기 위한 도구였다. 작가의 말처럼 주인공 ‘성재’는 화장품 가게에서 아르바이트하는 동성애자(게이)이자 사생아다. 관심사는 “오로지 미용이나 패션, 메이크업, 그리고 남자와의 연애뿐”(33쪽)이다. 노래방 도우미로 일하며 죽기 직전까지 술을 마시고 돌아와 하루 종일 방바닥에 누워만 있는 엄마도, 일주일에 두 번씩 집으로 찾아와 본 척도 하지 않고 돈만 놓고 가버리는 아버지도 모두 부정하고 싶은 현실이다. 첩의 자식으로 살아온 20여년의 시간을 잠시나마 잊게 하는 건 화장을 통해 다른 존재로 변신하거나 마약을 통해 자신을 망각하는 것뿐이다. 이런 주인공에게 동성애인인 치과의사 ‘민수 형’과의 사랑은 새로운 정체성을 찾기 위한 탈출구였다. 하지만 동성 결혼이 허용되는 나라에 가 결혼식을 올리는 꿈까지 꾼 성재는 민수에게 단지 성적 욕구의 대상이다. 민수는 부유한 집안의 여자와 결혼해 치과를 개원했고 딸아이도 얻었다. 성재는 “진짜인 건, 아무것도 없잖아. 오직 나뿐이잖아”(157쪽)라며 소리지른다. 성재는 악착같이 살지만 시간제 아르바이트를 이어가기에도 벅차다. 절망감을 견디지 못해 무너져 내리고, 죽음을 택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죽음의 문턱에서 절망과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게 해 줄 수 있는 건 죽음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가슴 속 응어리진 말을 뱉어낸다. “아빠…아버지…그리고 아버지.”(256쪽) 소설에 대한 평단의 반응은 벌써 엇갈린다. 문학평론가 이현우는 “이 시대 사회적 루저들의 초상을 그리면서 동시에 정크들의 존재론을 제시한다”고 평가했다. 반면 살인, 섹스 등의 험악한 소재가 경기침체란 암울한 시대상을 틈타 다시 강하게 고개를 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영화 프리뷰] 안드레스 무시에티 ‘마마’

    [영화 프리뷰] 안드레스 무시에티 ‘마마’

    한 사내가 동업자 두 명과 아내를 총으로 쏴 죽인다. 겁에 질린 남자는 세 살, 한 살짜리 딸들을 데리고 도망친다. 산속을 헤매던 이들은 외딴 오두막에 도착한다. ‘멘붕’에 빠진 남자가 큰딸마저 총으로 쏘려던 찰나 누군가 사내를 덮친다. 5년 뒤. 행방불명된 두 아이가 발견된다. 들짐승처럼 네 발로 기어다니고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참혹한 모습. 유일한 혈육이자 5년 동안 사람을 고용해 이들을 찾아 헤맨 삼촌 루카스는 여자친구 애너벨과 함께 빅토리아와 릴리 자매를 데리고 집에 온다. 하지만 오두막에서 돌아온 것은 두 아이만이 아니었다. 2008년 유튜브에 ‘마마’란 제목의 짧은 동영상이 업로드됐다. 침대에 누워 있던 빅토리아는 집 밖으로 나가자고 보채는 릴리에 의해 잠에서 깬다. 둘을 기다리는 건 기괴한 얼굴에 목과 허리가 꺾인 채 엉거주춤 걷는 여인. 채 3분도 되지 않는 짧은 영상이지만, 목부터 척추를 따라 찌릿한 소름을 돋게 하기에 충분했다. 덕분에 광고감독 출신인 안드레스 무시에티(감독)와 누나 바바라(각본·제작)는 이 영상을 장편으로 확장한 데뷔작 ‘마마’를 만들었다. 고딕호러 ‘크로노스’(1992)로 데뷔한 뒤 ‘미믹’ ‘블레이드2’ ‘헬보이’ ‘판의 미로: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등 판타지와 공포 영화에 천착해 온 길예르모 델 토르 감독이 제작자로 나섰다. 영화 ‘마마’를 꿰뚫는 키워드는 모성애다. “우주에서 가장 타협하지 않는 힘은 어머니의 사랑이다. 하지만 그것이 비뚤어지기 시작했을 때 특별하고 강력한 공포의 대상이 된다. 난 소유욕 강한 엄마의 모습이 귀신으로 묘사된 것에 끌렸다”는 델 토로의 설명과 같다. 아이들과 함께 숲에서 나온 귀신(마마)의 비뚤어진 소유욕은 물론 아이들을 지켜내려고 안간힘을 쓰는 애너벨의 투쟁심은 모성애의 양면에 해당한다. 귀신 캐릭터에 이만큼 동기 부여를 한 건 보기 드문 설정이다. 물론 귀신 나오는 집을 소재로 한 공포영화가 새로울 건 없다. 상상할 수 있는 귀신의 몰골도 수십 년간 마르고 닳도록 되풀이됐다. ‘마마’가 차별성을 지니는 또 다른 지점은 컴퓨터그래픽에 의존하는 대신 판타지영화계에서 독보적인 움직임 전문가로 통하는 하비에르 보텟이 귀신을 연기했다는 점이다. 10살밖에 안 됐지만 벌써 4편의 영화에 출연한 메건 카펜티어(빅토리아)의 연기도 두고 볼 만하다. 24일 개봉.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팔·등·어깨 저리거나 통증 땐 목디스크 의심을

    팔·등·어깨 저리거나 통증 땐 목디스크 의심을

    날이 추워지면 목뼈가 혹사를 당한다. 웅크리거나 누워서 지내는 시간이 많은 데다 목뼈를 둘러싼 근육이 잔뜩 긴장해 작은 충격에도 손상을 입기 때문이다. 특히 성인은 평균 4㎏이나 되는 머리를 목뼈 하나로 지탱하는 데다 움직임까지 많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디스크 탈출증과 같은 질환이 생기기 쉽다. 그런가 하면 목은 팔다리를 조종하는 중추신경의 통로이기도 해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전문의들은 “목의 뼈와 디스크는 허리에 비해 크기가 작은 데다 인대와 근육도 약한 반면 운동 범위가 넓고 움직임도 많아 생각보다 쉽게 손상을 입는다”고 설명했다. 이런 목의 디스크 질환을 어떻게 예방해야 할까. ●최근에는 30대 환자도 급증 허리디스크와 마찬가지로 목디스크 역시 과거에는 40∼50대 이후에 많이 발생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영향에다 잘못된 생활 습관 탓으로 20∼30대 목디스크 환자가 늘고 있다. 목디스크는 목 부위가 아닌 어깨나 팔에서 먼저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다. 목뼈 사이의 디스크가 밀리거나 터져 나와 어깨나 팔로 가는 신경을 압박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초기 목디스크를 관절염이나 오십견 등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는 예도 많다. 이런 목디스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틈틈이 목 운동을 해 줘야 하며 헬스클럽에서나 레저활동 중 자주 발생하는 목뼈 손상을 막기 위한 스트레칭 방법도 알아두면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 ●유연성운동 뒤 강화운동을 본격적인 강화운동에 앞서 유연성 운동을 먼저 시행해야 한다. 이 운동은 목의 근육을 길게 늘여 줄 뿐 아니라 목관절의 운동 범위를 넓혀 부상을 막아주는 스트레칭이다. 따라서 천천히 그리고 부드럽게 움직이는 게 중요하다. 어깨를 고정한 채 머리를 앞뒤와 양옆 네 방향으로 한 번씩 천천히, 그리고 최대 운동 범위로 기울인다. 이어 역시 어깨를 고정시킨 상태에서 같은 방법으로 머리를 회전시킨다. 유연성운동에 이어 목뼈 강화운동을 시작한다. 양손을 이마에 대고 머리와 손을 서로 밀어주면 된다. 이 동작을 목이 움직이지 않을 정도의 강도로 12초 정도 유지한다. 같은 동작을 6회 반복하며 이를 한 세트로 삼는다. 이어 머리 양옆과 뒤쪽에도 손을 대고 같은 동작을 반복하면 된다. ●목디스크를 예방하는 생활수칙 먼저, 사무 처리나 공부할 때 뒷목에 긴장감이 느껴질 만큼 목을 숙이는 자세를 피해야 한다. 또 최소한 50분에 한 번은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와 목을 바로 세운 채 천천히 걷는다. TV나 PC 모니터, 휴대용 게임기는 가능한 눈높이에 맞춰 사용하며 베개는 낮은 것을 사용하도록 한다. 일상생활이나 운동을 할 때 갑자기 목을 돌리거나 꺾는 동작이나 엎드려서 책을 읽는 자세도 피해야 한다. 운전할 때도 운전석과 조수석의 머리 받침대를 머리 높이에 맞춰 조정한다. 목디스크는 증상이 다양하고 까다로워 목보다 먼저 팔과 어깨, 등에 통증이나 저림 등의 불편함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목과 어깨, 팔, 손, 손가락, 머리, 등, 가슴 등이 까닭 없이 불편하다면 목디스크 질환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미루지 말고 전문의를 만나 원인을 알아보는 게 현명하다. 치료 적기를 놓칠 경우 수술을 하더라도 회복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의들은 “목디스크 질환은 말초신경뿐 아니라 중추신경인 척수까지 관련돼 있다”면서 “성공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다양한 임상경험을 가진 의료진과 정밀한 전문 장비를 갖춘 의료기관을 찾는 것도 성공적인 치료의 조건”이라고 말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서울 강북우리들병원 최원철 병원장
  • [사설] 민주당 대선 패인 바로 보고 새 이념좌표 찾길

    18대 대선이 끝난 지 한 달이 다 됐건만 민주통합당이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꾸려진 문희상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도 언제부터 본격 가동될 지 기약이 없는 상황이다. 지지자들에게 회초리부터 맞겠다며 비대위 인사들 중심으로 엊그제부터 광주와 부산·경남 지역을 잇따라 방문해 ‘사죄의 3배’를 하고 쓴소리를 듣고 있지만 당 안팎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한낱 쇼에 불과하다는 비판만 듣고 있다. 대선 패배의 원인은 대체 무엇인지, 오도된 정책·노선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지에 대한 아무런 반성도, 성찰도 없이 그저 “사죄드린다”며 지지자들에게 허리만 굽히고 다니니 공허하기 짝이 없어 보이는 것이다. 민주당의 표류는 친노무현계와 비노무현계, 반노무현계 등으로 갈린 해묵은 당내 계파 대립과 이에 따른 권력 공백과 구심점 부재, 그리고 이념적·정책적 지향점 상실이 근본 원인이다. ‘대선 패배의 책임을 왜 우리만 져야 하느냐’는 친노 진영과, ‘친노 진영의 2선 후퇴가 당 쇄신의 출발점”이라고 주장하는 비노·반노 진영의 권력 다툼이 이처럼 당을 뒤죽박죽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김대중·노무현 두 정부를 거치면서 분당과 탈당, 합당을 거듭하며 분열과 반목을 이어온 고질적 병폐가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127개 의석을 지닌 제1야당의 표류는 새 정부 출범을 앞둔 이 나라 정치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루속히 당을 수습해야 하며, 가차없는 자기 성찰을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지난해 4월 총선 패배 요인을 분석한 당내 보고서를 친노 진영으로 짜인 당시 당 지도부가 쉬쉬하며 덮고 넘어간 상황이 재연돼선 희망이 없다. 철저히 패인을 분석해 밝히고, 응분의 책임을 물은 뒤 쇄신에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 대선 패인 분석 일체를 외부인사들에게 맡기는 결단이 필요하다. 계파를 떠나 중진들은 모두 2선으로 물러나고 신진기예에게 당의 재건을 맡기는 영국 노동당 식의 파격도 요구된다. 그것만이 “뼛속까지 바꾸겠다”는 다짐을 실천으로 옮기는 길이다. 위기를 기회로 삼기 바란다. 낡은 계파구도를 청산하고 이념좌표를 새롭게 설정해 새 민주당으로 거듭나는 대장정을 시작하라.
  • [17일 TV 하이라이트]

    ■한국인의 밥상(KBS1 밤 7시 30분) 찬바람 불면 뜨끈한 국물 후루룩 소리 내며 먹었던 국수는 때로 밥보다 귀한 한 끼로 오랜 세월 함께 한 음식이다. 전국 팔도 어디에나 맛있는 국수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다. 지역의 환경과 역사에 맞게 변화하고 흡수되며 뿌리를 내린 지역의 토속국수에는 그 지역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의뢰인 K(KBS2 밤 8시 50분) 매서운 겨울, 전기장판 하나로 영하의 추위를 견디고 있는 의뢰인. 3년 전에는 뇌졸중까지 와서 혼자서는 거동이 불편한 상태지만 기초생활수급 신청도 번번이 거절당해야 했다. 그 이유는 10년 전부터 연락을 끊고 지낸 가족 때문이다. 의뢰인의 삶을 통해 현 기초생활보장법의 한계와 개선 방향에 대해 알아본다. ■불만제로 UP(MBC 밤 8시 50분) ‘외모도 능력이다’를 외치는 요즘, 키 또한 예외일 수 없다. 또래보다 키가 작아 고민하는 자녀를 둔 부모들이 많이 찾는 곳 중 하나가 바로 한방 성장클리닉이다. 그런데 일부 한의원 성장클리닉에서는 부모들의 마음을 악용하고 있다. 과연 한의원의 성장클리닉은 아이의 키를 확실히 키워줄 수 있는 것일까.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SBS 밤 8시 50분) 전난 순천에 온통 신비로운 작품들이 모여 있는 곳이 있다는 제보에 취재팀이 달려간다. 하지만 제작진을 맞이한 건 창고인지 집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건물 한 채뿐이었다. 게다가 주인공은 제작진에게 작품 공개 거부를 선언하고 말았다. 기나긴 설득 끝에 겨우 그 안을 들여다 볼 수 있었는데…. ■다문화 휴먼다큐 가족(EBS 밤 12시 5분) 리에우는 서툰 솜씨지만 대가족의 살림을 나름대로 살뜰하게 꾸려가고 있다. 초보 엄마인 그는 집안일 외에도 방학을 맞아 집에 있는 아이들을 돌보느라 정신이 없다. 결혼 전에는 아이들이 있는 남자와의 결혼에 대해 부담이 없었다는 리에우. 하지만 시간이 점점 지날수록 한번씩 힘에 부치는 것을 느낀다. ■건강버라이어티-올리브(OBS 밤 11시 5분) 과거에는 배구코트 위의 황태자로, 현재는 스포츠 해설가로 새로운 인생을 사는 김세진. 선수 시절 찾아온 허리디스크 때문에 현재도 허리 통증으로 일상생활에 큰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고 전한다. 과연 그의 허리 건강상태는 어떠할까. 김세진과 함께 허리 건강 상식에 대해 낱낱이 알아본다.
  • [손현주의 계절 밥상 여행] (1)제주 꿩·메밀 요리

    [손현주의 계절 밥상 여행] (1)제주 꿩·메밀 요리

    낯선 곳을 여행하면서 꼭 챙기는 것이 바로 그 지방의 대표 음식과 맛집입니다. 그만큼 맛집 순례는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입니다. 건강한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요즘, 음식평론가이자 여행작가인 손현주씨가 1월 제주도의 꿩과 메밀을 시작으로 매달 셋째 주 목요일에 계절 따라 지역별로 맛볼 만한 제철 음식을 엄선해 독자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한라산에 눈이 고봉밥처럼 쌓였다. ‘직, 지익’ 빌린 소형 승용차의 라디오는 어떤 주파수도 잡아 내지 못하고 있었다. 차는 어느새 중산간을 지나 서귀포로 접어들었다. 노란 귤 밭이 더러 남아 있다. 빨간 열매를 매달고 크리스마스 병정처럼 서 있는 가로수를 보니 더럭 반갑다. 문득 그녀와 주고받던 말이 떠올라 피식 웃음이 나온다. “나무 이름이 뭐예요?” “먼나무.” “뭔 나무냐고요?” “먼나무라니까.” 허허, 서귀포를 촘촘히 수놓은 그 가로수 이름이 먼나무란다. 근래 ‘식탐’이라는 책을 쓴 ‘올레 개척자’ 그녀와 난 미식의 경계에서 죽이 잘 맞았다. 그러니 제주에 가면 포식자처럼 바닷가에서 산허리로 별난 식재료를 찾아 기웃거리거나 밤늦게까지 맛 유람기를 읊어댔다. 어떤 날은 오후에야 문을 여는 게으른 ‘봉수네 식당’ 구석방에 앉아 국물이 뽀얗게 우러난 전통 돼지족탕에 감읍했고, 문섬 위로 달이 차올라 싱숭생숭한 날은 제주의 푸른 밤 유화가 걸린 그녀의 낡은 아파트에서 애술 언니가 담가준 기막힌 파김치에 막걸리 통을 비웠다. 이번 제주여행 또한 그 변주를 넘어서지 않았는데, 촉수에 잡힌 것은 마라도의 끝물 방어다. 물 좋아 젓가락으로 집으면 조릿대처럼 낭창거리는 붉고 기름진 선어의 향연을 맛보지 않고 어찌 모슬포의 겨울을 이야기할까. 하필 이름도 기이한 제주 여인 묘생씨가 옆자리에 앉았고, 토박이 식도락 기담은 밤새 냄비뚜껑처럼 벌름거렸다. “말도 마시라, 애 낳았는데 시어머니가 메밀자베기(수제비) 달랑 두 번 끓여 주더라고. 성에 안 찼지. 메밀가루 한 말을 구했어. 이레를 끼니마다 한 낭푼씩 먹고 나니 기운이 돌더라. 요리랄 것도 없어. 메밀가루를 묽게 반죽해서 끓는 물에 수저로 뚝뚝 떼어 넣으면 돼. 지금도 제주 산모들은 땀 뻘뻘 흘리며 메밀자베기를 퍼먹어야 젖이 돌고 기운을 차린다고 생각하지.” 허니, 제주의 겨울 맛은 메밀이야기로 풀렸다. 메밀의 걸쭉한 점성이 산모의 젖을 풍부하게 해 주고 피를 맑게 해 주기 때문에 제주 여인들은 미역국과 더불어 산후 조리식으로 메밀수제비를 먹는다는 것이다. 중산간 지역에서 많이 재배하는 메밀은 제주 음식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한의 구황작물이다. 심한 흉년이 들면 메밀대를 삶아 먹으면서 허기를 달랬고, 뜨거운 물에 타면 바로 식사대용 비상식량이었다. 꿩메밀칼국수, 꿩만두, 빙떡, 메밀수제비, 메밀고구마범벅, 메밀칼국 등 이 일상의 음식들은 모두 메밀이 섞이고 어우러지며 긴 시간 배고픈 제주를 먹여살렸다. 잔칫집에서 빠지지 않는 몸국(돼지고기 삶은 국물에 모자반을 넣고 끓인 국)이나 고사리육개장, 순댓국에도 어김없이 메밀가루가 들어간다. 국은 걸쭉하여 따로 밥을 먹지 않아도 한 끼 식사가 될 만큼 포만감이 있다. 이튿날 오전. 비자림 입구에서 제주시 쪽으로 식당을 옮겨 왔다는, 제법 알려진 꿩과 메밀요리 전문점을 찾아갔다. 빙떡과 꿩만두, 꿩메밀칼국수까지 오달지게 주문했다. 빙떡은 본래 명절 때 나눠 먹는 전통음식이다. 역사가 700년이나 되었다면 믿어질까. 철판에 잽싸게 지져내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은 먹는 일만큼이나 노독을 풀어주는 흥밋거리다. 할망은 묽게 갠 메밀을 한 국자 얹어 손바닥만 한 피를 만들고, 데친 무채를 얹어 빙빙 굴렸다. 양 끝을 꾹 눌러 완성시킨 빙떡은 마치 멍석을 말아 놓은 듯 가지런하기까지 하다. 모양이 길쭉하다. 좀 식혀 귀퉁이를 베어 물었다. 부드럽다. 메밀의 담백한 맛과 무채의 시원함이 어우러져 풍미가 독특하다. 삼삼하다. 이것이야말로 고향을 떠나온 도회인들이 영혼을 부릴 수 있는, 만화영화 ‘라따뚜이’에서 평론가 안톤 이고를 감복시킨 어머니의 손끝 맛이 아닐까. 설설 국물이 끓고 할머니의 꿩 이야기는 과거로 흘러 들어갔다. “지금이야 사육이지만 예전에는 늦가을부터 사냥을 했어요. 어떤 마을은 개를 앞세워 수십 명이 패를 만들었죠. 그런 날은 무 나박나박 썰어 넣은 꿩국을 맛봤고, 메밀반죽 넓게 썰어 넣은 꿩칼국은 겨울 별미였어요. 잡은 꿩을 눈밭에 툭 던져 놨다가 꽁꽁 얼려 가슴살로 육회를 해먹어요. 꾸들꾸들 말린 육포는 술안주로 최고였죠.” 메밀 피에 꿩고기와 야채를 얹어 꿩만두를 빚고, 샤부샤부처럼 데쳐 먹는 꿩 토렴은 그야말로 제주의 오랜 풍습이 깃든 세시음식이다. 제주만의 꿩엿은 어떤가. 꿩 살코기 쭉쭉 찢어 넣고 국물까지 포함시켜 엿을 고았다. 저지방 고단백 식품으로 물질하는 해녀나 노인들의 보양식으로 최고였다. 여행 마지막 날, 동문재래시장에 들렀다. 꿩과 메밀요리로 입소문난 골목식당 안일수(58)씨를 만나기 위해서다. 테이블 6개의 좁은 공간에서 안씨는 구이용 꿩을 다듬고 있었다. 가게는 40년 됐지만 15년 전 물려받았다고 한다. 부엌이 두어 평이나 될까. 손잡이가 떨어져 나간 들통에서는 꿩 육수가 끓고 있었다. 꿩메밀칼국수를 주문했다. 투박한 메밀덩어리는 도마 위에서 순식간에 재단되었고, 육수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메밀가루가 상으로 올라오기까지 그 시간은 짧고 일정했으며 단단했다. 국수 한 그릇의 미망은 컸다. 어떻게 먹어야 할지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수저부터 들었다. 여전히 낯설다. 국물을 한 술 떴다. 맛이 깊다. 베지근하다는 제주 사투리는 이럴 때 쓰는 말일 것이다. 국수를 젓가락으로 어설프게 건져 본다. 뚝뚝 끊어진다. 그러니 순수 메밀칼국수는 수저로 퍼 먹어야 옳다. 담백하지만 텁텁하다. 고기 살점이 씹히면서 특유의 꿩 향이 난다. 우리의 미각은 보수적이어서 추억과 경험에 의존해 판단하려는 경향 때문에 꿩이라는 익숙하지 않은 식재료가 살갑지는 않은가 보다. 비리고 날것투성이인 시장통을 빠져 나오니 눈발이 성기게 흩날린다. 그런데 모를 일이다. 비행기를 타고 본토로 돌아오는 동안 왜 그 국물이 자꾸만 떠오르던지. 단순하고 정갈한 과거의 맛. 몸을 순화시키는 편한 맛. 이 영혼을 벼리는 국물이야말로 생명의 음식이고 팍팍한 일상의 기갈을 풀 힐링 푸드 아닐까. 정초부터 꿩메밀국수에 단단히 홀렸다. 글 사진 손현주 음식평론가·여행작가 [여행수첩] 바람 많은 제주의 겨울은 만만치 않다. 바람막이 등 옷을 든든히 준비하는 것이 좋다. 눈 소식이 있으면 한라산 어리목 입구만 가도 기막힌 설경을 만끽할 수 있다. 공항까지 차로 25분. 동문재래시장 입구에 빙떡 파는 포장마차가 있다. →계절맛집 동문재래시장 ‘골목식당’(757-4890, 꿩메밀칼국수, 꿩샤부샤부, 꿩구이), 제주시 이도2동 ‘비자림꿩요리전문점’(783-3888, 꿩메밀칼국수, 꿩만두, 빙떡, 꿩샤부샤부), 제주시 구좌읍 ‘제주민속식품’(782-1500, 꿩엿, 전복엿, 감귤해초잼) →추천맛집 ‘봉수네식당’(763-5164, 돼지족찜, 고기국수), 표선면 ‘가스름식당’(787-1163, 토종흑돼지 삼겹살, 돼지고기 두루치기, 전통 순댓국과 몸국), 대정읍 ‘산방식당’(794-2165, 수육과 밀면, 이상 서귀포시) 제주시 삼도동 ‘미풍해장국’(724-8867, 중독성 강한 선지해장국)
  • 또 사고친 ‘꿈의 항공기’… 기체 연기나 日서 비상착륙

    ‘드림라이너’(꿈의 항공기)라는 별칭을 가진 최신형 보잉 787 여객기의 잇따른 사고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번엔 일본에서 비행 도중 기체에서 연기가 나는 바람에 긴급 착륙하는 사고를 냈다. 일본 업체가 주요 부품을 공급하고 미국 보잉사가 제작한 ‘보잉 787 드림라이너’는 2011년 11월 일본 첫 취항 직후부터 14차례에 걸쳐 크고 작은 사고를 일으켰다. 이 기종을 보유한 일본 내 두 항공사는 보잉 787기의 운항을 일시 중단했다. 16일 오전 8시 45분쯤 일본 가가와현 다카마쓰 공항에 전일본공수(ANA)의 국내선 보잉 787기가 긴급 착륙했다. 사고기는 이날 오전 8시 10분쯤 야마구치현 우베 공항을 이륙해 도쿄 하네다 공항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조종사는 에히메현 상공을 지나던 오전 8시 25분쯤 조종실에서 연기가 나자 기수를 부근 가가와현으로 돌렸다. 승객 137명은 기체 오른쪽 뒷부분 출입구의 긴급 탈출용 장치를 통해 지상으로 긴급 탈출했다. ANA에 따르면 조종실의 전자 기기에 배터리 이상을 알리는 신호가 켜진 뒤 조종사가 이상한 냄새를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부상자가 5명 정도 있다”고 밝혔다. 승객 1명은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실려갔다. 긴급히 탈출하는 도중에 다친 것으로 추정된다. ANA는 사고 직후 하네다공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죄했다. 앞서 지난 8일에는 일본항공(JAL)의 보잉 787기가 미 보스턴 로건 공항 활주로에서 이륙 직전 연료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11일에도 도쿄 나리타 공항에서 ANA 소속 보잉 787기의 연류가 누출됐고, 13일에는 JAL의 보잉 787기가 나리타 공항에서 정비를 받다가 연료 100ℓ가량이 새는 사고가 있었다. 사고 직후 보잉 측은 성명을 통해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있으며 (일본)항공사 측과 협력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자국에서 제조된 모든 항공기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미국 연방항공청(FAA) 관계자는 “해당 기종의 비상착륙 사건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지난주 착수한 조사에 이번 사건을 포함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FAA는 지난 8일 보스턴 로건 공항 사고 이후 “보잉 787기의 심각한 시스템 결함에 대한 포괄적인 안전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현재 보잉 787기를 운항하는 항공사는 일본 ANA(17대)와 JAL(7대), 미 유나이티드항공(6대), 인도항공, 카타르항공(이상 5대), 에티오피아항공(4대), 칠레 LAN(3대), 폴란드 LOT(2대) 등이다. 국내 항공사 가운데는 대한항공이 2016년 말부터 2018년까지 10대를 도입할 예정이지만 사고 기종과 다른 보잉 787-9 최신 모델이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서울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경제 프리즘] 카드결제 거부 대학 늘어난 까닭은

    신용카드를 받지 않는 국내 대학들이 올 들어 더 늘었다. 지난해 말 여신전문금융업법이 개정되면서 대학들의 카드 수수료율이 올랐기 때문이다. 대학들이 수수료 부담을 덜고자 목돈 마련이 어려운 중산·서민층의 고충을 외면한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1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전국 450여개 대학 가운데 올해 1학기 등록금을 신용카드로 받는 곳은 101개로 지난해 2학기(108개)보다 줄었다. 전체 대학의 22.4% 수준이다. 카드 결제 거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음에도 카드 수납 대학이 오히려 줄어든 데 대해 대학들은 새 여전법 탓을 하고 있다. 여전법 개정으로 대학들이 대형 가맹점으로 분류되면서 1% 초반대였던 카드 수수료율이 2%대까지 올랐다는 하소연이다. 대학 처지에서는 등록금을 현금으로만 받으면 연간 수십억원의 카드 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 등록금의 특수성을 감안해 카드업계가 교육기관의 카드 수수료율을 대폭 낮춰줘야 한다는 게 대학 측 주장이다. 이에 대해 카드업계는 “새 여전법이 시행되기 전에도 일반 가맹점보다 훨씬 낮은 1% 초반대 수수료율을 적용했지만 그때도 대학들이 카드 결제를 거부했다”며 자신들의 편익만 생각하는 대학들을 비판했다. 이렇듯 대학과 카드사들이 서로 수익성을 양보하지 않으려 하다 보니 500만원에 육박하는 큰돈을 현금으로 마련해야 하는 학생들과 학부모의 허리만 휘고 있다. 상위권 대학일수록 카드 결제 거부 양상은 더 뚜렷하다. 고려대와 한양대는 등록금 카드 결제가 아예 안 된다. 카드를 받는 대학도 제휴가 된 특정 카드만 받는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서울대, 충북대, 안동대 등 7개 대학에서만 등록금 결제가 가능하다. 삼성카드는 성균관대 등 기존 32개교에서 올 1학기에 37개교, KB국민카드는 동국대 등 39개교에서 45개교로 대상이 늘었지만 중복 대학이 많아 학부모가 체감하는 효과는 거의 없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한국관 건물의 한계 오히려 이용해 볼래요”

    “한국관 건물의 한계 오히려 이용해 볼래요”

    “한국관 건물이 주는 한계에 대한 얘기가 많았는데, 이번엔 오히려 그걸 이용해보려고 합니다. 건물 자체를 보따리 개념으로 싸고 푸는 방향으로 작업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오는 6월 개막하는 이탈리아 베네치아비엔날레의 한국관 단독작가로 선정된 김수자(56) 작가가 전시 방향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16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린 전시설명간담회에서 김 작가는 “한국관 단독 작가 선정은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고 베네치아에서는 이미 여러 차례 전시를 진행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기대받는 만큼 새로운 작업을 내놓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작업 방향에 대해서는 “미국 뉴욕에 머물 당시 허리케인 샐리 때문에 1주일간 전기, 물 공급 같은 것이 멈춰버린 시간이 있었는데 그 경험을 녹일 것”이라 말했다. 작품에 대해서는 구체적은 언급을 회피한 채 “소리와 빛과 공간의 작업이 될 것이고 뭔가 보리라고 생각한다면 오히려 실망할 수도 있는 작업이 될 것”이라면서 “기존에 해왔던 제 작업인 보따리의 개념과 문맥을 한번에 다 풀어내겠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태어나 홍익대에서 그림을 배운 작가는 1984년 프랑스 파리 국립고등미술학교에서 수학했다. 1997년 트럭 위 보따리 더미를 타고 여행하는 비디오 작품을 통해 작품성을 인정받은데 이어 1998년, 2005년 베네치아비엔날레 전시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고준희, ‘겨울 잠시 잊은’ 섹시 바캉스룩 공개

    고준희, ‘겨울 잠시 잊은’ 섹시 바캉스룩 공개

    배우 고준희가 한겨울 강추위를 잊은 듯 매력적인 바캉스룩을 선보였다. 고준희는 17일 발간되는 패션잡지 ‘하이컷’을 통해 한여름 휴가 분위기의 화보를 공개했다. 화보 속 고준희는 아찔한 의상도 완벽히 소화해내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 눈길을 끄는 건 그녀의 손댈 곳 없는 명품 몸매다. 무결점 비율과 외모를 소유한 그녀의 모습은 전문 모델 못지않다. 또 고준희는 란제리를 떠올리는 상의를 입은 장면에서도 자신만의 도도함으로 한층 섹시미를 더했다. 이어 등이 파인 흰 드레스를 입은 장면에서는 매끈한 등에서부터 아찔한 허리와 엉덩이로 이어지는 S라인으로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이번 화보는 룩소티카의 다양한 레이밴(Rayban) 선글라스와 안경을 착용하고 진행됐다. 한편 고준희는 SBS 새 월화드라마 ‘야왕’에 출연중이다. 사진=하이컷 제공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편하고 안전하고 저렴한 장애인 자전거 만들었죠”

    “편하고 안전하고 저렴한 장애인 자전거 만들었죠”

    “전공을 살려서 이왕이면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러다 우연히 읽은 기사에 눈이 번쩍 뜨였죠.” 지난달 서울국제발명전시회에서 장애인용 레저 자전거를 출품해 은상을 받은 동국대 브레인스토밍팀. 기계로봇에너지 공학과(윤정원, 원건희, 이경민, 이승제)와 기계로봇학과(고으뜸) 3~4학년 학생들로 구성된 이들은 지난해 ‘장애인 비만율이 40%에 달한다’는 기사를 본 뒤 장애인용 레저 자전거를 만들게 됐다고 전했다. 기사는 척추 이상 등으로 허리 아래쪽이 마비된 장애인들은 운동할 방도가 거의 없어 다른 장애인들보다 비만율이 높다는 내용이었다.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을 위한 자전거가 외국에서 발명된 적은 있지만 가격이 400만원이나 해 국내 장애인들에겐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었다. 브레인스토밍팀은 장애인의 경제적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더 쉽고 안전하게 탈 수 있는 자전거를 만들기로 했다. 그러던 중 어린 시절 불의의 사고로 휠체어에 의존하는 이과대학 안응호 교수를 떠올렸다. 학생들은 안 교수를 찾아 조언을 구했다. 안 교수는 아이디어 단계부터 설계, 제작에 이르기까지 조언자로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애초 브레인스토밍팀은 페달이 아닌 로잉(노 젓는 방식)의 자전거를 고안했다. 기존의 장애인 레저용 자전거는 단순히 페달을 손으로 돌리는 식이어서 어깨에 무리가 간다는 단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휠체어에서 바로 자전거로 옮겨 탈 수 있는 도킹장치도 만들었다. “자전거에 올라타거나 멈출 때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점이 부담스럽다”는 안 교수의 지적에 따른 것이었다. 팀원들은 장애인 레저용 기구가 나오는 인터넷 동영상을 찾아보고 장애인들이 있는 곳을 찾아다녔다. 휠체어를 밀다 지쳐 선 사람들을 보고는 자전거 기어를 7단까지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이들이 만든 자전거는 휠체어를 미는 힘의 70~80%만 갖고도 웬만한 언덕은 오를 수 있다. 가격은 80만원 선으로 기존 제품 가격의 5분의1 수준이다. 윤정원씨는 “나의 지식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결과를 낳아 기쁘다”면서 “학교에서 배운 것을 어디든 적용시켜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의정 포커스] 윤유현 서대문구의회 의원

    [의정 포커스] 윤유현 서대문구의회 의원

    윤유현 서울 서대문구 의회 의원은 스스로를 ‘머슴’이라고 부른다. 2010년 7월 서대문구 의회에 처음 발을 들여놓자마자 그가 현장 파악 겸 의견 수렴을 위해 선택한 일은 음식물 쓰레기 분리수거였다. 분리수거 차량을 타고 다니며 환경미화원들의 업무를 돕고 그들의 고충을 들었다. 정계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허리부터 꼿꼿하게 세우는 여느 정치인과는 시작부터 자세가 판이했던 것이다. 윤 의원은 14일 “환경미화원들의 도움으로 장갑 3개를 겹쳐 꼈지만 며칠간 손에서 냄새가 가시지 않을 정도로 힘들었다”면서 “우리 사회에서 묵묵히 힘든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분들을 돕기 위해 앞장서야겠다는 각오를 다졌다”고 털어놨다. 주민들은 그를 ‘탱크’라고 부른다. 지난해 8월 지역의 하수관 공사 예산이 다소 과다하게 책정된 것을 파악한 윤 의원은 스스로 작업복을 입고 하수관으로 들어갔다. 한여름에 지름 1200㎜의 하수관은 역한 가스로 가득 차 있었지만 약 100여m를 걸어다니며 상태를 점검했다. 이후 건설사 담당자, 구청 공무원과 회의를 열어 40m 구간의 공사는 진행하지 않도록 요청했다. 비록 자신이 관계된 지역이었지만 주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예산을 줄이는 것이 더 시급했다. 결국 7500만원의 예산을 절감하는 성과를 거뒀다. 윤 의원은 최근 복지 예산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서대문구 전체 예산의 40%에 육박하는 1200억원이 복지 예산으로 배정돼 있지만 여전히 많은 저소득층이 고통받고 있기 때문이다. 윤 의원은 “치매로 고통받다 2002년에 돌아가신 아버지를 돌보기 위해 전 가족이 7년을 고생한 경험이 있어 노인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저소득 노인을 위해 뛰어다닌 성과로 몇 달 뒤면 북가좌동에 보건지소가 새로 생기게 돼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 말미에 윤 의원은 7권의 손때 묻은 수첩을 꺼냈다. 지난해 작성한 ‘민원 일지’에는 꼼꼼하게 연번이 매겨져 있었다. 윤 의원은 “닳아빠진 이 수첩이 가장 큰 보물”이라면서 “주민들을 만나면 수첩을 꺼내 ‘앞으로도 좀 더 머슴을 부려 먹어 달라’는 말로 인사를 대신한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대전 서구 무상보육 예산 고작 32% 확보

    국비 60%, 시비 28%, 구비 12%로 다른 지역보다 비교적 부담률이 덜한 대전 지역 자치구조차 올해 필요한 무상보육비를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14일 대전 서구에 따르면 올해 국비와 시비, 구비를 합친 전체 무상보육료는 592억원으로 이 가운데 71억여원을 구비로 충당해야 한다. 하지만 이 중 32%인 23억원만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구에서 부담해야 할 예산의 3분의1밖에 확보하지 못한 것이다. 서구의 무상보육 대상자는 모두 2만 7000여명이다. 3월부터는 0~2세 무상보육료를 지난해와 같이 매달 1인당 39만 4000에서 28만 6000원을 지급해야 하고 3~5세에게도 22만원씩을 줘야 한다. 게다가 어린이집을 다니지 않는 아이들에게 양육수당으로 매달 15만원(0~2세), 10만원(3~5세)씩 지급해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 이처럼 서구가 무상보육 예산을 100% 확보하지 못한 것은 재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서구는 올해 전체 예산 3474억원 중 사회복지 예산이 절반을 휠씬 넘는 1966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무상보육비 증가는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서구 관계자는 “세 수입 등 재원을 확보해 추경에서 나머지 예산을 채워 갈 예정이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다”며 “의무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국가 법정 경비인 무상보육비를 채우다 보면 다른 사업을 접어야 할 판”이라고 우려했다. 정부의 무상보육비 증액 지시에도 지자체들이 재원을 확보할 부분이 많지 않다는 게 더 큰 문제다. 다른 국가사업과 달리 무상보육비 중 국비 지원 비율이 낮은 것도 지자체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기초생활수급비는 90%, 기초노령연금은 75%를 국비로 지원한다. 서구 관계자는 “지자체가 허리를 졸라매는 것도 한계가 있다”며 ”무상보육은 국가사업인 만큼 전액 국가가 지원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통증 참으며 죽는가보다 했는데 내게도 척추·관절염 치료 행운이…”

    “통증 참으며 죽는가보다 했는데 내게도 척추·관절염 치료 행운이…”

    혹한이 매서운 지난 9일 오후 2시.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서울나은병원에서 윤광원(가명·66·경기 수원시 팔달구)씨가 수술대에 올랐다. 윤씨는 3년 전부터 고질인 척추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이 심해져 아예 바깥 출입조차 못하고 지내는 형편이었다. 한국전쟁 와중이던 여섯 살 때 전쟁 고아로 내버려진 윤씨는 이후 60년을 가족 없이 살아온 독거노인. 평생을 홀로 살아 일점 혈육도 두지 못한 그는 건설현장 일용직 등으로 어렵게 생계를 꾸려 왔다. 그러다 15년 전에 허리를 크게 다치고도 제대로 치료를 못 받은 게 화근이 됐다. 괜찮다 싶던 허리가 5∼6년 전부터 말썽을 일으켰다. 정부 보조금에 의지해 사는 그가 선뜻 병원을 찾는다는 것은 엄두도 못 낼 일이었다. 수백만원이나 드는 수술비를 마련할 길이 없어서였다. 도리 없이 참고 지냈지만 갈수록 고통이 심해졌다. 급기야 왼쪽 무릎 윗부분과 장딴지에 마비증상이 왔고, 채 10분도 걷지 못해 길바닥에 주저앉아야 했다. 그런 그에게 믿기지 않는 희소식이 전해졌다. 서울신문과 서울나은병원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퇴행성 관절염과 척추디스크 환자에게 최신 줄기세포 치료를 무료로 해주는 공익사업을 펼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이웃에게서 그 소식을 듣는 순간, 내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뿐이었어요. 물리치료나 통증주사도 안 들어 이대로 죽을 수밖에 없겠더라고요. 빨리 몸을 추슬러 뭐라도 해야 목에 풀칠이라도 할 수 있으니까요.” 그는 바로 병원에 전화를 걸었다. 검사 결과, 척추 상황이 말이 아니었다. 척추디스크에 척추관협착증까지 더해져 의료진들조차 “어떻게 버텨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할 정도였다. 관절 퇴행으로 무릎 연골도 모두 닳아 제대로 걸을 수조차 없었다. 상태가 심해 척추 부위에 대한 최소절개 현미경수술과 줄기세포 치료가 동시에 이뤄졌다. 줄기세포란 인체의 다양한 조직으로 분화하는 만능세포로, 이 줄기세포를 정제해 손상된 디스크나 연골에 주입해 새로운 디스크나 연골로 자라도록 하는 최신 치료법이 줄기세포 치료다. 단일질환 치료에만 1800만원이나 들어가는 최첨단 수술법이다. 수술을 집도한 공병준 원장은 “수술 경과는 좋다. 그러나 무릎도 당장 수술이 필요한 상태인 데다 생계 때문에 수술 후 재활이 제대로 이뤄질지 걱정”이라며 “기본적인 재활프로그램은 병원에서 제공하지만 그 후에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나은병원은 지난해 말부터 나눔의료사업을 시작해 벌써 전국의 저소득층 관절염 및 척추질환자 6명에게 줄기세포 치료 등을 무료로 제공했다. 지난해 12월에 사업을 시작한 이래 전국에서 200여명에 이르는 환자들의 치료 요청이 줄을 이었다. 의료진은 이들을 대상으로 문진을 실시한데 이어 직접 환자를 대면해 치료의 적정성을 살펴 치료 대상을 엄정하게 선별했다. 올해까지 이 같은 방식으로 모두 20명에게 새로운 삶을 선사할 계획이다. 이 병원 남기세 원장은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퇴행성 관절염이나 척추질환을 가졌으면서도 병원을 찾을 엄두를 못 내는 의료 사각계층이 생각보다 많다”면서 “치료 의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형편이 어려워 방치되고 있는 그분들에게 이번의 나눔의료사업이 작으나마 희망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사한 질환자들임에도 지금까지 무료 수술 혜택을 받은 환자들의 사연은 제각각이었다. 생활 능력이 없는 남편과 10여년 전에 헤어진 뒤 지적장애(1급) 아들과 3년간 모자원에서 생활하기도 했던 여모(58) 환자가 있는가 하면 올해 아흔여덟으로, 폭력성 치매를 앓아 요양원에도 갈 수 없는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고모(61) 환자는 10년 전 교통사고로 골절과 함께 연골이 망가지는 사고를 당하고도 여지껏 변변한 치료조차 못 받고 있다가 이번 나눔의료사업 대상자로 선정돼 관절염 치료를 받았다. 고씨는 “지병인 고혈압이 있는 데다 5년 전에 식당에서 일할 때 허리 골절상까지 입어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었다”면서 “치료를 마치면 남은 삶을 정말 열심히 살겠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양모(63) 환자의 사연도 기구했다. 15년 전에 남편과 헤어진 뒤 두 아들과도 연락이 끊겨 생사조차 모른 채 생활하고 있다. 기초생활연금 30만원이 수입의 전부인 그는 척추디스크가 심각하게 손상돼 그동안 일하던 일용직 일자리조차 잃고 말았다. 40대 때 자궁근종 수술을 받았던 양씨는 이후 고혈압과 고지혈증으로 초기 뇌경색이 온 상태. 병원 측은 그에게 줄기세포치료 외에 척추 신경성형술까지 더해 병마의 고통을 덜어주었다. 양씨는 “좋은 꿈을 꿨는지 내게 이런 행운이 올 줄은 생각도 못 했다”면서 “몸이 나아지면 어디에서 사는지 모르는 두 아들을 찾아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안양나은병원 한영미 원장은 “치료 대상 환자들이 하나같이 어려운 계층이어서 더 마음이 아팠다”면서 “앞으로도 어려운 이웃들에게 인술을 베푸는 의료인으로서의 소명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서울신문과 척추·관절질환 전문 나은병원은 지난해부터 척추디스크와 퇴행성 관절염을 앓고 있으면서도 형편이 어려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검사는 물론 줄기세포를 이용한 수술과 재활치료를 무료로 제공하는 나눔의료사업을 펴오고 있다. 전문 의료진이 치료의 적정성을 가려 1차로 20명의 환자에게 무료치료의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치료는 서울나은병원과 안양나은병원에서 이뤄진다. 무료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서울나은병원(02-6714-9556)으로 문의하면 상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일본통신] ‘황금의 오른팔’ 오릭스 테라하라 팀 떠나다

    [일본통신] ‘황금의 오른팔’ 오릭스 테라하라 팀 떠나다

    이대호(31.오릭스)의 소속팀인 오릭스 버팔로스의 선발 투수 테라하라 하야토(29)가 팀을 떠났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획득한 테라하라가 선택한 곳은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로 테라하라의 친정팀이다. 오릭스는 테라하라 대신 2011년까지 소프트뱅크의 ‘수호신’ 역할을 했던 마하라 타카히로(31)를 보상 선수로 획득했다. 아라가키 나기사(소프트뱅크), 마쓰자카 다이스케, 테라하라 하야토, 다르빗슈 유(텍사스), 츠지우치 타카노부(요미우리), 타나카 마사히로(라쿠텐), 사토 요시노리(야쿠르트)는 2000년대 들어 고시엔이 배출한 강속구 투수들의 계보를 잇는 선수들이다. 그중에서, 프로데뷔 후 잠시나마 반짝 활약한 아라가키와 2005년 아시아 청소년 야구대회에서 156km의 강속구를 뿌려 대회 관계자들을 경악하게 한 츠지우치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선수들이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한때 일본 최고의 투수로 주목받았던 마쓰자카와 지난해 미국에 진출한 다르빗슈, 현 일본 최고의 선발 투수라 해도 과언이 아닌 타나카와 야쿠르트의 옛 명성을 재현 할 투수로 손꼽히는 요시노리는 이미 화려하게 전성기를 보냈거나 앞으로 보여줄게 더 많은 투수들이다. 2004년 일본에 진출했던 이승엽(36. 삼성)의 첫 홈런(150m 장외) 상대로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한 이름인 아라가키는 아직까지도 제구력 찾기의 퍼즐이 완성되지 않아 잊혀진 유망주가 됐다. 그리고 친정팀에 복귀 한 테라하라 역시 들쑥날쑥 한 피칭으로 과거와 같은 기대감은 많이 사라졌다는 평가다. 하지만 테라하라는 과거 자신과 비슷한 평가를 받았던 고시엔 출신의 선후배 투수들이 프로데뷔 후 승승장구 하고 있는 현실에 비춰보면 어딘가 모르게 아쉬움이 남는 선수였다. 미야자키 출신인 테라하라는 니치난학원 고등학교 3학년 시절인 2001년 하계 고시엔 대회에 참가 해 고시엔 대회 역대 최고구속인 154km를 기록했다. 이 구속은 이후 사토 요시노리가 2007년 고시엔에서 155km를 그리고 그해 열린 미일 친선경기에서 157km의 광속구를 뿌리는 바람에 곧바로 잊혀졌지만 당시까지만 해도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지만 강속구 투수에 대한 로망은 일본이라 해도 예외는 아니다. 전도유망한 모습을 충분히 보여준 테라하라는 200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다이에 호크스(현 소프트뱅크)의 왕정치 감독으로부터 “황금의 오른팔”이란 찬사를 받으며 1순위로 지명, 2001년 전체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다이에 유니폼을 입는다. 당시 다이에가 3순위로 지명한 스기우치 토시야(현 요미우리)보다 테라하라가 더 높은 순위의 지명을 받았을 정도로 팀에서 생각하는 테라하라의 위상은 실로 대단한 것이었다. 하지만 입단 첫해 6승(1세이브, 2패 평균자책점 3.59)을 올리지만(드래프트가 시행된 이후 다이에 구단 사상 신인 최다승) 본인은 첫해의 성적에 실망감을 표현했다. 이듬해인 2003년 시즌에 접어 들며 다이에의 선발 전력은 기대감과 더불어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그중, 사이토 카즈미(Saitoh), 와다 츠요시(Wada), 아라가키 나기사(Arakaki), 테라하라 하야토(Terahara)로 이어지는 선발 4인의 첫 영문 이니셜을 따와 불리게 된 ‘SWAT’는 당시 개봉한 영화의 제목과 똑같은 것으로 그만큼 다이에를 바라보는 마운드 높이에 대한 위압감을 미루어 집작할수 있을 정도였다. 물론 이후 소프트뱅크로 팀명이 변경된 후 선발 4인이 생각만큼의 활약을 똑같이 보여주지 못해 이러한 기대는 어긋났지만 아직도 소프트뱅크 팬들은 이 시절을 그리워 하는 사람이 많다. 이후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며 공백기를 가졌던 테라하라는 2006년 시즌 후 타무라 히토시와 맞트레이드 돼 요코마하 유니폼을 입는다. 소프트뱅크에서 단 한번도 두자리수 승리를 거두지 못했던 테라하라는 이적 첫해인 2007년 12승(12패, 평균자책점 3.36)을 거두며 프로 첫 10승대 투수가 된다. 요코하마의 타력이 워낙 약해 패도 많았지만 무엇보다 150km대의 속구가 되살아 난 게 고무적이었다. 아마 시절의 명성을 회복했다는 진단과 더불어 이제부터 테라하라의 본 기량이 나올 것이란 전문가들의 평가도 상당했었다. 2008년 개막전 선발 투수가 됐던 테라하라는 그러나 이후 마무리 투수로의 변신을 시도한다. 팀 전력이 워낙 떨어져 역전패가 많았던 요코하마는 그나마 믿음직스런 테라하라로 하여금 뒷문을 책임지게 했지만 이기는 경기가 드문 팀 형편상 세이브 기회가 적어 그해 22세이브가 그쳤다. 이해 테라하라는 9패(평균자책점 3.29)를 기록했는데 마무리 투수로서 등판 간격이 들쑥날쑥 해 컨디션 조절등의 어려움을 겪었던게 평범한 성적을 남긴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였다. 다시 선발로 돌아온 테라하라는 2007년의 모습을 기대했지만 잦은 어깨부상으로 인한 재활과 복귀를 반복하며 허송세월을 보낸 후 2010 시즌 후 타카미야 카즈야와 함께 오릭스 버팔로스로 맞트레이드 된다. 2011년 테라하라는 시즌 초반 7연승을 질주 하는 등 재기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약체 오릭스를 포스트시즌에 진출 시킬 적임자로 평가 받았지만 그를 또다시 주저 앉게 만든 건 역시 부상이었다. 부상과 복귀를 반복하며 그해 12승(10패, 평균자책점 3.06)을 올린 테라하라는 지난해엔 허리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말소되는 등 초반부터 팀 전력에서 이탈하며 개인 성적은 물론 팀의 꼴찌 추락을 지켜봐야 했다. 하지만 테라하라의 방황은 지난해 FA 자격을 획득하면서 끝이 났다. 돌고 돌아 다시 소프트뱅크로 이적 했는데 이제 30대를 바라보는 그의 나이를 감안하면 그리고 과거의 명성을 기억하고 있는 팬들을 생각하면 마지막 불꽃을 태워야 한다. 비록 ‘SWAT’는 해체 된지 오래지만 한때 후쿠오카 팬들의 가장 큰 염원 중 하나였던 테라하라의 본모습과 고시엔이 배출한 강속구 투수 중 반드시 예전의 명성을 되찾아야 하는 테라하라에 대한 기대치는 아직도 후쿠오카 팬들의 가슴을 설레이게 하기 때문이다. 소프트뱅크 구단은 지난해 리그 3연패에 실패 한 것을 올 시즌 테라하라로 하여금 우승을 되찾게 한다는 당찬 포부를 밝힌바 있다. 테라하라는 최고 155km의 포심 패스트볼과 컷 패스트볼, 커브, 슈트볼(인사이드 역회전볼), 포크볼, 그리고 종에서 대각선 모양으로 떨어지는 빠른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한다. 다만 마운드 운영이 아쉬운데 좋은 피칭을 하다가도 위기상황에서 연속 안타 등으로 집중타를 맞으며 대량 실점을 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지난해 오릭스에서도 위와 같은 모습을 종종 노출하며 안정적인 선발 투수로서는 부족한 선수였다. 하지만 지난해 빈타에 허덕였던 오릭스 타선과 다른 소프트뱅크라는 점을 감안하면 안정감 면에선 더 나은 조건에서 활약 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한편 2009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대표팀으로 뽑히는 등 불같은 강속구가 돋보이는 마하라 타카히로(31)는 올 시즌 오릭스 유니폼으로 갈아 입는다. 지난해 어깨 수술로 인해 마운드에서 그 모습을 볼수 없었던 마하라는 부상과 재활을 끝내며 뒷문이 불안한 오릭스 마운드를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마하라의 오릭스 이적은 소프트뱅크 입장에선 커다란 손실로 다소 충격적인 일이다. 통산 180세이브에 빛나는 마하라는 수술 전력 때문에 소프트뱅크가 28인의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했고 오릭스는 기다렸다는듯 마하라를 얻는데 성공했다. 물론 마하라 없이도 그를 대체할만한 선수가 많다는 소프트뱅크의 입장이지만 이미 검증이 끝난 마무리 투수를 같은 소속의 리그 팀에게 보낸 것은 다분히 모험적인 일이다는 평가다. 소프트뱅크는 선발감인 테라하라를 얻었지만 2011년까지 뒷문을 책임진 ‘수호신’ 을 잃어 올 시즌 팀 전력에 있어 얼마만큼의 손익계산이 될지 벌써부터 궁금해 진다. 사진= 테라하라 하야토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존슨, 3라운드의 사나이

    존슨, 3라운드의 사나이

    2년 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오프 1차 대회인 바클레이스에서 행운의 54홀 역전 우승을 차지했던 더스틴 존슨(29)이 2013시즌 개막전에서도 ‘3라운드 챔피언’에 올랐다. 존슨은 9일 미국 하와이 카팔루아리조트의 플랜테이션코스(파73·7411야드)에서 끝난 현대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최종 3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6개를 쓸어 담고 더블보기 1개와 보기 1개를 곁들여 5언더파 68타를 쳤다. 악천후 탓에 54홀 경기로 축소된 이 대회에서 존슨은 최종합계 16언더파 203타를 적어내 투어 통산 일곱 번째 우승을 수확했다. 준우승은 디펜딩 챔피언 스티브 스트리커(12언더파 207타)가 차지했다. 존슨은 개인 통산 7승 가운데 3승을 54홀 대회에서 따냈다. 그는 23세이던 2007년 프로로 전향, 이듬해부터 올해까지 6년 연속 1승 이상씩을 올렸다. 6년 연속 승수는 타이거 우즈(이상 미국)밖에 가지지 못한 기록. 그러나 2009년 하루가 줄어든 AT&T 페블비치 프로암에서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하고, 허리케인의 영향으로 역시 54홀로 축소된 2011년 바클레이스에서도 역전으로 정상을 밟은 데 이어 우여곡절 끝에 3라운드로 축소된 2013시즌 개막전에서도 챔피언이 된 것은 다소 색이 바래는 대목이다. 존슨의 여성 편력도 입방아에 올랐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존슨이 아이스하키의 황제 웨인 그레츠키(캐나다)의 딸 폴리나(24)와 함께 대회가 열리는 하와이주 마우이섬에서 시간을 보냈다”고 전했다. SI는 “존슨이 매년 개막전에 여자 친구를 대동하곤 한다”며 “2011년에는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내털리 걸비스(미국)를, 지난해 9월 라이더컵에는 대학 때부터 만난 어맨다 컬더를 대회장에 데리고 왔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신인왕인 재미교포 존 허(23)는 마지막날 1타를 잃고 최종합계 1언더파 218타를 적어내 출전 선수 30명 가운데 공동 18위에 머물렀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 비욘세, 출산 후에도 여전…완벽 몸매 과시

    비욘세, 출산 후에도 여전…완벽 몸매 과시

    팝스타 비욘세(31)가 출산 후에도 숨 막힐 정도로 완벽한 몸매를 과시해 화제다. 남성지 지큐(GQ)는 8일(이하 현지시간) 사진공유 서비스인 인스타그램(Instagram)을 통해 오는 15일 공식 발매하는 신년 호 표지모델로 나선 비욘세의 사진을 먼저 공개했다. 비욘세는 화보에서 지퍼 장식이 달린 붉은색 호피 무늬 팬티에 잘록한 허리와 탄탄한 복근이 드러나는 크롭톱 스타일의 푸른색 티셔츠만을 입고 육감적인 몸매를 과감하게 드러냈다. 이는 그녀가 12개월 된 딸 아이의 엄마란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몸매를 선보인 것이다. 지큐는 지난해 ‘21세기 가장 섹시한 여성 100인’을 선정, 메간 폭스와 밀라 쿠니스 등 할리우드 섹시 스타의 화보를 공개해 왔다. 비욘세는 이 잡지의 신년호 표지를 장식하며 절정의 관능미를 과시한 셈이다. 한편 비욘세는 오는 2월 3일 미국에서 열리는 ‘슈퍼볼’ 하프타임 쇼에 출연한다. 그녀는 이 무대를 통해 신곡을 선보일 예정이어서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지큐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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